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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할 수 있어

 

- 혼자 할 수 있다고
- 그래

 

알아

 

구경하고 있지 말고
가서 뭐라도해

 

제발 좀...

 

끄자

 

- 진짜 못 말려
- 같이 해

 

- 싫어
- 이거 좋아하잖아

 

너무 일찍 왔나?

 

마이클!

 

- 왜?
- 지금 파티 왔어?

 

- 어서 와라
- 안녕

 

가자

 

- 너무 일찍 왔어?
- 아니, 제때 왔어

 

일찍 오면 좋지

 

- 잘 왔어
- 거의 날아왔어요

 

- 마이클
- 길이 뻥 뚫려서요

 

- 잘지내시죠?
- 어서와

 

- 안녕, 존
- 안녕하세요?

 

고마워

 

- 아빠
- 어서 와라

 

- 잘 지냈니?
- 그럼요

 

- 좀 어떠세요?
- 괜찮아

 

 

마이클, 저기...

 

- 당신이 좀...
- 내가 챙길게

 

선물 하나 사왔어

 

- 진짜 별거 아니야
- 얘도 참...

 

그냥 작은 거야

 

뭘 살지 몰라서...

 

점원이 이런 이벤트엔
뭘 추천했으려나

 

됐다 어디 보자
이게 뭘까나?

 

- 그냥 내가...
- 됐어

 

조나단
가위 좀 줄래?

 

됐다니까
괜찮아, 괜찮아

 

괜찮대도, 됐다

 

소금통, 후추통이네

 

이거 좀 봐
진짜 귀엽지?

 

당신이랑 나야
춤추고 있네

 

둘이 뭘 살까
고민하다가...

 

귀여워라

 

상처에 소금 뿌릴 때마다
내 생각 나시겠네

 

- 후추도 좋죠
- 그래, 후추

 

- 아니면 둘 다
- 고마워

 

- 정말 마음에 들어
- 누구 왔어요

 

그래, 됐어

 

너희들 침실은
정리해놨어

 

- 리즈야
- 조나단

 

잘됐네

 

제니퍼가 만들었어요

 

네가 만든 케이크라고?

 

- 동네 회식해도 되겠네
- 사람 머리만해요

 

고마워

 

- 응
- 그래

 

왜 오셨지?

 

그러게

 

아빠한테 가족들만
모이자고 했는데

 

소금, 후추통?

 

내가 미쳤었나봐

 

좋아하셨잖아

 

그런 척한 거야

 

연기 진짜 못 해

 

무슨 소리야?

 

엄마는 거짓말하면
티가 다 나

 

그러지 마

 

진짜 좋아하셨어

 

정말이야

 

어머님 말씀처럼 이런 날에
완벽한 선물이 있겠어?

 

케냐나 페루산일걸

 

온실가스가
얼마나 나왔겠어?

 

온실가스한테도
고맙다고 전해줘

 

안녕하세요?, 리즈

 

- 안녕, 젠
- 멋지신데요

 

- 머리도 멋지시고
- 고마워

 

- 안녕, 마이클
- 안녕하세요?

 

조나단

 

다 컸네

 

아주 모범생이에요

 

- 올 A조
- B 하나

 

엄마

 

- 와줘서 고마워요
- 와야지

 

다 같이 모여서
더 좋으실 거예요

 

아무렴

 

영광이야

 

거들 거 없어?

 

이 기사 재밌네

 

추수감사절
칠면조 구이 축제를

 

비건식으로 한대요

 

어이가 없네

 

예쁘네요

 

네 엄마는 옛날부터
흰 튤립 좋아했어

 

늘 흰색만 찾았지
대학 다닐 때도

 

엄마 뭐 해?

 

금방 올 거야

 

- 내가 도와주는 게...
- 괜찮아, 제니퍼

 

뭘 하고 있든
혼자 하게 둬

 

그래

 

다들 괜찮아?

 

- 네
- 괜찮아요

 

- 괜찮아요
- 좋아요

 

조나단?

 

조나단은 말 꺼내기도
힘든 모양이야

 

아니야

 

언제 하시는데요?

 

조만간

 

여보

 

꽃 예쁘네

 

커피들 안 마셔?

 

아, 내가 따라줄게

 

- 그럼...
- 나도 마실게

 

- 그럴래?
- 여기

 

- 엄마 마실래?
- 괜찮아

 

- 아빠?
- 괜찮다

 

- 리즈?
- 응, 줘

 

- 크림도요?
- 응

 

여기요

 

고마워

 

드세요

 

자기 마셔

 

전화라도 해볼까?

 

오고 있겠지

 

어머님이 지은 거야?

 

정말 괜찮겠어?

 

안녕

 

- 크리스
- 안녕하세요?

 

너도 올 줄은...
어서 와라

 

크리스
와줘서 정말 고마워

 

당연히 와야죠

 

이제 술친구 생겼네

 

저도 좋아요

 

- 엄마 예쁘네
- 우리 딸

 

안녕, 엄마

 

아저씨 다 됐네

 

아직 십대거든?

 

- 안녕
- 안녕

 

난 크리스야

 

짐 나 줘요

 

반가워
너 잘생겼다

 

여자 좀 울렸겠네?

 

- 안녕, 어서와
- 잘 지냈어?

 

- 크리스, 잘 왔어
- 아뇨, 이리 오세요

 

안녕하세요?

 

근데 침대 정리를
하나만 해놔서

 

- 안녕하세요?
- 괜찮아, 엄마

 

- 내가 해줄게
- 내 건데 내가 할게

 

아니야, 아니야
도와줄게

 

쌓인 얘기도 할 겸

 

그래

 

커피라도 마시자

 

- 그래요
- 네

 

엘리자베스도 왔어

 

잘됐네요

 

지금 계세요?

 

아래층에

 

- 오랜만이다
- 응

 

조나단 학예회 때
올 줄 알았어

 

미안해, 못 갔어

 

진짜 가고 싶었는데
일이 좀...

 

뭔지 몰라도 있었어

 

 

아빠 생신 때도

 

그때도 오고 싶었어

 

문자 고마웠어

 

응?

 

다시 알려줘서

 

아, 그래

 

다들 네기
까먹었을 거래서

 

알고 있었어

 

- 그런 적 있잖아
- 예전이지

 

비꼬는 말 아니었어

 

수건은 여기 있을걸

 

무용 프로그램은
잘 돼 가?

 

그만뒀어

 

드디어 네 길을
찾은 건가 했는데

 

찾은 건 맞지

 

안 맞았을 뿐이지

 

침술 때도 그랬고
퀼팅 때도 그랬고

 

- 요가 치료 때도 그랬고
- 그걸 또 외우시네

 

다 엄마, 아빠가
대준 거잖아

 

시작이네

 

그리고 크리스는
왜 온 건데?

