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Goldfinch.2019.1080p.BluRay.x264-GECKOS

암스테르담에서
어머니를 다시 만나는 꿈을 꾸었다

 

어머니도 나만큼이나
우리의 재회를 기뻐하셨다

 

변함없이 아름다운
그 엷은 청회색 눈동자

 

어머니가 살아 계셨더라면
모든 것이 더 나았을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내가 어렸을 때 돌아가셨다

 

어머니를 잃었을 때…

 

나를 더 행복한 곳으로 이끌어 줄 이정표는
하나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어머니의 죽음은
내 잘못이었다

 

모두가 그렇지 않다고
말해주곤 했지

 

그건 그저 끔찍한 사고였다고

 

맞는 말이다

 

그리고 나는 그 말을
조금도 믿지 않는다

 

모두 나의 잘못이었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일어난
모든 일과 마찬가지로

 

그림

 

그 그림

 

"호비 아저씨께"

 

모두 내 잘못이다

 

"피파에게"

 

영원불멸해야 할 무언가를
나는 영영 잃어버렸다

 

그러려던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저지른 일은
되돌릴 수 없다

 

내가 곧 죽을 거라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앞으로도…

 

역사가 기록되는 한…

 

사람들은 그 그림을
기억하고 애도하리라

 

"더 골드핀치"

 

저희가 알기로는…

 

시어도어 군은 미술관에서

 

아파트로 혼자
돌아온 것 같습니다

 

거기서 밤새 기다리다가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자

 

TV에서 본 비상 연락망에
전화를 걸었고요

 

그쪽에서 아이의 나이를 확인하고
저희에게 연락했죠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시오의 아버지는 반년쯤 전
가족을 떠났어요

 

그건 몰랐네요

 

우리 아들과 시오는
초등학교 때 친구였죠

 

제가 알기로는 그 뒤로는
그다지 가깝게 지내지 않았어요

 

이게 무슨 일인지
잘 이해가 안 되는군요

 

지금으로서는…

 

시어도어 군은 미성년이라
임시 보호가 필요합니다

 

시어도어 군에게
누군가 얼마 동안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물어보니

 

부인 이야기를 하더군요

 

어서 들어오렴

 

앤디는 아직 안 일어났단다

 

피곤하면 좀 쉬렴

 

필요한 걸 챙겨 주마

 

옳지, 여기 있구나

 

많이 힘들겠구나

 

끔찍한 일이 일어났으니

 

하느님 맙소사

 

이런 상황이니 술이라도
한잔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우리 아버진 그걸
한 모금 홀짝인다고 표현하셨는데

 

챈스

 

물론 너는 필요 없겠지

 

괜한 말을 했구나

 

너를 맡게 되어서
정말 기쁘단다, 시오

 

최대한 편안하게
지냈으면 좋겠구나

 

무슨 일이에요?

 

시오가 왔어
엄마가 돌아가셨다는구나

 

누가 널 보고 싶어 하네

 

우와

 

끔찍하네

 

그러게

 

아이 아버지가 어디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아요

 

아이 양육비도 전혀
내지 않았던 모양이고요

 

빚만 남기고서 말 한마디 없이
동네에서 도망친 모양이니까요

 

다른 방법이 없었어요
아이를 돌려보낼 수는 없잖아요

 

아니, 그냥 몇 주만
맡아 주는 거예요

 

배 탈 줄 아니, 시오?

 

아니요

 

그거 안됐구나

 

앤디는 지난해 메인에 가서

 

항해 캠프에서 아주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단다

 

내 인생 최악의
2주였죠

 

말도 안 되는 소리

 

넌 그냥 자신감이 부족한 것뿐이야

 

에타에게 부탁해서 뭔가
다른 걸 만들어 달라고 할까?

 

배가 안 고파서요

 

감사합니다

 

쟤 아빠는 어디 있어?

 

좋은 질문이네

 

세상에!

 

이걸 한번 입어 보렴
플랫이 전에 입던 거야

 

밖은 굉장히 춥거든

 

밖이요?

 

다음 주부터는 다시
학교에 나가는 게 어떠니?

 

최대한 빨리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거든

 

이럴 때는 바쁘게 지내는 게
해결책이란다

 

오늘 오후에 너희 집에

 

돌아가 보면 어떨까?

 

내가 같이 가 줄게

 

엄마를 기다리는 동안
치우려고 했었는데…

 

필요한 것만 챙기렴
여기는 내가 치울게

 

학교에 필요한 것들만 가져가자
나머지는 나중에 생각하고

 

농구 연습은 목요일 4시로
변경되었습니다

 

다음 주 라크로스 결승전 티켓을
교무실에서 판매 중입니다

 

바이킹스 화이팅!

 

안녕, 톰

 

안녕

 

이야기 들었어

 

그래

 

운도 없지

 

정말 끔찍하다

 

우리가 그때 미술관에 있었던 건

 

엄마가 교장 선생님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기 때문이야

 

그 담배 일 때문에

 

그래, 우리 엄마도 그 일로
엄청 화냈어

 

그만 가야겠다

 

나중에 보자

 

어디 가냐?

 

- 등신!
- 루저 새끼!

 

난 매일 수영하러 갈 거야

 

누나는 아직
혼자 수영하면 안 되잖아

 

다 같이 수영하러
가면 되지

 

소금물은 만병통치약이란다

 

우리 아버지가 내게 주신 가장 큰 선물은
바로 바다였지

 

바다에 대한 사랑

 

그 열정 말이야

 

우리가 여행 간 동안
쟤는 뭐 할 건데요?

 

내가 좋아하는 그 화가가 누구더라, 사만다?
하늘을 아주 멋지게 그리는

 

맥스필드 패리시

 

맥스필드 패리시, 맞아
그 탑처럼 웅장한 구름 하며

 

내가 어렸을 때 배를 타고 나가면

 

하늘이 딱 그 사람 그림 같았지
마법 같았어

 

붉은색과 주황색이 섞인 노을

 

낙원의 모습이었어

 

침대 정리는 에스페렌자가 더 능숙하니까
그 사람에게 맡기렴

 

설거지도 안 해도 되고

 

정말 멋진 반지구나

 

가보로 물려받은 거니?

 

어머니 쪽의?

 

 

멋진걸
보석은 홍옥수구나

 

음각 세공도 아름답고

 

안쪽의 각인은…

 

'블랙웰'이라

 

어딘가 안전한 곳에
보관해두렴

 

이게 도움이 될 거야

 

잘 때 한 알 먹으면
밤에 무섭지 않을 거야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란다

 

누구나 두려움에 시달릴 때가 있으니까

 

우리는 그냥 전반적인 상황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뿐이란다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것처럼 말이야

 

자, 첫 번째 폭발이 있기 전까지

 

미술관에 얼마나 오래 있었니?

 

한 시간 정도요

 

지도를 보렴
폭발이 일어날 때 어디 있었지?

 

어느 방에 있었니?

 

기념품점 바로 앞 방이요

 

32번이라

 

하지만 어머니는
같이 안 계셨고?

 

 

돌아가서 그림을 다시
보고 싶어 했어요

 

어떤 그림?

 

'해부학 실습'요

 

렘브란트 작품이에요

 

왜 어머니랑 같이 가지 않았지?

 

시오?

 

기념품점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폭발에 대해선
뭐 기억나는 게 있니?

 

뛰어요! 당장 나가요!

 

폭발 직전에 무슨 냄새가 났다거나?

 

기억이 안 나요

 

뭔가 이상한 걸 보진 못했고?

 

기억이 안 나요

 

아무것도?

 

폭탄이 터지는 순간에
어디 있었지? 여기?

 

아니면 여기?

 

모르겠어요

 

이 방들이 다 똑같이 보인다는 거 안다

 

하지만 네가 어디 있었는지
기억하기만 한다면

 

거기서부터 단서를
끼워 맞출 수 있을 거야

 

아이에게 굳이 이런 일을 시키는
이유를 모르겠군요

 

시오는 머리를 부딪쳤어요

 

기억 손상을 겪었죠

 

아무도 아이가 다쳤는지는
물어볼 생각을 안 한 것 같던데요

 

그게 정말이니?

 

그렇구나

 

폭발이 있고 나서
네가 정신을 차렸을 때…

 

주위에 사람들이 있었니?

 

 

그 사람들이 뭘 하고 있었지?

 

전부 죽어 있었어요

 

네가 비먼 선생님한테
그 담배가 내 거라고 그랬지?

 

난 그냥 네 옆에
서 있기만 했는데!

 

이런 맙소사

 

일어나!

 

좋아, 알겠어

 

정말로 그렇게
두고 싶은 거 확실해?

 

이렇게 두다니?

 

네 룩이 위험하긴 하지만

 

퀸을 한 번 살펴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따위 일이 일어난 거
정말 유감이야

 

너희 엄마는 참 좋은 분이셨는데

 

"호바트 & 블랙웰
웨스트 10번가 253번지"

 

"호바트 & 블랙웰
골동품 판매 복원"

 

실례합니다
저는…

 

그분이 이걸 가지고
여기로 가라고 하셨어요

 

난 호비라고 해

 

들어오렴

 

이게 그 사람이니?

 

네게 그 반지를 준?

 

 

웰티 블랙웰이라고 해

 

내 사업 파트너였단다

 

사실 웰티가 사업을 다 했지

 

고객을 만나거나
물건을 파는 거 말이야

 

웰티가 네게 이 반지를 줬다고?

 

그러니까 그 미술관에서…
폭발이 있고 나서?

 

웰티가 마지막에
혼자가 아니었다니 다행이구나

 

혼자 죽어가고 싶지는
않았을 거야

 

네가 그 남자애구나, 맞지?

 

폭발로 어머니를 잃은?

 

밥은 먹었니?

