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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macine(2009.5)

 

4월

 

1994년 3월 28일
저녁의 선거 결과

 

"실비오 베룰로스코니가

 

싸움에서 이겼습니다

 

아주 대담한 승리라고
해야겠군요

 

모든 상황과 모두를 제끼고
왜냐?

 

다수 언론의 소유자인데도
승리해서입니다

 

라디오와 TV 매체들

 

다들 충고했는데도 말입니다

 

친구들이
나서지 말라고 했습니다

 

비밀이랄 것도 없지만

 

오늘 저한테
전화를 하셨더군요

 

로마로 가는 길에요

 

이 승리의 댓가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이를테면
친구 간의 통화였습니다

 

벌써 말씀하시는게

 

정치가 같았어요

 

벌써 거리감이
느껴졌습니다

 

제 윗분이셨고

 

저는 여기서 뉴스를
진행하던 사이였는데

 

여기서 5년 동안
마음놓고 일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내가 뭐라겠냐

 

"숨 좀 돌립니다"

 

- 돼버렸네요,돼버렸어
- 안됐지만...

 

"그렇게 장담하던
좌파민주당,PDS 지도자들은

 

현장에 별로 모습을
보이지 않는군요

 

완전히 자리를 떴습니다

 

너무나 당혹스러운 결과에

 

지도부는 굳게
말문을 닫았습니다

 

나와 줄 것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했습니다"

 

나와,나와 봐!

 

이기면 빼입고 나와서
준비한 연설을 했겠지

 

나와 해보라구

 

졌어도
밥먹듯이 지지만

 

위엄있게 한마디는
해야될거 아냐

 

11시 반인데
저러고들 있네!

 

1994년 3월 28일 밤

 

우파 승리

 

살다가 처음 보네
한대 펴야지

 

마리화나
어쩌겠어요

 

"아들애가 그랬습니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아빠 직업이 뭐냐고 묻길래

 

'아빠는 TV 수리공이야'
했답니다

 

지금 애한테
이야기해줘야겠습니다

 

이제 아빠는
이탈리아를 수리하느라

 

TV 고칠 시간이 없을거라고"

 

프랑스에서
선거 지켜봤어요

 

총리가 TV 방송을
세개 가지고 있다면서요?

 

- 그래요
- 프랑스에서는 그럴 수 없는데

 

법으로요
반독점법이 없나요?

 

있어요
있어도...없는거지 뭐

 

궁금하군요

 

어떻게 이탈리아에서 이런 일이
안 그래요?

 

웃기고 별나요

 

민주주의 국가에서
파시스트당이 정부라니

 

뭐 그 당도
변하겠지요

 

이름만 바꾸는거에요
다 똑같지

 

이탈리아에 관한 다큐멘타리를
만들지 그래요,정치를 다룬

 

아주 유머러스하면서도
공공성 있는걸로

 

기억은 잊혀지잖아요

 

한번 점검해봐야 해요

 

그래,이 나라를
점검해보라고

 

프랑스 기자가 지적했어

 

선거에서 승리해
우파연립정부가 선 뒤에

 

레지스탕스운동에 관해
말들이 많았지

 

빨치산들의 동기가 어떻니
파시스트들의 동기가 어떻니

 

서로 이쪽이 옳으니
저쪽이 옳으니

 

동기가 여긴 이렇고
저긴 저렇고

 

어떤 의무감으로
4월 25일

 

나치 해방기념일에

 

밀라노에서의 대집회를
찍기로 작정했다

 

그러나 종일 비가 내렸다
찍은 것은 우산뿐이었다

 

우산,우산들...

 

우리의 구속의 표상이다

 

검은 깃발을 휘날리자
아니!

 

우리의 구속의 표상이다

 

검은 깃발을 휘날리자
아니!

 

적기를 휘날리자
그래!

 

적기를 휘날리자
그래!

 

우리의 해방의 표상이다

 

적기를 휘날리자
그래!

 

1년 반 뒤

 

94년 3월 선거로부터
1년 반이 흘렀다

 

우파 정권은 무너졌다

 

나는 다시 뮤지컬에 매달렸다

 

한동안 생각해오던 것이다

 

1950년대를 무대로 한
시대영화

 

전부터 염두에 뒀던 건데
파스타 요리사 영화야

 

- 처음 말하는건데
- 했었죠,9년 전에

 

의상도 마련했었는데

 

필요할까봐
지금도 갖고 있어요

 

아직은 모르겠어
별나서,이 영화가...

 

손댔다가는
그만 두고 했거든

 

- 주제는 썩 좋은데
- 그래?

 

마음에 드는 영화에요
내용이나,춤 장면도

 

교습까지 받았는데
강사도 좋아하고.한번 왔었잖아요?

 

그래서 딴 영화도 거절했었는데
기억나요?

 

- 뭐 그게...
- 되지도 않을 영화였죠

 

그런거죠

 

감독님 책임도 아니고

 

댄스강사한테
연락해봐야겠어요

 

- 좀 이른데
- 부담감 갖지 말아요

 

내 일이니까
9년 전 하던걸 매듭짓게

 

별 건 없어요

 

실비아는 번역 일하고

 

영화 준비하고 있어요
언제가 될진 모르고

 

다른 소식이요?
아니,다 괜찮아요

 

실비아는 건강해요

 

말씀 알아요
궁금해서 그러시는거

 

감사합니다

 

사는게 달라지겠지요
좋은 쪽으로,그래요

 

마음의 준비됐어요
실비아도

 

둘 다 준비됐어요,네
준비됐어요

 

바꿔드리죠,차오

 

여보세요,차오

 

좋아요
아무 일 없어요

 

석달 다 돼가요

 

입덧을 좀 하지만
대단하지는 않고...

 

난니가 어지럼증이
좀 있어 그렇지

 

뭐라셔?

 

안정하라고
힘쓰지 말고

 

- 안정...푹 쉬라고
- 그게 아냐!

 

집에 있으라고

 

TV를 침실에 갖다놓을까

 

그건 별론데...

 

예정이 4월 중반인가?

 

13일쯤이야,그래

 

엠마 톰슨이
태어난 날짜와 비슷한데

 

잭 니콜슨,알 파치노...
배우는 안됐으면 좋은데

 

무슨 소리야?
좋은데라니

 

- 우리가 배우 못하게 해야지
- 못하게 할거야

 

첫 날의 세트장

 

코트 벗고

 

좀 더 퍼져서

 

카메라는 여기

 

거기 둘은
좀 더 떨어져

 

거긴 이리 오고

 

- 차,안드레아,이리 더!
- 좀 뒤로?

