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bange 3.0 - (C) Breadu Soft 2008

"사실적인 묘사로 간혹
시청에 거부감이 들 수 있습니다"

 

옮김 : Danna Khan

 

TV를 틀거나
잡지를 볼 때마다

 

진짜 맛있게 생긴
케이크가 나오잖아요

 

무슨 보상이라도
되는 것처럼요

 

바로 다음 장으로 넘기면
뚱뚱한 여자가

 

자기 몸을 보며
비관하는 사진이 있죠

 

그러고는 날씬해진
사진을 보여 주면서

 

살을 빼니 정말 행복하다는
문구를 붙여 놔요

 

초콜릿 케이크는
왜 보여 주는 거죠?

 

일부러 사람
미치게 만드는 건가요?

 

'전부 이 사회가 잘못이지'

 

'세상이 불공평하니
내가 죽어야겠다'

 

남 탓해 봤자
달라지는 건 없어요

 

그냥 견뎌요

 

엘런, 친구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의견을 낼 수도
있지 않을까?

 

{\an8}"내 말라빠진
똥구멍이나 핥으세요"

 

독한 것

 

네가 질 거라고 했지?
담배 한 갑 내놔

 

살이 더 빠졌네
부모님이 놀라 자빠지시겠다

 

맨날 똑같은 말 그만해요

 

어머니가 차고에 있는
방을 쓰라고 하시더라

 

차고에 방이 생겼어요?

 

집에 올 때마다
공간이 늘어나네요

 

- 어머니가 사무실로 쓰신대
- 우리 엄마 아니에요

 

30분 있다가
저녁 먹으러 나와

 

- 부모님은 외식하고 오신대
- 알았어요

 

- 또 소개팅 앱 보는 거야?
- 아니

 

무슨 말이야?
내가 뭐 하는지 알잖아

 

- 안 그래?
- 그럼

 

자, 시작한다
준비해

 

- 준비됐어?
- 응

 

돼지고기 280
버터 파스타 350

 

버터 콩 볶음 125
빵 150 그리고 50...

 

아니, 버터 75

 

정확해

 

- 전부 맞혔어
- 당연하지

 

머릿속에
칼로리 계산기라도 달렸어?

 

- 박수는 안 쳐도 돼
- 전문가 납셨네

 

코딱지는 한 뭉치에
칼로리가 얼마나 될까?

 

식사 중이잖니

 

아마 알걸요, 그렇지?

 

- 콩만 먹지 말고 고기도 먹어
- 콧물은 칼로리 낮을걸요?

 

손에 얼마나 묻히는냐에 따라
5에서 10칼로리쯤?

 

더러운 얘기 그만하고
고기 다 먹어

 

'고기 다 먹어'

 

너 어릴 때 유리병에
코딱지 모은 거 기억나?

 

- 내가 언제?
- 그랬어

 

- 언니가 그랬겠지
- 엄마 왔다!

 

난 그런 적 없어

오늘 데리러 못 가서 미안해

 

일이 많아서

 

짐은 다 정리했니?

 

네 아빠가 널
얼마나 걱정하는지 몰라

 

그럼 직접 말하라고 해요

 

나한테 대신
전해 주라고 하더구나

 

그랬겠죠

 

아빠는 널 신경 안 쓰는 게
아니야, 오히려 그 반대지

 

넌 모르겠지만

 

병원에서 말도 안 듣고
다른 여자애들을 무시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살고 싶은 거니?

 

뭐가 어때서요?

 

몸무게부터 재자

 

살 안 빼는 조건으로
같이 살기로 한 거 알지?

 

- 네 엄마한테 다시 갈래?
- 엄마는 피닉스로 이사 갔잖아요

 

그래, 멀리도 갔지

 

너만 원한다면
아침 일찍 버스 태워 줄게

 

세상에

 

- 감기 때문에...
- 변명은 됐으니까 올라가

 

- 눈금이 0이 아니잖아요
- 그만, 어서 올라가

 

맙소사

 

됐어

 

내 쪽으로 돌아

 

지금 네 모습이
어떤지 보이니?

 

 

예뻐 보여?

 

아니요

 

그럼 이제 어떻게 할래?

 

또 시작이네
너랑 말싸움하기 싫어

 

너 차 있지?

 

 

왜?

 

이러다 엄마한테 들키면
나만 더 혼난다고

 

- 꼭대기가 전망이 끝내줘
- 끝내주기는 개뿔

 

이거 봐라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 나비 문신을 했어?
- 응

 

술 취해서 한 거야?

 

- 아니, 나비는 기본이지
- 촌스러워

 

예술적인 감각이 부족해서
참 미안하게 됐네

 

그러니 촌스럽게
나비나 새겼지

 

그래도 예쁘잖아

 

아빠랑 수전이 날 쫓아내거나
다시 병원에 집어넣을 거야

 

- 그러니까 좀 먹어
- 먹고 있거든?

 

난 언니를
친언니처럼 좋아하지만

 

지금 모습은
정말 시체 같아

 

왜 밥을 안 먹느냐고
물어볼 때마다

 

말도 안 되는 대답을
듣는 것도 지겨워

 

돈은 안 들어서 좋잖아

 

배는 비어도
지갑은 비지 않으니까

 

내 나름대로 조절하고 있어

 

나쁜 일은 안 일어날 거야

 

저 아래에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한 이백만 명?

 

다 죽어 가는 사람들도
똑같은 말 하더라

 

- 음료수는 아침이 아니야
- 커피도 아니죠

 

아빠는 오셨어요?

 

아침 일찍 회의가 있대

 

엘런

 

선택권을 주마

 

마지막으로 의사를
한 명만 더 만나 봐

 

- 예약하기가 힘들었...
- 엄마한테 전화할게요

 

- 차라리 피닉스가 낫겠어요
- 네 엄마랑도 얘기했어

 

지금 너랑 같이 살
상황이 아니라고 하시더구나

 

그래도 널 응원하신대

 

"바람의 색채
주디 벨"

"일 년 동안
꿈 같은 시간이었어"

"집"

"두 사람 보기 좋구나, 주디!"

"둘 다 너무 예뻐"

"말도 멋지네!"

 

난 사람을 좋아하는 편인데
네 엄마는 너무 이기적이야

 

누가 노스할리우드까지
들어가 살고 싶겠니?

 

여긴 너희들 학교도 있고
집도 저렴해서 살 만해

 

주차 전쟁인 웨스트할리우드가
좋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동네는
예쁜 인테리어 매장도 있고

 

전 세계 음식을 싸게 파는
시장도 있잖니

 

질은 형편없지만

 

여기 예약하는 데
힘드셨죠?

 

대기자 명단에 이름 올리고
6개월이나 기다렸어요

 

6개월요?
저희가 운이 좋았네요

 

그만큼 박사님 실력이
좋다는 뜻이겠죠?

 

여기 치료 방법이
좀 독특하다고 들었어요

 

꽤 급진적인 편이죠

 

우린 렌프루랑
모즐리 박사한테도 가봤어요

모즐리 박사요?
대단하시네요

견딜 만하던가요?

 

적응하는 데 오래 걸렸어요

 

- 그러면 몸무게 늘어나요?
- 목말라서 마시는 거야

 

 

몇 살이에요?

 

언니 엄마가 그러는데
대학교를 그만뒀다면서요?

 

스무 살

 

그리고 우리 엄마 아니야

 

스무 살이구나
무슨 예술 해요?

 

저 아줌마가 그러는데
언니가 꽤 유명하대요

 

헛소리하는 거야

 

언니 좋다고 쫓아다니는
사람도 있다던데요?

