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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에서
프리츠가

 

빈터!
도움이 필요해

 

더 못 하겠어
S.O.S!

 

빨리 장비 들고
리스본으로 와줘

 

전화 팩스 없음
편지 바람"

 

답장을 썼다

 

리스본 이야기

 

유럽엔 국경이 없다

 

그대로 무사통과다

 

여권 좀 볼까요?

 

트렁크 좀 여세요

 

믿을 수 없게
여기까지 왔다

 

패트릭 보초

 

떼레자 살게이로와
마드레데우스 밴드

 

특별출연
마노엘 데 올리비에라

 

각본 감독
빔 벤더스

 

테스트
하나, 둘,셋

 

오랫만에 차로
장거리 여행이다

 

유럽이 단일국가가
되가는 것 같다

 

말과 음악과 뉴스가
조금씩 다르긴 해도

 

풍경은 같은 목소리로

 

구대륙의 전쟁과 평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무 생각 않고
유쾌하게 달리며

 

여기저기서 괴담에
귀기울인다

 

집처럼 편하다
이곳이 내 나라다

 

내 나라

 

포르투갈어
입문서를 찾는데요

 

어떤 거요?

 

두꺼운 거
얇은 거?

 

얇은 거

 

포르투갈 말을
하시잖아요

 

외국인이라
잘 못합니다

 

영국인이세요?

 

- 아니, 프랑스인이요
- 아니, 독일인이요

 

포르투갈에 살아요

 

- 렛슨 원...
- 못 배우겠네

 

다시...

 

렛슨 원
서점

 

안녕하세요

 

뭐지?

 

펑크?

 

펑크야?

 

잘 한다

 

지금 필요한 일은
타이어를 가는 거다

 

프리츠
지금 가는 중이야

 

불통

 

잘 가요!

 

냉방버스여
안녕히!

 

고속도로를 벗어났잖아
멍청하게!

 

이게 뭐야!

 

죽겠네!

 

그 차 가져요
내 차

 

그 차 갖고
리스본까지 좀 태워다줘요

 

차에 실어야하는데

 

가방이
좀 무거워요

 

아주 귀한 거에요

 

좀 가요
리스본에

 

차에 라디오 있어요

 

카세트 레코더도

 

돌비 스트레오에요

 

프리드리히?

 

빈터야!

 

프리드리히!

 

"나는 모두가 되어
어디든 있을 수 있으리라"

 

프리츠
어디 숨었어?

 

프리드리히?

 

여기에요

 

드디어!

 

좀 도와줘

 

뭐하니?
돌았니?

 

누구에요?

프레드리의 침대에서
뭐 해요?

 

아니, 못 알아들어

 

포르투갈 말
못 한다

 

영어 해?

 

네, 해요
누구에요?

 

필립이야
프리드리히는 어딨어?

 

그건 내가
알고 싶은 건데

 

오후에 같이
나가자고 했거든요

 

- 어디로?
- 리베르다드 거리요

 

- 그게 어딘데?
- 수로 있는 데요

 

그만 좀 찍어라!

 

이사 오신 거에요?

 

아니다, 그러니까...

 

프리드리히와
일하러 온 거다

 

- 이름이 뭐지?
- 제

 

- 뭐?
- 제요

 

- 무슨 이름이 그래?
- 줄여서요

 

그래, 제
저게 무슨 뜻이지?

 

그게 그러니까...

 

"내가 모두가 되어
어디든 있을 수 있다면"

 

뭐 그런 뜻이에요

 

프리드리히...

 

- 무슨 일 해요?
- 소리, 영화 음향 일

 

- 저게 그거에요?
- 뭐?

 

소리요

 

그렇지 뭐

 

- 봐도 된다
- 고마워요

 

소리 내는 게
없잖아요!

 

그 걸로
소리를 만든다!

 

좀 있다 올게요
딴 애들과

 

여보세요, 끌라우드
안녕

 

끌라우드야?
사랑한다고 전해

 

왜 이 난리냐?

