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and.Earl.and.the.Dying.Girl.2015.720p.BluRay.x264-GECKOS-[Original] Metrics {time:ms;} Spec {MSFT:1.0;} <-- Open play menu, choose Captions and Subtiles, On if available --> <-- Open tools menu, Security, Show local captions when present -->

sub2smi by Michael Archangel

 

이 스토리를 어떻게 전할지
잘 모르겠어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유명한 소설책의 문구를
인용하는 것도 괜찮겠죠

 

'가장 좋은 시절이었으며
최악의 시절이기도 했다'

 

근데
이게 무슨 뜻이죠?

 

세상 어딘가의 누군가한텐
좋은 시절이란 소리겠죠

 

가령, 베트남 음식을
잔뜩 시켰는데

 

배달부가
배우 뺨치게 섹시하고

 

한쪽 구석에 앉아서

 

남자가 배가 터지게
먹는 동안

 

하프를 연주해 준다면
정말 좋은 시절이겠죠

 

한편, 악어가 우글대는
염산액 수영장 위에 매달려서

 

전문적인 고문을 당하는
남자가 있다 쳐요

 

염산 때문에 악어들은
포악해져있고

 

학교 주차장에서
우유를 던질 때 나는

 

그런 역겨운 냄새가
진동하고

 

남자는 계속해서
얻어터지고 있다면

 

그게
최악의 시절이겠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좋아요
그냥 시작할게요

 

제가 고등학교 때 겪은 일인데
제 삶을 망쳐놨죠

 

제가 만든 끔찍한 영화가
누굴 죽였거든요

 

나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

 

고등학교 졸업반이 되다

 

난 이렇게
생각했어요

 

'션리 고등학교는
세상의 축소판이다'

 

졸업반이 됐을 때쯤엔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문화를
마스터했죠

 

운동선수 국가의
고개 까딱이는 인사

 

약쟁이 국가의
주먹치기 인사

 

연극반 찌질이 공화국
애들의 말빨

 

그렉, 여름 잘 보냈어?

 

여름이 뭔데?
여드름 친구야?

 

보통의 고등학교에선
한 국가에 속하고

 

절대 안전이란
존재하지 않아요

 

하지만 전 방법을
찾아냈죠

 

모든 국가의 시민권을
취득하는 것

 

어디든 가는
여권을 얻고

 

투명인간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각각 다른 국가의 애들과

 

가끔 한번씩
친한 척하고

 

심각한 일 따위엔
엮이지 않는 거죠

 

테스트가
오늘이었어?

 

테스트!
진짜 끔찍해

 

그건 아프간에 군대를
보내는 것과 같죠

 

왕따 국가 시민들하고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죠

 

제 옆에 앉아있는 찌질이
스캇 메이휴처럼요

 

-스캇, 참 잘했다
-고마워

 

녀석 신뢰를 얻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죠

 

내 이름은 일 필이니
내 말을 따르라

 

글로벌 왕따인
일 필도 있네요

 

잘하는걸

 

그 약을 먹으라
그러면...

 

일인 국가였죠

 

난 방금 살해됐다

 

제가 못 가는 곳도
있었어요

 

예를 들면, 교내 식당

 

식당 전체가
분쟁 지역이었죠

 

크림 반도, 카슈미르
가자 지구를 합친 것처럼요

 

해적이 들끓는
인도양 같기도 했고요

 

영화 속의 해적 말고
진짜 해적이요

 

매카시
 
 

 

매카시
 
또 모르죠, 둘 다일지

 

그래서 전 역사 선생님 방에서
점심을 먹었어요

 

매카시 선생님

 

난 이제

 

309호 교실에 갈 거야
20분쯤 걸려

 

학교에서 유일하게
이성적인 분이었죠

 

악동들?

 

검색을 존중해라

 

얼인데, 저와 어떤 사이인지는
당장 설명하지 않을게요

 

강렬하고 집단적인
살인의 하모니가...

 

마지막으로
예쁜 애들은 위험한 존재죠

 

착하든 않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퀸카는 사슴
우린 다람쥐

 

사슴은 아무 생각없이
숲을 걷다가

 

다람쥐를 밟아 죽이고도
전혀 모르죠

 

안녕, 매디슨

 

여름 잘 보냈어?

 

여름?
도대체 그게 뭔데?

 

여드름 친구?

 

그럼 겨울 친구는
개울인가?

 

매카시 선생님은
309호에 계셔

 

응, 고마워

 

이 가슴 아픈 고통과

 

극도의 무질서 속에서
숙연해집니다

 

가슴 죽인다

 

-아들, 들어가도 돼?
-맙소사

 

응, 왜?

 

네 물건
뒤지다 봤는데

 

대학 가이드북을
뜯어보지도 않았더라?

 

내 물건 뒤지지 마

 

그래도 된다고
내가 허락했어

 

자세히 봐봐
네 미래를 위한 메뉴잖아

 

어디가 좋아?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페퍼다인?
포모나? 프린스턴?

 

-프린스턴엔 못 들어가
-어림도 없지

 

용건 끝났어?

 

아니

 

해줄 얘기가 있어
아주 슬퍼

 

뭔데?

 

무슨 일 있어?

 

드니스랑 방금 통화했어
레이첼 엄마 알지?

 

아니

 

너 레이첼 친구잖아

 

응, 알긴 하지

 

이리 와

 

알았어

 

레이첼이 백혈병이래

 

오늘 알았대

 

오늘이
테스트였어?

 

테스트!
진짜 끔찍해

 

맙소사

 

심각하대?

 

여러가지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아직은 잘 모른대

 

끔찍하네

 

그래

 

끔찍해

 

정말 끔찍해

 

엄청나게 끔찍하지

 

맞아

 

아빠, 고양이가
날 할퀴어

 

자기도 슬퍼서 그래

 

드니스 아줌마 말이

 

네가 레이첼을

 

좀 위로해줬음
하더라

 

근데 친하질 않아서...

 

전화 한 번 해봐

 

무슨 말을 하라고?

 

'지금까지 널 개무시한
그렉인데'

 

'백혈병 걸렸다면서?
같이 놀자'

 

그렇게 말하면
비꼰다고 생각할 거야

 

좋은 일 좀 하라는데
싫다는 거야?

 

말해봐
정말 그런거야?

 

알았어, 할게

 

내 물건 좀 뒤지지 마
아님 나도 엄마 물건 뒤질거야

 

생리대뿐이
더 나오겠냐

 

FM 90.5
센트럴 피츠버그...

 

레이첼이야

 

안녕
나 그렉 게인스야

 

안녕

 

반가워

 

의사 선생님한테
들었는데

 

그렉실린 약이
필요하다면서?

 

그게 뭔데?

 

나야

 

페니실린 말고
젤 형태의 그렉실린 알약

 

아...

 

 

내 병에 대해
들었구나

 

 

우리 엄마한테
들었어?

 

아니, 우리 엄마한테

 

그래서...

 

뭐?

 

뭐가?

 

하려던 말이 뭐야?

 

뭐야, 그렉?

 

나랑 만날래?
그거 물어보려고 전화했어

 

지금?

 

그래

 

아냐, 됐어

 

알았어
나랑 놀기 싫어?

 

응, 아무튼 고마워

 

알았어, 끊을게

 

안녕

 

엄마, 뭐해?

 

나랑 놀기 싫다잖아

 

미안하지만, 그렉

 

네겐 선택권 없어

 

내 말 좀 들어봐

 

누군가의 삶을 바꿔놓을
기회가 생겼는데

 

그걸 마다하고
종일 방구석에 누워서...

