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2년 전
 
루마니아, 1987년
  도와줄게   고마워   나 좀 도와줄래?   이 어항 처음에도
이랬니?   물고기만 바꿨어   좀 이상하네   다니엘라한테
먹이 좀 주라고 해줄래?   2일쯤 굶는다고
물고기 안 죽어   치약 챙겼어?   응, 그리고
네 탈지면 빌려 쓸게   나중에 사줄게, 응?   비누는?   서랍 열어봐   다 썼다   담배 사러 가는 길에
사올게   비누는 아모, 럭스로...   팜올리브는 비듬 생겨   페트로넬라한테
내 드라이어 달라고 해줄래?   여행가는 애 같다   돈은?   청바지 뒷주머니에
넣어 두었어   나도 돈을 지갑에 넣고
다닐까 봐   하긴 넌 돈을 주머니에서
줄줄 흘리더라   문 좀 닫아!   페트로넬라 있어?   샤워하던데   - 온수 나와?
- 응   페트로넬라?   - 오틸리아?
- 응   왜?   훈련 사관이
너 찾더라
  - 왜?
- 목요일 결석했잖아   적당히 둘러대지!   2주 전에도 생리 핑계로
안 갔다며?
  진단서 가져오래   알았어   그 사관, 담배 피워?   , 비켄드   열렸어   일찍 일어났네   목요일이 시험이야   오늘 밤 영화 보러 와
'가시나무 새'   '에덴의 동쪽'도
네 거니?   - 가비타는 뭐 해?
- 털 뽑아   담배 아소스랑
켄트 있어?   켄트 없는데   난 켄트만 피우는데
어디서 사지?   켄트는
가게에도 없을 걸   - 말보로는 있는데...
- 말보로는 싫어   아소스 한 갑이랑
럭스 비누 줘   - 맨솔향 살렘 담배는?
- 아니, 됐어   리글리 껌은?   아니, 틱택 캔디
오렌지 맛으로...   틱택은 그냥 줄게   고마워   혹시 맘 바뀌면
영화 보러 와   라모나랑
버질도 온대   봐서, 고마워   아, 아기 고양이!   정말 귀엽다,
네 거야?   보일러 룸에서 주웠어   한 마리 줄까?   안 돼, 가비타가
알레르기 있어   - 뭐 먹여?
- 어젠 고기 줬는데   - 가루 우유 갖다 줄게
- 고마워   거기 학생!   왜요?   가비타한테 아빠가
전화했다고 전해줘   10시 쯤 도착하신대   - 전할게요
- 고마워   너희 아빠 곧 오신다고
전화 왔대   어쩌지?   부모님께 말했어?   뭐를?   아빠가 10시에 오신다잖아   월요일 시험
완전 망했다   걱정 마,
다시 보면 돼   거기 노트 가져갈까?   뭐 하러?   혹시나 해서...   너, 가루 우유 있지?   응, 커피 통 안에 있어   - 얼마야?
- 80레이   여기 가루 우유   냄새 진짜 좋다!   암컷이야?   - 렉소나 방취제는?
- 50레이   켄트 담배 없어?   없어,
아랍 상인한테 물어봐   이건 얼마야?   25레이   피임약?
헝가리 거야?   만든 건 헝가리
상표는 독일   전문가 다 됐네!   사촌이 써서 알아
난 이미 살이 너무 쪘다구!   4개 다 사면
90레이에 줄게   난 피임약 쓸 일도 없으니...   이런 게 잘 팔려?   혼숙 기숙사에선
없어서 못 팔아   나 갈게
물 데워놨어   - 난 머리나 빨갛게 염색해야지
- 설마!   머리가 빠져서
트리트먼트 하는 거야   페트로넬라한테
드라이어 달라고 해   내가 갖다 줄게
걔 지금 시험이야   - 그럼, 시험 잘 봐
- 잘 가   아디는 언제 만나?   11시   나 열 있나 봐   아스피린 먹어   치통 때문인가 봐
알부칼민 먹어야 돼   약통에 있나 찾아봐   이게 정말 필요했어!   참, 치과 가서
충치 때워야 되는데!   토요일까진 괜찮을 거야   - 부탁하나 할게
- 그래   돈 관리는
네가 해줄래?   난 버스 차장 속이는
눈치도 없어서   내가 알아서 할게   여기, 세어 봐   - 2,700레이, 맞아?
- 응   너무 떨린다   뭐 좀 먹어   아무 것도 먹을 수가 없어   편하게 생각해
잘 될 거야   기운 내고, 있다 봐!   - 나갔다 다시 오면 불길한 징조야!
- 주소를 놓고 갔어!   촌스럽게
미신 좀 믿지 마!   하여간 노트 가져가고 싶다   그러든가   표 검사합니다   표 주시고   표 남는 거 없어요?   표 보여줘요!   표 보여줘요!   아디, 강의실 들어갔어?   - 벼락치기 하는구나
- 마지막 정리 중   딴 애들은
다 들어갔어?   강의실 열쇠 못 찾아서
늦게 시작했어   그만, 친구들이 보겠다   - 보면 어때?
- 불편해   다이애나가 여행가는 거
자기네랑 바꾸재   걔네는 이즈보르
우린 코스티네스티   - 날짜는 같고?
- 약간 달라   그 쪽은 7~14일
우린 15~22일   나, 6일에
시험 끝나잖아   그럼, 일주일 정도
집에 가야겠다   모르겠다, 복잡해지네   담배 좀...   - 부탁한 돈은?
- 맞다   봉투는 왜?   꽃 살 돈하고
안 섞이게 하려고   300, 맞지?   - 장학금 받으면 갚을게
- 그래   배고파?
뭐 사다 줄까?   엄마가 샌드위치 만들어줬어   그것 때문에
일찍 일어나셨어?   가스 끊기기 전에
생일 케익 만드느라   엄마 드릴 꽃은
네가 사올 수 있지?   나 늦게 끝날 거 같아   내 생각에는...   나 못 갈 거 같아   - 어디 가?