 

- 1미터 정도
- 1미터 뒤로...

 

드디어 뮤지컬이다

 

첫 날 세트장이다

 

- 그 자켓으로?
- 벗을까요?

 

그래,그게 낫네

 

아냐,안 좋아

 

- 뮤지컬 음악 넣을까요?
- 그래

 

니콜라,시작해!

 

휴식시간이고
다들 식사하러 갈 것이다

 

아직 단 한 샷도 못 찍었다

 

어제는 사람들을 하나씩
다 내보냈었다

 

안젤로...

 

봐,모르겠는데...

 

- 찍을 수 있을지
- 왜 그런 소릴 해요?

 

뮤지컬이라는게
내가 할일이 아냐...

 

다시 연기해야겠어
말들 해줘.자신이 없어

 

안드레아,집에 가자구
마르첼로,끝내

 

- 짐 싸요?
- 그래

 

로베르토,철수야
자 자...

 

이거 미안하네
난니가 안되겠대

 

- 아파?
- 못 찍겠대

 

- 오늘?
- 아니,영화 취소야

 

- 취소?
- 그래

 

- 아주?
- 그래

 

이 일이란게 그렇잖아...

 

그래
나도 그렇고

 

생기게 마련이야

 

나한테는 안된다니까!

 

나더러 어쩌라고?

 

이건 심각한 문제라구

 

7달짜리 무대 일도
마다했는데

 

살바토레가 생각해서
조연에 넣어줬는데

 

- 이젠 늦어버렸고
- 안드레아한테 얘기해봐

 

왜 그런대?
뭐라 그랬어?

 

그냥
못하겠다고...

 

- 내 춤이 마음에 안든대?
- 그게 아냐

 

리허설 때는
썩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그 때문이 아니고...

 

- 말 좀 해야겠어
- 지금 말고

 

- 난니!
- 지금은 아니라니까

 

- 난니!
- 나중에

 

- 안드레아하고 안젤로한테 얘기해
- 뭐 하게요?

 

1996년 봄
선거일 임박해서

 

시간이 조금 흘렀다
몇 주 뒤면

 

또다시 총선이다

 

우파가 이겨 눌러앉으면
대체 얼마나 해먹는건가...

 

좌파가 처음으로
이길 수 있을까

 

뮤지컬 생각은 중단했다

 

이 선거에 관한
다큐멘타리를 만들고 싶다

 

이탈리아에 관한
전반적인 다큐멘타리를

 

이걸 만들어야돼
이탈리아에 관한 다큐멘타리

 

이건 의무야

 

해야만 돼
꼭 해야하는 일이야

 

외국에서 여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어 할거야

 

신문에서부터 시작하는거야
이 신문,저 신문

 

모두 사들이는거야

 

베를루스코니 방송국의
뉴스도 녹화하고

 

나중에는 다른 프로들도 말이야
"하렘"같은...

 

- 그건 더 이상 안해요
- 그럼 뭘 해?

 

- "파샤"요
- 그럼 파샤도 녹화하고

 

쓰레기 같은건 치우고
내 말뜻 알지?

 

이런 것들을 보여주면서...
진짜로 하는 일은...

 

선거운동을
필름에 담자 이거야...

 

이 다큐멘타리를
만들어야 해

 

- 왜 그래?
- 그냥... - 뭔데?

 

안될거라 생각하는군

 

왜 그렇게 자신이 없나

 

안드레아,우리 의무라구
이 다큐멘타리를 만들거야

 

선거 만찬이나
공개토론을 찍게요?

 

아니면 시장에 가는
후보자를 따라다니게요?

 

시장이나 만찬은 제외야

 

다 이 일에 매달리자구

 

클로즈업으로
고정촬영이야

 

장사 잘 돼요?
신문하고 잡지 좀 봅시다

 

"치자나무","자동차","
"개와 고양이","순종견의 혈통"

 

"인간,새,동물"

 

"나만의 콘도니엄","스포츠화"
"리사 블론디의 이달의 특별 파스타"

 

"빌라와 저택","골동품","고저택"
"시리우스","별자리"

 

"현대의 사진"
"레스프레소"

 

지난 10년치 "레스프레소"
주문됩니까?

 

연구용이요

 

"볼링","사이클"

 

"일 코리에레 델라 세라","인쇄"
"요트","산"

 

"목재와 대리석"
"유적"

 

"처세술","고대"
"이탈리아의 미","자수"

 

이탈리아 다큐멘타리 제 1부는
저널리즘의 탐구였다

 

발췌한 것들을
자르고 오려서 붙이고보니...

 

신문들이 다 똑같았다

 

무엇보다 어디나
같은 기고가들을 기용한 것이다

 

같은 사람이
일간지 정치면에 기고하고

 

좌파 주간지에
영화평을 쓰고

 

우파 주간지에
문학평을 썼다

 

"일 코리에레 델라 세라"지의 기고가가

 

여성 주간지와
월간 철도 잡지에도 기사를 썼다

 

물론 시사만화나
정치풍자 기사도 마찬가지였다

 

익명의 풍자기사는
누구나 임자인 것이다

 

대짜 신문 하나
만드는걸로 끝났다

 

"준비됐어요
다 준비됐어요"

 

실비아,여기 침대 놓게?

 

구석에요
여긴 기저귀 테이블

 

그래,그럼 동물 그림판은?

 

여기쯤

 

- 잘돼가?
- 그래

 

- 좀 도와줘?
- 됐어

 

그대로요
됐고

 

배 보고 그런 얘기들 하잖아
둥그스름하면,여자애라고...

 

비죽하면 남자고

 

- 당신은?
- 비죽해

 

- 확실해?
- 그래,조금만...

 

뒤에서 보면
더 둥그스름해 보이는데

 

아냐,원래 부른거지
앞에만 그래

 

앞이라...

 

마리오,세르지오,알베르토
파브리치오,마우로,로베르토는 아니야

 

- 마테오는?
- 마테오,괜찮지

 

듣기 좋고

 

마테오 모레티...

