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필 잡화점   로즈 팜필   사랑은 타이핑 중!   에샤르 보험사   비서의 덕목은   튀지 않는 거죠   일은 잘 하되   사람은 없는 듯...   한눈에 그런 후보로
보여야 해요   안경은 필수예요   난 시력이 좋아요   시력이요?   나도 좋아요   도수 없는 안경이죠   안경 끼면
신뢰감을 주면서
  시선은 안 끌죠   나머진 딱 좋네요   자연스런 화장   단정한 머리에
향수는 살짝만...   형편이 안 되면
비누향이라도   결국 차림새죠   꾸밈새구요   어떤 분이에요?   썩 괜찮아요   이름이 뭐랬죠?   로즈 팜필,
생 프랭보 출신이에요   어떻게 오게 됐죠,
로즈 팜필 양?   옆 동네도 아닌데...   아빠 가게에서 일했어요   마을에선 1등이죠   1등,
그거 중요해요   가게 돕는 일 말고   비서가 되고 싶은데   거기선 기회가 없어요   요즘 아가씨들   비서가 대유행이네   현대적이잖아요   전 세계를 돌며 높은 분들 모시고
사람들 만나고...   나하고 일하면
이 주위나 맴돌 텐데   시작으론 좋아요   사장들 실생활은   잡지 기사와 달라요
비서직도 마찬가지고   집에 돌아가요   이 일을 꼭 해야 돼요   유일하게 잘 하는 게
타이핑이에요   비서라면
그야 기본이죠   열 손가락 써도
큰일 안 나요   어땠어?   면접은 잘 봤어?   다들 날
외계인 보듯 했어   네가 제일 예뻤을 거야   뽑혔어
내가 뽑혔다구   시험 삼아
일주일간이야   비서라니!   정말 멋지다!   언제 가는데?   내일   내일 약혼식 치르자   가기 전에   - 이거 다 붙여다오
- 예, 사장님   난 모리스와
결혼 안 해요   이 마을 최고 신랑감을
마다 하니...   행복하게 해줄 남잔데   전화 드린 이유는
보험액 산정을...   보험액 산정을!   잠깐만요   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몰라도   실내선 안 피우시면
안 돼요?   법으로 금하면요,
새내기 양   이 타자기는
여성용이지   고릴라용이
아니라고...   그러니까 제 말씀은   산정을 다 했습니다!   문제 있다는 걸
인정하게   프랑스인은
문제만 봐   위로 올리면 되지   전쟁 후
재건도 못 했는데   뉴욕으로 만들 셈인가   다들 익숙한 걸 원해   하늘만이 내 한계야   차가 사무실 만큼 크군   이사는 안 가나?   날 그리 쉽사리
떼어내지 못할 걸세   난 내 차와 자네만이면
족하거든   로즈 일 끝나면
바로 갈게   아, 자네 신입 비서?   여보세요?   어떤가?   사흘 밖에 안 됐어   아, 그래   저 아가씨   능력 보고 뽑은 건
분명 아니군   ♪ 생일 축하합니다   ♪ 생일 축하합니다   ♪ 루이 아저씨의 생일을   ♪ 축하합니다   매년 하는 깜짝 파티인데
매번 놀라 주네   조, 시몬
이리 와 봐   둘 다 완벽했어   나는?
