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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말하길

 

책을 읽을 땐
그 안에 살게 된다고 했다

 

표지가 지붕과 벽이 되는

 

집처럼

 

그녀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 건

 

책을 다 읽고 나서

 

그 얘기가 머릿속에서

 

생생한 꿈처럼
살아 숨쉬는 순간이었다

 

그러고 나선
그녀는 산책을 즐겼다

 

책을 읽고 가득해진
감정과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서

 

바로 그날 아침

 

읽고 산책하고
죽은 남편을 그리워하며

 

혼란스러운 수년을 보냈던

 

플로렌스 그린은
하고 싶은 일을 알아냈다

 

결국 눌러앉아 살게 된

 

작은 마을에
서점을 여는 것

 

서점은 원하시는 조건에
딱 맞을 겁니다

 

물론 제가
은행을 대표해서

 

된다는 보장은
못 합니다

 

저 혼자 결정하는 게
아니라서요

 

또 분명히 해주실 건

 

장사를 해보신 적은 있나요?

 

장사에 관해선
어릴 때 확실히 배웠어요

 

그동안 장사란 게
크게 바뀌진 않았을 거구요

 

그리고 더욱 중요한 건

 

전 책을 사랑해요

 

한두 가지 알고 계시는 게
도움이 될 겁니다

 

조언이라고 해두죠

 

그녀는 마음이 넓고

 

인내심도 많았다

 

하지만 이 두 가지
큰 장점으로도

 

하드버러의 은행원
케블 씨의

 

허세와 잘난 척은
견디기 힘들었다

 

다들 그를 멍청이라고
뒤에서 욕할 만했다

 

이 낡은 집을
다른 용도로 쓰려는 분들도

 

계시다는 건
아셔야 합니다

 

물론 언제고
다시 파실 순 있지만요

 

되팔 생각은 없어요, 절대로

 

다른 무슨 용도로 써요?

 

그럼 지난 7년간
왜 그냥 뒀죠?

 

새들이 둥지를 틀고

 

지붕 기와의 반이 떨어졌고
쥐들이 바글바글해요

 

그보단 사람들이 볼 책으로
채우는 게 낫지 않을까요?

 

저도 자기 전엔 읽어요

 

세 장쯤 읽으면
곯아떨어지죠

 

보세요
정말 유용하잖아요

 

' 북샵 '
(La libreria, The Bookshop, 2017)

 

원작
페넬로페 피츠제럴드

 

♪ Feeling lonely ♪

 

♪ On a Sunday afternoon ♪

 

♪ Waving my old dreams ♪

 

♪ Goodbye ♪

 

The weather in this part of
the world was totally unpredictable.

 

Sometimes all four seasons
could be present

 

이 동네의 날씨는
완전 예측불허다

 

가끔은 하루 아침에
사계절을 경험하기도 하니까

 

♪ The sun is in the sky ♪

 

그 화창한 날
은행을 나선 그녀는

 

화나고 당당하고 짜증나지만
동시에 아주 활기찼다

 

자신의 꿈을 쫓기로
마음먹었고

 

멍청이 케블이나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안녕하세요, 그린 부인!
바쁘세요?

 

안녕하세요, 레이븐 씨

 

안 바쁜데 왜요?

 

밧줄 좀 받아주시겠어요?

 

네, 그럼요

 

조심하세요

 

바닥이 미끄러워서 어제
이든은 다리가 부러졌어요

 

그래도 부인은
겁 안 내실 거 알지만요

 

어떻게 아세요?

 

서점을 여실 거라는
소문 들었거든요

 

그게 왜 용감한 일이죠?

 

여기서 책 읽는 사람은
브런디쉬 씨뿐인데

 

집을 나와서
서점에 갈 리 없거든요

 

어제 언덕에서 뵈었어요

 

언뜻 보긴 했지만

 

대화 꽤나 나눴겠네요

 

네, 완전 수다를 떨었죠

 

행여나요

 

행운을 빌어요, 그린 부인!

 

책은 안 읽으세요?

 

아뇨

 

책은 너무 피곤해요

 

먹기 살기도 바빠요!

 

브런디쉬 씨는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집에 혼자 살았다

 

원래는 혼자 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자신과 싸운 끝에

 

영원한 휴전을 선언했다

 

그는 책을 열정적으로 사랑했고
인간들은 그만큼 싫어했다

 

종일 푹 빠져 읽은 책들이
사람들이 쓴 것이 아니라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것이라고

 

상상에 빠지는 걸 즐겼다

 

그래서 흔히 책표지에
실린 작가들 사진을

 

세상에서 제일 싫어했다

 

빨강이 아녜요

 

짙은 적갈색이지

 

아니면... 녹슨 색

 

암튼 그 낡은 집은 어때요?
적응이 돼요?

 

윌킨슨 씨가
최선을 다해 욕조도 고치고

 

지붕 기와도 붙이고
물탱크로 고쳐줬어요

 

그 집은 아주 화석 같아요

 

지푸라기도
500년은 됐을걸요

 

자, 팔 위로!

 

됐고

 

그래도 들어가 살 거죠?

 

어제가 첫날밤이었어요

 

네? 벌써요?

 

모두에게
조심하라고 했는데

 

아무도 진짜 살 거라곤
생각 안 했을걸요

 

눅눅하고 그러니까

 

물론 다들 그랬겠죠
근데 괜찮았어요

 

밤에 좀 무섭긴 했지만
곧 적응되겠죠 뭐

 

그런 낡은 집이면
나무도 다 삐걱댈 텐데

 

전 빨강이
안 받는 거 같아요

 

뒷모습도
별로인 거 같고...

 

벽을 등지고 서있으면
괜찮긴 하겠지만...

 

- 너무 빨갛지 않나요?
- 아니

 

빨강이 아녜요

 

짙은 적갈색이에요

 

 

자꾸 보면
익숙해질 거예요

 

악세서리만 잘 하면
아주 예쁠 거예요

 

알았어요

 

- 정말 괜찮아요?
- 그럼, 정말이죠

 

장군님 부부 파티에
초대되는 게 보통 일인가?

 

그렇죠

 

걱정 좀 그만해요!

 

아주...

 

예쁘니까

 

더군다나 파티에선
걱정할 필요도 없어요

 

아무도 상관 안 할 테니

 

모두와 알게 되긴
하겠지만

 

플로렌스 그린이에요

 

작은 서점을 열려고
하는 주인공이요

 

역시 그랬군요

 

바로 알아챘어요

 

바이올렛이 그 건에 대해
아주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당신과
당신의 서점에 관해

 

얘기하고 싶어하죠

 

지금은 바쁜 거 같고

 

이따 대화 청할 겁니다

 

그럼...

 

가게엔 어떤 것들을
갖다 놓으실 건가요?

 

글쎄요...

 

주로 책이겠죠

 

요즘은 시집이 별로
안 나와요, 그렇죠?

 

많이 보이질 않아

 

시집도 갖다 놓긴 할 텐데

 

소설, 수필처럼
잘 팔리진 않아서요

 

어떤 책들을 가져올 건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거 같아요

 

일단은 고전들을
주문했어요

 

새커리, 디킨스, 키츠...
이런 작가들이요

 

'죽기는 쉽다'

 

'오직 이것만 말하라...'

 

'그들은 죽었다'

 

누가 쓴 건지 알아요?

 

아뇨

 

죄송한데 모르겠네요

 

전 누구신지 알아요

 

그린 부인 맞으시죠?

 

 

저도 누구신지 알아요
노스 씨겠죠

 

전 여기 초대받은 게
처음이지만

 

자주 오시겠죠?

