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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20톤의 귀중한 폭탄을
지중해에 투하한 군인들에게

 

- 훈장을 주자는 건가?
- 다른 생각이 있으시다면...

 

내 생각은 다 잡아들여
총살시키는 거야

 

- 그건 곤란합니다
- 그래, 알아

 

총살이 안되면
군법회의에 넘겨서

 

영창에서 썩게 만들어야지

 

그렇게 되면 여론의 도마에
오르게 될지도 모릅니다

 

바다를 폭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라도 하면...

 

다 알아들었네, 대령

 

일동 차렷!

 

역경 속에서도 주어진 폭탄을
어쨌든 투하한 혁혁한...

 

- 공을 기려
- 공을 기려...

 

첫 번째로 항공 훈장을
받을 사람은...

 

- 맥워트
- 맥워트!

 

대체 뭐 하나?

 

됐어, 맥워트, 키스라도 해줄까?
자리로 돌아가

 

속보로 어서!

 

작렬하는 포화를 뚫고

 

임무를 훌륭히
수행해 낸 공로로...

 

- 뭐라고 쓴 거지?
- 빨리빨리 해

 

- 요사리안입니다
- 요사리안 대위!

 

내가 보는 게 사실이라면

 

자넨 군복이 없네

 

뭘 좋아서 봐?

 

차에 가 있어, 헤퍼 가지고...

 

왜 옷을 안 입었나, 대위?

 

- 입기 싫어서요
- 싫어? 왜 입기 싫지?

 

글쎄요, 그냥 싫어요

 

- 왜 옷을 안 입었나?
- 장군님이 묻잖아요

 

- 왜 옷을 안 입었지, 소령?
- 이유가 뭐야, 상사?

 

동료가 죽는 바람에
피를 뒤집어 썼답니다

 

옷은 세탁 중입니다

 

- 다른 군복은 어쩌고?
- 함께 세탁 중입니다

 

- 그럼 속옷은?
- 세탁 중입니다

 

-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 저도 동의합니다

 

중한 처벌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어쨌거나 상관 없네

 

알몸으로 훈장을 받겠다면
그렇게 해줘야지 어쩌겠나?

 

- 같은 생각입니다
- 여기 받게, 대위

 

요사리안, 자넨 정말 특이하네

 

감사합니다

 

- 나한테 주는 거예요?
- 그래요

 

- 왜요?
- 아름답기 때문이죠

 

그 루치아나란 이름은
우리 어머니와 같아요

 

본명은 엘리노라 로사나예요
자칭 루치아나 일 뿐이에요

 

우리 어머니도 그래요
진짜 이름은 엘리노라 로사나고

 

믿지 못하겠어요

 

탓하지 않겠어요

 

어디서 난 거예요?

 

- 말하면 믿어줄 거죠?
- 네

 

물고기를 죽였다고 받은 겁니다

 

- 많이 죽였어요?
- 물론, 난 최고의...

 

사실, 미 공군에서 나만큼
물고기를 잘 잡는 명수도 없죠

 

좋아요

 

춤은 추겠지만
잠자린 안 할 거예요

 

- 누가 그런대요?
- 나랑 자고 싶지 않아요?

 

- 춤추고 싶지 않아요
- 미쳤군요

 

- 그 손 치워요, 병사
- 요사리안이라고 불러요

 

그 손 어서 치워요, 요사리안

 

근데...

 

신참 사수 이름이 뭐지?

 

- 스노든
- 그래

 

스노든

 

- 추워요
- 걱정 마

이제 괜찮을 거야

 

추워요, 추워요

 

- 됐어
- 통증이 와요

 

좋아, 좀 참아
모르핀을 놔줄께

 

마일로!
이 망할 자식!

잘 지냈어요?

 

다시 보니 반갑네요
언제 퇴원했어요?

 

그건 됐고 먼저 물어볼 게 있어

 

괜찮아요? 못 가서 미안해요
나폴리에 갔다 왔죠

 

- 낙하산 얘기를 해봐
- 낙하산요?

 

비행기에서
뛰어내릴 때 쓰는 낙하산

 

아, 그거요

 

대위님의 낙하산은
신디케이트에서

 

거둬들인 50-60개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그런 건 알 바 아니고
자네 토마토는 안 먹어

 

내 토마토가 아니라 신디케이트
우리 모두의 토마토예요

 

이 조각상들처럼요, 사실...

 

낙하산을 여기에 투자했어요

 

- 조각상과 맞바꿨단 말야?
- 아뇨, 사실은...

