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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2smi by '호 림 아'
클래식 무비 (Classic Movies)

Modify by Daaak

 

브론스키, 자네가 우리를 다시 찾아준 것이 아주 오랜만이군

 

자네도 알다시피, 우린 자네를 잊지 않았다네

 

저는 장군님 밑에서 근무했었죠

 

이제 이곳에서 휴가를 지내다보니,
다시 장군님 밑에서 근무하고 싶어지는군요

 

페테르부르그에서 그리고
그 멋진 근위대로 있던 때와 비교하면…

 

자네 눈엔 우리가 야만인처럼 보이겠군

 

그 반대입니다, 여러분들에게 비한다면야
저희들은 소심한 남자들로 보일겁니다

 

이 오르되브르(前菜)를 먹으니 배가 고프군

 

자, 그럼 장교 여러분,
저녁 식사할 시간입니다

 

- 스티바
- 브론스키

 

여기서 뭐하고 있는겁니까?
집에서 주무시고 계셔야할 시간인데요

 

- 나도 그러고야 싶지
- 그런데 어쩐 일이십니까?

 

집안 공기가 좋지 않아

 

집사람이 나한테 화가 났어,
아무 이유도 없이 말이야

 

돌리가 그럴리가 없지요
분명 딴 짓을 하신거군요

 

브론스키, 자네한테 맹세하네만,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여자는 오로지…

 

- 브론스키!
- 이리 와!

 

이리 와, 브론스키!

 

잘 있어요, 스티바

 

- 그러니까 결혼하신거죠?
- 10년 됐지

 

- 집사람은 세 아이의 엄마야
- 아내를 사랑하세요?

 

물론이지, 내가 그런 소리 하면 집사람은 믿지 않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집사람이야

 

사실이야, 집사람 뿐이지

 

제 무릎에서 당신 손을 치우시면
더 잘 믿을 수 있을 것 같군요

 

장교 제군들, 차려!

 

하나!

 

둘!

 

셋!

 

우향 우!

 

앞으로 가!

 

하나!

 

둘!

 

 

우향 우

 

앞으로 가

 

인생은 왜 즐거울 수 없는걸까?

 

스티바!

 

이제 우리 앉아서 한 잔 할 수 있겠군요

 

스티바, 몇 시나 된거죠?

 

- 나 시계 없어
- 7시입니다

 

- 좋아, 시간이 좀 남았군
- 무슨 시간?

 

어머니를 만나러 가야 합니다
세인트 페테르부르그에서 오시고 계세요

 

거 아주 유쾌한 우연이군
나도 역에 가봐야하거든

 

- 그래? 무슨 일로?
- 아름다운 여자 만나러

 

- 지치지도 않으시는군요
- 이봐, 오해하지 마

 

내 마누라처럼 말이야, 내 여동생인 안나 카레니나를
만나러 가는거야, 자네 그 아이 아나?

 

- 아니, 만나볼 기회가 없었어요
- 세인트 페테르스부르그에서 온 사람들은 그 아이를 다 알아

 

그 아이 남편이 유명한 정치가야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 카레닌이라고

 

강하고 성실한 친구야
우리와 공통점이 많지

 

어머니가 어느 쪽에 계시는지 찾아봐야겠어요

 

아, 카레니나 부인
부인의 남편이 나한테 부인을 잘 돌봐달라고 했단다

 

- 저를 모르실겁니다, 카레니나 부인
- 아니요, 알고 있어요

 

세인트 페테르부르그에서 오는 동안 줄곧
당신에 관해 이야기하는 중이었어요

 

- 아주 지겨우셨겠군요
- 오, 아니에요

 

당신의 어머니는 당신 아드님 이야기를 하셨고,
저는 제 아이 아야기를 했어요

 

부인에게도 어린 아들이 하나 있단다,
아들과 헤어지기 싫었을거야, 그렇죠?

 

그래요, 외동 아들이에요
전에는 한 번도 떨어져본 적이 없었어요

 

- 방금전까지 당신 오빠와 함께 있었습니다
- 오빠는 어디 있죠?

 

- 제가 찾아 오죠
- 고맙습니다

 

스티바, 스티바!

 

- 오고 있습니다,
- 고맙습니다

 

안나!

 

스티바

 

잘 가요, 나처럼 나이 먹은 할망구는 말을
돌려서 할 필요가 없지요

 

그래서 말하건데, 난 당신한테
완전히 내 마음을 빼앗겨버렸다우

 

당신은 신비한 침묵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우

 

그 아름다운 얼굴에 키스하도록 해 줘요

 

- 언제 꼭 놀러 와요
- 고맙습니다, 백작 부인

 

용서해 주십시오, 부인
용서해 주십시오

 

- 안녕히 가세요, 백작님
- 안녕히 가세요

 

- 안녕히
- 안녕히

 

저런 여자가 소위 아름다운 여자라는거란다

 

오, 스티바

 

차량 사이에 끼었군

 

- 안나, 왜 그러니?
- 스티바, 안 좋은 일이 일어날 전조에요

 

전조라고? 이미 최악의 상황이 일어났다해도
전조 따위는 없어

 

돌리가 편지를 발견했고, 나를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노라고 그녀가 맹세를 했지만, 그걸로 끝이야

 

알게 되겠죠, 스티바, 알게 되겠죠

 

이제 네가 여기에 있는 이상,
나도 다시 순결한 사람이 되고 싶구나

 

- 타니아, 너 이리 와
- 얘들아, 조용히 해

 

- 얘가 내 기차를 선로 밖으로 던져버렸어요
- 네가 내 인형을 망가뜨렸잖아

 

- 나 안 그랬어
- 너도 그랬어

 

- 이게 다 무슨 일이야?
- 고모 앞에서 부끄럽지도 않니?

 

그리샤, 너도 이젠 나이가 들어서 뽀뽀를 안해주겠는걸?

 

타니아, 거의 우리 세르게이만큼이나 자랐구나

 

그 아이가 너한테 안부 전해달라더라

 

그리고 내 가방속에 너희들에게 줄
좋은 선물이 있단다

 

여기 가방 열쇠
선물은 그 안에 있어요

 

- 마님은 아직도 방에 계신가?
- 예

 

- 오늘 한 번도 나오시지 않으셨습니다,
- 뭐 다른 말은 없었고? 아무말이나?

 

집사람이 저기 있단다

 

- 저 혼자 들어가서 만나볼게요,
- 걱정 마, 간섭하지 않을테니

 

좀 더 후회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꾸미는게 어때요?

 

너무 밝아 보여요

 

아주 좋은 생각이야

 

- 누구세요?
- 저에요, 안나

 

들어와요

 

돌리, 만나서 반가워요

 

좋아보이네요, 안나

 

아주 행복해보여요

 

돌리, 스티바한테 얘기 다 들었어요

 

우리 아이들의 가정교사에요
그 여자는 바로, 가정교사라고요

 

그 여자가 언니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면,
문제가 더 쉬워졌을까요?

 

안나, 나는 그이를 완전히 믿었어요

 

그 여자는 젊고 예뻐요
나는 점점 늙어가고요

 

그들은 분명히 같이 내 이야기를 했을거에요
그런데 더 나쁜 것은, 둘 다 입을 다물고 있는거에요

 

내 맘 알겠죠?

 

모든게 끝이에요

 

돌리, 그럼 오빠한테도 모든게 끝난거에요

 

오, 아니에요, 그이는 아니에요

 

그이는 신경도 안 쓸거에요, 모두다 그를 좋아해요
사람들은 그이를 동정할거에요

 

- 불쌍한 스티바
- 그런 소리 한건, 고모가 처음이에요

 

돌리, 나는 오빠 성격을 알아요
아이처럼…

 

갑자기 빠져버리고는,
그것을 몹시 후회하는 사람이죠

 

오빠는 올캐보다 지금 더 괴로워해요

 

돌리, 오빠는 지금 절망해있어요, 내 말 믿어요

 

스티바

 

뭐하시는 거에요?

 

키티야, 네가 꼭 알고 싶다면야…
지금 엿듣는 중이야

 

언니가 하는 이야기를요?

 

- 아, 창피해
- 한 남자의 운명이 결정되는 순간에는…

 

그의 미래가 말이야, 그럴때는
어떤 행동도 용서받을 수 있는거야

 

돌리, 스티바같은 남자들은 실제로
자기 아내를 속이겠다는 생각을 전혀 할 줄 몰라요

 

자기 아내와 가정은 한 곳에 놓고…

 

다른 여자들은 또 다른 곳에 넣는 것 뿐이에요
그게 이상하겠지만, 그건 사실이에요

 

고모는 그이의 여동생이니까
그이를 용서하겠죠

 

이렇게 나쁜 일에 용서란 있을 수 없죠

 

돌리, 내가 염려하는건 올캐 자신이에요

 

오빠를 용서할 수 없겠어요?

 

고모라면 오빠를 용서할 수 있겠어요?

 

- 스티바, 돌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에요?
- 키티, 나를 불편하게 하는군

 

- 무슨 짓을 하셨냐니까요?
- 아무 것도, 거의 아무 것도 안 했어

 

- 안나
- 키티

 

많이 컸구나
이게 너라니 믿기지 않는걸

 

- 만나서 너무 너무 반가워요
- 어떻게 됐어? 어떻게?

