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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소설 조르주 베르나노스

 

어느 시골 본당 신부의 일기 (1951)
(Diary of a Country Priest)
(Journal d'un cure de campagne)

 

각본 및 감독 로베르 브레송

 

이 무료하기 짝이 없는 삶에

 

완벽한 진실과

 

가장 간단하고
시시콜콜한 비밀들을

 

일기장에 쓰는 게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앙브리쿠르'
Ambricourt D71

 

나의 교구, 나의 첫 교구

 

나의 일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건강이 나쁘다는 걸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자전거는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배가 고프면
오르막길을 갈 때 어지럽다

 

나는 의도적으로
고기와 채소를 줄였다

 

어지러울 때마다
와인에 적신 빵을 조금 먹는다

 

와인에 설탕을 많이 넣는다

 

그 빵을 며칠 동안 굳힌다

 

이런 식습관은
머리를 맑게 해주고

 

나를 아주 건강하게 해 주었다

 

파브르가르 노인이
오늘 성구 실로 왔다

 

저의 시간 보수는 제외하고

 

파브르가르 씨, 그냥

 

커튼 천을 공짜로
사용하게 해 드리죠

 

당연히 그래야죠

 

그깟 썩어 빠진
천 따위가 얼마나 한다고

 

- 그런데도 돈을 그리 많이 받아요?
- 초 여러 개는 굉장히 비쌉니다

 

말은 잘하는군요

 

불쌍한 사람들을
착취해 가는 건 있을 수 없어요

 

쉽게 돈을 벌려 하시는군요, 신부님

 

다들 똑같이 지급합니다

 

내가 볼 때는 아주 쉽구먼

 

간단히 한 가지만 부탁하지요

 

불쌍한 내 아내를
남부럽지 않게 묻어 주시오

 

보통 의식대로요

 

그리고 한 푼도 더 못 내요
알겠소?

 

토르시의 사제를 보러
갈 때도 정신이 혼미하였다

 

그처럼 건강하고
정신이 맑았으면...

 

그 사람에게 나가라고 했어야지

 

그래, 나가라고 말이야

 

게다가, 나도 그 파브르가르를 알아

 

그 영감은 돈도 많아

 

젊은 사제들이란...

 

요즘 젊은 사제들은
대체 뭘 생각하며 살지?

 

우리 때엔 진짜 교회인들이었지

 

교구의 지도자, 진짜 주인들 말이야

 

요즘 교구청에서 보낸
사람들은 다 애송이야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어린애들

 

애송이들이
아무 일도 끝내지 못해

 

무슨 어려운 일이기만 해도

 

성직 자리가 이런 줄 몰랐다면서
다 포기해 버리지

 

확실한 건
저는 그렇지 않다는 거죠

 

악마를 모두 없애는 것 말고도

 

자네 모습 그대로로
사랑받길 바라고 있어

 

진짜 성직자는 사랑받지 못해

 

교회는 자네가 사랑받든 말든
상관하지 않아

 

존경받고, 순종 받고

 

온종일 모든 규율을 지키고,

 

내일 무질서가 일어나리라
생각하며 일하게

 

왜냐하면 이 슬픈 세상에서는
밤이 낮의 일을 지워서야

 

"온종일 규율을 지켜라"

 

수프에 넣을 감자를 까는데

 

토르시의 사제 말이 떠올랐다

 

촌장 대리가 나타났다

 

좋은 소식입니다, 신부님

 

전기가 들어오나요?

 

의회에서
신부님 건의에 동의했어요

 

전기를 공짜로
연결해 준다는군요

 

몇 가지 절차만 거치면 돼요

 

- 오래 걸릴까요?
- 두세 달요, 길어야 넉 달 정도예요

 

그의 술집 얘기를 하고 싶었다

 

'가족 파티'라고 불리는 모임을

 

일요일마다 연다

 

여자들을 취하게 하고
남자들이 즐기는 파티다

 

안녕히 계십시오, 신부님

 

난 무서워서라도 못 한다

 

간단한 일이라고 해서
쉬운 건 절대 아니다

 

지독한 밤이다

 

눈을 감자마자
슬픔이 나를 압도했다

 

오늘 아침에 동정이나 친절한
말을 한 마디도 못 했다

 

교리 수업 아이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영성체를 준비하는 아이들이다

 

특히 세라피타 뒤무셸은
내게 큰 희망을 주었다

 

영성체는...

 

성찬... 성찬의...

 

네가 해보렴

 

성찬 예식 때...

 

성찬 예식 때
예수님을 모시는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예식을 하셨지?

 

예식을 행하실 때

 

예수님께선 제자들에게
빵을 나누어주시며

 

"이것을 받아먹어라
이는 곧 내 몸이니라"

 

또 잔을 들고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곧 내 피니라"

 

"이것을 행함으로써
나를 기억하라"라고 하셨습니다

 

오늘은 이만하자, 세라피타
상을 줄게, 앞으로 오렴

 

나머지는 가도 좋다

 

영성체를 받는 것이 걱정이니?

 

물론이죠

 

왜지?

 

곶장 받아버리잖아요

 

하지만 넌 잘 듣고
이해하지 않니

 

그건 신부님이 예쁜 눈을
가지셨기 때문이에요

 

그들은 같이 음모를 꾸몄다

 

하지만 내가 어쨌기에
적개심을 보일까?

 

루이즈 양은
매일 미사에 참여한다

 

루이즈 양이 없다면
교회는 텅 빌 것이다

 

저택의 가정 교사라서
일정한 거리를 두게 된다

 

오늘 아침에는
얼굴을 손에 묻고 있었다

 

하지만 강복 때
운 걸 알았다

 

많이 외로우신 것 같아요

 

그녀는 매우 친절해요

 

하지만 샹탈 양은 나를 업신여기고
하녀처럼 다루는 걸 즐겨요

 

학생이 그 애뿐이에요?

 

백작 부인이 사랑하는
아들이 있었지만 죽었죠

 

저택에선 그 얘기
하는 사람 없어요

 

다음 주 목요일에
백작님을 방문할게요

 

저택에 가야 하는 일이 걱정된다

 

첫인상이 좋다면
내가 계획하는 청소년 단체와

 

스포츠 프로그램이 잘 될 수 있다

 

백작의 부와 발언이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땅은 메마르고
헛간은 비었군요

 

맞아요

 

거절하는 건 아닙니다, 신부님
생각할 시간을 주십시오

 

백작은 농부들에게 가혹하다고 하고
모범적 교구민도 아니다

 

왜 그가 이렇게 빠르게

 

희귀한 친구이자 동료가 됐을까?

 

페그리오 부인에게
준비해 달라고 말해 놓죠

 

마른 빵밖에 먹지 못한다고
감히 말하지 못했다

 

토끼고기 스튜를
맛보지 않을 것이다

 

그러려면 가정부에게
반나절 보수를 줘야 할 것이다

 

이걸 페랑 부인에게 보내면
아주 좋아할 것이다

 

신부님 의견에 모두 동의합니다

 

아, 제 의견요

 

하지만 실행하기는 조금 곤란합니다

 

무슨 말씀인지...

 

여기 사람들은 몹시 나쁘죠

 

잘 알아요

 

충고하자면...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한꺼번에 의견을
털어놓지 마세요

 

급할 것 없으니
딴 사람이 하게 놔두세요

 

전 단지 그것들을
간절히 바라서 그랬습니다

 

그리고 내 땅과 헛간에

 

신부님이 낙담하시지 않게 하죠

 

그건 다음에 뭔가 실질적인

 

이야기를 할 때 거론하도록 하죠

 

몸이 많이
안 좋아 보이시는군요

 

건강에 신경 좀 쓰셔야 하겠어요

 

제 위는 선천적으로 강하죠

 

따님 얘기할 게 있는데요

 

내 딸요? 무슨 일 있나요?

