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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 임브레이스

 

이름이 뭐예요?

 

'해리 케인'

 

내 본명은 '마테오'···
영화 감독이었지만

 

늘 나 이외의 딴 사람이
돼보고 싶었다

 

하나의 인생으론
부족해서

 

또 다른 날 만든거다

 

'해리 케인'

 

운명적으로
작가가 된 탐험가···

 

그 이름으로
대본과 글을 써왔다

 

몇년간...

 

'마테오'와 '해리'는
한 몸 속에 있었다

 

내 몸···

 

헌데 이젠

 

'해리 케인'으로만
살아야 된다

 

가명이 내가 된거다

 

스스로 창조한
셀프 메이드 작가

 

헌데
예상 못한게 있었다

 

'해리'가 맹인이
될거라는거···

 

'어네스토 마텔'이
죽었대요

 

누구?

 

'어네스토 마텔'···
손녀가 내 친구예요

 

결국 죽었군

 

그 사람 아세요?

 

아니

 

관심사는 뭐예요?

 

정치

 

경제, 문화

 

아가씨가 궁금해

 

어떻게 생겼어?

 

설명해 줄수 있어?

 

뭐가 궁금해요?

 

신체 사이즈 같은거···

 

36, 26, 36

 

눈동자 색깔은?

 

녹색에

 

푸른 바닷빛이
돌죠

 

머리칼은?

 

옷은 뭘 입었지?

 

금발의

 

웨이브 없는
긴 생머리예요

 

옷은 자주색 탱크톱에

 

꽉 끼는 진···

 

꽉 끼는?

 

네, 꽉 끼어요

 

- 하이힐 신었고···
- 높아?

 

아주 높아요

 

어디 봐

 

금발의···
긴 생머리···

 

눈을 좀 볼까?

 

푸른 바닷빛이 도는
녹색 눈동자···

 

피부는···

 

굉장히 곱군

 

입술은···

 

도톰하고···

 

화장실 써도 되죠?

 

그럼!

 

복도 끝이야

 

손님 온 줄 몰랐어요

 

- 또 할거예요?
- 아냐, 끝났어, 들어와

 

길에서 부축해주길래
신문 좀 읽어달랬지

 

 

집이 엉망이네

 

- 뭘 찾아요?
- 셔츠

 

여기요

 

셔츠

 

- 고마워
- 딴건요?

 

양말 드려요?

 

응, 고마워

 

- 여기···
- 고마워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그럼, '해리'···
가볼게요

 

- 부축해줘서 고마워
- 뭘요

 

- 내 발 밟았어
- 죄송해요!

 

죄송해요

 

- 즐거웠어
- 저두요

 

- 감사합니다
- 뭘요

 

전 그만 가볼게요

 

또 만나길 바래

 

 

모르는 여잘 왜
함부로 집에 데려와요?

 

위험하게···

 

이미 버린 몸이야

 

이젠 좀
즐기며 살래

 

시나리오 작업
끝냈다며요?

 

결말을 좀 고쳐야 돼

 

오늘 제작자에게
전하기로 했어요

 

내일 넘겨 줄게

 

'어네스토 마텔'이 죽었대

 

많이 아팠대요

 

그 자 얘기
몇 년 만이군

 

그러네요

 

엄마

 

꼴이 왜 그래?

 

뛰어왔어요

 

아직 월요일이야

 

뛰어올 필요 없어
급한 일 없어

 

난 급해요
약속했어요

 

오늘 밤에 줄게

 

결말을 바꾸자

 

- 지금요?
- 응

 

다음 시나리오는

 

대중적 팬터지나
호러물을 써요

 

그런게 잘 팔려요

 

그쪽은 자신 없어

 

'아더 밀러'의

 

아들에 관해서 써볼까 해

 

- '먼로'와 결혼한 작가?
- 그래

 

'베니티 페어'
기사를 읽었어

 

'먼로' 이후
여류 사진작가와 결혼,

 

아들을 낳았는데

 

다운 증후군이라
숨겨서 키웠어

 

회고록에도 언급 않고

 

만나지도 않았지

 

아내가 간청해도
안 만나줬어

 

세상에!

 

헌데 우연히 만났지

 

강제 자백으로
사형수가 된

 

저능아를 옹호하는
'밀러'의 강연장에

 

자기 아들이
와 있었던거야

 

아들은 단상에
올라가 그를 껴안았지

 

누군지 몰라
밀쳐내는 '밀러'에게

 

그는 말했어
'전 당신 아들입니다'

 

'아버지가 정말로
자랑스러워요'

 

제작 판권 문제를
가족과 얘기해보죠

 

이름은 바꿔야지
작가의 위선 보단

 

그 속에서 살아 남은

 

아들의 강인함을 그릴거야

 

흥미로운 얘기긴 한데

 

몇 년전
집필을 재개할때

 

리메이크나 속편,

 

전기물은 절대
안 쓰신댔잖아요

생생히 기억 나요
의외였거든요

 

전기물이 아니라
역경을 이겨낸 얘기야

 

문 좀 열어줄게요

 

요거트는 사왔는데
세제가 없네요

 

주스도 없고···

 

세탁소도 다녀와요

 

- 나 가볼게요
- 잘 가

 

그 얘긴 나중에 해요

 

알았어 '주디트'

 

- 잘 지냈냐?
- 응, 넌?

 

나도···
그 곡 구했어?

 

막 다운 받아놨지

 

좋았어

 

'디에고'

 

'약' 한 모금 할래?

 

아니, 나도 가끔은 자야지

 

가려줘

 

조심 좀 해

 

사람도 없잖아

 

야!

 

술 한잔만 사줘

 

얼마든지!

 

너도 마실래?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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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를 실행합니다
인터넷을 검색합니다

 

부고 소식
칠레 출신의 금융 재벌인

 

'어네스토 마텔'이
어제 마드리드 자택에서

 

숨졌습니다

 

'마텔'은 90년대의
대표적 기업인으로

 

80년대에
에마르 투금을 설립

 

남미 각국의 공공 사업
건설을 지원했죠

 

두번 결혼, 2남을 뒀고
최근엔 칩거해왔습니다

 

일명 '아프레스토' 스캔들로
사기 및 탈세로 기소,

 

2002년에 3년 형을
받았으나 실제로는···

 

교통부 장관과 통화했어

1992년 마드리드

교통부 장관과 통화했어

1992년 마드리드

카르카스 지하철
시공 허가를 내주겠대

카르카스 지하철
시공 허가를 내주겠대

 

떼돈이 굴러드는거지

 

그래
적어도 5년간은···

 

시공사로 자네 회사를
추천할까 해

 

물론 모든 결정은
날 거치지

 

대통령이 직접 말했어

 

나중에 다시 걸게요

 

네, '마텔' 회장님

 

'레나', 잠깐 좀 와주겠나?