 

- 지금 들어가요, 스티바
- 지금?

 

당장

 

- 분명히 괜찮은거니?
- 괜찮아요, 스티바

 

담배는 끄고

 

안나, 온다는 소식을 스티바로부터 듣고는
기다리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너무 아름다워요

 

다음번 무도회까지는 여기 있을거죠?
아니, 있어야해요

 

- 그게 언젠데?
- 금요일, 코르선스키집에서요

 

안나도 코르선스키 집에서 언제나 잘 놀았잖아요

 

네 나이때는, 어디가도 재밌지

 

아니에요, 재밌는 곳도 있지만,
안 그런 곳도 있어요

 

근데 너 이번 무도회에서 뭔가
특별히 기대하는게 있구나, 그렇지 키티?

 

그래요, 맞아요
어떻게 알았어요?

 

아주 좋을 때구나

 

어린 시절이 막 끝났을 때가
아주 행복한 시간이지

 

미래가 따뜻하고 온통 기대로 차 있으니

 

옛날 생각난다

 

한 사람이 신비한 푸른색 안개속에서 수영을 해…

 

마치 스위스의 산에 있는 안개처럼 말이야

 

안개가 모든 것을 덮고 있지

 

그리고 어느 순간, 안개를 헤치고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이 나타나지

 

거의 상상하는 듯한, 거의 꿈꾸는 듯한 모습으로

 

안나, 안나

 

아마도 너한테는 그 모습이
더 또렷하겠구나

 

맞아요, 맞아
그 사람 이야기해도 되요?

 

- 물론이지
- 아니에요, 안 하는게 낫겠어요

 

- 오, 해 봐
- 황제의 근위대에 있는 젊은 장교에요

 

브론스키 백작

 

브론스키?

 

그 사람 알아요?

 

오늘 아침에 역에서 만났어

 

레빈은 어떻게하고?
난 네가 레빈과 결혼할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안나, 레빈과는…
그건 좀 달라요

 

레빈을 많이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는 너무 심각해요

 

그리고 시골에서 살고요

 

그래 알겠다

 

그치만 브로스키는…
브론스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주 매력적이고 아주 친절하더구나

 

- 음, 키티, 안나
- 잘 됐죠, 스티바?

 

잘 처리했지, 그렇지만
상당한 재치가 필요하더구만

 

일리치 바실치코프

 

불가코비 백작과 백작 부인

 

르보브 공주와 왕자

 

이반 이바노비치 아파치네오 각하

 

안나 아카예나 카레니나

 

오브론스키야 공주와 왕자

 

에카데리나 알렉산드로바 셰르바츠카야 공주

 

콘스탄틴 드미트리 레빈

 

레빈

 

안나, 이쪽은 콘스탄틴 드미트리 레빈

 

내 여동생, 안나 아카예나 카레니나

 

그래, 레빈, 어떻게 지내나?
이 타락한 바빌론까지 어찌 오셨는가?

 

자네한테 불쾌감을 줄지 모르지만,
자넨 본토박이 모스크바사람처럼 아주 말쑥하다는 말을 꼭 해야겠군

 

- 불쾌하지 않습니다,
- 레빈은 우리를 기생하는 게으름뱅이라고 생각할거야

 

왜냐하면 우린 밭을 갈고 살지 않으니까 말이야

 

제 입장을 아주 잘 나타낸 말이군요

 

- 당신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 저 역시 부인에 관해 들었습니다

 

- 키티, 춤 출까?
- 그것보다는 차라리…

 

- 제발, 같이 추자고
- 좋아요

 

실례할게요, 실례할게요

 

- 카레니나 부인한테 친절하게 대하지 그랬어요?
- 이야기 나눴잖아

 

그렇게한걸 친절하다고 말하는거에요? 그녀는
오늘 무도회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에요

 

나한테는 아니야

 

보고 싶어 참을 수 없었어, 키티

 

사랑해

 

사랑해, 키티

 

사랑한다고 말했는데 기쁘지 않아?

 

나는 무엇보다도 당신의 우정에 감사드려요

 

- 그럼 당신은 아니란…
- 제발

 

카레니나 부인

 

공주님

 

콘스탄틴 드미트리 레빈씨,
당신이 농부 계몽 운동을 후원하고 있다는 말을

 

- 스티바한테 들었어요
- 예, 그렇습니다

 

- 춤추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카레니나 부인?
- 아뇨, 감사합니다, 브론스키 백작님

 

- 못 뵌지 한참 됐네요
- 키티

 

춤 추겠소?

 

예, 그러고 싶어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세요?

 

아무 것도
음악, 춤, 리듬

 

제가 보기엔, 안 그러신 듯…

 

- 뭔가 다른 것을 생각하시는 듯 해요
- 왜?

 

뭔가… 전에 우리가 함께 춤췄을 때와는 다르니까요

 

- 당신은…
- 왜 그러죠?

 

이상해요, 당신 좀 이상해요

 

당신은 아주 매력적이오, 키티

 

실례하겠습니다, 잠시 스티바씨에게
꼭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물론

 

스티바, 제발, 브론스키와 키티 사이에 대해
사실대로 말씀해주세요

 

좋아, 자네도 내 아내가 아름다운 여자란걸 알걸세

 

저 르보브 공주 말이야…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 예, 그렇지만 키티 말입니다,
- 이 문제에 관해…

 

내 아내는 놀라운 직관을 갖고 있는 사람이야
그녀가 긍정적으로 말하길, 언젠가…

 

- 키티가 자네의 아내가 될거라고 하더군
- 그래요?

 

돌리는 정말 귀여운 분이세요

 

이봐 레빈, 그런 표현보다는,
그녀는 아름다운 여인이라 해야지, 그녀는…

 

실례하네

 

이곳 모스크바에만 오면 주눅이 들어

 

- 당신이 왜요?
- 난 재치있지도 않고, 용감하거나…

 

- 뭐 그런 면이 없잖아
- 다른 장점들을 갖고 있잖아요

 

키티, 나와 결혼해 주겠어?

 

부탁이에요, 콘스탄틴
내 무도회 기분을 망치지 말아주세요

 

나와 결혼하겠다는 약속을 해주지 않겠다면,
그럼 대신 나와 함께 마주르카를 추지 않겠어?

 

- 그 말 안 하면 어쩌나 걱정했어요
- 마주르카 한 번 추실까요?

 

- 이미 예약되어 있는데요
- 누구하고죠?

 

근위병 임무를 접고, 얼마나 기다리면 되겠습니까?

 

세인트 페테르부르그 근위대입니다

 

브론스키가 근위대로 돌아갈 때까지
기다려야하는거 아닌지 몰라, 안 그래?

 

이번엔 괜찮을까요?
저와 같이 마주르카를 추지 않으시겠습니까?

 

키티는 어디 있죠?

 

고마워요

 

추종자들에게 완전히 쌓여있군요

 

저의 오늘밤을 완전히 실패로 만드실 생각이십니까?

 

가봐요, 안나

 

그럼…

 

키티, 나랑 마주르카를 출까?

 

- 싫어요
- 그렇게 하는게 더 나을거야

 

그렇지 않으면, 보기에…

 

좋아요

 

춰요

 

역에서 만난 후 그것을 알았습니다,
그 이후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더군요

 

당신의 친절함을 결코 잊지 않을거에요

 

키티가 레빈과 같이 춤을 추고 있어서 기뻐요

 

- 구경꾼으로 남아 계신 것보다는 이게 더 낫죠, 그렇죠?
- 우선 당장은 그렇군요

 

영원히 그럴겁니다

 

영원이 끝났군요

 

나를 미워해요?
당신은 나를 미워해야만 해요

 

내가 자존심이 있다면 그렇겠지, 그렇지만,
당신에게 있어서, 난 자존심은 없고, 오로지 사랑만 있을 뿐이야

 

- 아주 모욕적인 기분이 들어요
- 내가 그런 감정을 갖고 있다고 해서 그러는거야?

 

불쌍한 키티

 

남자는 결혼전과 후가 다르다는 사실을
키티가 알아야만 할텐데

 

돌리, 당신은 재미가 없어
아니, 아니, 숙녀분 말고요, 당신은 매력적이죠

 

우리 만남이 너무 짧군요,
춤도 그렇고

 

그렇지만 종종 다시 보게 될거에요

 

당신과 헤어지고나면,
저는 낯선자들의 세계에서 길을 잃을 겁니다

 

- 당신의 손을 잡고 있을 때는, 세상엔 우리만 있을 뿐입니다
- 당신에게 세상을 돌려드리죠

 

- 아주 즐거운 무도회군
- 아주요

 

제 마음은 당신에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아, 키티, 이 마주르카가 나를…

 

- 무슨 일이니, 키티?
- 아무 일도요, 전혀 아무 일도 없어요

 

이 춤이 끝났으면 좋겠어요

 

- 저녁 식사 시간에는 남아 있지 못할 것 같네요,
- 그렇지만 약속하셨지 않습니까?

 

- 내일 세인트 페테르부르그로 돌아가요
- 정말로요? 왜요?

