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a.Hemingway.In.Cuba.2015.LIMITED.DVDRip.x264-DoNE

"퓰리처상 수상자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벨문학상을 받다"

 

"두 번의 비행기 사고 후
쿠바로 다시 돌아간 헤밍웨이"

 

"법대생 출신 피델 카스트로
쿠바의 반군 세력을 이끌다"

 

"FBI 국장 J. 에드거 후버"

 

"쿠바 바티스타 정권에 맞서는
반군의 위험성을 의회에 경고"

 

"1935년 시애틀"

 

대부분의 경우
아버지라는 사람은

 

아들에게 인생을 위한
삶의 지혜를 유산으로 남긴다

 

하지만 내 아버지는
그런 말을 남기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즈음에 하셨던
그 말을 제외한다면...

 

내가 4살 때였다

 

여기서 기다려, 아들

 

금방 올게

 

대공황 때 버려진 다른 애들처럼
나도 고아원에서 자랐다

 

"세인트 앤서니 고아원"

 

하지만 작가가 되기 위해서
거기서 도망쳐 나왔다

 

어두웠던 그 시절에
나를 지탱해 준 희망은

 

위대한 작가이자 탐험가였던
어니스트 헤밍웨이였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제5열'"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마이애미 글로브'에
기자로 취직했다

 

헤밍웨이에게 편지를 썼지만
완성하진 못했다

 

완벽하게 쓰고 싶었으니까

 

진심이 닿길 바랐으니까

 

당신의 인생을 바꾼 남자에게
무슨 말을 해야만 할까?

 

게다가 그는 당신을 모른다면?

 

내게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알려 주고 싶었다

 

"1957년 '마이애미 글로브'"

 

여기!

 

"뮤직 박스 바"

 

스카치 주세요

 

지미, 어떻게 지내요?

 

결혼하지 마라

 

- 부인이랑 또 싸웠어요?
- 응

 

화가 얼마나 났는지
새로 산 차를 다 부쉈더라고

 

저런

 

기쁨은 잠깐이고
참아야 할 것은 잔뜩이야

 

절대 결혼하지 마라

 

걱정 마요, 생각 없으니까

 

- 나 간다, 에드
- 네

 

집에 도착한다고 한 게
몇 시간 전이거든

 

잘 가요

 

"마이애미 글로브"

 

데비, 여기서 뭐 해?

 

정말 잘 쓴 편지야

 

무슨 참견쟁이야?
남의 편지나 읽고

 

봉투에 쓰인 주소를 봤어

 

'어니스트 헤밍웨이'

 

'쿠바, 산 프란시스코 데 파울라
핑카 비히아'

 

나도 알거든

 

'더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을 때
내게 희망을 준 당신'

 

'내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순간
당신은 내 친구였어요'

 

데비, 사적인 편지라니까

 

내가 이걸 받았다면
바로 사랑에 빠졌을 거야

 

당신한테 쓴 게 아니지

 

보내기 무섭구나?

 

아니, 그래서가 아니야

 

안타깝네

 

신경 꺼
사적인 편지잖아

 

당신도 참견쟁이네요

 

"어니스트 헤밍웨이
'제5열'"

 

사회부의 마이어스입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일세

 

그러세요?
어니스트 헤밍웨이라고요?

 

편지 잘 받았네

 

"참견쟁이 다녀감"

 

여보세요

 

여보세요?

 

네, 선생님

 

감명 깊은 편지였어

 

감사합니다

 

열 번을 읽었다네

 

헤밍웨이 선생님

 

선생님 작품은
저에게 많은 영향을...

 

제 삶에 있어서...

 

삶을 얘기하기엔
그리 늙지 않았지 않나

 

'마이애미 글로브'의
자네 글도 읽어 봤네

 

글 밑에 서명하는 습관이 있더군
그건 좋은 거야

 

감사합니다

 

한국 전쟁 건도 맡았었나?

 

진짜 어니스트 헤밍웨이야?

 

네, 1951년부터 1952년까지요

 

옛 생각이 나는군

 

제대로만 한다면 명예로운 일이지

 

네, 선생님

 

선생님 소리는 관둬

 

남들처럼 '파파'라고 부르게

 

알겠어요

 

자네가 편지에 쓴 대로

 

나는 자네의 친구야

 

정말 좋은 편지였네

 

낚시 좋아하나?

 

낚시라고는 하나도 모르는데

 

해 본 적도 없고

 

뭘 입고 갈지도 모르겠어

 

배에 탈 땐 뭘 입지?

 

모자

 

모자 쓰기 싫은데

 

왜? 멋지잖아

 

- 모자 쓰기 싫다고...
- 멋진 모자야!

 

괜찮긴 한데...
나 쓰라고 가져왔어?

 

그래, 당신 거야
햇빛도 막아 준다고

 

편지 보내 줘서 고마워

 

별말씀을

 

거기! 이리 와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에드 마이어스입니다

 

그레고리오입니다

 

만나서 반갑네요

 

제가 들지요

 

그래요

 

비행은 어땠나?

 

비행기에서 럼주 칵테일을 줬어요

 

반쯤 취했어요

 

하루를 시작하기 딱 좋군

 

가 보자고
고기를 찾아주지

 

이제 낚싯대의 끝을 봐

 

위로 올라가면 줄을 감아서 거둬

 

천천히

 

그렇지!

 

무슨 고래 같네요

 

아니야, 참치야
작은 녀석이지

 

지금이야!
저 녀석 돌잖아

 

어서 줄을 당겨!

 

이런!

 

낚싯대를 천천히 당겨야지

 

그렇게 확 낚으려고 하면

 

뭔가를 잃게 돼

 

주로 얼굴을 다치지

 

낙담하지는 말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어

 

날씨도 좋잖아

 

다음에는 잘할 걸세

 

그래, 올려
그렇지

 

천천히 가게 두고

 

올려, 감아!

 

월척이네, 저것 좀 봐!

 

멋진 녀석이야

 

계속해

 

이제야 낚시를 좀 하는군

 

좋아, 후진시켜

 

핸들을 조금 돌려

 

이건 직접 하시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이보게

 

인간이 갖는 유일한 가치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자세야

 

까짓것 해 봐, 배를 대

 

그렇지
천천히, 천천히 들어가

 

이제 뒤로 들어가

 

그렇지

 

잘했군

 

감사합니다

 

- 엔진은 내리기 전에 끄고
- 네

 

"식당 겸 바
플로리디타"

 

아무렴 어때

 

알잖아, 나 말 많은 거

 

따분하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조금 내성적이거든

 

친구들 많으시잖아요

 

과유불급이야

 

숫자를 골라 봐

 

1에서 10까지 중 하나로

 

6요

 

이 여섯 단어로

 

짧은 이야기를 써 봐

 

'팔 물건'

 

'아기 신발'

 

'안 신어봤다'

 

헤밍웨이 씨

 

괜찮으실까요?