칭찬에서 제외야?   너야 초등학교 때부터
완벽했지   잠깐!   소원부터 빌어   빌 게 있어야 빌지   아빠, 엄마랑 아빠가
어떻게 만났는지   또 이야기해 줘   그 얘기 이제 외우잖아   프랑스를 구하러
아빠가 미국서 왔지   수천 명 병사들 틈에...   먼저 해병대가   노르망디 해변에
상륙했어   우리가 도와줬지   어쨌거나   아빤 적진 속에
착륙해야 했어   근데 엉뚱한 데
떨어졌지   할아버지 집!   그렇지   그 덕에 엄마와
결혼하게 된 거야   당시 마을 최고
미인이었거든   지금도 그래   에샤르 보험사입니다   그럼요   매일 오전에
가능합니다   목요일 10시요?   네?   성함이 어떻게?   콩스탕...   알겠습니다   네...     약속됐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마지막 철자는 T 예요   알아 보시겠죠?   아, 블레조 씨와 사모님   여긴 팜필 양입니다   새로 온 비서죠   안녕하세요   들어오시죠   그럴 거 없네
잠깐이면 돼   증서에 문제라도?   아니네   이거 받게나   49년도 산?   이건 못 받아요   뭘 빼고 그래
요만할 때부터 알았는데   이렇게 젊은 분이
그럴 리가요   배웅해 드릴까요?   피울래?   로즈   일주일간
지켜봤는데   일이 안 맞는 것 같아   어제 속기책도 샀어요   소용 없어   더 노력할게요   앞으로 더 잘...   시간 낭비야   전혀 아녜요   전화는
이제 잘 받잖아요   이 회사에선
장래가 없어 보여   단...   한 가지를 수락한다면
모를까   뭐든지요   첫날부터 생각한 건데   업무와 관련은 없지만   자네도 더 좋아할 거야   나도 그렇고   로즈!   완전 오해야   절 쉬운 여자로 착각한 게
누군데요   안녕하세요...   정신 나갔군   그런 상상하다니
완전 미쳤어   옷만 신사처럼
입으면 다예요?   난 관심 없거든요   나도 마찬가지야   잘 됐군요!   내가 원한 건
여기야   침대가 아니고...   스피드 타이핑
지역 대회
  말씀하신 조건이
정말 이거였어요?   대회 참가하는 거?   참가가 아니라   이기는 것   - 친선 경기잖아
- 선수한테 친선은 없어   선수? 어디?   보험업자 뿐이네   장차 노르망디   스피드 타이핑 챔피언의   코치란 말일세   에샤르,
비서를 뽑을 땐   사귀거나 결혼해야지   대회 출전이라니!   훈련 안 받고도
엄청 빨라   재능을 썩힐 순 없지   메달보다   자네랑 연애하길
더 원할 걸   코치는 선수랑 안 자   선수 기량 떨어져   대회 출전 수준은
못 돼   내기할까?   좋아   걸었어   이번엔 내가 이겨   로즈는 겁 많은
야생 동물 같아   누군가 도와주면   급성장 할 수 있어   자네 선심이
함정이 될 걸세   콩스탕 씨
목요일 10시
  1회전에서만   분당 360타 이상
쳐야 해   5천 미터 경주와
비슷하지   자판은 나도 치겠다   네?
심사석에 얘기해요   심사도 있어?   오타, 빠진 타, 추가된 타   줄 간격 안 맞으면
100타 감점   10분 후면 16명만 남죠
그 다음 8명, 4명...   최후 2명이
5분간 겨루지   자신 있음
나가 보시죠   - 다들 굉장해요!
- "다들 굉장해요!"   파이팅, 폴레트!
이겨요!   폴레트 마르티노!