- 나 못 갈 거 같다고   그럼, 엄마 생신 파티에
못 온다고?   왜 화를 내?   화 안 나게 생겼어?   너 온다고 엄마가
파이까지 하셨는데?   - 나 주려고?
- 그래   네가 그거 좋아한다고
말씀 드렸거든   나도 가고 싶지만
상황이 복잡해   왜 못 오는데?   대체 뭐 때문에?
말해봐   나중에 말해줄게   말 못할 사연이야?   왜 이래?
나를 못 믿어?   못 믿는 게 아니라   왜 내게 숨기냐고?   숨기는 게 아냐   나중에 말해줄게
별일 아니야   그게 별일 아니라니
내가 뭐라 그러겠어   네가 나였으면
가만 있겠니?   지금 싸우기 싫어   누구 때문인데?   네가 못 온다고 했잖아!   가면 될 거 아냐!   어떻게든 해볼게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나네요   가지 말까?   교수님이 거기 둘
조용히 좀 하래   - 무슨 꽃 살까?
- 됐어   삐치지 마!
카네이션?   글라디올러스   글라디올러스?   왜, 이상해?   - 몇 송이?
- 48송이   짝수는 안 좋아   - 그럼, 몇 송이?
- 몰라, 그럼 49송이?   - 꽃도 다른 걸로
- 엄마가 좋아하시는 거야   내가 엄마 나이도 모른다고
생각하실 걸...   누가 꽃을 세어보겠니?   우리 엄마 몰라서 그래   알았어, 47송이
난 몰라   네 맘대로 해   설마 불편한 자리는 아니지?   아버지 친구 몇 분 오셔서
샴페인 마실 거야   인사만 하고
내 방으로 가면 돼   어떻게 노력해 볼게   노력 갖고는 안 돼
5시까지 와야 돼!   꼭 갈게   시간 지키고!   짜증나!
내가 언제 늦었다고!   갑자기 급한 일이
생기면 모를까   그런 거 아니면
절대 안 늦어   아디, 학생증 있지?
없으면 못 들어가   가야겠다   - 몇 시야?
- 20분 지났어, 시계 줄까?   됐어   나중에 봐   키스도 안 해?   지금은 너 미워   - 다신 그러지 마
- 너도 화내지 마   - 있다 봐
- 잘 가   켄트, 어디서 팔지?   미리 말했으면
내가 가져올 걸   가비타 주려고   유니레아에서
살 수 있을 거야   암시장이 있거든   안녕하세요   말씀하세요   드라구트란 이름으로
예약했는데요   예약을 했다고요?
언제요?   오늘이요
저녁으로 잡았는데   아니, 언제 예약했냐고요?   지난 화요일이요   그런 이름 없는데요   화요일에 친구가
분명히 예약했어요   예약 받은 사람이 누구죠?   몰라요
이름, 주소 다 불러줬어요   이름이 뭐라고요?   드라구트   드라구트란 이름은 없어요   저기...   넬루한테 연락 좀 해!   직원이 아가씨를 기억할지
모르겠군요   제가 예약한 게
아니라니까요   내 친구가 전화했고
남자가 받았대요   - 전화로요?
- 그래요   직접 온 게 아니라?   전화한 거 같아요   전화했단 말,
누군 못 하겠어요?   어제 예약 확인 했어요?   뭘 확인해요?   정말 답답해 죽겠네   24시간 전엔
예약 확인해야 돼요   전화 받은 분은
그런 말 안 했는데   그럴 리가   넬루...   아니, 아직도 아파   여기 누가 왔는데   어제 전화 예약 받은 거 있어?   어제가 아니라, 화요일   아님, 화요일   - 이름이?
- 드라구트   드라구트   응, 그게 이름이래   응, 고마워   월급 들어왔으면
전화해줄래?   알았어   예약 받은 건
다 여기 쓴다고요   그럼, 어떻게 해요?   어떻게 하냐구요?   가게에 누구 없소?   잠시만요   방이 꼭 필요한데   어떻게 좀 해주세요...   뭘 어떻게 하라고요?   부쿠레슈티에서 손님이
왕창 와서 다 찼어요   알아 듣겠어요?   3인용이라도 쓸게요   그렇게 말귀를 못 알아들어요?   못 알아듣나 보네   - 켄트?
- 한 갑에 80레이   내일 사절단이 들어와서...   어떻게 좀 해봐   지금은 곤란하고
나중에 전화할게   응, 알았어
안녕!   무슨 일이죠?   오늘 밤 방이 필요한데
제발, 도와줘요   오늘 밤부터요...   오늘 밤부터요?   네, 부탁 드려요   방 없는데요   3인실도 좋아요   마르퀴 불러와   며칠이나?   최소 이틀이고요
어쩌면 더 오래요   오늘 밤은 안 될 거 같고   방이 하나 있긴 한데   내일부터 빌 거예요   정말 오늘 밤에 필요한데요   - 몇 사람인데요?
- 두 명이요   - 더블 베드는 있네요
- 괜찮아요   불렀어요?   바에서 커피 두 잔 받아다
저기 갖다 줘   블랜드, 인스턴트?   내가 시켰다고 하면   알아서 줄 거야, 어서   도와주실 거죠?   예약 확인 안 한 방이
하나 있긴 한데   도와주시면
이 은혜 잊지 않을게요   - 더블 베드인데...
- 괜찮아요   신분증 좀   임시 거주증이네
그럼, 학생?   기숙사가 있는데
왜 호텔을?   한 방에 6명이라
조용히 공부하려고   - 두 명이랬죠?
- 네   침대 4개짜리도 있는데   남과 같이 쓰고
돈 나눠 내던지   - 아까 그게 좋아요
- 그게 더 쌀 텐데요?   아니에요, 아까 걸로요   좋을 대로   - 미하제스쿠?
- 미하제스쿠, T가 있어요   등록증이 너무 낡았네
경찰한테 걸리면 큰일 나...   청바지에 넣고
빨래해서 그만...   또 한 사람은?   드라구트   친구 이름이에요   - 그 쪽도 여자?