 

편지 쓸게 있어

 

곧 가겠습니다

 

어서 와

 

안녕하세요

 

산업부 장관께 쓸거야

 

'안토니오, 기쁜 소식이···'

 

죄송합니다

 

- 괜찮아?
- 네

 

'기쁜 소식이 있소'

 

'곧 베네주엘라 국회
건설 위원회와···'

 

죄송해요

 

뭔지 말해봐
내가 도와줄게

 

아버지가 아파요

 

오늘 퇴원인데
가봐도 될까요?

 

그럼!
어디가 아프셔?

 

위암이 많이 전이됐어요

 

저런!

 

안됐군

 

감사합니다

 

아빠는요?

 

저 안에 계셔

 

중환자를 개처럼
길거리로 내몰다니···

 

이번 주에
수술하기로 했잖아요

 

그러기로 했는데

 

아침에 의사가 퇴원하래

 

이유를 물었더니

 

7월이라 자기가
휴가를 간대

 

휴가요?

 

'거리로 쫓아내냐'
따졌더니

 

집으로 보내드리는 거래

 

'집에서 어쩌라구요'
했더니

 

'그건 당신네들 문제죠'
하더라

 

그럼 죽는댔더니

 

집에서 편히
돌아가시게 하래

 

20일간 온갖 검사로
갖은 고통만 주고···

 

이봐

 

난 까맣게 잊었어?

 

- 말도 안돼요, 아빠
- 당신을 잊다뇨

 

'레나'

 

천천히, 천천히···

 

나오니까 좋군

 

가방 좀 넣구요

 

이제 편할거예요

 

약 가져올게요

 

좀 쉬세요

 

갈게요
할 일이 있어요

 

언제든 전화하세요
아침에 올게요

 

가요, 엄마

 

조심해

 

'밀렌느'?
'세브린'이에요

 

'세브린',
오랜만이네, 반가워

 

돈이 필요해요

 

- 언제?
- 당장!

 

주중엔 바쁘고
주말엔 시간 돼요

 

방법을 찾아볼게

 

오늘 밤에 전화해도 돼?

 

그럼요
기다릴게요

 

네?

 

'세브린'?

 

누구세요?

 

'밀렌느'가 전화해 보래서···

 

여긴 그런 여자 없는데요

 

잘못 걸었군
미안해요

 

- 여기요, 마담
- 고마워

 

여보세요
전화 왔어?

 

누구요?

 

고객이지 누구야?

 

- 왜 내 번호를 줘요?
- 어쩔수 없었어

 

그건 영업 규칙에 어긋나죠!

 

너에 대해 이미
다 알더라구

 

배우를 지망하는거,
가끔 날 위해 일하는거···

 

네게 연락 오면
전화 달랬어

 

그는 내 1등 고객이야

 

네?

 

'막달레나'

 

- 엄마, 아빤요?
- 아주 나빠!

 

밤새 악몽이었어

 

엄청나게 피를 토해

 

저러다 돌아가시겠다

 

- 어째야될지···
- 곧 갈게요

 

 

'마텔' 회장님?
'레나'예요

 

안녕 '레나'

 

아침 일찍 죄송해요

 

별 소릴···

 

제 아버지가
지금 죽어가요

 

입원해야 되는데
아는 병원이 없어요

 

어제 강제 퇴원 당했는데
막막해요

 

걱정마

 

개인 병원으로 모시자구

 

내게 맡겨

 

여기 의사는 유럽 최고
위 전문의야

 

좀 어때요?

 

최악의 상태죠
잘 아시겠지만···

 

살릴순 있소?

 

난 '어네스토 마텔'이오

 

최선을 다하겠지만
오늘은 수술 못합니다

 

내일은?

 

봐서요, 일단
영양제 맞고

 

수혈로 기운을 차려야죠

 

기적을 일으켜봐요

 


그게 제 임무죠

 

경과 보고 드리겠습니다

 

저도 있어도 돼요?

 

그럼요
얼마든지 계십시오

 

감사합니다

 

뭐라 감사를 드려야할지···

 

뭐든 말씀만 하세요

 

엄마, 나도 있을까요?

 

아냐, 됐다
그만 가봐

 

먹을거 좀 사와요?

 

아냐, 내가 나중에 사먹으마

 

전화할게요

 

2008년 마드리드

 

누구요?

 

'레이 X'입니다

 

'레이 X'?
이상한 이름이군

 

별명이죠
마약을 했었거든요

 

용건이 뭐요?

 

대본 작업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감독이요?

 

14년 전에 다큐를 찍었죠

 

극영화는 처음이에요

 

내 매니저
'주디트'와 통화해요

 

팩스로 약속을 잡아줄거요

 

샤워해야 돼요
씻으려다 나왔소

 

거기 계속 서있을거요?

 

매니저 연락처라도···

 

알아 봐요
영화계에서 유명해

 

갈게요

 

어서 가요

 

- 네
- '해리', 나예요

 

'주디트'

 

'레이 X'란 젊은 감독이
함께 일하고 싶대요

 

- 알고 계세요?
- 응

 

오늘 오후나
내일쯤 뵙재요

 

선금도 지불한대요

 

난 못가요
딴 일정때문에···

 

내가 일단 만나보고
말해줄게

 

잘해봐요
부자 같던데···

 

- 만났어?
- 아뇨, 음성이···

 

이 전화 끊고
수표 청구할거예요

 

안 외롭게 '디에고' 보낼게요
끊어요

 

장소는 알리깐떼요,
바르셀로나요?

 

바르셀로나요

 

감독이
바르셀로나를 원해요

 

안녕하세요

 

- '해리 케인'씨 계시죠?
- 네, 들어오세요

 

안녕하세요

 

'레이 X'입니다

 

반가워요

 

앉아요

 

얘기하시죠

 

팬입니다
작품 다 봤어요

 

고맙소

 

본론으로 들어가죠

 

어떤 얘길 쓰고 싶소?

 

그게···

 

 

아들의 복수 얘기죠

 

죽은 부친을 향한 복수···

 

복수하려는 이유는?

 

아들 인생을 망쳤거든요

 

어떻게?

 

부친은
동성애 혐오자에

 

부도덕한 권력가였죠

 

아들은 섬세한
예술가 타입이었지만

 

나약하고 콤플렉스가 많아
늘 부친의 눈치를 봤고

 

게이였지만
부친처럼 두번 결혼,

 

두번 헤어졌죠

 

아들이 있는데
걔도 아빨 미워해요

 

부친이 죽자,

 

아들은 자신의 삶을
살기 시작했죠

 

그게 그의 구원이자 복수죠
그 얘길 쓰려구요

 

난 적임자가 아닌 것 같소

 

적임자예요

 

당신 생각보다 훨씬···

 

사례는 충분히 하죠

 

너무 개인적인 얘기요

 

당신 얘기도 돼요

 

사양하겠소

 

더 할 얘기 없죠?
'디에고'!

 

전화 번호 두고 가죠

 

가시죠

 

마음 바뀌시면···

 

- 나가세요
- 알았소!

 

곧 뵙길 빌겠습니다

 

그런 일 없을거요

 

- 어서 나오세요
- 가요!

