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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막 : 김 하 은

번 역 : 정 수 연

 

수 입 / 배 급 : (주)영화사 진진

 

안 해본 일 없습니다
온갖 일 다 했죠

 

주로 건설 현장 일이요

 

기반 공사, 배수 공사
굴착...

 

도면 뜨기, 콘크리트 치기

 

지붕 작업, 바닥 작업

 

도로포장, 판석 깔기

 

배관 작업, 목공...

 

심지어 무덤도 팠으니
말 다 했죠

 

왜 그만뒀습니까?

 

짜증 나게 하는 상사가
꼭 있잖아요

 

게다가 겨우내 현장에
있다 보면 몸이 꽁꽁 얼고

 

못 해 먹겠더라고요

 

- 조경 일은 어땠죠?
- 좋았어요

 

이동이 많고

 

고객과 집과 할 일이
매일 달라지죠

 

난 성실한데

 

동료들이 게을러터져서
답답하더라고요

 

나 혼자 일하고
내 사업을 하고 싶어요

 

- 실업 수당 받은 적은?
- 없어요, 자존심이 있지

 

차라리 굶는 게 낫죠

 

멋지네요, 리키

 

믿을 만하다는
헨리의 말이 맞네요

 

먼저 이 일의
성격에 대해 설명하죠

 

고용되는 게 아니라
합류하는 겁니다

 

우린 '승선'이라고 해요

 

우릴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일하고

 

고용 기사가 아닌
서비스 제공자가 되죠

 

고용 계약 같은 거 없고
목표 실적도 없어요

 

'배송 기준'만
지키면 돼요

 

임금은 없지만
배송 수수료를 받고요

 

- 이해가 됩니까?
- 네

 

- 문제없어요?
- 네, 괜찮은 것 같네요

 

출근 카드 같은 거 없고
알아서 일합니다

 

서명하면 개인 사업자
가맹주가 되는 겁니다

 

자기 운명의 주인이죠
전사만 살아남아요

 

자신 있어요?

 

그럼요, 이런 기회를
얼마나 기다렸는데요

 

마지막으로 확인할 게
하나 있는데

 

밴은 가져오나요
회사 거 쓰나요?

 

감독 켄 로치

 

헨리랑
상의해도 될까요?

 

결정하면 알려줘요
모든 게 본인 선택이니까

 

" 미 안 해 요 , 리 키 "

 

길게 봐야 해, 리키

 

차가 오래돼서 고장 나면
하루 공치고

 

대체 비용도
물어야 해

 

200파운드가
바로 날아가

 

그래서 차가
좋아야 해

 

난 이 차 샀어

 

차가 커서 특대 화물도
실을 수 있으니까

 

융통성 있고, 돈 더 벌고

 

운전하기 힘들 만큼
크진 않고

 

이 차 몰면
24시간도 거뜬해

 

1만 4천 파운드나 하잖아
애비가 펄쩍 뛸걸

 

아직 빚 갚고 있거든

 

계산해봐, 이게
한 달에 400파운드인데

 

회사 차 쓰면
하루에 65파운드야

 

매일 말이야

 

계약금이 거의 1천이네

 

젠장...
그런 돈이 어딨어

 

라이자 제인
안 자고 뭐 하니?

 

- 잠이 안 와
- 저런, 우리 예쁜이

 

미안, '재우기'가
평소보다 오래 걸렸어

 

- 조 할아버지?
- 응, 술집에 있더라고

 

- 술집엔 왜?
- 내일 말해줄게

 

내일은 일찍 오도록
노력할게

 

- 알았어
- 얼른 누워

 

책은 읽었어?

 

한 달에 416파운드야
회사 밴 빌리면 안 돼?

 

그건 하루에 65파운드야
한 달이면 2천

 

- 월세처럼 버리는 돈이지
- 그래도 위험이 적잖아

 

25년간 운전하면서
차 한 번 안 긁었어

 

게다가 하루에 최소한
155파운드는 벌어

 

헨리는 200 번데
나도 그 정도 할 수 있어

 

1천2백이야
한 주에 말이야

 

그러려면 매일 14시간씩
주 6일 일해야 하잖아

 

서로 얼굴 보기도
힘들어져

 

자기야...

 

처음엔 당연히
힘들 거야

 

하지만 1년 정도
경험을 쌓으면

 

사업을 확장할 수 있어

 

- 그래?
- 그래

 

지를 땐 질러야지, 평생
셋방살이할 순 없잖아

 

내 집을 갖고 싶어
맨날 남한테

 

살아도 된다, 안 된다
이딴 소리 듣기 싫어

 

근데 밴 계약금이
1천 파운드야

 

1천 파운드? 우리 이미
대출 한도를 꽉 채웠어

 

남은 건 내 차뿐이야

 

나 차 없으면 안 돼

 

차는 못 팔아
일하려면 있어야 해

 

- 버스 타면 되잖아
- 안 돼

 

멀리 사는 고객도 있어

 

시간 맞춰 가야 하는 거
당신도 알잖아

 

오지랖 떨지 말고
할 일만 하고

 

오후엔 와서 애들 봐
돈은 내가 벌게

 

오지랖은 무슨
그게 내 일이야

 

애비, 내 말 들어

 

2년 안에 우리 집 살 돈
모을 수 있어

 

주택 담보 대출
계약금 말이야

 

이제 오냐
실종신고 하려던 참인데

 

놀다 왔어, 왜?

 

젖었네
왜 외투 안 입었어?

 

이게 다 뭐야?

 

얘기 중이었어
아빠가 사업 시작한대

 

가맹 계약 맺었어

 

와, 맥도널드 인수해?

 

- 아니야, 까불기는
- 택배용 밴 살 거야

 

- 무슨 색?
- 흰색이지

 

'흰색 밴 폭주족'이네

 

그래, 네 맘대로 불러

 

어이, 하푼

 

별거 안 해, 넌?

 

그래, 2초만 기다려

 

- 엄마
- 왜?

 

- 시리얼 어딨어?
- 바로 앞에 봐

 

빨리빨리 실어!

 

꾸물거릴 시간 없어
서둘러

 

- 안녕하세요
- 리키

 

 

심장 박동 같은 거야
자네가 사용할 스캐너

 

소중하고 매우 비싸
잃어버리면 물어내야 해

 

잘 다루면
큰 도움이 될 거야

 

스캔해서 실으면
그때부터 자네 책임이야

 

시스템 등록돼서 배송
완료될 때까지 추적이 돼

 

얘가 경로도 짜줄 거야
작동법은 간단해

 

명심해
'정확 배송' 물건은

 

지정된 시간에
배송해야 해

 

지정된 시간 한 시간 안에
해야 하고 늦으면 안 돼

 

절대로

 

어때, 잘돼 가?

 

이봐, 조금 더
빨리 움직여야 해

 

선입 후출이야, 알아둬

 

지금 분류해서 실어야
나중에 스트레스 덜 받아

 

이제 ETA에 맞춰야 해
'예상 도착 시간'

 

이 총에 다 있어

 

- 물어볼 거 있어?
- 아니, 괜찮아

 

- 난 물어볼 거 있어
- 뭐?

 

이것들 언제 치울 거야?

 

야, 낯짝도 두껍다

 

자긴 첫 달에
얼마나 굼벵이 같았는데

 

신경 쓰지 마
겁나 찌질한 놈이야

 

샘한테 하청받아서 일해

 

저 밴은 샘 거고

 

샘은 매일 노선당
170파운드 떼어 가

 

저 친구는 얼마 받고?

 

- 70파운드
- 말도 안 돼

 

오늘 일 잘하면
좋은 노선 받을 거야

 

거기 둘
질의응답 그만하고

 

바닥에 있는 상자나
얼른 실어, 어서!

