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11월'

 

'베를린 - 국가보안부'

 

제자리, 고개 숙여

 

계속 걸어

 

'국가보안부 - 취조실'

 

들어가선 대위님이라 호칭하도록!

 

들어와

 

앉으시오

 

두 손은 허벅지 아래로 넣으시오
손바닥을 아래로 해서

 

우리에게 할 얘기가 있죠?

 

전 아무 짓도 안 했어요

 

아무것도 모릅니다

 

아무 짓도 안 했고
아는 것도 없다?

 

당신은 우리가
무고한 시민을 가뒀다고 믿는군?

 

아... 아닙니다

 

당신이 우리 인도주의 정부를
그따위로 의심한다면

 

구속되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것쯤은 인정할 텐데

 

자네 기억을 되살려주지
죄수 227번

 

당신 친구이자 이웃인

 

페르마넨트 디터란 자가
9월 28일에 공화국을 탈출했어

 

그리고 우린 당신이 그를
도왔다고 믿고 있고

 

전 전혀 모릅니다

 

그는 탈출하려고 한다는 걸
제게 말한 적이 없어요

 

나중에 직장에서
처음으로 들었어요

 

그럼, 9월 28일에 당신이
한 일을 진술해 보시오

 

- 이미 진술했는데요
- 난 다시 듣고 싶군

 

트립토어 공원에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을 갔다가

 

거기서 옛 학교 동창인
막스 키르히너를 만났습니다

 

그와 함께 그의 집에 가서
저녁 늦게까지 음악을 들었습니다

 

그에게 전화를 하시면
사실을 확인해 줄 겁니다

 

전화번호를
드릴 수도 있어요

 

국가의 적들은
이처럼 오만하다

 

여러분 모두
이 점을 유념하도록

 

이러한 자들과는 인내심의 싸움이다
약 40시간 정도의...

 

이러한 자들과는 인내심의 싸움이다
약 40시간 정도의...
'비밀 경찰대학'

 

'비밀 경찰대학'

 

조금 뒤로 돌려보겠다

 

자고 싶어요

 

제발 자게 해주세요

 

손을 허벅지 밑으로

 

9월 28일을 어떻게 보냈는지
다시 설명해 보시오

 

제발, 한 시간만
한 시간만 자게 해주세요

 

그날 했던 일을
다시 한번 말해 보라니까

 

왜 못 자게 해야만 하죠?

 

그러니까 제 말은...
비인간적이에요

 

결백한 사람은 오래 못 자게 하면
점점 분노하게 되지

 

왜냐면 그건
불공정하게 대접받는 거니까

 

소리 지르다가
결국 발광하지

 

반면에 죄가 있는 사람은
점점 조용해지거나, 침묵하거나

 

혹은 울기 시작하지

 

자신이 그곳에 앉아 있는
이유를 알기 때문이야

 

여러분이 누군가의
유, 무죄를 식별할 때에

 

그가 지칠 때까지
심문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옛 동창 막스 키르히너를 만났고

 

그와 함께 그의 집에 가서

 

저녁 늦게까지
음악을 들었어요

 

그에게 전화를 하시면
사실을 확인해 줄 겁니다

 

여러분은 이 자의 진술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했나?

 

첫 진술과 거의 똑같이
진술하는데요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지
단어 하나하나까지도

 

진실을 말할 경우 다른 표현으로
일관된 진술을 할 수 있지

 

정말 그렇게 해

 

거짓 진술자는 고도의
긴장 상태에서 진술한 내용을

 

문장 하나 틀리지 않게
똑같이 진술하지

 

227번은
거짓 진술을 하고 있어

 

두 가지 주요한 자백법이 있고
커다란 심리적 압박을 가할 수 있지

 

당신이 우리에게
협조자의 이름을 대지 않으면

 

오늘 밤 당신 부인을
체포할 수밖에 없소

 

그럼 당신 딸들은 공공보육원에
보내질 수밖에 없고

 

그게 당신이 원하는 건가?

 

탈출 협조자의 이름은?
그게 누구였지?

 

- 그레스커
- 다시! 정확하게!

 

그레스커요
베르너 그레스커

 

베르너...
그레스커

 

조용!

 

조용!

 

들어봐

 

이게 무슨 소리인지
아는 사람?

 

경비견들을 위해 앉았던
의자의 방석을 뜯는 소리다

 

취조에서 구속된 자들의 흔적은
채취한 후에 영원히 기억된다

 

여러분은 도청이란 직업에서 항상
사회주의의 적들과 대면하게 될 거다

 

이 점 명심하도록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훌륭해!
정말 훌륭했어!

 

아직 기억해?

 

우리가 저기 앉아 있었지
벌써 20년 전인가?

 

나에게 교수직
제안이 들어왔어

 

내 성적도 그리 나쁘진 않았지만
자네 덕을 많이 봤었지

 

꿍꿍이가 뭔가?

 

왜 자넨 항상 내게 무슨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하나?

 

- 연극이나 보러 가자고
- 연극?

 

햄프 장관도 오늘 밤 온다더군

 

난 문화부의 대표로
참석해야 하거든

 

7시에 시작이야
슬슬 출발해야겠군

 

"타인의 삶"

 

1시 방향에 있는 자가
햄프 장관이야

 

자네도 알잖아
전에 국가보안부에서 일했지

 

그 당시에 연극계
인사들을 많이 정리했지

 

게오르그 드라이만
시인이지

 

내가 학생들에게 항상 경고하는
그런 오만한 타입이군

 

건방지지만 신망받는 자야

 

모든 이들이 저자와 같다면
우리 모두 실업자가 되었을 거라고

 

우리가 서방의 책을 읽는
사람 중에 유일하게 의심하지 않지

 

그에겐 이 나라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이지

 

시작한다

 

이봐, 무슨 일이야?
새로운 걸 본 거야?

 

말 좀 해봐, 마르타!
제발!

 

아르투어가...

 

죽었어

 

아르투어가?
혹시 잘못 본 거 아냐?

 

아니, 친구
내 말을 믿어

 

그는 이미 죽음의
나락으로 떨어졌어

 

커다란 바퀴에 깔려 죽었어

 

난 보여...

 

모든 끔찍한 광경들이...

 

왜 내게 환영을 보는
불행한 일이 생겼을까?

 

엘레나
집에 가거라...

 

어때, 맘에 들어?
드라이만 작품 괜찮지?

 

나라면 저자를
감시하도록 시켰을 거야

 

감시라고? 학생만 가르치더니
실력이 다 죽었군

 

게다가 내가 직접
감시했을 거야

 

저자는 깨끗하다고...
햄프 장관까지 공연에 왔잖는가

 

그런 식으로 말하면
자네 무덤을 파는 게 될 거야

 

잠시 아래층에 다녀오겠네

 

'사랑의 여러 가지 얼굴'

 

자네가 한 일에
대해 많이 들었네

 

예술 문화계를 잘 주무른다고

 

당에서 자네 이름이
종종 거론되곤 했다네

 

저희는 당을 위한
칼과 방패일 뿐입니다

 

매사에 그 생각뿐이지요

 

저자에 대해 얘기해 보게

 

게오르그 드라이만?

 

어쩌면...

 

어쩌면, 뭐?

 

저자는... 겉보기와 달리
뒤로 딴짓을 할 수도

 

그루비츠, 당신이나 나 같은
사람이 최고인 이유가 있지

 

평범한 국가보안부
바보들은 이렇게 말하지

 

저자가 애국자 중 하나라고
저런 구린내 나는 자를

 

하지만 우린
더 많은 것을 보지

 

자넨 지도자감이야, 그루비츠

 

저자에게 뭔가 구린 게 있어

 

내 속에서 그걸 느끼지
내 속은 거짓말하지 않아

 

다음 주 목요일 저녁에
드라이만 집에서 파티가 있네

 

의심 가는 연극쟁이들이
모두 참석할 걸세

 

그전에 조치를 취해 보라고

 

뭔가 작고 은밀한 걸로
준비를 해보게

 

눈치채지 못하게

 

그놈은 영향력이 있는
친구들이 있단 말이야

 

우리가 뭔가
알아내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이 사실에 대해
알아선 안 돼

 

자네가 저놈에게
불리한 뭔가를 발견하면

 

자네는 중앙당의
강력한 친구를 얻게 되는 거야

 

뭔 말인지 알겠나?

 

장관님, 좋은 저녁 되십시오

 

저자들 왜 우릴 쳐다보는 거야?

 

여기서도 대체 뭐 하는 걸까?

 

내 생각엔
당신한테 반한 것 같은데?

 

이 밤이 가기 전에 여러분들에게
축배를 권하고 싶습니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죠

 

'시인은 영혼의 기술자다'라고...

 

그런 의미에서
게오르그 드라이만 씨는

 

우리 민주공화국
최고의 기술자입니다

 

- 매력적이야
- 파울, 그만해

 

그리고 크리스타 마리아 질란트 양

 

그녀는 우리 독일 민주공화국의
가장 아름다운 진주입니다

 

제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이 없으리라 믿습니다

 

자, 모두 잔을 들고
건배합시다!

 

크리스타를 위해서
건배! 건배! 건배!

 

저 인간이 당신 옆에
오는 것도 싫다

 

내 옆에서 떨어지지 마
제발...

 

자, 이제 계속
연주하겠습니다

 

인사드려도 괜찮겠죠?

 

- 내 연설이 맘에 들었길 바라오
- 감사합니다

 

당신 연극은 맘에 들었소

 

진심이오, 정말 좋았어

 

영혼의 기술자라...
스탈린이 한 말을 옮기셨더군요

 

오, 그런가?

 

난 때때로 도발하는 걸
좋아하오, 하우저

 

하지만 어느 선까지
참을 수 있는지도 알지

 

어쨌든, 난 도발보다는
우리의 드라이만 씨를 더 좋아하오

 

당신은 당이 예술가를
원하고 있다는 걸 알지

 

예술가가 당을
더 필요로 한다는 것도

 

정치 얘기만 할 거라면
전 다른 사람과 춤을 추겠어요

 

- 이제 춥시다
- 너무 늦었어요, 너무 늦었어...

 

그거 아시오? 난 꽤 오래전부터
우리 연극계를 따라다녔소

 

직업적인 이유 때문이라도...
아니신가요?

 

- 파울!
- 괜찮소, 드라이만

 

우린 서로를
제법 오랫동안 알아왔으니까

 

슈바이버 씨

 

오늘 밤 제법 잘했더군

 

드라이만 씨, 이런 연출가와
일한다니 기쁘오

 

다른 시절도 있었지만 말이지

 

예르스카에 대해
말씀하시는 겁니까?

 

장관님이 그에게 너무 가혹한
선고를 내리셨다고 생각합니다만

 

물론, 그가 도를 넘긴 했습니다
그건 의문의 여지가 없죠

 

하지만

 

장관님, 그의 입장이었다면
명예를 건 한 남자로서 말입니다

 

그가 자신의 발표문을
철회한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는 서독의 어떤 무대에서도
일할 수 있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탈출하지 않았어요

 

사회주의와 이 나라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그의 활동 금지는 엄연한...
- 누가 활동 금지라 말했소?

 

그런 건 이 나라에 존재하지 않아요
당신 말조심하는 게 좋겠어

 

이 말씀만 드리고 싶군요

 

만약 슈바이버 같은 사람이
계속 연출을 한다면

 

앞으로 제 작품은
더 좋을 수 없습니다

 

전 예르스카가 필요해요

 

그에게 너무 심한
선고가 내려졌어요

 

이보시오, 난 그리 생각지 않아

 

어쨌든 우리 모두는
당신 작품들을 좋아해요

 

인간을 향한 사랑...
'좋은 사람들'

 

누군가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

 

드라이만

 

얼마나 자주 그런 말들을
작품에 쓰던지 상관 않겠네만

 

하지만... 사람들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소

 

그런데 그 사람
요즘 어떻게 지내오?

 

예르스카는
활동 금지 처분이...

 

곧 다시 일할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가 그런 희망을
걸어도 되겠습니까?

 

물론, 그러라 하시오
그가 사는 동안, 그것도 오랫동안

 

이런 말이 있잖소
'희망은 마지막에 죽는다'

 

기술팀은 내일 아침
일찍 보내주겠네

 

중요한 건 목요일까지
모든 준비가 완료되어야 해

 

나머진 자네가 알아서 하게

 

잘할 수 있겠나?

 

잘 가게

 

- 늦으면 혼나는데
- 누구한테요?

 

아저씨 여자친구

 

20분 후로 맞춰

 

예?

 

부인, 그 어느 누구에게
한마디라도 발설하시면

 

당신 딸은 내일 당장
의대에서 쫓겨나게 될 겁니다

 

이해하셨습니까?

 

 

부인께 협조의 대가로
감사의 선물을 보내도록 하게

 

작가 양반 또 행차하셨군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
하긴 그게 좋을지도

 

- 어떻게 지내세요?
- 그럭저럭

 

항상 이렇게
시끄러운 건 아니라네

 

알아요
저 올 때만 저런다는 거

 

맞아

 

첫 공연에서 우리 모두
선생님을 그리워했어요

 

슈바이버는 잘하던가?

 

잘하긴요
선생님 일을 훔쳤는데

 

그래서 내가 살아있는 거야

 

견딜 수가 없어

 

첫 공연 때마다 오는
그 위선으로 가득한 자들을

 

바라봐야 하는걸

 

나답지 않은 소리군
그렇지?

 

하지만 이것이 진정한
내 모습인지도

 

예전의 예르스카가 아니라

 

전엔 어찌나 성공하고 싶던지

 

놈들이 던진 먹이나
넙죽 받아먹고

 

지난날을 후회하진 않겠네

 

난 다음 생에서
작가였음 좋겠어

 

항상 창작할 수 있는
행복한 작가 말이네

 

자네처럼 말이야

 

연출이 금지된 연출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필름 없는 영화 감독은
밀가루 없는 방앗간 주인처럼

 

더는 아무것도 아니야

 

더는 아무것도

 

알버트, 초연에 장관도 왔어요
햄프 장관 말이에요

 

그와 당신의 연출 금지에
대해 얘기했어요

 

그... 그게
긍정적인 거 같아요

 

그자가 매우 직접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언급하더군요

 

정말인가?

 

그거 좋군

 

싸구려 와인을
즐겨 드시는 예르스카 씨

 

어떻게 지내세요?
이번 파티에 오신데요?

 

그거 물어보는 걸
잊어버렸어

 

당신은 강하고 힘이 넘쳐요
난 그런 당신이 필요하고

 

당신 인생에 그런 망가진
자를 끌어들이지 말아요

 

- 알버트는 내 친구야
- 당신은 내 거고요

 

쉰 살 생일 파티
장식처럼 보이는군

 

하지만 난
마흔 살이잖아, 안 그래?

 

당신 생일에 넥타이 하기로
약속했던 거 잊지 말아요

 

나도 하고 싶어
하지만 넥타이가 없는걸

 

더는 핑계 대지 말아요

 

넥타이야?

 

책 선물은 싫다면서요

 

설마 넥타이 맬 줄
모르는 거 아니죠?

 

늙은 시인 양반

 

맬 줄 알아

 

태어날 때부터 맨걸

 

잊지 마, 전에 내가
혼자 힘으로

 

이 부르주아의 족쇄에서
해방되기 위해 투쟁했었다는 걸

 

날 위해 한번 더
이 족쇄를 채워보세요

 

그럼, 넥타이 매는 건...

 

별거 아니야

 

마이네케 부인
잠깐 저 좀 도와주세요

 

넥타이 맬 줄 아시죠?

 

이 은혜를 어떻게 갚죠?

 

- 어디 불편하세요?
- 아니, 괜찮아요

 

다 되었나요?

 

굉장해요! 완벽하군요
더는 잘할 순 없을 거예요

 

우리만의 비밀로 해주세요
비밀로 해줄 거죠?

 

그럼요

 

이런! 난 당신이
못 맬 거라 생각했어요

 

이런 걸 두고
숨겨진 재능이라 하는군요

 

난 당신이 모르는
재능이 많지

 

첫 번째 손님이에요

 

우리 사랑스러운 이웃들께서
아래층 문을 잠그셨네요

 

- 아래층에 가줄 거죠?
- 그래, 갈게

 

명작가님, 우리가 준비한 선물일세

 

- 미리 말하지만 책은 아니라고
- 고맙네

 

뭐 좀 마실래요?

 

- 예, 전 소다 주세요
- 난 보드카

 

내가 가져오지

 

뭣들 하는 거야
왜 알버트가 혼자 앉아 있는 거지?

 

대화하는 걸 원치 않아
우리 모두를 못 본 채 하는걸...

 

자넬 위해
뭘 좀 가져왔지

 

- 독서하려고 여기 오신 거예요?
- 브레히트 시집이야

 

여기 오니 왠지
나만 위선자 같군

 

위선자요?

 

그만하세요
제발 현실적으로 보세요

 

모두가 당신을
경외한다는 걸 알잖아요

 

모두가 당신을 존경한다고요

 

그래, 내가 10년 전에
했던 것들에 대해서겠지

 

그리고 아마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에 대해 말이야

 

친애하는 연출가님
기다려 줘요

 

잠시 당신과 얘기할 게 있어

 

당신이 어떻게
이 일을 얻게 되었는지

 

내게 정확히 설명해 보라고

 

재능?
물론 그러시겠지

 

그 외에 더 있잖아?

 

당신이 국가보안부와 함께
일한다는 건 누구나 알아

 

- 터무니없는 얘기!
- 잊지 말라고!

 

- 파울!
- 왜?

 

슈바이버, 미안하네
이 친구 취했어

 

도대체 왜 그래?
저자가 첩자라는 건 자네도 알잖아

 

아니, 파울
난 모르는 일이야

 

자넨 끔찍한 이상주의자야

 

예르스카를 누가 저리 만들었나?
여기 있는 자들이었어!

 

스파이, 배신자
그리고 기회주의자!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 전까지
자넨 인간도 아냐!

 

자네가 입장을 정리하면
그때 날 부르게

 

그 전에는 서로
볼 필요가 없을 것 같군

 

당신 친구들은 취향이
다양하지 못해요

 

아냐, 그렇지 않아

 

여기 봐
이 등 긁는 것도 꽤 훌륭해

 

그건 샐러드용 포크라고요

 

아무렴 어때
훌륭한걸

 

이것도 보라고
이걸로 다음 작품을 쓸 거라고

 

당신도 마찬가지예요

 

누구 친군데...

 

- 예르스카한테 받은 거야
- 당연히 책을 선물했겠죠

 

'아름다운 영혼의 소나타'

 

오후 11시 04분, 두 사람은
선물을 풀어 보았음

 

그런 다음, 육체관계로
예상되는 행위를 했음

 

자네 너무 늦었군

 

늦어서 죄송합니다

 

신호등에 걸리는 바람에
4분 정도 늦었네요

 

어떤 건지 아시죠

 

벌써 본론으로 들어갔군요
역시 예술가들이란 이렇다니까요

 

이제 아시겠죠

 

왜 제가 성직자나 정치가보다
예술가 감시하는 걸 좋아하는지

 

내일 아침 11시에 보세

 

알버트 예르스카, 작전명 '고독한 무대'
언제나처럼 체계적이군

 

서류 보여줄 테니
점심이나 먹으러 가자고

 

오늘 저녁 7시에 배구 경기가
소체육관에서 있습니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상관들 테이블은 저쪽이라고

 

이런 곳에서부터 사회주의가
시작되어야 하지 않겠나

 

어젯밤 질란트 양을
집까지 바래다준 리무진에 대한

 

자네의 질문 문건에
관한 건데

 

그게...
햄프 장관의 차였네

 

비즐러

 

햄프 장관을 붙잡아 넣을 수 없네
자네 보고는 지워버렸어

 

다음번엔 이런 일에 관한 건
문서로 보고하지 말고

 

뭔가 있으면
내게 구두로 보고하게나

 

우린 당원들을 도와
그들의 정적을 제거해주면 돼

 

무슨 말인지 알겠지?

 

나와 자네 경력을 위해
그게 뭘 의미하는지

 

우리가 뭘 발견했더라도...

 

그것 때문에
보자고 한 건가?

 

우리의 맹세를 기억하나?

 

당의 창과 방패가 되자

 

당원들을 제외하면
당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당원들이 보다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수록 당을 위해 좋은 거야

 

나 다른 농담을 들었어

 

호네커 총리가 아침 일찍
자기 집무실에 출근했는데

 

창문을 열어 태양을 보고
뭐라고 했는 줄 알아?

 

왜들 그래?

 

아니, 저는 그냥...