 

- 마테오,토마소.좀 그쪽이네
- 그런가

 

너무 흔하고...아냐

 

- 파비오는?
- 단순해

 

단순하다

 

파비아면 예쁜데
여자애면

 

말이 틀릴지도 몰라
남자애랬다가 여자애가 나오고!

 

- 그 반대도 있지
- 여자애랬다가 남자애

 

아모스는?

 

아모스...
페데리코는?

 

튀어

 

그래,무겁네
튀는 것도 같고

 

어른 이름이고

 

크면 어른 되지
뭐 페데리코는 놔두고

 

- 지오반니는? 나 따서
- 아니,못하잖아

 

하기 싫은거겠지!

 

법으로 안된다구

 

- 법으로 안돼?
- 그럼

 

여자애 아니면
지오반나로...

 

아,엄마,차오

 

네,아니,먹었어요
이제 예선 끝냈어요

 

시모네?

 

엄마한테 물어볼까?

 

아니,우리가 해야지
시모네도 괜찮네

 

예선은 마치고
이제 준준결승이에요

 

네,어제 밤에 갔었어요
"히트" 어땠어요?

 

그래요
형사와 범죄자 이야기죠

 

300명을 죽인 놈이죠

 

형사한테 뒤쫓기는데
알고보니...

 

둘이 아주 비슷하잖아요
자기 일에 전문가고

 

그래요,선과 악
동전의 양면이죠

 

배우들 연기를 물으시는데
드니로,알 파치노...어땠어?

 

알 파치노는 점점
더 멋있어지더라

 

- 누가 그 얘긴가
- 아냐

 

인물 말이야
영화 속에서...

 

실비아는 알 파치노가
점점 더 멋있어진대요

 

뭐 더 짤막해지기도 하죠

 

오늘 안에 전해드리죠
차오,엄마

 

좋아,이제
8개 남았네...

 

루이지,안드레아
프랑코,피에트로

 

루카,가브리엘레
마르코,시모네

 

- 아주 순한 색이네
- 좋네

 

 

이것도 흰 면
토끼 그려진

 

우리도 준비했어요

 

이건 모자

 

이게 참 귀여워요

 

아주 부드럽고

 

- 우리 것도 보여줄까요,엄마?
- 기다려

 

지제타가 뜬 스웨터야

 

재미있네
이건 어머니가 만드신 담요

 

손수 만드셨죠

 

또...평상화 말고
부탁드린게...

 

여깄네
백색에 청색하고

 

청색에 백색

 

또 평상화

 

백색에 청 줄무늬

 

이건 테니스 농구화

 

회색에 백색도

 

- 이것도 마찬가지고
- 좋네요,색깔이 맘에 들어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베이브","데드맨 워킹"...

 

좀 슬프지

 

아직 너무 일러
주제가 중요하다고...

 

올리버 스톤의 "닉슨"...

 

"언더그라운드"는 본 거고

 

- "유주얼 서스펙트"도...
- 봤지

 

- "시티홀"은?
- 그래,좋아...

 

아냐,그 영화는 안되겠어
피에트로한테...

 

좋은 습관을 길러줘야지
그럴듯한 화면에,듣기 좋은

 

"스트레인지 데이"는?

 

뇌파자극장치 해봤어?
초양기 해봤냐구?

 

아니,안해봤어

 

아,숫보기시로군
하면 좋지

 

- 진짜 해보고 싶어?
- 그래,그러고 싶어

 

저기 필리핀 여자애 보이지?

 

같이 춤추는 녀석도?

 

20분 동안
저 녀석 입장이 되볼래?

 

딱 20분?

 

손쓰면 돼...

 

결혼반지는 좀 치우지 그래

 

내 잘못이야!

 

아들애한테 그 쓰레기 같은 걸
보여주다니

 

영화가 애한테
영향을 미칠텐데

 

성격형성에 말이야

 

성격이 어떻게 될지
참말로

 

1996년 출생아

 

양자리

 

좌우명은
언제나 승리하라

 

준비됐어
거의 다 준비됐어

 

완전치는 않지만
한달 반쯤만 있으면...

 

- 한달 반?
- 그래,한달 반

 

6주나 7주
4월 말까진 준비 마칠거야

 

오늘 배가 더 불룩한데
웅크린건가?

 

- 그런가
- 뭐가 그런거야

 

- 제대로 있다는거야?
- 그래

 

피에트로!

 

피에트로,아빠다

 

한달 반은 있어야겠다

 

이야기한 그 다큐멘타리를
찍고 말거다

 

우파와 좌파의 선거운동을
찍을거다, 중도좌파도...

 

중중도 좌파도
꼴같지 않지만 뭐 대수냐

 

안되지,암만!
사람들을 납득시켜야지

 

다들 납득시켜야 해

 

눈뜨고 못 봐주겠군
이건 고문이야

 

진짜 고문 같은 토론회야
빨리 끝나기나 하지

 

달레마,뭐 좀 해!

 

"이 나라의 문제가 뭡니까
이 나라에서 치안판사들이...

 

정적들을 박해한다는 겁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래서는 안됩니다..."

 

달레마,한마디 해!
맞받아서!

 

"...반대파를 정치적으로
판결해서는 안됩니다"

 

한마디 하라니까!
달레마,응수해!

 

참 베를루스코니가
정의를 다 들먹이고!

 

달레마
말해,이 좌파야!

 

좌파가 아니더라도
문명인으로서!

 

달레마,말 좀 해
응수하라고!

 

응수않겠다,의연하게 말이지
납득을 시켜야지

 

남들을 납득시키려면
채찍을 휘둘러야지

 

어디 말싸움 할 놈 없나!

 

어디 말싸움 할 놈 없을까!

 

아무 차나 불틀고
치고받아 볼까나

 

싸우고 싶다구!

 

참,루케티가 오늘밤
광고 찍는다고 했잖아!

 

루케티가
광고를 찍는다고라...

 

식은 것 같은데
뎁혀와! 김이 나야지!

 

- 네,데워오지요
- 김나게

 

어쩐다고 광고는
찍고 있나

 

뭐가 어때서

 

많은 일류감독들이
심심찮게 광고 찍는다고

 

- 아무렴 - 린치,폴란스키
리들리 스콧,키아로스타미...

 

무슨 키아로스타미가!

 

- 펠리니,우디 알렌 등등
- 그래,그렇다고 쳐

 

담배연기처럼 김나게
아주 뜨겁게 말이야

 

이거보다는
영화 한 편이라도 더 만드는게...