 

한 가지 더
이게 제일 중요한 거야

 

이게 필요할 거야

 

- 뭔데?
- 여기에 오줌 눠

 

장난치지 마

 

두고 봐라
실어, 도와줄게

 

나쁜 자식

 

- 네?
- '월러스 에너지' 택배요

 

- 누구요?
- '월러스 에너지'요

 

잘못 누르셨어요

 

- 네?
- 잘못 눌렀다고요

 

왜 이래요
딱지 끊지 마세요

 

계속 정차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밖에 없습니다

 

말도 안 돼요

 

- 이동할 겁니까?
- 요 앞이에요

 

- 당장 이동하세요
- 바로 저기요

 

- 빡빡하게 굴지 맙시다
- 과태료 부과합니다

 

아시겠어요?

 

- 감사합니다
- 재수 없어

 

로지, 저 애비예요

 

잘 지냈어요?

 

로지, 어디 있어요?

 

위층에 계세요?

 

로지?

 

로지?

 

로지

 

어머나
숨바꼭질하는 거예요?

 

손이 얼음처럼 차요

 

- 그 남자 갔어?
- 누구요?

 

낯선 남자가
내 집으로 들어왔어

 

너무 무서워서
왔다 갔다 하고 있어

 

로지, 지금 이 집엔
우리 둘밖에 없어요

 

- 확실해?
- 네, 우리 둘뿐이에요

 

우리 둘뿐이구나

 

괜찮아요? 얼마나 오래
여기 앉아 계셨어요?

 

한참 된 거 같아
너무 무서웠어

 

가여워라, 괜찮아요
저 말고 다른 사람 없어요

 

알았어

 

낯선 사람 아니고
새 간병인이에요

 

약 챙기고
재워드릴 거예요

 

무서워하지 마세요

 

머리 빗겨줄까?

 

제가 시간이 없어요, 로지

 

저녁 드시고
약도 드세요, 알겠죠?

 

그러지 말고
조금만 더 드세요

 

- 로지
- 접시를 깨뜨렸어

 

맙소사

 

미안

 

괜찮아요, 걱정 마세요
그럴 수도 있죠

 

가서 이거 치울 거
가져와야겠어요

 

택배 왔습니다

 

내 저녁 식사가 왔군

 

무거운데
안에 넣어드릴까요?

 

그렇게 해주겠소?
친절하시네

 

- 고마워요
- 코끼리 드세요?

 

이 사람 보게, 그래요
나 줌바 댄스 추고 있었소

 

안녕하세요
택배 왔습니다

 

여기 서명해주세요

 

- 뭡니까?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요

 

- 맨유?
- 네

 

- 진짜로?
- 네, 왜요?

 

지역팀 있잖아요
선덜랜드 있잖아요

 

난 맨체스터
출신이거든요

 

맨체스터 출신 맨유 팬이
어딨어, 다 런던 놈들이지

 

여기요

 

그럼 그날은
열통이 터졌겠네요

 

리그 우승이 코앞이었는데
맨시티가 버티고 버티다

 

막판 코너킥 득점에
아구에로 득점으로 결국

 

우승컵을 빼앗겼잖소

 

맨시티 우승, 맨유 폭망
얼마나 속상해

 

난 웃다가 오줌 지렸어
어찌나 기분 좋던지

 

그게 웃겨요?

 

당신네 뉴캐슬이
승점 12점을 앞서다가

 

우승 날린 건?

 

키건이 퍼거슨한테
말려서 한 말 기억해?

 

'맨유를 꺾으면
정말 기쁠 겁니다'

 

그리고 당신네 홈에서
에릭이 골을 넣었어

 

누가 우승했지?
우리야, 당신네 아니고

 

에릭 칸토나 짱!

 

- 간다, 물건 잘 써
- 꺼져

 

좋은 하루 보내

 

96년 10월 20일, 우리가
5대 0으로 이겼어

 

기분 째지더라, 엄청!

 

- 나가 뒈져, 등신아
- 너나 뒈져

 

쪼다 새끼

 

다 됐어요, 로버트
원하신 대로예요

 

고마워요, 애비

 

어떠세요?

 

너무 화끈거려요
너무 아파요

 

천천히 하세요

 

깨끗이 씻고 나서
새 기저귀 채워드릴게요

 

내가 이렇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상상도 못 했어요

 

- 우리 다 늙잖아요
- 그렇죠

 

- 애비
- 네

 

난독성 불면증 환자 얘기
알아요?

 

아뇨

 

신을 산으로 잘못 읽고는
산의 존재를 고민한대요

 

안녕, 라이자

 

짧게 남길게

 

냉장고에 파스타 있어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어

 

연구 과제 꺼내놓으면
들어가서 볼게

 

컴퓨터는 딱 15분만 해
저녁까지 숙제 다 하고

 

8시 45분에 자러 가
알았지?

 

엄마 언제 갈지 몰라
서둘러볼게

 

아빠는 늦을 거야
이따 보자, 알았지?

 

사랑해, 끊을게

 

안녕

 

세브, 엄마 음성 들었어?
학교에서 또 문자 왔어

 

엄마한테 전화해

 

아빠가 모르는 걸
다행으로 알아

 

어디 있어?

 

이거 듣는 즉시 전화해
끊는다

 

- 뭘 그린 거야?
- 오리

 

- 어때?
- 닭 같은데

 

- 닭 같긴 하다
- 닭 아니야

 

뭔 말인지 알아?

 

이게 우리 로고야
표식 같은 거지

 

우릴 상징하는 거고
이걸로 우릴 알아볼 거야

 

알았어?

 

- 좋은데, 내 그림이 낫다
- 네가 낫다고?

 

멍청한 놈

 

낙서치곤
너무 거창한 거 아니야?

 

나한테는 의미가 크거든

 

쟤가 하푼이야
똑똑한데 가끔 짜증 나

 

- 저 언니는?
- 로즈, 내 절친

 

- 여자친구야?
- 아니, 그냥 좋은 친구

 

쟤 그림도 괜찮은데
내 스타일은 아니야

 

그라피티 할 때마다
저거 그릴 거야?

 

아마도

 

- 몇 시인지 알아?
- 11시 반 넘었어

 

세상에, 얼른 자야겠다

 

아빠가 한번 안아보자
우리 귀염둥이

 

아빠 코 골더라

 

아빠 아니야, 엄마야

 

- 아빠 맞아
- 엄마야

 

- 좋은 아침
- 안녕

 

- 경기 봤어?
- 그래, 3대 0

 

너희 팀 잘하더라

 

늦었네, 차는 어딨어?

 

밖에 세워놨어

 

아침에 세 번이나
전화했는데 안 받더라

 

어떤 놈이
사이드미러를 박았어

 

- 똑 부러져서 떨어졌어
- 어젯밤에 고쳤어야지

 

오늘 새벽에 그런 건데
나더러 어쩌라는 거야?

 

대체 기사 써

 

두 시간만 기다려줘
그거면 돼

 

내가 왜
두 시간이나 기다려?

 

규칙 몰라?
일찍 오든지 대체 쓰든지

 

아 진짜, 나 쉬는 날 없이
14일 내리 일했어

 

두 시간쯤 봐줄 수 있잖아
정말 너무하네

 

넌 불평만 하니까

 

맨날 전화해서
망할 핑계만 대잖아

 

지난주엔
'정확 배송' 세 건 늦고

 

물건을 너무 많이 주니까
그렇지

 

아, 그래
네 노선 딴 사람 줄게

 

구시렁대지 않고
제대로 일할 사람한테

 

스티비처럼 쫓아내려고?
안 봐도 뻔해

 

귀신한테 소복도
못 팔아먹을 놈

 

기사들!

 

어이, 기사들

 

다들 집합

 

뭐 해, 시간 없어

 

새 노선이 하나 나왔어
물량 많고 약간 힘들어

 

누구처럼 징징대지 않을
사람이 맡았으면 해

 

누가 할래?

 

돈은 더 벌 거고
'정확 배송'도 더 많아

 

아무도 없어?

 

캐럴?