 

그럼 마이클 씨는?

 

마이클은
내 남편이니까 왔지

 

크리스도 내 남편이야

 

헤어졌다며

 

재결합했어

 

너 게이가 맞긴 해?

 

우린 1년 반이나
같이 지냈어

 

1년 반이면 뭐?

 

실망하고 싸우고
질질 짜고

 

그때 네가 안 그랬어?
철없고 무책임하고

 

돌대가리라고

 

아래서 기다릴까?

 

그래주면
진짜 고맙겠네

 

미안

 

짜증나

 

크리스 덕분에
버티고 있는 거야

 

그 생각은 안 해?

 

- 안 데려온댔잖아
- 아니

 

언니가 데려오지 말랬지

 

그건 다른 거야

 

그래

 

그래, 알았으니까...

 

엄마가 네 걱정
1주일만 안 하게 해줘

 

1주일만

 

해줄 수 있지?

 

해줄 수 있냐고

 

재수 없게
안 굴수 없어?

 

알았어

 

 

- 저이 15kg 뺀 거야
- 그래?

 

설탕은 아예 끊고

 

치즈도 끊었는데
진짜 힘들었어

 

치즈?

 

저 사람 어때 보여?

 

감정 숨기느라
필사적이네

 

좀 어때?

 

좀 어떠냐는 질문에
좀 지쳤어

 

그래, 미안해

 

일은 좀 어때?

 

일이라...

 

지난주엔 어떤 대학원생이

 

"오디세이"를 안 읽겠대

 

이 세상과
전혀 안 맞는다고

 

"오디세이"?

 

"오디세이"

 

이제 세로 3번
HIJKLMNO

 

다섯 글자

 

뭐?

 

- 그게 다야?
- 다예요

 

HIJKLMNO

 

샤블리는 못 참지

 

깔때기 갖다줘?

 

고마워

 

HIJKLMNO, 다섯 글자

 

힌트가 그게 다야?

 

- 쟤들 뭐 해?
- 이상하네

 

축구 ?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지금 크리스랑
같이 사는 거야?

 

아뇨

 

왔다갔다 해요

 

네 나이 때

 

어떤 사람 집에
네 번을 들어갔지

 

네 번 나왔고

 

짐이며 책이며
고양이까지 데리고

 

- 그 미친 고양이
- 그 미친 고양이

 

많이 옮겨다녔네요

 

- 고양이치고는
- 그래

 

그땐 혼란스러웠지

 

자유로운 사랑을 위해
싸우고 있었어

 

그러니 어떻게
묶여 있겠어?

 

갈수록 쉬워져요

 

그래

 

옛말이 틀렸지

 

"워터"

 

네?

 

"워터"?

 

HIJKLMNO
H2O, 다섯 글자

 

정답은 "WATER"야

 

진짜 대단하시네

 

- 잘했어
- 역시 아버님이셔

 

- 잘하시네
- 최고지

 

Q, X, Z 다음으로

 

J가 제일 적게 쓰인
글자란 거 아세요?

 

케이크 좀 먹으렴
주방에 있어

 

- 정말 맛있어
- 꼭 한번 먹어봐

 

진짜 맛있겠다

 

향료 안 썼는데
아주 좋더라

 

신발 젖었잖아
바닥 더러워지겠다

 

보통 저런 건...

 

이제 와인도 종이컵에
마셔야겠구나

 

- 괜찮아?
- 엄마

 

- 괜찮아
- 내가 치울게

 

괜찮아
난 괜찮아

 

- 혹시 힘들면...
- 아니야

 

사방에 튀었네

 

괜찮아
조심해, 제니퍼

 

어차피 안 좋아하던
잔이었잖아

 

싫어했지

 

자, 그러면
가로 11번...

 

개구리!

 

- 물고기!
- "니모를 찾아서"?

 

"샤크"!

 

진짜 잘하네!

 

모자네

 

"해리포터"

 

- 제니퍼가 맞혔어요
- 아니야, 네가 해

 

"블랙팬서"!

 

왕, 왕

 

"라이온 킹"!

 

네 차례야

 

잘해봐

 

데오도런트 광고!

 

"킹콩"!

 

정답!

 

이제 괜찮아

 

촛불 잘 꺼

 

안녕

 

그 날 밤 기억나?

 

농장에서 했던
피터네 파티

 

우리 LSD 했었잖아

 

 

네가 그랬잖아

 

반딧불이가 말을 건다고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거 같다고

 

LSD 관두고
환각버섯이나 할걸

 

우리 딸들
좀 챙겨줄래?

 

부탁할 거 없어

 

애들 괜찮은 거지?

 

괜찮아

 

저기...

 

고마워, 릴리

 

고마워, 리즈

 

일찍 일어났구나

 

잠이 안 와서요

 

그래

 

근데 어떻게
하실 거예요?

 

못들었니?

 

저한테는 걱정 말라고

 

주말 동안 할머니랑
잘 놀아드리래요

 

너 걱정해서
그러는 거지

 

그래도 알고 싶어요

 

괜찮겠니?

 

내일 너희들 가면

 

내가 침대에 눕히고

 

어떤 약을
잔에 담아 줄거야

 

그럼 할머니는 잠들고
난 옆에 있는 거지

 

그리고...

 

그걸로 끝이야

 

그래

 

이거 불법이죠?

 

그래

 

여기선 불법이지만
다른데선 합법이지

 

워싱턴, 오리건이나
유럽에 갈까 했지만

 

여기가 우리 집이니까

 

네 할머니가 지은
집이기도 하고

 

여기서
하고 싶다더구나

 

멀쩡해 보이시던데요

 

심각하게 안 보여요

 

할머니가
얼마나 아픈지 아니?

 

걸음걸이도 불편하고
오른팔만 쓰잖니?

 

몇 주 있으면
아예 못 움직이고

 

말도 못 하고
삼키지도 못해

 

삼키지도 못하면
얼마나 끔찍하겠니

 

기계에 둘러싸여서

 

호흡도 의지해야 하고
침도 빼야 하지

 

그리고 식사도
튜브로 해야 돼

 

구멍을 뚫어서

 

그러긴 싫은 거야

 

그래서 결심한 거지

 

자기가 어떻게 될지
결정할 수 있는

 

지금이 떠날 때라고

 

할아버지 감옥 가요?

