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드린 보네르   파브리스 루치니   친밀한 타인들   감독
빠트리스 르꽁트   딴 남자를 사랑한다고?   아직도 모르겠어?   정말 조셉 신부님을
사랑해?
  내 마음 이해하는
남자는 신부님뿐이야
  - 내가 있잖아
- 관심도 없으면서!   - 그럼 대화를 하자고!
- 우린 부부잖아
- 어떻게 부부가
이럴 수 있어?
  - 이젠 끝이야
- 열정도 없는 우리 둘
정말 지겨워!
  - 여보!
- 난 당신뿐이야!   - 역겨워
- 분석   - 담배 좀?
- 피우세요   남편이 싫어해서
그래서 끊어도 봤는데...   개인적 문제라뇨?   그러니까...
부부문제죠   결혼 4년째인데   죄송해요   고마워요   남편과 살기가 힘들어요   일 그만두고부터
이상해졌거든요   일은 왜 관뒀죠?   몸이 아파서   - 부인은 직장을?
- 늘 일했죠   남편은 나를
집에 묶어두려 하지만   고급 핸드백이나
가방을 파는 상점이죠   잠시 실례   별말씀을요, 부인   내일 3시에 뵙죠   죄송합니다
계속하시죠   남편 외엔
말상대도 없고   직장에서도?   일 얘기뿐이잖아요   - 다른 가족은?
- 없어요   이러다 미칠 것 같아요   남편과 대화하려고
노력해 보셨나요?   소용없어요
날 애 취급이나 하고   애를 가지려 해도
너무 늦었고   남편이 내 몸에
손도 안댄 지가...   6개월이나 됐죠   예전엔 정말 좋았는데   예전의 그이가...
얼마나 그립나 몰라요   그 손길과 느낌...   그이의 몸을 느낄 때면...   이런 말 하자니
어색하네요   그럼 앞으로도 계속?   뭐를요?   상담하는 거요   몇 번이나 하죠?
예약도 하나요?   이른 감이 있지만   다음주 목요일 어때요?   의사 선생님?   - 의사를 사칭했다고?
- 일부러는 아니고   날 모니에 박사로
착각했지   - 누구?
- 모니에 박사   나랑 같은 층
정신과 의사 말이야   아니라고 말해주지 그랬어?   수습하긴 너무 늦었더군   세무 상담 와서
부부 얘기도 많이 하거든   처음엔 이혼 위자료
상담인가 했지   저쪽에서 책 좀 갖다줘   어떤 여자였어?   - 무슨 소리야?
- 미인이냐고?   글쎄... 막 울면서
괴로워하더군   동정심 발동했겠네
무슨 얘기 했어?   남편과 힘들대   딱 임자 만났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저기, 책을 찾는데   책은 많거든요   방에 대한...   그것도 많거든요   - 우리 그이 만나봐
- 누구?   - 나한테 홀딱 빠졌대
- 체육관 코치?   코치가 아니라
클럽 사장이거든   마누라 바꿔놀기 클럽?   헬스클럽!   - 당신이 떠난 후...
- 당신이 떠난 거야   7번째던가?   그 정도로 심각하면
의사한테 보내야지   전화해서 사실대로 말해   이름도 모른다니까   저기 루크다   내 사랑, 안녕   여기는 윌리엄   그 멋쟁이 옛 애인 윌리엄!   너무 친한 척 마시고   유머감각까지!   사업은 먹고 살만 해요?   - 별걱정 다 하시네
- 잘 되나 보네   자기도 운동하러 가야지?   반가웠소   다음엔 악수보다
포옹을 하죠   그 여자 다시 오면
다 말해   정신과 의사 아니라고
알았지?   걱정마, 알아서 할게!   그렇다면 소득신고서를
다시 작성해야 할까요?   국세청에 사람 말이...   국세청에서 흔히 저지르는
이중과세란 실수입니다   따님이 이미 성인이신데
선생님한테 청구가 됐으니   결국 50%의 세금이
추가된 거죠   이해가 안되는데
다시 말씀해주시죠   그냥 믿고 맡기십시오   이렇게 감사할 때가
잘 있어요   살펴 가세요   아버님은 은퇴 후
잘 계시나요?   나 사탕가게 할 때
아버님과 알고 지냈죠   - 안부 전해주세요
- 그러죠   - 그럼 가보겠습니다
- 조심해서 가세요   타이핑은 했는데
다른 건?   됐으니까 가서 쉬세요   저녁이라도
준비해줄까요?   제가 알아서 먹죠   어련하시려고   안녕하세요, 박사님   저기...   지난번엔 도저히
입이 안 떨어져서...   정말 어렵네요   - 비밀은 아닌데...
