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존스의 화려한 모험 (Tom Jones, 1963)

영국 서부의 시골에
대지주로 있는 올워디가

 

런던에서 수개월을 보내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여동생, 브리짓

 

시종들

 

저녁식사를 마치고

 

윌킨스 부인!

 

웬 아기가 여기 있소!

 

누가 여기다 뒀지?

 

애 엄마가 누구지?

 

제니 존스요!

 

애 애비는 누구냐?

 

제 명예를 걸고
절대 이름은 밝힐 수 없습니다

 

파트리지를 데려오라고 해라

 

이발사 파트리지가 아버지라고?

 

뒷일은 차후에 논의키로 하고

 

즉시 이 일에 책임을 지고
이 집을 떠나도록 하라

 

저 아이는...

 

내가 저 아이를
친자식처럼 키워주겠다

 

오빠, 애 이름은 생각해보셨어요?

 

톰 존스라고 하자

 

어쩌면 이 아이는 교수형 당할
운명을 타고났는지도 모른다

 

톰 존스의 화려한 모험

 

이 아이는 점점 자라

 

학업보다는 숲에서 놀기를
더 좋아하는 청년이 되었다

 

인간의 나약함을
그대로 지녔다고나 할까

 

허나 사과의 유혹이 아니라면
아담의 이야기가 없었듯

 

톰의 이야기도 없었을 것이다

 

먼저 톰이 숲에서 했던
흥미로운 놀이부터 들어보자

 

 

이 능글맞은 사람...

 

몰리, 여긴 웬일로?

 

여길 지날 거라는 얘길 엿들었죠

 

흥밋거리를 찾아
어슬렁거리기엔 참 좋은 밤이지?

 

말도 참

 

 

이런 낯뜨거운 장면은
이 정도로 만족하기로 하고

 

이렇게...

 

제멋대로인 우리의 톰
이야기를 풀어가겠다

 

몰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 톰은

 

곧 영지의 사냥 관리인인
몰리의 아버지 조지와 사냥에 나섰다

 

자...

 

이제 걸렸군

 

어서 가자구
현장을 잡아야지

 

얼른 물어오렴

 

- 어서!
- 잠깐만요

 

저긴 웨스턴 씨 소유의 땅이에요

 

새가 저리로 떨어졌잖아

 

안돼요
자기네 땅에 들어오지 말랬어요

 

내가 잡은 거잖아
걱정 말라구

 

돌아와요!

 

이리 오렴

 

그래, 잘했다

 

그렇지, 요놈들
딱 걸렸다!

 

내 손에 죽어봐라!

 

죽기 살기로 달라빼면 돼

 

그만됐다

 

다음엔 작살을 내주마

 

숲에서 잃어버린 줄 알았어

 

지름길로 왔습죠
조만간 된통 걸릴 거예요

 

- 걱정은!
- 처자식이 있음 생각이 달라질 걸요

 

자넨 나만 믿어

 

- 여기
- 네?

 

이 돈 받게

 

잘 가게

 

이런 톰의 성격을 제대로
간파한 조지는

 

그의 친절함을 볼모로
돈벌이를 궁리했다

 

- 양이잖아
- 네, 통째로 가져왔습죠

 

너무 커서
마을 전체를 먹이고도 남을 정도죠

 

집 앞에다 걸어놓고
사람들 다 보게 자랑을 했어요

 

- 사형감입니다
- 목을 매달아야죠

 

조지가 한 일은...

 

가만!

 

이 말이 사실인가?

 

네, 그렇습니다

 

- 용서해주십...
- 가만 있으라니까

 

결정은 내가 한다

 

네 죄를 스스로 인정했다

 

법으로 따지자면
목을 쳐야 마땅할 중죄를 저질렀다

 

허나 자식들을 생각해서

 

일을 주지 않는 걸로
자넬 용서해주겠다

 

신의 가호가 있기를

 

어서 나가봐

 

너무 관대한 처사이십니다

 

동정은 가지셔도
정의를 잊어서는 안 되죠

 

스웨컴과 스퀘어는
톰의 가정교사이다

 

지난 몇 년간 톰에게

 

덕과 종교에 관해 교육했으나
성과는 별로 없었다

 

하지만 나은 학생이 있긴 했다

 

톰이 발견된 후
얼마 안 있어

 

브리짓이 블리필 대령과 결혼해
아들을 하나 보았다

 

이 친구는 톰과는 완전 딴 판으로

 

그의 나이에 비해
훨씬 성실하고 착실했으며

 

주변 사람들도 모두들
칭찬 일색이었다

 

건실하고 덕스러운 것을
비웃음거리로 만드시다뇨?