 

할머니가 떠나면
난 산책을 나갔다가

 

돌아와서
911에 신고하고

 

이렇게 설명할 거야

 

내가 외출한 동안
약을 먹었나 보다고

 

이런 말도 하겠지

 

"죽은 거 확실해요
나도 의사예요"

 

그렇게 말할 거야

 

산책 중이었다고

 

그래서 지금 하는 거야

 

할머니가 팔을
움직일 수 있을 때

 

일어났구나

 

- 좋은 아침
- 좋은 아침

 

- 콜레스테롤 냄새
- 어서 와요

 

잘 잤어?

 

- 냄새 좋다
- 편히 주무셨어요?

 

종은 아침

 

- 잘들 잤니?
- 냄새 기가막히네

 

조나단

 

이렇게 일찍 일어난 거
진짜 오랜만이네

 

그렇게 일찍 아니야

 

애나랑 크리스는?

 

- 8시 반이잖아
- 조나단

 

가서 좀 깨워

 

- 내가 깨울게
- 엄마

 

내가 깨울게

 

애나! 크리스!

 

나 금방 죽을 건데
안 내려을 거야?

 

이럼 내려오겠지

 

- 팬케이크구나
- 그 정도면 내려오겠지

 

- 그거 아세요?
- 좀 도와줘?

 

역사적으로
엄청 오래된 음식인 거

 

나도 알아

 

수메르 무덤에서도
발굴됐대요

 

차 드실 분?

 

- 리즈, 차 드려요?
- 차 좋지

 

어디서 사왔어?

 

벨루가에서

 

세인트 피터스버그에서
먹은 거랑 똑같은 거

 

조나단
소금이랑 후추 좀

 

인도 독립 운동이
시작된 게

 

간디가 국산 소금을
생산하자 했을 때래요

 

대영제국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참 신기한 일이죠

 

이렇게 하찮은 게
그 큰 불길이 되다니

 

자넨 늘 반항적이었지

 

들었어?

 

- 반항아라잖아
- 농담하신 거야

 

목 막히시나봐

 

- 괜찮아
- 목 막히셨어

 

괜찮아, 괜찮아

 

오늘 날씨 정말 좋네요

 

마멀레이드 좀 줄래요?

 

그러게

 

이따가 산책 갈까?

 

- 산책요?
- 산책 좋죠

 

엄마 생각은 어때?

 

엄마 생각은 어떠냐니까?

 

산책도 좋을 거 같아

 

그리고 오늘 저녁엔
다들 괜찮다면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고 싶어

 

고리타분한 추수감사절보단
훨씬 낫지

 

크리스마스 만찬은
당신이 차려줘

 

- 전부 다?
- 전부 다

 

조나단은 아빠랑 가서
트리 구해오고

 

- 그럴게요
- 네

 

도끼는 창고에 있어

 

도.. 도끼요?

 

단속 잘 피하고

 

구해 오면 할머니랑
트리 같이 꾸미자

 

 

우리 선물도 받아요?

 

그것도 좋겠네

 

착하게 지냈으면
산타가 유산 줄 거야

 

좋네요

 

할머니 부자예요?

 

- 조나단!
- 왜?

 

괜찮아

 

매춘부랑 마약에 쓴다고
약속해야 줄 거야

 

좋은데요

 

진심일걸

 

진짜로 할 거야?

 

진짜 크리스마스까지
기다려도 되잖아

 

제니퍼
분위기 망치지 마

 

알았어

 

그럼...

 

- 제가 산타할게요
- 좋은 생각이야

 

잔뜩 먹어서
배도 좀 불리고

 

- 완전 재밌겠어요
- 그래

 

이제 베이컨 좀 돌려

 

풀떼기는 그만 줘
베이컨 먹어야지

 

고관절 대치술을 하고

 

환자가 죽으면
되돌려야 한대요

 

그래야 시신을
내보내준다고

 

그림 시체공시소로 가서...

 

- 들어봐
- 네

 

그러니까 자네 생각은

 

크리스 맘에 들어

 

나도

 

게다가 가족에 레즈비언이
있으면 뭔가 멋지잖아

 

안 그래?

 

우리도 시도는 해봤잖아
73년? 74년이었나?

 

응, 만취해서 그랬지

 

테크닉도 좀 달렸고

 

네 테크닉은 괜찮았어

 

쟤는...

 

쟤는 마음이
좀 약하지?

 

애나?

 

- 애나
- 아니야, 안 그래

 

겁이 좀 많은 거지

 

엎치락뒤치락하는 게

 

정상적인 관계라는
증거일까?

 

아님 반대일까?

 

서로 진짜로
사랑하지 않거나

 

진짜로 사랑하는 거겠지

 

유익한 분석 고마워

 

기름 떨어졌어

 

- 응?
- 기름 다 떨어졌어

 

- 괜찮아?
- 응, 그냥

 

- 그냥 잠깐만..
- 잠깐, 잠깐

 

- 앉으면
- 저기, 폴!

 

제니퍼, 잠깐 올래?

 

멋지네요

 

기운이 확 돋죠?

 

그러게

 

기운이 확 돋네

 

왜?

 

조나단, 귀 막아

 

- 왜요?
- 그냥...

 

여기서...

 

여기서
네가 임신됐단다

 

미치겠네

 

쏠려

 

여기서?

 

바로 여기서?

 

그래

 

폴의 동창 집에
놀러 왔었어

 

이 근처 살았거든

 

그 사람 아내가
진짜 짜증났지

 

- 입을 안 다물었어
- 대단했어

 

나불나불 끝이 없었어

 

먹을 때도
바다에서 수영할 때도

 

죽어라고 떠들었는데
입에서 나오는 말이...

 

죄다 쓰레기였어

 

그래서 아픈 척하고
밖으로 뛰어나왔어

 

그러다 여기 왔고...

 

 

- 네 아빠가 낫게 해줬지
- 내가 낫게 해줬지

 

됐어, TMI 그만

 

그러다 이 지역에
푹 빠져서

 

땅이 나왔을 때
얼른 샀어

 

그땐 여유가
많지도 않았어

 

- 널 낳기도 빠듯했지
- 맞아

 

아름다운 곳에서 태어났으니
아름다울 수밖에 없지

 

- 여보
- 다정해라

 

감동적이에요

 

감동적이네

 

나는?

 

너는 뭐?

 

난 어디서 임신됐어?

 

- 글쎄다, 나는...
- 난 알아

 

당신이랑 버팔로에
컨벤션 갔을 때

 

싸구려 모텔에 묵었잖아
침대에 빈대도 있었고

 

- 다 기억나
- 그래

 

그래도 이렇게 됐으니
그럴 가치가 있었지

 

아무렴

 

재밌네

 

이제 갈까?

