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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2smi by Daaak

자 막 : 조 은 애

 

‎"NETFLIX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난 내가 누군지 몰라요

 

‎살아온 이야기뿐 아니라
‎나에 대해 아는 바가 없죠

 

‎진정한 나요

 

‎난 20년 동안 침묵했어요

 

‎20년이나요

 

‎숨겼죠

 

‎알렉스의 옆에서
‎도와주지 않았어요

 

‎쌍둥이니까 모든 걸
‎함께했어야 하는데

 

‎우린 일란성 쌍둥이라 끈끈한데

 

‎이게 너무 큰 문제라서
‎우리 사이를 갈라놨고

 

‎우린 멀어졌어요

 

‎내가 찾는 비밀은
‎마커스의 머릿속에 있죠

 

‎아주 깊은 곳에요

 

‎그래서 이게 무모한 짓 같죠

 

‎그 상자를 열었을 때
‎뭐가 나올지 모르니까요

 

‎이건 판도라의 상자라
‎열거나 평생 묻어야 해요

 

‎근데...

 

‎나한텐 여는 게 나을 수도 있죠

 

‎난 그럴 각오가 됐어요

 

‎"1장 // 알렉스"

 

‎정신이 들자

 

‎"1982년"

 

‎눈을 뜨고

 

‎방을 둘러보며

 

‎거기가 어딘지 생각해 봤죠

 

‎그러다 쌍둥이 형제한테
‎관심을 돌렸어요

 

‎바로 알아봤죠

 

‎'알렉스, 나야!'

 

‎마커스는 내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죠

 

‎괜찮아

 

‎난 자연스럽게 말했어요

 

‎'안녕, 마커스'

 

‎쌍둥이라 좋은 점은
‎절대 혼자가 아니란 거죠

 

‎그건 큰 힘이 돼요

 

‎인생에서 무슨 일을 겪든

 

‎항상 내 반쪽이 있으니까요

 

‎사실 그때

 

‎상황 파악이 안 돼서
‎어리둥절했지만

 

‎거기 있던 사람이 마커스였고
‎믿을 수 있단 건 알았죠

 

‎그다음에 어떤 아주머니를 봤어요

 

‎다른 사람들보다
‎침대에 가까이 있었고...

 

‎극도로 흥분한 것처럼 보였죠

 

‎내가 깨어나서요

 

‎'알리, 정신이 들었구나
‎좀 어떠니?'

 

‎'나야, 나'

 

‎하지만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그 여자를 알 턱이 없죠

 

‎'나 기억나? 누군지 모르겠어?'

 

‎그러면서 자기를 기억해야 한다는
‎말을 되풀이했어요

 

‎난 마커스에게
‎그녀가 누군지 물었죠

 

‎그러자 마커스가...

 

‎우리 어머니라는 거예요

 

‎그리고 진짜 어머니를
‎모르느냐고 물었죠

 

‎전 모른다고 했어요

 

‎그러자 마커스가 다시 물었죠
‎'네가 누군지는 알겠어?'

 

‎'이름은 기억나?'

 

‎그 질문을 듣고 보니
‎난 아는 게 전혀 없었어요

 

‎내가 어디 있는지도 몰랐고

 

‎집도 몰랐죠

 

‎내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이름이 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모든 기억이 사라졌죠

 

‎텅 빈 암흑을 생각해 보세요

 

‎인생의 모든 기억을 잃었고

 

‎백지에서 시작해야 한다면

 

‎얼마나 무섭겠어요?

 

‎의사 말로는 알렉스가 썼던
‎헬멧이 벗겨지는 바람에

 

‎바닥에 떨어졌을 때

 

‎보호 장비 없이
‎머리를 박았다고 했죠

 

‎그래서 혼수상태에 빠졌어요

 

‎그리고 의료진도

 

‎어떤 뇌 손상이 남을지
‎장담하지 못했죠

 

‎어머니가 날 데리러 왔어요

 

‎그리고 차에 타기 전에
‎서너 번 정도 물어보셨죠

 

‎'내가 누군지 기억나지?'
‎'아니요, 모르겠어요'

 

‎'우리 어디 가요?'
‎'집에 가지'

 

‎'널 우리 집으로 데려가는 거야'

 

‎그래서 난 모르는 사람이랑
‎차를 타고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으로
‎향했어요

 

‎그렇게 도착한 곳이
‎내 집이라고 들었죠

 

‎진입로에 자갈이 깔려 있었죠
‎꽤 넓은 자갈길이었어요

 

‎집도 상당히 컸는데

 

‎굉장히 위압적으로 보였어요

 

‎알렉스는 집에 온 줄도 모르고
‎벙쪄 있었죠

 

‎아무것도 몰랐어요

 

‎그때가 18살이었는데

 

‎정신 연령은 겨우 9살이었어요

 

‎지금도 기억나는데 부엌을 지나며
‎그게 부엌이라고 설명했고

 

‎화장실을 거쳐서 마지막에 침실로

 

‎데려갔어요

 

‎'왼쪽이 네 침대고
‎오른쪽이 내 침대야'

 

‎난 말로만 들었어요

 

‎이게 내 집이고

 

‎이 사람이 어머니라고요

 

‎내가 알지는 못했죠

 

‎머리가 텅 빈 상태였어요

 

‎보통 사람들은

 

‎휴가를 어떻게 보냈는지부터 해서

 

‎자전거를 타다
‎처음으로 넘어진 날

 

‎첫 키스, 첫사랑 등을 기억하죠

 

‎그게 차곡차곡 쌓여
‎나라는 사람이 되잖아요

 

‎그런 기억은 필요하죠

 

‎근데 난 무에서 시작했어요

 

‎우리 부모님조차도

 

‎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셨죠

 

‎아버지는... 굉장히 냉담하셨어요

 

‎안아 주거나 하는 대신

 

‎악수하고 본인이
‎아버지라는 말만 했죠

 

‎병원에도 안 오셨어요

 

‎아예요

 

‎단 한 번도요

 

‎어머니는 현실을 부정하려고 했죠

 

‎내가 기억상실이란 걸요

 

‎어머니 입장에서는
‎용납이 안 됐겠죠

 

‎아들이 엄마를 모른다니요

 

‎그래서 안 믿으려고 하셨죠

 

‎생각해 보세요

 

‎혼수상태에서 깬 아들이
‎엄마를 못 알아본다니

 

‎엄마라면 누구나
‎가슴이 미어질 일이죠

 

‎정말 큰 상처를 받으셨어요

 

‎그래서 난 집안에 의지할 사람
‎하나 없이 혼자였죠

 

‎마커스만 빼고요

 

‎그 녀석은 다 이해해 줬죠

 

‎뭘 설명할 필요도 없었어요

 

‎날 곤란하게 하지 않았고
‎필요한 건 뭐든지 줬죠

 

‎내가 누군지 몰랐다면
‎쌍둥이의 존재도 잊었다면

 

‎알렉스는 남은 평생
‎외롭게 살았을 거예요

 

‎하지만 혼자가 아니라 내가 있었죠

 

‎알아야 할 게 많아서

 

‎마커스가 기본적인 정보를
‎빠르게 알려 줬어요

 

‎매일 사물의 명칭부터
‎일일이 가르쳐 줬죠

 

‎옷이 어디 있는지도
‎알려 줘야 했어요

 

‎신발을 신고, 끈을 묶고
‎토스트를 만드는 방법 등을요

 

‎마커스는 계속 가르쳐 줬고

 

‎난 그대로 맞춰 갔어요

 

‎알렉스가 뭘 모른다고 하면

 

‎내가 가르쳐 줬어요

 

‎그러면서 점점
‎질문의 난도가 높아졌죠

 

‎'우와, 이건 뭐야?'

