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ale.of.Three.Cities.2015.CHINESE.1080p.WEBRip.x264-VXT

뭐야

 

공습이다!

 

엄마! 엄마...!

 

잠시만요!

 

좀 비켜주세요!

 

조심해요! 좀 비켜줘요!

 

사랑 : 세 도시 이야기
(三城記, A Tale Of Three Cities, 2015)

 

1951년 홍콩, 미국영사관저

 

넋 놓고 일 안 할 거야?

 

거기 파인애플 건네줘

 

칠면조 나왔어?

 

늦었어

 

가져가

 

상하이, 왜 그래?

 

상하이, 뭐야?

 

다리가 마비가 와요

 

젠장!

 

일한 지 벌써 스무 시간째예요

 

온종일 칠면조 써느라고요

 

거기, 왜 그래요?
시간 없어요, 일해야죠

 

- 괜찮아요?
- 네, 네

 

좀 쉬죠

 

- 필요하면 의사 불러주세요
- 네

 

제기랄

 

꽤나 다쳤나 보네?

 

봉황 머리는
피가 묻어서 버렸네

 

봉황 대가리건 용 대가리건
뭔 상관이야

 

뭐?

 

됐어요, 그냥 무시하세요

 

진짜 상하이 말은
귀에 거슬려

 

이럴 겁니까?
산둥에서 왔다고요

 

산동에서 안훼이랑 상하이로 갔다
다시 안훼이로 온 거예요

 

망할 전쟁 통이니까요!!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데
사람이라고 제정신이겠어요

 

그래, 누가 뭐래
전세계가 전쟁 중이지

 

병원에 안 가도 되겠어?

 

죽기야 하겠습니까

 

주인장, 말을 끌고왔소이다

 

영사 아드님이 제대로 부르네

 

뭘, 박자 좀 맞추는 수준이지

 

아무렴, 누구만 하겠냐고

 

- 주인장
- 지금 음정이 흔들렸어요

 

황표마를 가져왔소이다

 

저분이 저보다
더 잘 부르시네요

 

그런가?

 

자네 이리 와보지

 

오세요, 어서요

 

- 네?
- 이봐!

 

어때요? 같이 해볼래요?

 

그럼

 

주인장
황표마를 가져왔소이다

 

멋지군!

 

하릴없이 숙부님도

 

눈물이 앞을 가리구나

 

웨롱, 당신이 소개한 양인 덕분에
(1951년 상하이)

 

미국 영사관에서 그럭저럭
일하면서 살고 있어

 

안녕하세요, 주임님

 

- 편지 왔나봐
- 천웨롱 앞으로요

 

- 어디서 왔는데?
- 홍콩이네요

 

아, 홍콩
천 씨

 

- 네, 주임님
- 편지 왔대

 

따님에게 편지 왔네요

 

- 고맙습니다
- 아니에요

 

홍콩에서 자주 오네

 

- 홍콩이래...
- 거기 남자가 있대

 

옛날 동생들은 동냥 그릇도 없이
거리에서 구걸해!

 

신문지로 구걸하고, 밥도 먹고
뒤도 닦아!

 

자살해 뒤진 놈도 있어, 제길!

 

이봐요... 이보우!

 

그런 욕은 못 적어드려요

 

집사람한테 하는 말이라고요

 

집사람?

 

욕이 없으면
오히려 의심할 거예요

 

그래요, 알았수다

 

당신 여비는 내가 준비해뒀어

 

이제는 그만 결정을 내려

 

딸이랑 계속
상하이에 있어봤자야

 

신중해야 해

 

이건 조심해줘

 

날 노린 놈들 눈에 띄면 안 돼

 

아룡이 보낸 편지냐?

 

엄마

 

나 정했어요

 

그래, 그럼 됐지

 

지금 가지 않으면
영영 못 가요

 

내 일자리도 찾아놨대요
돈을 벌면 부쳐드릴게요

 

그래야 얘들도 학교를 다니죠

 

엄마... 벌 만큼만 벌면
바로 올 거예요

 

어미도 안다

 

너희를 떼놓는 게 아니었어

 

엄마가 그 사람을 몰라봤다

 

이렇게 믿음직한 사람이라는 걸

 

얘야, 먹을 만한 게 없더라

 

계란을 열 개 삶았으니까
잘 챙겨두렴

 

사람들에게 물어보니까

 

상하이에서 광저우까지
역이 열 개래

 

역에 도착할 때 하나씩 깨 먹으면
배고프지 않을 게야

 

다 먹으면
다 왔다는 거니 내려

 

그럼 지나치지 않을 거야

 

엄마

 

엄마!

 

위란아, 궤란아
이리 와

 

자, 엄마가 오십 전씩 줄 거야

 

둘 다 아껴써야겠지?

 

이 돈 쓰고 나면...

 

엄마가 돌아올 거야

 

진짜지?

 

그럼

 

- 우리 딸들...
- 웨롱아

 

이제 차 타야 해

 

얘야, 늦는다

 

- 줘봐!
- 나도 보여줘, 볼래

 

아룡
마카오에서 밀입국할게요

 

드디어 만나게 되는군요

 

열여섯에
낯선 남자에게 시집가서

 

덜컥 딸 아이 둘을 낳아놓고

 

정말 막막할 때 당신과 만났죠

 

전쟁이란 게
모든 걸 틀어버렸어요

 

난 다 걸었어요

 

헛꿈이 되진 않겠죠?

 

엄마!

 

위란아!

 

엄마!

 

엄마...

 

아빠...

 

아빠는? 어디 있어?

 

몰라, 아빠에게
밥 갖다주니까 나보고

 

나가서 놀랬는데
여기가 없어졌어

 

그게 무슨 말이야!
아빠 찾으랬잖아!

 

- 사람들이 엎드리라고 했어
- 어디야? 어디로 찾아봤어?

 

아챵!

 

아챵!

 

아챵?

 

하나, 둘, 셋!

 

아챵!

 

엄마, 아빠 있어!