 

괜찮아... 놀라긴
계속하라고

 

국가보안부 사람들도
웃을 권리가 있지, 걱정 말라고

 

난 어차피 알고 있는
농담일 테지만

 

어서 해봐

 

그러니까 호네커...
아니, 총리께서 말이죠

 

태양을 바라보고 말씀하시길

 

- "잘 잤니? 태양아!"
- "잘 주무셨소? 태양 동지!"겠지

 

그러자 태양이 대답하기를...
"좋은 아침이에요, 호네커"

 

점심 때 다시 창문을 열고
태양에게 말하길

 

"좋은 오후야, 태양아"

 

그러자 태양도
"좋은 오후예요, 호네커"

 

일과 후 저녁에 다시
창쪽으로 가서

 

"잘 자, 태양아!" 했는데

 

태양이 대답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다시...

 

"잘 자, 태양아
도대체 뭐가 문제니?"라고 묻자

 

한참 후
태양이 대답하길...

 

"나 좀 내버려둬!
지금 서독에 있다고..."

 

자네 이름이 뭔가?

 

직위는? 부서는?

 

저요?

 

슈티글러입니다

 

소위 악셀 슈티글러
M 소속입니다

 

방금 자네가 한 행위가
자네 경력에서 뭘 의미할지

 

굳이 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네만

 

제발... 전 단지...

 

자넨 우리 당을 모욕했다
그 건은 선동이고...

 

당연히 빙산의 일각일 테고...

 

이 일을 장관실에 보고하겠네

 

그냥 농담이었어!
괜찮았지?

 

자네 얘기도 좋았네
하지만 더 좋은 농담이 있지

 

호네커와 즉석복권의
차이점이 뭘까?

 

없어

 

그냥 찢고 다시 뽑으면 돼...

 

- 같이 안 갈래?
- 난 집에 갈게

 

춥지?

 

크리스타 당신
목요일 약속을 잊었더군

 

아님, 당신 시인께서
또 생일이신 건가?

 

어서 타라고

 

타라니까

 

당신은 당신을 위해
뭐가 필요한지 몰라

 

걱정 마

 

내가 당신을 잘 돌봐주지

 

뭐가 필요한지
내게 말을 안 하는군

 

말만 해
바로 들어줄 테니

 

나 약속이 있어요

 

어디로 가는 중인지
모르나?

 

지금 그자에게 가는 거라고
당신은 좀 빨리 도착할 테고...

 

고통스러운 진실을
위한 순간이군

 

알았다고...

 

이런 멍청이들

 

다음 주 목요일
시내 중심가에서 보자고

 

가세

 

크리스타?

 

나 좀 안아줘요

 

저 왔어요

 

자네 또 5분 늦었군

 

11층 오른쪽 집요

 

집앞이에요!

 

건물 안에 어떻게 들어왔죠?

 

이 건물에 단골들이
몇몇 살죠

 

그런데 이 집엔
처음인 것 같군요

 

처음일 거요

 

어때, 좋았어요?

 

- 제발 좀 더 있어줘
- 안 돼요

 

30분 후에
다른 손님이 있어요

 

스케줄에 따라 일해요

 

1시 반이라...
당신 어차피 못 가

 

갈 수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다음번엔 좀 더
길게 예약하시던가

 

안녕

 

게오르그,
하우저 소식 들었나요?

 

아니, 뭔데?

 

그 사람 서독으로의
강연 여행이 취소됐대요

 

여행 허가를 못 받았다는데요

 

그 때문에 놀란 거야?

 

그렇게 행동한 사람이라면
그것쯤은 예상했을 텐데

 

당신이라면 그의
출국을 허락했겠어?

 

라즐로는 하우저의
출국금지 조치를 옹호했음

 

브레히트 시집 못 봤어?

 

- 뭐요?
- 브레히트 시집

 

못 봤는데...

 

이상하다
여기 뒀는데...

 

푸른 9월의 어느 날...
싱그러운 자두나무 아래에서

 

난 그곳에서 창백한 내 사랑
그녀를 품 안에 안았다

 

황홀한 꿈에서처럼

 

우리들 위에는 아름다운
여름 하늘이 펼쳐져 있었고

 

한 무리의 구름을 보았을 때

 

구름 무리는 매우 하얗고
무척이나 높이 있었다

 

그리고 구름에서 눈을 떼었을 때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 여보세요?
- 게오르그? 나 발너야

 

무슨 일이지?

 

예르스카 때문인데...

 

지난밤에 목매달아 자살했어

 

게오르그?

 

이만 끊겠네

 

'아름다운 영혼의 소나타'

 

레닌이 '열정 소나타'에 대해
한 말 생각해봤어

 

내가 그것을 계속 들었다면
혁명을 완수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이 음악을 들었던 사람이라면

 

진정으로 들었던 사람이라면

 

나쁜 사람으로
남아있을 수 있을까?

 

아저씨, 정말
국가보안부에서 일해?

 

너 국가보안부가 뭔지 알아?

 

응, 사람들 막 잡아가는
곳이라고 우리 아빠가 그랬어

 

그렇구나

 

그래, 이름이 뭐니?

 

내 이름?

 

공!
네 공 이름이 뭐지?

 

아저씨 웃긴다
공들은 이름이 없어

 

장관님,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모든 기술을 동원해서요

 

모든 전기 스위치
심지어 변기 안에도 말입니다

 

- 특히 거실엔 특별조치를...
- 뭔가 찾아내겠다고 말했지

 

뭔가를 찾아내게

 

최악의 경우는 피해야지
날 실망시키지 말게...

 

당장 내려

 

노박, 크리스타를 감시하게

 

나와 같이 있지 않은
매 순간을 체크하고 보고하게

 

문화협정 회의 참석을 위한
하우저의 여행 허가를 저지했어

 

무슨 일이든 생기겠지
그 두 놈은 가까운 사이잖나

 

그건 그렇고, 크리스타와
장관은 어떻게 되어가나?

 

그들은 내일 저녁에
만나기로 약속했어

 

좋아, 우린 이 스캔들을 통해
많은 걸 얻어낼 수 있을 거야

 

아니면 잃든가

 

명심하라고

 

예전에
두 가지 두려움이 있었지

 

홀로 되거나 글을
더 이상 쓰지 못하게 되거나

 

예르스카가 죽은 후
글 쓰는 일에 관심 없어졌고

 

다른 이들에 대해서도 말이지...

 

지금은 단지 당신이 내 곁에서
떠날까 봐 두려울 뿐이야

 

오늘 밤만은 내가 없다고
두려워 말아요

 

한두 시간 정도 외출하는 거니까

 

어디로?

 

옛 동창을 만날 거예요

 

정말로 크리스타?

 

- 정말로?
- 무슨 의미죠?

 

나 알고 있었어

 

당신이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단 말이야

 

제발 가지 마

 

그런 인간을 왜 만나주냐고!

 

필요 없다고...

 

당신이 약물치료
받는 것도 알아

 

그리고 당신 재능에 대한
믿음이 없다는 것도

 

그래도 날 믿을 순 있잖아

 

크리스타 마리아

 

당신은 훌륭한 배우야

 

난 그걸 알아
관객들 역시 그걸 알고 있고...

 

그러니까 그런
인간 따윈 필요 없어

 

필요치 않다고

 

여기 있어

 

그에게 가지 마

 

맞아요, 필요 없어요
이런 스캔들도 필요 없고요

 

그러는 당신은?

 

당신도 그럴 필요 없어요
그럴 이유도 없고

 

살기 위해 별짓 다 하잖아요

 

왜 그러는 거죠?

 

당신의 재능과 신념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당신 역시
파멸시킬 수 있으니까

 

그들이 모든 걸 결정하니까
누가 연기할 수 있고 연기해야 하는지

 

그리고 누가 연출할지도...

 

당신은 예르스카와 같은
종말을 원치 않아요

 

그리고 저도 원치 않고요

 

그리고 그 때문에
지금 전 나가는 거고요

 

당신이 옳을지 몰라
하지만 난 다른 방법을 원해

 

부탁할게

 

부탁해... 가지 마

 

오늘은 안 늦었습니다!

 

이제 내가 널 감시해주마

 

어서요, 이제 제가 하죠

 

저 때문에 초과근무했다는
소리 듣기 싫다고요

 

이 문밖으로 나가지 마

 

그 여자 어디 가려는 거죠?

 

옛 동창을 만난다는군

 

상세한 보고서는
내일 아침에 드릴게요

 

제가 맡아서 하죠

 

들어가세요

 

뭘 보는 거야?

 

소다수 한 잔 주시오

 

아니, 보드카로

 

더블로

 

같은 걸로 한 잔 더

 

꼬냑 한 잔 주세요

 

부인?

 

방해하지 말아주세요
혼자 있고 싶군요

 

질란트 양

 

우리 아는 사이던가요?

 

당신은 절 모르지만
전 당신을 잘 압니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사랑해요

 

왜냐면 당신은
당신 그 자체니까

 

- 연기에서 전 실제 제가 아니에요
- 당신 자신 맞아요...

 

전 무대 위의 당신을 보았어요

 

당시 저에게 당신은
당신 자체였어요... 그 이상의...

 

지금 현재 당신 이상의...

 

내가 누군지 안다는 거군요

 

전 당신의 관객이거든요

 

- 가야겠군요
- 어디 가시는 거죠?

 

옛 동창을 만나러요, 전...

 

알고 있죠? 방금은
본래 자신이 아니었어요

 

아니었나요?

 

아니었어요

 

당신은 저에 대해
잘 아시는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녀가 모든 걸 바쳐 사랑했던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다면?

 

그녀가 예술을 위하여
그녀 자신을 팔았다면?

 

예술을 위해
자신을 팔았다고요?

 

그런 일을 하고 있다면 그건
세상에서 가장 나쁜 일일 테지요

 

당신은 위대한 예술가입니다

 

당신은 그걸 모르세요?

 

그리고 당신은
좋은 사람이고요

 

내가 인계받은 보고에 의하면
'라즐로'와 '크리스타'는

 

'크리스타'가 옛 동창을
만나러 가는 일로 다퉜음

 

결국 그녀는 만나러 갔음
'라즐로'는 이 때문에 불행한 듯 보였음

 

대략 20분 뒤에 크리스타는
'라즐로'에게 돌아왔음

 

그건 라즐로에게도 나에게도
깜짝 놀랄 만한 일이었음

 

그로 인해 그들은 매우 행복해 했고
곧 격렬한 사랑을 나누었음

 

그녀는 '전 더 이상 당신을
떠나지 않겠어요'라고 말했음

 

라즐로는 '난 이제 힘을 얻었고
뭔가를 할 거야'라고 계속 되뇌였음...

 

여기서 예상컨대
그는 새로운 연극을 쓸 것 같음

 

라즐로의 연극 창작은 지난 몇 주 동안
소위 어려움에 봉착해 있었음

 

그녀가 한 언급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불명확했음

 

아마도 그녀는 전보다
가사에 충실하겠다는 말인 것 같음

 

그날 밤은 평화로운 밤이었음

 

오셨군요... 전... 단지...
그가 자니깐 잔 건데요

 

훌륭한 보고서야

 

정말요?

 

이 정도로 상황이
나쁜지 몰랐었어

 

나 역시 몰랐어

 

권력층에 있는
어떤 자가 말하길

 

한스 바이믈러 가에 있는
국가 통계청에선

 

모든 것을 통계 내고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한다

 

1년에 구입하는
신발의 수 2.3켤레

 

1년간 읽는
1인당 독서량 3.2권

 

전과목 A를 받는
학생 수 6,347명

 

하지만 한 가지 일은
거기에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아마도 그런 통계는 관료들 자신에게
고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자살률'이다

 

만약 당신이 바이믈러 가에 있는
통계청에 전화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엘베강과 오더강 사이에서

 

발트해와 오레산맥 사이에서
자살하는지 묻는다면

 

그럼 우리 통계청에선
침묵하실 거고

 

아마도 당신의 이름을
정확히 기록해 놓을 것이다

 

국가보안부를 위해서...

 

국가의 안보와 행복을
위해서라는 명목 아래

 

1977년부터 자살률에 관한
통계를 내지 않는다

 

'자발적인 살인'
국가가 자살을 이렇게 칭한다

 

자살 행위는
살인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 행위는 살기가 없고
열정이 없다

 

단지 죽음이 있을 뿐이다
'희망의 죽음'

 

우리가 9년 전에
자살 통계를 그만둔 이후

 

유럽에서 동독보다 자살자 수가
많은 유일한 나라는

 

헝가리이다

 

그 다음이 우리 나라
'진정한 사회주의 국가' 말이다

 

통계되지 않은 자살자 중 한 사람이
알버트 예르스카다

 

위대한 연출가

 

오늘 그에 대해
얘기하려 한다

 

통계치 좀 얻으려고 하는데
얼마나...

 

얼마나 안보 업무가
철저한지 알고 있어?

 

모두가 아는 이상으로...

 

저 위에서 여기서 연습한
서독에서 할 강연 얘길 엿들었어

 

덕분에 난 매우
음악적인 사람이 되었지

 

우리 집에서 만나기로 할까?

 

'오후 3시에
판코프 공원'

 

그래, 여긴 안전한가?

 

내 개인 보디가드야

 

난 롤프라고 부르지
아마 저자의 본명일지도 몰라

 

용건을 말해봐

 

여기

 

이걸 출판하겠다고?

 

서독에서 출판하게 도와주게

 

자네 이 얘길
크리스타에게도 했나?

 

아니

 

좋아, 내가 도와주지

 

단, 자네가 계속 비밀로 한다는
조건 하에 말이지...

 

뭐라고?

 

게오르그,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서야

 

슈피겔지는 어떤가?

 

편집장 중에
절친한 친구가 있어

 

그레고어 헤센슈타인
자네도 아나?

 

- 개인적으로는 몰라
- 만나게 해주지

 

하지만 기사는
가명으로 낼 걸세

 

물론 48시간 안에
체포되고 싶다면 실명도 좋고

 

춥군

 

우리 집으로 가겠나?

 

우리 집은 도청당하지 않아

 

호네커 부인과
개인적인 친분도 있고

 

일등 문화훈장까지 받았잖는가?

 

이등 훈장이지

 

다시 말하지만
우리 집은 깨끗해

 

뭐, 어떻게든 안전하기만 하면

 

자네 집이 정말 안전한지
확인해볼 좋은 생각이 났어

 

자네들도
우리 프랑크 삼촌 알지?

 

매주 토요일마다
서베를린에서 오는 양반 말이야...

 

커다란 금색의
벤츠를 몰고서 말이지

 

너무 위험해 보이는군요

 

맞아요
게오르그 말이 옳아요

 

좌석을 뜯어내고
파울을 숨기겠다고요?

 

난 모르겠어요
정말 모르겠다고

 

나만 믿으라고
좌석 아래는 보지도 않아

 

대충 차 아래 훑어보고
트렁크 열어보는 게 다야

 

그러고 나면 파울하고 난
이미 국경 너머에 있을 거야

 

국경수비대들은
생각보다 멍청하거든

 

어떤 경로로 넘어가실 건데요?

 

하인리히 하이네 도로로

 

난 항상 하인리히 하이네
도로로만 다녀

 

거기 국경수비대원들은
나와 내 황금색 벤츠를 잘 알지

 

거기 대원들과
정말 친하다네

 

날 믿게, 2시간 내로
자네들에게 전화하지

 

한 손에는 술 한 병 들고

 

자네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는 거야

 

파울이 국경을 넘었다고

 

파울의 국가보안부
감시원은 어쩔 건데요?

 

롤프, 롤프겐, 롤프겐...
그잔 파울이 집에 있다고 믿을 걸세

 

자, 난 이제 가야 돼

 

파울이 더 이상 이곳에
없다는 게 아쉽지 않은가?

 

'하인리히-하이네 도로'

 

맥주 한 잔 더?

 

하인리히-하이네 도로
국경초소입니다!

 

누구시죠?

 

누구시죠?

 

아무 대답이 없군

 

한 번만 봐주겠다, 친구...

 

드라이만입니다

 

잘 왔네! 파울이 국경을
넘는다고 장담했잖아

 

아무런 검사도 없었나요?

 

사소한 것들 말고는
특별한 검사는 없었어

 

특별히 초소대원들과
나쁜 일은 없었네

 

하여간 그는 국경을
넘을 수 있었다니까

 

정말 애 많이 쓰셨어요

 

천만에...
별로 위험한 일도 아니었잖나

 

- 예, 그렇군요
- 그래

 

조만간 또 뵙죠
안녕히 계세요

 

잘 있게

 

우리가 함께 뭘 하는지
물으면 뭐라고 할까?

 

이렇게 하지...

 

자네들이 날 도와준다고
연극 쓰는 걸 말이지...

 

공화국 수립 40주년을 위한
연극으로 말이지

 

맞아

 

우린 그걸 하는 거 맞아

 

누가 생각이나 했겠나?

 

우리 국가보안부가
이리 무능력할지

 

저런 멍청이들일 줄
누가 생각이나 했겠냐고!

 

좀 더 기다려 보시지

 

오후 7시 32분
'특별히 보고할 만한 사건 없음'

 

이거 한번 들어보시죠
심각합니다

 

67년도에 자살률이 최고인 건
우리도 이해가 갑니다만...

 

1977년도 상황에 대해선
당신이 설명을 해줘야 합니다

 

당시 사회적 상황을
정확히 알려줘야 한단 말입니다

 

전 그냥 문화계
이야기만 할 겁니다

 

정치적인 선동을 위한
기사가 아니라

 

이 글은 굉장합니다

 

단지 서독 사람들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 확실히 하자는 겁니다

 

이 기사가 뜨면
뒤집힐 겁니다

 

- 하우저잖아
- 당연히 하우저죠

 

이 사람은 서쪽으로...

 

이 사람들은 함께
연극을 쓰고 있군

 

공화국 수립 40주년
기념식을 위해서...

 

그런데 제겐 연극 쓰는 걸로
들리지 않는데요

 

그럼 자네에겐
뭐로 들린다는 거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연극 같진 않군요

 

자넨 너무 잡생각이 많아

 

그리 영리한 사람도 못 되고

 

저요? 그래요
전 그리 영리하진 않죠

 

그렇다면 영리한
사람인 척하지 말게

 

내가 자네를 선발한 이유는
기계적인 부분이 전문이고

 

어떠한 질문도
없을 사람 같아서였어

 

판단은 내게 맡기게

 

죄송합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좋은 하루요...

 

일 잘하시고... 제 말은...
그러니까... 수고하십시오

 

그건 이 부분을
다르게 써보도록 하죠

 

우리 자료도 보내주고

 

지켜볼 수밖에 없군요

 

2주 안에 어때요?
그때까지 하실 수 있죠?

 

그렇게 되면 3월자
첫판에 내보낼 수 있습니다

 

그것도 표지 기사로 말이죠

 

크리스타예요

 

게오르그?

 

크리스타, 이분은
그레고어 헤센슈타인 씨야

 

- 크리스타 질란트예요
- 예, 저도 압니다

 

그런데 신사분들
뭘 공모하고 계신 거죠?

 

하우저와 난 공화국 수립
40주년을 위해 연극을 쓰려고

 

연극 한 편을
두 명이 쓴다고요?

 

슈피겔지가 아마 이 연극에
관해 보도할지 몰라

 

- 누가 주연을 맡게 되죠?
- 실은 당신한테 물어보려 했는데

 

크리스타 둘 중에
어떤 역을 하고 싶소?

 

레닌이나 아니면
그의 사랑스러운 늙은 어머니

 

당신이 선택할 수 있어요

 

좋아요, 자리를 피해 드리죠

 

전 잠시 눈 좀
붙여야겠어요

 

조심하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이 일을 아는 사람이
적으면 적을수록 좋아요

 

국가보안부에 대해
가볍게 여기지 마세요

 

그런 의미에서 당신을 위해
뭘 좀 가지고 왔죠

 

온전한 케이크가 더 좋을 뻔했는데
전 이미 타자기가 있거든요

 

이미 그 타자기 활자체는
국가보안부가 파악하고 있어요

 

만약 국경에서
당신 글을 압수당하면

 

당신 타자기가
쓰인 걸로 인해

 

다음 날 국가보안부
취조실에 계시게 될 테지요

 

그럼 거기서 별로
큰 재미는 못 보실 테고

 

파울 역시 그렇게 될 테고

 

유감스럽게
이 타자기에 맞는 먹지로

 

붉은 색밖에 못 구했는데
괜찮겠죠?

 

별 문제되지 않습니다

 

그럼 타자기를 사용 후에
숨길 곳은 있죠?

 

- 예,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군요
- 너무 가볍게 생각지 마세요!