 

‎처음 봤을 때는 좀 낯설었는데

 

‎생각해 보니 할 줄 아는 거였어요

 

‎난 자전거를 탈 수 있었죠

 

‎내 기억에 알렉스는
‎자전거를 꽤 잘 탔었어요

 

‎물론 어디로 가는지는 몰랐죠

 

‎그래서 집 밖으로 나갔는데
‎모든 게 멍했어요

 

‎세상이 무섭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마커스가 있으면

 

‎모든 게 조금 더 쉬웠어요

 

‎TV는 신세계였어요

 

‎'톰과 제리'까지
‎모든 방송이 신기했죠

 

‎"톰과 제리"

 

‎난 최대한 많은 정보를
‎머릿속에 집어넣으며

 

‎우리 가족을 이해하고
‎주변 상황을 파악하려고

 

‎열심히 노력했어요

 

‎한번은 TV에서 온 가족이 둘러앉아
‎점심을 먹는 장면을 봤죠

 

‎'옥소' 조미료 광고였는데
‎행복해 보였어요

 

‎그래서 속으로

 

‎TV에 나왔으니까
‎가족들은 다 그런 줄 알았죠

 

‎"치킨 옥소"

 

‎곧 새로운 세상의 중심은
‎어머니란 걸 알았어요

 

‎어머니는 키가 컸죠

 

‎182센티미터가 넘었고
‎손이랑 발도 다 컸어요

 

‎왕발이었죠

 

‎재밌는 분이었어요

 

‎몸을 흔들며 부엌을 휘저으셨고

 

‎방에 들어와서 말씀하셨죠

 

‎'여기 다 모여 있네
‎나도 왔어, 나도 왔다니까'

 

‎어머니는 '하하하' 하고
‎호탕하게 웃으셨어요

 

‎진짜 큰 소리로요

 

‎어머니는 치와와를 잔뜩 받으셨고

 

‎개들한테 옷을 입히곤 하셨어요

 

‎각자 옷이랑 모자, 코트가

 

‎따로 있었고 그게 어머니 취미였죠

 

‎사고 전까지는
‎우리 둘 다 녀석들을 싫어했어요

 

‎쥐새끼 같은 놈들이라면서요

 

‎근데 병원에서 돌아온 알렉스는
‎그 치와와들을 좋아했죠

 

‎예뻐했어요

 

‎귀엽더라고요
‎난 처음 봤으니까요

 

‎다른 사람들은 개에
‎전혀 관심 없었지만요

 

‎지금도 개라면 질색이에요
‎끔찍하죠

 

‎난 한 달 만에
‎놀라울 만큼 급성장했어요

 

‎6살 수준이었던 정신 연령이
‎십 대 초반이 됐죠

 

‎금세 14, 15살이 된 나는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했고

 

‎그때부터 마커스에게
‎더 사적인 질문을 쏟아냈어요

 

‎진짜 나에 대해서요

 

‎그래서 어린 시절 일을
‎물어보기 시작했죠

 

‎우리 가족은 어디서
‎휴가를 보냈냐고 묻기에

 

‎프랑스의 해변으로
‎여행을 갔다고 말해 줬어요

 

‎'거기 좋았어?'
‎'그럼 끝내줬지'

 

‎'바닷가에서 놀고
‎아이스크림도 먹었어'

 

‎'넌 꼭 아이스크림에
‎초콜릿 과자를 꽂아 먹었고'

 

‎'그렇구나, 멋지다'

 

‎마커스는 우리가 여행 갔던
‎사진을 보여 줬어요

 

‎정말 즐거워 보이더라고요

 

‎그 또래 남자애들답게
‎모래성도 쌓고요

 

‎그래서 매년 그랬나 보다
‎지레짐작했죠

 

‎마커스는 사진을 보여 줬고

 

‎난 흩어진 점을 이었어요

 

‎마커스가 보여 준 사진으로

 

‎해변에서 신나게 노는 두 꼬마의

 

‎기억을 조립해 나갔죠

 

‎난 알렉스의 기억을

 

‎다시 심어 주고
‎어린 시절을 돌려줬어요

 

‎그리고 아기였을 때부터
‎18살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는 대로 답해 줬죠

 

‎아무 기억이 없고
‎약간의 정보만 가진 상태로

 

‎한 여행 이야기를 들었는데
‎굉장히 뜻깊었어요

 

‎난 그것밖에 모르니까요

 

‎그런 기억의 조각들이

 

‎새로운 내 안에 쌓이게 됐고

 

‎꽤 괜찮은 인생 같았어요

 

‎마커스가 가르쳐 주고
‎생생하게 설명해 준 바에 따르면

 

‎우리 가족은 런던 외곽에 사는
‎명문가였죠

 

‎지극히 평범한 부모님과

 

‎집에서 파티를 여는 등
‎행복하게 산 것 같았어요

 

‎마커스가 이상적으로 꾸몄던 거죠

 

‎집안 규칙은
‎배우기 더 까다로웠어요

 

‎우린 위층에 올라갈 수 없었고

 

‎식사도 부모님과 따로 했죠

 

‎집 현관 열쇠도 못 받았어요
‎그때가...

 

‎14살로 기억하는데

 

‎우린 정원의 창고에서 살았죠

 

‎황당하겠지만
‎우린 거기가 좋았어요

 

‎우리만의 세상이었으니까요

 

‎맞아요, 사실 집은...