- 그래요   학교 선생님들도
처음엔 다들 그러셨어요   드라구트 가브리엘라   186레이   - 얼마요?
- 186레이   죄송한데
하루에 얼마인지?   저기 쓰여 있잖아요
더블은 62레이   지금 하룻밤 것만
내면 안 돼요?   예약까지 바꿨는데   싫음 관두든가요   12시가 체크 아웃   나갈 때 열쇠는
안내에 맡겨요   고마워요   14번 전화입니다   아직 있는지 모르겠네요   올라가 볼 테니
기다리세요   가비타?
방 잡았는데...   유니레아에 없어서
티너레툴루로 했어   네가 예약한 기록이 없대!   그렇게 이야기 했어...   어쩌겠니,
그 쪽도 이해하겠지   근데 방값이 186레이야   더블 밖에 없어서   네가 직접 와서
예약을 했어야지!   애들한테 가서
200레이 더 빌려   그 정돈 할 수 있잖아   방법을 찾아봐   열쇠는 안내에 맡기고 갈게   근데 그 남자를
어떻게 알아보지?   그 남자는
어떻게 날 알아보는데?   가비타, 너 미쳤니?   내가 나갈 건데
네 인상착의를 말했어?   너 참 대책 없다!   알았어,
어떻게 해볼게...   신분증, 잊지 말고   있다 봐!   저기요!   여기가 24번지인가요?   - 누굴 찾는데?
- 누굴 만나기로 해서요   이 주소를 받았어요
데서벨 24번지   근처에 서성이던 사람
없었나요?   아니요   베베라는 남자분
여기서 일하나요?   베베, 누구?   그냥 베베라고 하던데   몰라,
창고 가서 물어봐   난 그런 사람 몰라   저기, 베베 씨?   가비타?   가비타가 아파서 대신 왔어요
난 오틸리아   통화할 땐
자기가 온 댔는데   그래서 어긋날까 봐
걱정했죠   저기서 물어보기도 하고   뭘 물어봐?   혹시 길에서 누가
기다리는 거 못 봤냐고   제가 5분 늦어서
그냥 가셨을까 봐   당신 차로 가나요?   그 친구는?   호텔에서 기다려요   더 세게 해야
제대로 닫혀   여기서 일하세요?   그게 왜 궁금하지?   그냥 물어본 건데...   담배 피워도 돼요?   아가씨,
내 얘기부터 들어봐   아가씨는 내 차를 탔고   차 번호판도 봤으니   난 숨길 것도 없어   다시 말하기엔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하나는 알아두라고   이런 일 일수록
신뢰가 우선이거든   그래서 미리 직접 만나서
얘기하자는 거고   우린 믿으셔도 돼요   가비타는 아파서
못 온 거고   라모나가 없어서
같이 못 왔고   달리 연락처를 몰라서요   신경 쓰지 마
그렇단 이야기니까   이제 와서 어쩌겠나   - 호텔은?
- 티너레툴루   내가 몇 번이나 말했는데   유니레아, 몰도바
둘 중 하나로 하라고   거긴 방이 없는데
어떻게 해요?   티너레툴루도
힘들게 구했는데   아가씨 동생,
이런 거 해봤나?   제 동생이요?
아니요   - 동생이 몇 살이지?
- 3월에 23살 돼요   - 곧 생일이군
- 네   - 둘이 같이 살아?
- 그래요   여기 출신 아니지?     그럼, 어디 출신?   캄풀렁   캄풀렁?   안 가봤는데   볼 것도 없어요   - 자취하나?
- 아뇨, 기숙사요   거긴 어때?   시끄럽고 정신 없고
뻔하죠   전공은?   공대 다녀요   졸업하면 정부에서
시골로 보내진 않겠군   맞아요   잠깐 어디 좀 들렀다 가지   여기서 기다려   밖에서 뭐해요?   집 안에 있으라고
수천 번 말했잖아요!   왜 나오셨어요?   가게에 설탕이 있다고
해서 말야   빌어먹을 설탕,
그게 뭐 어쨌게?   나 혼자 먹으려고
이러는 거 아냐   난 설탕 같은 거
안 먹는다고!   제발 안에 처박혀 있어요!   열쇠 안에 두고
문 잠근 게 골백번이야!   - 바람 때문에 문이...
- 빌어먹을!   이 열쇠도 잃어버리면
끝장이라고!   걱정 마라,
안 잃어버릴게   왜 안 들어가고
서 있어요?   이러다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주인 아줌마가
설탕 사려고 줄 서 있어   왜 집 밖에
어머니를 내보냈대요?   - 뭐라도 훔칠까 봐?
- 그런 사람 아니다!   이야기 좀 해야겠네요   어서 들어가요!   아줌마가 나 대신
줄 서 있어   헛소리 말고
어서 들어가요!   알았어, 들어갈게   당장!   저녁 먹으러 올 거니?   시끄러우니까
닥치고 들어가요!   아까 누가 너 찾는
전화했더라!   전화?   나 없을 땐
전화 받지 말랬잖아!   어디 가세요?   206호실, 돈 냈어요   나갈 땐 열쇠 맡기는 거
몰랐나요?   방에 친구가 있어요   몇 호실?   206호   드라구트 가브리엘라?   이건 친구 거예요
내 건 저기요   - 이 남자 분은?
- 잠깐 왔어요   방문할 거면
신고를 해야죠!   10시 이후에만
말하라고 했어요   잘못 알았군요   10시 넘으면
침대 값을 내란 거죠   방문자는
신고를 해야 해요   저 분 신분증은?   가져가도 돼요?   나갈 때 찾아가요   206호예요   가비타?   - 오틸리아?
- 응   베베 씨를 데려왔어   잠깐   - 제가 가브리엘라에요
- 반갑군   들어오세요   비닐 시트를 두고 왔네   - 돈은 구했어?
- 언제 구해?   - 커피 드려요?
- 됐어   - 케이크는?