 

- 그래
- 괜찮아

 

다 왼손잡이야?

 

애나?

 

애나?

 

애나

 

이러지 마

 

나도 알아

 

뭐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핸드폰 게임?

 

낮잠?

 

마약?

 

애나

 

그래, 그래

 

그럴 줄 알았어

 

미안하긴 한데
그게 내 잘못이야?

 

당연히 네 잘못이지!

 

날 못 잡아먹어
안달이잖아

 

이번에도 늦게 왔고
몰골도 엉망이고...

 

가족이랑 연락도
끊다시피 살잖아

 

한 달이나 잠적해서
사막에서 환각버섯이나 먹고

 

엄마가 아프니까
그제야 얼굴 들이미는데

 

내 눈에
곱게 보이겠어?

 

그렇게 느꼈다니
안타깝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라도

 

가족을 위해 노력해주면
좋겠다는 소리야

 

그게 다야

 

그럴 거야

 

괜찮아?

 

 

정말?

 

마음 정했어

 

내일 엄마가
일 벌이기 전에

 

911에 전화해서
자살 기도 신고할 거야

 

그래

 

젠장

 

근데...

 

괜찮겠어?
준비되셨다잖아

 

난 준비 안됐어

 

엄마나 됐지
난 안됐다고

 

이게 무슨 짓이야?

 

너도 반대할 줄 알았어

 

비건들은 어쩌지?
따로 차릴까?

 

그래

 

고구마라도 준비해줘

 

고구마

 

이거야?

 

- 뭐가 이거야?
- 뭐가?

 

마법의 약

 

어디서 구한 거야?

 

구글

 

효과 확실한 거야?

 

저기 들은
펜토바르미탈이면

 

맨해튼 주민
절반은 죽인단다

 

짐작은 하겠지만
확실하게 죽도록

 

철저히 준비했어

 

그래, 짐작되네

 

솔직히 미친 짓이에요

 

그런 건 아니야

 

삶을 일찍 마감하려고
결심한 사람들은

 

미치기는커녕

 

우울해하지도 않고

 

보통 지적이고
명석하고 분석적이고

 

아주 아주
자제력이 강하지

 

고마워

 

고구마 준비해줘

 

알았어

 

그래

 

크리스마스 준비라니
재미있네

 

응, 나도

 

같이 오니까 좋구나

 

아들과 야생에서
시간도 보내고

 

자주 다니자

 

그래

 

이 재밌는 얘기
하나 해줄까?

 

노르웨이에 있는 상록수가

 

아프리카 대륙보다
많은 거 알아?

 

- 되게 재밌다
- 그치? 그러니까...

 

여기 좋은 게 많네

 

- 그러게
- 좋은데

 

이거 어때?

 

- 그거?
- 응

 

좀 작은데

 

이거 어때?

 

그래

 

좋네

 

아주 좋아

 

해보자

 

- 쌍!
- 괜찮아?

 

 

- 정말?
- 괜찮아, 괜찮아

 

그래

 

이런 모양 도끼는
처음 써봐서

 

- 이거면 될까?
- 로즈마리 더 넣어요?

 

- 로즈마리 좋지
- 소고기랑 어울리겠죠?

 

당연하지

 

여보, 도와줘?

 

괜찮아
금방 나을 거야

 

그러고 있지 말고
얼음찜질이라도 해

 

얼음주머니 좀 줄래?

 

- 아, 그래
- 걱정해줘서 고마워

 

- 괜찮아
- 그래

 

- 많이 아파?
- 아뇨, 괜찮아요

 

내가 도와준댔잖아

 

웃을 일은 아니지만
웃기긴 하네

 

- 아빠 놀리면 못 써
- 웃기잖아

 

안해도 돼

 

조나단

 

- 네
- 도와줄래?

 

 

와인 한 잔 줄까?

 

장식 좀 걸어줘

 

위치가 맘에 안들면
내가 소리 칠게

 

 

중요한 인생의 조언이라도
해주시려고요?

 

아니

 

나이 든 분들은
현명해야 하고

 

경험 같은 걸
전수하는 거잖아요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떠올릴 수 있게

 

나이 든 사람들은
현명한 척하는 거지

 

인생에 의미가 있다느니
삶은 이런 거라느니

 

잘난 척하고 싶어서

 

효과 있네요

 

그냥 내 생각엔...

 

기왕 태어났으니
열심히 살면 돼

 

그래도...

 

감사 메모나 시간 엄수는
나쁠 거 없지만

 

알았어요

 

네 엄마가 만든 거야

 

멋진데요

 

나한테만
말하고 싶은 거 없어?

 

다른 가족들은
나중에 알게 될 걸로

 

글쎄요

 

아이 가질 거야?

 

- 그럴걸요
- 너 게이니?

 

- 아뇨
- 트랜스젠더?

 

- 아뇨
- 내가 모르고 있는 건?

 

죄송하지만 없어요

 

뭐가 되고 싶니?

 

배우 되고 싶어요

 

와우...

 

쟤들은 아니?

 

할머니 빼곤
아무도 몰라요

 

네 비밀은
무덤까지 가져갈게

 

잘하고 있어

 

냄새 좋은데요

 

- 넥타이 근사하구만
- 감사해요

 

근사하긴 하죠

 

엄마는?

 

올 거야

 

- 제니퍼?
- 감사해요

 

적게 따랐네

 

- 마이클?
- 감사해요

 

올라가볼게

 

안녕

 

언제 먹어?

 

- 너무 예뻐
- 환상적이야

 

- 엄마, 정말...
- 고마워

 

- 정말 예뻐
- 고마워

 

- 준비됐어?
- 방향이...

 

잠깐만...

 

- 정면에서 말고
- 다시 해볼게

 

- 준비됐어?
- 모두 "치즈"

 

- 찍는다
- 에멘탈러!

 

에멘탈러!

 

좋아

 

- 에멘탈러가 뭐야?
- 치즈야

 

- 넥타이 잘 나왔어요?
- 아빠도 찍어야지

 

리즈한테 부탁하고

 

- 그러자
- 그래

 

가족 사진으로

 

- 메리 크리스마스
- 메리 크리스마스

 

됐다

 

찍혔어요?

 

자, 앉자

 

와인 마셔봐야지

 

내가 건배 제의할게

 

깜짝 이벤트네

 

흠...

 

멋진 삶을 위해

 

멋진 삶을 위해

 

쥬브레 샹베르땡이야

 

프랑스 피노누아
부르고뉴 와인

 

햇살 맛이 나네

 

좋지?