 

내 새엄마라는 사람이
망상이 좀 심해

 

편지 하나 받았다고
난리 치는 거야

 

진짜요?
무슨 스토커처럼 말하던데

 

스토커는 무슨

 

항우울제를 먹다가

 

그것 때문에 살찔까 봐

 

변기에 전부 버렸대요

 

관련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얘 친엄마는 조울증이 있는
레즈비언이에요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조울증이 심해서
몇 번 입원한 적도 있죠

 

한번은 엘런이
저희에게 전화해서

 

벽에 이상한 성경을 적는다고
하소연하기도 했어요

 

얘가 13살일 때
레즈비언인 걸 공개했죠

 

사춘기 소녀가 하루아침에
염마가 두 명이 되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그래서 살을 빼겠다고...

 

상심이 컸겠네요

 

하지만 한 가지 원인에
집착하면 안 됩니다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맞아요, 얘 아빠는 아직도
자기 탓이라고 생각해요

 

엘런이 정신을 차리고
현실로 돌아와서

 

자신을 위해 살길 바라요

 

우리 가족은 행복했는데

 

- 갑자기...
- 얘기는 충분히 들은 것 같군요

 

윗몸 일으키기 많이 하지?

 

별로 안 해요

 

그게 아니라면
등에 멍이 들 이유도 없지

 

새엄마는 항상
그렇게 말이 많아?

 

상어는 헤엄을 안 치면
그대로 죽잖아요

 

그 여자는
말을 안 하면 죽어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쉬어

 

다시

 

한 번 더

 

월경을 마지막으로
한 게 언제지?

 

글쎄요

 

아마도...

 

한참 됐겠지

 

제 건강이 심각하게
나쁘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

 

날씬한 게
더 건강하다고들 하잖아요

 

- 전 평균보다 오래 살 거예요
- 이게 좋아?

 

털이 많이 나잖아

 

별로 안 많아요

 

체온을 높이려고
몸에 털이 더 나는 거야

 

알고 있지?

 

난 너 같은 여자애들을
매일 만나

 

온갖 거짓과 변명에
가득 찼다는 것도 알지

 

넌 날씬한 게 아니라
무서울 정도로 말랐어

그걸 즐기는 것 같은데

 

계속 그렇게 살다간
생을 금방 마감할 거야

 

너한테 살 의지가 없다면
치료할 생각 없어

 

말솜씨가 좋으시네요

 

내 도움이 필요하면
몇 가지 규칙을 지키렴

 

- 무슨 규칙요?
- 음식 얘기는 금지야

 

난 관심도 없고
너한테 도움도 안 돼

 

네 부모님도
음식 얘기는 하면 안 된다

 

- 너도 마찬가지고, 알겠니?
- 네

 

그리고 최소한 6주 동안
입원해야 해

 

입원은 지긋지긋해요

 

그럼 다른 의사 찾아봐

 

- 어떻게 됐어?
- 월요일에 받아 준대요

 

그렇게 말했어?
널 받아 준다고?

 

"그레이스 애비뉴
소아 병원"

 

정말 다행이다
정확히 뭐라고 했는데?

 

아빠는 언제 와?

 

길게 통화 못 했는데
집에 오고 있대

 

아빠가 온다고요?

 

오고 있는데
기다리지 말래

 

안 오는 거네

 

아까 만난
여자애는 어떻게 됐대?

 

- 멕시코 여자애
- 엔젤요?

 

걔 엄마는
엘살바도르 사람이에요

 

무슨 뜻인지 알잖아

 

둘이 꽤 친해 보이던데

 

혹시 그런 사이라면
난 다 이해해

 

- 고마워요, 수전
- 왜 그래?

 

엄마가 레즈비언이라고
언니도 그런 건 아니야

 

이제 법적으로
결혼도 가능하잖아

 

네가 지금
동성애자라는 게 아니라

 

혹시 혼란스러운
감정 때문에

 

먹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겁쟁이처럼요?

 

다 먹었니?
내가 특별한 디저트를 준비했지

 

네, 다 먹었어요

 

고맙습니다

 

오늘 커밍아웃까지 했는데
아빠가 못 와서 어떡해?

 

기분 더럽겠다

 

- 엄마 말은 믿지만...
- 난 괜찮아

 

이번에는 치료받을 거야?

 

이번 의사는
실력이 좋을지도 모르잖아

 

제발 시도라도 해 봐

 

{\an8}"다 먹어, 엘런!"

 

웃기지 않니?

 

{\an8}케이크야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마치 천국 같았죠

 

북극의 온도를 견디고
생명력이 살아나

 

빛을 잠시 받는데...

 

- 여기가 확실해요?
- 주소는 맞아

 

안녕하세요?

 

- 괜찮아요
- 도와줄게요

 

- 그래야 점수를 따거든요
- 알았어요

 

- 이름이 뭐예요?
- 엘런이에요

 

난 애나예요
신경성 폭식증이 있어요

 

이제 폭식증보다는
신경과민만 남았지만

 

쟤는 켄드라예요

 

여기가 우리가
지내는 시설이에요

 

로보를 불러올게요

 

로보!

 

가정집처럼 편안한 분위기네

 

안녕하세요?

 

- 네가 로보니?
- 루커스예요, 별명은 콧물이죠

 

루크라고 불러주세요
로보는 여기 사감이에요

 

- 사감?
- 우릴 감독하는 교도관이지

 

여기에 온 이후로
범죄 소설에 눈을 떠서

 

LA의 후미진 골목도
구경하러 돌아다녔어요

 

- 그렇구나
- 원래 살던 곳은 런던이에요

런던? 멋지다

 

베컴 박사님을 만나러
여기까지 왔니?

 

뉴저지에서 일하다가
끔직한 비극만 남기고

 

- 박사님 실력이 좋다기에 왔죠
- 엘런은 LA에서 왔어

 

재미있네

 

아니, 별로

 

그럼 이따 또 봐
귀여운 아가씨

 

미치겠네

 

착해 보이는데 왜?
재미있잖아

 

특별한 건 없어요
저쪽은 펄이에요

 

애나도 이 방에 묵는데
잘 안 보일 거예요

 

보통은 환자를
6명까지 받는데

 

지금은 루크 때문에
7명이 됐어요

 

- 복도 끝 방에서 자죠
- 바지가 예뻐요

 

고마워요
조랑말 인형이 귀엽네요

 

고마워요

 

미안해요

 

보기 싫죠?

 

전에 있던 병원에는
배에 관을 연결한 애도 있었어요

 

음식 씹는 걸
거부했거든요

 

난 씹기는 해요

 

가방을 검사해야 하는데
칼이나 날붙이 있어요?

 

- 자해는 안 하죠?
- 그쪽에 관심이 없어서요

 

- 자해하는 아이도 있어요?
- 그럼요

 

자기 모습에 만족 못 하는
아이들이 많죠

 

- 이건 압수할게요
- 비타민 영양제예요

 

병엔 그렇게 쓰여 있지만
다이어트 약일지도 모르죠

 

따로 검사할
시간이 없거든요

 

비타민은 우리가 줄게요

 

휴대폰도 꺼내 줄래요?

 

아이패드나
다른 전자기기 있어요?

 

와이파이도 안 돼서
그림 그릴 때만 써요

 

박사님 지시가 있기 전까진
종이에 그려요

 

- 무슨 말을 한 거예요?
- 네가 겪은 일을 설명했지

 

다 됐지?

 

이제 적응하는 건
네 몫이야

 

잠깐 뵙고 싶은데
베컴 박사님 계신가요?

 

박사님은 아침이나
저녁 식사 이후에 오세요

 

얘가 장난 못 치게
경고를 해 드리려고요

 

- 걱정 안 하셔도 돼요
- 여긴 문도 다 떼 버렸어요

 

우리가 하루 종일 운동할까 봐
감시하려는 거죠

 

문이 닫혀 있으면
올림픽 경기장 같을걸요?

 

이리와

 

필요한 거 있으면 전화하고
조만간 보러 올게

- 잘 지내
- 네

 

- 너무 완벽하려고 애쓰지 말고
- 알았어요

 

무슨 말인지 알아요

 

집 구경은 원래 펄이 해 주는데
그럴 기분이 아닌 것 같으니

 

오늘은 루크가
해 줄 거예요

 

- 서로 인사해요
- 아까 봤는데

 

이쪽으로 와

 

여긴 보시다시피 거실이야

 

'개싸움'을 하러
하루에 두 번씩 모이지

 

뭐라고?

