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녀

 

"정로요새"

 

"진원장군부"

 

"대서"

 

"고성제"

 

"산수인물화"

 

맘에 드십니까?

 

당신이 그린 거요?

미숙한 솜씨입니다만...

아주 좋소

 

손님도 초상화를 그리시겠습니까?

 

그래볼까요?

 

이리 앉으시죠

 

성함은...

 

구양년이라 하오

 

구양년이라...

 

오랫동안 여행을 하셨나 봅니다

어떻게 알았소?

 

워낙 시골이다 보니
웬만한 사람은 다 알고 지냅니다

 

지금 막 도착해서 그런데
당신은 이곳 토박이오?

 

 

삿갓을 좀 올려주시겠습니까?

 

얼굴을 옆으로 돌려주시죠

 

성함이 어찌되시오?

 

- 고성제라고 합니다
- 아저씨!

 

성재야

 

아저씨 일찍 나오셨네요

들어와서 차라도 한 잔 하시죠

나중에 옴세

 

그러십시오

 

고 선생, 저들은 누구요?

약장수입니다

성이 뭐요

노씨입니다

 

이곳 출신이오?

여기 온지 얼마 안되었습니다
약이 좋아 절앞에 약방을 차렸죠

무슨 일이시죠?

아무 것도 아니오

 

손님!

 

내일 다시 오겠소

 

계단 조심하세요

 

어머니!

 

석 선생님!

 

내 또 오리다

 

조심해 가세요

 

건너 집에 누가 사나요?

저런데 누가 살겠니?

 

석 선생님한테 네 점을 봤단다
어떻게 나왔는지 아니?

 

됐어요

 

가서 밥이나 먹자

 

금년엔 운이 아주 좋다는구나

 

그걸 어떻게 알아요?

 

그야 점을 봤으니까 알지

 

금년엔 과거에
급제할 수 있다는구나

전 안 볼 거예요

아니 왜?

두눈이 성한 사람이 어찌
장님의 말을 듣겠어요?

 

이 에미가 아들의 출세를
바라는 게 그렇게 큰 잘못이니?

 

그야 물론 지금은 가난하지만

 

세끼 밥은 먹을 수 있잖아요

언젠가는 돈을 모아서
서당을 열 거예요

 

네가 정신이 나갔구나
서당을 연다고?

요즘 세상엔 관리가 최고야

 

제겐 학문이 최고예요

관리가 안되려면
학문도 뭐에 쓰게?

세상 이치를 알려는 겁니다

너야말로 세상이치를 몰라

 

네가 서른이 넘도록
장가를 못간 이유를 아니?

 

그야 아직 짝을 못 만나
그런 거죠

그게 다 우리가 가난해서
그런 거야

 

이러다 대가 끊기겠어

 

"비록 난세에 살더라도"

 

"명성만을 추구하지 말지어다"

 

지금 나한테 설교하는 거니?

 

그럴 머리 있으면
과거 공부에 쓰거라

 

너를 누가 말리겠냐

 

어머니세요?

 

너 거기서 뭐하니?

 

여기에

 

누가 있는 것 같아서요

 

있긴 누가 있다고 그래
어서 가자

 

얼른 가자니까!

 

어서!

 

지금이 몇 시인 줄 아니?
이 먼지 좀 봐라

 

고 선생,
뭐 하나 물어봐도 되겠소?

물론입니다

 

이 근처에 정로요새란 곳이
있다고 하던데

네, 있습니다

거기 가 보셨소?

 

제가 거기 살고 있습니다

 

듣자니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던데

 

귀신 따위는 다 마음먹기에
달려있는 겁니다

 

좀 있다가 표구를 하지요
내일이면 완성될 겁니다

 

난 귀신을 믿는다네

 

공자께서도 귀신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 점에는 찬성 못하겠군요

 

그럼 이만

 

됐다

 

"믿는 자에게는 보이고
믿지않는 자에겐 보이지 않으리"

 

"유령퇴치부적"

 

어머니!

 

너 여기서 뭐하니?

 

또 엉뚱한 짓이라도 하는 게냐?

 

소개하지요

 

이쪽은 양처자다

 

제 아들놈입니다

 

그만 가자

 

아가씨, 필요한 게 있으면
뭐든지 말만 하세요

 

누굽니까?

