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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을 맞은
문화계 소식입니다

 

오르세 미술관에서는
젊은 화가 소피 시모네의

 

전시회가 열리는데요

 

춤, 오페라, 자유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12월 5일까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음악 듣고
다시 오겠습니다

 

마지막 레슨

 

휠체어나 몰아!

 

왜 안 가고 난리야?

 

목욕하기, 옷 입기
계단 오르기

 

물건 들기, 몸 굽히기
운전하기

 

- 할머니야, 열어 드려
- 네

 

생일 축하해요

 

고맙구나

 

- 어서 와, 엄마
- 안녕

 

생신 축하드려요

 

- 생신 축하해요
- 생일 축하해요

 

- 선물이에요
- 다 같이 샀어요

 

고맙지만...
내가 쓸 수 있을까?

 

카미유가
알려줄 거예요

 

- 그렇지?
- 아주 쉬워요

 

이제 아버지 영상을
크게 보세요

 

설명서 갖고 올게요

 

- 좋으시죠?
- 그럼

 

미안, 중국 바이어라
여보세요?

 

손님이 바지 보고
도망가겠네

 

얘가 또 왜 이럴까?

 

이 바지가 어때서?

 

정말 괜찮아

 

- 색도 밤색이고
- 초콜릿색

 

똥색이죠
엄청 구닥다리색

 

원색을 입어 보세요

 

식당에서?
진심이야?

 

줄무늬도 괜찮고

 

- 손님이 좋아할걸요
- 엄마, 괜찮아?

 

꼰대 패션이잖아요
인터넷 좀 찾아봐요

 

꼰대는 무슨...

 

- 그 정도는 아냐
- 그럼 고인돌 가족

 

무슨 냄새 안 나?

 

뭐가 타나 본데

 

미안해

 

여보, 메모해 줘
왕이 15일에 온대

 

- 꼰대처럼 보인다니까
- 그렇지 않아

 

모두 조용!

 

엄마 말씀 좀 듣자

 

- 내 아이들아...
- 막스, 아빠 어디 있니?

 

꼭 이럴 땐 없다니까

 

내가 만든
특제 허브 머랭입니다

 

- 계피도 넣었지?
- 근사한데

 

처남, 고마워

 

세상에!

 

이런 건 치우라니까!

 

- 오빠!
- 이리 내

 

- 오빠, 앉아
- 잘못하면 죽는다고!

 

네, 주의할게요

 

빌어먹을 중국 인형!

 

엄마, 죄송해요

 

말씀하세요

 

내 아이들아
우선 고맙구나

 

정말로 고마워

 

난 참 운이 좋은 인생을
살았단다

 

남편에게 사랑받고
행복했고

 

조산사란 직업도
만족스러웠단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기 너희가 있고

 

건강해서 행복하단다

 

내 인생은 너무 길었어

 

나도 이제...

 

많이 지쳤어

 

항상 말해 왔지만

 

힘이 달리는
날이 오고

 

모든 게 버거운
날이 오면

 

난 떠날 거야

 

내 말 다 기억하지?

 

너희와 내 스스로에게
짐이 되기 전에...

 

그래...

 

이제 그때가 왔구나

 

10월 17일이야

 

두 달 후지

 

엄마, 이건 아니야

 

괜찮아?

 

코트 좀 벗겨주렴
너무 무겁구나

 

무겁다고?

 

- 버틸 수가 없어
- 안녕하세요?

 

- 별일 없죠, 마디?
- 응

 

새로 이사 온 디디드야

 

엘리베이터
설치 안 한대요?

 

- 엘리베이터?
- 네

 

여기 하나 있지

 

이리 오세요

 

관리비도 전기세도
안 들죠

 

깃털처럼 가벼우세요

 

디안

 

저 인간 승강기는
누구야?

 

디디드라잖아

 

의자가 딱딱하네
바꿔야겠어

 

콘센트고 코드고
다 뒤죽박죽이야!

 

쓰레기는 치우고!

 

나의 인생, 나의 몸

 

만세!
나온다!

 

- 아빠네...
- 그래

 

인물이 참 좋았어

 

빅토리아?

 

그래, 끝났어

 

드디어 말했어

 

정말 오래 걸렸지

 

아니, 애들은 이해 못 해

 

노년 우울증일 거야
약도 먹고

 

이사도 해야 돼

 

영화 '13구역'도 아니고...

 

엄마가
퍽도 이사를 하시겠다

 

놔둘 수는 없잖아

 

네가 설득해 봐

 

네 말은 들으시잖아
나랑 엄마는 안 맞아

 

그건 그렇지

 

빅토리아가
그런 생각을 심어줬나?

 

엄마가 남의 말에
생각이 바뀔 사람이야?

 

아니지

 

정 안 되면
양로원도 생각해 봐야지

 

진심이야?

 

응, 진심이야

 

시설 좋고, 즐길 거리도
많은 양로원도 있어

 

엄마 곁엔
우리가 있어야 해

 

같이 있어야 해

 

내가 책임질게

 

그래, 대신 잘해야 해

 

- 아무 탈 없이!
- 알았어

 

언제나 함께

 

미안해

 

막스

 

뭐 하고 있어?

 

안 일어나?

 

좀 놔둬
아직 자잖아

 

수업 몇 시인데?

 

밤 10시 반!
잔소리 패턴 좀 바꿔

 

인생이 만만하지?

 

대낮에 슬리퍼 끌면서
과자나 주워먹고!