 

- 아름다운 숙녀분이시군요
- 감사합니다

 

실례합니다

 

- 실례해요
- 그래요

 

저도 받을 수 있을까요?

 

 

저도요

 

같이 사진 찍어요

 

감사해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무기여 잘 있거라'"

 

설탕을 못 찾겠어

 

"노인과 바다"

 

'AP' 기사 읽었는데 헤밍웨이 씨가
쿠바를 관광 명소로 만들었대

 

그를 보려는 수천 명의 여행객이
전 세계에서 온다고 하네

 

응, 그런 장면은 처음 봤어

 

어딜 가든 사람들이 몰려
커피 고마워

 

유일하게 혼자 있는 곳이
바다인 거지

 

유명한 것도 별로 안 좋네

 

아내분은 어땠어?

 

아직 못 만났어
이번 주말에 만날 거야

 

이번 주말?
나도 한가한데

 

키스에 같이 갈까 했지

 

헤밍웨이 씨 부부가
핑카로 초대했어

 

그분 댁이야

 

그래, 멋지네

 

 

키스는 다음으로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

 

세상에

 

감사합니다

 

파파는 일하세요

 

메리 부인은 수영하시고요

 

안녕하세요

 

당신이 그 청년이군요?

 

네, 그런 것 같네요

 

에드먼드 맞죠?

 

에드라 부르세요

 

안녕하세요

 

전 메리 헤밍웨이예요

 

네, 압니다

 

안녕하세요

 

파파가 당신 글을 보여 줬어요
잘 쓰셨더라고요

 

우리 둘 다 감명받았어요

 

감사해요

 

저 때문에 당황하셨나요?

 

아니, 아니에요

 

저런, 당황하셨군요

 

나의 완벽한 여인

 

감사해요, 신사분

 

우리는 꽤 잘 어울려요
아닌가요?

 

당신의 아름다움의 근간은

 

경이로운 금발의 향연이지

 

파파의 가치관 깊은 곳에는
금발에 대한 신비주의가 있어요

 

금발 여자로 찬 세상이 있다면
정신을 놓고 빠지실 테죠

 

물론이지

 

와서 한잔해요

 

실은 염색한 거예요

 

원래는 금갈색이었거든요

 

하지만 난 땅콩 갈색이라고
부르고 싶네요

 

파파, 우리 때문에
이 청년이 당황했어요

 

익숙해지겠지

 

저는 그냥 무지렁이였죠

 

비를 피하려고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일용직으로 일하고
간이 숙박소에서 자고

 

그렇게 몇 년 하다가

 

캘리포니아 북부의 지역 신문사
스포츠부서에서 일을 구했어요

 

꿈의 자리였죠

 

근데 문제가 있었는데

 

글을 쓸 줄 몰랐어요

 

읽을 줄은 아는데
실제로 타이핑할 줄은 몰랐죠

 

철자나 문장 부호나

 

하나도 몰랐어요

 

신문사에서 일하려면
문제였겠네요

 

네, 편집장이 경악했죠

 

'나았다'를 '낳았다'로 썼거든요

 

거짓말쟁이라고 해고당했죠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전 글을 쓰고 싶었어요

 

할 수 있는 거라곤
다시 가서 비는 것뿐이었죠

 

3일 정도 비니까 이러더라고요

 

'2주 줄게, 무급이야
그동안 글 쓰는 걸 배워'

 

낮 동안엔 신문사에서 일하고

 

밤엔 잠도 안 자고
당신 글을 베껴 썼어요

 

한 글자도 빼지 않고요

 

당신한테 타이핑하는 법도 배우고

 

영어도 제대로 배우고

 

철자, 문법, 문답 쓰는 방법

 

세상 보는 법을 배웠어요

 

똑똑하네

 

덕분에 제 삶이 바뀌었죠

 

일은 다시 얻었고요?

 

네, 1년 후에
한국 전쟁 특파원으로 가게 됐죠

 

대단한 녀석이라고 했지?

 

부모님은 찾아봤어요?

 

네, 어머니를
한 10분 정도 만났어요

 

한 번요

 

별로였군?

 

네, 이미 다른 일이 많으셔서요

 

나도 그런 어머니가 계셨어

 

우리 아버지는 자살하셨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

 

우리가 가족이 되면 되겠군

 

그게 이 청년에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네요

 

헤밍웨이 씨가 정말 그랬어?

 

당신이 항상 원했던 거잖아
가족이 생기는 거

 

뭐, 그렇지

 

언젠가 자기만의 가족을
꾸리는 걸 상상해 본 적 있어?

 

가서 수영하자

 

나 수영복 안 챙겨 왔어

 

태어날 적 모습으로 가자고

 

여기요

 

"마이애미 글로브"

 

"바티스타 세력이 쿠바 수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다"

 

"아바나에서
반란군을 수색하는 군인들"

 

"전속 기자 에드 마이어스"

 

잘됐네요
두 사람 다 축하해요

 

- 고마워요
- 고마워요

 

에드, 그 이야기 어떻게 됐어?

 

뭐더라? 떠돌이 소년이
철도를 타는 얘기

 

그거요? 팔렸어요

 

- 처음으로 판 거야?
- 네

 

어디에?

 

'뉴요커' 같은 주간지는 아니에요

 

그래, 어딘데?

 

말하기 부끄러워요
안 할래요

 

말해 봐, 어서

 

다 친구들이잖아

 

그러니까요, 그래서
얘기하기 싫다는 거죠

 

'마이크 셰인 미스터리 잡지'예요

 

그렇구나
축하해, 얼마에 판 건데?

 

많진 않아요

 

얼마 받았는데?

 

말 좀 해 봐
얼마가 안 많은 건데?

 

42달러요

 

- 얼마라고?
- 42달러요

 

파파는 단편 쓰면 얼마 받으시죠?
단어당 100달러?

 

42달러면 괜찮은 거야, 좋아

 

난 '두 개의 심장을 가진 큰 강'을
15달러에 팔았어

 

헤밍웨이, 그건 미국 고전이잖아
그걸 정말로 15달러에 팔았어?

 

그 당시에는 그것도 많다고 했었지

 

넌 나보다 27달러어치 낫네

 

이보게

 

- 정말 축하하네
- 감사해요

 

- 건배해요!
- 건배

 

건배합시다

 

마이크 셰인을 위해

 

- 마이크 셰인에게 건배!
- 그래

 

이봐, 친구 전화를 받았는데
좋은 기삿거리 필요하지?

 

- 네
- 후안이 차를 가져올 거야, 가지

 

무슨 일인데요?