 

난 됐어요
돈 더 필요 없어

 

레스?

 

애인이 싫어할 거라서요

 

리키? 지금껏 불평 없이
잘해 왔잖아

 

더 좋은 노선 맡을래?

 

누가 맡든 안 맡든
저 자식은 다시 안 줘

 

- 네, 제가 할게요
- 좋았어

 

너희 둘, 노선 바꾸고
세부 내용 교환해

 

그리고 너, 불만 있으면
당장 그만두고 꺼져

 

빨리 정리해

 

쇼는 끝났으니까
일들 해

 

프레디, 미안해
네 노선 어디야?

 

- 꺼져, 새끼야
- 그러지 마

 

노선 교환하라니까!

 

- 난 30이야, 넌?
- 꺼지라고!

 

2초 안에 안 하면...

 

이 새끼 끌어내!

 

- 더는 못 참아!
- 끌어내!

 

당장 끌어내!

 

저 새끼 완전 또라이야

 

저거 봐, 미친 새끼라고

 

당장 내 차고에서
끌어내!

 

우리가 잘 해결할게

 

개새끼, 가만 안 둘 거야

 

벤, 일어나
아침 먹어야지

 

제발 나 좀 내버려 둬

 

일어나야지, 어서

 

일어나서 씨발
또 벽만 쳐다보라고?

 

욕하지 말랬지, 욕이나
먹자고 일하는 거 아니야

 

- 어서 일어나
- 싫어, 안 일어날 거야

 

종일 망할 의자에 앉아서
멍때리기도 지긋지긋해

 

나 앞으로
여섯 명한테 가봐야 해

 

그분들 일으키고
아침 먹여야 해

 

이럴 시간 없어

 

여섯 명이나 있는데
왜 하필 날 먼저 깨우냐고

 

알았어
일정표를 확인하고

 

- 방법이 있나 볼게
- 그래

 

네 기분이 이러니까

 

난 아무 할 일도 없으니
어떻게든 해봐

 

알았어

 

두 시간 뒤에
쉬는 시간 있어

 

마음 가라앉히고
조금 더 자

 

그때 되면
기분이 나아질지도 몰라

 

내가 널 좋아하니까
좋지?

 

난 아줌마 안 좋아

 

좋아하잖아

 

일어나

 

- 원하는 게 뭐야?
- 뭐긴, 학교 가

 

- 엄마가 전화했었어
- 왜 이래?

 

뭐 하는 짓이야?

 

- 엄마가 전화했다니까
- 상관없어

 

학교 또 안 가면
아빠가 난리 칠 거야

 

그러든지 말든지
너 왜 이래?

 

- 일어나
- 하지 마

 

좀 일어나
게으름 피우지 말고

 

- 저거야?
- 저거라고?

 

- 로즈?
- 맞아

 

작아 보이는데

 

닥치고 가까이 가서 봐

 

- 저거야?
- 맞아

 

이거 입어

 

미쳤냐? 이거 입으면
바로 눈에 띌 텐데

 

그러라고 입는 거야
두고 봐

 

- 뭔 소린지 모르겠어
- 기다리면 알게 돼

 

입 다물어, 다지

 

특이하게 올라오네

 

머리가 날려

 

세브, 공원 관리인이야

 

빌어먹을

 

너희들 거기서 뭐 하냐?

 

학교 안 가고
뭐 하는 짓이야, 내려와

 

학교 일이에요

 

개방대학과 경찰과 함께
진행하는 OBK 활동요

 

OB... 그게 뭔데?

 

'아웃 백 크루'

 

소외 계층의
빈곤 아동 돕기

 

- 학습 장애 있는 애들요
- 여학생도 있어?

 

성차별적 발언입니다
아실 만한 분이

 

성차별 좋아하네

 

정식 활동이면
인솔자는 어딨어?

 

인솔자가 아니라...

 

- 큐레이터요
- 큐레이터

 

존슨 경사랑 역에 있어요
번호 있으니 전화해봐요

 

네놈들 마음에 안 들어
확인하고 다시 오마

 

- 저기요
- 왜?

 

동선이 맞으면 빨간색
페인트 좀 사다 줄래요?

 

장난치는 거면
가만 안 둬

 

빨간 페인트는
네놈 엉덩이에나 처발라

 

빨간 페인트!

 

큐레이터는 어떻고
끝내주는 계획이었어

 

딱히 계획한 건 아닌데
눈뜬 장님이 많으니까...

 

서둘러야 해
시간이 많지 않아

 

캠벨 씨한테
전해주실래요?

 

싫어
그 새끼는 쓰레기야

 

내 주차 공간에
자꾸 주차해

 

물건을 받아주셔야
제가 돈을 받거든요

 

재수 없는 새끼라니까

 

서명만 해주시면
안 될까요?

 

- 이리 내
- 고맙습니다

 

여기에 하시면 돼요

 

성이 뭐죠?
못 읽겠어요

 

더는 안 알려줘

 

- 성을 알아야 해요
- 빅데이터

 

- 빅 뭐요?
- 빅데이터

 

우리 개인 정보를
몽땅 수집해서

 

그 까만 기계에 넣잖아

 

이제 나한테
섹스 돌 책자가 날아올걸

 

알아들어?

 

이것도 그런 걸 거야
그놈 집에 가면

 

그딴 물건 천지야
변태 새끼

 

- 무슨...
- 주차하는 거 보면 알아

 

그만 꺼져

 

젠장, 미치겠네

 

OBK 내가 써도 돼?
내 마지막 작업이거든

 

뭔 소리야?

 

나 블랙풀에 가
표 끊었어

 

- 진짜야?
- 응, 진짜야

 

- 왜 가는 건데?
- 그게 뭐가 중요해

 

배낭 아래로 던져

 

이 사진 너무 좋아요
몰리

 

많은 게 담겨 있어요

 

1984년 광산 파업 때
무료 식당을 연

 

'콜리어리 클럽'이야

 

하루에
500명을 먹였지

 

이 여자분은
놀랐나 봐요

 

그거 나야
못 알아보겠어?

 

이건 베니고
노조원 중 하나였지

 

버스 두 대에 가득 탄
시위대가 먹으러 온다는

 

말을 들은 직후야

 

그 말을 주방에 전했더니
다들 쌍욕을 해대더라고

 

- 우리 엄마까지도
- 그랬군요

 

그래도 해냈어

 

- 아무튼, 자기 사진은?
- 제 건 별로예요

 

에이, 가족사진이잖아
얼마나 자랑스러워

 

되는대로 집어 왔어요

 

어쩜, 저거 봐
액자에 넣어둔 것도 있네

 

하나씩 보자

 

세브 다섯 살 때예요

 

와, 잘생겼네

 

자기 좀 봐, 너무 예뻐

 

라이자 가진 지
6개월 됐을 때죠

 

이게 자기 집이야?

 

그랬어야 했는데

 

10년 전에 노던록 은행이
망했잖아요

 

주택 융자도 받고
서류며 뭐며

 

다 준비했었는데 남편이
건축회사에서 잘리면서

 

이 직업 저 직업을
전전하며 세를 살았죠

 

- 그런 사람 많았잖아요
- 수천 명이지

 

행복한 사진도 있어요

 

- 사랑에 빠진 젊은 연인
- 자기 부부야?

 

모어컴의 파티에서
그이를 만났어요

 

버스를 타고 갔죠

 

그이는 낡은 밴을 몰고
맨체스터에서 왔고요

 

아들 녀석이에요

 

너무 컸어요

 

매일 달라지는 게 보여요
얼굴을 볼 수 있으면요

 

도와줄 가족은 없어?

 

엄마는
3년 전에 돌아가셨고

 

남편 가족은
다 맨체스터에 살아서...

 

목욕하셔야죠
이러면 지적받아요

 

말도 안 돼

 

고객과 친해지면 안 돼요
그 말 참 싫은데

 

- 다음 일은 몇 시야?
- 두 시간 쉬고 나서요

 

- 어디 봐
- 얘기 더 해도 돼요

 

이 시간도 돈 받지?