 

‎굉장히 복잡하게 느껴졌어요

 

‎사방에 장식이 넘쳐났죠

 

‎벽장이고 창고고
‎물건으로 그득했어요

 

‎다락방이랑 차고도 마찬가지였죠

 

‎집에는 접근 금지 구역도 있어서

 

‎허락 없이 들어갈 순 없었어요

 

‎특히 아버지 구역은요

 

‎서재는 부를 때만
‎들어가는 곳이었어요

 

‎아버지는 무서운 분으로
‎성격이 불같으셨죠

 

‎크게 호통을 치셨고
‎식탁을 탕탕 두드렸어요

 

‎특히 부엌 식탁에서 그랬던
‎기억이 나요

 

‎우리 집 중앙에
‎커다랗고 긴 식탁이 있었는데

 

‎아버지는 그걸 내리치셨죠

 

‎그리고 나가라고 하셨어요

 

‎마커스가 그랬죠

 

‎'아버지가 뭘 하든 끼어들지 마'

 

‎'항상 깍듯이 대하고
‎꼭 존칭을 써'

 

‎알렉스는 몇 번이나
‎그 이유를 물어봤지만

 

‎가족은 원래 그런 거라며

 

‎그냥 넘겨 버렸어요

 

‎언젠가 마커스가 설명해 줬는데
‎우리 부모님이

 

‎귀족 출신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우리 집에는
‎작위를 가진 사람들이

 

‎노상 드나들었어요

 

‎그게 우리 생활이었죠

 

‎이상하게 생각한 적이 없어요

 

‎나한테는 일상이었으니까요

 

‎부모님이 그런 분인 것도
‎지극히 당연했고

 

‎창고 생활도 평범한 일이었죠

 

‎평범한 게 뭔지 몰랐으니까
‎고개를 갸웃할 일도 없었죠

 

‎내가 아는 유일한 사실인
‎우리 가족이 정상이었어요

 

‎내 인생사는

 

‎다 마커스에게 들은 얘기였고

 

‎그대로 받아들였어요

 

‎난 그렇게 알고 세상에 나갔죠

 

‎사고 몇 달 후에 마커스가
‎내 친구들을 만나자고 했어요

 

‎그래서 술집에 갔죠

 

‎그건 또 다른 엄청난 도약이었어요

 

‎십 대 시절에는

 

‎또래랑 다른 걸 싫어하잖아요

 

‎튀지 않고 똑같이 되려고 하죠

 

‎근데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날 알고 있어요

 

‎그건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죠

 

‎당황스러웠어요

 

‎사람들은 기억 상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곤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의지할 데가 없으니까요

 

‎날 안심 시켜 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죠

 

‎마커스 외에는요

 

‎그래서 마커스랑 둘이 계획을 짰죠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을 만나도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게요

 

‎친구 집에 저녁을 먹으러 갈 때면

 

‎도착해서 들어가기 전에
‎꼭 설명해 달라고 했어요

 

‎'이 사람들 이름이 뭐였지?
‎어떻게 생겼어?'

 

‎그럼 마커스는 한 명씩
‎간략하게 말해 줬어요

 

‎그날 만날 사람들 얘기를 듣고
‎그 집 문이 열리면

 

‎모르는 사람들에게
‎반갑다고 인사했어요

 

‎그래서 다들 내가
‎멀쩡하다고 생각했죠

 

‎자신들에 대해 다 알았으니까요
‎하지만 전부 다 연기였어요

 

‎내가 집 밖에서 짧게
‎설명해 주곤 했죠

 

‎마커스가 여자 친구 얘기도
‎해 줬어요

 

‎'아, 나 여자 친구 있어?'

 

‎멋진 여자였고
‎내가 자기를 기억 못 한다는 걸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었죠

 

‎우리끼리 같은 여자랑 첫 경험을
‎두 번 했다는 우스갯소리도 했어요

 

‎알렉스는 사진에 푹 빠지게 됐어요

 

‎새로 만든 기억까지
‎잃게 될까 봐 집착했죠

 

‎난 즐거워하는 사람들과

 

‎우리가 갔던 파티

 

‎만난 사람
‎갔던 장소 등을 찍었어요

 

‎앞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매해, 매달의 모든 순간을
‎남기고 싶었죠

 

‎사람들은 보통
‎행복할 때 사진을 찍잖아요

 

‎그 외에는 안 찍죠

 

‎다들 그래요

 

‎결혼사진은 찍어도
‎장례식장에서는 안 찍잖아요

 

‎아버지가 죽어 가셨어요

 

‎암에 걸리셨었죠

 

‎췌장암요

 

‎한번은 아버지가
‎우리를 서재로 불러서

 

‎지난날 너무 심하게 굴어서
‎미안했다고 사과하셨어요

 

‎그리고 죽기 전에
‎용서해 주겠냐고 물었죠

 

‎그래서 용서한다고 했어요

 

‎알렉스는 무슨 말이든 했겠죠

 

‎워낙 착한 애였고
‎아버지한테도 잘했거든요

 

‎근데 마커스는 단호하게 말했죠

 

‎'아뇨, 전 용서 못 해요'

 

‎그러더니 서재에서 나갔어요

 

‎전 마커스랑 같이 나가면서

 

‎왜 그랬냐고 물어봤어요

 

‎죽어가는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왜 거절했냐고요

 

‎곧 돌아가실 테니
‎용서해 드리라고 했죠

 

‎'싫어, 내가 왜 용서해?'

 

‎'아버지 부탁이니까'

 

‎'용서해 달라는데
‎못 할 건 또 뭐야?'

 

‎'싫어, 복잡한 이유가 있어서
‎용서할 수 없어'

 

‎그러고 며칠 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죠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집안 상황이 바뀔 줄 알았어요

 

‎폭군인 아버지가
‎규칙을 정했으니까요

 

‎그래서 20대가 됐을 때는

 

‎우리 집에도 들어가고
‎현관 열쇠도 받을 줄 알았죠

 

‎뭐든 먹고 싶은 대로 먹고
‎맘대로 드나들 수 있다고요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규칙도 사라질 줄 알았죠

 

‎하지만 곧 그게 착각이란
‎사실을 알게 됐어요

 

‎오히려 규칙이 더 엄해졌죠

 

‎어머니는 계속 현관 열쇠를
‎안 주셨어요

 

‎마커스에게 물어봤더니
‎신경 쓰지 말라고만 했죠

 

‎그래서 안 했어요

 

‎그러고 5년을 넘겼어요

 

‎그때 어머니가 의식을 잃고
‎계단 바닥에 쓰러지셨죠

 

‎뇌에 종양이 생겼거든요

 

‎목숨이 위험하셨죠

 

‎그래서 마음이 몹시 심란했어요

 

‎어머니를 사랑하게 됐거든요

 

‎그리고 굉장히 친해졌죠

 

‎어머니는 우리가 보고 싶을 거라며

 

‎사랑한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그 순간 어머니가 떠나셨죠

 

‎난 꽤 오랫동안 울었어요

 

‎마커스는 안 울었죠

 

‎아무 감정이 없었어요

 

‎난 아무렇지...