 

그럼요
전 자주 초대됩니다

 

감사합니다
친절하시기도

 

앗, 아닌데요?

 

자요

 

혼자 사시는 거죠?

 

낡은 집에
막 들어가셨구요

 

혼자요?

 

전쟁미망인

 

이해해요

 

재혼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

 

아니요

 

전혀

 

결혼생활이
너무 행복했었거든요

 

별일이야

 

제가 보기엔 여자들이
미망인이 되면

 

행복해지는 거 같더라구요

 

근데 사업을 위해
조언을 받긴 하셨나요?

 

오늘 처음 뵙긴 했지만

 

하시는 일 때문에라도

 

동네에 서점이 생기면
좋아하셔야 되지 않나요?

 

BBC의 작가들이나
사상가들...

 

그런 분들도 아실 텐데

 

당신을 보러나
바람 쐬러

 

여기 오실 거 아녜요

 

그 사람들이 온다면...

 

어째야 좋을지...

 

작가들은 공짜 술만 있다면
어디든 쫓아다녀요

 

사상가들은 잘 모르겠지만

 

암튼 제 여친 캐티는
오면 잘 돌봐줄 거예요

 

어쨌든 두 분 꼭 서점에
와서 조언 좀 해주세요

 

무슨 일이 있어도 갈게요

 

왜 빨강을 입었어요?

 

하녀들이 쉬는 날
입는 색인데

 

빨강 아녜요

 

짙은 적갈색이에요

 

거기 계셨구나

 

플로렌스 맞죠?

 

 

아까 오셨을 때부터
얘기 나누고 싶었는데

 

손님들이
할일이 없는지

 

놔주질 않아서요

 

와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 불러주셔서 감사해요
- 정말 반가워요

 

파티가 너무 멋지네요

 

다들 부인 서점 얘기예요

 

사업수완이 좋으신가 봐요

 

- 브루노!
- 아니, 뭐...

 

우리 남편과 인사했어요?

 

와서 여기...

 

그린 부인

 

얼마나 반가운지
말씀드려요

 

또 우리가 좋은 서점
생기길 기도했던 것도요

 

맞잖아요?

 

그럼, 기도한 보람이 있어

 

좀 더 기도하면 상황이
더 좋아질지도 모르지

 

단 한 가지만요
아주 작은 거지만

 

아직 낡은 집에
들어가신 건 아니죠?

 

아뇨, 일주일이나 됐어요

 

물도 안 나오는데

 

월킨스 씨가 수도를
연결해줬어요

 

당신 최근에
런던에 오래 가있으면서

 

상황이 많이 바뀌었어요

 

왜 들어가면 안 됐죠?

 

지낼수록 실망할 게
많을 거고

 

돈도 꽤 들 거예요

 

그래서 도와주려구요

 

훨씬 더 좋은
자리가 많이 있어요

 

특히 서점 열기에

 

저흰 한 해씩
계속 미루다 보니까

 

그 집이 빈 채로 있는 게
익숙해졌는데...

 

부인이 너무 서두르니
좀 당황스럽네요

 

그 낡은 집을
갑자기 가게로 만든다는 게

 

맞는 일인지도 모르겠구요

 

저희 생각엔 그보다는...

 

문화 센터가 좋겠는데...

 

그래, 그것도 기도하구려

 

여름엔 실내악 연주
겨울엔 강연들...

 

다른 낡은 집들과는 달리

 

그 집에만 딱 맞는...

 

분위기가 있어요

 

이 집을 사려고
6개월 이상 흥정해서...

 

여기 하드버러에
그걸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걸요

 

아니, 확실히 다 알죠

 

게다가
엄청난 이점도 있어서

 

놓치면 너무...

 

아까울 거예요

 

이제야 책임자를
찾았거든요

 

문화 센터를 맡아
운영해줄 사람

 

이해하실 수 있죠?

 

다시 한번
생각 좀 해보세요

 

- 소냐!
- 가맛 부인...

 

너무 예쁘네요

 

그녀는 발과 머리가 아팠고

 

재봉사의 권유로
드레스 색을 고른 게

 

후회막급이었다

 

그게 다였다

 

그 낡은 집에 산다는
대단치 않은 사실 때문에

 

일어날 엄청난 결과에
대해선 전혀 생각지 못 했다

 

오늘 빛이 나시네요

 

고스필드 경 아니에요?

 

세상에! 오늘 손님들
정말 대단하네요

 

고마워

 

- 고스필드 경
- 안녕하세요

 

이렇게 인사드리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요

 

이이가 말씀드렸겠죠?

 

새로운 하드버러
음악 문화 센터에 관해서

 

그 얘기하고 있었어요

 

그린 부인!

 

- 안녕하세요
- 데븐 씨

 

- 좋은 아침이요
- 만나서 다행이네요

 

- 잘 지내세요?
- 네, 고마워요

 

제 가게에 대해서

 

얘기 좀 하고 싶어서요

 

- 경매에 내놨어요
- 네

 

4월에요
더 늦춰질 수도 있지만...

 

근데 사실은...

 

그 전에 개인적으로
계약을 하고 싶어서요

 

부인이 제 가게에
관심도 있으시고

 

그 낡은 집에 계속
머무실 것도 아니니까...

 

게다가 부인께도 좋을 게
전 너무 바빠서

 

소문엔
신경도 못 쓰거든요

 

또 당연히 다른 장소들도
알아보실 테니까요

 

뭔가 오해가 있었나 본데...

 

그렇대도 상관은 없지만...

 

말 나온 김에
도와드리고 싶네요

 

가맛 부인 말씀이...

 

문화 센터를 세우실
생각이라고 하시던데...

 

그럼 주민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되겠죠

 

그래서 그 장소를
찾고 계신 거 같은데

 

생선 가게만큼
좋은 자리가 있겠어요?

 

네... 그러게요

 

정말 친절하시네요

 

- 조언 감사해요
- 별말씀을요

 

- 좋은 아침 보내세요
- 네, 감사합니다

 

그래도 그때까지는
플로렌스는 이렇게 믿었다

 

인간이 가하는 쪽과

 

당하는 쪽
이렇게 둘로

 

나뉘어지진 않았다고 말이다

 

런던에 가 계시면
어쩌나 했는데...

 

런던이요?
아뇨, 여기 있어요... 그쵸?

 

- 앉아도 될까요?
- 그럼요

 

네스카페 드려요?

 

마셔본 적 없어요

 

들어보긴 했는데...

 

끓는 물로 만드는 게
아니라면서요

 

 

- 집이 너무 좁네요
- 맞아요

 

암튼 와주셔서 반갑네요

 

그렇게 솔직히
말씀한 분도 처음이구요

 

다행이네요
질문이 있어서 왔는데

 

가맛 부인이
그날 파티에서

 

문화 센터를 운영할
적임자를 언급하시던데

 

당신을 염두에 두고
하신 얘기죠?

 

전 아니거든요

 

잠깐, 저번 파티요?

 

어쩜 그분은 제가
당장 제 집에서 나와

 

이 마을을 떠날 거라고
생각하실 수가 있죠?

 

그리고 당신이
그 집에 들어가서...

 

모든 걸
운영할 거라고요?

 

만약 절 언급하신 거라면

 

'운영'이란 단어를
쓰셨을 리가 없어요

 

네스카페 드려요?
아니면...

 

이거?

 

아뇨, 둘 다 됐어요

 

- 정말요?
- 네

 

- 저는 한잔 해도...?
- 네, 드세요

 

전 그만 가봐야겠어요

 

벌써요? 정말?