 

제가 돌봐야할 남편과 아이가 있거든요

 

다시 만나려면 몇 년이 지나야될지로 모르겠군요

 

- 안녕, 키티
- 안녕, 안나

 

안녕히

 

차장 양반, 너무 춥군요

 

화부한테 불을 더 때라고 말해놓겠습니다, 부인

 

춥지 않아요?

 

춥다고 생각 안 해요?

 

매우 춥군요

 

볼로고예역입니다,
5분간 정차합니다

 

바람 좀 쐬러 나가봐야겠어

 

도와드릴까요?

 

이렇게 일찍 세인트 페테르부르그로
돌아가실 줄은 몰랐어요

 

- 왜 계획을 바꿨죠?
- 왜냐고요? 당신이 있는 곳에 있기 위해서죠

 

당신도 아실겁니다

 

죄송합니다, 진작 말씀드렸어야만 했는데

 

그러면 안 돼요, 그러면 안 돼요
당신이 지금 한 말을 잊어버려야만 해요

 

당신에 관한 것은 절대로
당신에 관한 것은 그 어떤 것도 절대 잊지 않을겁니다

 

주체할 수 없을만큼 당신이 보고 싶었어

 

결혼 생활 10년이 지났는데도,
아주 헌신적이지 않아?

 

- 세르게이는 잘 있죠?
- 내 말에 대한 대답이 겨우 그거야?

 

- 여행은 편안하셨습니까?
- 아주 편안했어요, 고맙습니다

 

브론스키 백작님, 제 남편이에요

 

- 처음 뵙겠습니다,
- 그 어머니와 함께 떠나더니만…

 

그 아들과 함께 돌아왔군

 

휴가를 보내고 오셨나 보군요, 그런가요?
당신이 모스크바를 떠난다고 하니 사람들이 안 울었어?

 

- 다시 연락 드리고 싶습니다,
- 기꺼이 그렇게 하시지요

 

우리는 월요일에 집에 있습니다

 

말해봐, 안나, 잠깐 짬을 내서 아내를 마중하기 위해
나왔으니, 좋은 남편 아니겠어?

 

아주 확신하고 있으면서,
나한테 무슨 말을 하라는거에요?

 

- 세르게이는 나 없이 잘 지냈어요?
- 당신이 실망하겠지만…

 

- 세르게이가 당신을 전혀 찾지 않더군,
- 그럴리가 없어요

 

어쨌든, 내가 당신을 보고 싶어하는 것의
절반도 보고 싶어 하지 않더군

 

엄마! 엄마!

 

- 세르게이
- 엄마

 

그봐, 엄마라고 말했잖아

 

네가 엄마를 보고 싶어한다는걸 알기 때문에,
더 일찍 돌아왔단다

 

모스크바는 어땠어요?

 

재밌었어요?
난 엄마가 없어서 재미없었어요

 

왜 날 안 데려갔어요?
그랬으면 그리샤와 타니아와 함께 놀 수 있었을텐데

 

봐요, 엄마, 나도 이제 거의
엄마 어깨까지 닿아요

 

- 엄마가 없는 동안에 키가 컸어요
- 그래, 조금만 있으면…

 

- 키가 엄마만큼 크겠구나,
- 내가 엄마만큼 크면…

 

나는 엄만 혼자 여행을 다니도록 하지 않을거에요
내가 어디든지 데리고 다닐거에요

 

그땐 엄마가 아주 늙었을테니,
넌 엄마를 데리고 다니고 싶지 않을거야

 

엄마는 안 늙을거에요,
난 늙을거고

 

자, 그럼

 

이건 타니아가 보내준거고,
이건 그리샤가 보내준거야

 

엄마가 사온 선물이 뭔가 알고 싶어요
말하지 마세요, 제가 맞춰 볼게요

 

이거?

 

그럼 이거?
그럼 분명히 이거겠네

 

들어와요

 

-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부인
- 고마워, 피오도르 이바노비치

 

엄마, 제발, 오늘은 공부 안 할게요
너무 바빠요

 

각하께서 세르게이 수업을
다시 계속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그렇지만 전 시간이 없어요
- 공부를 위해서 잠깐 동안만…

 

- 시간을 내면 안 되겠니?
- 그렇지만 어제 하루종일 공부했단 말이에요

 

이 아이가 오늘은 당신한테
친절하게 대하지 않을것 같군요

 

잘 알겠습니다, 부인

 

엄마꺼는 맨 마지막까지 아껴둘거야

 

- 군인들이네, 이건 누가 준거에요?
- 네 고모 돌리가

 

돌리 고모는 제가 아직도
병정 놀이를 한다고 생각하세요?

 

- 그럼, 넌 뭘 좋아하는데?
- 고모한테 제가 과학자라는 말씀을 안 하셨어요?

 

안 했어, 그 사실은 나만 알고 있으려고

 

내 생각엔, 네가 공부를 하지 않으려고…

 

- 엄마를 귀찮게하고 만들고 있는 것 같구나
- 다음에 할게요

 

흘러간 하루는 다시 만들 수 없어, 세르게이

 

"낭비하지 말고 쉬지 말라" 이게 아빠의 좌우명이야
그리고 그건 너한테도 좋은 좌우명이 될거야

 

좌우명이 꼭 있어야해요?

 

당신이 이 어린 아이를 망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

 

오늘만이요

 

하루쯤 당신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지만…

 

오늘밤 당신이 저녁 식사 때
내 맞은 편에 앉아준다면…

 

난 아주 행복할거요, 매일 밤 혼자서
식사하는건 즐겁지 않았거든

 

오늘밤 모스크바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을 해드릴게요

 

세르게이, 내가 뭘 사왔는지 알겠니?

 

- 전함
- 전함?

 

- 과학자한테 전함을 사다주지는 않지
- 나가봐야겠소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안녕, 여보

 

- 안녕, 알렉세이
- 안녕, 세르게이

 

안녕, 아빠

 

- 봐
- 제가 꼭 갖고 싶었던거에요

 

지구본이다

 

- 여행 갈 계획을 세워보자
- 여행

 

여기가 우리가 있는 세인트 페테르부르그야
엄마를 어디로 데리고 가고 싶니?

 

제 볼을 치세요

 

- 왜요?
- 그럼 두 개의 샷을 한 것과 같을겁니다

 

저를 죽일 수 있고,
그런 후에 문속으로 들어갈겁니다

 

해보죠

 

집중할 때의 그 찡그린 얼굴이 예쁘군요

 

저한테 말을 걸면, 제가 어떻게
이 샷을 제대로 하겠어요?

 

브론스키와 카레니나가 놀고 있는 것 같군

 

저런걸 소위 '대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지

 

- 어쨌든, 해가 질 때까지는 끝나지 않겠군요
- 아마 그게 저들이 바라는 바일거야

 

- 카레닌은 오고 있어?
- 나야 항상 남편과 함께 있지

 

나는 온당하지 않은 짓은 안 해

 

-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는거 아세요?
- 쳐다봐요? 잡아먹듯이 하고 있는걸요

 

저사람들의 기대에서 벗어나 볼까요?

 

그건 너무 잔인할껄요

 

그럼, 잔인해보죠

 

- 배드 샷
- 브론스키 입장에서는 아니죠

 

사람들은 내가 두 얼굴을 가졌다고 하지
그건 사실이야

 

하나의 얼굴로 사는 것은 충분치 않아

 

모든 문제엔 양 면이 있는 법이고

 

실제로, 인생에서도,
여러 측면에 맞는 얼굴이 필요하지

 

- 그렇지만, 난 네가 카레닌을 좋아하는줄 알았는데
- 맞아, 그건 나의 다른 얼굴일 뿐이야

 

저기 그가 오는군,
얼굴을 바꿀 시간이군

 

카레닌, 오랜만이군요

 

계속 이럴 수는 없어요, 당신도 잘 알겠지만

 

제가 어떻게 하기를 바라십니까?

 

모스크바로 돌아가서 키티와 결혼해요
그 아이는 당신을 사랑해요

 

잘 알겠습니다, 그러지요

 

우린 다시는 서로 보지 못하겠군요

 

그게 최선이에요

 

안나, 당신은 내 인생의 전부에요
당신도 알잖아요

 

처음부터 알고 있었잖아요

 

나는 남편과 아이가 있어요

 

당신을 떠나겠다고 내가 말했을 때,
당신의 눈을 봤어요

 

그렇지만 끝내야만 해요

 

좋아요, 그럼 우리 결정을 내려버릴까요?

 

나는 다시는 당신을 보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내가 그렇게 말하면, 당신은 알았다고 하고

 

당신과 나는 그런 운명이라고 말할건가요?

 

- 나를 놀라게 하는군요
- 상상조차할 수 없는 절망에 빠질 운명인가요?

 

아니면, 행복한, 상상조차할 수 없을만큼 행복하게 될 운명일지도

 

당신도 아시겠지만, 안나는 항상
아주 보수적이었어요

 

그런데 그런 그녀가 갑자기 브론스키같은 남자의
관심을 유도한다면

 

사람들이 쇼크를 받는거죠

 

내가 당신과 안나의 친구이니까,
이런 말씀도 드리는거에요

 

리디아 부인, 무슨 뜻에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는 잘 알겠습니다만

 

안나같은 여자는 본래,
정열로 인해 사리분별을 잃은

 

젊은이들로부터 관심을 끌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하찮은 것들로 인해 동요하는 것은
아주 품위없는 행동일겁니다

 

훌륭하신 태도에요, 찬사를 드려요

 

시저의 아내에게 부정의 혐의가 없다면

 

그건 시저가 그렇지 않다고 말했기 때문이죠

 

이거 고문이군요

 

처음부터,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한테
둘러쌓여져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당신 혼자만 만나게 해주세요,
요구가 너무 많나요?