 

산 사람부터 구해!

 

여긴 죽었어

 

일본 침략자들 안훼이성 폭격

 

엄마, 눈이야

 

흰 눈이다, 눈 내려

 

대충 남편을 수습하고
숨도 못 돌렸는데

 

시어머니는 나보고
서방 잡아먹은 년이

 

딸은 둘이나 낳았다면서
우리를 팔아버린댔어요

 

기가 차서!
이게 말이 돼요?

 

애들을 데리고 피난민을 따라
고향으로 도망쳤죠

 

엄마, 손 아파

 

위란아, 괜찮아
이제 다 왔어

 

엄마!

 

웨롱아...

 

우리 집 여자 팔자가 참...

 

할미도 부모 없이 컸고

 

네 어미도 아비가 없더니

 

조막만한 너희까지
아비를 잃었구나

 

웨롱아!

 

- 왔구나
- 언니

 

안녕하세요

 

너 먹성 여전하구나

 

애들아, 이모에게 인사드려

 

안녕하세요

 

네가 좋아하는 거 사왔어
아주머니 것도 여기요

 

뭘까?

 

먹자

 

이것 말고 떡도 있지

 

뭘 이리 샀어

 

웨롱아, 전에 물어봤던 거
내가 알아봤어

 

엄마, 얘기 좀 하고 올게요

 

그래, 나가봐라

 

내 말 들어
단념해

 

안 돼, 그게 살 길이야

 

큰손들도 지금 손 뗐대

 

더 좋지, 이문이 세잖아

 

그럼 큰손들이 관두겠니?

 

요새는 검문도 보통 아니고

 

나 아낙네잖아

 

날 의심하겠어?

 

- 다 돌려보낸 거야?
- 네

 

어째서?

 

전쟁 때문에
미스터 상하이가 취소래요

 

형님, 곧 전쟁이 끝날 테니까
참으세요

 

전쟁 끝나면
다시 하지 않겠습니까?

 

제길

 

대장님

 

거기!

 

 

- 뭐 하러 가나?
- 행상하러요

 

이건?

 

꿀떡입니다

 

강 건너에 팔러 가요

 

꿀떡이라...
그래서 파리 떼가 노렸구만

 

네, 달달한 거니까요

 

그런데 이상하다
파리가 위쪽에만 있네

 

아래쪽은 안 단가?

 

열어봐!

 

비켜봐

 

꿀떡이 다 타버렸구만

 

네, 내 재수까지
다 타버렸네요

 

간도 크게
여자가 애를 이용해서

 

아편을 운반해?

 

감방에 가는 거 알아?

 

굶어죽느니 감방이 낫죠

 

먹을 건 줄 거 아니에요

 

성깔도 보통은 넘는구만

 

따라와

 

체포하려면 하세요

 

이 애도 같이요

 

집의 노모를 생각해야 해요

 

엄마, 우리 어디 가?

 

식구가 어떻게 되지?

 

노모와 딸아이요

 

자네가 가장이야?

 

- 그럼 누구겠어요
- 남편은?

 

죽었어요

 

근래에?

 

상관있나요
어차피 죽었는데

 

가봐

 

- 네?
- 가라고

 

어차피 이래저래
꼬인 세상이잖아

 

나가자

 

있어

 

왜요?

 

떡은 가져가야지

 

배고프지?

 

괜찮아, 맛있는 거 줄게

 

그래, 이리 와

 

- 위란아!
- 괜찮아

 

- 위란아!
- 자, 가보자

 

- 안 돼!
- 골라봐

 

먹고 싶은 거 먹어

 

- 너, 이리 와!
- 그냥 고르게 둬

 

위란아, 와!

 

- 위란아, 어서!
- 괜찮다, 천천히 골라

 

위란아, 가자!

 

안 와?
너! 가자!

 

가자

 

됐어요

 

아편도 전 같지 않아요

 

그냥 포기하세요

 

너무 힘들어요

 

여보...
당신은 건강만 생각해

 

다른 것은 생각 말아
알았지?

 

아편이 비싸잖아요

 

병치레에
돈 다 쓰지 말고요

 

시국도 어수선한데
애들 챙겨요

 

괜찮아, 돈은 충분히 있어

 

붕권!

 

발차기!

 

포권으로!

 

- 아버지
- 오냐, 아범 왔냐?

 

아버지

 

기마자세 해

 

뭔 일이냐?

 

제가 출장을 가요
집 좀 챙겨주세요

 

또?
먼 길이 잦기도 하다, 참

 

대체 뭔 일을 하는 게야?

 

붉은 색 표시가
유격대의 위치다

 

대나무 숲가 강변가
겨우 서너 명이라고 하니까

 

다섯 명이서 탄알 오십 발이면
섬멸하는 건 식은 죽 먹기겠지

 

다 파악한 거지?

 

자, 시간을 맞춘다

 

시계 봐

 

지금 오전 11시 17분
12시 정각에 출발한다

 

- 네
- 네

 

거기, 뭐야?

 

그게 방값을 낼 돈이 부족해서
저당잡혔습니다

 

- 너는?
- 전 아직 못 받았는데요

 

이런데 뭘...
출발해!

 

공작원이 시계 하나 못 챙겨?
쪽팔린 새끼

 

강가... 대나무 숲

 

지도의 표시지역이다

 

준비하자

 

이봐, 술 팔지?

 

시작해!

 

- 일어나!
- 형님!

 

가자!

 

- 추적해!
- 서너 명이라더니!

 

쫓아!

 

- 도망 못 가게 잡아!
- 쫓아라!

 

- 놈들이 산을 탄다
- 빨리, 저쪽도 포위해

 

그쪽, 그쪽 봐봐!

 

- 아직 숲 안에 있다
- 어디로 튀었지?

 

소리 내지 마

 

- 도망쳤나?
- 찾아봐

 

다시 잘 봐

 

다 간 것 같다
잠시 후에 뜨자

 

숲 속에
공산당이 숨어있다!