 

종교에 관해 가르쳤을 뿐이오

 

'종교'라는 말만큼 모호하고
불분명한 말은 또 없을 거요

 

내가 말한 종교는
기독교만이 아니라

 

신교도 아우르는 거요

 

또한 천주교까지도 포함하죠

 

이제 교구민조차 안 따르는
옛 신념까지도 다 가르쳤군요

 

선생님들

 

제 생각으로는 두 분 다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하는 것 같군요

 

아니고 말고

 

허나 여기 다른 방법이 있다

 

톰...

 

- 절 좀 도와줬으면 하는데
- 뭘?

 

일을 구하게 힘 좀 써줘요

 

웨스턴 양이 프랑스에서 돌아오는데
하녀를 찾고 있대요

 

내가 말해주지

 

정말 친절하세요

 

웨스턴 양의 하녀가 되다니...

 

소피 웨스턴!

 

웨스턴 양!

 

톰 존스!

 

여기 티티새, 선물이야!

 

예쁘네요
정말 고마워요

 

2년이 길긴 기네

 

런던에서 숙녀 교육은
잘 받았나 모르겠네

 

프랑스에 있었어요
고모가 거기 계셔서

 

프랑스는 좋았어?

 

하나도 안 변했네요

 

넌 더 이뻐졌는데

 

노래 잘 부르네요

 

새 노래도 가르쳐줘야겠어요

 

걔가 불어로도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

 

보세요

 

아버님께서 저녁식사 초대를 하셨어

 

몰리 일로 말할 게 있어서 빨리 왔어
조지의 딸 말야

 

그 사람이 양을 훔쳤다면서요?

 

장성한 딸들이 배를 곯아서
어쩔 수 없이 그런 거야

 

그건 내가 잘 알지

 

하녀가 있긴 한데
생각은 해볼게요

 

좋아, 좋아

 

- 어서들 오세요
- 안녕하세요

 

- 만나서 반가워요
- 제가 영광이죠

 

- 올워디 씨는요?
- 웨스턴, 반갑네

 

이 새 좀 보세요!

 

- 새가 참 이쁘구나
- 헨델 곡보다 더 이쁘게 노래해요

 

헨델!

 

톰, 고마워요

 

소피야, 잘 왔다

 

더 예쁘졌구나

 

네가 집에 오니까 정말 좋구나

 

다들 식사하러 들어갑시다

 

저런

 

내 새가...

 

아무 염려 마
내가 올라가서 잡아올게

 

톰!

 

잘해보게

 

조심해요

 

조심해요!

 

분명 잡아올 거야

 

조심해요

 

일을 이렇게 만들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저렇게 날아가버릴 줄 몰랐습니다

 

더구나 새장 속에
새를 가두는 건 웬지

 

자연법칙에 어긋난 것 같아서요

 

안 그런가요?

 

잡았다

 

빠져죽을 거예요!

 

- 새는 잡았네!
- 저기 좀 도와줘요

 

잡았다!
내가 잡았어!

 

- 잘 닦아주게
- 당신도요

 

몇 주가 지나고
몰리의 배도 불러올랐다

 

이 게을러빠진 년!

 

저 배 좀 봐

 

저 꼴 보려고
이 고생을 하는 건지

 

남자 때문에 가슴찢어질 일
만들지 말라고 그렇게 일렀건만

 

어쩌다 저런 년이
이 집에서 나왔는지

 

엄만 뭐...
결혼한 지 일주일만에

 

침대에서 딴 여자 봤다더니만

 

그래도 난 욕먹을 짓은 안 했다

 

누구처럼 이놈 저놈과
더러운 창녀짓은 안 했다구!

 

어찌 될 지도 모르지?
애비없는 애 만들기 딱이지

 

- 난 눈 하나 깜짝 안 할 거다
- 그 사람은 절대 안 그래

 

안 그래?
어림 반푼어치도 없네요

 

어서 정신 차려

 

엄마가 이런다고
그 사람한테 다 일러줄 거야

 

...이러한 것들로 인해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허나 우리의 12사도는
말했습니다

 

'아내가 될 분이여
그대는 남편을 얻을 것이다'

 

신도들이여
다 같이 찬송가를 부릅시다

 

'오랜 세월 도움주신 우리 주님'

 

오랜 세월 도움주신 우리 주님

 

앞으로도 우리에게 희망주시어...

 

'개들이여, 기꺼이 짖고 물어라
하나님이 그렇게 창조하셨나니'

 

'곰은 으르렁대고 사자는 싸워라
그것 또한 본성이니'

 

'허나 여자들이여
분노에 사로잡히지 말지어다'

 

'그대들의 손은 결코 남을
해하기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나니'

 

이 년 어디 갔어?
내 손에 죽어봐라

 

갈기갈기 찢어주마

 

저런 년 하나 때문에
선한 우리만 욕먹지

 

이거나 받아라

 

나한테 이랬겠다!
이 할망구가!