 

프레데리꼬의
영화 돕는 거에요

 

다 카메라맨이구나

 

- 음향기사라면서요?
- 그래

 

진짜요?
이 걸로요?

 

- 못 믿겠니?
- 네

 

보여주지

 

- 좀 있어봐라
- 좋아요

 

모두 조용히!

 

더 움직이지 말고

 

듣고
뭔지 맞춰봐

 

- 말이다!
- 맞아!

 

- 마구 달려!
- 그래, 힘차게!

 

맞았다
말에는 누가 타지?

 

- 카우보이요
- 그래, 이젠?

 

성냥!

 

성냥을 켰어요

 

뭐지?

 

- 불을 피워요
- 그래, 모닥불

 

뭐지?

 

먹을 걸 만들어

 

그래, 스테이크!

 

스테이크요

 

이 카우보이는
채식주의자다

 

다시 들어봐라

 

- 감자튀김!
- 아냐

 

달걀, 달걀!
달걀 프라이!

 

- 달걀 프라이요!
- 맞았다, 달걀 프라이

 

이번엔?

 

이건 뭐지?

 

카우보이가 무섭겠다

 

- 뭐지?
- 자동차요!

 

차 아냐
동물...

 

깜짝이야!

 

사자다!
사자야!

 

사자야!
굶주렸어!

 

그래, 사자요!

 

맞다
잘 맞추는데!

 

달아나요!

 

카우보이가 도망쳐요

 

이제 어쩌지?

 

- 물에 빠졌다!
- 강에 뛰어들었어!

- 으, 차거라!
- 빠져 죽나?

 

- 아냐
- 그럼?

 

카우보이는
면도 해야해

 

미국인이요?

 

유럽인이요

 

- 관광객?
- 일이요

 

노동자

 

- 몸조심해요
- 고마워요

 

쟨 누구지?
아는 애냐?

 

누구요?

 

안녕
내일 봐요!

 

안녕!

 

배고프구나
카우보이한테 스테이크가 필요해

 

같이 사러 가요
도와드릴게요

 

입술에
거품 묻었어요

 

- 전에 여기 와봤어요?
- 아냐, 처음이다

 

프레데리꼬가
기다렸는데

 

이름인 진짜
빈터(겨울)에요?

 

- 그렇단다.넌?
- 소피아

 

프리드리히가 오늘처럼
자주 집을 비우니?

 

요즘 좀 그래요

 

올 때까지
여기 있어야겠구나

 

- 안녕, 빈터씨
- 안녕

 

트리나
기타를 잡으면

 

곡이 흘러나와요

 

기타는 혼자

 

잘도 노래해요

 

트리나
기타를 잡으면

 

곡이 흘러나와요

 

기타는 혼자

 

잘도 노래해요

 

나 죽으면

 

관을

 

기타 모양으로

 

짜줘요

 

기타, 기타
내 사랑

 

울고 싶을 때

 

늘 곁에서

 

마음을 달래줘요

 

기타, 기타
내 사랑

 

울고 싶을 때

 

늘 곁에서

 

마음을 달래줘요

 

안녕

 

방해해서 미안한데
프리드리히의 친구에요

 

- 음향기사시군요
- 필립 빈터입니다

 

네, 프리드리히가
기다렸어요

 

우린 마드레데우스고
여긴 우리 집이죠

 

프리드리히의 영화 음악을
만들고 있어요

 

- 반갑습니다
- 페드로에요

 

발은 왜 그래요?

침대에서 떨어져
다쳤어요

 

떼레자에요

 

- 프리드리히는 어딨어요?
- 뭔가 찍고 있겠죠

 

종일 안 보이던데

 

여기서 같이 지내요

 

- 구경해도 될까요?
- 네, 그러세요

 

- "말없이" 하지
- "말없이"?

 

준비됐어

 

사람들은

 

말해요

 

사람들은

 

알아요

 

참된 것을

 

찾고 있어요

 

참된 우애

 

참된 용기

 

한평생

 

찾기 어려워요

 

세상은

 

너무 변해요

 

슬픈 마음으로

 

끝까지

 

찾아다녀요

 

참된 사랑

 

참된 소망

 

안타깝게

 

말없이

 

말없이

 

말없이

 

말없이

 

뻬소아...

