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의 여름

 

내가 15살 때, 우리 가족은
여름을 보내러 섬으로 갔다

 

당시 그 곳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지형적으로나 외형적으로
눈에 띄는 섬은 아니었다

 

외롭게 지내지 않으려면
옆집의 이웃들에게

 

아이들도 섬에 데려와야
한다고 할 정도였다

 

1942년의 여름, 나는

 

친한 친구, 오스키

 

벤지와 함께 있었다

 

우리 셋은 일명

 

'끝내주는 트리오'였다

 

언덕 위에는

 

그녀의 집이 있었다

 

그녀를 처음 본 날 이후

 

내게 벌어진 일들은

 

여태까지 몰랐던 놀랍고
혼란스러운 것이었고

 

이제껏 누구에게서도

 

느끼지 못했던 확실하고
가슴 떨리고, 의미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침대로 데려 갈 거야

 

나무부터 내려놔야지

 

신났군

좋은 말로 할 때 내 놔!

 

허미
그만 보고 내려와

 

빨리 줘, 오스키!

 

여자 몸에 닿아 보고 싶어

 

실수로 넘어진 척 하면
절대 눈치 못 챌 거야

 

그럼 반칙이야

 

어떻게 해야 되는데?

 

말을 해야지

 

'미안해요' 하지 뭐

 

그런 거 말고

 

그냥 넘어지면 안 돼
그게 아니라구

왜 안돼?
'글레디스'한테 하듯이

 

걘 겨우 12살이야
뭘 알겠어?

 

몰라
걔는 가만히 있던데

 

놀랐겠지

나도 놀랐어
아무 느낌도 없었나 봐

 

벤지, 장난 좀 그만 해

 

쟤는 왜 저러나 몰라

 

감정도 없나봐

 

혼란스럽겠지

 

나도 그래

 

밤에도 잠을 못 자
자주 그래

 

괜찮아
나도 그래

 

- 너도?
- 응

 

깨어있으면 '베라 밀러'
생각에 미칠 것 같아

 

그래서?

 

- 베라가 미운데 말야
- 이런...

 

사랑에 빠진 걸까?

 

글쎄, 모르겠다

 

그런 게 아니면 좋겠어
걔가 미운데

 

그 앨 생각하면 어떤 느낌인데?

 

잊어버렸어

 

어떻게 도와줄까?

 

누가 도와 달래?

 

- 무슨 얘기하는데?
- 넌 이해 못할 얘기

나쁜 자식!

넌 그게 문제야, 벤지

 

나한테는 신경 끄고
여자나 좀 꼬셔 봐

알았어

 

알았다구? 놀랍군
어떻게 하는지는 아냐?

나도 알아

 

처음에 뭘 하는데?

 

- 여잘 느끼는 거지
- 틀렸어, 키스야

 

'글레디스'하곤 키스 안 했잖아

 

걔랑 사랑하는 게 아니잖아

여자와 사랑에 빠지면
제일 먼저 키스를 하는 거야

그렇지, 허미?

 

- 그게 예의지
- 꼭 그런 건 아냐

 

- 그건 필수야, 멍청아!
- 아냐!

 

네가 어떻게 알아?

 

책에서 봤어

 

가져간 걸 엄마가 알면...
그거 내 책 아냐

우리 엄마 것도 아니고
원래 저 집에 있었어

 

손자국이라도 냈다간
죽을 줄 알아

 

틀림없이 엄마가 찾으실 거야
책 중에서 제일 큰데다

그거 뺄 때 책이
10권이나 떨어졌단 말야

 

- 넘기지 마!
- 빨리 좀 봐

가만 좀 있어
빨리 못 읽는단 말야

 

됐어, 넘겨

 

세상에...
이게 다 사실이야?

그럼, 의학책인데
거짓말을 왜 하겠어?

 

이걸 어떻게 찍었지?

 

특수카메라가 있겠지

 

이런 건 어디서 현상을 할까?

샌더스 씨 같으면
당장 소년원에 보낼 걸?

 

자체적으로 해결할 거야

 

자기들이 직접 하겠지

 

- 나도 좀 보자
- 저리가, 벤지

- 넌 충격 받을 걸
- 내 책이야

 

- 정말 한다!
- 못 믿겠어

믿는 게 좋을 걸?

네게도 기회가 올 테니
어떻게 하는지 알아야지

세상에...
우리 부모님도 저랬단 말야?

어때서?

 

말도 안 되잖아

이런 말 해서 미안한데
원래 이렇게 하는 거야

날 무시하는데 계속 그럼
가만 안 있을 거야

사진으로 보면 말도 안 되지만

사랑하는 남녀에겐
즐거운 행위야

 

네가 어떻게 알아?
해 보지도 않았잖아

여기 그렇게 써 있어
여러 가지 색으로

 

그래서 키스를 하는 거래
서로를 알 기회를 주는 거지

 

일단 서로를 알고 나면
사랑에 빠지게 돼

사랑을 하면 이런 행위도...

전희!
'전희'라고 하는 거래

남녀는 옷을 벗고 전희를 한다

남자가 이렇게 하면
여자가 이렇게 하고

남자가 이렇게 한다
이게 바로 섹스구나!

