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cineaste.co.kr/ (☜☜☜ 씨네스트 → 자막자료실) 앙: 단팥 인생 이야기 (あん, An, Sweet Red Bean Paste, 2015) Sweet Red Bean Paste 2015 1080p BluRay x264 DTS-WiKi

자막은 자막넷!
jamack.net

 

가와세 나오미 감독 작품

 

앙: 단팥 인생 이야기
(あん, An, 2015)

 

고등학교 가고 싶다고?

 

공부가 밥 먹여주는 건
아니야

 

여보세요?

 

나 '도라하루'에 있어

 

- 누군데?
- 도라야키 가게

 

- 가만 좀 있어
- 나도 말할래

 

미안, 옆에 친구가 시끄러워

 

내가 시끄럽단 거야?

 

- 조용히 좀 해
- 싫은데?

 

조용히 해 줘

 

전화 중이잖아

 

얼굴이 빨개, 수상해

 

다시 전화할게

 

- 사건인데
- 그러게

 

미안, 바이 바이

 

- 끊었어
- 다시 걸겠지

 

아직 안 끊었어, 좀!

 

다시 건다에 한 표

 

-우린 못 속여
- 수상해

 

엄청 수상하지

 

- 담임?
- 그럴 리가!

 

우린 센짱밖에 없는데

 

- 남친이야?
- 아니거든

 

전에 그 선배?

 

- 아니라니까
- 센짱 표정 어두워

 

- 역시 봄이구먼!
- 잠깐만!

 

벚꽃 잎이 들어있어

 

센짱, 빵 속에 꽃잎이 있어요

 

센짱, 무슨 일이에요?

 

이물질을 넣다니

 

너무해

 

심했어

 

하나씩 더 줄 테니
그만 가 줘

 

- 짱이야!
- 고마워요

 

- 잘들 가
- 힘내요!

 

- 또 올게요!
- 바이 바이!

 

- 안녕, 센짱
- 와카나 왔네!

 

어서 와라

 

여깄다

 

이것도

 

저기...

 

어서 오세요

 

아르바이트 말인데

 

정말 나이제한 없나?

 

 

나...

 

나도 되려나?

 

해 보고 싶었던 일이라

 

연세가 어찌 되세요?

 

만으로 76

 

페이가 적어요

 

시간당 600엔

 

시간당 300엔이면 충분해

 

- 300엔으로 해
- 300엔?

 

응!

 

그래도...

 

안 될 것 같네요

 

요시이 도쿠에라고 해

 

허리 상하실 겁니다

 

보기보다...

 

힘이 많이 들어요

 

드세요

 

아니요

 

그냥 드릴게요

 

드세요

 

그런데 말야

 

이 벚나무

 

누가 심은 거야?

 

전 여기 출신 아니라서요

 

또 올게

 

그럼 또...

 

- 실패작들이야
- 고마워요

 

아르바이트 말예요

 

저는 안 될까요?

 

고등학생 되면 해

 

진학 안 할지도 몰라요

 

생각해 봐 주세요

 

잘 가거라

 

마비, 제발

 

조용히 있어 줘

 

아니 또...

 

또 용건이?

 

응!

 

내 이름, 한자로는 이렇게 써

 

죄송하지만 알바는
안 될 것 같아요

 

보다시피 손가락에
장애가 좀 있어

 

그러니까

 

더 적어도 돼
200엔으로 해

 

- 무슨 말씀인지?
- 시급 말야

 

돈 문제가 아닙니다

 

이 단팥, 젊은이가
직접 만들어?

 

글쎄 그건...

 

기업 비밀이라서요

 

' 기업'이라니?

 

이런 손바닥만 한 가게에서?

 

아까 받은

 

도라야키 맛을 봤는데

 

빵은 그런대로 괜찮아

 

그런데

 

단팥은 좀 문제가 있어

 

단팥은 워낙 어려워요

 

만드신 적 있어요?

 

평생 만들었지
50년 동안

 

50년요?

 

맞아, 반세기군

 

젊은이, 단팥은
마음으로 만드는 거야

 

그래도 알바는
안 되겠어요

 

이거 맛 좀 봐

 

뭐죠?

 

이게 뭔데요?

 

팥소로군

 

잠시만

 

안 들어가?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어라?

 

실례합니다

 

밥 먹으러 온 거야?

 

 

맥주 한 병하고...

 

튀김 소바 세트

 

저도 튀김 소바 세트요

 

튀김 소바

 

재떨이도 줘

 

여기 있습니다

 

아는 사이?