 

엄마도 해 봐
얼마나 좋은데

 

자꾸 말대답할래?

 

나 좀 나갈게

 

- 유기농 시장에 좀...
- 그래

 

- 다녀오세요
- 잘 갔다 와

 

서핑 보드들도
이제 정리해

 

이 방 치울 거야

 

갑자기 왜?

 

할머니가
당분간 계실 거야

 

- 넌 서재로 가
- 아예 집을 나갈게

 

보드는 지하실에 넣고

 

엄마, 할머니 몰라?

 

절대 이 방에
안 들어오셔

 

그래? 확실해?

 

그럼, 어젯밤에도
나랑 얘기했는데

 

뭐라고?

 

어제 그러고
할머니 댁에 갔다고?

 

응, 되게 재밌게 놀았어

 

할머니 혼자
잘 사시는데, 왜?

 

그래, 넌 응원해 드려

 

92살이지만
엄마보다 마음도 넓고

 

자유로우셔!
감당 못 할걸

 

넌 끼어들지 마

 

옷 입고 학교 가

 

- 평면 TV 어땠어?
- 좋아하시더라

 

거봐, 어르신들은
다 좋아한다니까

 

TV 앞에서 사시면
너도 한숨 돌릴 테고

 

- 선생님
- 응

 

이사 때문에 숙제할
시간이 부족해서요

 

- 그럼 언제 낼래?
- 10월 17일쯤에요

 

괜찮을까요?

 

- 그래
- 고맙습니다

 

또 무슨 일이에요?

 

이제 침대보는
직접 빠시게요?

 

빅토리아
이건 내가 할 일이야

 

아뇨, 제가 할 일이죠

 

가서 신문이나 읽으세요

 

자기 오물은
자기가 치워야지

 

무슨 오물요?

 

그냥 오줌 좀 묻었는데

 

자기 뒤처리도 못 하면
갈 때가 됐단 거야

 

네, 할머니는 늙었어요

 

하지만 늙으면 다 그래요

 

약해져도 될
권리가 있어요

 

결국 할머니가
하셔야 할 일은...

 

편안히
돌아가시는 거예요

 

그게 내 소원인데

 

네가 우리 애들을
지켜줘야 해

 

잘 부탁해

 

마디, 두 시간째
앉아 계시는데

 

나중에 허리 아프다고
하지 마세요

 

각자 할 일이 있는 거야

 

직접 벽장 정리를
끝내야지

 

'끝낸다, 끝낸다'

 

백인들은
그 말 참 좋아해요

 

내가 해 둬야 해

 

우리 애들은 예전 나처럼
당황하지 않도록

 

그럼 나중에 관도
직접 못을 박으실래요?

 

마디, 내일 봬요

 

내일 봐

 

- 신문값 가져가고
- 네

 

정리할 것, 시간이 없어서
미안하다

 

조산원 폐원 반대!

 

- 근사한데!
- 정말요?

 

- 할머니
- 왜?

 

치매가 온 거죠?

 

아니, 전혀 아니란다

 

비밀은 지켜 드릴게요

 

난 정말 멀쩡해

 

다 포기하려는
이유가 있을 거 아녜요

 

여력이 있을 때
떠나고 싶단다

 

너무하세요

 

뭐가 너무해?

 

사실 저도
곧 호주로 떠나요

 

가브리엘하고
창업할 거예요

 

이름은
'쿵, 쾅, 서핑'

 

- 엄마는 별말 없던데
- 엄마는 몰라요

 

출발을 좀 늦춰라

 

마침 싼 물건도 나왔고
항공권도 환불 안 돼요

 

돈은 내가 주마

 

돈은 됐고요
빨리 여기 뜨고 싶어요

 

할머니가 기다려 줘요

 

봄까지만요
5월에 올게요

 

어차피 가실 거면
봄이 더 좋잖아요?

 

괜찮은 것 같은데

 

낮잠 자기 딱 좋겠어

 

이걸로 할까?

 

엄마...

 

이 테가 괜찮겠네요

 

난 됐어요

 

엄마

 

비슷한 카디건을 찾았어

 

엄마

 

엄마

 

내 말 들려?

 

엄마

 

일어나

 

잡아줄게

 

손 주고

 

왜 여기 세웠니?

 

우리 집으로 와

 

무슨 말이야?

 

내가 모실게

 

가자

 

내 집으로 가

 

엄마, 날 믿어 봐

 

왜 이러는 건데?

 

넌 이해 못 해

 

- 날 좀 도와다오
- 뭘 도와?

 

그 잡동사니 싸는 거?

 

생일 때 했던 말을
이해 못 하는구나

 

알아, 너무 잘 알아!

 

근데
왜 모른 척하니?

 

말이 되는 소리여야지!

 

이렇게 일방적인
경우가 어디 있어?

 

날 그냥 놔둬
그거면 돼

 

그거면 돼?

 

그냥 그거면 돼?

 

10월 17일에 죽는다는 걸
그냥 받아들이면 돼?

 

엄마 땜에 어떤지 알아?

 

내가 시간이 없어

 

그 뒤엔 너무 늦어

 

내가 힘이 없을 거야

 

몇 년 전부터 얘기했고
너희도 동의했잖아

 

스위스로 보내달란 것도
도와달란 것도 아냐

 

- 내 결정만 인정해 줘
- 그만!

 

이건 너무 심해
너무 괴롭다고

 

우리한테 시간을 줘

 

제발

 

여기 혼자 둘 수 없어요

 

네?