 

만나기 싫다잖아

 

-엄마가 꼭 이렇게까지...
-친하지도 않아

 

그런 태도는
절대 용납 못해

 

그만 좀 해
미쳐버릴 것 같다구

 

그런 변명이
암에 걸린 한 소녀의

 

행복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미쳐버릴 것 같다구

 

단단히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거야

 

당장 전화기 들고

 

레이첼한테
다시 전화해

 

말 들어, 당장 해

 

죽어가는 소녀를 만나다

 

그렉

 

쿠쉬너 아줌마

 

드니스라고 불러

 

앞으론 드니스야
알았지?

 

네, 알았어요

 

넌 정말 착한 아이야
알지?

 

정말이야
마음도 따뜻하고

 

친절하고 착해

 

정말 고맙다

 

고맙습니다

 

착해, 착해, 착해

 

참 착해

 

알았어요

 

넌 친절하고 따뜻하고
자상한 아이야

 

아주 아주 자상해

 

참 핸섬하고

 

핸섬하진 않지만
감사해요

 

게다가 겸손하고

 

'겸손한 생쥐'죠

 

그런 순발력은
어디서 나오니?

 

사실은
밴드 이름이에요

 

 

레이첼

 

겸손한 생쥐가
널 만나러 왔어

 

레이첼

 

그렉, 왜 왔어?

 

그게...

 

의사가 그렉기토를
꼭 복용하라고 하더라

 

그 조크는
써먹었잖아

 

아냐

 

그땐
그렉실린이었지

 

젤 형택의 알약

 

동정심 때문에
나랑 어울릴 필요 없어

 

-괜찮으니까 그냥 가
-아냐

 

오해 마
동정심 때문이 아냐

 

엄마 강요에
어쩔 수 없이 왔어

 

그게 더 나빠

 

알아

 

진짜야
난 괜찮으니까 그냥 가

 

레이첼
내 말 좀 잠깐 들어봐

 

그냥 가면
우리 엄마가 내 삶을

 

생지옥으로
만들 거야

 

너랑 좀 어울리라고
얼마나 들볶는지

 

잔소리 업계의
르브론 제임스 같아

 

-농구 선수야
-누군지 알아

 

널 위해서가 아냐

 

날 위해서
이러는 거지

 

-그래서 도와달라?
-응

 

딱 하루만 같이 놀고

 

우리 엄마한테 말하고 나면
다신 귀찮게 할 일 없어

 

좋아?

 

좋아

 

그래

 

흑인 흉내내는 거야?

 

아니
그냥 주먹치기 인사

 

거리가 멀잖아

 

그래, 그러네

 

책 많네

 

좋다

 

그리고...

 

나무 벽지

 

좋네

 

왜?

 

나도 몰라

 

불운한 우정 1일째

 

쿠션이 무지 많네

 

도대체 쿠션이
몇 개나 있는거야?

 

나도 몰라

 

나도 많았음
좋겠다

 

그럼 부모님한테
사달라고 해

 

그랬다간
이상하게 생각할걸?

 

뭐, 종일 잔다고?

 

아니

 

쿠션에 대고
자위행위 해댈거라고

 

날 별종 취급하거든
사실 부모님 탓이야

 

섹시한 쿠션 수집이
취미시거든

 

이거 좋네
남자가 틀림없어

 

우리 집에 있던
프란체스카가 생각나

 

색깔이 비슷하거든

 

프란체스카는
버려야만 했어, 왜냐면

 

여자 쿠션이었는데
나랑 문제가 좀 있었거든

 

나랑 궁합은 잘 맞았어
그건 틀림없지

 

세상은 날
이상하게 보겠지만

 

내가 보기엔
세상이 이상해

 

도대체 왜
여자 쿠션과 소년의

 

사랑을 인정 못해?

 

덕분에 소년은
남자가 됐는데

 

그만할게, 난 그냥...

 

웃겨보려고 한 거야

 

아냐, 웃겼어
고마워

 

깜짝이야

 

어디냐?
네 오징어 내가 다 먹는다

 

가야겠어

 

괜찮아, 누군데?

 

미안, 얼이었어

 

얼이 누군데?

 

15분 전에 등장했던
얼 기억하시죠?

 

가슴 죽이네

 

사람들 생각과 달리
저랑 친구가 아녜요

 

동료에 더 가깝죠

 

유치원부터
알았는데

 

거리상으론 가까이 살지만
아주 험한 동네예요

 

아버진 텍사스에 있고
엄만 우울증에 걸렸고

 

녀석 형의 개가
언젠간 날 잡아먹을 거예요

 

두피, 그러지 마!

 

그래서 주로
우리 집에서 놀았죠

 

사회학과 종신 교수인
우리 아버지와 함께요

 

그게 뭐야, 야옹아?
나랑 싸울래?

 

까불지 마, 짜샤

 

얘들아!

 

아버진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빈둥대요

 

이거 잘 봐

 

미친 정복자 아귀레가
존재하지도 않는

 

황금 도시를 찾아서
정글을 헤매고 있어

 

신의 분노

 

고전 외국 영화야

 

누가
나와 가겠는가?

 

외국 영화뿐 아니라

 

이건 갑오징어야

 

우리 집엔
별난 음식이 넘쳤죠

 

오징어랑 비슷한 건데
동양인들이 즐겨 먹어

 

얼과 전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자랐지만

 

공통점이 많아요

 

서양인들은 이 냄새를
아주 싫어하지

 

우린 어렸을 때 알았어요
또래들 중에

 

고전 외국 영화를 좋아한 건
우리뿐이란 걸요

 

왜 좋아했냐고요?

 

꼬집어 말하긴
어려워요

 

우리처럼 별나거나
폭력적이라서?

 

아님 삶처럼 헷갈리고
의미가 없어서?

 

나갈 수가 없어
언제 부를지 모르거든

 

계약을 해서
항상 대기하고 있어야 돼

 

머잖아서 우린 우리만의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죠

 

그렉 게인스 & 얼 잭슨
프로덕션

 

액션!

 

기존의 영화 중에

 

좋은 작품을 골라서
웃긴 제목을 붙이고

 

그 제목에 어울리는
영화를 만든 거예요

 

결과물은
끔찍했지만

 

우린 같은 방식을
고수했어요

 

거인 앙드레와의 저녁식사

 

못 꼬시겠어
(여자가 플라스틱이야)

 

숨 막혀

 

털 많고 늙은 남자

 

보면 안돼
난쟁이가 널 죽일거야

 

7개의 봉인들

 

웃기지 마
이거나 받아, 짜샤

 

똥싸는 톰

 

짜증나는 골목길
­'비열한 거리'보다 훌륭하다­

 

테니스장에서의 죽음

 

총 42편을 만들었는데
이젠 그만뒀을 것 같죠?

 

그렇지 않아요

 

비명의 무게
 
 

 

비명의 무게
 
아무데도 못가

 

이 거지 같은 곳을
나갈 수가 없어

 

언제 부를지 모르거든

 

계약을 해서
항상 대기하고 있어야 돼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자유가 없다고

 

너희들 작품 중에
제일 마음에 든다

 

폭력의 본질을
잘 표현하고 있잖아

 

백만 번도 더 말했지만
아빠는 보면 안돼

 

난 네 팬이야

 

그 여자애 또 만날거야?

 

응, 아마도

 

가슴도 만지고?

 

아니
그런 사이 아냐

 

참 이기적이네

 

걔한텐 죽기 전에 남자랑 할
마지막 기회잖아

 

네 생각만 하지 마

 

 

그런 생각 가지고 해봐야
서지도 않을 거야

 

내가 거시기 얘기했냐?

 

아니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대체 무슨 암이야?

 

암의 한 종류인데...

 

뭐 그렇대

 

헛소리 마!

 

앤티텀 전투는 미국 역사에서
가장 치열했어

 

선생님이 뭐랬지?

