모든 일은 내가 솔로로 맞이한
그날 난 역시나 솔로로
엄마의 연례행사인
매년 엄마는 따분한 까치 머리
그날도 예외는 아닐 거라는
왔구나, 귀염둥이
엄마는
예전부터 알아주는 괴짜였다
- 작은 냅킨 어딨어? 안녕, 브리짓
오이 피클 밑에
다시 부부가 와있어
- 아니나 다를까
어릴 때 걔네 풀장에서 놀았잖아
- 기억 안 나요
전처가 일본인이었대
뭘 입을 거니?
- 이거요
그러다간
노처녀로 죽기 십상이야
올라가서 옷 갈아입어
내가 미쳐
왔구나
우리 귀여운 브리짓
- 안녕하셨어요, 제프리 삼촌
- 아녜요
- 그럼 이리 와
억지로 부를 뿐, 진짜 삼촌이면
솔로들이 진절머리 내는 질문을
- 연애 사업은 어떻게 돼 가냐?
아직 솔로구나
일도 좋지만
째깍, 째깍
- 안녕, 아빠
- 어때요?
엄마가 너를
인권 변호사라는 걸로 봐서
누구지? 딩동
이번엔 쓸 만한
가자, 마크한테
행운을 빈다
마크
평생을 기다려 온
드디어 내 앞에
브리짓 기억하지?
그건 아닌 것 같다
발가벗고 너희 집 정원에서
글쎄요
그레이비 소스를
말도 안 돼
당연히 걸러야지, 금방 갈게
- 그래요
부모님 댁에서
- 그래요, 당신은?
어젯밤 런던에서 파티가 있었죠
맘 같아선 다들 그러듯이
새해 소망은
새해 소망대로
낯선 사람들한테
그보단 아예
그러게요
너랑 아주 가까이 살더라
어머니, 맞선은 필요 없어요
특히나 수다쟁이에
패션 감각 빵점인 골초
32번째 설날에 시작됐다
칠면조 카레 뷔페에 참석했다
중년과 날 이어주려 했고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 위에서 세 번째 서랍
마크도 함께 말이야
- 마크 기억하지?
변호사로 성공했다는구나
- 이혼한 것 같더라
잔인한 민족 말이야
- 말도 안 돼, 브리짓
침대에 예쁜 옷 펼쳐놨어
차라리 카펫을 입으라고 하지
- 한잔할래?
- 싫어?
- 진짜 삼촌은 아니다
내 엉덩이를 움켜쥐거나
퍼붓지는 않을 것이다
- 아주 좋아요, 고마워요, 삼촌
난 못 속여
늙는 걸 생각해야지
- 안녕, 우리 딸
- 고문이 따로 없어
이혼남과 맺어주겠대
모진 녀석이 분명해
남자인지도 모르겠는걸
오이 피클 먹겠냐고 물어봐
꿈속의 왕자님이
나타난 게 아닐까?
뛰어다니곤 했잖아
그 모습은 잘...
체에 걸러야 할 것 같아
그냥 저어, 우나
미안, 소스가 응어리지면 안 되지
- 그래요
새해를 보내는 거예요?
- 전 아녜요
아직도 좀 알딸딸하네요
변기 끌어안고 누워 있고 싶어요
술 좀 줄이고 담배를 끊는 거예요
사는 거랑요
헛소리하지 말기도 있네요
입을 다물어야 할까 봐요
뭐 좀 먹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