 

자네보다
많이 찍었어!

 

그건 그렇지

 

토마토소스에 곁들일게
바질이야,파슬리야?

 

- 바질이요
- 그럼 좀 놓아봐

 

이거 시간 낭비 아닌가

 

- 시간 낭비?
- 나도 그렇지만...

 

- 마지막 작품이 언젠가?
- 요새 다큐멘타리 찍어

 

- 아니,영화
- 극영화,언제냐구?

 

한참됐지

 

- 실랑이 하러 왔군
- 아냐,가만 있을게

 

마음놓고 해

 

알레산드로
조명이 어떤가,파스타에?

 

그래,소스를 강조해야지

 

- 테이블에 윤곽을 줘서...
- 테두리로 말이야

 

분만 첫 단계에서
수축이 온다

 

수축이라...
그땐 없어도 되겠네

 

아냐,있어야지

 

약간의 진통이 있고...

 

약간의 진통...
에호슈아의 책은 어땠어?

 

- 좋았어
- 그래,작품들이 다 좋지

 

첫 단계라고?

 

수축이 더 빈번해지면서
진통이 오고...

 

얼마나 길어?
벌써 머리가...

 

358 페이지

 

요새는 단편만 읽어
단편,초단편

 

전화

 

초경량이지,이봐!

 

네? 린다! 네 지금
실비아 바꿔줄게요,차오

 

잡담 좀 해

 

여보세요
차오,린다

 

난니와 출산 이야기
하고 있었어

 

내가 나중에 걸께

 

그래,미안해,차오

 

초경량이잖아,봐...

 

- 중요한 일은...
- 누가 디자인 했는지 알아?

 

쥬지아로가
디자인 한거야

 

초경량
우노도 했지

 

- 좀 집중해
- 우노,자동차 말이야

 

- 알았어
- 리가토니도!

 

그건 잘 안됐지
소스가 줄줄 흘러내려서

 

둘째 단계
심한 진통이 오는데...

 

괜히 겁먹을 필요 없다

 

나는 분명 겁먹을거야

 

- 당신 말인가,여자 말이지!
- 남자라고 안 겁나나

 

남자는 옆에서 그러는거야
"브라보,이제 거진 다됐어"

 

엄마가 말이야...
뭘 줬나 봐

 

청색 마름모 무늬 양말...

 

빨강,초록...

 

- 초록이 어딨어
- 초록이 없나?

 

- 바꿔 신어야겠네
- 아냐,아냐...

 

- 바꿔 신을거야.이야기 다했잖아
- 아냐,아직,마지막 단계

 

마지막 단계

 

- 아주 심한 두번째 진통이 있고나서...
- 아주 심한

 

분만실로 가는거야

 

분만실로,아가야!

 

기억해둬라,아빠는
잠이 많이 필요하단다

 

오래 푹 자야만 돼

 

당신이 뒤에 있고
앞에는 산부인과 의사가 대기해

 

날 부축해줘야 해

 

나는 누가 부축하고
누가?

 

그리고...

 

마돈나는 집에서 출산하고 싶대
옛날 식으로 말이야

 

자기 저택에 분만실을 두고
재밌지 않나

 

밀라노에서도
재미있게 돌아가요

 

살바티가 베를루스코니와
보시한테 반대한대요

 

디 피에트로는
어느 쪽이라고 말했나?

 

아뇨,대변인이 좌파 쪽과
손잡겠다고 했는데...

 

그 형은 우파
CCD 쪽이에요

 

기민당 문장을 디자인한게
바로 그 친구야

 

집의 전화와 파스타를
디자인한...

 

드 미타는 중도좌익 쪽이고

 

구정권의 한 축이죠

 

- 인터뷰 좀 해보죠
- 될까 몰라

 

나폴리에는
알레산드라 무솔리니가 있고

 

금년부터
농구 규칙 바뀌는거 알아?

 

참,난니
집중 좀 해요

 

집중해라,난니!

 

오늘은...
뭐가 안되는 날이군...

 

좋아,자

 

- 금주에는 뭘 찍지?
- 글쎄요

 

- 카지노...모르겠어요
- 레냐노의 사벨리는...

 

어디서 마늘 냄새 안나나!

 

뭐야?
방울양배추볶음인가?

 

참 이상한 도시잖아
음식마다 마늘을 넣어

 

마늘 냄새가
어디서 나냐고 묻잖아...

 

의무,이 다큐멘타리는
의무로 하는거야

 

하고 싶지 않았도 하는거지
하고 싶진 않아

 

차라리 50년대 뮤지컬을
찍는게 나을걸 그랬어

 

좌파라고는
스탈린주의자들뿐인데

 

한 트로츠키파 제빵사가
외롭게 욕을 먹고 있지

 

자기네 가게에서
파스타에 둘러싸여...

 

행복해 하면서
다 잊어버리고 춤추면서

 

이 다큐멘타리로
내 생각을 전달하고 싶어

 

뭐 우파 사람들을 자극하려는건 아냐
그게 목적이 아냐

 

납득시키려는 게 아냐
납득시킬 사람이라도 있나

 

좌파에 빌붙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어떻하면 다큐멘타리에서
내 뜻을 전한다지?

 

그대로?

 

이제 선거운동
막바지 기간이다

 

돌아다니면서
뭐든 찍어봐야지

 

"우리는 일요일
승리할 것입니다

 

또한 이로 말미암아

 

소리쳐 장담합니다

 

보다 자유로운 권리

 

그리하여 모두가
자유로운 국가에서 평온하게

 

살게 될 것이며

 

사회적 증오나 계급 간의
반목도 없을 것입니다

 

일요일...

 

다시 한번...

 

이탈리아 국민들은
수구세력에 맞서 싸울 것입니다

 

일하는 이탈리아가...

 

말뿐인 이탈리아와
싸우는 겁니다"

 

그래,좋아,생각해보지
나중에 연락할께

 

그래

 

오늘 오후 엘리세오 극장에서
2시간을?

 

그게...

 

아냐,가지,약속해
이번엔 달라

 

그래,짤막한 연설을 하지
짧게 말이야

 

누가 오는데?

 

감독,작가,배우들...
평소대로군

 

좋아,간다니까

 

그래,이번 선거는...