이렇게 간단할 수가...

 

사진을 보기 전엔 나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어

이건 사진이야, 벤지
사진이라구

그림이 아니라
그림은 많이 봤어

이건 사진이라구

 

비상시엔 보직이 더 늘어나
350가지 보직이 있어

 

12가지 정도 더 추가되지

 

고기랑 부딪치면 배가
가라앉을 지도 몰라

- 배는 대개 30, 40노트로 가
- 그래

30, 40 노트라구?
진짜 그 속도로 가는 거야?

 

하나, 둘, 셋...

 

지루한 이 섬에 누가
침입이라도 하면 좋겠어

 

돌아버리겠네

 

저기 봐, 오스키
그 여자야

 

허미, 또 정신나간
사람처럼 그럴 거야?

 

너 도대체 왜 그래?
저 여잔 나이도 훨씬 많아

 

어디가 매력 있냐?

 

마음이 그런가 보지
둘이 벌써 마음이 통했나?

 

가서 인사라도 해 봐
어서 가봐

그만 해

 

왜 그래? 네 운명의
상대라면 인사라도 해야지

 

어서 가
인사하는 것 좀 보자

얼마나 화끈한지
한 번 보여줘 봐

- 그만 하라고 했어
- 뭘 꾸물거려?

가서 인사해 봐
어서...

인사하는지 보자

 

가서 인사해!

 

핑크색 수영복 아가씨!
허미는 덮치기 선수래요!

 

- 무서우니 조심해요
- 독일인이래요

- 나치 스파이예요!
- 섹스광이래요!

허미는 덮치기 선수래요

 

덤벼 봐

 

어서 덤벼
장난으로 한 소리야

 

농담이었다구

 

조심해, 오스키

 

그만 하자, 허미

 

그만하자구!

 

놔줄게

 

그만 놔주겠어

 

좋아

 

그러지 마, 허미
제정신이야?

넌 제정신이 아냐

 

이만하면 됐어, 그만해

 

망할 자식!

 

죽었는지 꼼짝도 안 해
젠장!

 

내버려 둬
두고 가자

 

저 자식이 내 얼굴에
모래를 뿌렸어

두고 보자, 허미

 

나쁜 자식들!

 

- 허미, 어디 가니?
- 망고행성이요

- 아직 8시도 안 됐어
- 그래서 어쩌라구요?

- 아침은 뭐 먹었니?
- 코끼리요!

- 신문 좀 사 오렴
- 알았어요!

- 아빠 보실 타임지도
- 지겨워

 

제가 좀 도와드릴까요?

 

고마워

 

이렇게 많이 살 줄 몰랐어
차를 가져 올 걸

 

차가 있으면 좋을 텐데

 

정말 차가 있어야겠네요

네 말이 맞아
하나는 내가 들게

 

아뇨, 괜찮아요

 

조금씩 나눠서 들자
그러는 게 좋겠어

사례는 할게

 

그러실 필요 없어요

- 집까지 한참 걸어야 돼
- 어딘지 알아요

- 그래?
- 네, 저쪽이죠?

 

- 정말 괜찮겠니?
- 그럼요

 

- 하나는 내가 들게
- 걱정 마세요

 

- 섬에 사니?
- 여름동안만요

 

- 가족들도 같이?
- 네

 

저한텐 신경 안 써요
제 맘대로 하고 있죠

 

- 꽃 예쁘지?
- 그러네요

또 사고 말았네

 

오늘 12장 짜리 편질 받았어

 

- 좋겠네요
- 그래

 

허미!

 

누가 널 불러

 

저 아녜요

 

- 이름이 '허미' 아냐?
- 맞아요

 

뒤에서 누가 부르는데?

 

아니에요

 

'허미'라고 불렀어

 

허미는 흔한 이름이죠

 

다 왔어

 

더 갈 수도 있는데

 

- 그럴 필요 없어
- 알았어요

 

- 안에다 들여놔 줄래?
- 그럼요

 

잠깐만

 

됐다

 

- 부엌에 내려 줄래?
- 알겠어요

 

식탁에 그냥 둬

 

봉지를 좀 질기게 만들지

 

그러게 말야

 

사례를 해야지

그럴 생각 없었어요

 

어떻게 보답하지?

 

정말 괜찮아요

 

커피 마실 건데
너도 마실래?

 

좋죠

 

앉아

 

도넛이 있었지
먹어 봐

 

커피 금방 갖다줄게

 

커피 마시지?

 

하루에 한 두 잔은 마셔요

 

- 우유 넣어 줄게
- 아뇨, 블랙으로 주세요

 

- 고등학생이니?
- 2학년이요

 

더 많은 줄 알았어

 

내년이면 3학년이죠

 

너무 조급해 하지 마
군대 가면 다 끝이니까

 

입대할 준비가 돼 있어요

 

비행조종 수업도 듣고 있죠
공군에 입대할 거예요

 

형과 함께 근무할 지도 몰라요
형이 낙하산병이거든요

 

내가 형을 수송할지도 모르죠

 

형이 낙하산병이라구?