- 됐어   집에서 만든 건데   앉으세요   둘이 만나서 다행이다   걱정했었는데...   근데 시작부터 삐걱대네   두 가지 확실히 말했을 텐데   하나, 유니레아나
몰도바 중에 방 잡을 것   둘, 나를 직접 만날 것   내 말이 개 짖는
소리로 들렸나?   그게 아니라   다른 데 방을 못 잡아서   그 얘긴 언니가 했지   그럼 미루던가   이제 내 신분증까지 맡겼으니...   죄송해요   말로 될 게 아냐
빼도 박도 못 하겠어   더 이상 미루면
너무 늦어져서   몇 개월이지?   3개월째요   전화할 땐
2개월이랬잖아   그땐 2개월이었는데   지금은 3개월이에요   혈액형은?   O형   고혈압 있나?   아니... 아뇨   알레르기는?   거의 없어요,
고양이 털 약간   심한 건 아니고
목에 두드러기 정도   마취 할 건가요?   그냥 몰라서 묻는 거예요   임신 말기에 수술한 애가   마취했다기에   낙태 안 해봤나?   정확하게 말하면   이건 수술이 아냐   수술 같은 거 필요도 없고   관 하나를 집어 넣고   애를 죽이는 거야,
알겠어?   물론, 통증과
출혈도 있겠지만   마취할 정도는 아냐   그 정도로 아프진 않다구   여긴 제대로 된 기구도 없고   아무 데서나
마취하지 않는다구   관 삽입 했을 때   움직이지만 말라고!   삽입관이 움직이면 안 돼!   두 번은 못 넣으니까
알겠어?   이 정도도 예상 못 했나?   전화했을 때
그 정도 각오는 했어야지   각오는 했는데...   그런데 뭐?   이건 장난이 아니라고   걸리면 우리 몽땅
감방행이야   물론, 이 중에
내가 가장 중죄인이지   장난이 아니야,
알겠어?   일단 시작하면
돌아갈 수 없어   관이 잘 들어가면   약간 하혈이 있고
곧 태아가 나올 거야   그 후가 더 중요해   출혈이 심할 테니
누가 돌봐줘야 하고   만일, 피 한 방울이라도
남기면 끝장이야   그래서 비닐 갖고 오랬지   기숙사에 두고 왔는데   안 갖고 왔다고?   그럼, 비닐 봉지라도
구해서 깔아야지...   또 중요한 거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해   아무도 못 들어오게
문을 잠가   얼마나 걸릴까요?   관 들어가고 나서...   이 방 3일 잡았는데   그건 몰라
2시간이 될 수도   2일 혹은 3일이
될 수도 있어...   몸 상태 따라 다르지   화장실 갈 땐?   언니 도움을 받아   무슨 일이 있어도
움직이면 안 돼   관이 빠지면 끝장이야!   절대 두 번은 안 한다   그래서 도와줄 사람
데려오라고 한 거야   자궁 수축 되고
하혈 있으면 되는데   그 전엔 절대 움직이면 안 돼   염증 안 생기게
조심하고!   관 넣을 때
소독은 하지만   아무래도
출혈이 있다 보면   염증 생길 위험도 있어   항생제, 암피실린
두고 갈 건데   - 혹시 먹어봤나?
- 네   혹시, 아기가...   안 나올 수도 있나요?   100% 나온다고
장담할 순 없지   미안하지만
최악을 생각해봐야 돼서   기절하거나
열이 나거나   출혈이 심하면 어쩌죠?   구급차 불러요?
아님, 당신을 불러요?   구급차 부르면   우리 셋은 쇠고랑이야   그러니 조심해   그렇게 되면
임신 사실은 인정해   그건 금방 아니까   대충 이렇게 말해...   그냥 애가 나왔다고...   아무도 안 믿겠지만   그냥 덮어줄 거야   구급차 안 오는 게
최선이지만   보통 생리 주기는?   양은 많았나?   많은 편이었죠...   진찰하게 누워봐   스커트 풀고   자넨 앉아 있어   몇 개월이라고?   3개월이요   정신 차리고 대답해   마지막 생리 날짜는?   12월 20일이 예정인데
안 했어요   그럼, 12월부터
생리를 안 했군   맞아요   마지막 생리는
11월이네   그럴 걸요   그럼, 세어 보자!   11, 12, 1, 2...   몇 개월이지?   생리 안 한 건
12월 부터인데   임신은 마지막 생리일부터
세는 거야!   그럼, 3개월 약간
넘었을 것 같은데   '같은데'가 아니고
3개월 훌쩍 넘었거든   똑바로 대답해   몇 개월이라고?   3개월과 4개월은
천지 차이야   아마 4개월쯤...   아마 4개월?   혹은 5개월?   이 중요한 걸
모른단 말이야?   5개월은 아닐 텐데   생리가 불규칙해서   4개월일 거예요   완전 멋대로군!   4개월, 5개월...   4개월 넘으면
차원이 달라져   더 이상 낙태가 아니야   그때부턴 살인죄라고
5~10년 감방행이야!   알고 있었어?   몰랐겠지...   생리가 너무 불규칙해서   한두 달 건너뛰기도 해서
걱정 안 했거든요   미치겠군   안 믿어도 할 수 없고   절대 못 믿지   그럼, 생리 불순 치료
전문의한테 가봐!   하여간 인간들이 이렇다니까   미루다, 미루다
마지막 순간에나   도와달라고
꼴값 떨고   잘못은 지가 해놓고
왜 딴 사람 고생을 시켜?   썩어빠진 것들   이걸 어쩐다   너무 위험해   4~6개월짜리 유산이라...   골이 땡기네   제발...   말이야 쉽지만   세상엔 공짜는 없거든   돈 낼게요!   그래?   얼마나 있는데?   실은...   이 방을 3일 빌렸고   어렵게 구했거든요   그래서?   3,000레이 있었는데   방이 너무 비싸서
지금 2,850 뿐인데   그걸로 안 될까요?   언제 내가 돈 얘기 했던가?   전화로 돈 얘기 했어?   아니요,
아무 말씀 안 하셨어요   저희도 몰라서   라모나한테 물어봤는데   다들 3천이면
될 거라고 해서   라모나가 3천이래?   그거면 될 거랬어요   그럼, 잘난 라모나한테
이 짓 하라고 하시지   아가씨,
내가 전화로 말했잖아!   처지가 딱해서
내가 도와주겠다고!   그래, 안 그래?   내가 돈 얘기 했나?   만나서 얘기하자고 하셨어요   그랬지!   그 얘기도 할 겸   본인보고 오라고 했지   일어난 일로
널 나무라는 게 아니야   물론, 누구나 살다 보면
다 실수를 해   너한테 이름을 묻디
성을 묻디?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야   내가 아무 것도
안 숨긴 거 알잖아   난 내 차 몰고 와서   프런트에
신분증까지 맡겼어   경찰 오면
내가 먼저 잡히겠지   내 자유를 건 거야   가족도 있고,
애도 있다고   이 정도 해줬으면   나한테도 뭔가 해 줘야지
안 그래?   그게 당연한 거 아니야?   잠깐만요,
무슨 말씀이신지...   난 하나도 안 급해   급한 건 너희잖아   뭘 이해 못 했나?   같은 말 여러 번
하는 거 싫어해   허무맹랑하군!   겨우 3,000레이에
10년 감옥 갈 일을 해?   그렇게 생각한 거야?   내가 거지냐?   그거 먹고 떨어지라고?   이렇게 하자   나 화장실 간 동안
잘 생각하고 대답해   할 거면
누가 먼저 할지 말해   싫으면
난 가는 거고   똥줄 타는 건
너희라고   구역질까지 나와
어쩌면 좋아?   왜 2개월이라고 한 거야?   사실대로 말하면
안 해줄 거라고 라모나가...   지금 이 꼴을 봐   대체 왜 그렇게 질질 끌었냐고!   어떻게 해?