 

네, 어쨌든 고마워요

 

네... 만나서 반가웠어요

 

제가 듣기로..
또 뜻밖에 실제로도

 

서점 운영에 대해서
다시 고민 중이시라고요?

 

잘못 알고 계시네요

 

제가 오늘 온 건

 

남은 문제들을
빨리 해결해주셔서

 

더 이상 지연 없이
서점을 열고 싶어서예요

 

- 하지만 제가 듣기론...
- 뭐요?

 

낡은 집을 떠난다구요?
제 유일한 집인데요?

 

다른 빈 집도
많이 있습니다

 

또 마침 더 좋은 매물
목록도 여기 있는데...

 

더 이상
미뤄지는 건 싫어요

 

남은 서류들
빨리 보내주세요

 

그래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네요

 

♪ Go with the flow
of the river ♪

 

♪ But if I shiver ♪

 

♪ Just take me in your arms ♪

 

♪ Show me the steps
of the mambo ♪

 

♪ But if I stumble ♪

 

♪ Just take me in your arms ♪

 

♪ And if I get sentimental ♪

 

♪ Darling, be gentle ♪

 

♪ Just take me in your arms ♪

 

♪ Don't want to hear
about marriage ♪

 

♪ No horses and carriage ♪

 

♪ Just turn off the light
and kiss me goodnight ♪

 

♪ There's a whole world
to discover ♪

 

♪ My precious lover ♪

 

♪ Just take me in your arms ♪

 

뭐 도와줄 일 있니?

 

저흰 해양 소년 단원이에요

 

그렇구나
근데 여기서 뭐 하니?

 

레이븐 씨가 가보래서요
시키실 일 없나요?

 

책장들을 설치하고
싶긴 한데

 

할 수 있겠니?

 

핸드 드릴
몇 개 있으세요?

 

빗속에서
얼마나 기다린 거니?

 

열쇠 좀 찾고...

 

자, 서두르자!

 

부인이 주문한
첫 책 상자를 열자

                        "시집"
     
부인이 주문한
첫 책 상자를 열자

 

지난 며칠간의
문제와 골칫거리들은

 

바로 사라져버렸다

 

책 한 권 꽂을 때마다
가맛 부인의 얼굴과 한 말

 

은행원

 

그녀의 변호사

 

마일로 노스까지

 

모두 사라졌다

 

그리고 그때만큼은
너무나 사랑했던...

 

그녀의 죽은 남편이

 

그녀와 함께 있었다

 

      '낡은 집 서점'
     
     
     
     
     
     
     
     
     
     

 

      '낡은 집 서점'
     
     
     
     
     
     
     
     
그리고 이때가 서점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때가 서점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장부    
     
     

 

참 외로운 일이네요

 

장화 신고 들어와 죄송해요

 

전혀 안 외로워요

 

그 책장은 0.5센티
비뚤어졌네요

 

벽의 칠도 흉하구요

 

다음에 애들 보거든
말씀하세요

 

아녜요, 보기 좋아요

 

애들이 해놓은 거
나무랄 데 없는걸요

 

월리 왔니?
귀 안 간지럽든?

 

- 여긴 웬일이냐?
- 부인께 메시지가 있어서요

 

- 누구한테서?
- 브런디쉬 씨요

 

뭐?

 

그분이 집에서 나와
메시지를 보냈어?

 

아뇨, 창문으로 내밀고
갖다 드리라고 하셨어요

 

어떻게 나한테
뭘 보내셨을까...

 

서로 말한 적도 없는데
제 이름을 아시는 게 신기하네요

 

바닷가에서
우연히 마주쳐도

 

귀신이라도 본 듯
쏜살같이 사라졌거든요

 

부인이 누군지는 알 거예요

 

마을 일은
아주 훤하거든요

 

어떻게 아는진 모르겠지만

 

봉투의 까만 테두리는
신경 쓰지 마요

 

1919년에
주문한 거라 그래요

 

다들 1차 대전에서
돌아왔을 때고...

 

브런디쉬 부인도 죽었죠

 

신혼여행 때

 

어머나
어떻게 돌아가셨어요?

 

익사했어요

 

늪을 건너다가

 

남편 줄 파이에 넣을
블랙베리를 따려다 그만...

 

'그린 부인께'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저희 증조부 때 시내에
책장수가 한 명 있었는데

 

제 기억이 맞다면...

 

어떤 손님이
짜증나게 굴자

 

때려눕혔었어요

 

원인은 아마...

 

신작 소설의 입고가
늦어져서였는데...

 

'돔비와 아들'이었을 거예요

 

그때 이후
아무도 감히 용기 내서

 

이 외진 곳에서
책 팔 생각을 못 했는데

 

와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언젠가 당연히 부인의
서점을 방문해야겠죠

 

제가 집밖에 나간다면...

 

하지만 요즘은
영 나가고 싶지가 않네요

 

어쨌거나 보시기에
참신한 문학작품이 있으면

 

바로 보내주세요

 

혹시 전기의 경우엔

 

선한 사람들 게 좋겠어요

 

소설이라면 못된 인물들이
나올수록 더 흥미롭지만요

 

이 편지를 전한
아이 편에 보내주시고

 

책의 가격도
표시해서 보내주세요

 

공손하게...

 

드립니다

 

'...에드먼드 브런디쉬'

 

제 첫 번째 고객이네요

 

이따 들르면 브런디쉬 씨
드릴 책들 줄게

 

감사합니다, 부인

 

 

오후에 똑똑하고 젊은
조수가 필요하겠는데요

 

바쁠 때를 대비해서

 

기핑 씨네 딸이
어떨까 싶어요

 

기핑 부인도
관심 있어 보이니까

 

딸들 중 누가 적당할지
물어보려구요

 

제 생각엔 막내
크리스틴이 제일 똑똑한데

 

그러니까 애 엄마는
안 내놓으려고 할 수도 있겠죠

 

- 쏜튼 씨, 어서 오세요
- 고마워요

 

'화씨 451'

 

이게 뭐 하는 책이래?

 

크리스틴 기핑, 맞지?

 

난 네 언니가 올 줄...

 

언니는 찰리 커츠
만나느라 바빠요

 

방금도 여기 오다가

 

골목길에 쌓인 나뭇잎 아래
둘의 자전거가 숨겨진 걸 봤어요

 

저는 그런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아직 그럴 일도 없고
전 남자애들 재수없어요

 

그럼 다른 언니는?

 

그 언닌 집에서 바빠요
마가렛과 피터 돌보느라

 

제 동생들이요

 

절대 너한테 일 주기가
싫어서 그러는 건 아닌데

 

넌 아직
너무 어려보이고...

 

약해보여서

 

그건 한눈에 알 수 없죠

 

부인은 어려보이진 않지만
강해보이지 않아요

 

암튼 거기서 거기고
저희 셋 다 가능은 해요

 

근데 큰언니는
절반은 안 나올 거고

 

작은언닌
아예 안 나올걸요

 

참고하시라구요

 

또 하나
전 독서는 싫어해요

 

지리와 수학이 좋아요

 

이따 오후에
네 엄마와 상의해볼게

 

억지로 책 읽으라고는
안 할 테니, 걱정 말구

 

좋으실 대로요

 

매일 방과 후엔 올 수 있고
토요일엔 종일 있을 수 있어요

 

주당 12실링 6펜스 이상
주셔야 하구요

 

참, 너무 떠들거든
말씀하세요

 

네 숙제는 어쩌고?

 

집에 가서 하면 돼요
티타임 지나서

 

카디건이 이쁘구나

 

네가 짰니?
어려웠을 거 같은데

 

여성 잡지에 나왔어요

 

반소매 짜는 법만
나와있긴 했지만요

 

아이는 없으세요?