 

같이 지내는 가족은 마음에 들어?

 

바버 가족 말이야

 

신문에서 봤단다

 

바버 부인이 널 돌보기로 했다고

 

고아의 비극을 다룬 그런 기사였지

 

예전에 바버 부인의 가족을 위해
일을 좀 했었거든

 

네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뭐니?

 

영어요, 아마도

 

좋아하는 작가가 있어?

 

톨킨요

 

에드거 앨런 포도요

 

아빠는 포가 이류 작가라고 했지만요

 

포가 미국 문학의
빈센트 프라이스 같대요

 

그건 너무 부당한
비판이라고 생각해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그 양반은 이 난리 중에
대체 어디 있는 거야?

 

네 아버지 말이다

 

글쎄, 저도 몰라요

 

우리를 버리고 튀었거든요

 

없는 게 나을 놈이네

 

아빠도 어떨 땐 괜찮은 사람이었어요

 

예전엔 배우였대요

 

같이 영화를 볼 때면

 

어떻게 특수 효과나 그런 걸
사용하는지 설명해 줬어요

 

하지만 술을 많이 마셨죠

 

어떨 때는 학교에 절
데리러 올 때도…

 

어쨌든, 지금은
없는 사람이에요

 

그래, 덕분에 흥미로운 가족과
지내게 됐으니 말이야

 

이제 남아 있는 건
그림 몇 점뿐이란다

 

'황금방울새'도 그중 하나지

 

저 새는 평생을
저렇게 살았던 거예요?

 

붙잡힌 채로?

 

그 애도 여기 있나요?

 

피파?

 

이쪽은 시오란다

 

네게 인사하고 싶대

 

너무 오래 얘기하면 안 돼
우리 비둘기

 

쉬어야 하니까

 

널 알아

 

우리 친구야?

 

미안해
많은 걸 잊어버렸거든

 

집에 왔을 땐 내 방도
기억이 안 나더라니까

 

무슨 음악을 좋아하니?

 

베토벤

 

베토벤을 좋아할 것 같이 생겼네

 

그게 네 꿈이야?

 

음악가가 되는 거?

 

"세 대의 플루트를 위한 실내악"

 

난 음악을 들으면 안 된대
머리 때문에

 

정말 끔찍해

 

베토벤의 어느 작품을 좋아해?
글렌 굴드 연주가 몇 곡 있어

 

난 그 사람 연주가 제일 좋거든

 

이건 약이야

 

내 생각엔 모르핀인 거 같아

 

너도 낮에 피곤하니?

 

 

전에는 안 그랬는데

 

나도 안 그랬어

 

요즘엔 깨어 있을 수가 없어

 

미안해

 

실례인 건 알지만

 

잠시 눈 좀 감고 있어도 될까?

 

괜찮으면 음악을
듣고 있어도 돼

 

"피아노 콘체르토 5번
E 플랫 장조, 작품 번호 73 - 글렌 굴드 연주"

 

"프레드 R 햄린의 호화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

 

그 그림이 마음에 드니?

 

존 싱글턴 코플리

 

식민지 시대의 뛰어난 초상화가였지

 

내 할머니께서 물려주신 거야

 

할머니께서도 이 그림을 좋아하셨어

 

2번과 3번 중 어느 쪽이 잘 보이니?

 

3번요

 

좋아

 

이제 이 5번과

 

6번 중에서는?

 

6번요

 

왜 피파는 음악을 들으면 안 되나요?

 

어떨 때는 듣기도 한단다

 

그런데 음악을 들으면
보통 기분이 안 좋아지거든

 

학교에서 곡을 연주하기 위해
연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의사들은 아마추어 수준이라면
언젠가 연주할 수 있을 거라지만

 

너무 많은 게 바뀌었으니까

 

피파 이모가 애를
텍사스로 데려갈 거야

 

피파는 여기에 사는 줄 알았는데요

 

예전에는 그랬지

 

피파의 어머니가 죽은 뒤

 

삼촌인 웰티가 피파의
법정 후견인이었어

 

하지만 이제 마거릿이 피파의
가장 가까운 핏줄이거든

 

혈연이라는 거지

 

마거릿은 피파가 자기와
함께 지내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

 

마거릿 이모는 어떤 분이야?

 

착해 보이셨어

 

이모 집에는 말이랑
수영장도 있대

 

난 말 탈 줄 몰라

 

너는?

 

나도 몰라

 

우리 엄마는 잘 탔어

 

캔자스에서 자랐는데
말을 길렀대

 

그중 한 마리는
외로움을 많이 타서

 

집으로 와서는 창문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대

 

안에서 뭘 하는지 보려고

 

네 어머니도 돌아가셨어?

 

 

병으로 돌아가신 거야?

 

아니

 

지금 같이 지내는 가족이랑
계속 같이 있을 거야?

 

아니

 

바버 가족은 곧
여름 휴가를 떠날 거야

 

그러면 너는?

 

모르겠어

 

네가 안 갔으면 좋겠어

 

날 본 거 기억해?

 

언제?

 

그 일 바로 전에

 

난 널 기억해

 

나도 거기 있었어

 

거기에 있었어

 

너 좀 쉬어야겠다, 우리 비둘기

 

시오에게 작업장을
보여주기로 했거든

 

오래된 것들을 좋아하나 보구나

 

바버 가족이랑 지내는 게
재미있겠네?

 

치펀데일 양식이며
앤 여왕 시대 가구까지

 

가구가 만들어지는 걸 볼 수 있어서
여기가 더 좋아요

 

그리고 바버 가족은 다들
꼭 무슨 박제된 동물 같아요

 

이 벚나무 베니어판을
정리하는 걸 좀 도와줄래?

 

이 시계 틀과 맞는 조각을 찾아야 돼

 

시오, 플랫 기억하지?

 

이 집에서 커피라도 한 잔 얻어먹으려면
누구 거시기라도 빨아줘야 하나?

 

네 방으로 돌아가

 

- 챈스, 그냥…
- 아니, 이번엔 못 참는다

 

네 방으로 돌아가

 

당장!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뭔가 나쁜 일이

 

퇴학당한 거야?

 

아무도 이야기를 안 해 줘

 

어머니는 플랫을 제일 사랑하셔

 

아버지는 킷시를 제일 사랑하시고

 

어머니는 플랫을 사랑해

 

아줌마는 토디도 많이 사랑하시잖아

 

"카렐 파브리티우스의 1654년 걸작
'황금방울새' 소실"

 

차이를 모르겠는데요

 

한 가지 방법은
마모된 부분을 살펴보는 거야

 

이 부분처럼 너무 균일하게 닳아 있으면
복제품인 거지

 

골동품은 항상 비대칭적으로
마모되거든

 

또 한 가지는 이거야

 

이 부분은 기계로 잘린 거지

 

느껴지지?

 

하지만 이쪽은

 

손으로 대패질한 거지

 

그러니까 이쪽이 가짜네요

 

아니, 만약 이걸 진품이라고
속여서 판다면 가짜인 거지

 

이건 그냥 복제품이란다
그리 잘 만든 물건도 아니고

 

오래된 분위기를 내기 위한
기술들이 있거든

 

시대에 맞는 목재를 산으로 부식시키고
도료나 그을음을 입히고

 

소금물에 못을 담가
녹이 슬게 하고

 

금방 감을 잡게 될 거야

 

새로 만든 것은 밋밋하지
생동감이 없어

 

하지만 이건

 

이 광택을 보렴

 

몇백 년 동안 사람들이
만지고 사용하며 생긴 거야

 

삶이 깃들어 있지

 

"피파에게"

 

텍사스에 대해 뭐
아는 거 있어?

 

걸어서는 아무 데도 못 가고
사형 제도가 있지

 

하지만 거기서 지내는 게
피파에겐 좋을걸

 

기후가 요양 중인 사람에게 좋대

 

플라네타리움도 가 볼 만해

 

헤이든보다는 훨씬 못하지만

 

햄버거 사 먹으러 갈래?

 

난 네가 졸업 파티 드레스 때문에
체중 감량 중인 줄 알았는데?

 

네 드레스에 달아 줄
코르사주를 만들던 참인데

 

모양이 그만 이렇게 됐네!

 

시오…

 

하나 제안할 게 있단다

 

이번 여름에 우리랑 같이
메인주에 가지 않을래?

 

좋아요!

 

제발요! 너무 가고 싶어요

 

꼭 부탁드려요

 

잘 됐구나
네가 항해를 얼마나 좋아하나 보자

 

재밌을 거라고 생각하지?
너도 싫어하게 될걸

 

대체 왜 날 데려가기로
결정하신 걸까?

 

바보 같은 소리 마

 

우리 부모님은 네게
정이 많이 드셨어

 

내 생각에 메인주에서
가족 공지를 하실걸

 

공지라니?

 

너를 계속 데리고 있겠다고
하실 거 같아

 

앤디 말로는 우리가
멀미를 할 거래요

 

토할 때 쓸 봉지를
가지고 배에 타야 돼요

 

나라도 그럴 것 같은걸

 

어쩌면 이 여행을 계기로
네가 장차 선원이나

 

해양생물학자가 될지도 모르지

 

생각도 못 한 것이
네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는 거니까

 

말씀하셨던 보트용 신발 사 왔어요

 

스웨터도요

 

시오

 

깜짝 놀랄 일이 있단다

 

안녕, 꼬맹이

 

오랜만이구나

 

안녕

 

난 잰드라야
X로 시작하는 잰드라

 

두 시간쯤 전에
라과디아 공항에 도착했단다

 

지금은 라스베이거스에 살아

 

내 삶도 많이 달라졌단다

 

비행기에서 내려 바로 온 참이야

 

물론 널 제일 먼저 보고 싶었으니까
그런 거긴 한데…

 

아파트 열쇠도 필요하거든

 

가 봤는데 들어갈 수가 없었어

 

집이며 주변 정리를
좀 해 주려고 왔거든

 

네 아빠를 자랑스러워해야 해

 

벌써 51일째 술을 끊었거든

 

그것도 순전히 혼자 힘으로

 

그냥 소파에 앉아서
사탕 바구니와 신경안정제로 버텨냈지

 

난 도저히 네 아빠 주벽을
견딜 수가 없었거든

 

우리 엄마도 완전 주정뱅이라
자기 잔에다 토하고선

 

그걸 다시 마시는 인간이었거든

 

내가 전화를 먼저 했다면 좋았겠지만…

 

그냥 직접 와서 너를 데려가는 게
더 편하겠다 싶었거든

 

데려가요?