 

그럼···

 

미친 자식!

 

- 본인의 얘기죠?
- 그런 것 같애

 

맨 위 서랍 열어봐

 

94년에 찍은 사진 중에

 

저 녀석이 있는지 봐

 

계속 찾아봐

 

여??어요!

 

사진을 설명해봐

 

같이 찍었네요

 

긴 머리에, 캠코더를
들고 있어요

 

걔일것 같았어

 

누군데요?

 

'어네스토 마텔'의 아들

 

왜 왔을까?

 

사진 넣고 서랍 닫아

 

1994년 마드리드

 

여보, 나예요

 

애땜에 걸었어요

 

나 지금 바빠

 

자꾸 내 옷을 입어요

 

망신스럽게 왜 앨
그 따위로 키웠어?

 

이제 아빠인 당신이 키워요

 

19년간 나쁜 애비였어
기대하지마

 

끊어

 

할말 있으면
직접 걸라고 해

 

- 너무 구박 마요
- 돈 뜯으려는거야

 

- 이것 좀 채워줘요
- 알았어

 

며칠 와 있으라고 해요

 

애 엄마도 그러더군

 

그것들과 엮이면
당신만 귀찮아

 

말 동무 삼죠, 뭐···

 

- 걔 영화나 연극 좋아해요?
- 꽤 좋아할걸?

 

에미 말로는 계집애 같대

 

놈이 오면 관찰해봐
진짜 그런지,

 

고쳐지겠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요?

 

- 같이 자진 말고···
- 고맙네요

 

미인은 그런거 알잖아

 

와도 관찰은 안해요

 

당신, 남자랑 사는거
못마땅해!

 

애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

2008년 마드리드

애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

2008년 마드리드

'아빤 게이구나'

'취향이 멋진 행운아구나'

 

아빨 사랑하면
그렇게 생각하겠지

결혼 전에 왜 말 안했어?

 

울 아버지 재산에 혹해서

 

- 눈치 못챈거 아냐?
- 뭐?

 

끊어, 이 찐드기야
전화 왔어

네 또 다른 전처 아냐?

 

아니길 빌어야지

 

넌 결혼하지 마

 

아직은 계획 없어

 

'주디트 가르시아' 예요

 

'주디트', 돈 입금 됐죠?

 

그 돈 안 받아요

 

돌려 보냈어요
'어네스토'

 

'레이'로 불러줘요
그게 예명이오

 

예명?

 

왜 예명을 쓰죠?

 

아버지 성을 지우려구요

 

그게 '해리'와
무슨 상관이죠?

 

쭉 만나고 싶었어요

 

함께 대본을 써서
영화를 찍으려고···

 

주인공도 정했어요

 

감독도 아니잖아요

 

내 다큐 보면
맘이 바뀔걸요?

 

'어네스토'
우린 포기해요

 

겁내지 말아요
난 아버지와 달라요

 

'해리'에게 접근 마요

 

또 얼씬 대면 신고하겠어요

 

촬영지 섭외 일은
질색이지만

 

미국 제작사가 큰손이라
거절할 수가 없어

 

가세요
난 괜찮아요

 

'토니노' 책 좀 줘

 

'해리'도 걱정이다

 

잘 돌봐드려

 

나 바빠요
종일 함께 못있어요

 

겨우 2주야!

 

혼자도 잘 계세요

 

'어네스토' 아들 땜에 그래

 

또 오거나 전화하면

 

즉시 내게 연락해

 

왜 그렇게 걱정해요?

 

미친 남자야
불안해

 

왜요?

 

- 사연이 길어
- 간단히요

 

지금은 때가 아냐

 

늘 때가 아니죠!

 

네가 '해리'를 돌보기 싫다면

 

딴 사람 보내고 난 안 가마

 

봐드리는건 좋은데
비밀은 지겨워요

 

엄만 언제 오셔?

 

글쎄요, 한 열흘 뒤쯤?

 

뭘 보니?

 

헌혈 포스터요

 

헌혈하고 싶어?

 

아뇨

 

'피를 주세요'라고 써있어요

 

영화 제목 같잖아요

 

그래, 멋지네

 

흡혈귀 영화 제목!

 

응, 딱이네

 

흡혈귀들이
광고를 만든거죠

 

헌혈 센터에서 일하며
피를 모아서

 

- 그걸 마시는거예요
- 엄마가 좋아하겠다, 써보자

 

'피를 주세요'

 

흡혈귀는 중국인처럼

 

스페인 사회에
조용히 숨어살며

 

여러 산업을 장악하고 있죠

 

선글라스 제조업 같은!

 

심야 술집과
클럽도 운영하죠

 

약 없이도 밤에
끄떡없으니까요

 

선크림도 팔지!

 

온난화와
오존층 파괴에 예민,

 

최고의 선크림을 파는거야

 

맞아요

 

갑옷처럼 두껍게
바르는 선크림이지

 

얘기의 시작은

 

벌거벗은
아름다운 소녀가

 

온몸에 선크림을
잔뜩 바르고

 

헌혈 센터에 출근해요

 

몸에선 벨벳 같은
광채가 나죠

 

시작이 멋지네

 

러브 스토리로 가자

 

어린 흡혈귀 소녀와

 

평범한 소년의
슬픈 사랑 얘기예요

 

여자앤 헌혈센터에서 일하며
피를 공급 받다,

 

헌혈하러 온 소년과
사랑에 빠지죠

 

바늘을 꽂는 순간
소녀는 흥분하고,

 

그와 사귀지만 그가
흡혈귀가 되는건 원치않아요

그 흡혈귀들은
인간을 안 물죠

 

아주 급할때 외엔···

 

섹스는 좋아하지?

 

그럼요

 

그래서 영화의
긴장이 고조돼요

 

서로를 원하지만

 

결정적 순간, 여잔 피하죠

 

왜?

 

흥분해서 남자의
목을 물까봐···

 

둘은 온갖 자세로
사랑을 하죠. 앞으로, 뒤로···

 

키스만 빼고···

 

유방 애무는?

 

거기도 위험해요

 

유방을 애무할 때 여잔
베개에 얼굴을 묻고 물어뜯죠!

 

남자껄 애무할땐?

 

입으론 안해요
물어뜯을까봐!

 

키스는 안해도 되지만
그걸 안해주면 김 새지

 

사랑으로 다 이해하는거죠

 

나중에 그녀는
입마개를 써요

 

서로를 위해서···

 

하지만 흥분하자
이빨이 발기,

 

늑대처럼
입 밖으로 뻗치죠

 

진짜 재미 있다

 

네가 써보렴

 

내가 네 집필 조수가 돼줄게

 

음악 선곡이 끝내주네

 

난 네가 마음에 들어

 

우리 친구하자
비밀 다 털어놔봐

 

나 일해야 돼

 

내겐 다 털어놔도 돼

 

물약이 땡긴다

 

쟤 완전히 맛이 갔네

 

나한테 너무 엉겨

 

엑스타시 좀 줄까?

