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욕심쟁이, 재키

 

천천히 먹어요!

 

다리 좀 펴고

 

다리 좀 펴고 잘 먹어요

 

펴요

 

다리 좀 이렇게 펴요, 엄마

 

다리 좀 펴라니까

 

다리 좀 펴!

 

 

- 못 펴
- 왜?

 

다리 펴요

 

아파

 

그래서?
다리 펴요, 다리

 

다리 펴요

 

그렇게 펴요

 

펴야지 다리가 안 굳어요

 

못 해

 

알았어, 알았어

 

마음대로 해요

 

할 수 없지 뭐

 

다리가 굼떠

 

굼뜨겠지
엄마가 굼뜨게 하잖아

 

펴라고 해도 펴질 않아

 

얘, 나 목 말라

 

딸아, 목 말라...

 

엄마

 

엄마

 

불 보여요?

 

보여

 

저깄네

 

이쪽 눈은 보이는데
딴 눈이 안 보여

 

내일 같이 밖에 나가
햇볕 좀 쐴래요?

 

밖에 못 나가

 

밖에 못 데려나가
몸이 나무가 된 것 같아

 

죽지도 않고
너만 고생시키네

 

죽지도 않고

 

죽을 마음도 없어

 

빵 먹고 물 마시고

 

먹고 싶은 대로 먹어

 

잘 됐네, 잘 됐어!

 

내 거 반
너희 거 반

 

좀 먹어요

 

한두 숟가락만

 

입 벌려요

 

- 나한테 꿀 주지 마
- 조금만 먹어요

 

꿀이야, 그냥 꿀

 

좀 먹어요, 자

 

조그만 먹으라니까
잠깐

 

먹기 싫어

 

아주 조금

 

아주 조금만 먹어요

 

16유로에 팔아요

 

벌통의 벌집에서 바로 나온 거예요

 

좋은 꿀이네!

 

맛 좀 봐

 

여기 꿀 값이 왜 이렇게 싸요?

 

수요가 떨어져서 값이 내렸어요

 

잘 안 팔려요

 

내 건 좀 비싸도 잘 팔려요

 

20유로 나갈 때도 있어요

 

떨어지면 10에서 15유로

 

보스니아 사람이에요?

 

아버지 쪽은 알바니아고
어머니가 보스니아 사람이에요

 

그렇구나

 

알바니아와 터키 사람들이
다 우리 마을을 떠났어요

 

우리 빼고
우린 터키계예요

 

그 가족들 기억 안 나요

 

내가 64년 생이에요

 

꿀이 다 약이 아니에요
특히 섞으면

 

설탕을 잘 섞지만
내 건 생꿀이에요

 

고마워요

 

그게 약으로 쓰는 붉은 꿀이에요

 

- 약으로?
- 네, 특효약으로

 

좋은 꿀이네

 

흥정해요, 걱정 말고

 

보통 16유로인데
깎아줄게요

 

걱정 말아요, 싸게 해줄게요

 

집에 순꿀이 있는데
겨울에만 나요

그때 다시 올게요

 

선물로 한 병 가져올게요

 

안심해요, 거를 테니까

 

차에 타 마셔요

 

찾는 거 있으세요?

 

머리 염색약 찾아요
밤색

 

- 밤색?
- 네

 

- 이게 밤색인데
- 내가 찾던 거예요

 

- 좋은 거예요
- 네, 이거예요

 

얼마예요?

 

2.5유로요

 

비싸네, 2.5유로면

 

그 밤색 가져가세요
아주 좋은 거예요

 

네, 그렇게 해요

 

그게 좋은 거예요, 밤색

 

이것도 살게요

 

어머니 드리려고
아프세요

 

85살이세요

 

몇 살?
85살요?

 

- 아프세요?
- 4년째 누워계세요

 

그냥 드릴게요
어머니를 위해

 

무사하시라고
스코페의 선물이에요

 

정말 고마워요

 

엄마

 

일어나요

 

일어나요

 

스코페에 갔다 왔어요
식사 해요

 

스코페에 갔다 왔어?