방값도 다 냈는데   지금 방 값이 문제니?   너 가끔 날 짜증나게 해   내가 조심하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나 어쩌지?   진정해
넌 아무 것도 안 해도 돼   도와준답시고
참견하지 말라고   돈 줘 봐   4,000이면 될까요?   5,000?
얼마인데요?   그 정도 돈이 있기나 해?   그럼, 얘기를 왜 해?   - 빌려볼게요
- 빌려?   호텔 방 값 100레이 더 냈다고
쩔쩔매면서   2~3,000이나 되는
큰 돈을 빌린다고?   어떻게 빌려올 건데?   - 빌려 올게요
- 어떻게 갚을 건데?   알아서 할게요   큰소리치네?   아뇨, 말씀 드리는 거예요   언제까지 구할 건데?   다음 주 토요일까지
구해볼게요   - 다음 토요일?
- 예   그렇다면야   할 수 없지...   돈 구해지면 연락해
그때 얘기해   가지 마세요
우리 오늘 하면 안 돼요?   호텔비도 냈는데   뭐가 '우리'야?
네가 할 거야?   물론, 당신이 하지만...   그럼, 우리 어떻게 할까?   먼저 이 2,800레이
받으시고   화요일에 2,000레이
더 드릴게요   어떠세요?   우리 믿으셔도 돼요...   믿으라고?
누군지 알고?   널 전혀 모르는데   내일 당장
도망갈 지도 모르잖아!   나보고 고스란히 잃으라고!   그럴 순 없죠!   - 학생증 맡길까요?
- 그걸로 어쩌라고?   그거 들고
전국을 찾아 헤맬까?   우린 여기 학생인데
어딜 가겠어요?   월요일까지
돈 구할게요, 됐죠?   정말 열 받게 하네!   좋게 좋게 해줬더니
사람 갖고 놀아!   - 그게 아니라...
- 그럼, 뭐야?   같은 말 계속하기
싫다니까   그럼, 돈이 없는데
어쩌란 말이에요!   다음 토요일까지
주면 되잖아요!   이 계집애 성질 봐라!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여?   너 같은 것들 단방에
아작 낼 수도 있어!   나를 뭐로 보고
잔머리를 굴려?   두 여우년이
바보 상대하는 거야?   다 집어치워!   기다려요!
제발, 도와주세요!   이건 제 문제예요
언니 문제가 아니라   제가 할게요
말씀하신 대로요   내가 말한 대로?     잘못한 사람이
대가를 치러야 하니까   언니는 대가를
치를 필요가 없어요   내가 말한 대로가 아니잖아   네, 알아요
그치만 제 언니도 아닌 걸요   거짓말해서 미안해요   제 룸메이트예요   누가 그런 거
궁금하댔어?   이건 다 내 책임이고   친구는 해야 할
이유가 없어요   제 생각엔
이렇게 하면...   넌 이래라 저래라
말할 자격도 없어!   더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   내 조건은
다 설명했잖아   못 알아먹겠다면
할 수 없고   뭐라고 한 거야?   무슨 말인지
못 들었어   생리 중이래요   이런 입씨름 짜증나는군   제발, 부탁이에요!   빌어먹을 그 짓을
당장 하란 말야!   뭐를 해?   아직도 정신 못 차렸나?
돌겠군!   저기...   담배 있어요?   고마워요   누워 봐   - 주사 맞아요?
- 아니   - 그건 뭐죠?
- 물   내일까지 반응 없으면
니가 다시 해야 돼   관을 줘 봐   너무 긴장하지 말고   따끔하면 말해   - 느낌이 와?
- 예   뭐가 나오려고 하면   변기로 달려 가   반창고 줘   잡고 있어   또 중요한 거 하나...   태반 나오기 전에
탯줄 자르면 안 돼   태반이 몸에 남으면
큰일 나   다 나올 때까지
가만히 있고   움직이지 마!   - 이거 덮어도 돼요?
- 그래   중요한 걸 깜박했네   태아를 변기에 버리면
변기 막혀   잘라서 버려도 안 돼   개들이 파낼 곳에
묻어도 안 되고   천으로 잘 싸서   무조건 멀리 가서 버려   높은 건물
10층에 올라가   쓰레기통에 던지라고!   알겠어?     아침 저녁으로
체온 재고   37~38도이면
그냥 둬   39도 넘으면   아스피린 주고   난 오늘 밤이나
내일 2시쯤 와 보지...   아뇨, 됐어요   - 괜히 그러지 마...