 

네, 학교 서클 선배였어요

 

지금은 고등학생이죠

 

맥주 먼저 드릴게요

 

낮에 왔던 할머니

 

알바 하겠다던 분

 

나중에 다시 왔었어

 

직접 만든 팥소를
갖고 왔는데

 

엄청난 거야

 

충격이었어

 

어땠길래요?

 

맛도 냄새도...

 

내가 쓰던 것과는 전혀 달라

 

그럼 기회를 드려요

 

일하고 싶어 하시는데

 

아, 안녕하세요

 

잘 오셨어요

 

벚꽃이 다 져버렸네

 

그러게요

 

다들 손을 흔들고 있어

 

그래, 안녕, 안녕

 

그래, 반가워

 

주신 팥소 맛있었어요

 

먹어 봤구나?

 

그래서 말인데

 

괜찮으시다면
일해 주시겠어요?

 

좀 앉으시죠

 

어머나 세상에

 

사, 사장님...

 

사장님 정말

 

- 고마워
- 아닙니다

 

앉으세요

 

냄비 드실 순 있어요?
힘이 꽤 필요한데

 

냄비 옮기는 건
젊은이가 해야지

 

그렇죠... 네

 

주걱 잡는 건
괜찮으시죠?

 

물론이지

 

지난번 말씀으론
손가락이 좀...

 

큰 문제는 없는데
보기가 좀 흉하지

 

단팥 만드는 일만
해 주시면 돼요

 

어쩌면 좋아

 

내가 여기서 일을 하다니!

 

고맙습니다

 

전화번호도 써주세요
핸드폰도 돼요

 

나는...

 

전화가 없어
편지로 연락하거든

 

지각은 안 해
새보다도 먼저 일어나니까

 

그런 의미는 아니고...

 

이제 됐나?

 

고맙습니다

 

하나 궁금한데

 

단팥은 사장님이
직접 만들어?

 

아니요, 그게...

 

시도는 많이 했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타 버리거나
딱딱하게 굳어버려서

 

저로선 도저히...

 

도저히...?

 

그럼 단팥은...

 

장사 시작이 11시니까
9시부터 준비를 해요

 

단팥은요

 

이게 뭐야?

 

- 단팥?
- 네

 

이겁니다

 

단팥이요

 

설마?

 

- 업소용 단팥
- 업소용?

 

세상에! 어떻게 그런?

 

내내 이걸 써왔어요

 

내내?

 

도라야키의 생명은
단팥인데

 

이런 팥을 넣다니!

 

전화만 하면
바로 갖다 주거든요

 

단팥은 손수 만들어야 해

 

11시부터 시작이면
내일은...

 

해님이 얼굴 내밀기 전에
준비를 시작하지

 

해님?

 

그래, 해님

 

안녕하세요

 

작은 버찌가 열린
나무가 있어

 

그래요?

 

이 시간에
버스 있던가요?

 

그런 건 신경 쓰지 마

 

들어갈까요?

 

들어오세요

 

그럼 실례

 

팥 여기 있어요

 

잘했네

 

사장님, 불리기 전에
제대로 봤어?

 

뭘 봐요?

 

팥 말이야

 

이거 봐

 

상태 안 좋은 것도 있어

 

이런 거, 알겠지?

 

죄송합니다

 

왜 사과를 해?

 

아니 그냥요

 

그래 좋아 좋아

 

냄비에 부어 줘

 

색 배어난 거 봐

 

정말 색이 빠지네요

 

좋아, 잘됐어

 

이제 체에 걸러

 

- 또 걸러요?
- 그렇지

 

- 이대로요?
- 응, 조심해

 

- 그렇지
- 뜨거워...

 

뜨겁지?

 

들어 올려서 물기를 빼

 

됐어?

 

잠깐만

 

물로 헹궈, 이렇게

 

제대로 안 씻으면
떫은맛이 남아

 

잘했어

 

냄비에 다시 넣어

 

물 넣어
깨끗한 물

 

미안해, 미안

 

그렇지, 그래

 

- 여기 부어요?
- 맞아, 부어

 

천천히, 천천히

 

천천히
막 부으면 안 돼

 

그래, 잘한다

 

거의 다 됐어
김의 냄새가 달라졌어

 

김의 냄새요?

 

됐어

 

뜸을 좀 들여야 해

 

복잡하네요

 

극진히 모셔야 하니까

 

모신다고요?

 

손님 말인가요?

 

아니, 팥들

 

팥들요?

 

힘들게 와 줬으니까

 

밭에서 여기까지

 

잘되고 있어요?