이웃 사촌이지 누구겠니?
네가 어젯밤에 실례를 했잖니

 

오히려 제가 놀랬는데요

그런데 어떻게 저런데서
혼자 사는 거죠?

 

그야 집세가 공짜니까 그렇지

 

성제야

 

어머닌 뭐 하러 가신 거예요?

 

실과 바늘을 빌리러 갔었다
저 집도 살림이 어렵더라

 

어머니!

 

저 아가씨는 혼자 사나요?

팔순 넘은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가 계시더구나

 

그 막대기는 어디에 쓰려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뭐 하면서 산대요?

바느질해서 꾸려나간대
몇 푼 안 되는 모양이야

 

너도 이제 서른이 넘었다

또 과거시험 보라고요?

그게 아니라 저 아가씨도
이제 갓 스물에 혼자 아니니

너랑 짝지으면 좋을 것 같다

 

일가붙이 하나 없는 모녀니까
너한테는 딱 어울리지 뭐니

 

- 어머니
- 왜?

 

전 괜찮다 치더라도
저쪽에서 싫어할 거예요

 

네가 뭐가 부족해서

 

너만 좋다면 되는 거야

 

그건 말도 안돼요

 

우리보다 더 가난한 형편에
찬밥 더운 밥 가리겠니?

 

걱정 말아라 내가
내일 아침에 물어 볼 테니까

 

오늘은 일찍 들어와야 한다

 

어머니!

 

깜짝이야

 

너 아직도 안 갔니?

 

어떻게 됐어요?

 

싫다더라

 

너 어디 가니?

가게 나가야죠

비도 오는데 오늘은 쉬어라

 

어머니!

 

자세히 말해 보세요

 

그 아가씨 어머니는 좋다는데
본인이 싫다는구나

 

왜요?

 

겉으로 내색은 안해도
우리가 가난한 게 싫은 게야

 

그래도 난 포기 못한다

어쩌시려고요?

 

넌 과거 시험이나 준비해

 

그 얘기라면
이미 다 끝난 거잖아요

뭐라고? 네가 만약 관직에라도
있었더라면 대접이 달랐을 거다

 

그림만 계속 그릴 생각이라면
장가는 아예 포기해라

 

아무 대답이 없기에
제 맘대로 들어와 봤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 분은 구양 선생이십니다
제 어머니십니다

 

자, 앉으시죠

 

어서 앉으세요
워낙 누추한 곳이라

아닙니다
널찍한 게 아주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용한 곳이군요

 

오늘은 왜
가게에 안 나오셨습니까?

 

집에 일이 있어서요

 

아침 일찍 가게에 갔었습니다

이거 죄송합니다

그림은 완성되었습니다
보시죠

 

아주 좋습니다

마음에 드십니까?

 

이렇게 훌륭한 재능을
썩히다니 아깝습니다

 

한낱 시골뜨기의
잔재주에 불과합니다

 

금년에 과거시험이 있다던데
고 선생도 시험을 보십니까?

우리 애가 합격할 수 있을까요?

 

어머니!

 

그 정도 실력이면 충분합니다

농담이 지나치십니다

거봐라, 내 말이 맞지
제발 과거 시험을 치렴

 

고 선생이 시험에 응시한다면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아뇨, 괜찮습니다

 

이렇게 고마울 데가 있을까

 

천만에요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전 응시하지 않을 겁니다

 

손님 그냥 못들은 걸로
해주세요

조용하지 못해

 

결심이 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이건 얼마 안됩니다만...

 

아닙니다
그 그림은 그냥 드리겠습니다

 

이건 너무 많습니다
한 장에 5전이면 충분합니다

이 분 성의가 있는데
받아 두어라

손님!

 

부인 그럼 나중에 뵙지요

 

안녕히 계십시오

 

그림은 마무리 지어 놓겠습니다

 

가게로 갖고 나오시오

 

이런 비가 쏟아지네요

살펴 가세요

 

참 좋은 분이구나
친하게 지내도록 하거라

 

잠깐 멈추시오

 

누구십니까?

 

누구요?

 

석 장군!

 

누구시오?

 

사람 살려!

 

점쟁이 어른!

석 선생님!

 

이게 무슨 일이에요?

많이 다치셨네요

괜찮습니다
제 지팡이는요?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에요
비를 다 맞겠어요

제 지팡이는 어디 있습니까?

 

머리에서 피가 나고 있어요

 

안에서 약을 가져오마

 

지팡이가...