- 괜찮아요   싫으면 말고   많이 아프거나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
내가 들를게   움직이지 말고   질문 있나?   좋아, 그럼 난 간다!   잘 하라고   고마워   있잖아...   궁금한 게 있는데...   라모나가 왜 이 남자를
소개한 거야?   루시아나 수술해준
남자래
  그럼, 자기가 한 게
아니구나!   아니야   왜 하필 이 남자를?   질 나쁜 놈이면
어떻게 해?   너를 도와준다고
알려줬겠지만   3개월 넘어도
할 수 있을 거라고
  대체 왜 2개월이라고
한 거야?   그러는 게
나을 것 같았어
  제발, 그런 생각 좀 하지 마   최소한 나한테는
미리 알려줬어야지!   그리고 왜 나를
언니라고 한 거니?   왜 거짓말을?   직접 나오라는데   내가 뭐라 그래?   그럼, 네가 갔어야지!   너한테 부탁했잖아   내 말은
그게 아니잖아!   왜 네가 안 갔어?   너무 힘들어서   그래서 거짓말 했구나   너를 속인 건 아니야   누구한테 한 것이건
이젠 상관없어   깜박하고 너한테
말을 못 한 거 뿐이야
  지난 얘기 관두자   네 생각이 짧아서   다 망친 게 짜증나!   차라리 제니 선생님
찾아갈 걸   이렇게 되진 않았을 텐데   이제 와서 그럼
어떻게 해
  네가 그랬잖아,
괜찮다며   가격만 싸면
남자여도 상관없다며!
  내가 그랬어?   싼 곳으로 가자고 했지   남자라도
상관 없다곤 안 했어   이렇게 될 줄이야...   낸들 알았겠니?   빌어먹을!   그 호텔 예약만
제대로 됐어도...   예약은 왜 전화로 한 거야?   멀리서 가는 것처럼
하려고
  오죽하시겠어...   어쩌겠니...   - 담배 남았니?
- 아니   너 정말 대책 없다   편해?   그래   그거 아파?   약간 따가워   넣을 때 아팠어   난 아디네 집에 가야 돼   걔네 엄마 생신이라
간다고 했어   불 켜줄까?   됐어   물 한 잔만 갖다 줄래?   한 시간 있다 올게   먹을 거 사다 줄까?   배 안 고파   나중엔 고플 걸?   케이크 있어   샐러드 가져올까?   아니, 안 먹을래   알았어   여기 전화번호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   됐어,
전화할 일 없을 거야   도착하면
내가 전화할게   난 간다
얌전히 있어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해   가니?   열쇠는?   잠그고 가져갈까?   괜찮을 거야
곧 돌아올게
  있다 봐!   아가씨!   아가씨...   그 남자분,
신분증 놓고 가셨어요   넌 늦게 오면서
꽃도 안 사와?   보자마자 성질이니?
그냥 갈까?   늦은 주제에
화까지 내?   - 왔구나
- 안녕하세요?   내가 아디 엄마다   오틸리아예요
생신 축하 드려요!   고맙구나, 이리 오렴   와줘서 고맙구나   여보, 피클 없어?   들어가라
난 피클 갖고 들어갈게   어서 들어가!   전화 좀 할게   206호실 부탁해요   여긴 오틸리아,
우리 아버지   녀석 말투하곤   오틸리아예요
반갑습니다   반갑다, 들어오렴   그러지 말고...   아디, 네 슬리퍼 줘라!
남는 게 없어   발이 차면
바로 감기야   - 난 됐어
- 받아라   이리로 와
자, 들어오렴   안녕하세요   아디 여자 친구야   오틸리아예요   루서 부부야,
아디의 대부모   알데아 의사 부부   라코비소뉘,
심장병 전문의 부부   어서 자리에 앉혀
정신 없겠네   자넨 심장병 전문의   나는 그냥 의사?   두고 봐라
우리 비뇨기과 오기만 해봐!   누가 전문의인지
알게 해주지!   그럼, 나는?
평생 그냥 '의사' 마누라?   난 화학자인데!   잠시 화장실 좀...   죄송해요   아디, 불 켜줘라   - 수프 먹을래?
- 금방 가야 해요   방금 와놓고!   손 씻었어?   가볍게 인사만 하고   저녁은 부모님과
안 먹는다며   샴페인 딸 때까지 있다가
내 방 가면 돼   괜찮은 거지?   저리 가, 나 땀났어   수프 간다...   들어가렴!   디마 퇴진 때까진
별 도리 없을 거야
  만나면 정치 얘기!
그만 좀 해요
  그만 좀 하지   그럼?   - 위스키 할래?
- 아뇨, 주스요   아디, 주스 한 컵   아가씨,
술 안 마시나 봐   지금은 안 내켜서   여자는 안 마시는 게 좋지   칠면조는 먹니?   - 베르무트 술도 안 먹어?
- 엘더 와인 말야   알아서 먹을게요   사순절 금식하나?   그러니?   아니요   그럼, 생선은?
갈라티 출신 아닌가?   저는 갈라티 도심 쪽이라   이바노프 박사 알아?
유명한 외과 의사인데   몰라요, 대학 때문에
일찍 고향을 떠나서   내 제자였는데
늘 생선을 보내줬지   평균을 만점 받았던?   거의 만점이었지!   예전에 해부학 70점이면
좋아 기절했는데   요즘 한 반에 10명이
만점 졸업이라며?   105점도 있어   아디 친구는
전 과목 100점 받았어   학생회 가산점으로
105점이야   올해부턴가 결혼하면
25% 추가 점수래!   너희도 그 전에
결혼해야겠다   너희 부모님 교사이시니?   아버지는 군인이시고
엄마는 은퇴하셨는데   젊었을 땐 두 분이
같이 일하셨대요   못 배운 사람들이
어떨 땐 낫다니까   그건 네가 그들을
어디에 넣느냐에 따라 달라   디마도 시골 출신이잖아   그 덕에 당에서
한 자리 한 거지...   이 놈의 정치 얘기!