- 사실 나는...   이 전등 너무 밝아요   남편은 내 몸에 손도 안대요
때리는거 보다는 낳지만   그런데도 웃긴 건...   실례   나보고 다른 남자랑
섹스 하래요   다른 남자라면...
아는 사람?   그냥 아무 남자하고나
광적이죠   '제발 그 짓 좀 하란 말이야!'   이게 남편이
할 소리인가요?   먹고 살려고 그러는
여자도 있긴 하지만요   정작 치료받을 환자는
남편인데   어떻게 그걸 참죠?   진작 헤어질 걸
너무 늦었어요   - 왜요?
- 그냥   이런, 가야 돼요   치료비는 얼마죠?   - 저기 사실은...
- 딱 차비밖에 없네   다음에 내도 되죠?   월요일 어때요?   할 얘기가 있어요   - 전 의사 아닙니다
- 무슨 소리죠?   - 이해 못 하는군요
- 아니, 알아요   의대 안 나온
상담사면 어때요?   월요일에 만나요   물롱 부인,
혹시 전화온 데?   - 누구한테요?
- 젊은 부인인데   - 이름은요?
- 아무나   전화 온 거 없어요   - 안녕하세요?
- 어서 오세요   모니에 박사님을
뵈러 왔는데   예약하셨나요?   아뇨, 같은 층 세무사
윌리엄 페베르   그러시군요
어쩐 일로?   몇주 전 예약한
여자 환자를 찾는데요   어쩐 일로?   몇년 만에 우연히
이 앞에서 만났는데   전화하기로 해놓고
번호를 잊어버려서   예약 날짜 아세요?   2일 화요일 저녁 6시요   여기 있네요
그날 초진이었네   그 친구 맞을 겁니다   - 근데 안 오셨어요
- 그랬군요   그 친구 분 이름이?   결혼 후엔 안 봐서
지금은 모르겠네요   앞뒤 안 맞는
말인 거 아시죠?   제발, 전화번호가
꼭 필요해요   박사님께 일단
여쭤보고요   '무덤마냥 깊숙한
긴 의자들...'   보들레르의 시 아시오?   정신과를 찾는 게 힘들죠   그 때문에 온 게 아닌데   말씀해 보세요   그건 여성 환자들
흔한 증상입니다   '더 이상 성욕이 없어요'
'남편이 딴 여자를 만나요'   부인은 엉뚱한 의사를
만났네요   그 여자 분이 실수한 건
놀랄 일도 아니죠   제가 흥미로운 건
선생님의 태도입니다   두번이나 그녀 실수를
덮어주셨군요   이젠 끝났어요   지난주엔 안 왔고
연락도 없거든요   그럼 됐네요   근데 그 부인이
보고 싶어서요   만나면 되죠!   어디서 그녀를 만났건
저한테 허락받을 필요는 없죠   문제는, 나를
박사님인 줄 아니까   그건 짜증나네
내 환자를 가로채셨어!   사실을 말하려고요   근데 전화번호도 모르니
도와주세요   부인의 많은 걸
알고 있으시면서   직접 연락해야겠어요   물론 이해는 합니다   남녀 관계란 게
늘 그렇죠   근데 어쩌나...   환자 정보를
드릴 순 없습니다   더군다나 내가
치료한 적도 없는데   근데 120입니다   120유로   - 진료비는 내야죠
- 진료비요?   - 벌써 7분이나 지났어요!
- 선생님이 지금...   진료 안 하겠다는 말이에요!   샤텔 씨, 제발 이러지 마세요!