 

‎않았어요

 

‎그것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지도 않았어요

 

‎슬프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안도하지도 않았고
‎아무 느낌 없었죠

 

‎난 마커스를 속속들이 알아요

 

‎우린 쌍둥이니까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게 없죠

 

‎그런데 마커스는 어머니의 죽음을
‎나랑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였어요

 

‎그게 너무 신경 쓰였죠

 

‎장례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마커스랑 나는

 

‎우리 열쇠로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방대한 집과 별채를
‎싹 치우기 시작했죠

 

‎물건으로 꽉 차 있었거든요

 

‎아래층부터 물건을 버려 나갔는데

 

‎여기저기서 50파운드짜리
‎지폐가 가득한

 

‎유리병이 나왔어요

 

‎커튼 속에 숨겨진 돈도 있었죠

 

‎그래서 슬슬
‎이상한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화장실로 들어갔죠

 

‎한 화장실에는
‎거대한 옷장이 있었는데

 

‎성인용품이 잔뜩 나왔어요

 

‎마커스랑 같이 봤는데
‎난 진짜 충격이 컸죠

 

‎근데 마커스는
‎별로 동요하지 않았고

 

‎계속 저한테

 

‎신경 쓰지 말고
‎청소나 마저 하자고 했어요

 

‎다음엔 다락방에 갔는데

 

‎우리 어린 시절이 남아 있었죠

 

‎학교 교과서랑 어릴 때 입은 옷들

 

‎각종 선물 상자가 가득했어요

 

‎매년 크리스마스랑 생일 때마다

 

‎친척 어른들이 보내 주신 거였어요

 

‎근데 우린 그 누구한테도
‎선물을 받은 적이 없어요

 

‎어머니가 다 숨겼던 거죠

 

‎그래서 어머니를
‎더 알 수 없었어요

 

‎'어떤 사람이었지?
‎난 어머니에 대해 뭘 알지?'

 

‎다음엔 어머니 방을 청소했어요

 

‎우린 벽장 안쪽까지

 

‎수많은 코트와 옷을
‎뚫고 들어가야 했죠

 

‎그 안에는 또 다른 벽장의
‎비밀 문이 있었어요

 

‎물론 잠겨 있어서
‎열쇠를 찾아야 했죠

 

‎그리고 그 안에는
‎사진이 들어 있었어요

 

‎나랑 마커스가

 

‎10살 때쯤 벌거벗고 있는 사진요

 

‎머리 부분은 잘려 있었죠

 

‎너무 기묘했어요
‎진짜 엽기적이었어요

 

‎대체 어머니는...

 

‎우리 얼굴이 없는 나체 사진으로
‎뭘 했을까요?

 

‎어쩔 줄 모르겠더라고요

 

‎난...

 

‎그냥 막막했죠

 

‎아니

 

‎화가 솟구쳤죠

 

‎미칠 것 같았어요

 

‎맙소사

 

‎차 한 잔 줄래요?

 

‎"2장 // 마커스"

 

‎난 퇴원 첫날부터 알렉스에게

 

‎우리 인생과 반대되는
‎얘기를 해 줬어요

 

‎우리를 평범한 가족으로 꾸며
‎멋진 집에서 살았고

 

‎부모님도 좋은 분들이셨다고 했죠

 

‎근데 사실이 아니었어요

 

‎다 알렉스를 위해
‎만들어 낸 환상이었죠

 

‎시간이 갈수록 환상도 커졌어요

 

‎알렉스가 퇴원했는데

 

‎어머니를 못 알아봤어요

 

‎집은 물론 자기 방이
‎어딘지도 몰랐죠

 

‎여자 친구의 존재나
‎영국에 산다는 사실도요

 

‎아는 게... 하나도 없었죠

 

‎근데 나는 알아봤어요

 

‎내가 누군지는 알았죠

 

‎내가 아는 사실이 하나뿐이라면

 

‎스스로 완벽하게
‎알고 있는 사실이라면

 

‎누가 가르쳐 줘서
‎아는 게 아니라면

 

‎그걸 바탕으로 모든 걸
‎구축해 나가죠

 

‎알렉스는 날 믿어야 했어요
‎달리 믿을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나 외엔 아무것도 없었죠

 

‎그래서 알렉스에게
‎기본적인 것부터 가르쳐 줬어요

 

‎부모님이 누구고 침실과 소지품이
‎어디 있는지 등을 알려 줬고

 

‎그걸 골자로 하나씩
‎새로운 사실을 추가했죠

 

‎그렇게 반년쯤 지나고
‎깨달은 게 있어요

 

‎알렉스가 아는 것과 모르는 건
‎나한테 달려 있었죠

 

‎알렉스는 뭐든지 내가
‎말하는 대로 믿었으니까요

 

‎한번은 알렉스가

 

‎가족 휴가에 대해 물어봤어요

 

‎근데 우린 가족끼리
‎어디 간 적이 없어요

 

‎휴가 때 남의 가족이랑
‎놀러 가긴 했어도

 

‎우리 부모님이랑 간 적은 없는데
‎알렉스는 그걸 몰랐으면 했죠

 

‎씁쓸하고 슬픈 일이고
‎보통 안 그러잖아요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죠

 

‎'부모님이 형편없어서
‎가족끼리 놀러 간 적 없어'

 

‎그래서 그냥 자주
‎여행을 갔다고 했어요

 

‎프랑스에 여행 갔을 때
‎찍었다며 사진도 보여 줬죠

 

‎아버지가 프랑스어를 하셔서
‎그럴싸했어요

 

‎'그렇구나, 멋지다'

 

‎우리 둘이 해변에서 찍은
‎사진도 찾았죠

 

‎알렉스는 그거로 만족했어요

 

‎엄마랑 아빠도 갔는지
‎온 가족이 같이 갔는지

 

‎물어보지도 않았고요

 

‎알렉스는 캐묻지 않았고

 

‎난 시시콜콜 말하지 않았죠

 

‎그저 사진만 줬고

 

‎나머지는 다 알렉스가 상상했어요

 

‎행복한 추억이 담긴 앨범을 줬어요

 

‎즐거웠을 때요

 

‎아무 문제 없이요

 

‎말을 지어내기보다는
‎자세한 얘기를 빼려고 했죠

 

‎알렉스가 따지기 시작했다면

 

‎모든 환상이 깨지고

 

‎초기에 진상을
‎파악하게 됐을 거예요

 

‎하지만 기억을 몽땅 잃은 알렉스는

 

‎내 얘기를 의심해 본 적이 없어요

 

‎내가 가족 여행을 갔다고 하면
‎그게 기정사실이 됐죠

 

‎알렉스가 되묻는 법은 없었어요

 

‎32살이 될 때까지
‎계속 그 방법을 써 왔죠

 

‎알렉스는 내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어요

 

‎그게 이 모든 것의 핵심이죠
‎'신뢰'요

 

‎난 마커스를 불신하거나
‎의심할 이유가 없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이런 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맹목적으로 믿으면 가능하죠

 

‎내가 마커스를 의심할
‎이유가 없잖아요

 

‎처음엔 모든 답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간단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알렉스의 질문은 복잡해졌고

 

‎더 단도직입적이 돼서

 

‎일일이 기억해야 했어요

 

‎내가 뭘 말했고 뭘 숨겼는지요

 

‎그때부터는 의식적 선택에 의한...

 

‎거짓말이었죠

 

‎알렉스는 어머니가
‎좋은 분이었냐고 묻고

 

‎내가 그렇다고 대답하면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았어요

 

‎그런 대답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충분하지 않으니까
‎자세히 말하라고 할 수도 있잖아요

 

‎'어머니는 어떤 분이었어?
‎잘해 주셨어? 사랑해 주셨어?'