 

당신 집 아주 아늑하고 좋은데?

 

내 집이라기보단 집사람 집이지

 

거기 그건 뭐냐?

 

그림이에요

 

내가 그랬지
쓰잘데기 없는 건 챙기지 말라고

 

이삿짐 직원들이 다
알아서 옮겨 줄 거니까

 

네 엄마가 같이 잘 지내기
쉬운 사람은 아니었지

 

결혼엔 늘 두 개의
서로 다른 관점이 있는 법이지

 

네 엄마는 앙심을 품으면
풀 줄을 모르는 사람이었다고

 

하지만 이런 일을
당해야 할 사람은 아니지

 

'데저트엔드 로드'라니

 

무슨 목성의 광산 식민지로
이사 가는 거 같네

 

네가 다닐 학교도
책에서 본 그런 곳일까?

 

갱들이 돌아다니고
금속 탐지기도 있고

 

좋아, 이제 가자고

 

세 사람 다 잘 가요

 

안녕, 시오

 

넌 참 좋은 손님이었단다

 

이봐, 정신 좀 차리렴, 아들
줄을 다 막고 있잖아

 

맙소사, 애가 백지장 같네

 

자기 먹는 그거 한 알 주지 그래?

 

이걸 먹으면 좀 나을 거야

 

신발 벗으시고요

 

저게 무슨 소리예요?

 

잰드라가 기르는 개야

 

포퍼! 당장 이리 돌아와

 

개를 혼자 뒀던 거예요?

 

이리 오라니까!

 

자동 급수기가 있거든

 

남은 가방들 좀 들고 와라

 

포퍼! 이리 좀…
래리, 개 좀 잡아

 

포퍼!

 

포퍼!

 

맙소사, 잰
바닥이 개똥 천지잖아!

 

나도 눈 있거든?

 

포퍼, 이리 와!

 

망할, 똥을 밟았어

 

아빠가 술 끊었다면서요?

 

저건 그냥 맥주잖니
독한 건 이제 안 마시거든

 

쓰레기 좀 내놓을래?

 

어디에 두면 돼요?

 

길 끝까지 가면 쓰레기통을
내놓은 집이 있거든

 

거기다가 대충 쑤셔 넣고 와

 

그 집 주인이 화내면요?

 

누가?

 

이 동네에 사는 건 우리뿐이야

 

"압류 주택
주택 공매 소유"

 

나는 맞춤 정장을 입고

 

일주일에 두 번은 수영하고

 

신물 나는 인간들과도 잘 어울린다

 

늘 여유롭고…

 

매력적이며

 

자기 연민 따위에 빠져
허우적대는 일도 없다

 

내가 전에 읽었던 글은 사실이었다

 

우리는 가장으로 사람들을
속이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마지막에 가서는…

 

자기 자신마저 그 가장에
속아 넘어간다

 

가까이 갔어

 

더 가까이 갔어

 

거의 다 왔어

 

바로 이거야

 

정말로?

 

말도 안 돼
너무 아름다운걸

 

어떻게 알았어?

 

대부분의 사람은 모를 거야

 

호비 아저씨가 이 장을 짜 맞추는 걸 직접 봤는데

 

모든 부분이 맹세컨대 완벽한 진품이었어

 

이건 진품 코네티컷 앤 여왕 양식이야

 

하지만 박공과 다리 부분은 손상돼서

 

이 꼭대기 장식과 다리는
다른 가구에서 가져다 썼지

 

뭐? 이 부분을?

 

차이가 느껴져?

 

 

굉장해

 

그리고…

 

여기야

 

느껴져?

 

그래, 알겠어

 

거기 있는 게 뭔데?

 

와서 호비 아저씨가 만든 걸 좀 봐, 에버렛

 

내가 만든 건 아니지

 

그 불쌍한 친구를
좀 고쳐 준 것뿐이지

 

물론 이제는 그다지
값은 안 나가겠지만…

 

누군가 데려가 줄
사람이 있으려나?

 

어떻게 생각해, 핍?
이걸 살까?

 

우리 침실보다도 더 큰걸!

 

이 둘이랑 나가서 점심 먹고
공항에 바래다주고 올게

 

왜? 넌 같이 안 올 거야?

 

아, 그래, 못 갈 것 같아
고객분과 만나기로 했거든

 

이젠 사업가가 다 되셨네

 

최소한 둘 중 한 명은 그래야지

 

좋아, 가 보자고

 

그래요
다시 보게 돼서 너무 좋았어

 

마침내 만나게 돼서 반가웠어요, 시오

 

런던에 올 일 있으면
와서 우리랑 같이 지내요

 

아파트 크기는 피파가
과장한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요

 

영계 요리를 추천해 드립니다

 

그거 좋네요
감사합니다

 

- 그걸로 부탁하지
- 잘 알겠습니다

 

다시 뵐 줄은 몰랐는데
정말 기쁩니다, 리브 씨

 

루셔스라고 부르게

 

또 골동품을 한 점 사려고 하시나요?

 

자네가 이미 내게 판 물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네만

 

애플렉의 작품 말이죠

 

- 정말 아름답지 않습니까?
- 그렇지

 

진짜가 아니라는 것만 제외하면 말이야

 

토마스 애플렉의 작품이 아니지

 

그 불사조 장식은 진품이지
그건 의심할 여지가 없네

 

하지만 그 장식장의
나머지 부분은 아니야

 

골동품이긴 하지만 범작이지

 

리브 씨, 만약 우리 쪽에서
실수가 있었다면…

 

실제로 실수가 있었지, 데커 씨

 

진짜를 알아볼 줄 아는 사람에게
가짜를 팔았으니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이 분야에서는 아직 초보이고

 

필라델피아 치펀데일 양식에는
확실히 전문가가 아닙니다

 

문제는 이거야

 

내게 판 작은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을
만든 게 누구인지

 

난 아주 잘 알고 있어

 

자네 파트너지

 

제 파트너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아닐 것 같은데

 

난 그의 작품을 전에도 본 적 있다네

 

'체인질링'

 

그 작품들을 그렇게 부르지?

 

여기서 머리 장식을 떼 오고
다리는 저기서 떼 오고

 

구매자를 속일 만큼의
진품 조각들이 모이면, 짜잔!

 

기꺼이 그 장식장을
되사겠습니다, 리브 씨

 

웃돈까지 얹어서요

 

이 이상 뭘 어떻게 해 드려야…

 

- 나는 자네를 알아
- 뭐라고요?

 

이 업계에 오래 몸담고 있었거든

 

우리 모두 가엾은 호비가
파산해서 빚더미에 앉았던 걸 알지

 

그런데 갑자기 자네가
기적처럼 나타났어

 

박식하고 매력적인
젊은 판매원

 

그러자 갑자기 호비의 사업은
번창하기 시작했고

 

하지만 난 자네를 알아
데커 씨

 

자네에 대해 다 알고 있어

 

시오?

 

나야, 플랫

 

플랫 바버

 

플랫, 세상에

 

정말 오랜만이야
어떻게 지내?

 

앤디는 잘 지내고?

 

너도 우리 아버지가 어땠는지 알지

 

'신경에 문제가 있다'고들
표현하곤 했지

 

조울증 말이야

 

나는 몰랐어

 

아저씨는 내게는 늘
아주 상냥하셨는데

 

그랬지

 

몇 년쯤 전에 약물 복용을
중단하셨거든

 

아버지가 항해를 좋아하셨던 거 알지?

 

그날도 노스이스트 하버에서
배를 타고 나가기로 하셨어

 

나도 아버지랑 같이 갔지

 

앤디도 아버지가 너무 흥분해서
위험할까 봐 따라갔고

 

물론 앤디는 가고 싶지 않아 했어

 

앤디는 늘 물을 싫어했지

 

어쨌든, 바람이 거칠어졌고

 

다들 돛을 올리려고
애쓰고 있는 와중에…

 

아버지가 날뛰시기 시작했어

 

말도 안 되는 시구 같은 걸
외쳐 대고 말이야

 

다음 순간 아버지가 물에 빠지셨고
아버지를 끌어올리려는데

 

배가 옆으로 크게 흔들렸어

 

커다란 파도가 와서 부딪혀서

 

둘 다 그렇게 가 버렸어

 

앤디는 구명조끼를 제대로
매지 않았거든

 

늘 그렇게 띨띨한 새끼였다니까

 

세상에, 플랫

 

부탁 하나만 들어줄래?

 

어머니는 이 뒷방에 계셔

 

요즘은 격식 같은 건
신경 안 쓰거든

 

엄마? 손님을 데려왔어요

 

아주머니?

 

시오

 

믿을 수가 없구나

 

어쩜 이렇게 잘 생겼담

 

그렇지 않니, 플랫?

 

그러게요

 

이제 말 좀 해 보렴
여태 어떻게 살았니?

