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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막 : 9DOZA

 

내 목소리가 들리니?

 

네게...

 

상을 줄게

 

이제 갈 시간이야

 

바로 지금!

 

 

 

 

어딜 가는 거냐?

 

어디로 달아나려고?

 

축하해

 

기억 안 나?

 

안녕

 

무섭니?

 

꼼짝말고 잘 들어

 

이거 꿈인가?

 

"이거 꿈인가?"

 

아파?

 

아프면...

 

현실이지

 

그럼...

 

왜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지?

 

그야 네 빌어먹을
기억 따윈 다 지워졌으니

 

어쩔 수 없지

 

네가 받은 상의
상태가 그런 거니까

 

상?

 

이 몸뚱이가?

 

 

이 몸이...

 

너 같은 영혼을
다시 살게 해주려고...

 

주는 상이야

 

그럼...

 

당신도 날 이리로 데려온
무리 중 하나야?

 

궁금한 게 참 많구나?

 

그래!

 

난 네 수호자야

 

수호자?

 

뭘 수호하는데?

 

배를 대고 엎드려

 

네?

 

빨리!

 

바짝 엎드리라고!

 

고개 숙여!

 

꽉 잡아!

 

꽉 잡으라니까!

 

잘 잡아라

 

쉿...

 

이번에 떨어지면

 

진짜로 죽을 거야

 

좀 따끔해요

 

어때?

 

그 몸에 익숙해졌어?

 

수호자?

 

누구든 될 수 있는 거야?

 

홈스테이가 맘에 드니?

 

홈스테이?

 

뭔지 몰라?

 

응?

 

이 몸은 네 집이 아니라
임시거처일 뿐이야

 

똑딱

 

똑딱

 

이 모래시계가
네 수명을 나타내지

 

넌 100일 안에...

 

누가 민을 자살하게
만든 건지 알아내야 해

 

못해내면?

 

넌 죽어

 

그리고 네 영혼은
다신 환생할 수 없지

 

안타깝네

 

 

아무에게도...

 

네가 민이 아니란 걸
들키지 마

 

이봐! 잠깐만

 

남은 98일을 즐기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나니?

 

뭐 어디 불편한 덴 없고?

 

없습니다

 

네 이름은 기억해?

 

민이요

 

성은?

 

타라돈 짠트라쎈입니다

 

너 하룻밤 동안
죽었던 거 아니?

 

의사생활 20년간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넌 되살아났어

 

좋은 징조야

 

다음에 뭘 하려거든
생각을 좀 하도록 해라

 

밖에서 잠깐
얘기 좀 하실까요?

 

 

타라돈 짠트라쎈

 

 

네?

 

민, 이리 와서 앉아라

 

 

이제부턴...

 

멘의 방에서...

 

자도록 해라

 

널 혼자 자게
내버려 둘 수 가 없구나

 

 

옷도...

 

일단은 멘의 걸 입어

 

내일 새로 사다주마

 

감사해요

 

저는 내일
친구네 집에서 잘 거에요

 

 

엄마

 

응?

 

제가 자살기도를 한 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다 지난 일이다

 

잊어버리자꾸나

 

이 얘긴 그만하자
알겠지?

 

안녕하세요, 교수님

 

비타민이요?

 

얼른 확인해보겠습니다

 

열두개 남았네요

 

 

알겠습니다

 

강의도 관두겠습니다

 

이 일에 매진할게요

 

뭐해?

 

여기 내 방이지?

 

왜 잠겨있어?

 

엄마가 내 방에서
자라고 하셨잖아

 

가, 인마!

 

타라돈 짠트라쎈 : 2001 - 2018

 

제기랄!

 

뭐하는 거니?

 

또 그러려는 거야?

 

아뇨

 

전...

 

그냥 제 방에
들어와보고 싶었어요

 

근데...

 

제 물건들은
다 어디 간 거죠?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라

 

네가 다 내버렸잖니

 

 

왜 그랬는지...

 

말해줄 수 있겠니?

 

그날...

 

네가 여기 널부러져
있는 걸 봤을 땐...

 

그냥 기절했다고만...

 

생각했었다

 

괜찮아질 줄 알았지

 

그런데...

 

의사선생님이

 

네가 더는 이 세상에
없다고 했어

 

네가 죽었다고

 

다신 그러지 말아라

 

타라돈 짠트라쎈

 

루디 짠트라쎈

 

064-081-4658

 

음...

