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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막 : 차 동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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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진 소설 원작"

 

" 파 친 코 "
시즌1-2화

 

"1989년
도쿄"

 

모두 즐거우신가요?

 

방금 신랑, 신부 부모님을
뵀는데요

 

우리 신랑, 신부가
왜 잘생기고 예쁜지 알겠네요

 

다들 내가 실패하길 기대해

 

그건 아니야
늘 우릴 나쁘게만 생각하지 마

 

노력해 볼게

 

네가 미국에 있는 동안
이 회사는 많이 변했어

 

너무 쉽게 돈 버는 사람이
너무 많아

 

몇 년 전엔
있는지도 몰랐던 사람들인데

 

그런 사람들이
이 나라에 필요할지도 모르지

 

파친코장 집 아들처럼?

 

농담이야!
우리 오랜 친구잖아

 

우리 어릴 때
네가 한 말이 기억나네

 

뭔데?

 

네 아버지가 그랬다면서

 

한국인은 개가
기른 것 같다고

 

안 그러면
왜 그릇을 들고 먹지 않고

 

얼굴을 쳐박고 먹겠냐고

 

- 내가 그런 끔찍한 말을 했다고?
- 했어

 

어려서 그런 거지

 

아버지 말씀을
잘못 이해했을 거야

 

어쨌든 콜튼에게 아베 씨를
소개해 준 건 잘한 거야

 

실력 있는 개발업자고
여기서 입김이 세잖아

 

딸 결혼식에
재무부의 반이 온 걸 보니

 

확실하게 도움이 되겠어

 

맞아, 많이 오긴 했네

 

걱정 마, 그런 넥타이를 매고 있으면
꿀릴 게 없지

 

어디 봐

 

아르마니

 

에르메스네
봐, 성공했잖아

 

아베 씨가 널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1, 2, 3, 치즈!

 

더 붙으세요

 

어릴 때 유학 갔다고 했죠?

 

14살에요

 

그쪽도 미국에
계셨다고 들었는데

 

네, 케임브리지요

 

하버드요?

 

비즈니스 스쿨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은
어땠어요?

 

미국인의 사고방식을
많이 배웠어요

 

어떤 거요?

 

미국인은 게임을
정말 좋아해요

 

모든 게 게임이 되죠

 

그래서 누굴 만나면
주로 남자이긴 한데

 

맞추기 게임을
좋아하더라고요

 

아시아 어디 출신인지

 

전형적이네요
늘 중국이 먼저 나오죠

 

고맙게도 일본은
늘 두 번째고요

 

그래도 당신은
두 번 만에 나오네요

 

한국은 4위 안에도
못 드는데

 

전 기분이 안 내킬 땐
그냥 일본인이라고 해요

 

아주 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네, 틀린 말은 아니죠

 

- 톰 씨
- 아베 씨

 

복도 많으시지
사위분 인상이 성실해 보이네요

 

딸을 위해서라도
그랬으면 좋겠군요

 

저희 팀에 새로 온 멤버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뉴욕 본사에서 온
백 씨입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광입니다

 

혈액형이 어떻게 되죠?

 

O형입니다

 

낙천주의자겠군요

 

이런 세상에선
생존 본능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떨지 지켜보죠

 

좋은 시간 보내세요

 

자네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은데?

 

제 충심이
마음에 걸리나 봐요

 

그래, 한국과 일본 사이엔
그런 게 있지

 

그냥 잊어버리면 안 되나?

 

과거고, 지나간 일인데

 

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아베 씨에게 전해 주세요

 

전 제게 돈을 주는

 

시플리에
충성하니까요

 

"오사카"

 

3년 동안
골치가 아파 죽겠어

 

인부들은 이미 그 땅 주변을
철거하기 시작했고

 

아베 씨는 날 재촉하고

 

43층에선
매일같이 전화해서

 

땅 주인이
그 땅 언제 파냐고 물어보고

 

후한 제안을 세 번 했어요
시장가보다 훨씬 높게요

 

첫 제안은
2억 9천5백만 엔이었고...

 

고마워요
저도 보고서 읽어서 알아요

 

- '헨근지'
- 한금자

 

1929년에 한국에서
일본으로 이주했어요

 

전쟁이 끝난 후
가족과 도쿄에 정착

 

가장으로서
세탁소를 운영했고

 

1955년에 4천 엔으로
그 땅을 매입했어요

 

요샌 그 돈 주고
제대로 된 밥 한 끼 못 먹는데

 

돈이 문제가 아니에요
그 사람에게는요

 

다 결국엔 돈이야, 나오미
언제나 그래

 

설명 좀 해 줄래?