 

골동품을 취급해요

 

골동품이라니
정말 멋지구나, 시오

 

주로 미국 가구를 거래하죠

 

언제 가게에 한 번 오세요

 

내가 오래된 것들을
사랑하는 거 알지

 

네가 어렸을 때 내 그림들을
골똘히 보곤 했던 게 기억나네

 

제일 훌륭한 작품들을
바로 간파해내곤 했지

 

라파엘 필, 헨리 레인, 존 싱글턴 코폴리

 

그걸 보며 생각했단다
'저 앤 나와 동류야'

 

아주머니…

 

앤디 일은 몰랐어요

 

믿을 수가 없어요

 

정말 유감이에요

 

소중한 사람을 잃는 고통은
너도 이미 잘 알잖니

 

넌 언제나 그 애한테
참 좋은 친구였어

 

너희 둘은 떼놓을 수 없는 한 쌍이었지

 

둘이 하던 귀여운 놀이 하며

 

그래서…

 

예전 학교 동창들도 만나고 그래?

 

아니, 사실 그다지

 

톰 케이블을 몇 번 본 적 있는데

 

정말로?

 

내 여동생도…

 

가끔 만나고

 

과장하지 마, 오빠

 

오며 가며 한두 번씩 마주치는 정도지

 

정말로 시오잖아

 

오빠가 네가 와 있다고 전화했지만
안 믿었거든

 

다시 봐서 정말 반가워

 

미안해, 기분이 너무 이상하다

 

내가 마지막으로 널 봤을 때
넌 겨우 일곱, 여덟 살이었는데

 

아주 옛날 일이지

 

네가 우리에게 돌아와서
정말 기쁘구나

 

예전처럼 말이야

 

그래서 그 옷장은
살렘까지 먼 길을 돌아갔단다

 

1760년대였지

 

어렸을 때 갔던 할머니 집이
아직도 기억나

 

숨이 막히도록 아름다웠지

 

네가 우리를 보러 와서
정말 놀랐어

 

우리를 싫어할 거라고 생각했거든

 

토디랑 내가 정말 못되게 굴었잖아

 

둘 다 어렸을 때인데 뭐

 

그렇지

 

근데 지금 우리 모습 좀 봐

 

이제 좀 사람 같지?

 

만약 우릴 용서했다면
꼭 다시 놀러 와야 돼

 

피파에게…

 

어떻게 지내?

 

네 생각을 계속 했어

 

텍사스에서 잘 지내고
있었으면 좋겠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지금 있는 곳이 싫거든

 

넌 너희 엄마가 기억나?

 

 

어떤 게 기억나는데?

 

엄마는 검은 머리였고…

 

굉장히 예쁘셨어

 

늘 웃고 계셨지

 

미술관을 좋아하셨어

 

그래서 그때 미술관에
있었던 거야?

 

날 봤던 거 기억나?

 

'그대의 삶이 아무리 초라할지라도
마주하고 살아가라'

 

'그 삶이 그대 자신만큼 나쁘지는 않으니'

 

'그대의 삶을 사랑하라
가난한 그 모습 그대로'

 

소로의 반상업주의적인 입장은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멍청하다고 생각해요

 

모두가 학교를 중퇴하고
음침하게 숲이나 돌아다니면

 

사회 꼴이 어떻게 되겠어요?

 

무책임하죠

 

맞아요, 사람들이 다
소로 같았다면

 

가게도, TV도, 도로도 없었을걸요

 

등신 같은 소리 하네

 

그렇구나

 

하지만 소로는 그
반대로 생각하겠지

 

누구 다른 의견 있는 사람 없니?

 

해리 포터

 

엿먹어

 

네 스노보드는 어디 있냐?

 

네 티셔츠 말이야

 

사막에서 보드 타기는 쉽지 않을 텐데

 

아니, 난 스노보드 탈 줄 몰라

 

난 그냥 태양이 싫어

 

난 시오라고 해

 

난 보리스야

 

어디서 왔어?

 

러시아, 오스트레일리아, 폴란드…

 

뉴질랜드, 텍사스, 알래스카, 캐나다

 

스웨덴

 

원래는 우크라이나에서 왔고

 

세상에

 

여행을 많이 다니지

 

우리 아빠는 광산 갱도를 파거든

 

우리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우리를 싫어해

 

회사가 자연을 망치지 않겠다고
주민들과 약속하고선

 

그냥 자연을 망쳐버리거든

 

하지만 여기선 누가 신경 쓰겠어?

 

한잔할래?

 

뭐라고?

 

술 말이야
집에 맥주가 있어

 

좋아

 

뭐 하는 거야?

 

말했잖아

 

태양이 싫다고

 

됐어

 

여긴 근처에 다른 사람이 살아?

 

우리 집 주위는 텅텅 비었거든

 

여기도 마찬가지야

 

이 망할 동네를 너무
바깥에다 지은 거지

 

이제 사막이 반격을 하는 거고

 

사막이랑 은행들이 말이야

 

보드카 마실래?

 

아니, 괜찮아

 

우리 아빠는 늘 이걸 마셔

 

너무 마셔서 발에 감각이 없대

 

진짜야
무슨 이름도 있는 증세래

 

우리 아빠는 술을 끊었댔어

 

그러시겠지

 

뭐 좀 먹을래?

 

빵이랑 설탕 있는데

 

아니, 괜찮아

 

집에 아무도 없어?

 

 

아빠는 오늘 밤 안 돌아오실 거야

 

아빠랑 둘이서만 사는 거야?

 

응, 우리 엄만 돌아가셨거든

 

우리 엄마도

 

우리 엄마는 알코올 중독자였어

 

취해서 창문 밖으로 떨어지셨지

 

우리 엄마는 폭탄 테러로 돌아가셨어

 

그렇구만

 

삶이 그런 거지

 

이게 뭐야?

 

비타민이야

 

잰드라가 그러는데 무슨
보디빌더한테서 받은 거래

 

비타민?

 

이 'V'는 비타민이란 뜻이 아니야
해리 포터

 

이건 바이코딘이야
먹으면 취하는 거라고

 

잰드라가 마약을 파는 거 같아?

 

잰드라? 아니야

 

잰드라는 스트립 쪽에서 바를 운영해

 

그러니 약을 팔 리가 없다고?

 

너 뉴욕에서 오지 않았어?

 

이야, 섹시하네

 

너 괜찮겠어?

 

혹시 나랑 잰드라랑 그러면…

 

저 사람 안 좋아해?

 

별로야

 

우리 엄마가 살아 계실 때부터
아빠가 저 사람과 바람피웠던 거 같아

 

일 때문에 출장을 가는 거라고
말하곤 했지만…

 

사실 여기로 왔던 거지

 

그래서?

 

그건 너희 아빠 잘못이지

 

잰드라를 비난할 순 없잖아

 

이 강아지도 잘못이 없고
이름이 뭐랬지?

 

포퍼

 

지금 뭐 하는…

 

여기 있다

 

착하기도 하지

 

그거 20달러짜리 고기야

 

돈을 냈다면 20달러라고

 

이것 좀 보게
귀여운 친구구만

 

내려놔도 된단다
걱정 말고

 

가만히 있어

 

네 이름이 뭐지, 꼬마야?

 

시어도어 데커예요

 

너도 뉴욕에서 온 거지?

 

예, 아저씨

 

만나서 반갑구나
나는 나아만 실버라고 한다

 

아버지는 집에 계시니?

 

아니요, 실버 씨

 

'실버 씨'라, 예의가 바르구나

 

아버지가 언제 돌아올지 아니?

 

모르겠습니다, 실버 씨

 

들어와서 기다리시겠어요?

 

아주 착한 애구나, 시오

 

들어가진 않으마
나는 보통 누가 집에 있을 때

 

찾아가서 귀찮게 하진 않거든

 

그냥 내가 전화했다고 말해 주렴
너는 잘 지내고

 

축복이 있기를

 

그렇지! 바로 그거야!

 

이래서 신중하게 따져 가며
돈을 걸어야 한다니까

 

투자자의 마음으로 접근하는 거지

 

그게 바로 나야
전형적인 전갈자리지

 

그런 걸 믿어요?

 

이 동네 도박 중개사 절반은 핸드폰에
점성술사 번호를 저장해 놨을걸

 

조금이라도 승산이 있으면
걸어 봐야지

 

이번 해 게임 천 번 중
53%는 돈을 땄다고

 

올해는 운수가 좋은 해야
아주 좋은 해라고

 

"올해 스포츠 도박 운세
전갈자리"

 

이 게임은 정말 끝내줬어

 

너한테 계좌를 하나
만들어줄까 해

 

벌써 널 위해 1만 달러를 떼 놨거든

 

안 그러셔도 돼요

 

안 그래도 된다는 건 알아
해 주고 싶어서 그래

 

언제 시간 날 때

 

네 사회보장번호 좀 알려주렴

 

계좌를 만들어 줄 테니까

 

그냥 뭐라고 할까

 

네가 여기 있어서 참 좋구나, 아들

 

너랑 네 엄마는…

 

너희 두 사람은 늘
아주 가까웠잖니

 

내게도 두 번째 기회를 줘서
정말 기쁘단다

 

바로 그거야! 방금 봤어?

 

네가 행운을 불러들이는 거야
믿을 수가 없네!

 

오늘 두 게임이나 남았으니
너무 달리면 안 되겠지

 

이거 정말 끝내주네

 

개도 집 밖에 내놔야겠어

 

개는 불운을 가져오거든

 

도와줄 거지?

 

아이스크림 더 있니?

 

같이 약에 한 번 취해 봐야 하는데

 

LSD를 하는 거지

 

시민론 수업 같이 듣는
그 말라깽이 여자애 있잖아

 

케일리

 

걔가 그러는데 자기 엄마 남자친구가
약을 구해줄 수 있대

 

전에 해 본 적 있어?

 

한 번

 

환상적이었어

 

어떤 느낌…

 

아빠야! 개를 보면 죽일 거야
얼른 나가

 

포퍼, 이리 와

 

진짜 신나네요

 

우크라이나에 오시면
사람들이 스타 대접해줄 거예요

 

그래?