 

조나단

 

- 마셔볼래?
- 훌륭하네

 

- 네
- 안돼

 

쟤는 됐어

 

와인 마셔봤어

 

언제?

 

불법이잖아

 

- 그래
- 그러니까 마시지 마

 

할머니 죽이는 것도
마찬가지잖아

 

한방 제대로 먹였네

 

똑똑하기도 하지
훌륭한 변호사가 되겠어

 

배우 될 생각이야

 

- 배우?
- 응

 

정말 끝내주는 와인이지?

 

그래

 

생각할 시간은 많아

 

생각할 거 없어
확신이 있으니까

 

말이 나와서 말인데
조나단이

 

할머니를 위해
써둔 게 있어요

 

- 뭐?
- 진짜예요

 

진짜?

 

- 아니, 왜...
- 대단하다

 

- 이런 영광이...
- 아니에요

 

- 글을 썼어?
- 들어봐도 돼?

 

랩 같은 건데
스케치라 지금은 그래요

 

- 어디 들어보자
- 이제 막 썼어요

 

- 해봐
- 그냥 해봐

 

알았어요, 알았어

 

에라, 모르겠다

 

비트 줘요

 

가족, 가족
하나가 아닌 일족

 

가끔은 맞서고
계획을 짜고

 

손을 들고 즐겨봐, 오늘
찾아, 방법을

 

받아들여, 해결책
다짐해, 내 결심

 

공모와 혼란

 

다들 옳은 길을
안다고 생각해

 

하지만 세상은 두려움

 

생각은 번개 같음
감정의 치솟음

 

슬픔은 내일로
내일의 시간은 빌린 것

 

공허해도

 

살아서 죽고 저항해

 

작별인사를 해
내 영혼을 느끼며

 

그것이 결승선

 

그러니 흐르는 대로

 

- 정말...
- 근사해!

 

- 잘했어!
- 조나단!

 

- 하이파이브!
- 조나단!

 

정말 멋졌어

 

고기 먹을 사람?

 

- 고추냉이 필요한 사람?
- 저 고기 주세요

 

또 먹을 사람?

 

리즈, 주세요

 

- 또 저 레파토리
- 염동력!

 

자꾸 웃어주니까
맨날 하잖아요

 

- 조나단!
- 재밌는데?

 

왜 아무도 안 봐?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건 조나단 거

 

 

감사해요

 

뭐야?

 

- 책이에요
- 그렇구나

 

감사해요

 

잘했다

 

릴키예요, 릴케

 

그래

 

왜?

 

- 뭔데?
- 100달러요

 

처음 받아봐요

 

어디다 쓰라고?

 

- 매춘부랑 마약에요
- 그래!

 

그거 기억해?

 

- 당연하지
- 그래

 

고마워

 

얘기해줘

 

너무 예뻐

 

릴리가 샀던 건데...
어디였더라?

 

골동품 가게였지?

 

응, 베니스였어

 

그때 정말 좋았어

 

못 잊을 여행이었지

 

이걸 보면서 그러는 거야
"백작부인 거였을지도 몰라"

 

자기도 백작부인이
되고 싶었던 거지

 

비슷해

 

- 고마워
- 사랑해, 리즈

 

- 기억나?
- 응, 기억나

 

할머니 반지

 

할머니한테서 좋아했던
딱 한 가지네 ?

 

그렇긴해

 

그럴만도 하지
사람을 얼마나 괴롭혔니

 

마이클

 

저도 있어요?

 

사방 뒤져서
찾아낸 거야

 

어떡해!

 

진짜 멋있다

 

평생 하고 다니겠네

 

어디 해봐

 

평생 안 벗을걸요

 

당연하지

 

어때? 어때?

 

학부모 참관 수업 때
하고 가버린다

 

어울려요

 

네 나이 때 산 건데

 

처음 산 비싼 장신구야

 

정말... 정말 예뻐요

 

어쩜 저렇게
잘 어울릴까

 

- 감사해요, 너무 좋아요
- 감사하긴

 

이미 있을지 모르겠다만
두 개도 나쁘지 않지

 

- 미치겠네
- 뭔데?

 

- 미치겠다
- 엄마

 

- 필요할걸
- 얼른 넣어

 

- 유명한 회사 거잖아
- 네가 좋아하는 색이네

 

어쩜 좋니

 

- 내가 미쳐
- 옷도 깔맞춤이네요

 

안타깝지만
이미 하나 있어요

 

선물 더 있어
이것도 줄게

 

네 아빠한테 받은 후로
한 번도 안 뺐어

 

22년 동안

 

어떡해

 

고마워

 

그래

 

- 고마워
- 고맙긴

 

이건 훨씬 오래 전부터
끼고 있던 건데

 

이제 당신에게
줄 때 같아

 

당신은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겠지만

 

오늘밤은 나와 있어요

 

또 뭐더라?

 

- 기다려...
- 아니야, 우리...

 

우리 헤어지더라도

 

그댄 내 마음속에

 

오늘밤은 나와 있어요

 

조금만 더

 

시냇가를 따라
저 아래로

 

소리 높여 노래 부르자

 

종소리 울려라
종소리 울려

 

우리 썰매 빨리 달려
종소리 울려라

 

고마워, 여보

 

- 감사해요, 할아버지
- 감사해요

 

저는 이제
죽어도 한이 없어요

 

나도 그래

 

이 접시 예쁘다

 

그럼 가져가

 

네 거야

 

난 냄비째 먹으면 돼

 

그래, 소금, 후추통
옆에 놓고

 

나야 좋지
쟤만 괜찮다면...

 

너도 뭐 골라

 

레코드판 줄까?

 

R&B 레코드랑
니나 시몬 좋아했잖아

 

진짜로 죽고 나서
얘기하면 안 돼?

 

마리화나 한대 할까?

 

- 네?
- 정말?

 

뭘 그렇게들...

 

우드스탁도 갔었는데
이게 뭐 대수라고

 

- 못 갔잖아
- 근처까지만 갔지만

 

정신은 거기 있었어

 

웃기시네

 

우드스탁 안 가봤다는
노인네들 보기 힘들지

 

- 맞아요
- 다 가봤대

 

저한테 있긴 해요

 

어떤 걸로?

 

나파 밸리 마리화나요

 

너무 약해
여보, 내 거 줄래?

 

네?

 

저기...엄마

 

조나단

 

죽어 가는 거 아니면
마리화나 피우지 마라

 

 

섹스도 하지 말고

 

- 해봤는데요
- 뭐?

 

- 지금 들었어?
- 뭐라고?

 

왜?

 

뜬구름이나 좇는
마리화나 꼴초로

 

멍 때리면서
살 생각이야?