좀만 기다리시라니까요!   - 안녕히 가세요
- 수고해요   3시에 약속하고   지금 3시 7분이란 게 말이 돼요!
흥분 안 하게 됐나요!   진정하세요!   3시라고 했으면
3시에 진료를 해야죠!   이제 샤텔 씨 차례잖아요!   마실 것 좀 내올게요   안녕하세요   실례합니다만
사람을 찾는데....   오늘의 날씨를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소나기를 동반한 강한 바람이
오후 늦게까지...
  여기 서류에
다 나와 있어요...   그림에 매겨진 세금부터
정리해야 해요   나이가 많기도 하지만
그림이 우선...   세금을 좀 깎아보고 싶은데   일단 작년 서류를
가져왔어요   이게 무슨 소리인지
설명 좀 해주세요   약속도 안 해놓고
막무가내로 들어온대요   금방 나갈게요   서서 얘기해요?   들어가시죠   내가 왜 안 왔는지
궁금하죠?   난 모니에 박사가
아닙니다   알아요   안지 일주일이나 됐죠   예약 바꾸려고
병원에 전화했는데   의사 목소리가
당신이 아니기에   얼마나 놀랐던지   귀신한테 홀렸나 했죠   병원 찾아온 것부터
잘못이었어   기분 더럽더군요   엉뚱한 사람한테
별 얘기 다 했으니   재무 분석   세무사시군!   그건 어떤 일이죠?   고객이 세금을
덜 내게 도와주죠   거짓말은 안 하고요?   아니... 안 해요   그런데 나는 속이셨네   결과만 보면 그렇지만
기분 나빠 말아요   안 나쁘게 생겼어요?
당신 죽이고 싶었는데!   나쁜 뜻은 없었는데
죄송하게 됐군요   사과하면 다예요?
사생활을 다 알아놓고!   - 강간당한 기분이에요
- 강간이요?   그래요!   부질없는 짓이었어   진짜 의사를 만나요   다 소용없어요!   나갑니다!   방해됐나요?
가족도 계실 텐데?   가족이라...   지나가다 들렸어요   지금처럼
해질 무렵이 싫어서   다들 서둘러 집에 가면
저도 가야만 할 것 같은데...   전에는 갑자기 돌아가서
죄송해요   괜찮습니다   선생님 연락처 좀   부인 연락처도 좀
드롱브르 부인   내 뒷조사까지?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모니에 박사님 통해
전화번호 알았는데   전화해봤어요?   헛수고만 했죠   남편이 무서워
집 전화번호는 도저히   일기예보 번호를
남기셨던데   늘 쓰는 번호라
떠올랐거든요   비 온다고 하면
상점에 우산을 진열해서   화요일 6시 30분 어때요?   좋습니다   저는 부인께 어떻게?   애나라고 부르세요   연락처 말이에요   연락하지 말아요
화요일에 봐요   어떤 거 같아?   맛이 감미롭네   아니, 루크 말이야   솔직하게 말해   아주... 근육질에
셀 것 같아!   맞아, 당신과는 딴 판이지   내 책 가져갈까?   서두르진 말고   근육질 아저씬
옛날 애인 만나도 된대?   회의 있다고 했어   - 또 만났어?
- 누구?   - 이상한 여자
- 그래   사실대로 말했어?   물론, 당연한 거 아냐   이 화장품 누구 거야?   당신 거   안 버렸어?   혹시 몰라서   자고 갈 거야?   그냥 갈래   솔직히 우리...   다 끝났잖아   여보세요? 말을 해요!   끊었어?   말없이 끊네
기다리던 전화 있어?