 

검색을 존중해라

 

그렇지
바로 그거야

 

좋아, 살고 싶으면 나가
빨리, 빨리

 

오늘 다 잘했다

 

아주 잘했어
마음에 들어

 

오늘 아주 잘했다

 

-수고했어
-물어볼 게 있어요

 

-잠깐이면 돼요
-그렉, 뭐냐?

 

백혈병에 대해서
좀 아세요?

 

백혈병?

 

그래, 혈액이나 골수에
암이 생기는 거지

 

왜?

 

그럼 몸 전체에
퍼져요?

 

그래, 그렇지

 

걸리면
얼마나 빨리 죽어요?

 

요즘은 완치도 된다더라
그건 왜 물어?

 

레이첼 쿠쉬너가
백혈병에 걸렸어요

 

레이첼이 뭐?

 

난 정말
획기적으로 멍청해

 

소문나는 건
시간 문제였는걸

 

남이 나에 대해
모든 걸 아는 게 싫어

 

나도 그래

 

그거 알아?
아무하고도 말하기 싫을 땐

 

발작하는 척해

 

보여줄게
날 귀찮게 해봐

 

'안녕, 레이첼
암에 걸려서 정말 안됐다'

 

그게 통해?

 

당연하지
효과 만점이야

 

일명
'소극적 저항'

 

알지?
간디가 했던 것 말야

 

간디가 그렇게
발작하진 않았을 거야

 

했어

 

덕분에 인도가 독립했는걸
너도 해봐

 

-싫어
-어서, 아주 쉬워

 

좋아, 다른 방법도 있어
죽은 척하는 거지

 

짜증나는 말 해봐

 

'레이첼, 네가 암에 걸린 건
다 신의 뜻이야'

 

이봐, 등신아

 

그래, 여기야

 

머리는 장식이냐?
암 걸린 여자애한테

 

죽은 척을 하라고?

 

네가 무슨 짓을 하는지
생각해봐, 짜샤

 

내가 울버린 분장하고
이 벽에

 

5년 넘게 걸려있는 건
레이첼이

 

날 떼내는 것에 대해
죄책감 느껴서야

 

근데 너 같은 찌질이가
병신 짓 하는 걸

 

보고만 있으라고?

 

어림없어, 짜샤

 

그렉, 왜 그래?

 

정말 미안해

 

죽은 척 하라고 했던 거,
내 생각이 짧았어

 

난 아픈거지
죽는게 아냐

 

그건 알지만...

 

괜한 말 했다가

 

자꾸 이상한 생각이...

 

넌 괜찮다지만
자꾸 생각나서

 

죽음, 죽음, 죽음

 

내가 말한게
바로 그거야

 

만약 이게
감동적인 로맨스라면

 

이 부분에서
서로 애틋해지고

 

서로 눈빛 교환한 후에
정열적으로

 

키스를 하겠죠

 

하지만 이건
감동적인 로맨스가 아녜요

 

-아무튼...
-응

 

하지만 우린
친구가 됐죠

 

레이첼과 내가 친구가 되다

 

이젠 엎질러진 물이다

 

불운한 우정 4일째
 
다니엘 크레이그는

 

억양 때문에
말할 때 입모양이

 

여자처럼
튀어나오는 거야

 

불운한 우정 7일째
 
미래엔 핸드폰으로
샌드위치도

 

보낼 수 있을거야

 

그렉 목덜미에
버튼 달렸으니까

 

수다 심해지면
그걸 눌러

 

불운한 우정 8일째
 
 
 

 

불운한 우정 8일째
 
짐승이랑 한 집에
산다는 게 말이 돼?

 

개나 고양이 말야

 

어쨌거나,
이제 네가 말해

 

암에 대해서?

 

그러고 싶으면

 

엄마 생각하면 제일 힘들어
혹시라도

 

내가 죽으면
혼자 살아야 하잖아

 

아빠랑 사이도 안 좋고
형제도 없거든

 

그게 가슴 아파

 

울지 마

 

안 울어

 

울고 싶으면 울어도 돼

 

금방은
울지 말라면서?

 

아빠랑 동네 산책하면서
다람쥐 숫자를 세곤 했어

 

왜, 아빠가
다람쥐 인구 조사원이야?

 

아니, 아빠랑 같이
특별히 할 게 없어서

 

다른 말은 거의 안 했고

 

'일곱 마리,
두 마리 더 있다, 아홉'

 

맙소사
당장 아빠 반품해라

 

-난 어떤 그룹이야?
-응?

 

학교 애들을
그룹별로 분류했다며

 

난 뭐야?

 

-알고 싶어?
-응

 

따분한 유태계 여자애들
2-A 그룹

 

솔직하게 말한거야

 

진짜 못됐다

 

고전 영화

 

넌 어떤 그룹이야?

 

난 없어

 

그치만 인기 그룹엔
못 낄거야

 

매사에 어설프고
두더지처럼 못생겼잖아

 

그러니까...

 

그렇게 생각 마

 

내 생각이 아냐

 

그게 사실이지

 

내 생각에, 나 같은 애는

 

학교에서 살아만 남아도
성공한 거야

 

친구들한테
왕따 안 당하고

 

쪽팔리지 않음
되는 거지

 

대학 들어갈 때까지?

 

아니
대학은 더 심할거야

 

뭐?

 

고등학교는
3시면 끝나잖아

 

누가 누군지도 알고

 

하지만
대학은 달라

 

기숙사에 같이 사니까
항상 긴장해야 되잖아

 

난 2주 만에
공황장애로 죽을거야

 

대학 안 갈지도
몰라

 

그렇게 바보 같은 말은
처음 들어본다

 

더 바보 같은 말도
많이 했어

 

고등학교, 대학교
우린 선택의 자유도 없이

 

공통점 없는 애들과
섞여 지내야 하잖아

 

그건 악몽이야

 

안 그렇다면
거짓말이지

 

축하해, 그렉

 

내일 따분한 유태인 여자애들
2-A 그룹과 점심 먹게 됐어

 

주로 어디 앉아?

 

전쟁터 한복판에서
점심 먹는 꼴이네

 

레이첼, 프롬 파티 테마가
뭔지 알았어

 

'기사를 기억하라'

 

-말타는 기사
-중세시대 테마야

 

6개월이나 남았잖아?

 

얜 그렉인데
우리랑 같이 점심 먹을거야

 

스푼 갖다 줄까?

 

안녕

 

그렉, 왜 우리랑 앉아?

 

점심 먹으려고

 

서서 먹을 순 없잖아

 

너랑 레이첼,
갑자기 친해진 것 같아

 

맞아, 암에 걸려서
잘해주는 거지?

 

뭐?

 

레이첼하고
겨우 한번 만났잖아

 

죄책감 들어서
친구돼 준 거지?

 

아냐!

 

그게 말이 돼?

 

-같이 앉아도 돼?
-그럼

 

미안

 

보건 수업 프로젝트야
이 쿠션이 아기인거지

 

-여기 안전할까?
-쿠션한테?

 

그렉
어떻게 생각해?

 

글쎄

 

나한테 너무 가깝게 두지 마
거기다 자위할지도 모르니까

 

그렉, 징그럽게 진짜

 

너무 뻘쭘해서 당황스러웠다

 

얘들아, 스캇 메이휴의
걸음걸이 좀 봐

 

완전 공룡 같지 않냐?

 

좀 심하잖아, 그렉

 

들은 것 같아

 

바로 그 순간

 

나의 8년 간의 투명인간
생활이 끝났죠

 

엄마가
쿠키 만들어줬어?

 

아니, 통크 카드 게임으로
필한테 땄어

 

너한테 이기는 게
지겨워서

 

근데 통크란 이름이
이상하지 않냐?