 

디젤 엔진과 맞바꾼 거예요

 

- 난 엔진 없어
- 대위님 게 아니라 우리 거요

 

목재와 신발 백 켤레
낙하산으로

 

엔진을 구했어요

 

자네가 한 짓을 알게 되면
다들 가만 있지 않을 걸

 

모르는 소리죠
전쟁만 끝나면 부자예요

 

자네만 그렇겠지
우린 죽을 테니까

 

- 왜 저래?
- 누가요?

 

헝그리 조

 

왜 저래요?

 

느낌이 안 좋아

 

- 맞아
- 뭐가요?

 

- 이리 와
- 왜 그래?

 

내 느낌이 맞는다면...

 

맥워트잖아

 

네, 몇 달 간 날 괴롭혀왔죠
내 여자한테 샘이 나서요

 

- 여자가 자넬 좋아해서?
- 아뇨, 그를 더 좋아해요

 

- 그럼 왜 저 친구랑 안 놀아?
- 견딜 수가 없대요

 

- 맘 좋은 친구야
- 뭐가 좋은데요?

 

날 출격 명단에 올려놓거든

 

나갈 때마다 그렇게 해준다고

 

난 출격 같은 멍청한 짓을
안 해도 비행 수당을 꼬박꼬박 받지

 

- 봐요!
- 뭐라는 거야?

 

돌아오고 있어!

 

- 누구였죠?
- 헝그리 조

 

이제 다른 촬영사를 구해야겠네요

 

혹시라도 내가...

 

도울 일이라도?

 

아직 착륙 안 했어요

 

다네카 군의관도 탔어요

 

난 여기 있어

 

내려와, 맥워트

 

큰 일을 내고 말았으니
못 내려 올 겁니다

 

- 엔진을 껐어요
- 맥워트!

 

군의관은 낙하산으로
뛰어내리면 되는데

 

난 여기 있어, 상사
나 안 탔어

 

뛰어내려요, 군의관!

 

탈출해요, 어서

 

뛰어내려요

 

탈출 해

 

어서

 

불쌍한 헝그리 조

 

불쌍한 맥워트

 

불쌍한 군의관

 

그래

 

불쌍한 군의관

 

보고서를 올려야겠어요, 대위님

 

요사리안?

 

한 동안 못 봤네요

 

그렇군요...

 

- 스노든의 장례식 이후론
- 스노든

 

뭐 할 말 없으세요, 소령님?

 

뭐?

 

할 말이 없으신지 해서요

 

아니, 아냐
사실은 그리 가깝진 않았어

 

첫 출격이었지

 

- 잘 아는 사이였나, 댄비?
- 아니, 처음 들어본 이름이네

 

뭐라고 했지?

 

- 스노든일 거야
- 그래

 

뭔가 읽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그러는 게 좋겠어

 

- 왜 그러나?
- 아닙니다

 

뭔가 본 것 같아서요

 

- 나무 위의 벌거숭이?
- 네, 맞아요

 

- 요사리안이야
- 오...

 

뭐, 놀랄 것도 없네요

 

주님은 나의 목자이시니

 

아쉬울 게 없노라
파란 풀밭에 이 몸 뉘어 주시고...

 

여기요!

 

- 사방을 찾아 다녔어요
- 여기를 찾았어야지

 

참견할 생각은 없지만
왜 군복을 입지 않죠?

 

입기 싫어서

 

대위님, 부탁이 하나 있어요

 

이걸 식단에 올릴까 하는데
맛을 보고 어떤지 말해줘요

 

-뭔데?
- 초콜릿 입힌 솜이요

 

- 제정신이야?
- 별로로군요?

 

씨도 안 뺐잖아

 

- 그렇게 형편없어요?
- 이건 솜이니까

 

- 그래도 먹어야 할 걸요
- 왜?

 

면화를 매점하려고 했는데
공급 과잉으로 일이 틀어졌어요

 

유럽의 창고마다 넘쳐 나는
재고를 어떻게든 처리해야 돼요

 

다들 솜사탕을 먹잖아요?
이건 진짜 솜이라 더 좋죠

- 진짜 솜은 안 먹어!
- 신디케이트를 위해서 먹어요

 

배탈이 나고 말 걸
못 믿겠으면 직접 먹어봐

 

먹었죠, 배탈도 났고요

 

저거, 장례식 같은데요

 

나랑 출격했던 신참을 묻고 있어

 

- 어떻게 됐길래요?
- 죽었어

 

- 네?
- 죽었단 말야

 

안됐네요

 

- 친한 사이였어요?
- 그랬나? 글쎄

 

- 아주 늙었지
- 신참이었다면서요?

 

죽었으니까 산 사람보다
더 늙은 거지

 

- 어디서 일해?
- 난 갈보가 아니에요

 

누가 그렇대?

 

- 난 미국계 회사에 다녀요
- 나도

 

날 또 만나고 싶죠?
왜 그렇죠?

 

왜 아니지?