 

아가씨, 도와주세요

 

마른 장작 좀 구해다 주세요

 

들켰어요?

괜찮소. 그는 누구지요?

 

- 내일 노장군에게 전하시오
- 알았어요

 

'노정암'

 

부인 감기가 드셨군요

열은 좀 있지만 괜찮을 겁니다

 

어제 석 선생을 도와주다

비를 흠뻑 맞는 바람에
이렇게 된 거랍니다

몸을 차갑게 하는 게 건강에
제일 안 좋다는데 말이에요

 

노 선생님이 지어주신 약을
먹으면 괜찮아질 거예요

 

네가 뭘 안다고

부인

 

이걸 다려 드시면 몸에서
열이 나면서 좋아질 겁니다

 

그만 가자

 

얼마입니까?

 

나중에 내게나

 

그래, 서두를 필요 없잖니

안 그래요? 선생님

 

가게에서 쉬었다 갈까요?

아니다, 그냥 얼른 가자

안녕히 계세요

 

아가씨!

 

날 모르시겠소?

 

잠깐!

 

물어볼 게 있소

 

이 근처에서 장님 점쟁이를
못 보았소?

 

좀 쉬어 갈까요?

다 왔는데 뭐

 

처자가 고생이 많네

 

아니, 얼굴이 왜 그러오?

 

몸은 좀 어떠세요?

 

늙으니까 이 모양이야
약이 이렇게 많아

 

아가씨, 피곤할 텐데
어서 가서 쉬십시오

 

석 선생님과는 아는 사이입니까?

 

아니요

 

미안해서 어쩌나
한 숨도 못 자고 피곤하죠?

 

아가씨가 우리 며느리라면
얼마나 좋을까...

 

워낙 우리 집이 가난하다 보니...

별 말씀을 다 하세요

 

우리 집에 시집와서 고생하기
싫은 거 나도 다 알아요

이제 그만 쉬세요

 

아들놈이 저 모양이다 보니
과거 시험도 안 본다는군요

다른 뜻이 있겠죠

저 놈이 제 아버지를 닮아
저렇다우

 

성실한 건 좋은데 도무지
출세할 마음이 없으니

 

저러다 결국...

 

얼마나 효심이 지극한데요

 

그게 다 무슨 소용이라고

 

저 나이에 장가도 못 갔는데

머잖아 훌륭한 가문의
며느리를 보실 거예요

 

그런 건 바라지도 않아요

 

아들은 나이 서른에 총각이고
나는 이렇게 몸이 부실하니

내가 죽고 나면

 

우리 가문은 대가 끊기겠어

 

선생님!
지난 번 약값입니다

뭘 이런 걸...

 

그럼 약값만이라도 받을까?

 

어머님은 어떤가?

덕분에 좋아졌습니다

 

요즘 들어 동창패거리가
부쩍 늘은 것 같네요

부두목인 동창이 온다더군

 

노 선생님, 구양년을 아십니까?

 

구양년?

 

글쎄 모르겠는데...

 

그렇습니까?

 

안녕히 계십시오

 

저 자가 그를 어떻게 알죠?

 

"고성제는 요주의 인물임"

 

오늘 밤 저희 집에 와주세요

 

꽃과 함께 마시는 술

 

친구는 없고 나 혼자 즐기네

 

잔을 들고 달을 보니

 

내 그림자가 바로 친구로세

 

그래도 달은 술 마실 줄 모르고

 

그림자는 내게 기대오기만 하네

 

우선은 우리 셋이

 

가는 밤을 즐겨보세

 

내 노래에 달도 발걸음을 멈추고

 

내 춤에 그림자도 장단맞추네

 

지금은 서로 기쁨을 나누세

 

언젠가 찾아올 이별 전에

 

지금은 영원한 우정을 맹세하세

 

마지막 만남이 될지 모르니

 

고 선생!

 

고 선생,
여복도 참 많으시오

 

아가씨 저와 함께 돌아가시죠

 

명문가문의 처녀가
이게 무슨 꼴이오

 

고 선생, 무슨 일 있었소?

그냥 넘어졌습니다

 

고 선생!

 

관청에서 무슨 일이십니까?

현령께서 부르시오

 

무슨 일로...

 

가보시면 압니다

 

저기...

어서 가시오

 

고 선생!