 

집단 치료 별명이야
나만 그렇게 부르지만

- 등급은 뭐야?
- 아주 가혹한 제도인데

착한 일을 한 사람한테
점수를 줘

 

어릴때 엄마를 도와주면
사탕을 받는 것처럼

 

여긴 '고문의 방'이라고
식사 공간이야

 

난 부모님을 닮아서

 

집안일은 절대 안 해

 

- 집안일을 하면 점수를 따?
- 다른 방법도 있어

 

로보나 상담 치료사가
마음 내키는 대로

 

점수를 주거나 뺏기도 해

 

점수를 모아 등급이 올라가면
특별한 혜택이 있지

혼자 집 밖을
나갈 수도 있어

 

난 다음에 외출할 때
어디에 갈지 고민 중이야

 

{\an8}지금까지 100대 맛집 목록에서
아홉 군데를 가 봤거든

 

{\an8}요새 이 책에 푹 빠졌어

 

아까는 범죄 소설에
푹 빠졌다면서?

 

그러니까 놀랍지 않아?
날 만족시키는 책이 없다니까

 

이쪽으로 와

 

새로운 합숙 동기
엘런이랑 다들 인사해요

 

- 안녕하세요?
- 반가워요, 엘런

 

- 안녕?
- 짧게 설명할게요

오늘은 간단하게
대화하는 시간이고

 

아침 상담은
더 심도 높게 진행돼요

 

지금은 힘든 일이나
자신이 이룬 성과나

 

이곳 생활에 대한
건의 사항을 얘기해 봐요

 

펄부터 시작할까요?

 

힘든 일은...

 

오늘 영양 공급 관을
꽂았는데

 

꽤 아팠어요

 

지금은 몸이...

 

뜨거워요

 

한 병에 칼로리가
얼마나 될지 자꾸 걱정돼요

 

- 아무도 말을 안 해 줘요
- 1,500이에요

 

예전에 몇 번 해 봐서
찾아봤어요

 

엘런, 중간에
끼어들지 말아요

 

수치나 몸무게에 대한
얘기도 피하고요

 

- 죄송해요
- 1,500이라고요?

 

지금 기분이 어때요, 펄?
말해도 괜찮아요

 

잘 모르겠어요, 그냥...

 

기분이 나아지지를 않아요

 

지금 칼로리를
빨리 소모하고 싶은데

 

다들 쳐다봐서 불안하죠?

 

왜 그런 기분이 들까요?

 

- 살 빼는 데 중독돼서요?
- 그것도 맞는 말이에요

 

펄 같은 친구가
운동을 시작하면

 

몸무게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다른 건 모두 잊어버리죠

 

일부러 굶으면서
큰 기쁨을 느끼기 시작해요

 

마약이나 술에
중독된 것처럼요

 

날씬해지고 싶은 게 아니잖아요
안 그래요?

 

살을 빼기 시작하면
끝이 없죠

 

식욕이라는 욕구 자체를
느끼기 싫은 거예요

 

앞으로 어떻게 살지는
본인이 결정해요

 

아름다운 세상에서
삶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 무슨 말인지 알죠?
- 대충요

 

- 저도 노력 중이에요
- 알아요

 

이번엔 루크가 말해 봐요

 

전 새로 온 친구에게
집 구경을 잘 시켜 주고

 

점수를 추가로 따서

멕시코 남부 요리 전문점에
가기로 했어요

 

100대 맛집 목록에서
26위를 차지한 곳이죠

 

가격도 저렴해서
안 갈 이유가 없어요

- 발레리노는 수입이 적거든요
- 잘 됐네요

 

힘든 일은 없었나요?

 

전혀 없어요

부상만 빨리 낫는다면

 

여길 나가서
다시 무대에 서고 싶어요

 

- 나름대로 목표가 있거든요
- 작은 목표부터 이뤄야겠네요

 

맛있는 음식을 먹고
건강을 되찾아야 다시 춤을 추죠

 

맞아요, 할 일이 태산이에요

 

엘런은요?

 

힘든 일은...

 

여기에 온 거요

 

여기 와야 한다는 걸
인정한 거죠

 

그럼 성과는
여기에 들어온 거겠네요?

 

그럴지도 모르죠

 

루크가 식사에 대해
설명해 줬어요?

 

아뇨, 물어보려고 하니까
갑자기 노래를 부르던데요?

 

- 슈가 블루스
- 저렇게요

 

모두들 슈가 블루스를
함께 불러요

 

- 슈가 블루스...
- 루크

 

음식은 마음대로 골라요

 

혹시라도 켄드라처럼
원하는 음식이 있으면

 

- 언제들 말하고요
- 그게 다예요?

 

음식을 먹기만 하면
점수가 마법처럼 오르지

 

무슨 뜻이냐면

어떤 방법이든
노력하는 모습만 보이면

 

- 등급을 올릴 수 있어요
- 정말요?

 

하지만 식사 시간에
자리를 뜨면 안 되고

 

밥 먹고 30분 동안은
화장실에 못 가요

 

먹는 척만 한다거나

 

정원에 먹은 걸
토해 내는 것도 안 되고요

 

냄새도 고약하고
점수도 못 따요

 

알았어요

 

- 고마워요, 로보
- 맛있게 먹어요

 

- 감사 기도 올릴 사람?
- 미안해

 

- 하느님 아버지...
- 교회에 온 것 같다

 

알라, 오프라, 조랑말 인형
그 밖의 모든 구세주시여

 

신체를 키우는 데 필요한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우리에게 살아갈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멘

 

잘 먹겠습니다

 

맛있겠다

 

그래, 이거지

어쩜 이런 맛이 나지?

 

 

아까 칼로리를 듣고
펄이 많이 놀랐나 봐

 

- 일부러 그런 건...
- 나도 아는데

 

쟤 괜히 건드리지 마

 

- 몇 번이나 입원해 봤어?
- 네 번요

 

난 여섯 번인데

 

다른 애들은 셀 수도 없을걸

 

단순히 관 때문만은 아니고
쫓겨날까 봐 저래

 

쫓겨나요?
몸이 꽤 안 좋아 보이던데

 

박사님 말대로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야죠

 

여긴 재활 시설이에요

 

아이스크림이 제일 좋아
토할 때 편하거든

- 그런 건 어떻게 알아?
- 먹은 걸 안 토하면...

- 살이 안 빠지잖아
- 나도 구토 좀 하고 싶다

 

난 폭식만 잘해

 

- 혹시 설사약 써요?
- 해 봤는데 안 맞아요

 

구토를 안 하면
먹은 걸 어떻게 빼내?

 

- 엄청 역겨워
- 말해 줘

 

네가 울면
조랑말들이 슬퍼해

 

헬로키티도 마찬가지고

 

계단 위의 유니콘도
좋아하지 않을 거야

 

안녕?

 

- 지낼 만해?
- 네

 

- 다들 어디 갔어요?
- 앉아도 돼?

 

 

애나는 영화 보러 갔어

 

점수를 많이 땄거든

 

부럽네요

 

내일 오후에 네 가족과 함께
그룹 상담을 할 거야

 

새 환자가 오면 늘 하는데

 

효과가 좋으면
가끔씩 할 거다

 

알았어요

 

- 우리 엄마도 와요?
- 그럼

 

어떻게요?

 

내가 운전해서
찾아가는 것보다

 

비행기 타고 오시는 게
빠르다고 했지

 

할 말은 이게 다야

 

와 줘서 고맙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내 그림이 그런 영향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 무슨 영향?
- 블로그에 올린 거요

 

아직 못 들으셨나 본데
새엄마가 분명히 말할 거예요

 

알았다

 

난 선생님들이
시킨 대로 했을 뿐이에요

 

그림 그리는 거?