 

내가 예뻐요?

 

- 완벽하다고 봐
- 거짓말 말아요

 

- 진짜야
- 아뇨

 

여길 봐요

 

저런, 어쩌다가?

 

공습 때요

 

- 독일군의?
- 미군기였어요

 

이제 내가 싫죠?

 

무슨 소리야?
당신의 모든 게 좋아

 

- 나와 결혼해줘
- 미쳤군요

 

- 그건 왜?
- 결혼할 순 없어요

 

- 왜 못해?
- 처녀가 아니니까요

 

- 그게 뭐?
- 다들 처녀만 원하니까요

 

난 아냐, 결혼할래

 

안돼요
당신은 미쳤으니까요

 

- 내가 왜 미쳐?
- 나랑 결혼하자니까요

 

미쳐서 결혼하기 싫고
결혼하잔다고 미쳤다는 거야?

 

- 당신은 미쳤어
- 왜요?

 

내가 사랑하니까

 

사랑해, 정말로 사랑해

 

처녀가 아닌데 어떻게 사랑하죠?

 

결혼할 순 없으니까

 

왜 결혼 못 해요?
처녀가 아니라서요?

 

- 아니, 당신은 미쳤거든
- 당신이 미쳤어요

 

- 자네들은 다 미쳤어
- 왜 우리가 미쳤죠?

 

살아 남는 법을 모르니까

 

그게 삶의 비밀이거든

 

우린 전쟁에서 이겨야 돼요

 

미국은 패할 걸세
이태리가 승리하지

 

미국은 세계 최강국입니다

 

우린 최고의 훈련과 장비
최상의 음식을 제공 받아요

 

맞아, 반면 이태리는
세계 최약소국에 속하지

 

이태리 군인들은
장비가 부실하다네

 

그래서 우리나라는 잘 해내고
자네 나라는 고전하는 걸세

 

말도 안돼요, 처음엔 독일에
지금은 우리한테 점령된 게

 

- 잘 해내는 겁니까?
- 그야 물론이지

 

독일군은 쫓겨났지만
우린 남아 있으니까

 

자네들이 간 후에도
우린 남아 있을 거네

 

우린 가난하고 힘 없는 나라지만

 

그런 점이 우릴 강하게 하지

 

이 전쟁을 이겨내고
계속 살아가게 될 걸세

 

미국이 멸망한 후 오래도록 말야

 

무슨 소리예요?
미국은 멸망 안 해요

 

절대로?

 

- 그건...
- 로마도 멸망했네

 

그리스도 그렇고
페르시아도 멸망했지

 

스페인도 그랬고

 

강대국은 다 그렇게 되지
미국만 예외일까?

 

얼마나 오래
갈 거라고 생각하나?

 

영원히?

 

영원은 좀 긴 시간이겠네요

 

아주 길지

 

안녕

 

지금 대화 중이잖아

 

- 침대로 안 갈 거야?
- 안 가

 

옷을 더 입는 게 어때?
거의 알몸이야

 

저러고 안 걸어 다녔으면
좋겠어요

 

저러고 다녀야 장사가 되지

 

- 좋지 않잖아요
- 좋기만 한 걸

 

눈이 즐거워지지

 

이런 생활은 안 좋아요
일을 안 했음 좋겠어요

 

- 우리 언제 미국 가요, 네이틀리?
- 우리 언제 미국 가요, 네이틀리?

 

미국으로 데려가려고?

 

이 활기찬 삶을 빼앗겠다고?

 

사업적 호기를 박탈하면서?
친구와도 이별 시키고?

 

- 도의심 같은 것도 없나요?
- 물론 없네

 

도덕성은요?

 

난 매우 도덕적이네

 

이태리는 매우 도덕적이라서

 

결국엔 살아남을 수 있는 거라네

 

성공적으로 패하기만 한다면

 

- 미친 사람 같아요
- 하지만 삶은 아주 정상이지

 

무솔리니가 집권했을 때
난 파시스트였고

 

그가 쫓겨나자
난 반파시스트가 됐네

 

독일군이 주둔했을 때
난 열성적으로 협조했고

 

지금은 열성적인 친미주의자야

 

전국에서 나처럼
충성스런 지지자는 없을 걸세

 

부끄러운 기회주의자로군요

 

그런 치욕스러운 삶보다는
떳떳한 죽음이 낫습니다

 

순서가 바뀌었네

 

떳떳한 죽음보단
치욕스러운 삶이 낫지

 

난 알아

 

어떻게 알죠?

 

107년이나 살았으니까

 

자넨 몇 살인가?

 

1월이 되면 스무 살입니다

 

살아있다면

 

- 안녕, 요사리안
- 그래, 잘 있었어?