 

1 4 다음에요?

 

6 5 8

 

6 5 8

 

내 번호도 기억 못하니?

 

아빠가 5시에
데리러 오실 거다

 

난 라용 공장으로
다시 돌아가 봐야 해

 

너무 많이 쉬었어

 

알겠어요

 

어, 민

 

네 결석은...

 

독감에 걸려서 그렇다고
선생님께 말씀드려놨다

 

누가 물어보면...

 

독감에 걸렸었다고
말하면 되죠?

 

2학년 1반

 

타라돈

 

타라돈

 

 

점심에 어디 가지 마라

 

마지막 학기 시험
봐야 되니까

 

 

무슨 스님 탁발 그릇이냐?

 

디저트는 왜 안 받아왔어?

 

난 네가 죽은 줄 알았다

 

기말에도 안 보이고

 

학기 시작 때도 안 나타났으니

 

뭔 일이 있었던 거야?

 

백혈병이라도 걸렸냐?

 

지랄맞은 독감에 걸려서

 

그런 상스러운 말투는 뭐야!

 

제가 사과드리겠습니다

 

이건 또 뭐하자는 거냐?

 

장난하나

 

이제 좀 괜찮아졌어

 

파이 선배가 물어보더라

 

너랑 연락이 안 된다고

 

파이 선배?

 

응, 좋냐?

 

야...

 

우리 친한 거 맞지?

 

왜 그따구로 웃어?

 

무서워지네

 

너희 아버지
비타민이라도 먹었냐?

 

파워레인져가 부른다

 

어서 가자!

 

빨리!

 

파워레인져라고!

 

- 파워레인져?
- 그래!

 

서둘러!

 

민!

 

넌 이 동아리에 애정이 없니?

 

일하는 것도 이런 식이고

 

좋아

 

우리가 알아서 처리할게

 

더 열심히 해야 돼

 

고작 세 달 남았어

 

 

네 친구 작업을

 

끝까지 하긴 했니?

 

그림이 완성이 안 되면

 

다른 사람들도
일을 끝낼 수가 없어

 

저 사람들이 파워레인져야?

 

빌어먹을 파워레인져가 뭔데?!

 

우릴 비웃는 거야?

 

민, 넌 어디 있던 거야?

 

방학 중에도 안 나오고

 

어...

 

자, 봐라

 

맙소사!

 

 

무슨 장르를
개척하려는 거야?

 

난 이런 건 질색이라고
말했을 텐데

 

이걸 내가 다 그렸다고?

 

스스로에게 물어봐

 

사물함이 그걸로 꽉 찼으니

 

카드섹션 동아리

 

제발 부탁이니까

 

한번만 괜찮게 좀 그려봐

 

네 그림도 올라가는 걸
보고 싶으니까

 

D - 88일

 

야, 민!

 

올림피아드반

 

올림피아드반을 빛낸 학생들

 

올림피아드반

 

여기서 뭐해?

 

어...

 

전...

 

그 핀은 누구 거야?

 

넌 올림피아드 학생이 아니잖아

 

저녁에 도서관에서 봐
- 튜터 -

 

물리노트야

 

다 줄 쳐놨어

 

물리 말고

 

또 뭐 있어야 돼?

 

화학이랑 사회요

 

여기 예제들이야

 

봐봐

 

그래서

 

진짜로 어디 갔었는지

 

나한테 말 안 해줄거야?

 

병원에 있었어요

 

무슨 일인데?

 

독감에 걸려서요

 

왜 연락 안했어?

 

핸드폰을 잃어버렸어요

 

거짓말 참 못하는구나

 

거짓말 아녜요

 

연락 안해서 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웃으시는 걸 보니

 

화 풀린 거죠, 누나?

 

왜 이러셔?

 

누나라고 부르지 말랬지

 

내가 네 누나였으면 좋겠어?

 

난 수업에 가야 해서

 

내가 준 예제 풀어봐

 

도움이 될 거야

 

우와!

 

미쳤다

 

장학금 수여식

 

프리마 웡쑤틴
2018 과학올림피아드 대표

 

멍청한 놈

 

존나 좋군!

 

파이 누나

 

안녕하세요, 파이 누나

 

파이 누나

 

멋있네

 

이게 영양보충에 아주 좋단다

 

많은 사람들이 쓰는 거야

 

아빠

 

자, 내 명함이다

 

안녕

 

 

우리 어디 가요?