 

'뻬소아'는 포르투갈 말로
'아무개'란 뜻인데

 

아무개의 시라

 

참, 줄도 많이
쳐놨군

 

잡을 거야!

 

망할!

 

"눈을 감고도
알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프리츠가 쓴 거 보다
영어가 낫군

 

"프리츠, 녹음하러 나가
밤에 봐, 필립"

 

안녕히

 

새벽에

 

무심하게 흐르는
강을 바라보았네

 

생각에 잠겼네...

 

막 곡을 끝냈어요

 

축하해요
곡명이 뭐죠?

 

"떼조"
저 강 이름이죠

 

그러니까...

 

떼조 강이
증인이란 거죠...

 

우리 인생의

 

이 도시와

 

볼까요?

 

내일이 이 집에서의
마지막 날이에요

 

네, 떠나요

 

유유히 흘러가는

 

내 마음 속의 강...

 

맘에 들어요?

 

뭐가요?

 

- 강이요, 노래요?
- 둘 다

 

함께 어우러진 거죠

 

곧 떠난다구요?

 

네, 한참
나가 있을 거에요

 

어디로 가는데요?

 

여기저기
어쩌실 거에요?

 

여기서 프리드리히를
기다려야죠

 

안 올지 몰라도

 

여기 계신 걸 알면
돌아올 거에요

 

그럼 좋고

 

"수도교!"

 

근사하군, 프리츠

 

기막혀

 

"눈부신 햇빛처럼
빛나는 소리들

 

생생한 소리들을
듣고 싶다"

 

"보지 않고 듣는다"

 

빈터!

 

주택가에
길을 내는군

 

저 쪽은
벌써 마쳤어요

 

프레데리꼬가 여기서
저 집들을 찍었어요

 

오래된 것들이
다 사라진다고 했어요

 

하룻밤 사이에
다른 곳처럼 바뀐다고

 

- 저기서 사람들도 만났어요
- 어떤 사람들을?

 

깡패들이요

 

저 동네에
깡패들이 살아요

 

딜린저처럼
설치고 다녀요

 

좋아
만나게 해줄래?

 

네?
왜요!

 

프리드리히를 찾게

 

- 난 저기 안 가요
- 왜 안 가?

 

얼마나 험악한데!

 

제 친구의 영화에
나오신던데요

프레데리꼬 몬로
프리드리히

 

모르겠는데

 

찾게 좀
도와주세요

 

- 찾게 도와주시겠어요?
- 그래요, 그러지요

 

구형 카메라...

 

늘 뭘 찍던 사람?

 

사시는 데 가서
이야기 좀 나눌까요?

 

- 그래요
- 감사합니다

 

갑시다

 

14살 때
집을 나왔는데

 

그땐 나처럼 가출하는
애들이 많았어요

 

아버지가 벌어 오는 게
시원찮았어요

 

그 나이에 벌써
여자를 알았어요

 

춤추러 다니고

 

밤새 돌아다니다
아침에 들어가면 때렸어요

 

젖은 수건으로
얼굴을 갈겨댔어요

 

지겨워서
집을 나왔고...

 

- 문제가 있죠?
- 뭐요?

 

사람 찾는 거

 

그래요

 

페레데리꼬

 

어떤 페레데리꼬?

 

카메라로 찍는 사람

 

네, 맞아요

 

찾게 해줄 수 있어요
알겠어요?

 

비용이 드는데...

 

비용이라고

 

얼만데요?

 

아주 힘든 일이에요

 

- 문제가 생겼어요?
- 큰 문제

 

그래서 얼만데요?

 

얼마 내겠어요?

 

하는 거 보고

 

세게 나오네...

 

먼저 반 주고
나중에 반

 

갔다 올테니
기다려요

 

그럽시다

 

이리로 와요

 

"알파마" 해보지

 

운이 좋았어

 

아주 서정적이야...
빈터씨!