 

다음 내 기사 제목을
이렇게 쓰고 싶진 않아요

 

'드라이만 실종되다!'

 

아무도 이 타자기의
존재를 알아선 안 돼요!

 

이 집은 확실히
안전한 건가요?

 

 

이 집은 동독에서
처벌받을 걱정 없이

 

내가 맘대로
떠들 수 있는 마지막 장소야

 

좋아요, 그럼 건배를 듭시다

 

케이크와 달리
이 술은 진짜예요

 

당신이 동독의 진정한 얼굴을
보여주는 것을 위해 건배합시다

 

건배! 이 술
러시아제보다 좋군요

 

성공을 위하여!

 

그루비츠를 만나야겠소
긴급하오

 

지금 약속하시면
내일 2시 30분에...

 

교회 모임을 금지하고
닫아버리면 되는 거야

 

얼마나 간단한 일인데

 

그 사람보고 교황한테
전화해서 불평하라 그래

 

이제 그만 끊지
말도 안 되는 일에 너무 신경 썼어

 

비즐러, 어서 오게

 

마침 잘 왔네

 

예술 영역에서 다양한 정치적
반체제인사들에 대한 구금 상황

 

제법 학술적이지 않나?

 

여기 좀 보라고

 

박사논문 지도교수 안톤 그루비츠
어때, 굉장하지 않나?

 

난 이 논문에 B학점을 줬는데

 

박사논문 점수를 후하게 주면
교수를 우습게 보거든

 

하지만 실제로는
최고수준의 논문이라고

 

이걸 보면 이 논문은 예술가들을
'5가지 유형'으로 분류했어

 

예를 들어
드라이만 같은 경우는

 

4번째 유형에 속하는데
'인간집착형'이라는군

 

혼자 있기 싫어서

 

뭔가를 주변에 떠들어야만 하지

 

이런 놈들은 재판 없이
감옥에 넣어야 하는 거야

 

쥐도 새도 모르게
짧게 손보고

 

밖에 알려지지 않도록
조용히 좌절시켜야 한다고

 

그럼 일을 신속히
끝낼 수 있어

 

독방에 감금해야 된다고
기간에 대한 언급 없이 말이지

 

그 안에 있는 동안은
어떠한 접촉도 있어선 안 돼

 

심지어 간수들하고도 말이지

 

그러면서도
최고의 대접을 해주는 거야

 

어떠한 괴롭힘이나 학대
반감도 없이 말이지

 

나중에 폭로할 수 있는
어떠한 빌미도 제공해선 안 돼

 

10달을 썩힌 후
그자를 풀어주는 거지

 

깜짝 놀라게 말이야

 

그럼 그런 자들은
더는 어떤 문제도 만들지 않지

 

그 방법이 왜
최고인 줄 아나?

 

그렇게 다루어진
4번째 유형의 대다수는 말이지

 

더 이상 뭘 쓰거나
혹은 뭘 그리거나...

 

예술 행위 따위들을
하지 않게 되지

 

손끝 하나 안 대고
그렇게 간단히...

 

그러니까...

 

거저 먹기인 셈이지

 

뭣 때문에 왔나?
드라이만 건은 뭔가 진전이 있나?

 

그 일에 관해
말하려고 했는데

 

내 생각에는
때가 된 것 같은데

 

때라니... 어떤?

 

감시 절차를
축소시켜야 하지 않을까?

 

확실치 않은 사건 때문에

 

무리하게 24시간 교대근무를
할 필요는 없지 싶네

 

확실치 않다?

 

우리가 아무것도
건질 수 없다는 얘긴가?

 

장관을 위해?

 

이 방법은 효과가 없다는 거야
조금 더 유연하게 대처해야지

 

라즐로의 집 밖까지
감시하든가

 

그럼 우도에게
이 사건을 넘길까?

 

내가 이 일을
계속해서 맡고 싶네

 

왜?

 

어차피 내가 책임자고

 

지금보다 유연한 계획이 필요해

 

밤낮으로 왔다갔다 않고
현장에서 지내면서

 

혹시 그자가 집 밖에서
뭔가를 할 수도 있지 않나?

 

어쩐지 뭔가가
내 맘에 들지 않는구먼

 

자넨 내게
뭔가를 숨기고 있어

 

좋아, 내가
우도를 빼도록 하지

 

그는 이번 교회 사건에
투입하도록 하지

 

이번 제안을 문서로 제출하게

 

혐의점이 없어서
작전을 변경한다고

 

그런데 비즐러!

 

내 충고 하나 하지!

 

우린 더 이상
학교에 있지 않네

 

이제 임무에서는
점수 따윈 상관없어

 

단지 성공만이 중요하지

 

한스 바이믈러 가에 있는
국가 통계청에선

 

모든 것을 통계 내며
모든 것을 알고 있다

 

1년에 1인당 사는
신발 수 2.3켤레

 

1년간 읽는
1인당 독서량 3.2권

 

그리고 1년에 만점으로
졸업하는 고교생 수 6,347명

 

오후 5시 '라즐로가 하우저와
발너에게 연극 초안을 읽어주었다'

 

'치과'

 

우리가 쓰고 있는 건
연극이 아니야, 크리스타

 

나한테 얘기할 필요 없어요

 

당신에게는 얘기해주고 싶어
그 문서는...

 

말하지 말아요

 

난 당신 친구들 얘기처럼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일 수 있어요

 

지금 난 당신 곁에 있어요

 

다른 건 상관없다고요

 

리젠후버 장관 발표로는

 

손상된 숲을 복구할
방법은 없다고 합니다

 

동서독 관계가
긴장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시사 주간지 '슈피겔'은
오늘 머리기사로

 

익명의 동독인이 쓴

 

'동독의 자살에 관하여'란
글을 실었습니다

 

이 글은 일련의 동베를린
예술가들의 자살 동기와

 

연극 연출가 알버트 예르스카에
대한 내용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예르스카 씨는 7년 동안
활동 금지를 당한 후에

 

올해 1월 5일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1977년 동독 정부는 자살자
통계 내역 공개를 중지했는데

 

당시 헝가리가 동독보다 자살률이
높은 유일한 국가였다고 합니다

 

알고 있습니다

 

예, 저희는...

 

저희는 '슈피겔'지의
편집자 중 한 사람인

 

함부르크의 정보원을 통해
이미 글 원본을 얻어냈습니다

 

축하해야겠구먼!
그래, 그 빌어먹을 놈이 대체 누군가?

 

아직 누군지 모르지만
타자기의 서체를 통해서 저희가 할...

 

아직 아무것도 못 했구먼!
그놈의 이름을 당장 가져오라고!

 

신속하게 조사한 후
보고하겠습니다

 

못 잡아내면
넌 끝장이야!

 

안드레아
서체 전문가 불러!

 

이 타자기는 수출용으로
만들어진 가정용 타자기인데

 

국내용으로 개조된
가능성이 있습니다

 

크기는 아마도 '콜리브리'
휴대용 모델 정도로 보이며

 

잉크가 빨간색이라
분석도 힘들군요

 

그 타자기 쓰는 사람은?

 

이런 타자기는 국내
어디서도 구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하우저가 사용하는 건?

 

저널리스트 파울 하우저는
발렌티노사의 모델을 사용합니다

 

- 이 모델은 글씨가 더...
- 알았어! 알았어! 그러면 발너는?

 

국산 '옵티말 엘리트'를
사용합니다

 

게오르그 드라이만은?

 

게오르그 드라이만은
초안은 손으로 쓰고...

 

그런 다음, 오리지널
'반더러 토페이도'를 사용합니다

 

그자는 다른 타자기는
사용 안 합니다

 

그 '콜리브리' 타자기는
크기가 얼마나 하지?

 

그 타자기는 이제까지
제작된 것 중에 가장 작은 제품으로

 

19.5 x 9 x 19.5cm 이죠

 

책으로 위장할 수도 있겠군

 

수고했네, 가도 좋아

 

가보겠습니다

 

'동독의 자살 통계
그 아픔의 숫자'

 

안드레아, 당장
비즐러와 연결해주게

 

오후 4시: 이들은 대본 작업을
많이 했기 때문에 매우 지쳤다

 

- 네?
- 자살 기사에 대해 들어봤나?

 

- '슈피겔' 기사 말인가?
- 어떻게 알지?

 

하우저가 드라이만한테 전화해서
그 기사에 대해 설명해줬네

 

비즐러, 이 사건은 매우 중요하네
나와 자네의 경력을 위해 말이지

 

그자가 배후인물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하지 않던가?

 

아무 얘기도 없었어
그런 얘기는 전혀 안 하던데

 

슈피겔 편집장이 27일 가명으로
보른하이머가를 건너왔어

 

그런 후 4시간 동안
그곳에 머물렀지

 

6번 부서에서 그를 미행했네만
그만 놓치고 말았어

 

혹시 그자가 드라이만과
접촉하지 않던가?

 

- 그랬으면 그걸 보고했겠지?
- 그래, 그래, 물론이지...

 

그 글의 저자로
그자에게서 냄새가 나

 

내가 잘못 짚었을 리가 없는데
이상하군

 

그럼 계속
귀 기울여 감시하게

 

젠장!

 

타게

 

만약 자네 동료 중에 배신자가
있다면 처벌하겠는가?

 

그럼요, 물론이죠!

 

여자라도 마찬가지고?

 

당연하죠

 

그러면 같이 일하는
거물급 상관을 모신다고 해도?

 

그렇다고 할 수 있죠

 

아니, 당연히
그렇게 해야겠죠

 

이건 크리스타 마리아 질란트의
불법 조제된 약물에 관한 걸세

 

그걸로 뭔가를 알아내는 방법은
자네가 더 잘 알 테고...

 

그녀를 파멸시키든지 말든지
그건 자네의 판단에 맡기겠네

 

어차피 난 그녀의 실망스러운
연기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으니까

 

이제 가보게

 

문 닫아!

 

질란트 양!
조사할 것이 있소

 

따라오시오

 

이런...

 

크리스타 질란트
경력이 아주 화려하시군

 

안타까워 어쩌나

 

정말 너무 훌륭해

 

앞길이 창창한데

 

앉아요

 

배우가 더 이상
연기를 못 한다면 뭘 하겠소?

 

제발...

 

뭐든 다 할 테니 그것만은...

 

- 국가보안부를 위해 뭔가를...
- 부질없는 짓이야

 

전 거의 모든
연극인들을 알고 있어요

 

뭔가를 알아낼 수도 있어요

 

그렇겠지
하지만 소용없다니까

 

그래도 다른 뭔가가
있지 않을까요?

 

혹시 찾아보면 방법이...

 

유감스럽지만 당신은
뭐랄까...

 

굉장한 권력자를
적으로 만드셨더군

 

그래서 이번 사건은
나도 손쓸 수가 없소

 

그래도 뭔가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미안하군

 

한 가지가 있긴 한데

 

당신이 작가들이나
예술가들하고 친분이 있으니

 

지난주에 '슈피겔'지에 실린
글에 대해 뭔가 들은 얘기 없나?

 

자살에 관한 글 말이야

 

국가보안부요!
문 여시오!

 

문 열라니까!

 

서재에 불이 켜져 있어

 

증거를 인멸하기 전에
문을 부셔서라도 들어가

 

문 뜯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 무슨 일입니까?
- 당신 집에 대한 수색 명령을 받았소

 

여기 수색 영장이 있소

 

- 찾는 게 뭐요?
- 비밀이오

 

보리스, 뮐러!
자네들은 침실과 복도를

 

글레스카!
자넨 주방과 욕실 복도를

 

하이저, 토마스!
거실, 서재를 맡아

 

시작하게!

 

뭐를 태운 거요?

 

잘못 쓴 원고요

 

서유럽 문학도 읽으시고?

 

얼마 전 호네커 서기장
부인에게 받은 선물이요

 

- 상황이 어떤가?
- 계획대로 진행 중입니다

 

서유럽 책과 신문들 말고
다른 건 없습니다

 

- 찾는 것에 대한 흔적은 없습니다
- 철저히 수색했나?

 

물론입니다
계속해서 수색할까요?

 

- 어떡할까요?
- 철수해

 

국가보안부 주소요
망가진 게 있으면 청구하시오

 

모든 게 최상의 상태입니다

 

말씀하세요

 

비즐러, 내일 오전 9시에 들어와

 

좋아, 뻔한 얘기 아닌가?

 

크리스타 마리아야

 

국가보안부가 그녀를 잡아갔고
그녀는 자네를 배신했고

 

그녀가 아니야

 

어떻게 확신하나?

 

지난 밤에 그녀가
집에 없었다면서?

 

그녀는 타자기를
숨긴 장소도 알고 있어

 

그래, 그녀는 알고 있어

 

만약 자네 말대로

 

가택수색이
그녀 때문이었다면

 

어떻게 그것만
말하지 않을 수 있나?

 

그루비츠 중령을 만나러 왔네

 

비즐러 대위일세

 

76번 취조실로 가십시오

 

그래, 들어오게

 

앉게

 

어때?

 

이게 뭐 하는 건가?

 

이게 뭐 하는 거냐고?
몰라서 묻나?

 

드라이만 때문인가?

 

'슈피겔' 기사
그놈이 쓴 거야

 

누가 그런 얘기를 했지?

 

따라오게

 

여기

 

자네가 뭣 때문에 이 모든 걸
놓쳤는지 모르겠지만

 

난 자네가 심문자로서는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있네

 

그리고 이것이
자네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야

 

당장 662번 죄수를 데려오게

 

자네 아직 우리 편인가?

 

그래

 

그렇다면
다신 실패하지 말게

 

죄수를 묶어둘까요?

 

그녀는 죄수가 아니라
정보원일세, 자넨 가봐도 돼

 

그럼, 당신이 제게 명령을
내리는 상관이군요

 

적어

 

그럼 명령하시죠

 

이제 10시간 후면...

 

아니, 정확히
9시간 반 후면...

 

뢰즐링 씨가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당신이 아파서 무대에
서질 못한다고 발표할 거고

 

그러면 당신은
영원히 연극계를 떠나게 된다

 

그걸 원하나?

 

증거가 어디에 있는지 말하시오

 

증거는 어디에도 없어요

 

타자기 같은 건 없어요
제가 만들어낸 이야기예요

 

그렇다면 큰일이군

 

풀려날 방법은 그것뿐인데

 

심문에서 한 거짓 증언은
적어도 2년형감이오

 

드라이만은
어차피 감옥에 가게 될 거요

 

당신이 한 얘기에...

 

우린 이미 다른 증거들을
아파트에서 찾아냈소

 

마지막 기회를 잡으시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의미 없는 영웅주의 때문에

 

감옥에 들어갔는지
당신은 모를 거요

 

당신의 관객들을 생각하시오

 

'당신의 관객들을 생각하시오'?
재밌는 말이군

 

국가가 당신을 위해
한 일들을 생각하시오

 

평생 해줬던
일들 말이오

 

이제 당신이 국가를 위해
뭔가를 할 수 있어요

 

그럼 우린 고마워할 테고

 

타자기를 어디에
숨겼는지 말해보시오

 

드라이만은 지금 일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를 것이요

 

당신을 당장 풀어 드리지

 

그리고 우린 당신이
그와 함께 있을 때 덮칠 거요

 

놀란 척하는 정도는
당신이 연기할 수 있지 않소?

 

그러면 오늘 밤 당신은
다시 무대에 서게 될 테고

 

당신이 있어야 할 곳...

 

당신의 관객들 앞에...

 

그 글들이
어디 있는지 말해보시오

 

어디 있지?

 

집 안에 있어요

 

문지방 아래에 있어요

 

거실과 복도 사이에 있는...

 

바닥을 뜯어야 돼요

 

여기 말이오?
정확히 표시해 보시오

 

많이 지쳐 보이는군
정보원이란 사실을 잊지 말고

 

그건 기밀 유지 등과 같은
의무가 있다는 말이지

 

물론 특권이 따른다는
사실 역시...

 

경비!

 

비즐러를 부르게

 

비즐러 대위는
이미 가셨습니다, 중령님

 

알겠네

 

알았네, 가봐

 

이 정도 일로
포기할 순 없잖나

 

다시 시작하게

 

집에 들어가서
잠이나 한숨 자게

 

이번 일은 자네 집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네

 

그래, 이 나라 전체와
관련이 있지

 

크리스타?

 

친구 집에 있었는데 물이 안 나오잖아
당장 샤워해야겠어요

 

자네 왜 그리 서둘러 왔나?

 

- 작전은 계속 진행 중이니까
- 둘 다 집에 있나?

 

물론

 

오늘 보고서일세

 

라즐로 건의
마지막 보고서구먼...

 

왜 내게 전화 안 했지?

 

뭐라고요?

 

왜 내게 전화 안 했냐고

 

교외에 나가 있었어요

 

손톱 닦는 솔 좀
건네주실래요?

 

국가보안부가 와서
집을 뒤집어 놨어

 

누가 왔었다고요?

 

국가보안부요!
문 여시오!

 

여기 있어

 

드라이만, 안녕하시오
국가보안부 그루비츠 중령이오

 

지난밤 수색이 미비해서
다시 왔소이다

 

저기가 서재인가?
거길 다시 보지

 

책들을 주의해서
한 장 한 장 살펴보게

 

이건 또 뭔가?

 

이 문지방이
미심쩍어 보이는데?

 

어쩌면 굉장히
비밀스러운 장소일지도...

 

그냥 둬!
여자는 이 일과 상관없다

 

배우란 것들은...

 

나... 난 너무 약했어요

 

내가 저지른 일을
다시 바로잡을 순 없어요

 

바로잡을 건 없었어요
바로잡을 필요가 없었다고요

 

내가 이미 타자기를...

 

날 용서해줘, 날 용서해줘
용서해줘...

 

요원들을 철수시켜
작전 종료다

 

드라이만 씨, 협조 감사하오
우리가 잘못된 제보를 받은 것 같소

 

미안하오

 

가세

 

비즐러, 자네의 최후가 궁금한가?

 

넌 완전히 끝난 거야

 

증거가 없다고
내가 속을 줄 아나?

 

지금부터 넌 은퇴할 때까지
편지 검열이나 할 거다

 

앞으로 20년은 될걸

 

20년은...

 

꽤 긴 시간이지

 

'고르바초프
소련연방 서기장에 선출'

 

'4년 7개월 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장벽이 무너졌대요!

 

동서간 국경의 문이 열렸습니다
모두가 기쁨에 넘쳐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친애하는 애청자 여러분
1989년 11월 9일

 

정말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2년 후'

 

무슨 일이야?

 

너의 아르투어는 이제 죽었어

 

아르투어가?
혹시 이번엔 잘못 본 거 아니야?

 

난 오늘 아침
그를 봤단 말이야

 

아니, 친구, 내 말을 믿어
그는 추락했어

 

내 곁에 있는 너희처럼
언제나 그를 지켜줬던 부하들도

 

찬란히 밝은 태양의 빛도...

 

그를 감싸오는
죽음의 그림자를 막진 못했어

 

커다란 바퀴에 깔려 죽었어
난 보여...

 

모든 끔찍한 광경들이...

 

왜 내게 환영을 보는
불행한 일이 생겼을까?

 

엘레나, 집에 가서 쉬어

 

남은 일은 내가 해줄게

 

옛날 생각 나니
가슴 아프지?

 

나도 더 이상 못 보겠더군

 

그런데 당신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거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이후
더 이상 글을 쓰지 않으니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군

 

국가에서 당신에게
많은 투자를 했잖소

 

하긴 난 당신을
이해할 수 있소

 

이 독일연방이란 나라에 대해
어떻게 써야 할까?

 

세상에 한탄할 필요 없고
혁명을 일으킬 필요 없으니 말이오

 

우리 작은 공화국이
좋지 않았소?

 

많은 사람들은 이제서야
그걸 이해하더군

 

- 묻고 싶은 게 있는데
- 뭐든지 물어보시오

 

왜 나를 감시 안 했소?

 

모두 도청하던 시절에
왜 나만 빼놨는지

 

당신은 완벽하게
감시당했었소

 

우린 모든 것을 알고 있었지

 

감시당했다고요?

 

완벽하게 도청했었지
모든 곳을

 

그럴 리 없어요

 

기회가 된다면
전등 스위치를 한번 보시오

 

우린 모든 걸 알았다니까

 

아마 침실에선 크리스타를
만족 못 시켰지?

 

정말 당신 같은 자들이
나라를 다스렸다니...

 

'분단 시절 자료보관실'

 

'열람 환영'

 

잠시만 기다리세요
선생님 경우엔 서류가 많아서

 

시간 순으로
서류를 정리했어요

 

오래된 것은 위에
최근 것은 아래에 있어요

 

그럼 이만...