 

죄를 짓는 것 같아요

 

아주 아주 큰 죄를요

 

- 안녕하시오, 브론스키 백작
- 각하

 

안나, 당신은 행운이에요,
세인트 페테르부르그에서

 

크로케를 가장 잘 하는 사람의 지도를 받았으니 말이에요

 

- 나랑 한 번 쳐볼까요?
- 좋습니다

 

그래도 괜찮겠죠, 안나?

 

지금껏 이 사람을 독점했으니 말이에요
알렉세이

 

안나, 당신 남편한테 강의를 듣고 있는 중이었어요
너무 열심히 일을 하시네요

 

당신이 혹시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을까 싶어서 잠깐 들려봤소

 

리디아가 저녁을 먹고 가래요

 

- 함께 가시지 않겠어요, 카레닌?
- 아뇨, 고맙습니다

 

저는 처리해야할 일들이 많아서요

 

- 괜찮다면, 한 시간쯤 있다 갈게요
- 당신 뜻대로 하구려

 

나의 가장 사랑스런 안나

 

왜 나에게 말을 하지 않는거죠?

 

오늘 오후에 당신이 나에게 한 말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행복하거나 절망할 운명이란 말…

 

그건 사실이에요, 나에겐 피할 곳이 없다는걸
이젠 나도 알아요

 

당신을 사랑해요, 알렉세이, 사랑해요

 

엄마

 

엄마

 

우리 아기

 

잘 자란 키스 해주러 왜 안들어 왔어요?

 

엄마가 잘 자란 키스해주지 않으면,
잠 못 잔다는거 아시잖아요

 

미안하다, 얘야

 

나 졸려요

 

세르게이, 넌 언제나 엄마를 사랑할거니?

 

가지 마세요

 

괜찮을거야

 

야간등이 흔들리지 않게 해 주세요
겁나요

 

용들이 벽에서 춤을 추고 있어요

 

용들이

 

세르게이, 자야할 시간이야

 

안녕히 주무세요

 

아직 안 잔거에요?

 

안나, 당신한테 할 말이 있어
중요한거요

 

당신이 이렇게 늦게까지 남아있는걸 보니,
아주 중요한 문제인가보군요

 

안나, 당신한테 경고를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로요? 무엇에 대해서요?

 

당신은…

 

당신은 다른 사람들이 떠드는 불유쾌한
이야깃거리의 대상이 되고 있어

 

당신이 브론스키 백작으로부터 받고 있는 관심으로 인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단 말이야

 

그 소리 그만 좀 하면 안되요?
신경이 많이 거슬리는군요

 

미안해, 나는…

 

나는 질투심에 사로잡힌 남편으로서
그런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할 수는 없는
어떤 예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말하는거야

 

예컨대, 오늘 오후, 리디아의 집에서

 

당신의 행동과 태도가 전혀

 

온당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해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요

 

안나, 나는 당신 감정을 캐묻고 있는게 아니야

 

당신 마음을 뒤질 권리가 나에겐 없지

 

나는 오직 보이는바에만 관심이 있어

 

당신은 항상 겉모습에만 관심이 있죠

 

나는 내 모든 에너지를 집중해야만 하는
정부일을 맡고 있는 사람이야

 

따라서 이런 늦은 시간까지 나를 성가시게 만드는 것은
아주 사려깊지 못한 짓이야

 

그럼, 내가 어떻게 하길 바래요?

 

내가 당신에게 이해시키고자 하는 바는,
첫째, 여론의 중요성이야

 

둘째는 그런 스캔들이 당신의 아들에게 미칠 영향이고,

 

셋째는, 결혼의 신성불가침성이야

 

나 아주 졸려요

 

여보, 내 말은, 나 자신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당신을 위해서야

 

나는 당신의 남편이고

 

당신을 사랑해

 

당신이 사랑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당신의 경력과, 당신의 체면이에요

 

알았어, 그럼

 

당신은 나를 오해하는군

 

그렇지만 당신이 꼭 기억하기를 바라는 점은,
당신이 나는 존중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의 아들인, 세르게이에게
돌아갈 영향을 생각해야 한다는거야

 

잘 자시오

 

너무 늦었어

 

너무 늦었어

 

어머니께서는 저와 카레닌 부인과의 우정을
전적으로 오해하고 계시는거에요

 

알아, 알아

 

그렇지만, 이런 일을 네가 하는 일에
끼어들게 놔두면, 그건 치명적이야

 

왜 이런 일을 좀더 쉽게 쉽게 넘기지 못하니?

 

그렇게 냉소적으로 말씀하시다니, 유감이에요

 

네가 그렇게 감상적이라니, 나도 유감이구나

 

나는 다만 너와 너의 인생에 대해서만
염두에 두고 있어

 

죄송한 말씀이지만, 마굿간에 가서
프루프루를 살펴봐야해요

 

- 경기장에 오실거에요?
- 물론 안 가지

 

경마장에서 네 목이 부러지는걸 보고 싶지 않아

 

- 그럼, 잘 있거라
- 안녕히 가세요, 어머니

 

행운을 빈다

 

나는 너한테 몇 마디 충고를 하려고 이곳에 왔어

 

네가 내 말을 듣지 않을거라는건 미리 알고 있었지만

 

기대가 어긋나지 않아서 아주 즐겁구나!

 

- 프루프루는 어때?
- 오늘 아침에는 좀 활기차네요

 

- 무슨 일이야?
- 간밤에 한잠도 못잤어

 

뭘 좀 마셔야겠군

 

테레셴코, 브랜디하고, 소다수, 레몬 좀 줘

 

절인 오이하고, 샴페인 작은 병도 하나 주고

 

바로 이거야

 

브랜디는 속을 풀어주고

 

오이와 샴페인은 원기를 북둬주지

 

코샤크인같은 컨디션을 회복시켜주고

 

그런데…

 

오늘 아침에 장군을 만났어

 

자네의 그 창백한 얼굴을 보는 순간에

 

무슨 일이 있구나하고 생각했지

 

자네도 알다시피, 장군은 자네를 아주 좋아해

 

이 타이밍에 장군이 날 좋아한다는 말은 왜 하는거야?

 

그래,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요점만 말하면,
자네한테 이야기를 전해달라고 하더군

 

그래서?

 

장군은 내가 자네와 가장 친한 친구라는걸 알아

 

그래서 골치 아픈 말을 떠넘긴건데…

 

테레센코, 브랜디 한 잔 더 주고,
샴페인 큰 병 하나 줘

 

그래서?

 

들은 그대로 말해도 되나?

 

- 그렇게 해주게
- 좋아

 

자네 이름이 어떤 여자와 연루되어 자꾸 나오면

 

연대에서 사임시키겠다고 전해 달라더군

 

그게 장군의 전갈인가, 그래?

 

장군이 말한 그대로야

 

테레셴코, 브랜디 한 잔 더

 

날 대신해서 장군에게 전해주게

 

내가 만약 장군과 이 여자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한다면

 

나는 즉시 사임하겠노라고 전해주게

 

기꺼이 말이야

 

- 브론스키, 브론스키, 제발…
- 장군에게 그렇게 전해주게

 

- 카레니나 부인 안에 계신가?
- 예, 정원에 계십니다

 

- 제가…
- 고맙네, 됐어

 

알렉세이

 

당신 눈에 수심이 가득하군요

 

그래요?

 

당신한테 무슨 문제가 있다는걸
금방 알 수 있어요

 

경주 문제에요?

 

우리는 영원히 감시당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듭니다

 

도처로부터 감시당하고 헐뜯기고

 

안나…

 

당신이 카레닌과 이혼하고 나와 결혼한다면,
난 기꺼이 모든 것을 포기할 겁니다

 

당신과 내가 함께 모든 사람 앞에 서고

 

더 이상 속이지도 않고

 

더 이상 핑계도 대지 않고

 

그곳은 아마 천국일거에요

 

오, 소중한 사람

 

- 나의 소중한 사람
- 엄마

 

엄마

 

- 안녕하세요
- 안녕, 세르게이

 

- 오늘 아저씨 부대를 위해 말타기 경주에 나서시죠?
- 그래

 

언젠가 너도 네가 속한 부대를 위해
경주를 하게 되길 바란다

 

물론이죠, 오후 경기에서
우승하실건가요?

 

글쎄, 최선을 다할거야

 

- 아저씨 말 이름은 뭐에요?
- 프루프루

 

프루프루? 제 조랑말 이름은 '무적'이에요

 

그거 조랑말 이름치고는 당당한 이름이구나

 

제 가정교사인 피오도르 이바노비치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점프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대요

 

아저씨는 얼마나 높이 점프하실 수 있어요?
제 가정교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그만 됐어, 네 조랑말로 돌아가거라
잠시 후에 엄마가 가서 네가 말 타는거 볼게

 

안녕히 가세요, 브론스키 백작님

 

저는 다만 피오도르 이바노비치 선생님의 생각 몇 가지를
아저씨께 말씀드리려고 했을 뿐이에요

 

- 그럼, 죄송합니다, 저는 이제 가봐야겠네요
- 안녕, 세르게이

 

안녕히 가세요, 엄마, 오셔서 제가 말 타는거
꼭 보셔야해요, 알았죠?