이것과 똑같은 걸
10장 그려주시오

 

돈은 물론 드리리다

 

앉으시오

 

'현상수배범 양혜정'

 

이게 뭡니까?

 

보면 모르시겠소?

 

그녀의 아버지는 동림당의
거물로 조정에 반역을 꾀해

일족이 멸했으나 그 딸만은
유모와 함께 도망쳤다 하오

그럴 리가...

그 여자를 보았소?

 

설마요...

 

하지만 충신의 딸인데...

 

고 선생이야 무슨 상관이오

 

어째서 현상수배를...

우리 같은 아랫것들이 알 바
아니지, 어서 그리기나 하시오

나으리!

 

나으리, 동창패의 벼슬이
왔습니다

 

이런, 어서 환영준비를 해라

가서 성문을 열어라

 

현령님께는?

내가 알리겠네

 

서둘러

 

어서 오십시오

 

편히들 쉬게

 

현령, 자네 고을은 상당히
민심이 흉흉한 것 같군

 

제 불찰입니다

어쩔 생각이지?

 

불충자들을 비호한 죄는
결코 가볍지 않아

모두 제가 부덕한 탓입니다

 

그래 지시한 것은 어떻게 됐나?

 

이제 막 공문문서가 도착했습니다

양혜정을 잡아들이란 공문문을
온 고을에 내걸 생각입니다

지원도 요청했습니다

필요 없어

 

너희들 힘으론 어림도 없을걸

 

현상금을 올리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요?

닥쳐!

 

소란을 피우면 놈들은 도망간다

 

하지만 형부에서...

내 명령만 따르면 돼

 

하지만 조정의 군이
진을 칠 테니 조심하게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공문문 따위는 집어치우고
용병이나 모으시오

 

고 선생, 그만 그리고 가시오

 

그러지요

 

여기서 나가야 됩니다

무슨 일 있니?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어서 서두르세요

 

어서요

 

난 절에 가있으마

 

몸조심해라

도둑 조심하고...

걱정 마세요

 

아가씨!

 

아가씨!

 

고 선생!

 

석 선생님!

 

고 선생, 무슨 일이오?

 

여기 사는
아가씨를 못 보셨습니까?

 

난 앞이 안 보이잖소

 

죄송합니다

 

그 아가씨는 모친과 함께
이곳을 떠났소

 

선생님!

자네도 어서 도망치게

 

어디로 갔습니까?

난 모르오

 

꼭 만나야 합니다

 

석 선생님...

 

선생의 정체가 뭡니까?

 

사실은 장님이 아니라는 것만
말해두지

지금 그 자들은...

조용!

 

움직이지 말게

 

도망쳐!

 

석 장군
이제 그만 나오시지

 

서로 아는 사이...

 

고 선생, 그들과 친하게
지내지 않는 게 좋을 걸세

 

그들은 반역자야

 

도망쳐!

 

난 괜찮소

 

어서 도망가세요

아직 할 일이...

조정과 동창패 모두 당신을 잡으려고
혈안이에요 여긴 위험합니다

맞서 싸우겠어요

 

그들 모두와 맞설 작정이오?

 

당신이나 어서 도망가세요

 

아니, 나도 도움이 되고 싶소

 

왜죠?

 

우린 이제 부부나 다름없소
그러니 돕는 게 당연하오

 

그 때 그 일이라면
이제 잊어주세요

 

좋소, 그럼 그냥 친구로
돕게 해주시오

 

이건 목숨이 달린 일이에요, 당신을
이 일에 끌어들일 순 없어요

 

난 목숨 따위 걸지 않을 거요
용기만 갖고 맞설 수는 없소

 

무슨 좋은 방법이라도 있나요

 

힘으로는 안되겠지만
머리를 쓴다면...

 

나를 믿어준다면
조금이나마 돕고 싶소

 

전 지금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있어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에요

다행이오

 

그럼...

하지만 당신을 끌어들이고
싶지는 않아요

내 걱정은 말아요
사실을 알고 싶을 뿐이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했소

 

노 장군

 

너무 걱정 마십시오

 

얼마 전 황제에게도
상서문을 올렸소

 

내용은 모두 여러분께서
조사한 내용이며,

 

위공의 죄와 동창의

 

온갖 횡포를 적어 놓았소

 

동림당 사람들에게도 보여주시오

 

과연 잘 될까요?