 

저 안에 있는 것 같아

 

- 바티스타도요?
- 아닐 거야

 

가까이 가 보자고

 

트럭 있는 데까지!

 

괜찮나?

 

- 지금이야!
- 안 돼요, 잠깐만요

 

어서, 뛰어!

 

망할 놈의 전쟁, 정말 싫어

 

정권을 잡는 저속한 방법이지

 

시체들의 얼굴을 보면 항상 똑같아

 

젊은 애들이지

 

'방법이 없다'

 

내가 아는 스페인어 중
가장 서글픈 문장이야

 

나는 한평생 전설의 뒤를 쫓았다

 

막연한 영웅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내 멘토이고, 아버지다

 

그는 쿠바에서
큰 기삿거리가 터질 거라고 했다

 

네, 거기 있었어요

 

저기, 카스트로에 대한
정보 좀 줘요

 

알겠어요, 끊어요

 

"'마이애미 글로브'
카스트로 반란군, 대통령궁 습격"

 

"반군의 첫 수도 공격
학생 40명 사살"

 

"에드 마이어스"

 

"뮤직 박스 바"

 

뭐 더 드릴까요?

 

후버 씨에게 정말로
중요한 일이에요

 

안녕하세요

 

3일 동안 쉬시는 거 알아요

 

헤밍웨이가 당신을 불러서
아바나에서 낚시한다지요

 

그의 카스트로와 바티스타에 대한
생각을 알아야 합니다

 

어느 편인지를요
반란군 편인가요?

 

정부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이죠?

 

후버 씨에 대해서
한 말은 없습니까?

 

당신이 누군진 잘 몰라도
여기서 꺼져요

 

현명하지 못하군요

 

잘 썼네

 

데비 헌트, 여긴 존 플레처

 

FBI 소속이지

 

안녕하세요?

 

다음에 봐요

 

저도 반가웠어요

 

FBI 자식

 

일로 온 거래?
아니면 친목 도모야?

 

날 채용하고 싶대
근육이 멋지다더라

 

근육? 당신한테?

 

FBI 놈들이
헤밍웨이 뒤를 캐는 거 같아

 

- 왜?
- 몰라, 그냥 꺼지라고 했어

 

잘했네

 

- 방금 키스하려던 거야?
- 아니

 

부끄러워지는데

 

당신도 나처럼 달아올랐어?

 

미안

 

진심이야?

 

여보세요?

 

에드, 나야
미안해, 내가 깨웠나?

 

아뇨

 

메리, 아니에요
안 자고 있었어요

 

네가 못 온다고 해서
파파가 걱정해

 

거절하는 일 없었잖아

 

네, 별일 없죠?

 

에번이 왔어

 

시인 에번 시프먼 기억하지?

 

네, 그럼요

 

우리 둘밖에 없어서
어느 한량 집에서 춤추다 왔어

 

파파가 너무 우울해해서 걱정이야

 

이런 일로 부담 주기는 싫은데

 

뭐랄까, 너랑 있으면
파파가 활기차 보이거든

 

낚시하러 갈 건데
함께 가실래요?

 

그만 끊어야겠다
전화한 거 파파에게는 비밀이야

 

"노벨문학상 수상자 헤밍웨이"

 

후안, 난 암보스 문도스 호텔에
머무니까 저기서 돌아야지

 

메리 부인이 집으로 오시랍니다

 

무슨 일 있어?

 

모르겠어요

 

알았어

 

다 개판이야!

 

다 보인다고!
왜 죽어야만 했던 거야, 젠장!

 

네가 필요해!

 

나쁜 녀석!

 

왜 날 떠난 거야?

 

"독극물
요오드팅크"

 

안녕하세요, 에번

 

왔나?

 

상태가 안 좋아 보이지?

 

제가 좀 도와드려요?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아뇨, 괜찮아요

 

- 정말?
- 네, 그럼요

 

- 앉으세요
- 냄새가 고약해

 

전 괜찮아요, 앉으세요

 

친절하기도 하지

 

보통은 감염 때문에
페니실린 가루를 쓰는데

 

요오드를 써 보자고

 

쓰라릴 텐데요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어쩌다 생긴 거죠?

 

전쟁터에서야

 

보통 상대한테 총을 쏘면
나한테도 쏘는 법이잖아

 

좀 낫는다 싶다가도 다시 뒤집어져

 

가끔씩 말이야, 정말...

 

성가셔

 

의사는 뭐래요?

 

딱히 좋은 말은 없던데

 

이제 어떡하죠?

 

붕대를 줘 봐

 

여기요

 

좋아

 

좋아, 됐어

 

고마워

 

됐다

 

새 셔츠를 입어야겠어

 

그래요

 

저기, 맥주 드실래요?

 

그래, 좋지

 

저기요, 제가...

 

아까 왔을 때 들은 건데

 

헤밍웨이가 혼잣말을 하세요

 

몇 주째 그래

 

잘 듣게

 

정신 나간 소리 같지만

 

그가 낫기를 원하지는 않아

 

위대한 작가잖아

 

대단한 천재지

 

이 세상에 흔치 않잖아?

 

천재는 대부분 미쳤어

 

원래 그런 거지

 

헤밍웨이랑 알고 지낸 지
30년도 넘었어

 

파리에서 1920년대를
함께 보낸 이래로 그래 왔지

 

그때 그 친구는
구제 불능의 망나니였어

 

그가 최고일 때와
최악일 때를 모두 봤지

 

하지만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가장 진실한 친구야

 

친절하고, 의리 있고, 신사답지

 

평범한 사람의 잣대로
그를 평가할 수 없어

 

그는 절대로
평범한 사람이 아니니까

 

100년이 지나더라도
사람들은 그의 작품을 읽고

 

그를 기억할 거야

 

자네도

 

여기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잘 알아 둬

 

"6월"

 

그는 좋은 사람인가?

 

네, 정치 기자인데

 

퓰리처상 수상자예요

 

퓰리처상을 받는다고
다 좋은 사람은 아니지

 

나를 보면 알잖아

 

그 여자는 너 때문에
그를 떠난 거고?

 

 

그녀를 사랑하나?

 

 

자네가 원하는 건?