 

돌아가야 해
외출이 모두 취소됐어

 

안녕, 꼬마 아가씨

 

1달러만 줄래요?
미국에 가면 갚을께요

 

한 장만 가져, 한 장만

 

됐어, 내 놔

 

어서, 돕스
마일로가 태워준대

 

- 왜 외출이 취소됐어?
- 나도 몰라

 

마일로 얘기론 비상이 걸렸대

 

맞아, 대령이 80회로
출격 횟수를 올렸대

 

- 80회?
- 그래

 

오르가 비행기를
또 잡아먹어 화났대

 

- 어디서?
- 볼로냐에서 귀환 중에

 

지중해에 추락했대

 

구조팀이 갔어?

 

그래, 오르만 못 찾았지

 

오늘 밤엔 활주로에서
얼씬 거리지 말아요

 

뭣 땜에?

 

하라는 대로 해요

 

막사에 있어요

 

왜?

 

- 저기 있어요
- 뭐가?

 

오르의 비행기야

 

꼭 돌아올 거야
항상 그랬잖아

 

쥐 이빨을 드러내고
킥킥거리며 기어들어올 거야

 

아피, 나한테 일이 생기면
내 애인을 돌봐주겠어?

 

누가 자기 애인이야!

 

- 요사리안?
- 걱정 마

 

우리가 무사하듯이
자네도 무사할 거야

 

오르?

 

오르?

 

오르?

 

오르

 

- 잠깐이면 끝나
- 아니, 자넨 매번 그랬어

 

그리고 난 그 멋진 고물에
뭔가를 끼어넣는 걸 지켜봐야 했지

 

그럼 못 봤겠군

 

뭘?
뭘 못 봤단 거지?

 

사각형 개스킷, 요만한 건데

 

- 혹시 본 적 있어?
- 아니

 

- 그럼 다시 조립해야겠어
- 제발 그러지 마

 

- 왜?
- 내겐 끔찍한 고통이니까

 

왜지?

 

- 뭐가 왜야?
- 왜 나랑 같이 안 타지?

 

그게 자네와 자네의 나사가
내게 주는 고통과 무슨 상관이야?

 

다 상관 있어

 

하고 싶은 말 있어?

 

뭐, 똑똑하다면 나랑 탈 걸

 

- 벌써 세 대나 박살냈잖아?
- 네 대지

 

난 괜찮은 조종사야

 

- 바다에서 죽긴 싫어
- 고마워 할 걸

 

- 익사 시켜줘서?
- 이 난로를 고쳐줘서

 

곧 겨울이야

 

난방에 온수도 공급되고
계란 같은 것도 끓일 수 있어

 

- 왜? 어디로 떠나려고?
- 글쎄

 

여기 저기

 

부대원들 모두 자네를 꺼려해
재난을 몰고 다니니까

 

- 다들 미쳤어
- 나도 그들 편이야

 

자네도 미쳤어

 

오르?

 

오르?

 

- 오르?
- 그는 죽었어

 

- '그'가 누구죠?
- 나와 고향이 같았는데

 

좀 전에 사망했지
근데 미국에서 가족들이 왔거든

 

- 침대에 들어가겠나?
- 뭐요?

 

부모와 형까지 다 왔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려고

 

- 나더러 어쩌라고요?
- 대역

 

몇 분이면 다 끝나

 

마지막으로 자넬 보려고
5천 마일이나 날아왔네

 

- 난 안 죽어요
- 자넨 죽어, 다들 죽지

 

들통 날 거예요
아닌 줄 알 걸요

 

이해할 거야, 아무나 대신
죽어주면 고마워 하겠지

 

- 안 될 거예요
- 먼 길을 오신 분들인데

 

실망시키긴 싫어
난 노인들한텐 약하거든

 

- 통곡하면 어떡해요?
- 아마 통곡할 거야

 

밖에 있다가 상황이 안되겠다
싶으면 들어올께

 

안 될 거예요

 

이번만 봐주면
자네 부탁을 들어주지

 

- 출격에서 빼줄래요?
- 그건 안돼

 

정신 이상의 징후가 있다고
서류를 작성해 달라고요

 

그야 할 수 있지

 

문제 조항이 있긴 하지

 

- 캐치-22
- 그래

 

기지에선 절대 용인하지 않을 걸

 

전투 근무로 복귀시켜서
태평양에서 썩게 할 테지

 

- 이런, 저기 왔어요
- 죽기 시작해

 

이번만 봐주면
5일짜리 로마 휴가 보내줄께

 

너무 끔찍하구나

 

- 아퍼요, 아빠
- 하비

 

전 요사리안입니다

 

요사리안이래요, 엄마

 

요사리안, 나 모르겠어?

 

네 형 존이야
날 알아보겠니?