 

모두 내가 책임지겠소
나만 믿으시오

 

놈들이 조금이라도 눈치챘다간
수포로 돌아갑니다

 

어쨌든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 없어

나으리!

 

황제의 사자가 동창패 무리와
함께 찾아왔습니다

 

어서 맞을 준비를 하여라

 

어서 오십시오

-양 대인! 어명을 받을 준비를 하시오
-네

 

-어명을 받으시오
-네

 

어명이다
모두 무릎을 꿇으시오

 

만세

 

하늘의 뜻에 따라 명하노라

 

양련은 즉시 조정에 출두해
배알토록 하라 이상

 

만만세

 

양련!

 

네가...

 

올린 상서에
나와 위공에 관해

 

모함한 부분이 있다지?

 

그건 거짓이 아닌
사실이오

 

잘도 지껄여대는군

 

당신은 군사물자를
횡령했다면서?

 

왜 그 말에 대꾸를
못 하는 거지?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내가 거짓자백을 한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믿지 않을 거요

 

어서 자백해라

 

나도 그냥 넘어가지 않겠소
황제에게 직접 고하겠소

 

행을 내려라

 

아버지는 심한 고문 끝에
목숨을 잃고 말았어요

 

저도 구사일생
장군들의 도움으로 살았지요

 

그게 바로 석 선생과
노 선생이로군요

 

위는 동창패의 수하들을 이용해

 

저를 잡아들이려 했지만

 

두 장군들 덕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어요

 

저쪽으로

 

저리로

 

갑시다

 

안심하십시오
저들도 여기선 함부로 못 할거요

 

여기서 이상한 놈들을
보지 못했나?

 

어서 대답하지 못해!

 

저게 무슨 짓인가?

 

당신 부하가 우리에게
폭력을 휘두르려고 해서요

제가 잠시 손을 봐드렸소

 

위기는 우선 피해야겠지요

 

중놈은 절에서
불경이나 외우고 있을 것이지

누구 앞에서 잘난 척 하는 거야?

 

불문에선 살생이 금지되어 있소

 

살려 두었다간,
언젠가 화를 입을 거요

 

오랜 여행으로 지치셨을 텐데
우리 절에 가서 쉬었다 가시죠

 

가시죠

 

바로 저깁니다

 

우린 그 절에서 2년간 지냈고

 

저는 주지스님으로부터
호신술을 배웠습니다

 

세상은 이렇게도 넓기만 한데
제가 편히 살아갈 곳은 없군요

주지 스님께 도움을
요청할 수는 없을까요?

그건 아마 안 될 거예요

현령은 어떻소?

그는 원리원칙만 따질 뿐이에요

 

소문에 듣자니 문달도
우리를 쫒고 있다고 합니다

 

그자가 앞장서서 당신이
있는 곳을 찾아낼 작정인가 보오

 

어떡할 생각이오?

 

상대방의 허를 찔러
이동 중에 공격을...

 

안되오, 우선 놈들의 힘부터
빼놓아야 하오

 

무슨 말씀이신지...

 

이건 바로 요새의 지도요

 

지리적 장점을 이용하는 거요

 

여기서 가만히 놈들을
기다리는 겁니다

 

나는 병법을 잠깐 공부 한 적이
있어 포진에는 일가견이 있지

 

놈들을 깊이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우리에게도 승산은 있소

 

무슨 일이냐?

 

구양년이 오늘 아침
산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구양년이 포기하고
물러간 게 틀림없어

 

아닐 거요

 

구양년은 지원군을 요청하러
간 겁니다

 

어떻게든 그를 저지해야 하오

 

잠깐!

저건 문달의 호위병들이야

한사람씩 처치합시다

 

수령님

 

저리 비켜

 

수령님

 

곽연현!

 

 

붓과 먹을 가져와서
내 대신 편지를 써라

 

준비됐는가?

 

 

동창지휘관 문달 대인

 

동림당의 잔당이 이 부근에
남아 있습니다

 

이곳에 오시면 안됩니다

 

구양년

 

이걸 대인에게 보내

 

대인은 벌써 출발했을 거야
어서 서두르게

 

아니면 자네 목숨이 위험해

 

누구냐?

 

아무도 아닙니다

 

아무도 들여보내지 말라고 해

 

보초들에게도 명령했습니다

 

우선 상처를 치료 하셔야죠

 

조금 전에 약을 먹었으니
잠시 이곳에서 쉬겠다

 

모두에게 조용히 하라고 해

알겠습니다

 

노 선생님

어떻습니까?