 

- 네
- 난 널 믿어

 

하지만 지금은
혼자만 봐야 해, 알았지?

 

 

잘 자라

 

뛰어왔더니 땀이 나서...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요

 

알았어요

 

무슨 영화 보고 왔어요?

 

'새벽의 황당한 저주'랑
'좀비랜드'가 같이 개봉했어요

 

- 대박이네요
- 그렇죠?

 

엠마 스톤도
뚱뚱하지 않아요?

 

그냥 뼈가 굵은 편이죠

 

옷도 66 입을 것 같던데

 

- 어쨌든 잘 자요
- 잘 자요

 

확인 사살 중이에요

 

알았어요

 

나 오늘
54킬로그램 넘는다

 

- 살이 찌고 있는 거예요?
- 처음엔 40킬로그램이었어요

 

40킬로그램요?
키가 몇인데요?

 

누나는 예쁜 유니콘이에요

 

- 응원 단장, 들어와요
- 네

 

재 볼까요?

 

메건이 요새 살이 쪄서
엄청 예민해요

 

아기를 생각하면
좋은 일이지만요

 

- 임신했어요?
- 못 들었어요?

 

- 전혀 안 그래 보이는데...
- 알아요

 

그래서 루크가 기죽지 말라고
칭찬하는 거예요

 

생리가 딱 한 번 돌아왔는데

잘 모르는 남자랑 자고
덜컥 임신이 됐거든요

 

난 아기는 안 낳을 거예요

 

절대 안 돼요

 

어디예요?

 

아빠일 거야

 

- 또 뭐라고 둘러대겠지
- 맞아, 짜증 나

 

- 오늘 아침도 둘이 싸우더라
- 잘됐네

 

아주 잘됐어

 

세상에

 

- 이럴 수가
- 엄마

 

꼭 유령 같구나

 

난 괜찮아

 

왜 그랬어?

 

엄마, 난 괜찮다니까

 

세상에

 

아버지는 안 오셨어요?

죄송해요, 바쁘다네요

 

가족도 먹여 살려야 하고
이혼 수당이랑

- 병원비도 내야 하고...
- 알겠습니다

 

환자 한 명에게
어머니가 가장 많이 온 날이야

 

여러분을 심문하려고
이 자리에 모신 게 아닙니다

 

가족 분위기를 파악하려는 거죠

 

엘런은 최근까지
저희랑 살았어요

 

일 년 반 전에
아빠 집으로 이사 갔죠

 

부녀 관계를 회복하기에
좋다고 생각했어요

 

자기 딸에 대해
관심이 없는 인간이거든요

 

자신이 바라는 이상향만
엘런에게 요구하고요

 

엘런은 타고난 예술가예요

감각이 뛰어난 아이한테
왜 중국어나 컴퓨터를 배우라고

 

- 강요하는지 모르겠어요
- 뭐라고요?

 

아버지가 네게
그런 걸 바란다고 생각하니?

 

글쎄요, 먹고살기 좋은 직업을
바라시는 것 같아요

 

- 맞아요, 그게 범죄인가요?
- 범죄는 아니죠

 

문제는 엘런이 어떤 아이인지
관심이 없다는 거예요

 

엘런이 어릴 때
집을 나가서...

 

누가 그쪽 친구분과
바람이 나서 그랬죠

 

- 그건 이혼 사유가 아니에요
- 더 심각한 이유가 있나요?

 

우리 관계를 변명하려고
여기 온 게 아니에요

 

대체 언제쯤
거짓말을 그만둘래요?

 

- 무슨 거짓말요?
- 몰라서 물어요?

 

- 수전...
- 사실이잖아요

 

잭은 나랑 잠자리를
원하지 않았어요

 

나랑은 일주일에 두 번씩
잘만 하는데요?

돌아버리겠네

 

그리고 엘런을 버린 건
잭이 아니에요

 

우리도 마찬가지예요
이사만 갔을 뿐이죠

 

얘 가방을 던지고
길거리로 쫓아냈다고요

 

몇 년 동안 엘런을 보살피면서
많이 지쳤거든요

 

목숨보다도 귀한 딸을
어떻게 버리겠어요?

 

자기 삶을 포기한 아이를
어찌해야 할지 몰랐던 거죠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니?

 

죄송해요

 

난 사람이 아니라
골칫덩어리였네요

 

전부 제 탓이죠

그딴 소리는 집어치워

 

누구 탓이라고 비난하는 게
무슨 소용이지?

 

네가 삶을 살고 싶으면
스스로 움직여

 

네가 원하는 방향으로

 

켈리는 기분이 어떠니?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해?

 

저는...

 

조금 화가 나요

 

먹는 걸 거부하는 게
이해가 안 돼요

 

단순히 언니 삶만
망가지는 게 아니라

 

내 삶도 망가지잖아요
항상 내 옆에...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학교 무도회에서나
그동안 찍은 사진을 보면

 

엘런이 병원에 있을 때라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 아니면 버스에서 기절했거나
- 그래

 

친구들은 언니가
미친 것 같다고 수군대요

 

- 사람을 죽인 미친 여자라고요
- 블로그 때문에?

 

말했잖아요

사람들이 그림을 보고
엘런처럼 되고 싶다며

병적으로 살을 빼기
시작했다고요

 

엘런의 그림 때문에
죽은 사람은 없어

 

다이어트를 종용하는 매체는
이 세상에 수없이 많아

 

그래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그림을 그리면 안 되죠

 

내 말이 그거예요

 

- 엘런은 그림에 소질이 있어요
- 누가 뭐래요?

 

당신이 블로그에
그림을 못 올리게 하니까

 

재능을 못 펼치잖아요

 

그 아가씨가 죽고 나서
엘런은 스스로 그림을 내렸어요

 

그게 옳은 일이라고
깨달은 거죠

 

- 그걸 말이라고 지껄여요?
- 뭐라고요?

 

- 주디 말을 듣기는 했어요?
- 사람이 죽었다고요

 

- 지금은 안 돼
- 차에서 보자

 

엄마가 지금
못 데려가서 미안해

 

- 비행기 놓치겠어
- 알았어

 

- 괜찮아?
- 응

 

엘런, 마음 강하게 먹어

 

괜히 문제만
더 키워서 미안해

 

- 아니야, 너한테 그런 말...
- 아무 말도 하지 마

 

다 잊어버려

 

진짜 엉망진창이다

 

저 사람들 다시 안 보려면

정신 차리고 빨리 나아

 

 

언니가 죽으면

 

가만 안 둘 거야

 

나중에 또 올게

 

잘 가

 

- 저녁 먹어요
- 방에 있을래요

 

안 먹어도 되는데
식탁에는 앉아 있어야 해요

 

아기 이름은 생각해 봤어요?

 

아니, 아직

 

마음에 들 만한 이름을
쫙 뽑아 놨어요

 

몇 개 괜찮은 게 있는데

 

- 딘이나 텍스는 어때요?
- 3개월 지나면 정할래

 

3개월을 지날 수 있을까요?

 

말이 심하잖아요

넌 거식증 환자들의
마음을 몰라

 

누나는 알아들었을 거야

 

사실 조금 무서워

감정이 내 마음대로
조절되지 않는데

 

한편으론 기적처럼 느껴져

 

내 몸속에
뭔가 있었던 적이 없는데

 

아이가 자라고 있잖아

 

빨리 낳고 싶기도 해

 

나 자신 말고
다른 거에 집중하고 싶어

 

하느님이 축복하시길

 

- 축하 파티라도 할까요?
- 안 돼, 부정 탈라

 

- 우리가 재미있게 해 줄게요
- 그래도 안 돼

 

그래, 해도 되는데

 

12주는 지나고 하자

 

아기가 빨리 자라게
도와줄게요

 

한 입 먹을 때마다
아기가 좋아할 거예요

 

감자 좀 더 줘

 

- 못 먹겠어
- 괜찮아요?