 

좋아,이따 보자구,차오

 

어쩌자고 간다고 했지?

 

왜 그랬을까?
왜?

 

내가 무슨 연설을 하겠다고

 

이번엔 뭔가를 위해
투표해야 한다고들 하지

 

어떤 제휴세력이나
정책이나 개인을 위해

 

뭐 어떤 걸 반대하는
투표도 괜찮지

 

이탈리아 우파에 반대해서
그 작자들한테...

 

아냐...

 

연설을 준비만 했지
한 적은 없잖아

 

써놓은 편지들도
부친 적이 없고

 

한 번도 안 부쳤어

 

1988년에도
써놓고 안 부쳤지

 

이탈리아 공산당에
이탈리아 사회당과 손잡지 말라고

 

못 부쳤어,그래봐야
한 집안 싸움이니까

 

1993년 봄

 

소식을 듣고 편지를
썼었지,공산당이

 

뇌물 스캔들에
연루되었다고 해서

 

PDS(좌파민주당) 지도자들에게

 

신진들에게 당을 맡겨라
당신들 같지 않게

 

스탈린주의나,분파주의나
구태의연한 정치를 모르는

 

70년 초에는 좌파 세력들한테
이렇게 썼지

 

구좌익은 딱하게도

 

소련이 모델이고

 

신좌익도 안됐지만
마오주의가 모델이다

 

어째서,왜 그러냐?

 

우리나라에서 계발해낼
모델이 없다는 거냐

 

그러고는 안 부쳤어

 

언젠가는
머리가 홱 돌거야

 

그리하여 런던 하이드파크
구석에서 끝을 보겠지

 

어중이떠중이
주일 이야기를 떠들어대는 곳에서

 

마침내 일장연설을 하는거야

 

그리고 여태 쓴 편지들을
다 부치는거야

 

다 믿으시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요!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셨소...

 

달리 뭐가 있소!

 

주께서 나한테
임하셨어요!

 

아무 것도
범접치 못해요!

 

다만 믿고
내 말대로 따라요!

 

주는 참되고 공정한
심판자이십니다!

 

주는 자기 사람들을
꿇리지 않습니다!

 

살아계신 주의 성령이
내 가슴에 파고들었어요!

 

나는 회개해 새사람이 되었고
구원받았어요!

 

이탈리아 좌파들에게
말합니다!

 

최적의 모델은
에밀리아 로마냐에요!

 

이 지역이야말로
노약자들과 탁아의 낙원입니다!

 

최고의 자선단체들과
최고의 병원들

 

읽고 돌리세요
다른 사람들한테 이야기하세요

 

주위에 돌리세요!

 

이건 뭔가...
1991년 편지...

 

라이(RAI)3 방송국은...

 

좌파 방송이 되는게
마땅합니다

 

"오늘은 상태가 별로야"

 

선거는 며칠 안 남았고
나는 계속 다큐멘타리 작업을 했다

 

여기는 코라도 스타야노의
집 밖이다

 

저널리스트이며 작가로서
최근 2년 동안

 

좌파의 상원의원을
지낸 사람이다

 

이번에 재출마
요청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이제 로마를 떠나려고
짐을 꾸리는 중이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질문을 해봐야지

 

2년 동안
상원의원 생활을 하시고선

 

재출마를 안 하시겠다는데
어째섭니까?

 

이 2년이 시간 낭비였다고
여기십니까?

 

천만에,그 반대요
아주 충만한 시간이었소

 

그런데 꼭 지금 이야기해야겠소
짐상자 붙이는 와중에?

 

그렇군요,뭐...
제가 좀 하죠

 

그러니까 내 말은...

 

- 이 책들 좀 옮기고
- 어디 갖다 놓을까요?

 

- 저쪽에
- 그래도 이번 일은 상징적인 거겠죠?

 

이 도시를 떠나는 일이요

 

정치경력을 설계하던 곳인데

 

이 도시에 발붙이려 했으나
잘 안됐다는 뜻으로

 

참,자 자

 

스스로 다른 여지가 없었겠죠
직업 정치인 노릇 하기엔

 

어떤 여지도 없지
정치가 바뀌지 않는 한!

 

- 그래요,화내시지 말고
- 이거 들어요

 

내 말은 이 경험으로
깨달은 게...

 

- 여기요?
- 그래

 

좌파 내부에서도 여전히

 

술수가 판친다는 거겠죠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로

 

로마에 있으면서
이걸 배우신 거겠죠?

 

로마라는 도시와
어떤 관계를 맺으셨습니까?

 

이 도시에서의 경험이
어땠습니까?

 

참 따분한 질문이군!

 

그래요

 

잠깐 쉬죠

 

오늘 상태가 별로라

 

- 어때? 괜찮아? 괜찮아?
- 그래,괜찮아

 

- 그래도 힘들텐데...
- 아직은 아냐

 

점점 세지고
자주 그럴걸

 

- 스톱워치로 재볼까?
- 아냐,관둬

 

먼저 신생아실에 둘건가?

 

- 여태 있으면
- 뭐가 있어?

 

- 신생아실
- 뭐?

 

- 모유연맹에서 반대해
- 모유연맹? 그게 뭔데?

 

산모들과 소아과의사들의 모임이야
모유를 먹이자는

 

우리 때처럼 말이지
그건 반대 안해

 

거기 가서
누구한테 연락해야지?

 

- 우리 엄마
- 우리 엄마,당신 어머니,내 여동생...

 

- 우리 언니도
- 당신 언니

 

- 세레나...
- 지오반나,린다와 클라우디오

 

뭐라고 하지?
걱정 말고,집에 있으라고

 

- 2시간이면 끝난다고
- 잘될거야 - 잘돼야지...

 

5,6,아니 7시간 지나
연락해야지,좋아

 

작은 병실이에요

 

분만실에 산모 둘이
더 있어요

 

실비아가 진통이 심해요

 

분만실 근처에요
외침 소리가 들릴텐데...

 

뭐,거진 다 됐을거에요

 

만방에 알려야지

 

특급뉴스야!
만방에 알려야지

 

진정하세요

 

말리잖아요
성명서를 붙이는데

 

경막외 마취래요!

 

경막외마취
잘된거에요

 

하부 마취

 

그러면 이제부터
통증을 못 느낀대요

 

왜 다들 그렇게 안하고!