 

잠시만

 

어...

 

사실 말이다

 

엄마가 원한 거다

 

가서 얘기해봐

 

난 기계공학학부로 가서
멘을 만나야겠다

 

자, 받아

 

아빠도 여기서

 

강의했었다고 말하고

 

감사의 표시로 전해줘라

 

그리고...

 

내 명함도 주고

 

관심있으면 연락하라 해

 

누구한테요?

 

저희 아버지도
여기서 강의하신 적 있대요

 

이걸 드리라고 하시더라고요

 

마음에 들면 연락주시래요

 

톳싸폰 팁텝나콘 박사
아동 및 청소년 정신과 교수

 

말해보렴

 

학교는 어떠니?

 

별거 없어요, 괜찮아요

 

친구들은? 별 문제 없고?

 

없습니다

 

여자는?

 

같이 있으면 기분 좋아지니?

 

잘 들어라

 

여기 계속 오기 싫으면
똑바로 말해야 돼

 

어때?

 

좀 그래요

 

예컨대, 여자랑 같이 있으면...

 

발기하고 그러니?

 

네 고추말야

 

딱딱해지디?

 

 

새로운 힘이 솟는 것 같군!

 

여기 온지도
얼마 안 된 주제에

 

벌써 발정만 났구나

 

날 갖고 논 거야?

 

돈 좀 썼구나

 

맘에 들어?

 

이건 홈스테이라는 걸
명심해라

 

엉?

 

뭘 좀 알아냈어?

 

그게...

 

다들 괜찮아보이는데

 

엄마는 친절하시고

 

민은 외톨이에

 

좀 억눌려있어

 

어쩌면 형일지도?

 

민을 미워하는 것 같아

 

지금 답할래?

 

기회는 한 번 뿐이야

 

이봐!

 

너무 가혹하잖아

 

큰 상이 걸렸으니

 

판돈도 큰 법이지

 

그래서?

 

힌트 좀 줘

 

내가 누군데?

 

엉!

 

힌트 따윈 없어

 

나도 모르거든

 

뭐라고?

 

그럼 답이 맞는지 어떻게 알아?

 

간단해

 

네가 맞으면 모래시계가 멈출 거야

 

그게 다라고

 

걔의 삶을 즐기고 있지?

 

하지만 네 시간은 흐르고 있어

 

D - 68일

 

D - 68일

 

파이

 

축제에 안 끼고 뭐해?

 

무슨 일 있어?

 

선생님이...

 

작년 올림피아드
기출문제를 주셨는데

 

풀지를 못하겠어

 

이번엔 메달을 못 딸 것 같아

 

더는 하고 싶지 않아

 

하기 싫으면 그만둬

 

그럴 수 없어

 

선생님이 다 준비해놓으셨는걸

 

아무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그래서 갈 거야 말 거야?

 

내가 진짜 못하는 이유는...

 

너무 멍청해서 그런 걸지도 몰라

 

 

네가 멍청하면

 

난 뭐야?

 

돌대가리

 

이거 네 거야?

 

어, 맞아

 

찾고 있었는데

 

네가 찾은 거야?

 

 

내가...

 

파이

 

우리...

 

그냥 튜터링하는 사이야?

 

우린...

 

연인이 아닌 거야?

 

아니지

 

어떻게 그러겠어?

 

네가 사귀자고 한 적도 없는데

 

마지막 참가자는...

 

카드섹션 동아리의 아움마라폰양입니다

 

박수와 함성 부탁드려요!

 

2018 러이 끄라통 축제

 

와, 팬들이 많네요

 

와! 완전 예쁘다!

 

- 리!
- 엄청 예뻐!

 

너도 여자구나!

 

리 여왕님

 

리, 내 여자친구가 되어줘!

 

아이고! 나 죽어!

 

준비 됐어?

 

아직 아냐

 

살살 좀

 

간다?

 

어이쿠!

 

미안

 

아파?

 

네가 함께하지 않았으면
더 아팠을 거야

 

소원빌러 가자

 

파이

 

응?

 

뭐 빌었어?

 

올림피아드?

 

아니

 

다른 거야

 

너는?

 

무슨 소원 빌어?

 

말 못 해

 

말하면 안 이뤄지거든

 

야!

 

뭐하는 거야?

 

- 내놔
- 왜?