 

더 괜찮은 이름도
많은데

 

페이퍼 풋볼이나

 

악동들

 

-뭐해?
-매카시 선생님

 

얼, 그건 점심이 아냐
쓰레기지

 

넌 지금 네 몸속에
독을 집어넣고 있어

 

그래도 그런 수프보단
훨씬 낫죠

 

이게 몸에 얼마나 좋은데

 

베트남 음식이야
'포'란 건데 정말 끝내주지

 

한번 먹어볼게요

 

-먹어본다고?
-네

 

안돼

 

학생한테 음식 주는 거
금지돼있어

 

로렌스빌에 있는

 

투옌 슈퍼 사이공
슈퍼에 가서

 

투옌을 찾아

 

내 이름으로 달아놓고
달라고 해

 

로렌스빌엔 안 가요

 

싫음 말든가

 

난 가봐야겠다

 

얘들아

 

검색을 존중해라

 

존중해

 

젠장, 다들 내가
레이첼하고 사귀는 줄 알아

 

내 인생 종쳤어

 

오늘 가짜 아기를
성희롱했고

 

스캇 메이휴한테
찍혔어

 

둘 다 레이첼 잘못이야

 

미안하지만
사실인걸

 

불평하는 내가 바보지

 

그러네
불평하는 내가 바보야

 

진심은 아니었어

 

걔 가슴 좀 주물러

 

맛 이상하지 않냐?

 

약 탄 수프였어

 

내가 우연히 약에 취하다

 

수프에 약을 탔나 봐
완전 뿅가

 

맙소사, 당장
레이첼한테 가야겠어

 

그렇게 해

 

난 너네 집에서
너네 아빠 음식 먹을게

 

아냐, 같이 가서
도와줘

 

뭘?

 

도와줘!

 

수업할 때 매카시 선생님이
약에 취한 것처럼 행동해?

 

모르겠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응, 가끔씩

 

아니, 가끔은 아니고
선생님 어떤지 너도 알잖아

 

미치겠다
너 횡설수설하고 있잖아

 

매카시 선생님이
수프에 약을 타서 먹다니!

 

야, 목소리 좀 낮춰

 

약에 취했다고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돼

 

왜?

 

말하면 알잖아

 

우리 겸손한 생쥐네

 

이 생쥐 친구는
누구니?

 

얼 잭슨이요

 

얼은 제 동료인데
아주 착해요

 

같이 동네를
걷고 있었는데

 

별로 할 것도 없고 해서
잠깐 들렀어요

 

레이첼 머리가
곧 빠지잖아요

 

그래서 작별인사 하러 왔죠
'안녕, 머리카락아'

 

레이첼은 대머리 돼도
예쁠 거예요

 

그냥
인사하러 왔어요

 

레이첼, 귀여운 생쥐 두 마리가
너한테 인사하러 왔어

 

잠깐 들어와서
치즈라도 좀 먹고 갈래?

 

 

방 좋다, 레이첼

 

고마워
그렉은 너무 여성스럽대

 

아냐, 여성스러워서
좋은걸

 

심하지도 않은걸, 뭐
핑크색으로

 

도배되지 않았잖아

 

헬로키티 인형이나
남자 누드 사진도 안 붙어있고

 

그런 것 보면
토할 것 같아

 

야, 여기선 토하면 안돼
레이첼 방이잖아

 

아무튼...

 

네가 좀 어떤지
보러 왔어

 

고마워

 

그래, 항암 치료라니
정말 개같다

 

그렉

 

'개같다'가 뭐야?
그런 말 쓰지 마

 

정말 개같아

 

그래도 나으려면
치료 받아야지

 

그래

 

가고 싶으면 가도 돼

 

-우리 약에 취했어
-젠장

 

왜?

 

약을 한 게 아니라
사고였어

 

사고?

 

매카시 선생님이
우리한테 수프를 줬어

 

응, 선생님이
평범한 수프를 줬는데

 

얼마 남지를 않아서
5층 식당에서

 

더 가져와야 했거든?

 

같은 건물에
자메이카 대사관 있는데

 

엘리베이터에 같이 탄
자메이카 부족 남자가

 

대마초를
피우지 뭐야

 

그래서 25분 동안
안에 갇혀서

 

대마초 연기를 맡았어
그렇지, 얼?

 

맞아, 그랬어

 

엄청난 일을 겪었네?

 

약하는 사람 곁에 있는 건
정말 개같아

 

이 상황 자체가 개같아
미안해

 

너 대체 왜 그러냐?

 

한심한 자식,
뭐가 그렇게 미안해?

 

그 얘길 하려고
온 게 아냐

 

레이첼 데려가서
아이스크림 좀 사줘

 

나도 사주고,
아이스크림 좋아하거든

 

-아이스크림 좋아해?
-응

 

그렉이랑
같은 반이야?

 

꼬맹일 때부터
알았어

 

나도 너랑 같은
유치원 다녔어

 

-진짜?
-응, 너 기억나

 

저스틴이
여자애들한테

 

엉덩이 점 보여줬다고
변태라고 했잖아

 

맙소사, 맞아

 

걔가 엉덩이 까보이니까
네가 이랬어

 

'저스틴, 그건
변태들이나 하는 짓이야'

 

어떻게
그걸 기억하니?

 

넌 영웅이었어
변태놈을 꼼짝 못하게 했잖아

 

영원히 못 잊을거야

 

그러니까 너랑
그렉이랑 동료야?

 

그렉이 친구라고 부르는 걸 싫어해
이상한 놈이야

 

맞아, 왜 그런대?

 

난들 아나
부모님 탓이겠지, 뭐

 

엄마가 맨날 자기한테
잘생겼다고 거짓말하니까

 

아무도 못 믿는거지

 

그렉 아빠는
고양이하고만 어울리고

 

친구라곤 없는
롤모델인 거지

 

한마디로 얜 자기가
친구로 생각한 애가

 

친구 아니라고 할까봐
무서운 거야

 

그럼
자살할지도 몰라

 

근데
어떻게 동료야?

 

같이 영화를 만들어

 

영화?

 

응, 몇 년 됐어

 

총 42 작품을
찍었지

 

그렉, 그런 말
안 했잖아

 

아무한테도 말 안 했어
영화가 개같아... 끔찍하거든

 

그럴 리가 없어

 

보고 싶다면
보여줄게

 

-진짜?
-그럼, 말이라고

 

-비밀만 지켜
-응, 당연하지

 

-그렉, 일어나
-알았어

 

어디 가게?

 

브루 베벳
데이빗 린치 작품 아님

 

꿈을 유도하는 술

 

비밀을 지킬 줄 모르는 얼

 

집에 데려다줄게

 

그렉이나 봐줘
이제 약에서 깨어나잖아

 

잘 가

 

-고마웠어
-안녕

 

젠장, 얼

 

입도 뻥끗하지 마

 

족발 먹어

 

지금까지 보신 분들은

 

이렇게 생각하겠죠
'레이첼, 애가 참 괜찮은걸'

 

'끝에 죽으면 화날거야'

 

미리 말하지만 걱정 마세요
안 죽거든요

 

이제 안심 되죠?

 

근데 사실
안심될 게 뭐있어요?

 

수업에 대한 너희들 열정에
정말 감동 받았다

 

옛날 방식대로
내가 지목해야겠구나

 

너희들 중에

 

이름은 말 않겠지만
이니셜이...

 

스캇 메이휴

 

선생님 수프에 대마초 들었다고
그렉이 떠들고 다녔어요

 

그런 적 없어

 

버스에서 하는 얘기
다 들었어

 

진짜냐, 그렉?

 

어제 얼하고 제가
선생님 수프를 먹고

 

약에 취했어요

 

우린 대마초를
안 피웠으니까

 

선생님 수프에
들었던 게 틀림없죠

 

약쟁이 필한테서 딴
쿠키도 먹고...