 

'제로아워 계약'이라서
건당 받아요

 

- 그럼 이동 시간은?
- 내 돈 내고 버스 타요

 

맙소사...

 

세상에, 아침 7시 반부터
저녁 9시까지?

 

최대 8시간 노동
아니야?

 

- 물 챙겼어?
- 걱정하지 마

 

난 블랙풀이
어딘지도 몰라

 

지낼 데는 있어?

 

친구의 친구가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해

 

일 구할 때까지
있어도 된대

 

거긴 일자리 많아

 

'마담 투소'도 있고
축제에, 기념품 가게에

 

여기보다 훨씬 나아

 

나을지도 모르지
근데 꼭 가야 해?

 

그 여자애 셋이 또
머리채 잡고 나 괴롭혔어

 

여기 있으면
평생 왕따당해

 

너한테 왜 그런대?

 

몰라
내가 달라서 그런가 봐

 

엄마의 새 남친도
나 괴롭혀

 

집에서 그러진 않고
밖에서

 

- 샌드위치라도 있어?
- 배 안 고파

 

- 빵집에 가서 뭐 사 올게
- 진짜 배 안 고파

 

- 저 버스 같은데
- 맞아, 저거야

 

빨리 왔네

 

- 빠뜨린 거 없지?
- 응

 

- 잘 지내, 알았지?
- 내 걱정은 마

 

- 무슨 돈으로 샀어?
- 각출했어

 

웃기지 말고
솔직히 말해

 

사실이야

 

세브, 사실대로 말해

 

그럼 아빠가 난리 칠걸

 

그냥 사실대로 말해

 

겨울 재킷 팔았어

 

고어텍스 재킷?

 

야, 정신 나갔어?
그거 얼마 주고 산 건데

 

그 옷 진짜 비싼 거야
하나 더 못 사줘

 

너 뭐 하고 다니니?

 

선로랑 지붕에 올라가서
저 똥 뿌리고 다녔냐?

 

당연히 똥이고
당연히 뿌리고 다녔어

 

광고니까

 

똥 같은 광고
맨날 보잖아

 

형편에 안 맞는
물건 사라고 꼬시는 광고

 

- 뭔 소리 하는 거야?
- 소리치지 말고 얘기해

 

오늘 학교 갔었어?

 

세브

 

지난달엔
며칠이나 빠졌어?

 

엄마랑 나랑
불려가게 생겼어

 

지난달에 학교에서
편지 보냈어

 

벌금도 내야 해

 

- 언성 낮춰
- 하지만, 여보...

 

네가 왜 이러는지
진짜 모르겠다

 

너 똑똑한 아이야
라이자처럼

 

성적도 우수했잖아

 

왜 이러는 거야?

 

너한테 선택권을
주란 말이야

 

세브

 

대학 가라고
엄마가 말했잖아

 

대학 가면, 하푼 형처럼
5만 7천 파운드 빚지고

 

콜센터에서 일하고

 

현실을 잊기 위해
주말마다 취하라고?

 

멋지네

 

다 그런 건 아니야
좋은 직업도 있어

 

좋은 직업?
어떤 거?

 

공부 열심히 하면
좋은 직업 있어

 

가능성을 차버리지 마

 

안 그러면 너 결국...

 

아빠처럼 돼?

 

와, 고마워 뒈지겠다

 

- 세브
- 내가 그걸 원할까?

 

- 그렇게 생각해?
- 하긴

 

그럼, 아빠가
내 롤 모델이지

 

거지 같은 일을 전전하며
14시간씩 일하고

 

남 뒤치다꺼리나 하고

 

그런 거지 같은 일만
하다 보면 결국 종놈이 돼

 

종놈?

 

아빠가 선택한 거잖아

 

주어진 게 아니라
아빠가 스스로 된 거야

 

안 그래?

 

- 난 최선을 다하고 있어
- 그거론 부족한가 보네

 

그래, 부족한 모양이다

 

 

난 너랑 라이자가
잘살았으면 좋겠어

 

- 집어치워, 난 잔다
- 그러든지

 

- 꺼져
- 아빠나 꺼져

 

널 위해서 이러는 거야

 

아빠도 나도
정말 열심히 일해

 

왜 이렇게 됐니?
엄마 쳐다도 안 봐?

 

난... 못 하겠어

 

미안, 갈게

 

이쪽이야, 아빠

 

이쪽, 이쪽
여기다

 

스캔해

 

- 시간 지켰어
- 좋았어

 

내 실력이 어떠냐

 

- 안녕
- 안녕하세요

 

- 택배 왔습니다
- 고마워요

 

- 서명해주실래요?
- 아빠 돕니?

 

 

- 감사합니다
- 사탕이라도 사 먹으렴

 

- 좋은 하루 보내요
- 안녕히 계세요

 

- 세 번째 받는 팁이야
- 얼굴 덕을 너무 보는데

 

난 팁 받은 적 없어

 

나처럼
예쁘지 않아서 그래

 

어쭈, 그렇게 생각해?

 

이거 기능이 문자, 전화
사진, 스캔, 서명...

 

고객 연락
다른 거 더 있어?

 

삐 소리 내기
삐 소리 엄청 내

 

2분만 운전석을 비워도
삑삑대

 

고객한테
위치 알려주려고?

 

고객은 내가 어딨는지
다 알아

 

일일이 배송 조회하잖아

 

정문에 뒀는지
후문에 뒀는지

 

마당 창고에 둬도
어딨는지 알아

 

그 정보를 누가 입력해?
누군가 해야 하잖아

 

로봇 아니면 앱
컴퓨터 프로그램이겠지

 

로봇한텐
누가 정보를 줘?

 

나야 모르지
안경 쓴 괴짜 아닐까?

 

그 사람은
오줌도 안 누나

 

이런 거 다 처리할
시간 있으면

 

화장실 갈 시간도
있을 텐데

 

그러게

 

누구 닮아서
이렇게 똑똑하니

 

초인종 눌러
난 물건 꺼낼게

 

마당 창고에 두래
카드 쓰고 있어

 

씨발, 뭐야!

 

저리 가, 개새끼야
꺼지라고

 

멍청한 개새끼
식겁했네

 

이빨이 엄청 큰 개한테
엉덩이 물어뜯겼어

 

가자, 카드 얼른 써

 

'우리 아빠한테'

 

'새 사각팬티
사주셔야 해요'

 

뭐가 어째요?

 

한 시간 반 동안
씻기다 왔어요

 

머리랑 손톱 밑에
똥이 잔뜩 묻어있고

 

벽에도 묻고
내 몸에도 묻고

 

내 온몸을 할퀴었어요

 

그럼 어떻게 해요?
그냥 두고 와요?

 

까다로운 분인 거
알아요

 

그분은 까다로운 고객이
아니에요

 

약한 분이고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해요

 

내가 세 번이나 말했는데
달라진 게 없어요

 

그냥 내가 직접
전화할래요

 

애비, 진정해요

 

진정하라뇨
추가 시간 돈 줄 거예요?

 

안 되는 거 알잖아요

 

그 짧은 시간에 치우는
것까지 하라는 거잖아요

 

- 그 소리 아니에요?
- 지급 규정 알잖아요

 

그리고 그분 딸한테
전화하지 마요

 

- 소용없어요
- 해야 해요

 

전화해 봤자
딸은 신경도 안 써요

 

집 파는 것에만
관심 있어요

 

오늘 두 명이나
안 나왔어요

 

스프로트 부인 잠자리 좀
봐줘요, 당신을 찾아요

 

오늘은 가족과 보낼 거고
이미 추가 근무도 해서

 

안 갈 거예요

 

끊어요
나중에 통화해요

 

괜찮아요?