 

- 물론 알지, 존 형이잖아
- 아빠, 날 알아봐요

 

요사리안, 여기 아빠도 왔다

 

- 인사 해야지
- 안녕, 아빠

 

그래, 하비

 

요사리안이라잖아요, 아빠

 

- 너무 안돼 보여
- 너무 아파서

 

의사가 곧 죽을 거래요

 

하비?

 

엄마, 요사리안이래요

 

요즘 기억력이 안 좋아지셨다

 

괜찮아

 

원하면 하비라고 부르셔도 돼요

 

하비

 

- 걱정 마, 다 잘 될 테니
- 알아

 

뉴욕에서 막 왔다
늦으면 어떡하나 했어

 

- 뭐에 늦어?
- 죽기 전에 못 볼까 봐서

 

그런다고 뭐가 달라져?

 

외롭게 죽게 할 순 없잖니?

 

그런다고 뭐가 달라져?

 

정신이 없나 봐요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있어요

 

- 하비
- 하비가 아닌 요사리안이에요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니?
어차피 죽는데

 

저 말이지

 

나쁘진 않아

 

지혈대로 막아 볼께

 

자, 잘 됐어

 

붕대가 좋거든

 

추워요

 

추워요

 

다 괜찮아질 거야

 

곧 도착할 거야

 

- 아직 다리가 아파?
- 아뇨

 

요사리안?

 

거기 있어?

 

오르?

 

- 누구? 오르 자네야?
- 나야, 네이틀리

 

네이틀리, 무슨 일이야?
뭐야, 새벽 3시30분에

 

돕스 말야, 막아야 돼

 

- 왜 막아야 돼?
- 대령을 죽인다고 했어

 

- 캐트카트를?
- 그래

 

돕스가 캐트카트 대령을 죽인대?

 

- 미쳤어? 대체 왜 이래?
- 처음 해보는 정상적인 행동이야

 

- 이건 살인 행위야
- 살인자는 바로 대령이라구

 

- 어서, 총 내 놔
- 그만 진정해

 

- 몇 번만 나가면 되잖아?
- 제정신이야?

 

횟수를 또 늘릴 거란 건
자네도 잘 알잖아

 

우리 모두 죽을 때까지 말야

 

자넨 상관 없겠지? 그 갈보와
사랑에 빠져 남겠다고 했으니

 

내 약혼녀니까 말 조심해

 

성병에 걸릴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돈 가진 남자에겐 다 약혼녀지

 

15분 간 가짜로 신음까지 내면서

 

네이틀리

 

네이틀리?

 

네이틀리

 

요사리안

 

다친 것 같아

 

괜찮을 거야

 

대령이 온다

 

- 총 이리 줘
- 안돼, 내 말 들어봐

 

다시 횟수를 늘리면
그 땐 나도 가담할께

 

- 정말?
- 맹세코

 

아주 논리적인 설득이로군

 

- 뭔 일이 있는 것 같아
- 무슨 말이야?

 

마일로와 뭔가 꾸미고 있어

 

무슨 속셈이 있는 거야

 

-뭘 하려는 거지?
- 그건 나도 몰라

 

왜 소등을 한 거지?
대체 무슨...

 

요사리안, 들어봐

 

무슨 소리지?

 

저길 봐!

 

투하

 

이런 맙소사!

 

뛰어, 어서 피해!

 

좋아, 1번기, 2번기, 명중이다

 

- 고맙다, 이젠 뭘 하지, 마일로?
- 좌측으로 돌아 지시를 기다려라

 

좋아,3번기, 활주로 끝의
창고는 절대 피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식당을 명중시켜라

 

그리고...

 

3번기, 기다려라

 

요사리안, 거기서 나와요

 

대피해요, 돕스 대위님도요
좋아,3번기, 투하해라

 

나쁜 놈들, 썩 물러가!

 

요사리안, 그만 둬요
아군 비행기예요, 피하기나 해요

 

이건 M-M사의 작전입니다

 

4번기와 5번기,3번기가
보급창 파괴에 실패했다

 

저공으로 접근하라
이번엔 꼭 명중시키도록

 

제대로 해주기 바란다

 

돕스!

 

뭐 하는 건가, 요사리안?
활주로에서 나와!

 

이따 나한테 와, 외출 금지다
내 가만 있지 않겠어

 

- 공군에서도 가만 있지 않을 걸요
- 허튼 소리 마!

 

M-M사가 잘 돼야
우리 공군도 잘 된다

 

- 왕창 떨어집니다
- 솜을 처리해야 했다

 

이렇게 해주면 독일군 쪽에서
재고를 처분해주기로 했거든

 

- 거래를 한 거지
- 장교 숙사 명중

 

독일군 대신 공습을 한다구요?