 

마시면 안 돼

 

마실 거야

 

네가 신령님이냐?

 

 

마셔봐

 

싫어

 

신성한 음료야

 

안 돼

 

시험에 통과할 수 있어

 

진짜로

 

파이

 

 

파이

 

젠장

 

불꽃놀이가 다 끝났네

 

그러게

 

 

너무 예쁘다

 

엄청 가까워

 

손 닿을 것 같아

 

 

오늘...

 

너...

 

내가 알던 민이랑 다르다

 

보통 네가 웃으면

 

눈은 슬퍼보였는데

 

어떻게?

 

그럼...

 

어떤 민이 더 나은데?

 

내가 시험 통과하면...

 

그때 말해줄 테니 기다려

 

오늘 아침 언제 나갔어요?

 

내 반지 못 봤어요?

 

화장실에 빼놓은 건 기억나는데

 

또 내 물건을 팔았다고요?

 

결혼반지잖아요

 

엄마

 

어, 민

 

뭐하세요?

 

도와드릴까요?

 

괜찮다

 

도와드릴게요

 

됐다니까, 냄새나

 

저리 가, 여기 복잡해

 

너 어렸을 때 기억나니?

 

내가 두리안 껍질로
네게 장난쳤었지

 

어떻게요?

 

이걸로 때렸어요?

 

미쳤니?

 

넌 참 손이 많이 가는 애였어

 

나 혼자 널 돌봐야 했는데

 

어떡해야 할지 몰랐단다

 

그래서 두리안 껍질로
널 둘러쌌어

 

넌 아주 무서워했고

 

원 안에 가만히 있었지

 

나갈 생각도 못하더라

 

이제 기억났어요

 

그러곤 네가 좀 더 자라서

 

두리안을 먹으라고 주니까

 

토해버렸지

 

네가 이렇게 된 건...

 

나 때문이야

 

민!

 

먹을 수 있는 거니?

 

당연하죠

 

잠깐만

 

천천히, 너무 막 먹진 말거라

 

왜요? 맛있는데

 

정말?

 

진짜로요

 

마음에 들면
다음에 더 갖다주마

 

라용 최고의 두리안으로

 

이거보다 나을 거야

 

정말요?

 

새 아들이 생긴 것 같네

 

더 깎아주마

 

제가 도울게요

 

자, 이리로

 

집에 일찍 갈 수 있겠어

 

서둘러

 

늦지 않겠다

 

D - 28일

 

그림은 어때? 다 그렸어?

 

한 달도 안 남았어

 

자꾸 잔소리하게 만들래?

 

알겠어

 

너 내일 시간있냐?

 

빙수먹으러 가자

 

도장 다 찍어서

 

공짜야

 

파이 누나 만나야 돼

 

나중에 가자

 

파이 선배랑 무슨 사이야?

 

내 튜터지

 

농담말고

 

아무래도...

 

내가 사귀자고 고백할 거야

 

선배는 널 좋아한대니?

 

올림피아드 학생이잖아

 

그래서?

 

날 안 좋아했으면 좋겠냐?

 

다 끝났지?

 

난 윗층 올라간다

 

어서 와

 

파이

 

이러면 누가 소원을 빌겠어?

 

내가 널 위해 빌었잖니

 

네가 시험을 통과했으니 이룬 거지

 

즐기고 있구만

 

파이

 

거품은 충분하네

 

꼭 이래야만 하겠어?

 

앞뒤로 10바퀴

 

파이

 

10바퀴라니!

 

너무해

 

함께해줄게

 

받아랏!

 

그만해!

 

거기

 

 

생일축하해

 

내 생일이야?

 

 

네 생일도 까먹었니?

 

내가 처음으로 만든 거야

 

좀 엉망이지만

 

괜찮길 기도해야지

 

봐봐

 

예쁘다

 

불꽃놀이야!

 

매일 불꽃놀이를 볼 수 있어

 

고마워

 

엄청 마음에 들어

 

그...

 

불꽃놀이 때의
답을 해주자면...

 

난...

 

이 민이 더 좋아

 

뭐해?

 

아...

 

물건들을 넣어놓으려는데

 

열쇠를 잃어버려서

 

무슨 물건?

 

내 걸 써도 돼

 

괜찮아

 

뭐 어때?

 

내 사물함에
노트북도 놔뒀었잖아

 

내 허락도 안 받고

 

무슨 노트북?