 

 

아, 톰...

 

- 제 곁에 있어줘요
- 그래, 그럴게

 

자, 천천히

 

더러운 년!

 

잘했어!
잘했고 말고!

 

젊은 사람이 의리가 있단 말야

 

- 누가 애빈 줄도 모른다고?
- 네

 

올워디 씨가 물어도
이름은 말 안 했다고 합니다

 

브라이드웰로 보낼 작정이라던데요

 

- 아버지, 머리가 아파서 이만...
- 내가 말했지?

 

내가 뭐랬나!

 

톰이 그 애 애비야!

 

내 장담하건데
톰이 그런 게 확실하다니까

 

아버지...

 

그 놈이 여자들한테
인기 하난 좋단 말야

 

강제로 했을 겁니다

 

강제로?
맞아, 그럴 거야

 

엎어진 물은 주워담을 수 없잖나

 

아무 일도 없을 거야

 

내 딸도 그 놈을 좀 알지

 

톰이 곧 애비가 된다는데
넌 뭐 할말 없냐?

 

뭘 그리 안절부절 못하는 게냐?

 

아니지...

 

여자들은 다 그 놈을
좋아하는 것 같더라구

 

소피야, 네 노래 한 곡조 들어보자

 

지금은 싫어요
머리가 아프다구요

 

'영국을 구한 성 조지'나
'보빙 조앤'을 해보거라

 

그게 오늘 분위기에 맞겠어

 

헨델 건 하지 말거라, 내 딸아

 

정말 천사처럼 연주하는구나

 

몰리의 기대는 산산히 부서졌다

 

톰은 양심의 가책으로
마음이 무거웠다

 

스퀘어의 말이 맞을 지도 모른다

 

자기를 옭아매는 함정은
스스로가 판다고 하지 않았던가

 

존스 씨?

 

몰리는 어딨소?

 

지금... 집에 없어요

 

위층에 있어요
침대에...

 

- 누구야?
- 나야, 톰

 

참 빨리도 납셨군요!

 

몰리...

 

내 곁에 있겠다고 했잖아요

 

그걸 말하려고...

 

설마 날 버리려는 건 아니겠죠?

 

저한테는 당신 밖에
다른 남자는 없어요

 

돈많은 남자가 날 꼬여도
절대 날 허락하지 않았다구요

 

이럴 순 없어요

 

아무리 부자여도 말예요
난 모두 당신 거라구요

 

천하의 난봉꾼 같으니!

 

평생을 당신이 나한테 했던 일을
증오하며 살 거예요

 

스퀘어!

 

몰리의 애정편력은 톰에게만
한정된 게 아니었다

 

다른 남자들과는 달리, 톰은

 

다행스럽게도 애 아버지가 누군지
제때에 알게 되었다

 

그렇게 친절하게 대해줬는데도

 

존스 씨네 문 앞에다
애를 두고 갔대요

 

올워디 씨는 너무 화가 나서
얼굴도 안 본다고 하네요

 

존스 씨 정말 안 됐어요

 

진짜로 잘생기셨는데

 

그런 일이 생겨서
정말 안 됐어요

 

나한테 왜 그런 말을 하지?
누가 신경이나 쓴다고

 

왜요? 신사분을 잘생겼다고
하는 게 무슨 잘못이라고

 

이젠 신경 안 쓸려고요
잘생기면 생긴 값을 한다잖아요

 

재잘재잘재잘...

 

- 이러다 사냥에 늦겠어
- 죄송해요

 

헤이, 헤이!
모두들!

 

술은 어딨소?

 

어서 오시오!

 

어서 와!

 

안녕하십니까?

 

- 안녕하세요, 웨스턴 양
- 어서 오세요

 

멋지군요

 

어서들 와요

 

- 어서 오세요?
- 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좋아요

 

이놈이...

 

- 안녕들 하세요?
- 안녕하십니까?

 

- 반갑소이다
- 어서 오십시오

 

어서들 오세요

 

뭘요
많이 늙었네요

 

아니, 말이요

 

모두들 일어나세요

 

즐겁게 드세요

 

많이들 드십시오
음식이랑 술이 한가득입니다

 

네에, 빵이랑 술은
항상 교회가 먼저죠

 

건강을 빕니다

 

맞습니다

 

잠깐 얘기 좀 해요

 

많이들 드십시오

 

- 사냥개들을 곧 풀 거예요
- 여러분, 개를 푼답니다

 

한잔 더 줘요, 고마워요

 

그래, 요 이쁜 것들

 

어서, 옳지

 

이 술 조금만 먹으면
사냥도 더 잘할 거다

 

잘하셨어요

 

모두 많이들 드십시오!