 

가서 꿀 팔았어요

 

가서 꿀 팔았다고

 

뭐?

 

가서 꿀 팔았다고!

 

바나나 좀 샀어요

 

뭐야?

 

시원하게 하는 부채예요
파리도 쫓고

 

그래요

 

목 멘다!
잠깐

 

천천히 조금씩 먹어요

 

좋죠?

 

잡고 만져봐요

 

- 어때요?
- 멋지네

 

꼬리에요, 엄마
공작 꼬리

 

눈 안 찔리게 조심해요

 

잠깐, 이렇게

 

그렇게 말고
눈 찔린다니까

 

이렇게

 

이리로, 엄마, 이리로

 

꿀 팔았어?

 

얼마에?

 

받을 만큼
한 병에 10유로

 

한 병에 10유로

 

터키 사람들이야

 

입 벌려요

 

다시 입

 

이리 데려와, 알쵸!

 

돌려!
돌아오게

 

왜 그래?

 

우리 엄마 보여주려고?

 

주무신다

 

알아?

 

새끼 고양이 갖고 싶어?

 

한 마리 가져갈래?

 

어떤 거 가져갈래?

 

흰 거? 갈색?
아님 이거?

 

나갈까?

 

여기 있을까, 나갈까?

 

나갈래?

 

나가자

 

잘 한다!
어디 부러졌어?

 

밀어서 가슴을 찧었네

 

지가 넘어졌고
내 다리가 부러졌어

 

죽을 줄 알아, 알리트!

 

괜찮아, 괜찮아

 

가슴 다쳤어

 

이리 와, 감즈, 좀 보자

 

감즈, 이리 와
어디 보자

 

많이 다쳤어

 

- 소란 떨지 마!
- 입 닥쳐!

 

닥치고 있어

 

한 짓을 봐

 

집에 가 혼날 줄 알아!

 

어디 두고봐라

 

되게 매 맞을 줄 알아

 

집에 가 보자

 

피멍이 들게 해줄 테니

 

그래야 아픈 줄 알지

 

내 이가 부러졌어

 

이빨 다 부러지게 해줄 거야

 

내 손 찧었네

 

다른 못 가져와

 

이제 됐어요

 

남동부가 맑은 가운데
전국이 대체로 흐리겠습니다

 

바람은 북쪽에서부터
점차 강해지고...

 

내일은 대기가 불안정해...

 

다른 방송인가?

 

라디오 스코페야
들어봐

 

어디 불러봐
뭘 기다리고 있어?

 

시원할 거예요

 

니 머리나 해!

 

잠시만

 

잡고 있어요!
가만히 있어요!

 

이제 약 가져올게요

 

그 다음에 바나나 먹고

 

아직도 바나나가 남았네

 

남았어요

 

누가 가져왔어?

 

내가 가져왔지
누가 가져와

 

벌써 먹었어

 

먹기나 해요!
오늘 내일은 바나나니까

 

이건 오늘
나머지는 내일

 

시내 가서 새로 사올게요

 

그대로 거기 있어!

 

일어선다

 

제발 숫놈이 아니길

 

자, 자!

 

숫놈이네
김 샜어!

 

벌집에 뭘 써요?

 

마른 똥

 

벌집은 준비됐고
곧 애벌레가 생겨요

 

저 애벌레들?

 

똥만 겹겹 발라주면
지들이 알아서 만들어요

 

꿀이 얼마나 돼요?
2, 30킬로?

 

얼마가 됐든 모두에게 충분해요

 

이 벌집에선 꿀이 얼마나 나와요?

 

좋은 해엔 10킬로

그해와 벌들에 달렸어요

 

아무튼 난 5킬로는 남겨둬요

 

- 그러고 싶지만...
- 그건 아직 이르고...