 

계약은 계약이니까
그게 우리의 목적이지

 

마인더바인더 중위입니다
활주로에서 나와요

 

폭격 후에는
기총소사가 이어집니다

 

- 기총소사?
- 계약에 포함됐거든

 

본부 건물 명중!

 

네이틀리!

 

네이틀리!

 

네이틀리!

 

네이틀리!

 

-뭐란 거야?
- 네이틀리라는데

 

- 죽었잖아
- 알아

 

- 누가 죽었어?
- 자넨 아냐

 

칼에 찔린 상처를 치료 중이지

 

- 뭘 하는 거지?
- 수술 중이야

 

자네 속을 좀 들여다보고

 

깨끗하게 치료한 후 봉합할 거야

 

이봐

 

요사리안

 

친구는 우리한테 있어

 

사실이야

 

자네 친구가 있다고

 

내 친구라니?

 

-뭐라는 거야?
- 친구 뭐라는데

 

- 누가 친구인데?
- 몰라, 네이틀리였겠지

 

죽었잖아

알아

 

난 안 들어가
낌새가 이상하거든

 

네이틀리의 갈보를 찾아서

 

소식을 전할 거야

 

같이 가겠어?

아니, 이 아가씨한테
스타킹과 담배를 약속했거든

 

가족에게 줄 거야
좋은 사람들이거든

 

좋아

 

- 이따 봐
- 그래

 

안 가요?

 

그래, 내 방으로 올라가자고

 

안 돌아다니는 게 좋아
곧 통금 시간인데 통행증도 없잖아

 

- 어떻게 된 거죠?
- 갔어, 다 갔어

 

- 누가요?
- 가엾은 처녀 애들이

 

모두 갔어, 끌려갔다고

 

누가요? 누가 끌고 갔어요?

 

하얀 모자들이

 

하얀 모자면... 헌병이요?

 

그래, 헌병

 

어디로 데려갔는데요?

 

모르지, 다 갔어

 

- 노인 분은요?
- 갔어

 

- 어디로요?
- 죽었어

 

네?

 

숨을 쉬는가 싶더니
죽고 말았지

 

그럴 리 없어요

 

왜 그렇지?

 

- 어디로 데려간 거죠?
- 글쎄

 

들이닥쳐서 데려갔어

 

이유가 있을 거 아닙니까?
무턱대고 그럴 순 없잖아요?

 

이유는 없어

 

- 무슨 권리로 그랬죠?
- 캐치-22

 

뭐요? 뭐라고 했죠?

 

캐치-22

 

캐치-22였는지 어떻게 알아요?

 

여자들이
왜 데려가냐고 물었더니

 

캐치-22라고 하더군

 

무슨 권리로 이러냐고 했더니

 

캐치-22라고 하더군

 

줄곧 캐치-22만
되풀이 말하더군

 

- 그게 무슨 뜻이지?
- 보여주지 않던 가요?

 

- 그걸 요구하지 않았어요?
- 캐치-22를 보여줄 필요는 없지

 

- 누가 그래요?
- 법에 나와있지

 

무슨 법이요?

 

캐치-22

 

마일로, 마일로

 

이 자식, 죽여버리겠어
망할 놈의 자식!

 

그만, 됐어, 살살 다뤄

 

이해는 하지만
내 탓이 아니에요

 

- 그럼 누구 탓이야?
- 누구 탓도 아니죠

 

그는 경제적 상황의 희생자예요
수요공급 법칙에 희생됐죠

 

이 빌어먹을 자식!

 

- 그 여자한테 데려다 줘요?
- 그 여자?

 

네이틀리의 갈보를 안 찾아요?

 

- 어디 있는지 알아?
- 물론 알죠

 

이건 무단 이탈이에요
신중히 행동해야죠

 

- 네이틀리는 이러지 않아요
- 죽었어

 

- 좋은 사람인데 안 됐어요
- 자네가 정통으로 맞췄지

 

부자였는데요
우리 주식이 60주도 넘었죠

 

- 죽었는데 무슨 소용이야?
- 처자식이 갖겠죠

 

- 처자식이 없었어
- 그럼 부모가 갖겠죠

 

갑부라서 필요 없을 거야

 

그럼 이해해주겠죠

 

33번을 불러요

 

안녕, 요사리안

 

- 뜻밖이로군
- 마일로와 일하는 거요?

 

- 다들 마일로와 일해요
- 그래

 

33번을 부르라고 하더군

 

33번...

 

10불이에요

 

수건 안 가져가요?

 

- 안녕, 요사리안
- 안녕, 꼬마 아가씨

 

- 언니는 어디 있니?
- 저 안에요

 

- 1달러 줄래요?
- 그래

 

- 우리 곧 미국에 가죠?
- 물론이지

 

- 안녕, 요사리안
- 안녕

 

- 지금 할까요?
- 아니, 아냐, 말이지...