 

따님의 슬픔을 염려합니다

 

전혀 명랑해 보이지 않아요

 

나이치고는 표정에

 

뭔가 힘든 게 있죠

 

샹탈이 슬프다고요?
농담 마세요

 

누군가가 따님을
화나게 하지는 않았을까요?

 

루이즈 양에게서 좀 더 이해를...

 

정신 나갔군요

 

루이즈 양을 들먹여
백작이 화난 것 같았다

 

그의 표정이 굳었다

 

왜일까?

 

저택으로 돌아갈
첫 기회를 잡았다

 

신속히 내린 결정이었다

 

하인이 나오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보통 매주 목요일 오후마다
저택에 있는

 

백작을 만날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하지만 그 대신 부인을 만났다

 

내가 와서 놀란 것 같았다

 

제가 방해됐나요?

 

전혀 아니에요

 

부인이 죽은 아들의

 

기억에 푹 빠진 걸
알 수 있었다

 

부인은 의자를 가리키며
이쪽으로 다가왔다

 

뭔가 부탁이 있어
오신 것 같군요

 

그냥 방문차 온 겁니다

 

그건 신부님만의 생각 아닌가요?

 

확신할 수 있습니다

 

제가 잘못 봤네요

 

교구민들이
신부님 걱정을 많이 해요

 

아주 작은 교구이지만요

 

지도에서만 작을 뿐이죠, 부인

 

맡으신 일이 특이하시더군요

 

네, 부인

 

삶이 진정 어떤 건지
우리는 너무 모르죠

 

도착할 땐 괜찮았는데

 

갑자기 대화는커녕
대답하기도 힘들어진 것 같았다

 

너무 빨리 걸어서 그런 것 같다

 

병든 페랑 부인 집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신부님! 괜찮으세요?

 

많이 아파 보이세요

 

어디가 아프세요?

 

여기, 위장 끝부분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정말로요

 

실례합니다, 부인, 가 봐야겠습니다

 

나는 심하게 아프다

 

이 병은 6개월 전에 발병하였다

 

델방드 의사를 만나러 갔다

 

은퇴한 노인인데
잔인하다는 소문이 있다

 

토르시의 사제가 그에게
내가 갈 거라고 알려 주었다

 

두껍고 불결한 손으로
오랫동안 내 위를 진찰했다

 

그는 사냥 갔다가
방금 돌아왔다

 

기분이 좋지 않으면
가끔 찾아오시오

 

토르시의 사제에게서
당신 얘기 들었소

 

눈이 마음에 드는군요

 

충실한 눈이야

 

개 눈이오

 

당신과 토르시와 나는 모두
같은 종족이오, 괴짜 종족

 

이런 건장한 남자와
같은 종족이란 생각은

 

상상조차 한 적이 없었다

 

- 어떤 종족요?
- 견디는 종족

 

왜 견디냐고?
그 누구도 잘 모르지

 

학생 때 스스로
좌우명을 정했소

 

'맞서라'

 

무엇에 맞서죠?
묻는 거요

 

불의?

 

나는 돌아다니며 정의를
떠드는 사람은 아니오

 

그런 걸 기대하지 않아요

 

누구에게 그런 걸 구해야 하나요?
난 신을 믿지 않소

 

난 경험이 많지 않지만

 

상처받은 영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몸이 많이 상했군요

 

이것 봐요

 

누가 봐도
잘 먹지 않는다는 걸 알겠군요

 

이미 너무 늦었소

 

그리고 알코올은 어찌 된 거요?

 

알코올요?

 

당신은 마시지 않았겠지만

 

태어나기 전에 당신을 위해
마셔서 그런 거요

 

세라피타는
나를 많이 걱정한다

 

가끔 나를
미워하지나 않을까 생각한다

 

그 애의, 눈에 띄는 조숙함이
나를 괴롭힌다

 

안녕, 세라피타

 

오후에 책가방을 가져다주러 가니
쌀쌀맞게 대했다

 

기도가 모자란
나 자신을 꾸짖는다

 

하지만 내가
기도할 시간이 있는가?

 

제브르로 가는 길에
토르시의 사제를 만났다

 

나를 사제관까지
태워다 주었다

 

주교님이 자네 손에
교구를 맡기시다니

 

힘드시겠어

 

충고로 자네를
부담스럽게 한들 뭐 하겠나?

 

이처럼 몹시 어려운 문제들도
쉽게 풀 수 있는

 

학생들을 알았어

 

제가 어디서 잘못된 거죠?

 

자네는 너무 들떠 있어

 

병 안에 든 말벌처럼

 

하지만 자네에겐
기도의 영이 있다고 생각해

 

수도승들은
우리보다 더 신중하지

 

게다가 자네는 상식이 없어

 

자네 계획은 마땅치 않아

 

사람들에게 자기 경험을
말하지 않는 편이 나아

 

자네는 새로운 교구 앞에서

 

이상하게 보였을 거야

 

그래서요?

 

그래서? 계속해 봐라?
내가 뭘 더 말할 수 있겠나?

 

나쁜 밤이다

 

새벽 3시에
랜턴을 들고 교회로 갔다

 

이렇게 많이
기도해 본 적이 없었다

 

처음엔 조용히, 평온하게

 

그리곤 심장이
떨릴 정도로 간절하게...

 

오늘 아침
싸구려 종이에 쓰인

 

익명의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좋은 뜻에서, 다른 교구로
전근하라고 충고합니다"

 

"빠를수록 나을 것입니다"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다시 말하겠소, 나가시오"

 

나는 이상한 발견을 했다

 

글씨체가 같았다

 

또 한 번의 끔찍한 밤이다

 

비가 너무 많이 와
교회에 가지 못하였다

 

기도를 드릴 수 없었다

 

기도하려는 마음이
이미 기도란 걸 잘 안다

 

그리고 신은
더 요구할 수 없다셨다

 

하지만 이건
의무의 문제가 아니다

 

그 순간 나는 폐에 공기가 필요하듯
혹은 피에 산소가 필요하듯이

 

기도가 필요했다

 

내 뒤에는
훌쩍 남길 수 있는

 

익숙한 일상적 삶이
더는 없었다

 

내 뒤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내 앞엔
벽이 가로막고 있다

 

검은 벽이...

 

갑자기 가슴에서
뭔가 부서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한 시간 넘게 계속되는
전율에 사로잡혔다

 

그것이 다만 환상이었다면?

 

성인들 역시 실패와
상실의 시간을 알았다

 

침대 발치에
얼굴을 묻었다

 

난 완전한 수락과 포기를

 

보이려 했을 뿐이다

 

같은 외로움과 적막

 

하지만 이번엔
장애물을 돌파할 희망이 없다

 

장애물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다

 

신이 날 버리셨다

 

그건 확실하다

 

나는 의무를
소홀히 한 적이 없다

 

빠른 건강 회복이
일을 쉽게끔 한다

 

델방드 씨? 확실합니까?