 

게오르그 드라이만에 관한 작전
코드 네임 '라즐로'로 시작함

 

그의 혐의와 관련
브루노 햄프 장관에 의해 혐의 부여

 

라즐로는 전령을 통해
정부 허가 없이 서독 신문을 반입함

 

감시당한다는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그 사실을 모르는 척
하자고 제안했음

 

라즐로와 크리스타는
선물 포장을 뜯어보았음

 

그런 다음, 육체관계로
예상되는 행위를 했음

 

서베를린에서 방문한
파울 하우저의 삼촌 건에 관해서

 

그들은 삼촌에게
하우저와 라즐로가

 

공화국 수립 40주년을
기념하여 쓸 연극에 대해 설명했음

 

우린 40주년 기념 연극에 대한
자세한 보고를 기대함

 

예를 들어 구체적인
연극 내용에 대한 보고

 

연극 1장의 내용

 

레닌의 계속되는 위험

 

외부의 압력에도
레닌은 자신의 혁명 계획을 고수함

 

레닌은 매우 지쳤음

 

HGW

 

HGW XX/7

 

나, 크리스타 마리아 질란트는

 

자유 의사로 국가보안부와 함께
비공식적으로 일할 것을 맹세합니다

 

이러한 결정은 다음과 같은
확신에 근거합니다

 

게오르그 드라이만은

 

슈피겔지 기사의 원 저자
'권세가 있는 어떤 이'다

 

저널리스트 파울 하우저와...

 

'크리스타 마리아 질란트'

 

크리스타 마리아 질란트는
1985년 3월 10일 21시 20분

 

햄프 장관이 제공한 약물 남용
혐의로 인해 체포되었으며

 

3월 11일 13시 50분
다시 석방되었다

 

그녀가 '라즐로'가 타자기를
숨긴 곳을 제보한 후에

 

정보원 '마르타'가
될 것을 서약하였다

 

오후 1시 50분이라고?

 

어떻게 타자기를?

 

1985년 3월 11일
가택수색 실패와

 

계속된 정보 제공자 '마르타'의
차 사고로 인한 죽음으로

 

라즐로에 대한
도청은 중지되었음

 

참고 사항, HGW에 대한
진급 정지조치가 오늘부터 유효함

 

우편실 직원으로
강제 발령되었음

 

앞으로 책임을 요하는 일에
참여시키지 않을 것을 권함

 

10시 50분 라즐로의
외부 감시 시작

 

15시 10분, '마르타'는 보안부에서
라즐로의 집으로 귀가

 

이하 가택수색에
관한 보고가 이어짐

 

라즐로 사건 종결
HGW, 15시 15분

 

HGW XX/7이 누굽니까?

 

세워주세요

 

우퍼란트가로 돌아갑시다

 

'2년 뒤'

 

'게오르그 드라이만
아름다운 영혼의 소나타'

 

'감사한 마음을 담아
HGW XX/7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29마르크 80센트요

 

선물 포장해 드려요?

 

아니요
제가 볼 겁니다

 

안녕하세요

 

'타인의 삶'의 작가이자 감독인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 마르크입니다

 

이렇게 긴 코멘터리를 하는 건
태어나 처음이에요

 

전에 '도베르만'이라는
단편 영화에서 한 적은 있지만

 

그건 겨우 4분짜리였거든요

 

여긴 베를린에 있는
국가보안부 건물입니다

 

실제 국가보안부 건물은 아니고요

 

실제 건물의 여러 면을
본따서 만든 세트예요

 

실제로 전 국가보안부 관리로
유치장의 기관장이었던

 

우베아투스 크나베 박사가
국가보안부를 너무 찬양하는 것 같다며

 

우리 프로젝트를
허가해주지 않더군요

 

다행스럽게 영화에는
제대로 비춰졌어요

 

국가보안부에 희생되었던
사람들로부터 연락이 왔죠

 

처음으로 국가보안부의
악독함을 고스란히 담아냈다고

 

자신들에게 큰 의미를 전해줬다며
고맙다는 편지를 많이 받았어요

 

물론 실제는 영화보다
더 끔찍한 일들도 많이 있었겠죠

 

하지만 잔인한 장면을 보여주기 보다
내포된 의미를 담아내고 싶었어요

 

이 배우는 바스챤 트로스트라고

 

우리 세대에 가장 뛰어난
배우 중 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조금만 더 고통스럽게... 라는 등의
미묘한 감정표현을 요구하면

 

정말 아주 세밀하게
표현을 잘해줬어요

 

재 촬영 때는 거기에다
미묘한 감정변화까지 더해서

 

늘 저를 감동시켰죠
아주 세심한 배우예요

 

제 대학동기이자 친구인
벤냐민 하우펜베어크 슐레퍼의

 

첫 장편영화 주연을
맡은 적도 있죠

 

아주 장래가 촉망되는
유망한 배우예요

 

국가의 적들은
이처럼 오만하다

 

여기 보시는 이 녹음기는
실제 국가보안부에서 썼던 기계예요

 

그 중엔 꽤 고도의 기술로
직접 제작한 것도 있죠

 

서독의 기술을 도입한 것도 있고요

 

저희는 가능한 한 실제로
국가보안부에서 사용했던

 

그런 기술이나 장비들을 구하려고
방방곳곳을 찾아다녔죠

 

글쎄, 뭐랄까...

 

전신도청장치부터...

 

마지막에 등장하는 기계까지...
다들 이미 영화는 보셨죠?

 

안 그러면 이 DVD 코멘터리를
들을 리가 없으니까요

 

마지막에 울리히 뮤흐가
편지를 검열할 때 쓰는 기계는

 

실제로 20년 전 그의 편지를
검열했던 기계예요

 

한 시간에 약 600개의 편지를
열어볼 수 있어요

 

편지를 다시 닫는 기계도 있는데
영화에선 보여드리지 못했죠

 

그것도 마찬가지로 한 시간에
600개씩 처리해냈어요

 

저는 특히 이런 세세한 부분을
사실에 근거한다는 데 중점을 뒀죠

 

물론 저희가
직접 제작할 수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실제 쓰였던 물건들에는
대체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잖아요

 

실제 고통이란게 묻어있을 테니까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살려주겠죠

 

울리히 뮤흐...

 

참 어이 없는 얘긴데 사실
전 처음에 그를 몰랐었어요

 

이 영화를 하기 전까지 말이죠

 

대학 동창인
크리스토프 호크호이즐러와

 

캐스팅 담당인 지모네 베어를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죠

 

두 사람 모두 이 역할은
울리히 뮤흐가 해야 한다더군요

 

두 사람 다 제가 평소에
잘 따르는 사람들이에요

 

어쨌든 그가 출연한 영화를 봤는데
다른 말이 필요 없더라고요

 

그때부터 그가 출연했던 작품들을
거의 다 보다시피 했죠

 

한마디로 표현하긴 그렇지만...
재미있었어요

 

거의 모든 영화가 좀 어렵고
심각한 테마들이었죠

 

'베니의 비디오' 같은 영화는
5번이나 끊어서 봐야했어요

 

너무 잔인했거든요

 

그의 연기에는 정말 온몸에
소름이 끼칠 정도로 실감났어요

 

그는 자기 영혼의 어두운 부분까지도
끌어낼 줄 아는 타고난 배우죠

 

대단하다는 말 이외는
다른 표현을 못 찾겠네요

 

그는 자신의 캐릭터를

 

다른 어떤 곳도 아닌 바로
자신의 영혼에서 끄집어내죠

 

그는...

 

정말 사려 깊은 사람이에요
영리하기도 하고요

 

게다가 자신 내면 속의 어둠과도
맞서 싸울 줄 아는 사람이죠

 

그리고 그런 감정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줄도 알고 있고요

 

울리히 터커는...

 

뭐랄까... 상당히 인상적인
사람이라고 할까요

 

일단 생각이 깊고요...
그리고...

 

제 아내가 그와 작업한 후부터
저를 더 사랑해주는 것 같아요

 

함부르크에선 연극계에 있어
신 같은 존재였으니까요

 

저 역시 그와 작업한 저 자신을
지금 더욱 사랑해 주고 있어요

 

저뿐만 아니라 그와 작업한
모든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했을 거예요

 

모두가 울리히 터커처럼
되고 싶다고 말이죠

 

타인의 삶

 

'타인의 삶'이란 제목에 대해선
정말 의견이 분분했어요

 

모두들 분명 더 나은 제목이
있을 거라고 느끼긴 했지만

 

아무도 선뜻 떠올리진 못했거든요

 

전에 국가보안부에서 일했지

 

몇 달 전에
어떤 토크쇼에 출연해서

 

프로이드 집안에 대한 책을 쓴
소피 프로이드를 알게 됐는데

 

지그문트 프로이드의 손녀였죠

 

그녀는 그 제목은 안 된다며
다른 걸 생각해 보라고 하더군요

 

어차피 독일어 제목으로는
너무 늦었다고 했더니

 

미국에 살던 그녀가 저를 위해
영어 제목을 생각해 본다더군요

 

전 그냥 지나가면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몇 주 후에 정말로
그녀가 이메일을 보내와서는

 

영화 영어제목을 'My brother is
a keeper'로 정하라고 하더군요

 

그녀의 의도는
대충 이해는 가더라고요

 

어쩌면 지금보다 더 강렬하고
구체적인 제목이 나왔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딱히 이거다 하는게 없었죠

 

여러 대안들을 살펴봐도
확 와닿는 것도 없었고요

 

말 좀 해봐, 마르타!
제발!

 

아르투어가...

 

죽었어

 

아르투어가?

 

게하드 하웁트만에서 촬영한 이 장면은
여러 연극의 요소를 섞어놓은 거죠

 

물론 실제로
존재한 연극은 아니에요

 

전 드라이만이
꽤 유명한 작가이며

 

크리스타 마리아도
꽤 비중 있는 배우라는 걸

 

잘 드러내줄 수 있는
넉넉한 규모의 극장이 필요했어요

 

이 국가에서 비중 있는
예술가로 말이에요

 

또한 빨간색이 없는
극장이 필요했어요

 

정말 구하기 힘들었죠

 

다들 느끼셨는지는 모르겠네요
저희가 빨간색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요

 

이 영화는 색에 대해
엄격한 컨셉이 있었어요

 

빨간색은 다 주황색으로 대체하고

 

파랑색은 다 초록색으로 바꿨죠

 

동독의 느낌이
되살아 날 수 있도록요

 

실크 뷰어와 저는 몇 달 동안
동독영화들과 사진첩들을 찾아보다가

 

어느 순간 이 영화들의 경향이
제대로 된 빨간색이나

 

파란색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죠

 

이런 특징들을 잘 살려야
당시 기억이 더 선명해지니까

 

우리도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런 색의 컨셉을 가지게 되었죠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울리히 뮤흐와
세바스티안 코치

 

그리고 저는 영화의 초본을 가지고
동독으로 여행을 갔어요

 

2006년 3월이었는데
가는 곳마다 사람들 반응이

 

정말 영화가 현실과
똑같다고 그러더군요

 

여러 요소들이 사람들 기억 속에
정말 똑같이 남아있는 거겠죠

 

기억 속 잔상들을
재현해내려고 애썼어요

 

동독의 진짜 내면세계를 말이죠

 

물론 파란색 물건들도
아주 없진 않았을 거예요

 

단지 동독의 현실 그 내면에
그런 게 존재하지 않았던 거겠죠

 

게오르그 드라이만

 

장관 역의 토마스 디엠은
독일의 가장 유명한 연극배우이자

 

영화계에서도 매우 잠재력 있는
연기파 배우로 유명해요

 

제가 사람들에게
이 역할을 설명하려 하면

 

굳이 햄프 장관 역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이미 어떤 배우인지
안다고 하면서 말이죠

 

그는 이런 류의 권력자 연기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저자에게 뭔가 구린 게 있어

 

권력자가 가지고 있는
자신감 같은 걸 잘 표현해냈어요

 

아주 인상적인 방식으로요

 

그리고 그는 온 몸으로 이 역할에
몰입할 줄 아는 사람이었죠

 

저한테는 이런 부류의 권력자들이...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큰 권력을 가지고 있었으면서

 

80년대에 미국으로 건너가
월스트리트에 진입해

 

현재 다국적 기업들을
이끈다는 게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이런 사람들은 실제로 무언가가
연결되어 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프란즈 요셉 스트라우스도
에리히 밀케와 어딘가 비슷하거든요

 

저자들 왜 우릴 쳐다보는 거야?

 

시드니 폴락이
이런 말을 했었어요

 

배우들 사이에 꼭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야 하는 건 아니라고요

 

좋은 배우는 항상 다른 배우에게
자신을 맞출 줄 안다고 그랬어요

 

맞는 말이에요

 

촬영하면서 서로 호흡을
잘 맞춰가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죠

 

이 춤을 추는 장면에서 보다시피

 

세바스티안 코치와
마티나 게덱은

 

화면에서 정말 잘 어울리죠

 

그냥 된 게 아니에요
엄청나게 연습했어요

 

저희 부모님의 아파트를 빌려서
두 분의 댄스 선생님을 모시고

 

저희 모두 하나되어
즐겁게 작업했어요

 

그리고 이 장면은
편안하면서도

 

가볍고 왠지 우아한 느낌까지
줘서 정말 좋았어요

 

이 장면에서 드라이만과 크리스타의
좋은 관계를 나타내 줄 필요가 있었죠

 

둘 사이에 소중한 무언가가
있다는 걸 말이에요

 

그래서 후에 이 둘의 관계를
국가보안부가 깨트렸을 때

 

더 많이 공감하고 동정하는
부분이 생기는 거죠

 

대본을 쓸 때 구성 면에서
제가 가장 중점을 둔 건

 

연계적인 면을
구상했다는 거예요

 

누군가 도청되는 순간에
동시에 그게 녹음이 되고

 

더 나아가서는 그게
수업에 쓰여지기도 하죠

 

예를 들면... 관객들은
무대를 보고 있는데

 

이 관객들을 국가보안부에서
다시 관찰하는 식이죠

 

여기에서는 드라이만과 크리스타의
춤이 장관에게 관찰되죠

 

그리고 자기가
마음에 드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걸
참을 수 없는 거죠

 

더구나 자신은 대단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데 말이죠

 

동시에 끝에 가면 또 다른
관찰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되죠

 

울리히 터커와 울리히 뮤흐라는
그루비츠와 비즐러

 

이 상황의 종합적인 모습을

 

처음부터 문간에서
다 지켜보고 있었죠

 

너무 가혹하신 것...

 

편집할 때 참 좋았던 게 있어요

 

예를 들면 다락방 장면 같은 경우에
맨 마지막에 찍었는데

 

영화촬영이 한창일 때
편집을 미리 해두었었죠

 

드라이만과 크리스타의 얘기가
잘 드러나는 스토리 라인이 있어서요

 

그리고는 여기다가
추가적으로 그 다른 관찰자 층을

 

편집해서 넣어야 한다는 걸 알았죠
더 강조하기 위해서 말이죠

 

여러겹의 관찰자 층을 통해서
분위기를 더 고조시키기 위한 거였어요

 

당신 말조심하는 게 좋겠어

 

전 단지 이 말씀만 드리고 싶군요

 

여기 보이는 이 장면에서

 

드라이만이 장관에게

 

내 작품들은 슈바이버가
연출할만큼 훌륭하지 않다고 말해요

 

사실 이건 정확히 말하자면
세바스티안의 아이디어였어요

 

저는 배우들이 무언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면

 

그 의견을 수렴해서 고치죠

 

일단 영화를 현실성 있게
만들어야 하니까요

 

세바스티안 코치같은
뛰어난 배우가

 

"이건 드라이만에게
좀 안맞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면

 

그럴땐 정말 뭔가
안 맞다는 얘기예요

 

그리고 제가 왜 그게 드라이만의
상황에 맞는지 얘기해주지 못한다면

 

그것도 확실히 뭔가 잘못된 거고요

 

원래 이 부분에 대해
제가 대본에는

 

'슈바이버같은 연출가가
자길 치고 올라왔고

 

아무도 더 이상 나 따위는 입에
올리지 않는다 해도...'

 

근데 사실 맘에 안들었어요

 

드라이만이란 캐릭터가 사람들의
관심 따위에 휩쓸리는게 싫었거든요

 

그래서 세바스티안의 제안이
이 부분에 적절하다는 걸 느꼈죠

 

그에게 제시한 몇 가지 대안 중에

 

'내 작품은 슈발베가 연출을 맡을 정도로
훌륭하지 않다'라는 게 있었는데

 

그는 그걸 마음에 들어했고
그래서 그걸로 촬영하기로 했죠

 

의미는 같은 말이지만
훨씬 겸손하게 들리죠

 

저기 집 앞 차안에 있던
팡스도 원래 대본에선

 

훨씬 비중 있었는데 편집했어요

 

원래 어땠는지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주어캄프 출판사'를 통해
출판했으니 한번 보세요

 

그걸 보면 영화제작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왜 그 부분을 편집할 수밖에
없었는지도 알 수 있을 거고요

 

이... 아름답지만 공허한
아파트 벽 전체는

 

질케 뷰어가 통째로 떼어다가
끼워 넣은 건데요

 

맞춤형이다보니 너무 좁아서
배우와 거리 맞추기가 어려웠어요

 

그때 질케 뷰어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놨죠

 

그 떼어온 벽이 위치해
있었던 유치원 1층을 쓰기로요

 

시각적으로 더 넓어지고 동시에
다양한 재질의 인테리어라 잘 어울렸죠

 

모든 스텝들이 정말 똑같다고 말했죠

 

지금 저 앞에 뛰는 금발머리는
실제 세바스티안 코치의 딸이에요

 

이 장면 정말 맘에 들어요

 

여러 가지 회색 톤이 어우러진 게
아주 강렬한 이미지를 주죠

 

울리히 뮤흐는 거의 이 건물의
한 부분이나 마찬가지죠

 

여러 브레히트의 팬들 말을 빌자면
아주 '브레히트'스러운 장면이죠

 

이 길은 베를린에 있는
벨리겐 가인데요

 

찾느라고 엄청 고생했어요

 

1984년의 구동독의 모습과 흡사한
그런 길이 없을까 하고

 

베를린 구석구석을 다 뒤졌죠
벨리겐 가가 유일한 곳이었죠

 

어느 각도로 촬영하든 워낙 그림이
잘 나와줘서 정말 유용했어요

 

이 부분도 상당히 사실에 근거해
잘 표현되었어요

 

수리공으로 변장한 무리의 사람들

 

아파트를 잠입하는 데 있어
당시 기관에서는

 

가능한 짧은 시간에 어떻게
가택에 잠입 가능한 지를

 

교육하는 비디오가 있어서
볼 수 있었어요

 

그외에도 정말 기가 막힌
훈련프로그램 비디오들도 많더군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소설가를 체포한다던지

 

그리고 누군가를
도청한다던지 하는...

 

정말 그 비디오들은
한번쯤 볼 가치가 있어요

 

실제로 도청장치를
장착하는 사이에는

 

모든 주위 이웃들이
정부기관의 통제 하에 있어요

 

국가보안부원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요

 

마이네케부인이 등장하는
이 장면에 매우 신경 썼어요

 

계층화가 분명했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거든요

 

일반인 중에선 유일하게
마이네케 부인만 등장시켰죠

 

여기 이 금서들이
후반부에 큰 비중을 차지하죠

 

그리고 이 부분은...
여러 버전이 나올 때마다

 

늘 조금씩 변동했던 부분인데요

 

비즐러가 크리스타 마리아에게
얼마나 매료되어 있었는가...