 

아주 좋아

 

냄비를 개수대에 넣어

 

익은 팥들은

 

으깨지기 쉬우니까

 

조금씩 조심히...

 

살살, 조금씩, 살살...

 

떫은 물을
흘려보내는 거야

 

투명해질 때까지

 

투명하게...

 

시간 많이 걸리네요

 

그런데...

 

뭐가 보여요?

 

뭐?

 

얼굴을 가까이 대고

 

무얼 보시나 해서요

 

무얼, 이라니?

 

아, 예쁘다

 

이렇게 만들어지는군요

 

이제 당을 넣어

 

아래쪽에도

 

좋아, 그렇게

 

또 기다려요?

 

갑자기 끓이는 건
실례잖아

 

당과 친해질 동안
기다려 줘야지

 

그러니까...

 

맞선 같은 거야

 

뒷일은 젊은 남녀에게
맡기면 돼

 

언제까지 지켜보죠?

 

글쎄 2시간 정도?

 

2시간요?

 

2시간...

 

제일 중요한 거야

 

금세 타버리거든

 

주걱 끝을
냄비 바닥에 대고

 

여기서 태우면 끝장이야

 

주걱을 꼿꼿이 세워

 

빨리 저어

 

휙휙 저으면 못써

 

저으면 저을수록

 

팥이 으깨지기 쉬우니

 

조심해서 잘 저어야 해

 

팥이 으깨지지 않도록

 

조금씩 조금씩

 

조금씩이란 게
어떤 정도죠?

 

조금씩은...조금씩이지

 

막 개는 게 아니라
뭉근히 달이는 느낌

 

 

불을 줄이고

 

- 이젠 물엿!
- 물엿!

 

양손 가득
살살 퍼 올려

 

그렇지

 

살짝 털고
샤샥 냄비에 투입

 

샤샥?

 

넣었어요

 

아주 잘 되고 있어

 

이제 다음 단계

 

손 씻어도 됩니까?

 

물론이지
안 씻고 뭐 했어?

 

아니 그게...

 

수도꼭지? 알았어

 

- 갑니다
- 튀지 않게 조심

 

좋아 좋아

 

잘하고 있어

 

아직 좀 뜨거워요

 

괜찮아요?

 

뜨거우니 조심해요

 

어때, 우리 사장님?

 

이런 단팥 처음입니다

 

정말 맛있다

 

그러게요

 

먹을 만한 도라야키를
드디어 만났네요

 

뭐라고?

 

무슨 말이야?

 

전 도라야키 하나를
다 먹은 적이 없어요

 

단 거 안 좋아해요

 

아니 그럼...

 

도쿠에 씨의 단팥이
맛있단 건 알아요

 

이런 건 드물죠

 

사장님은 왜
도라야키 가게를 하는 거야?

 

- 맛있어
- 이제...

 

칭찬 그만해
나 좀 실망했어

 

단 거 싫어하는 사람이

 

도라야키를 팔다니

 

왜 그래?

 

솔직히 단 것보다
술을 좋아하죠

 

술집을 하지 그랬어?

 

안 그래?

 

11시네요
문 엽시다

 

무지 맛있어!

 

- 뭔가 바뀌었는데
- 팥이 달라졌어

 

단팥 맛이 제대로야

 

팥의 존재감이 엄청나

 

뭐지?
이 부드러운 느낌은?

 

전엔 빵과 팥이
따로 놀았는데

 

이젠 완벽한 조합이야

 

센짱, 어찌 된 거예요?

 

뒤늦게 의욕이 생긴 거?

 

업그레이드됐나?

 

"쬐끔"이래

 

웃었어!

 

여기요

 

어서 오세요

 

- 손자랑 먹게 3개 주세요
- 3개요

 

3개를 한번에!

 

360엔입니다

 

단팥 맛이 좋아졌어요

 

- 그래요?
- 다들 감탄해요

 

고맙습니다

 

정말 맛있지?

 

벌써 다 먹었어?

 

감사합니다

 

칭찬도 받고

 

- 웃는 거 봐
- 기쁘겠지

 

누나, 이거 읽어 줘

 

그럴까?

 

읽어 줄게

 

여기 앉으렴

 

"밤의 곰"

 

"어젯밤에 말야"

 

"깊은 밤에 귀여운
꼬마가 찾아왔어"

 

"똑똑! 하고 문을 두드렸지"

 

"저런! 엄마는 못 들었어"

 

누가 온 거지?

 

누구일 것 같아?

 

"남자아이? 여자아이?"

 

남자아이

 

"아니. 아기 곰"

 

"엄마를 찾으러 왔어"

 

왜 엄마가 없어졌대?