 

조금만···

 

알았어

 

내일 일해야 돼

 

흡혈귀 영화 시나리오 써

 

그래?

 

물약 좀 할래?

 

아니
엑스타시 했어

 

- 나한테 반했나봐
- 야, 왜 그래?

 

'디에고', 왜 그래?
이거 뭐야?

 

- 네 거야?
- 물뽕 탄 콜라

 

얘 거 옆에 놔두면
어떻게해?

 

정신 차려
실신했어

 

얼음 가져와
구급차 불러!

 

네?

 

'디에고'?

 

친구인데요
'디에고'가 아파요

 

응급실로 옮길겁니다

 

어디가 아픈데?
바꿔줄수 있겠나?

 

아뇨, 저···

 

어디로 갈건데?

 

- 어디로 가요?
- 퀴론 병원

 

퀴론 병원이오

 

어서 타

 

얘도 갈거야

 

쟤 옷이에요

 

알았어

 

- 도와드릴까요?
- 네

 

끊어
병원에 가시게요?

 

- 네
- 바래다 드리죠

 

좀 잡을게요

 

- 접수구로 갈까요?
- 네, 고마워요

 

괜찮니?

 

몰라요
얼떨떨해요

 

엄마와 통화했어요?

 

 

- 혼수 상태랬어요?
- 아니, 미쳤니?

 

겨우 6시간 됐잖아

 

어지러워서
졸도했다든가,

 

알아서 말씀 드려

 

음식 먹고 탈났다고
둘러댔어

 

믿으세요?

 

모르겠다

 

돌아오겠다는걸
괜찮다고 말렸어

 

잠들었니?

 

아뇨
이제 안졸려요

 

- 할 말 있니?
- 아뇨

 

내가 얘기할까?

 

글쎄요, 원하시면···

 

아픈걸 잊으라구

 

영화 일 하기 전에

 

난 탁월한 얘기꾼이었어

 

'어네스토'의 아들을
엄만 왜 겁내죠?

 

엄마가 겁내?

 

계속 곁에서 지켜드리래요

 

또 올지 모른다고···

 

이유는 설명 않고?

 

원래 설명 안 하세요

 

사연이 좀 길어

 

엄마도 그러더군요

 

그를 어떻게 만나셨어요?

 

14년 전에 처음 만났지

 

신작 준비를 위해
빌린 사무실에서···

 

1994년 마드리드

1994년 마드리드

드라마 5편을 쓰고
연출한 뒤,

 

난 내가 쓴 코미디를
한편 찍기로 했지

 

장르를 바꾸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그 선택으로 난

 

정말 위험에 빠졌지

 

'마테오'

 

웬 아가씨가
약속도 없이 왔어요

 

생긴건?

 

코미디 하긴 너무 예뻐요

 

그래?

 

금융인 '어네스토 마텔'의
정부예요

 

그의 아들과 왔어요

 

배우래?

 

2년 살았다니
배우가 됐겠죠

 

나와서 인사해요
예의로라도···

 

거물 눈밖에 나면
좋을거 없죠

 

알았어

 

여인들과 가방

 

안녕하세요

 

'레나'예요

 

'마테오'요

 

전 '어네스토 마텔'
2세입니다

 

안녕

 

불쑥 와서 죄송해요

 

차기작 주연을 뽑으신다죠?

 

- 네
- 오디션 보려구요

 

다른 날 올까요?

 

이왕 오신거
대본 리딩을 해보죠

 

 

리딩은 엉망이었어

 

둘 다 긴장했었거든

 

첫 만남때 난 깨달았어

 

그녀 앞에선
집중이 안된다는걸···

 

아침에 어디 갔었어?

 

'어네스토'가 말 안해요?

 

안 물어봤어

 

감독 만나러 갔어요

 

오디션 보려고···

 

오디션? 왜?

 

일하고 싶어요

 

집 수리 하래두

 

가구랑 카펫도 바꾸고···

 

난 그런거 못해요
전문 업체를 불러요

 

그래도 당신이 지켜봐야지

 

안목도 키울 겸···

 


배우 되고 싶어요

 

늘 그랬어요

 

몇번 시도했다가
실패했잖아

 

참 잔인하네요

 

미안해, 잘못했어

 

난 올라갈게요

 

'레나', 제발···

 

제발 화내지마
잘못했어, 미안해

 

걱정마요
망쳤으니까···

 

너무 긴장해서···

 

'마테오 블랑코'씨
전화입니다

 

들어와요

 

중요한 일이랍니다

 

네?

 

 

물론이죠

 


감사합니다

 

그 감독이에요

 

리딩이 미흡했다고
한번 더 오래요

 

어쩔거야?

 

당연히 가야죠

 

배우가 되는게

 

- 늘 내 꿈이었어요
- 난 어쩌고?

 

'막달레나 리베로'예요
마사지 취소해줘요

 

다시 연락할게요

 

배역은 안줬어요

 

곧 주겠지

 

그래도 변할건 없어요

 

나도 일한다는 거
외엔···

 

밤이면 서로
일과도 얘기하고···

 

우리 결혼할까?

 

네?

 

청혼하는거야

 

결혼과 이혼
많이 해봤잖아요

 

당신과는 처음이지

 

2년 동안
함께 살았어요

 

이대로도 좋잖아요
안 그래요?

 

당신은 불만이잖아

 

'마텔'은 제작을 자청했어
네 엄만 그보단

 

정부 지원금을
원했는데···

 

도와드려요?

 

됐어
데모 테이프 주려고···

 

TV 홍보물하고···

 

지원금 나올때까지

 

촬영을 계속 미룰순 없었어

 

진짜 '오드리 헵번' 같네

 

- 꼭 닮았지?
- 네

 

- 얘 참 귀찮네!
- 거울에 더 가까이···

 

표정을 더 밝게···

 

옆으로 날 봐요

 

모델처럼 과장된
미소를 짓고···

 

알았어요
이렇게?

 

그래요, 더···

 

찍어

 

눈에 미소를 띄고
입을 다물어요

 

좋아, 찍어

 

아주 좋아요
다시···

 

입을 더 벌려요
찍어

 

좋아요, 아주 좋아

 

한번 더···

 

훌륭해요

 

- 예술이네!
- 그러게!

 

좋아요

 

이제 훨씬 대담한걸
해볼거요

 

은색의 가발을 써보자구

 

은색 있어요!

 

'골디 혼' 타입인데
더 풍성해요

 

- 끝내줄거예요
- 푸들 같으면 안돼

 

- 안돼요?
- 안돼

 

그럼
'골디혼' 같지 않죠

 

- 그럼 관둬
- '골디 혼' 싫어하셔

 

얘가 늘 쓰는 가발이에요

 

- 여장할때···
- 알았어

 

화장 좀 고칠게요

 

비켜!

 

이 가발은 싸구려 인조예요

 

그래도 써보면
엄청 멋져요

 

알았어, 씌워봐

 

졸도하실걸요?