 

아...

 

쿠키 때문이란 걸
어떻게 몰랐어?

 

버스에서 그렇게 떠든
니가 병신이지

 

야, 그렉

 

날 꼰질렀냐?

 

꼰질렀어!

 

다 들었어

 

여자애들 앞에서
날 놀리는 거 들었다고

 

너, 앞으로 조심해

 

잘못 걸리면 죽어

 

그래, 조심해
난 사람도 찔러봤어

 

맙소사

 

죽일 방법은 쌔고 쌨어
칼로 찌르고

 

살인 광선으로 쏘고
미로에 버리고

 

마요네즈 먹다가
질식하게 해주마

 

레이첼 항암치료 시작
몇 주 후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

 

한달쯤 지났는데
아직까진 조용해

 

날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으니까

 

조만간... 알지?

 

날 괴롭힐 거야

 

미안해
다음엔 꽃 가져올게

 

근데 가져와봐야

 

놓을 자리라곤
토하는 통뿐이네

 

 

토하는 통

 

그 모자 괜찮다

 

귀여워

 

난 예쁜 적이 없었어

 

상관없어
그건 안 중요하니까

 

그치만...

 

지금 내 모습이 너무 싫어

 

사람들이 와서
날 보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징그러워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들어

 

그러지 마

 

보기 좋은데, 뭘

 

흉측해, 그렉
내 모습이 흉측하다고

 

다들 괜찮다고 거짓말하는데
얼마나 싫은지 알아?

 

그건 날
도와주는 게 아냐

 

여기

 

쿠로사와 감독 영화를
우리가 다시 만들었어

 

얼이 성병에 걸리곤
빡쳐서

 

묻지마 살인을 하는
내용이야

 

'지옥의 묵시록'을 본딴
영화 만들기로 했는데

 

우리가 붙인 제목은
'지옥의 튤립'이야

 

전장에서 적을 죽이던
두 군인이

 

튤립 한 상자를
발견하곤

 

꽃이 너무 예뻐서

 

어쩔 줄 몰라한다는
유치한 내용이지

 

근데 우리한텐
튤립 살 돈이 없어

 

그 영화
괜히 보라고 했나?

 

아냐, 괜찮아
어서 가서 영화 찍어

 

알았어

 

갈게, 재밌게 봐
엄청 끔찍한 영화지만

 

영화 잘 만들어

 

야, 흰둥이!

 

나도 튤립 하나 만들어줘
아님 개 풀거야

 

농담이고
하나 만들어줄래?

 

어머!
영화 찍고 있어?

 

-젠장
-맙소사!

 

너무 신난다
액션, 컷!

 

매디슨, 여긴 왜 왔어?

 

레이첼이 네가
여기 있댔어

 

네 스마트폰이
음성으로 넘어가

 

거긴 전화 안 터져

 

할 말이 있어서
왔어

 

레이첼 병문안
갔었는데

 

네가 만든
영화를 보고 있더라

 

맙소사, 너도 봤어?

 

아니
레이첼이 껐어

 

괜찮더라
너희가 일본인 분장하고

 

얼이 네 머릴 자르고...
그때 껐어

 

나한테 아주 좋은
생각이 있어

 

레이첼을 위한
영화를 만드는 거야

 

어때?

 

레이첼은
아주 좋아할 거고

 

너한텐
의미 있는 일이고

 

해야 돼

 

알았어, 콜

 

'콜'?
하겠단 뜻이지?

 

-응
-어쩜, 잘됐다

 

빨리 보고 싶다

 

이제 갈게

 

컷!

 

촬영 끝!

 

갈게!

 

가슴 죽이네

 

젠장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냐구요?
아뇨

 

약속한 적 없으니까요
그냥 '콜'이라고 했죠

 

'콜'엔
많은 뜻이 있어요

 

또, 우리가 만든
영화들을

 

레이첼이 다 볼 때까지
한두 달 시간도 있었고요

 

예를 들면
'양말 인형과 오렌지'

 

양말 인형과 오렌지

 

'드루글'?

 

구글을 빗댄거야

 

그건 뭐야?

 

아무것도 아냐
그냥 골칫거리

 

대학 지원할 때까지
엄마가 갖고 다니래

 

내 미래를 위한
메뉴라나

 

4년간 내게 족쇄를 채울
메뉴인거지

 

대학 문제는
신중히 생각해

 

사람들이 널
싫어할거라 생각해도

 

완전히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고등학교보다
나을거야

 

고등학교는 주당
40시간 수업이지만

 

대학은
15~20시간인걸

 

기숙사 생활이 싫으면
피츠버그 주립대 가서

 

집에서 통학해

 

바보처럼 네 자신이 싫다고
대학 포기하는 것보단 나아

 

바보 같지 않아

 

피츠버그 대학에
지원해

 

당장, 조기 지원해

 

어서, 내 앞에서
피츠버그 대학에 지원해

 

싫다면?

 

난 암 말기 환자야

 

부탁 거절하면
아주 나쁜 놈인거지

 

알았어

 

'내가 대학을
가고 싶어하는 이유'

 

베르너 헤어초크
말투로 할게

 

엄격한
선발 과정을 통해

 

잔인하고 멍청한
애들은 걸러진다

 

그러므로 대학은
극도로 혼란스러운

 

고등학교와는
차원이 다르다

 

고등학교는
사악한 악마의 입이고

 

학생들의 얼굴을
잔인하게 물어뜯는다

 

너무나 역겹다

 

생쥐처럼 생겨서
고등학교에 적응 못해서

 

대학에 가면
달라질 거라는 기대감에...

 

안돼

 

그리고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너무 많이 하고

 

안돼

 

풀처럼 창백한
제 얼굴은

 

사람들에게
메스꺼움을 유발하고...

 

'남들과는 다른 성격 때문에
고등학교 내내'

 

'편하지가 않았어요'

 

'사실, 제 자신을'

 

'끔찍할 정도로
아주 싫어했죠'

 

'아마도
아직 철이 안 들어서겠죠'

 

'대학에 들어가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까발렸잖아
-자기 소개서잖아

 

또 보고 싶어?

 

알았어, 알았어

 

네가 암 환자라서
하는거야

 

너도 대학교 골라
자, 여기

 

그 끔찍한 책에서
괜찮은 데 골라봐

 

너 가져

 

네 미래를 위한
메뉴지

 

영화부터 봐도 돼?

 

불운한 우정 64일째

 

불운한 우정 71일째

 

완전한 대화 부족

 

불운한 우정 85일째

 

그렉 군,
합격을 축하합니다

 

이 영화를 만들면
사람들이

 

우리가
맨날 이상한 것들만

 

찍는다고
생각할 거야

 

밤에 자기들 집에
몰래 들어와서

 

자는 걸 찍는다고

 

레이첼한테
영화를 보여줘서...

 

더럽게 맛 없네

 

지금도 애들이 전부
나만 쳐다본단 말야

 

-영화 만드는 애라고
-이게 뭐야?

 

암 걸린 여자애
남자친구

 

완전 개똥 맛이야

 

만들겠다곤 했지만
어떤 영화를

 

어떻게 만들지
전혀 모르잖아

 

어떤 영화를
만들어야 되는 거야?

 

내가 무슨 생각으로
약속했지?

 

매디슨 가슴에
뻑이 갔던거지

 

나도 여자 가슴 좋아하지만
넌 좀 심해

 

영화 만들겠다고
약속까지 했으니까

 

안 도와줄 거야?

 

어떤 영화 만들 건데?