타이핑의 여왕!   지역전 다음은
전국 대회야   세계 기록은 얼마야?   분당 512타!   보유자는 미국인이에요   그럼 그렇지   일은 꽝인데
타이핑 할 땐   빠르고 힘이 넘쳐
완전 몰입이야   참가자 여러분!   주목해 주세요   모두 정위치!   양손을 자판 위에!   358타!   2타만 더 쳤으면
붙었어   열 손가락을 썼으면
됐겠지   그만 해   아무나 덤빌
스포츠가 아냐   세워 줘요   세워 달라고요!   걸어갈래요   분풀이는 타자기 앞에
있을 때 했어야지   혼자 열 수 있었어요   서툴진 몰라도
손은 있어요!   사격 대회엔
내보내지 마   목숨이 위태로워   담배 냄새가
완전 배었네   숙소 규정 따윈
무시해도 된다는 건가요?   여긴 정숙한
여성 전용 숙소예요!   지나친 반응이신데,
새내기 양   그렇게 부르지 마요   저도 이름 있다구요   패배가 나쁜 것만은
아니지   당신한테는요   내일이라도 대타 찾아서
키우면 되니까   난 촌구석에 돌아가서   카센터 아들과
결혼하겠죠   일주일 만에 쫓겨왔다고
온 동네 손가락질 받고   놀림거리나 되구요   촌구석... 생 프랭보로
돌아가라고   누가 그랬어?   남자였음 못 그러겠죠   할 줄 아는 게 없어요   타이핑이 유일한
재능일지 모르지   하지만 세상은
한 가지 재능만으로   충분해   바보 취급 받기에는요   다음 대회에
다시 도전하자   말도 꺼내지 마요   제대로 훈련 시킬 테니   우리 집에 들어와   집이요?     그 편이...   좀 더...   효율적일 거야   그럼 일도...   계속 할 수 있어요?   일을 참 못 하긴 해   사무실 일은
훈련의 연장이야
  일찍 나가
사무실 문 열어
  닫는 건
내가 하지
  자전거로 출근해   난 차로 나갈 거야   퇴근도 마찬가지   여기 사는 게 알려지면
말들이 많을 거야
  자, 어서!   우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저택 같네요   아버지가 지었지   취향이 같나 봐요   바꿀 시간이 없었어   저녁과 주말에
연습할 곳이야   매일 가지고 다닐
필요는 없어   하나 더 살 거니까   하긴...   팔 힘도 길러야 하는데...   자네 방 보여줄게   케케묵은 것들
다 무시해   대단한 선수였네요   챔피언 감은 못 됐어   어쨌든   스포츠광이었군요   참고로 내 방은
위층에 있어   걱정 할 일은 없을 거야   낡은 집이라 삐걱대는 소리가
10리 밖에서도 들리거든   대회까지 한 달에
한 권씩 타이핑 해   소설로 연습하면   어려운 문장 구조에
익숙해져서   어떤 종류의 문장 끝도
예상 가능해   다 이해 못 해도 돼   아주 간단해   손가락마다 색깔이 있고   철자들도 정해져 있어   왼손 중지는 노란색,
E, D, C를 쳐   오른손 약지는
빨간색   O, L, 콜론을 치지   읽을 줄 알아요   난해한 문장도
다 이해하구요   벌려 놓으면
더 잡기 쉽지   겹치면 안 찢어지게   빨리 뺄 수 있어   감시 안 해도 돼요
어린애 아녜요   고향 가는 버스는
매일 있어   사장님?   말해   모렐 부인 증서를
갈아버렸어요   파쇄기도 고장낸 거
같은데요   어린애 아니니
알아서 해
  저런!   안 다쳤어?   네, 괜찮아요   여기 아파?   - 아뇨
- 여기 누르면 어때?   그럼 여기는?   손가락 보험이라도 들까요?   차로 가지   그 속도면 플로베르가
보바리 부인보다   먼저 죽었겠다   사기 꺾어서
좋을 거 없잖아요   그렇게 감정이 잘 상해선
지고 말아   이 와인병에 얽힌
화가와 농부 얘기...   1950년이었어   폭풍 피해 농가에
갔었지   방해돼요   농가는 엉망이었어   나무가 양계장 지붕을   뚫고 쓰러졌더군   계속 말하면
못 쳐요   주변 상황이 어떻든
집중력을 잃지 마   지붕에 난 구멍을   농부는
낡은 그림으로 막았더군   그걸 떼어내서   닦은 순간   내가 뭘 봤겠나?   반 고흐 그림   농부는 할머니가
물려준 거랬어   반 고흐가