 

이 집은
할머니의 분신이에요

 

떼어놓을 수 없어요

 

엄마 생각에 동의해요?

 

무슨 생각요?

 

잘 알잖아요

 

함께 산다고
달라질까요?

 

고집이 센 분이에요
누가 뭐래도 소용없어요

 

엄마 편이란 거군요?

 

왜 혼자
그런 결심을 하셨어요?

 

얘기하지 마시지...
왜 그러셨어요?

 

- 엄마야
- 뭐야?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이 서핑 천재가
아드님이죠?

 

 

앞으로 센 강하고 바다는
구별하라고 해 주세요

 

- 웃기니?
- 다음엔 경찰서입니다

 

걱정 마
한번 실험해 봤어

 

언제까지 사고 칠래?
방으로 가

 

연습해야 되는데...

 

마들렌 랑제입니다

 

메시지를 남겨 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엄마, 나야

 

엄마 연금 명세서가
필요해

 

연락 줘

 

마들렌 랑제입니다

 

메시지를 남겨 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엄마

 

엄마

 

엄마, 나야

 

전화 좀 해 줄래?

 

아침부터 메시지를
세 번이나 남겼어

 

사랑해

 

여보, 어디 있어?
별일 없지?

 

알랭 농장에서
오늘 횡재했어

 

이것 좀 봐

 

빨간 호박

 

설탕당근, 고추냉이
땅콩호박...

 

이 뿌리 좀 봐

 

이백 년 된 거야

 

오직 내 식당에서만
먹을 수 있지

 

이 물냉이는
루이 14세가 먹던 거라고

 

대단한데

 

지금 내 말 안 듣지?

 

- 내 식당에 관심 없어?
- 아니야

 

이건 뭐게?
안 궁금하지?

 

기분 나쁘네!

 

- 한 달 후 오픈인데...
- 이리 와

 

엄마

 

나야

 

엄마, 열어 봐

 

엄마

 

- 저거...
- 뭐?

 

이게 뭐야?

 

어떻게 된 거야?

 

부엌에 가 봐

 

엄마

 

오븐이 다 탔어!

 

- 방으로 가 봐
- 할머니!

 

엄마!

 

방에도 안 계셔

 

엄마!

 

엄마!

 

엄마!

 

엄마!

 

괜찮아?

 

숨은 쉬고 있어

 

괜찮아?

 

구급차 불러

 

괜찮을 거야

 

구급차 부르라니까!

 

검사 중이야

 

응, 입원해야 해

 

나도 몰라, 오빠

 

아는 게 없어

 

또 연락할게

 

응, 끊어

 

괜찮아?

 

저 한심하죠?

 

아니야

 

네가 있어서 다행이었어

 

돌아가시면 안 돼요

 

모두 그렇게 생각해

 

일반적인 노환 증세지만
잠시 지켜봅시다

 

유지만 해 주셔도
훌륭하죠

 

그게 저희 일입니다

 

그래도 아직 멀었어요

 

트럭에 낙서를 할 만큼
건강하셨거든요

 

오히려 반대죠

 

그냥 집에서
죽길 바라세요

 

35일 후에
그러기로 결심하셨어요

 

무슨 소리야?

 

사실이잖아

 

그런 말씀을
직접 하셨나요?

 

 

약을 먹겠대요

 

- 약을 준비했대?
- 나도 몰라

 

- 퇴원을 원치 않나요?
- 네, 맞아요

 

왜 이렇게 오버해?

 

엄마는 우울증이야
약만 먹으면 돼

 

노인들 다 그렇잖아

 

아는 게 우울증뿐이지?

 

그럼 넌?
네가 의사야?

 

오빠는 의사야?

 

엄마는 우울증이고
치료해 주실 거야!

 

억지로 약을 드릴 순
없습니다

 

그냥 드려요, 엄마가
우리 겁주는 거예요

 

엄마를 잘 아는데

 

절대 우울증이 아녜요

 

단단히 결심하셨어요

 

엄마 말에 그만 휘둘리고
약을 주세요

 

선생님께서...

 

한번 얘기를
해 보실 순 없나요?

 

지금 돌아가시는 건
너무 이르다고

 

알겠습니다

 

입원을 받아들여야 해

 

늙으면 다 이렇단 것도!

 

그걸 보렴

 

그게 지금 나다

 

진짜 나

 

그게 뭔데?

 

내 목숨...

 

지금 남아 있는 목숨

 

이젠 혼자 못 사신단
증거네요

 

아니다, 피에르

 

내가 갈 때가 됐다는
증거지

 

이런 침대에서
떠나긴 싫어

 

바늘을 꽂고, 갇힌 채로
초라하게는!

 

그만하세요

 

내가 30년 전부터 말했지

 

난 절대 병원에서
죽지 않을 거야

 

- 병원에 계셔야 살죠
- 그래?

 

여기가 어디인데?
리츠칼튼?

 

안 아픈 순간이 없어

 

온몸이 부서지고 있어

 

아이처럼 침대에서
오줌 싸

 

내가 기저귀 차는
꼴 보고 싶어?

 

지금 내가 바라는 건
하나다

 

날 떠나게 놓아다오

 

엄마는 아직 할 일이
많아요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요

 

절대로

 

그렇지, 디안?