 

이걸 달아봐요

 

'주디트'
왼쪽으로 좀 비켜봐

 

피곤해요?

 

아뇨

 

웃지마요

 

가짜 가발로 충분해

 

좋아요

 

훌륭해

 

엄만 그녀를 싫어했어

 

하지만 난
갈수록 좋아졌지

 

아들은 날 잘 따랐고

 

난 그걸 이용했어

 

걘 아버지에게 촬영 다큐를
찍는 임무를 받았지

 

아버지 '어네스토'는

 

'레나'에게
병적으로 집착했어

 

제작을 맡은 것도 '레나'를
잃을까 겁나서였지

 

젠장,
알아 들을 수가 없잖아!

 

액션!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촬영은 시작됐지

 

그는 당신이 만든
가즈파초를

 

맛있게 먹곤했어

 

그 생각에 슬퍼지는 거지

 

사진 촬영후 집에 돌아오는
첫 장면이요

 

문을 열고
전화응답기를 봐요

 

알았어요

 

전화했을까 설레며···

 

'신호가 안뜨자
절망에 빠지지'

 

'벌써 이틀째니까···'

 

'네, 알았어요
알았어요, 네'

 

'토마토 씬
맘에 들어요?'

 

'응, 감동적이었소'

 

'나도 감동적이었어요'

 

'야채에 감동하다니
맘이 여리군'

 

'야채가 아니라'

 

'당신의 따뜻한 말에
감동한거예요'

 

둘이 서로 좋아할까?

 

당신 생각은 어떻소?

 

저요?

 

전 모르죠

 

입술을 읽을 뿐···

 

'이 샘플,'

 

'어떻게 생각해요?'

 

- 컷!
- 됐어, 프린트해

 

- 제가 더 할일은···?
- 없어, 가봐

 

더 있다 갈게요

 

됐어, 난
가발 체크해야돼

 

저도 볼래요!

 

볼거 없어

 

실컷 봤잖아
다 비슷해

 

'레나'는요?

 

'레나'?

 

새 가발들 써본뒤에
마사지 받겠대

 

목이 뻣뻣해서···

 

난 목 안 뻣뻣해요
계속 찍어도 되죠?

 

'어네스토',
귀찮게 말고 어서 가!

 

안녕

 

- '에두메'
- 네?

 

'레나'와 할말이 있어
출입 금해줘

 

염려마세요, 감시할게요
아무도 얼씬 못하게!

 

'마텔'의 아들
밖에 있어요?

 

아니, 집에 보냈어

 

'에두메'가 지키고 있어

 

이건 미친 짓이에요

 

안녕

 

안녕

 

별 일 없죠?

 

 

늦었군

 

원래 다
그렇게 고된건가?

 

일이 끝도 없지만
참 재밌어요

 

안 피곤해?

 

초콜릿 먹으면 힘이 나요
오렌지 맛 초콜릿!

 

초콜릿 말고 촬영 말야

 

피곤하죠

 

주말엔 녹초 되지만
행복해요

 

우리 며칠 푹 쉴까?

 

주말에 단 둘이
이비짜의 별장에서···

 

리허설 해야돼요

 

촬영때 리허설 안해?

 

해요

 

맨날 리허설만 하나?

 

- 원래 다 그래요
- 딴 스탭들은?

 

몇 달씩 제쳐놔도 돼?

 

1순위는 작품이에요

 

내가 1순위야
제작자니까···

 

- 문제 있어요?
- 응

 

세트가 밋밋해

 

회화적으로 해달랬는데
너무 형편 없어!

 

'안톤'에게 말할까요?

 

내가 할게

 

얼굴이 왜 그래?
안좋아 보여

 

'디에고'가

 

호흡 곤란이 와서
밤 꼬박 샜어요

 

병명은 뭐래?

 

천식이다, 알러지다···
의사마다 틀려요

 

치료법도 모르고···

 

어째야 좋을지···

 

촬영은 신경 쓰지마

 

중요한건 '디에고'니까···

 

고마워요

 

또 한가지,

 

- 제작자를 만났어요
- 그런데?

 

'레나'가 촬영에
너무 빠져 산대요

 

영화가 거저 만들어지나?

 

사업가잖아요
예술가가 아닌···

 

그러게 누가 제작을 맡으래?

 

그걸 따지긴 늦었죠

 

주말에 이비짜에 간다고
리허설 못한대요

 

망할 영감!

 

다 치워!
램프, 탁자···

 

세트가 너무 조잡해

 

젠장
꼴이 엉망이네

 

만지면 놀래면서

 

죽은 내 모습엔 안 놀래?

 

죽었다고 생각 않고
잔다고 생각했어요

 

자면 코를 곯지

 

죽은줄 알았다면
화장 안 고쳤죠

 

내 나이에 여섯번씩하면
심장마비 오기 쉽지

 

당신은 나이보다 젊어요

 

섹스하다 죽고 싶어

 

당신과 며칠, 몇주,
몇 달, 몇 년

 

몇세기 동안이라도···

 

난 당신에게 미쳤어

 

당신은 날 미치게 해

 

당신도 알지?

 

 

잘 알죠

 

액션!

 

댁의 테라스에서
떨어진거예요

 

'이반'의 선물이에요
버린거예요

 

그럼 안되죠
누가 맞으면 죽어요

 

나폴리에선 연말에
가구도 던져요

 

난 나폴리 출신인
할아버질 닮았어요

 

그건 연말의
나폴리 얘기죠

 

뭘 던지면 마음이 풀려요
가지세요

 

고마우셔라

 

'사랑'

 

사랑이 아닌 섹스였겠죠

 

컷!

 

- 프린트해요?
- 안돼!

 

화장 좀 고칠게요

 

컨디션이 안좋군

 

알아요

 

왜 그래?

 

나중에 말할게요

 

- 잠깐 쉬지
- 30분이요?

 

 

30분간 간식 타임입니다

 

주변 정리하고
나가세요

 

입술이 안보여요

 

'주말에 끔찍했어요'

 

'리허설 없어서
쉬었을거 아냐?'

 

'쉬어요?'

 

'그 짐승에게
48시간 시달렸어요'

 

'1초도 가만 안뒀어요'

 

'개 자식'

 

'안정제로 버텨요'

 

안 보이고···

 

'아뇨, 괜찮아요
할 수 있어요'

 

'정말이야?'
'네'

 

'밝고 위트있게
연기해야 돼'

 

'알았어요'

 

'밝게!'

 

'밝게!'

 

당신은 몰라요

 

48시간 시달리는 고통을···

 

구역질이 나요

 

'그 생각은 잊는게 좋아'

 

'그 자 얘긴 입에 담지 말자'

 

'더러운 생각은 잊는게 나아'

 

노트는 어떻게 처리해요?

 

끝까지 쓰면···

 

쓰면?

 

태우죠

 

그 노트,
여기서 재워요

 

재워요?