 

그 정도를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갈등을 좀 했죠

 

마지막에 결국 결정한 게
마리아에게 관심은 있지만

 

그건 마리아가 완전 다른 세계에
속해있기 때문이었고

 

사랑에 빠지지 않는 거였어요

 

제 생각엔 '짠' 하고
첫눈에 반한다거나 하는 일은

 

아무래도 내면이나
영혼의 창이 열려있어야 가능한 건데

 

이런 목석 같은 비즐러에겐
좀 안 어울리니까요

 

그래서 일종의 동경이나 관심으로
수정했는데 훨씬 좋은 것 같아요

 

편집할 때도 특히
비즐러의 행동의 동기가

 

크리스타에 대한 사랑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는데 신경 썼어요

 

그런 건 너무 진부하니까요

 

이 여배우는

 

마리 그루버라고 하는데
아주 비범한 인물이죠

 

저는 캐스팅 담당인
지모네 베어의 조언을 얻어

 

그녀가 보낸 많은 데모 테이프를
보고 캐스팅하게 됐어요

 

나중에 세트장에서 그녀를
처음 대면했는데

 

왠 예쁜 아가씨가 다가오는 거예요

 

순간 저는 너무 당황해서
그루버양한테 미안하다고

 

실수한 것 같다고 그랬죠
생각한 이미지랑 너무 달라서요

 

도저히 과부인 마이네케 역에
안 어울렸거든요

 

그러자 그루버가 그랬죠

 

"아직 분장도 안 했고 의상도 안 입었고
연기를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리고서 분장을 하고
의상을 입고 나오니

 

정말 때묻지 않은 비탄에 찬
눈빛이 너무 잘 어울리는

 

한 늙은 과부의 모습을
하고 있는 거예요

 

놀라움을 금치 못했어요

 

그녀는 정말로 로맨틱과는
거리가 먼 배우예요

 

"이건 그냥 단순 수공업이에요
학교 다닐 때 배운 거죠"

 

"내 밥줄이죠, 뭐"라는 식으로 말해요

 

전 기본적으로 연기를 대하는
방식이 그녀와 완전히 달라요

 

초자연적인 뭔가라고 생각해서
사무적인 방식으로 대하면

 

스스로를 옭아매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녀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요

 

폴크만 크라이너트씨가
알버트 예르스카를 연기했는데요

 

그가 왜 연출을 금지 당했는지
암시가 있긴 했어요

 

사실 정말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당시 동독에 관련된 일을 한 사람 중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얘기죠

 

1976년에 볼프 비어만이
추방당하게 되자

 

동독 예술가들 사이에
대책 위원회가 결사되게 되는데

 

그 중 몇몇 걸출한 예술가들은
비어만의 추방을

 

다시 한번 고려하도록 하는
탄원서에 서명을 하죠

 

그러자 국가보안부에선
엄청나게 두려움을 가진 거예요

 

이 예술가들이 계속
이런 식으로 단결해서

 

무슨 일인가 추진하면
자신들이 위험해지겠다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작정하고 예술가들을
탄압하기 시작한 거죠

 

여태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 거세게 탄압을 하였는데

 

처음으로 했던 것은 바로 예술가들로
하여금 비어만의 탄원서에

 

서명한 것을 도로 철회하도록
하는 것이었어요

 

정말 놀라운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그대로 따랐다는 거예요

 

그 중 일부는 끝까지
취소하지 않았는데

 

그런 사람들을 저는
영웅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 결과는 물론 고난이었겠죠
그 중 하나가 직업 금지령이에요

 

아민 뮬러슈탈이나
'파울과 파울라'의 글라체더 등은

 

끝까지 서명을 철회하지 않았는데
예르스카도 그 중 한 사람이죠

 

아민 뮬러슈탈과 다른 점이 있다면

 

'직업도 없이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고

 

뮬러슈탈은 이민을 택해
동독을 떠나버린다는 거예요

 

하지만 예르스카는
골수 사회주의자였죠

 

서독으로 가는 것만이 대안은
아니라며 동독에 남아서

 

이런저런 일을 도와주다가
결국 자살을 하고 말아요

 

이 설정 정말 맘에 들어요
아마 가장 처음 찍은 샷일 거예요

 

영화전체를 다시 찍는다면
조금 다르게 할 것 같아요

 

어느 누구도 첫 촬영으로 가기엔
좀 어려운 장면이긴 하거든요

 

대본으로 볼 때는 쉬웠는데

 

연인사이를 이렇게
표현하는 게 쉽진 않았죠

 

그도 그럴 것이 대화내용이
아주 평범한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이런 평범함이야말로
연습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죠

 

나중에 이 첫 촬영 신에 여러
다른 컷을 추가해야 했어요

 

드라이만과 크리스타에 맞는 색깔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죠

 

지금 보니 그런대로
어울리는 것 같네요

 

맬 줄 알아

 

저는 드라이만이 40보다는
50에 가깝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리고 여기서 그가 말하는 대사
"잊지 마, 전에 내가 혼자 힘으로"

 

"이 부르조아의 족쇄에서
해방되기 위해 투쟁했던 걸!"

 

이것 또한 어떤 기자가 자기에 대해
한 말을 인용하는 거예요

 

자기 자서전에 써 있는
대표적인 문구죠

 

그 당시 동독의 예술가들의 자서전에서
흔하게 발견될 법한 문구예요

 

한편으론 자기 자서전에 쓰인 실상과
동떨어진 말임을 비웃는 것이기도 하죠

 

사실 그는 정말로 넥타이를
맬 줄 몰라요

 

마이네케 부인
잠깐 저 좀 도와주세요

 

환상적이긴 하지만 낭만적이지
않은 마리 그루버가 나오네요

 

이 은혜를 어떻게 갚죠?

 

이것도 촬영 첫날 찍었어요

 

이런 신이야말로 촬영 첫날에
찍기 좋은 장면이죠

 

세바스티안 코치가 그날 자신의
촬영일기에 메모한 게 기억나요

 

주어캄프사를 통해 출판됐어요

 

이 장면을 촬영하고 나서

 

그가 저를 끌어 안더니 그랬죠

 

"이 영화 대박 나겠는데요!"
순간 정말 뿌듯했죠

 

그는 실제로 이 영화와
제 작업에 대해 굳은 신뢰로

 

촬영 내내 용기를 불어넣어 줬어요

 

그것만은 꼭 말해두고 싶네요

 

정말 그의 애정과 신뢰가 아니었다면
절대 이뤄내지 못했을 거예요

 

마리 그루버는
우릴 의아해 했어요

 

세바스티안이 나를 껴안자
첫날부터 무슨 난리냐며

 

벌써부터 그런 말을 하다니
제정신이냐고 그랬죠

 

하지만 세바스티안은
굳게 믿었어요

 

저 '아프로 노이론'이란 약은
실제로 존재했어요

 

나중에 금지되었지만
불법으로 계속 생산되었죠

 

정말 강렬하고 센
마약이라고들 하더라고요

 

자신감을 주는 동시에
기분까지 업시켜주는 효과가 있는데

 

제가 크리스타에게 설정해 줬어요

 

뭣들 하는 거야
왜 알버트가 혼자 앉아있는 거지?

 

대화하는 걸 원치 않아
우리 모두를 못 본 척하는 걸...

 

왜 가끔 어딘가 우울해 보이는
사람들 있잖아요

 

꽤 재밌는 파티인데도 혼자만
구석에 앉아서 책이나 보고...

 

예르스카의 경우
우울증 정도가 좀 심하죠

 

원래는 이 장면에서 드라이만에게
시 한편을 낭독하기로 되어 있었어요

 

베톨드 브레히트가 쓴
'동물의 노래'란 시였죠

 

그런데 어쩐지 과하게
교양적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폴크만 클라이너트씨가
환상적으로 낭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에서 한 사람이 상대방에게
시를 읽어주는 게

 

두 인물의 사이를 너무 멀게
설정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사실 실제로도 시낭독이란 건
잘 하지 않겠죠, 그래서 편집했어요

 

처음엔 삽입만이라도 해보려 했는데

 

베톨드 브레히트씨의 딸
아브라 브레히트가 반대를 하더군요

 

조금 놀라웠던 건 베톨드 브레히트씨는
이런 일에 아주 관대했어요

 

하지만 저작권 문제나
인용하는 문제에 관해서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더 관례를 따지며 반대했다는 거예요

 

하우저와 슈발버 사이의 다툼은

 

쉐들리히 바이스의
'Akten'이라는 책에서 읽었던

 

비어만의 인생과
비슷하게 표현되었는데요

 

아주 흥미로운 책이에요

 

국가보안부에 소속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보였던 반응이죠

 

비어만이 서술한 바에 의하면

 

한번은 한 친구를
심하게 나무랬답니다

 

그 친구가 다른 친구를
국가보안부 첩자라고 말해서요

 

그 친구가 정말 국가보안부
첩자인지 아닌지 모르기 때문에

 

그 사람을 매도할 순 없다고
일침을 놓았는데

 

훗날 보안부 서류에서
친구를 모함한 사람이

 

진짜 첩자였다는 것이 밝혀졌다네요

 

더 엄청난 건 그 당사자가
비어만에게 연락을 한거예요

 

비어만이 국가보안부에 있는
서류를 확인해 보기 얼마 전에요

 

그는 편지로 그때 왜 자신에게
뭐라고 했느냐면서

 

현재 자신이 국가보안부
직원이라는 의심을 받아서

 

EVZ에서 직장을 구하기
어렵다고 그랬대요

 

제발 EVZ에 자기의 결백함을
밝히는 편지를 써달라고 하면서요

 

그래서 비어만은 진심을 다해
EVZ에다 편지를 썼죠

 

이 사람은 국가보안부와
절대 무관하다고 말이죠

 

그러고 몇 달 뒤 국가보안부
서류를 훑어보다가

 

이 사람이 자신을
여러번 속였을 뿐만 아니라

 

'비어만이 나를 얼마나 믿는지
비어만의 친구인

 

EVZ의 하버만을 상대로
자신을 옹호해주었다'며

 

의기 양양해서 쓴 보고서를
보게 됐다는 거예요

 

이 부분에서 처음으로
이 영화의 사랑의 테마가 등장하죠

 

너무 아름답게 작곡된
가브리엘의 곡이에요

 

이 심플한 멜로디...

 

특히 그는 이 부분에
아주 만족해 했어요

 

이 영화와 가장 걸맞는
부분이라고 모두 공감했죠

 

그리고 이 테마곡은 영화에
신비감을 불어넣는데 일조했어요

 

이 두 장면이 크리스타와 드라이만의
진실된 사랑을 보여주죠

 

그리고 거의 영화
마지막쯤에 이로 인해

 

비즐러가 생전 처음으로
사랑이 무엇인지

 

아주 조금이지만 알아가게 돼요

 

이게 바로 중앙 인덱스카드함의
모티브를 딴 건데요

 

모든 시민들을 이 인덱스카드로
분류해 놓은 거예요

 

그도 그 안에 포함되고요

 

이 장면을 촬영한 건 우리가
처음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마지막 촬영은 우리 팀일 거예요

 

이젠 더이상 이 모습
그대로 존재하지 않아요

 

지금은 다 현대화 되었죠

 

기념관 같은 걸로
보호될 법도 한데 말이죠

 

국가보안부 당시는
정말 이런 모습이었죠

 

뭔가 좀 으스스한 분위기죠

 

참 묘해요, 몇 백만 명의 사람들의
인덱스 카드가 보관되어 있고

 

이 카드들을 통해서 개인 사생활까지

 

낱낱이 기록되고
존재하는 곳이란 게 말이죠

 

진짜 공문들은 영화 마지막쯤에
다시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촬영이 가능했거든요
이 얘긴 꼭 짚고 넘어가고 싶어요

 

공문서 보관부에서는 영화가
국가보안부를 찬양하는 게 아니어서

 

이것저것 많이 촬영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고 배려해줬어요

 

이 장면에서 처음으로 비즐러가...

 

얼마나 신조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인지를 알 수 있어요

 

자신이 하는 일에
확신이 차 있어요

 

선을 믿죠

 

그리고 이 울리히 터커의 대사인데요
누구도 귀담아 듣진 않지만

 

제 대본에서 최고라고
생각하는 대사 중 하나예요

 

"우린 당원들을 도와
그들의 정적을 제거해주면 돼"

 

이건 영리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잘못된 행동을

 

정당화 하고자 하는
말도 안되는 이유 중에 하나죠

 

그루비츠라는 인물은 그런 걸
정당화시키는 전형적인 예죠

 

일말의 양심의 가책이란 걸
못 느끼는 사람이겠죠

 

쇠네만이 이 농담을 계속 반복해도
저는 매번 웃을 수밖에 없었어요

 

좋은 아침이에요, 호네커

 

'난 지금 서독에 있다'고 생각하고
특이한 억양으로 이 농담을 반복하죠

 

이 장면은 특히 애먹었어요

 

영화에 중요한 장면은 아니지만
찍는데 공이 많이 들어갔죠

 

영화의 긴장감을 좀 해소시킬
필요가 있었거든요

 

뭐 따지고 보면 긴장감을
별로 덜어준 것 같지도 않아요

 

자네 이름이 뭔가?
직위는? 부서는?

 

이 장면을 찍기 위해

 

몇백 개, 아니 수천 개의
동독식 유머집을 본 것 같아요

 

방금 자네가 한 행위가...

 

니콜 볼파아트라는 한 여학생이
저를 위해 리서치를 해서

 

천 개가 넘는 농담들을 줬는데
이게 가장 적합한 것 같았죠

 

그건 선동이고...

 

정말 웃긴 게 많았어요
보안부에 관련된 농담들도 있었고요

 

어떤 사람이 국가보안부에 와서
'혹시 제 앵무새 못 보셨어요?' 물었죠

 

국가보안부원들이 '앵무새?
여긴 국가보안부라고!'라고 답하자

 

물은 사람이 알았다고 하고

 

'혹시라도 제 앵무새를
찾게 되면'

 

'저와 제 앵무새가 완전히 다른'

 

'정치적 소견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라고 했대요

 

호네커와 전화기 사이에
차이점이 뭘까?

 

없어...

 

이런 농담에 대한 반응도
동독과 서독사람들이 확연히 달라요

 

뉘앙스라든가, 이런 눈빛 교환이라든가
공감하는 정도가 틀리죠

 

드라이만이 나오는 장면 중
가장 마음에 들어요

 

그냥 너무 아름다운 사람이죠
같은 남자가 봐도 말예요...

 

이 분필로 그리는 아이디어는
민중극장의 무대 담당자인

 

베아트 노이만과 이야기 하다가
고안해낸 거예요

 

방금 배경에 나왔던 곳이
그 극장 후문인데요

 

이 장면... 뒷배경에
아파트들이 보이시죠

 

제가 베를린에 온 첫해에
생활하던 곳이에요

 

리니엔가 20번지로
무지무지 우울한 동네죠

 

내가 만약 이 골목의
밤거리를 촬영하면

 

크리스타와 장관의 암울한 신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공허한

 

배경 셋팅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죠

 

저 리니엔가 20번지에 갔는데

 

역시 우울하더군요

 

이번이 크리스타와 장관의
첫만남이 아니라는

 

그런 생각을 하게 하는 장면이죠

 

이들은... 예전에 파티에서
아주 잠깐 접촉이 있었는데요

 

일종의 '내 여자'라는 권리주장에서
오는 감정전달과 집착이고

 

어떻게 보면 작은 모험을
감행하는 거죠

 

자기 행동에 스스로 권리를
부여해 정당화시키려는...

 

크리스타는 다시 드라이만과

 

관계가 탄탄해져서 더 이상은
이런 관계를 달갑지 않아해요

 

그럼에도 둘은
규칙적으로 만나게 되죠

 

싫으면 싫다고 바로 말하라고 하는데
사실 매우 중요해요

 

성폭행이냐 아니냐를
결정 짓는 동기가 되거든요

 

마치 어린애를 다루듯 하는 것을...

 

중요한 포인트로 잡았어요

 

왜냐하면... 상황에 따라서는
나이 차이 같은 것은

 

정신적으로 누군가에게 압력을 주는
잔인한 것이 될 수도 있거든요

 

크리스타는 왠지
부서질 것 같이 약한 여자죠

 

그걸 햄프 장관은 알고
자기를 위해 이용해요

 

그리고 그런 걸 그녀도
원한다는 환상을 갖고 있죠

 

정말이지 세바스티안은 이 부분의
뉘앙스를 환상적으로 연기해냈어요

 

끝까지 막 떠오른 영감을
받아적어내려고 하죠

 

이런 멍청이들

 

시간이 지날수록
많이들 물어보더군요

 

드라이만이 문앞에 아무도 없는 것에
왜 아무런 의문도 없었냐는 거죠

 

아마 그 순간에는
너무 놀라서였겠죠

 

애들이 벨을 누르고 도망을 쳤는지

 

어쨌는지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여겨졌을 거예요

 

단지 그 상황만이 중요한 거죠

 

여기 이 장면이 참 인상 깊어요

 

마티나의 행동만을 보고
사태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죠

 

훌륭한 배우는 온몸으로
연기한다더니

 

이걸 보면서 그게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었어요

 

이 장면에 대본에 저는
'깨끗해지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되는...'
식으로 표현하라고 했어요

 

가브리엘과 슈테판이
드라이만의 모습을

 

이 안에 삽입한 방식이
눈물나게 아름답죠

 

이 부분에서 사람들이
그 동안 이론으로만 대해왔던

 

기껏해야 머릿속으로만 알았던
이데올로기라는 게

 

처음으로 정당한 것처럼 여겨지고

 

아주 구체적인 인간의
고통을 의미한다는

 

그 생각과 느낌이
분명하게 드러나길 바랬어요

 

이 장면 역시 정말 완벽하게
나왔다고 생각해요

 

무슨 말인가 하고 싶은데
가슴은 꽉 막혀있고

 

그런 세바스티안은

 

누군가 자기보다 훨씬 더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불륜이라든지, 결혼한 사이라든지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든지
그런 단순한 문제로 볼 수 없어요

 

믿음이 없다고도 할 수 없고요

 

그녀는 단지...

 

짊어진 고통의 무게 이상으로
희생당하고 있을 뿐이죠

 

그리고 그는 그걸
느낄 수 있을 만큼 성숙하고요

 

자네 또 5분 늦었군

 

비즐러의 이런 뉘앙스가 짙은 연기는
사실 정말 어려운 거예요

 

몸짓을 통해서 민망한 표현을
소화해 내는 것을 보면

 

역시 훌륭한 연기자는
다르다는 걸 느껴요

 

11층 오른쪽 집이요

 

집 앞이에요!

 

이 장면은 조금 더 긴
무삭제판이 따로 있어요

 

이런 표현은
사실 독어에는 없죠

 

이 장면을 보면 이 장면 자체에서
비즐러의 외로움과

 

매춘이라는 게 결국은 별 위안이
될 수 없다는 걸 보여주죠

 

보통은 매춘이 여성들에게
얼마나 서글픈 것인지에 관심을 두는데

 

사실 남자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 여기 잠시만 머물러 줘
- 안돼요

 

가비 플레밍... 전 정말
그녀 연기에 대만족이에요

 

이 역을 캐스팅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죠

 

지금까지 캐스팅하는데
이렇게 애먹은 적이 없었어요

 

저는 노출이라는 것에
아주 자연스러운 사람을 원했죠

 

아주 전문가를 원했죠
사실 가비는 전직배우는 아니고

 

원래는 보디 페인터예요

 

그러다 보니 하루종일
발가벗은 사람들을 상대하며

 

그들에게 그림을 그려주죠

 

그녀에게 알몸이라는 건
성적인 게 아니에요

 

성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거죠

 

그녀의 행동에서 전혀
어색함을 못 느끼실 거예요

 

저희 아버지가 영화에서 가장
만족스런 장면을 물은 적이 있어요

 

그때 전 아무 망설임 없이
바로 이 장면을 꼽았죠

 

환상적이에요

 

여기서 울리히 뮤흐의 모습을
하겐을 비롯한 카메라맨들이

 

이 대사 하나 없는 장면을 통해
비즐러 내면의미묘한 변화를

 

카메라로 잘 잡아냈어요

 

처음 이 집에
들어섰을 때만 해도

 

모든 것이 증거자료이자
서류들로만 여겨졌었는데

 

순식간에 이 집의 모든 것이
성스럽게 느껴지는 거예요

 

세바스티안도 이 장면을
성스럽다고까지 하더군요

 

사실 저도 동감이에요

 

라즐로는 하우저의
출국금지조치를 옹호했음

 

여기 비즐러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있어요

 

밤 당번인 우로라는 인물은

 

대화내용을 하나 하나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요

 

'라즐로는 하우저의
출국금지조치를 옹호했음'

 

그에겐 아주 분명한 일이죠

 

푸르른 9월의 어느 날...
싱그러운 자두나무 아래에서

 

난 그곳에서 창백한 내 사랑...

 

이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을 받았어요

 

왜 드라이만이 이 시를
낭독해야 하는 건지 말이죠

 

비즐러가 상상하는 장면이니까
그가 해야지 맞는 거라고 말이죠

 

하지만 저는 비즐러가 분명히 드라이만이
낭독하는 걸 상상할 거라고 확신했죠

 

드라이만을 통해 비즐러에게
상상하게 해주자는 의미예요

 

원래... 이 영화는 서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두 남자 사이의 사랑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죠

 

무슨 일이지?

 

예르스카 때문인데...