 

이미 다 파악하신 것 같고
제 도움도 필요 없는 듯하니

 

일어나 볼게요

 

좀 복잡해

 

- 알 것 같네요
- 그래

 

계약에나 신경 쓰자고
어떻게든 성사시켜

 

그럴 겁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20만 명이

 

천황 폐하의 장례식에
참석했습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제게 소리치신 적 있어요

 

- 애널리스트 1년 차에요
- 혼날 일이었나?

 

천황 폐하에게...

 

- 네, 혼날 만했죠
- 인정하다니 멋지군

 

동기들이
다 존경했었어요

 

과거형이네

 

그런 의도는 아니었어요

 

괜찮아

 

그런 대화 나도 알지

 

누가 제일 큰 계약을 따냈나?
누가 제일 큰 손실을 냈나?

 

누가 승진해서
43층으로 올라가나?

 

나도 예전에는
그런 얘기 많이 했지

 

과거형이네요

 

무슨 염병할 일이 있어서
내가 여기 왔는지 알고 싶어?

 

네, 궁금하긴 하네요

 

나 결혼했어

 

애 둘 낳고

 

뉴욕에 한 채
교외에 한 채 집 사고

 

눈떠 보니 수표 뒤에 달린
0의 개수가

 

더는 게임 같지 않더라고

 

빌어먹을 생존이 된 거야

 

그러다...

 

계약 몇 개 말아먹고

 

성적은 떨어지고

 

불안해져서
몇 개 더 말아먹고

 

그 와중에

 

프린스턴 나오고도
평생 손 까딱 안 한 마누라는

 

내가 맨날 집에 없다고
투털댔어

 

있어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그러다 어느 날

 

내가 49분씩 걸리는 출근길을
눈에 인공 눈물을 넣고

 

운전해 가고 있는데

 

전화를 하더니
대뜸 날 떠나겠다는 거야

 

퇴근해서
얘기하자고 했더니

 

할 얘기가 없대

 

어떻게 10년의 결혼 생활을
한순간에 버리냐고 물으니까

 

머리가 갈색에서
금발로 바뀐 걸

 

어떻게 눈치를 못 채냐고
되묻더군

 

그래, 그렇게 끝나 버렸지

 

그리고 여기까지 온 거야

 

고질라일까?
슈퍼맨일까?

 

'태양의 나라'가

 

'자유와 용기의 나라'를
쓰러뜨릴까?

 

솔직히 그런 건
별로 관심 없습니다

 

지금 농담해?
자네 월급하고 직결된 얘기야

 

일본은 달러를 사들이고

 

미국은 독일 마르크를 모으고

 

독일은 파운드를
사재기하고...

 

요즘은 돈이 하도 빠르게
돌고 돌아서

 

어디 화폐인지는
거의 상관이 없죠

 

- 외환부 가서 그렇게 말해 봐
- 국경도 무의미해지겠죠

 

무슨 소리야?

 

정작 중요한 건

 

나 자신의 총계가
중력을 거스를 수 있느냐예요

 

그래서 여기 온 건가?

 

중력을 거스르려고?

 

모든 기계를
이렇게 하세요?

 

이젠 내가 안 해

 

밤에 오는 사람이
따로 있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가요?

 

고토 씨가 내 눈을 뜨게 해 줬을 때
나도 똑같이 물었지

 

네 나이 때였어

 

핀을 조정하는 거...

 

다들 이렇게 해

 

혼자만 안 하는
바보가 되면 안 되지

 

대부분 레버를 잘 당기면
파친코가 터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손님들은
결과를 좌지우지할 수 없어

 

우리도 마찬가지고

 

핀을 조정하는 건
확률을 조작하는 게 아니야

 

그냥 살짝만
움직이는 거야

 

하지만 '욕심 부리지 마라'가
고토 씨의 입버릇이었어

 

손님들이 잃으면
같이 아파하고

 

따면 같이 기뻐하고

 

어디 잘했나 보자

 

어서 오세요!

 

"뉴 그랜드 베가스"

 

반도 씨, 대출 서류
가져왔어요

 

일 좀 보고 올게

 

액수가 다 맞는지
확인해 보세요

 

4억 엔, 맞네요

 

그럼 바로 은행에
전달할게요

 

대출에 문제없겠죠?

 

전혀 없을 거예요

 

몇 주 안에
공사 시작하실 수 있을 거예요

 

축하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이...