 

왜 그럴까?

 

- 엄마 곰!
- 찾았네

 

"엄마, 엄마!
어디 갔었어?"

 

왜 여기 있었을까?

 

엄마가 바쁘신가 봐

 

그래?

 

달님이 아름답게 반짝거리네

 

이건?

 

이건 초록 달님

 

어서 만나고 싶어

 

점심 만들어 줄게

 

점심때 시간 있어?

 

정말?

 

맛있는 거
만들어 줄게

 

우리 집으로 와

 

좋아, 전화할게

 

바이 바이

 

맥주 엎질렀다

 

이거 뭐지?

 

젖었네
그림책이야?

 

웬 그림책?

 

많이 안 젖었어
괜찮아

 

그리고 너

 

이 새 어떻게 좀 해

 

와카나!

 

힘내서 잘해 봐

 

옙!

 

사장님 말고

 

네?

 

팥들한테 한 말이야

 

팥들한테...

 

반응이 아주 좋아요

 

뭐가?

 

도쿠에 씨 단팥요

 

여중생들도 좋아해요

 

정말?

 

나도 만나보고 싶네

 

여자애들 엄청 시끄러워요

 

애들 시끄러운 게 뭐 어때?

 

직접 보고 싶네

 

벌써 11시네
문 열어야겠어요

 

무슨 일이지?

 

왜 그래?

 

무슨 일이시죠?

 

도라야키 사러 온 건데요

 

아직 못 사나요?

 

어서 오세요!

 

줄 선 거야?

 

들어가셔도 돼요

 

이렇게 손님이 많은데
사장님 혼자는 무리야

 

그럼 같이해 주세요

 

앙꼬빵이에요?

 

- 이게 10개야?
- 좀 모자라지

 

이건 2개

 

- 5개
- 그럼 7개지

 

3개 남았네

 

1,200엔입니다

 

여기 있습니다

 

- 잘 먹을게요
- 고마워

 

정말 잘 됐어

 

잠깐 괜찮아?

 

사모님 웬일로?

 

소문 들었는데 말야

 

아르바이트하는 할머니

 

도쿠에 씨요

 

이름이 도쿠에야?

 

가게 일은 보고를 해야지

 

단팥 만드는 것만
도와주는 거라

 

손님들 앞에도 나서잖아

 

아는 사람한테 들었는데

 

그 할머니

 

손가락에 장애가 있지?

 

듣고 보니 그렇긴 하네요

 

이웃 얘기로는 나병 같대

 

요즘은 한센병이라 부른다지

 

나이가 어떻게 돼?

 

70대 중반인데

 

꽤 정정해요

 

그러면...

 

어디 사는지 알아?

 

여기는

 

나환자 격리시설이잖아

 

요양소라고

 

글씨도 지렁이 같아!

 

다 나았다고 했어요

 

본인은 그리 말하겠지

 

그거 알아?

 

나병이 심하면

 

손가락이 떨어지기도 해

 

코도 녹아내린다지

 

도쿠에 씨는 손가락도
코도 다 있어요

 

잘은 모르지만

 

옛날엔
나병 환자는

 

평생 감금됐었대

 

어릴 때 본 적도 있어

 

절에서 말야

 

쿠우

 

쿠우!

 

절에 그 사람들이
있었지

 

그들이 왔다 가면

 

보건소에서 나와 소독을 했어

 

사모님 하지만...

 

요즘 가게는

 

도쿠에 씨 단팥 덕분에
살아나고 있어요

 

그건 나도 알지만

 

나한테 알려준 사람이
주위에 떠들어대면

 

이 가게는 끝장이야

 

누가 뭐라고 했는데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어쨌든 그만두게 해

 

죄송합니다
시간을 좀 주시죠

 

그거 좀 줘
소독하는 거

 

손 소독제

 

솔직히 나도

 

이런 말 하기 싫어

 

남편이 이 가게를 맡긴 사람은

 

센타로 당신이잖아

 

당신이 점장이라고

 

그리고...

 

우리가 대납해 준 위자료

 

아직 갚을 게 남았잖아

 

어쨌든

 

내 말대로 해

 

여보세요

 

사장님, 뭔 일 있으셔?

 

몸이 좀 안 좋네요

 

괜찮은 거야?

 

피로가 쌓인 것뿐이에요

 

그럴 만하지

 

쉬는 날 없이
일하니 그렇지

 

왜 그리 열심히 일해?

 

단 것도 싫어한다는 사람이

 

오늘 가게 쉬어도 될까요?