누군지도 몰랐고   피해 보상을 받는 것만
관심 있었어   그림을 경매에 내놓도록
설득했지   농부는 부자가 됐고   34년산을
잔뜩 선물했어   와인 주는
고객이 참 많네요   중독 안 된 게
신기해요   연습 끝났단 말
안 했어   미안한 말이지만
어리석었네요   나도 알아   그림을 가졌어야 했는데...   그런 악역은
안 어울려요   만나 본 사람 중
제일 선량하거든요   만난 사람이 별로 없군   파리 최신 유행이래요   안녕히 가세요   더 빨리!   다음 책!   아가씨   매칭 팬티 찾으신다면   이미 입고 있는데요   그런 게 아니라...   이게...   세탁기 안에 있길래...   그렇게 좋으면 가져요   소장한 컬렉션이
있으니 됐어   최신 걸로
바꿔 줘야죠   사무실에 서류 찾기가
왜 힘들어졌는지 알겠군   정리하던 중이에요   ‘보바리 부인’ 만 안 쳤어도
벌써 끝냈겠죠   어떤 타입이 좋아요?   스타들이 나를
거들떠나 보겠어?   그래도요   육감적인 여자를
좋아할 것 같아요   남자들은 그렇잖아요   아니면 너무 전통적이고
수수하니까요   내 타입은 여기 있네   어디 출연했지?   아무 데도요   우리 엄마예요   정말 미인이시네   그렇죠
난 엄마 안 닮고   아빠를 빼닮았죠   아빠가 꽉 안 막혔으면
잘 어울릴 텐데...   남자와 여자는
근본적으로 안 어울려   로즈...   로즈!   더는 못 하겠어요   손가락도 아프고   등도 아프고
온몸이 다 아파요   정신 나갔군   놀랐잖아   요리하는 남자,
신식이네요   이제 쳐 봐   캐리지 리턴   자세 반듯하게 하면   안 아플 거야   너무 뻣뻣하군   그게 문제라구   말도 안 돼요   난 유연해요   - 얼마나 유연한데
- 그래?   노랑, 빨강, 초록...   피아노 레슨?   애들에
집안 일도 넘쳐   몇 달만이야   가지   식사하고 가   그이도 금방 올 거야   연습해야 돼   반가웠어요   마술쇼 보여줄까?   - 좋아요!
- 보여주세요   칼을 잘 봐야 돼   루이, 그건 하지 마   그만 해!   레슨 약속만 하면
그만 할게   피아노 안 배워도
괜찮은데요   그만!
손가락 베겠어   약속만 해   왜 겁을 주고 그래요   고마워해   연습 시간 배로
늘어난 거요?   고맙네요   테일러 부인,
정말 미인이에요   좋아해요?   로즈!   내 절친의 아내야   더 먼저 알았잖아요   하긴, 마리와 난   관계가 좀 있었지   다섯 살 적에...   애인 쳐다보 듯
하던데요   헛소리 그만 하고
힘껏 감아   아플 텐데요   그런 걱정은 말고   진짜 남자니까   고통이 어떤 건지
알겠네요   전쟁을 겪었잖아요   다른 사람 만큼
고통 받진 않았지   다른 사람 누구요?   이렇게 캐묻는 게
취미인가?   대답도 제대로
안 하잖아요   신뢰를 얻으려면
신뢰할 줄도 알아야죠   43년에 저항군을
지휘했어   오랫동안 알던
용감한 녀석들었지   바르텔레미, 피에로   블레조 씨 아들인 로제...   승전 2주 앞두고   본부가 습격을 당했어   총탄이 날아들었지   하나 둘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어   마지막으로 본 건
로제였어   난 도망쳤어   한참을 뛰다 보니   뒤에 따라오는 자가
아무도 없었어   살면서 도움을
줬으면 뭐 해   아무도 구하질 못 했는데   계속 그렇게 조이면   피가 안 통해서
절단해야 해   남의 여자 앞에서
잘난 척한 대가죠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레, 미, 파...   Z, E, R, T, 띄우고
Y, U, I, O, P, A   종이 넣고   종이 빼고   더 빨리!   예선 참가자 중
1위는   팜필입니다!   더 빨리!   16강전 1위는   팜필!   8강전 1위는   팜필!   캐리지 리턴   더 빨리!   준결승전 1위는   팜필!   - 더 빨리!
- 기계가 못 따라와요   - 팜필! 팜필!