 

아뇨, 고등학생 누나가 있죠

 

커피 다 됐어

 

괜찮을지 모르겠네
아침에 뽑은 거라

 

괜찮은데요

 

설탕도 있는데, 넣을래?

 

아뇨, 괜찮아요
블랙으로 마실래요

 

내 정신 좀 봐
되게 뜨거운데, 괜찮니?

우유 갖다 줄게

혹시 얼음물 있어요?

 

커피에다 넣어줄게
아이스 커피로 마셔

 

- 고마워요
- 미안해

 

- 정말 괜찮아?
- 걱정 마세요

 

정말 미안해

 

여기에 친구들은 좀 있니?

 

두 명 있어요

 

애들이 좀 유치하죠

 

낮에는 뭐하고 지내?

 

요즘엔 농구에 관심이 많아요
야구에 대해선 많이 알아요

 

야구할 땐 등을 굽히면 안 되죠

 

그래, 맞아

 

음악 좋아해?

 

그럼요
음악에 재능이 있는 편이죠

악기 연주도 할 줄 아니?

 

네, 노래를 하죠

 

인간의 목소리 자체가 악기예요

그래, 맞아

 

기분 전환으로 휘파람을 불죠

 

그러니?

 

도넛 좋아하세요?

맛있어

집에 가야겠어요

 

지금 가야 돼?

 

- 그만 가 봐야죠
- 잠깐만

 

도넛이라도 갖고 가
이거라도 받아 줘

 

- 고마워요
- 내가 고맙지

 

뭘요, 즐거웠어요

다음엔 차를 가져가야지

그러는 게 좋겠어요
탈장될 수도 있어요

 

잘 가, 허미
고마웠어

 

안녕히 계세요

 

다음에 또 보자

 

제겐 영광이죠

 

안녕

 

잘 있어요

 

탈장이라니... 이 바보

 

- 허미!
- 야!

 

허미!
잠깐만

 

기다려

 

잘 있었냐?

 

오랜만이다

그 여자 짐을 들어주더니
10분이나 있다 나오네

뭐했냐?

- 차 마셨어
- 농담하지 마

 

- 재밌게 해 줬어?
- 넌 그거밖에 몰라?

저 여자가 어른이니까
그런 거 바란 거 아냐?

어떻게 해 줬는데?

 

도넛 줬다, 왜?

 

- 향수냄새가 진동했지?
- 그만 좀 해

 

10분 동안 뭐했는지
처음부터 다 얘기해 봐

 

시간가는 줄도 몰랐어
너무 빨리 지나갔어

 

나 같으면 가만 안 있었겠다

 

철 좀 들어라

여잘 아는 덴 문제없어
우리 형은 맨날 하는 걸

치과는 어쩌고?

갑자기 딴 소리 하지 말고
그 여자랑 뭐했는지 말해 봐

말하기 싫어

저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고
뭔 일 있었지?

저리 꺼져, 무슨 일 있었던 것처럼
지어내기 싫어

 

니들은 안 믿을 게 뻔하지만
애석하게도 아무 일도 없었어

젠장!
이름도 모른다구!

그 말을 믿으라고?

믿든 말든 맘대로 해
집에 갈 거야

 

아빠한테 신문이랑 타임지
갖다드려야 돼

 

집에 간다구?

 

그래, 간다

 

생각할 것도 있고
집에 갈 거야

- 이따 뭐 할 거야?
- 콱 죽어버릴 거다!

- 그것 말고
- 나도 몰라, 묻지 마

 

탈장이라니, 멍청이...

 

안녕!
영화 보기 좋은 밤이지?

 

몇 살인데, 늦게까지
돌아다녀도 돼?

 

친구 둘도 같이 왔는데

 

얼굴에 아이스크림 묻었어

 

아, 향수냄새!
좋은데?

 

내 친구들하고 영화
같이 보지 않을래?

티켓 값은 각자 내고?

 

그래, 음료는 우리가 살게

 

- 친구는 어딨어?
- 저기 있는 녀석들이야

 

- 어디?
- 저기

 

웃어, 어린 티 내지 마

 

가자

 

이리 온다

 

- 떨지 마
- 땀 나

 

긴장 풀어

 

여긴 허미, 벤지
이 쪽은 '미리엄'

 

여긴 '애기', '글로리아'

 

보자, 둘다 지적이니까
허미는 애기랑 짝하고

 

벤지, 넌 글로리아랑...

 

나 집에 가야 돼

글로리아가 안 가면
우리도 안 갈래

벤지!

- 난 괜찮아
- 그런 게 어딨어

정말 괜찮아, 내키지 않아

- 그럼 우리도 안 갈래
- 우리끼리 가자

우린 친구야
같이 가야 돼

- 너희끼리 가
- 우리끼리 가라잖아

- 아냐
- 그렇게 하자

진심이 아냐!

벌써 갔어
어서 줄이나 서자

즐겨야지
영화를 놓치면 안 되잖아

 

- 반가워
- 나도

 

15센트 짜리 사탕 먹자

 

그래, 물론이지

 

- 15센트 줘
- 알았어

 

벤지, 바보 같은 놈!