 

지금 꿀이 있지만 9월에 꽉 차요

 

내 달에라도 차긴 찰 거예요

 

- 얼마에 팔아요?
- 좋은 해엔 10유로

 

언제 채집해요?

 

올해는 9월이나 10월

 

날씨에 달렸어요

 

무스타파가 잘 닫아놨으니
저기다 둬

 

그래, 창문들 다 닫았지?

 

그래, 다 닫았어

 

벌통들은 어때?

 

깨끗하게 닫혀 있어

 

오물 없이

 

오물이 없어 벌들이 좋아하겠네

 

가봐

 

- 당신은 가, 이건 내가 할 테니
- 트럭에?

 

좋아, 이건 여기 놓고

 

펌프 이리 줘

 

쏠 거야

 

돌려

 

감즈, 이리 와!

 

이리 가져와
내가 여기서 자를 테니

 

꽉 좀 닫아요!

 

또 쏜다

 

이 멍청아, 입 닥쳐!

 

꺼져!

 

- 어디야?
- 여기

 

벌이 어딨지?

 

날 좋고 여긴 장소 많아요

 

그거 다 가져가게요?

 

- 그거 다 가져가요?
- 아니, 두세 틀만요

 

그 판만 가져가고
나머진 남기지...

 

그래야 내 벌들을
공격하러 오지 않아요

 

그걸로 충분해요...

 

모두에게 넉넉해요

 

이것들은 찼네
채집해도 돼요

딴 건 시간이 필요해요

 

네, 그렇게 할 거예요

 

반은 가져가고 반은 남겨요

 

그래야 내 벌들 공격 안 해요

 

가라, 가, 가!

 

스코페 사람들이
나한테는 잘못 안 하는데

 

나도 이야기해봤는데
좀 양보했어요

 

그 작자 때문에 헷갈렸어요

 

각 틀마다 1.5킬로랬어요

 

누굴 바보로 아느냐 말해줬어요

 

재봤느냐?
안 재봤어요

 

그 작자가 재봤다고 했어요

 

저울을 가져가지 그랬어요

 

저울 있어요

 

배터리로 하는 건데 잘 고장 나요

 

디지털 저울

 

내가 재보면 늘 맞아요

 

내가 재면 늘 정확해요

 

더는 안 되고 끝났어요

 

다 손 내밀어요...

 

감즈에게 3유로

 

벨리에게 7유로
알리에게 반유로...

 

또 무스타파...

 

다 줘야 해요

 

그 작자가 잘못했어요

 

브랜디 좀 더 부어요

 

- 부었잖아요
- 겨우 한 방울

 

주는 게 없으니 조금 붓지!

 

낼게요, 아티제

 

좋은 브랜디예요

 

정성이 얼마나 들어간 건데!

 

- 옛날 속담 알아요?
- 뭐?

 

강 없는 마을은 마을이 아니다

 

겨울이 힘들어요

 

- 힘들지
- 물이 거의 없어요

 

언니가 8살에 죽고...

 

다른 두 자매도 죽었어요

 

하나는 9살에

 

또 하나는 석달 만에 죽었어요

 

다 저쪽에 묻혔어요

 

엄마?

 

일어나요

 

일어나 수박 좀 먹어요

 

수박 좀 먹어요

 

- 뭘 먹어?
- 수박 먹어요

 

- 수박 먹어?
- 응, 먹어봐

 

- 안 먹는다
- 맛 있어요

 

아주 달아요

 

그 사람들이 가져왔어?

 

류트비에와 후세인이 가져왔어요

 

잘 잡아요, 흘리지 말고

 

더 작은 건 없나

 

작은 거예요

 

먹어요!

 

이것보다 어떻게 더 작아

 

아주 달죠?

 

자연산 수박이에요
농약 안 친 거

 

시장에서 파는 것과 달라요

 

자야겠다

 

잠깐

 

이불 좀 덮어줘

 

수박까지 먹었네!

 

꿀 좀 있나?
한 1,2킬로 되나?