- 더 빨리, 더 빨리!   신사 숙녀 여러분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분당 491타를 친
스피드 타이핑의   새로운 혜성이
탄생했습니다   노르망디 챔피언은   로즈 팜필!   사장님!   로즈가 신문에 났어요   유명인이 됐어요   로즈 팜필,
정말 미안해요   들어오세요   잠시 휴식을 갖지   기분 전환이 될 거야   성탄절을 집에 가서
보내고 와   혼자 트리 장식
어떻게 하려고요?   부모, 형, 형수들이 올 거니
빈 방도 없어   거실에서 잘게요   가정부라고 소개해요   로즈   아빠에겐 못 가요   이 참에   아버지와도 화해하고   좋은 꿈 꿔, 새내기   로즈!   이렇게 올 줄 몰랐어   아버지는
모리스 네 가셨어   너도 데려다 줄까?   모리스는 날 보는 게
안 내킬 거야   아직 갖고 계시네?   그래   괜히 주문했었다고
투덜대셔   난 이만 가볼게
음식 준비해야 돼   봐서 반가웠고
너무나 자랑스러워   삶이 완전 달라졌잖아   이젠 정말로
신여성이 됐어   엄마, 나 모두가
꿈 꾸는 신여성이래   그냥 여자인 것도
감당 안 되는데...   유일한 재능이
타이핑이야   처음엔 그저
타이핑이 좋았어
  내가 잘할 수
있다는 게
  그게 좋았는데   한순간이었지   누구와 나눌 수 있는 게   아니었어   점점 더 외톨이가 돼   아무도 날
진심으로 보지 않고
  구경거리로 봐   아빠도...   루이까지도...   날 있는 그대로
봐 줄 순 없는 걸까?
  엄마는 그랬는데   왜 엄마 밖엔
못 그럴까?
  불쑥 찾아 와
죄송해요   갈 데가 없어서요   루이 집에서
성탄 안 보내요?   아뇨, 다른 데 가서
자랬어요   이런 나쁜 놈   오랜 만에 가족이 오니까   남편분 말이 맞아요   숙소로 가려 했는데
자전거 펑크가 났어요   시내로 갈 방법이
없어서요   당신 자동차 키 좀 줘   고객집 페인트칠까지
도와줄 거면...
  차라리 자선 사업을 해라   고객 감동도 중요해요   일로 감동 주면 됐지   아양까지 떨어야 해?   작은 회사일 수록
사람이 중요하죠   사람, 사람, 사람
그런다고 널 존경한다디?   - 올 사람 있니?
- 없는데...   마리!   반갑구나   - 밥은?
- 모두 안녕하세요?   애들은?   집에 있어요
인사 전해 달래요   이 아가씨
데리고 왔어요   직접 말할래?
내가 대신 말해?   로즈 팜필을
소개할게요   루이의 약혼녀요   - 언제 밝힐 참이었어?
- 멍청한 놈   - 이건 완전히...
- 무례하구나   - 약혼자가 마중 갔어야지
- 아버지   - 소심하잖아요
- 엄마   - 메리 크리스마스!
- 메리 크리스마스!   로즈   안으로 들어와요   - 반가워요
- 어서 와요   이런 내숭쟁이!   두 사람 언제부터
사귄 거냐?
  - 얼마 안 돼
- 1년요   사무실에서 일한 지
1년 돼요   한참 지나서야
사귀자고 했죠   - 나이가 많다 여겼나 봐요
- 내가 언제!   나도 10살 연하인데   40년 이상
잘 살잖니   사랑만 있으면
나이는 상관 없어요   결혼은 언제 해?   아직은 아냐   시간을 갖고...   또 그 시간 타령이냐   미군이 상륙하면
또 후회하겠죠   이번에도
뺏기게 될 테니까   그만 마셔   내일 후회하지 말고   반 고흐 와인!   멍청한 놈이 놓친
돈을 위하여 마시자   조르쥬!   반 고흐 같은 행운을
놓치는 놈이 어딨어?   그런 놈이 보험사를
맡았으니...   레오나르나 뤼시앵이
했으면   또 나오시네   사업이 훨씬 더
번창했을 거야   두 형이 왜 안 맡았는지
알겠네요   아버지를
잘 알아서죠   아드님은 똑똑해요   꾸지람 안 들으면
실력 발휘할 거예요   ‘최고가 되어야 해’   다 헛소리죠!   성격 있는
아가씨네   맘에 드는군   가족이 된 걸
환영하네   - 위하여!