 

많이 들어요

 

술을 마시니 기분이 좋은데

 

시간이 좀 이른 거 같소이다

 

좀 참으시죠!

 

건강과 사냥을 위하여!

 

어서 가자!

 

힘을 내!

 

어서 뒤쫓아 가
어서 쫓아!

 

잡았다!

 

- 다친 덴 없고?
- 아뇨, 없어요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다친 데가 없으면
그걸로 된 거지

 

어디 아파요?

 

팔이 부러진 것 같은데...

 

너 다칠까봐 걱정한 거에
비하면 이 정도는 뭐

 

팔이 부러졌어요?

 

그런 거 같애

 

성한 이 손으로
내가 데려다주지

 

봐요, 제가 본 중
최고로 잘생긴 분이세요

 

아너, 너 이 사람 사랑하니?

 

아뇨, 그럴 리가요

 

그렇다고 해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어

 

잘생기기야 했으니까

 

제가 본 사람 중
최고로 잘생겼다니까요

 

좀 쳐다보는 게 뭐 어쨌다고

 

상전이기는 해도

 

아무리 지체 높아도
같은 사람이잖아요

 

전 정직하게 났어요

 

부모님은 결혼을 하셨더랬죠
그 전엔 관계도 안 하셨대요

 

아너!

 

몰리가 떠날 때
가족 중 누구라도 인사하러 갔다면

 

성직자셨던 제 할아버지가
크게 화를 내셨을 거예요

 

어머나, 이제야 깨셨나보네요

 

네가 너무 시끄럽게
조잘거려서 깨셨잖니

 

내 인생 처음으로 눈뜬 기분이야

 

'조심스럽게 찾아보고
또 찾아봐서'

 

'마술 책을 찾아냈다'

 

'독약이 든 병 몇 개와
연고 한 상자...'

 

작년에 피크닉 갔던 거 기억나냐?

 

어떻게 잊겠어요

 

블리필, 무슨 일이야?

 

- 엄청난 일이 생겼어
- 뭔데?

 

사고가 나서 어머니가 돌아가셨어

 

블리필...

 

그럼 올워디 씨는?

 

가망이 없데

 

열이 계속 나서
희망이 거의 없어

 

기도만 할 뿐이야
지금은 그 방법밖에 없어!

 

'하느님의 은혜로운
축복 속에 살다'

 

'이제 그 생을 거두심에
저희 곁을 떠나'

 

'땅속에 묻히고 있나이다'

 

'흙에서 나 흙으로
재는 재로'

 

'먼지는 먼지로'

 

'하느님의 사랑 안에
영원한 부활을'

 

'기원하나이다'

 

아멘

 

또 한 사람 갔군

 

정말 안 됐어요

 

힘내게

 

하늘나라로 잘 가셨을 거네

 

육신은 잠시 머물렀다 가는
껍질일 뿐이야

 

하관예배 감사드립니다

 

아주 훌륭한 분이셨네

 

마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저한테 편지를 주셨습니다

 

올워디 씨께 전하라고 했는데
이렇게 돌아가셨으니

 

내가 외삼촌께 전하지

 

절더러 직접
올워디 씨께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외삼촌이 쾌차하시면
새 집사가 필요할 거요

 

그때 당신을 추천해드리지

 

정말 감사드립니다

 

슬퍼하지 말거라

 

울지도 말고

 

절대 돌아가시지 않아요

 

누구나 다 때는 있는 법이란다

 

내 유언을 발표하려고
모두들 모이라고 했다

 

내 조카, 블리필

 

너에겐 다음을 제외한
내 재산 모두를 남겨주겠다

 

톰, 너에겐

 

매년 800파운드를 벌 수 있는 땅과

 

천 파운드의 돈을 주겠다

 

지금까지 널 지켜보니

 

네 천성이 선하고 정직해서
돈을 남겨줘도 될 것 같구나

 

사려깊음과 종교적 신념만 갖추면
더 없이 좋겠다

 

스웨컴 자네한테는
천 파운드를 남기겠네

 

스퀘어 자네도 마찬가지고

 

자네들이 바라는 거에
충분하리라고 믿네

 

여기 시종들은...

 

마주리와 제인에게는 100파운드...

 

'...죽는 순간까지 기도했다'

 

'비록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질 지라도...'

 

올워디 씨가 회복되셨다!

 

열이 모두 내렸어!

 

살아나셨다!

 

이제 다 나으셨다!

 

다 나으셨다!