 

- 나 듣고 있잖아
- 그래

 

네가 완벽한
롤모델은 아니지

 

본인은 그렇고요?

 

때 맞춰 왔네

 

- 아빠
- 진짜네

 

- 장난 아니다
- 고마워

 

좋아, 좋아

 

다 같이 해보자

 

세상에
이게 뭐예요?

 

맘에 들어?

 

장난하세요?
완전 좋은데요

 

정말?

 

그래

 

오랜만이네

 

머금고 계세요

 

- 열까지 세시고
- 알아

 

나도 우드스탁 갔었어
은유적으로

 

아니

 

안 갔었나보다

 

좋아요

 

주세요

 

- 제니퍼
- 말도 안 돼

 

뭔가 함께하려고
모인 거잖아?

 

그렇지

 

머금고 있어요

 

- 미친다
- 가만히

 

느낌이 언제 와요?

 

이제 금방 와

 

그래

 

가라앉네

 

- 괜찮아, 엄마?
- 긴장 푸세요

 

괜찮아?

 

모르겠어

 

이런...

 

세상에나

 

우린 최악의 부모야

 

잠깐!

 

저기 담배 들었어?
마이클 금연했거든

 

없어, 괜찮아

 

괜찮아

 

원래 이렇게
잔소리 안 해

 

원래는 다정한 편이야

 

그렇지

 

이제 돌려, 아빠

 

- 미안해요
- 반대쪽

 

제가 없을 때
얘기하셨던 거지만

 

저도 이해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고마워, 크리스

 

기분 이상해

 

엄마가
지금 여기 있는데

 

내일이면 죽는다니

 

우리가 알고 있고

 

지금 여기 있잖니

 

지금 여기 있어

 

날짜를 정한 후로는
우스운 일이지만...

 

죽는 걱정 그만두고

사는 데
집중하게 되더라

 

안 무서우세요?

 

자네는?

제가 내일
죽진 않으니까요

 

- 언젠가는 죽지
- 네

 

다들 죽을 거란 건
알고 있잖아

 

난 그 날이 언제인지
몰랐던 것 뿐이지

 

그게 중요한 거
아니에요?

 

그걸 잊고 살아야

 

삶에 집중하잖아요

 

그런데 잊지 않으면
더 잘 살게 돼

 

거지 같은 것들에
갇혀 있지 않아야

 

모험도 해보고
규칙도 어기며 살지

 

안 그래?

 

하루는 너무 천천히 가고
한 해는 너무 빨리 가네

 

- 빙고
- 멋진 말이네

 

"마그네틱 필드" 예요

 

그게 뭔데?

 

노래야

 

난 지금 여기 있고

 

맛있는 음식과 훌륭한 와인으로
배를 가득 채웠고

 

그리고...

 

아주 만족스럽고 행복해

 

내 남자도 있고

 

배우 겸 랩퍼인
우리 손자

 

내 오랜 친구

 

나의 자랑인 두 딸

 

그 아이들이
사랑하는 사람들

 

자랑인 두 딸?

 

그래

 

우리가 왜 자랑스러워?

 

안 그럴 이유가 있니?

 

우릴 잘 알지도
못하잖아

 

뭐?

 

그게 무슨 뜻이니?

 

우리 딸

 

난 너희를 강인하고
자립심 있게 키웠어

 

너희는 그런 애야

 

- 정말?
- 정말

 

우리 안 그래

 

- 애나
- 분위기 깨서 미안하지만

 

엄마 딸들은 하나같이
어딘가 망가져 있어

 

- 무슨 소리야?
- 지금 이런 얘기는...

 

내가 정신이 나갔어도
멍청하진 않아

 

무슨 소리야?

 

크리스랑 한 달간
잠적했던 거 알지?

 

그래

 

사막에서
살다 온 거 아니야

 

어디 있었는데?

 

자살 기도했다가
정신병원에 있었어

 

진짜 미치겠네
어이가 없어서

 

전에도 플라스틱 칼로
손목 긋는다고 난리였어

 

관심 끌고 싶어서

 

- 넌 닥쳐
- 쟤 원래 그러잖아

 

- 강하게 키우긴 무슨
- 다들 속은 거야

 

우리가 걸리적대지 않게
키운 것 뿐이지

 

그만해

 

엄마는 겉모습만
모범적인 부모야

 

애나

 

남들이 좋은 엄마로
봐주길 바란 거지

 

"창의적으로 살아라"

 

"되고 싶은 사람이 돼라"

 

"뭐라 안 할 테니까
어른들 귀찮게 하지 말고"

 

"뒤처리만 잘해라"

 

아빠

 

저 멍청한 년이...

 

제니퍼, 됐어
그만, 그만

 

- 아빠!
- 그만!

 

아빠

 

가서 자야겠다

 

여보, 괜찮아

 

나는...

 

괜찮아

 

치우자
식탁 치워야지

 

혼자 있고 싶대요

 

왜요?

 

자살 기도 정도가 아니라
간신히 살았어요

 

그거야 쟤 얘기죠

 

불쌍하게 봐달라고
그러는 거예요

 

좋아요

 

잠깐 나가서
얘기 좀 할까요?

 

가요

 

왜 우리한테
말 안 했대요?

 

관심 끌려는 짓이라고
할 게 뻔하니까요

 

불쌍하게 보이려고
그런다고

 

정말 그럴지도 모르죠

 

그런데 무슨 짓을 해야
그런 관심을 받겠어요?

 

만났다 헤어졌다
하고 있어요

 

서로 확신이 없으니
그랬던 건데

 

구급차가 왔을 땐

 

손도 못 잡아줬어요

 

같이 타지도 못하고

 

도망치고 싶어서
그대로 내뺐죠

 

쟤 지금은 괜찮아요?

 

안 괜찮아요

 

조울증이에요

 

그게 어떻게
되는 건데요?

 

평생 약을 봉지째
달고 살아야 해요

 

근데 지금은
왜 안 도망쳐요?

 

모르겠어요

 

애나가 좋아요

 

애나의 가족이 좋고

 

저기...

 

뭐요?

 

어머님은 확신이
있어 보이세요

 

본인의 결정이라고
저도 믿지만

 

하려는 말이 뭔데요?

 

애나가 정상도 아니고
애나의 시각을...

 

- 무시하긴 싫지만...
- 말해요

 

어머님이 약 드시면

 

911에 신고할 거래요

 

잠깐만요, 잠깐만요!

 

너 정신이 있어?

 

엄마 뜻대로 놔둬
알았어?

 

하고 싶은 대로
놔두라고

 

신고하면 안돼

 

- 나는...
- 알았어?