 

프레드에게
테이프 전해줘요

 

고마워요

 

영화의 음악이에요

 

- 좋아할 거에요
- 아무렴!

 

전해줄게요

 

아무 일 없었으면
좋겠는데

 

- 일이 생겼나...
- 아니에요

 

그거 해적판으로
팔아봐요

 

돈 벌 걸요

 

알파마!

 

페레데리꼬 걱정해요?

 

돌아올 거에요
그냥 좀...

 

조금...

 

집 열쇠 없죠?

 

네, 늘 문이
열려 있던데

 

그래도 열쇠가 있어야죠
받으세요

 

열쇠와 함께
마음도?

 

한번 믿어봐요!

 

키스 없이
열쇠만...

 

이제

 

기억나요

 

지나간 시절의
일들이

 

열정이

 

되살아나요

 

그 때의
추억들이 떠올라요

 

망각 속에

 

세월이 흘렀어요

 

그토록 정다웠던

 

그대의 두 눈동자

 

불행하게도

 

사랑을
간직하지 못 하고

 

덧없이 서로

 

멀어졌어요

 

"알파마"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마침내
칼갈이와 만났다

 

제, 잘 맞춰

 

됐어

 

봐라,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페레데리꼬는 늘
찍은 걸 보여줬어요

 

난 페레데리꼬가
아니다

 

- 같이 일하잖아요
- 우리처럼요

 

자, 빈터씨
좀 보세요

 

너네 학교야?

 

- 학교에서도 찍었겠지
- 아니에요

 

교실 같은데?

 

내가 찍은 거
아냐

 

- 아주 좋은데
- 아주 잘 찍었어요

 

해보라고 했어요

 

페레데리꼬가
녹화하라고 했니?

 

리스본 거리를 걸으며

 

옛 추억에 잠겨요

 

잊고 지내던 일들이

 

하나 둘 떠올라요

 

무라비아의 하늘에서
들리는 노래 소리...

 

"전기가 안 들어와

 

깜빡이는
촛불 아래서

 

포르투갈어
성서를 펴고

 

고린도전서를
다시 읽었다

 

촛불빛 때문인지

 

내가 아무 것도 아닌
허상 같았고

 

세상이
의미없어 보였다

 

사랑이 없다면...

 

사랑이 없다면...

 

아, 내게
사랑이 없다면...

 

아, 내게
사랑이 없다면"

 

빼소아
1934년 12월

 

죽기 직전이었군

 

"아무리
앞을 내다보고

 

세상 지식을
다 알고

 

산을 움직일
믿음이 있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용없다"

 

무라 이거군

 

해!

 

새!

 

교회!

 

나무!

 

비들기!

 

전차!

 

배!

 

자, 부인

 

- 다시
- 필름 중단

 

좋아요
이거 영...

 

- 찍은 걸 봐
- 내 잘못 아냐

 

웃겨서...

 

- 좋아, 좀 빨랐어
- 정말 못 찍네

 

"어릴 적부터
늘 혼자였고

 

이런 기억만
남아 있다"

 

- 카메라를 잘 잡아야지
- 자꾸 미끄러졌잖아

 

마루가 미끄러워 그래
깔개도 없이

 

핑계는...

 

카메라는 왜
자꾸 흔들려?

 

- 신경쓰여서
- 그래, 나도

 

봐!
또 넘어졌어!

 

"남들의 미소를
읽었다

 

그건 본능적이었다"

 

엑!

 

- 진짜 형편없어!
- 그럼 니가 찍던지

 

삼각대만 있으면
잘 찍어

 

말은...