 

- 아직 어려서 그래
- 다 망칠 뻔했잖아

 

- 이걸 어쩌나?
- 왜?

 

10센트만 빌려 줘

 

5센트 여깄어
1센트 짜리도 있다

 

쟤네들 꾸미는 것 좀 봐

 

잘해 봐

 

틈을 보이면 시도해봐야지
난 준비 다 됐어

 

기회만 있어봐, 안 놓칠 거야

 

- 허미, 안녕
- 안녕하세요?

- 영화 보러 왔니?
- 네

그래? 담에 또 봐

 

널 아는데?

- 당황했네
- 왜?

 

저쪽을 보고 얘기하잖아

허미, 잠깐만
목요일 오후에 집에 올래?

옮길 게 있는데 네가
좀 도와주면 좋겠어

- 그러죠
- 좋아

목요일 아침이 낫겠다
10시쯤에, 괜찮겠니?

 

- 커피도 주는 거죠?
- 그럼, 블랙으로?

목요일에 보자
영화 재밌게 봐

 

- 또 가는 거야?
- 조용히 해

집에 갈 거잖아
세상에 이럴 수가

널 좋아하나 봐
10시에 커피를 마시자구?

입 좀 다물어

너무 흥분돼
불이 꺼지면 몸을 만질 거야

제정신이야?
영화 끝날 때까지도 못 기다려?

못 참겠어

 

우스운 이름이죠?

 

아버지가 존경하던
교수님 이름을 따서 지었대요

대학 땐 J. D.라고 불렀고
아내는 날 J. 듀보라고 불렀죠

 

친구들한텐 '제리'로 통해요

 

당신 이름을 가르쳐 주겠소?

제 이름은 '베일'이에요
v,a,l,e 요

 

탑승자 명단에는 보스턴의
C. vale이라고 되어있죠

그만 좀 해!

- 보스턴의 베일이라?
- 그렇다고 쳐요

어떤 사람요?
미혼인지 기혼인지도 몰라요

 

숙모님이세요
누구나 한 명씩은 있잖아요

그래서요?

 

제 이름은 '샬롯 베일'이에요
미혼이구요

 

참으로 기적 같은 일이군요
당신 아이를 가진 것처럼

 

그만 하라니까!

 

우리 둘 다 그 애를 사랑했단
환상에 빠지곤 했어요

그 앨 위한 최선은 잠깐이라도
우리 아이처럼 아껴주는 거겠죠

 

하지만 당신은 그러지 않았어요

 

난 감정만 앞세우는 바보였어요
그런 경향이 있죠

 

잠깐

 

티나를 동정심에서 키우는 거요?
그렇지 않았잖소?

 

아직 날 사랑하는 거 알아요
영원히 식지 않으리란 것도

 

하고 싶은 대로 해요
무시하고, 부정하고, 갈망해요

 

그만 하라고 했어

 

가게 해 줘요

 

샬롯

 

제발 놔 주세요

 

제퀴스 박사가
우리에 대해 알아요

 

티나를 데리고 갔을 때 내가
시험 당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요?

 

당신과 나의 관계를
남들이 주시하고 있단 거예요

 

시험삼아 방문해보라더군요
그런 시험은 참을 수 없어요

 

티나를 잃을 거예요
우리도 서로를 잃을 거구요

 

제리, 도와줘요

 

- 담배 한 대 피겠소?
- 좋아요

 

가끔 찾아가도 되겠소?

 

언제든지
당신 집인 걸요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고

 

당신과 티나를 보면
마음이 안정되오

 

그럼요
잠깐, 이번 뿐만은 아니겠죠?

 

우리가 가진 걸 지키는데
당신도 도와줄 거죠?

 

우리 것으로 영역 지어진 걸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해요

 

당신 아이에 대해서도
의논해 봐야죠

우리 아이요

 

고마워요

 

행복하오, 샬롯?

 

제리, 달에게 묻지 말아요
별을 보고 얘기해요

 

집은 어디야?

 

해변에 가서 같이
파도 보지 않을래?

안 돼, 늦었어
집에 가야 돼

- 같이 가자
- 안 돼

 

내일 해변에서 봐
해변에 올 거지?

 

- 올 때까지 기다릴게
- 내일 봐

 

잘 가

 

가자

 

- 어땠어?
- 좋았어

뭐했어?

 

- 가슴 만졌어
- 거짓말!

 

- 10분도 넘게 그랬어
- 죽이네

 

- 11분 내내 말야
- 시간도 쟀어?

 

 

8분 동안 '라일라 해리슨'
가슴 만진 게 최고기록인데

- 기록을 깼구나!
- 3분이나 늘었지

 

느낌은 어땠어?

 

느낌이 어떠냐구?
가슴 만지는 느낌이지 뭐

 

팔 만질 때랑 비슷해?

 

- 팔?
- 그래

 

아냐, 가슴 느낌이라니까

팔 같은 느낌이었을 거야

 

- 왜 그렇게 생각해?
- 팔이었으니까

 

너 대체 왜 그래?