 

이 코딱지만한 땅이...

 

10억 엔이죠

 

지금 장난해?

 

이미 세 번 거절당했어요
전희는 충분해요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해야죠

 

5년 전의 그 수완가 톰은
망설이지도 않았을 거예요

 

맞는 말이잖아요

 

그래, 좋아

 

잠깐
땅 주인과 얘기 안 해?

 

해야죠, 저 혼자

 

도쿄 가서
경기 볼 수 있으면 뭐든 할 거야

 

베이브 루스만큼
대단한 선수가 있어

 

- 못 들어 봤는데
- 넌 야구 모르잖아

 

어이, 어디 가?
짐이 무거워 보이는데

 

귀엽네

 

내가 도와줘?

 

조선 말은
듣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

 

보자기에 뭐 들었어?

 

이딴 걸 먹으니까
그렇게 냄새가 나지

 

우리 개들도
이딴 건 안 먹어

 

내기할 사람?

 

이게 클까?
쟤 게 클까?

 

확인해 보자

 

- 뭐 해?
- 보내 줘

 

도와주세요!

 

쓰레기들

 

죽고 싶나?

 

하지만 너희가 죽어도...

 

아무도 슬퍼하지 않을걸

 

어서 사과해

 

안 그러면 각오해라

 

더 숙여

 

용서해 주세요

 

저희는 쓸모없는
쓰레기입니다!

 

제발 보내 주세요

 

죄송합니다

 

일어나

 

모든 것이 있고
아무것도 없지

 

따님이
발견되고 싶지 않나 봐요

 

아니면 뭔가
알아냈을 텐데

 

알아낸 게 없어요?

 

뭐라도 있어야죠

 

하나도 없어요?

 

도움될 만한 건 없습니다

 

그럼 그냥
사라졌다는 거예요?

 

에츠코, 차에서 기다려

 

급여 정리하고 갈게

 

기대하면 안 되는 거 알지만
우리 돈이 바닥나고 있잖아

 

내게 맡겨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그래서...

 

아시는 게 뭐죠?

 

천황 폐하는

 

전통에 따라 해 질 녘에
선황들 곁에 안장되셨습니다

 

재궁 세 개에
생전 소장품들과 더불어...

 

8개월 전에 도쿄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됐대

 

뭐?

 

그게 무슨 말이야?

 

그게...

 

소프랜드에서
일하고 있었대

 

손님이 많았다고

 

 

여보세요

 

여보세요

 

오랜만에 목소리 들으니까
기분이 이상하네

 

하나, 정말 너야?

 

내 목소리 잊은 거야?

 

사투리도 안 쓰네

 

하나, 보고 싶었어

 

장난하지 마

 

내 생각 하지도
않았을 거면서

 

그렇지 않아

 

내 번호 어떻게 알았어?

 

이거 봐
다들 날 과소평가한다니까

 

너까지

 

어디 있었어?

 

재미없는 질문이네

 

여전히 예쁘냐고
물어봐야지

 

여전히 예뻐?

 

눈을 감으면...

 

지금도
우리 둘의 모습이 보여

 

참 희망에 차 있었는데
그렇지?

 

애들이었지

 

그렇지 않아

 

우린 지혜롭고 자유로웠어

 

어디 있는지 말해 줘
부탁이야

 

말해 줘도
나한테 오지도 못할걸

 

널 찾을 거야

 

난 어둠 속에 있어, 솔로몬

 

이 안에 너무 오래 있어서
나가는 길도 모르겠어

 

너도...

 

날 찾지 못할 거야

 

어머니가 여태껏
널 찾으셨어

 

엄마한테
아무 말 하지 마

 

그러면 다신
전화 안 할 거야

 

아직도 네 꿈을 꾸셔

 

진짜 끊는다!

 

왜 우릴 떠난 거야?

 

내 선택이 아니었어
알잖아!

 

난 가고 싶지 않았어

 

널 떠나기 싫었다고!

 

그래도 잘 떠났어

 

이제 미국 사람 같네

 

그리고
네 옆 사무실에 있는 여자...

 

그 여자 좋아하지?

 

근데 난 그런 여자 싫어

 

지금 나 보고 있어?

 

지금은 아니야

 

나 졸리다

 

잠깐만

 

할 말이 너무 많아

 

아무한테도 못 한 말들

 

아직 내가 필요하다니 좋네

 

기분 좋다

 

어디야?

 

또 전화할게

 

언제?

 

할 수 있을 때

 

하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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