 

"실험 첫날

 

스테레오 기기가
가는 곳마다 기록한다

자동 타이머가 있다

 

빵집에 들어섰다

 

자유롭게
카메라로 훏는다

 

이게 바라던 거다
시각 스케치북

 

실험 둘쨋날

 

천천히 현장을
파악하면서

 

보폭을 유지하고
눈으로 살핀다

 

기기는 홀로
작동한다

 

실험 사흘째

 

고독한 처지의
사람들의 동정

 

정신없이 돌아가는

 

도시 생활에 함몰되어
외로움이 깔린다"

 

"빈터씨에게

 

공연 잘 마치고
6월말쯤 돌아가요

 

집 열쇠 잃지 마세요
테레사"

 

좋아, 준비됐어요
다음으로

 

알았어요

 

"실험 나흘째

 

주위의
소중한 순간들을

 

집중해서 카메라에
계속 담는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상관없다

 

시간을 아주
새롭게 경험한다

 

고정됨 없이
모든 게 한순간에 달렸다

 

선택하지 않는다

 

이 자유로움!

 

실험 엿새째

 

되돌아 갈 수가
없다

 

이 도시의 집들이
발목을 붙든다

 

그 방패막이
되고 싶다..."

 

프리드리히, 프리드리히
참...

 

"기쁨에 겨워
심장이 고동친다

 

내 심상에
이 도시가 새겨진다

 

보고 싶은 주위의 것들과
눈으로 접촉한다"

 

"자리가 마땅치 않더라도

 

신은 이 땅에
남을 겁니다

 

성스런운 것이
있을만한 곳입니다

 

신은 존재합니다

 

신이 만물을
창조했습니다

 

그런데 만일
인간이 사라지면

 

세상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모든 게
무용지물입니다

 

인간 없이도
세상의 고유의

 

목적이란 게
있을까요?

 

인간은 신을
닮으려 합니다

 

예술가가 그렇습니다

 

예술가들은
작은 신처럼

 

세상을 재창조합니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재고합니다...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삶과

 

미래의 일들까지도

 

하지만
믿을 수 있는 건...

 

결국 믿을 건
기억입니다

 

모든 게 사라집니다

 

어떤 일이 정말
있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누구한테 물을까요?

 

세상 일은

 

가상적인 환각이며

 

유일한 실재는
기억입니다

 

하지만 기억은
어떤 조작입니다

 

이를테면 영화에 나오는
마음 속의 기억은

 

카메라가 포착한
순간입니다

 

이미 지나간
순간입니다

 

영화가 그 순간의
그림자를 그려냅니다

 

영화 밖에서는

 

그 순간이 있었는지
자신 못합니다

 

그런데 영화가 그 순간의
존재증명일까요?

 

글쎄요

 

확신이 서질 않는군요

 

결국 누구나 끝없는
의구심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면서 사는 겁니다

 

먹고
인생을 즐기며..."

 

이제
그만 좀 찍어라!

 

일하는데
집중해야 해!

 

관광기념
사진 찍어!

 

- 그 말 다시요
- 뭐?

 

- 나가!
- 괜히...

 

나가라구!

 

하는 게
안 보여?

 

비디오광들!

 

비디오족들!

 

비디오족!

 

비디오족...

 

이건 국회 광장에서의
비들기 소리다

 

이제 부러진 다리가
내는 소리...

 

스테레오

 

프리드리히가
부재하는 소리

 

못 해요!

 

여기서
못 세워요!

 

알았어요

 

알았어요
세울게요

 

감사합니다

 

"세상에 대해
뭘 아는지

 

세상을
얼만큼 아는지

 

잘못 알고 있지 않는지
생각해본다

 

그런 생각과 의견이
영향을 미쳤다면?

 

인간과 신에 대한
어긋난 상념이

 

자신의 세상관이라면?

 

모르겠다

 

눈을 감고 생각해봤지만
모르겠다"

 

"모든 일에 실패했다

 

내가 고안한 방식으론
도달할 수 없었다

 

다시 초심자가 되어

 

집을 뒤로 하고
창문 저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아무 것도
찾지 못 했다

 

실명한 뉴튼이
밀로의 비너스의 아름다움을

 

얼마나 느낄 수
있었을까?

 

이전에는
창가에 앉아

 

그런 생각이나
했으니...

 

개똥!

 

7년 재수
옴붙었다!