  아니   몇 층 가세요?   - 6층이요
- 저도요   - 전 걸어갈래요
- 6층까지?   그게 낫겠어요   시간이 남아서   저 소파는 언제 써요?   가끔 거기서 낮잠 자요   오늘은 길에 사람들이
너무 많길래 성가셔서   사람 없는 골목으로
오다 늦었어요   운전을 하지 그래요   남편이 못 하게 해요   운전도 담배도
다 못하게 하시네   어떤 분이기에?   온종일 혼자 집에서
뭐하나 몰라요   당신은 시간 날 때
뭐 하죠?   시간이 저절로 가요   눈뜨면 출근하고
직장과 집... 그게 전부죠   재미있는 일
해보고 싶지 않나요?   안 해본 게 없어요   영업사원, 서빙,
담배 피우고...   힘들면 술도 마시고   정말 하고 싶은 게
하나 있긴 해요   어렸을 때
발레를 했는데   발레 하는 것도 좋았지만   날 바라본
선생님의 눈빛...   태어나서 그런 느낌
처음이었죠   다 지난 얘기지만...   발레 한번 해봐요   어서요   해봐요   실례합니다만...   급한 팩스가 왔는데   나중에 올게요   다시 발레를 해봐요   이젠 너무 늦었어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바로 그 때인 걸요   어릴 때 잠시
해본 것뿐이에요   어릴 때 어땠죠?   나쁜 짓은
안 해본 게 없을걸요   14살 때 자퇴하고
16살 때 집 나오고   집이라고 하긴 좀 그렇다   트레일러 통에서
살았는데   엄마는 이사하기
편해서 좋다셨죠   그래도 남향이라
해가 들어 좋았고   사랑도 미움도...
아무 느낌 없었어요   엄마는 남자를
데려온 날 밤이면...   나를 내쫓곤
찾지도 않더군요   우리 엄마는
안 그러셨는데   30분에 기차를 타야 돼요   멀리 살아요?   스위스요   교외에 산다고요   정원 있는 작은 집들...   스위스 집들 같단 얘기죠   또 약속 잡을까요?   안녕히 계세요   갈게요   왜 심통난 표정이죠?   재떨이 치우기 지겨워요   - 그 부인 고객이에요?
- 그런데 왜요?   서류도 없던데   제가 직접 관리하죠   정신과 상담 오후 6시   대부분 환자들은
불만을 털어놓으려고 오죠   얘기 들어주는
사람이 없으니   오죽하면 미용사를 붙잡고
얘길 하겠어요   선생이 얘길 들어주니
좋았나 봅니다   근데 잘 하는 건지   부인 상태가
나빠지지 않는다면   두 분 만나는 걸
막을 이유야 없죠   세무사 일도 어쩌면
의사랑 비슷해요   힘든 얘기 들어주고   적당히 숨기고
살게 도와주고   들어준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데   부인 문제? 선생 문제?   지금 손님과
계시다니까요   약속하고 와요, 아가씨!   아가씨 아니거든요!   곧 다른 고객도 올 거고   기다릴게요   관세에 깔려 죽겠어요   나 같은 수입업자는
망해도 좋단 건지   재고처리도 못 했는데
그걸 어찌 내겠어요   서류를 좀 더
보완해 오세요   빠진 서류 없는데!   너무 복잡한 건이라
이걸론 안돼요   훑어보고 연락드리죠   이쪽으로
다음에 뵐게요   지난번에 이걸
놓고 가셨던데   고마워요   지퍼가 안 내려가네   도와드릴까요?   고마워요   서류더미 앞에서
너무 지겹지 않아요?   지겹다니요!   인생이란 게 세금 빼면
얘기가 안돼요   결혼하고, 애 낳고, 이혼하고
돈 벌고, 파산하고, 죽고...   당신 만나고 늦게 가면
남편이 불안해 해요   뭐를 불안해 하죠?   딴 사람 만난다고   내가 정신과 의사인 줄 알고?   애인인 줄 알죠   그걸 원했다면서요?   자기한테 미리
말하랬거든요   근데 난 일 때문에
늦는다고 거짓말을   왜 그랬나 모르겠네   솔직하게 말하세요   정신과 다닌다고?
그것도 거짓말인데?   이상하게 생각할 게 뻔해요   남편한테 모든 걸
말할 필요까지야   부부 사이에도
비밀은 있는 법   부부 사이라...   늘 넥타이를 매고
있어야 하나요?   아니...
그런 건 아니고   그럼 자신감 생겨요?   - 무슨 일 있나요?