 

그렉과 얼한텐
영감이 필요해

 

지금까지 내가 얻었던
가장 큰 영감은

 

아마존에서
격리됐을 때야

 

나 말고
여섯 명이 있었는데

 

얼기설기 엮여
썩어가는

 

초가지붕에
대롱대롱 매달린

 

거대한 독거미들만

 

쳐다보고 있었지

 

주먹만한 크기의
독거미들

 

송곳니엔
독을 품었고

 

녀석들 눈은 어둠 속에서
빛나고 있었지

 

어둠 속에서
말벌의 공격을 받은

 

거미의 고통스러운
신음소리가 들리고

 

어떤 녀석은
사력을 다해 싸우다

 

우리 침대 위로
떨어지기도 했어

 

말벌을 담배처럼
피울 수 있다는 거 알아?

 

절 보고 말하세요

 

카메라는
의식하지 말고요

 

드니스 아줌마,
레이첼 태어났을 때 얘기해주세요

 

레이첼을 낳을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

 

그렉, 이것 하나만
말할게

 

난 레이첼한테
정말 좋은 엄마였어

 

싱글맘 밑에서
자라면서

 

또래보다 지나치게

 

조숙해지는 걸
막으려고

 

최선을 다했어
알지?

 

 

근데 이젠 알겠어

 

내가 자식을 위해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도

 

막을 수 없는 게
있다는걸

 

레이첼이 가장 좋아한
장난감이 뭐였죠?

 

그것보다
중요한 얘기니까

 

내 말 귀담아 들어

 

널 아껴서 그래
약속하렴

 

평생 사랑할
자신 없으면

 

애를 낳지 않겠다고

 

중요한 문제야

 

나 아니면
이런 얘기 아무도 안 해줘

 

밀당하는 여자애는
고르지 마

 

평생 너 하나만을
사랑하고

 

애플힙 가진 남자한테

 

가버리지 않을
여자를 선택해

 

좋아한 장난감
없어요?

 

아, 가장 좋아한 장난감?
가위였어

 

레이첼 아빠가
집 나갔을 때

 

레이첼은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전부 모아놓곤
다 오려버렸어

 

레이첼한텐 말하지 마
날 죽이려고 할 거야

 

아무튼 레이첼이...

 

난 이랬지
'잘했다, 우리 딸'

 

싹둑싹둑 다 오렸어
화가 많이 났었거든

 

잠깐 쉬자, 한 잔 줄까?

 

마셔도 될
나이잖아?

 

한 잔 하면서
잠깐 쉬자, 응?

 

그래, 그래야지

 

그렉, 너도 마실래?

 

전 괜찮아요

 

자, 마셔
분위기 깨지 말고

 

알았어요

 

이제 인터뷰 계속하자

 

자리 세팅을
이렇게 한 건

 

서로 얘기하면서

 

마주볼 수 있게
그런거야

 

진짜 내가 아니라

 

핸드폰이라
기분은 좀 묘하겠지만

 

위문 편지라고 생각해
렌즈 똑바로 보고

 

그리고...

 

비디오 찍는 거니까

 

너무 의식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말해

 

준비되면 시작해

 

안녕, 레이첼

 

널 잘 알진 못하지만

 

틀림없이
완쾌될 거라고 믿어

 

괜찮은걸?

 

남자친구가 널 위해서
이런 걸 찍다니

 

널 진짜 사랑하나 봐

 

남자친구 아냐

 

아...

 

네가 유태인인 건 알지만
주님의 뜻이라고 생각해

 

얘긴 별로 안 해봤지만
너, 괜찮은 애 같더라

 

친구도 엄청나게 많고...

 

내가 싫어하지 않는
유일한 애야

 

꼭 나을 거라고 믿어

 

꼭 나을 거야

 

난 믿어

 

꼭 나을 거야

 

젠장

 

오후 2시 48분 카우보이

 

다시 말하지만
이게 감동적인 로맨스라면

 

우린 사랑에 빠지고
레이첼은 제게

 

사랑스러운 말들을
늘어놓고

 

그리곤
제 품에서 죽겠죠

 

하지만
그렇질 않았어요

 

레이첼은 더 조용해졌고
더 불행해졌죠

 

좀 어때?

 

솔직하게

 

솔직하게?

 

네가 맞는 것 같아

 

뭐가?

 

지난 10월에

 

넌 내가
죽을 거라고 생각했잖아

 

그런 생각했던 거
후회돼

 

후회하지 마

 

무슨 소리야?

 

북극곰이
후회하는 소리

 

북극곰은 동물들 중에
후회를 가장 순수하게 표현해

 

얼마나 애처로운지
잘 들어봐

 

웃기지 마
웃으면 아프단 말야

 

알았어

 

너무 조용하니까
어색하다

 

 

조용한 것도 괜찮아

 

알아요
사랑스러운 레이첼이

 

곧 죽을 거라고
생각하겠죠?

 

아뇨, 레이첼은 안 죽어요
상태가 좋아지죠

 

진짜예요

 

그해 겨울에
생각나는 거라곤

 

그 바보 같은 영화를
만든 거예요

 

의미있는 걸
만들고 싶었지만

 

처음부터 알았어요

 

그런 영화를 만드는 건
가능하겠지만

 

우리한텐
불가능하단 걸요

 

불운한 우정 144일째
 
 
 

 

불운한 우정 144일째
 
그해 겨울에 한 것은
그것뿐이에요

 

물론
레이첼도 찾아갔죠

 

레이첼이
얘기할 때도 있었고

 

그애가 말이 없을 땐
제가 말하거나

 

영화를 봤어요

 

레이첼이
웃을 때도 있었고

 

안 웃을 때도
있었죠

 

공부를 한 기억은 없어요

 

그해 겨울엔
공부를 전혀 안 했죠

 

과장이 아니라

 

정말 아예 안 했어요

 

그것도 사실
쉬운 일은 아니죠

 

학교는 어때?

 

학교 전체가
중세의 성처럼 변했어

 

프롬 파티 테마가
중세시대잖아

 

다들 어떻게 중세인처럼
춤출까 고민 중이겠지

 

너도 가?

 

아니
당연히 안 가지

 

왜, 가지

 

싫어

 

내가 턱시도 입은 것
봤어?

 

애완견이 사람 옷 입은
꼴일 거야

 

본 적 있지?

 

불쌍해 보이지 않냐?

 

게다가
같이 갈 파트너도 없어

 

만약에 말야

 

네가 같이 가주면...

 

그렉, 난 안 가

 

가면 어때서?
당당하게 보이고 좋잖아

 

영화는 언제 완성돼?

 

우리가 무슨 영화를
만든다 그래?

 

잡아뗄 필요 없어

 

날 위해 영화 만든다고
얼한테 들었어

 

맙소사

 

그래, 그 자식이
말했겠지

 

내가 물어본 건...

 

얼, 이 자식 진짜!

 

널 놀래켜줄
선물이었는데

 

제대로 만들려니까
오래 걸리네

 

곧 항암 치료를
중단할 거야

 

뭐?

 

아무 효과가 없어
날 더 아프게만 하고

 

그치만 중단하면...

 

어떻게 될지 봐야지

 

어떻게 될지는
뻔한 거 아냐?

 

파티에 데려갈만한
애가 있어

 

누구?

 

이 섹시한 쿠션

 

맙소사, 제발 좀...

 

-얜 프란체스카야
-말장난 집어치워

 

-헤픈 이탈리아 여잔데...
-그만해!

 

소리지르지 마

 

다 포기하겠다고?
대학도, 어른 되는 것도?

 

그러지 마

 

레이첼, 대체 왜 그래?
이건 네 삶이야

 

그래, 내 삶이지

 

머릴 밀고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서

 

아무 희망도 없이
나날이 더 비참해지는 건

 

네가 아니라 나야
그러니까 내게 소리지르지 마

 

미안하지만 네가 죽겠다는데
구경만 할 순 없어

 

알았어?
그렇겐 못해

 

그러니까 그만둬

 

이건 내 목숨이야
내 결정을 못 받아들이겠다면

 

넌 끔찍한 친구야

 

내가 끔찍한
친구라고?