 

‎'좋은 어머니였어?'

 

‎하지만 알렉스는 그런 적이 없어요

 

‎그냥 어머니가 좋은 분이었는지
‎알면 그만이었죠

 

‎그대로 머릿속에 저장하고
‎넘어갔어요

 

‎난 말의 앞뒤가 안 맞는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어이없지만 마커스에게
‎따질 생각도 안 했죠

 

‎'그건 말이 안 되는데'

 

‎20대 내내 의심조차 안 했어요

 

‎그렇게 알렉스한테...

 

‎거짓말을 시작하자...

 

‎빠져나올 수 없었어요

 

‎거짓말은 눈덩이처럼 커져서

 

‎내가 했던 말을
‎주장하는 수밖에 없었죠

 

‎그렇지 않으면 내가
‎가짜 인생을 지어냈다고

 

‎인정해야 했으니까요

 

‎형제를 속이면 마음이 무겁죠

 

‎그리고 나 자신도 다르게 보여요

 

‎난 내 단짝이자 파트너
‎반쪽을 매일 속였어요

 

‎그 죄책감은 말도 못 하게 컸죠

 

‎그래도 솔직히 말하는 것보다
‎거짓말이 훨씬 더 쉬웠어요

 

‎거짓말을 해도 괴롭고
‎안 해도 괴로운 상황이었죠

 

‎그래서 둘 중 택해야 했어요

 

‎그리고 결국

 

‎어린 시절에 대한 사실은
‎평생 묻기로 했죠

 

‎사람들은 단번에

 

‎소아 성애자를
‎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딱 티가 난다고요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죠

 

‎어머니는 우리를
‎성적으로 학대했어요

 

‎우리가 12, 14살 때까지요

 

‎그걸 왜 얘기하겠어요?

 

‎뭐 하러요?
‎내 말은 그 일이...

 

‎내가 이 자리에서

 

‎당신이 어릴 때
‎그런 일을 당했었다고 말하면

 

‎평생 고통에 시달리겠죠

 

‎그런데 왜 말하겠어요?

 

‎안 그래도 정서 불안인
‎18살 남자애가

 

‎감당할 수 없는 진실이고

 

‎알 필요도 없는 일이잖아요

 

‎우리 입장이 바뀐다면 난 알렉스가

 

‎비밀로 해 주길 바라요

 

‎나처럼요, 솔직히 말했다면
‎화를 냈을 거예요

 

‎난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요

 

‎알렉스에게 있는 그대로 말하고

 

‎정신 상담을 받게 했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어요

 

‎알렉스가 평생 그 문제로
‎씨름했어야 한다고요

 

‎난 신이 아니니까
‎진실을 감출 권리가 없다는데

 

‎모든 걸 똑똑히 기억하는...

 

‎나는 정말 기분이 더럽거든요

 

‎알렉스는 아니에요

 

‎그게 어떤 느낌인지 모르니까요

 

‎난 그걸 모르고 살
‎선물을 준 거예요

 

‎나한테는 그게 선물이었어요

 

‎인간이라면 누구든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귀중한 선물이죠

 

‎누구나 그럴걸요

 

‎난 알렉스를 위해 살아왔어요

 

‎오랜 세월 동안요

 

‎내가 해야 했던 일을 다 하면서

 

‎알렉스에게 말했던
‎이야기에 맞춰서요

 

‎한번은 어머니 생신 때 집에 가서
‎포옹과 키스를 나눴어요

 

‎난 어머니 속을 알 수 없었죠

 

‎본인이 자식들의 인생을 망쳤는데

 

‎애들이 자기 생일을
‎축하해 주고 있잖아요

 

‎우린 케이크도 만들고
‎노래하며 호들갑을 떨었죠

 

‎가족의 생일 파티에서
‎할 법한 건 다 했어요

 

‎알렉스는 책에 나오는 것처럼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행동했죠

 

‎어머니한테, 그 여자한테
‎뽀뽀했어요

 

‎난 옆에서 지켜봤죠

 

‎몸서리치게 괴로웠고
‎폭발할 지경이었어요!

 

‎그리고 그 기억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강력하고 격해서

 

‎내가 창조했던 현실을
‎믿기 시작했어요

 

‎그런 일을 당한 적이 없다고
‎생각해야 했어요

 

‎알렉스는 사고로 기억을 잃었고

 

‎난 자의로 기억을 지웠죠

 

‎그러니까 좋았어요

 

‎자유로웠죠

 

‎어머니한테 당한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어머니한테 받은 상처와
‎수치심까지 전부 다요

 

‎부끄럽고 불결하고
‎이용당한 기분이었거든요

 

‎그게 다 사라졌죠

 

‎갑자기 어린 시절이
‎행복하게 느껴졌어요

 

‎부모님은 좋은 분이었고

 

‎학대받은 적도 없었죠

 

‎나도 그런 불행을 겪지 않았어요

 

‎난 알렉스에게 어린 시절의
‎환상을 심어 주면서

 

‎내 상처도 달랬던 거예요

 

‎효과는 놀라웠죠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면

 

‎모든 기억이 되살아났지만

 

‎겉보기에는, 일상에서는

 

‎알렉스와 같은 세상에서 살았어요

 

‎나한테는 아주 편한 세상이었죠

 

‎그건 꼭 필요한...

 

‎나쁜 거짓말이었어요

 

‎알렉스 입장에서 보면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땅에 묻고 완전히 사라지자

 

‎긴 이야기가 끝난 기분이었어요

 

‎알렉스는 그 사진을 발견하고
‎혼란에 빠졌어요

 

‎그리고 난 그 사진을 보고

 

‎내가 겪은 일의 심각성을 느꼈죠

 

‎학대가 아닐 리가 없어요

 

‎실수일 수도 없죠

 

‎실수로 가위를 잘못 놀려
‎얼굴만 잘랐을 리가 없잖아요

 

‎소름 끼치고 충격적이었어요

 

‎바로 다시 병에 집어넣어야 했죠

 

‎심연으로 떨어지지 않게요

 

‎그 사진 때문에 상황이 변했죠

 

‎난 부엌으로 곧장 갔고

 

‎거기 있던 마커스에게 물었어요

 

‎'우리 성 학대당했어?'

 

‎마커스가 하얗게 질려서 돌아봤죠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어요

 

‎그 순간

 

‎모든 세상이 사라져 버렸죠

 

‎다 끝났다고 직감한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어요

 

‎마커스는 날 보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어요
‎아무 말 없이 그렇다는 뜻으로요

 

‎그러더니 뒤로 돌아
‎나를 등지고

 

‎정원으로 나갔죠

 

‎어머니가 우릴 학대했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하더군요

 

‎팔을 내 몸에 두르고
‎덤덤히 말했어요

 

‎'그래, 맞아'

 

‎그리고 우리 둘 다 울었죠

 

‎난 계속 울기만 했어요
‎며칠 내내요

 

‎하염없이 울었죠

 

‎그리고... 그냥 눈앞이 캄캄했어요

 

‎난...