- 잘 왔어   꼭 잡아, 자기야   결혼 전에
인테리어부터 바꿀 거야   마리 가만 안 둬   진정해   하룻밤 약혼이
그리도 속상해?   헛소리한다, 자기   날 지금
자기라고 했어, 맞지?   좋았어   결혼 전이니까
나는 소파에서 잘게   루이!   왜?   미친 듯이
대회 준비할게   아버님께 당신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주겠어   난 망설임 없이
‘진다’에 걸어   진짜 문제는...   자네 배짱이야   ‘2배로 따거나 잃기’   어디 있어?   누구?   네 약혼녀   그 말이 쉽게 나와?   바보 같이 혼자 오냐   난 로즈 좋아   너 뿐만 아냐   우리 엄마도 좋아 죽어   로즈한테 푹 빠졌어   질투하는 거야?   천만에   혼자 독차지하겠다고?   로즈는 자유야   연인 사이로 몰지 마   봤지?   아직 아무 일 없었어   그것도 내기 걸었냐?   널 좋아하더라   자네도 좋아하잖나   마음대로
간섭 좀 하지 마!   1년 전만 해도
돌려보내라고 했잖아!   대회에만 집중해야 돼   모두 로즈한테
굴복시킬 거야   그놈의 자존심 땜에
세계 챔피언에 목매고   눈에 차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   심리 서적
그만 읽어라   너랑 안 어울려   안 됐지만   프랑스 챔피언도
어림 없는데   이제 노처녀로
늙게 생겼네   2배야   나 촌스럽죠?   이대론 안 되겠어요   더한 사람도
있을 거야   내 차림을 봐요
바보 같아요   그럼 옷 사러 가지   혼자 할 수 있어요   8시까진
호텔로 돌아와   길 잃지 말고!   옷을 입는 거야?
만드는 거야?   다 됐어요   금방 나가요!   로즈, 진짜...   웃기죠?
알아요   아니, 그게 아니라...   완전 다른 사람 같아   그대로예요   옷이 달라졌을 뿐...   타이핑 하기
편하진 않겠다   그럼...   잘 자   내일 보자   이러는 법이 어딨어요?   생애 최대의 결전을 앞두고
방해하란 법도 없지   누가 방해 받는데요?   루이,
지금은 1959년이에요   여자도
알 건 안다구요   잘 됐군   적어도 한 가진
안 가르쳐도 돼서   훨씬 더 잘 하는데...   르프랭스 랭게 양,
올해도 참가해서   3회 연속 챔피언에
도전하는군요   여전히 쟈피 사
소속이구요   쟈피 사의 주요 고객들이
특별히 초청되었는데요   긴장 안 되나요?   긴장돼 보이나요?   저희 회사는 최고만을
후원합니다   제 부친께서
챔피언을 위해   볼베어링 캐리지를
개발했죠   ‘볼베어링’ 이라고요?   네, 보세요   기존 타자기는 활자대끼리
엉키는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고안하게 된 것이   AZERTY 자판인데   불어 단어에 가장
적합한 자판 배열이죠...   게다가 볼베어링이
장착되어   살짝만 건드려도   슝!   지금 가버려도
아무도 모를 거예요   아니, 끝까지 남아서   실력을 보여줘야지   본인 기록인 분당 500타를
오늘 경신할까요?   챔피언은 말보단   실력으로 답하죠   저 여자한테
시선 집중이네요   난 존재감 없는
쑥맥이구요   그게 바로 비밀 무기야   돌연 기습이지   여기서 이러면 안 돼   안녕하세요?