 

아뇨, 난 최선을 다하는데
시간이 모자라요

 

가여운 노인이 흥분해서
내 온몸을 할퀴었어요

 

난 원칙이 하나 있어요

 

내 엄마처럼 그들을
대하고 돌보는 거요

 

엄마가 그 지경이면
그냥 두고 오진 않잖아요

 

버스 오네요

 

- 탈 거예요?
- 아뇨, 좀 앉아 있을래요

 

그래요, 건강 챙겨요

 

- 좋은 생각이 있어
- 뭔데?

 

인도 음식 포장해 가자
엄마 저녁 근무 없어

 

좋아

 

너 팁 받은 거로 사

 

싫어

 

오빠한테 전화해줄래?

 

뭐 먹을 건지 물어봐

 

웬만하면 집에 있게
잘 얘기해

 

그렇게 심하게
안 싸웠으면 좋았을걸

 

그러게

 

고마워, 오늘 재밌었어

 

천만에

 

또 할 수 있을까?

 

그럼, 당연하지

 

2분 됐다고 삑삑대네

 

기다리라고 해

 

고마워

 

- 아빠
- 응

 

이거 진짜 맛있는데
이름이 뭐야?

 

- 코르마
- 그래?

 

- 초심자용이지
- 정말?

 

그래, 이게 제대로야
빈달루

 

- 그래?
- 응

 

남자와 소년을 가르는
기준이지, 아무나 못 먹어

 

와, 진짜 맵다

 

남자와 소년이 갈렸네

 

얼른 물 마셔, 괜찮아?

 

- 식탁에선 휴대폰 금지
- 미안

 

무슨 일이야?

 

내 고객 몰리가
결혼식에 갔다가

 

택시 타고 집에 가서
간병인 기다리는데

 

아무도 안 왔대

 

- 가족한테 연락해
- 전화를 안 받아

 

대기 중인 사람 없어?

 

안 받아
3시간째 저러고 있대

 

화장실도 못 가고
눕지도 못해, 가야겠어

 

이런 식으로
사람 부려먹지

 

옳지 않아

 

안 가면 나 잠 못 자
택시 타고 갈게

 

토요일 이 시간에
택시 못 잡아

 

한참 기다려야 할걸

 

아빠, 그냥 우리 다 같이
밴 타고 가면 어때?

 

조금 좁겠지만
무릎에 앉으면 돼

 

좋을 거 같아
빨리 도착할 거고

 

가면서 노래도 부르고
아빠가 정해

 

좋은 생각 같지 않아?
아빠도 괜찮아?

 

어때?

 

- 그래, 좋지
- 정말?

 

- 그럼
- 잘됐네

 

그렇지, 잘한다!

 

몰리, 괜찮아요?

 

애비
자기가 와서 너무 기뻐

 

토요일 저녁에
불러내서 미안해

 

괜찮아요, 얼마나 오래
이러고 계셨어요?

 

자기가 왔으니 상관없어

 

너무 예쁘세요, 식장에서
술도 조금 드셨어요?

 

그럼, 정말 좋았어

 

근데 집에 와서 화장실도
못 가고 이렇게 앉아있네

 

다 젖었어

 

그래요
개운하게 목욕해요

 

- 너무 좋지, 고마워
- 괜찮아요

 

너무 수치스러워
내가 너무 한심해

 

혼자 화장실도 못 가

 

몰리, 저를 보세요

 

제 말 잘 들으시고
절대 잊지 마세요

 

전 몰리한테 받은 게
너무 많아요

 

내가 도움이 된다니
기쁘네

 

정말이에요

 

애들 때문에 가끔
깜짝 놀라지?

 

세브 오늘 기분 좋더라
오랜만에 실컷 웃었어

 

원래의 자기 모습이었어

 

퇴학당할까 봐
너무 걱정돼

 

그러게

 

세브랑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하는데

 

내가 애들과 있는 시간이
너무 적은 것 같아

 

일주일에 3일 저녁은
부족해, 더 있어야 해

 

- 그렇지 않아
- 맞아

 

코막힘 약 발랐어?

 

아니...

 

역한 냄새 날까 봐
항상 코밑에 발라

 

- 고맙기도 해라
- 일할 때 말이야, 미안

 

사는 게
이렇게 힘들 줄 몰랐어

 

그러게

 

모든 게 엉망진창이야

 

그래...

 

- 무슨 말인지 알지?
- 응

 

난 악몽을 꿔

 

젖은 모래 속에 빠졌는데
애들이 우릴 꺼내려고 해

 

근데 우리가 애를 쓰고
발버둥 칠수록

 

커다란 구덩이로
점점 더 빨려 들어가

 

이런 꿈을 늘 꿔

 

자기야, 이리 와

 

오늘은 싫어

 

일주일은 울 거 같아

 

내일 할 일 목록에
올려놓을게

 

- 제일 꼭대기에
- 알았어

 

- 괜찮지?
- 그래

 

여보

 

저녁에 학교에서
긴급회의가 있대

 

사전 통지도 없이?

 

지난주에 정한 건데
세브가 숨겼어

 

교장이랑 학교 복지사랑
학년 주임이 우리 만나재

 

갑자기 왜?

 

금요일에 싸웠는데
말리던 교사가 다쳤대

 

심각한 문제라고
우리 둘 다 오래

 

난 못 가
일 부탁할 사람도 없어

 

정학 처분을
받을 수도 있대

 

미치겠네

 

얼른 받아라

 

정학이라고?

 

- 누구세요?
- 데이비스 씨, 택배요

 

신분증 준비해주세요
휴대폰입니다

 

고장

 

씨발, 돌아버리겠네

 

애비, 말했잖아
노력해볼게

 

젠장, 그만 좀 해

 

애비?

 

- 신분증은요?
- 못 찾았어요

 

- 여권이나 면허증...
- 그냥 줘요

 

- 신분증 주세요
- 내 물건 내놔요

 

- 난 내 일을 해야 해요
- 이봐

 

200파운드 내고
사흘을 기다렸어, 내놔

 

- 성질 참고 있는 겁니다
- 나도

 

신분증 가져와

 

- 내 휴대폰 내놔!
- 까불지 마, 개새끼야

 

목구멍에 네 전화기
쑤셔 박기 전에 가져와!

 

- 알았어요
- 얼른, 씨발 새끼야

 

라이자 제인
급한 일이 생겼어

 

제시 엄마가
수영장에 데려갈 거야

 

용품은 운동 가방에 있고
냉장고에 파스타 있어

 

숙제 다 하기 전엔
컴퓨터 하지 말고

 

소풍 동의서랑 돈은
탁자 위 봉투에 있으니까

 

그거 가져가, 이따 보자
사랑해, 끊을게

 

에디, 애비예요
처방전 받았어요

 

20분 정도 늦어요
금방 갈게요

 

세브, 내 문자 받았니?

 

오늘 회의에 꼭 와야 해
무조건이야

 

전화해

 

잘못된 주소야

 

새 스캐너는 어떻게 써?

 

- 농담도 잘해
- 나 금방 끝나

 

다 된 거지, 고마워
다음 주에 봐

 

간다

 

- 별일 없지?
- 네

 

- 문제는 없고?
- 전혀요

 

- 나랑 2분만 얘기해
- 빨리 가야 하는데

 

누군 한가해? 이 두 친구
끝낼 때까지 기다려

 

고마워

 

- 별일 없지?
- 그럼요

 

- 문제는 없고?
- 없어요

 

배터리가 다 돼서
마지막 거 스캔 못 했어요

 

문서 기록 있어?

 

걱정할 거 없어
별거 아니야

 

물량도 잘 치고
고객 반응도 괜찮아

 

토요일에
밴에 누구 태웠어?

 

내 딸 라이자 제인
태웠는데, 왜요?

 

미안하지만 안 돼

 

아니, 내 밴이고
내 보험에 내 딸이잖아요

 

개인 사업 아니에요?