 

네 거 아냐?

 

내 사물함에서 이걸 찾았는데

 

리, 10월 23일에
우리 엄마께 이 노트북을 전해줘

 

지금 어딨는데?

 

갖다드렸어?

 

너희 집에 갔는데

 

안 계시더라고

 

멘 오빠가
너랑 병원에 가셨다길래

 

오빠한테 줬지

 

너한테 말 안 했어?

 

와서 네 짐 챙겨, 나 떠날거야

 

우리 헤어지자

 

면접에 왜 안 왔어?

 

내가 어젯밤에 민을 때렸는데

 

걔는 오늘 가출해서

 

아버지가 나보고 찾아오라셨어

 

정말 신물이 난다

 

가봐야겠다, 걔가 돌아왔어

 

난 독일에 못 갈 것 같아, 제길

 

왜? 부모님이 가지 말라셔?

 

전화할게

 

나 혼자 유학가게
내버려 둘 셈이야?

 

네 동생 짜증나
걔가 일을 다 망치잖아

 

가끔씩 걔가 죽었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들어

 

내가 걔 유서를 발견했는데

 

다행히 부모님은 못 보셨어

 

2018년 10월 22일

 

오늘은 10월 22일
내 나이 열일곱

 

나는 자살을 결심했습니다

 

때와 장소도 골랐어요

 

내놔

 

뭐하는 거야?

 

왜 내 유서를 숨겼어?

 

이딴 쓰레기?

 

엄마가 읽으시게 할 순 없지

 

왜?

 

형 탓이라는 걸
엄마가 아실까봐?

 

나한테 화가 났겠지

 

유학을 못 가게 돼서

 

뭔 개소리야?

 

내가 안 죽어서 실망했을 거고

 

 

난 네가 죽길 바랐어!

 

너만 없으면...

 

우리 가족은 더 행복할 테니까

 

앗!

 

이게 네가 찾는 거야?

 

어휴!

 

고마워

 

어이쿠

 

제기랄!

 

쉽게 해결하려고 했니?

 

오늘은...

 

10월 22일

 

내 나이 열일곱

 

나는 자살을 결심했습니다

 

때와 장소도 골랐어요

 

똑딱

 

똑딱

 

똑딱

 

시계가 초읽기를 하고 있네요

 

사실 이 노트북을
제 시체 옆에 두고 싶었지만

 

아빠와 멘이 먼저 볼까 겁나네요

 

저들은 제 메시지를 읽지 못 할 거에요

 

엄마만이 제가
유일하게 믿는 사람이에요

 

이 편지를 읽고 나면...

 

제가 왜 이러는지

 

이해를 하실 수도 있겠죠

 

전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어요

 

그리고 아무것도
남기고 싶지 않아요

 

태어난 적도 없었던 것처럼요

 

제 모든 물건들을
내다버렸어요

 

이젠 아무 쓸모 없을 테니

 

죽은 사람에겐
필요가 없잖아요

 

우리 가족은 역겨워요

 

왜 전 이 가정에서 태어난 거죠?

 

여기서 사는 걸
더는 견딜 수 없어요

 

저런 아빠의 모습이
너무 부끄러워요

 

지독하게 이기적이죠

 

한심한 일을 하려고
직장도 그만두고

 

엄마한테 빌붙기나 하고요

 

아빠한테 비타민들을
다 쑤셔넣고 싶어요

 

어떨런지 궁금하네요

 

멘은 분명 혼자이길 바랄 거에요

 

형이 절 볼 때면

 

제가 너무나도 작은 것처럼

 

지독한 증오와...

 

경멸감을 느껴요

 

엄마 아빠 때문에
저랑 같이 살게 돼서

 

분명 절 미워할 거에요

 

형을 위해 죽어줘야겠어요

 

그럼 유학을 갈 수 있을 테죠

 

어떻게 죽을지 많이 고심했어요

 

사실 전 사라지고 싶었어요

 

제 물건들처럼 없어지려 했죠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안 그러는 게 낫겠어요

 

제 방에서 죽을래요

 

모두들 봤으면 좋겠네요

 

아마 충격을 받겠죠

 

안타깝게도 전
볼 수 없겠지만요

 

근데 사실...

 

마음 속 깊은 곳에선 두려워요

 

아무도 울어주지 않을까봐

 

하지만 엄마는 울겠죠

 

분명 우실 거에요

 

기억나세요...