지역은요?   노르망디요   저기 온다!   애니! 애니!   참가자 여러분!   양손을 자판 위에!   8강전 진출자 명단을
발표합니다   르프랭스 랭게가   1위로 진출   그 뒤를 이어
레락
  코르티   위베르   포르테즈   메이예르   르쟝드르   팜필입니다   4강전 진출자
명단을 발표합니다   르프랭스 랭게   큰 점수차로 그 뒤에
레락
  메이예르   팜필입니다   조용히 해주십시오!   결승에서는
르프랭스 랭게 양이   팜필 양과 맞붙겠습니다   두 참가자!   양손을 자판에 올리세요   신사 숙녀 여러분   이건 아주 드문 일인데요   두 선수가 똑같이   분당 498타를
기록했습니다
  최종 승자를
가리기 위해서
  5분 연장전을 갖기로
결정했습니다   5분...   모든 게
5분에 달렸어   잘 될 거야   모든 걸 쏟아내
알겠지?   더는 못 하겠어요   이 순간을 위해
고생한 거야   이 자리도 과분하죠   - 전 만족해요
- 난 아냐!   대회 내내
물러터졌더니   결승까지
실망시킬래?   내가 거짓말했어   저 여자의
500타 따위   연습 때 이미
뛰어 넘었어   약 오르지?   잘 됐네   분을 풀어 봐   이제 비켜
집중해야 돼   그럼 집중해, 자기야   두 참가자!   양손을 자판에 올리세요   2년 연속 챔피언을
꺾은 분이군   이긴 건 내가 아니오   에드몽 쟈피요
반갑소   루이 에샤르요   알고 있소   왜 침통한 표정이오?   기쁜 날이잖소?   로즈가 세계 챔피언
되면요   프랑스는 미국의
적수가 못 돼요   본인이 적임자라
생각해요?   그러는 당신은요?   잠깐만   아까 자극을 안 줬으면   그대로 졌을 거요   기록 속이는
작전도 써먹었으니   뉴욕에선
무슨 수를 쓰시나?   대회까진
딱 2달 남았소   미국은 챔피언을 위해
어떤 희생도 감수해요   당신도
그러길 바라오   루이!   루이!   사랑해요   어디 있었어요?   기자들이
우리를 취재하겠대요   기자한테는 내 칭찬
해야 할 거예요   쟈피 측에서
제안도 들어왔다구요   잘 됐네   수락할 거라
생각해요?   절호의 찬스네
적극 지원해 줄 거야   똑같이 말하네   스타가 돼서 세계를 돌며
사람들 만나...   - 관심 없어요
- 지난 시간은 잊어   이젠 내가 필요 없어   난 당신을 원해요   당신 자리는 여기야   모든 게 달라졌어   사랑한다구요!   난 아니야   거짓말   거짓말인 거 알아요   대회 아니면   너랑 자는 일 없었어   거짓말 마요   자극이
필요했던 거야   당신은
그런 사람 아니에요   젊어서 하는
실수인 거야   여기야?   - 어서 오세요
- 안녕하세요?   진열장 타자기 얼마죠?   딸이 성화요   이게 바로   로즈 팜필이 처음 쳤던
타자기라니까!   따님은 천재예요   제 롤모델이에요   그러니까   얼마요?   저 로즈 팜필은   신기록을 세울 때도
단 한 자를 칠 때도   늘 앞서 가죠   쟈피 사의 ‘포퓰레르’ 가
있으니까요   가볍고, 핑크빛이죠!   광속의 포퓰레르   백화점, 테시에 부인   미혼입니다   로즈 팜필을
잘 아시죠?
  , 정숙한 아가씨였죠   전국에서 최고속   챔피언이 된
소감은요?