 

그는 바장쿠르 근처 숲 외곽에서
발견되었습니다

 

해골이 산산조각이 난 채로요

 

숲 도랑으로 굴러떨어졌는데

 

아무래도 총이 나뭇가지에 걸려

 

발포된 거 같아요

 

토르시의 사제는 친구 시체 옆에서
이틀 밤을 새웠다

 

괴로워하는 게 눈에 보였다

 

델방드 씨가 자살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델방드 씨가 정말로
그랬을 거로 생각하진 않아요

 

그는 매우 낙심했었지

 

마지막까지 자신의 환자들이
돌아올 거라 믿었어

 

그가 살균제를 전혀 모른다고
젊은 동료 의사들이 퍼뜨렸고

 

그의 환자들은 달아났어

 

다른 사람들도 아닌
돈을 냈던 사람들이

 

하지만 사실은
그가 신앙을 잃었고

 

그걸 극복하지 못했다는 거야

 

나는 그의 속내 말을
들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마치 상처에
쇳물을 붓는 것 같았다

 

이렇게 고통스러운 적이 없었고

 

죽을 때까지
또 겪어 보지 못할 것이다

 

만약 그가 자살했다면...

 

신부님은...

 

누군가는 그리 물어보겠지만

 

신만이 심판하실 수 있어

 

델방드 의사는
의로운 인간이었지

 

그리고 신은
의로운 자들의 심판관이야

 

결국 우린 전쟁하고 있어

 

적에게 맞서야 해

 

그의 입버릇대로 '맞서라'라는
그의 좌우명을 기억하나?

 

아니, 나는 신앙을
잃지 않았다

 

이 갑작스럽고 잔인한 시련이

 

내 이성과 신경을
더 자극한 것 같다

 

하지만 내 신앙은 남아 있다
그걸 느낄 수 있다

 

누군가가 부르는 것 같다는...

 

확신을 하고 일어섰다

 

하지만 아무도
없을 거란 걸 알았다

 

약속 지키실 거죠?

 

약속한 것은 지켜

 

나는 당황했다

 

사람들을 전혀 모르겠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토르시로 달려갔다

 

신부님은 안 계십니다

 

최소한 8일이나 열흘은 있어야
오실 거예요

 

너무 실망해서
벽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는 너를
받아 줄 수 없단 걸 알지 않니

 

신부님이 약속하신 것을

 

오늘 하셔야 해요

 

내일이면 너무 늦을 거예요

 

그 여자는 내가
사제관에 다녀간 걸 알아요

 

늑대처럼 교활해요...

 

그 여자를 믿었어요
그 여자 눈에 익숙하잖아요

 

착할 것이라고 상상하죠

 

지금은 그 눈을
뽑아 버리고 싶어요

 

그리고 발로 짓밟고 싶어요

 

신이 두렵지 않아?

 

그 여자를 죽일 거예요!

 

죽이거나
자살할 거예요!

 

여기에 있으면 안 돼

 

오직 한 곳에서만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

 

무릎 꿇어

 

고해하고 싶지 않아요

 

내가 요구한 게
정의라는 걸 아시잖아요

 

그 짐승 같은 여자가
집에 온 후로...

 

흥분하지 마

 

흥분하지 않았어요

 

신부님도 저처럼
차분했으면 좋겠어요

 

어젯밤에
그들의 말을 들었어요

 

창문 밑에 있었죠

 

커튼도 닫혀 있지 않았어요!

 

나를 어떻게든
없앨 거라는 걸 알아요

 

저는 다음 주 화요일
떠나기로 되어 있어요

 

엄마는 그게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하죠

 

적절하다고?
웃기기에 충분해요

 

하지만 엄마는
파리를 삼키는 개구리처럼

 

그들이 말하는 모든 걸 믿죠

 

엄마를 그렇게
얘기하지 마라

 

넌 엄마를 사랑하지 않아

 

- 넌...
- 맞아요, 엄마를 증오해요!

 

언제나 엄마를 미워했죠

 

엄마는 바보에 겁쟁이예요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일어설 수 없었죠

 

왜 그렇게 쳐다보세요?

 

나를 내버려 두세요

 

만약 네가
아버지를 사랑한다면

 

이렇게 반항하지는 않을 거다

 

아버지를 이제는
존중하지 않아요

 

아버지를 미워하는 것 같아요
그들 모두 미워해요

 

복수할 거예요, 도망갈 거예요

 

나를 욕보인 다음
아버지가 그 얘길 듣게 할 거예요

 

그럼 나처럼 고통받겠죠

 

말 못 한 다른 말들을
그 애의 입술에서

 

읽을 수 있는 듯했다

 

그러면 안 된다

 

정말로 너를 유혹하는 건
그게 아니라는 거 알아

 

그 편지를 내게 주렴

 

네 주머니 안에 든 거 다오

 

나는 생각나는 대로 말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 말이
맞다는 확신이 들었다

 

어서 주렴

 

그 애는 저항하려 하지 않고
편지를 내주었다

 

신부님은 틀림없이 악마예요!

 

'아버지께'

 

편지를 읽지 않고 태워 버렸다

 

그 애의 고민은 사제가 전율 없이는
접근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 애의 눈에서
자살을 읽은 것 같지만

 

그건 자살을 의심스럽게 하는

 

일시적 충동일 뿐이었다

 

나는 단지 불쌍하고
하찮은 사제일 뿐이었다

 

샹탈을 받아주거나
그 애의 말을 들어주는 게 아니었다

 

신이 나를 벌하시는 것이다

 

내 말을 도로
담을 수 없다는 것과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걸 안다

 

따님이 경솔한 짓을
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걔는 절대로 그러지 않을 겁니다

 

죽음을
몹시 두려워하니까요

 

그런 사람들이
자살하는 사람이죠

 

누군가가 말해 줬군요
그런 거 모르실 만한 분인데

 

신부님도 죽음이 두려우세요?

 

네, 부인

 

하지만 한 가지
솔직하게 말하죠

 

죽는 건 어렵습니다

 

특히 거만한 사람들에게는요

 

제 죽음이 부인 죽음보다
덜 두렵습니다

 

남편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여기 있게 할 수 있죠

 

게다가, 가정 교사는
돈도 없죠

 

그이가 너무 친절하게 대한 거 같아요
너무 친근하게요

 

하지만 내가
상관하지 않는다면요?

 

그 모든 세월 동안
무수한 외도를 참고

 

그렇게 치욕을 당하고는

 

자포자기한 늙은 여자로서 내가

 

이제 눈을 떠 위험을 무릅쓰고서
싸워야 할까요? 뭘 위해서요?

 

내 자존심보다 내 딸의
자존심을 신경 써야 하나요?

 

그냥 나처럼 참도록 놔둬요

 

조심하십시오, 부인

 

뭘요?

 

누구요? 신부님요?

 

너무 극적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그런 생각 때문에
내 행동이 바뀌진 않아요

 

내 과거에
부끄러워할 일은 없어요

 

우리에게 수치심을
알게 해주는 죄는 복입니다

 

말씀은 잘하시네요
나를 불안하게 하려는 건가요?

 

그러지 못할 거예요
나도 잘 아니까요

 

어쨌든, 우린 행동으로 판단되죠
내가 뭘 잘못했죠?

 

부인은 따님을 집 밖으로
몰아내고 있어요

 

그게 계속 될 거란 걸 아세요

 

남편의 뜻이에요

 

그이는...

 

딸이 돌아올 거라 믿어요

 

부인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아니오

 

- 신께서 부인을 벌할 거예요
- 벌한다고요?

 

벌써 벌을 내리셨죠

 

아들을 뺏어 가셨잖아요

 

뭘 더 심판하실 수 있죠?

 

더는 신이 두렵지 않아요

 

아들을 잠시
데려가신 것뿐입니다

 

그렇지만 부인의 냉정함은...

 

그만하세요

 

아니요, 침묵하지 않겠습니다

 

부인의 그 차가운 마음이
아들에게서 더 멀게 할 겁니다

 

그건 신성모독이에요!
신은 복수하지 않아요!