 

연기 피우고 놈들에게
포위되었다고 전해!

 

일본군이야
무슨 일이지?

 

공비는 들어라
너희는 포위됐다!

 

재수 없게 얽힌 것 같다

 

마지막이다
안 나오면 난사한다!

 

난사당하기 전에 어서 나와!

 

살고 봐야지, 투항하자

 

- 네!
- 사격 준비해!

 

가자
투항하니까 쏘지 마시오!

 

우린 유격대가 아니오

 

- 어디 소속이냐?
- 쏘지 마시오

 

소속과 온 목적을 말해라

 

- 모두 꿇어!
- 어서 밝혀라

 

말하지 않으면
영영 말할 기회는 없다

 

빨리 말 안 해!

 

입을 지키려다가
머리가 떨어질 셈이냐?

 

절해

 

그만 안 해!

 

허구한 날 놀지!

 

아이들한테 뭘 그래요

 

그때 꿀떡...?

 

아무 생각 없이 좋잖아요

 

이때나 뭣 모르고 행복한걸

 

당신이 여긴 왜?

 

대장님보다 20년 전부터
부인과 안 사이인걸요

 

저도 둘이 부부인지 몰랐네요

 

자네였군
언제 돌아왔는가?

 

아저씨

 

애들아, 이리 와
너희들 셋째 이모시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그래...

 

아위야...

 

꼭 보자고 했었잖아

 

시간 내보자더니...

 

시간이 나니까...
네가 가버렸니?

 

인생이...

 

기다리지 않지

 

총도 잃었지

 

탄알도 잃고, 셋만 살아 돌아와서
실패한 걸 나보고 보고하란 건가?

 

내가 다 책임지고
물러나면 되겠습니까?

 

뭐? 그만둔단 거야?

 

네, 이젠 공작은
안 할 랍니다

 

안 한다... 이 바닥에
그런 말이 존재하나?

 

- 어쨌든 말했어요!
- 맘대로

 

- 어디 해보라고
- 그러죠

 

우리 애들에게 줄 돈이요
주십시오

 

상부에서 지급되는 대로
보내줄게

 

자네들을 구하느라
쓴 돈도 있지만은

 

- 우릴 구했다고?
- 말이라고

 

아니면 자네들 머리가
그대로 붙어있었겠나?

 

벌써 떨어졌지!

 

당신 정보 때문에
형제 둘을 잃었소

 

하난 겁에 질려 질식했어!

 

시끄러!

 

그래, 좋아

 

이것만 알아둬

 

이 문을 나서는 순간
자넬 해코지 하는 자들

 

공비건 일본군이 건
더 이상은

 

우리가 못 보호해줘

 

보호 좋아하시네
넌 네 물건이나 잘 지켜!

 

웨롱 난 홍콩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소

 

많은 생각 마시오

 

이런 어려운 시기가
좋은 점이 있다면

 

모든 게
빨리 흘러간다는 거요

 

항상 새로 시작할
기회가 있소

 

권력을 무찌르자!

 

군벌을 없애자!

 

혁명을 일구자!

 

함께 뭉치자!

 

아빠!

 

아빠! 누가 왔어요!

 

아빠! 누가 왔어요!

 

- 어서오시오
- 인사드립니다

 

저희가 늦었네요

 

- 이것 저것 하다보니...
- 무슨 일을 했죠?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우리 둘 다 유족이라고...

 

다른 가족들은 모두
우리에게 등을 돌렸고요

 

우리 두 가족은 좀 더
자주 만나야 합니다

 

네, 맞아요

 

부두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별 거 아닙니다

 

- 제가 들게요
- 괜찮아요

 

이게 뭔가요?

 

꿀떡이예요

 

동짓날이라...

 

- 애들이 단 걸 먹는 날이라...
- 그렇군요

 

- 다들 앉자
- 밥 먹자

 

우리 꼬맹이들, 먹자
애야, 네가 앉아야 셋째도 앉지

 

 

- 편히 듭시다
- 그래, 편하게 해

 

기본이 건배로군, 대단해

 

대장님이 그렇죠

 

자! 우리 할아버님이 산둥에서
양조장을 했지

 

네 살 때 이만한 술통에 빠져서
죽을 뻔했어

 

자랑이다

 

- 그래서요?
- 살려고 기어나와서 며칠 기절했고

 

그때부터 술에 빠져 살지
몇십 년 동안 하루도 안 빼놓고

 

못난 거지

 

- 진짜요?
- 아무렴

 

당신은?
언제부터 마셨나?

 

그게...
제가 유복자였어요

 

그래서 사내를 기대하고
사내아이 이름으로 지었는데

 

계집애라 모두들 실망이 컸죠

 

그래서 엄마가
날 아들로 키웠어요

 

그러니 제가 사내 팔자죠
세요, 별로예요

 

사는 데 팔자란 없소
다 필요없고 자기를 믿는 거야

 

자, 마셔요

 

자, 이놈아
봐라

 

비마표 고량주다, 산둥 거야

 

고추 좀 넣고...

 

그렇지, 이 정도는 돼야지!
마셔봐, 옳지

 

맛있지?

 

- 마셔봐
- 매워

 

꼬맹이들에게 뭔 술이냐

 

너처럼 온통 나쁜 것만
배우게 하려고?

 

나쁜 것도 구분이 있지

 

좋은 것과 나쁜 게 있어

 

사내라면 나쁜 습관 중
좋은 건 배워야 하고

 

그래, 우리 아가씨를
너희도 배우자

 

위란이부터

 

넌 젓가락에 찍어줄게

 

셋째야
사내 녀석이니 그렇다 치자

 

계집에게 어릴 때부터
뭔 술이야

 

계집애가 배워야지 좋은 놈이랑
나쁜 놈을 구별하지요

 

그렇지!
옳은 말씀

 

- 들지
- 네?

 

누가 더 빨리 마시나 내기할까?

 

- 준비?
- 네!

 

준비됐나?

 

시작!