 

두고 가라구
내일 줄테니까···

 

끝나면 내가 갖겠소

 

좋으실대루요

 

내일 몇시에 와요?

 

준비되면 부르겠소

 

비밀 보장 의무는
말 안 해도 알겠지

 

물론이죠

 

그럼···

 

안녕 '레나'

 

안녕

 

아빠가 왜 요가 교실엔
안 따라가?v요

 

난 어른이라고 전해

 

따라다니는건 금지라고!

 

그런 말 못해요

 

해봐
널 위해서도···

 

못해요

 

맘대로 해
따라오진 마

 

귀찮아 죽겠어

 

'어네스토', 지금 뭐해?

 

일해요

 

꺼, 촬영때 외엔
찍지말랬잖아

 

아빠가 상관 말고
다 찍으랬어요

 

둘 다 참 뻔뻔하네!

 

꺼져, 옘병할!

 

이것도 다 찍혀요

 

그만해!

 

귀가 먹었어?
카메라 내놔!

 

- 미쳤어요?
- 내 눈 앞에서 꺼져!

 

카메라 놔요!

 

포커스 맞춰요

 

'어네스토'
잘 들어요

 

네, 당신 말이에요

 

나, 사랑하는
남자와 있었어요

 

지금 너무 행복해요

 

그도 날
사랑하거든요, 많이!

 

걱정마요
조용히 떠날테니···

 

이제
감시 안해도 돼요

 

숨길것도 없으니까···

 

오늘 일찍 온건가,
늦게 온건가?

 

비땜에
촬영 못했어요

 

어디 가?

 

떠나려구요

 

얘기 좀 해

 

난 할 말
다 했어요

 

'레나' 제발!

 

제발 '레나'!

 

잘 있어요

 

내 말 들어봐

 

놔요

 

돌아누워
내가 도와줄게

 

걱정마

 

긴장 풀어
도와줄게

 

뼈가 부러졌나봐
구두 벗길게

 

이제 좀 편할거야

 

내가 다 알아서 할게
날 잡아

 

조심해, 내 사랑···

 

앉아
조심, 조심···

 

내 사랑···

 

옳지

 

병원에 데려다줄게

 

아내가 계단에서 굴렀소

 

조심해요

 

조심해요, 조심···

 

조심해요

 

다리 조심해줘요

 

트라우마 병동으로!

 

전화 좀 써도 돼요?

 

진료실에 있는데요

 

- 급해요
- 지금 모셔다드리죠

 

'마테오'?

 

그래

 

무슨 일이야?
왜 안 와?

 

오늘 밤엔 못 가요

 

왜?

 

일이 좀 생겼어요

 

별 일은 아니에요

 

내일 밤 촬영 전에
만날 수 있어?

 

그때까진 못가요

 

바빠서···
촬영장에서 봐요

 

음성이 이상해
별 일 없는거야?

 

 

내일 만나요

 

오시네
아무것도 묻지마

 

오셨어요, 사모님?

 

 

도와드릴까요?

 

아뇨, 괜찮아요

 

별 일 아냐

 

'마르뗑',
가서 빨리 문 열어

 

조용히 넘어가줘서
고마워

 

선글라스는 벗지 그래?

 

어떻게 해야

 

날 용서할수 있겠어?

 

촬영장에 갈래요

 

움직이면 안돼

 

다릴 끌고 나 혼자 갈까요?

 

가서 뭐랄건데?

 

깁스랑 멍든거
뭐라고 할거야?

 

당신에게 달렸어요

 

나?

 

안 떠난다 약속하면
뭐든 할게

 

안 떠나요

 

'마테오'가 이번 작품을
완성하게만 해주면···

 

분명히 캐물을거야

 

넘어졌다고 할게요

 

못 걷는데 어떻게 촬영해?

 

그건 그가 정해요

 

그의 결정대로 따라줘요

 

돈과 시간이 얼마나 들든···

 

알겠어요?

 

나 당신 안 떠나요

 

앞으론

 

당신 맘껏 찍어도 돼요

 

뭘 찍어?

 

멀쩡하다, 깁스한
장면으로 건너뛰어?

 

깁스는 언제 떼지?

 

3주 뒤···

 

둘이 얘기 좀 할게요

 

어찌 된거야?

 

계단에서 떨어지는건

 

영화에나 있는 일이야

 

목소리 낮춰요

 

영화를 완성하기 전엔

 

- 그를 못 떠나요
- 왜?

 

저 자는 미쳤어
증거가 더 필요해?

 

맙소사!

 

난 못 떠나요

 

당신 뜻대로
완성하게 해주면

 

안 떠난다고 했어요

 

딴 방법이 있을거야

 

어떤?

 

그때까지 견디는게
최선이에요

 

정확히 무슨 약속했어?

 

한 집에서 살되

 

각 방 쓰기로···
이젠 딴말 못해요

 

그걸 받아들일까?

 

모르죠

 

빨리 끝낼수록 좋아요

 

촬영을 쉬면 안돼요

 

계단에서 한 씬이 있어

 

결말을 다시 찍자

 

재 촬영 23
1-1

 

액션!

 

댁이 '이반'의 전처군요

 

정신 병원에
20년 입원했던···

 

퇴원했어
지금은 이렇게

 

네 옆에 있잖아

 

안 내려가고 뭐해?

 

그이를 빨리
보고 싶다면서?

 

먼저 내려가세요

 

급한건 너잖아
난 20년을 기다렸어

 

어서 가

 

아까 말했듯이

 

남편과 끝낸 후
길을 걷는데

 

웬 남자가 날 보더군
멋졌어

 

엉덩이도

 

발도···

 

집에 데려와
계속 섹스를 했지

 

섹스는 흥미로운
사회적 이슈야

 

- 어땠어요?
- 침대에서?

 

죽여주더군
황홀한 경험이었어

 

이 씬 좋군

 

발가락도 컸지!

 

매일 '레나'는
축 늘어져 왔지

 

반복된 촬영으로

 

좋은 컷을
하나씩은 건졌어

 

'마텔'과 사는건 지옥이었지

 

말은 안했지만 뻔했어

 

촬영 완료후
이젠 헤어지랬더니

 

편집 후까진 안된대

 

최고의 컷들로 내가 편집을
끝내기 전까진···

 

네?

 

'레나'예요

 

무슨 일 있어?

 

밑에 와있는데
택시비가 없어요

 

내려갈게

 

곧 올게

 

화장실에 계세요

 

왜 그래?

 

대판 싸웠어요

 

옷을 찢고 날
길에 내던졌어요

 

기사에게 팁 좀 줘요
재킷을 빌려줬어요

 

개자식!

 

당장 경찰에 신고하자

 

안돼요
날 멀리 데려가줘요

 

물론이지
어디든 말만해

 

카메라 줘봐

 

뭘 써요?

 

'골포 해변의 비밀'

 

사진 찍을땐
연인이 없었어

 

비밀이 뭔데요?

 

아직은 몰라
써봐야 알지

 

우리가 그 연인이군요

 

저게 뭐지?