 

모르겠어요

 

해들리에 대한 얘기를 쓰려 하네

 

첫 번째 아내였지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해 준
유일한 사람이었어

 

첫 문장을

 

정말 진실된 문장으로
시작하고 싶네

 

즐거웠던 시절, 따뜻한 침대에서
사랑을 나누던 기억

 

오스트리아였고, 겨울이었지

 

난 뉴욕 출판사로 가야만 했어

 

다음 해 봄에 돌아가는 길에

 

파리에 들렀는데

 

나중에 둘째 부인이 되는 여자와
사랑을 나눴지

 

엄청난 부자였어

 

그리고 오스트리아에 가니
해들리가 역에 나와 있더군

 

아들과 함께였지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어

 

용서받지 못할 일이지

 

결정은 자네가 하는 거야

 

그러니 신중히 해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결과에 대해 생각해

 

그러지 않으면 59살이 되었을 때

 

후회하게 될 테니까

 

"마이애미 글로브"

 

"반란군, 쿠바 수도의
마을 세 군데 장악"

 

"후버, 아바나에서 FBI 세력 확대
전속 기자 에드 마이어스"

 

택시 왔어?

 

아직

 

뭐 읽어?

 

당신 친구 헤밍웨이 이야기

 

그런 거 같긴 한데

 

캘리포니아는 어때?

 

캘리포니아?

 

여기랑 비슷해, 습하지는 않지

 

나랑 거기로 도망가자

 

아바나에 가지 마

 

날 기다리고 계셔
생신이잖아

 

비행기 시간 얼마 안 남았어

 

뭐가 두려워?

 

이것 좀 들어 볼래?

 

헤밍웨이가 쓴 거야

 

'유명인들은 그들이 만나는
사람을 다루는 기술을 발전시킨다'

 

'세상에는 가면을 보여 주고
실제 모습은 감추려 한다'

 

'남들이 바라는 모습을 연기하고'

 

- 가야 해
- '더 잘하기 위한 연습도 한다'

 

- 나중에 얘기해
- '그들이 대중에게 하는 행동이'

 

'진심을 담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다'

 

화요일에 돌아올게

 

데비에게는
헌신적인 사람이 어울린다

 

물론 그녀를 사랑하지만

 

그녀가 원하는 걸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 달 전쯤부터였어

 

파파가 죽은 사람들과
같이 살기 싫다고 하시더라

 

매일 아침 서재에 가면

 

오래전 죽은 친구들이
살아있는 양 말을 하고

 

마음속에선 살아 있었던 모양이야

 

세간에서는 그걸 미쳤다고 하지

 

물이 참 좋네

 

와 줘서 너무 기뻐

 

그래, 이거야

 

도움이 되지

 

그는 매일 더 우울해지는 것 같아

 

더 감정적으로 굴고

 

오늘 아침에 책상에서
권총을 들고 있는 걸 봤어

 

그렇게 무서웠던 적은 처음이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거기 앉아서 총만 보고 있더라고

 

너무 화가 나서 말했지

 

그런 짓을 할 거면
적어도 나가서 하라고

 

내가 치우지 않아도 되게

 

아침 내내 총소리가 들릴까 봐
귀 기울였어

 

에번 말로는 전에도
자살하겠다고 협박했었다면서요

 

맞아, 근데 이건 달라
매우 다르지

 

다른 때 같으면 항상

 

그런 우울한 순간에서
잘 빠져나왔어

 

근데 이번엔

 

생일 파티마저
안 하고 싶어 하더라고

 

나는 했으면 해

 

파티를 하고 싶어

 

알잖아
사람들도 많이 오고

 

즐거운 대화도 나누고
좋은 술, 음식도 있고

 

에드, 나 좀 도와줘

 

말씀만 하세요

 

나한테 계획이 있어

 

에드

 

네 역할은 벅 래넘 장군이야

 

2차 세계 대전 때
프랑스 보병 22연대 사령관이었지

 

그리고 에번은

 

파파의 아프리카 사냥꾼 영웅인
필립 퍼시벌을 맡아요

 

점심때쯤 파파의
옛 쿠바 친구들도 올 거예요

 

'신스키'라는 친구가 있죠

 

바스크 출신 선원으로 지금은

 

뉴올리언스와 아바나 사이를
운항하는 화물선 선장이에요

 

에라라 형제는
로베르토와 루이스인데

 

루이스는 스페인 내전 때
공화제 지지자들의 담당 의사였죠

 

파치 이바르루시아
그리고 페르난도 메사는

 

둘 다 쿠바에 망명한
스페인 내전 참전 용사예요

 

그리고 루카스로만 알고 있는
또 다른 참전 용사도 있어요

 

쿠바인인데 정체불명의 인물이죠

 

파파만이 그를 아는 것 같아요

 

벅 래넘 대령과
프랑스 보병 22연대가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아주 좋아, 파파

 

사자가 귀엽군

 

참, 생일을 축하하네
날 잊지는 않았겠지?

 

다들 미쳤군

 

아바나의 산 크리스토발 대성당
계단에 앉아 있었지

 

신스키와 나는 만취한 채였어

 

그때 제가 물어봤죠

 

'파파, 고해 성사 하신 게
언제예요?'

 

'15년, 아니 16년 전인가?
더 됐을 수도 있어'

 

'지금 하러 가자!'
그러시더라고요

 

신부님이 아주 진땀을 빼셨어

 

8시간이나 걸렸거든

 

8시간요?
그렇게 오래 걸렸을 리가

 

당신은 몰라

 

모르죠, 8시간이라니
그렇게 죄가 많아요?

 

- 설마요
- 신부님이 기절했어

 

나폴레옹 브랜디로
정신을 차리게 하려 했는데

 

그냥 기절해 버린 거야

 

면죄 선언도 못 하고!

 

메리 부인

 

전쟁 특파원이셨죠?

 

네, 맞아요
'타임'에 있었어요

 

그전엔
'시카고 데일리 뉴스'였고요

 

그래요, 독일이 파리를
점령했을 때 거기 있었고

 

대공습 때는 런던에 있었죠

 

런던에서 파파를 만났어요

 

뭐, 노르망디 상륙 작전 후에는

 

프랑스 전역에서 군인들과
함께 지내기도 했어요

 

- 좋은 시간이었죠
- 잘 지내나, 루카스?

 

좋습니다, 파파

 

그럼 전쟁이 막 시작한 후네요?

 

그렇지, 에드
유보트가 어디든 있었어

 

막을 자가 없었지

 

밤이면 아바나의 내 집에서
불타는 유조선이 보였어

 

나도 유보트를 갖고 싶었지

 

나도 그랬어
우리 모두 그랬잖아

 

그래도, 유보트 가까이
가 본 적도 없잖아요

 

당신이 뭘 알아?
그곳에 있던 건 우리야

 

큐보트처럼 위장한
필라르호가 있었잖아요

 

- 맞죠, 파파?
- 그럼

 

바주카포도 있었고
50구경 기관총, M-1 소총

 

톰프슨스 수류탄, 짧은 신관 폭탄!

 

하지만 실제로
본 적은 없는 거죠?

 

거의 볼 뻔했지!
그렇죠? 기억나요?