 

너희 아버지가 영화에
출연했단 말 안 했잖아, 포터

 

그냥 한두 편 찍은 건데 뭐

 

주로 TV 작품이었어

 

잰드라를 MGM 그랜드 호텔에
데려갈 생각이거든

 

추수감사절 만찬을 즐기러

 

너도 오고 싶니?

 

전 그냥 보리스랑
둘이 놀까 봐요

 

보리스네 집에 가서
저녁 먹어도 되고요

 

물론 같이 가도 되고요
그쪽이 더 좋으시다면요

 

이미 예약을 두 명분만 해 놨거든

 

이 문제는 둘이 해결하도록 하고

 

보리스, 경찰 영화 좋아하니?

 

- 그럼요
- 그래?

 

미키 루크랑 한 편 찍었었는데
보고 싶니?

 

- 세상에 진짜요?
- 그럼

 

정말 맛있었어요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미키는 날 싫어했단다

 

뭐가 문제였는지 모르겠어
난 미키가 아주 멋지다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그 사람은 내가 자기 자리를
위협한다고 생각했나 봐

 

왜인지는 몰라도 말이야

 

두어 번 운동까지 같이 했는데 말이지

 

그래서 예약을
변경하란 거야 말란 거야?

 

내가 언제 너더러 오지 말랬니?

 

제가 언제 잰드라가 그랬대요?

 

알겠어

 

둘이 대체 뭘 할 건데?

 

여기서 TV나 보죠, 뭐

 

네가 좋아하는 미니 소시지랑

 

핫 윙 좀 사 올까?

 

좋아요

 

그래, 약속할게

 

하지만 내 담배엔 손도 대지 마

 

'모든 남자, 모든 여자는'

 

'단 하나의 진정한 집을
마음속에 그리고 있다'

 

영어로 해!

 

영어로 하라고, 망할 놈아!

 

제기랄, 입 아파 죽겠네!

 

내 아내 던과 우리 아이
세바스티안과 케이시

 

그거 들었어?

 

뭘?

 

저 남자가 말하는 거

 

자기 애들에게 인사했는데
이름이 바스타드랑 케이시래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렇게 말했다니까

 

너무하지 않아?

 

케이시는 괜찮지만
TV에서 자기 아들을 바스타드라고 부르다니…

 

- 그렇게 말 한 거 아냐
- 그럼 뭐라고 했는데?

 

- 내가 대체 어떻게 알아?
- 그럼 왜 따져?

 

미국인들은 늘 자기 애들을
괴상한 이름으로 부르잖아

 

애플, 블랭킷, 베어, 이딴 이름

 

가족들은 올겨울 처음 개장한
뉴욕의 스케이트장을 즐기고 있습니다

 

너랑 너희 어머니도 저기 갔어?

 

아니, 저건 관광객들이 가는 곳이야

 

그럼 너네는 뭘 했어?

 

아무것도
그냥…

 

엄마가 칠면조를 요리하셨고

 

같이 노래도 불렀어

 

그냥 삼키면 안 돼?

 

이렇게 하는 편이 더 강력해

 

약이 도는지는 어떻게 아는데?

 

우리 아빠는 사람을 죽였어

 

뉴기니의 광산에서

 

헛소리 마

 

아니야

 

진짜야

 

사람을 그걸로…

 

뭐라고 부르더라?

 

파이프 렌치로 때렸어

 

낙석에 맞아 죽은 것처럼
꾸미려고 했지

 

그러고 나서 아빠랑 바로 도망쳤어

 

이제 네 차례야

 

비밀을 하나 말해 봐

 

엄마 꿈을 꿔

 

꿈에서…
엄마가 살아 계시다고 누가 말해

 

도시 반대편 끝에 있는
오래된 슬럼가 빌딩에 계시다고

 

난 거기로 달려가서…

 

계단을 뛰어 올라가지만…

 

엄마는 이미 떠난 뒤야

 

늘 엄마는 떠나고 없어

 

그건 비밀이 아니잖아

 

내 잘못이어서 엄마가
날 안 만나 주시는 거야

 

우리는 교장 선생님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어

 

내가 담배를 피웠다고
학교에서 연락했거든

 

비가 오고 있었고
시간이 남아서…

 

그래서 미술관에 들어갔던 거야

 

엄마가 돌아가신 건
내 탓이야

 

그래서 엄마가 나를
만나주지 않는 거야

 

헤엄치자, 포터

 

여기가 어디야?

 

어디야?

 

피파!

 

그 애는 어디 있어?

 

정말 오랜만이구나

 

에밀

 

가만히 계셔야 돼요

 

여기는 안 돼
여기 놔둬선 안 돼

 

여기 두면 안 돼
여기 두고 가지 마라

 

저걸 가져가렴

 

가져가

 

그놈들이 보면 안 돼

 

가져가 버릴 거야

 

전구도 죄다 가져가 버렸어

 

그놈들이…

 

이거요?
이거 말씀하시는 거예요?

 

괜찮아요
여기 있어요

 

네가 가지고 가렴

 

약속하거라!
가져가겠다고 약속해

 

우리 엄마를 찾아봐야 해요

 

호바드 앤드 블랙웰

 

초록색 초인종을 울리렴

 

옆에 비키세요!

 

나야, 포터

 

포터

 

다시 자, 포터

 

시오, 잠시 얘기 좀 할까?

 

네, 무슨 일인데요?

 

내가 전에 올해가
운수 좋은 해라고 했잖니

 

그래서 삶을 완전히
바꿔 보고 싶어

 

내 친구 중 하나가
식당을 열려고 하거든

 

우와, 잘 됐어요

 

그렇지? 아주 큰 기회야

 

하지만 그러려면 식당 세도 내야 하고
주류 영업 허가도 받아야 하고

 

초기 자금이 많이 들거든

 

제 계좌에 있는 돈이 필요하신 거라면
쓰셔도 돼요

 

계좌…

 

그렇지, 그게…

 

맞아

 

정말 고맙구나, 아들

 

하지만 내가 부탁하고 싶은 건…

 

엄마 변호사인 브레이스거들에게
전화를 좀 해 줬으면 해

 

여기 있다
말할 건 다 적어 놨어

 

변호사에게 아빠가 너를
사립학교에 보낼 거라고

 

그래서 이 액수를 이 계좌로
보내 달라고 하는 거야

 

6만 5천 달러요?

 

돈이 너를 위해 사용되는 거니까
합법인 거잖아, 그렇지?

 

이 식당은 우리 모두에게
이득인 일이라고

 

만약 우리가 잘하면

 

3만 달러까지 아낄 수가 있거든

 

하지만 왜…

 

시오, 이러고 있을 시간 없어

 

동부 영업시간이 끝나기 전에
지금 당장 전화해야 한다고

 

만약 서명해야 할 서류가 있으면

 

이 번호로 팩스로 보내 달라고 하고

 

하지만 왜 이래야 하는 건데요?
그러니까 전…

 

잠자코 하라는 대로 해, 알겠어?
해야 된다고

 

지금 내가 상황이 빌어먹게 안 좋다고
알아들어?

 

알겠어? 다 그냥 일시적인 거야

 

하지만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하다고!

 

그러니까 지금 이 기회를…
내 말 들어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그만해!

 

질질 짜지 말라고

 

그냥 여기 적힌 대로 해

 

브레이스거들 앤드 와이즈
법률 사무소입니다

 

브레이스거들 씨와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저는 시어도어 데커예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시어도어, 전화해줘서
정말 다행이야

 

너랑 바로 연락을 할 방법이
전혀 없어서 말이야

 

제가 사립학교에 가고 싶어서요

 

우리 어머니가 절 위해
남겨주신 돈이 있나요?

 

그렇지는 않단다

 

하지만 네 교육을 위한
투자 상품을 남겨두셨어

 

그럼 제게 6만 5천 불을 보내주실 수 있나요?

 

이 투자 상품은 네가 선택한 학교에

 

바로 돈이 가게 되어 있어

 

돈이 네 교육을 위해서만 쓰이도록

 

너희 어머니가 조치해두신 거란다

 

이런 말을 네게 해도 될지 모르겠다만

 

권한이 없는 사람이 두 번이나

 

이 계좌에서 거액을
인출하려고 했었거든

 

누군지 네 사회보장번호를 가지고

 

네 변호사인 척하면서
다녔던 모양이야

 

이 일에 대해 뭐 아는 거 있니?

 

아니요, 모르겠어요

 

하지만 감사합니다

 

이런 빌어먹을! 안 돼!

 

제기랄, 하느님! 망할!

 

안 돼, 안 돼!

 

망할!

 

너희 아빠가 너한테 재산이 있다고 하시더라

 

우리 아빠가?

 

나한테 재산이 있었으면
너한테 진작 이야기를 했겠지

 

글쎄

 

나한테 얘기 안 해주는 게 많잖아

 

그래도 괜찮아

 

네 기분이 나아질 방법을 알거든

 

믿어 봐, 포터

 

네 인생의 가장 멋진 밤 중
하나가 될 거야

 

영화를 보는 거 같다

 

죄다 평면에 흑백이야

 

색깔이 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돈을 더 내면 될지도?

 

젠장

 

저 사람들이 여기서 뭘 하는 거야

 

평범하게 행동해

 

저 사람들 입에서
불꽃이 나오고 있는데?

 

평범하게 행동해
평범하게

 

옷도 안 갈아입고 뭐 하세요?

 

시오

 

아빠가 교통사고를 당했어

 

두 시간쯤 전에

 

혈중알코올농도가 39였대

 

사막으로 차를 달리던 중이었어

 

꼭 도망가려는 것처럼

 

그렇군요

 

그럼 언제 돌아오신대요?