 

둘 다 어쩌 면 자신들의 애정이
크리스타를 향한 것이라고

 

믿고 있을진 몰라도

 

근본적인건 드라이만과
비즐러의 사랑의 관계성이에요

 

이 '아름다운 영혼의
소나타'란 곡은

 

가브리엘이 촬영이
시작되기 전에 작곡한 것이에요

 

이 곡에 대해서
토론을 많이 했어요

 

처음엔 좀 난해한 곡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자 가브리 엘이
좀 쉬운 곡을 몇 개 써줬는데

 

부드러운 월광 소나타
같은 거랄까요

 

하지만 사실 그것도
딱 맞아 떨어지진 않았어요

 

영화음악 자체란 원래 그래요

 

좀 더 현실세계를
표현해줄 음악이 필요했죠

 

뭔가 지성의 세계와 이 연극계
사람들에게 어울리면서

 

예르스카가 드라이만에게
이런 곡을 선물할 정도로

 

두 사람 사이에 특별한
뭔가 있다는 동기부여랄까요

 

그래서 이 곡이 좀 어렵고
난이도도 높긴 하지만

 

가브리엘이 쓴 그대로
영화에 삽입하기로 했죠

 

세바스티안은 이 곡을 통해
자기 캐릭터를 제대로 파악했답니다

 

이 장면 DVD로는
좀 더 잘 보였으면 좋겠네요

 

울리히 뮤흐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져요

 

이건 사실 제가 처음
울리히 뮤흐를 만나서

 

노트했던 그 느낌과 일치했어요

 

눈물이 흐른다고 하지 않고
눈물이 그렁그렁 하다고 썼는데

 

사람들이 그건 너무
유치하다고 했었죠

 

그래도 전... 그게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했었죠

 

어쨌든 결국 극본에선
눈물 장면을 뺐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울리히 뮤흐의
눈에서 지시한 적도 없는

 

제가 상상했던 대로의
눈물이 떨어지는 거예요

 

전 예전부터 배우가 우는 건
그저 '잘하는 연기'라고 생각했는데

 

뛰어난 배우는 내면에서부터
올라오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더군요

 

두말할 필요 없이
그대로 가자고 했죠

 

이 신은 제가 편집담당
클라우디아 그랏체브스키에게

 

메일을 쓰다가 고안해낸 거예요

 

메일에
'여기 새 버전 보내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아주
사소한 무언가'

 

'이쯤에서 울리히 뮤흐의
감정변화를 나타내줄'

 

'아주 인간적이고 부드러운 장면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죠

 

예를 들어... 하면서 그렇게 보내는
도중에 전 어느새

 

대본형식으로 타이핑을
두드리고 있더라고요

 

그러고서 '보냄'을 눌렀죠

 

사실 그냥 예라고 하기엔
너무 구체적이다 싶었어요

 

클라우디아한테 금방 답장이 오더니
이 장면은 꼭 넣어야 한다고 했죠

 

그래서 바로 넣었어요

 

두 번째 버전 대본이 나온 지 5분 만에
세 번째 버전이 탄생하게 되었죠

 

최악의 경우는 피해야지
날 실망시키지 말게...

 

여기서는 특히 전문용어들이
많이 등장하는데요

 

액션 A, B라든가...
그 외에 O, P, K, O, V 등의

 

사실 별로 중요한 건 아니에요

 

어쩌면 못 알아 듣는 게
오히려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왠지 위협적이고
미스테리로 들리니까요

 

그 두놈은 가까운 사이잖나

 

그리고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에게 얘기하는 게 아니라

 

역할들끼리 대화하는 내용이라고
객관적으로 보게 되죠

 

아니면 잃던가

 

어쨌든 전체적인 의미를
파악하는 덴 문제 없을 거예요

 

이 장면도 제가 만족스러워하는
장면 중에 하나인데요

 

저는 뭐 알통 생길 정도로

 

누가 얼마나 긴 샷을
찍을 수 있나 같은

 

사실 그런 행위 자체에는
별 의미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가능한 걸 다 해보는 거죠

 

소설을 쓸 때 꼭 문법이란
틀에 맞추지 않는 것 처럼요

 

하지만 이 장면은
계속 롱 테이크로 가요

 

굳이 중간에 끊거나
장면을 바꿀 필요가 없죠

 

세바스티안과 마티나의 뛰어난
연기를 볼 수 있는 부분이에요

 

이런 훌륭한 연기자들의 작업에선
리듬을 이어가야 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그냥 가는 거죠

 

이 장면에선 끊고 싶지 않았어요

 

아직도 한 테이크로 가고 있죠

 

이렇게 길게 끄는 테이크의 경우

 

가끔씩은 정말 실제상황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어요

 

그래서 하겐과 저는
제 사무실에서

 

화면을 어떻게 설정할 건지
의논할 때부터 이미

 

중간 중간 이런 중요한 장면은
롱샷으로 찍어 넣기로 결정했죠

 

조금이라도 더 사실적으로
몸짓을 강조하기 위해서 말이죠

 

필요치 않다고

 

여기 있어

 

그에게 가지 마

 

이 장면은 마티나가

 

완전히 절망하는 모습을
그린 거예요

 

자기 남자가 말한
'필요치 않아'라는 말만 반복하죠

 

그가 많은 다른 말들과
복잡한 내용을 말했었지만

 

이 말만이 그녀가
절망 가운데서 들은 말이에요

 

그러다 갑자기
'맞아요, 필요 없어요'라고 해요

 

이런걸 통해 그녀의 불안정해진
심리를 알 수 있는 거죠

 

파멸시킬 수 있으니까

 

그들이 모든 걸 결정하니까
누가 연기할 수 있고 연기해야 하는지

 

여기 보이죠
그냥 단순히 거리를 두고...

 

당신은 예르스카와 같은
종말을 원치 않아요

 

적을 탐색하는 사람이 아닌
모든 걸 같이 느끼는 거죠

 

그리고 그 때문에
지금 전 나가는 거고요

 

당신이 옳을지 몰라...

 

이 순간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는 비즐러의 눈을 보세요

 

집중하고 있죠

 

부탁해... 가지 마

 

오늘은 안 늦었습니다!

 

이제 내가 널 감시해주마

 

저는 매번, 오페라 '마술피리'의
한 장면을 떠올려야 했어요

 

타미노와 파파기노가 서로 말을
하지 않기로 맹세하는 장면인데요

 

원래 파파기노는 항상 말이 많고
약속을 잘 안지키죠

 

그때 공주가 오죠
파파기노는 왜 자신이 사랑하는

 

타미노가 자기와 말을 안 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 해요

 

공주는 파파기노에게 "무슨 일이야?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아?" 하고 묻죠

 

그 순간 파파기노는 속으로 다짐하죠
"기회는 이때다"

 

"나도 한번쯤 끝까지 맹세를 지키겠어
나도 신의가 있는 사람이라고"

 

"이번 만큼은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하죠

 

사실 그 순간 자기의
옛사랑이었던 공주편에 서서

 

"우리 이런 맹세를 해서 그래"라고
말했으면 정말 완벽했을 순간이죠

 

이 장면 역시 그렇게
느껴지는 부분이죠

 

언제나... 한발 늦어요
그래서 화가 나는 거죠

 

비즐러는 스스로에게
화를 내는 거예요

 

이번에도 또 늦을 뻔 했어요

 

앞으로 그녀는 어떻게 될 건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집을 나갈지, 남아 있을지
그에게는 무지무지 중요하죠

 

이번에는 때를 딱 맞춰요
그래서 스스로 만족해하죠

 

파파기노는 타미노에게 가서
"이것 봐요, 왕자님"

 

"나도 필요할 땐 입 다물고
있을 수 있다고요"라고 말하는데요

 

저는 정말 그 부분이

 

'마술피리' 중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소다수 한 잔 주시오

 

이 장면을 보면
아무리 사소한 배역이라도

 

좋은 배우와 엑스트라를 쓰는 게
좋다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이 바텐더를 보면 비즐러가
하는 말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아요

 

저희는 정말 훌륭한 조연 및
엑스트라 섭외를 위해

 

캐스팅 에이전시와 일했는데요

 

'이리스뮬러 에이전시'라고 해요
아주 사소한 역할까지도

 

조감독인 퀴린 버그와 함께
고민을 많이 했죠

 

엑스트라의 역할이 이렇게 비중 있을
거라곤 아무도 생각지 못할 거예요

 

이 장면은 첫 대본 때부터 변하지 않은
몇 안되는 장면 중에 하나예요

 

이 장면은 비즐러와
크리스타 마리아의

 

극적인 만남을 그린 건데
바꾸지 않고 그대로 갔어요

 

이것도 따지고 보면
베아트 노이만 씨와 관련 있는데요

 

국립극장 대표로 아주 엄격하고
직설적인 사람이죠

 

우리 아는 사이던가요?

 

그는 우리 첫 미팅에서
이 장면만을 가리키며

 

"여긴 꼭 훌륭한 배우들이
필요하겠는데요"라고 말했었죠

 

혼을 다 불어넣을 배우가
필요하다고 말이죠

 

그래서 결심했죠

 

그처럼 평소 시니컬한 사람이
이런 말을 할 정도면

 

손대지 말고 그대로
잘 보존시켜야 겠다고 말예요

 

그리고 지금 생각해도 그건 참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현재 당신 이상의...

 

내가 누군지 안다는 거군요

 

"내가 누군지 안다는 거군요"
크리스타가 말하고 있는데요

 

"나도 날 잘 모르는데
당신이 나를 안다고요?"

 

라는 말들을 함축해서 말한 거죠

 

그리고는...

 

옛 동창을 만나러요, 전...

 

알고 있죠? 방금은...

 

이 사람에게 무언가 있다는 걸 느껴요
무의식적으로 무언가를요

 

그러고는 이렇게 된 이상
이 작은 우연에

 

내 남은 인생의 결정권을
맡겨보자라고 생각하죠

 

그러고는...

 

자기 마음을 동요케 하는
이 묘한 팬을 통해

 

자기 대신 결정을 내리도록 하죠
자신은 용기가 안나니까요

 

그녀가 모든 걸 바쳐 사랑했던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다면?

 

"제가 가야 할까요
가지 말아야 할까요..."

 

그녀가 예술을 위하여
그녀 자신을 팔았다면?

 

마티나는 온몸으로

 

자기가 느끼는 수치심을
표현하고 있어요

 

당신은 위대한 예술가입니다

 

당신은 그걸 모르세요?

 

그리고 당신은
좋은 사람이고요

 

울리히 뮤흐가 처음으로
저희 편집실에 방문해

 

편집이 완료된 이 장면을
보고 나서 한마디 했어요

 

조금전 마지막 표정인데요

 

유일하게 자기 마음에 쏙 드는
그런 표정이라고 하더군요

 

후에 제가 그를 좀 더
변하게 한 것 같아요

 

어쨌든 이 표현도 참 맘에 들어요

 

'크리스타'가 옛 동창을
만나러 가는 일로 다퉜음

 

결국 그녀는 만나러 갔음...

 

여기 사랑의 테마가
등장하는 두 번째 신이에요

 

대략 20분 뒤에 크리스타는
'라즐로'에게 돌아왔음

 

물론 좀 과장된 면이
없지 않아 있어요

 

절반은 정말로 일어났던 일이지만

 

사실 나머지 절반은 그저
비즐러의 상상일 뿐이니까요

 

그녀는 "전 더 이상 당신을
떠나지 않겠어요"라고 말했음

 

이 장면도 정말 마음에 들어요

 

묘하게도 여러가지
요소들을 잘 엮어냈거든요

 

용서와 기쁨, 안식과 에로틱
그리고 왠지 모를 유머까지도요

 

한 장면에 여러가지를 동시에
담아낼 수 있었던 장면이죠

 

그가 자니깐 잔 건데요

 

훌륭한 보고서야

 

그는 지금 너무 감동한 나머지
그저 좋은 말을 하고 싶은 거죠

 

"훌륭한 보고서야"

 

이제 다시...

 

진짜 삶으로 돌아오죠

 

어떤 사람이 그러더군요

 

어떻게 갑자기 드라이만이
넥타이를 맬 수 있게 됐냐고요

 

그걸 물어봤던 사람은
이 장면에 등장하지는 않아요

 

권력층에 있는
어떤 자가 말하길

 

한스 바이믈러 가에 있는
국가 통계청에선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지금 이 드라이만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자살에 대한 글귀는...

 

그가 친구를 그냥 보내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죠

 

하우저가 "이 정도로 상황이
나쁜지 몰랐었어"라고 말할 때

 

"내가 그랬잖아!"
라고 하지 않고

 

"나 역시 몰랐어"라고
말을 한다는 게 그렇죠

 

그리고 그의 머리에
떠오르는 이 글귀...

 

이것도 처음 나온 대본 때부터
변하지 않고 남게 되었죠

 

국가의 안보와 행복을 돌본다는...

 

언젠가 비어만이 쓴
이 끔찍할 정도로 높은

 

동독의 자살률에 대한
글을 읽었는데

 

죽음만이 유일한 피난처라고
쓰여 있었어요

 

그래서 비어만이 이 부분에 삽입할
자살에 대한 글을 써줬으면 했어요

 

절대 저는 비어만을
따라잡을 수 없겠다 싶었거든요

 

그리고 비어만에게
써줬으면 하는 종류의 글을

 

한번 직접 써봤는데
비어만이 별 반응을 안 해줘서

 

그냥 이 버전으로 가게 되었죠

 

비어만의 혼을 담아

 

얼마나 안보 업무가
철저한지 알고 있어?

 

모두가 아는 이상으로...

 

이 레코드가 나오는 장면은

 

제가 동독에 살던 시절을
되돌아보다가

 

예전에 아버지가 하신 말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는데요

 

아버지가 삼촌과 함께
당시 동독 추기경이었던

 

카이날 마이스너를
방문했을 때 있었던 일이에요

 

그때... 카이날 마이스너가

 

카메라와 실내 도청 마이크들이
설치된 것을 보여주면서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시끄러운 록음악 LP판을
틀었다고 하더라고요

 

도청하는 사람들이
못 듣게 하려고 말이죠

 

용건을 말해봐

 

조금 전 뒤쪽 나무 뒤에
사람 보이죠

 

국가보안부에도 물론
재미있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사람들이 국가보안부를
조롱할만한 그런 것들요

 

물론...

 

그것도 일종의 궁색한 유머랄까요

 

물론 국가보안부원들 중에는
좀 바보 같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지도층에는 원칙적으로
거의 다 엘리트들이었어요

 

그 중 몇 명은 직접
만나보기도 했죠

 

그리고 직접 만나보진 못했지만
연구한 사람들도 더러 있고요

 

국가보안부는 국가경찰같이
미련한 사람들의 군대가 아니에요

 

국가보안부원들은 고등교육을 받은
심리학 쪽으로 재능 있는

 

보이지 않는 전방의 전사들이었죠

 

'보이지 않는 전방'이란
여기선 드라이만의 침실같은 거죠

 

사실 영화 제목으로 이 말을
쓸까 꽤 오랫동안 고민했어요

 

그런데 사람들 반응이 죄다
전쟁영화 느낌이 난다고 반대했죠

 

이렇게 잔잔하고 단 한번의
전투신도 안 나오는 영화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의견들이었어요

 

너무 위험해 보이는군요

 

이 부분에 대해
세바스티안은 촬영일기에다

 

연기를 못하는 것처럼 연기하는 게
얼마나 재미 있었는지를 적었죠

 

태어나서 처음으로
연기 못하는 척을 한 거였죠

 

대충 차 아래 훑어 보고
트렁크 열어 보는 게 다야

 

그러고 나면 파울하고 난
이미 국경 너머에 있을 거야

 

그래도 사람들이 잠시나마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

 

뭐라고 할까봐 걱정을 했었어요

 

하지만 아무도 세바스티안에 대해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죠

 

그리고 여기서 비즐러는
완전히 빨려들어가요

 

조금 있다가 내뱉는
짧은 음성은 정말 환상적이죠

 

자네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는 거야

 

파울이 국경을 넘었다고

 

파울의 국가보안부
감시원은 어쩔 건데요?

 

롤프, 롤프겐, 롤프겐...
그잔 파울이 집에 있다고 믿을 걸세

 

자, 난 이제 가야 돼

 

파울이 더 이상
이곳에 없다는 게...

 

삼촌 역할을 할 파울의
캐릭터를 설정할 때

 

사우나 하면서도 농담을
할만한 캐릭터라고 서술하자

 

지모네 베어는 바로 제 말귀를
알아듣고 파울을 추천해줬죠

 

몇몇 라인 지방 사람들은
이 설정에 좀 기분 나빠 했지만요

 

하인리히-하이네 도로
국경초소입니다!

 

누구시죠?

 

누구시죠?

 

여기서 사실은...

 

비즐러는 첫 규칙을 어기는
행동을 하게 되죠

 

처음으로 실제 일어난 상황과
다르게 보고서를 작성해요

 

꽤 비중 있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꽤 소극적인
반발행동이긴 하지만

 

그래도 평소의 비즐러를
생각한다면 엄청난 발전이죠

 

드라이만입니다

 

잘 왔네! 파울이 국경을
넘는다고 장담했잖아

 

이 공중전화를 보고 사람들이
서독이라는걸 알았으면 해요

 

하여간 그는 국경을
넘을 수 있었다니까

 

정말 애 많이 쓰셨어요

 

베를린 사람들은 알 거예요

 

저 방송탑이랑 저런 2층버스는
서독에만 존재했었다는 걸요

 

하지만...

 

기념교회와 유럽센터의

 

메르세데스 마크가 있었어도
좋았을 걸 그랬어요

 

우리가 함께 뭘 하는지
물으면 뭐라고 할까?

 

다들 알겠지만...

 

여기 나오는 매티아스 브레너도

 

작은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걸 보여주었어요

 

그도 역시 동독출신인데요

 

사실은 세바스티안 코치와
마티나 게덱

 

울리히 터커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배우가 동독출신이었어요

 

울리히 뮤흐는
구 동독 연극계의 대스타이고

 

예르스카 역의
폴크만 크라이넛도 그렇고

 

매티 어스 브레너와
한스 우베 바우어도

 

모두 구동독의 정말
영향력 있는 배우들로

 

그동안 쌓아온 경험으로
이 영화에 큰 일조를 했어요

 

슈퍼일루라는 동독 최대 신문은
흥미로운 연재물을 게재했는데요

 

몇 주에 걸쳐서
제 영화에 등장하는

 

동독 유명 배우들의
역할과의 상관관계들을

 

개인적이고 전기적으로 풀어냈죠
예를 들어 폴크만 크라이넛이

 

반역으로 취급되어 보안부로부터
제지당하고 공모에서 탈락되고서는

 

자기의 경력은 이제 끝이구나라고
느끼게 되는 부분이라든지

 

오른쪽 의자에 앉아 있는
한스 우베 바우어 같은 경우에는

 

그가 고아원에서 받아온
과한 공산주의 교육 때문에

 

이미 일찍이 동독 시스템에 대해
비관적이 되었다고 서술하면서

 

공산당보다 더 공산주의적으로 되거나
실제로 정말 많은 비밀경찰들이

 

지탱할 것이 동독이라는 국가와
이데올로기뿐이었기 때문에

 

아예 틀어져버리던지 하는 거죠

 

한스 우베 바우어의 경우가 그랬듯

 

그는 여러 면에서 극중 캐릭터와
비슷한 점이 많았어요

 

이 신은 찰리 휴그너의
마지막 장면이네요

 

정말로 믿을 수 없이
인상적인 배우예요

 

어떤 경우엔 12번도
재촬영을 했어요

 

찰리 휴그너는 제가 방금 전과
똑같이 해달라고 해서

 

울리히 뮤흐와 디테일한 것을 수정할 때
정말 똑같이 재연해 냈어요

 

집중력이 강하고 카리스마가 있는
훌륭한 배우죠

 

사실 캐스팅이
가장 오래 걸린 역할입니다

 

울리히 뮤흐와 주말이면
후프랑케 가의 차가운 거리에서

 

우도 역에 어울릴만한
사람을 찾았어요

 

하지만 자신의 개인감정을

 

이 영화속 역할에 나타내지 않을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았죠

 

개인적으로 우도라는 캐릭터가
아주 가벼웠으면 했어요

 

감정이 무거운 비즐러에 비교되는
이미지를 표출해 내야 하니까요

 

찰리 휴그너가 그 부분을
너무 훌륭하게 소화해내 정말 기뻐요

 

그가 1분 정도 연기를 보여줬을 때
울리히와 저는 서로 쳐다보면서

 

'바로 이 사람이다'라고 했죠

 

하지만 바로 얘기할 수가 없었어요

 

바로 뒤에 다른 배우가 오디션을
보러 오기로 했거든요

 

기회도 안 주고 다음 후보를
돌려보내는 건 도리가 아니다 싶었죠

 

하지만 속으론 다른 배우
오디션 하는 그 30분 사이에

 

찰리 휴그너가 다른 곳과 계약할까봐
너무 걱정이 되는 거예요

 

그가 없이 이 영화는
안 되겠다 싶었거든요

 

초 긴장한 상태로
그 다른 오디션을 보면서

 

다른 후보에겐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빨리 보내놓고는

 

바로 찰리 휴그너에게
전화를 했죠

 

찰리 휴그너는 좀 당황한 것 같았어요
너무 급하게 전화를 해서 말이죠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하려고 하자

 

"30분 전에는 다른 사람한테
역할을 주려하더니"라고 했죠

 

영화를 만드는 데는 많은 고민과
두려움이 따르는 것 같아요

 

그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죠

 

이 집은 확실히 안전한 건가요?