 

다리 같은데?

 

팔이야

 

다리가 둘 더 있어!

 

둘이 이 모습으로 죽었군

 

두 남녀가···

 

포옹한 채 죽었어

 

금새 한 달이 지났지

 

돌아가야 되는걸
알면서도

 

우린 계속 미뤘지

 

난 엄마와 네가 걱정됐어

 

제대로 얘기도 않고

 

아픈 널 두고 떠나와서···

 

네, 도착했어요
표백제?

 

필요 없어요

 

다음 주에 갈게요
끊어요

 

죄송하지만
혹시 일손이 필요하신지

 

궁금해서요

 

필요하죠

 

이제 곧 관광객이
몰릴 시즌이라···

 

경험은 있나요?

 

네, 마드리드에서
비서로 일했어요

 

2개 국어 하구요

 

오후부터 일단 일해보고
결정하죠

 

감사합니다

 

잠깐만요

 

이 광고의 여자가
아가씰 꼭 닮았어요

곧 개봉

 

여인들과 가방

 

전 아니에요

 

드디어 일을 벌였군

 

개봉하긴 너무
이르잖아요?

 

돌아오게 하려고
수 쓰는거야

 

아예 수배 전단을 뿌리지

 

어쩌죠?

 

놔둬, 신경 꺼

 

오늘 밤 초연
대 실패

 

뭐래?

 

불참한걸 보니
바보는 아니래요

 

망할 놈들!

 

'주디트'?

 

나야

 

급히 할말이 있어

 

전화 좀 해줘

 

번호 알려줄게

 

84 51 32···

 

28···

 

미안
28 84 51 32

 

'해리 케인'이라는
이름으로 투숙했어

 

듣고 있어?

 

전화 기다릴게

 

전화 안 왔어요?

 

 

왜요?

 

화나서였겠지

 

그래도 상황은
말해줬어야죠

 

그 일은 여태
언급한 적 없어

 

안 궁금했어요?

 

나?
미치게 궁금했지

 

엄마와 편집자에게
이틀간 전화했지만

 

대답이 없길래

 

내 눈으로 보려고
마드리드에 가기로 했지

 

처음 떨어져보네요

 

주말에 돌아올게

 

걱정되면 같이 가

 

아뇨, 여??을래요

 

마드리드는 무서워요

 

'레나'는 우리가 꿈꿔온 것처럼
내 품에서 죽지 못했어

 

떨어져 앉아 있었으니까···

 

나만 남겨놓고 떠났지

 

'마테오'

 

말 좀 해봐요

 

'마테오'는 죽었어

 

그런 말 말구요

 

이름을 부르면
대답을 안해요

 

'마테오'는 죽었다면서···

 

시각적인 작품을
많이 만드셨어요

 

어둠 속에서 사는건
그에게 곧 죽음이죠

 

- 회복될 가능성은요?
- 없어요

 

신경이 손상돼서
회복이 불가능합니다

 

아주 잘했어요

 

좋아요

 

오른쪽에 계단 있어요

 

여긴 아니고···
좀 더 가야돼요

 

계단 앞까지 부축할게요

 

가요

 

옳지

 

거의 다 왔어요

 

차까지 몇 계단
내려가야 돼요

 

조심해요
계단이 높아요

 

10인치쯤 돼요
재봤어요

 

가방 좀 내려놓구요

 

가요

 

처음이 제일 힘들죠

 

나만 믿어요

 

발을 앞으로 밀어요

 

옳지, 가요

 

잘했어요

 

자···
두번째 계단이에요

 

조금만 더···

 

이제 계단 없어요

 

'레나'의 어머닌
만나봤어?

 

 

뭐라고 하셔?

 

고마운 '어네스토'가
다 잘 처리했다고···

 

- '레나'도 거??어?
- 네

 

아버지 곁에 묻혔어요

 

무덤 봤어?

 

 

어때?

 

단순해요

 

어머니가 화려한걸
원치 않아서···

 

엄마, 바다예요!

 

파마라예요

 

좀 세워줘
내리게···

 

안돼요
혼자 어쩌려구요?

 

모텔로 가서
볼일 보고 와

 

해변에서 기다릴게

 

- 나도 내릴래요
- 바람 많이 불어

 

- 괜찮아요
- 조용히 해 '디에고'

 

세워주세요

 

엄마
나도 여??을래요

 

바다는
처음 본단 말야

 

알았어

 

- 옷 잘 입고···
- 네

 

물 가까이 가지마
손 잡아

 

손 놓으면 안돼

 

옷 좀 여며요

 

이런···

 

이제 됐어요

 

조심해요
계단 있어요

 

가요

 

잠깐 기다려요

 

실례합니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마테오 블랑코'씨
숙박비 내려구요

 

누구요?

 

'마테오 블랑코'

 

그런 이름의 손님 없는데···

 

없지?

 

 

사고 당한 분 말이에요

 

'해리 케인'씨요?

 

네, 맞아요

 

'해리'!

 

'해리 케인'!

 

우리 여기 있어!

 

그만 가야죠
'해리'

 

어서 가자
'디에고'

 

아저씨 손 잡아

 

더 있다 가면 안돼요?

 

엄마 말씀 들어야지

 

바람 충분히 쐤어

 

나 여??어요 '해리'

 

발 조심하세요

 

파마라 기억나니?

 

네, 그날 바다를 처음 봤죠

 

짖던 개와 연이 기억 나요

 

나도 개 짖던거 기억 나

 

뭐해?

 

사진들 좀 붙여보려구요

 

한 장은 거의 맞췄어요

 

어떤 영화
보고 싶으세요?

 

'쟝 모로'의 음성을
듣고 싶군

 

전화 번호 몰라요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찾아봐

 

알았어요

 

'프리츠 장'
'줄 다산' '니콜라 레이'

 

더 위 쪽에···

 

'화니와 알렉산더'
'8과 1/2'

 

'마음의 등불'
'사형대···' 여??네요

 

- 전 이거 못봤어요
- 맘에 들면 좋겠군

 

이걸 어떻게 버리지?

 

경찰이 찾을텐데···

 

놔둬
'여인들과 가방'이야

 

무슨 말이에요?

 

몰라서 물어?

 

코카인 30파운드가
집에서 발견되면

 

난 체포될거야

 

그 가방이 왜
옷장에 있냐구요?

 

주인도 모르게···

 

음성이 어색한데?

 

아까 말했듯이

 

남편과 끝낸 후
길을 걷는데

 

웬 남자가 날 보더군

 

멋졌어
엉덩이도, 발도···

 

집에 데려와
계속 섹스를 했지

 

둘 다 너무 어색해

 

침대에서?
죽여주더군

 

봐, 솜털이 곤두섰어

 

왜 저렇게 엉망인
컷들로 편집했지?

 

오늘은 뭘 할거야?

 

집에 가야돼요

 

엄마가 오늘
돌아오신대요

 

아저씨 생신이라···

 

내 생일이야?