  속도는 발전의   척도라고 생각해요   자판이 지배하는 날이
올 거예요   스포츠 외에도
모든 게 빨라져요   스피드 타이핑이
과연 스포츠일까요?   여기요   무명의 비서
승승장구
  로즈 팜필 양입니다!   그런 표정 짓지 말고
이리 와요   나가   자기,
나까지 질리게 하네   받지도 않는데
언제까지 걸 건가?   그 미소로 전부 속여도
난 못 속여   루이는 어리석게도   간파를 못 하지   함부로 말하지 마요   당신을 포기하는 건
바보나 하는 짓이지   팜필 양,
편히 주무셨어요?   팬레터가 끝이 없네요   굉장한 인기예요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
­ 정말 미안해요   제법인데요   딱 맞춰 왔네요   가봐요   챔피언한테 달려가 봐요   나라도
그렇게 했을 거요   근데 생각해 봐요   당신을 보면
반응이 어떨까?   품에 안길 수도 있고   밀쳐낼 수도 있소   그럴 만하고도 남죠   어떤 쪽이든   집중은 끝장 나요   지는 거죠   그럼   지금까지 노력과   모든 희생은   뭐가 되겠소?   꿈 꾸던 모든 걸
스스로 망치려고?   수잔 헌터가 자신이 세운
세계 기록인   분당 512타를
유지했습니다   로즈 팜필은   분당 506타를
기록했습니다   돌발 상황입니다!
팜필이 무대를 내려갑니다   보험업자 자격으론
못 들어가   이렇게 포기해선
안 돼요   그 낡은 타자기로는   기록만 더 나빠져요   아니, 문제 없어요   성질은 여전하군   그게 약점이라니까   당신도 그렇죠   뭐라는 거야?   모르겠어요   도움을 주는 것만이
행복인 줄 알았어   내가 필요하다고
믿게 만들었지   하지만 너와 있으면   더 절실했던 건
바로 나였어   당신 자체로
난 행복해   당신 자체로
난 행복해   사랑해   티아모   테키에로   세라포   이히 리베 디히   1분만 더 지체하면   자동 탈락이에요   응원 한마디 해줄래요?   박살을 내, 새내기   대체 뭐 하는 거야?   대회 도중에
타자기를 바꾸다니!   지금 ‘포퓰레르’
사용하지 않을 거면   여태껏 들어간 경비
다 환불해 내   매출이 2배로
올랐잖아요   아버지가 아니라   날 위해서라도...   키스 형편 없었어요   신사 숙녀 여러분   조용히 해주세요   나 실망시키지 마!   이번엔 로즈한테 걸었어   두 참가자는   양손을 자판 위에 올리세요   마지막 대결입니다   아직 충분히 승산 있죠   그녀의 열 손가락에   모든 게 걸려있습니다   힘내! 힘내!   팜필이 타자기에
홀린 듯 합니다   타자기가 팜필에
홀린 거 같은데요
  힘내! 힘내! 힘내!   이제 40초만을
남겨 두고 있습니다   아, 이런!   활자대가 엉켰어요   최대 위기예요!   타자기보다 더 빨라   알고 있어   뜬금 없겠지만   타자기가 로즈 속도를
따라가려면   철자들을 한 군데
모으면 돼   작은 공 크기의
장치 같은...   골프공!   골프공이야!   내가 해결하지   내가 팔고
반반씩 나누는 거야   여러분   흥미로운 제안이 있소   철자 새긴
골프공 모양을   타자기에 장착하는 거요   잘 했어, 새내기   신사 숙녀 여러분
주목해 주세요
  국제 스피드 타이핑
연맹의 발표가 있겠습니다   국제 스피드 타이핑
연맹이 발표하겠습니다   분당 515타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분당 515타의
놀라운 기록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타자수로 등극한   최종 승자는
바로   로즈 팜필입니다!   로즈 팜필!   감격스럽습니다!
로즈 팜필이
  1959년 세계 챔피언이
됐습니다!
  프랑스인이 고안했다면서   왜 내게 갖고 왔소?   비즈니스는 미국이고   프랑스는 사랑이죠   감독 레지 루앙사르   로망 뒤리스           
(루이 에샤르)                            로망 뒤리스   데보라 프랑소아
(루이 에샤르)               (로즈 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