 

디안

 

디안

 

우리 엄마가 계신 양로원
브로슈어야

 

고마워

 

선생님들, 회의하셔야죠

 

갈게요

 

거기서 다 책임지니까
그만 고민해

 

나도 엄마 혼자 계실 땐
힘들었어

 

그 사람들은 전문가야

 

투신자살하겠다는
노인도 설득한다니까

 

근데 어머니가
어디 편찮으셔?

 

그런 건 아니야

 

좀 쇠약해지셔서...

 

그런데?

 

지겨우신가 봐

 

- 사는 게?
- 마지막 시간이

 

바보 같은 짓을 한
친구가 있어

 

호텔을 잡고, 약을 구하고
장의사까지...

 

그리고 친구가 느낀
죄책감은 말도 못 해

 

그 후론 우울증 약을
달고 살아

 

엄마가
말기 암이셨거든

 

- 이따 봐
- 그래

 

지난달에
심장 발작이 왔어요

 

거의 죽을 뻔했어요

 

수술로 살아나긴 했지만

 

내 심장은 끝났어요

 

구멍으로 음식을 먹는데

 

하나는 여기 있고

 

또 하나는
소변 구멍이에요

 

알약을 먹고
죽고 싶어도

 

타조알을 삼키는 것
같을 거요

 

형님, 누님!

 

면세 카트가 왔어요

 

시가, 담배, 위스키
향수...

 

그렇게 애쓸 것 없네

 

우린 죽고 싶어

 

그럼 누구부터
이 주사를 놓죠?

 

- 나
- 나부터 해

 

당장 죽고 싶어

 

형님이 빠르셨어요

 

밤에 잘 주무세요?

 

난 밤에
자 본 역사가 없어

 

밤엔 노래를 하거나
여자를 안았지

 

둘 다 하거나

 

그런데
지금은 밤이 싫어

 

이젠 목소리도
완전히 갔고

 

노력을 해 보세요

 

- 같이 노래해 볼까요?
- 좋지

 

'그래서 이제' 알죠?

 

그래서 이제

 

난 어떡해야 하죠?

 

이 모든 시간들

 

어떻게 살라고

 

이 모든 사람들

 

내게 무관심한데

 

이제는

 

그대가 떠났는데

 

이 모든 밤들은

 

무엇을, 누구를
위한 건가요?

 

그리고 이 아침은

 

의미 없이 또 찾아오네요

 

이 심장의 울림은

 

누구를, 무엇을
위한 건가요?

 

심장이 너무 뛰네요

 

너무 뛰어요

 

그 날이야?

 

아니, 엄마 때문에

 

꺾을 수 없어

 

반드시 실행하실 거야

 

당신이 어떻게 하든...
당신도 잘 알잖아

 

난 못 해

 

받아들일 수가 없어

 

이해는 하지만
못 받아들이겠어

 

삶을 강요할 순 없잖아

 

죽는 걸 보라고
강요하는 건?

 

그럼 전화로
통보 받는 게 나아?

 

죽고 싶어 하는 환자는
늘 있지만

 

치료받고 나면
금세 다 잊죠

 

그래요?

 

내 옆에 있는 노인은
겨우 살아나서

 

생고생을 하는데

 

잊긴 뭘 잊었죠?

 

전 살려야 합니다

 

이 지옥에서요?

 

그럼 죽게 놔둘까요?

 

호흡기만 없으면
아마 죽을 거예요

 

죽을 때가 아니었죠

 

죽길 원했어요

 

네, 하지만
전 죽게 둘 순 없습니다

 

법적으로 그렇습니다

 

그래서
여기 있기 싫은 거요

 

그 법을 따를
생각이 없으니까

 

난 서서 죽을 거요

 

할머니
도와주세요

 

잠시만요

 

사람을 불러와요

 

앉아요

 

어서 앉아요

 

어서

 

누워요

 

내가 아기는
많이 받아 봤어요

 

그게 내 직업이에요

 

괜찮아요
걱정 마요

 

곧 나올 거예요

 

움직이지 마요

 

나왔어요

 

머리가 보여요

 

아기 머리가 보여요

 

됐어요

 

나와요, 나와

 

숨을 내쉬어요

 

숨을 내쉬어요

 

그렇게 계속

 

신랑이 곧 올 거예요

 

숨을 깊게, 깊게

 

그래, 그렇게요

 

계속

 

용기를 내요
힘을 줘요

 

나왔어요
조금만 더

 

그래요!

 

나왔어요
남자아이예요

 

다 나왔어요

 

여기 있어요

 

여기요

 

정말 잘했어요

 

서둘러요!

 

아기가 나온대요!

 

- 탯줄을 잘라야 하는데
- 걱정 마세요

 

괜찮으세요?

 

감동적이죠?
괜찮으세요?

 

괜찮습니다
주무시게 두세요

 

어떻게 된 거죠?

 

주차장에서
아기를 받으셨어요

 

- 농담이죠?
- 불법체류자 아기를요

 

만화 속 영웅 같아요

 

- 가 보세요
- 고마워요

 

- 안녕하세요?
-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이만 가 볼게요

 

아뇨, 있어요

 

가야 해요
이것 좀 전해 주세요

 

그래요

 

신문을 못 보면...

 

언짢아지실 거예요

 

엄마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정말로

 

할머니를 위해
막스

 

쿵, 쾅 서핑!

 

어때요?

 

언제 떠나니?

 

한 달 뒤에요

 

쿵, 쾅, 콰르릉

 

말 돌리지 마세요

 

가브리엘라가 기다려요

 

더 기다리게 할 순 없어요

 

이것도 백 장은 찍었고요

 

우리가
다 잡아먹을 거예요

 

진짜 어떤 것 같아요?