 

없어

 

- 있어야 될까?
- 모르겠어요

 

근데 애 없는 여자들은
삶이 휙 지나가버린다잖아요

 

엽서 좀 더 놔야겠어요

 

더 꺼내놓을까요?

 

로맨스나 자연 같은 것들로
주문했어야 하는데

 

- 이런 게 로맨스인가요?
- 세상에!

 

이게 뭐래?

 

못 보던 것들인데

 

이 영업사원들 어떻게
이런 것들을 보냈대?

 

이것들은 버려야겠다

 

그래도 마을 사람 몇몇은

 

이런 엽서 받아도
좋아할 거 같은데요?

 

그렇겠다

 

- 어라?
- 그만 좀 봐!

 

저질이야

 

- 쓰레기통이 어딨더라
- 쓰레기통에 버리지 마요

 

자, 차 한잔 마시자

 

크리스틴 누나 왜 안 와?

 

서점에 일하러 갔거든

 

왜?

 

서점에 책이 아주 많거든

 

왜?

 

나도 몰라

 

안녕하세요, 기핑 부인?

 

들어가시죠, 그린 부인

 

얘기 좀 하게요

 

크리스틴이 12실링
얘기는 했는지 모르겠네요

 

네, 했어요

 

'부인께
시집이나 비논리적인 소설은'

 

'더 안 보내주셔도 돼요'

 

'대신 레이 브래드버리의
책은 빨리 더 보내주세요'

 

'에드먼드 브런디쉬 드림'

 

곧 부인의 서점은
잘되기 시작해서

 

부인은 종일 아주 바빴다

 

잠시 동안
다른 모든 건 잊었다

 

서점을 문화 센터로
만들려는 가맛 부인의 계획도

 

- 안녕하세요
- 안녕, 월리

 

도와줘서 고마워

 

자, 여기

 

같이 놀러 안 갈래, 크리스틴?

 

안 돼, 내일 들어올
물건들이 있어서

 

할 수 없지 뭐

 

안녕

 

나가 놀고 싶지 않아?

 

아뇨, 월리는 좋지만...

 

그래, 남자애들은
재수없다고 했지

 

근데 내 말 믿어

 

나중엔 안 그럴 거야

 

네, 그렇겠죠

 

하지만 여기 있는 게
더 좋아요

 

서점에 부인이랑

 

여기 일이 재밌어요

 

책 읽는 건
싫어하지만요

 

저 사람들 땜에
엽서 때 타겠어요

 

구경하게 해줘야지
그래서 서점 오는 건데

 

그치만 어질러 놓기만 하고
사진 않잖아요

 

아가씨?

 

플로렌스

 

노스 씨, 웬일이세요?

 

가맛 부인 뜻대로
되지 않겠는데요?

 

- 아직 안 왔었나요?
- 가게 연 지 얼마 안 됐잖아요

 

올 거예요, 결국엔

 

자존심 땜에
못 오는 거지

 

궁금해 죽을 거예요

 

- 와주면 좋죠
- 돈은 좀 벌고 있어요?

 

- 아직은요
- 이런 걸 팔아야 돼요

 

이건 1권이에요

 

2권도 있나요?

 

네, 근데 누굴 빌려줬는지
잃어버렸는지 모르겠어요

 

세트로 같이 갖고 계셔야죠

 

'롤리타'

 

- 읽어봤어요? 좋아요?
- 대박이 날 거예요

 

하지만 좋냐구요
전 좋은 소설만 팔아요

 

불후의 명작들

 

그레이엄 그린은
명작이라고 평했죠

 

물론 생각이 다른
사람들도 있지만요

 

추천 감사해요

 

가끔 조언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고마워요

 

그게 늘 실수인 거예요

 

다음에 봐요

 

저희 집엔 파란색이 있어요
웨스터민스터 성당이 그려진...

 

통 둘레로 그려져있죠

 

난로 켜야겠다

 

엄마가 이런 등유 난로는
위험하다고 하던데

 

깨끗하게 잘 닦기만 하면
위험하지 않아

 

그리고 기름을 동시에
양쪽에서 붓지만 않으면

 

절대 그러면 안 돼, 알았지?

 

이 쟁반 맘에 들어요
저 준다고 유언장에 써주세요

 

뭐야?

 

벌써 유언장 생각을
하고 싶진 않거든

 

하지만 기억하도록 할게

 

정말요?
그러실 거예요?

 

일본 거예요?

 

아니...

 

중국 칠기야

 

우리 할아버지가
난징에서 가져오셨지

 

여행을 많이 다니셨거든

 

요즘은 중국에서도
이런 칠기 안 만들걸

 

고마워

 

네 숙제 도와줄 거 없니?

 

- 그럼 같이 읽거나...
- 읽을 거 없어요

 

그림이나 보여주면서
뭐가 이상하냐고 묻거나

 

숫자들을 쭉 불러줘요

 

8, 5, 11, 9, 22
그리고 16

 

그 다음엔
뭐가 오겠냐고 묻죠

 

뭐가 올지 모르겠네

 

- 춥진 않지?
- 네

 

노스 씨는 족제비예요

 

웃는 게 꼭 닮았잖아요
지옥에나 갔음 좋겠어요

 

못써, 크리스틴!

 

부인은 너무 착해요
그 인간 얼마나 못됐는데

 

저도 크면
그 사람처럼 되려구요

 

훨씬 실속 있거든요

 

네가 책 싫어하는 건 알지만

 

이 책은 꼭 읽어야 돼

 

'자메이카의 열풍'
   
   
   
내용이 뭐예요?

 

'자메이카의 열풍'
   
   
   
   

'자메이카의 열풍'
   
   
   
뭐냐 하면...

 

착한 해적들과
못된 아이들 얘기

 

언젠가 꼭 펴보긴 하겠다고
약속해줘

 

중국 쟁반 주겠다고
유언장에 써주시면

 

노력해볼게요

 

좋아

 

'브런디쉬 씨께'

 

'이 책은 새로 나온
'롤리타'라는 소설인데'

 

'전 솔직히 좀 혼란스럽네요'

 

'그러니 읽고
선생님 의견을 들려주세요'

 

'저희 서점에서
팔아도 괜찮을 책인지'

 

'플로렌스 그린 드림'

 

'추신: 맘에 들지 않으시면
책값은 안 내셔도 돼요'

 

하지 마!

 

그만! 항복!

 

안녕하세요, 기핑 부인
잘 지내셨어요?

 

빨리 알려드려야겠어서요

 

브런디쉬 씨가 제게

 

일요일 과일 케이크를
갖다 달라면서

 

부인께 물어봐 달랬어요

 

그날 오후에 차 마시러
홀트 하우스로 와줄 수 있는지

 

이번 일요일이요?

 

 

 

알겠어요, 그럼...

 

제가 답장 보낼게요
전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분께 케이크를
갖다 드리는 건 처음이에요

 

버릇 안 됐으면 좋겠네요

 

그린 부인! 이번 일요일에
홀트 하우스에서 차 마신다면서요?

 

네, 맞아요, 케블 부인

 

혹시 가기 전에
알아둬야 할 거라도 있나요?

 

- 잘 지내세요?
- 데븐 부인, 남편은요?

 

아직 가게가 안 팔려서
고민이시라구요?