 

허버트 크노프...
지적인 배우로 손꼽히는 배우죠

 

그가 이 역할을 맡아줘서
정말 감사했어요

 

꽤 중요한 역할이었기 때문에

 

무엇보다 저희는 정말
영리한 사람이 필요했죠

 

'슈피겔' 기자 역할을
소화해낼 만한 그런 인물요

 

세바스티안이 한번은
재밌는 농담을 했는데

 

허버트 크노프가
너무 서독스럽기 때문에

 

우린 다 동독사람들 같아
보일 정도라고 하더군요

 

이해가 되더군요

 

성공을 위하여!

 

그리고 여기 우리의 영웅이

 

배신하려고 시도하는 장면이 나와요

 

그루비츠를 만나야겠소
긴급하오

 

여기는 진짜 국가보안부 사무실이죠

 

노마너 가의 1번지에 있어요

 

한번쯤 방문해 볼
가치는 있어요

 

국가보안부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말이죠

 

저는 장소가 실제 무언가를
느끼게 해준다고 생각하는데요

 

제 경우에도 국가보안부
사무실을 방문했던 거나

 

구 국가보안부 건물 등을
방문했던 것이

 

희생자들이나 가해자들과
인터뷰했던 것만큼이나

 

많은 것을 일깨워
주었다고 생각해요

 

박사논문 지도교수 안톤 그루비츠
어때, 굉장하지 않나?

 

저는 가해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듣는 것도 중요했어요

 

물론 영화 시나리오 쓰기를
시작하기 전에

 

1년 반의 리서치 기간 동안은

 

하루하루 정말 감정 기복이
심할 수밖에 없었어요

 

어떤 날은 국가보안부에 의해
인생이 초토화된 희생자를 만나고

 

그 다음날은 그 전날 사람의
인생을 망친 가해자를 만났죠

 

또는 이 모든 일을 진두지휘한
국가보안부 요원도 만났고요

 

하지만 전 어쨌든 양쪽 입장을
다 들어봐야 했어요

 

양쪽 다 거리낌 없이 제게 많은
정보들을 주셨다는 게 기뻤습니다

 

깜짝 놀라게 말이야

 

그럼 그런 자들은
더 이상 어떤 문제도 만들지 않지

 

그 방법이 왜 최고인 줄 아나?

 

그렇게 다루어진
4번째 타입의 대다수는 말이지

 

이 인터뷰들을 통해서
분명해진 게 하나 있는데

 

국가보안부와 게슈타포를
동일시 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는 거죠

 

왜냐하면 게슈타포는 신체적인 폭력과
많은 연관이 있는 기관이었죠

 

예를 들면 게슈타포 일원을
선발하는 기준은

 

누가 가장 먼저 노년 여성의
얼굴을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주먹으로 칠 수 있느냐였거든요

 

하지만 국가보안부는 좀 달랐어요

 

국가보안부에서 사람을 뽑을 때는
심리학적으로 재능 있고

 

똑똑한 사람을 선별해서 뽑았죠

 

사람들의 내면을 허물어뜨릴 수
있을만한 사람을 찾았어요

 

뼈를 부서트리는 게 아니에요

 

다시 요약하자면...

 

국가보안부는 내면을
파괴하는 사람들이었고

 

게슈타포는 몸을
파괴하는 사람들이었던 거죠

 

물론 국가보안부에서도
신체폭력은 일부 행해졌죠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게슈타포와 동일시 하려고 한다면

 

국가보안부가 어떤 곳인지
오해하기 쉽죠

 

물론 이해가 잘 안될 수도 있어요

 

정신적인 상처가
더 치유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어떤 것이든 희생자들은
힘들 거예요

 

국가보안부로부터 심각하게
피해를 본 사람들은

 

희생양으로 인정 받는 것
자체가 어려울 거예요

 

왜냐면 화려한
상처 같은 게 없으니까요

 

겉으로 드러나는 게
없으니 알 수 없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이 내적인 상처의 실체를
깨닫게 되었어요

 

3시간 지나니까 알겠더라고요

 

겉으로 안 보이는 상처들이

 

얼마나 정교한 계략에 의해서
생긴 것들이었는지 말이죠

 

그래서 이 영화에서

 

보안부가 필요 이상으로 나쁘게
그려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화가 나요

 

소설가나 예술가들이
무슨 보안부의 눈치를 봤냐는 식이죠

 

동독의 작가인 이니스 가이플은
동독에서 망명한 사람인데요

 

80년대의 수많은 팬들의 기록을
근거로 리스트까지 작성했어요

 

당시 소설가들은 정말
심각하게 탄압 당했었죠

 

영화속보다 훨씬 더 심하게요

 

예를 들면 우베 켈러 같은 경우는
6년 8개월 동안 수감되었고

 

프랑크로머는 시 12편 때문에
3년 6개월 동안 수감되었으며

 

알프 아니케는 연방공화국에
원고를 보냈다가

 

1984년에 위법적인 접촉을 이유로
1년 7개월을 수감되었어요

 

그 외에도 리스트는 많아요

 

알렉산더 리히터는 82년에 국가를
혼란케 했다고 6년 동안 갇혀 지냈죠

 

아무튼 정말 삼엄했어요

 

유력 인사들까지도
국가보안부와 협력하는 것 밖엔

 

달리 방법이 없다고
했을 정도였죠

 

하이네 뮬러는 국가보안부원과의
만남에 대해

 

아주 흥미로운 글을 썼어요

 

방금 봤는데 드라이만이 타자기를
숨기는 장면이 지나갔죠

 

아주 잠깐이지만 빨간 물이 든
손도 보셨을 거예요

 

몇몇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저건 피가 아니에요

 

초소형 타자기의
인쇄 테이프에서 묻어나온 것이죠

 

마지막에 비즐러가 보고서에
묻혀 놓아서 드라이만이 알게 되죠

 

크리스타 마리아의 피가 아니라

 

타자기 인쇄 테이프에서
묻어나는 자국이죠

 

우리가 쓰고 있는 건
연극이 아니야, 크리스타

 

나한테 얘기할 필요 없어요

 

이 장면은 크리스타의 성격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스스로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죠

 

그건 정말 끔찍하고
비참한 일인데요

 

그녀는 "내게 말하지 말아요
전, 당신 친구들 말처럼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일 수 있어요"라고 말하죠

 

그리고 이 장면은 장관도

 

슬픔을 아는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주는데요

 

편집 담당인 클라우디아가
늘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인데

 

그녀가 옳았죠

 

별로 애정이 가지 않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그래도 장관도 사람이라는 거죠

 

이 서류가방은 제가 특히
자랑스러워하는 소품이에요

 

글라스 슈필하겐이 몇 번이나
제안을 했었던 건데

 

저는 매번 별로 미스테리
해보이지 않는다던지

 

너무 복잡하다는 이유로
거절했었죠

 

좀전의 장관 장면은
정말 작업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하겐이 두 시간 정도
빛을 노출하는 작업을 했어요

 

하겐이 정말 열정적으로 했는데
확실히 보람이 있었네요

 

고생한 게 보이죠

 

다들 아시겠지만
이건 서독의 뉴스장면이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앵커 역은
파비안 폰 크릿징이라고

 

예전에 앵커가 될 뻔 했다가

 

어떤 이유에선가
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이번에 한번 앵커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더니 정말 좋아했죠

 

이 슈피겔지의 표지는
슈피겔지 측에서 직접 디자인 했어요

 

1984년에 직접 이 사건을
게재했던 사람들이죠

 

1985년이었지만
사실 전 현대식으로

 

당시에 자살했던 수많은 예술가
사진을 넣어서 만들고 싶었어요

 

그때 편집담당인
클라우디아 글랏체프스키가

 

당시처럼 확실하게 엄격한
디자인으로 가는 방향을 제안했고

 

그걸 슈피겔지 쪽에서는
아주 좋게 받아들였죠

 

그렇게 만들어진 거예요

 

그리고 이 장면에서는 폴커 미샤엘
볼프스키라는 대스타가 있죠

 

그는 제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웃긴 사람 중에 한 사람이죠

 

그리고 아주아주
좋은 배우이기도 하고요

 

그의 작품은 딱 하나 봤는데요

 

커피를 마실 때마다
점점 빨라지는 거였어요

 

그게 너무 웃겨서 이 역할을
맡겨야 한다고 생각했죠

 

터커도 그를 보고
맘에 들어하더니

 

함부르크에 있는 자신의
상파울리 극단에 영입시켰죠

 

자기가 직접 쓴
뮤지컬에 참가시키려고요

 

아주 성공적이었어요

 

그렇게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서
인연을 엮어주기도 했어요

 

오후 4시: 이들은 대본 작업을
많이 했기 때문에 매우 지쳤다

 

타이핑 내용을 보여주는 게
지루할까봐 걱정을 했는데

 

템포가 잘 들어 맞아서
전혀 지루한 걸 못 느꼈어요

 

'슈피겔' 기사 말인가?

 

저 제스처, 정말 너무 좋아요

 

비즐러가 다른 사람들에게

 

사건에 대한 정보가 너무
많이 알려진 것에 대해 열받아하는

 

제스처를 해야 한다고
대본에 썼는데요

 

그걸 보고 울리히 뮤흐가
저런 손동작을 해냈죠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딱 들어맞는 제스처죠

 

슈피겔 편집장이 27일 가명으로...

 

이 부분은 작업시간을
많이 잡아먹었어요

 

카메라를 왔다갔다 하는데
해당 동선을 잘 맞춰야 했거든요

 

예를 들어 드라이만의
아파트 왼쪽을 찍는 경우에

 

작업동선을 천장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이동시켜야 했어요

 

동일한 방향 선상이란 느낌이
들도록 그때그때마다 움직여줘야 했죠

 

이 부분에선 두 인물 간의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고조시킬 필요가 있었는데

 

이 모든 것이 비즐러를 구체화시켜
보여주기 위한 거였어요

 

타게

 

여기 이 멋진 구형 볼보는
실제로 당시 국가보안부 소유로

 

옛날 차량번호판도
아직 그대로 가지고 있어요

 

이건 클라우스 슈필하겐이라는
예전에 한 치과의사가

 

중앙위원회 사람에게서
산 걸 보고 섭외했어요

 

중앙위원회 하니까
짚고 넘어갈 게 있는데요

 

사실 중앙위원회에서 이 영화를
꽤 심하게 반대를 했었어요

 

반대한 이유는 제가 리서치를
형편없이 했다는 식이었죠

 

장관이 국가보안부에게 직접
명령을 내리는 게 어딨냐면서

 

동독의 장관 체계라는 건
서독과 다르다고 하더군요

 

근데 이런 아이디어를 제가 냈다고
생각하는 게 사실 좀 미련한 거죠

 

사실 자기 착각에 빠져
남의 실수를 지적하는 사람들 중엔

 

남의 말을 잘 귀담아 듣는
사람이 별로 없죠

 

사실 이 영화에 햄프가
장관직 말고도

 

중앙의원회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두 번이나 언급되거든요

 

중앙위원회는 조직적으로나

 

여러 면으로 국가보안부보다 위고
얼마든지 지시를 내릴 수 있죠

 

그러니까... 남의 조사가
잘못됐다고 실수를

 

지적하려면 먼저
제대로 조사를 해야 하겠죠

 

안타까워 어쩌나

 

정말 너무 훌륭해

 

앞길이 창창한데

 

터커가 연기하는 그루비츠 역이
특히 환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그가 가지고 있는 악의를
사람들이 이상하게도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가 너무...

 

묘하게

 

표현하다 보니까...

 

사람들로 하여금 그루비츠란 캐릭터를
미워할 수 없게끔 하는 거죠

 

그가 정말 엄청나게 못된 일을
많이 꾸밈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뭔가를 알아낼 수도 있어요

 

그렇겠지
하지만 소용없다니까

 

정말 묘해요

 

예의 바르고 능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사실은 자신들의 악의를 감추는

 

아주 기발한 방법을
찾은 것 뿐이라는 것이죠

 

혹시 찾아보면 방법이...

 

유감스럽지만 당신은

 

생각을 해봤어요

 

왜 하필 이 영화를 기점으로

 

갑자기 사람들이 국가보안부가
얼마나 악랄했었는지

 

또 그 악랄한 행동에 죄책감을
못 느끼는지 논하는 것일까 하고요

 

근데 따지고 보면
사실 국가보안부라는 게

 

결국 한 정당의 모습과
별로 다를 게 없다는 거예요

 

그리고 이 정당이 현재 우리
수도를 다스리고 있다고

 

2006년에 발표되었죠

 

이런 류의 현상들은

 

독일에는 아직 좀 이르죠

 

국가보안부요!
문 여시오!

 

문 열라니까!

 

서재에 불이 켜 있어

 

증거를 인멸하기 전에
문을 부셔서라도 들어가

 

문 뜯어!

 

저 문 따는 기구를 든 사람은

 

커널이에요

 

예전에...

 

동독의 '펑커'였어요

 

펑커는 국가보안부에서 유난히
주의했던 무리들이죠

 

밀리케는 동독에 있던 특히
위험한 두 무리들이라며

 

펑커랑 스킨헤드들에 대해서
보고서를 작성했었어요

 

물론 그가 실수한 것으로
펑커들과 스킨헤드였던 거죠

 

그리고 이 커널도
그 펑크들 중 한 사람이었어요

 

불행한 건 서독출신인 나디아
웡커 오스트란 여자친구가 있었죠

 

크리스티나 에프
역을 연기한 배우예요

 

그 둘의 사이를 국가보안부가
어떻게 갈라놨는지

 

또 커널이란 사람을
어떻게 파괴했는지

 

웡커가 후에 영화로
만들어 잘 전달했어요

 

'불과 불꽃'이라는 영화죠

 

서유럽 문학도 읽으시고?

 

한마디로 커널은 이 영화에서
말하는 걸 다 경험한 사람이죠

 

저희 조감독은 그가 겪었던 것과
반대되는 면을 연기하게 해서

 

그의 마음이
치유될 수 있도록 도와줬죠

 

커널이 아주 재미있어 했어요

 

그래서 문 따는 역할을 맡겼죠

 

저 맨 왼쪽에 있는 사람이에요

 

- 찾는 것에 대한 흔적은 없습니다
- 철저히 수색했나?

 

물론입니다
계속해서 수색할까요?

 

- 어떡할까요?
- 철수해

 

국가보안부 주소요
망가진 게 있으면 청구하시오

 

모든 게 최상의 상태입니다

 

'모든 게 최상의
상태입니다'라는 대사

 

이걸 들을 때마다 지그문트
프로이드가 떠오르는데요

 

한번은 게슈타포에게
별로 파손된 것이 없다고

 

인정해야 했다고 하는데요

 

그는 날렵한 글씨체로
이렇게 썼다고 해요

 

게슈타포 추천장을 만들어

 

'모두에게 게슈타포를
진심으로 권합니다!'

 

좋아, 뻔한 얘기 아닌가?

 

크리스타 마리아야

 

국가보안부가 그녀를 잡아갔고
그녀는 자네를 배신했고

 

그녀가 아니야

 

어떻게 확신하나?

 

지난밤에 그녀가
집에 없었다면서?

 

그녀는 타자기를
숨긴 장소도 알고 있어

 

그래, 그녀는 알고 있어

 

만약 자네 말대로
가택수색이 그녀 때문이었다면

 

어떻게 그것만
말하지 않을 수 있나?

 

그루비츠 중령을 만나러 왔네

 

이것도 울리히 뮤흐의
아이디어였는데요

 

차문을 올리다 잠시
멈칫하는 행동요

 

취조실...

 

저런 것도 정말 맘에 들어요

 

저렇게 노크하기 전
잠시 망설임 같은 거요

 

그래, 들어오게

 

앉게

 

여기서 우린 다시

 

울리히 터커가 완벽하게
예의를 갖추는 걸 볼 수 있죠

 

그리고 비즐러 역의 울리히 뮤흐는

 

미리 다 설정해 놓고

 

마치 미리 써 놓은 걸 읽듯이

 

"드라이만에게
뭔가 혐의가 있는 건가?"라고 말하죠

 

드라이만 때문인가?

 

도피의 틀...

 

야만적인 것들로부터의
도피인 것이죠

 

따라오게

 

그리고 여기 비즐러를
동요케 하는 뭔가 있어요

 

그래도 놀란 티를 내면 안 되죠

 

꾹 다문 입을 살짝 벌린 정도...

 

난 자네가 심문자로서는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있네

 

그리고 이건 내가
자네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야

 

당장 662번 죄수를 데려오게

 

자네 아직 우리 편인가?

 

"그래", 그는 그렇다고 대답하죠

 

그것도 아주 단호하게 말이죠

 

이 두 방들은
실제 취조실과 똑같이

 

질케가 만들었어요

 

비어만과 베억이
로터 가에 제공했던

 

제작실 지하에다 말이에요

 

말은 스튜디오라고 했지만

 

사실 정말 이보다 작을 순 없다
정도의 그냥 창고였어요

 

하지만 질케는 능숙하게
그 공간을 만들어 냈죠

 

국가보안부 수감자들조차
실제 취조실이라고 생각할 정도로요

 

이 부분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죠

 

울리히 뮤흐는 이 심문을 통해
무엇을 얻어 내려 하는가

 

즉, 비즐러가 얻어 내려는 건 뭔가

 

그는 그녀가 타자기 숨긴 곳을
불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말하지 않기를 원하는가

 

둘 다 그에게는 끔찍하죠

 

감정적이냐 인간적이냐를 놓고...

 

물론 관객들이 직접 판단하겠지만

 

전 그가 정말 차갑게 심문하고

 

정보를 빼내기 위해
열의를 다한다고 생각해요

 

그녀가 드라이만을 배신한다는 건
비즐러에게도 힘든 일이겠지만요

 

드라이만은
어차피 감옥에 가게 될 거요

 

당신이 한 얘기에...

 

저는 이 부분에서
그녀가 순간순간

 

비즐러를 기억해내고
알아차린다고 설정했죠

 

좀 더 분명하게 감정표현을
해줬어도 좋았을 걸 그랬어요

 

하지만...

 

마티나는 좀 절제된 걸 원했죠

 

어쩌면 그녀가 옳았던 것 같아요

 

좋은 배우의 본능이라면
저도 따르는 편이죠

 

크리스타가 비즐러를 알아봤대도

 

이 상황에서 더 분명하게
표현해 낼 수는 없었을 거예요

 

어쩌면 충분히
분명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어떤 사람에게는 충분했고
어떤 사람에겐 아니겠죠

 

우리의 훌륭한 사운드 디자이너

 

크리스티나 쉔부르크는
배경음악을 깔아

 

그녀가 비즐러를 기억해냈다는 것을

 

좀 더 분명하게
나타내 주자고 제안했지만

 

그건 너무 인위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러면 오늘 밤 당신은
다시 무대에 서게 될 테고

 

여기 이 말도 꽤 중요하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의미 없는 영웅주의 때문에

 

감옥에 잡혀들어갔는지
아마 당신은 상상조차 못할 거요"

 

정말 사실이 그랬거든요

 

동독에서 데모도 심했었는데

 

보틀러 부인은 항상 말했었죠

 

"이처럼 확신을 가지고
투쟁하느라

 

탄압 받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이 영웅심 때문에

 

그런 고통을 감수했고

 

혹시 보안부에서

 

포섭하려고 하기라도 하면

 

끝까지 완강히 거절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 영웅들이었죠

 

그런 뜻에서 이 사람도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에

 

이 짧은 대사를 넣었어요

 

여기 매우 중요한
장면이 나오는데요

 

파트리샤 로멜에게
특히 감사하고 싶네요

 

저는 이 장면 다음에 나오는
바로 이 표시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담아내려고 했는데요

 

그녀는 꼭 마티나의 표정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했죠

 

그녀의 상태가 지금
어떤지를 담아내는 게 중요하다고요

 

짧은 순간이지만
파트리샤는 타고난 감각으로

 

극 중 한 사람도 편집이나
이야기를 통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죠
이 장면처럼 꼭 잡아준 곳이

 

이 외에도 몇 군데 더 있었어요

 

그녀의 아주 정확하고
뛰어나고 예술적인 작업으로 인해

 

캐릭터들을 다 잘
살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파트리샤와 저는 촬영이 끝나고

 

7개월 동안이나 함께 편집했어요

 

엄청 길고 힘든 작업이었죠

 

저는 바람을 가지고
작업하는 걸 좋아해요

 

저기 정보부 앞마당의 공허함...