 

‎어찌할 바를 몰랐죠

 

‎난 계속 그 사실을 부정하며
‎마커스의 착각이라고 했어요

 

‎어머니가
‎소아 성애자일 리 없다고요

 

‎어머니는 그런 분이 아니라고요

 

‎별난 분이긴 했지만
‎소아 성애는 아니었어요

 

‎아버지한테 학대받은
‎기억은 없어요

 

‎워낙 끔찍한 사람이라 싫어했지만

 

‎어머니가 우리를 학대한
‎사실은 모르셨을 거예요

 

‎아버지가 그걸 알고

 

‎손을 써 주셨다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않았죠

 

‎어머니는 주변 사람들을 홀려서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었죠

 

‎다들 어머니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분이 아니었어요

 

‎속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잔인한 사람이었죠

 

‎어머니의 학대도
‎인정하기 힘들었지만

 

‎마커스의 행동이
‎더 용납이 안 됐어요

 

‎쌍둥이 형제가 날 속였잖아요

 

‎내가 전적으로 믿었던
‎유일한 사람이

 

‎날 배신했어요

 

‎그래서 화가 났죠

 

‎처음으로 분노를 느꼈어요

 

‎우린 서로의 모든 걸 알고
‎비밀이 없었기 때문에

 

‎화가 났어요
‎우린 모든 걸 같이 했죠

 

‎그런데도 내가 모르는
‎비밀이 있었던 거예요

 

‎우리 사이에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우린 쌍둥이잖아요

 

‎일란성 쌍둥이예요, 우린 하나죠

 

‎애초에 비밀 같은 건

 

‎존재할 수 없는 사이라고요

 

‎근데 비밀이 있었죠

 

‎난 벗어났었어요

 

‎내 머릿속에서
‎기억에서 지운 상태였죠

 

‎근데 알렉스는...

 

‎내가 죽어라 묻었던 사실을 파냈고
‎그냥 다 쏟아놨어요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죠

 

‎난 마커스에게 따졌어요

 

‎근데 그 얘기를 할 준비가
‎안 됐다며 자르더군요

 

‎성 학대가 있었다고 말하고
‎땡이었어요

 

‎달랑 그 얘기뿐이었죠

 

‎알렉스가 물어봤는데
‎암말도 안 했어요

 

‎계속되는 알렉스의 질문에
‎대답을 안 했죠

 

‎그냥 말문을 막았어요

 

‎딱 한 가지만 알려 줬죠

 

‎'성 학대를 받은 사실만 알면 돼'

 

‎그리고 다시는
‎그 얘기를 하지 않았죠

 

‎난 견딜 수 없었어요

 

‎도저히 감당이 안 됐어요

 

‎그 고통과 괴로움을
‎극복할 수 없었죠

 

‎그걸 상대할 재간이 없었어요

 

‎그냥 달려가서
‎구멍에 숨고 싶을 뿐이었죠

 

‎실제로 그렇게 했어요

 

‎난 혼자였어요

 

‎난생처음으로 철저히 혼자가 됐죠

 

‎쌍둥이 형제를 잃었거든요

 

‎내 존재의 유일한 연결 고리를요

 

‎난 어머니가 무슨 짓을 했는지
‎자세히 몰랐어요

 

‎내 인생에서 어떤 부분이
‎진실이고 허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였죠

 

‎전혀요

 

‎가장 힘든 건

 

‎내가 마커스 얘기를 토대로
‎인생을 살아왔다는 점이에요

 

‎한마디로 마커스뿐 아니라
‎나 자신도 잃었던 거죠

 

‎18살 때 텅 빈 기억으로
‎인생을 재건했는데

 

‎32살의 나이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됐죠

 

‎백지상태로요

 

‎두 번째로 다시 시작해야 했어요

 

‎가능한지도 모르겠지만
‎인생을 전부 다시 구성해야 했죠!

 

‎그래서

 

‎어머니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은밀한 삶을 살았는지요

 

‎그리고 그건...

 

‎집착에 가까워졌죠

 

‎난 정보를 끼워 맞추기 시작했어요

 

‎어머니가 사교계에
‎데뷔했을 때 기사 등

 

‎정보가 될 만한 건
‎닥치는 대로 찾았죠

 

‎여러 편지 안에 섞여 있는

 

‎열정적인 연애편지도
‎많이 발견했어요

 

‎군 장성들이 보낸 편지였는데

 

‎저명한 사람들이었어요

 

‎그들은 하나같이
‎어머니를 숭배했죠

 

‎그리고 난 어머니 인생의 중심이

 

‎섹스란 걸 알게 됐어요

 

‎어머니는 그 사람들을
‎홀리다시피 했었죠

 

‎난 어머니를 사랑했고

 

‎나한테 소중한 분이었어요

 

‎그래서 두 얼굴의 어머니가

 

‎동일인물이라고 보기 힘들었죠

 

‎원래 알던 어머니와
‎새로 안 어머니가요

 

‎그건...

 

‎생각보다 더 충격적이었어요

 

‎말 그대로 혼란에 빠졌죠

 

‎뭐가 진실이고 뭐가 거짓일까?

 

‎내 인생 전체가...

 

‎허구라면 어쩌지?

 

‎통 이해할 수 없었어요

 

‎내가 모르는 게 또 뭘까?

 

‎난 의기소침해졌고 우울했어요

 

‎너무 혼란스러웠죠

 

‎내 정체에 대해서요

 

‎자살까지 생각했었어요

 

‎도저히 일상을 유지할 수 없었죠

 

‎그 일은 정말...

 

‎감당하기

 

‎힘들었어요

 

‎결정적으로 아내를 만나
‎날 추슬렀죠

 

‎나란 사람뿐 아니라
‎내 복잡한 과거사까지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을 만났거든요

 

‎내가 진실을 찾도록
‎도와주고자 했죠

 

‎그래서 우린 결혼했고
‎두 아이를 낳았어요

 

‎마커스도 역시 결혼해서
‎두 아이를 낳았죠

 

‎그리고 각자의 인생을 살았어요

 

‎난 그 일에 휘둘리지 말자고
‎결심했어요

 

‎그래서 판도라의 상자에 넣고
‎뚜껑을 닫았어요

 

‎그리고 행복한 인생을 살았죠

 

‎즐거웠고 인간관계도 원만했으며
‎멋진 아내가 있었어요

 

‎과거의 문제로 괴로워하지 않고
‎잘 지냈어요

 

‎그 일은 꽁꽁 가둬 놨죠

 

‎이 사연의 진짜 기묘한 점은
‎따로 있어요

 

‎우리 형제가 지난 20년 동안

 

‎같이 사업체를 운영하고 일하며

 

‎모든 걸 함께해 왔다는
‎사실이에요

 

‎우리 경험을 책으로도 냈어요

 

‎그래도 마커스는 말하지 않았죠

 

‎내가 원하는 대화를 거부했어요

 

‎난 궁금한 게 많았고

 

‎답을 들어야 했는데

 

‎마커스는 말할 준비가 안 됐었죠

 

‎지금 이 순간까지도요

 

‎난 20년 동안 자세한 얘기를
‎속에 묻고 살았어요

 

‎지금 와서 생각하면
‎지독한 짓이었죠

 

‎난 알렉스를 안아 주며

 

‎그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어떻게 헤쳐 나갈지 상의하며

 

‎같이 상담 치료도
‎받으러 가고 했어야 해요

 

‎근데 그 반대로 했죠

 

‎알렉스 혼자 끙끙 앓게 외면했어요

 

‎내가 알렉스한테
‎그렇게 냉정했다니 충격이에요

 

‎참 고약한 짓이었죠

 

‎알렉스는 언젠가 날 용서할 거예요

 

‎하지만...