 

어때?

 

고추가 넘 많아

 

여기를 떠서 상하이에서
역전을 노릴 거야

 

이름 자의 '용'처럼 힘차고
박력 있으시군요

 

용은 무슨, 이무기나 될까

 

죽다 살아왔으니까
한번 해보는 거지

 

손으로 꽉 쥐어

 

다리는 꼿꼿이 세우고

 

보이는 즉시 발사!

 

난 보이는 대로 잡아채

 

- 해봐
- 네

 

난 즉시보다도 빠른 것 같죠?

 

빠르긴 빠르더군

 

이 총은 선물로 줄게

 

진짜요? 대장님은요?

 

또 있어

 

보이지?

 

이 두 자루도...

 

한 쌍이야

 

영웅호한이 천당에 갇히니

 

고향에 돌아갈 때 기약 없어라

 

이름이 나면 뉘도 알고

 

이름이 아니 나면 뉘도 모르오

 

잘한다!

 

주인장
황표마를 가져왔소이다

 

- 좋다!
- 그렇지!

 

하릴없이 숙부님도

 

눈물이 앞을 가리구나

 

애들아, 이리 와!

 

아범아, 아범!
아범아! 난 애들부터 챙긴다

 

아범아?
이런! 우리 가자

 

내 마음속 이는 미소를 띤 사람

 

늦가을에도 봄빛을 내려주어요

 

내 마음속 이여, 슬퍼 말아요

 

어둠 속의 태양 같은 그대예요

 

누구도 내게서
봄빛을 빼앗지 못해요

 

누구도 내게서
태양을 소멸 못해요

 

내 마음속 이는 보물이 있어요

 

미소 진 얼굴을
영원히 보여주세요

 

조심해요

 

지금 진심인가?

 

- 네, 어머님
- 그 생각을 하게 된 연유는?

 

그렇잖습니까
저희 다 짝을 잃어버렸어요

 

전 아들이 둘, 따님은 딸이 둘

 

저희 둘이 합치면 좋죠
서로 의지하고 살면 되니까요

 

어머님, 이게요

 

저희 집안의 가보입니다

 

예물로 어머님께 드리겠습니다

 

쌀이랑 기름
쓰촨의 고추기름도 있고요

 

이건 사냥으로 잡아온
야생 닭입니다, 실하죠?

 

보게, 내 뒤에 적힌 글귀를
알아보겠나?

 

- 글을 모르지?
- 모르긴요, 압니다

 

그래?

 

몇 자나 아는 건가?

 

여섯 개요

 

하나, 둘, 셋
크다, 작다와 입

 

웨롱은 교양을 다 갖췄네

 

삼국연의, 수호지 같은 책도
다 읽은 애야

 

참...

 

제가 어릴 때 딴짓은 했습니다

 

그래도 머리는 있어서
음악, 목공, 무술을 다 합니다

 

나도 알지

 

나도 알아봤네
낮에 검문소에서 일한다고?

 

사내가 별 볼 일 없을 땐
군대라도 가야지

 

그건 뭐라 않네, 그런데 참...

 

종종 뭔 짓을 하는지
영문을 모르겠고

 

늘 사람들과
시비 붙고 싸운다던데

 

그래서 내 딸과 손녀들을
보살필 수 있다는 건가?

 

여섯 식구를
먹여살리겠냔 말이네

 

- 어머님...
- 이보게, 돌아가게

 

애가 음식 내오기 전에
가져온 것 들고 돌아가

 

알겠습니다

 

그래도 이건
웨롱에게 주겠습니다

 

부탁드릴 테니 전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왜 다 엄마 맘대로예요?

 

엠마가 시집가란 데로 가봤으면
내 뜻대로도 해봐야 하잖아요!

 

여섯 글자가 아니다
아홉 개야

 

아홉 개다!

 

팡, 따아, 룡도 안다!

 

내 이름! 팡따아룡

 

사리분별할지 알지요

 

나한테도 잘해요, 알아요?
잘한단 말이에요

 

처치했다
보고 올리고 상금 나눠 받자

 

고추기름

 

할아버지에게 가있어!

 

아버지!

 

아범아! 이게...
누가 이랬냐?

 

- 동료요, 동료 짓이에요!
- 동료가 너를 죽이려 했다고?

 

돈도 가로채고 자기가 비리가
있으니까 이러는 거겠죠!

 

- 네가 뭔 짓을 했기에!
- 아버지...

 

받으세요
애들과 삼촌네로 가세요

 

- 너는?
- 전 좀 피했다 갈게요

 

소식이 끊겨도 찾지 마세요

 

제가 죽으면 애들은...
아버지께 부탁드려요

 

- 그렇게 심각한 거야?
- 네, 심각해요!

 

가겠습니다

 

웨롱에겐 암 말 마세요
내가 찾아간다고, 기다리라고 해요

 

꼭 기다리라고요, 꼭이요!

 

알았다

 

너 이놈들, 울지 마

 

사내는 겁먹지 않는 거야!
알겠냐?

 

알겠어?

 

물건 삽니다

 

물건 팔아요

 

물건 삽니다

 

물건 팔아요

 

- 여봐요
- 예

 

형씨

 

난징은 어디로 갑니까?

 

저쪽이에요

 

저쪽은 상하이쪽 아닌가요?

 

에이, 무슨
상하이는 이쪽이죠

 

상하이는 장사로
자주 가는 곳이라 알아요

 

덕분에 안 헤매고 가겠구려
고맙소

 

저기요

 

다친 겁니까?

 

그냥 다쳤는데 괜찮아요

 

피가 아주 많이 나오는데요?
있어봐요, 약이 있어요

 

- 아니, 괜찮아요
- 됐어요

 

정리가 안 돼 그렇지
다 있어요

 

진짜 괜찮소
지금 돈도 없어요

 

누가 돈 달래요? 공짜요

 

정리는 안 되었어도

 

다 알아보게 놔둔 거예요

 

보자, 금창약은 아니고

 

목별자도 아니고
산초약을 써야겠죠?