 

엄마랑 같이
라용에서 살고 싶다던 말?

 

이젠 그럴 수가 없네요

 

엄마,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제가 최고로 사랑했단 거에요

 

엄마...

 

전 오늘 다리 위에
오랫동안 서 있었어요

 

절 멈춰줄 무언가가 있을지...

 

깊이 고민해봤죠

 

근데 없더라고요

 

아무것도 없어요

 

그 시절 파이를 다리 위에서
만나기 전까진

 

학교에 가기 싫었어요

 

1학년 시작할 때

 

우리가 튜터링 한다는 걸 알곤

 

마냥 행복했죠

 

도서관에서 함께

 

서로 옆에 앉아서

 

그녀를 가까이에서 볼 때면

 

다른 무엇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파이와 함께면
모든 슬픔을 잊을 수 있었죠

 

다 그 핀 때문에 이 지경이 됐어요...

 

제가 파이를
죽일 수 있을까요?

 

그녀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어야 해요

 

프리마

 

자, 찍습니다

 

하나 둘 셋

 

오케이

 

좀만 뒤로 가보세요

 

 

좋아요

 

하나 둘 셋

 

됐습니다

 

파이

 

얘기 좀 해

 

 

뭐하는 거야?

 

수업중이잖아

 

팟 선생님 얘기를 여기서 할까?

 

뭐하는 거냐?

 

 

수업중인 거 안 보여?

 

 

그만해!

 

 

팟 선생님이랑 무슨 사이야?

 

대답해!

 

설명하라고

 

좋아하는 거야?

 

아냐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냐

 

그럼 뭔데?

 

나한테 잘해주셔

 

진짜야

 

나한테 다 가르쳐주시고

 

 

선생님 덕분에
올림피아드에 나가는 거야

 

너 돌았어?

 

네가 이용당하는 거 몰라?

 

넌 내가 아니잖아
너는 이해 못 해!

 

난 지쳤다고

 

여기까지 오는데
너무 오래 걸렸어

 

부탁할게

 

팟 선생님한테 사과드려

 

 

나 좀 이해해줘

 

곧 올림피아드 시험이란 말야

 

지금만 그냥 내버려 둬

 

그게 그렇게 중요해?!

 

지금 내 전부라고!

 

나 엄청 노력했단 말이야

 

넌 날 이해 못 해

 

난 너한테 필요 없다는 뜻이야?

 

그런 게 아니야

 

민, 뭐하는 거야?

 

민, 이리로 와

 

 

그러지 마!

 

 

내가 어쩌길 바라는 건데?!

 

무서워?

 

난 안 뛰어내릴 거야

 

뛰어내려야 할 사람은...

 

바로 너니까!

 

어떻게 그렇게 사니?

 

이거 봐라!

 

팟 선생님이 고소는
하지 않으신다니 얼마나 다행이니

 

뭐가 문젠 거냐?

 

좀 평범하게 굴 순 없어?

 

야!

 

내가 말하잖아
듣고 있는 거냐?

 

귀찮게 하지 마세요

 

스스로나 돌아보시죠

 

엄마 반지 팔아먹은 거
알고 있어요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헛소리 그만해라!

 

루디 짠트라쎈

 

사내기숙사 210호

 

엄마

 

엄마, 저 민이에요

 

왜 또 왔니?

 

무슨 일 있어?

 

루디씨 안 계세요?

 

말했잖니

 

여기 안 산다고

 

제가 전에 왔었어요?

 

이해가 안 되네요

 

남자친구네서 산다니까

 

이곳 사람이야

 

아줌마

 

기억나세요...

 

엄마랑 같이
라용에서 살고 싶다던 말?

 

아줌마, 수영해요

 

그래, 가자

 

이젠 그럴 수가 없네요

 

엄마,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제가 최고로 사랑했단 거에요

 

엄마만이 제가
유일하게 믿는 사람이에요

 

이 편지를 읽고 나면...

 

제가 왜 이러는지

 

이해를 하실 수도 있겠죠

 

 

 

 

엄마...

 

전 오늘 다리 위에
오랫동안 서 있었어요

 

절 멈춰줄 무언가가 있을지...

 

깊이 고민해봤죠

 

근데 없더라고요

 

아무것도 없어요

 

뛰어내릴 거야?

 

꽤 높은데

 

내가 상을 받았다고 했지만

 

이건 상이 아니야!