 

그건 부인께만 의미 있는

 

한낱 인간의 말일 뿐입니다

 

아들이 나를
미워할지도 모른다는 건가요?

 

부인은 그를 볼 수도
알지도 못할 겁니다

 

어떤 죄에도 그런 벌을
그냥 내릴 순 없어요

 

이건 미친 소리예요!

 

미친 남자의 환상!

 

이 오만한 여인 앞에
등을 기대서서

 

헛되이 자신을 정당화하려는
죄인처럼 보였다

 

맞을지도 모른다

 

들었나요? 이해했어요?

 

아니요, 부인, 못 들었습니다

 

앉아요, 신부님은 다른 데
갈 상태가 아녜요

 

지상의 어떤 죄도 그런 벌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었어요

 

어떤 것도 사랑한 사람들에게서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죠

 

삶도, 구원조차도요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고
성서가 말하죠

 

우린 사랑을 만들지 않았어요

 

사랑은 그 나름의
질서와 법이 있죠

 

신이 사랑의 주인이죠

 

신은 사랑의 주인이 아니에요

 

그분은 사랑 자체입니다

 

사랑하려면 사랑의 범위 밖으로
넘어가지 마세요

 

마치 범죄자에게
말하는 거 같네요

 

남편의 외도와...

 

딸의 무관심, 반항, 증오는
아무것도 아닌가요?

 

그것도 내 잘못이라는 것이나
다름없어요!

 

악한 생각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그 누구도 모릅니다

 

우리의 숨겨진 잘못들이
다른 사람들 숨 쉬는 공기를 중독시키죠

 

그런 생각만 한다면
하루도 살 수 없을 거예요!

 

그럴지도 모르죠, 부인

 

만약 신이 우리에게

 

서로가 선과 악에 얼마나
가깝게 연결됐는지 알려주신다면

 

우린 정말 살 수 없겠죠

 

감추어진 죄가
뭔지 말해 보세요

 

자신을 포기해야 합니다, 부인

 

마음을 여세요

 

자신을 포기해요? 뭐를 위해서?

 

나는 버림받지 않았나요?

 

버림받은 것이 아니라면
죽은 거예요

 

포기해요? 지나치게 버림받았어요

 

자살해야 했는데!

 

제가 말한 포기는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럼 뭐죠? 난 미사에도 가요

 

예배도 포기했을 거예요
사실 그만두려고 생각했죠

 

신을 그리 대하시다니!

 

난 평화롭게 살았고
평화롭게 죽었어야만 해요

 

이제는 가능하지 않죠

 

신께 이제는 관심이 없어요

 

내가 그분을 미워한다는 걸
인정하게 해서 뭘 얻으려 하죠?

 

부인은 지금 그분을
미워하지 않아요

 

부인은 마침내 대면하신 거죠

 

신과 부인을요

 

- 맹세...
- 신과 거래할 순 없습니다

 

그분에게 무조건 복종해야죠

 

하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산 자와 죽은 자를 위한 나라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신의 나라만 있고
우리는 그 안에 있습니다

 

제가 방금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세요?

 

어쩌면 말하지 않는 게 나을까요?

 

자신에게 말했죠

 

이 세상이나 저세상에
신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이 있다면

 

매 순간
영원토록 고통을 받더라도

 

내 아들을
거기로 데려갈 거예요

 

그리고 신께 말할래요

 

"뭐든 해봐요! 우릴 꺾어 봐요!"

 

끔찍한가요?

 

아니요

 

아니라니 무슨 말이죠?

 

왜냐면 저 역시...

 

가끔 그렇게 생각하니까요

 

델방드 씨의 모습이 생각났다

 

그의 늙고 단호한 눈이
내 위에 있었다

 

내가 두려워하는 그 눈들

 

부인

 

만약 우리의 신이
이교도나 철학자들의 신이라면

 

하늘 높은 곳으로 피신할지라도

 

우리의 비참이
그를 끌어 내릴 거예요

 

하지만 우리의 비참은
기다리지 않죠

 

부인은 그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거나

 

얼굴에 침을 뱉고

 

막대기로 그를 때리다가

 

마침내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겠죠

 

무슨 상관일까요?

 

- 이미 끝난 일인데
- 그분께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

 

이렇게요

 

당신의 나라가 임하기를

 

당신의 나라가 임하기를

 

당신의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못 하겠어요

 

내 아들을
두 번 잃는 것 같아요

 

부인께서 오길 바란 나라는
당신과 아들의 나라입니다

 

그렇다면 그 나라가
오게 해 주세요!

 

신을 모욕하고 미워했어요

 

마음에 증오를 품고
죽었을 거예요

 

한 시간 전엔 내 삶이
질서 있어 보였고

 

각각 제 자리에 있는 듯했어요

 

신부님은 모든 것을
뒤흔들어 놓았어요

 

신께 있는 그대로 바치세요

 

이해하지 못하실 거예요

 

내가 쉽게
얌전해졌다고 생각하죠?

 

자존심은 아직
내 안에 남아 있어요

 

그분께 다른 것과 같이
자존심도 드리세요

 

모든 걸 드리세요

 

제정신이신가요?

 

날 용서해요

 

신은 고문하는 분이 아니에요

 

그분은 우리끼리
자비롭길 바라십니다

 

행한 일은 해버린 거예요
어쩔 수 없죠

 

신의 평화가
부인에게 있기를

 

그 후 난 곧바로
동발로 가야 했다

 

그리고 집에 늦게
도착하였다

 

백작 댁 늙은 정원사 클로비스가
나에게 꾸러미를 주었다

 

그 안에 뭐가 있는지 알았다

 

속이 빈 작은 메달과
부서진 목걸이

 

편지도 한 통 있었다

 

"친애하는 신부님,
어린아이의 소망 없는 추억이"

 

"지독한 고독 속에서
모든 것을 격리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아이가 나를
거기서 끌어낸 듯합니다"

 

"신부님을 아이라고 불러서
자존심을 다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신부님은 아이입니다, 신께서 당신을
언제나 그대로 지켜 주시길 빕니다"

 

"신부님이 어떻게 했는지
나 자신에게 묻습니다"

 

"아니, 차라리
묻기를 중단했습니다"

 

"다 잘됐어요"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사실 포기는
일어나지 않았어요"

 

"나는 버림받지 않았어요
나는 행복해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요"

 

"오늘 저녁 신부님께
이걸 말해야만 했죠"

 

"그 이야기를 더는 말도록 해요"

 

"더는"

 

"'더는'이란 말은 좋아요"

 

"그 말은 흉내 낼 수 없이..."

 

"내가 신부님에게서 받은 평화를
표현한다고 믿어요"

 

부인은 어젯밤에 죽었다

 

나는 땀을 흘리면서
저택에 왔다

 

백작은 나를 보지 못한 척하였다

 

아내는 야간 탁자 위의 물건을
부수면서 침대에서 떨어졌소

 

틀림없이 협심증이에요

 

요즘 들어
가끔 이상해 보였어요

 

부인의 얼굴에서, 뭐랄까
미소를 보기를 바랐다

 

하지만 웃고 있지 않았다

 

축복하려고 팔을 드는데
팔이 납과 같았다

 

2시 정도에
저택에서 나왔다

 

교리문답 수업은
생각보다 훨씬 늦게 끝났다

 

돌아오는데
계속 밀려드는 차들을 봤다

 

저택은 웅성거리는
음성으로 가득 찼다

 

백작부인 옆에서
밤을 새우고 싶었지만

 

그곳엔 수녀님들이 계셨다

 

그리고 백작의 삼촌인 참사회원이
그들과 같이 밤새우기로 결정했다

 

고집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부인 방을 들렀다

 

우리가 다투던 기억이

 

너무 선명하게 떠올라
기절할 것 같았다

 

난 부인의 면사포를 들쳤다

 

이마를 손가락으로 쓰다듬었다

 

"주님의 평화가 당신께"라고 말했다

 

부인은 무릎을 꿇고
그 평안를 얻었다

 

누가 가지지 않은 걸
줄 수 있다니 얼마나 놀라운가!