 

술은 때로는 사람의
성격마저도 바꿔버린다

 

아니 더 잘 드러내준다

 

올워디가 회복돼서 톰은 기뻤지만
가정교사들은 안 그런가 보다

 

뚱뚱한 스웨컴
돈이 다 날아갔네~

 

그래, 술 마실 기분이 나겠지

 

유산을 많이 생각해주셨으니까!

 

내가 그런 거에 신경 쓰는
사람으로 보이나요?

 

- 이런, 망할!
- 어떻게 나한테!

 

난 가서 한 병 더 마실랍니다

 

이런 노래를 불러야겠어
'뚱뚱한 스웨컴, 돈이 다 날아갔네'

 

뚱뚱한 스웨컴
돈이 다 날아갔네

 

손에 다 들어왔던 돈이
모두 날아갔어

 

존스!

 

어머니가 돌아가신 걸로
이 집은 아직 상중이야

 

정말 미안하군

 

올워디 씨가 회복된 걸로
너무 기쁜 나머지...

 

내 부모님이 누군지 너무 잘 알아서
그분들을 잃으니 난 가슴이 아파

 

나쁜 놈
나한테 어떻게 그런 말을!

 

왜들 이러시오!
이러면 안 돼요

 

짐승만도 못한!

 

블리필!

 

우리 모두 밖으로 나가자구!

 

술도 더 마시고!

 

나가!
나가버려!

 

술 옛다!

 

날 내동댕이 치다니!

 

그래, 가지

 

저녁 바람이라도 쐴까?

 

때론 술에 취하면
욕망이고 뭐고 다 잊게 된다

 

어리석은 사람은... 더더욱

 

소피아!

 

소피...

 

나무에다가 이름을 새겨놔야지

 

나무야...

 

여기다 내 사랑
'소피아' 이름을 써놔도 되겠지?

 

대문자 S에...
소피아

 

소피아, 소피아

 

소피... 아, 몰리!

 

몰리, 몰리...

 

몰리에 M...

 

그걸로 내 목이라도 따려고요?

 

내 술 한모금 마실래?

 

남자가 마시던 걸
받아마신 적은 없는데

 

더 맛있는데요

 

왜 그리 웃어요?

 

스퀘어가 네 침대에
있던 게 생각나서

 

톰이 저러는 걸 본 사람들이
다음에 어떻게 나올지는 분명하다

 

톰은 여자가 없는 것보다
아무라도 있는 게 좋았고

 

몰리는 한 남자보다
둘이 훨씬 좋았다

 

- 여자랑 있어
- 여자?

 

어떤 년인지 알아보자

 

존스! 존스!

 

누구지?

 

존스, 어딨소?

 

그만하시오!

 

제발 진정하시오

 

수치스러운 걸 알아야지

 

존스... 그만, 그만해...

 

이거나 받아라
망나니 같으니

 

그만!

 

왜들 그러시오?

 

악마라도 씌었나!
그만들 하슈!

 

한 사람한테 떼로 덤비다니!

 

소피야!

 

가서 어떤지 좀 봐라

 

곤죽이 돼있을 거다

 

뭐야...

 

소피아...

 

- 물을 좀 떠올게요
- 왜들 그런 거요?

 

숲으로 가보시죠
그럼 알게 되실 겁니다

 

- 귀여운 것...
- 어디 있는 거야?

 

톰이랑 있던 여자 말야!

 

여자! 여자! 여자!

 

어디 있어

 

소피...

 

따라가봐!

 

소피!

 

나랑 한잔하세!

 

이제 술 마시게
자리 좀 비켜주겠소?

 

무슨 말씀을?

 

나 같으면
저런 망나니는 혼쭐을 내서

 

다신 저런 짓 못하게
만들어줄 거요

 

모두 올워디 씨와 당신 책임입니다

 

이 정도 추태라면
여기서 추방되고도 남을 것이오

 

여우들은 내 다 추방시켜주지

 

한잔하러 가세

 

제일로 아끼는
사냥개나 말만 놔두면

 

내가 뭔들 아까워하겠나

 

가자!

 

가자!

 

저 망나니가 무슨 짓을 했는지
올워디 씨께 다 말씀드려야지

 

아니에요
기다리세요

 

적절한 때를 봐야지요

 

누님의 마찬데?

 

런던에선 어쩐 일이지?

 

자야 잔소릴 안 들을 텐데

 

소피! 네 유쾌한 노래
한 곡조 들려주렴!

 

아버지...
오늘은 몸이 안 좋아요

 

- 그만 올라가겠어요
- 그래도 손님은 맞아줘야지

 

톰이 몹시 목이 마르다는구나

 

웨스턴!
오밤중에 무슨 소란이냐?

 

소란이라뇨, 누님

 

소피야, 가서 자거라

 

- 자다뇨?
- 자야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갑자기 오셔서는!