 

호주 같아

 

걱정 마세요

 

저희는 익숙하거든요

 

엄마, 나 왔어

 

잠옷이랑 책 좀 가져왔어

 

오늘은 좀 어때?

 

이제 만족하니?

 

나가자

 

- 당장?
- 응, 당장

 

- 가시는구려
- 네

 

그 알약이 필요하면

 

여기 전화해
내 이름을 대요

 

도와줄 거예요

 

고마워요, 마디

 

또 만나요

 

네, 또 만나요

 

배가 고파

 

기름진 걸
실컷 먹자꾸나

 

소시지에 감자 퓌레?

 

그건 별로 안 비싼데

 

그럼 굴은 어때?

 

- 연어? 바닷가재?
- 좋지

 

- 캐비아는?
- 좋아

 

그리고 샴페인
제일 비싼 걸로

 

그래, 다 사자

 

싹 털어버리고
튀는 거야!

 

잘 있었니, 시몬?

 

막스의 선물이야

 

내 물건들은 어디 가고?

 

- 내가 쓰던 것들은...
- 저기 있어

 

맘에 안 들어?

 

아냐, 맘에 들어

 

뭔데?

 

표정 좀 봐!

 

이 만화책 기억나

 

기억나니?

 

내가 널 놓을까 봐
무서워했었지

 

지금도 무서워

 

혼자 할 수 있겠어?

 

- 엄마, 나 미끄러져
- 괜찮아

 

꽉 잡고 있지?

 

그래, 잡고 있어

 

- 무서워
- 걱정 마

 

- 괜찮아?
- 응

 

그 목걸이 참 예뻐

 

해 봐

 

어서 해 봐

 

이젠 여기가
이 목걸이가 있을 곳이야

 

엄마...

 

네가 간직했으면 해

 

이리 와

 

들어가

 

알았어, 엄마

 

엄마 결정
받아들일게

 

다만 날짜는
알고 싶지 않아

 

조금 더 함께
시간을 보내자꾸나

 

우리 약속했어

 

그래

 

또 올게, 엄마

 

또 보자

 

조산원 폐원 반대!

 

여기!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엄마!

 

결국 네가 졌네!

 

말 들어주지 마

 

이렇게 문제가
생기니까

 

양로원이 있는 거야

 

너희 엄마 얘기도
좀 할까?

 

우리 엄마 얘기만
하지 말고

 

엄마랑 언제 마지막으로
말했어? 2년 전?

 

- 엄마가 말하길 싫어해
- 왜?

 

- 거기 간 게 불만이거든
- 잘 아네

 

근데 우리 엄마는
왜 보내려 해?

 

같이 죄책감을
느끼자고?

 

우리 엄만 잊어줘
정말 괜찮아

 

네 엄마한테 잘해
울다 돌아가시기 전에

 

할머니 돌아가셨어?

 

얘들아
뭐 좀 먹을까?

 

- 너구나
- 네, 저예요

 

- 상하이에 있는 줄...
- 어제 돌아왔어요

 

병원에 헛걸음했잖아요
연락을 해 주든지

 

앉아라

 

그래

 

괜찮다면
난 좀 앉아야겠다

 

엄마, 그 계획 말인데...

 

얘기 좀 해야겠어요

 

내가 바라는 건
그거 하나야

 

약으로 실행할 건가요?

 

 

여기서 하겠죠?

 

- 그건 안 중요해
- 약은 어떻게 구하고?

 

날 심문하러 왔니?

 

얘기 좀 하자면서요
지금 하잖아요

 

이런 식으론 아냐

 

일단 앉으렴

 

내가 어지럽구나

 

네가 싫어하는 건
나도 알아

 

내가 설명도 다 못 했고

 

설명할 것 없어요

 

그깟 품위 따위가
뭐라고!

 

아기가 기저귀 찬다고
뭐라고 하는 거 봤어요?

 

사는 게 중요하지!

 

기저귀를 차더라도
사랑하는 사람들하고

 

끝까지 사셔야죠!

 

솔직히 말해...

 

늙고 쪼그라드는 게
무서운 거죠?

 

그건 용기가 아냐!
자존심일 뿐이야!

 

넌 그런 말할 자격 없다

 

- 내 인생은 끝났어
- 끝나긴 뭐가 끝나?

 

사회의 진보를 위해
그렇게 죽는다고 쳐도

 

식구들은 잠 못 자고
집안은 풍비박산 날 거야

 

난 어릴 때 내내
엄마한테 끌려서

 

꽁지머리를 한 남자들이
떠드는 모임에 갔었지

 

할례, 임신중절

 

불법체류, 존엄사

 

아프리카 여성 인권...

 

온갖 얘길 들었다고!

 

하지만 그런 건
이제 다 끝났잖아!

 

엄마...

 

제발 부탁해

 

하지 마

 

제발 우리랑 같이 살아

 

가지 마

 

피에르, 그만해

 

약 어디 있어?

 

약 어디 있느냐니까?
말해요!

 

자, 이제 사탕을
누가 가졌게?

 

모녀 자살 모의는
이제 끝내!

 

오빠!

 

엄마

 

엄마

 

너희가 원하는 곳에서
죽으마

 

나도 남들처럼

 

그런 말 하지 마

 

엄마가 제일 아끼는 게
뭔지 알아?