 

- 알았다고 해
- 난 준비가 안 됐어

 

상관없어!

 

아빠 판단이 틀렸으면?

 

6개월, 1년은
더 버틸지도 몰라

 

아빠는 의사잖아
제일 잘 알지

 

상관없어
의사들도 틀리잖아

 

엄마는 마음을 굳혔고
아빠가 준비한 거야

 

여기까지 해

 

엄마를 알고 싶어

 

엄마가 나를
알아주면 좋겠어!

 

아직도 몰라?
난 시간이 필요해

 

나도 그래

 

근데 엄마 결정이야

 

엄마의 인생이고
엄마의 죽음이야

 

너 아픈 건 안타까워

 

나 안 아파

 

- 아픈 거 알아
- 괜찮아

 

뭐 하는 거야?

 

내 거 뒤지지 마

 

제넥스, 세랙스

 

- 만지지 말라니까!
- 리티엄

 

이런 걸
누가 먹는 줄 알아?

 

아픈 사람들이 먹어

 

나 안 아파

 

혹시 몰라 먹는 거지
약 먹으면 괜찮아

 

머리가 뒤죽박죽이고
감정도 통제 안 되면

 

제발 입 다물고

 

엄마 하자는 대로
그냥 놔둬

 

날 봐

 

날 봐

 

미안해

 

옆에 못 있어줘서

 

이제 달라질 거야
내가...

 

내가 약속할게
앞으로 잘할게

 

근데 이건
엄마의 결정이니까

 

그렇게 해야 돼

 

알았지?

 

알겠대요

 

크리스

 

고마워요

 

 

여 보

 

뭐 해?

 

사진 봐

 

멕시코 사진이야

 

나랑 아빠, 엄마,
그리고 리즈

 

이건 샌프란시스코

 

나랑 아빠, 엄마
그리고 리즈

 

밴프 등반

 

그리고 런던

 

나랑 애나, 아빠, 엄마
그리고 리즈

 

어머님 절친이잖아

 

- 그렇지
- 그래

 

그리고 아빠의 연인이지

 

- 설마
- 뭔가 있어

 

엄마가 그랬는데

 

아빠랑 리즈가
대학 시절에 사귀었었대

 

엄마가 아빠를
만나기 전에

 

둘을 의심한 적은
한 번도 없었어

 

그런데 어젯밤에...

 

- 뭐?
- 내가 봤어

 

키스하는 거

 

근데...진짜 키스였어

그게 아니라 그냥...

 

- 뭐?
- 그냥 위로하던 거겠지

 

모르겠어

 

아빠가 사랑하는 거면?

 

전부터 그랬던 거면?

 

설마 그런 건...

 

그래서 판단력이
흐려진 거면?

 

당신 피곤해서 그래

 

나 안 피곤해

 

- 그럼 나더러 어쩌라고?
- 자야지

 

엄마한테 말해야 돼?
아니면...

 

- 아니
- 둘 다한테?

 

난 반대라고?

 

- 어머님은 마음 굳히셨잖아
- 당신 생각은 어떤데?

 

처음부터 분명하게
결정하시고...

 

어떻게 생각하냐고!

 

지금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해?

 

지금 당장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냐고

 

아주 어려운
결정이라고 생각해

 

- 가족들도...
- 생각을 하긴 해?

 

- 뭘 느끼긴 해?
- 당연히 느끼지!

 

뭘?

 

당신은 뭘 해도
반응이 없어

 

이 와인을
얼굴에 끼얹어도

 

어디 와인인지
얘기할 사람이야

 

말도 안돼
내가 무슨

 

세상에!

 

미안해

 

미치겠네

 

여보, 저기...

 

블라인드 내려줄래?

 

더 자고 싶어?

 

한 번만 더
깨어나고 싶어

 

어느 날 일어났는데

 

건강하단 느낌이
뭔지 기억이 안났어

 

그게 무섭진 않았어

 

차라리 안심이 됐지

 

그래서 크리스랑 했던
저녁 약속 취소하고

 

샤워를 했어

 

이상하지 않아?

 

TV에서
행복한 사람들 보고

 

약을 한 움큼 먹고
보드카를 한 컵 마시고

 

기절했어

 

근데 크리스가 왔어

 

놀래주고 싶었나 봐

 

크리스가 911에 신고했고

 

구급차가 날 싣고 가서
살려냈어

 

3주나 입원했었어

 

그때 약을 주더라

 

그거 아직도 먹고
계속 먹어야 돼

 

그건 괜찮아

 

왜 말 안 했어?

 

늘 강해지라고 했잖아

 

세상에

 

자유로워지라고

 

난 자유롭기 싫었어

 

나를 나처럼
느끼고 싶을 뿐이지

 

정말 미안해

 

정말 정말 미안해

 

그쯤 엄마가
아프다고 연락 와서

 

내 일로
걱정시키기 싫었어

 

세상에

 

걱정해줄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가 걱정해줄게

 

정말 미안해

 

사랑해

 

사랑해, 우리 딸

 

미안해

 

저기... 내가...

 

- 내가 잠깐...
- 아니, 괜찮아

 

할 수 있어

 

엄마?

 

괜찮아?

 

좋은 아침

 

- 안녕
- 어서 오세요

 

- 좋은 아침
- 안녕

 

됐다

 

자, 오늘이네

 

오늘이야

 

다들 최대한 평소처럼
행동해줄 수 있지?

 

신문도 보고
낮잠도 자고

 

주식도 보고
연극도 쓰고

 

성냥 가져다가

 

엠파이어 빌딩도 만들고
평범한 일요일처럼

 

아주 평범하고

 

게으른 일요일

 

그렇게들 해 줘

 

알았지?

 

- 응
- 네

 

- 알았어요
- 그래

 

- 알았어요
- 네

그래

 

좋아

 

주스 마실 사람?

 

제니퍼?

 

목 안말라

 

- 커피 좀 끓일까?
- 아뇨

 

조나단
주스 좀 돌리렴

 

 

- 애나?
- 고마워

 

왜?

 

잠깐만 좀 볼래?

 

 

너 여덟 살 때
여름이었는데

 

갑자기 집으로
뛰어들어오면서

 

아빠랑 리즈가 숲에서
키스하는 거 봤댔지?

 

다들 웃고 넘겼어

 

- 기억나?
- 응, 기억나

 

사람들이 너 미쳤다고
못됐다고 했잖아

 

언니가 그랬지

 

그땐 그랬는데...

 

아빠랑 리즈가...

 

연인 같아

 

뭐?