 

- 모르겠어
- 여기 있어요

 

- 입덧을 해서...
- 여기 받아요

 

- 기적의 감자네
- 기적의 감자라니

 

- 표현이 멋있네
- 뭐가 멋있어?

 

새로 온 친구는 어때?
지낼 만해?

 

먼저 올라갈게요

 

- 왜 저래?
- 오늘 가족 상담 했대요

 

- 그래서...
- 그럴 만하네

 

- 저녁을 못 먹었네요
- 봉지에 토했죠?

 

비밀 지켜 주면
설사약 몇 개 줄게요

 

- 난 그런 거 안 써요
- 필요한 거 다 알아요

 

난 아무것도
못 본 줄 알아요?

 

뭘 봤는데요?

 

팔이 손가락으로 안 잡히면

 

못 견디죠?

 

알았어요

 

담배로 저녁 때우는 거야?

 

- 그럼 점수 못 따는데
- 말 시키지 마

 

알았어

 

왜 그렇게
사사건건 간섭이야?

 

뭘 안다고
잘난 척하는데?

 

그렇게 본인이 특별하고
자신감이 넘치면

뉴저지든 런던이든
다시 돌아가지 그래?

 

체질량 지수만 정상이 되면
바로 돌아갈 거야

 

하지만 지금은
자괴감에 시달리기보다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거든

 

내 기분이 어떤지 모르잖아

 

- 내가 언제 안대?
- 사람들을 도와준다고?

 

의사라도 된 줄 알아?

 

- 네가 맞다고 생각해?
- 그래, 맞아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는 게

 

무서웠으면 미안해

 

다시 집에 돌아가서
잘 사는 사람들도 있어

 

아무리 가족이
형편없더라도 말이지

 

왜? 내가 정곡이라도
찌른 건가?

 

들어와

 

안녕?

 

왜 왔어?

 

실실 쪼개지 마

 

나보다 경계심이
많은 사람은 처음 보네

 

아니거든

 

여기 온 지 오래됐나 봐?

 

6개월 정도?

 

이거 너야?

 

- 믿기지가 않지?
- 그런 뜻 아니야

 

얼굴은 똑같네?
멋있어

 

19살에 인생에 정점을
찍은 기분 알아?

 

마음이 놓이려나

 

아니

 

그 기분이 좋아서
끝없이 밀어붙였지

 

그러다가 무릎이
완전히 망가져서

나락으로 추락했어

 

지금은 많이 나아서
소속사 말로는

 

춤만 출 수 있으면
다시 무대에 세워 주겠대

 

내 그림이네

맞아

 

한 일 년 전에
블로그에서 받았어

 

그래서 처음 봤을 때
그렇게 호들갑 떤 거야

 

- 그림을 보고...
- 푹 빠졌어?

 

놀리지 마

 

난 재능이
뛰어난 사람만 보면

 

친해지고 싶어서
괜히 멋있는 척해

 

- 이번엔 과했네
- 나도 알아

 

변명을 하자면
나도 한참 동안 굶다가

 

밥을 먹기 시작했더니
요새 기운이 넘쳐

 

그래서 오락가락하나 보네

그게 내 매력이지
그래야...

 

자신감이 생기거든

 

어떻게 음식을
다시 먹게 됐어?

지금 보면
멀쩡해 보이는데

 

난 너무...

음식 먹는 걸 생각만 해도
세상이 두 동강 날 것 같아

 

나도 똑같아
무서워도 그냥 먹는 거지

 

제어하지 못할까 봐
겁나지 않아?

 

- 계속 먹다가...
- 살이 너무 쪄서

 

침대에서 나올 때도
기중기가 필요할까 봐?

 

베컴 박사님이
그럴 일은 없대

 

- 의사니까 그렇게 말하지
- 그짓말할 사람 아니야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배고파 죽는 줄 알았어

 

2년 치 허기가 몰려왔거든

 

난 잠이 안 오면 음식을 그려

 

진짜?
어떤 거?

 

- 구구 클러스터 알지?
- 당연하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초콜릿 과자잖아

 

땅콩버터에 마시멜로까지
있으니 말 다 했지

 

하나에 240칼로리인데
지방이 110이야

 

꼭 칼로리 계산기 같네

 

그럴지도 모르지

 

난 죽기 직전에
한 상자를 다 먹을 거야

 

진짜?

어떻게 먹을 건데?
보여 줘

 

혼자 상상해

 

난 이제 방으로...

 

알았어, 그래

 

- 내일 봐
- 내가 어디 가겠어?

 

잘 자

 

끝내주네

 

올라가요

 

- 고개는 돌려도 좋아요
- 괜찮아요

 

속옷 안에 돌 안 넣었으니까
걱정 마세요

 

걱정 안 해요

 

내려가요

 

심각하네요

 

지방이 없으면
몸이 뭘 태우는지 알아요?

 

근육이랑

 

장기 조직이에요

 

이제 연체동물처럼
몸이 흐느적거릴 거예요

 

고마워요, 진짜 무섭네요

 

애나, 들어와요

 

새기 용 키우고 싶다

 

메건?

 

- 어때요?
- 잘 떴네

 

- 그래요?
- 그럼

 

이대로 완성할게요

 

하지 말랬는데

 

태동이 느껴져요?

 

아니, 아직

 

다른 사람에 집중한다는 게
좋은 생각인 것 같아요

 

맞아

 

엄마가 되려면
억지로라도 그래야겠지?

 

- 아이가 우선이잖아
- 그러네요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아뇨, 잘 알잖아요

 

좋은 엄마가 될 거예요

 

고마워

 

다들 여기 있었어요?

 

- 루크, 왔어?
- 안녕?

 

무슨...

 

방금 무슨 소리지?

 

들려요?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꼭...

 

{\an8}"구구 클러스터"

 

이거 먹고 싶지?

 

섹스랑 엮지 마

 

그만큼 원하잖아
아닌 척하기는

 

준비됐어?

 

드디어 나왔다

 

- 난 못 먹어
- 먹어

 

이거 씹고 삼킨다고
세상이 폭발하진 않아

 

얼른 입에 넣어

 

빨리 먹어

 

먹어

 

- 미치겠네
- 좋지?

 

- 만져 줘
- 말 좀 조심해

 

- 변태처럼 말하지 마
- 손을 살짝 대 봐

 

어서 만져 봐

 

만지니까 기분 좋지?

 

날 위해서 좀 먹어 봐

 

널 위해서?

 

5분 전만 해도
널 싫어했는데...

 

- 절대 못 해
- 이제 나 좋아해?

 

- 좋아하는구나?
- 시끄러워

 

- 날 좋아한대
- 조용히 해

 

- 그러다 도망갈라
- 나한테 푹 빠졌대

 

- 한입 물어
- 그만하면 안 돼?

 

- 나 좋아한다면서?
- 제발...

- 조금만...
- 이제 그만하라고!

 

젠장

 

겁쟁이네

 

내일은 먹게 될 거야

 

루크 때문에
초콜릿을 만졌어

 

- 이상한 사람이에요
- 가끔은 진짜 미친놈 같아

 

냄새를 맡았더니
아기가 방금 움직였어

애나, 맡아 봐

 

- 영화 좀 보자
- 용이 뭐가 재밌다고?

 

가족 상담 이후에
어떻게 지냈니?

 

가족이 모이면
항상 똑같아요

 

- 아버지는 안 오셨잖아요
- 늘 그렇죠

 

여기 생활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네요

 

왜 그렇게 생각하지?

 

사람들이랑
친해지고 있거든요

 

이제 다 나은 사람도
있는 것 같고요

 

- 그래야지
- 진짜 다 나은 것 같아요

 

새 삶을 얻으면 반은
멋진 인생을 살 것 같아요

 

방금 긍정적인 말을
한 거 아니?

 

반이라고 했잖아요

 

어쨌든 그렇네요

 

- 그럼 가족은...
- 솔직히 말해도 돼요?