 

엄마 신념이야

 

삶에 대한 신념

 

엄마의 꿈, 생각

 

엄마는 절대 포기 못 해

 

늙었어도
엄만 늘 끝까지 가잖아

 

춤출래?

 

안녕하세요

 

마뉘엘 선생님
왕진 예약을 하려고요

 

어머니 때문에요

 

- 2시 어떠세요?
- 내일 2시? 좋아요

 

이 시계도 네가 가지렴

 

아냐, 이건 됐어

 

왜?
분위기 있잖아

 

난 무서워

 

얼렁뚱땅 떠넘기지 마

 

갈게, 내일 봐

 

널 어쩌면 좋니?

 

달리다!
너 뭐 하는 거야!

 

약을 먹었어?
입 벌려 봐!

 

정상인 것 같은데요

 

중독 증상은 없어요

 

약발이 발광하는지
지켜봐야죠

 

약효의 발현
말씀이시죠?

 

약발이든, 약효든

 

얘가 내 품에서
죽는 꼴은 보기 싫어요

 

걱정 마세요

 

멀쩡합니다

 

그래도 몰라요
달리다, 나 좀 볼래?

 

평소하고 달라요

 

이제 의료보험을
이용해 볼까?

 

- 마뉘엘입니다
- 어서 오세요

 

와주셔서 감사해요

 

잠을 못 자는 게 문제예요

 

네, 약을 드리죠

 

아기처럼
푹 주무실 겁니다

 

- 악몽을 꾸신다고요?
- 네, 끔찍해요

 

약을 드리죠

 

자기 전에
불안하시다고요?

 

그렇다오

 

약을 드리죠

 

이걸 드시면
좋아질 거예요

 

고마워요

 

2, 4, 6, 8!

 

이제 충분해

 

아뇨, 안 됩니다

 

공사는 중단 못 합니다

 

네, 그래요

 

피에르에게
나도 내 잘못은 안다

 

난 늘 네가 바라던
엄마는 아니었지

 

너를 잊은 채 남들에게만
신경을 쏟았는지도 몰라

 

그래도 화해 못 하고
떠나기는 싫구나

 

다음 수요일에 보자

 

3시까지 오너라

 

네가 좋아하던
바닐라 케이크를 해둘게

 

사랑한다

 

엄마가

 

막스, 안녕

 

안녕!

 

왜 그래?

 

디안이 어머님 편을
들기로 했어요

 

어머님은
더 사셔야 해요

 

아직 할 일이 많아요

 

- 이 메시지 뭐야?
- 이 메시지 뭐야?

 

또 무슨 일인데?

 

올케가 가족들한테
다 보냈나 봐

 

그래, 잘했네

 

아주 엉망진창이야

 

할머니한테 진 거야?

 

자살한다는 걸
놔두겠다고?

 

너 말버릇이 왜 그래?

 

당신이 큰소리쳤잖아

 

원하시는 대로 놔두라며

 

됐어, 둘 다 짜증 나

 

됐다니!
너 말조심해!

 

내가 뭐라고 할까?

 

"엄마 죽으면 안 돼
그건 나쁜 거야"

 

그럼 뭐가 달라져?

 

나한텐
책임감 운운하더니

 

고작 이런 게
어른들 방식이야?

 

아무 소리 못 하는 게?

 

난 됐거든!
인정 못 해!

 

- 안녕
- 안녕하세요?

 

사람들이
부러워하겠어요

 

뭐, 고장은 안 나겠지

 

요즘 애들은...

 

할머니

 

할머니, 계세요?

 

그래, 누군지 안다

 

내 저녁 손님

 

무슨 일이에요?

 

옷이 뒤엉켜 버렸어

 

벗지도 못하겠구나

 

꼭 펭귄 같아요

 

세상에...

 

할아버지가 입던
일본 옷이란다

 

진짜 근사하네요

 

네가 가지거라

 

난 옷걸이에서
빼지도 못하겠어

 

할머니

 

그만하라고 해도
정말 소용없을까?

 

그럼 넌?

 

가지 말라고 해도
갈 거잖아

 

그렇지

 

거봐

 

우린 둘 다
고집불통이야

 

네 엄마를 생각해

 

앞으로 아들이
필요할 거야

 

그럼 나는요?

 

나한텐 할머니가
필요 없을까요?

 

이러시면
제 맘이 편하겠어요?

 

제 아이가 태어날 때
할머니가 있어야죠

 

누구도
편한 사람은 없단다

 

나를 믿으렴

 

할머니, 너무해요

 

조르주에게

 

내게 가장 강렬히 기억될
나의 첫사랑

 

지금도 기억해

 

그 뜨거웠던 밤들
우리가 나눈...

 

이 빛깔 봐
보통 품종이 아냐

 

됐네
요즘 스트레스가 심해서

 

- 왜? 중국 건 때문에?
- 맞아

 

- 그래?
- 당연하지

 

- 저긴 정액이 들었나?
- 농담도!

 

- 이따 당근 주스 줄게
- 고마워

 

여러분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 클로드, 잘 지냈나?

 

콜레스테롤 조심하고

 

별로 없는데

 

보통 새 식당에선
새 친구를 사귀지만

 

우린 너무 오래된
친구들이고

 

공짜 밥이 있다길래
모였죠

 

아빠, 잘한다!

 

자, 그러니 말씀드리죠

 

이 식당 주인은
돈밖에 모릅니다

 

카나페 하나, 술 한 잔
공짜는 없습니다

 

단 하나도!