 

이런 저주받은 삶은

 

누구라도 죽고 싶었을 거라고!

 

과몰입 좀 하지 마

 

그저 홈스테이잖아

 

내가 옳은 답을 하면

 

뭐든 할 수 있는 거지?

 

어디든 갈 수 있고?

 

제대로 된 답을 하면

 

이 홈스테이는 영원히 네 것이야

 

네가 뭘 하든 내 알 바 아니지

 

지금 대답하겠어

 

민은 모두들 때문에 죽은 거야

 

아빠

 

엄마

 

 

파이

 

모두 관련이 있어

 

어떻게 답이 틀릴 수 있어?

 

미안

 

난 이제 너랑 끝이네

 

3일 남았으니

 

마음대로 해

 

난 간다

 

바이

 

 

 

안에 있어?

 

 

대체 어딨었던 거야?

 

전화도 안 받고

 

얼굴은 왜 그래?

 

여긴 왜 왔어?

 

그림은 다 그렸어?

 

너 하나만 남았어

 

기한이 다 됐다고

 

무슨 일이야?

 

거의 다 끝났네

 

마무리해

 

다시 줄게

 

야!

 

도대체 뭐가 문젠데?

 

파이 선배랑 싸웠어?

 

네가 신경 쓸 일 아냐

 

왜 그러는데?

 

나한테 말해도 돼

 

난 네 친구잖아

 

난 아닌데

 

민도 널 친구로 생각한 적 없고

 

 

얘한테 신경 꺼

 

얜 널 좋아한 적 없으니까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민이 왜 사라졌었는지 알아?

 

자살을 했거든

 

네가 서있는
그 자리에서 실행했지

 

넌 얠 정말 좋아하지?

 

근데 그거 알아...

 

얘 유서에는

 

네 이름이 언급조차 없어

 

왜 그런 거야?

 

다들 날 쓰레기처럼 대하니까

 

나는?

 

내가 널 쓰레기처럼
대한 적 있니?

 

아빠

 

저녁 먹으러 가요

 

그래 좋구나

 

막 큰 주문을 처리했거든

 

뭐 특별히 먹고 싶은 거 있수?

 

난 피곤해서

 

다른 날에 먹죠

 

오늘 가요

 

가고 싶어요

 

저번에 갔던 데 가자, 알겠지?

 

아빠...

 

제가 어제 어디 갔었는지 아세요?

 

라용에 갔었어요

 

 

라용에 당신보러 갔었다고?

 

 

미안하다

 

부끄러우세요?

 

말하기 전에 걸리셔서?

 

이것보단 나은 사람인 줄 알았어요

 

민, 먼저 얘기 좀 하자

 

 

내가 이기적인 거 알아

 

하지만 이미 헤어졌어

 

너랑 살러 방콕으로 이사 올 거다

 

지금 말한 그대로야

 

이 빌어먹을 집구석은...

 

정말 역겹네요

 

민, 아들아

 

난 당신 아들이 아니야!

 

당신 아들은 예전에 죽었어

 

진짜 이유를 알고 싶지?

 

민이 왜 자살했는지

 

걘 빌어먹을 자기 엄마 때문에
죽은 거라고!

 

 

엄마!

 

엄마는 위중한 상태시래

 

언제 깨어나실지 모르겠댄다

 

아빠가 엄마 얘기 해주셨어

 

넌 다 알고 있었던 거지?

 

이제 이해가 된다...

 

네가 왜 그랬던 건지

 

왜 말 안 한 거야?

 

왜 혼자만
끌어안고 있던 건데?

 

하고 싶은 대로 해

 

유학을 가고 싶으면 가라고

 

난 오래 머물지 않을 테니까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너도 알다시피...

 

부모님이 날
붙잡으신 거 아니야

 

내가 안 가기로 결정한 거야

 

그때 정말 기분이 안 좋았어

 

난 다 포기하고
넌 자살을 시도했잖아

 

아무도 널 사랑하지 않는다는...

 

그런 생각은 집어치워

 

민 거

 

우리 올림피아드 학생들이...

 

학술 올림피아드에 나갑니다

 

박수로 격려해주세요

 

프리마

 

뭐라도 말 좀 해주련

 

 

어떻게 준비했는지...

 

좀 말해주겠니?

 

저희는 몇 년간 준비해왔고

 

1학년 때부터
튜터링을 시작했습니다

 

팟 선생님은 어떻게 도와주셨니?