 

세르게이

 

세르게이를 잊고 있었어요

 

결심을 해야해요, 안나
나와…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요

 

나한테 강요하지 말아요

 

내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줘요
지금은 아무 것도 결정할 수 없어요

 

안나, 들어봐요

 

이건 아주 신중하게 생각하고 내린 결정인데

 

만약 필요하다면, 당신을 위해

 

나는 기꺼이 모든 것을 포기할 거에요

 

- 당신도 나를 위해 그렇게 할 수 있나요?
- 나는 못해요

 

- 그러지 않겠다는 뜻이군요
- 나는 세르게이를 떠날 수 없어요

 

알겠어요, 그럼

 

오, 알렉세이

 

알렉세이!

 

- 알렉세이!
- 엄마! 이거 보세요

 

보세요, 조랑말 타고 있어요

 

빨리 와서 보세요

 

보세요

 

브론스키를 응원하실건가요, 카레닌?

 

절대 그럴 생각 없습니다, 백작 부인

 

출발했어!

 

달려, 브론스키!

 

달려, 브론스키!

 

달려, 브론스키

 

달려, 브론스키

 

안나, 집에 가고 싶으면, 내가 데려가지

 

- 말을 쏴 죽이겠군
- 브론스키는 다쳤나요?

 

아직 모르겠어

 

다시 말하지만, 안나,
집에 가고 싶으면 데려가줄게

 

제발 이대로 놔두세요

 

브론스키는 무사해

 

세번째로 말하는건데, 당신은
집으로 돌아가는게 낫겠어

 

- 제가 돌봐드릴게요
- 아니 됐습니다, 백작 부인, 안나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제가 집으로 데려가는 것이 더 낫습니다

 

당신은 내가 특별히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행동을 했어

 

나는 세인의 이목속에서
어떤 원리 원칙을 대표하는 위치에 있어

 

당신은 나를 바보로 만들고 있고,
따라서 나는 그것을 용인할 수 없어

 

혹시 내가 당신의 행동에 대해
오해를 한 건지도 모르겠군

 

오해한게 아니에요

 

- 그런거라면…
- 당신은 잘못 알고 있는게 아니에요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해요

 

나는 당신을 참을 수가 없어요

 

당신이 무서워요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

 

어떤 경우에는…

 

어떤 경우에는, 내가 당신과 함께 살면서
실수를 한 적이 있다는 것을 알아

 

그렇지만 이번 일은, 나의 공공의 의무를 위해서

 

그리고 나의 아들을 위해서도 참을 수 없어

 

나는 결혼은 신성한 것이라고 믿어

 

신에 의해 묶여진 결혼을 깨뜨리는 행위에 대해

 

나는 스스로에게 정당화시킬 수 없어

 

가족이란 깨뜨릴 수 없는 것이야

 

일시적인 생각이나 변덕에 의해서

 

또는 배우자가 부정을 저지른다해도 말이야

 

우리의 생활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그대로 계속되어야만 해

 

- 그렇게 할 수 없어요
- 그래야만 돼

 

나는 이미 이런 견해를 대중앞에서 밝혔고,
따라서 사사로이 그것을 어길 수는 없어

 

- 나와 이혼하지 않겠다는 거에요?
- 절대 안 해

 

내가 왜 해야하지?

 

당신의 죄를 저지르도록 하기 위해?

 

당신과 그의 행동을 정당화시켜주기 위해?

 

절대 안 돼

 

어떤 경우에도, 난 이 사실을 알고 있어요
당신은 자신이 항상 옳다는거죠

 

- 그래서 나는…
- 당신은 내 아내로서 이곳에 남을 것이야

 

사람들 앞에

 

당신은 절대로 그 자를 못 만나…

 

다시는 절대로

 

만약 안 그러면?

 

당신을 지탱해주는 그 위대한 사랑만을 간직한채,

 

미래나 현재도 없이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안 한 것도 아닌 상태로

 

유럽의 여기 저기를 여행하고 다니는

 

애매모호한 여자들의 무리에 끼게 될테지

 

세르게이에 대한 모든 권리를 상실할 것이야

 

왜냐하면 그 아이로부터 당신의 영향력을 차단하는 것이

 

나의 의무이니까 말이야

 

내가 그럴 수 없으리라는걸 알고
그런 소리를 하는군요

 

그 아이가 없으면 나에겐 삶의 의미가 없어요

 

그 아이곁을 떠나는 것은
수치스럽고 천박한 짓이 될테죠

 

그럴 수는 없어요

 

내가 그럴 수 없다는걸 당신도 알고 있어요

 

좋아

 

그럼, 앞으로 다시는 당신이 내 명예를
훼손하지 않으리라고 믿어도 되겠군

 

오, 그 놈의 명예

 

당신의 이기심, 당신의 위선,
당신의 자기중심주의!

 

당신은 결코 나를 하나의 인간으로서
인정하지 않았어요

 

당신의 사회적 지위와 평판이

 

당신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희생을 요구하는지 알고 있어요?

 

어떤 희생을?

 

약속 때문에 내각에 들어가야 할 시간이군

 

사실, 나는 우리 사회의 관습을
분석해오고 있는데

 

그것들은 설득력이 없어
예를 들면

 

카드놀이 사기꾼한테는 항상 돈을 줘야 하지만,
재봉사한테는 줄 필요가 없다

 

물론이지

 

남자한테는 거짓말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되지만,
여자한테는 할 수도 있다

 

당연하지

 

다른 사람을 절대로 속이면 안 되지만,
남편은 속일 수 있다

 

불가피하지

 

모욕을 받으면 절대로 용서해서는 안 되지만,
자유롭게 모욕을 할 수는 있다

 

- 분명히 그렇지
- 이런 정도는 사소한 것들이야

 

- 그것들은 부조리해
- 이보게 브론스키

 

요즘에 자네 간이 안 좋아진거야?

 

주인님

 

무슨 일인가, 쿠즈마?

 

야쉬빈, 미안하지만,
예상치못한 일이 생겼어

 

물론이지, 물론이지, 알겠어

 

고맙네, 친구

 

아니, 아니, 괜찮다면 이쪽으로

 

- 오, 물론이지
- 고마워

 

- 자네 간이 많이 좋아졌군
- 그래, 그래

 

안나

 

알렉세이, 와야만 했어요

 

안나, 왔잖아요

 

끔찍한 나날이에요

 

떨어져있는 것도 끔찍해요

 

알렉세이

 

집에서 창밖만 쳐다보며 앉아 있었어요

 

저녁 식사때마다 그이와 나는
아무 말도 없이 식사를 해요

 

그이는 식탁 맞은 편에 앉아서
나를 쳐다봐요

 

차갑게, 세련되게, 냉정하게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말로 다 할수가 없어요

 

달링

 

풀려날 가망이 없는 죄수와 같아요

 

나 역시 그래요
삶에 활력이 없고, 무의미해요

 

매일 매일 생각해요

 

시간은 흘러가고,
당신 없는 삶이 지나가고 있다고요

 

안나, 그 사람에게 돌아가지 말아요

 

이번에는 꼭 당신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와야만했어요, 알렉세이

 

그 사람한테 돌아가지 마요

 

나는 어떻게 해야 해요?

 

나와 함께 떠나요

 

그래요

 

그래요, 알렉세이

 

다시는 내 곁을 떠나지 마세요

 

오, 안나

 

자기 결혼식에 늦다니, 레빈 답군

 

당신이 도망가버린 줄 알았어요

 

- 말하기 부끄러운 일이 일어나서…
- 그게 뭔데요?

 

지금 이야기하는게 더 좋을걸요

 

와이셔츠가 너무 늦게 오는 바람에…

 

신부 손을 잡고, 입장하시게나

 

우리 대운하로 곤돌라를 타고 나가서

 

세레나데를 찾아볼까요?

 

좋아요

 

옛 총독들이 그들의 적을 내던져버렸던

 

그 끔찍했떤 작은 수로가 있는

 

그 작은 운하를 우리 같이 탐험해볼까요?

 

좋아요

 

성 마르크 성당으로 가,
비둘기에게 먹이를 줄까요?

 

좋아요

 

- 그럼 우리 진짜로 힘을 내서…
- 정말요?

 

발코니로 나가 볼까요?

 

- 알렉세이?
- 왜요, 안나?

 

이 세상에 고통이 있나요?

 

눈물도 있나요?

 

이 순간에는… 없어요

 

난 아픔이 느껴져요

 

- 눈물도 느껴져요
- 왜죠?

 

너무 행복하니까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살면서

 

느끼기만 하면 될 뿐

 

러시아의 숨결은 달콤하고

 

온 산천에 퍼진 그 달콤함이
러시아의 영혼을 품에 안았네

 

푸쉬킨의 싯구가 기억나나요?