 

엄마 원피스를
냉큼 차지했군

 

네, 농담입니다

 

여보, 얘기 좀 해 봐

 

벌써 계산하고 있군요!

 

내가 이 식객들한테
너무 심했지?

 

다들 와 줘서 기쁘고

 

많이들 먹게나

 

나도 기분이 좋아

 

- 고맙네
- 축하해

 

꺼져

 

그 약 가짜였어

 

확실해?

 

와 줘서 고마워

 

아냐, 반가워

 

루, 뭐 하는 거야?

 

 

왜 이래?

 

나둬
나 죽은 거 안 보여?

 

엄마가 너 찾고 있어

 

난 죽었거든

 

그래서 대답 못 해

 

네가 죽든 말든
짜증나거든

 

그래
관이 땅속에 묻혀 봐야

 

지금 네가 무슨 짓을
하는지 알겠지

 

엄마, 밖에 있어야지
아빠가 짜증 낼 거야

 

금방 갈게

 

엄마가 광분했을 때
아버지 기억나?

 

바로 눌러버렸다고!

 

- 그건 너무 심해
- 엄마, 안 가?

 

막스, 넌 나가 있어!

 

넌 엄마가
요정인 줄 알았지?

 

하지만 그 이름도 요상한
춤꾼하고

 

눈이 맞아 도망갔을 때

 

아버지가 공항에서

 

엄마를 다시 데려왔다고

 

그게 무슨 소리야?

 

네가 얘기 좀 하자며?

 

그래, 얘기해요

 

이름은 조르주고
첫사랑이죠

 

93살이고, 아직도
할머니에게 편지를 쓰고

 

지금도 할머니 생각하면
불끈대나 봐요

 

할머니를 말릴 사람은
그분뿐이에요

 

무슨 소리니?

 

젠장, 얼룩이 안 지워져

 

잘 지워진대서 산 건데!
이거 보라고!

 

- 내가 해볼게
- 건들지 마!

 

나 지금 열 받았으니까

 

말해 봐, 대체 장모님은
언제 죽는대?

 

이 장난을
얼마나 더 끌 건데?

 

날마다 죽네 사네

 

약을 먹네 마네

 

진짜 죽을 사람은
말이 없지 않나?

 

30년 동안 운동권이었고
우릴 휘둘렀잖아

 

이젠 알았어
절대 죽을 분이 아냐

 

닥쳐!

 

일주일 동안 꺼져 줄게
혼자 잘 살아 봐!

 

잔 여사에게...

 

당신 미쳤어?

 

앞도 안 보고 다녀?

 

미친놈!

 

당신이 튀어나왔는데

 

아, 당신은...

 

미안해요

 

내 잘못이에요
내가...

 

무슨 일 있어요?

 

- 왜 병원에 안 있고?
- 잘렸어요

 

나한텐 연례행사죠

 

바람 좀 쐴래요?

 

아니요

 

조무사랑 바람 좀 쐰다고
큰일 나진 않아요

 

환자들이 죽을 때마다
여기 와요

 

마음을 비우죠

 

극장이나
술집보다

 

전 운동장이 맞아요

 

우리도 할까요?

 

- 그래요
- 정말요?

 

갈까요?

 

출발

 

기분 풀리지 않아요?

 

심호흡해요

 

심호흡

 

힘내요

 

마들렌에게

 

내 비록 늙었지만

 

내 사랑에는
주름이 지지 않았소

 

당신을 기다리겠소

 

함께 삽시다

 

조르주

 

엄마

 

미안해

 

아니다

 

오히려 알았으니
맘이 편하구나

 

조르주란 분은

 

엄마가
결심한 거 아셔?

 

아니

 

알려주려고
가고는 싶었다만

 

너무 멀리 살아

 

내가 태워 줄게

 

아니야

 

이미 너무 늦었어

 

그 아가씨의...

 

작고 작은, 자꾸 작은
비키니가...

 

너 틀렸어!
내가 이겼다!

 

- 할 말이 있단다
- 뭔데?

 

꽃은 눈감기 전에만
보면 돼

 

그 뒤엔 없어도 돼

 

알았어

 

화환은
좀 슬퍼보이잖아

 

엄마, 마지막까지
같이 있을 거지?

 

아니

 

너도 안 된다는 거
알잖니

 

고소당할 수 있어

 

우리 잠시
성지에 가 볼까?

 

조르주하고 토요일 밤에
온 적이 있어

 

날 놓치면 안 돼

 

안 놓쳐

 

- 꽉 잡고 있지?
- 그럼

 

- 꽉 잡고 있어
- 응

 

믿기지가 않소

 

나도요

 

내 딸이에요

 

쟤 덕분에
여기까지 왔어요

 

안녕하세요?

 

- 그럼 인사를 해야지
- 네

 

이상한 소리 하는 건
여전하네

 

정말 재미있으세요

 

식사 맛있었습니다

 

만나서 반가웠고요

 

- 커피?
- 전 괜찮아요

 

- 당신은?
- 고마워요

 

- 설탕은?
- 괜찮아요

 

저녁에 갈 건 아니죠?

 

오늘 밤까지 잡아두겠소

 

아빠, 왔어요?

 

어디 가?

 

친구 집에요

 

- 이사 가는 것 같은데?
- 장비 때문이에요

 

- 그렇구나
- 엄마 소식은요?

 

아침에 통화했어

 

- 왕자님을 만난대요?
- 응

 

연락 기다리고 있어

 

인터넷에서 샀어요?