 

1킬로가 대순가
1킬로쯤은 줄 수 있어

 

1,2킬로 있는지 살펴봐...

 

더 있으면 좋겠는데

 

와서 이거 가져가

 

가져가

 

꿀 없이 보내진 않겠지?

 

그게 뭐...

 

어디 보자구

 

펌프 없인 쏠 거야

 

보기만 할게

 

가져가기 충분할 것 같은데

아냐, 안 그래

 

- 무슨 소리야?
- 충분하지 않다고

 

- 다시 넣어
- 꿀은 좋네

 

- 꿀이야 좋지만 충분하지 않아
- 좋아

 

충분하지 않아

 

이제 준비됐다

꿀이 얼마나 있는지 보자

 

내가 열면
펌프로 연기 뿜어

 

그래야 안 쏘여

 

야, 많네!

 

하나, 둘, 셋...
벌집 넷

 

이제 반은 남길 거야

 

반 가져가고
반은 남기고 닫아

 

일찍부터 꿀을 모은 저장벌들에게...

 

그 벌들에게 가...

 

꿀을 먹여줘

 

꿀 다 꺼내지 마!

 

꺼내지 않을 거야

 

다 꺼내지 마!

 

안 꺼내
더 밑에 놓는 거야

 

날씨가 점점 선선해져

 

위 쪽 건...

 

위 쪽에 있는 건 꺼내야 해

 

봐, 텅 비었어

 

딴 쪽에 집 지었을 걸

 

아냐, 안 그래

 

아빠가 거기 놨잖아

 

아티제의 벌집은
꿀이 양쪽에 있어

 

우리 건 아냐

 

아니겠지

 

네가 잘 안 돌봐서야

 

잘 안 돌봐서

 

아냐, 아빠가 벌이 먹을
꿀을 꺼내서야

 

아냐, 네가 잘 안 돌봐서야

 

앞으론 아티제한테 가지 마라!

 

알았어?

 

- 알아들었어?
- 몰라

 

널 위한 거야
아빠는 이거 필요 없어

 

필요할 만큼 있어
많진 않아도 충분해

 

넌 아니지
벌 키우는 법은 내가 알아

 

성냥 가져와서 펌프에 불 붙여

 

엄마가 할 거야

 

엄마 기다리지 말고
성냥 가져와 불 붙여

 

아티제한테 가지 마
알았어?

 

아빠가 하는 법을 알아

 

잘도 알지!

 

- 우린 우리 식으로 꿀 채집해
- 잘도 채집하겠다

 

널 위해 하는 거야

 

오로지 널 위해
아빤 이거 필요 없어

 

너 때문이야

 

다 필요 없어

 

너 학교 보내려면 돈이 필요해

 

옷도 그렇고

 

다 사줬어

 

다!

 

말 안 들으면
사줄 것도 없어

 

아무것도

 

나한테 있는 것도 안 줘

 

조심해요

 

수건 조심해요

 

- 뭐?
- 수건 떨어졌잖아요

 

받아요

 

- 왜 일어났어요?
- 좀 앉아 있으려고

 

당기지 마!

 

누구나 멋지게 보이는 걸
좋아해, 엄마

 

- 나도
- 누가?

 

뭐라는지 안 들려

 

욕하는지 뭔지 몰라...

 

몰라요?

 

내일이 축제 날이야...

 

뭐?

 

몰랐어요?

 

뭐?

 

몰라

 

그래서 도와달라고?

 

언제 도와줬는지 생각나요?

 

한참 오래됐지

 

그래서?

 

힘들어 죽겠네

 

또 자려고?

 

도와준댔잖아요

 

좀 쉬었다가

 

도와줄 수가 없어

 

그럼 나도 안 도와줄 거야

 

안 도와준다고

 

누가 도와달라던?

 

내 마음이지

 

밤인가?

 

밤까지 한참 남았어요, 엄마

 

어떻게 도와줘?

 

딴 거 필요 없고
스카프나 매줘요

 

여기 묶어줘

 

잠깐만

 

어디가 끝이지?