중상입니다

 

누구냐?

 

상처가 너무 깊어서
의원을 모셔왔습니다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했을 텐데

 

아니 당신은...

 

구양년

 

노장군

 

어서 오시오

 

당신의 상처를 치료하러 왔소

 

문달을 이곳으로
끌어들이는 겁니다

 

편지를 보냅시다

 

편지가 왔습니다

 

기다려라

 

무슨 일인가?

구양년에게서 편지가 왔습니다

 

읽어보아라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어서 오시기 바랍니다, 구양년'

 

준비가 완료됐다고 합니다

좋아, 출발해

 

출발

 

문달이 정로요새 근처에
주둔할 모양입니다

언제까지?

구양년을 찾을 때까지요

 

세력은 얼마나 되지?

약 200명 정도입니다

 

"다수의 적을 맞이했을 때는"

 

"기선을 먼저 제압하라" 했소

 

무슨 뜻입니까?

 

정로요새에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을 퍼트리는 겁니다

 

그게 과연...

 

그래...

 

이건 우리 어머니가
맡는 게 좋겠어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십니까, 나으리

 

찾아냈는가?

아직 못 찾았습니다

 

그 정로요새엔 가봤는가?

 

가봤냐고?

 

나으리, 그곳은 여러 번의
전쟁을 치르느라,

 

이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래도

 

한 번 가보도록 하게

 

나으리

 

그곳은 부정 탄
곳이라고 합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

 

소문에 따르면...

 

귀신이 나온다고...

 

다 헛소리일세

 

그런 걸 믿는단 말인가?

 

내일 직접 가보게

 

 

'진원장군부'

 

몇 명은 여기 남아있도록 하라

 

너희들은 여기서 지켜라

 

어서

 

어이, 거기 누구냐?

 

게 서라, 서!

 

무슨 일인가?

저기!

 

잡아라

 

어떻게 됐나?

 

무슨 일이냐?

 

귀신이다

 

귀신이 나타났다

 

큰일났습니다
문밖에...

 

뭐라고?

 

도저히 못 믿겠군
믿을 수가 없어

 

제가 이 두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내 이제까지 귀신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이제껏 한 번도 보지는 못했네
잘됐군 꼭 한 번 보고싶었는데

 

나으리는 중요한 분이십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갈 순 없습니다

 

세상에 귀신이 어디 있나?

 

귀신도 나쁜 짓을 한 사람은
알아보고 피한다고 하던데...

 

저...

 

걱정 말게

 

모두 어리석은 백성들의
헛소문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부하들은 모두
그 소문을 믿고 있습니다

 

틀림없이 누군가의 음모야

 

현령,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날카로운 통찰력이십니다

 

믿지 않는다...

현령을 의심하는 모양입니다

 

뭘 고민하나?
쳐들어가서 없애버리면 그만이지

그럼 이제까지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갑니다

내일 모레 밤에 여기로
유인하는 것은 어떨까요?

 

내일 문달에게 선물을
보내도록 하지

 

구양년이로군

 

현령

 

이 시체를 어디서 찾아냈는가?

정로요새 부근에 있었습니다

 

구양년은 자네 관할 내에서
살해당했는데 할 말이 있는가?

 

제 불찰입니다

 

입 한 번 잘 놀리는군

 

여봐라!

 

현령을 감옥에 넣어라

 

나으리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말해보게

 

사람들을 물러가게 해주십시오

 

말해보게

 

양혜정이라고?

 

양련의 딸 말인가?

 

예, 맞습니다
두장군도 함께 있습니다

 

세 사람이 함께 있단 말이지
그거 잘됐군

 

그 외에 누가 있나?

 

그들이 모은 산적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두 분을

 

유괴할 거라고...

 

선수를 치는 쪽이 이깁니다
제가 오늘 밤 일망타진하겠습니다

 

나으리, 이제 곧 도착합니다

 

사람 살려

 

모두 가만있어

 

웬 소란이냐

부두목 나으리
진짜 귀신입니다

복병이 숨어있었군

아뇨, 귀신입니다

진짜 귀신이 있었어요

두 명이 당했습니다

 

소문은 사실이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복병을 조심해라

 

여기서 후퇴하시죠

모두를 진정시켜

 

모두 진정해라

 

나으리, 문달님을 설득해
그만 돌아가죠

상대는 귀신입니다요

내일 낮에 다시 나오는 건
어떨까요?