 

다시 나에요
머리가 안 나온대요

 

왜냐면...
잘 모르겠어요

 

테두리가 10센티라나
골반이 좁대요, 모르겠어요

 

머리가 자궁경부에 걸린대요

 

제왕절개가 필요할거래요

 

들어가봐야겠어요
막지만 않으면,차오

 

들어오래요
가요,차오

 

- 힘내세요
- 고마워요

 

라디오에서 노래가 나왔어요
속으로 생각했죠

 

"이 노래 기억해둬야지
피에트로가 태어날 때 나온 노래잖아"

 

머리가 텅 비었어요
생각이 나야 말이죠

 

라디오가 없었던지
상상이었나 봐요

 

애는 괜찮아요

 

실비아도 괜찮고
우선 내가

 

잘 견뎠어요
졸도하지도 않고!

 

43.5 센티라던가
더 될거에요

 

4.2 킬로요
레오나르도하고는 비교도 안돼요

 

같은 병실 아기요

 

거의 동시에 태어났는데
2.6 킬로라나...

 

마르코야
아가타가 이야기하던데...

 

소식 들었어

 

축하해,몬테베르데의 사자의
아들이 태어났군

 

새끼가...
발톱 세운 4.2킬로라고!

 

차오

 

- 차오
- 차오

 

소식 궁금해서...
걸었다

 

어떻게 됐는지
언제 집에 오는지...

 

난니는 어떤지...
피에트로는 어떤지...

 

실비아는 괜찮은지...

 

집에 전화해라

 

차오,다리오야
잘 태어났겠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서...

 

오후엔 어떻게 돼?

 

오후에 양쪽의
마지막 유세에요

 

피에트로는 머리털도 많아
근데 오늘 무게가 좀 줄었어

 

심리적인 거겠지,심리적!

 

좌파는 파네즈 광장에서
우파는 나보나 광장에서

 

- 두 팀으로 나뉘어야겠네?
- 네

 

- 양쪽을 찍어야겠군
- 그렇죠

 

- 내일은?
- 내일은...

 

- 아,차오
- 좀 어때요?

 

난 괜찮아요

 

- 실비아는?
- 약간 지쳤어요

 

오래 있지 않을게요
그럼

 

양쪽을 찍고...

 

내일은 CIRM에 들러
여론조사동향을 살펴보던지

 

피에폴리가 젊은이들한테
출구조사 방법을

 

지도하고 있어요

 

- 축하해,애가 튼튼하네
- 고마워

 

- 실비아도 좋아보이고
- 그래,좀 지쳐서 그렇지...

 

그래 어때,기분이?

 

이야기 중이라서
밤에 전화할게

 

일요일엔 좌익민주당 당사에 가
인터뷰를 할거고

 

인터뷰라...

 

- 비디오로 필름으로?
- 비디오

 

야코보,차오

 

차오,마틸드

 

- 잘 지냈어?
- 네

 

- 홍역 걸렸니?
- 아뇨

 

- 정말?
- 정말이에요

 

감기들 안 걸렸니?
다 건강하죠?

 

아기가 걱정돼서...

 

안들어가는게
낫지 않을까

 

괜찮겠어?
그래

 

피곤하게 하지 말고
실비아한테,알았지?

 

"깨어나고 있다..."

 

북부에서 다시 1만5천을 뺍니다
그게 북부 평균 투표율이에요

 

그럼 6만이 됩니다

 

그러므로 승리하려면
3만 플러스 알파가 필요해요

 

도무지 모르겠다

 

솔직히 한마디도
못 알아들겠다

 

여긴 여론조사 사무실이다
한 시간 전엔 병원에 있었다

 

피에트로는 잘 먹고
잠들었다...

 

깨어나고 있어요
이탈리아 국민들이 말이에요

 

날씨가 좋으면
낙관적이기 쉽지요

 

유권자들의 95%는
영향을 안 받겠지만

 

나머지 5%는 우에서 좌로
좌에서 우로 갑니다

 

마지막 순간에
선택을 바꾸는 거에요

 

투표 결과는 밤새 달라집니다
날씨에 따라

 

선거일은 화창했다

 

그럼 우에서 좌냐...

 

좌에서 우냐
이 날씨엔?

 

우리는 보테게 오스쿠레가의
PDS(좌익민주당) 당사에 와있다

 

몇 시간 뒤
인터뷰를 할 것이다...

 

다큐멘타리 작업의 일환으로

 

뜨거운 커피우유 좀
마시고 와야겠어

 

언제 돌아올건데요?

 

알레산드로한테
전화 좀 해봐

 

뭣 좀 물어보게...
안 받는군

 

좋아,까페에 가서
질문 좀 살펴보고

 

지도부가 곧 올거야

 

전부 다 올거야
15분 정도는 시간 있어

 

다 준비해 놓으라구

 

- 어디서 인터뷰 하지?
- 4층에서

 

4층이야,좋았어,나가서
잠시 생각 좀 가다듬고

 

여보세요?

 

미안해,일찍 전화 못해서
빠져나갈 수가 있어야지

 

젖이 잘 나왔어

 

그래요
젖이 잘 나왔대

 

- 뭐가 나와요?
- 젖이 잘 나왔대

 

피에트로가 꼴깍꼴깍 삼켰겠지
정말!

 

맘껏 먹고 푹 잠들었어

 

맘껏 먹고 푹 잠들었대

 

알겠는데
언제 돌아와요?

 

다들 인터뷰 기다리는데

 

갈거야,실비아와 피에트로
좀 더 돌보다가

 

"상원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원은 확실한 것 같고

 

그런데...한편...

 

하원 결과가
화면에 나오는군요

 

3 포인트 이상 우세로군요..."

 

- 승리했어요!
- 4킬로 하고도 200 이야!

 

기억나니?
전에 이야기했지

 

둘이 말해주고
둘이 안아주고,둘이 감싸주지...

 

하나는 아빠고
또 하나는 엄마란다

 

아,졸리나 보구나...

 

티벳인들의
평점심을 배워라

 

아빠가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이야기 해줬지?

 

내가 칸느에서 상을 못 탔지만
상관없단다

 

마음이 평온하니까

 

바로 평정심이야
티벳 승려들한테 배운

 

평정심,소중한...

 

자는거냐?

 

안 보이는데,어디

 

자는 거야?