 

그렇게 해

 

2, 3일 쉬도록 해

 

내일은 나갈 겁니다

 

알았어

 

난 이왕 온 거 내일 쓸
단팥 만들까 봐

 

그럼

 

부탁 드릴게요

 

창문이 막힌 건 싫어

 

도라야키 살 수 있어요?

 

손님?

 

너무 일찍 왔나요?

 

그게, 잠시만

 

- 그게 말야
- 이른가요?

 

괜찮은데

 

조금만 기다려 줘요

 

단팥이 지금 완성돼서

 

죄송합니다

 

이 정도면 되려나?

 

검게 타버렸네

 

어서 좀 익어

 

- 안녕하세요
- 어서 와요

 

도라야키 5개요

 

세 명인데 5개?

 

네, 셋이 5개요

 

어떻게 나눠 먹죠?

 

걱정 마세요

 

오래 기다리셨네요

 

480엔,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백, 이백... 사백

 

우리 사장님 정말 힘들겠구나

 

안녕하세요

 

어서 와요

 

- 1개 주세요
- 1개? 다행이네

 

저기요

 

벌써 끝난 거예요?

 

그럴까 생각하고 있었어

 

아직 영업시간이긴 해

 

들어와

 

오늘 말야

 

사장님이 쉬어서 내가...

 

원래 단팥 제조 담당인데

 

오늘은 빵도 구웠어

 

이거 봐

 

실패도 많이 했어

 

젊어서 참 부럽네

 

참 좋겠어

 

앗, 새다

 

새들은 자유로워서 부러워

 

아주 많이 있네

 

형제가 있니?

 

없어요

 

외롭지 않아?

 

안 외로워요

 

그럼

 

고양이나 개를 키우나?

 

아니요

 

카나리아를 키워요

 

카나리아는 어떻게 노래해?

 

맛있는 거 먹을 때는?

 

더 힘있게 지저귀죠

 

어떻게?

 

귀엽겠구나

 

사장님! 좋은 아침

 

안녕하세요
오늘 쉬는 거 아니었어요?

 

단팥 만들려고 나왔어

 

- 오늘 팔 거
- 오늘 거요?

 

어제 만들어 둔 거
아니었나요?

 

그게, 어제는...

 

손님들이 와 버려서

 

내가 장사를 했어

 

하지만...

 

빵은 어떻게 했어요?

 

혼자 다 구웠지

 

어떻게 그걸...

 

실패도 많이 했어

 

미안해, 사장님

 

어쨌든 다 팔았어

 

'완판'이라는
종이까지 써 붙였어

 

다 팔았다면 정말
피곤하셨을 텐데요

 

맞아

 

그런데 일찍 또 나오시고

 

그래, 좋습니다!

 

오늘 팥은 얼마나 되죠?

 

- 건조 팥 2kg
- 2kg

 

도쿠에 씨

 

힘들지 않으시고

 

할 마음이 있으시다면

 

판매 일도 도와주시겠어요?

 

어머... 사장님

 

원하는 대로 하세요

 

정말?

 

이건...

 

구멍이 뚫렸네요

 

덥네요

 

저기...

 

집에서 떠 봤는데

 

지금은 날이 좀 덥지만

 

- 만들었어요?
- 어느 색이 좋으려나?

 

밝은 데서 봐

 

- 골라
- 글쎄요

 

그럼 전 블루로

 

정말? 이건 얇고
이쪽 건 두 겹인데

 

한 겹이면 됩니다

 

지금 쓰긴 덥지만

 

잠깐 쉴까요?

 

그거 좋지

 

잘 먹겠습니다

 

사실 저는...

 

이 가게에 빚이 있어요

 

정말?

 

사정이 있어서

 

평생 갚을 빚을 지게 됐죠

 

큰 금액이야?

 

속고 있는 거 아니야?

 

아니에요

 

여기 전 주인이 저 대신
거금을 물어줬거든요

 

그 대신 일하는 겁니다

 

인생마다 사정이 있지

 

열심히 살아보자고

 

고맙습니다

 

나도 열심히 할게

 

수학 시간에 배운

 

인수...그게 뭐지?

 

인수분해

 

인수분해
그걸 왜 배워?

 

- 쓸데없는 거지
- 의미 없어

 

그런 거지?

 

우리 시간만
분해시키고 있어

 

- 학교 시시해
- 진짜 짜증 나

 

재미있게 너희가 바꿔 봐

 

어떻게요?

 

다 냅두고 논다든가

 

- 말도 안 돼
- 그러면 난

 

집에서 쫓겨나요

 

나가라고 하면 나가면 되지

 

딱 하루만

 

하루도 안 돼요

 

- 우리 혼나라고?
- 문제아 되게?