 

그렇긴 한데
우리 프랜차이즈야

 

항의한 고객이 있었어
고객을 건드리면 안 돼

 

그게 첫 번째 계명이야
그럼

 

아들 때문에
회의하러 왔어요

 

교장 선생님 회의요

 

아무도 없어요
문 잠글 건데요

 

- 다른 문은 없어요?
- 학교 전체가 닫았어요

 

교장 선생님은 20분, 25분
전에 퇴근했어요

 

빌어먹을

 

'세바스티안에게'

 

'14일의 유기 정학 처분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기간은 10월 15일부터
10월 29일까지입니다'

 

'이 결정으로 부모님과
가족의 상심이 크겠지만'

 

'폭력적 행동에는
책임이 뒤따라야 합니다'

 

'아드님은 수업 시간 동안
공공장소에 갈 수 없고'

 

'집에서 학습합니다'

 

이게 되겠어?

 

'온라인 강의 SAM으로
집에서 학습해야 하니'

 

'아래 안내를 참고하세요'

 

퍽이나 집에서 하겠다
안 그래?

 

하푼이 정학당했을 때는
도서관에서 자숙했잖아

 

내 말 듣고 있어?

 

그건 안 물어봤어?

 

당신이 안 왔다고 하도
뭐라고 해서 못 물었어

 

이놈이 집에서
공부할 리 없잖아

 

학교에 가서 하도록
바꿔야지

 

애비!

 

모르겠어

 

아니, 뻔한 상식이잖아
어떻게 그걸 안 물어봐

 

그럼 당신이 전화하든가

 

얼굴 맞댄 자리에서 그걸
안 물었다니 기가 막힌다

 

난 당신이 직접 와서
안 물었다는 게 기막혀!

 

온종일 미친 듯이 일했어
심지어 밥도 못 먹었어

 

일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 미친 듯이?
- 그래

 

그게 뭔지나 알아?
난 저녁은 아예 못 먹어

 

차가 없어서 내내
버스 정류장에 서 있고

 

버스 갈아타면서
일하러 다니고

 

온종일 정류장에 서서
늦게 온다고 욕먹어!

 

일하러도 못 가
차가 없어서!

 

당신이 팔았잖아!

 

꼴도 보기 싫어!

 

너만 아니면
네 엄마랑 싸울 일 없어

 

그래, 늘 나 때문이지
왜 아니겠어

 

♬ 지난 토요일 밤에
나는 결혼했죠 ♬

 

♬ 나와 아내는
정착하고 살았어요 ♬

 

♬ 지금 나와 아내는
떨어져 있답니다 ♬

 

♬ 동네 한 바퀴
더 돌고 오려고요 ♬

 

♬ 아이린
잘 자요, 아이린 ♬

 

♬ 아이린, 잘 자요 ♬

 

♬ 잘 자요, 아이린
잘 자요, 아이린 ♬

 

♬ 내 꿈에서 만나요 ♬

 

잠깐 상의할 게 있어요

 

나 성실하고
꾀 안 부리는 놈이에요

 

근데 집에 문제가 있어요
10대인 아들 녀석이...

 

학교를 빠지고
일부러 말썽을 피우는데

 

가족 모두가 힘들어해요

 

딸아이 라이자 제인은...

 

11살인데 잠을 못 자고
아내는 화가 잔뜩 났어요

 

그래서... 일주일만
휴가를 얻고 싶어요

 

매일 늦게 끝나고

 

9시 넘어야 퇴근하니까
너무 녹초가 돼서요

 

왜 나한테 물어?

 

대체 기사 구하면
아무 문제 없잖아

 

자네 사업이잖아
안 그래?

 

구하려고 했죠
동료 8명한테 물었는데

 

성탄절 전에는
다들 안 된대요

 

공동으로 대체 기사를
고용해서

 

그 비용을
분담할까도 했는데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네요

 

알아서 대안도 찾고
계획적이네

 

네, 근데 문제는
지금 쉬어야 할 것 같아요

 

그게...
아내 애비가...

 

예전처럼
많이 힘들어해요

 

닷새만이라도 좋아요

 

지난주에
기사 넷이 찾아왔어

 

첫째는 아내한테 쫓겨나
친구 소파에서 잤고

 

둘째는
누이가 쓰러졌고

 

셋째는 망할 치핵이
생겨서 수술해야 했고

 

넷째는 딸이
자살을 시도했어

 

끝도 없어

 

가정이란 언젠가는
문제가 생기게 돼 있어

 

내 부친은 농부였어
소를 키우셨지

 

휴가가 있었을까?

 

사흘도 안 돼요?

 

그거라도 부탁합니다

 

다들 나더러 '최고로
못된 새끼'라고 하는데

 

잘못 알고 있는 거야

 

난 불평불만, 분노, 화
증오를 모조리 흡수해서

 

연료로 사용해

 

그 에너지로 이 지점
주위에 보호막을 친다고

 

여긴 전국에서 실적이
가장 좋은 지점이야

 

내가 왜
최고인지 알아?

 

이 녀석을
행복하게 하니까

 

수많은 집을 다니며
얼굴 보고 말 섞는 고객 중에

 

진심으로 자네 안부를
묻는 사람 있어?

 

그들은 자네가 졸다가
버스를 박아도 신경 안 써

 

가격, 배송, 손에 쥔 물건
외에는 관심도 없다고

 

그 모든 정보는
이 기계에 입력되고

 

이 기계는 전국의 모든
까만 기계와 경쟁해

 

그 결과로
계약을 따는 거야

 

누가 살아남고
누가 죽는지 정해져

 

난 애플, 아마존
삼성, 자라를 원해

 

내 기사들과
자네 가족을 위해서

 

쓰레기장처럼 보이지만
이 지점은 금광이야

 

주주들은 주차장에
내 동상을 세워야 해

 

'멀로니
못된 새끼들의 수호성인'

 

쉬고 싶어?

 

하루에 100파운드
낼 거면 쉬어

 

여보세요?

 

네, 맞는데요

 

꾸물거릴 시간 없어
서둘러

 

정말입니까?

 

옆에 있어요?
바꿔주세요

 

네, 이해합니다

 

아내한테 전화할게요

 

제가 일하는 중이라서
아내가 갈 수 있나 볼게요

 

네, 감사합니다

 

- 무슨 일이야?
- 잠깐만 있어 봐

 

애비, 뭐 하니

 

- 어서 받아
- 왜 그래?

 

미친놈이
물건 훔치다 걸렸대

 

- 진짜야?
- 방금 경찰과 통화했어

 

보호자가 안 오면
애를 기소하겠대

 

- 애 엄마는?
- 연락하고 있어

 

애비, 전화 좀 받아

 

범죄 기록이
생기는 건 안 돼

 

이봐, 뭐 해?
시간 없다니까

 

바로 전화 줘
급한 일이야, 끊을게

 

어쩔 거야?

 

다시 전화해야지

 

안녕하세요, 터너입니다

 

아내가 연락이 안 되는데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어떡해야 하지?

 

가봐야지

 

네, 그렇군요

 

괜찮으면 제가 가죠
최대한 빨리 가겠습니다

 

네, 그럴게요
감사합니다

 

멀로니, 저 가야 해요

 

- 뭐? 지금 장난해?
- 아뇨

 

지금 대체 기사를
어떻게 구해?

 

나눠서 소환도 못 해
헨리뿐이잖아

 

나머진 다 갔다고

 

알아요, 죄송합니다
개인적인 문제라서요

 

개인적인 문제?
내가 상담사로 보이냐?

 

밴에 실은 물건 꺼내
벌점 받을 테니 그리 알고

 

개인적인 문제 좋아하네

 

씨발, 너 이 일로
돈 엄청 물어낼 줄 알아

 

정직하게 말했고
솔직히 죄도 인정했으니

 

밖에 있는 동료랑
얘기해서

 

경고만 주기로 하고
서명할 거야

 

그럼 그게
경찰 전산망에 올라가

 

전과가 남는 겁니까?