 

알았어

 

자기 삶은 물론이고

 

친구 삶까지
망치는 게 누군데?

 

좋지 않아, 그렉?

 

다시 투명인간이 돼서
지낼 수 있잖아

 

자신을 미워하면서...

 

그래

 

넌 계속
시체처럼 살고

 

고맙네
진짜 고마워

 

너희 엄마는
어쩌고?

 

생각해보긴 했어?

 

엄마 심정이 어떻든
상관없다는 거야?

 

가버려, 그렉

 

더이상 죽을 애랑
어울릴 필요 없어

 

어떻게 나한테
그렇게 말해?

 

너희 엄마가 부탁해서
나랑 어울렸잖아

 

얼 때문에
네 영화 보여줬고

 

매디슨이 부탁해서
내 영화를 만들고

 

네가 원해서 한 건
아무것도 없잖아?

 

그냥, 날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가줘

 

얼!

 

더는 못참아
끝장을 보자

 

넌 비밀 하나도
못 지키는

 

한심한 놈이야

 

동료 사이엔
신뢰가 제일 중요한데

 

더는 널 못 믿겠어

 

위키리크스의
줄리언 어산지보다

 

네가 더 나쁜 놈이야!

 

난생 처음으로 싸우다

 

왜 왔어?

 

-얼 만나려고요
-알았어

 

어서 와, 들어올래?

 

레이첼한테 들었어
영화 만드는 걸

 

다 말했다면서?

 

 

넌 줄리언 어산지
같은 놈이야

 

비밀을 못 지키잖아

 

왜 그랬어?

 

레이첼이랑
더 친해지고 싶어서?

 

이젠 너랑 못하겠어
날 배신했잖아

 

좋아, 잠깐만

 

아가리 좀 닥치지?

 

니가 언제부터

 

남들 생각했어?

 

니가 친구가 있긴 해?

 

아무도 너한테
관심없어, 그렉

 

-신경 안 쓴다고
-날려버려!

 

레이첼이 널
얼마나 아끼는데

 

그깟 영화 때문에
날 찾아와서 징징거려?

 

누군가 너한테
신경을 써줘서?

 

네가 걜 짐처럼
취급하는 게 진짜 짜증나

 

걔는 곧 사라져

 

근데
날 찾아와서

 

그딴 걸로 시비를 걸어?

 

한 방 날리고 싶은데
억지로 참는다

 

-쳐봐
-맞고 싶냐?

 

-상관없어
-진짜 때린다?

 

그래, 때려!

 

그렇지, 작살내버려!

 

어때, 그렉?

 

얼한테 맞은 걸
다행으로 생각해

 

나라면 널 개처럼
끌고 다니면서

 

완전히 아작냈어

 

리처드 닉슨 에세이는
얼마나 했냐?

 

시간을 좀 더 주세요

 

그건 어렵겠다

 

학기가
거의 끝나가잖아

 

알아요
그동안 좀 바빴어요

 

나도 들었다

 

레이첼 얘기

 

그래, 좀 어떠냐?

 

뻔하잖아요

 

별로예요

 

내가 15살 때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셨어

 

내가 지금 너보다
두 살 어릴 때

 

솔직히 말하자면
어렸을 땐

 

아빠 하면
크고 아주 밥맛인

 

어른으로만 생각했어

 

장례식에서
아버지 친구들이 내게

 

아버지에 대한
얘길 해주는데

 

완전히 다른 사람
얘길 하는 것 같았지

 

예를 들면

 

아버진 70년대 유럽 팝송을
전부 아셨대

 

하나도 안 빼놓고

 

가사를 외워서는
술집에 가서

 

독일 여자들한테
불러주셨지

 

가장 좋아한 노래가
뭐였냐면...

 

네덜란드 노래였는데
제목은 '딩어동'

 

술집에서 독일 여자들한테
그걸 불러준거지

 

사실이야

 

그 얘길 왜 하시죠?

 

그렉
내가 하려는 말은

 

누군가 죽은 다음에도

 

그 사람에 대한
새로운 걸 배운다는 거야

 

알지?
그 사람의 삶 말야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죽어서도 계속되지

 

제가 감동받으라고 하는
말씀이세요?

 

넌 착한 녀석이야
그렉

 

됐어요
전 집에 갈래요

 

봐요, 선생님 앞에서
땡땡이 치잖아요?

 

전 착하지 않아요
전혀요

 

왔어?

 

얼이 뭘 두고 갔는데

 

맛있는 토끼 소시지도
거절하고 그냥 가더라

 

먹을 거라면
환장하는 녀석이

 

괜찮은 거냐?

 

아들?

 

난 빠질래

 

안녕, 레이첼

 

널 위한 영화 만들려고
무진장 애썼는데

 

다 너무 별로더라고

 

우리가 원한 게
아녔어

 

그래서 내가
직접 출연하기로 했지

 

솔직히 말할게
알았지?

 

백인 여자애들은
가끔 진짜 멍청해

 

세상 모두가 멍청하지만
백인 여자애들은

 

자기가 남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아주 이기적이야

 

근데
넌 그렇지가 않아

 

지금까지 잘 참았어

 

만약
내가 암에 걸렸다면

 

항상 화나있고
짜증냈을 거야

 

사람들을 못 살게 굴고

 

네가 잘 견디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해

 

내가 행운아라는
생각이 들어

 

'호프만의 이야기'는 마이클 포웰과
에머릭 프레스버거 감독 작품이죠

 

이 영화를 보면서
이해해야 할 것은

 

아주 특별한
제작 방식이에요

 

아직도 여기서
점심 먹어?

 

네가 있겠다면
갈거야

 

너 있으면
여기서 안 먹어

 

잘됐네
난 여기가 좋거든

 

그럼 내가 가야겠네

 

네가 가든지

 

싫어, 에어컨이 시원해서
의자도 편하고

 

나도 그래서
여기가 좋아

 

가든 말든 맘대로 해

 

매주 한 작품을

 

매일밤 2회
토요일엔 3회 상영했죠

 

'호프만의 이야기'는

 

이들 협업의
정점에 있는 작품으로

 

다양한 장르를
잘 융화시켰죠

 

2014년 프롬 파티
'기사를 기억하라'

 

독일 지옥

 

합격 취소

 

영화 얘기 좀 할래?

 

아직 완성 안 됐어

 

그렉, 벌써 넉달이나
지났잖아

 

알아

 

이것저것 해봤는데

 

맘에 들질 않아서

 

그렉

 

지금은 평소처럼

 

아무것도 제대로 못 한다고
신세 한탄할 때 아냐

 

잘 만들었을 테니까
빨리 완성해서

 

레이첼한테 보여줘
좋아할 거야

 

매디슨, 레이첼이
치료를 중단했어

 

포기했어

 

그만뒀다고

 

그럼 더욱 그 망할 영화를
빨리 완성해서

 

레이첼한테 줘야지

 

싫음 말든가

 

아들?

 

왜?

 

레이첼이 다시
병원에 입원했어

 

다시 치료 받는대?

 

치료 때문이 아냐

 

어쩌라고?

 

엄마랑 같이...

 

내가 레이첼과 어울리게 할
마지막 기회 같아서?

 

그렇게 말하지 마

 

걱정 마
암 걸린 여자애 또 생기겠지

 

레이첼은 그냥

 

죽겠다잖아

 

레이첼은
죽기로 결심했고

 

난 병문안 안 가기로
결심했어

 

지금 안 가보면
나중에

 

분명히 후회할 거야

 

평생 후회할 거야

 

그렇겠지, 엄마

 

근데 난 지금도 후회할 게
너무 많거든?