건배나 해요!   주스로도 건배?   라디오 크게 틀어봐
드라마 할 시간이다   이거 돼지 고기 맞아?   그래, 이 집안은
요리 해먹이기 어렵다니까   막내 아디는
돼지 고기 안 먹거든   기름만 보면 기겁해   수프도 마찬가지야!
기름 한 방울이라도 뜨면   한 입도
더 안 먹거든!   닭고기 껍질도
안 먹고   햄 샌드위치 만들어주면
애들 다 주고!   속상해 죽을 뻔 했어!
그땐 서로 잘 통한 것도 아니고   내가 2,280레이 벌던 시절이지   고기 1킬로 사려면
3시간 줄 섰잖아   저 이는 늘 짜증이었고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나중엔 그 누구도
망치지 못 할 거야   나 어릴 때는
소도 몰았어   난 등잔불 아래서
공부했는 걸   형제 9명에
옥수수 죽 한 그릇이었으니까   먹으려면
운이 있어야 했지   그래, 너는 먹었구나!   저 이 입맛도 까탈스러워서   감자 요리도 어머니 거랑 다르면
손도 안 댔어!   오죽하시겠어!   아직도 어머니 맛
안 나던데   그래도 맛있잖아   맛있어   요리 비법이라도 있나?   우리 어머니는
우유 넣던데   나도 우유 넣어   난 물이랑
버터도 넣어   각자 하는 방법이 있는 게지   옛날엔 버터가 없어서   감자만 넣은 거잖아!   우리 어렸을 때랑은
다르다구   요즘 애들은
입맛도 까다로워   잘 걱정, 돈 걱정 없지
엄마 아빠가 먹여주지...   다 좋은 건 아냐!
정부 지정 일자리는 어떻고?   시골로 보내면
다들 미친다고   그래도 일자리 주면 좋지!   난 로만 오기 전에
코트나리에서 8년 일했는데   좋기만 하더만!   맘껏 먹어요
필요한 거 있으면 말씀하세요   뭐 더 먹을까요?   여자는 대학 때
남편감 못 만나면   시골 교사나
성직자랑 결혼할 걸   동네 술주정뱅이
성직자 말이야   싸잡아 말하지 마
훌륭한 성직자도 있어   가뭄에 콩 나듯이 말이야   요즘 대부분의 성직자들
비디오, 컬러 TV 다 있어   좀 만나려고 하면
만날 없고!   뭘 하는 건지 몰라?   뻔해,
고해성사 받겠지!   난 요즘은
통 교회를 안 가서 몰라   부활절만 교회 간다고
끌려갈까 봐 겁나   - 누구한테?
- 신부님한테   그거 재미있네   이번 부활절 달걀
정말 잘 됐어!   시어머니가 만들어주신 거야   참, 부활절 때
교회에서 누굴 봤게?   기둥 뒤에 얌전히
숨어있던 놈인데   정보원 토네즈 자식!   오렐이 감시 기록
어디 있냐고 물었어   아냐,
난 단지 내놓으라고 했어   정말?   그랬더니 그 놈이
살짝 말을 돌리더라고   독일에 있는 시누이가
부활절 달걀 물감 보냈더라   크리스마스에 보낸
아몬드도 맛있던 걸   작년엔 부활절 달걀
다 깨졌었는데   이유를 모르겠어   내 건 잘 됐는데!   좋은 물감 쓰고...   기름도 발라서
광을 내봐   난 버터 발라   이 독일제 물감 쓰면
기름 안 발라도 돼   노랑, 초록, 오렌지색 있어   파란색도...   노랑이랑 초록색
섞어서 만든 거야   그리고 이웃들한테
나눠주는 거지   - 올해는 알뷔 부인한테
- 부활절 선물이지!   고마워, 담배 줄까?   - 전 딴 거 피우는데...
- 그래도, 피워   고마워요   - 전공이 뭐지?
- 공대요   예전엔 남자가 공대 다니고
여자는 의대였는데   지금은 달라졌나?   적어도 시골은 안 가니까   평생 공장에서
썩는 것도 별로야...   기숙사에 있니?     한 방에
몇 명이 있니?   네 명이요
지금은 둘이 있어요   - 요령이 좋구나!
- 그러게!   아가씨 같이 젊은 여자가   남자 친구 부모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건...   - 에밀리안!
- 뭐?   난 43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한 번도 그 앞에서
담배 피운 적 없어!   - 건강에 좋았겠네
- 몰래 피웠겠지...   아디, 샴페인 가져올래?   예의는 지켜야지!   젊은 애들이 우리를
너무 무시하잖아   - 발랑텡도 마찬가지야...
- 누가 무시해?   무시한다기 보다는
그런 거 있잖아...   군대 안 가려는
아들 놈도 맘에 안 들어   군대 가봐야
인생을 알지   편하게만 살면
언제 사나이가 되겠나!   우리 마누라 생각은
아들 놈이랑 같아!   내 생각은 달라   9개월 동안
매 맞는다고   남자다워지나?   쓸데없이 애를
고생시킬 필요 없지   16개월 군대 가는
애들은...   불쌍해   제일 끔찍한 건
국경 수비대야   아냐, 징벌 부대가
지옥이지   그 이야긴 하지 말자   아디, 군 면제
못 받았잖아   아빠가 원칙을 고수하셔서
그래서 화학과 넣은 거야   밥상머리에서는
이야기하지 말자   화학과 좋잖아
내 조수하면 되겠네   고지식한 아빠 땜에
재수도 못 했다니까   - 그럼, 이번에 하지?
- 두 과목 공부를 다 한다고?   - 샴페인 따요?