 

너무하셔

 

설마

 

그런 뜻은 없어

 

단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라는 이야기야

 

우린 자유로운 존재니까

 

할머니는 뭐가 되고 싶었어요?

 

우리 나이 때

 

그 나이 때는...

 

국어 선생님이 꿈이었어

 

정말 그랬지

 

학생들과 같이 시를 읽는
국어 선생님

 

하지만 그 시절은

 

전쟁 끝나고 엉망인 때라
꿈을 향해 살 순 없었어

 

이런! 늦겠어

 

- 왜 그래?
- 학원 가야 해요

 

먹던 거 들고 가렴

 

잘 가거라

 

5분 전이야

 

와카나는 안 가니?

 

- 안 다녀요
- 그렇구나

 

사장님, 못 파는 빵 줘

 

실패작들

 

가져가

 

고맙습니다

 

- 여깄어
- 고맙습니다

 

그런데요

 

할머니 손가락은
왜 그런가요?

 

여름 감기가 오래도 가네

 

기침이 멎질 않아

 

많이 안 좋아요?

 

괜찮아

 

손가락은 왜 그런 거예요?

 

이건 말야

 

손가락이 굽은 채로 굳었어

 

어릴 때 병을 앓아서

 

사장님 땀 좀 봐

 

여름엔 일하기 힘들어

 

여름은 고역이죠

 

이거 좀 볼까

 

혀끝으로 점자를 읽는다...

 

나병 예방법이 폐지된 건

 

1996년

 

그전까지는

 

강제로 격리했던 거지

 

손발이 문드러지거나

 

굽어버리거나

 

코가 떨어지고
얼굴에 변형이 오니

 

사람들의 두려움을 샀겠지

 

"우리도 햇볕이 드는 사회에서
살고 싶어요"

 

손님이 영 없네

 

추워져서 그렇겠죠

 

원래는 쌀쌀해지면

 

더 먹고 싶어질 텐데

 

좀 쉬죠

 

도쿠에 씨

 

 

오늘 장사는 그만하죠

 

그러지

 

그럼 안녕히

 

편지 왔어요

 

안녕히 계세요

 

사장님, 도라하루는
요즘 어떤지요?

 

혹시 기운이 빠져있는 건
아닌지요?

 

단팥을 만들 때

 

나는 항상 팥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것은 팥이 보아 왔을

 

비 오는 날과 맑은 날들을
상상하는 일이지요

 

어떠한 바람들 속에서
팥이 여기까지 왔는지

 

팥의 긴 여행 이야기들을

 

듣는 일이랍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언어를 가졌다고 믿습니다

 

햇빛이나 바람의 이야기도

 

들을 수가 있다고 생각하지요

 

그래서일까요?

 

지난밤엔 울타리를 넘어
불어오는 바람이

 

사장님에게 연락해 보라고
속삭이는 듯 느껴졌어요

 

사장님

 

아무 잘못 않고 살아가는데도

 

타인을 이해하지 않는 세상에
짓밟힐 때가 있습니다

 

또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도 있지요

 

이런 인생 이야기도
들려줄 걸 그랬어요

 

사장님은 언젠가는

 

사장님만의
특별한 도라야키를

 

만들어낼 거라 믿습니다

 

스스로 개척한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사장님은 해낼 수 있어요

 

도쿠에 할머니는?

 

그만뒀어

 

정말요?

 

그건 뭐냐?

 

제가요

 

지금 가출한 상태거든요

 

가출?

 

언제부터?

 

오늘 아침부터

 

오늘부터 가출...

 

얜 '마비'예요

 

아파트에서 동물을
못 키우게 해요

 

이웃이 집주인한테 일러서
내보내야 하는데

 

도쿠에 할머니께
상의한 적 있어요, 여기서

 

가게에서?

 

처음 할머니를 만난 날

 

그런데?

 

할머니가 그랬죠

 

마비를 못 키우게 되면
사장님이나 자기가 맡겠다고

 

누구 맘대로...

 

안 되나요?

 

나도 아파트에 살아

 

못 키워

 

할머니 손가락에 대해
딱 한 명한테 말을 했어요

 

누구?

 

우리 엄마요

 

소문은 무서운 거야

 

하지만 사실

 

이번 일에서는

 

소문보다 나빴던 건

 

바로 나야

 

지켜줬어야 했는데

 

내 잘못이야

 

아저씨

 

우리 만나러 갈까요?