 

러시아를 그리워하는군요

 

집도 그리워하고

 

알렉세이

 

나를 안아줘요

 

떨고 있군요

 

추워요?

 

우린 벌 받을거에요

 

- 벌?
- 너무 행복한 죄로

 

엄마!

 

엄마!

 

세르게이, 세르게이, 무슨 일이냐?

 

꿈을 꿨어요

 

- 제 생각엔…
- 그래?

 

엄마가 와서 잘 자란 키스를 해주셨어요

 

그런데 깨어보니까, 엄마가 여기 없었어요

 

엄마가 여기 있었나요?

 

아니, 세르게이

 

그렇지만 분명히 엄마가 잘 자란 키스를 해줬어요

 

세르게이

 

너도 분명히 알고 있는 것이 더 낫겠구나

 

뭘요?

 

네 엄마는 죽었다

 

죽었다고요?

 

그래

 

그 말은 제가 다시는
엄마를 볼 수 없다는 뜻인가요?

 

엄마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거에요?

 

그래

 

믿을 수가 없어요, 아빠

 

엄마는 저를 너무 많이 사랑해서 돌아가실 수가 없어요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도 역시 죽는단다

 

그 사람이 사랑한 사람도 죽고

 

그래도 엄마가 돌아가셨다는걸 믿을 수가 없어요

 

제가 잠이 들면

 

그래, 세르게이

 

그래, 계속 자거라

 

제가 잠이 들면

 

엄마가 저한테 와서

 

잘 자란 키스를 해주실거에요

 

아가야.

 

아주 귀여운 아이네요

 

곤돌라로 데려와요.

이런, 아니지 단지 동전만 주면 되는데..

 

아가, 이리와봐..

 

이름이 뭐니?

프레도예요, 아가씨.

 

마치 옛날 이태리 그림속에서 나오는
천사같이 생겼구나.

내가 보기엔 좀 지저분한 꼬마천사인데....

- 여기 있다,어서 가봐.
-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우리는 아직 베니스에 있어요

 

그리고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나도 알아요

 

저 아이의 눈을 보니 그 속에 무언가가 있어요

 

얼굴에도 그렇고요

 

알렉세이, 집으로 돌아가요

 

내 말은, 우리 정부가 정말 용기가 있다면

 

지금 당장 세르비아-터키 전쟁에 개입해야 한다는거야

 

모조리 말이야

 

자네는 우리가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 어이, 브론스키!
- 만나서 반갑군

 

- 이태리는 어땠어?
- 만나서 반가워, 브론스키

 

자네 진짜로 우리가 세르비아-터키 전쟁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거야?

 

많지는 않아, 정부가 게으르니까

 

이건 자네한테 말해주는 비밀인데
우리 대부분은 사적인 군대로 전락해버린 이곳에서

 

곧 사임할 계획이야

 

그리고 터키와 맞서 싸우고 있는
세르비아군에 들어갈거야

 

- 자네도 관심 있나, 브론스키?
- 관심 있나고? 물론이지

 

- 그런데 나는…
- 그래, 당연하지, 이해하네

 

세르비아인들은 슬라브 민족인 우리와
같은 민족이야

 

그들은 우리의 전쟁을 하고 있는거야

 

우리가 참전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겁쟁이들이 되는거야

 

그렇지

 

우리와 함께 하겠나, 브론스키?

 

- 물론이지, 그렇지만 야쉬빈, 자네도 알다시피…
- 알아

 

상황이 더 안 좋겠지, 결혼하지 않았을 때보다야
요구되는 의무도 더 많을테고

 

- 야쉬빈, 부탁 하나 들어주겠나?
- 물론

 

이번 전쟁건과 관련해서
어떤 결정이 나게되면

 

나에게 알려주겠나?

 

- 물론이지, 걱정 말게나,
- 고마워

 

그런데, 이런 말은 누구한테도 하지 말게

 

알겠네

 

세르게이의 생일날 그 아이를 보게 해달라는
당신의 요구를 절대로 들어줄 수 없어,

나는 이미 그 아이에게 당신이 죽었다고 말했어,
나는 당신에게 그 남자와 당신이 처해있는
현실 사이에서 선택권을 줬어,다시 돌아올 수는 없어

거절하는 나의 이 결정은 절대 변하지 않아

A, 카레닌

 

죄송합니다, 부인

 

차 좀 갖다 드릴까요?
오늘 아무 것도 드시지 않았어요

 

아니, 고마워, 필요없어

 

안녕, 안나

 

잘 지냈어요?

 

야쉬빈과는 좋은 시간 가졌나요?

 

당신도 야쉬빈을 알잖아요, 그 친구는…
그 친구야 항상 즐겁지요

 

- 뭘 했죠?
- 이야기를 나눴죠

 

그 친구가 부대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줬지요

 

그런 다음 우리는 클럽으로 갔고

 

- 즐거웠나요?
- 옛 친구들을 다시 만나니 즐거웠어요

 

- 여하튼…
- 당신은 더 이상 거기에 속해있지 않으니

 

스스로가 아웃사이더처럼 느껴졌겠군요

 

그래요, 사실 그래요

 

그리고 당신은 이런 생각을

 

그만 두죠

 

오늘 무슨 일 있어요, 안나?

 

그리고 당신은 이런 생각을 했겠죠
"왜 내가 그 일을 포기했을까?

 

이렇게 즐거운 일을, 도대체 왜?"
이게 당신이 생각한거에요

 

당신 눈을 보면 알아요

 

- 안나, 사실, 당신의 상상은…
- 그래도 그건 사실이에요

 

- 그건 사실이에요
- 당신은 지금 허깨비를 만들어내고 있어요

 

내가요? 그래요,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죠

 

그만 하죠,
당신한테 놀래줄 말이 있어요

 

오늘밤 공연하는 오페라 표가 생겼어요

 

우리는 사람들 앞으로 나아갈거에요

 

우리는 그동안 너무 오래 외롭게 지내왔잖아요

 

결국, 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건대 말이에요, 안 그래요?

 

- 오페라 구경가는 것이 좋은 생각이라고 여깁니까?
- 왜 아니죠?

 

세인트 페테르부르그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거기에 올겁니다

 

그게 어때서요?

 

보기보단 뻔뻔하군요

 

당신은 나와 함께 나타나는게 부끄러운거에요?

 

안나, 오늘은 더 이상 당신과 이야기 하지 않겠습니다

 

- 잘 알았어요
- 제발 이성을 차려요, 안나

 

- 우리가 처한 현실을 똑바로 봐요
- 그게 어떤데요?

 

카레닌은 당신에게 이혼을 해주지 않았어요

 

여러 사람들 앞에 자랑하듯 나타나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에요, 안나, 그건 적절치 않아요

 

그럼 혼자라도 가겠어요

 

좋아요

 

오페라에 같이 갑시다

 

- 충격적이군
- 왜? 비밀도 아닌데 뭐

 

그래도 저렇게 공공연히 오페라에 오다니

 

아주 무분별한 짓이야

 

저 친구는 전장에서 용감했었습니다
사회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인거죠

 

저건 용기가 아니야, 야쉬빈
저건 자살 행위야

 

카레니나 부인이 참 아름다워 보여요

 

멋진 커플이에요

 

릴리,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니?
저들은 커플이 아니야

 

우리 친구들이 우리를 보느라 정신이 없어보이는군요

 

그들이 무관심할거라고 생각했나요?

 

야쉬빈 대위님

 

오페라는 어떻게 보셨어요?

 

춤출 때는 좋았습니다만,
노래할 때는 싫더군요

 

그렇지만 제 평가는 중요하게 여기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 취향이라는 것이 보잘 것 없거든요

 

실례합니다

 

자네 어머니가 날 보냈어
어머니있는 쪽으로 좀 건너오라는군

 

잠깐 실례하겠어요, 안나

 

야쉬빈과 함께 잠깐 있어요

 

브론스키 백작부인 곁에 있는 저 아가씨는 누구죠?

 

소로키나 공주입니다

 

아주 아름답군요, 저 소로키나 공주말이에요
안 그런가요?

 

예, 그렇죠, 저 또래의 여자들 중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아가씨들 중의 한 명이죠

 

브론스키 백작부인과 함께 왔습니다

 

당신은 브론스키가 부대로 돌아오기를
몹시 바라고 계신가요?

 

예, 매우 그렇습니다

 

그의 자리를 대신할 사람이 없습니다

 

저를 미워하지 않으시다니,
당신은 아주 관대하신 분이군요

 

부인

 

제가 확실히 말씀드리건데…

 

네가 나중에 우리와 같이
저녁을 먹었으면 아주 좋겠구나

 

그렇지만… 그건 불가능할거란 생각이 드는구나

 

죄송합니다, 어머니

 

어떻게 감히 저 여자한테 인사를 해요?

 

- 저 여자가 여기 온 것만 해도 무도한 짓인데
- 실례해요, 어머니

 

당신 아내의 표현이 무례하군요, 카르타소프씨

 

- 야쉬빈 대위님, 분명히 말하건데…
- 무도한 짓이에요

 

만족할만한 해명을 하십시오, 카르타소프씨

 

브론스키 백작, 그 말은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제 사과를 받아주십시오

 

고마워, 야쉬빈

 

- 안녕히 계십시오, 부인
- 안녕히 가세요

 

오늘 아침 세르게이를 만나보려고 했어요

 

내가 죽었다고 그 아이한테 말했대요

 

-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어요
- 왜 나한테 그런 말을 안 했어요?