 

어젯밤에
둘이 있는 걸 봤어

 

생각해 봐
가족 여행마다 따라왔어

 

중요한 순간마다
우리랑 있었고

 

비정상적이잖아

 

정상이라고 여기고 컸지만
그건 비정상이야

 

- 엄마한테 말해야돼?
- 안 돼!

 

안 돼, 안돼

 

해야 될까?

 

빌어먹을
이젠 모르겠어

 

리즈와 연인 관계라면
판단력이 흐려졌을 거야

 

리즈가 아빠를
조종한 거면?

 

평생 알던 분이잖아
그런 사람 같진 않아

 

일부러 그러는 거란
얘기가 아니라

 

알았어

 

엄마한테
생각이 바뀌었다고

 

우린 찬성
못 한다고 하자

 

알았지?

 

조나단, 올라가 있어

 

왜?

 

- 제니퍼
- 잔말 말고 올라가

 

조나단?

 

- 지금 당장 올라가
- 싫어

 

- 네가 들을 얘기가 아니야
- 뭔데?

 

- 나도 가족이잖아
- 맞아, 있으라고 해

 

- 무슨 일인데?
- 이러지 말고...

 

품위를 지키면서
얘기하자꾸나

 

품위?
이 위선적인 인간

 

앉아, 제니퍼

 

앉으라고 하지 마
안 앉을 거야

 

구역질이 나

 

하고 싶은 말이
뭔지 모르겠지만

 

얘기한 걸로 치고
거기까지만 하렴

 

- 말 안 끝났어
- 이러지 마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엄마가 틀렸을지 몰라

 

충분한 정보 없이 내린
결정일 수도 있다고

 

무슨 소리야?

 

아빠

 

- 왜?
- 아빠

 

- 왜?
- 엄마한테 말해

 

우린 용납 못 해

 

이건 아니야

 

제니퍼
몇 달이나 고민한 거고

 

가족으로서
내가 내린 결정을

 

엄마가 뭘 모르고
내린 결정 같아

 

어디서 그런 말을 해?

 

우린 여러 추정으로
의심스러운 점을 찾았어

 

추정? 무슨 추정?

 

- 아뇨, 말하게 두세요
- 엄마랑 말하게 해 줘

 

- 아빠 말고
- 우리가 누군데?

 

애나랑 나

 

그치?

 

- 애나?
- 애나

 

언니랑 같은 생각이야

 

안돼
여기서 무를 순 없어

 

- 안 돼
- 아니, 할 수 있어

 

이건 네 엄마가
원하는 게 아니야

 

- 당신은 닥쳐
- 리즈

 

- 네가 내릴 결정이 아니야
- 아빠 결정도 아니잖아

 

- 네 엄마의 결정이야!
- 정말 그래?

 

아니면 그러라고
부추긴 거야?

 

- 무슨 말이야?
- 내가 선택한 거야

 

내가 선택했어
엄마 봐

 

걷지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 하는 몸에 갇혀서

 

숨도 못 쉬고
살기 싫어서

 

관으로 바닐라맛 단백질 음료
먹고 살기 싫어서

 

내가 선택한 거야
내가!

 

내가 선택할 거야

 

도덕적인 문제가 있어

 

- 윤리적 문제
- 내 마지막 의지를

 

막아서지 말아줘

 

제발 우리한테
이러지 마

 

이게 무슨 일이니?

 

- 어젯밤에 봤어요
- 뭘 봐?

 

뭘 봤는데?
뭘 본 건데?

 

저 둘

 

- 무슨 소리야?
- 제니퍼!

 

됐어요, 됐어요

 

말할 자격 없어요

 

아니

 

내가 말할 차례 같구나

 

네 아빠와 내가
내연의 관계란 거지?

 

그럼 아니에요?

 

- 아니에요? - 세상에

 

1000
- 아니에요?
- 세상에

 

너 그거 알아?

 

넌 옛날부터
혼자만 잘났지

 

넌 운 좋은 거야!

 

널 아끼는 남편
훌륭한 아들

그런데도 뭐 하나
어긋난 걸 못 참아

 

난 이런 가정
꾸려보지 못했어

 

이게 내 가족이야
같이 자란 사람들

 

내가 사랑했고
사랑하는 사람들

 

빼앗아 가지 마

 

제발 뺏지 마

 

대답 안 했잖아요

 

내 질문에
대답 안 했어요

 

누구든 대답해요

 

대답해요
911에 전화하기 전에

 

- 뭐?
- 뭐?

 

농담 아니야

 

전화할 거야

 

해서 뭐라고 하려고?

 

자살 기도 있을 거니까
당장 오라고

 

누구든 대답해요!

 

- 말해요
- 애나

 

정말 이럴 거야?

 

여보?

 

제니퍼

 

전화 내려놔

 

잠깐, 잠깐, 잠깐

 

당연히 내연의 관계지

 

당연히 그런 관계지

 

제발 둘이 만나라고
내가 애걸했으니까

 

뭐?

 

지금껏 평생?

 

아니, 아니
나 아픈 후로

 

그게 어떻게 괜찮아?

 

내 절친과 남편이
사랑하는 게

 

어떻게 괜찮냐고?

 

모르겠니?

 

그덕에 내가
갈 수 있는 거야

 

모르겠어?

 

사랑이 전부야

 

그저 사랑일 뿐이라고

 

왜 말 안 했어?

 

너희가 허락했겠니?

 

미안해

 

괜찮아

 

나 이제 무서워

 

그렇겠지

 

나도 그래

 

이제 다들...

 

때가 됐어

 

- 지금?
- 지금

 

난...

 

여기까지야
느낌이 와

 

다가오고 있어
이대로 맞이하긴 싫어

 

그러니까
다들 괜찮으면...

 

제니퍼

 

 

애나

 

알았어

 

근데 엄마죽을 때
옆에 있을래

 

애나, 그건...

 

견딜만큼 강하니?

 

 

강해

 

나도 같이 있을게

 

입 벌리고
죽지만 않게 해줘

 

엄마

 

이제 무서워

 

무서워하지 마

 

나 어디로 가는 거야?

 

당신이 말해봐

 

당신은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겠지만

 

오늘밤은 나와 있어요

 

또 뭐더라?

 

- 기다려...
- 아니야, 우리...

 

우리 헤어지더라도

 

그댄 내 마음속에

 

오늘밤은 나와 있어요

조금만 더

 

시냇가를 따라
저 아래로

 

얼마나 얼마나
기분 좋을까

 

한번 더 은은한

 

달빛 속에서 꿈을 꾸어요

 

해가 뜨면
당신은 떠나겠지만

 

오늘밤은 나와 있어요

 

조금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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