 

이거?
괜찮지 않니?

 

되게 멋진데요

 

정말?
진심이야?

 

네, 진심이에요

 

- 고맙다
- 엄마 같아요

 

받아봐

 

여보세요

 

 

알았어

 

집에 있어

 

응, 나도 사랑해
끊을게

 

- 어서 오세요
- 잘 지냈나?

 

- 드디어 넘기시려고요?
- 그래요

 

뭘 뽑으시려고?

 

알파 로메오?
테스타로사?

 

안 뽑아요

 

- 서류부터 작성하죠
- 제가 할게요

 

알겠습니다

 

이제 보험만 해약하세요

 

이런, 잊은 게 있네요

 

계약서에 사인해 주세요

 

여기 밑에요

 

이제 저희가
매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열쇠도 가져갈게요

 

내가 짐 풀어줄게

 

아냐, 괜찮아

 

이만 가거라

 

저녁 해 줄까?

 

넌 남편하고 아들한테
돌아가

 

난 아직 할 일이 많아

 

무슨 일?

 

정리해야지

 

엄마랑 있으면
난 안 무서워

 

엄마 옆에 있게 해 줘

 

안 돼

 

언제 다시 올까?

 

목요일 날

 

그날이 마지막이 될 거다

 

그 뒤로는 우리 못 봐?

 

 

혼자 있어야 할 거야

 

전화는 해도 되지?

 

그럼, 얼마든지

 

마지막까지?

 

그래

 

마지막까지

 

어때요?

 

오늘은 좀 괜찮아요?

 

아드님은 연락 왔어요?

 

걔가 제일 힘들 거야

 

모두 두고 간다는 게
참 서글퍼

 

마디

 

제 말 좀 들어 봐요

 

아이들, 가족들
이웃들하고

 

계속 연락을 하세요

 

제 고향에선
이렇게 얘기해요

 

죽은 이는
죽은 게 아니다

 

그들은
땅속에 있지 않고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속에

 

저기 서 있는
나무 속에

 

부엌에 흐르는
물 속에 있다고

 

어쩌면
지금 이 침대 속이나

 

이 고양이 안에도
있겠죠

 

안 그래요?

 

막스의 이두근에게

 

자비로운 영혼에게

 

샤를 트레네
아침마다 들을 것

 

위대한 여행자에게

 

나의 이웃
미셸 할멈에게

 

카미유
인생은 근사한 거란다

 

걸어라
아니면 꿈을 꿔라

 

노엘르에게
네 인형이 돌아왔단다

 

나흘 뒤면
우리 엄마는 없어

 

난 어떡하지?

 

걱정 마

 

내가 있잖아

 

더럽게 무겁네!

 

그 시계 멋진데요

 

남아줘서 고맙다
한시름 놨어

 

자, 먹어볼까?

 

어서 먹으렴

 

마시기도 하고

 

참 다행이야

 

레몬을 잊었네

 

레몬, 여기 있어

 

물티슈 좀 가져올게

 

사람들이 날 발견할 때...

 

구멍난 잠옷을
입고 있겠네

 

엄청나게 추하겠지?

 

나 무서워

 

무서워 마라

 

이따 통화해

 

그래

 

약속하마

 

오빠, 오늘 밤이야

 

모두 모여서 저녁 먹자
올 수 있어?

 

원하는 대로 해

 

엄마한테 전화는 해 줘

 

얘기를 해, 진짜!

 

몇 시지?

 

8시 10분

 

누가 뭐라고
말 좀 해 봐요

 

자, 그럼...

 

어머님을 위해

 

- 할머니를 위해
- 마디를 위해

 

이러다 뉴스 보겠어요

 

오늘 축구 하는데

 

왜 전화를 안 하지?

 

약속했어요
분명 할 거예요

 

여보세요, 엄마?

 

죄송해요
안녕하세요?

 

아뇨, 창문 안 바꿔요

 

네, 끊을게요

 

왜 전화를 안 해?

 

조금 더 기다려 봐요

 

어머님도 힘들었을 거야
뭐라고 하지 마

 

다 끝났어

 

이제 우리 엄마는 없어

 

여보세요

 

네, 통화중이었어요
유리 광고 전화 때문에

 

그럼 안녕, 할머니

 

여보세요, 엄마

 

 

목소리 들어서
다행이야

 

정말로 다행이야

 

응, 다 같이 있어

 

엄마도 같이...

 

기분이 어때?

 

아주 편안하단다

 

네가 해 준 모든 게
다 고마웠단다

 

네가 날 잡아줬고

 

마지막까지 갈 수 있는
용기를 줬어

 

네 오빠를 잘 부탁한다

 

사랑한다

 

나도 사랑해

 

사랑해, 엄마

 

이만 끊으마

 

잘 있어, 얘야

 

잘 가, 엄마

 

안녕

 

라이스 푸딩
엄마의 조리법

 

지금 내가 바라는 건
하나다

 

날 떠나게 놓아다오

 

잘 가, 엄마

 

안녕

 

내 눈물이
어디로 갔을까?

 

해내지 못할까
두려워하던 나인데

 

죽음에 대한 공포가
사라졌다

 

이제 애도는 끝났다

 

이 영화는
존엄사를 위해 투쟁했던

 

미레유 J. 여사의 삶을

 

가상의 가족 품에서
각색한 작품입니다

 

감독
파스칼 푸자두

 

Origin by Michael Archangel

Modify by Blue-Bird™

Sync & corrections by Blue-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