 

당신이 내 일에는 신경도 안 쓸거라고 생각했어요

 

안나, 어떻게 그런 말을 해요?
당신을 사랑해요

 

당신을 사랑해요, 안나

 

정말로요?

 

의심하지 마요

 

결코 의심해서는 안 되요

 

오늘, 하루종일, 너무 외로웠어요

 

우리는 조심해야해요
서로에게 상처를 줘서는 안 되요

 

우린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상처를 줘선 안 되요

 

그래요, 그래요, 그 때문이죠

 

누구를 찾으십니까?

 

누구를 찾으시냐니까요?

 

서시오, 어디로 가는겁니까?

 

주인 마님

 

카레니나 부인

 

- 세르게이
- 엄마

 

엄마, 내 생일이라 오신거군요

 

물론이지, 그래서 왔단다

 

내가 네 생일을 잊어버린 줄 알았니?

 

세르게이, 우리 아가

 

내 사랑

 

- 어떡해야 하지?
- 주인님게서 엄한 지시를 내리셨어요

 

- 세르게이가 절대로 마님을 만나서는 안 된다고
- 몇 분 후면 주인님이 오실텐데

 

마님께 말씀을 드려야만 해요
우리가 말씀을 드려야만 해요

 

- 말씀을 드릴 사람은 자네야
- 저는 못합니다

 

양해해 주세요, 저는 지난 9년동안
마님으로부터 싫은 소리 한 번 듣지 않고 모셔왔습니다

 

마님은 친절하게 대해주셨어요

 

저는 마님에게 말씀 못 드립니다

 

엄마, 울고 있는 거에요?

 

아니야, 세르게이

 

우는게 아니야
너를 본지 정말 오래만이구나

 

사람들이 엄마가 죽었다고 말했지만,
저는 믿지 않았어요

 

그건 사실이 아니라고 아빠에게 말씀드렸어요

 

이제 아빠도 아실거에요

 

아빠한테 엄마에 대해 말하면 절대로 안된다, 세르게이

 

그럼 똑같아지잖아요, 그건 거짓말이에요

 

네 아빠를 잘 이해하지 못할테지만,

 

아빠를 사랑해드려야 한다

 

아빠는 나보다 더 좋은 분이셔
엄마가 아빠한테 상처를 줬단다, 세르게이

 

네가 크면, 너도 알게될거야

 

지금도 알아요, 엄마
엄마보다 더 좋은 사람은 없어요

 

세상에 아무도 없어요

 

- 지금 들어갈까?
- 조금만 시간을 더 드리죠

 

주인님은 왜 못만나게 하시는걸까요?

 

주인께서 아침 식사 벨을 울리시면,
그 때 들어갑시다

 

길을 걸으면서, 저는 항상
곧 엄마를 만나게 될거라고 생각해요

 

저번에, 공원에서 걷고 있었는데

 

엄마를 봤다고 생각했어요

 

엄마, 그 공원에 계시지 않았어요?
연보랏빛 드레스를 입고요

 

아니야, 얘야

 

아니에요

 

내가 엄마한테 뛰어갔어요,
연보랏빛 드레스를 입은 숙녀에게 말이에요

 

그런데 사라져버렸어요

 

그 때가 밤이었지만,
난 정말로 엄마를 봤어요

 

가로등이 꺼지니까, 어두워졌어요

 

나도 너를 본단다

 

너에게 말을 해

 

너에게 항상 말을 하지

 

저도 엄마한테 말해요

 

엄마한테 뭐든지 다 얘기해요

 

벨소리에요

 

- 가서 말해요
- 당신이 하세요, 난 알고지낸 인연이 너무 길다고요

 

자, 세르게이, 공부하는건 어떤지 말해봐

 

과학 공부는 어떠니?

 

장족의 발전을 했어요

 

"장족의 발전"?

 

그런 말은 어디서 들었니?

 

피오도르 이바노비치 선생님이
아빠한테 하시는 말씀을 들었어요

 

제가 보여드릴까요?

 

피오도르 이바노비치 선생,
세르게이 알렉세이의 공부가 어떻습니까?

 

장족의 발전을 했습니다, 각하

 

어때요?

 

오, 세르게이

 

죄송합니다, 무례한 말씀입니다만

 

오, 피오도르 이바노비치 선생님,
세르게이가 방금 선생님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어요

 

- 꼭 말씀드려야할 것이…
- 그냥 계세요

 

아직 9시 안 됐어요
아빠는 9시까지는 안 나오세요

 

가야만 해, 세르게이

 

- 안 되요, 엄마, 제발 가지 마세요
- 가야 해

 

오고 계세요

 

- 마님, 서두르십시오
- 알았어요

 

세르게이, 사랑하는 아들아

 

엄마

 

엄마, 가지 마세요

 

엄마! 엄마! 가지 마세요!

 

이건 참을 수 없는 행동이야

 

아이의 생일이에요

 

내 아들에게는 당신이 죽었다고 말했어

 

왜 나를 당신과 아이 사이를 방해하는
폭군으로 만들려고 하지?

 

순교자처럼 굴면서, 당신이 예전의 우리 생활을
깨뜨린 것처럼, 내가 지금 만들려고 하는

 

새로운 생활을 깨뜨리는 것은 쉽겠지
난 그런 짓은 두 번 다시 용납하지 않을거야

 

당신은 다시는 이 집안으로 들어올 수 없어

 

다시는 세르게이를 볼 수 없을 것이야

 

당신이 집을 나가기 전에
이미 말했잖아

 

당신은 그 형벌을 감수하기로 했잖아
내가 나의 형벌을 참아야만 하는 것처럼

 

당신도 당신의 그 형벌을 참아

 

알아들었어?

 

알아들었어?

 

견딜 수 없는 날씨군

 

말도 못 타고, 사냥도 못 하고

 

산책도 할 수 없군요

 

우리가 여기 왜 온거죠?

 

나는 촌구석의 신사가 아니에요

 

이런 시골에서 몇 달 동안 강요된 여가를 즐기다니

 

바보같은 짓이었어요

 

조용히 있으려고 이곳으로 왔잖아요

 

아, 미안해요,
용서해줘요

 

오늘은 내가 다소 신경과민이군요

 

이 몹쓸놈의 날씨 때문에

 

친애하는 브론스키

주사위는 던져졌어,
우리는 의용군을 조직하는 중이야,

모든 사람들이 흥분해 있어,
즉시 모스크바로 와서 사령부로 들어오게

자네가 참여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라네

야쉬빈

 

당신 어머니로부터 온 거에요?

 

그래요

 

소로키나 공주는 당신 어머니집에서 지내나요?

 

몰라요, 아마 그럴거에요

 

당신의 어머니는 당신이 소로키나 공주와
결혼하기를 바라시나요?

 

- 왜 그렇게 생각하죠?
- 당연히 그렇잖아요

 

소로키나 공주는 아주 젊고 순수해요

 

키티와 닮지 않았어요?

 

당신은 키티와 결혼을 했어야만 했어요

 

- 그녀랑 살았으면 더 행복했을거에요
- 안나, 말이 너무 지나치군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지어내고 있군요

 

나는 진실을 직시하는거에요

 

- 어떤 진실?
- 어느 날 나는 홀로 남겨진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거란걸

 

안나, 이 편지는 내 어머니로부터 온게 아니에요

 

- 아니라고요?
- 야쉬빈으로부터 온거에요

 

- 그래서요?
- 그래서…

 

언젠가 당신에게 말하려고 했어요
나는 야쉬빈과 약속을 했어요

 

전쟁에 나가기로

 

어떤 전쟁이요?

 

터키-세르비아 전쟁

 

나는 즉시 모스크바로 돌아가야 해요

 

나를 믿어요, 안나
이게 나은 선택이에요

 

오래 걸리지는 않을겁니다

 

한 달 정도면, 돌아올거에요

 

- 한 달 정도
- 그래요, 더는 안 걸려요

 

- 당신이 만약 죽는다면?
- 나는 죽지 않아요

 

- 절대로 못 가요
- 안나…

 

나는 당신을 못 보내요, 알렉세이
못 보내요, 못 보내요

 

안나, 이럴까봐 내가 당신한테
말하고 않을려고 했던거에요

 

한 달 동안…

 

한 달 동안 나는 매일 밤마다 깨어나서
이런 생각을 할거에요

 

" 당신이 살았을까, 아니면 죽었을까?"

 

이야기하지 않는건데

 

제발 안나, 용기를 내요

 

용기가 안 나요!

 

내가 돌아오면, 우리 다시 이태리로 여행을 가죠

 

이 사실을 얼마 동안이나 알고 있었어요?

 

글쎄요… 한 동안, 어떻게 할까
마음속으로 고민해오고 있는 중이었어요

 

도망갈 계획을 세우고 있었군요

 

- 뭐라고요?
- 그게 아니면 뭐에요?

 

핑계거리를 만드느라, 전쟁을 찾아서
그 멀리까지 가야만 하나요?