 

우리 빈손의 기적이여!

 

지나가면서 사람들이
중얼거리는 걸 들은 것 같았다

 

내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여기서 내 손녀 조카를 봤소?

 

네, 참사회원님

 

여기와 교회에서요

 

걔는 당신에게 잘 보이려고
애를 쓰더군요, 틀림없소

 

샹탈을 엄하게 대했죠

 

실은 그 애에게 창피를 주었어요

 

그 애에게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나요?

 

그때는 아니었어요

 

하지만 내가 나무란 것과 신을
속일 수 없다는 걸 잊지 않을 겁니다

 

당신과의 만남이
걔가 말한 것과 많이 틀리는군요

 

샹탈은 너무나 오만해서
그런 거짓말에 얼굴 붉히지 않죠

 

언젠가 부끄러워할 거예요

 

그리고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그럼 당신은?

 

저는...

 

당신은 건강을 소홀히 하고 있소

 

제 위는 매우 예민하죠

 

빵, 과일, 와인만 소화해요

 

당신 몸에 와인은
유익하기보다는 해로울 것 같소

 

건강하다는 환상은
건강이 아니오

 

신부님

 

교구 운영에서 두 가지는
우리가 동의하지 못하는 것 같소만

 

당신 교구이니 마음대로 운영하시오

 

당신 말을 들을 수밖에 없소

 

당신과 고 백작 부인 사이의 일을
알 필요 없지만

 

바보 같거나 위험한 말들은
차단하기를 바라겠소

 

내 조카는
온 힘을 다하고 있소

 

순진한 주교님은 조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소

 

그 전날의 대화를
한두 줄로 요약해 보시오

 

정확하지 않게
쓰라는 게 아니오

 

사제에게 털어놓은 것을
조금 덜 적어 보라는 거요

 

주교님 앞에 놓는 서류 빼고는
내 손을 벗어나지 않을 거요

 

나를 믿지 못하겠소?

 

그런 대화 보고서가
어떻게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증인은 없었습니다

 

백작 부인만이 그럴 권한을
줄 수 있을 겁니다

 

알았소, 그만두도록 합시다

 

괜찮다면, 내일 다시 만납시다

 

내 조카와 대화하는 데
준비할 시간을 주려는 거요

 

당신은 말할 수 있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들과는 달라요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말해야 할 의무가 있소

 

하지만 제가 뭘 잘못했지요?
왜 저를 비난하나요?

 

당신은 당신 그대로요

 

그것은 어쩔 도리가 없소

 

당신의 순진함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것에서 자신들을 방어하는 거요

 

그건 그들을
불태우는 불꽃과 같소

 

약속한 대로 저택으로 갔다

 

샹탈이 문으로 나와서
의심이 갔다

 

나를 응접실로 떠밀듯이 데려가
문을 닫았다

 

백작 부인의 안락의자와

 

검게 변한 통나무가
같은 자리에 있었다

 

시간이 별로 없어

 

그냥 서서 얘기하겠다

 

왜요?

 

여긴 우리가
있을 곳이 아니잖아

 

죽은 사람을 두려워하시나요?

 

가정 교사는 짐을 싸서
오늘 오후에 떠나요

 

봐요, 난 원하는 건 얻어내죠

 

이래서 네게
도움 될 게 뭐 있니?

 

네가 이대로라면 또 미워할
다른 사람을 찾겠지

 

네가 정말로 미워해야 할 사람은
오직 네 자신이란다

 

하지만 제가 원한 걸 얻지 못한다면
역시 나 자신을 미워할 거예요

 

전 꼭 행복해야 해요!
안 그러면...

 

아무튼, 이건 그들 잘못이에요

 

왜 이 소름 끼치는 곳에
가둬 놓는 거죠?

 

내 혈관에서 피가 용솟음치는데도
결코 목소리도 높여선 안 되고

 

온종일 혀를 깨물면서 허리를 구부려
지겨운 바느질을 해야 해요

 

끔찍해요!

 

그럴 때면 전... 모르겠어요

 

이 이상한 힘이
내 안에서 일어나죠

 

그걸 다 발산하기엔
삶이 너무 짧죠

 

그런 말 하는 게
부끄럽지 않니?

 

때마침 백작이
밖에서 돌아왔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파이프를 물고서

 

내 딸이 서류를 주던가요?

 

그건 당신 전임자가 작성한
내 장인의 장례식 서류요

 

서류가 맞길 바라지요

 

- 따님은 아무것도 주지 않았어요
- 걔를 못 봤나요?

 

신부님과 저는
다른 얘기를 했어요

 

신부님을 놓아주세요

 

이 복잡한 문제들은
다 터무니없어요

 

아빠는 가정 교사님의
수표에도 서명하셔야죠

 

선생님이 오늘 저녁에
떠나시잖아요

 

장례식에 머물지 않고?

 

모두 이유를 궁금해하겠구나

 

모두요?

 

선생님이 없는 걸 눈치채는
사람이 있다면 더 놀라겠죠

 

6개월 치 임금? 우습군!

 

선생님은 좀 쉬어야 해요

 

이곳 생활이
재미있는 건 아니잖아요

 

아빠 수표책은
책상 속에 있어요

 

나중에 하마, 나중에

 

알겠어요

 

단지 아빠와 가정 교사님과의
대화 시간을 줄이려고 했어요

 

선생님은 꽤
괴로워하고 있거든요

 

신부님, 그냥 솔직히 말하죠

 

사제들을 존경합니다

 

우리 집안은 신부님의 전임자들과
사이가 좋았어요

 

상호 존중하고 친분도 있었죠

 

하지만 아무 사제도 집안일에
간섭할 수 없어요

 

우린 가끔 의지와 상관없이
간섭하게 될 때가 있죠

 

의도가 없었든지 몰랐든지 간에
신부님은 큰 불행의 원인이었어요

 

내 딸과 다시는
얘기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제가 어떻게
불행의 원인이란 거죠?

 

내 삼촌이 설명했을 텐데요

 

신부님의 무분별함을
찬성하지 않습니다

 

신부님의 성격과 습관들은
교구에 위험합니다

 

제 습관요?

 

안녕히 가십시오, 신부님

 

백작 부인은
오늘 아침에 매장되었다

 

부인의 오랜 시련은 끝났고
내 시련은 시작되었다

 

부인을 축복했을 때 느낀

 

기쁨과 공포의 복합 감정은
어디서 온 걸까?

 

저 이상한 부드러움은?

 

부인은 이미
보이지 않는 세상에 속했다

 

그걸 깨닫지 못한 채
부인의 이마에서...

 

죽은 자의 평온을
얼핏 보았다

 

사람은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의식이 흐릴 때 쓴 이 글들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 힘든 시련과...

 

내 불쌍한 삶에
가장 큰 속임으로...

 

더 나쁜 것을
생각할 수 없기에

 

나 자신에게 포기할 용기도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

 

그리고 시험받았다고 하는...