 

그럼, 메가노 데 카시과였지

 

바로 앞바다였죠

 

하지만 우리는
그놈들을 쫓아 버렸지

 

엉덩이에 꼬챙이 꽂힌 돼지처럼
내빼더라고

 

마치 전쟁놀이하는
아이들 같네요

 

망할 미국 국세청에서
소득세를 부과했더군

 

4만 달러야

 

그동안 모은 금액 전부지

 

내 계좌에 얼마가 있는지
정확히 아는 거야

 

정부가 나를 노려

 

맙소사
과대망상도 정도껏 해요

 

다음엔 망할 FBI가 그러겠지

 

웃기지 말아요

 

정부가 4만 달러를 갈취하는 게
웃기는 소리야?

 

과장이에요
취하면 항상 과장하잖아요

 

안 취했어

 

아직은 아니야

 

사실은 취하셨죠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아도
상관 안 해요

 

왜냐하면 여자라면 많으니까

 

기차를 채우고도 남을 인원이지

 

참 나...

 

한 잔만 더 하세, 친구들

 

'독고다이 작전'을 위하여

 

우린 최고였잖아

 

돈도 안 받았지

 

저런 모습은 처음 봐요

 

그러게 말이야

 

저녁 시간을 기대해 보자고

 

그래도 웃으시잖아요

 

나는 아니야

 

얼마나 필요한 건가?

 

아뇨, 파파
아닙니다, 안 주셔도 돼요

 

얘기 좀 해요

 

이것 말고는 도울 게 없잖나
얼마인지 말해 보게

 

4천 달러 정도요

 

정말 괜찮아요
세금도 내야 하시잖아요

 

- 당신, 나 좀 봐요
- 돈은 융통할 수 있어

 

자네 딸의 목숨이 걸렸어
돈이 뭐가 중요해

 

뉴욕에 가, 내가 해결할게

 

여보?

 

내 말 좀 들어요

 

나를 봐요
나는 당신 아내예요

 

당신의 배려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요

 

이제야 내 목소리가 들리나 보네요

 

내가 즐거울 만하면
방해하는 이유가 뭐야?

 

당신은 왜 그렇게
망나니처럼 굴고요?

 

그러려고 한 적 없어

 

그러려던 게 아니면
누구 흉내라도 내나요?

 

즐기려던 거야

 

당신은 무례하고
배려라곤 안 하죠

 

나를 모욕하고

 

인간적으로 무시하죠
빌어먹을!

 

한 만큼 돌려받는 거야

 

돌려받아요?

 

멋진 점심상을 차리려고
노력한 게 다예요

 

그래 놓고는 개년같이 굴어 망쳤지

 

어쩜 그리도
우리 어머니랑 똑같은지

 

당신 어머니하곤 달라요!

 

비위나 살살 맞춰 주는
사람을 원하면

 

그 어여쁜 해들리한테나 가요!

 

전화해 봐요, 분명 남편을 버리고
당신에게 올 테죠

 

부르라고요
다른 계집들한테 하듯이!

 

지옥에나 가!

 

뭐 하러 그래요, 이미 지옥인데!

 

나랑 결혼은 왜 한 거죠?

 

또 다른 실수지

 

메리

 

세상에

 

- 당장 사과해요
- 안 돼요

 

아니면 내가 기필코...

 

아니면 뭘 어쩌시려고?

 

다들 술맛이 어떠신가?

 

그다지 유쾌한 얘기는
아닐 것 같은데

 

뭔지 몰라도 심각해 보이네요

 

우리가 모르는 게 있나 봐요

 

알고 싶지도 않아

 

오늘은 더는 싫어

 

- 루이스, 가려고?
- 아뇨, 가방을 가져오려고요

 

헤밍웨이의 혈압을
재 봐야 할 것 같아요

 

정상이겠지, 뭐

 

사람들이 죽고 있어요

 

아바나의 밤은 황량하기 그지없죠

 

미국 여행객이 조금씩
오기는 하는데, 다들 겁에 질렸죠

 

마이애미로 갈까 봐요

 

뭐, 혹시 모르지
우리도 떠야 할지도 몰라

 

어떤가, 의사 양반?

 

헤밍웨이 씨, 당신은
100살까지 사실 거예요

 

적어도 100살까지요

 

그래, 하지만 매일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술도 내 맘대로 마시고?

 

친구들을 지루하게 하지 않고
즐겁게 노는 건?

 

다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술만 줄이시면요

 

좋아, 생일만 예외로 하지

 

그러세요

 

에번, 루이스에게 봐 달라고 해 봐
도움이 될지도 몰라

 

고맙지만 괜찮아

 

받아 보세요, 에번
어서요

 

괜찮지 않잖아

 

정말 그럴 필요 없어

 

제가 한번 볼게요, 에번

 

1분이면 돼요, 셔츠 풀어 보세요

 

에번, 어서 해

 

이게 뭔지 아세요?

 

그럼

 

괴저잖나

 

붕대를 교체해 드릴게요
원하신다면요

 

친절하군, 의사 선생
하지만

 

저기 위생병에게 부탁했더니
완벽히 해 주더라고

 

또 갈아 줘야 합니다, 곧요

 

알겠네, 신경 쓰지

 

- 진통제예요
- 고맙지만 필요 없어

 

고통스러울 거예요

 

조만간요

 

우리 갈게요, 파파

 

가세요

 

안녕히 가세요

 

비밀이 들통났네

 

언제부터 알았어?

 

석 달 전

 

얼마나 남았나?

 

길진 않아

 

내가 여기 왜 왔겠어

 

별수가 없을 것 같아

 

그런 거지, 뭐

 

후회는 없어

 

멋진 삶이었으니까

 

난 정말 나쁜 놈이었군

 

아니야

 

이보게

 

나는 말일세

 

주님을 별로 믿지는 않네만

 

기도하겠네, 정말이야

 

그거 좋군

 

괜찮아

 

그래

 

친구를 위해

 

우정을 위해

 

신분증 봅시다

 

가셔도 좋습니다

 

누구세요?

 

에드예요

 

들어와

 

문은 닫아 줘

 

물 좀 가져왔어요

 

고마워라
화내서 미안해

 

괜찮아요?

 

예전에는 더 자제력이 있었어

 

더 강했다고

 

어렸을 적에
아빠를 너무 사랑했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남자라고 생각했지

 

엄마가 무자비하게 잔소리하며
괴롭히는 걸 봤어

 

엄마가 아빠를 망쳐 놨지
마음을 아프게 했어

 

나는 절대 그러지 말자고
다짐했었는데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멈출 수가 없었어

 

괜찮아요

 

여보세요?