 

아빠 얘기부터 해서
이미 전부 털어놨어요

 

고질병 같은 문제라

 

상담은 위로가 안 돼요

 

네 말이 맞아

 

- 진짜요?
- 몇 가지 사실만 확인하면 돼

 

그럼 앞으로
가족 상담은 없을 거다

 

여기선 도움이 안 될 테니까

 

아주 엉망진창이더구나

 

- 켈리도 그렇게 말했어요
- 성격이 좋던데?

 

- 네, 저한테도 잘해 줘요
- 그런 것 같더라

 

그 애만 유일하게
네 걱정을 하는 것 같았어

 

맞아요

 

나도 솔직하게 말하마

 

- 네 이름이 마음에 안 들어
- 뭐라고요?

 

엘런은 너한테 안 어울려
너무 촌스럽잖아

 

- 나도 좋아한 적 없어요
- 그럼 바꿔

 

어떻게 이름을 바꿔요?

 

안 그래요?

 

그냥 사람들한테
다른 이름으로 불러 달라고 해

 

법적으로 바꾸려면

인터넷으로 양식 작성하면
10분 만에 끝나

 

엘리는 어때?

 

내가 생각해도 별로네

 

아니면...

 

일라이?

 

일라이라고 불러 줘

 

- 아이패드 쓰네?
- 당연하지

 

살이 조금씩 찔 때마다
꿈꾸는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거든

 

- 일라이?
- 그래

 

혹시 동성애자가
된 건 아니지?

 

이러다가 남자가 만날
여자가 사라지겠어

 

- 동성애는 관심 없어
- 다행이네

 

일라이라고 이름을 바꿨어

 

엘런보다 일라이가 낫잖아

 

괜찮네
말괄량이 반항아 같고

 

너한테서 빛이 나는 거 알지?

 

내일 저녁에 외식할 건데
일라이도 초대해야겠어

 

점수를 많이 따서
친구를 데려가도 되거든

 

아직은 식당에
갈 생각이 없어

 

식당은 네가 골라

LA 100대 맛집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으니까

 

음식을 제대로 먹는
사람을 데려가

 

식당까지 걸어서 가는 거야

 

저 멀리 할리우드든
어디든 좋아

그리고 꼭 안 먹어도 돼

 

뛰어가도 돼?

 

난 못 뛰잖아
무릎 다친 거 잊었어?

 

빨리 걸을 수는 있어?

 

걷는 속도는
별로 상관없대

 

거리가 똑같으면
칼로리 소모량도 똑같지

 

- 다 헛소리야
- 좀만 천천히 갈 수 없어?

 

뭐가 빠르다고 그래?

 

저는 12번 세트에
밥이랑 춘권 추가할게요

 

- 전 치킨 수프 주세요
- 그건 사이드 메뉴예요

- 그냥 수프만...
- 똑같이 12번 세트 주세요

- 춘권도요
- 싫어

 

- 좋잖아
- 싫다니까

 

쟤도 12번 세트에
춘권 추가해서 주세요

 

- 음료는 뭐로 드릴까요?
- 칭다오 맥주 2병요

 

신분증 보여 주세요

 

I... I don't wanna put you
on the spot or anything, um...

 

저희는 암 환자예요

 

말기요

 

미안하지만 신분증이 없으면
술을 줄 수 없어요

오늘이...
저희 첫 데이트예요

 

아마 마지막이 되겠죠

 

그래서 특별하게
보내고 싶었어요

 

고맙습니다

 

다른 식당에서는
다른 병이라고 해야겠어

 

진짜 못 말려

 

- 둘 다 미친 것 같아
- 그래

 

혹시 누가 물어볼까 봐
여기에 넣었어요

 

- 정말 고맙습니다
- 끝내준다

 

진짜...

 

지금...

 

정말 못 말린다니까

 

- 한입 먹어 봐
- 춘권 안 좋아해

 

누가 춘권을 싫어해?
뱉으면 가만히 안 둘 거야

- 살이 더 빠지겠지
- 먹으면 가만히 둘 거야?

 

전부 다 맛보면
뭘 하든 가만히 있을게

 

그래, 맛있지?

 

맛있게 먹네

 

먹으니까 좋지?

 

그대로 삼켜

 

미치겠네
한 폭의 작품 같았어

 

- 이러다 반하겠네
- 내가 원래 좀 멋있지

 

환자 신분증 같은 걸 챙겨서

 

티셔츠 안쪽으로 숨기고

 

간호사실을 지나서
밖으로 빠져나왔어

 

- 어디에 가고 싶었는데?
- 바다?

 

아무 생각이 없었어

 

그냥 큰길을 따라서
계속 달렸지

 

미친 사람처럼
신호도 무시하고 뛰다가

 

엄마 차를 마주쳤어

 

- 병원에 가던 중이었대
- 말도 안 돼

 

입에 안 맞아요?

 

아뇨, 그게 아니라...

 

음식을 잘못 먹으면
구토하거든요

 

화학요법 때문에요

 

음식은 정말 맛있어요
맥주도 잘 어울리고요

 

- 공짜로 한 잔 더 줄게요
- 고맙습니다

 

- 끝내주는데?
- 미치겠다

 

- 공짜로 준대
- 우린 지옥에 갈지도 몰라

 

당연하지

 

루크가 키스하려고
하진 않았어요?

 

- 여자를 좋아하긴 해요?
- 아니에요

 

모르겠어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2등급인데 어떻게
외출이 가능하냐는 거예요

 

- 루크가 데리고 나갔으니까
- 엘런은 등급이 낮잖아요

 

이제 일라이라고 불러요

 

베컴 박사님이 며칠 뒤에
소풍을 준비했으니

 

마음을 조금 풀어 봐요

 

- 유대인 학살 박물관은 아니죠?
- 아니에요

 

엄마가 충격 요법이라면서
거기에 데려갔거든요

굶으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 주려고요

 

나도 유대인이니까 괜찮아요

 

이런, 날 이성애자로
바꿔 보려고요?

 

그건 내 분야가 아니야

 

- 다들 잘 지냈어?
- 네

 

오늘 가려는 장소는
힘들게 출입을 허락받았으니까

이상한 짓 하면 안 돼

 

답답하니까 그냥 말해 줘요

 

말해라, 말해라!

 

뭔가 꺼림칙한데

 

진짜 유대인 학살
박물관은 아니죠?

 

날 믿고 따라와

 

박사님을 어떻게 믿어요?

 

이게 뭐예요?

 

예술 작품

 

여기에 온 이유를 아는 사람?

 

우린 살아 있으니까요

 

맞아

 

여기 있어요

 

치와와처럼 떨고 있네

 

여기에 왜
데려오셨는지 알아요

 

세상은 아름답다며
일장 연설을 하려는 거겠죠

 

세상이 아름다운 게
왜 화가 나지?

 

사실이니까요

 

세상이 아름답다는 거
인정해요

 

근데 그만둘 수가 없어요

 

이제 이유도 모르겠고

 

그냥 자신이 없어요

 

거짓말하지 마

 

네 자신을 속이지 말라고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욕이라도 시원하게 해 버려

 

내 머릿속에서 떠나
개자식아!

 

그래, 다 꺼져!

 

- 머릿속에서 나가
- 꺼져 버려!

 

- 꺼지라고!
- 저리 꺼져!

 

꺼져!

 

잘했어

 

그거지

 

저리 꺼져

 

- 다 꺼져!
- 그래!

 

- 맨날 그런다니까
- 그러니까요

 

- 그건 뭐야?
- 블루베리 줄까요?

 

- 내가 언제 달래?
- 펄 거예요

 

다 먹어야지

 

뿌듯하다고 실실 쪼개지 마

 

캐시디라고 이름 정했어

 

딸이래

오늘 12주하고도
하루가 되는 날이야

 

- 세상에
- 축하해요

정말 축하해요

 

축하 파티 열어도 돼요?