 

맞아요

 

가맛 부부가 들으면
난리가 나겠네요

 

둘은 홀트 하우스에
초대된 적 없거든요

 

네, 들었어요

 

거기 초대받다니 대단해요

 

그분 아무하고도
소통을 않는 사람인데

 

사랑하던 부인이
죽고 나서부터요

 

전 그분께
책을 팔고 있고

 

서점에 대해
조언도 구하곤 해요

 

- 그랬어요?
- 그렇구나

 

그럼 이만 가봐야겠네요

 

- 비가 쏟아지네요
- 엄청나게요

 

- 안녕히 가세요
- 잘 가요

 

- 서점에 대한 조언?
- 웬 조언이 필요하대?

 

계세요?

 

브런디쉬 씨?

 

식당으로 들어가시죠

 

제 의견을 물으셨죠?

 

네, 그랬죠

 

신작 소설에 대해서요

 

제가 공정할 거라고
생각하고 그런 질문을 하신 건

 

참 생각이 깊으셨어요

 

부인도 분명히 제가
외톨이라고 생각하셨겠죠

 

아뇨! 전 단 한 번도...

 

저에 대한 온갖 소문들도
들으셨을 테구요

 

다 나쁜 것들

 

아녜요

 

정말이요

 

홀아비라고도 들었겠죠

 

또 집사람이 죽은 건

 

나 줄 파이에 넣을
블랙베리를 따던 중이었다고

 

그게 최신 버전의
소문 같더라구요

 

사실...

 

소문들은 다 가짜예요

 

- 익사하지 않으셨어요?
- 아뇨

 

결혼한 지 6개월 만에

 

우리 둘은
아주 좋은 친구였지만

 

부부로선 헤어지는 게
최선이란 결론에 다다랐죠

 

런던에 있어요

 

본 지 45년이나 됐지만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아직 아주 건강하대요

 

하지만 듣자 하니...

 

살이 엄청나게 쳤나 봐요

 

단 걸 그렇게 좋아하더니

 

근데 케이크를 만드는 건
본 적이 없네요

 

하드버러 사람들에겐

 

이 집에 청승맞은 홀아비가
더 어울리나 봐요

 

짐작하시겠지만 문학도
악영향을 많이 끼쳤죠

 

예를 들면
망할 놈의 브론테 자매

 

다행히도 그들의 책은

 

한 권도 안 보내서
정말 고마워요

 

이미 다 읽으셨을 거
같았어요

 

기핑 씨네 셋째 딸이

 

서점 일을 돕는다던데

 

직원은 그게 다인가요?

 

회계 담당자가 가끔 오고...

 

사무 변호사가 있죠

 

탐 쏜튼
별로 도움 안 될 거예요

 

저도 별로
맘엔 안 들어요

 

저, 브런디쉬 씨...

 

서점을 운영하는 데도
나름 책임이란 게 있어요

 

그렇겠죠

 

특히 모두가
지지해주지 않을 때엔요

 

어떤 사람들은

 

서점에 대해 불만이 많아요

 

바이올렛 가맛을
말하는 건데

 

그 낡은 집에 대해
다른 계획을 갖고 있다가

 

잘 안 되니까 이제
다른 술수를 꾸미려나 봐요

 

그래도 그분 뜻은...

 

선의 겠죠

 

선의요?
바이올렛 가맛이?

 

그 못된 욕심쟁이가?

 

그 여자가 원하는 건...

 

문화 센터예요

 

아니 이 외진 마을에
문화 센터가 왜 필요하대요?

 

문화가 무슨 물건도 아니고

 

하지만 그 생각에 꽂혀서는

 

당신도 없애버리려는
거잖아요 그 여잔 절대...

 

포기 안 해요

 

그렇겐 못 하죠

 

거긴 제 서점이고
제 집인걸요

 

바이올렛 가맛 같은
사람들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된 거예요

 

그 여잔 엄청난
인맥과 수완 덕분에

 

영향력이 대단한데
겁 안 나세요?

 

아뇨

 

다시 제 용건으로
돌아가도 될까요?

 

'롤리타'를 250부
첫 주문하려고 하는데

 

엄청난 모험이
될 수도 있어요

 

물론 사업적으로
조언을 구하는 건 아니고

 

주문 전에
꼭 알고 싶은 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또 이 동네에서 팔아도
좋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감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부인만큼

 

옳고 그름에
연연하진 않지만

 

부탁하신 대로
'롤리타'를 읽었고

 

좋은 책이에요

 

그러니 우리 동네에서
팔아볼 만할 거 같아요

 

이해 못 할지도 모르지만
해보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때론 이해 안 되는 것에
도전해볼 필요도 있으니까

 

고마워요

 

감사합니다

 

제 의견을 드렸을 뿐입니다

 

제가 인간에 관해서

 

가장 존경하는 점이자

 

가장 가치 있게 여기는 건

 

신이나 동물들과 공통된
유일한 미덕인데요

 

그래서 더 이상
미덕이라고 일컫진 않겠지만

 

그러니까...

 

용기 말예요

 

그런데 부인께선...

 

엄청난 용기를 가지셨네요

 

그래서...

 

돕고 싶어요

 

덕분에 제가...

 

다시 믿게 됐어요

 

잊혀진 줄 알았던 것들을요

 

차 잘 마셨어요
전부 맛있네요

 

언제든...

 

다시 오세요

 

'롤리타'도 잘되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걱정 말아야겠죠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니까

 

맙소사!
소름 끼치는 말이네요

 

그러게요

 

고맙습니다

 

조언해주셔서

 

별말씀을요

 

'민들레 와인'은
금방 올까요?

 

레이 브래드버리를
소개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월리 편에 보내드릴게요

 

아니면 제가 직접...

 

갖다 드릴게요

 

그러면...

 

더 좋겠네요

 

같은 책을 이렇게 많이
주문하긴 처음이네요

 

길기도 해라!

 

이 책은 벌써
모르는 사람이 없어

 

물론 우리 동네에서도
살 수 있을지는 몰랐겠지만

 

그것도 250권을
갖다 놨을진 정말 모르겠죠

 

이 책에 푹 빠지셨나 봐요

      세상을 놀라게 한 소설
      '롤리타'
    
    
    

      세상을 놀라게 한 소설
      '롤리타'
    
    
'1959년 9월 4일'

      세상을 놀라게 한 소설
      '롤리타'
    
    
    

      세상을 놀라게 한 소설
      '롤리타'
    
    
'그린 부인께'

 

'바이올렛 가맛 부인의
법정 대리인인'

 

'존 드루리 사로부터
편지를 받았습니다'

 

'내용은 현재
부인 서점의 진열 상태가'

 

'실제 고객과 잠재 고객의
주의를 과하게 끌어'

 

'골목을
붐비게 한다는 겁니다'

 

'의뢰인도 마찬가지로'

 

'본인의 지위가
치안 판사이자'

 

'따로 첨부한 목록의
위원회들 회장임에도 불구하고'

 

'쇼핑을 급하게
해야 한다는 사실에'

 

'모욕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쏜튼 씨께'

 

'수년간 제 사무 변호사로
일해오셨다는 것은'

 

'저를 위해 움직여주신다는
뜻일 거고'

 

'다시 말해 제 대신
열심히 일해주셔야 하는데'

 

'저희 진열대를
보시긴 했나요?'

 

'그린 부인께'

 

'9월 5일 보내신 편지에
답하는 의미로'

 

'부인 서점 진열대를
두 번이나 보러 갔지만'

 

'볼 수도 없더군요'

 

- 알았지?
- 네, 부인

 

'쏜튼 씨께'

 

'그럼 어쩌라는 건가요?'