 

할머니 사는 곳에 가요

 

처음 할머니 만난 날

 

둘이서 함께 달을 봤어요

 

벚나무 위로
달님이 나왔다며

 

예쁘다고 같이 보자고
하셨어요

 

달을 바라보며 말했죠

 

마비를 돌봐 주겠다고

 

그건 도쿠에 할머니와
달님과 나

 

셋만의 약속이라고

 

달과의 약속이네

 

다음은 젠쇼엔입니다

 

조용한 곳이네

 

그러게요

 

한센병이 걸려
코가 떨어지고

 

얼굴 모양이 변한 사람도
있다던데

 

여기 그런 분들이 있단 거죠

 

저쪽이야

 

도쿠에 할머니

 

저희 왔어요

 

잘 지내셨어요?

 

둘이 같이 왔네

 

얘가 마비예요

 

노란색이 정말 예쁘네

 

마비 짱

 

남편이 세상 뜨고
10년 동안

 

혼자 많이 외로웠는데

 

마비가 와줘서 정말 잘 됐어

 

할머니는

 

언제부터 여기 사셨어요?

 

네 나이 정도였지

 

그러니까

 

아주 옛날이지

 

오빠하고 둘이 여기 왔지

 

날 데려다준 거지

 

역에 내려서 오빠가
입을 열었어

 

"너는 나병에 걸린 것 같아"

 

"그게 사실이면 난 너를 두고"

 

"집으로 돌아가야 해"

 

내 어머니는

 

밤새 나를 위해

 

블라우스를 만들어 주셨지

 

어디서 그런 천을
구했을까 싶었어

 

하얀 무명천이었지

 

그런 옷은
처음 입어봤어

 

하지만 여기 들어오니

 

입던 옷과 소지품은 모두
없애게 돼 있었어

 

그 옷은 영원히 사라졌어

 

도쿠에!

 

혹시

 

도라야키집 사장님?

 

맞습니다

 

- 그렇구나
- 안녕하세요

 

나도 일해보고 싶었는데

 

내 친구 요시코야

 

반가워요

 

여기가 우리가 평생
과자를 만든 곳이야

 

옛날엔 말야

 

만드는 사람도, 먹는 사람도
다 환자들이었어

 

요시코는 나하고 달리

 

양과자 전문이야

 

어서들 들어요

 

따뜻할 때 먹어
단 거 싫어해도 맛있을 걸

 

잘 먹겠습니다

 

잘 먹을게요

 

맛있어요

 

이 다시마 절임도
도쿠에가 만들었어

 

이건...

 

매실인가요?

 

매실에 차조기도 넣었지

 

어떻게 만든 거죠?

 

안 가르쳐 주지!

 

가르쳐 주면 될 걸

 

잘들 먹네

 

정말 다행이야

 

맛있게 먹으니 말야

 

안 드세요?

 

나는 좀...

 

요즘 식욕이 영 없대

 

난 괜찮아

 

좀 걱정이야

 

이를 치료 중이라 그래

 

단팥 만들 때도
소금을 조금 넣잖아

 

단팥죽처럼 단 거엔

 

다시마 절임처럼
짭짤한 것이 어울려

 

맞아

 

소금 단팥빵이나
소금 찹쌀떡도 있잖아

 

역발상이지

 

그렇다면...

 

소금 도라야키?

 

만들어 볼 만하지

 

사장님 그동안...

 

정말 고마웠고

 

즐거운 시간이었어

 

사장님

 

난 괜찮아

 

사장님

 

맛있을 땐 웃어야지

 

정말로... 즐거웠어

 

기쁜 시간이었지

 

벚꽃이 아름다웠어

 

벚꽃 흐드러진
봄날이 시작이었지

 

요시이 도쿠에 님

 

사실 저는

 

당신과는 전혀 다른 이유로

 

사회와 격리된 시간을 보냈습니다

 

도라하루에 오기 3년 전이죠

 

일하던 술집에서

 

싸움을 말리다 결국
주먹을 휘둘렀고

 

한 사람에게 심한
장애를 남겼습니다

 

복역 중 어머니는
몇 번이고 면회를 오셨어요

 

안타깝게도

 

출소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어드리지 못했지요

 

남의 말을 들어줄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영 아닌가요?

 

너무 짜

 

소금이 많았어

 

쉽지 않군

 

난 괜찮은데

 

좋아

 

그럼 이건요?

 

어떨까요?

 

이 소금으로 말하자면

 

보름달 빛에
건조한

 

남쪽 섬에서 온 소금이에요

 

온갖 소금이 다 있군

 

좀 줘 봐

 

조금 더

 

있었네, 잠시 실례!