 

- 이거 못 참겠는데
- 나도 그래

 

소아과의사가 뭐랬다구?

 

울게 놔두래
젖먹는 시간 될 때까지

 

좋아...
의사를 바꿔버릴까

 

앉자구

 

평소대로

 

학교 이야기나 해

 

피에트로를 여기 몬테베르데에서
초등 중등학교까지 보낸다 했지

 

- 아냐,미국 학교에
- 미국 학교는 싫은데...

 

왜 평소대로 안하지?
왜 잘 시간에 우는 거지?

 

애가 기저귀 탁자에서
떨어지는 꿈을 꿨어

 

- 슬로우 모션으로?
- 그래,천천히

 

당신은 구석에서
꼼짝도 못하고?

 

나도 같은 꿈 꿨어

 

찌찌는 괜찮지?

 

잘못된 다음엔 무슨 소용이야
젖도 많잖아

 

- 우선 달래고 봐야지
- 그럼 그렇게 해

 

됐지? 가!

 

피에트로!

 

"누군지 일러줘라!"

 

말해주는 거에요,"피에트로,왜 그러니?
다들 자는데 왜 그러는거야"

 

화내지 말고
애가 못 알아 듣는다 생각하시겠지만

 

- 알아들어요
- 그렇죠

 

- 누군지 일러주면서
- 그래요

 

아빠 역활이 수유보다
더 호소력 있죠

 

그래요?

 

사회생활을 가르치고...

 

좀 애매한 점은 있죠
실비아는 그냥 이러니까

 

"맘마 먹어라"
아빠는 뜻이 더 명확해야죠

 

울지 좀 말아라!

 

스쿠터 사줄테니
14살 되면

 

좀 좀,피에트로

 

자 봐라,엄마 아빠가
서로 얼마나 사랑하나

 

 

뽀뽀!
평온한 가정이지

 

평화로운 가정이야

 

얼마나 좋으냐!

 

누워서...

 

누워서,그래

 

자...

 

피에트로
뭘 제일 좋아하니?

 

수영,그래!

 

배영,잘 하던데!

 

기억해둬라,피에트로
누가 안아주는지

 

엄마는 꽉 안고

 

아빠는 덥석 안지

 

피에트로,어디 보자
까꿍

 

알통!

 

이탈리아 테니스 선수들은
어깨가 약해빠졌단다

 

늘 지고서는 심판 탓
바람 탓,운을 탓하지...

 

남의 탓이지
자기는 아니라는 거야

 

처음에 난니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왜 아들애가 엄마하고만 있으려 할까
아빠 말고서

 

바람직한 점은

 

자신이 어른이 되고자 하는
과정이었다

 

현실을 인정하면서
양보하는 법

 

무엇보다 먼저
애를 위해서 였다

 

좀 덜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배우게 되었다

 

아이의 일을 생각해봤다

 

온갖 도전에 직면하면서
이윽고 어른이 되어간다는 사실을

 

그런데 왜 어른이 되어야만 하지?
무슨 이유가 있을까

 

♪ 나는 행운아라네

 

♪ 주어진 꿈이 있다네

 

♪ 운도 좋지
더 바랄게 없으니

 

♪ 저녁이 오면
당신에게 돌아가네

 

♪ 모두 정해진 운명이야

 

♪ 이렇게 다시 당신을
만나게 된 것도

 

♪ 태양처럼 환한 당신

 

♪ 나를 미치게 하네

 

"어떻게 나를
젖먹여 키우셨지?"

 

여긴 네모렌시 공원이다
내 어린 시절의 공원

 

어린 시절을 돌이켜봤다

 

시인이 되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

 

다른 무엇보다
젖먹이 적 생각이다

 

어떻게 어머니가...

 

교사 생활을 하면서도...

 

날 젖먹여 키우셨지

 

동시에?

 

그 시절 엄마와
떨어졌던 기억은 없는데

 

- 그래,10월부터 다시 학교에 나갔다구요?
- 10월 1일부터

 

개학이 10월 1일이고
내가 9월 19일 태어났으니...

 

채 6주도 안됐었네

 

6주째인 피에트로는
하루 7번 젖을 먹는데

 

6,7번
뭐 나는 6번이라 치고

 

아니,넌 5번이었다

 

뭐가요
내가 정했어요?

 

아니지,의사와 내가 정했지
넌 튼튼했어...

 

그래서 학교에 다시 나간거지

 

서너 시간 나가 계셨다구요?
그 동안 나는?

 

가끔 울기도 했겠지

 

- 왜?
- 뭐,배고파서

 

- 웃음이 나와요? 서너 시간 배 곯리고!
- 그래

 

네시간 반 일수도 있지...

 

- 설마 아니겠지
- 그럴 수도 있었지

 

그럴 수도 있었다...

 

"우리 빠다니아 인민들은..."

 

"...PDN의 차량용 스티커입니다

 

수천개의 국가 상징물을
보시는 고안해냈습니다

 

그는 남부에서 분리된
국가를 주창하면서

 

1년 안에 독자적인 경찰과
사법권을 갖추겠다고 했습니다"

 

며칠 뒤 이 세력은
빠다니아 공화국을 선포할 예정이다

 

사흘 동안 포 강을 거쳐
베니스에서 대단원을 맺는다

 

가서 저걸 찍어야겠다

 

...끝맺는 연설 장면을

 

"보시 측은 차와 배와 헬리콥터로
포 강을 따라 내려가고 있습니다"

 

"만투아의 소리"는 머리기사로
"아야톨라의 날"이라 했어요

 

"라 스탐파"는
"보시 빠다니아에 영세삭"

 

"일 코리에르 델라 세라"는
"보시의 주장,'그래,불법행위다'"

 

- 지도 좀 볼까요
- 그래

 

보르고포르텔에서 떠나
여기로 갈거에요

 

그건 좀 별론데...

 

- 강을 따라가며...
- 찍어야지

 

보레토 가기 전에
북부동맹 선대를 따라잡을 수 있어요

 

보레토에서
상륙하는 걸 찍는 거에요

 

어쩌면 선대가...

 

눈치 못챌걸
슬그머니 측면으로 접근하면

 

아니,안돼요!

 

곧장 그쪽으로 가는데...

 

- 그냥 보이지
- 그렇겠지

 

- 보레토에서...
- 맞닥뜨리는거지

 

그쪽이랑

 

거기서 동맹의 선대와
같이 떠나는거에요

 

보르고포르테에서는
한참 되지...