 

에드

 

그래

 

전화한다고 했잖아
온종일 기다렸어

 

그래, 맞아, 미안해

 

정신없는 하루였어

 

에드, 난 당신을 사랑해

 

당신도 그럴 거라 믿고 싶지만
표현을 해 줘야 알아

 

에드?

 

광기로 가득 찬 세상에
빠진 느낌이었다

 

내가 어떻게든 그걸 멈춰야 했다

 

에드가 에번 얘기를 해 줬어요

 

안됐어요

 

절대 죽지 않았던 사람이
죽어 가고 있어

 

들어와서 얘기할래요?

 

그러지

 

선생님!

 

전화받아 보세요
아주 중요한 일이래요

 

- 여보세요?
- 트라피칸테 씨가 보자십니다

 

차를 보내겠습니다

 

저녁 먼저 드시라고 해요
아바나에 가 봐야 해요

 

안녕하세요, 마이어스 씨
저는 샐입니다

 

트라피칸테 씨가
암보스 문도스 호텔에서 기다리세요

 

저기요, 마피아의 수장이
왜 저를 보재요?

 

타세요

 

"암보스 문도스 호텔"

 

안녕하세요

 

트라피칸테 씨?

 

루페

 

왜 보자고 했나 싶죠?

 

나는 빚을 꼭 갚는 사람이에요

 

그러니 이렇게 시간을 내서
당신을 보러 왔죠

 

저한테 빚지신 거 없어요
트라피칸테 씨

 

아니, 있어요

 

FBI가 샐 로페스를
모함한다는 기사를 썼죠

 

그는 내 친구요

 

당신이 그를 살렸죠

 

고마워요

 

당신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친구라죠

 

좋은 친구죠?

 

물론입니다

 

강인하고요?

 

네, 그렇죠

 

근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실제로는 내성적이고 부드러우세요

 

FBI 존 플레처 요원이
마이애미에서 당신을 찾아갔다죠?

 

어지간한 건 다 압니다

 

그 요원이 헤밍웨이 씨의
정보를 요구했다고 했죠

 

그런데 당신이 그자에게
꺼지라고 했지요?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누군가 높으신 분이...

 

미국 정부 내에
영향력 있는 사람이

 

당신 친구 헤밍웨이를
망치려고 해요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고
쿠바에서 쫓아내려는 거죠

 

왜죠?

 

이유는 알 필요 없어요

 

다만 말할 수 있는 건

 

그는 헤밍웨이가 아는 뭔가를
싫어한단 거죠

 

헤밍웨이가 하는 일도, 사상도
그가 중요한 인물인 것도요

 

헤밍웨이를
망가뜨리려 하고 있어요

 

개인적인 이유죠

 

미국 국세청에서 세금을 부과했죠?

 

4만 달러던가요?

 

그래요

 

이제 시작일 뿐이에요

 

바에서 얘기 중입니다

 

확실해?
정말 트라피칸테라고?

 

네, 그렇습니다

 

뇌우가 쏟아질 것 같네요

 

잘됐어요

 

좀 시원해지겠네요
더위는 끔찍하죠

 

빚은 갚았죠?

 

그럼요, 감사해요

 

당신은 좋은 일을 했어요

 

샐은 정직하고 착한 남자죠
대가족의 일원이고요

 

당신이 아니었다면
FBI가 숨통을 죄어 왔을 겁니다

 

나쁜 놈들이죠

 

한 가지 더요

 

헤밍웨이한테 그의 작품을
정말 좋아한다고 전해 줘요

 

정말 비가 많이 오네요

 

네 걱정을 좀 했어

 

방금 마피아를 만나고 왔어요

 

산토스 트라피칸테?

 

 

그래, 마피아 놈들과 친하시군

 

- 또 누구랑 친한 거냐?
- 파파, 얘기 좀 하게 둬요

 

무슨 말씀이세요?

 

무슨 말인진 네가 더 잘 알잖아

 

감히 나를 배반하고 속여?

 

에드, 여기서 나가

 

파파

 

에드, 그냥 나가
어서 가라고

 

파파, 말하기 전에 생각하세요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지난번에 여기 왔을 땐
FBI 녀석을 만났잖아

 

- 암보스 문도스에서 말이야!
- 그만해요

 

아뇨, 그는 아는 사람이에요
친구라고요

 

망할 배신자!

 

에드!

 

맙소사

 

파파, 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나도 치려고요?

 

멍청한 인간!

 

나도 당신을 속이는 것 같아요?

 

아무나 배신자라고 생각하죠!

 

이거 놔요!

 

트라피칸테가 그러는데...

 

그 사람 말이
파파를 쿠바에서 몰아내려 한대요

 

FBI는 물론이고

 

바티스타의 비밀 정부가 공모해서
파파를 몰아내려고 한대요

 

반군에게 무기를 대고 있다고
누명을 씌워서요

 

누군가...

 

미국 정부의 고위층이
당신을 잡으려 한대요

 

그의 말로는 개인적인 복수 같대요

 

믿음이 깨졌을 때의 고통에 비하면
육체적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다

 

내 인생에서 두 번째로
또 혼자가 됐다

 

정말 에드가
배신을 했다고 생각해요?

 

너무 세게 때렸지?

 

아니에요, 됐어요

 

기분이 어떤가?

 

얼굴에 한 대 맞은 기분이네요

 

얼음찜질 좀 하지

 

아뇨, 그냥 가 볼게요

 

가지 말게

 

내가 잘못했어

 

사과하고 싶어

 

취했나 봐

 

머리도 아프고

 

못되게 굴었지

 

미안하네

 

진심이야

 

지금은 좀 어떤가?

 

감각이 없어요
노새한테 얼굴을 차인 것 같아요

 

노새가 아니야

 

어느 얼간이지

 

뼈가 부러졌을까요?

 

아니야, 좀 부은 거지
받아

 

이걸 올려놓게

 

정부가 왜 당신을 해코지하죠?

 

전쟁 때 일이었지

 

젊은 FBI 요원을 만났는데
마음에 들었어

 

그를 믿었지

 

우리 모두 그랬어

 

그는 우릴 데리고 순찰도 갔었지

 

끝나고 나면
플로리디타에 가서 한잔하고

 

어느 날 밤 그와 나만 있었는데

 

그가 많이 취해서

 

내게 내장이 뒤틀릴 만한
이야기를 해 줬어

 

J. 에드거의 버지니아 쪽 집
지하실에서 파티를 했대

 

J. 에드거 씨와 친구 톨런 씨가
여장을 했다더군

 

그 꼬마 FBI 씨를
술에 취하게 한 다음

 

J. 에드거가
그의 바지를 벗긴 거야

 

그리고 장난을 좀 친 거지

 

그의 절친한 친구 톨런은
동영상을 찍었대

 

거짓말이 아닌 걸 알았지

 

울었거든

 

너무 무서웠다고

 

후버가 당신이 이 얘기를
안다고 생각하고요?