우리가 워낙 나쁜 짓을
많이 저질렀으니...

 

사람도 많이 죽이고...

 

나으리 저...

평소에는 똑똑하던 자네가

 

놈들의 계략이란 걸 모르겠나?

틀림없이 귀신임이...

자네 임무를 잊었나?

어리석게 귀신을 믿다니!

부하들과 의논해 봤습니다만...

이건 명령이다!

 

나으리를 지켜라

 

반드시 잡아야 한다

 

석 장군이로군

 

나으리

놈들이 안에 있다

 

도망쳐라

 

나으리

 

너희들은 흩어져서 찾아라

 

아가씨, 살려 주시오

'여자의 아량은 언젠가
큰 화를 자초한다'

 

'양련의 위패'

 

아가씨!

 

아가씨!

 

아가씨는
어디 있습니까?

 

혹시 아가씨를 못 보셨습니까?

 

아가씨는 어디 있습니까?

 

어머니

 

아가씨는요?

 

떠났다

 

어디로요?

 

찾지 말라고 하더구나

 

반드시 찾아낼 겁니다

 

'고씨 가문의 대는
계속 이어질 겁니다'

 

아가씨는 속세의 인연이
아직 남아 있군요

 

지금은 고성제를 도와주시오

 

당신이 깨달음을 얻은 후에
당신을 모시러 가겠소

 

'현상수배범 고성제'

 

저기 있습니다

 

잡아라

 

도망치세요

 

도망가자

 

저 사람은 서진부사요

 

석 장군, 아가씨

 

새로 금의위 북진부사로
부임한 서현순이오

 

위공의 명으로

 

두 분을 모시러 왔습니다

 

위공에게 전하시오

아가씨와 난 유유자적하게 살고
있다고, 우린 그와 할 말이 없소

 

재판을 하기 위해서라도
난 당신들을 데려가야겠소

 

그 명령에는 따를 수 없소

 

그렇다면 할 수 없지

 

생각을 고쳐먹는 게
신상에 좋을 거요

 

시작하죠

 

시작합시다

 

나한테 맡겨요

 

안녕하시오

 

당신은 혜원대사 아니십니까?

 

예, 맞소이다

 

고명하신 대사님께서 어찌
저런 자들을 감싸는 겁니까?

 

대사님의 이름에 누가 될 텐데요

 

속세의 인연은 끊기가 어렵군요

 

석 장군은 국가의 중요한 인재요
아가씨는 충신의 딸입니다

허나 악당들의 음모로 인해
누명을 쓰고 말았지요

 

그들은 속세를 버리고
떠났지만

 

동창패의 추적으로 인해
싸움을 택할 수밖에 없었소

 

죄인을 잡기 위해 쪼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닙니까

 

동림당 사건은 귀하도
잘 알고 있을 텐데요

 

부처님을 보아서라도
그만 자비를 베푸시지요

 

저는 무책임한 짓은 할 수 없습니다
누구도 어명을 거역할 수 없습니다

 

저 둘은 불가에 귀의해 영원히
속세로 내려가지 않는다고

위공에게 전하시오

 

한낱 중놈 주제에 조정에
명령을 내린단 말이냐

 

당신도 원래는 위공의 한낱
졸개였을 텐데...

부처님의 성지를 더럽히게
놔둘 순 없소, 돌아가시오

 

죄인 은닉죄로
당신을 체포하겠소

 

놈들을 끌어내라

 

칼을 버리시게

 

가만히 있어

 

돌아가시오

 

오지마

 

대사님

가만히 있게

 

석 장군님

 

대사님!

 

저를 제자로 받아주십시오

 

자네는 속세와의 인연이
질기니, 돌아가시오

 

저는 사람을 너무 많이
죽여서

 

밤마다 꿈에는
귀신이 나타납니다

 

헛것을 보고는 가슴을 졸이고

 

대낮에도 그 공포는
계속됩니다

 

남은 인생을

 

부처님께 바치고 싶습니다

 

좋습니다

 

칼을 버리면 부처가
될 수 있습니다

 

저희를 제자로 받아주실 때까지
여기 이렇게 있겠습니다

 

고해에서 벗어나면
극락이 보입니다

 

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