넌 팔을 만졌어, 내가 봤어
사실을 말하고 싶은 거야

팔을 11분이나 잡고 있었어
멍청아

 

'라일라 해리슨'의 기록을
못 깬 거라구

 

망할 자식
거짓말 하지 마

거짓말 아냐, 진짜

 

팔이라구?

 

내가 팔을 잡고 있었단 말야?

그래, 사랑스런 팔이지

 

- 이 나쁜 자식
- 뭐야?

- 그걸 왜 말해?
- 뭐가?

가슴이라고 생각하게
그냥 두면 안돼?

진실을 알아야지

그런 실수 다신 하지 말라고
알려주는 거야

괜히 심술나서 그러지?
이 망할 자식아!

네가 팔을 잡던 말던
나랑 무슨 상관 있겠어?

진실을 똑바로 알라는 거야
시간까지 재면서 기록이라고?

 

그래, 네 말이 맞아

 

'애기'를 어떻게 보지?

 

긴소매를 입고 있었어

 

- 팔이라구?
- 11분이나...

팔이었다구?

 

'라일라' 기록도 그대로야

'라일라 해리슨'
그만 좀 해!

 

사랑을 하면 모든 게 즐겁죠

 

웃는 모습이 예뻐요

 

커피맛 황홀했어요
황홀했어요...

 

허미, 너니?

 

들어와, 문 열렸어

 

금방 나갈게, 좀 앉아

 

그럴게요, 네...

 

안녕

 

안녕하세요

 

커피는 좀 있다 마시자
괜찮지?

 

그래요

 

괜찮아요

 

- 커피맛 황홀했어요
- 고마워

 

오라고 해서 불편한 건
아닌지 모르겠네

 

괜찮아요

 

- 뭐가 있니?
- 먼지요

 

- 나도 좀 보자
- 그러세요

 

공간이 제법 많네
끄떡없겠어

 

고마워
네 말대로 먼지가 많구나

 

웃는 모습이 예뻐요

 

내가 밑에서 상자를 하나씩
올려주는 게 나을 것 같아

- 그렇지?
- 그래요, 알았어요

 

괜찮니?

 

 

왜 그래?
정말 괜찮은 거야?

 

 

다리를 떨고 있잖아

 

사다리가 낡았나 봐요

 

내가 잡아 줄까?

 

상자나 올려주세요

 

두 개 남았어

 

끝났어, 내려 와

 

수고했어

 

이번엔 거절하지 말고 받아

 

받을 수 없어요

받아 줘
혼자선 엄두도 못 냈을 거야

 

괜찮아요

 

당신이 좋아요

 

기분은 좋은데
나도 네가 좋아

 

아무나 좋아하는 건 아녜요

 

허미!

 

야, 허미
이리 와 봐

 

빨리 와 보라니까!

 

올라 와, 어서
가서 뭐했어?

- 아무 일도 없었어
- 정말 아무 일 없었어?

아무 일도...

얘기 좀 해 봐
안에서 뭐했어?

그냥 이런 저런 얘기하다

 

같이 다락에 짐을 올렸어

 

그리곤 내게 키스했어

- 키스를 해?
- 그래, 여기

 

- 립스틱 자국 보이지?
- 정말이네, 립스틱이야

 

- 피야, 모기가 문 거야
- 립스틱 맞다니까!

 

- 진짜 립스틱이야
- 키스를 받은 건 나야

 

피라니까
그 여잔 흡혈귀야

 

언제든지 와도 된다고 했어

너 진짜 땡잡았다
정말 그런 것 같아

 

벤지, 그 책 한 번만 더 보자

안돼, 저번에
침흘리면서 다 봤잖아

구겨지면 나만 혼난단 말야

대신 이 망원경 줄게

섬 위로 적군 비행기가
날아가면 볼 수도 있어

- 넌 영웅이 되는 거야
- 여긴 새밖에 없어

- 걔네들이 적군일지도 몰라
- 안 된다니까!

손해볼 것 없잖아
이틀만 빌려주면 망원경 줄게

하루 저녁만 보면 돼

 

시키는 대로 안 하면
콧대가 부러질 줄 알아

- 싫다니까!
- 가자, 허미

 

벤지, 어서 와

 

빨리 좀 와

 

어서 와

 

빨리 빨리

 

들어가

 

빨리 와

 

- 소리내지 마
- 알았어

 

빨랑 들어와

 

허미, 방금 네 방 청소했다

 

도사네!

 

- 종이 어딨어?
- 서랍에

 

- 먹지는 어디다 뒀어?
- 거기 있잖아

 

뭐하는 거야?

복사본 만들려고
나 하나, 너 하나

갖고 다니면서
수시로 보고 배워야지

 

배워서 뭐하게?

그 여자랑 만나는데
책끼고 갈 거야?

내가 요약해 줄게
요점만 집어서

이것만 마스터하면
문제없을 거야

 

난 좀 복잡해
그 여잘 사랑하는 것 같아

 

그래서?

 

그러고 싶지 않아

 

그녀를 존중해

네가 뭘 모르는데
여자를 존중하는 건 좋지만

네가 그 여자랑 안 자면
그 여잔 널 존중하지 않아

 

아닐 거야

그렇다니까!
우리형이 그랬어

여자들은 원래 그렇대
거부하면서도 그래주길 바란대

못하게 하면서도 속으론
그러고 싶어한다니까

 

- 그래, 알았어
- 이거나 빨리 외워

 

- 말도 안돼
- 뭐가?