 

내 실수야

 

노벨상 받은 날 요트 클럽에서
파티했던 거 기억나?

 

말도 안 돼요, 파파
그 요트 파티에서 말한 거예요?

 

취하면 뭐건 나불대잖아
최악의 주사지

 

아프리카 비행기 사고 이후로
머리가 잘 안 돌 거든

 

술을 계속 마시면
더 도움이 안 되겠죠

 

맞아, 난 멍청이야

 

FBI 씨가 심장 마비로 죽고 나니깐

 

굳이 침묵할 의무감 같은 게
없어진 거지

 

어떤 아첨꾼이 J. 에드거가
얼마나 위대한지 떠들어 대는데

 

거기다 대고 얘기해 준 거지
그렇지 않다고 말이야

 

화를 내더군

 

거짓말 말라고

 

그러고는 서둘러 떠났어

 

- 그런 거였군요
- 그래

 

이제 어떡하죠?

 

난 우리가 여기서
서둘러 뜨는 데에 한 표요

 

어디로 가자고?

 

아무 데나요

 

그 사람들 때문에
감옥에서 썩긴 싫으니까요

 

왜 집을 버리고 달아나
맞서 싸워야지

 

파파, 우리가 권력자들한테
어떻게 맞서요?

 

무자비한 놈들이라고요

 

낚시 취소해요

 

안 돼

 

내 생일에 낚시하러 가고 싶어

 

그레고리오에게 7시에
코히마르에서 만나자고 했어

 

좋아요, 그럼 당신과 에드는 가고
에번과 난 여기 남아 집을 지키죠

 

아니

 

당신이 필요해

 

누구한테 필요해요?

 

 

당신요?

 

반가운 소리네요

 

여보세요?

 

파파

 

루카스가 놈들에게 공격당했어요

 

- 총을 엄청 쏴 댔나 봐요
- 공격당해?

 

시신에서 총알이
30개도 넘게 발견됐죠

 

어서 거기를 뜨세요

 

어젯밤에 루카스가 공격당했대

 

- 총을 마구잡이로 쏴 댔대
- 네?

 

메리에겐 말도 못 했어

 

걱정시키기 싫어

 

염병하게 우울한 날이야

 

누굴 죽이지 않으려고
간신히 참고 있어

 

특히 나 자신을!

 

파파, 저기 새가 있어요!

 

작은 숭어 무리야

 

두 군데서 공격받지

 

아래서는 다른 물고기가
위에서는 새들이 쪼아 대

 

그레고리오, 왜 미끼 안 던져요?

 

낚시하러 가는 거 아니죠?

 

맙소사

 

그레고리오, 서둘러!

 

파파

 

파파!

 

연안 경비대 배가 이쪽으로 와요

 

어떻게 하죠?

 

앞쪽으로 돌려서
미끼낚시로 위장해

 

노는 저쪽으로 젓고
뒤쪽은 안 보이게 해

 

낚시하는 것처럼 보일 거야

 

젠장

 

서둘러야겠군

 

낚시 중인데요

 

좋아, 그럼 아직
무기를 안 버렸겠군

 

후버 씨가 좋아하겠네

 

그를 잡자마자 아바나에 연락해

 

언론에 알려야지

 

수갑을 채워서
요트 클럽 부두에 데려갈 거야

 

'뉴욕타임스' 1면에 딱이겠군

 

무기를 못 찾으면 어쩌죠?

 

이 배에 무기 있지?

 

필라르호

 

즉시 엔진을 끄고
우리가 탑승할 때까지 대기하시오

 

당신 때문에 위험해졌으니

 

무기가 어디서 난 건지나
말씀 좀 해 주시죠

 

신스키야

 

루카스와 그의 아바나 작전을
위해서 관리하던 거야

 

그 친구들을 위해
마을에 보관했었지

 

우리 마을에요?

 

내가 사랑하는 나라와
사람들을 위한 작은 선물이지

 

왜 말 안 했어요?

 

당신이 걱정할까 봐

 

멋지지 않나?

 

FBI 요원님들께서 여기까지 오셨어

 

헤밍웨이 씨, 저는
당신 작품의 팬입니다

 

쓰신 책은 모두 읽었죠

 

황송하군요

 

죄송합니다만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배를 탐색하란 명령을 받아서요

 

마음대로 하세요

 

지금 아주 불쾌하군요

 

헤밍웨이 씨의 생일이라
낚시하러 가는 건데

 

조용히 가기가 이렇게 어렵네요

 

명령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럼 서둘러 끝내 주시죠
시간 허비하게 말고요

 

헤밍웨이 씨는 청새치를
잡고 싶어 하거든요

 

그냥 가만히 있어

 

현재 상황에서는
조용히 있는 게 좋아

 

이런

 

헤밍웨이의 배에 무기는 없습니다

 

확실한가?

 

그렇습니다

 

플레처, 문제가 생겼는데

 

괜찮은 그림 나오게
증거 물품들을 모아 봐

 

기관 단총, 자동 소총
탄약, 수류탄

 

많이는 필요는 없고
증거가 될 정도면 돼

 

그런다고 될 문제가 아니야

 

저것 좀 봐

 

무슨 소리야?

 

빌어먹을

 

그레고리오, 어서 가지

 

"식당 겸 바
플로리디타"

 

- 카를로스
- 어서 오세요

 

지나갈게요

 

비키세요

 

저기 있어! 세상에!

 

'노인과 바다' 속 주인공 같아요!

 

그렇지, 찰리?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노인 같아

 

생신 축하해요, 파파!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파파의

 

생일 축하합니다

 

술 좀 마시면 괜찮아질 거야

 

파파!

 

한 잔 더!

 

세고 계세요?

 

그럼

 

기록은 16잔이야

 

방금 깬 건지도 모르겠군

 

생신 축하드려요

 

절대 유명해지지 말게

 

작품은 유명해져도 괜찮아

 

하지만 유명인이 되면 정말 별로야

 

노벨상이 최악이지

 

한평생 일해서 그 상을 받으면

 

작가로서는 끝인 거야

 

한평생을 내 능력껏
글을 써 왔는데도 말이지

 

어떨 땐 내 능력 이상으로

 

글 쓰는 것만 생각하며 살았는데

 

더는 쓸 수가 없어

 

어떻게 해야 할까?

 

굉장한 파티네요

 

아바나에 사는 모든 사람이 왔어

 

장소 빌리는 데
돈 많이 들었겠어요

 

그래 봐야 돈인데, 뭐

 

쿠바 속담에 이런 말이 있지

 

'진짜 가난한 사람은
돈만 있는 사람이다'

 

난 파리가 항상 좋았어

 

섹스도 좋아하지

 

헨리 밀러는 둘 다 더럽히더군

 

'시카고 데일리 뉴스'에서 일할 때
헨리 밀러를 만난 적 있어요

 

그의 카리스마는 정말...