 

그게 아니야, 시오

 

아빠가 돌아가셨단 말이야

 

돌아가셨다고

 

그이가 죽어 버렸어

 

너 뭐 하니?

 

제가 보이시는 줄 몰랐어요

 

넌 이런 걸 마시기엔 너무 어려

 

죄송합니다

 

너희 대체 왜 그러니?

 

대체 뭐가 문제냐고

 

울지도 않아? 네 아빠가 죽었어
친아버지가 죽었다고

 

넌 이게 웃겨?

 

그래, 그럼
한 가지 말해 줄게

 

넌 네 아빠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모양인데

 

그래도 넌 그 사람 애야

 

그 사람을 아주 빼닮았지

 

두 사람은 갔어

 

잰드라는 완전히 뻗었고

 

뭐 하는 거야?

 

돈을 찾는 거야

 

사람들이 오기 전에
떠날 거야

 

- 나랑 같이 가
- 어디로?

 

- 뉴욕으로
- 뭐?

 

여기서 저 여자랑
같이 지낼 순 없어

 

너한테 한 말 때문에?

 

잰드라는 지금 엉망이잖아

 

불쌍하다고

 

그럴 필요 없어

 

먼저 계획을 세워야지
오늘 밤 가는 건 미친 짓이야

 

여기에 있을 수가 없다고

 

잰드라는 날 시설에 보낼 거야
모르겠어?

 

난 미성년이고

 

가족도 없고 여기엔 친구도 없어

 

가야 돼

 

지금 당장

 

강아지는 어쩌고?

 

너희 집에 들러서 네 물건만 가지고
버스 터미널에 가는 거야

 

지금 당장은 못 가
시간을 좀 줘

 

무슨 소리야? 시간 없어
날 데려가러 올 거라고

 

- 하루만 줘
- 왜?

 

왜냐하면 내가…

 

왜 그러는데?

 

너한테 말해야 할 게 있어
중요한 거야

 

보리스, 뭔데?

 

뭘 말해야 한다는 거냐고?

 

가면 안 돼
실수하는 거야

 

가야 돼

 

나랑 같이 갈 거야 말 거야?

 

먼저 가

 

내가 따라갈게

 

하루나 이틀 뒤에

 

꼭 와야 돼
약속해

 

브라이턴 해변에 가는 거야
러시아 사람들은 다 거기 살거든

 

- 학교도 같이 다닐 수 있고
- 포터

 

그리고…

 

행운을 빌어

 

강아지를 잘 돌봐 줘

 

방이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구나

 

웰티가 전에 쓰던 방이란다

 

제발 절 보내지 마세요

 

일단 젖은 옷을 벗고
좀 쉬려무나

 

네 상태가 나아지면
그때 얘기하자

 

그리고 아무도 널
보내 버리지 않을 거야

 

원하는 만큼 머물러도 된다

 

너희 둘 다

 

가게에 또 끌고 가진 않을 테니까

 

최소한 결정은 네가 내려 줘

 

'시누아 도자기' 세트
아니면 '나일강의 새들' 세트?

 

'나일강의 새들'로 할게

 

시오

 

생각했던 것만큼
로맨틱하게 되진 않았네

 

너무 아름답다

 

왜?

 

아니, 아무것도 아냐
정말 근사해

 

하지만 이게 결혼식 당일
입을 옷이랑 어울릴까?

 

아닐 거 같네

 

에메랄드는 좋아하긴 하지만…

 

나한테 어울리는 보석은 아니거든

 

어머니도 녹색 보석은
안 하시고

 

마음대로 해

 

나 때문에 자기 마음 상했구나
그렇지?

 

그러지 마, 이 귀걸이 할게

 

- 안 그래도 돼
- 그러고 싶은걸

 

킷시가 오늘 축사는
필요 없다고 했으니

 

대신 건배를 하도록 해요

 

내 가장 친한 친구와
그녀의 예비 신랑을 위해!

 

킷시와 시오를 위해

 

건배!

 

이 책 이미 갖고 계신 건 아니죠?

 

아니야
네가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보스턴에서 대학에 다닐 때
이 공연을 직접 봤단다

 

저 사람 혹시 그 애니?
롱스트릿?

 

포레스트 롱스트릿

 

앤디의 반 친구였지?

 

맞아요

 

자기 생일파티에 앤디를
초대해주지 않았던 게 기억나네

 

앤디는 초대를 받았더라도
가고 싶지 않았을 거예요

 

그럴지도 모르지

 

나보다 네가 그 애를 더 잘 알았으니

 

한 번도 그 애를 있는 그대로
봐 주지 않았던 것 같아

 

그 애를 내가 바라는 아들로
바꿔 놓으려고만 했지

 

그 애가 떠나고 나서…

 

모든 게 영영 망가진 채
살게 될 줄 알았어

 

그런데 네가 돌아왔지

 

두 번 다시 이렇게 행복해질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다만

 

진심으로 하는 이야기인데…

 

나는 늘 너를 내 아이처럼 생각했단다

 

이 상황이 굉장히
불쾌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보상을 해 드리려고 합니다

 

1만 달러를 더 드리면 어떨까요?

 

자네가 거기 있었던 거 알아

 

32번 방

 

자네가 거기 있었던 것도 알고

 

그 방에 뭐가 있었는지도 알지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군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말이야
폭탄 테러가 있던 날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군요

 

제 어머니는 그 폭발로 돌아가셨어요

 

나도 알고 있네
웰튼 블랙웰도 죽었지, 32번 방에서

 

만약 자네 파트너가

 

자네가 웰티의 반지를 가지고

 

자기 가게에 나타났던 걸
떠벌리고 다니지만 않았어도

 

연결고리를 찾지 못했을 거야

 

연결고리라니요?

 

자네와 그 그림 사이의
연결고리 말이야

 

그 그림을 호바트 씨에게 가져갔고
호바트 씨는 자네 후견인이 돼 줬지

 

- 그분은 제 후견인이…
- 둘의 관계가 뭐든 상관없어

 

자네들 두 사람은 그 그림을
여기저기 선보이고 다니며

 

돈을 벌었을 거고

 

이 그림

 

파브리티우스의 '황금방울새' 말이야

 

어리석은 뉴욕 미술관 테러로
파괴되고 만 작품

 

가엾어라, 용감한 작은 새여

 

영원히 사라졌구나

 

자네들은 너무나 무책임했어

 

그따위 길거리 불량배들이
그런 섬세한 작품에 손대게 하다니

 

그러니 제안하겠는데

 

그 그림을 내게 팔아

 

50만 달러를 내지

 

그러지 않으면 당장 경찰에게 달려가서
이 이야기를…

 

대체 이게 저와 무슨 상관입니까?

 

좋아

 

FBI는 마이애미의 갱단이
이 그림을 가지고서

 

마약 거래의 담보물로 사용했다는
정보를 입수했어

 

이 그림이 폭발로 사라지지 않았다는
증거가 되지 않나?

 

내 제안에 대해 잘 생각해 보길 바라네

 

나는 FBI에게 갈 준비가 되어 있거든

 

부디 마음대로 하시죠

 

다른 일로 이야기하고 싶으시면
전화 주시고요

 

킷시는 나갔어요

 

지금쯤이면 직장에서
돌아왔을 줄 알았는데요

 

전화도 안 받고요

 

언제 돌아올지는 모르겠네요

 

그래요

 

여기서 기다려도 될까요?

 

나중에 다시 오는 게 어때요?

 

뭐라고요? 그냥 킷시 방에서
기다리려는 건데요

 

왜 이러는지…

 

나도 여기 사는 사람이에요

 

이렇게 막무가내로 들어오면 안 되죠

 

미안해요
지금은 안 돼요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괜찮은 거지?

 

시오

 

이렇게 늦게 웬일이야?

 

전화하지 그랬어

 

배고프지 않아?
내가 뭣 좀 만들 테니

 

같이 먹을까?

 

아니면 와인 한 잔?

 

엠이 그러는데 아까 들렀다며

 

자기, 이것 좀 열어 줄래?

 

제발 그만해

 

뭐라고?

 

아까 당신을 봤어

 

톰 케이블이랑 있었던 거 말이야?

 

그냥 오래 알고 지낸 친구야

 

부탁이야, 킷시
비밀은 그만 만들자

 

결혼 전까지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

 

꽤 전부터 톰과 헤어지려고
해 봤지만…

 

하지만 그를 사랑하는군

 

잘못된 상대와 사랑에 빠진다는 게
어떤 건지

 

자기는 절대 이해 못 할 거야

 

시오…

 

톰 문제가 정말로
이 모든 것보다 중요해?

 

그렇지 않아

 

자기도 그걸 알잖아

 

나도 자기 문제들을 알아

 

내 문제들?

 

원하는 대로 실컷 약을 해도 돼
신경 안 쓸게

 

이 결혼은 이치에 맞아

 

엄마는 널 정말 많이 사랑하시고

 

우리 둘은 잘 맞는 한 쌍이고

 

서로를 좋아하고
잘 지낼 수 있잖아

 

감성보다는 이성이라는 거군?

 

그렇게 부르고 싶다면

 

2천 달러입니다

 

물론 라일리 앤드 브리톤 출판사죠

 

초판의 1쇄입니다

 

보시다시피 보존 상태도
훌륭하고요

 

사도록 할게요

 

"오즈의 오즈마
L 프랭크 바움"

 

소장하실 건가요?

 

아뇨, 선물이에요

 

누구신지 운이 좋군요

 

이것 좀 보렴

 

워터블리트의 난방도 안 되는 창고에
보관되어 있었단다

 

그런 상태에서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이 나뭇결 좀 보렴

 

무슨 일이니?

 

이런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무슨 문제?