- 아뇨   마실 것 좀 주실래요?   물론   커피 두잔 부탁해요   나는 차로   차 한잔, 커피 한잔   내가 미쳐
이젠 커피 심부름까지!   남편이 죽는 걸 봤어요   꿈에서요?   아니, 진짜로   유감이군요
언제 그런 일이?   6개월 전에   내가 남편을 죽일 뻔 했죠   어렸을 때부터
방향감각이 없어 고생했는데   지금도 가끔 그래요   좌우가 헷갈리고
글자도 잘못 읽고   - 처음 여기 온 날도?
- 그랬죠   자동변속기 자동차를
처음 쓴 날인데   변속기가 왜요?   뭘 잘못했는지
차가 막 뒤로 갔고   밤이었는데 남편이
미처 피하질 못해서   남편은 거기서 뭐하다가?   가끔 그렇게
장난쳤거든요   남편은 비명을 질렀고
이미 늦었더군요   왼쪽 다리가 부러지고
불구가 됐죠   - 그럼 휠체어를?
- 아뇨, 지팡이요   휠체어는 싫대요   넘어지면 내가
늘 일으켜 주죠   고마워요, 물롱 부인   고마워요   그 후론 내 몸에
손도 안 대더니   내가 딴 남자랑 자면
정력도 살아날 거래요   그건 위험하네요   그러다 부인이
사랑에 빠지면?   누구랑요?   그 '딴 남자'요   일단 남자가 생겨야 뭘 하죠   저 슬픈 여자는 누구죠?   나도 몰라요   나까지 슬퍼지네   어렸을 땐 아버지
애인인 줄 알았는데   그 그림을 너무
소중히 여기셨죠   물롱 부인을
좋아하셨는데   당신 비서요?   아버지 때도 비서였죠
그땐 느낌이 달랐지만   느낌이 어떻게 달라요?   그러니까...
매력 있었다고요   - 수고하세요
- 안녕히 가세요   그럼 갈게요   - 악수하는 건 괜찮죠?
- 그럼요   그럼 목요일에   - 안녕하셨어요?
- 어서 와요   그 여자 아직도 오나봐?   당신이 의사 아닌 거 알고도?   일 났군   그런 거 아냐   변태 남편 얘기만
늘어놓고 간다고   헤어지라고 해!   남편이 무서워서
그렇게도 못 하나 봐   당신 만났으니 잘됐네
구해주고 싶어?   제법인걸!   뭐가?   전문 정신과 의사
표정이야!   정신과 의사가
이런 걸 어떻게 알아?   나도 반년 전부터
치료 받고 있어   아니, 왜?   상실의 아픔 때문에   상실? 누가 죽었어?   당신을 잃은 슬픔 때문에   내 물건이나 내놔   가져갈 소파 말이야   속이 다 시원하네!   여기 있어봤자
먼지만 쌓일걸요   - 이 소파 예쁘죠?
- 그럼요   이 그림도 가져가
당신 좋아하잖아   후회하지 않겠어?   미련 없으니까
얼마든 가져가라고   윌리엄, 이렇게 수고를!   고마워요   차가 엄청 크네!   제일 큰 걸로 샀죠   정말 좋겠다   클럽에 차 수입하는
고객이 있어서   난 그림의 떡이지만
운전도 못 해서   설마!   차 막히기 전에 출발하자   그렇게 대답하실 줄
알았어요   도라도 닦으셨나?   그런 건 아닌데
어쨌건 불편하네요   어련하시려고   웬일이에요?   심술탱이 비서 아줌마는?   휴가에요
근데 '심술탱이'라니?   생긴 게 그런 걸   어디 갔었어요?   고객 상담 때문에   - 그럼 약속을 미루지!