 

'플로렌스 그린 드림'

 

'북적대지 않도록
하는 게 좋겠습니다'

 

'공식적인 항의가 나오기 전에
서점 앞 좁은 골목에'

 

'손님들이 모이지
못 하게 해야죠'

 

'또한 엄청난 논란을 일으킨'

 

'나보코프의
진부하고 선정적인 소설도'

 

'판매 중지하는 게
좋겠습니다'

 

네, 부인

 

'쏜튼 씨께'

 

'좋은 책이란
명장의 영혼이 담긴 정수로'

 

'삶 이상의 삶을 얻기 위해
영원히 보존되어야 하는'

 

'그러니 당연히
없어선 안 될 존재입니다'

 

'플로렌스 그린 드림'

 

'부인께'

 

'플로렌스 그린 부인과
관련된'

 

'신속한 금지 처분 요청 건은...'

 

'적절한 절차에 따라
확인한 결과 안타깝지만...'

 

'취하하는 게 낫겠습니다'

 

'서점 앞 인파는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고 하니까요'

 

'정말 죄송합니다
가맛 부인'

 

왜 런던에 안 와?

 

런던에 사는 건
너무 끔찍해!

 

사람들도 싫고

 

여길 좀 봐
얼마나 아름다운지!

 

난 여기 안 있을 거야

 

안 있을 거라니?
어디 가?

 

내가 못살아!

 

꼭 그렇게 얘기하다
가버려야, 속이...?

 

가맛 부인 같은
사람들 정말 지겨워!

 

- 뭐?
- 더는 못 견디겠다구!

 

천천히 가
그러다 미끄러지겠다

 

잠깐, 같이 가

 

거기 앉아서
뭐 해요, 플로렌스?

 

저도 제가
웬 산책인지 모르겠네요

 

연금 수령자도 아니고
가서 일해야죠

 

- 옆에 좀 앉아도 될까요?
- 그럼요

 

전 캐티예요, 부인
마일로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하드버러에도 멋진 장소들이
있다는 걸 캐티가 안 믿어서

 

보여주러 데려왔어요

 

BBC에서
어떤 일을 하세요?

 

RPD에서 일해요
녹화 프로그램 부서요

 

경비도 관리하고...
별로 재미없어요

 

가맛 부인과
점심 먹고 오는 길이에요

 

커플로 인정도 받을 겸

 

아주 친절하셨어요

 

사실은 아녜요

 

난 친절한 사람들 싫어

 

플로렌스만 빼고

 

괜히 띄우지 마요

 

근데 점점 더
일을 안 하는 거 같네요

 

명심해요
BBC는 기업이고

 

당신 월급은
공공 자금으로 받는 거예요

 

그건 캐티 담당이에요
제 수당도 관리하거든요

 

자기 춥지 않아?

 

우린 그만
집으로 돌아가고

 

플로렌스 혼자
사색에 잠기게 해주지?

 

난 좀 더 있다 갈래

 

- 부인만 괜찮으시다면요
- 그럼요, 물론이죠

 

미망인이시라고 들었어요

 

네, 맞아요

 

'미망인'

 

참 이상하고
우울한 단어죠?

 

남편이 죽은 지...

 

16년 됐어요

 

어떻게 만나셨어요?

 

서점에서 만났어요
런던에서

 

서로 첫눈에 반했죠

 

서점에서 우리 둘은...

 

시집 부문에서 정리하고
분류하는 일을 했죠

 

그인 매일 밤
크게 읽어줬어요

 

피프스, 조지 엘리엇, 새커리...

 

'숙녀에게 말 안 듣는
말을 주지 마라'

 

참 좋아했죠

 

우린 정말 행복했어요...

 

같이 이것저것 바쁘게 하고
또 아무것도 안 하기도 하고

 

그러다 전쟁이 났죠

 

하지만 그이 편지는
아직도 다 갖고 있어요

 

지금도 읽으면...

 

그이 목소리가
들리는 듯해요

 

마일로한테 들은 것보다
훨씬 더 좋으세요

 

오, 마일로한텐
평가받고 싶지 않아요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지도 않고

 

절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절 좋아하긴 하는 건지

 

아님 감정이란 게
있는지조차도요

 

그 사람 특기 중
하난가 봐요

 

늘 상대를
궁금하게 하는 것

 

왜 그런 말이 있잖아요

 

그런 남자는 절대 알 수 없다
그에게 깊은 내면이 있는 건지...

 

아님 아무것도 없는 건지

 

책도 절대
안 읽어줄 거예요

 

피츠휴 비서관

 

고모님!

 

네 법안이 세 번째
심의에 들어갔다니 잘됐구나!

 

다 고모님이 영감을
주신 덕분이죠

 

무슨 뜻이니?

 

지난 봄 고모님 파티에서
떠오른 아이디어거든요

 

문화 센터를 세우려는
고모님 뜻을 돕고 싶어서

 

이런 법안을 낸 거니까요

 

그럼 다른 지역에서도
덕을 보게 되겠죠

 

고모님 같은
자선가 덕분에요

 

난 그저 옳다고 느끼는
일을 했을 뿐이란다

 

공용수용법에 따르면

 

시의회가
공익 사업을 목적으로

 

역사적 건물을
강제 매입할 수 있어요

 

대단하지 않나요?

 

지금 이 순간
네 아버지도 천국에서

 

자랑스러워하고 계실 게다

 

많은 날 중 오늘
만나뵌 게 정말 기뻐요

 

바로 법안이 승인된 날

 

점심으로 생선 어떠세요?

 

근처에
맛있는 식당이 있는데

 

하드버러에 살고 나선
다른 데서 생선을 못 먹어

 

정말 신선하거든!

 

그러네요

 

그럼 차 한잔하실래요?

 

좋아

 

그럼 하던 일도
마저 할 수 있겠다

 

아픈 친구를
돌봐주고 있거든

 

고모님은 정말 따뜻하고
훌륭한 분이세요

 

계속하렴
고개 숙이고

 

얘들아
한눈팔지 말고 계속

 

일어날 필요는 없다

 

나는 장학사란다

 

아니잖아요

 

죄송한데
처음 뵙는 거 같아요

 

트레일 선생님

 

저는 셰퍼드라고 하고

 

이 자격증을 보시면

 

교육부에서 발부된 것으로

 

1950년 상점법에 의거하여

 

어떤 형태든
일을 하는 학생이 있다면

 

저는 어느 학교든 가서
적발할 수 있습니다

 

일이요?

 

이 아이들 다
일하고 싶어하지만

 

집안 사업이나
신문 배달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게다가...

 

한 번도 오신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저희 인원이 부족해서

 

필요한 만큼 자주
못 나오기 때문이죠

 

이번엔 누구 때문에
오셨나요?

 

방과 후 일하는 아이가
하나 있긴 한데...

 

크리스틴 기핑이
매일 일을 해요

 

어디서요?

 

'낡은 집 서점'이요

 

일어나, 크리스틴

 

실례합니다

 

- 이 여자애예요
- 학생, 나랑 같이 가자

 

안녕히 계세요

 

안녕히 가세요

 

부인께 안 좋은 감정이
있는 건 아니에요

 

법이라니 어쩌겠어요
그 말씀 드리러 왔어요

 

경험은 중요하잖아요?

 

중퇴자들은 경험이 없어
취직도 못 하지만

 

경험할 기회도 없죠

 

하지만 크리스틴은
추천서가 필요하면

 

부인께 오면 되니 다행이죠

 

그럼요
말씀만 하세요

 

크리스틴은 정말
똘똘한 아이고, 저는...

 

그 아일 정말 좋아해요

 

하지만 이제 학업에
매진할 기회가 온 거죠

 

그 아인 아직도
돈을 벌고 싶어해요

 

물론 그렇겠지만
학교에서 그런 일이 있었으니...