 

- 그래, 근데...
- 재미있겠다

요란법석은 떨지 마

 

- 알았어요
- 괜히 신나서...

 

조랑말 인형을 늘어놓고

 

짜잔!

 

예쁘네

 

이걸 다 땄어?

 

{\an8}유니콘이 너무
섹시한 거 아니야?

{\an8}"메건"

 

진짜 네가 그린 거야?

 

축하해요

 

끝내준다

 

다들 죽하해 줘서
정말 고마워

 

건배!

 

{\an8}"메건"

 

- 다들 신났네
- 너무 흥분해서...

 

- 겁이 날 지경이야
- 진짜?

 

- 하늘로 날려 줄게
- 간다

 

- 이제 네 차례야
- 난 안 탈래

 

- 무릎이 아플 거 같아
- 무릎이 말썽이지

 

맞아

 

미안해

 

어릴 때 성추행당한 적 있어?

 

- 거식증 원인 중 하나잖아
- 아니

 

그런 적 없어

 

그럼 진짜 이유를
얘기해 봐

 

별거 아니야

 

여자애가 가슴이 나오면
다들 점수 매기기 바쁜데

 

남자들이 그러는 거
진짜 역겨워

 

그래도 나름
예의를 갖추려고

 

버스에서 몸 안 부딪치게
신경 쓰는데

 

버스뿐만 아니라

 

가슴도 만지고
음담패설에 스토킹도 하고...

 

여자를 맛있는 먹잇감으로
생각하는 놈들이 많지

 

내 말이 바로 그거야

 

그래서 해 봤어?

 

아니면 너무 형편없었어?

 

심각하게 형편없었지

 

절정을 느껴 본 적 있어?

 

- 맙소사
- 미안

 

- 대답 안 해도 돼
- 사생활이잖아

 

남자는 여자랑 달라
많이 다르지

 

그게 고개를 까딱거리면서

 

만져 달라고 애원하거든

 

그런 것까지
알고 싶지 않은데

 

지금은 안 그런데
나도 마찬가지야

 

내 말은...

 

- 알았어
- 그러니까...

 

나도 배울 게 많아

 

그리고 넌...

 

자신을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의
손길을 느껴 봐야 해

 

루크...

 

널 사랑하는 거 같아

 

맙소사

 

- 루크, 진심이야?
- 미안해

- 그게 아니라...
- 네 말이 맞아

 

뼈만 담긴 자루들이
뒤어키는 느낌이겠지

 

- 이만 들어가야겠다
- 왜 그러는 거야?

 

내가 뭘 어쨌는데?

 

네가 갑자기
육체적인 관계를 요구해서

 

깜짝 놀란 건데

 

전부 내 탓으로
돌리는 거야?

 

미안해
내가 잘못 생각했네

 

너도 나랑 하는 걸
좋아할 줄 알았어

 

게다가 날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했잖아
이렇게 화낼 줄 몰랐어

 

우린 고작 3주 전에
처음 만났어

난 2년 전부터 널 알았어

 

네 그림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 그래?
- 난

 

진실을 알려 줘?

 

거식증에 걸린 여자애가

내가 블로그에 올린 그림을
엄청 좋아했어

 

그리고 손목을 그으면서
나한테 편지를 남겼더라

 

걔 부모가
어떻게 한 줄 알아?

 

내가 한 짓을 깨달으라고
걔가 죽은 사진을 보냈어

 

사람들은 사랑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사랑하면서 느끼는
그 기분 자체를

 

좋아하는 것뿐이야

 

아니면 사랑의 대가로
빼앗을 것을 사랑하지

 

어디서부터
반박해야 할지 모르겠다

 

네 말은 모순덩어리야

 

그만하자

 

그래, 네가 이겼어

 

혼자 어둠 속에서
평생 살아

 

이러지 마

 

- 메건!
- 메건?

 

누나, 루크예요
문 열어 봐요

 

괜찮을 줄 알았어요

 

괜찮아요

 

진정해요

 

- 몸이 버틸 줄 알았는데...
- 괜찮아요

 

각자 방으로 돌아가요

 

구토를 심하게 하면
아기도 같이 밖으로 나와요?

 

그래, 정확하게도 아네

 

멍청하기는

 

다들 잘 잤니?

 

- 오셨어요?
- 안녕하세요?

 

메건은 어때요?

 

병원에 있어
몸 상태는 괜찮아

 

여기에 돌아올지는
모르겠구나

 

돌아오고 싶지 않겠지

 

병문안 가도 돼요?

 

지금은 안 되지만
며칠 지나면

 

- 너희 위로가 필요할 거야
- 저도 집에 갈래요

 

네 마음은 이해한다

 

잘 들어

 

나쁜 일이 일어나는 건
아무도 막을 수 없어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중요하지

 

대신 읽어 줄래?

 

- 꼭 제가 읽어야 해요?
- 아니

 

제가 읽을게요

 

'용기'
앤 섹스턴 지음

 

'사람의 감정은
작은 일상에 동요한다'

 

'아이의 첫걸음마는
지각 변동만큼 놀랍고'

 

'자전거를 처음 타고
거리에 나가거나'

 

'도로를 질주하면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다'

 

'누군가 자신을 뚱뚱하다거나
이상하다고 손가락질하면'

 

'순식간에 절망에 빠져'

 

'비난을 독약처럼 삼키고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

 

'독약이 총알이 되어
자신을 향해 날아와도'

 

'튕겨 내기는커녕'

 

'모자로 심장만
겨우 가린다'

 

'나약한 자신을 어루만질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용기를 내는 건
석탄을 삼키는 것만큼 힘들다'

 

메건은 집에 가기로
결정했어요

 

이것에 대해 얘기할 사람?

 

본인 잘못이죠
계속 구토했잖아요

 

그래도 아기를
낳고 싶었을 거예요

 

그랬을 거라고 믿어요

 

- 샤워하지 말았어야죠
- 그건 상관없어요

 

일라이랑 루크가
제일 먼저 발견했죠?

 

많이 놀랐겠네요

 

어차피 못 낳을 아기였어요

 

- 루크는 어디 갔어요?
- 무릎 때문에 병원에 갔어요

 

일라이?

 

일라이

 

요새 뭐가 문제야?

 

아무 문제도 없어요

 

로보가 영양 공급관이
곧 필요할 거라더구나

 

그동안 잘해 왔는데

 

몸무게가 더 줄어들면
병원에 가야 해

 

저에 대해 전부 알고 계시니
기분이 이상해요

 

전 선생님에 대해
아는 게 없는데요

 

나에 대해 뭐가 궁금하니?

 

- 결혼하셨어요?
- 아니

 

- 아이는 있으세요
- 아니

 

왜 혼자 사세요?

 

짧게 얘기하면 일 때문이지

 

하루 종일 일만 하는데
지금 생활에 만족해

 

여자들은 누군가를 만나면
자주 보고 싶어 하잖아

 

깊은 관계를
기피하시는 것 같네요

 

그런 것 같구나

 

요즘 루크랑
말도 안 섞는다면서?

 

둘 사이가
가까워지는 것 같았는데

 

게이 같은 놈이랑
뭘 하겠어요?

 

그렇게 생각하면
포기하기 편하지?

 

- 저에 대해 얘기하던가요?
- 그건 말해 줄 수 없어

 

이해가 안 돼요

 

어떤 점이?

 

세상에는 정답이 없어

 

큰 개념일수록
이해하기가 어렵지

 

우리는 왜 살고
메건은 왜 유산했고

 

그 소녀는 왜 자살했을까?

 

위로가 전혀 안 되는데요

 

위로하려는 게 아니다

 

넌 스스로를
방어하려는 것뿐이야

 

겁쟁이처럼 뒤로 숨지 마

 

그런 태도로는 이 세상에서
아무런 경험도 얻지 못해

 

제가 얼마나 끔직한 세상에서
살았는지 알아요?