3번 말야

 

그게 어때서?

 

이런 단어는 들어본 적 없어

 

라틴어야
어원이 라틴어래

 

- 어떻게 읽는지도 몰라
- 누가 읽으래?

그대로 하면 돼!

어디 있는지도 몰라!

 

4번은 대체 뭐야?

 

그것도 라틴어야
다 라틴어라구, 멍청아

그래? 이런 건 대체
어디 붙어 있는 거야?

 

아마 한 군데 몰려있을 걸
찾아보면 보이겠지

여자도 같이 도와줄 거야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 6번이 진짜 중요해
- 전희

맞아, 명심하도록 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전희를 할까요'라고
얘기해야 되나?

- 말은 필요 없다고 했잖아!
- 그래?

 

2번에선 얘기하라고 했는데

진도가 6번까지 나가면
말은 필요 없는 거야

신음과 숨소리만 있지
신음과 숨소리!

 

내가 아픈 줄 알면?

여자도 같이 신음하고
숨소리만 낼 거야

 

꽤나 시끄럽겠다
와...

 

오늘 미리엄 얘길 들었어
해안구조대원이 그러는데

미리엄이 한 번
시작했다 하면 화끈하대

난 땡잡았어

 

여기 12항목대로 다하면
임신할 지도 몰라

 

지금 내 처지에 아기를
키우는 건 불가능해

다 끝장이야!

 

너 정말 아무 것도 몰라?
이런 멍청이

 

멍청한 소린지 모르지만
아빠가 되고 싶진 않아

 

그런 실수를 하긴 싫어

 

예방책을 쓰면 되지

 

콘돔 말야
들어본 적은 있겠지?

그래, 들어 봤어

그걸 사용하는 거야
내 건 미리 준비해 뒀지

 

우리형이 군대갈 때
나한테 주고 갔어

 

그때부터 계속 갖고 다녔지
행운의 부적이야

 

이거 나한테 팔아

우리 형이 준 거야
집안의 가보라구

 

네 건 알아서 구해
슈퍼에 가봐

 

모험하기 싫어
미성년자인 줄 알 거야

 

슈퍼엔 여자들도 많다구

그럼 어디 가서 살 거야?
스포츠 용품점?

 

네가 진정한 친구라면
빌려줄 수도 있잖아

뭐?

 

돌려줄게

 

너 혹시 호모 아니야?

 

- 됐어, 안 빌려줘도 돼
- 정말 아무 것도 모르네

콘돔은 한 번 쓰고 버리는 거야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같이 쓸 순 없어

 

- 다 그만둘래
- 모두 널 위해서야

 

네 친구로서...
곧 필요하게 될 거야

 

됐어, 그만둬

 

안돼, 약속까지 했어

 

- 무슨 약속?
- 오늘 밤 해변에서

 

나랑 미리엄, 너, 애기랑
머쉬멜로우 구워먹기로 했어

피하려고 하지 마
약속했으니까

 

이거나 잘 알아둬

 

난 '애기' 별로야

나이든 여잘 상대하려면
미리 연습을 좀 해야지

'애기'밖에 없잖아

 

- 너 정말 미쳤구나
- 그래, 나 미쳤다

미안, 들어봐

 

12항목을 다 하라는 게 아냐
어차피 다 믿지도 않으니까

2번까지만 해도 충분해
알겠지? 시도라도 해보자구

그만 둬
그러고 싶지 않아

맙소사, '애기'라니...

내일 아침이면
나한테 고마울 걸

이따 밤에 난 머쉬멜로우,
넌 콘돔 갖고 오는 거다

 

- 뭐해?
- 알았어

 

들어 가, 어서

 

- 더 필요한 거 없어요?
- 생선기름 하나 주세요

- 싫어
- 너한테 좋은 거야

 

2달러 18센트군요
또 오세요

 

- 알았어요
- 어서 가자

 

뭐 찾니?

 

그냥 보려구요

 

샀어?

 

아직

빨리 사

 

여자가 있어

 

- 됐어, 가
- 알았어

- 어서, 가!
- 알았어

 

빨리

 

뭐냐?

 

저예요, 좀 전에 왔던...

 

바람 쐬러 나갔다 왔어요

 

뭘 찾고 있니?
말해 봐

 

제가 찾아볼게요

 

말해 봐, 찾아줄게

 

말씀드릴게요
생각났어요

 

뭐냐?

 

딸기 아이스크림요

 

알았다, 이리 오렴

 

몇 스푼?

 

세 개 짜리 주세요

 

여깄다, 10센트야

 

또 있어요
방금 생각났어요

 

뭐냐?

 

초콜릿 뿌려주세요

 

알았다

 

뿌렸다, 자

고마워요

 

그럼 12센트다

 

더 필요한 건 없니?

 

성가시게 해서 죄송하지만, 저...

 

말해 봐

 

- 냅킨 좀 주세요
- 그래

 

- 또 있니?
- 콘돔도 주세요

 

뭐?