 

전과는 아니지만

 

또 사고를 치면
조회가 되고

 

그럼 범죄성을 입증할
자료로 쓰겠죠

 

무슨 말인지 알아, 세브?

 

세바스티안
무슨 말인지 이해해?

 

 

좋아, 그럼
이 얘기부터 시작하자

 

똑바로 앉아

 

고개 들고 내 눈을 봐

 

제대로 하자
네겐 중요한 순간이야

 

일생일대의 순간이라고
젊은이

 

계속 이렇게 살면 네 삶엔
불행과 고통만 있을 거야

 

너뿐만 아니라
네 부모님께도

 

반대로, 이 일을 기회로
삼아서 정신 차리면

 

졸업해서
직장에, 차에, 휴가에...

 

네 꿈이
뭔지 모르지만

 

네 힘으로 뭔가 이뤘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

 

네겐
최고의 자산이 있으니까

 

널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 말이야

 

네 아버지는 널 위해
일을 팽개치고 달려와서

 

이런 굴욕적인 상황을
감내하고 계셔

 

늘 보는 건데

 

이렇게 아껴주는 가족이
없는 사람들도 많아

 

근데 넌 있잖아
얼마나 대단한 건데!

 

잘 생각해, 모두를 위해
이 기회를 놓치지 마

 

그렇게 하겠어?

 

 

부디 그래라

 

올해가 정말 중요해
아까 그 말씀 들었지?

 

인생을 좌우한다고
정신 차려

 

휴대폰 내려놔

 

듣고 있어
멀티태스킹 몰라?

 

- 말로 할 때 내려놔
- 웃기네

 

세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 내려놔
- 말해, 들을게

 

제발 들어, 너 전과가
뭘 의미하는지 알아?

 

젠장

 

다른 애들은 오토바이
훔치고 칼 휘두르고

 

마약 파는데

 

난 페인트 캔 3개 훔쳤어
15파운드도 안 해

 

도둑질은 용납 못 해

 

구멍가게 아니고
체인점이야

 

그래도 훔치면 안 돼
다음번엔 뭔 짓을 하겠니

 

대학이든 직장이든 원서
내고 서류 쓸 때마다...

 

오늘 얼마 날린 줄 알아?

 

대체 기사 비용 100에
하루 공치고 벌점까지!

 

너랑은
상관없다 이거야?

 

- 휴대폰 내려놔
- 엄마 말 들어!

 

말로 해, 화내지 말고

 

이제 예전처럼은 안 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학교 가, 무조건

 

팔다리 묶어서 보내게?

 

무조건 학교 가
더는 안 봐줄 거야

 

아, 알겠다

 

둘둘 싸서 상자에 넣고
밴에 싣겠군

 

- 특별 배송이야?
- 이 자식이

 

- 학교 가기 전엔 안 줘!
- 휴대폰 내놔!

 

- 세브!
- 내 휴대폰 내놓으라고

 

- 말로 할 때 물러서!
- 그만해!

 

꺼져!

 

인생 최대의
실수를 한 거야!

 

- 후회하게 될 거야!
- 꺼져!

 

괜찮아, 우리 예쁜이
괜찮아

 

오빠 돌아올 거야

 

난 저 자식 안 믿어

 

괜찮아, 걱정하지 마

 

침착해야지
흥분하면 어떡해

 

내 잘못이라는 거야?

 

학교 빼먹고 물건 훔치고
500파운드 날리게 했어

 

이기적인 놈이야

 

이젠 잘잘못을 따질
단계가 지났어

 

뭔 소리야
잘잘못을 따져야지

 

친구 애들 봐서 알아
대화하는 수밖에 없어

 

우린 함께여야 해
난 내 아들 못 잃어

 

대화가 필요한 건 우리야
당신이 내 편이 돼야지

 

안 그러면 다 망해

 

나 당신 편이야

 

그리고 당신 성질
못 죽이면 다 망할 거야

 

모르겠어?

 

내 잘못이라는 거네?

 

자제 못 하면
당신 잘못이 될 거야

 

두 사람 떼어놓는 일
다신 하고 싶지 않아

 

아빠처럼 될까 봐
두려워

 

너무하는 거 아니야?
날 그 영감과 비교해?

 

내가 애들 손찌검하는 거
본 적 있어? 있냐고!

 

거의 그럴 뻔했어

 

한 번 선을 넘으면 다신
못 돌아가, 그거 몰라?

 

당신 뭘 본 거야?
걔가 덤볐어, 내가 아니라

 

나 둘 사이에 있었어

 

- 왜 내 탓을 하는 거야?
- 탓하는 게 아니야

 

당신을 탓하는 게 아니야

 

그렇게 들려,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짐 싸서 나가

 

왜 사람 말을 안 들어

 

싸우지 마

 

괜찮아, 금방 갈게

 

당신이
내 말 안 듣고 있잖아

 

싸우고 언쟁하는 거
내가 질색하는 거 알면서

 

내 잘못 아니야, 애비

 

당신 너무 지쳤어

 

조심해야 할 거야

 

라이자, 엄마 갈게

 

애비, 미안해

 

당신 걱정할까 봐

 

말 안 하려 했는데
라이자 오줌 쌌어

 

언제, 방금?

 

아니, 근데 몸을 떨어
오늘은 애랑 잘게

 

나도 미안해

 

우리 이 고비를
잘 넘겨야 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애 휴대폰

 

숙제도 다 거기 있고

 

그림이랑 친구들이
다 거기 있어

 

그 생각은 해봤어?

 

아니

 

휴대폰은 걔 삶이야

 

그거 빼앗아서
얻는 게 뭐야?

 

돌려줘야 하지 않을까?

 

고마워

 

나가서 찾아볼게

 

하푼네 있을 거야
문자 보낼게

 

- 애비
- 응

 

우리 서로한테
뭔 짓을 하는 걸까?

 

모르겠어

 

정말로 모르겠어

 

- 애비
- 응

 

이리 와봐

 

- 왜 그래?
- 와서 봐

 

- 누가 이랬어?
- 누구 짓이겠어

 

맙소사...

 

당신이랑 라이자 사진만
멀쩡해, 누군지 뻔하잖아

 

세브 열쇠 있어?

 

아니

 

- 내 밴 열쇠도 없어
- 나가서 봐

 

얼간이

 

- 밖에 있어?
- 응, 차는 있어

 

외투 주머니 봐

 

- 열쇠 찾아야 해
- 난 애 방 볼게

 

열쇠 못 찾으면
일하러 못 가

 

거실에 있는 외투도 봐

 

나 일 못 가게 하려고
가져간 거야

 

방에는 없어

 

- 있어?
- 아니, 없어

 

어쩌지?

 

어제 일도 있고
멀로니가 지랄할 텐데

 

하푼이랑 다지네 집
알지?

 

그럴 시간 없어

 

세브 옛날 자전거 타
금방 가

 

멀로니, 리키예요

 

아침에 갑자기
문제가 생겼어요

 

밴 열쇠가 없어졌어요

 

지금 이틀 연속으로
날 엿먹이는 거야?

 

일 잘해서 예뻐했더니
아주 개차반이네

 

압니다

 

압니다?
그걸 말이라고 해?

 

100파운드 벌금에
벌점 나간다

 

벌점 한 번 더 받으면
끝이야

 

밴 열쇠 어딨어?

 

열쇠 잃어버렸어?
안됐네

 

- 닥치고 열쇠 내놔
- 내 휴대폰 내놔

 

당장 내놔!

 

난 모르는 일이야
미친 양반아

 

뭐가 어째?

 

네가 온 집을
스프레이로 떡칠하고

 

열쇠 가져갔잖아
나 잘릴 뻔했어!

 

난 몰라
이 주정뱅이야

 

이 좆만 한 새끼가!

 

- 씨발!
- 비켜

 

- 돌아버리겠네
- 당장 나가

 

나가라고!

 

맙소사

 

안녕, 라이자

 

아빠, 집에 오면 안 돼?