 

나 자신에
불리한 증언을 남긴다

 

- 절 보러 오셨나요?
- 그런 건 신경 쓰지 말게

 

난 하고 싶은 대로 해

 

옷 입는 것
신경 좀 써야겠어

 

외투도 그렇고...

 

건강도 신경 써야겠어

 

- 그걸 조절할 수 없어요
- 천만에, 할 수 있어

 

자네 식이요법은 엉터리야

 

그것도 자네와 얘기해야겠군

 

자네가 아파해도 놀랍지 않아

 

자네처럼 먹었다면
나도 위 경련이 생길 거야

 

자네 내적 삶에도
마찬가지인 것 같군

 

자네는 충분히 기도하지 않아

 

기도하기엔
너무 고통을 받고 있어

 

기도할 수가 없어요

 

기도할 수 없으면
그냥 같은 말을 되풀이해!

 

들어 봐, 자네를
착각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대답해 봐

 

소명을 많이 생각해 봤어

 

우리는
같은 방식으로는 아니지만

 

모두가 소명을 받아

 

그리고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 각자의 위치를
복음에다 집어넣어 보려고 해

 

간단히 말해서

 

만약 우리 영혼이
우리의 불쌍한 몸을

 

2천 년 전으로
데려갈 수 있다면

 

몸을 똑바로
그곳으로 이끌 거야

 

왜, 무슨 일이지?

 

우는 거야?

 

난 내가 우는 줄 몰랐다

 

사실은, 내가 언제나
올리브 숲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내 영혼에 매우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다

 

그 순간까지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

 

갑자기 주님이
은총을 베풀어

 

내 스승의 입으로...

 

어떤 것도 내가 선택한 곳에서 나를
영원히 떼어놓을 순 없다고 하셨다

 

나는 거룩한 고통의 포로였다

 

자네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자네 신경이 날카롭군

 

지금은 이만하지
여기 온종일 있을 순 없어

 

결국 신께서 자네에게
고통을 준 걸지도 몰라

 

영혼 문제에 있어서는 시련이
우리 판단을 좌지우지할 수 없어

 

좋지 않은
자네 얘기를 좀 들었어

 

하지만 상관없어, 사람들이
얼마나 악의적인지 아니까

 

그래도 자네가 백작 부인을
대한 태도는 어리석었어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그 메달 문제

 

메달요?

 

어리석게 굴지 말게
증인이 있었어

 

- 누가 봤죠?
- 부인의 딸

 

그걸 포기라고 부르나?

 

모친에게 아들의 한 가지 유품을
태우도록 강요하는 걸

 

구약성서에 나온 얘기 같군!

 

그리고
영원한 헤어짐을 말한 것도!

 

영혼을 협박할 수 없어

 

그리 들으셨겠지만
제 얘기는 다릅니다

 

그게 이야기의 본질입니다

 

할 말이 그것뿐인가?

 

 

무슨 일이 있어도
백작 딸을 다시 만나지 말게

 

그 애는 악마야!

 

그 애를 모른 체하지 못합니다

 

제가 이곳 사제로 있는 한
아무도 모른 체하지 않을 겁니다

 

그 애는 자네가 자기 모친과
마지막까지 싸웠고

 

흥분하고 정신 어지러운 모친을
버려두고 떠났다고 주장하더군

 

그게 사실인가?

 

아닙니다

 

- 자넨 부인을...
- 부인을 신께 맡겼습니다

 

자네가 한 험한 말들의 기억이
죽을 때 부인을 괴롭혔을지 몰라

 

부인은 평화롭게 죽었습니다

 

어떻게 알지?

 

어쨌든 부인은 죽었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길 바라나?

 

그런 장면은 심장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좋지 않아

 

편지 얘기는
꺼내고 싶지도 않았다

 

사제관으로 돌아왔다

 

고통받는 대신
큰 짐이 제거된 듯했다

 

토르시 사제와의 만남은

 

곧 만나야 할
상관들과의 예행연습 같았다

 

기쁨과 더불어 할 말이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틀 동안, 하지도 않은 일로
비난받을까 봐 두려웠다

 

정직함은 내가
침묵하는 것을 못 하게 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이 내 행동을
스스로 판단하도록 하게 뒀다

 

또한 샹탈이
잘못 들은 것 같은,

 

우리 대화의 진정한 의미를

 

심각하게 오해했을 거로 생각하니
매우 마음이 편했다

 

불쌍한 사람

 

그런 거군, 그랬어

 

아직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그냥 즐겼던
이상한 평화가

 

또 다른 불행의
조짐이었단 걸 제외하고

 

이건 와인이 아니라
괴물 같은 독이야

 

이게 다입니다

 

나에게 물어봤어야 해

 

맹세합니다

 

조용! 이런 걸 마시고도
죽지 않은 건 기적이야

 

내가 와서 다행이군
와서 앉게

 

싫습니다

 

내 안의 무언가가
소신을 굽히지 말라고 할 때마다

 

항상 그렇듯이 목소리가
가슴 속에서 떨렸다

 

세상의 어떤 힘도
날 앉게 할 수 없었다

 

들어봐,
자네에게 화난 게 아니야

 

자네를 술주정뱅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이곳 시골 사람들은

 

거의 술주정뱅이의 아이들이지

 

델방드는 문제를 바로 지적했어

 

자네는 술에 절어 있어
내 불쌍한 친구

 

자네는 몰랐을 거야

 

하지만 자네는 좋은 스테이크에서
얻었을 힘과 용기를...

 

술로부터 서서히
기대하기 시작한 거야

 

자네는 신을
진노케 하진 않았어

 

하지만 이제 경고를 받았으니
신이 진노할 거야

 

마음이 산란해서
사제를 쳐다보았다

 

강하고 한결같은 사람

 

진짜 신의 종이다
사제는 사실과 맞설 줄 안다

 

우리는 마치 보이지 않는
길을 사이에 두고

 

서로 작별을 고하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멋대로
상상하지 않았으면 하네

 

한 가지 얘기할 게 있어

 

모든 것에도
자넨 훌륭한 사제일세

 

그리고 죽은 불쌍한 여인에게
악의는 없었고

 

제발 그만하세요

 

맞아, 그 얘기는 하지 말자

 

이제 일해야지

 

기다리는 동안
매일 작은 일을 하게

 

작은 일은 사소해 보이지만
평화를 가져오네

 

그리고 기도하려고 노력하게

 

인내를 갖게

 

성모 마리아께 기도하게

 

성모 님은 인류의 어머니시지만
인간의 딸이시기도 하지

 

고대 세계, 은총 이전의 세계에도

 

성모 님은 요람에 계셨네

 

수 세기 동안
세상의 오랜 손길이

 

그 이름조차 몰랐던
경이로운 소녀를 보호했지

 

작은 소녀인 이 천사들의 여왕은
오늘까지도 그대로시네

 

이걸 잊지 말게

 

고맙습니다

 

저를 축복해 주십시오

 

아니야, 오늘은 자네 차례야

 

여기 있습니다, 신부님

 

아니요, 괜찮습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지나갈 거예요

 

이걸 드시면
다시 괜찮아질 거예요

 

좀 나으세요?

 

많이 좋아졌습니다, 고마워요

 

집으로 갔어야 했다

 

배가 덜 아팠고
단지 조금 어지러웠다

 

오쉬 숲 뒤에서
처음 기절했던 것 같다

 

몸을 일으키려고
애를 썼던 것 같았으나

 

내 뺨이 차가운 땅에
닿은 걸 느꼈다

 

사람들이 반죽음된
나를 찾을 것이다

 

소리쳤다고 생각했다

 

불쌍한 머리가
더는 버티지 못했다

 

사제께서 묘사한
성모 마리아의 모습이

 

눈앞에서 계속 아른거렸다

 

숭고한 창조물, 그 손...