 

여기야, 여기

 

다 됐다

 

이제 입 맞춰줄게요

 

- 나도 해줄게
- 어디 해봐요

 

됐어요

 

우리가 늘 싸우는 게
내가 방정맞아서라면서?

 

방정맞지

 

방정맞아도 제일 믿음직해

 

아가씨, 초콜릿을 사줄게요

우리 결혼해 이 마을을 떠나요

 

좋아요, 엄마?

 

진짜 좋은 꿀이네

 

네가 이기길 빌었는데

 

실망시키지 않았어!

 

먹어!
먹어봐

 

자네를 위한 거야, 후세인

 

여기 더 있어, 후세인

 

먹고 마실 게 푸짐해

 

뭐 해, 사펫?
기다려

 

왕처럼 먹어보자!

 

그럼 거래하는 거지, 후세인?

 

어떻게 생각해?

 

아냐, 애들 줘
돌려줄 것 없어

 

애들 줘

 

애들한테 줘

 

찔끔 사자는 게 아냐
한꺼번에 2백킬로야

 

그럼 거래된 거야

 

킬로 당 10유로로
2백킬로 살게

 

아기 가만둬!

 

괴롭히지 마!

 

알쵸!
그러다 아빠에게 맞는다!

 

그냥 매를 벌어!

 

매를 벌어!

 

가만 있어, 안 쏴
자, 연기 뿜어

 

칼 가져와!
여보, 병 준비됐어?

 

큰 통 먼저 가져와

 

냄비하고

 

냄비 저기 뒀어

 

쏘였네

 

왜 안 와?

 

뭘 꾸물거려?

 

꿀 모아야 해
냄비 좀 가져와

 

와서 담아

 

엄마에게 병에 넣으라고 해
어서! 빨리!

 

뭐 하고 있어?

 

하여간에
제대로 하는 게 없네

 

가리개 써

 

가리개 써

 

감즈, 빨리!
베리, 너도!

 

베리, 이리 와

 

이 놈 봐라!
끌어내야만 일 해

 

가서 잘라!

쏜단 말이야

 

- 안 쏴, 겁내지 마
- 뿜어줄게, 괜찮아

 

그래, 떼내!

 

또 쏘였네

 

제대로 쐈어
띵해

 

계속 뿜어!

 

베리, 어딜 도망가
머리 박살낸다!

 

왜 안 오는 거야?
내 자식 맞아?

 

또 쏘였어
골이 띵해

 

머리도 쏘였어

 

가리개 가져와!

 

더 빨리, 더 빨리!

 

누군들 더 바라지 않나

 

어디 보자, 13.5
13.5킬로네

 

둘, 셋, 넷, 다섯...

 

열하나

 

그걸로 건강 좀 챙기고

 

아무튼 20킬로 더 있어야 해

 

딴 걸 거요, 아티제

 

딴 거?
당신이 데려온 것들이에요

 

아니면 날씨 때문이거나

변덕스럽잖아요!
틀림없어요

 

봐요, 다섯 마리도 못 살았어요

 

그게 아니라니까요, 아티제

 

반은 남겨놓으랬잖아요

봐요, 당신 벌이 한 짓을!

 

한 틀씩은 남겨놨어요

 

당신 벌들을 안 옮기면
내 걸 옮기겠어요!

 

- 옮길 데도 없어요
- 내가 알 바 아니에요

 

애들 뒷바라지 해야 해요

 

- 누가 뒷바라지 해요?
- 그래도 애들이 있잖아요

 

난 아무도 없어요

 

아무래도 딴 것 때문일 거요

 

당신 벌들 여기서 옮겨요

 

아티제, 어디로 옮겨요?

집이 여기고 여기 사는데

 

어디로 옮기라고

 

갈 데 없고 끝났어요
죽었어요

 

그렇지 않아요!
애들을 걸고 맹세해요

 

잠깐, 잠깐...