 

- 카푸치노 좀 없나
- 없어요

 

- 마키아토는...좀!
- 보온병에 좀 담아가던지

 

보온병 말고...
카페에 들리면?

 

- 보르코포르테 떠나기 전에...
- 테이블에 앉아서 말이야...

 

이제 빠다니아는 더 이상
이탈리아에 속하지 않습니다

 

이제 오늘부터
독자적인 길을 갈 것입니다

 

내일 강을 따라
자유의 길이 열립니다

 

내일 베니스에서 봅시다!

 

여기다

 

오늘 중요한 장면을
찍을 것이다

 

그런데 좀 당혹스럽다

 

차라리 찍는 걸
안보는게 낫겠다

 

오늘은 상태도 제대로지만

 

이 다큐멘타리는 중요해
아무렴

 

비록 제빵사 뮤지컬이...

 

그것도 대단할텐데...

 

들리나? 보시가 연설하잖아
이 장면을 좀 찍어

 

핸드헬드야
고정이야?

 

핸드헬드요
근데 언제 와요?

 

그러지 말고
고정 촬영해

 

보시를 찍는데
그러니까...

 

아니,클로즈업 말고
와이드 샷으로

 

손이 보이도록
알겠어?

 

우리 빠다니아 인민들은 엄숙히
선언합니다,이제 빠다니아가 연방공화국이며

 

자주적인 주권국가임을

 

- 이젠 어떻게 해요?
- 자,대담하게!

 

- 네?
- 대담하게!

 

카메라를 들고
대담한 스타일로

 

군중들 사이를 누비며
찍는거야,알았어?

 

차오,나중에 보세
오버 이상!

 

기사,또 기사
표지들

 

그동안 간직해온 기사들을 보니
분통이 터진다

 

"레스프레소" 표지로
새 파일집을 시작하던지

 

표지들을 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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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니겠어
고럼

 

브린디시
1997년 봄

 

우리는 사흘 전
이 해안에 왔다

 

이탈리아에 상륙하려던
알바니아인들 89명이 죽었다

 

사고라고 한다
이탈리아 해군 함정들이

 

알바니아 배를
쏴서 침몰시켰다

 

우리가 온 것은
바로 그 사고 때문만은 아니다

 

얼마 안 있어 알바니아에서
또 다른 배가 온다고 해서다

 

그래,어떻게들 생각해요?

 

이탈리아 우파건 좌파 정권이건
그게 그거잖아요?

 

그 질문은...
그 질문은...

 

무슨 멍청하고
터무니없는 질문이야!

 

이게 뭐야
이게 뭐지

 

지난 며칠 동안 말이야

 

좌파지도자들이 한놈도
풀리아에 안 왔어

 

정치력 부재야

 

아니 그보다는 인간성 결핍이지!
이럴 수 있어

 

70년대에 말이야
로마에서

 

청년 공산주의자라는 것들의
오후 소일거리가

 

TV의 "*해피데이즈" 시청이었어
*미국 시트콤

 

그게 무슨 관계에요

 

그런게 정치와 문화
도덕의 토양이었다구

 

그거랑 아무 상관도 없잖아요

 

그래,없지...

 

없어...
아니 있어

 

이탈리아에 있을 건가요?

 

이대로 알바니아로 돌아갈 순 없어요
나이가 40이고...

 

얼마라도 모아야지...

 

월 4,5십만 리라 갖고는...

 

알바니아에서
새출발도 못하는데

 

언제 출산 예정이에요?

 

- 아직 뱃 속에 있는데
- 언제 출산이냐구요?

 

8월이나 9월이요

 

누구랑 함께 왔어요?

 

남동생이랑
아이 둘이요

 

뭘 할건데요?

 

모르겠어요

 

남부에 그 배가 온지
여러 달이 지났다

 

그 뒤론 아무 것도
찍지 않았다

 

찍어놓은 이탈리아 다큐멘타리를
편집조차 하지 않았다

 

모든 걸
그대로 방치한 채

 

혼란에 빠져
손을 뗐다

 

사이클선수

 

운동선수

 

고양이

 

우편집배원!

 

모자 종류...

 

잠깐,어떤 물건
거리를 다니는데...

 

- 롤러스케이트
- 공기오염에 관한 거

 

아니,흉내 못내

 

움직이는 거야
참 갑갑하네

 

- 어서
- 좋아

 

- 좋아,두 단어...
- 얼마 안 남았어!

 

아주 협박이네

 

거리에 지나다니는...

 

스케이트보드!

 

- 자동차
- 고물 자동차

 

- 그리고...
- 시간 끝!

 

- 대체 뭐지?
- 촉매정화장치

 

힌트 다 안 끝났는데...

 

줄자야

 

100 센티미터 자

 

- 오늘 생일이잖아.복 많이 받아
- 고마워

 

한동안 영화 안하데

 

중요한 일들이 있어서
피에트로가 태어나고...

 

그래,그래도 꾸준히 해야지
얼마나 살고 싶나?

 

- 70,75...
- 80살!

 

좋아,20 내리면
여기가 80이지

 

이제 44살 됐으니까
쭉 내리면...

 

이게 남은 거야

 

하여간 생일 축하해

 

뭐?

 

왜 80 이야? 바보처럼!
생각도 않고

 

95살이라고 할걸!

 

95살이라고 할걸!
남의 허를 찌르고

 

80 빼기 44는...

 

80 빼기 44는...

 

하고 싶은 영화 해야겠어
꼴보기 싫은 거 말고

 

패션디자이너가
의상전시회를 한다지

 

피렌체의 박물관에서

 

내가 그걸 왜 찍어야 돼?

 

돈 여자가 박물관에서
성형수술한 몸을 내보인다지

 

그러라지

 

20년 넘어
내가 스크랩한 기사들 때문에

 

아주 속만 썩혔잖아...
다 날아가라!

 

내 어릴 적 장소를
찾아가 본다

 

공원

 

수영을 배웠던 풀장

 

대단치도 않네

 

내 초등학교...
별로고

 

감상에 젖을 것 없어
시원찮은 시 같은거야

 

이제 용기 좀 내서

 

그 겨울 망토를 입는거야

 

전엔 엄두도 못내던!

 

액션!

 

액션! 액션!

 

신(scene)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