 

이 리브라는 손님이요
루셔스 리브…

 

애플렉 장식을 단 장식장을
그 사람에게 팔았거든요

 

그런데?

 

그 장을 애플렉 작품이라고 속였어요

 

그러면 안 되는 거였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매일 국세청에서 전화가 왔었잖아요
리브 씨가 그 일로 물고 늘어지려고 해요

 

그럼 돈을 돌려주면 되잖니

 

그러려고 했어요
대체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요

 

골동품 판매상은 평판으로 먹고살지
명예 제도인 셈이야

 

이 이야기가 퍼지게 되면…

 

제가 다 바로잡을게요, 호비 아저씨

 

웃돈을 더 얹어서
제시해 볼게요

 

그냥 돈을 노리고 이러는 걸 거예요

 

호비 아저씨?

 

피파?

 

안녕, 내 친구

 

가게 상호는 바꿀 거야?

 

아니

 

그런 건 바란 적도 없어

 

나도 알아

 

하지만 호비 아저씨는 늘
네 덕분에 가게가 살아났다고 하는걸

 

정말 훌륭한 판매원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
골동품 가구 판매라니

 

그리운 적은 없어?

 

뉴욕이?

 

까먹기 전에 말해 둘게
너 줄 책이 한 권 있어

 

그래?

 

나도 너한테 줄 게 있어

 

그거 마침 잘됐네
비행기에서 책을 다 읽어 버렸거든

 

'토성의 고리'를 가져왔어

 

에버렛이 그러는데
네가 이 책을 좋아할 것 같대

 

이거 재미있어?

 

아주 좋아

 

네가 행복하게 지내서
참 다행이야

 

나는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이랑
네가 결혼한다니 안 믿긴다

 

그러게

 

일이 아주 빨리 진행됐거든

 

맞는 상대를 보면
그냥 아는 법이니까

 

너무 피곤하네

 

그만 자야겠어

 

잘 자

 

"글렌 굴드, 끝나지 않은 신화"

 

그때 느낌 감정이 기억나요
'이 사람은 대체 누구지?'

 

각각의 음이 너무나 호소력 있게
마음을 파고들었죠

 

양손이 다 그렇게
완벽한 음을 연주해서

 

마치 피아노 두 대가
이중주를 하는 것 같았어요

 

미안해

 

네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영화는 정말 좋았어

 

그냥 그 시절이 생각나서

 

사실 굉장히 힘든 경험이었어

 

하루에 여섯 시간씩
연습을 하고 또 하고

 

그러다가 바로 그 날
모든 게 멈춰 버렸지

 

이제는 공연조차 보러 갈 수가 없어

 

그리고 웰티 삼촌은…

 

삼촌이 그날 나랑 있었던 건

 

나를 오디션에 데려다 줘야 해서였어

 

내 잘못이었던 거야

 

집에 돌아와

 

이곳의 집으로?

 

그래

 

에버렛은 어떡하고?

 

내가 웰티 삼촌을 만나서…

 

이 반지를 받았을 때…

 

우리 둘 사이에 뭔가가 통했어

 

그분이 나를 그 가게로 인도하신 것만 같았어

 

거기 도착한 순간
맞는 곳에 왔다는 확신이 들었어

 

골동품도 그렇지

 

내가 왜 골동품에 끌리겠어?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고

 

하지만 그렇게 됐어

 

마치 그분이 나를
내가 있어야 할 장소로 보내신 것 같아

 

내가 함께해야 할 사람 곁으로

 

피파

 

- 나는 너를…
- 나도 알아

 

나도 알아

 

모를 거라 생각하지 마

 

그래

 

나도 그리워

 

뉴욕이 말이야

 

하지만 돌아올 수 없는
이유를 말해 줄게

 

최소한 런던에 있으면…

 

매일 매 순간

 

그 폭발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까

 

하지만 뉴욕이 그리워

 

호비 아저씨가 그립고

 

네가 그리워

 

우리는 너무 많이 닮았어, 시오

 

우리가 겪은 일들 때문에…

 

우리는 서로에게 기댈 수 없어

 

만약 둘 중 하나가 무너지면

 

다른 하나도 함께 무너질 테니까

 

시오, 미안해

 

사과하지 마

 

미안해

 

괜찮아

 

어이

 

제롬? 약이 좀 필요해
어디서 볼까?

 

내 여자친구 카트리나에게 가 봐
B 애비뉴의 지-슬랙이라는 바야

 

카트리나가 여기서 일하나요?

 

카트리나?

 

전 제롬의 친구인데요

 

카트리나가 절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고 해서요

 

카트리나의 성은 뭔데?

 

무슨 일로 도와준다는 거요?

 

됐습니다

 

이봐

 

포터!

 

보리스?

 

내가 여기 있다는 거 어떻게 알았어?

 

몰랐어

 

날 찾고 있었던 게 아니야?

 

뭐라고?

 

이게 그냥 우연이라고?

 

맞아

 

좋아

 

그럼, 우연을 위해 건배

 

여기서 음식도 팔아?

 

보통은 아니지

 

무슨 일을 하는데?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하지
상황 봐 가면서

 

뉴욕에서 사는 거야?

 

아니, 여행을 많이 다녀
가끔은 여기서 지내고

 

스웨덴, 벨기에, 독일

 

- 러시아도?
- 그렇게 자주는 아냐

 

네가 러시아로 돌아갔을 거라고 생각했어

 

날 따라오지 않았잖아

 

엉망진창인 시절이었지

 

실버 씨를 위해 일하기도 했어

 

뭐라고?

 

잰드라랑 같이 살면서 말이야

 

뭐?

 

우리 아빠가 떠나버렸거든
갈 데가 없었다고

 

어쩌다 보니 둘이
친해지게 됐지

 

실버 씨가 간간이 찾아왔고

 

그래서 그 사람 조수로 일하면서
이것저것 잡일을 했어

 

네가 지금 여기 있다는 게 안 믿긴다

 

내가 대학에서 뭘 배웠는지 알아?

 

러시아어 회화였어
네가 계기였지

 

러시아어를 보면 네 생각이 났거든

 

포터…

 

내가 네게 한 일은 정말 미안해

 

잊어버려

 

아니, 못 잊어

 

지금은 행복해?

 

아니, 그다지

 

여자 문제야?

 

그런 게 아니야
그냥…

 

나 약혼했거든
곧 결혼해

 

왜 너한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

 

그런데 약혼녀가
다른 남자와 키스하는 걸 봤어

 

내 어릴 적 친구였어
톰 케이블

 

너 어릴 적의
담배 피우던 그 개자식?

 

그리고 넌 그녀를 사랑하고

 

하지만 너무 많이
사랑하지는 않는군

 

상황이 좀 복잡해

 

다른 사람이 있군?

 

좋아, 이 이야기는 그만하고

 

어디 다른 데 가자고
택시를 잡자

 

택시라고?

 

너 전용 운전사가 있단 말이야?

 

전용 운전사가 있으시다!

 

규리, 포터에게 인사해

 

안녕하세요, 포터

 

안녕하세요, 규리

 

조심해서…

 

조심해, 다 흘리고 있잖아!

 

네가 잘 잡아야지!

 

와서 나랑 일하자

 

운명처럼 이렇게 다시 만났잖아
넌 행복하지 않고

 

너한테 보답하고 싶어

 

나한테 일어난 좋은 일은 다
네 덕분이었으니까

 

그거 잘됐네
내 덕분에 마약 상인이 됐구나

 

마약 거래 말고
멋진 삶을 살게 된 거 말이야

 

우리 그냥 같이…

 

정말 미안해, 포터

 

내가 한 짓 정말 미안해

 

- 잊어버리라니까
- 어떻게 잊어

 

너한테 그렇게 못 할 짓을 했는데

 

맹세코 난 정말 노력했어
그걸 되찾으려고 노력했다고

 

너도 마이애미 일을 들었을 테니까

 

절대 너한테 해가 될 일은
없을 거라고 말해 주고 싶었어

 

그럴 리가

 

열어 보지 않은 거야?

 

지금까지 내내?

 

어떻게 한 번도
열어 보지 않았을 수가 있어?

 

입 닥쳐
대체 지금 무슨…

 

네가 그때 떠나지만 않았어도

 

너한테 돌려줬을 거야
정말이야

 

내가 그림을 바꿔치기했다고
네게 털어놨을 거야

 

하지만 네가 기다리질 않았잖아

 

넌 그냥 그렇게 바로 가 버렸고
난 겁이 나서

 

부끄럽지만 말을 할 수가 없었어

 

지금도 너무 부끄럽다고

 

개소리 마! 아무도 몰랐어
그림에 대해선 아무도…

 

넌 술에 취하면 정신이 나가, 포터

 

네가 그 그림을 보여줬어

 

추수감사절 날에
완전히 술에 취해서

 

신문지로 싸 놓은 걸 벗겨서
보여줬다고

 

그 그림을 갖고 싶었어
하지만 팔려던 건 아냐

 

너한테 맹세해
그런 작품은 팔아선 안 돼

 

못 믿어…

 

네가 하는 소리는 하나도 못 믿겠어

 

이게 그림의 뒷면이야

 

이걸로 우리한테 그림이 있다는 걸
증명하는 거지

 

그림은 마약 거래에서
담보물로 사용됐어

 

마이애미 사건 전까지는

 

맹세해, 포터
맹세코…

 

지금 뭐 하는…
기다려, 포터!

 

제발 기다려!

 

"시민론
책임과 시민권"

 

뛰어요! 당장 나가요!