 

아, 맞다, 저번에
포공영을 많이 사뒀었지

 

형씨는 체질이 어떻게...?

 

저기요! 형씨!

 

왜 가, 별일일세

 

난징으로 간다고 안 했어요?

 

젊은 친구, 속여서 미안하군

 

네, 됐어요

 

심하게 다쳤던데요

 

총에 맞았으니까

 

- 병원 안 가요?
- 안 가!

 

갈 수 없소

 

알겠어요

 

- 탄알도 못 뺐겠네요?
- 제기랄, 그렇지

 

- 나 믿을래요?
- 뭔 말인가?

 

내가 탄알을 찾아 제거하는 법을
책에서 봤어요

 

진짜인가?

 

해본 적은 없고요

 

해보면 되겠군
믿겠소

 

그래요, 기다려요

 

가위랑...

 

그건 뭔가?

 

자석, 탄알의 위치를 찾아내죠

 

찾았어요

 

- 술 한 모금 마실래요?
- 좋지!

 

- 합니다
- 그래, 하자고

 

- 해요
- 그래

 

아룡?

 

아룡?

 

아룡!

 

아저씨!

 

아룡, 당신이 사라지고

 

마을이 일본군에 점령당했어요

 

우린 검은 천으로
창문을 가렸고

 

여자들은
숯을 칠하고 나갔어요

 

밝은 곳은 항상
위험했거든요

 

웨롱아
그냥 너도 상하이 가자

 

갈수록 위험해지는데
계속 기다릴 의미 없잖니?

 

있어

 

웨롱, 좀 웃어

 

이거 알아?

 

웃으면 팁을 더 받을 수 있어

 

이쪽이오!

 

돈 들 거세요!

 

베팅 후 손 떼시구요!

 

개봉합니다!

 

하나, 둘, 셋, 적은 숫자네요!

 

누구나 아룡한테 여자가
많은 걸 알아

 

넌 그들 중 하나고

 

그건 과거고, 지금은
나 하나 뿐이라고

 

모든 여자들은 자신이
남자를 바꿀 수 있다고 믿지

 

모든 남자들이 다음번엔
돈을 딸 수 있다고 믿는 것처럼

 

이봐

 

요즘 세상사가 어떤가?

 

힘든 시기죠

 

가난한 자들은 팔 것이 없고

 

부자들은 팔 필요가 없고

 

그러니 빈부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밖에요

 

직업을 바꿔야겠어요

 

여기, 이거 보게

 

우연히 만난 낯선 이에게

 

내가 가진 게 없으니
감사의 뜻으로....

 

이거 하나 먹어보게

 

낯선이에게
감사하실 필요 없어요

 

전갈은 됐습니다

 

- 문 열어!
- 잠깐요, 누구요?

 

- 누구요?
- 큰 딸 집에 있지?

 

우리 애는 왜 찾아요?

 

- 혼례를 치르러 왔네
- 네?

 

우리 셋째 눈에
들었으니 복이지

 

무슨요!

 

우리 애는
딸 둘을 둔 아낙이에요!

 

남편은 세상 떠났는데, 뭘

 

- 뭐 하게요!
- 마을 전통이잖아

 

과부 데려다
첩 삼고 끼고 잘 셈이다

 

웨롱아! 웨롱아!

 

퉤! 전통 소리하네!
누가 네놈의 첩이 된대?

 

셋째야, 그때 그 여자야?

 

완전히 무서워져버렸네?

 

얘야!

 

앙칼지니까 더 좋지
이래야 재미있죠

 

오기만 해!

 

오냐, 요것아
네 서방님이 간다

 

이런 미친년!

 

말만 하는데
어디다 총을 쏴?

 

난 즉시보다 빨리 쏜다!

 

가만둘지 알아?
두고봐!

 

얘야...

 

웨롱아...?

 

괜찮아

 

이제 갔다

 

웨롱아... 총 내려놔

 

웨롱아?

 

총 내려놓자

 

내려놔

 

웨롱아!

 

어서

 

여기서...

 

떠나야겠다

 

어미가 보내줄게

 

애들은 어미에게 맡기고 떠나렴

 

새벽에 상하이로 가

 

알겠지?

 

엄마!

 

알아봤나?

 

형님, 얘기할게요

 

왜? 애들이 잘못됐어?

 

아버지는?

 

아니오, 가족은 무사히
외삼촌네로 갔대요

 

내 여자는?

 

- 웨롱이라고 했죠?
- 맞아, 그녀는 어때?

 

지주에게
결혼을 강요받았대요

 

강제로?

 

개자식들! 군에 도적놈까지!

 

- 어디 가요?
- 다 죽일 거야!

 

여자는 벌써
상하이로 도망갔대요

 

상하이?

 

찾으러 가겠어

 

상하이가
얼마나 큰지 알긴 해요?

 

내가 잘 아니까 같이 가요

 

천천히 가요

 

참! 성격하곤!

 

왜 그리 급해요!

 

일제 점령 시기, 상하이

 

공동 조계지

 

사람 찾음, 꿀떡은 즉시
연락 바람 / 미스터 상하이

 

굶어 죽었군

 

- 어떻게 알아요?
- 시체는 내가 더 많이 봤어

 

눈빛이 완전히 잿빛이 돼

 

얼어 죽으면
귀가 쪼그라들고

 

기겁해 죽으면
입 주변이 문 상처로 가득해

 

머리가 잘리면

 

살이 수축해서 피가 안 흘러

 

회자수가 발로 앞으로 밀어야

 

'쏴'하고 피가 터져나온다고

 

난 각당파의 인물을 죽였어

 

누구든 날 찾거나
내 뒤통수를 노릴지도

 

언젠가는

 

소장님

 

팡따아룡이 미치기 시작하면

 

돈도 목숨도 안중에 없어요

 

살아봤자 화근덩이예요

 

아룡, 당신을 못 기다리고

 

밤새 배를 타고 도망쳐왔네요

 

죽는지 알았어요

 

뱃멀미는 또 어찌나 나던지요

 

우리는 양키 집에서 일해요

 

양키 이름도 있어요

 

난 릴리, 언니는 로즈예요

 

괜찮나요?