 

아빠가...
시간이 좀 필요해

 

부탁이야, 지금 와

 

오빠는 어때?

 

방금 나갔어, 괜찮아

 

다행이네

 

아빠, 제발 집에 와

 

미안해

 

그러면 안 되는 건데
너무 흥분하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제어가 안 됐어

 

나 할 얘기가 있어

 

뭔데?

 

오빠가 와서
사진에 스프레이 뿌린 날

 

자다 깨서
소리를 들었어

 

내려갔더니
오빤 이미 가버렸어

 

옛날로 돌아가고 싶었고
오빠도 돌아왔으면 했어

 

아빠 열쇠를 숨기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어

 

저런, 우리 딸

 

미안해, 내 잘못이야

 

네 잘못 아니야

 

이젠 일하러
갈 수 있네

 

괜찮아, 괜찮으니까
예쁜이는 걱정하지 마

 

오빤 어딨어?

 

세브한테
미안해서 어쩌지

 

하푼네 집에 잘 있어
하푼 엄마랑 얘기했어

 

오빠 거기서 잘 거야
걱정하지 마

 

내 잘못이라고
오빠한테 말하고 싶어

 

- 여보
- 괜찮아?

 

이 입들 좀 봐

 

- 이건 뭘까?
- 글쎄

 

- 여기도 있네
- 그러게

 

질문이 많은 그림이다
그치?

 

내가 내 아들을
너무 몰라

 

씨발!

 

휴대폰 담아

 

이리 와, 등신 새끼야

 

- 그냥 자빠져 있어
- 씨발 새끼야!

 

씨발, 봉지 내놔
봉지 달라고!

 

씨발놈!

 

쌍놈의 새끼

 

너 때문에
코뼈 나갔잖아

 

가자

 

좆같은 새끼

 

앉아 계시면
이름 불러드릴게요

 

시어 롭슨 씨 계세요?

 

스티븐 배런 씨?

 

- 괜찮아
- 정말?

 

넬 맥신 씨?

 

머리랑 갈비뼈 다쳤으면
어떡해, 눈이 퉁퉁 부었어

 

괜찮아, 잘 보여

 

여기 마디도
부러진 거 같아

 

이건 훈장이야
쌍놈들 패줬어

 

- 당신 기절했었어?
- 아니, 왜?

 

혹시 오줌 지렸어?

 

그게 아니라...

 

차에 둔 소변 통을
쌍것들이 나한테 부었어

 

나 괜찮아, 애비

 

얼마나 걸리는지 물어봐
지루해 죽겠어

 

집에 가고 싶어, 어서

 

엑스레이 결과 보기 전엔
못 가

 

- 성함이 뭐라고요?
- 터너요

 

엑스레이 결과 나왔는데
선생님이 보셔야 해서요

 

세 시간쯤 걸릴 거래

 

세 시간이나?

 

그러게, 재키가 라이자
봐줄 수 있어서 다행이야

 

그래
세브한텐 말했어?

 

아무 말도 못 하더라
충격받은 거 같아

 

그래

 

좀 꺼내줄래?

 

젠장, 멀로니네

 

저예요, 멀로니

 

괜찮아?

 

네, 엑스레이 결과
기다려요

 

별일 없기를 바라고
나머지 물건은 어쨌어?

 

잘 있어요
헨리가 내 밴 가져갔어요

 

보험사랑 통화했는데

 

휴대폰과 물건은
거의 다 보험이 적용되고

 

여권만 안 되는데
여권이 두 개 있었어

 

안타깝게 됐어

 

뭐가요?

 

여권 말이야
하나에 250파운드야

 

타격이 클 거야
500파운드야

 

- 여권 두 개에 500?
- 그래

 

말도 안 돼

 

내일 대체 기사 구했나?

 

아니, 이봐요

 

병원에 있는 사람한테
그게 할 소리예요?

 

벌금 100파운드
물리게요?

 

미안하지만
문제는 총이야

 

- 총요?
- 뭐라고?

 

소형 스캐너야
쌍것들이 부쉈어

 

말해요

 

천 파운드인 거 알지?

 

할부도 가능해

 

천 파운드요?

 

나더러
그 돈을 내라고요?

 

- 애비, 하지 마
- 리키 아내 애비예요

 

병원에 같이 있어요

 

얼굴을 심하게 맞았고
엑스레이 기다려요

 

폐를 다쳤을지 몰라요
머리는 검사도 못 했고

 

근데 댁은 벌금이랑
기곗값이나 떠들다니

 

- 제정신이에요?
- 애비

 

자영업자라고요?

 

주 6일, 하루 14시간씩
당신 위해서 일해요

 

당신 밑에서요
그게 무슨 자영업이에요!

 

회사가 사람을 이렇게
취급해도 되는 거예요?

 

삶에 관한 문제예요
내 가족이라고

 

똑똑히 들어
내 가족 괴롭히지 마

 

씨발 새끼야
네 망할 기계랑

 

썩을 휴대폰 가지고
나가 뒈져!

 

여기서 이러면 안 돼

 

- 미안합니다
- 죄송해요, 욕 안 하는데

 

난 간병인이고 배려하는
사람이고 원래 욕 안 해요

 

- 진정해
- 욕하는 사람 아니에요

 

- 애비, 가방 챙겨
- 정말 미안합니다

 

- 알았으니까 가자
- 정말 미안해

 

괜찮아

 

- 괜찮으세요?
- 네

 

- 엑스레이 결과는?
- 내일 다시 오면 돼

 

아내가 너무 흥분해서요
괜찮으면 아침에 올게요

 

아빠, 괜찮아?

 

그래

 

괜찮아, 고맙다
조금 다친 것뿐이야

 

물이나 차 한잔
갖다줄까?

 

아니, 괜찮아
아까 마셨어

 

아빠 꼴이 말이 아니야

 

아빠, 괜찮아
진짜야, 보기보다 괜찮아

 

엉망진창인데

 

아빠 어떤지 알잖아
힘만 세고 머리는 나쁜 거

 

정말 괜찮겠어?

 

괜찮다니까
고맙다, 아들

 

옆방에 있을게
필요하면 불러

 

- 그럴게
- 알았어

 

세브

 

 

얼굴 봐서 너무 좋다

 

죄송해요, 우리가
당신을 놓쳤네요

 

화내지 마, 애비
나 괜찮을 거야, 사랑해

 

아빠, 어디 가?

 

창문 내려

 

어디 가려고?

 

진정해, 엑스레이
결과 보러 병원 가

 

새벽 6시 반에?
정신 나갔어?

 

저녁에 와서
얘기해줄게

 

무슨 얘기?

 

우리 빚이 수천 파운드에
내 벌금도 엄청나

 

돈 못 벌면
길에 나앉아야 하는데

 

난 그 꼴 못 봐

 

그러니까 아빠 보내줘

 

그 꼴로 가긴 어딜 가
한쪽 눈 안 보이잖아

 

그 상태로 운전하다가
죽는단 말이야

 

아들, 나 일하러 가야 해
선택의 여지가 없어

 

예전의 아빠로 돌아와
모든 게 돌아가면 좋겠어

 

더 바라는 거 없어

 

- 6개월만 버티면 돼
- 그걸 어떻게 알아?

 

아빠가 해결할 거니까
비켜, 가야 해

 

- 아빠, 안 돼
- 돌겠네, 일하러 가야 해

 

- 저리 비켜
- 가지 마

 

갈 거야
가야 한다니까!

 

- 당장 내려!
- 미쳐버리겠네!

 

당장 내리라고!

 

나 가야 해
여보, 나 가서 일해야 해

 

당장 차에서 내려
당신 일하러 못 가!

 

- 차에서 손 떼!
- 일하러 가면 안 돼!

 

리키, 가지 마!

 

자 막 : 김 하 은

번 역 : 정 수 연

Sync & corrections by Blue-Bird™

자 막 제 공
부산 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