 

그 손을 응시했다

 

그것이 때로는 보이고
때로는 사라진다

 

고통이 심해질수록...

 

그 손을 붙잡았다

 

불쌍한 아이의 손이었다

 

힘든 일과 빨래로
이미 거칠어진 손

 

두 눈을 감았다

 

눈을 다시 떴을 때
모든 사람이

 

무릎 꿇고 봐야 하는
그 얼굴을 나도 볼까 두려웠다

 

그분을 보았다

 

아무 광채도 없는
어린아이의 얼굴이었다

 

연못에서 물을 떠 왔어요
그게 안전한 것 같아서요

 

가족은 다 집에 있어요

 

암소들을 몰려고
밖에 나왔어요

 

몸을 이렇게 내버려 두면
어떻게 해요!

 

신부님을 발견해서 다행이에요

 

신부님이 죽은 줄 알았어요

 

- 일어나야 해
- 이런 모습으로 집에 갈 수 없어요

 

내가 어땠는데?

 

토하셨어요

 

검은 딸기를 먹은 것처럼
얼굴에 다 묻었어요

 

떠시잖아요
익숙하니 제가 할게요

 

지난주 결혼식부터
완전히 다르셨어요!

 

내일 사제관으로 와라

 

설명해 줄게

 

절대 안 돼요

 

제가 신부님 얘기를
너무 끔찍하게 했어요

 

아주 끔찍하게요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은 거 알아요

 

그들이 어쩌면 신부님 잔에다
무슨 가루를 넣었을 거예요

 

재미 삼아 그러죠

 

하지만 나 때문에 이번엔
장난하지 못할 거예요

 

길까지 모셔다 드릴게요

 

어서 집으로 가세요

 

지난밤에 신부님 꿈을 꾸었는데
아주 비참하게 보이셨어요

 

전 울면서 잠에서 깼어요

 

천이 뻣뻣했고
물이 붉게 변했다

 

피를 많이 흘린 걸 깨달았다

 

너무 놀라서 나중에
죽음의 두려움이 몰려왔다

 

아침에 리유로 가는
첫 열차를 타기로 했다

 

닭의 울음소리에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났다

 

또 출혈이 있었다
피를 뱉는 것 이상이다

 

죽음의 두려움

 

몸 전체가 가슴 한 부분에서
떨리는 것 같아서 이상하다

 

새벽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

 

아침을 축복하라!

 

기도가 더 잘된다

 

듣자니 내일 가신다면서요

 

그래

 

돌아오실 건가요?

 

그건...

 

그건, 신부님께 달렸나요?

 

리유에서 만날 의사에게 달렸지

 

제 생각에...

 

저건 올리비에의 오토바이예요

 

제 사촌이죠

 

네가 있는 동안은

 

아버지의 뜻과 어긋나더라도

 

나를 도와다오

 

말을 확실히 아끼시는군요

 

절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물어봐도 돼요?

 

사제에게 의견은 없단다

 

신부님도 다른 사람들처럼

 

눈과 귀가 있고
그걸 쓴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네 얘기는
할 것이 없을 거다

 

왜요?

 

넌 영혼의 진실을
감추려고 하거나

 

아니면 그걸 잊으려 하면서

 

항상 안절부절못하지

 

진실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신부님이 저를 의심하고 있다면...

 

아니, 그렇지 않다

 

네가 죽을 고비에 빠져야
네 고해성사 들어줄 수 있을 테지

 

제때 사죄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다른 사람의 손에서

 

상상하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아버지는 신부님을 전근시키는 데
성공할 거예요

 

여기 사람 모두가 신부님을
술주정뱅이라 생각하죠

 

제가 삶을 어떻게
생각하는 줄 아시나요?

 

전 모든 걸 원해요
무엇이든 시도할 거예요

 

그걸 실행하지도 못하고
많은 사람이 죽은 걸 알죠

 

삶에 실망한다고 해도
상관하지 않아요

 

죄 얻으려고
죄도 지을 거예요

 

그 순간에
넌 신을 발견할 거다

 

신부님을 모욕하고 싶어요!

 

제 의지와 다르게 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원하기만 하면
나 자신을 망칠 수도 있어요

 

내 영혼이
네 영혼에게 말하는 거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하시는 건가요?

 

신부님이 엄마와 얘기하실 때
저는 창가에 있었어요

 

갑자기 엄마의 표정이
온화해졌죠

 

귀신을 믿지 않듯이
기적을 믿지 않아요

 

하지만 엄마를 알았다고 생각해요

 

엄마는 멋진 표현에 신경 썼어요

 

무슨 비밀이 있나요?

 

잃어버린 비밀이지

 

너도 언젠가 발견하고
또 잃어버릴 거야

 

그리고는 너 따라
다른 사람들도 그러겠지

 

어디로 가세요, 신부님?

 

메자르그에
기차를 타러 갑니다

 

이런 거 타보셨어요?
타 보실래요?

 

타세요

 

무섭지 않아요?

 

그때 어떻게 그렇게
젊음을 느낄 수 있었을까?

 

앞에 앉은 청년처럼 젊게

 

모든 게 갑자기 간단해 보였다

 

젊음은 축복받은 것이다

 

모험을 택한다면
모험도 축복받은 거다

 

꼭 잡으세요!

 

뭔가 설명할 수 없는 예감으로

 

때가 됐을 때
내 희생이 완전해지고자

 

신은 내가 이런 모험을
해 보지 못한 채 죽는 걸

 

원치 않으신다는 걸 깨달았다

 

떠난다니 유감이군요
또 타 볼 수 있었을 텐데요

 

신부님이 마음에 들어요
친구가 될 수 있었을 건데

 

제가, 당신 친구요?

 

물론이죠

 

신부님 소문
듣지 못한 건 아니에요

 

제 삼촌은 신부님이 더럽고
쓸모없는 사제라고 생각하죠

 

그런 생각에 신경 쓰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외국 연대에 있는 건
아마도 모르시죠?

 

연대요?

 

군단 말이죠

 

자신의 모습을 보세요

 

내 모습을 봐요?

 

검은 외투만 아니면
우리랑 다를 게 없잖아요

 

단번에 알 수 있었어요

 

다른 뜻이라도...

 

물론이죠

 

뭐가요? 사제요?

 

세상엔 사제들이 참 많죠

 

나중에 알았지만
제 소령의 전령도 사제였죠

 

나중에요?

 

그가 죽은 다음에요

 

어떻게 죽었죠?

 

노새에 소시지처럼 묶여서요

 

배에 총을 맞았죠

 

그런 뜻이 아니라...

 

전 거짓말하지 않아요

 

군인들은 때가 되면
뽐내기 좋아하죠

 

녀석들은 신부님이 신성 모독이라고
표현할 말을 한두 가지 쓰지요

 

하지만 녀석들이 군인이라고 해서
신이 모두 구해주지 않으신다면

 

무슨 소용이 있죠?

 

구함 받으려는데
신성 모독 한 번 하면... 쾅

 

언제나 같은 표어예요
"전부 아니면 전무"

 

신부님은 분명히...