 

웨롱

 

주 선생님, 오셨군요

 

꽤 바빠 보이네

 

웨롱

 

바 부인에게
치파오 드리러 가세요?

 

응, 매일 매일이
힘든 삶이지

 

기름하고 쌀 갖고 왔어

 

혼자 살아서
다 먹지 못해서....

 

조금 챙겨 왔어

 

고맙지만, 괜찮아요

 

그냥 받아

 

주 선생님께서
주시는 건 받아

 

그래, 받아둬

 

그럼, 내가
먼저 받아야겠네

 

그래, 둘이 같이 먹도록 해

 

언니...

 

감사합니다

 

그만 짖으렴!
시끄럽다니까!

 

니가 자꾸 짖으면 웨롱이
주 선생님과 대화를 못하잖니!

 

빨리!

 

뭐 해? 빨리 가!

 

빨리 가!

 

너는 고물장수로는 안 보여

 

딱 봐도 배운 사람이야

 

유랑 인생과 전쟁 통 속에서

 

운명이나 고물이나 매한가지죠

 

제길, 어렵게도 말한다

 

유식해봤자지요
형님은요?

 

그 일 어떻게 시작했어요?

 

운명이 날 매수했으니 내가...

 

제길! 난 매수한 것도 없냐

 

웃겨?

 

여자까지 잃어버렸다

 

찾을 거예요, 기다려봐요

 

이번 주는 편지 안 써요?

 

내가 써줄게요

 

이렇게 적어줘
어머님께...

 

웨롱의 행방은 못 묻겠습니다

 

매일 그녀를 볼까봐
차를 갈아탑니다

 

전 시시껄렁한 놈이었지만

 

이 순간 따님과
다시 시작할 날만 꿈꿉니다

 

잘하겠습니다

 

어머님, 이런 무식쟁이지만

 

난세에 더 강한 것이 저입니다

 

웨롱

 

시간이 흘렀잖아

 

이제 네가 마음을 접자

 

너 젊어

 

충분히 인생을 누릴 수 있어

 

내 마음속 이는 미소를 띤 사람

 

늦...

 

늦가을에도 봄빛을 내려주어요

 

너도 참

 

인생살이가 똑똑해야지
너는 영 글렀다

 

아룡...

 

당신 소식을 여기저기 알아보는데

 

실종되었다고

 

원래도 당신은
종잡을 수 없다고

 

벌써 죽었다고 하네요

 

나보고 잊으래요

 

나 기다릴까요, 잊을까요?

 

도대체 어디 있는 거예요?

 

대체...

 

살아있나요?

 

진주만 전쟁 이후
일본은 공동 조계지를 폐쇄하고

 

외국인들을 수용시켰다

 

- 엠마야, 잘 가렴
- 릴리, 안녕

 

- 바르 부인, 안녕히 가세요
- 로즈, 고마웠네

 

뜨거운 물 있습니까?

 

용화길 33번지, 4층

 

네, 감사합니다

 

- 물 배달이요!
- 가요!

 

- 이 장초를...
- 어디라고?

 

용화길 33번지, 4층

 

주 선생님, 잠시만요

 

괜찮아, 웨롱

 

고마워, 웨롱

 

고생 많으세요, 주 선생님

 

용화길 33번지, 4층

 

용화길 33번지, 4층

 

승리표 지팡이 팝니다, 사세요!

 

승리표 지팡이, 지팡이 있어요

 

승리표 수박이 참 맛있어요

 

맛있는 승리표 수박이요

 

새해다

 

새해엔 담배 끊을 거야

 

난...

 

난... 집에 가고 싶어

 

웨롱!

 

담배 한 갑 줘

 

웨롱!

 

웨롱!

 

웨롱!

 

개자식들아!
죽일 테면 죽여라!

 

죽이고 싶어?
죽여

 

경찰! 사람이 죽어요!
경찰!

 

죽이라고

 

죽여

 

의사를 불러야 해요

 

머리에 총을 맞았나봐요

 

꼭 살려주세요!

 

맥박수가 너무 떨어졌어요
수혈해야 해요

 

동지들은 이럴 때 어떻게 해요?

 

- 피를 사네
- 네?

 

암시장에서 고가로 팔지

 

이백만 원이야, 싫으면 관둬

 

이것까지 합치면 어떤가요?

 

유리 장난감 한 개
철물 고물 덩어리

 

낡은 옷 아홉 벌이니까...
육백만 원!

 

이봐

 

이 시계는 저의 가보로
수십년 동안 작동한 거요

 

건륭에서 공화국 때까지

 

항상 정확하지요

 

역사적인 물건이죠

 

맞아요!

 

이런 역사적인 시계는...

 

적어도 달걀 4개정도의
가치가 있죠

 

시계 하나에 달걀 두개에요

 

두개요?

 

잘 봐요! 이건
손목시계가 아니라고요!

 

지금 이 시기에 시계가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그냥 시계가 아니고
역사라니까!

 

역사?

 

그건 더 쓸모 없는데요?

 

왜 이렇게 빡빡해요?

 

배고파서 죽는 거
보고 싶어서 그래요?

 

배고파 죽는다고요?

 

좀 더 써봐요!

 

좋아요....

 

여기요!

 

네 개! 네 개 줘요!

 

가요!

 

여기 모든 남자들이
당신에게 매료됐군

 

당신보다 나은 사람은
없어보이는데요?

 

웨롱

 

네, 주 선생님

 

이 치파오
맞는지 한 번 입어봐

 

옷 소재가
굉장히 좋아보이네요

 

어머니가 젊을 때 누빈
이불 커버로 만든 거야

 

네가 다 챙겨 왔잖아

 

그래서...