 

제가 문제가 있는 건
저도 알아요

 

선생님이 해결 방법을
알려 주셔야죠

 

이미 알고 있잖아

 

누군가가 나타나서
구해 주기만을 기다리지 마

 

달콤한 거짓말을 듣고 싶어?

 

세상은 원래 불공평해

 

넌 스스로 극복할 수 있어

 

힘들어도 직접 부딪치면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대답이 겨우 그거예요?

 

용기를 내라고요?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렇게 말할 수 있지

 

어이가 없네요

 

엿이나 먹어요

 

- 지금 뭐 해요?
- 베컴 박사는 엉터리예요

 

여기에 오래 있어 봤자
아무도 안 나을걸요

 

- 말도 안 돼요
- 메건도 유산했잖아요

 

애나는 침대 밑에 감춘
봉지에 몰래 토하고

 

당신은 조랑말 인형을
끼고 살잖아요

 

난 영양 공급관을 끼게 생겼는데
베컴 박사는 신경도 안 써요

 

젠장

 

수술을 또 받아야 한대

 

나랑 발레는
인연이 아닌가 봐

 

진짜야?

 

그래, 가방 내려놓고
맥주나 마시러 가자

 

미안한데
난 여기서 나갈 거야

 

내 말 못 들었어?

 

내 인생이 끝났는데
이대로 떠난다고?

 

난 가야 해

 

내가 무릎이 나을 거라고
진짜 믿을 줄 알아?

 

이렇게 되면
이제 나한테 남은 건

 

너밖에 없어

 

홧김에 짐 싼 거 알아

 

분명히 후회할 거야

 

난 네가 필요해

 

알았어, 끊을게

 

- 고맙습니다
- 아니에요

 

세상에는 정답이 없어

 

그 애는 자살했어

 

꼭 유령 같구나

 

언니가 죽으면

 

가만 안 둘 거야

 

괜찮아요?

 

갑자기 일어나서
현기증이 났나 봐요

 

- 밥은 먹고 다녀야지
- 괜찮아요, 고맙습니다

 

집에 가야겠어요

 

이게 말이 돼요?

 

환자가 짐 싸서 나가는데
아무도 안 붙잡아요?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지켜보기 힘들지만
밑바닥까지 떨어져 봐야 해요

 

일라이한테는
특히 필요하죠

 

어떻게 살이 더 빠졌어?
의사가 뭘 한 거야?

 

엄마, 잘 있었어?

 

- 짐은 이게 다니?
- 네

 

다들 널 기다리고 있어

 

- 누가 기다리는데?
- 엄마가 키우는 말들

 

올리브랑 나는

 

처음부터 그 의사가 이상했어

 

- 태도가 거만하잖아
- 거만하기만 해?

 

- 사람을 어찌나 무시하던지
- 수전도...

 

- 시비 거는데 말리지도 않더라
- 솔직한 모습을 보려고 한 거지

 

나쁘게 말하기 싫은데

 

그 여자는 평생 동안
진심을 내보인 적이 없어

 

네 아빠가 집에
안 들어갈 만하지

 

그래도 재활 시설에
날 보내려고 꽤 노력했어

 

그래서 결국 이렇게 됐지

 

네 엄마가 겪은 상황도
꼴좋다는 듯이 말하잖아

 

난 후회하지 않아
살면서 역경을 경험해 봐야지

 

그땐 그렇게 말 안 했잖아

 

네가 여기에 올 줄 알았는지
베컴 박사가 전화했었어

 

- 뭐라고 하던가요?
- 네 의지로 떠났다고 하더라

 

네 상태가 괜찮은지
확인차 전화했대

 

루크라는 애가
너랑 얘기하고 싶다던데

 

너한테 특별한 아이니?

 

나도 모르겠어

 

친구 같은 앤데...

 

내가 다 망쳤어

 

아침에 프레야랑 같이
일하는 건 어떠니?

 

말 이름이에요?

 

올리브도 말과 함께 자라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어

 

말이 날 치료한다니
이상하지 않아?

 

일은 프레야가 다 해
난 관리만 하고

 

올리브 말이 맞아

 

전기는 안 들어와도
아주 춥지는 않아서

 

지낼 만할 거야

 

- 얼른 눈 붙여야지
- 응, 피곤해 죽겠어

 

요강도 있으니까
필요하면 써

 

깜깐한데
밖에 나가는 것보다 나아

 

알았어

 

- 사람들이 여기에서 돈 내고 자?
- 시골 같다고 좋아해

 

- 엘런
- 일라이야

 

엘런은
네 증조할머니 이름이었어

 

할머니도 싫어했을걸

 

네가 오기 전에
왠지 예감이 들었어

 

- 진짜?
- 네가 어릴 때...

 

안아 주지도 못하고
혼자 둔 적이 많았는데

 

그땐 그게
산후 우울증인지도 몰랐어

 

다른 이유도 있었잖아

 

어쨌든...

 

진 윌리엄슨한테
그 얘기를 해 봤는데

 

누군지 기억나니?

 

- 목사님?
- 아니, 글 쓰는 작가야

 

올리브가 하는 일에
관심도 많고

 

네 병 때문에 힘들어하는
나를 많이 위로해 줬어

 

진이 그러는데

 

내가 너한테
우유를 먹여 주면

 

우리 둘 다
마음의 상처가 회복될 거래

 

- 우유를 끓여 봤어
- 갓난아기처럼?

 

엄마가 아이한테
먹여 주는 것처럼

 

내가 널 안고 흔들면
넌 내 품에서 잠드는 거지

 

잘 모르겠어

 

맞아

 

조금 이상하지?

 

그래도...

 

우리한테 그런 행동이
꼭 필요할 것 같아

 

생각해 볼게

 

그래, 알았어

 

이제...

 

더는 빠질 살도 없어
너도 잘 알지?

 

- 베컴 박사가 분명하게 얘기했어
- 나도 알아

 

다시 돌아올지 말지는
네가 정하라고 하더라

 

혹시라도 네가 죽을까 봐
걱정하는 눈치였어

 

네가 세상을 떠나면...

 

나도 알아

 

미안해

 

그리고...

 

꼭 알아줬으면 좋겠어

 

엄마는 다 이해해

 

네가 죽는 걸 바란다면
그것마저 이해할게

 

널 사랑하니까
엄마는 다 이해해

 

이렇게 계속 싸우고 싶지 않아

 

알았어

 

그럼 됐어

 

엄마

 

응?

 

우유 먹여 줘

 

그래

 

그래

 

알았어

 

이리 와

 

이거 들어 볼래?
잠깐만...

 

됐다

 

다리는 내려 줄까?

 

그래

 

편해?

 

그래

 

- 괜찮아?
- 응

 

어여쁜 우리 아가

 

뚝 그치렴

 

엄마가 앵무새를 사 줄게

 

앵무새가
노래를 부르지 않으면

 

엄마가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 줄게

 

다이아몬드 반지가
반짝이지 않으면

 

엄마가 반짝이는
거울을 사 줄게

 

그래

 

언제까지 누워 있을 거야?

 

태양에 바짝 구워지겠다

 

저쪽에 나무 있어

 

꼭 알아줬으면 좋겠어

 

엄마는 다 이해해

 

이해가 안 돼요

 

세상에 정답은 없어

 

제발 시도라도 해 봐

 

너무 완벽하려고
애쓰지 말고

 

예쁘다

 

내 옆에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너한테서 빛이 나는 거 알지?

 

아니

 

젠장

 

있잖아

 

저기 좀 봐

 

말도 안 돼, 저게 나야?

 

나잖아

 

용기를 내는 건
석탄을 삼키는 것만큼 힘들어

 

안 죽었네

 

이제 괜찮을 거예요

 

한 번만 더 그러면
내가 두들겨 패 줄 거야

 

- 괜찮겠어?
- 네

 

그래

 

들어갈게요

 

"투 더 본"

 

옮김 : Danna K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