 

- 말할 게 있어 왔어
- 네이틀리 일이요?

 

그래

 

- 온다고 해요?
- 아니, 그렇진 않아

 

우리 곧 미국에 가죠?

 

그래, 말이지...

 

언제 가요?

 

근데...

 

네이틀리가 죽었어

 

이 짐승

 

이 짐승!

 

- 네가 죽였어!
- 내가 아냐

 

- 내 탓이 아냐!
- 네가 죽였어, 살인자!

 

내 친구이기도 했단 말야!

 

살인자!

 

미국 공군
장교 숙소

 

- 한 번 밖에 강간 안 했어
- 사람을 죽였어

 

강간한 뒤엔 그래야 했어
나에 대해 나쁜 소문을 낼 테니까

 

애초에 왜 건드렸어?
차라리 창녀를 샀어야지

 

난 못해, 돈으로 산 적이 없거든

 

- 어서 돌아와, 돌아오란 말야!
- 돌아와!

 

아피, 자네 돌았어?

 

감옥에 처넣을 걸

 

한 여자를 살해해서
길바닥으로 내던졌단 말야

 

거기에 있으면 안되지
통금 시간이잖아

 

뭔 짓을 했는지 몰라?

 

한 인간을 살해한 거라고
교수형 당할 거야

 

이 맘 좋은 아피에겐
그렇게 안 할 걸

 

한 이태리 여자가 뭐 대수라고

 

매일 수천 명이
목숨을 잃는 마당에

 

아피, 자넬 잡으러 오고 있어

 

한 인간의 목숨을
빼앗고도 무사할 순 없지

 

자넬 잡으러 온다구

 

- 요사리안 대위
- 네

 

- 당신을 체포하겠소
- 하지만 난...

 

무단 이탈 죄로

 

- 자넬 집에 보내기로 했네
- 네?

집으로 보내주겠다고

 

자넨 캐트카트 대령님에게
크나큰 불편을 끼쳐왔네

 

다들 불만이 높아, 사기는
떨어졌고, 모두 자네 탓이지

 

출격 횟수를 늘린 건 대령님이죠

 

- 출격을 거부한 건 어쩌고?
- 자넨 애국심도 없나?

 

조국을 위해 희생하지 않겠나?
콘 중령과 날 위해서도

 

콘 중령과 대령님이
내 조국과 무슨 상관이죠?

 

자네는 조국의 수치야
어떻게 대위까지 진급했지?

 

- 대령님이 진급 시켰죠
- 그건 별개의 문제...

 

잠깐, 제가 해보죠

 

대위

 

한 번 더 자네의
판단력을 믿어보겠네

 

곧 출격이 있을 텐데
그 출격에 나가면

 

이번 일은 없던 걸로 해주겠네

 

요사리안

 

어느 기지보다
평균 출격 횟수가 많았던 곳에서

 

근무했던 사실이
자랑스럽지 않나?

 

더 많은 부대 표창장과
청동무공훈장을 타고 싶지 않나?

 

자랑스럽게 부대 출격 기록을
더 늘려줄 생각은 없나?

 

없어요

 

그렇다면 귀국시키는 수 밖에 없군

 

물론, 조건이 하나 있네

 

그래요? 뭔데요?

 

본국으로 전출 명령서를
써 줄 테니까

 

그 대신 자네가 해줄 게
한 가지 있네

 

그게 뭔데요?

 

우릴 좋아해줘

 

좋아해줘요?

 

그래

 

맘만 먹으면 그게
얼마나 쉬운 지 놀라게 될 걸

 

편한 곳으로 보내주겠네

 

- 소령으로 진급 시켜서
- 훈장과 함께

 

- 영웅이 돼 돌아가는 거지
- 기념 퍼레이드도 벌이고

 

연설도 하면서
전쟁 채권 기금을 모으고...

 

우리와 친구가 된다면 말야

 

좋은 말만 해주게

 

얼마나 좋은 일을 하는지 말해

 

하겠다고 해, 요사리안

 

만약 거부하면
군법회의에 회부된다

 

다른 사람들은 어쩌고요?
배신했다고 생각할 텐데요

 

- 다들 더 행복해질 거야
- 전쟁도 계속해야 될 테고

 

출격하는 게 싫으면
나처럼 당당하게 말하라지

 

바로 그거야

 

그렇지

 

좋아요

 

살인자!

 

도와줘!

 

도와줘!

 

가서 도와줘!

 

- 뭐?
- 가서 도와줘, 어서!

 

- 누굴 말야?
- 폭격수를 도와줘

 

- 내가 폭격수야, 난 괜찮아
- 그럼 가서 도와줘, 어서!