 

널 위해서 치파오를
만들면 좋겠다 싶어서...

 

봐봐, 네가 보기에 어때?

 

입어봐

 

주 선생님

 

그냥 가지고 계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언젠가 좋은 가격에
팔 수 있을 거예요

 

웨롱...

 

이해할게

 

네가 무슨 결정을 하든...

 

받아들일게

 

이 치파오는...

 

그냥 받아줘

 

기념으로...

 

너한테 남겨줄게

 

봄빛을...

 

내려주어요, 내 마음속...

 

마음속...

 

마음속...

 

봄빛...

 

내려주어... 요

 

왕 부인네로
두 통 배탈이에요

 

- 어디인지 알죠?
- 알아요

 

갔다올게요

 

아주머니, 물 주세요

 

그러자

 

이리 와, 물 사려고?

 

웨롱아

 

나 오늘부터 술 담배 끊고
일찍 일어날래

 

별일이네, 왜 그래?

 

들었는데 계속 그러면...

 

빨리 늙는대

 

- 내 얘기 좀 들어봐
- 이 전쟁에 누가 안 늙는다고

 

와봐

 

말해봐, 우리 중
누가 어려 보여?

 

우리?

 

누구야?

 

- 있잖아
- 모르겠는걸

 

아화랑

 

그 사람이랑?

 

당연 언니가 어려보이지

 

지금도 계집애 같은걸요

 

- 장난칠 거야?
- 진심이야

 

언니, 이런 시절에
언니를 좋아하고

 

언니가 좋아하는
사람인 건데

 

그 사람 붙잡고
'나이가 얼마예요?' 이럴래?

 

바보

 

이 언니에게
이런 날도 다 오는구나

 

이러면서 평소엔 나보고
고집스럽고 멍청하다고 욕했지?

 

그거랑 같니?

 

- 같지, 그럼
- 난 첫사랑이잖아

 

다른 거 아니거든

 

내 첫사랑도 아룡이야

 

- 가만있어!
- 사, 살려줘!

 

전당포

 

- 많이 집어가요
- 어째서?

 

그래야 저당 잡힌 사람 짓인 걸
모를 거예요

 

배운 놈의 도둑질은 다르구만

 

좀도둑이 강도를
엿 먹이는 방법이다

 

좋아, 다 챙겨

 

찾은 기념으로 춤추러 가자!

 

세빌 호텔을 접수하자!

 

- 모두들 이리 와
- 언니, 와

 

- 자, 마십시다
- 건배!

 

아니죠
오늘은 'Cheers'라고 해야죠

 

건배

 

Cheers!

 

어떻게 찾았어요?

 

당신 거잖아

 

이제...

 

못 보는지 알았어요

 

생각밖에 오랜 시간이었어

 

산둥에서 안훼이

 

안웨이에서 상하이를 거쳐

 

당신에게 걸어주는군

 

행복해요

 

영어도 할지 알았어요?

 

상하이에서 살려면 기본이죠

 

가르쳐줄래요?
영어책이 자주 들어오는데

 

읽을지 모르거든요

 

그럴까요?

 

아화는 참 책을 좋아해요

 

- 고마워요
- 뭘요

 

- 그 말의 영어를 알아요?
- 아니요

 

'Thanks'

 

- 'Th...?'
? 'Thanks'

 

이 말을 하려면요
세 단계가 필요해요

 

우선 혀를 양 이 사이에 둬요

 

그리고는
숨을 뿜으면서 혀끝을 말아요

 

? 'Thanks'
- 'Fank?'

 

? 'Thanks'
- 'Shanks'

 

- 'Thanks'
- 'Thanks'

 

'Tha...'

 

알아 몰라, 응?

 

- 몰라요
- 몰라? 모른다고?

 

- 열다섯, 열넷
- 형님!

 

웨롱아, 빨리 와!

 

아홉, 여덟, 일곱, 여섯...

 

다섯, 넷

 

셋, 둘, 하나!

 

새해 만세!

 

새해 만세!

 

새해는 잘되고, 새로 시작하자!

 

- 복 많이 받아요!
- 복 많이 받아요

 

새해 만세

 

저 안은 참 많이 따듯하겠죠?

 

돈 벌면 데려가줄게요

 

피곤하죠?

 

멈춰라!
안 그럼 쏜다!

 

이리 와!

 

국민당이 퇴각당하면서
의심스런 자를 처벌하는군

 

가자

 

국민당이 끝까지 버티네요

 

내전이 생기 전에
여기를 떠나자

 

떠나면 어디로요?

 

내일 안훼이로 가
애들 데리고 홍콩으로 가

 

홍콩이요?

 

- 우리가 탈 차가 필요해
- 돈이 없잖아요

 

전당포 털던 날에
겸사로 챙겨놓은 게 있어

 

역시나 대장님이셔!

 

외할머니!

 

엄마가 왔어
봐요, 엄마 선물이야

 

그죠?

 

엄마

 

어머님

 

출발해도 돼요

 

아화?

 

짐을 벌써 챙겼대요?

 

언제 올지 알고 다 챙겨요?

 

이게 뭐예요?

 

별거 아니에요

 

뭐 하는 건데요?

 

아화, 못했던 말도
이제는 해줄 수 있잖아요

 

그래요, 말할게요

 

그렇지만 절대로 비밀이에요

 

형님 내외에게 특히요

 

아버지!

 

얘들아?

 

이놈들, 튀어나와!

 

안 나와!

 

아룡, 괜찮아요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럼요

 

생각 없어

 

여섯 시에
광저우로 가는 기차예요

 

셋 다 탈 수 있어요

 

무슨 소리예요, 넷이죠

 

아화는 홍콩 안 가요?

 

아화?

 

왜 그래요?

 

- 난 안 가요
- 왜요?

 

남아서 할 일이 있어요

 

- 아화
- 네

 

형님, 말해요

 

할 일은 해야지

 

끝나면 한잔하자

 

그럼요

 

언니, 혹시...

 

언니도 안 가?