 

그래서 좀 찾아봤는데

 

새 서점에서 토요일에
일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새 서점이요?

 

네, 곧 열 거예요
데븐 씨네에서

 

생선 가게였죠

 

전혀 몰랐네요

 

경쟁하는 가게는 없는지
신경 쓰셔야죠

 

크리스틴 추천서는
써주실 거죠?

 

그녀는 알 길이 없었지만

 

새로운 서점은
부인 서점과는 달리

 

멍청한 고스필드 경이

 

가맛 부부의 꾀임에 넘어가
투자한 거였다

 

- 와주셔서 감사해요
- 저한테 고마워하실 필요 없죠

 

현재 유동자산이
얼마나 부족한지 아세요?

 

그럼요
어떻게 모르겠어요?

 

최근 서점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죠?

 

그래서 가게를 살 분들이
계시다는 걸 알려드리려구요

 

감사합니다

 

케블 씨

 

가게 팔 생각 없어요

 

알겠습니다

 

와주셔서 감사해요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음...

 

많이 보고 싶을 거야

 

그만두고 싶지 않아요

 

딴 서점에서
일하고 싶지도 않구요

 

엄마는 아무것도 몰라요

 

아냐, 그런 걱정 마

 

어떻게 걱정을 안 해요?

 

부인 혼자선
운영할 수 없는데

 

마을 사람 아무도
안 도와줄 테구요

 

아냐, 난...

 

혼자서도 할 수 있어

 

가끔 저녁 때
놀러 오면...

 

시간 없을 거예요

 

그렇겠지

 

바쁠 테니까

 

선물이 있어

 

이제 나 죽을 때까지
안 기다려도 되지

 

부인은 좋은 분이에요

 

너무 착하세요!

 

안녕하세요?, 플로렌스...
그린 부인

 

안녕하세요?

 

어떻게 지내세요?

 

저만큼 잘 아시잖아요?

 

맞아요, 알죠
어느 정도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뭘 해요?

 

할 수 있는 게 있나요?

 

있죠

 

아니, 없죠

 

버티세요

 

저도 그러려구요

 

플로렌스...

 

당신을 다른 시기에
만났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

 

아님 다른 생에라도

 

어쨌거나 한 가지...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해주려고 해요

 

브런디쉬 씨...

 

참 훈훈한 말씀이고...

 

정말 감사해요

 

하지만 굳이...

 

- 그러실 필요가...
- 아니...

 

가서 얘기해볼 거요
그 여자한테 가서

 

들을지도 모르잖아요, 또...

 

그래서 그만 괴롭힐지도

 

정말 그래주시겠어요?

 

정말요?

 

절 위해 세상에
나와주실 건가요?

 

그러겠소

 

소용이 있을진 모르지만
도와주고 싶어요

 

그냥 한방 쏘면 좋겠지만...

 

당신이 싫어할까 봐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지금껏 그렇게...

 

훌륭한 행동을...

 

제게 해준 분은 없었어요

 

너무 일만 하시네요

 

집중하려는 것뿐이에요

 

건드리지 마요

 

들어오고
아직 확인도 못 했는데

 

가진 걸 다 쏟아부으면
성공하게 마련이잖아요

 

글쎄요

 

모두가 결국엔 가진 걸
다 내놓게 되잖아요

 

죽을 테니까요
하지만 죽음이 성공은 아니잖아요

 

죽을 걱정 하기엔
너무 젊으신 거 같네요

 

캐티는 죽을지도 몰라요

 

에너지를 너무 쓰거든요

 

캐티는 어때요?

 

몰라요

 

사실은...
절 떠났거든요

 

다른 남자와 살겠다고

 

완티지로

 

그...

 

BBC 국제 방송에서
일하는 남자예요

 

속내 털어놓은 거예요

 

참 특별한 순간이네요

 

들어주기만 하면
누구한테든 말했을 거면서

 

하지만 부인과
제일 상관있어요

 

왜냐하면 전 이제
여가가 더 많아져서

 

부인 조수로
알바를 할 수도 있거든요

 

꼬맹이가 없어져
아쉬우실 텐데

 

크리스틴은
일도 참 잘했고

 

손님들한테도
정말 친절했어요

 

저만 하려구요

 

그런데...

 

얼마나 주실 수 있나요?

 

크리스틴에게
주당 12실링 6펜스 줬었고

 

그 이상은
여력이 안 돼요

 

정말 관심 있으면
일단 오후에 와서

 

며칠 해보세요
'수습 기간'

 

잊지 마세요, 제가 안 불렀고
스스로 하겠다고 한 거

 

발목이 끝내준다는 말
못 들어보셨어요?

 

입 다물지 못 해요?

 

가봐요!

 

영업 끝

 

'그대의 사랑을 부어주오
오 불타듯 빛나는!'

 

'어느 날 혹은 다른 날
흰 옷 입은 정원사가'

 

'와서 시든 꽃들을
거둘 테니'

 

크리스틴!

 

조심하는 게 좋을걸요

 

그런 못된 말버릇은
어디서 배우냐?

 

아저씨 같은 부류...

 

안 반갑거든요

 

근데...

 

왜 이제
여기서 일하지 않니?

 

부인이 보고 싶어하던데

 

나 대신 일하는 거죠?
맨날 들락거리는 걸 보니

 

사람들이 부인한테서
서점을 뺏을 거라던데요

 

사람들이?
누가 그래? 네가?

 

누군지 잘 알잖아요

 

이 가게에
다른 걸 하려고

 

네가 뭔 상관이야?
새우만한 꼬맹이가

 

서점을 뺏기 위해서

 

약점을 잡을 거고

 

재판까지 할 거잖아요

 

부인은 진실만을 말할 것을
맹세하게 되겠죠

모든 진실
오직 진실만을

 

그렇게는
안 되길 바라야지

 

전 조수일 때
그렇게 농땡이 칠 시간 없었는데

 

당연하지
넌 어린이잖아

 

아님 여자인가

 

어느 쪽이라고 해도
여유가 뭔지 통 모르지

 

암튼 조심해요

 

이거 가지러 왔어요
우리 엄마 거거든요

 

고마워

 

잠깐만 기다려

 

여기까지 와주시다니
반갑네요, 브런디쉬 씨

 

앉으세요

 

고마워요

 

물어볼 게 있어 왔소

 

이 방법이
맞는진 모르겠소만

 

달리 방법이
떠오르질 않아서

 

질문 받을 기분이 아니라면
지금 얘기해주시오

 

차 한잔 드릴까요?

 

당신 차는 됐고

 

플로렌스 그린을
내버려두시오

 

부인이 부탁하던가요?

 

물론 아니죠

 

그 사람은 그저
서점을 운영하고 싶을 뿐인데

 

불만이 있으면
변호사한테 시켜야죠

 

하긴 변호사가
자주 바뀌긴 하더군요

 

서점은 외풍이 심해서
재융자도 못 받아요

 

눅눅하다고도 들었고요

 

그냥 내버려둬요
당신한테 잘못한 거 없잖소

 

생각 못 하셨나요?

 

그 장소의
번영과 미래에 대해

 

그렇게 염려하시는 분이...

 

그런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물은 더 낫게 쓰여야죠

 

오래됐다고 무조건
역사적 가치가 있진 않소

 

그럼 나나 당신도
훨씬 가치가 있었겠죠

 

다시 말하지만
플로렌스 그린을 내버려둬요

 

알았소?

 

당신 친구는 법을
제대로 몰랐던 거 같아요

 

제가 몇 가지
확인해본 결과

 

그 얘기 땜에 오신 거라면
전 더 드릴 말씀이 없네요

 

법대로 되겠죠

 

얼마 전만 해도 없던
그 법 말하는 거요?