 

그것도 있죠?

 

뭐 말이냐?

 

아시잖아요

 

- 피임도구?
- 예, 그거요

 

- 네가 사려고?
- 네

 

- 어디 쓸려고?
- 잘 아시잖아요

 

알았다

 

어느 브랜드로 줄까?

 

- 브랜드요?
- 브랜드, 모양을 택해

 

- 많이 쓰는 걸로요
- 이 중에서 골라봐

 

많기도 하네요

 

어떤 걸로 할래?

 

- 파란색이요
- 몇 개나 필요해?

 

36개요

 

요란한 파티라도 하니?

 

그런 건 아니구요

 

- 12달러다
- 12달러요?

아이스크림은 12센트

 

- 12개엔 얼마죠?
- 4달러

 

- 1달러엔 몇 개예요?
- 3개

 

- 2개만 주세요
- 3개가 한 상자야

 

그럼 아이스크림 값이
모자라네요

 

알았다
재미도 재미지만

 

- 너 몇 살이니?
- 16살이요

 

- 정말?
- 생일 지나면요

 

이걸 어디다 쓸 거냐?

 

심부름 온 거예요
우리 형이요

 

왜 형이 직접 안 오고?

 

아프거든요

 

아픈데 이게 필요하대?

 

낫고 나면 필요해서요

 

군인이거든요

 

어디다 쓰는 건지 아니?

 

그럼요, 물을 넣어서
지붕에 던지는 거잖아요

 

어디다 쓰는 건지
교육 좀 받아야겠다

 

알아요, 어디 쓰는 건지
형이 가르쳐 줬어요

 

아이스크림 값은 여기서 제하마

 

네, 여기요

 

고맙습니다

 

- 안녕, 허미
- 안녕

 

저번에 정말 즐거웠어

 

- 팔 세게 잡아서 미안해
- 괜찮아

 

- 다 나았니?
- 그래, 거의

오늘 밤 기대할게

 

오스키가 밖에 있어서
걔가 머쉬멜로우 가져 올 거야

나도 봤어
넌 뭘 갖고 올거야?

 

그럼 나중에 보자
밤에 갈게

잘가

 

머쉬멜로우 더 먹을래?

 

그래
쟤네들은 좀 안 줘도 되니?

 

괜찮을 거야

 

둘이 많이 친해졌나 봐

 

그래, 그런가 봐

 

허미!

 

허미!

 

잠깐만 갔다올게

- 그래
- 고마워

 

- 왜?
- 요약한 것 좀 보여줘

내건 젖어서 다 구겨졌어
빨리 좀 내놔

 

- 어디까지 나갔어?
- 6번

6번은 '전희'잖아!
정말이야?

그래, 미리엄은
9번까지 갈 건가 봐

 

농담이지?

진짜라니까!
쟨 너무 진도가 빨라

 

이런, 세상에...

 

'애기'랑은 어때?

 

- 머쉬멜로우만 먹고 있어
- 이럴 시간 없어, 나 간다

 

- 오스키야
- 그래

 

- 더 먹을래?
- 그 종이는 뭐야?

 

이거?

 

지도야

 

보물 지도 같은 거?

 

- 맞아, 그런 거야
- 나도 좀 보자

 

머쉬멜로우 더 먹어

 

알았어

 

허미!

 

허미

 

- 이런, 또 왔네
- 가 봐

 

고마워

 

- 왜?
- 콘돔 하나만 줘

 

네 건 어쩌고?

못 쓰게 됐어
오래 두면 안 돼나 봐

 

어서, 빨리 줘봐

 

얼른... 춥다

 

고맙단 말도 안 하냐?

 

고마워, 허미

 

뭐가 고맙단 거야?

 

여자니까

 

알았어

 

- 뭐가 '알았어'야?
- 뭐라구?

 

알았다며?
뭘 알았는데?

 

나도 몰라

 

- 그럼 알았다고 하면 안 되지
- 알았어

 

콘돔 또 필요해?

 

산소호흡기 좀 주라

 

하나만 더 줘

 

12번까지 아직 다 못했어?

못하긴
12번보다 훨씬 더 갔다

 

책에는 거기까지잖아?
12번 다음엔 뭔데?

 

13, 14, 15번...
넌 모를 거다

 

16, 17, 18...

 

나, 미리엄이랑 집에 갈래

 

그래, 알았어
내가 바래다줄게

미리엄이랑 갈래

 

애기!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다
내가 데려다 줄게

 

뭐하세요?

 

허미구나, 안녕?

 

- 어떻게 지내셨어요?
- 잘 지냈지, 넌?

 

- 저두요
- 다행이구나

 

정말 아름다운 아침이야!
날씨가 화창하겠어

 

그러네요

 

올려놓은 상자는 어때요
괜찮아요?

 

응, 문제없어
위에 잘 있단다

 

별 문제 없을 거예요

 

영화 보러 갈래요?
저번에 본 영화지만...

 

한 번 더 어때요?

 

글쎄, 별로네

 

아뇨, 괜찮아요
결말을 알면 재미가 없죠

 

물이 들어오네요

 

정말 그러네

 

또 옮길 거 없어요?