 

마메드 거리를
걸어내려갔다

 

이 동네는 아주 가난해
세금도 면제다

 

나는 정서결핍이다

 

거지 아이들의
구걸을 힐난한다"

 

받아요

 

감사해요

 

"사라진 걸
다시 볼 순 없다

 

그게 세상 일이다

 

지금 나는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처지다

 

과연 그런가...

 

그저 아무개인가?"

 

안녕, 리카르도
노란 봉지 줘봐라

 

좋아

 

소식 들었니?

 

스위스가 볼리비아를
4대1로 이겼다

 

전의 차보다
멋지잖아?

 

실험 21일째

 

주위엔 유럽 후기전자시대의
잡동사니가 널렸다

 

공항로에까지
미쳤다

 

편의점이 오른 쪽인가

 

애착이 가는 일을
해야겠다

 

담배 좀 사와라
침대 곁에 있던 걸로

 

그늘 쪽으로 가서...

 

빈터!
이 친구야!

 

리스본에서
뭐 하나?

 

싸돌아다니지

 

하드 아이스크림도
먹고

 

남는 시간에

리스본 영화의
소리도 녹음하고

 

- 별 건 아냐...
- 영화 음향?

 

그 영화
안 할 건데

 

안 한다고?

 

아무튼
초대장은 잘 받았어

 

그 건 한참 됐잖아!
온다는 답장도 없었고

 

그거 재밌네...

 

내가 왜 여기
서있는데?

 

내가 왜 그 집에서
3주를 보냈는데?

 

리카르도
왜 말 안 했어?

 

말을 했었야지

 

애가 실수한 거야

 

말하기 싫었겠지

 

유일한 정보통이
되고 싶어서

아니면 내가
뒤쳐질 줄 알고...

 

그 건 딴 이야기고

 

아무튼
지금 여기 있어

 

이제는 소리가
화근이야...

 

그래?
자네가?

 

살다보니 이런
경우도 당하는군

 

뭘 좀 보여주지

 

뭐였지...애착이
가는 일을 해야겠다

 

여기가
내 시네마테크야

 

앞에
대형스크린이 있어

 

그 잔해랄까...

 

영사실

 

이것도 유물이지

 

이미지가
전 같지 않아

 

더는 믿음성이 없어

 

모두 알아
자네도 알고

 

우리 때의
이미지는

뭔가를 말하고
보여줬지

 

팔리는 것만은
아니었어

 

이야기가 있었어

 

그런데
시각이 바뀌었어

 

뭘 보여주지도 않아

 

그런 건 잊혀졌어

이미지는 세상에 내다파는
싸구려 상품이 됐어!

 

리스본에 와
작업을 하면서

 

그런 것에서
벗어나려고 생각했어

 

서로 이야기하던 거
기억해?

 

수동회전카메라로
흑백영화를 찍고 싶었어

 

버스터 키튼의
"카메라맨"처럼

 

카메라를 들고 홀로
거리를 누비면서

 

지가 베르토프가
그랬듯!

 

영화사의 한 장면을
재현해

 

출발점으로 삼았지

 

100년 뒤에 말이야

 

안 통했어
빈터

 

한동안은
되는 듯 했지만

 

이내 무너졌어

 

이 도시를 사랑해

 

리스본!

 

시간을 들여
똑똑히 지켜봤어

 

눈 앞에 놓고

 

하지만 다시 카메라로
잡는 시점에서

 

바로 그 시점마다

 

사물은 흘러갔어

 

돌리고 돌렸지

 

핸들이 돌 때마다

 

도시는 점점 더
앞서 가며 사라졌어

 

수코양이 가토처럼

 

무였어!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됐어

 

의기소침했지

 

그래서 구원을
요청한 거야

 

잠시 동안

 

소리가 문제를 해결하리란
착각을 했어

 

하지만 마이크는 이미지에
어둠을 더할 뿐이야

 

가망없어

 

가망없다구, 빈터

 

가망없어!