 

여기 잠시 머물게 됐으니

 

그동안은 평화조약을 체결하자꾸나

 

제발 나한테는
그런 말투 쓰지 말랬죠!

 

시골 무지랭이인 네가
안타깝기만 하구나

 

누님의 도시 샌님 같은 말투는요!

 

나한텐 어림도 없는 소리지

 

왕이나 교회에
알랑방구끼며 굽신거리느니

 

무식한 채로 살다 죽는 게 낫지

 

날 말하는 거라면
난 여자로...

 

그래서 다행인게지요!

 

아마 남자였음
내 손에 남아나지 않았을 겝니다!

 

넌! 염소랑 놀면 딱 됐겠구나

 

잘 주무시게나

 

얘야!

 

웨스턴!

 

웨스턴!

 

나 좀 보렴!

 

얘야, 소피한테 요즘
이상한 낌새 같은 거

 

혹시 못 느꼈니?

 

무슨 말씀이쇼?

 

걔라면 내가 얼마나
끔찍한지 잘 알잖수

 

내가 제대로 본 거라면
소피가 사랑에 빠진 게 분명해

 

사랑요?

 

사랑이라뇨!

 

내 허락도 없이?

 

내 이 년을 그냥!

 

땡전 한푼 없이
발가벗겨 내쫓을 테다!

 

걘 어딨소?

 

그 사람이 너도 맘에 들어하는
사람이면 어떡할 테냐?

 

그럴 리가 없어요!

 

연애야 지 맘대로 할 수 있지만
결혼은 어림도 없어!

 

네가 진짜로 맘에 들어할
사람이랑 연애한다니까

 

블리필 군은 어떻게 생각하냐?

 

블리필?

 

그 사람 말고 또 누가 있냐?
이런 촌구석에

 

소피랑 어울릴 만한 사람 말이다

 

좋았어

 

우리 둘의 재산을 한데
모으기만 한다면야...

 

이리 와봐요

 

제가 어떡하면 될까요?

 

곧장 올워디 씨께 달려가서
둘의 결혼을 성사시켜야지

 

당연 그래얍죠

 

안장을 채워라!

 

소피 양과의 결혼 제안에
넌 기분이 어떠냐?

 

외삼촌께서 분부하시는 대로
따르겠습니다

 

아니, 얘야

 

그렇게 총명하고 아릿따운
아가씨가 청혼을 해왔는데

 

무슨 그런 대답이 다 있느냐?

 

네, 외삼촌...

 

숭고한 결혼에 대해서는
익히 들은 바가 많습니다

 

그러니 숙녀분이 응하시면
기꺼이 찾아뵙겠습니다

 

오후에라도 당장 찾아가보거라

 

얘야, 무슨 책을 그리 읽고 있니?

 

슬픈 거예요

 

당황해하지 말거라

 

책망하실까봐 그런 거 아니에요

 

내가 널 얼마나
아끼는지 잘 알게다

 

난 참 편한 사람이란다

 

원래부터 이렇지는 않았어

 

남자들한테는 참 잔인했거든

 

날 '잔인한 파세네싸'
라고 부르기도 했었지

 

네가 기뻐할 소식을 가져왔단다

 

소식이라뇨?
무슨 소식요?

 

오늘 오후에 네 아빠가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초대했단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요?

 

그가 온다고요?
그것도 오후에?

 

그렇단다
단단히 준비하고 있거라

 

고모님!

 

이렇게 절 놀래키시다니!

 

어서 진정하거라

 

매력적인 그 사람을 만나야지

 

고모님...

 

완벽한 사람은 없다지만

 

그 사람은 용감하고 친절한데다
잘생기기까지

 

출생이야 뭐 어때요

 

출생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냐?

 

블리필 군이 무슨 출생?

 

블리필 씨요?

 

블리필!
그럼 지금까지 누구 얘기했게?

 

존스 씨요!

 

- 톰 존스?
- 블리필 씨?

 

진심이세요?

 

그럼 전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여자가 될 거예요

 

얘야, 넌 우리 집안을
어떻게 봤길래

 

그런 사생아랑 어울릴...

 

생각을 다했니?

 

고모님 때문에
제 생각이 더 확고해졌어요

 

제가 그분께
가지고 있는 이 감정은

 

죽는 한이 있더라도
꼭 지킬 거예요

 

네가 무슨 소릴 하든
절대 그 꼴은 못 보겠구나!

 

결혼해라!

 

싫어요! 절대로!
절대 그 사람이랑은 안 해요!

 

계속 그래만 봐요
죽어버리고 말 테니!

 

그럼 죽어 없어져버려!

 

딸이 웬수지
소나 개 같음 걱정도 없겠구만

 

저 년이 블리필과
결혼을 안 한대는구먼

 

고집만 피워봐라 그냥!