 

‎너무 힘드네요

 

‎힘들어요

 

‎"3장 // 알렉스 & 마커스"

 

‎난 아직도 내가 누군지 몰라요

 

‎마커스가 얘기해 줘야죠

 

‎내 인생의 진실과 거짓이
‎뭔지 알려면요

 

‎마지막 퍼즐 조각을 받아야 해요

 

‎우리가 살던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요

 

‎어린 시절에요

 

‎좀 가까워서

 

‎- 자
‎- 이제 됐어

 

‎생각해 보면 우린 그동안
‎많은 일을 함께하며

 

‎여러 가지를 극복해 왔는데

 

‎이렇게 마주 보고 앉아서

 

‎그 문제에 대해
‎얘기한 적은 없다니 신기해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네가 날 그만큼 믿는다고 생각했어

 

‎자세한 얘기를 숨긴
‎내 결정을 존중한다고

 

‎그래, 네가 한 말은
‎다 받아들였지만

 

‎지난 일을 돌아보며
‎더 많은 걸 알게 될수록

 

‎더 어이가 없었어

 

‎어떻게 네 말을 무조건 믿었지?

 

‎난 그러다가 어마어마한

 

‎대가를 치렀잖아

 

‎난 그 사실이
‎더 감당하기 힘들었어

 

‎넌 상상도 못 할 거야
‎아예 이해하려고도 안 했지

 

‎네가 비밀로 했다는 걸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었어

 

‎우린 모든 걸 공유했으니까

 

‎우린 일란성 쌍둥이라
‎같이 이해하고 연결돼 있잖아

 

‎그런데도 우리 사이는

 

‎그 침묵으로 갈라져 있어

 

‎난 어떻게든 진상을 알고 싶고

 

‎넌 어떻게든 숨기려고 하지

 

‎그래서 기분이...

 

‎그 내용을 알면
‎내 고민도 끝날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지?
‎난 벗어나고 싶어

 

‎이제 그만 캐야지

 

‎너도 자유로워질 수 있어

 

‎그러니까 사실대로 말하면
‎서로 편해져

 

‎- 똑같이 마음의 짐을 던다고
‎- 나도 알아

 

‎- 그래
‎- 너도 이해해 줘야 해

 

‎난 네가 어머니의
‎학대 얘기를 꺼낸 날을

 

‎평생 못 잊을 거야

 

‎난 그렇다고만 대답했지

 

‎그것만 알면 된다고 생각했어

 

‎인생을 사는 데
‎아무 지장 없다고

 

‎근데 난 그렇지 못했어

 

‎그 한순간이...

 

‎너무 고통스러웠지

 

‎나도 마찬가지야, 알렉스

 

‎너한테 그 얘기를 해 주면
‎나도 기억이 되살아나니까

 

‎오랜 세월 동안
‎잊으려고 애썼는데

 

‎꼭꼭 숨기고 묻어 왔다고

 

‎입을 굳게 다물었지

 

‎하지만 그 덕분에 자유롭게 살았어

 

‎너도 자유롭게 살았고

 

‎학대받은 기억 없이

 

‎난 너한테 숨기면서
‎내 기억에서도 지웠어

 

‎모르겠어?

 

‎날 위해 입을 다물었다고

 

‎날 위해

 

‎너한테 말하면
‎그 악몽이 떠올라서

 

‎도저히 침묵을 깰 자신이 없었어

 

‎침묵은 거짓말이야

 

‎난 20년 동안 자신한테

 

‎학대받은 사실을 속였어

 

‎그렇게 날 지켰지

 

‎침묵이라는 거짓말을 통해서

 

‎네가 원하는 얘기를 했다가는

 

‎침묵이 깨져

 

‎- 정보를 주면?
‎- 알렉스, 그 이상...

 

‎어머니가 우릴 학대했다는
‎얘기 외에는 그렇게 돼

 

‎난 네가 물어본 대로 대답했잖아

 

‎그 이상은 무리였어

 

‎더는 감당할 수 없었다고

 

‎모르겠어, 알렉스?

 

‎아니, 난 몰랐어

 

‎- 그게 이유였어
‎- 이해가 안 됐었어

 

‎그것 때문이었어

 

‎그래서 말할 수 없었지

 

‎내가 너무 겁쟁이라서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아서

 

‎다른 얘기는...

 

‎못 했어

 

‎그래서 난 20년 동안 답을 찾았지

 

‎진짜 미치겠더라

 

‎사람들이랑 몇 시간씩 얘기하며
‎정보를 긁어모으고

 

‎- 거기에 집착했어
‎- 그냥 잊지 그랬어?

 

‎- 그냥 받아들이면 되잖아
‎- 그럴 수 없었어

 

‎그대로 잊을 순 없었다고

 

‎내가 비밀로 한 이유는
‎너도 이해하지?

 

‎그래, 그건 이해해

 

‎그래서 난 조용히 혼자

 

‎진상을 파악하고자 했고
‎넌 아무 정보도 안 주려고 했지

 

‎- 어쩔 수 없었어
‎- 그래서 그냥 그대로

 

‎- 지내 왔지
‎- 그 방법뿐이었어

 

‎우리 이제 54살이야

 

‎너랑 나는 벌써 54살이나 먹었다고

 

‎그리고 지금 이 얘기를 하고 있지

 

‎20살 때 해야 했는데

 

‎30년이나 낭비했어!

 

‎진짜...

 

‎어쨌든 얘기가 나왔어

 

‎그렇지

 

‎난...

 

‎도저히 네 얼굴을 보고
‎진상을 말할

 

‎용기가 안 났어

 

‎대신 카메라에 대고 얘기했지

 

‎그러니까 그 영상을 보면

 

‎네가 찾던 진실을 알 수 있을 거야

 

‎그걸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렇진 않아, 다만...

 

‎- 필요하다고 생각해
‎- 필요하지

 

‎필요한 거야, 알렉스

 

‎이게 거짓말의 종착역이지

 

‎영상을 봐

 

‎네 앞에선 입이 안 떨어지지만

 

‎난 나갈 테니까 혼자 봐

 

‎그럼 끝나

 

‎- 알겠어
‎- 볼 준비 됐어?