 

신부님은 사회성이 없다는
삼촌의 말이 맞아요

 

우리 세계가 녀석들 세계와는
다르다는 걸 인정하세요

 

그 사람들 세계를
거부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거기엔
사랑이 부족하잖아요

 

군인 녀석들에게는
신부님의 지혜가 없죠

 

신은 녀석들이 멸시하는
명예가 없는 정의를

 

대변하는 것처럼 보여요

 

녀석들 법에는
많은 희생이 따라요

 

마치 희생의 제단처럼요

 

다른 사람들과 차이 없는
평범한 녀석들이에요

 

'의사 라비뉴'

 

곧바로 역으로 갔다

 

이름도 모르는
작은 교회로 들어갔다

 

기도 하며 이렇게 육체적
불쾌감을 느낀 적은 없었다

 

내 의지는 그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이렇게 하면 조용히 계속해서
설교문을 쓰실 수 있어요

 

제가 젊었을 때 사제들은
너무 많이 먹었어요

 

지금 신부님은
길고양이처럼 말랐어요

 

시작은 언제나 힘들어요

 

신경 쓰지 마세요, 신부님 나이엔
살아갈 날이 더 많으니까요

 

침묵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침묵을 지켜야 했다

 

 

위암

 

그 단어가 귀에선 맴돌았지만
어떤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난 다른 걸 예상했었다
'결핵'

 

어려운 문제를 들을 때처럼
그냥 눈살을 찌푸린 것 같다

 

내 나이 사람들이 드물게 걸리는
질병으로 죽게 될 거란 걸

 

깨닫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녀는 블랙커피 한 잔을
가져다주고 갔다

 

몸이 괜찮았고
잠시 잠이 들었다

 

깨어났을 때...

 

신이여, 그걸 적어야겠다

 

이번 주
지난 며칠간의 새벽과

 

수탉의 울음과
내 평온한 창문을 생각했다

 

모두가 얼마나
신선하고 깨끗했던가!

 

나 자신에게 계속해서

 

지난 몇 주 동안 내 안에서
달라진 게 없다고 했지만

 

이런 일로 집에 간다는 생각에
수치심이 들었다

 

'대표 뒤프레티'

 

아보 뒤프레티는
작은 교구를 맡기 전에

 

신학교에서
같이 공부하였다

 

그가 질병 때문에 목회에서

 

휴가 얻은 걸 알았다

 

그는 반소매 차림에

 

성직자의 통상복 아래
면 바지를 입고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시내에 사무실이 있는데
미리 알려주지 그랬나

 

임시로 여기 사는데
구역질 나는 곳이야

 

많이 먹어야 하는데
식욕이 없네

 

신학교에서 먹던 콩
기억하나?

 

최악인 건 바로 여기서
요리를 해야 한다는 거야

 

튀기는 냄새가 싫어졌네

 

다른 곳이라면
음식을 잘 먹겠지만서도

 

자네가 와서 반가워

 

솔직히 조금 놀랐어

 

자넨 학교 다닐 때
조금 소심했었지

 

실례하네, 좀 치울게

 

모처럼 기분 좋은 날이었어

 

뭘 기대해? 활동적 삶은
사람에게 좋은 거야

 

내가 무식쟁이로 변했다고는
생각하지 말게나

 

탐욕스럽게 글도 읽었어
이렇게 많이 읽은 적 없네

 

여기 메모들을 좀 했네
자네에게 보여줄게

 

저녁 식사 같이 하지
재미난 대화도 하고

 

왜 그러나?

 

자, 마시게나

 

뭘 바라나? 우리 혈관 속엔
썩은 피가 흐른다네

 

의사가 내게 말했지
"지적이지만 어려서부터 영양실조군요"

 

많은 게 설명되지 않나?

 

변명한다고 생각하지 말게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의

 

완전한 정직을 믿네

 

요양소를 떠났을 때
나 자신을 시험해 보고 싶었네

 

일을 찾아봤지

 

그건 의지와 배짱의 문제였네
주로 배짱

 

개의치 말게, 자네보고
날 따르라는 건 아니야

 

힘든 때도 있었지

 

하지만 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여인에게

 

책임감이 없었다면...

 

그 일을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네

 

그 여인은 내 지적 생활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네

 

청천벽력같이 여기지 말게나

 

놀랐나?

 

하지만 자네 처지라면

 

내가 서약을 어겼을 때

 

자네가 지적 생활이라고
부르는 것보다는

 

차라리 여인의 사랑을
택했을 거네

 

동의하지 않네

 

자네는 무슨 얘기하는지 몰라

 

내 지적인 삶은...

 

왜 그러나?

 

대답해!

 

여기서 죽고 싶지 않아!

 

여기서 내보내 주게! 어디로든!

 

내가 어쩌겠어?

 

혼자서는 저 친구를
옮길 수도 없고

 

그렇다고 관리인한테
부탁할 수도 없어

 

움직이지 마세요, 신부님

 

금방 지나갈 거예요

 

뒤프레티가 약간 당황하며
약국으로 뛰어갔어요

 

저를 불쌍하게 생각하시죠?

 

방이 정리도 되어 있지 않고
모든 게 더럽잖아요

 

전 새벽 5시에
일을 나간답니다

 

돌아오면 힘이 하나도 없죠

 

무슨 일을 하시나요?

 

청소를 하고 있어요

 

가장 힘든 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거죠

 

그럼 저 친구의 일은요?

 

사람들은 돈이 있겠다고 하지만

 

사무실과 타자기 때문에
돈을 꿔야 했죠

 

게다가 그이는
돈을 많이 벌지 못해요

 

결혼하셨어요?

 

아니요

 

제가 반대했죠

 

왜요?

 

그이의 신분 때문이죠, 모르겠어요?

 

그이가 요양소에서
좋아지기만을 바랐어요

 

그리고 그 사람이
새롭게 시작하려 한다면

 

걸림돌이 되지 말아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어요

 

그래서 그 친구는
어떻게 생각했죠?

 

아무 생각 없었어요

 

제가 원하지 않는 줄 알았죠

 

왜 물어보시죠?

 

그냥 우정 때문에요

 

약사 말이 맞았어
나를 보고 웃더군

 

내가 작은 일에 괜히
심하게 놀랐나 봐

 

잘 들어

 

얘기할 게 있네

 

시간이 별로 없어

 

뭘 얘기해?
누구 얘기?

 

자네

 

'그는 내 오랜 스승인'

 

'토르시의 사제를
만나기로 약속했다'

 

'뒤프레티가 토르시의 사제님께'

 

"4시경 잠을 잘 수 없어
친구의 방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제 불쌍한 동무가
의식 없이 바닥에 있는 걸 보았습니다"

 

"우리는 그 친구를
침대로 옮겼습니다"

 

"그러자 피를 토해냈습니다"

 

"하지만 출혈은 멈추었습니다"

 

"우리가 의사를 기다리던 동안
친구가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하지만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굵은 땀방울이
친구의 이마와 뺨을 덮었고"

 

"친구의 표정이
큰 고통을 전했습니다"

 

"친구 맥박이
급속히 약해져 갔습니다"

 

"묵주를 달라고 했습니다"

 

"친구 바지 주머니에서
그걸 찾았습니다"

 

"그때부터 친구가 그걸
가슴에 대고 있었습니다"

 

"힘을 좀
회복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거의 들리지 않는 소리로
사죄를 청했습니다"

 

"얼굴이 평온하게 변하고
미소까지 지었습니다"

 

"제 의무를 수행하면서
인간적으로나 우정으로"

 

"거절할 수는 없었지만
제 불운한 동무에게"

 

"부탁을 들어주기가
망설여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제 얘기를
듣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잠시 뒤
친구는 제 손을 잡았고"

 

"눈으로 자기에게
가까이 다가오라 간청했습니다"

 

"그리고는 아주 정확하게"

 

"하지만 아주 천천히"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뭐가 문제인가?
모든 것이 은총이야"

 

"친구는 그때 숨을 거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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