 

내일 프롬 파티에
파트너 없는 것도

 

난 별종이라
친구가 없는 것도

 

얼이랑 거지 같은 영화들
만든 것도 후회되고

 

오늘 피츠버그 대학교에서 온
이메일 봤지?

 

내 물건 뒤지면서 못 봤어?
자, 여기

 

읽어봐

 

올해 공부 하나도 안 한 것도
후회할 거야!

 

맙소사, 그렉

 

알아, 내신이 떨어져서
합격 취소됐어

 

내년에 대학 못 가면

 

집에만 있을 텐데
엄만 더 힘들겠네

 

뒤져야 할 내 물건이
너무 많으니까

 

제발 부탁인데, 엄마

 

날 좀 내버려둬

 

조용히
여기 앉아서

 

지금까지 내가 한 일들

 

못한 일들을
후회하게 놔두라고

 

알았어?

 

입학 지원 시기가
다 끝났어, 여보

 

애가 1년을
허비하게 생겼다고

 

친구 때문에 슬퍼하잖아
그냥 좀 놔둬

 

인생을 망치게
구경만 할 순 없어

 

-그런 말이 아니잖아
-그럼 뭔데?

 

대학 들어가는 게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건 아냐

 

2014년 프롬 파티

 

'기사를 기억하라'
오늘 밤!

 

뭐 하나 물어봐도 돼?

 

아니

 

프롬 파티가 오늘 밤인데...

 

내가 좀 물어보자
이거 뭐야?

 

왜 말할 때마다
손을 대?

 

원래 스킨십 좋아해?
그게 아님

 

날 조종하려는
방식이야?

 

예쁘고 섹시하고
배려심 많은

 

여자애가

 

삐쩍 말라서 볼품없는 남자
팔을 만지면 어떻겠어?

 

너무 잔인하잖아

 

-끝났어?
-그래, 끝났어

 

너랑도
그 멍청한 영화랑도

 

알았어?
이제 다 끝났어

 

나하곤 안 끝났어!

 

복수하러 왔다
거시길 잘라주마

 

알았냐?

 

내 거시길 자르겠다고?
어디 해봐

 

내 거시길 자르라고
거지 같은 랩은 그만하고

 

눈깔을 뽑아버리겠어

 

널 의자 밑에
구겨넣고

 

랩 좀 그만해!

 

네 옥수수를
몽창 뽑아버리고

 

정신 사나우니까
랩 그만해

 

좀 말려!

 

얼!

 

그만둬, 그만둬

 

매카시 선생님 방에서
점심 먹는 줄 알았어

 

선생님이 독일 노래가 어쩌고
설교를 해대잖아

 

지겨워 죽는 줄 알았어

 

쌈질을 하다니
정말 놀라고 실망했다

 

필, 네가 학교에 나와서
놀라고 실망했고

 

넌 퇴학 당했잖아!

 

-알았어요
-당장 나가

 

다 교실로 가

 

어서!

 

맥스웰, 라이언, 솔리다드
빨리 들어가

 

그렉

 

이쁜아, 내가 이 기집애
날리는 것 봤어?

 

또 맞기 싫으면
빨랑 가라

 

매디슨, 왜?

 

프롬 파티 같이 가자

 

영화 때문에
힘들어했다는 것 알아

 

다 내 잘못이야

 

그래서
보상하고 싶어

 

불쌍해서
같이 가주는 거야?

 

아니

 

불쌍해서가 아냐

 

같이 가자, 그렉
재밌을 거야

 

파트너 생길 거랬잖아

 

 

턱시도 구해줘서
고맙단 말은 됐어

 

고마워, 엄마

 

대학 입학 문제는
아직도 화나

 

하지만 네가 준비되면
그때 얘기하자

 

정말 고마워

 

코르사주 잊지 마

 

갔다 올게

 

핸섬한 우리 아들이

 

프롬 파티에 가네

 

사진 왕창 찍어
알았지?

 

할켓 스트리트
302번지요

 

어디?

 

할켓 스트리트
302번지요

 

-뭐?
-할켓 스트리트 302번지

 

-할켓, 알았다
-네

 

알았어

 

그 여자애 사랑해?

 

아뇨
사랑까진 아니고요

 

뭐?

 

아뇨, 그게...

 

내 차 뒷자리에서
둘이 좀 바빠지겠군?

 

-아뇨, 제 생각엔...
-뭐?

 

아뇨
그럴 일 없어요

 

농담한 거야

 

그치만
잘되길 바라마

 

그야 걔한테 달렸죠

 

사랑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해

 

여자애도 알 테니까

 

예쁜 애지?

 

응?

 

피츠버그 아동 병원

 

불운한 우정 209일째

 

안녕

 

알아
나 되게 멋있지?

 

꽃 달아줄까?

 

자, 됐어

 

좋아

 

이거 보기 전에

 

너무 오래 걸려서
미안해

 

왜냐면

 

후지지 않게 만들고
싶었거든

 

근데 방법이 없더라
아주 후져

 

그리고...

 

내가 너한테
하고 싶었던 말은 아냐

 

하지만...

 

됐고

 

일단 보자, 알았지?

 

간호사 부를까?

 

드니스 아줌마!
아줌마!

 

그게 레이첼을
마지막으로 본 거였어요

 

레이첼은 혼수상태에 빠졌고
10시간 뒤 죽었죠

 

알아요
안 죽는다고 했었죠

 

죄송해요

 

마음 속 깊으로는

 

그 애가 안 죽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죽었죠

 

모든 게 끝나버린 순간

 

그렉, 학교 공부에
소홀하다는 얘기 들었어

 

대학 떨어진 것도

 

그래서 다시 입학시켜달라고
학교에 편지를 보냈어

 

사본 넣었으니까
읽어봐도 돼

 

잘됐으면 좋겠다

 

내가 무덤 속에서도
힘이 있단 뜻이니까

 

하지만
너도 편지를 보내봐

 

안녕, 그렉
넌 좋은 친구였어

 

대학에 안 가면
넌 바보인 거야

 

너도 알고 있었지?

 

사랑하는 레이첼이

 

추신: 내 쿠션들을
네가 가졌으면 좋겠어

 

걔들을 사랑해 줄
사람이 필요하거든

 

추신의 추신:
징그러운 짓은 하지 말고

 

피츠버그 주립대
입학처장님께

 

아픈 절 위해
졸업반 일년의 절반을

 

저한테 쏟아부은 친구를 위해
편지를 보냅니다

 

자존감이 부족한 친구라
다른 누군가가

 

대신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친절하고 상냥하고 배려심 많은
진실된 친구예요

 

자긴 아니라고
부정하겠지만요

 

내신 성적이
떨어진 것은

 

저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절 위해
뭔가를 만들어서예요

 

아주 힘든 일이었죠

 

뭔지는
직접 물어보세요

 

너무 겸손해서
자기 입으로 말하진 않겠지만요

 

이 세상에서
그 아이만큼 절 웃게 해준

 

사람은 없었어요

 

레이첼은 집 뒤 공원에
뿌려졌어요

 

한번은 가출해서
그 공원에서 산다고 했었대요

 

장례식장에서
걔 이모한테 들었죠

 

숲에 있으면
자기가

 

다람쥐로 변할 거라고

 

정말
그렇게 믿었대요

 

매카시 선생님 말이
이런 뜻이었겠죠

 

죽어서도 계속되는
삶 말이에요

 

레이첼이 죽은 후에 알게 돼서
기분이 묘했어요

 

하지만 동시에
안심도 됐죠

 

피츠버그 주립대
입학처

 

경고

 

이걸 봤던 사람은
혼수상태에 빠져 사망했다

 

우리 아버지
훌리오 C. 고메즈를 기리며

 

Origin by Michael Archang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