 

자네가 도울 수 있나 가보게

 

소피야!

 

소피!

 

소피!

 

안 돼! 자넨 안 돼!
안 돼! 저리 가!

 

소피!

 

얘야!

 

소피!

 

소피

 

소피...

 

블리필은 절대 안 돼

 

- 이름도 들먹이지 말아요
- 나랑 한다고 해

 

- 톰, 어서 가세요
- 소피, 제발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너만 내 곁을 안 떠나면
무엇도 두렵지 않아

 

절대 떨어질 수 없어

 

아직도 모르겠니
이 무식한 것아?

 

톰 존스라고?

 

이것들을!

 

이놈 어딨어?

 

감히 내 딸을!
이놈 어딨냐니까!

 

저기다!

 

톰, 어서 가요!

 

어서요! 톰!

 

도망쳐요! 어서요!

 

네 놈을 꼭 잡고야 말 테다!

 

톰, 계속 가요!

 

소피야! 소피!

 

살살 좀 하렴!

 

올워디 씨!

 

당신이 한 꼴을 좀 보시오!

 

무슨 일이십니까, 웨스턴 씨?

 

댁네 줏어다 온 놈이랑
내 딸이 연애질이오!

 

근본도 모르는 놈 줏어다가
신사로 키워서리

 

무슨 남의 집 귀한 딸
신세 망치려고 이 수작이오?

 

- 말씀이 좀 지나치십니다
- 지나치긴 개뿔이!

 

내 하나뿐인 딸인데...

 

소피, 걘 내 생의 기쁨인데

 

같이 사냥하며 좀 어울려줬더니

 

언제 내 딸년
뒤꽁무니는 쫓아다녔는지

 

둘이 어울릴 기회를
많이 줬나보죠

 

내 딸년이 꼬리라도
쳤다는 말인게요?

 

어디 여우 사냥하랬지
내 딸년 사냥하랬소?

 

그래서 어쩌시려고요?

 

딸년 맘 돌려놓을 때까지
내 집엔 얼씬도 못하게 하쇼

 

내 반드시 블리필과
결혼이 성사되게 하리다

 

내 사윈 자네 밖에 없네

 

딸애한테 가보게

 

분명히 말하네만
자네 뿐이네

 

혹시라도 내 딸 근처에
그놈이 어슬렁거리는 게 보이면

 

내 맹세코 그놈을
끝장내주리다

 

절대 술 마시고는
말 타지 말라고 했거늘

 

아무리 맘 잡고 살아보려 해도
주변의 모든 상황들이

 

톰에게 안 좋게만 돌아간다

 

존스 씨가 저지른 악행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자리를 청했습니다

 

그는 절대 가망이 없습니다

 

당장 이 집에서 내쫓아야 합니다

 

제가 가둬놨는데
다시 풀어줬다구요?

 

이성적으로 대해야지
힘으로 해서 되겠니?

 

전 배운 게 짧아서
그렇게는 못하겠네요

 

파리에서 돌아와서
너랑 살겠다고는 했다만

 

교양을 다 익힌 애였어

 

제가 뭐 시키기라도
했다는 말이에요?

 

이렇게 무식하다니까
'밀턴'이 말하기를

 

'모든 것에 인내하라'

 

밀턴은 무슨!

 

내 앞에서 한번 지껄여보라지

 

면전을 갈겨줄 테니

 

정말 말 그대로
고주망태였습니다

 

그것도 올워디 씨가
위급했던 바로 그때

 

온 집안을 시끄럽게 만들었읍죠

 

- 블리필 씨를 치기까지 했구요
- 뭐라고?

 

정말 널 쳤다는 게냐?

 

그건 이미 용서했습니다만

 

그날 밤 어떤 여자와
차마 입에 올리기도 뭣한

 

짓을 하는 걸 봤습니다

 

스웨컴 씨가 말리려고 했습니다만

 

되려 마구 쳤습니다

 

소피야...

 

넌 그 신사의 어떤
점이 맘에 안 드니?

 

다 맘에 안 들어요

 

증오한다구요

 

모든 점에서 상대방과
전혀 다른 커플들이

 

나중에는 다들 잘 살더구나

 

전 진심이에요
그런 사람과는 절대 결혼 안 해요

 

젊은이라면 실수도 할 수 있지

 

아무리 지울 수 없는
죄를 저질렀다 해도 한가족으로

 

아끼고 위해줘야 하는 거야

 

- 위해주라고요?
- 욕망입죠

 

관대함이라고 하는 그의 재능으로

 

또 다른 여자를
꾀여낼 것입니다

 

불쌍한 몰리처럼 말입죠

 

소피 웨스턴 양이
아마 다음 번일 겁니다

 

오래 전부터 눈치채고 있었습니다만

 

블리필 씨가 한번만 더
기회를 줘보자고 해서...