- 당신 오는줄 몰랐는데!   - 오늘 수요일이잖아요
- 약속은 목요일이고!   아냐, 분명 수요일이야   내가 꿈을 꿨나?   이런, 목요일이네   나 정신없잖아요   화장실이 급한데   왼쪽 끝이요
같이 갈까요?   됐거든요   왼쪽이요!   알아요   사무실이 참 깨끗하다   정리정돈 잘 돼 있고   누가 청소해요?   내가 해요, 재미있어서   꼼꼼하시네   그건 아니고...   좋아서   아빠 유품이라곤
이 라이터뿐이죠   낡은 사진도 한장 있지만   사실 아빠 얼굴
기억도 안 나요   궁금해진다는 표정이시네   차에 부딪혀
돌아가셨는데   엄마가 운전한 차에   나도 남편 죽일 뻔 했는데   서류정리는 다 한 거예요?   - 이상하군요
- 뭐가요?   교통사고도 모전여전인가?   슬픈 여자 그림 치우셨네   30년 같은 자리라
지겨울까 봐   여기에서 30년이나
살았어요?   더 될 걸요   여기에서 태어나고
이사 간 적도 없으니   여긴 아버지
사무실이었는데   은퇴하신 후 이어받았죠   그럼 어릴 때 놀던
장난감도?   저기 있긴 하죠   재미있는 걸요   이건 이름이?   비밀이에요?   '마조조'   무슨 뜻이에요?
'내 장난감'?   비슷해요   조심, 잘못하면 깨져요   - 아버님 하시던 일이?
- 나랑 같아요   그쪽도 부전자전?   아버지 따라 한 건 아니고   10대 땐 탐험가가 꿈이었죠   세상과 여자를
정복하고 싶었는데   이 작은 사무실에
주저앉았네요   - 여행 안 해요?
- 출장이야 많죠   작년엔 벨기에 갔었어요   여자는 구했나요?
혼자 살아요?   당신 얘기는 안 해요?   문을 잠가놨네   옛날 부모님 침실이라   당신 마음의 문 말이에요   - 이 건물에 살아요?
- 아뇨, 누구 만나러   나도 그런데   - 정신과 의사
- 모니에 박사님?   당신도?   - 아뇨, 딴 사람이요
- 다른 의사?   그래요   상담 받으니 어때요?   그럭저럭, 당신은?   치과처럼 왔다 가면
더 아파요   엘리베이터 못 타겠네   - 왜요?
- 원래 못 타요   한 층만 올라가 봐요   박사님이 아직
안된댔어요   - 저기, 그러니까...
- 그러니까...   - 죄송
- 그냥 말해요   먼저 말해요   남편이 내 몸에
손을 안 대는 건...   발기가 안되기 때문이에요   솔직히 난 상관없는데   꼭 섹스를 안 해도 되고   근데 남편은
끝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도....   성적 환상이 남아서   상상을 해요?   맞아요   나 샤워하는 거
보는 걸 좋아해요   그럴 수 있죠   그걸로 나을 수만 있다면
상관없지만   그래도...
남편은 치료 받아야 해요   그렇게 잔인한 말을!   잔인한 건 남편이에요   혼자 설 수도 없으면서   말 안 해도 알아요   자유롭게 떠나
행복하게 살지 그래요?   내 행복은 남편을
되찾는 거뿐이에요   너무 죄송해요   - 미안해요
- 괜찮아요   페베르 씨, 나를 만나러?   아뇨, 그냥 나가는 길입니다   - 그냥?
- 네   - 점심은 했소?
- 아직   얘기를 풀어가는 건
환자가 할 일이고   의사의 역할이라곤...   환자가 할 수 있단 걸
믿는 거뿐이죠   글쎄요   그 부인 만날수록
헷갈리기만 하는걸요   디저트 나왔습니다
과일샐러드예요   계산서입니다   잘 들어봐요   선생은 깔끔한 외모에
세금 문제라면 전문가지만   이건 정신과 의사인
내 전문이요   그런 문제일수록
답답하지만   해결해주겠단
욕심은 버려요   상담료 안 받을 테니
점심값은 낼 거죠?   갑자기 생각났는데...   그 부인 결혼한 건 맞아요?   그걸 거짓말했겠어요?   당신도 의사인 척 해놓고   과대망상증
환자일지도 모르죠   가짜 환자가 되어서
가짜 의사와 상담하는...   앞뒤가 맞는 걸   혹시라도...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당신을 찾아갔다면?   이성적으로 생각해요   당신을 사랑하는 게
전부일 뿐이에요!