 

길이 막혔나봐요

 

이러다가
여섯 시 넘겠어요

 

일단 내려요
걷는 게 더 빠르겠어요

 

- 안 돼요, 같이 움직여요
- 이건 뭔가 이상해

 

국민당이 철수하면서
검문하고 있어

 

아화 말대로 걸어가야겠어

 

난 차에 남을게요

 

아니에요, 짐 옮겨야죠

 

이번에 못 타면 다음 달까지도
기다려야 해요

 

아화... 조심해!

 

- 역 입구에서 기다릴게요
- 입구, 알았어요

 

아화, 입구로 와요

 

조심해요

 

정지!
검문이니 시동 끈다

 

명단에 있다, 체포해!

 

- 왜 이래요? 난 아니에요!
- 잔말 마!

 

아니라고!

 

정지, 차에서 내려

 

지명 수배

 

움직여!
가!

 

빨리 가!

 

정지!
검문이니 시동 끈다!

 

고생 많으십니다

 

통과

 

잠깐만! 시동 꺼!

 

조용! 조용해!

 

조용히 한다!
조용하라고!

 

아화, 이 시계들 뭐예요?

 

- 공산당 친구에게 줄 거예요
- 네?

 

형님을 치료해준 의사 기억하죠?

 

공산당원이에요

 

작전 전에 시간을 맞출
시계를 보내주는 거예요

 

시한폭탄이다!

 

- 아화야!
- 언니, 안 돼!

 

- 아화 차야!
- 이리 와!

 

- 가!
- 놔줘요, 아화라고요!

 

- 아화!
- 물건 삽니다!

 

아화!
아화가 말하고 있어요!

 

가! 빨리 출발해!

 

아화가 뭐라고 한다고요!

 

놔줘요!

 

아화!

 

아화!

 

놔줘! 놔달라고!

 

- 웨롱?
- 언니...

 

웨롱...아화랑
역 입구에서 보자 했지?

 

그랬지?

 

웨롱아

 

샤오링은 내게 맡기고
둘이서 떠나라

 

엄마!

 

애들도 두고 가
어미도 안 가기로 정했다

 

- 엄마, 왜 이래요?
- 어미가 홍콩 가서 뭘 하겠니?

 

- 나는 어디도 안 갈란다
- 엄마!

 

이럴 때 이럴래요?

 

어미는 늙었다
내 평생을 피난 다녔는데

 

또 피난이라니

 

어미는 이제 버겁단다

 

어미가 애들 돌보마

 

괜찮을 테니 가렴

 

어서? 시간 늦는다

 

- 이 반동 새끼!
- 다음

 

군인이 온다!
어서 가!

 

가, 어서!
어서

 

어머님, 가겠습니다

 

건강하세요!

 

 

엄마...

 

엄마...

 

엄마...

 

어쩌려고?

 

아룡... 아룡!

 

어쩌려고?

 

먼저 가요

 

아룡, 나 믿어요

 

애들을 보살핀 뒤에 따라갈게요

 

한 달 뒤면 볼 수 있어요

 

속이면 안 돼

 

무조건 와

 

무조건이야!

 

내가 기다릴 거야

 

홍콩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홍콩에서 기다릴 거야, 알았지?

 

다시 시작해야지

 

우리 결혼하자, 응?

 

애도 낳고, 평생 살자

 

가요, 가요..

 

가요

 

기다릴게!

 

- 조심해요!
- 기다릴게!

 

기다릴게!

 

웨롱, 물이 무섭겠지만

 

아무 생각 말고 용기 내줘

 

내가 기다리고 있어, 기억해!

 

건너편에 내가 있으니까
꼭 오는 거야!

 

꼭...

 

뭐 해! 빨리 타!

 

타라고, 배에 올라타!

 

이거 놔요!

 

안 타면 죽어!

 

어서 타!

 

- 얘야, 어디 있니?
- 뚜껑 닫아!

 

엄마, 나 여기!

 

빨리 해!

 

전방의 선박은 들어라!

 

여기는 홍콩 경찰이다!

 

당장 배를 멈출 것을 명한다!

 

젠장, 경찰이야!

 

살 놈은 살겠지
전부 던져버려!

 

이봐!

 

왜 그래?

 

망할 자식들!

 

지금 즉시 배를 멈춰라!

 

저쪽이요, 저쪽이 가까워요!

 

저쪽, 저쪽으로...

 

고마워

 

- 팡따아룡, 자네였군
- 난 그런 사람 아니오

 

저쪽으로 가요!

 

뭐 해, 빨리 던져

 

웨롱!

 

웨롱!

 

내 마음속 이는 미소를 띤 사람

 

늦가을에도 봄빛을 내려주어요

 

내 마음속 이는 보물이 있어요

 

어둠 속의 태양 같은 그대예요

 

누구도 내게서
봄빛을 빼앗지 못해요

 

누구도 내게서
태양을 소멸 못해요

 

내 마음속 이여 슬퍼 말아요

 

미소 진 얼굴을
영원히 보여주세요

 

따아룡과 웨롱은
홍콩에서 결혼했고

 

따아룡은 아내와 같은 성으로
개명했다

 

그리고 1954년에
사랑의 결정체가 태어나자

 

이름을 '항생(홍콩 탄생)'이라고
지었다

 

츄샤오링은
기차역에서 3년을 기다렸고

 

부질없음을 알고
홍콩으로 와 평생 홀로 지냈다

 

- 계란 어떻게 해요?
- 세 개에 십 전이요

 

네 개 줘요, 주세요

 

고맙습니다

 

못 살겠네, 그래요

 

물건 삽니다

 

물건 팔아요

 

헤어졌던 따아룡과 웨롱의
아이들은

 

기차가 지날 때마다
부모님이 돌아오길 고대했고

 

언제나 실망하였다

 

어지럽던 시절에
많은 가정이 헤어졌다

 

따아룡과 웨롱은
힘들게 고생해 아이들을 찾아냈다

 

38년 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