 

톰을 불러오게

 

지금까지 숱하게 널 용서해왔다

 

아직 젊으니까 실수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지

 

영원히 내 집을 떠나거라

 

내 친자식인 양
가르칠 건 다 가르쳤으니

 

널 맨몸으로 내쫓지는 않겠다

 

이걸 줄 테니
네가 돈벌이를 할 때까지

 

생활하도록 해라

 

잘 가거라

 

안녕히 가세요

 

몸 건강하세요

 

따라오지 마
가거라

 

외삼촌께서 두 집안의

 

재력을 합치는 일에
관심이 많으십니다

 

그러세요?

 

올워디 씨가 재산에
관심이 있으신 줄은

 

- 미처 몰랐군요
- 있으시고 말고요

 

- 당신은요?
- 저요?

 

전...

 

오로지 저의 관심은
가장 숭고하고 성스러운

 

우리의 결혼에만 있습니다

 

그건 좀 이른 것 같소이다만

 

죄송해요, 고모님
잠시 현기증이 나서요

 

여우예요, 그렇죠?

 

여우라구요

 

어서 가요!

 

쟤가 널 닮아서
말을 저렇게 안 듣는구나!

 

촌뜨기 같으니

 

멧돼지요?
누가 멧돼지예요?

 

쥐도 아니고요

 

내가 무슨 말을 해?

 

저러니 스스로 매를 벌지

 

누님은요!
제 방귀나 버세요!

 

내 딸은 내 맘대로
가둬놓을 거예요!

 

절대 그럼 안 돼!

 

아무한테도 말 않겠다고
다짐을 해

 

싫어요
너무 두려워요

 

잡았다!

 

가자!

 

애 손 놓지 못해!

 

이번엔 절대 못 나올 줄 알아라!

 

톰은 런던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처음으로 만난 사람들은

 

영국군 소속으로
자기들의 보호 아래서만

 

안전하다고 믿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어디로 가시나요?

 

신교도 망령들과 싸우러
북쪽으로 갑니다만

 

찰스 왕자 측에 대항해서요?

 

그 망할 스코트랜드들은 벌써
영국으로 갔는 걸요

 

종일 걸어서 배도 고프고...

 

요깃거리를 얻을 수 있을까요?

 

- 대접 좀 하게
- 감사드립니다

 

- 안녕하십니까?
- 안녕하신가?

 

신사분이 아니신가?

 

우리 중대와 함께 가는 게
어떻겠소?

 

받아주신다면야 제가 고맙죠

 

좋소
곧 행진을 계속할 거요

 

전쟁을 할 완벽한
준비가 된 병사들도

 

때로는 개처럼 싸우기도 한다

 

사람들은 가끔 종교보다
덜 고상한 문제로

 

전쟁을 하기도 한단 말예요

 

신교도적인 입장에서
우리 건배합시다

 

저놈 코를 납작하게 해버려
눌러버려

 

대학은 나오셨소?

 

대학을 나오다니요
학교엔 근처도 못 가봤는데

 

저도요!

 

그럴 것 같았소

 

대단히 아는 체를 하시니
알아봤지요

 

어떨 땐 학교라곤
문턱에도 못 가본 사람이

 

학교공부 좋아하는 사람
꿈도 못 꿀 걸 알 때도 있죠

 

말씀 잘하셨소이다

 

노더톤, 자네는

 

더 된통 당하기 전에
이쯤에서 물러나는 게 좋을 것 같네

 

잔을 채우시게

 

건배를 제안합니다

 

건강과
나의 소피 웨스턴을 위하여!

 

소피 웨스턴을 위하여!

 

소피 웨스턴?

 

나도 그 이름 아는데...
군인들 절반은 자봤다던 그 여자

 

아무래도 그 여자 같은데

 

웨스턴 양은 기품있는
규수집 아가씨요

 

그 여자가 맞다면

 

나도 이 참에 재미나 한번 볼까나

 

브릿지 가의 한 선술집에 있다던데

 

소피 웨스턴!

 

이보시오!

 

숙녀분을 두고
농담이 지나치시지 않소!

 

농담이라니!
내가 그리 시덥잖은 놈팽이로 보이오?

 

소피와 고모까지
한꺼번에 다 할 수 있다던데!

 

무슨 그런 무례한 말씀이오!

 

사람을 죽이다니, 이 비열한!

 

저런!

 

그냥 농담으로 한 말인데...

 

웨스턴 양이라고는
머리털나고 처음 들었는데

 

그럼 죽어 마땅하지
어서 체포하라

 

중사, 끌고 가시오

 

체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