 

여기 운영하는 센타로 씨

 

안녕하세요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갑작스럽겠지만 이 아이랑
같이 일을 해야겠어

 

내 조카야

 

레스토랑에서 일했는데

 

인간관계에 좀 문제가 생겼대

 

주방 세계란 게 복잡하잖아

 

다음 달에 여기를 리모델링 해서

 

오코노미야키와 도라야키
두 가지를 같이 할까 해

 

달콤한 것과 짭조름한 것
같이 하는 거지

 

리모델링?

 

여긴 중고생들도 많잖아

 

이 애라면 학생들
말상대도 될 거야

 

잠깐만요

 

나도 다 알아

 

이 가게도 이대론 힘들잖아?

 

어릴 때부터 예뻐해 온 조카라

 

주방일 배운다 할 때부터
거두고 싶었어

 

경영자 부탁인데
들어줄 수 있겠지?

 

하지만 전...

 

도라야키집은 계속
하고싶은 거 맞지?

 

미래의 사장을 키운다고 생각해

 

알았지?

 

와카토, 제대로 인사드려

 

잘 부탁드려요

 

어떤 것 같니?

 

여기 오코노미야키 철판 두고

 

도라야키는 이쯤에서
만들면 안 될까?

 

괜찮을 것 같아

 

아주 잘 될 것 같아

 

얘가 또 배고픈가 봐

 

엄청 달아

 

도라야키가 달지 뭐

 

도라야키...

 

도라야키 사세요

 

도라야키

 

도라야키

 

사장님?

 

여기 있을 줄 알았어요

 

많이 찾았어요

 

괜찮아요?

 

같이 가요

 

요시코 할머니

 

안녕하세요

 

저기...

 

도쿠에는 떠났어

 

사흘 전에

 

직접적인 원인은

 

폐렴이래

 

역시 도쿠에의 마음이

 

전해졌나 보네

 

실례할게요

 

도쿠에

 

들어와

 

이걸 받아 주면
도쿠에가 기뻐할 거야

 

도쿠에

 

이것도 받아

 

도쿠에가

 

병원에 가기 전에
나한테 맡겼어

 

사장님과 와카나 주랬어

 

녹음되고 있나?

 

되나 보네

 

이게 둘에게 전달될지
자신은 없지만

 

먼저 와카나에게

 

사과할 게 있어

 

마비를 돌보겠다고 약속했는데

 

실은 일찌감치 놓아줘 버렸어

 

마비의 노래를 듣는데

 

"새장에서 나가게 해 줘"

 

라고 들리는 거야

 

정말 미안해

 

알다시피 내겐 아이가 없어

 

아기가 생겼지만
낳게 허락해주지 않았지

 

사장님을 처음 본 건

 

주중 행사인 산책 중
달콤한 냄새에 끌린 날이었지

 

사장님을 처음 보았지

 

너무나 슬픈 눈빛이었어

 

뭐가 그리 슬프냐고
묻고 싶을 정도로

 

슬픈 눈을 하고 있었지

 

그것은 예전의 내 눈이었어

 

평생 담장 밖으로 못 나간다고
인정했을 때의 내 눈이었지

 

그래서 난 이끌리듯

 

가게 앞까지 갔던 것 같아

 

내 아이가 태어났더라면

 

사장님 정도의 나이가 됐겠지

 

우리 사장님

 

그날 보름달은 나에게
이렇게 속삭였어

 

"네가 봐 주길 바랐단다"

 

"그래서 빛나고 있었던 거야"

 

무덤을 만들 수 없으므로

 

친구들이 죽을 때마다

 

우린 나무를 하나씩 심어

 

이게 도쿠에의 나무야

 

친구들이 왕벚나무를 골랐어

 

도쿠에는 벚꽃을 사랑했으니까

 

우리 사장님, 잊지 마

 

우리는 이 세상을 보기 위해서

 

세상을 듣기 위해서 태어났어

 

그러므로 특별한 무언가가
되지 못해도

 

우리는, 우리 각자는

 

살아갈 의미가 있는 존재야

 

바이 바이

 

도라야키!

 

사세요!

 

도라야키가 왔어요

 

도라야키 사세요!

 

도라야키 주세요

 

10개 주세요

 

이게 10갠가?

 

엔딩곡: 水彩の月 by Hata Motohiro

 

키키 키린 (도쿠에 역)

 

나가세 마사토시 (센타로 역)

 

우치다 카라 (와카나 역)

 

원작 도리안 스케가와

 

감독 가와세 나오미

 

번역 강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