 

이제는 발을 뺄 수 없어요

 

나는 그러겠노라고 약속을 했어요,
따라서 가지 않는다면 그것은 불명예스러운 일이에요

 

명예, 명예, 당신은 그 말의 뜻도 모르면서
명예를 말하고 있군요

 

그 문제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어요

 

아니요, 우리가 그 문제를 얘기하다보면,
진실이 밝혀질거에요

 

- 무슨 뜻이에요?
- 당신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거죠

 

당신은 나를 떠나고 싶은거에요
그래서 이렇게 하려는거고

 

이봐요, 안나, 나는 남자에요
해야할 일이 있는 남자에요

 

나는 내 동료들과 내 일이 필요해요

 

- 그리고 사랑이 전부가 아니에요
- 그건 사랑이 끝났을 때나 하는 말이에요

 

- 완전히 끝났군요
- 제발 사랑 타령 좀 그만해요!

 

끊임없이 사랑 타령을 들었더니만, 이제 그 말이 지긋지긋해요
사랑이라면 머리가 아프고 피곤해요!

 

- 그게 진실이에요, 그래요, 마침내 말했군요
- 그래요, 진실이에요!

 

알렉세이, 당신한테 빌게요

 

당신이 아직 날 사랑한다면

 

그런 감정이 아직 남아있다면

 

이런 상황이 참을 수가 없어요

 

그럼, 가요

 

하고 싶은대로 해요

 

안나, 우리…

 

좋아요, 그럼…

 

잘 있어요

 

그 사람은 따뜻한 말 한마디 없이 떠났어

 

걱정 마세요, 부인

 

그를 쫒아가야 해

 

그가 떠나기 전에 만나봐야 해

 

이렇게 헤어질 수는 없어

 

그는 나를 미워해
그가 나를 미워해서는 안 돼

 

그가 떠나기 전에 만나봐야 해

 

즉시 모스크바로 가요

 

이 편지를 브론스키 백작에게 전해요
그는 그의 어머니집에 있어요

 

오브론스키 왕자의 집으로 답장을 가져와요
내가 그리로 갈테니

 

안나, 만나서 반갑구나

 

어서 와,
돌리가 기다리고 있다

 

키티와 레빈도 우리와 함께 있어,
그들의 아기도 함께

 

키티가 아이 낳은거 알고 있니?

 

예, 알고 있어요

 

- 오, 돌리
- 안나 고모

 

무슨 일이에요, 안나?
모스크바에 있는 줄은 몰랐어요

 

방금 전에 왔어요

 

타니아, 그리샤

 

만나서 반갑구나, 키티

 

예쁜 아기네

 

- 두 사람 모두에게 축복을
- 고마워요, 안나

 

잠깐 실례할게요,
침대에 아기를 눕혀야겠어요

 

안나 아카예나, 만나서 반갑습니다

 

- 고마워요,
- 세인트 페테르부르그에서 우리한테 주실 선물은

 

- 가져오셨어요?
- 세인트 페테르부르그에서 오는 길이 아니야

 

그럼 어디 다른 곳에서 가져오신거에요?

 

- 그리샤, 조용히 해
- 너희들 줄 선물이 하나도 없는데

 

세르게이는 어때요?
키가 컸어요?

 

세르게이는 왜 안 데리고 오셨어요?
저번에 오셨을 때, 데리고 오겠다고 하셨잖아요

 

얘들아, 조용히 해, 잠깐 실례할게요
아이들을 방에다 데려다 줘야겠어요

 

곧 돌아올게요, 가자, 얘들아

 

- 우리들 방에 들르실거죠?
- 그래, 그럴게

 

안나, 아카예나

 

코르선스키스 집에서 열린 무도회 이후 처음 뵙는군요
기억나세요?

 

그날 밤이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 나도 그래요
- 저는 종종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행복하시기를 빌었고요

 

고마워요, 콘스탄틴 드미트리치

 

두 분이 말씀을 나누고 싶으시겠군요

 

- 실례해도 되겠습니까?
- 물론이죠

 

그래, 안나, 그래, 그래

 

보다시피, 우리는 바쁜 가족들이야

 

여행가는 중이라고 했니?

 

너는 좋겠다,
활동, 변화, 흥분

 

반면에 나는 숫돌에 코를 박고,
꽉 매여 살고 있단다

 

안됐군요

 

- 저한테 온 전갈 없었어요?
- 전갈?

 

아니에요

 

카레닌의 태도를 바꾸기 위해
어떤 시도는 하고 있니?

 

아뇨, 소용없는 짓이에요

 

어쨌든, 그건 중요한게 아니에요

 

나는 카레닌이 중요하게 여기는 점을 알아
가정의 신성함이야

 

그런 것이 있어, 안나, 그리고 그건
아직까지는 보존되어야만하는 가치이지

 

아이들에 대한 도덕적 영향
대중에 대한 도덕적 영향

 

예, 그건 아주 중요하죠

 

아, 돌리, 이제 여행 좋아하는 이 아름다운 부인을
당신에게 넘겨야겠군, 즐겁게 해주라고

 

그리고, 나는 오늘밤 저녁은 같이 먹지 못하겠어

 

중요한 모임이 있어서 말이야

 

안녕, 안나, 걱정 말거라

 

곧 일이 깨끗이 정리될거야
언제나 그렇게 되지, 안녕

 

안녕, 스티바

 

안녕, 얘야

 

안나, 보다시피, 스티바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요, 오직 내가 변했죠

 

좋아보여요, 돌리

 

- 고모는요? 어때요?
- 잘 지내요

 

안나, 나는 가끔씩
지금 생활에 대해 생각해봐요

 

나와 스티바를 화해시킨건 고모에요

 

고모가 아니었다면, 난 그이를 떠났을지도 몰라요

 

고모가 브론스키를 만난게 그 때였지요?

 

예, 그 때였어요

 

가끔 이런 생각을 해요

 

내 생활을 고모의 생활과 비교해보죠

 

고모는 여행을 가고, 이태리를 가고,
하고 싶은 것을 해요

 

사랑을 받고
그런데 나는…

 

즐거움도 없고, 신비로움도 없어요
고모는 다 가지고 있잖아요

 

세르게이는요?

 

- 그 아이는 어때요?
- 보지 못했어요

 

제가 그 아이를 만나는걸
카레닌이 허락하지 않아요

 

아주 힘들겠군요

 

어떻게 살든간에, 어려움은 있는 법이잖아요

 

카레니나 부인의 집사가 부인을 뵙고 싶어합니다

 

실례해요, 돌리
기다리는 전갈이 있어서요

 

- 전갈을 갖고 왔나요?
- 아뇨, 편지를 전달할 수 없었습니다

 

- 왜요?
- 브로스키 백작께서는 이미 역으로 떠나신 뒤였습니다

 

고마워요, 그만 돌아가요

 

무슨 일이에요, 안나?
뭐가 잘못됐어요?

 

아뇨

 

아뇨, 역으로 나가봐야겠어요

 

그럼 잘가요, 안나
즐거운 여행되세요

 

- 미안해요, 우리가…
- 신경쓰지 마세요, 안녕히

 

- 안나는 어디 있어요?
- 갔어

 

아, 만나보고 싶었는데

 

안나는 여전히 똑같아요, 안 그래요?

 

아주 사랑스럽고, 아주 매력적이고

 

- 그런데 돌리, 무슨 일이 있는거 같죠?
- 그래, 너도 그렇게 느꼈니?

 

뭔가 슬픈 일 같아요

 

아주 슬픈 일

 

그래, 잠깐 동안이기는 했지만,
그녀가 거의 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녀가 어떻게 행동을 해도

 

그녀의 표정속엔 자신이 치러야 할
댓가가 나타나 있군요

 

아들을 전쟁에 내보내야하는 것이 슬프군

 

그렇지만 저 아이가 다시 제복 입은걸 보니 기뻐

 

브론스키, 잊을 수 없겠어?

 

자네는 아직 젊어
앞에는 자네 인생이 있어

 

- 잊을 수 없겠어?
- 내가 왜 잊을 수 없는지 말해주지

 

우리가 함께 있던 그 마지막 순간에,
그녀는 애원하는 눈빛으로 나에게 다가왔어

 

그녀는 동정이나 따뜻한 한 마디의 말을 원했어

 

나는 그녀에게 그렇게 하지 않았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

 

나는 그냥 돌아섰어

 

자네가 설령 그렇게 했더라도, 뭐가 달라졌겠어?

 

아마도 아니겠지

 

그렇지만 그렇게 해줬다면,
이런 끔찍한 느낌은 들지 않았을거야

 

이 끔찍한 죄책감

 

그건 절대로 내 안에서 떠나지 않을거야, 절대로

 

그건 운명이야

 

그녀는 그런 팔자를 타고난거야

 

나는 그녀쪽으로 몸을 돌리지 않았어

 

그 때 갑자기 그녀에게 용서를
빌어야만한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데, 곧 나는 다시

 

마음을 굳게 먹었어

 

이것 때문에, 나는 결코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

 

이것 때문에… 나는 결코 잊을 수가 없어

 

그녀는 다 잊고, 용서했어

 

그렇게 생각해?

 

분명해

 

글쎄… 아무도 모르지

 

아무도 몰라

 

Sub2smi by '호 림 아'
클래식 무비 (Classic Mov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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