 

저 멋스럽고...

 

고민하는...

 

깊은 인간적인
울리히 터커의 표정을 보세요

 

이 부분은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영화에서 형상학적으로 담아내면

 

믿을 수 없이 깊고
풍성해지긴 하지만

 

다음부터는 무조건

 

거대한 선풍기를 가져다 놓고
촬영해야 겠어요

 

관객들이 앞에서와 같은
설정이란 걸 눈치챘으면 좋겠어요

 

드라이만이 저 구석에 서 있었고

 

그리고 여기서 그가...

 

타자기를 가지고 나왔다는 걸
기억하는지 궁금하네요

 

극장에서 보면
어렴풋이 느껴지죠

 

DVD로는 잘 보면 보이지만

 

이 영화는 극장용으로 만든 거고

 

극장용으로 촬영된 거니까

 

적절한 템포를 찾은 것 같아요

 

크리스타?

 

친구 집에 있었는데 물이 안 나오잖아
당장 샤워해야겠어요

 

다시 한번 스스로를
정당화시키는 대사인데요

 

정말 연기가 좋아요

 

역시 좋은 배우는 다르네요

 

여기 이 배경은 1984년이라고
할 만한 배경은 아니죠

 

아무래도 다른 시기에 만든
영화에 나올 법 하죠

 

오늘 보고서일세

 

라즐로 건의
마지막 보고서구먼...

 

그루비츠는 자신감에 넘치죠

 

저는 이 설정이 좋아요
다들 그를 지나쳐 가고

 

그만이 그냥 제자리에 서있죠

 

그러고 올려다 보면
거기까지 담고 끊는 거죠

 

시간차를 정말 잘 둔 것 같아요

 

이 장면도 맘에 들어요

 

2.35:1 와이드 스크린 포맷을
쓰는 걸 좋아하는데요

 

그리고 다시 한번 정말
실제와 같은 롱테이크 화면이에요

 

저는 이 상징적인 캐릭터도
정말 좋아해요

 

국가보안부가 와서
집을 뒤집어 놨어

 

저 작은 욕실이란
작은 자기만의 세상에서

 

거의 죽은 사람같은
표정을 하고 있죠

 

드라이만, 안녕하시오
국가보안부 그루비츠 중령이오

 

지난밤 수색이 미비해서
다시 왔소이다

 

저기가 서재인가?
거길 다시 보지

 

울리히 터커는 시를 읽는 것처럼
깔끔하게 대사를 읊어대죠

 

엄청나게 어려워요

 

한번 따라해 보세요

 

거의 불가능해요

 

하지만 언변의 예술가인 터커는
바로 나오는 거죠

 

아무 것도 모르는 척

 

책장을 조심스럽게 넘기고

 

자기가 직접 나서서 일을
처리하기를 꺼려하죠

 

모르는 척 연기하는 건
역시 성미에 안맞고요

 

"어쩌면...
굉장히 비밀스러운 장소일지도..."

 

이 대사는 정말 뻔한 것이었죠

 

드라이만도 바로 알아채죠
누가 불었는지

 

시간차를 잘 나누었어요
편집의 힘이죠, 이 장면

 

비밀스러운 장소일지도...

 

여기서 처음으로

 

드라이만의 눈빛에서
살기가 느껴져요

 

죽일 것 같죠

 

그녀는 특별히 뭘 할 필요가 없죠
그건 그녀가 옳았던 것 같아요

 

드라이만의 살기 가득한
눈빛은 그녀를

 

밖으로 나가는 것 외엔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하죠

 

처음에 파트리샤와 이 장면에 대해
의논했던 게 생각나네요

 

그녀는 옆에다 느낌표를 치면서

 

"여기야 말로 편집자로서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줘야겠군"
하고 말했죠

 

그리고 정말 완벽하게 해냈어요

 

그녀가 전적으로 다 맡아서 했죠

 

파트리샤에게 정말
많이 배웠어요

 

그리고 이건 좀전과
완전 상반되는 눈빛이죠

 

맙소사!
내가 그녀를 그렇게 보다니

 

그렇게 죽일 듯한 눈빛으로...

 

죽일듯이 화살을
그녀에게 쏘아댔다니...

 

죄책감이 들죠

 

그리고 여기 이 깨달음

 

이 장면은 정말
70년대의 그림 같은 장면이죠

 

터커가 반투명
커튼 앞에 서 있는 것은요

 

울리히 뮤흐가 연민을 느끼면서

 

"바로 잡을 건 없었어요..."
라고 말하는데 정말 환상적이죠

 

그리고 이건...
의도된 설정입니다

 

피에타...

 

세바스티안처럼 훌륭한 배우는

 

이런 순간에 정말 실제로
고통을 겪는 것처럼

 

아무 소리조차 내지 못하죠

 

아주 잘 잡아냈어요

 

요원들을 철수시켜
작전종료다

 

그리고 다시금...

 

조금도 흐트러짐 없는 그루비츠죠

 

그리고 "드라이만 씨
협조 감사하오"

 

"우리가 잘못된 제보를
받은 것 같소, 미안하오"

 

처음으로 조금 웅얼거리죠

 

뒷 모습이 보이는
엑스트라의 다리를 보세요

 

이걸 보면 2.35:1 포맷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죠

 

아주 자연스럽게 화면에 스며들죠

 

길고 잔잔하게

 

미국 영화의 경우
'웨스턴'에서 볼 수 있어요

 

정말 아름다운 마지막 장면이죠

 

이 다음에 도저히 바로
평이한 신을 넣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몇 달 후 하겐과
이 나무 장면을 찍어 넣었죠

 

관객들로 하여금 다른 장면으로
넘어가기 전에

 

조금 여운을 가질 수 있도록 말이죠

 

그리고 여기서는 우정의
마지막을 보실 수 있어요

 

둘 사이에 아주
기묘한 기류가 흐르죠

 

비통한 우수감에
가득 찬 그루비츠죠

 

"20년은 긴 시간이지"

 

이건 또한 우리가 알고 지낸
시간이기도 하단 뜻이죠

 

넌 완전히 끝난 거야

 

증거가 없다고
내가 속을 줄 아나?

 

지금부터 넌 은퇴할 때까지
편지 검열이나 할 거다

 

앞으로 20년은 될걸

 

20년은...

 

꽤 긴 시간이지

 

동시에 무력의 거만함이 느껴지죠

 

"넌 앞으로 20년간 편지 검열이나
하게 될 거야"라는...

 

그리고 이 남자 고르바쵸프...

 

20년은 커녕 4년 7개월만에
세상은 뒤바뀌죠

 

결국 개개인의 인생을
뒤바꾸는 건

 

몇몇 사람들인 거죠

 

고르바쵸프 같은 인물에 의해서냐

 

비즐러처럼 작은 인물에
의해서냐일 뿐이죠

 

장벽이 무너졌대요!

 

예, 저기 뒤에 앉은 사람이죠
많이들 못 알아 보더라고요

 

뭐 그럴 수도 있죠

 

그리고 지금 나오고 있는

 

방송에서

 

뉴스 전하는 목소리

 

이것도 알아차리지 못했을 거예요
저라는 걸요

 

하지만 뒤에 배경으로 나오는
환호성은 진짜예요

 

베를린 장벽 부술 때 따온 거예요

 

이것만은 무슨 축구경기나

 

다른 대안적인 소리 말고
꼭 이걸 쓰고 싶었어요

 

정말 기쁨에 지르는 소리

 

그래서 여러 곳에서
이날의 소리를 따왔죠

 

그리고 드라마틱하지 않은
동독의 마지막이죠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

 

드라이만의 작품은
여전히 상연되었죠

 

이번엔 좀 묘한

 

윌슨의 전통을 따라서 했어요

 

혹시 이번엔 잘못 본 거 아니야?

 

저기 마르타 역을 맡은 여배우는

 

쉐리 하겐이라고 한 유명한
영화감독의 부인이죠

 

단지 일곱 개의 짧은 그림자만이
그의 고결한 주검 위를 덮고 있을 뿐이야

 

커다란 바퀴에 깔려 죽었어
난 보여...

 

모든 끔찍한 광경들이...

 

더 이상 못 견디겠다는
세바스티안의 표정이죠

 

동시에 변함없는 온유한
지성인의 모습이기도 하고요

 

남은 일은 내가 해줄게

 

옛날 생각나니 가슴 아프지?

 

그리고 저 악몽 같은 목소리

 

햄프!

 

이 장면의 대본을 쓸 때는 계속
제 어린 시절을 떠올려야 했어요

 

저희 어머니는 저와 제 동생을

 

14, 15세 때 좀 다루기 힘든
아이들과 여름캠프를 보냈는데요

 

동시에 프랑스에서 온 팀과
프랑스어도 배우도록 했죠

 

그때 저희보다 몇 살 나이도
많은 청소년들이

 

정말 타고난 실력으로
저희를 괴롭혔는데

 

저는 정말 그런 교양 없는
사람들과 지냈어요

 

그런 걸 어떻게 견뎌야 할지
몰라서 애먹었죠

 

도대체 그들이 뭘 할 수
있는 지도 몰랐어요

 

그러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저희가 살던 브뤼셀의
동네 쇼핑몰에서

 

그 사람들을 우연히 만났는데

 

사람이 변하는 것도
순식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신은 완벽하게
감시당했었소

 

햄프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감시당했다고요?

 

원래 대본대로라면
훨씬 긴 장면이 나와요

 

그건 삭제 장면으로
DVD에 넣었으니 꼭 한번 보세요

 

기회가 된다면
전등스위치를 한번 보시오

 

우린 모든 걸 알았다니까

 

혹시 뒤에 누가 있나
슬쩍 보기도 하고

 

누가 듣는 건 아닌가 의심하죠

 

세살버릇 여든까지 가는 거죠

 

정말 당신 같은 자들이
나라를 다스렸다니...

 

물론 드라이만은 햄프를
주먹으로 때려 눕히는

 

첫 버전과는 다르게
자기식으로 햄프를 때려눕혀요

 

이것은 제가
지적인 사람들에게 겪은 건데

 

어떤 식으로 약을 올려도

 

신체적으로 먼저 반응을 한다던지

 

주먹이 앞서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게 아무리 사람의
본능이라고 하더라도

 

잘 단련되어 있는 거죠

 

이 부분에서는 보안부가
얼마나 치밀하게

 

깊이 침투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포인트였어요

 

화장실을 도청하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는 침실까지

 

그들은 다 듣고 있었던 거죠

 

그리고 이 표정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그게 알고 싶었던 거예요

 

여태껏 드라이만은 자기의
보안부 폴더를 열람하지 않겠다고 했죠

 

과거는 그냥 과거로
남겨두겠다고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하지만 그도 역시 더이상은
참을 수 없어하죠

 

그리고 이곳은
실제 보안부 서류보관실이에요

 

이제 더이상은 이런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고

 

다 현대식으로 바뀌었어요

 

폴더 하나하나마다
한 개인의 운명이 담겨있죠

 

다르게 보여지는 운명이 말이에요

 

시간 순으로
서류를 정리했어요

 

오래된 것은 위에
최근 것은 아래에 있어요

 

그럼 이만...

 

자 이제 드라이만에게

 

상상도 못했던 묘한
시간여행이 펼쳐져요

 

게오르그 드라이만에 관한 작전
코드네임 '라즐로'로 시작함

 

당시 이 개인 폴더를
공개하기로 한 결정은

 

어쩌면 가장 독일적이지 않은
일이었는지도 모르죠

 

전환점인 1945년 후에는 더더욱

 

국민에게 이 권리를
양도하는 것이

 

결국 국민들에게 그들의 인생에
일어나고 조사된 일들에 대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인데

 

생각해 보면 정말 엄청난 거죠

 

하지만 아까 말한 것처럼
아주 자유롭진 않았어요

 

읽을 수는 있었지만
그 내용을 말해서는 안되었죠

 

말을 할 수 있는
자유까지는 없었어요

 

하지만 그것도 언젠가는 바뀌겠죠

 

그래서 사람들이 생각해낸 게

 

옛 지도자급들에게

 

모든 게 그들의 비밀요원들이

 

그 서류들을 만든 거라고
자백하도록 한 거예요

 

실상이 너무...

 

상상을 초월할 만큼 어마어마하고
너무 위협적이었다는 거였죠

 

그 지도자 계층들은
아무래도 손해가 크겠죠

 

그건 물론 보안부와 깊이
관여된 사람들만 아는 사실이에요

 

판사들은 모르죠

 

나, 크리스타 마리아 질란트는

 

자유의사로 국가보안부와 함께
비공식적으로 일할 것을 맹세합니다

 

이러한 결정은 다음과 같은
확신에 근거합니다...

 

게오르그 드라이만은

 

슈피겔지 기사의 원저자
'권세가 있는 어떤 이'다

 

저널리스트 파울 하우저와...

 

크리스타 마리아 질란트

 

크리스타 마리아 질란트는
1985년 3월 10일 21시 20분

 

햄프장관이 제공한 약물남용
혐의로 인해 체포되었으며

 

3월 11일 13시 50분
다시 석방되었다

 

그녀가 '라즐로'가 타자기를
숨긴 곳을 제보한 후에

 

정보원 '마르타'가
될 것을 서약하였다

 

오후 1시 50분이라고?

 

어떻게 타자기를?

 

1985년 3월 11일
가택수색 실패와

 

계속된 정보제공자 '마르타'의
차 사고로 인한 죽음으로

 

라즐로에 대한
도청은 중지되었음

 

참고사항, HGW에 대한
진급 정지조치가 오늘부터 유효함

 

우편실 직원으로 강제 발령되었음

 

앞으로 책임을 요하는 일에
참여시키지 않을 것을 권함

 

이렇게 마냥 배우를

 

바라볼 수 있는 신은
그리 흔하지 않죠

 

아무런 대사도 없이 말이에요

 

결국 이것도 세바스티안 코치니까
가능한 예술이죠

 

그라면 137분이나 되는
영화 내내 바라보아도

 

지루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아까 말했던
그 잉크자국이죠

 

많은 사람들이
핏자국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것도 뭐 그렇게 나쁠 건 없었죠

 

어쨌든 비즐러로 인해 드라이만이
구원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이 부분에서 사람들이
정말로 자기를 담당했던

 

사람을 찾아내는 게
이렇게 쉽냐고 묻더라고요

 

실상은 더 쉬워요

 

왜냐하면 사실은 서류에
이름 그대로 줄이지도 않고

 

기록자로 써있기 때문이죠
게르트 비즐러 장교라고 말이죠

 

이 부분에서 두 가지를
간추렸었는데요

 

자신들 추적 작전에 참가했던

 

비밀요원의 이름은
따로 물어봐야 알 수 있었고

 

울리히 뮤흐 같은 경우는
그에게 붙여졌던 4명 중

 

2명의 비밀요원의 이름을
확인을 통해서 제대로 알게 되었죠

 

여기서 비즐러가 전달하는 게
정식 우편물이 아닌

 

여느 전단지 따위라는 게
전달되기를 바랬어요

 

몇몇 사람들은 우편물이라고
생각했더라고요

 

그가 우편물을 전달한다는 건
제가 의도한 바가 아니었죠

 

울리히 뮤흐는
이 비즐러라는 인물을

 

저런 뒷모습만으로도
모든 것을 표현해내죠

 

무언가... 커다란 기품이 있죠

 

중요한 순간에 제대로 된
선택을 한 한 남자가 가진 기품

 

그럼에도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죠

 

기품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약간의
가치 부여는 필요한 거죠

 

일종의 승인 같은 것이요

 

그게 여기 나옵니다

 

2년이 걸렸어요

 

드라이만이 소설을 써서
출판하는 데 걸린 시간 말이죠

 

극본도 그렇게 빨리
나오면 좋겠네요

 

물론 그는 감독 일을
할 수는 없겠지만

 

칼 막스 서점이죠

 

사람들은 제가 만들어낸
서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실제로 칼 막스 가에 있어요

 

게오르그 드라이만
'아름다운 영혼의 소나타'

 

감사한 마음을 담아
'HGWXX/7'에게 이 책을 바친다

 

여기 이 음악이 다시 나오네요

 

정말 좋아요, 이 부분...
조용히 책을 덮고

 

그는 이 책이
아주 생생하다는 걸 느끼죠

 

담겨 있는 사랑도
생생하고 강하다는 것도요

 

29.80 마르크입니다

 

선물포장 해드려요?

 

아니요
제가 볼 겁니다

 

제가 제 긴 이름을
이곳에 넣기 위해서

 

시네마스코프로 작업한 게
아니냐는 말이 있었죠

 

그것도 그렇지만
다른 이유들이 있었어요

 

이제 곧 아주 중요한
이름을 보실텐데요

 

배우 매니지먼트 회사 대표인
안나 바움바우어죠

 

세바스티안 코치와 울리히 뮤흐,
울리히 터커의 소속사에요

 

이 영화가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가능하게 해주신 분이죠

 

그녀가 아니었다면
어려웠을 거예요

 

정말 친어머니처럼...

 

사랑하는 사람처럼
저를 위해 힘써주셨죠

 

그래서 따로 정식으로

 

크레딧에서 최고로
대우해 드리려고요

 

곧 보실 텐데요

 

안나 바움바우어 님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사실은 여기다 시라도
한 편 썼어야 했는데...

 

여기...

 

배역들이 다른 방법으로 올라가는데요

 

평범해 보이지만 정말
오랫동안 작업한 거예요

 

하지만 이런 타이틀까지도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영화의 가치를
잘 드러내줘야 하니까요

 

이 이름 하나하나가
정말 큰 의미로 다가오네요

 

모두들 정말...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기 때문이죠

 

이 영화를 잘 만들기 위해...

 

모두들 정말 모든 것을
이 영화에 다 쏟아부었어요

 

어느 누구도 대충 임하지 않았죠

 

그리고 모두들 개인적으로

 

깊이 있는 체험이 되었을 거예요

 

여기 음악자문인
요억 슈템플 같은 경우

 

제 예전 아미카 시절의 상사였는데

 

뮤지컬이 팔리려고 할 때 정말
끝까지 애써주셨어요

 

우리에게 오리지널
동독 음악들을

 

정말 말도 안 될 정도의
싼 가격에 얻어주었어요

 

저희는 정말 자금이 모자랐었거든요

 

그나저나 정말 실제 동독음악이

 

영화 속에 나와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역사 자문이셨던 빌케 교수님은

 

시간과 방대한 지식과 지혜를
아낌없이 제공해주셨죠

 

저를 지탱해준 페터롬멜이나
바이언 라디오 방송국의

 

총편집자인 베티나 라이쯔

 

이 영화를 137분으로
만들 수 있게 해준 장본인이에요

 

제 동생은 저와 함께
플롯을 완성시켜주었고

 

가장 좋은 조언자였고
누구나 바라는 그런 사람이죠

 

Arte채널의 모니카 로크비츠는

 

그곳에서 프로젝트를 따냈는데

 

여기 저기 정말 저항도 많았어요

 

물론 적도 많았고
하지만 언제나 친구가 더 많았죠

 

그 친구들이 이 프로젝트를
응원해주는 든든한 후원자들이였어요

 

저는 정말이지 지금 현재의

 

이 영화산업에 대해
불평할 처지가 못돼요

 

오히려 반대로
이 영화를 통해서

 

정말 많은 능력 있고
흥미로운 사람들과 일해서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요

 

그리고 여기 가장
중요한 헌정사입니다

 

크리스티아나에게

 

제 아내 크리스티아나입니다

 

그녀는 왜 이 영화가
헌정됐는지 알 거예요

 

1001가지의 이유에서죠

 

이제 끝이네요

 

이렇게 주의 깊게 끝까지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요

 

이 긴 감독 코멘터리를
저도 듣긴 하는데요

 

제 코멘터리를
들어주셔서 감사하고요

 

무엇보다 이 영화가
2시간의 담소보다는

 

더 많은 것을 여러분께
선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물론 담소가 되도 좋지만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