 

변호사와 법원이 있어요

거기 가서 해결해요!

 

법정에 가서 어찌 되나 봐요

 

- 열지 마!
- 어떻게 내게 이럴 수 있어요?

 

누가 속였다 그래요, 아티제?

 

벌 친다고해서
치는 법을 가르쳐줬어요

 

벌도 벌집도 꿀도 안 팔았어요

다 여깄어요

 

너무 일러서
벌집이 무너질 거라 했어요

 

애 아버지는 꿀 채집하라
소리지르고

 

당신은 일러서 안 된다고 하고

 

연기를 머리에 바로 뿜어

 

- 안에 똥이 없네
- 아냐, 있어

 

얼굴에 쏘였어

 

겁낼 거 없어

 

아빠가 채집해!

 

아빠가 가져왔잖아
똥개처럼!

 

씨발!

 

남 탓 할 것 없어

 

다 자기 책임이지

 

누가 책임지겠어

 

보이지?
이놈들이 우리 벌을 쫓아내

 

쏘였어요

 

별똥별 같네

 

조심해, 내 머리에 떨어져
홀랑 태울라

 

다리 데었어요

 

하품 나오네

 

아티제, 왜 여기서 안 떠나요?

 

너 같은 아들이 있었으면...

 

달라졌을 거야

 

없어

 

어떻게 했는지 좀 봐요

 

어쩌겠어요, 아티제?

 

불을 놔야 해요

 

뭘 했는지 생각 좀 해요!

 

새 풀이 필요하고
쓸모 없는 노간주나무요

 

벌들에게 풀이 없어지잖아요

 

해 안 돼요

 

당신에게 필요하듯 나도 필요해요

 

- 태워야 새 풀이 나요
- 나도 풀이 필요해요

 

내가 태우랬어요

 

아주 잘 했네!

 

태우면 풀이 더 잘 자라요

 

봐요!

 

당신이 애들 봐주면 불 안 놓을 거요

 

그런 심보면 어쩔 수 없네

 

뭘 꾸물거려?
가!

 

저주 받을 이웃들...

 

네가 이러는 걸 보니
가슴 아파

 

정말 가슴이 아파

 

중매쟁이가 왔을 때...

 

반기지 않았어요?

 

모르겠다

 

청혼했을 때는요?

 

나는 좋다고 했어...

 

수락했어

 

그럼 누가 안 된댔어요?

 

네 아버지

 

이젠 기회가 있어도 못 갈 거야

 

- 왜?
- 그냥

 

그런 말 마라

 

왜요?

 

안 좋아

 

별 수 없어요

 

엄마 두고 어떻게 가요?

 

쉽지

 

나도 같이 가지

 

사위가 우릴 돌봐주고

 

널 돌봐주면
마음이 한결 놓일 텐데

 

이거 따기 싫어!

 

엄마가 따, 씨발

 

시끄러!

 

잔소리가 그치지 않네

 

남은 게 없다는데
그렇게 못 믿겠어?

 

말로는 없다지만 있나 좀 보자구

 

같이 뒤져봐
큰 힘 드는 거 아니잖아

 

거짓말 같아?
내가 왜 그러겠어?

 

- 누가 돈을 마다해?
- 후세인...

 

알았어, 가보기나 해

 

벌집이 남았나 살펴보자구

 

그러지, 소용 없어
남은 게 없어

 

있어도 안 주려는 거지

 

없다는 간단한 말을 못 알아들어?

 

벌들이 달려들까봐
벌집을 열지도 못 할 거야

 

- 설마
- 일 년에 하나씩이야

 

- 하나씩?
- 그래

 

- 신의 축복이네
- 일 년에 하나씩

 

신의 축복이야

 

어쩌겠어, 애들이 필요하고
진짜 보배야

 

조심해

 

- 아주 차갑네
- 뭐가 차가워

 

다리 올려
좀 나아?