  - 정신 차려요
- 조셉 신부가 동성애자란
사실을 알고
  여자는 충격 속에
자살을 기도했다
  다행히 남편이
여자를 구했지만
  과연 이들의 사랑은
회복될 수 있을까?
  몇 층이에요?   거의 2층이요   - 괜찮아요?
- 소리 지르고 싶어요!   참지 말고 소리 질러요   소리 지를 거야!   해봐요!   - 괜찮아요?
- 나 멍청해 보이죠?   아뇨, 그 기분 알아요   그래도 나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나도 기쁘네요   다음엔 혼자 해봐요   모니에 박사님
안 만나도 되겠네   당신은 왜
정신과 의사를 만나요?   그 의사는
환자가 저뿐이라   가보세요   여기 올 땐
휴가 오는 느낌이에요   햇빛 강한
프로방스도 생각나고   그 자유로움!   어릴 때 자전거 타고
해변을 달렸는데   느낌이 와요   요즘 어때요?   좋아요, 표정을 보니
당신도 좋은가 봐요   내 얼굴에 그게 보여요?   요 며칠 정말 행복했는데
왜 그런지 기분 좋더라고요   남편도 그걸 눈치채곤   내가 누구와 섹스한다고
생각해요   그 남자가 누구냐고
어찌나 캐묻던지   우리 만나는 얘기를
다 했는데   우리라면 우리 둘?   아뇨, 애인이 있다고 했죠   뭐라고 했는데요?   정신과의사와 병원소파에서
섹스한다고요   그렇게 말하니까
좋아하더라고요   세무사와 잔다면
흥분하겠어요?   당신 이름을
팔고 싶지도 않고   다 말해줄까요?   해봐요   딴 남자랑 섹스하는 얘기를
꾸며내고 났더니...   실은 어제 샤워하다가
혼자 해봤는데   혼자 한 게 처음은 아니지만
어제는 끝까지 갔어요   '끝'까지?   오르가즘이란 말은
의사들이나 쓰는 말 같아서   전 그렇게 말하는데
당신은 그걸 뭐라고 하죠?   그런 표정 짓지 말고   싫어요?   샤워하는 게?   잘 돼가나요?   도저히 더 이상
못 하겠어요   당연하지   그렇게 덥석 했으니   여자들 섹스에 대한
얘기는 살벌해   그리고 남자들에게서
원초적인 공포심을 깨워서   다시 소년으로
돌아가게 만들지   일단 시작했으면
마음대로 끝낼 수 있는 게 아냐   여자의 비밀로 향한 문이
조금이라도 열리면   그것을 다시
닫기는 힘들지   아버님과도 꽤 오래
거래를 했는데   아주 멋진 분이셨죠   서로 말도 잘 통하고...   상담료 청구할 거야?   말도 안돼!   상담 받았으면
당연히 돈 내야지!   그 여자는 말하고
당신은 듣기만 해?   그럴 수밖에!   하긴 당신한테 첫술은
꼭 떠먹여줘야 한다니까   뭐가 그렇게 마음에 걸려?   그녀는 당신이 왜 잠자코
있는지 궁금해 할걸   - 그냥 오는 거야
- 정말 그럴까?   요즘 세무사는
성생활 상담도 해?   그런 얘기 듣고
흥분도 안돼?   당신은 이해 못 해   금욕생활 하기로 한 거야?   마음대로 할 거면서
내 생각은 왜 물어?   이제 모르겠어   간단해
그 여자를 잡던지 차던지   미치겠군   대답해!   여자를 버릴 순 없어   그러기 싫겠지   - 질투하는 거지?