 

의회가 우리 몰래 승인한?

 

강제 매입 명령
말하는 건데

 

아니 강제 퇴거가
더 맞는 말이겠네

 

그 잘난 조카 시켜서
법안을 올렸소?

 

네, 조카의 법안이
서점에도 영향을 미치겠죠

 

해당 건물은 5년 이상
비어있었어야 하니까

 

그 집도 분명
해당이 되죠

 

하지만 고려해야 할
규정이 아주 많아요

 

저나 당신 같은
보통 사람들은

 

어디서 시작할지조차
알 수가 없죠

 

전 정치를 하니 관료주의에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이 건은
능력 밖이에요

 

우린 누구한테 편지를
써야 할지도 모르잖아요

 

부인, 전 누구한테
써야 하는지 정확히 압니다

 

지난 몇 년간 저도
직접 알아내지 않았다면

 

수십만 평의 습지와

 

농지, 물방앗간 두 개를
뺏길 뻔했소

 

그러니 지금까지
아무 조치 안 취했다면

 

함께 대항할 수 있어요

 

좀 더 쉽게 가는 방법을
생각해낼 순 있어요

 

실제로 이뤄진다면요

 

하드버러보다
큰 마을들에도

 

많은 매물들이 있으니까요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요!

 

왜 자꾸 딴소릴 합니까?

 

저도 해드릴 게
있음 좋겠네요

 

아무것도 할 생각이
없다는 거네요

 

저한테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안 되죠

 

생각 없이 함부로

 

절 터무니없는 인간으로
보시는 거죠?

 

그 질문엔
답 못 하겠네요

 

'의외로 불쾌한'이란 뜻으로
터무니없다고 생각하실텐데

 

실은 아주
불쾌할 뿐 아니라...

 

역겹기까지 하네요, 부인

 

딱 내가 짐작한 대로
행동하셨소

 

민들레 와인
 - 레이 브래드버리

 

오셨어요, 장군님

 

책을 보러
오시진 않았겠죠?

 

그렇소

 

이 말이 하고 싶었소...

 

좋은 분이 떠났다는...

 

브런디쉬 씨를 잘 아셨죠?

 

그런 것 같긴 했는데...

 

난 결코
그와 다툰 적이 없소

 

그도 물론 참전했었죠

 

서폭스는 아니었지만

 

공군에 지원했었을 거요

 

날고 싶어했죠

 

이상하게도

 

그날 아침 우리 집에
찾아왔던 것도 이상해요

 

부인과 얘기하러
가셨을 거예요

 

네, 맞아요

 

아내한테 다 들었소

 

큰맘 먹고
아내를 찾아와서

 

아내 의견을 칭찬해줬대요

 

문화 센터 얘기 말이오

 

난 얘길 못 나눈 게
참으로 유감이오

 

근데 참으로 의외였소

 

예술에 관심이 있었다니

 

뭐 어쨌거나...

 

좋은 분이 떠났어요

 

누구나 그런 발작이
올 수 있단 생각을 하면 참...

 

그만 오찬에 가보셔야죠

 

다신 오지 마세요

 

그리고 제발...

 

당신이나 부인도
다신 그분 험담 마세요

 

얼마나 품위 있고...

 

감수성 있고...

 

따뜻한 분인데
당신들은 비교도 안 될 만큼...

 

그분 이름
입에도 올리지 마요

 

제 이름도요

 

하지만 아내가...

 

바이올렛이...

 

나가요!

 

제가 플린트마켓시로부터
퇴거 명령을 받았다고요?

 

통화에서 말씀드렸듯이

 

의회 새 법안에 의해
플린트마켓 시의회가

 

낡은 집의 소유권을
인수했습니다

 

 

그럼 제가 알고 싶은 건...

 

시의회는 절 내쫓기 위해
자금을 어디서 얻었나요?

 

후원자를 찾았답니다

 

걱정되는 건 그 집의
주거 가능 여부인데

 

만약 사람이 사는 데
적합하지 않다거나

 

건물이 가라앉을
위험이 있다면

 

보상금을
요구할 수도 없어요

 

한 푼도요

 

제가 살고 있잖아요
전 사람이고요

 

눅눅하지도 않아요

 

여름엔 꽤 건조하고
또 한겨울엔...

 

지하실 조사 결과

 

건물이 1.27센티미터
물에 잠겨있습니다

 

죄송한데...
무슨 조사요?

 

전 조사를
받은 적이 없는데...

 

부인이 안 계실 때
몇 번...

 

벽돌공사와 회반죽
전문가인 존 기핑 씨를

 

시의회에서 보내

 

벽과 지하실 상태를
검사하게 했답니다

 

존 기핑?
크리스틴 아버지요?

 

억지로 들어가진 않았어요

 

전 들여보낸 기억이
없는데요

 

아뇨, 조수
마일로 노스가요

 

부인 직원으로 일하면서

 

부인 지시를 따른 걸로
다들 알았으니까요

 

혹시 더 하실...

 

말씀 있나요?

 

- 아뇨
- 지금 저희가 곤란해진 게

 

노스 씨가 서명한
진술서에 따르면...

 

서점의 심한 습기로
건강이 안 좋아져

 

정상적으로
일할 수 없게 됐답니다

 

왜 그랬어요?

 

이유는 없어요

 

끈질기게 졸라대기에...

 

해주는 게 낫겠다 싶었죠

 

혹시 새 조수 필요하시면
크리스틴한테 연락하세요

 

새 서점에서 잘렸거든요

 

목사님한테 '롤리타'를
팔려고 했다나?

 

플로렌스

 

'화성연대기'

 

'어떤 불확실한 감정'

 

'롤리타'

 

그린 부인!

 

- 크리스틴!
- 그린 부인

'자메이카의 열풍'

부인

 

안녕

 

앞으로도 수년간

 

내 손에 들린 책을 보며
애써 미소 짓던 모습은 못 잊을 거다

 

그러다 조금 뒤에야

 

내가 한 짓을 눈치챘다

 

그녀는
자신의 꿈을 이뤘지만

 

그들이 낚아채버렸다

 

하지만 그녀가
가슴속 깊이 간직한 것은

 

그 누구도 뺏을 수 없었다

 

바로 그녀의 용기

 

그 용기와
책에 관한 그녀의 열정이

 

나에게 유산처럼 남겨졌다

 

중국 칠기 쟁반과 함께

 

그녀가 남긴 명언이 있다

 

'그 누구도 서점에서는'

 

'결코 외롭지 않다'

 

♪ Feeling lonely ♪

 

♪ On a Sunday afternoon ♪

 

♪ Waving my old dreams ♪

 

♪ Goodbye ♪

 

♪ Weeping softly ♪

 

♪ While the meadows
are in bloom ♪

 

♪ And the sun ♪

 

♪ Is in the sky ♪

 

♪ Never mind the breeze ♪

 

♪ On the lemon trees ♪

 

♪ Never mind
the yellow daffodils ♪

 

♪ People stroll along ♪

 

♪ Humming simple songs ♪

 

♪ I wonder why ♪

 

♪ I'm still here, oh ♪

 

♪ Feeling lonely ♪

 

♪ On a Sunday afternoon ♪

 

♪ Craving for a lonely guy ♪

 

♪ Oh, Jesus ♪

 

♪ What a fool am I ♪

 

♪ For feeling lonely ♪

 

♪ Every Sunday ♪

 

♪ Afternoon ♪

 

Translated by mkid77

Modify by Blue-Bird™
(subscene.com/u/1191276)

Sync & corrections by Blue-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