 

추워요

 

추워요

 

다 괜찮아질 거야

 

곧 도착할 거야

 

- 아직 다리가 아파?
- 아뇨

 

조금만 참아

 

조금만 참아

 

조금만 참아

 

- 들어가도 되나?
- 물론이죠

 

- 덩그러니 혼자로군
- 네

 

귀국한다고 들었네

 

- 진짜인지 모르겠어요
- 물론 진짜지

 

여기 명령서가 있거든
거창한 열병식도 준비 중이고

 

자넨 영웅이니까

 

그 나치의 대령님 살해 기도를
막은 공로로 훈장도 받고

 

나치가 아닙니다

 

네이틀리의 갈보인데

 

소식을 전한 나까지 죽이려 했죠

 

- 하지만 대령님 얘기론...
- 그들과 거래했어요

 

날 영웅으로 귀국시키면
좋은 말만 하겠다고 했거든요

 

참 더러운 거래죠?

 

그렇죠?

 

그야...

 

그렇죠?

 

글쎄, 그것 땜에 온 건 아냐

 

그럼 왜 왔죠?

 

그 이유도 잘 모르겠어

 

나였다면 어떻게 했겠어요?

 

글쎄, 난 자네가 아니니까

 

나라고 생각해봐요

 

잘 안 돼

 

어떨 땐 내가 나라는 걸
생각하기도 힘들어, 이해하지?

 

타협안을 번복할래요

 

50회 이상 출격하면
전출되도록 계속 요구하겠어요

 

그럼 모두 전출가고
남는 사람이 없을 걸

 

- 내 알 바 아니에요
- 아냐

 

알아야 해
군법회의에 회부될 테니

 

- 주어진 여건을 잘 살려
- 싫어요

 

뭐가 싫어?

 

3주 간 침대에 누워
심각하게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난 영창에도 안 갈 거고

 

놀아나지도 않겠단 겁니다

 

하지만...

 

- 다른 수가 없잖나?
- 도망갈 거예요

 

- 탈영한다고?
- 그래요

 

어떻게 여길 탈출해?
미친 짓이야

 

여긴 미친 짓이 정상인 곳이죠

 

조국을 등지면
겁쟁이로 낙인 찍혀

 

맙소사, 소령님
나는 55회나 출격했어요

 

3년 간 몸 바쳐 싸웠으니
이젠 날 생각해야죠

 

- 다들 그렇게 생각해줄까?
- 하지만 내 생각은 그래요

 

친구들이 뭐라고 하겠어?

 

이젠 없어요
네이틀리는 폭탄에 맞았고

 

맥워트는 자살했고

 

헝그리 조는 두 쪽이 났고
돕스는 사라졌어요

 

아드바크는 살인자가 됐고

 

다네카 군의관은 강시가 됐죠

 

다 떠나갔어요

 

유일한 친구 스노든은
잘 알지 못했고요

 

오르 대위는?

 

바다 속으로 가라 앉았죠

 

그렇지 않아, 못 들었어?

 

- 뭘요?
- 스웨덴에 있어

 

네?

 

실종된 지 16주 만에
스웨덴 걸스카우트에게 발견됐어

 

- 기적이로군
- 노를 저어 갔대

 

- 노를 저어서요?
- 작은 구명보트를 타고

 

그 먼 스웨덴까지 말이에요?

 

- 이제 전쟁은 끝난 거지
- 기적이네요

 

기적이 아냐
다 계획된 거였어

 

- 스웨덴에 간 게요?
- 3-4천 마일이나 떨어진 곳이야

 

동체 착륙은
좋은 연습이라고 말했었죠

 

- 모두 계획적이었어
- 바다에서의 추락도 연습이었고요

 

모두 연습의 일환이었지

 

그런 게 바로 기적이에요

 

바다에서 격추되는 걸...

 

연습하다니

 

성공한 거예요?

 

성공했어요?

 

성공했어!

 

그 자식이 해낸 거야!

 

자네 미쳤어? 미친 거야?

 

나도 해낼 수 있어!

 

- 못하게 해야 해
- 나도 할 수 있어요!

 

- 잡히고 말 거야!
- 할 수 있어요!

 

- 미친 짓이야!
- 할 수 있어요!

 

- 옷도 안 갈아입고?
- 군복이 아니니까 몰라볼 거예요

 

친구도 없이 떠돌아야 해
배신의 두려움에 떨면서

 

지금도 그래요

 

- 요사리안, 세상에, 어서!
- 잘 있어요, 군목

 

- 기분이 어때요, 요사리안?
- 좋아요, 무서워 죽을 지경이지만

 

- 언제나 발 밑을 조심하고
- 조심할께요

 

- 점프도 해야만 해요
- 점프 할께요

 

점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