 

토머스 울프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거기 길이랑 작품 길이를 바꿨더군

 

큰 사람이었죠, 아무렴요

 

다들 술맛이 어떠신가?

 

실례할게

 

'오늘 파티도
아주 성공적이었네요'

 

그 진부한 표현을 또 들으면
미칠 것 같아요

 

뭐라고 하셨더라, 파파?

 

'다들 술맛이 어떠신가?'

 

맨날 하는 말 있잖아요

 

'일이 닥치면 하지'

 

옛날의 그 멋진 위트는
대체 다 어디로 간 거죠?

 

그리고 끝난 사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당신이 홀딱 빠졌던 걔요
이름이 뭐더라?

 

이런 말은 좀 그렇지만
따분한 노인이 되기로 했나 했죠

 

뭐예요, 왜 이래요?
문은 좀 열어 주시죠, 노인 양반?

 

고마워서 눈물이 나네

 

내 59번째 생일을

 

축하해 주려고 노력해 줘서 말이야

 

주름투성이 할망구

 

다 들려요

 

우리 부부 중 쓸모없고
불구인 사람은 내가 아니라고요

 

메리

 

뭐 하시는 거예요?

 

내가 얘기할 때 가지 말랬죠!

 

얘기? 고함이 아니고?

 

- 거기 서요!
- 조용히 해!

 

대체 왜 저러죠?
여긴 천국과 같은 곳이었는데

 

저 둘은 부족한 게 없어 보이지

 

이렇게 멋진 저택에

 

돈도 많고

 

멋진 외모에

 

건강하고 명예도 있는데

 

하지만 둘 다 놓치고 있는 게 있어

 

사랑과 우정이지

 

자신의 자아를 잠시 내려놓고

 

사랑하는 사람과 일상을 함께하며
서로에게 충실하려는 의지와 욕구

 

저 둘에게 없는 게 그거야

 

사면초가 같군요

 

대부분의 부부가 그래

 

나도 그랬었고

 

에번은 이런 시를 쓴 적이 있다

 

'우리가 찾는 평화는
꿈일 수도 있다'

 

안 돼요! 파파!

 

그거 이리 내!

 

에드, 받아!

 

- 내놔!
- 안 돼요, 파파, 제발요!

 

- 안 돼요, 그만...
- 더는 살기 싫어

 

글도 못 쓰고

 

섹스도 못 해

 

짜증 나는 인생
내 뜻대로 끝낼 거야

 

- 총 이리 줘
- 절대 안 돼, 에드

 

- 총 줘
- 이러지 마세요

 

내가 뺏을 수도 있어

 

내 말 들어

 

내놔

 

드리면 뭘 하시려고요?

 

해야만 하는 일

 

이러지 마세요

 

얘기 좀 들어요, 파파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어
뭐가 문제야?

 

총 이리 내

 

안 돼요

 

다치게 하기 싫어

 

저를 먼저 죽이세요

 

무슨 자격으로 안 된다는 거야?

 

너 따위가 뭔데?

 

당신을 사랑해요

 

사랑해요, 파파

 

나도 있네, 헤밍웨이

 

나도 자네를 사랑해

 

자네가 죽게 두지 않을 거야

 

- 안 돼, 헤밍웨이!
- 내놔!

 

안 돼요, 파파
그만! 그만해요!

 

총 이리 내!

 

안 돼, 안 돼요

 

여보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이건 너무 심해요

 

이제 끝이야

 

잠깐 이성을 잃은 거예요

 

나는 이성적이야

 

내 머릿속은 멀쩡해

 

맑다고

 

내가 하려는 일이 뭔지 알아

 

난 죽고 싶어

 

이 모든 게 엉망이 되기 전에

 

분명 엉망이 될 거야

 

아뇨, 그렇지 않아요

 

우리가 함께한 시간은
행복했잖아요?

 

그래

 

좋은 때였지

 

앞으로 더 좋은 날들이
많이 있을 거예요

 

난 불구에다가 쓸모없는 노인이야

 

당신이 그랬잖아

 

진심이 아니었어요

 

그런 말 해서 정말 미안해요

 

우린 너무 화가 나면
진심이 아닌 말도 하잖아요

 

난 당신 아내예요

 

당신을 사랑해요

 

당신 없이는 못 살아요

 

예전엔 그런 얘기를 안 했지

 

안 했나요?

 

당신은 남들과 다르잖아요

 

네, 못 했어요
못 했죠

 

이해해

 

나도 그랬으니까

 

우리 둘 다 엉망이군요

 

다신 결혼하지 말자

 

우리끼리는 절대요

 

결정은 자네가 하는 거야
그러니 신중히 해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결과에 대해 생각해

 

그러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하게 될 테니

 

저리 가

 

- 할 말이 있어
- 듣고 싶지 않아

 

당신하고 말하기도 싫어

 

내가 당신 삶의 곁다리로 보이지?
근데 아니야

 

당신 없이도 난 괜찮다고

 

당신한테 바라는 거 없어

 

당신 말 듣기도 싫어
그냥 내버려 둬

 

사랑해

 

정말 사랑해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파파에게 배웠다

 

그가 말해 줬던 위대한 지혜는
내게 소중한 유산이 되었다

 

어릴 적 아버지에게
정말 듣고 싶었던 지혜였다

 

그 말은 내 삶의 신조다

 

'인간이 갖는 유일한 가치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자세다'

 

파파는 아이다호주 케첨의
자택에서 산탄총으로 자살했다

 

그날로부터 18개월 후인
1961년 7월 2일의 일이다

 

파파가 글을 쓰지 않은 지
꽤 오래됐기에 유서는 없었다

 

생각해 보면

 

그가 정말 원했던 것은
진실한 사랑이었을 거다

 

그는 이런 글을 썼었다

 

'홀로 된 남자에게는 기회가 없다'

 

"덴 페팃클러크 (에드 마이어스)
1929년-2006년"

 

"덴 페팃클러크는
데비와 결혼해 가정을 꾸렸고"

 

"헤밍웨이의 작품인
'바하마의 별' 영화 각본을 썼다"

 

"덴이 쓴 헤밍웨이의 각본에는"

 

"헤밍웨이와의 우정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덴은 메리 헤밍웨이가 사망한
1986년까지 그녀와 친분을 유지했다"

 

"이 영화는
현재 국립박물관으로 지정된"

 

"헤밍웨이 자택을 비롯하여"

 

"쿠바에 있는
실제 장소에서 촬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