 

그 사람이 오늘 찾아왔다

 

리브 말이야

 

사진과 배송 확인증을 들고 왔어

 

열 개가 넘더구나

 

알아요
제발 들어보세요

 

저도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그냥 빚을 좀 갚으려던 거였어요

 

파산을 피할 다른 방법이 없었어요

 

아니, 그 이야기는 안 해도 된다

 

사업이 잘되기 시작하고
상황이 좋아지니까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했던 거지

 

그런 말이 아니에요
이건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바로잡을 거예요

 

그 사람이 온 이유는
그게 아니었어

 

그게 사실이냐?

 

제발 사실이 아니라고 해 다오

 

호비 아저씨…

 

나는 거짓말 말라고 하며
그 사람을 내쫓았어

 

그러니 말해 다오

 

그게 사실이냐?

 

그 그림 말이야

 

맞아요

 

그 그림에 얽힌 역사는 알고 있니?

 

화가가 죽기 전에 그린
마지막 그림이었다는 건?

 

화가는 폭발로 죽고 말았지
허망한 사고였어

 

그 사고에서 마치 기적처럼
살아남은 몇 점…

 

그중 하나가

 

그 작은 새란다

 

이전에 그려진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그림이었어

 

그리고 기적에 기적이 겹쳐져서

 

그 그림은 몇 세기를 살아남았어

 

네가 가져가 버리기 전까지

 

전 정말로 그러려던 게 아니었어요

 

처음엔 그 그림이 뭔지도 몰랐어요

 

왜 그 그림을 계속 간직했는지
저도 모르겠어요

 

그냥 안전하게 숨겨두려던 거예요

 

네가 숨겨도 되는 물건이 아니야!

 

내 평생
내가 해 왔던 일들은…

 

글쎄다

 

이렇게 물건에 구애되는 것은
천박한 걸지도 모르지

 

하지만, 시오

 

그 그림은 불에서 끄집어내져서

 

옮겨 다니고, 보호받고, 보존되며

 

세대를 거쳐 전해져 내려오고

 

또 내려왔지

 

우리는 죽는다

 

사람은 모두 죽어

 

하지만 영원불멸할 수 있었던 무언가를

 

파괴하거나 잃는다는 건…

 

그림은 영영
사라져 버린 거냐?

 

호비 아저씨…

 

아저씨께 해를 끼치려던 게 아니에요

 

절대로요

 

건배! 두 사람 축하해요

 

와 줘서 고마워요

 

가서 앤 대모님께 인사해요
저기 구석에 계신 거 같아요

 

다 괜찮은 거지?

 

저 애한테 일어난 최고의 일은
너를 만난 거야

 

어머니도 알고 계셔?

 

처음부터 톰과의 관계는
그냥 열병에 볼과하다고 말리셨지

 

여자들은 쓰레기 같은 놈들만 사랑한다니까
안 그래?

 

술이 더 필요하겠군

 

안녕

 

그래서 신부는 누구지?

 

저분인가?

 

이 방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아가씨로군

 

가서 네 약혼녀에게
가야겠다고 해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티켓을 끊었으니까
지금 출발해야 해

 

- 어디로?
- 암스테르담

 

내가 암스테르담엔
대체 왜 가는데?

 

그림을 되찾고 싶으니까

 

- 나중에 밖에서 만나자고
- 알았어

 

여기 있었네

 

앤 드 라메신 부인께 인사드려
내 대모님이셔

 

뭐 하는 거야?

 

나 가야 돼

 

안 돼
아직 사진을 다 못 찍었거든

 

며칠 동안 안 돌아올 거야

 

적당한 핑계를 만들어 줘

 

돌아올 거야?

 

잘 지내, 킷시

 

전과 후

 

모든 것은 전과 후로 나뉜다

 

그 한 가운데 그 그림이 있다

 

단 한 번의 잘못으로

 

사람은 국경을 넘어
낯선 나라로 들어선다

 

그리고 두 번 다시 돌아올 수 없다

 

그런 그림은 팔 수가 없어, 포터

 

곧바로 잡힐 테니까

 

그림을 담보 삼아 맡기고
물건을 공짜로 공급받는 거지

 

그 물건을 팔아 돈을 벌면
물건값을 주고 그림을 돌려받는 거야

 

누가?

 

누가 그 그림을 가져갔어?

 

내가 아는 독일인이야

 

도난당한 예술품을 취급하지
사샤라는 이름으로 통해

 

그 마이애미 갱단 놈들을 터는
작전에 연루됐다가

 

그림과 함께 사라졌어

 

이제 FBI가 사샤를
바짝 뒤쫓고 있어서

 

도주 자금을 위해
그림을 팔 생각이야

 

"스히폴 암스테르담 공항"

 

다시 만나서 반갑군요, 포터

 

- 사실 그건 내 이름이 아니에요
- 그래요?

 

사샤가 그림을 가지고 여기 와 있어

 

빅토르가 접선해서
구매자를 찾았다고 했지

 

미국 사업가가 왔다고

 

그 미국 사업가는 누구죠?

 

바로 너지

 

그림을 되찾고 싶지?

 

그렇지?

 

그래

 

나는 할 준비 됐어

 

일을 다 바로잡을 거야

 

내 돈 4만 달러야

 

이걸 선금으로 주는 거지

 

그러면 수표에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거야

 

수표가 엉터리란 걸 알아차릴 때쯤엔
이미 우리는 도망간 뒤일 거고

 

우리가 만든 설정은…

 

너는 뉴욕에 근거지를 둔
아주 부유한 사업가야

 

그냥 협박용이야

 

뒤에 누가 있어

 

아무도 없어요

 

좋아, 나중에 보자고

 

고생은 많았지만…

 

그럴 가치가 있었지?

 

그래

 

메리 크리스마스

 

멍청하게 굴지 마, 보리스

 

저쪽에 가서 처리해

 

카렐 피터스…

 

파브리티우스는…

 

1622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났다

 

겨우 32세의 나이에 그는 이미

 

그 위대한 화가들의 시대에서도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하나로 꼽혔다

 

그는 델프트의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던 중

 

근처의 화약 가게가 폭발하면서
목숨을 잃었다

 

이웃들은 돌무더기에서
나무판을 하나 끄집어냈는데

 

그 판에는 황금방울새가 그려져 있었다

 

몇백년에 걸쳐 그 그림은
손에서 손으로 전해져 내려오며

 

살아남았다

 

내가 가져가서

 

몇 년이고 어둠 속에
가둬 두기 전까지는

 

빛으로 만들어진 그림

 

빛 속에서만 살던 그림을

 

할 수만 있다면
돌려놓으리라

 

맹세코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제 너무 늦었다

 

일어난 일은 돌이킬 수 없다

 

함께 버티고 선 것들과

 

무너져 내리는 것들

 

정신 차려

 

그만해

 

이봐, 정신 차려
계속 걸어야 돼

 

알았지?

 

좋아, 어서 움직여

 

그렇지

 

그렇게

 

가자

 

그렇지, 잘했어

 

계속 움직여

 

그 중국인 종업원이…

 

아마 사샤에게 돌아갔겠지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사샤의 은신처를
규리가 알거든

 

경비가 삼엄하기가 성 같지

 

카메라에, 자물쇠에, 암호 키 같은 것들
거기 들어가려면 군대가 오거나

 

경찰이 필요하지

 

먹어
좀 먹어야 돼

 

그래서, 문제는 경찰이 출동하려면
타당한 근거가 있어야 하지

 

규리한테 아주 고급 바에서 일하는
사촌이 하나 있거든

 

그 사촌이 경찰한테 가서 이러는 거지
'독일인 두 명이 말싸움하더니'

 

'둘 중 하나가 이 폴더를 두고 갔어요'

 

그 폴더 안에 뭐가 있을까?

 

'황금방울새'의 사진과

 

신문 기사, 그리고 사샤의 주소가 적힌
페덱스 우편 봉투였어

 

다음날은 무슨 영화 같았지

 

SWAT 팀이 출동해서
문을 박살 냈어

 

실제로 보진 못했어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사샤가 끌려나갈 때의 얼굴을
보고 싶었는데

 

그래서, 맞아

 

그림은 거기 있었어

 

네 방울새

 

경찰이 찾아서…

 

그림은 이제 안전해

 

고맙긴 별말씀을

 

하지만 이야기가 더 있어

 

거기서 경찰이 다른 그림들도 찾았어

 

도난당한 작품들이었지

 

렘브란트 작품도 있었어

 

이제 커피 좀 더 마셔

 

내 말 잘 들어

 

중요한 거니까

 

네가 저지른 나쁜 일에 대해
얘기하면서

 

자신을 비난하잖아

 

스스로가…

 

죽었으면 하고 생각하지

 

맞아, 우린 나쁜 짓을 저질렀어

 

하지만 가끔은 나쁜 일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도 해

 

만약 네가 그러지 않았다면

 

만약 내가 그러지 않았다면…

 

이 그림들은 하나도
찾지 못했을지도 몰라

 

어쩌면 일종의…

 

커다란 태풍 같은 게
돌고 있는 걸지도 몰라

 

우린 거기 휩쓸려 가며
그걸 운명이라고 부르지만…

 

이름이 대수겠어?

 

그냥…

 

그게 삶인걸

 

네 새는 안전하게
세상으로 돌아왔어

 

행복한 크리스마스야, 포터

 

시오…

 

볼 게 너무 많아

 

여기 '해부학 실습'이 있네

 

프란스 할스 작품도 봐야지

 

이것 봐

 

난 이 그림을 좋아해

 

네덜란드인들은 현미경을 발명했지

 

그림도 할 수 있는 한
세밀하게 그려내려고 했어

 

아주 작은 부분도 의미를 가지고 있지

 

이 시든 잎처럼 말이야

 

이건 화가가 우리에게 보내는
비밀스러운 메시지야

 

어떤 것도 영원하지는
않다고 말이야

 

죄송합니다

 

이게 엄마가 말하던 그림이야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이란다

 

"더 골드핀치"

 

"더 골드핀치"

 

자막: 김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