 

하지만 한가지
방법을 찾아냈어

 

들어봐

 

팔지 않고
팔 수 없는 이미지

 

순수하지

 

진실되고
아름답고

 

때묻지 않은 거야

 

시각에
오염되지 않고

 

완벽하게 세상과
일치하는 거야

 

볼 수 없더라도

 

그 이미지는 사물의
표상이 되는 거야

그래, 유일하게
접한 이미지야

 

그 사물은
그 자체로 사라졌지

 

저기 있어
빈터

 

"보지 않은
이미지의 서재"

 

하나같이 보지 않고
찍은 테이프야

 

기록할 의도가
없었고

 

누구의 시선도
안 담겼어

 

모두가 등 뒤에서
찍은 거라구!

 

도시 그대로의
이미지야

 

내가 바란 그대로

 

아무튼 이 손타지 않은
순결한 이미지를

 

기꺼이 다른 눈으로
보게 될

 

미래 세대가
있을 거야

 

걱정 말게
우리가 죽은 뒤일테니

 

"잠시 생각해봐...

 

현실의 이미지들이
어떤 꼴을 당하는지...

 

쓰레기 취급이야

모든 이미지들이

 

거기로 직행이야

 

내 이미지들은
쓰레기통에 있어

 

비닐봉지에 담겨서

 

잊어버려!"

 

테스트, 테스트
하나, 둘, 셋

 

프리드리히에게
보내는 메시지

 

쓰레기 왕국의
이미지로부터

 

"프리드리히에게
보내는 메시지

 

쓰레기 왕국의
이미지로부터

 

지가 베르토프의
99년 뒤 이미지를

아인슈타인은 보지 못 해

 

걱정 말고
주위를 돌아봐

 

- 봉지에 메세지가 있어"
- 웃겼어, 빈터!

 

"봉지 좋아하잖아?

 

그대는 봉지 남자...

 

정신나간 친구야!

 

자네의 이미지는
애들 장난감이야

 

막다른 골목에서
마주친 벽이지

 

돌아서서 다시
눈을 크게 떠봐

 

등 뒤는 놔두고

구형 수동카메라를
믿으라구

 

그걸로 여전히
영화를 만들어

 

왜 1회용 이미지 만드는데
인생을 낭비해

 

꼭 필요한
이미지가 있는데!

 

진짜 마법의
셀룰로이드가..."

 

꿈인가!

 

돌아왔군요!

 

- 여태 계셨네요
- 그럼요, 어떻게 가요?

 

그 열쇠로는
딴 집에 못 가는데...

 

어제 밤에 왔는데
다시 나가야 해요

 

북부에서
뮤직비디오 찍으러요

 

- 엽서 고마웠어요
- 받으셨군요

 

보고 싶었어요
브라질은 어땠어요?

 

근사했어요

 

- 이야기 들려줘요
- 지금은 안 돼요

 

- 언제?
- 나중에

 

다리 괜찮아요?

 

다리 안녕해요?
입술은?

 

목과 눈과 목소리도
다 안녕하죠?

 

아주 아름다워요

 

이틀 뒤
돌아올 거에요

 

- 어떻게 만나죠?
- 문 열려 있어요

 

문간에서 잘 거에요!

 

"할 말 다했어
프리츠

 

영화가 발명된지
이제 100년째야

 

계속 작동하고
움직일 거야

 

그 '아무개' 뻬쏘아씨의
글이 마음에 와닿던군

 

'햇빛처럼 빛나는
소리를 듣고 싶다'

 

프리드리히, 그 고물차에
멀건히 앉아 있을 건가!

 

떨치고 나와서
영화를 끝내

 

옆에서 거들어줄테니"

 

이제 돌릴 거야
빈터

 

나와!
벌써 왔어!

 

빨리!

 

그만 가!

 

찍어!

 

핸들은?

 

저기 떨어졌나봐!

 

- 핸들이 어디갔지?
- 핸들이 없어졌어?

 

조명은 딱 좋아!

 

빈터, 돌려!

 

너무 흔들려!

 

안 보여!
터널이야!

 

돌아봐!

 

난리도 아니군!

 

잘 잡아!

 

이게 무슨 각도야?

 

- 조명 좋고!
- 핸들이 또 빠졌어!

 

카메라 때문에
미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