- 내가 왜?   소설가의 꿈 포기한 후
이상해졌어   도서관 책 먼지가
성격까지 버려놨나 봐   반갑수다   어떻게 들어왔소?   친절한 비서가
들여보내 주더군   좀 둘러봤는데
사무실이 근사해   저기 옷 벗은 여자도 보이고   심심할 리 없겠어   사람 아프게 왜 쳐요!   난 그보다 천만배 아파!   당장 나가요
할 말 없소   생각해봤는데...   도저히 가만 둘 수 없겠어   뭐를?   - 당신 둘의 정사
- 그런 일 없소   그녀를 사랑할 뿐   그럴 줄은 몰랐는데   이해는 하지만...   그래서 내 마누라한테
사랑한다고 했나?   하필 당신 같은
남자를 골랐나?   그나마 남자가 생겨서
다행이지만   잠깐   몰래 하지 말고...   우리집에 와서 섹스를 해!   - 농담하지 마쇼
- 농담하는 것 같소?   내 앞에서 섹스 해봐   망할 놈의 다리는
또 쑤시기 시작하는군   예전에 내 인생은
허접할 뿐이었는데   아내를 만나곤
세상이 달라 보였소   죽기 전엔 절대
아내를 포기 못해   당신은 병들었어   사랑이란 병엔 약도 없지   남편은 어때요?   그게 그렇게 궁금해요?   그래요   어쩐 일인지
좀 진정했어요   캐묻지도 않고   '정글의 야수'...   아프리카 동물에
대한 건가요?   사람들의 어두운
내면에 대한 얘기죠   보고 싶으면 빌려가요   고마워요   - 그 옷 새로 샀나요?
- 예뻐요?   정말 잘 어울려요   제발 불은 꺼줘요   고마워요   죄송한데
급한 전화가 와서   지금 바쁘니까
전화한다고 해요   이만 가볼게요   가지 마요, 왜?   바쁘신 분인데
시간 빼앗기가 좀   전화할게요   잘 있어요   - 불 켜드려요?
- 됐어요   그래서 내 방문이
열려있었는데
  어떤 금발미인이 들어왔지   그러더니
그 여자 하는 말이...
  - 여긴 어떻게?
- 세무사 페베르입니다   메시지 남겨주시면
연락드리죠
  윌리엄?
애나예요
  없어요?   있어도 대답하지 마요   평소처럼 넥타이를 하고
사무실에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일요일인데
안 했겠죠?
  드디어 끝냈어요   이제 새 인생
살아보려고요
  당신 덕분에 이제
어른이 된 것 같아요
  당신과의 시간
정말 좋았어요
  진실한 내 얘기를
할 수 있었다니
  그럴 수 없을 줄 알았는데   먼 곳으로 떠나서
새롭게 시작할래요
  당신에겐
많은 빚을 졌어요
  첫날 방을 잘못 찾은 게
행운이었네요
  그 동안 해주신 거
너무 감사해요
  기차가 오네요
끊을게요
  안녕   이사 가나 봐요   아님 영영
못 떠날 것 같아서   그 부인 소식은?   남편이랑 헤어지고
떠났어요   - 결국 해내셨네
- 뭘요?   결단 내리게 하는 게
상담의 목표거든요   잘 지내요   안녕히 계세요   이게 소파 아래서
나왔네요   고마워요   5, 6, 7, 8...   1, 2, 3, 4...   5, 6, 7, 8...   그만, 이거 안되겠네   백조의 호수가 아니라
거위 같은 걸   아주 아름답게, 알겠지?   등을 바로 펴고   다시 제자리로!   5, 6, 7, 8!   선생님, 누가 메모를 남겼는데
무슨 말인지   고마워요   정말 좋아졌네!   비비안, 고개 바로 해야지!   내일 11시 좋습니다   세금 환급 서류
꼭 가져오시고   그럼 내일 뵐게요   어서 와요   여기 좋죠?   내 물건을 주웠다고
메모를 남겼던데   날 어떻게 찾았어요?   당신 전화번호로   어떤 번호?   일기 예보 번호   '북쪽엔 비가 오고...
남쪽엔 맑은 날씨라'   긴가 민가 했지만...   남쪽이라고 생각했죠   햇빛이 강한 곳   어린 시절 자전거 타던
해변이 있는 곳   그걸 다 기억해요?   '왜'냐고 물어보셔야죠   왜 당신을 찾아 헤맸을까?   당신을 만나던 때가
그립더군   저도요   우리.. 어디까지 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