 

‎그래

 

‎네가 이러니까 겁나지만...

 

‎왜 굳이 보겠다는 건지
‎난 모르겠다

 

‎아직도 이해가 안 돼

 

‎그래야 너랑 다시 하나가 되지

 

‎- 그렇겠네
‎- 거짓말에서도 벗어나고

 

‎진짜 인생을 살아야 하니까

 

‎내 인생은 허구잖아
‎네가 알려 준 인생이지

 

‎네 뜻대로 각색한

 

‎네가 결정한 인생이라고

 

‎난 이 진실을 받아들여야 해

 

‎- 좋아, 그래
‎- 알겠지?

 

‎난 평생 학대 사실을...

 

‎감춰 왔어

 

‎나 자신한테도 말할 수 없었지

 

‎네가 원하는 이야기는

 

‎평생 나만의 비밀이었어

 

‎좋아

 

‎어머니를 엿 먹이는 셈 치고 하자

 

‎어머니는 자기 방으로
‎우리를 데려갔어요

 

‎자기 침대로요

 

‎우리한테 서로 몸을 더듬으며

 

‎애무를 하라고 시켰죠

 

‎어머니도...

 

‎우리 몸을 만지고
‎자위를 시켜 줬어요

 

‎자식한테 절대 하면
‎안 되는 짓을 하셨죠

 

‎거기서 한술 더 떴어요

 

‎우리를 이용해
‎자기 욕정을 채웠을 뿐 아니라

 

‎친구들한테도 돌렸죠

 

‎우리를 친구 집으로 데려가서

 

‎저녁을 먹고 와인도 마시고
‎우리를 두고 가는 거예요

 

‎늘 우리를 따로 데려갔죠

 

‎그럼 생전 처음 보는
‎모르는 아저씨가

 

‎날 침대로 데려가 내 몸을 만지고

 

‎강간하고 성폭행했어요

 

‎자기 성욕을 풀었죠

 

‎그러고 아침이 되면 어머니가 와서

 

‎집으로 데려갔어요

 

‎얘기는 한마디도 안 했죠

 

‎난 차에서 뭘 했냐고요?
‎입 다물고 잠자코 있었어요

 

‎항상 침묵을 지켰죠

 

‎그리고 그런 일이 계속 반복됐어요

 

‎알렉스를 데려갈 때도 있었죠

 

‎난 내 방 침대에 누워 있고요

 

‎쌍둥이 형제인 알렉스는 없었죠

 

‎친구 집에서 자는 거였어요

 

‎그리고 우리한테는
‎그게 일상이 됐어요

 

‎우린 그러면서 컸죠

 

‎근데 그냥 받아들였어요

 

‎애들은 그러잖아요

 

‎부모를 사랑하니까
‎뭐든 받아들여요

 

‎부모님이 뭘 하든
‎다 성장 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하죠

 

‎우린 그게 잘못이라는...

 

‎생각도 못 하고 살았어요

 

‎그리고...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울분을 느껴요

 

‎'꺼져요, 엄마'

 

‎'나한테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죠?'

 

‎근데 어머니는 돌아가셨어요
‎아무 처벌도 안 받고 넘어갔죠

 

‎난 그렇게 따지지도 못했고요

 

‎그게 후회돼요

 

‎속이 쓰릴 정도로요

 

‎근데 이제 말하고 있어요

 

‎분명히 말할게요

 

‎난 여러분을 만난 적도 없고
‎누군지도 모르지만

 

‎여러분은 우리 어머니를 알죠

 

‎어머니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도요

 

‎그것만으로도 힘이 돼요

 

‎나한테 필요한 거죠

 

‎우리 모두에게요

 

‎나도 대충은 알았어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었지

 

‎그 정도를 몰랐을 뿐이야

 

‎그렇게 심각한 줄 몰랐어

 

‎우리가 어떻게 그 집에서
‎멀쩡히 나왔지?

 

‎전부 다 듣고 싶어?

 

‎지금 말 나온 김에 다 하고
‎오늘로 끝내자

 

‎내가 마지막으로...

 

‎좋게 말해서 건네졌을 때

 

‎어머니가 런던으로 데려갔어

 

‎거기서 어떤 예술가랑
‎저녁을 먹었지

 

‎꽤 유명한 사람이었나 봐

 

‎우린 같이 저녁을 먹었고

 

‎어머니는 가셨어

 

‎나만 그 집에 남았지

 

‎그리고 그 남자는 내가 있던
‎그림으로 둘러싸인 방에 들어왔어

 

‎네 기둥 침대가 있었는데

 

‎그가 날 거기로 데려가
‎내 몸을 더듬어 댔지

 

‎난 14살이었고

 

‎그 사람이 내 성기로 손을 뻗자...

 

‎침대에 똑바로 앉아서
‎싫다고 했어

 

‎'안 할래요, 이런 거 싫어요'

 

‎그리고 그 남자를 밀쳤지

 

‎그 사람이 완력을 썼지만
‎용케 그 집에서 빠져나왔어

 

‎- 그리고 집에 돌아왔지
‎- 어떻게 왔어?

 

‎그게 가능하긴 해?

 

‎지하철까지 걸어가서

 

‎무임승차했어
‎당시에는 그게 가능했잖아

 

‎돈은 없지만 기차를 탔지

 

‎그리고 집까지 걸어왔어

 

‎창문을 두드리니까
‎네가 문을 열어 줬지

 

‎그리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 잤어

 

‎- 다음 날...
‎- 어머니는 뭐라고 했어?

 

‎네가 집에 왔다는 것도 몰랐어?

 

‎암말 없었어
‎아침에 집에 가서 밥을 먹었는데

 

‎어머니는 날 보고
‎깜짝 놀란 표정이었고

 

‎우린 서로를 빤히 쳐다봤어

 

‎그 후로 그런 일은 없었지

 

‎- 그때 멈췄어
‎- 아무 얘기도 없이?

 

‎단 한마디도

 

‎젠장

 

‎너한테도 안 그러셨고

 

‎그 후로는 너도
‎집을 비운 적이 없어

 

‎그게 마지막이었지

 

‎그렇게 끝났어

 

‎이제 다 털어놨어

 

‎너도 모든 걸 알았다고

 

‎난 그게 필요했어

 

‎그걸 들어야 했지

 

‎그래

 

‎이제 거짓말은 끝이야

 

‎침묵도, 비밀도 없고

 

‎이제 다시 너랑... 하나가 됐어

 

‎마커스가 한 행동을
‎갚아 줄 방법은 없어요

 

‎해 줄 말도 없고요

 

‎하지만 그는 알죠

 

‎그거면 돼요

 

‎다 끝났어요

 

‎드디어요

 

‎이제 잊어야죠

 

자 막 : 조 은 애

Sub2smi by Daa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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