 

아니, 이젠 없는데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세요

 

그럴게, 고마워

 

오늘 밤 집에 계실 거예요?

 

왜?

 

잠깐 들를까 하구요
이웃이잖아요

 

언제든지 오렴

 

꼭 간다는 건 아니구요
부담 갖지 마세요

알았어

 

늦겠다, 우체국에
편지 부치러 가야 돼

 

제가 갔다올까요?

아냐, 해외로 가는 거라
우편 요금이 비싸

 

어쨌든 고마워

 

잠깐만요!

 

아직 이름도 몰라요

 

'도로시'야

 

우리 고양이도 '도로시'였는데
트럭에 치여 죽었죠

 

잘 가

 

안녕

 

- 있잖아
- 뭐?

 

다 끝났어

 

뭐가?

 

'미리엄'이랑

 

- 이유가 뭔데?
- 말하기도 창피해

- 그럼 얘기하지 마
- 못 믿을 거다

어젯밤 이후론
뭐든 다 믿게 됐어

그런 게 아냐

 

- 나 지금 바빠
- 아까 오후에 좀 다퉜어

 

사과하러 걔네 집에 갔는데

 

맹장에 걸려서 육지로 데려간대

빨리 갔다 왔으면 좋겠어

 

그 앨 위해서도 가슴엔
흉터가 안 남았으면 좋겠어

 

흉터가 심하진 않을 거야

데이트를 취소하려고 했대
그리곤 맹장이란 걸 알았지

 

나랑 끝내려고 했나 봐

 

들것에 실려 모터보트를
타고 가 버렸어

 

차라리 잘 된 건지도 몰라

잘 되다니?
어떻게 그렇게 말하냐?

난 별로 관심 없었으니까

거짓말 마! 관심 있었어
어젯밤에 한참동안 보고 있었잖아

네가 보는 거 알고 있었어

슬쩍 봤을 뿐이야
입 좀 다물어

시시콜콜 네 얘기 듣기 싫어

- 내 얘기 듣기 싫다구?
- 그래, 듣기 싫어

- 다 얘기해 주려고 했는데
- 하지 마

 

알았어, 네가 듣고 싶어해도
말 안 해줄 거야

괜찮아

 

너 요즘 이상해졌어

- 정상이 아니야
- 그래?

 

- 그 여자 집에 가는 거냐?
- 상관 마

요점정리는 잘 넣었어?

 

그런 거 때문에 가는 거 아냐
넌 멍청해서 이해 못할 거다

 

멍청이?
내가 왜 멍청이야?

저리 좀 가!

어디가 그렇게 좋아?

나도 몰라!

콘돔은 챙겼어?

 

넌 진짜 코미디언이야

널 도운 게 후회막급이다

눈물나게 고맙군

내 망원경 포기하면서까지
도와줬는데, 제기랄!

도저히 더는 못 참겠다
넌 호모야!

 

그래, 참을 네가 아니지
이 떠벌이야!

 

호모자식!

 

계세요?

 

안 계세요?

 

저예요

 

안에 없어요?

 

안 계세요?

 

도로시, 저예요
허미라구요

 

당신의 남편 '우삭'은 프랑스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중 사망했습니다

 

허미, 왔니?

 

안녕하세요

 

내 꼴 엉망이지?

 

아니에요

 

아니야

 

유감이에요

 

잘 자, 허미

 

잘 자요

 

미리엄이 다 나았어

 

아침에 그 애 엄마를 만났는데

 

사실 수술도 안 했대
꼼짝 못한대

 

안심이긴 하지만
여름을 거기서 지낼 거래

 

여기로 다신 안 온대

 

내 인생의 첫 여자가
바람과 함께 사라졌어

 

벤지 못 봤어?

그 자식이 아직도
내 망원경 갖고 있는데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너무 낙심하지 마

 

말 안 해줘도 돼

 

말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은데 굳이 하진 마

 

인생에 때론 고통도 있어

 

오늘밤 해안 경비대 초소나
습격할래?

 

놀라게 해 주자

 

'허미에게'

 

허미에게
난 이 집을 떠나

 

이해할 거라 믿어
해야 할 일이 많아

 

어젯밤 일에 대해선
굳이 변명하고 싶진 않아

 

시간이 가면 너도

 

그 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알게 될 테니까

 

난 널 기억할 거야

 

어제의 어리석은 내 행동을
용서해 주길 바래

 

네가 잘 되길 빌게
좋은 일만 있기를...

 

도로시가

 

그녀를 다신 볼 수 없었고
어떠한 소식도 들을 수 없었다

 

당시 그녀와 난 달랐고

 

어울릴 수 없었다

 

우리가 느낀 감정을 이해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인생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다

 

가지는 게 있으면 그 뒤엔
항상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1942년 그 해 여름

 

오스키와 난 해안경비대 초소를
4번이나 습격했다

 

영화를 5번 보았고
9일 동안 비가 내렸다

 

벤지는 시계를 깨뜨렸고

 

오스키는 하모니카
배우는 걸 포기했다

 

특별한 그 경험으로 난
영원히 '허미'를 잃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