 

프리마, 우리 지역 대표인 게 자랑스럽니?

 

파이

 

더는 못 가겠어

 

왜지?

 

가고 싶어야 하는데

 

 

민, 나 좀 도와줄래?

 

날 죽여줄 수 있어?

 

파이

 

내 자신이 너무 역겨워

 

스스로를 못 견디겠어!

 

옥상에서의 그날 기억해?

 

너한테 많이 화났었지

 

너무 화가 나서
뛰어내리고 싶었어

 

근데 지금은 안 그래

 

이제 화 안 났어

 

내가 밉니?

 

내가 여깄잖아

 

두려워할 필요 없어

 

내가 널 놓지 않을 거야

 

대회에 가야지

 

내가 이미 소원을 빌었는걸

 

D - 1일

 

파이, 메달을 따 와
- 민 -

 

리허설 언제 끝나?

 

아침에

 

 

한심하게 굴어서 미안해

 

 

사과할 필욘 없어

 

네가 사정이 있다는 건 아니까

 

나도 한심했어

 

눈 감고 있었으니

 

아니야

 

내겐...

 

네가 가장 친절했어

 

훈훈한 척 하지 마라

 

예쁘다, 그치?

 

 

내일은 장관일 거야

 

넌 안 와?

 

다음은 네 거야

 

어떤 거?

 

난 안 보냈는데

 

그게...

 

네 그림이 안 나오는 건
내가 참을 수 없으니

 

옛날 것 중에 골랐어

 

일부는 안 써주려고 해서

 

내가 사정을 좀 했지

 

네가 만든 똥들 중에...

 

이게 제일 맘에 들더라

 

준비

 

하나

 

 

 

어떻게 내 거랑 똑같을 수 있지?

 

내가 같은 걸 그렸나?!

 

그러게

 

네가 찢은 걸 봤을 때

 

왜 네가 똑같은 걸 그렸나
당황스러웠어

 

근데 이해되더라

 

넌 항상 선배 그림을
보여주고 싶어했으니까

 

넌 변하지를 않으니

 

파이 선배를 향한 사랑을
그만둘 수 없는 거고

 

멍청한 짓거리 좀 그만해!

 

민!

 

수호자?

 

갈 준비 됐어?

 

이제 기억났어

 

민이 누구 때문에
자살을 했는지

 

민의 자살은
자기 자신 때문이야

 

내가 날 죽였어

 

내가 민이야

 

축하해

 

네가 이겼네

 

난...

 

그래도 죽는 거지?

 

맞아!

 

넌 죽을 거야

 

하지만 오늘은 아냐

 

전부 장난이었던 거야?

 

뭐가?

 

좋지 않아?

 

이제 새 사람이 되어보는 거야

 

두리안도 먹을 수 있게 됐잖아

 

고마워

 

이런 상을 줘서 고마워

 

그럼 이제...

 

우린 다시 못 보는 거야?

 

다시 만나게 될 거야

 

잊지마

 

이건 그저 홈스테이라고

 

나도 포기할 순 없겠지?

 

그럴 셈이야?

 

거기서 잠 든 거야?

 

 

왜 그래?

 

다음에 빙수 먹으러 가자!

 

내가 살게!

 

엄마

 

 

아빠랑 얘기했다

 

이제...

 

우리 넷은...

 

전처럼 함께 할 수 없어

 

원한다면 아빠랑 살아도 된다

 

내 아들인 걸...

 

후회하니?

 

네가 쓰러져 숨이 끊어진 날

 

난 어찌할 바를 몰랐어

 

한 가지 생각 밖에
나지 않았지

 

네가 정말 이 세상에 없다해도

 

언제나 내 아들이길 바랐어

 

근데 이젠 됐다

 

네가 다른 사람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면 해

 

나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나처럼...

 

엄마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 말고

 

미안하다, 민

 

전 다른 사람의 아들이
되고 싶지 않아요

 

어찌됐건 전 엄마 아들이에요

 

항상 엄마 아들일 거라고요

 

소원의 마무리를 짓는 중이야

 

어떻게?

 

내 나이 열여덟

 

똑딱

 

똑딱

 

똑딱

 

시계의 시간이
앞으로 나아간다

 

창피하지 않냐고?

 

보시다시피...

 

그냥 홈스테이라고 생각하면 돼

 

자 막 : 9DO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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