 

잠깐만

 

빨리 당겨!
벌이 빠져죽지 않게

 

여왕벌이야

 

엄마가 아기 같으면
품에 안고 달릴 텐데!

 

벌들을 다 죽였고
이제 벌이 없어요

 

어쩔 수 없으니 떠나야지

 

엄마가 죽고 나면 난 어쩌지?

 

엄마가 죽고 나면
난 어떡해요?

 

결혼해

 

잘도

 

지들 마음대로 하라지

 

이제 얽히고 싶지 않아

 

신이 벌하실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라

 

지들 없어도 잘 해나가

 

신이 벌하실 거야!

 

신이 벌하셔야지

 

신이 살림을 태우시기를!

 

모르겠어?
50마리가 죽었어!

 

- 왜 죽어?
- 병 들어 죽었어

 

신경 좀 쓰라고...

 

말하고, 말하고, 또 말했는데

 

- 괜찮아 보이는데
- 괜찮아? 반 죽어 보여!

 

누가 신경 안 써!

 

누가 신경 안 쓰긴!

 

- 얘도 병 들었어
- 그래, 아무렴!

 

- 아빠가 신경 안 썼어!
- 아니, 네가 신경 안 썼지!

 

난 할 일이 아주 많아...

 

농사 지어야지!

 

신경이나 써?

양동이 봐, 텅 비었어

 

왜 나만 갖고 그래?

무조에게는 뭐라고 안 하면서

 

그럼 신경 썼어?
그래서 어떻게 됐어?

 

혼자 신경 썼어?
그래서 한 게 뭐야?

 

하여간에
손톱 만치도 신경 안 쓰고

 

뭐라도 한 것처럼!

 

- 신경 썼어
- 종일 죽치고 앉아서?

 

웬 난리법석이야...

 

- 얘들이 돌봤어
- 그래, 아주 잘 돌봤네

 

송아지 몇 마리가
죽었는지 알아?

 

종일 처먹으면서 먹이는 안 주고

 

병든 줄 알았잖아!
병이지 죽진 않았어!

 

한 마리가 아냐
지금까지 50 마리가 죽었어

 

- 먹이가 없었어!
- 먹이가 없긴 왜 없어!

 

자루에 꽉 찼어!

옥수수 가는 게 그렇게 힘들어?

 

거기 가는 거 있잖아

 

- 애들은 갈 줄 몰라
- 갈 줄 몰라?

 

그럼 당신이 갈아야지!

먹기만 하고 갈진 않았어

 

당신이 애들을 버려놨어

 

오냐 오냐 하면서

 

그래서 버릇이 없어

 

앞으론 먹을 거 없어

 

나 먹을 것만 차릴 거야
너희 건 없어!

 

배고파 봐야 알아

 

벌만으론 안 돼
소들도 필요해

 

이 황무지에서
소 없인 못 살아

 

내 무릎 위로 와라

 

추웠어?

 

어디 있니, 새끼고양아?
옷장 속에?

 

뭐 먹었니?
탈지 우유와 크림?

 

네 건 안 남았다

 

더 줘요?

 

- 더 있어?
- 먹을 만큼 있어요

 

그만

 

치워버려!

 

우유 먹기 싫어요?

 

아이란 말고 우유 먹고 싶어

 

이건 싫어

 

싫으면 고양이 주지 뭐

 

봄 오는 거 생각해요?

 


봄 오는 거 생각하냐구요

 

봄, 봄 말이야

 

봄이 오면 좋아요?

 

봄이 와?

 

오겠죠

 

수많은 겨울을 보냈어

 

엄마, 음악 소리 들려요?

 

엄마...

 

노래 소리 들려요?

 

엄마

 

엄마!

 

물러가라, 악귀들아!

 

재키, 이리 와, 이리 와...

 

너 거기 앉아 있니?
추워?

 

이리 와, 야옹아, 야옹아

 

이리 와, 야옹아, 이리 와

 

허니랜드

 

감독: 루보미르 스테파노브
타마라 코테브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