- 그래라   여보, 녹색 잔 좀
가져다 줄래요?   생일 축하합니다!   한 잔씩 받으라고   생일 축하해!   전화 좀 가져다 줄래?   그래   통화 중이네   무슨 일인지
알고 싶어   날 보는 순간부터
화난 얼굴이잖아   지금 말하기 싫어   말 안 할 거야?   정말 알고 싶어?   당연하지!   무슨 일인지
알고 싶어   가비타 낙태하는 거
도와주고 있어   그래서 그 돈이
필요했던 거야?   겨우 300레이에
되는 일인 줄 아니?   그럼, 왜 꿔 달랬어?   월요일에 갚을게
더 이상 말하지 말자   아빠 친구 하나는
의사인데   그런 거 돕다가
감옥살이 3년 했어   나도 임신하면
어떻게 하지?   - 그만해!
- 그럴 수 있잖아   생각은 해본 거야?
그러면 어떻게 할 건데?   시선 피하지 말고
대답해봐!   뭘 말하라고?   나 임신하면
어떻게 하냐고   그럴 일 없어!   내가 지금 임신했는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너 임신했어?   넌 내 생리 주기도
모르잖아   지금쯤이잖아!   하긴 넌 나 몰라라
신경도 안 쓰니까!   왜 그딴 식으로 말해?   우리 사귄 후로
임신한 적 있어?   지난 목요일에도
내가 조심하랬지?   하지 말라고 했더니
무시했잖아   그걸 왜 지금 이야기하니?   왜 이야기하냐고?   이야기하는 건 부끄럽고
하는 건 안 부끄러워?   네가 임신한 거랑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   너한테 뭘 기대해도 되는지
알고 싶어   진정해, 혹시 일 생기면
내가 다 알아서 할게   그러시던가...   도대체 왜 그래?   네가 날 필요로 할 때
내가 모른 척 한 적 있어?   내가 널 필요로 할 때가
언제인지는 알아?   말을 해야 알지
그게 내 탓이니?   네가 말 안 해도
내가 알아내야 돼?   이번 일도 말 했으면
도와줄 수도 있었어   그래, 도와줬겠지...   의논조차 못 하는데
뭘 도와줄 수 있겠어   일단 임신 안 되게
조심하자   걱정 마,
너한테 기대도 안 해   적어도 가비타는
날 도와주겠지   그럼, 난
안 도와줄 거란 말이야?   너무 위험하니까
낙태는 싫다는 거야   그럼, 네 생각은 뭐야?   몰라, 결혼해야겠지   그럼, 내가 임신하면...   일어나지도 않은 얘기잖아   널 위해 까다로운
감자 요리나 하며 살긴 싫어!   오틸리아...   손님들 얘기 때문에
기분 나쁜 거야?   응, 그렇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야   우리 부모님이
못 배우신 게 창피해?   그런 말 한 적도 없어!   말 안 해도
느낌이란 게 있으니까...   그리고 말 한 적 있어   뭘 말했는데?   들어가도 되니?   크렘 브륄레 가져왔어   파이도 먹을 거니까
많이 먹진 마!   왜 불도 안 켜고
컴컴한 데 있니?   전화기 좀 가져다 줄래?   잘 들어   내가 잘못한 게 있다면
사과할게   널 사랑하고
같이 있고 싶어   전화기 달라니까   - 오틸리아, 미안하다니까
- 알았어   뭐가 미안한지는 알아?   말해봐   왜 사과했어?   나 때문에
슬퍼하는 거 싫어   내가 상처 줬다고 해도
그냥 실수일 뿐이야   우리 잘 지냈으면
좋겠어   그러다가?   정부 명령 한 마디면
우리 헤어지는 거잖아   내 몸에 손대지 말랬지   다 잘 될 거야   우리 여행 갔다 오면
좋아질 거야   전화나 가져다 줘   자리 좀 비켜줄래?   잠깐이면 돼   여보세요
206호 부탁해요   206호에 올라간
사람 있나요?   전 오늘 아침에 갔던
사람인데요   아뇨,
가볼 필요 없어요   가야겠어...   왜?
가비타가 아파?   5분만 더 있다 가
파이 자르고 계셔   그러고는 싶지만
도저히 안 되겠어, 미안해   적어도 인사는
드리고 가야지   대신 인사 전해줘
정말 가봐야 해   내가 무슨 꼴이 되겠니?   미안해   갈게   배웅하지 않아도 돼   들어가
어색하게 서있기도 싫다   206호 가요   신분증 줘야죠   아침에 기록했어요   - 미하제스쿠예요...
- 신분증 줘요   위에 놓고 왔나 봐요   전화해서 가지고
내려오라고 해요   아까 전화했더니
친구는 자던데   걔 깨우기 싫으니까
가지고 내려올게요   신분증도 없이
왜 돌아다녀?   잠깐 담배 사러 갔다가
누굴 만났어요   외출했단 말이지...   금방 다시 내려올게요   가비타!   가비타!   무슨 일 있었어?   왜 전화를 안 받아?   아기가 나왔어
화장실 가 봐   전화 받아!   금방 내려간다고 해!   봉지 없어?   봉지?   이걸로 될까?   너무 작아   잘 묻어줄 거지?   약속해 줘   아무 데나
버리진 않을 거야   침착해, 문 잠그고   누가 오면
내려갔다고 해   막차가 몇 시죠?   한 시간쯤 후일 걸요...   이 근방에
택시는 없어요?   여긴 택시 없어요   - 고마워요
- 천만에요   가비타!   가비타!   무슨 일이죠?   결혼식 파티에서
싸움이 났어요...   친구가 식당에서
기다리던데   식당에서요?   5분전 쯤 내려왔는데   반대쪽이요
거긴 결혼식 파티장이고   고마워요   뭐 하는 거니?   어디 있나
한참 찾았잖아...   너무 배가 고파서   열이 좀 나는 거 같아   아스피린 먹었니?   암피실린 먹었어   잘 묻어줬지?   앞으로 이렇게 하자   이제 이 일은
절대로 말하지 말자   이 늦은 시간에
음식이 된대?   곧 올 거야   이게 뭐죠?   피로연 메뉴인데요   쇠고기, 돼지 고기, 간,
빵가루 묻힌 뇌, 사골...   생수 한 병 더 줄래요?   그 동안 뭐 먹을지
고를게요   4개월, 3주... 그리고 2일   황금 시대 단편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