 

그렇대요

 

'주디트' 말이 맞겠지

 

생신 축하해요!

 

내가 저녁 사야겠군

 

아무도 없어요?

 

엄마

 

아들!

 

보고 싶어서 혼났다!

 

별 일 없지?

 

기미 보여?

 

 

오늘은 똥 눌
시간도 없었어

 

뭘 봐
그런게 하루 이틀이야?

 

미안해요

 

우리 아들 핸섬해졌네!

 

괜찮니?
걱정 많이 했다

 

괜찮아요

 

'마테오'가
간호를 잘해줘서···

 

'마테오'?

 

이젠 '해리'로 안 불러?

 

 

생일 선물 준비해야 돼

 

그동안 뭐하고 지냈어?

 

아무것두요

 

영화만 봤죠
얘기도 하고···

 

얘기?

 

 

무슨 얘기?

 

그만 좀 물어요

 

넌 어디가 아팠는데?

 

장염 걸렸단 핑계는
영화 속의 단골 소재야

 

사고가 있었는데
말 안할래요

 

사고?

 

무슨 사고였는데?

 

설명하기 좀···

 

해봐
나 바보 아냐

 

나중에 할게요
이젠 괜찮아요

 

난 선물로 DVD 살래요

 

둘이 무슨 말 했나
몰라도

 

난 아직 못한 말이 있어요

 

물은 적도 없어

 

속으론 수천번 물었겠죠

 

이건 생일 선물이에요

 

네게 주는 선물도 돼

 

당신 둘이 사라진 후

 

'어네스토'는 복수를 원했죠

 

- 그만해
- 아녜요

 

오늘 힘들었잖아

그래서,
끝은 잘 맺고 싶어요

 

그는 복수할
작전을 세웠어요

 

그걸 실행하려면
나와 편집자,

 

두 사람을 매수해야했죠

 

미친 짓이었지만
우린...

 

망설임 없이 동의했어요

 

'루이스'와 나요

 

'어네스토'는 내게
알리바이를 만들어줬죠

 

6주간 미국의
병원에 가서

 

'디에고'의 병을
치료하고 오랬어요

 

자기가 당신 영화를
망칠 동안

 

떠나 있으라고···

 

그게 복수였어요

 

당신 영화를
쓰레기로 만드는거···

 

난 안가기로 했어요
치료도 여기서 하고···

 

모든걸 보고 싶었죠

 

이왕 배신할 바엔

 

고통의 대가도
치루고 싶었어요

 

고문이더군요

 

'어네스토'가 고른
최악의 컷들을

 

'루이스'가 편집해서

 

쓰레기로 만드는걸
보기가···

 

그걸 견디려,
더 큰 고통을 자초했죠

 

질투심땜에 날
그 자에게 팔았어요

 

말도 없이 떠난걸

 

절대 용서할수
없었거든요

 

당신 둘과
나 자신에게 복수한거죠

 

'디에고'만은 결백해요

 

용서해라, 내 아들

 

그런 고통을 감춘
에미 밑에서

 

널 자라게 하다니···

 

진토닉 한잔 더요

 

그런 눈으로 보지마

 

고마워요

 

더 이상 말 안해도 돼

 

하긴,

 

다시 '마테오'가 됐다니
할말 없네요

 

충분히 말했어

 

아뇨
더 남았어요

 

당신 둘의
행방이 묘연하자

 

둘을 자극하려고

 

'어네스토'는
시사회를 열었죠

 

반응이 없자
초조해진 그는

 

당신들 행방을
내게 물었지만

 

나 역시 몰랐어요

 

그래서 전화 안했어
연루 안시키려고···

 

그는 탐정들도
고용했지만

 

그들이
찾아내기 전에

 

당신이 전화를 했죠

 

시사회 이틀 뒤에···

 

난 대답하기가
너무 부끄럽고

 

현기증이 났어요
지금도 그래요

 

당신에 대해
'어네스토'가 또 묻자

 

나도 모르게

 

파마라 번호를 알려줬죠

 

그는 아들을 보내
찾게 했어요

 

사고를 발견,
병원에 전화한건

 

아들이었어요

 

사고와는 관련 없어요?

 

없어

 

하지만 내가

 

연락처만 안 알려줬다면

 

그 사고는 없었을거야

 

왜 그런 생각을 해?

 

모르겠어요

 

양심의 가책 때문이겠죠

 

그만 됐어

 

14년을
가책에 시달렸으면···

 

부축해 드릴게요

 

아냐, 됐어

 

잘 가

 

필요한거 있으면
전화해요

 

'디에고'입니다
메시지 남기세요

 

'디에고', '마테오'야

 

새벽에 미안하다

 

엄마한테 전화 좀
하라고 전해줘, 고맙다

 

- 일찍 오셨네요
- 잠이 안 와서···

 

저런!
커피와 토스트요?

 

응, 우선 여기로
전화 좀 해주겠나?

 

'레이 X'?

 

- 여기요
- 고맙네

 

커피 드릴게요

 

'어네스토'?

 

누구세요?

 

일찍 미안하네

 

'마테오 블랑코'야

 

뭐하는거야?

 

아침을 잘 먹어야죠

 

몸은 어때요?

 

골이 좀 아프지만
괜찮아

 

어제 다 털어놔서 후련해

 

도와줄게

 

앉아계세요

 

앉아요

 

'디에고'

 

어제 네게 못한 말이 있어

 

나중에요
아침 먹고···

 

지금 못하면 영원히 못해

 

1980년대 말에

 

난 '마테오'와 연애를 했어

 

어제도 낌새 챘지만
전부터 알았어요

 

정말?

 

뻔하잖아요

 

두 분 침실 커튼도 같고

 

두 집에 똑같은
여행 기념품도 있고···

 

그래

 

네가 모르는게 또 있어

 

'마테오'가 네 아빠야

 

'마테오'가요?

 

그래

 

내 친 아버지라는

 

엄마의 달아난 애인은
가공 인물이에요?

 

진실을 숨길순 있어도

 

없는걸 만들어 내진 못해

 

달아난 애인,
있었지

 

알고 보니 게이더라

 

아주 잠깐 사귀었어

 

'마테오'도 알아요?

 

미쳤니?

 

그때 물어봤지만
시침 뗐지

 

부담 주기 싫었어

 

애로 발목 잡기
싫었거든

 

앨 원하는지도
알수 없고···

 

맙소사, '마테오'가
아버지라니!

 

참, 아침에
전화 하셨어요

 

'마테오'가?
무슨 일로?

 

전화 달래요

 

왜 안 깨웠니?

 

쉬셔야될 것 같아서요

 

급한 일도 아니랬고···

 

전화기 줘봐

 

저예요

 

무슨 일 있어요?
필요한거 있어요?

 

별일 없어

 

필요한건 있지

 

그 영화 필름 4만 미터···
새로 편집할···

 

여긴 아들 놈 집이야

 

94년에 영화자료를
다 없앴대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손 썼네

 

- 거긴 왜 갔어요?
- 돈 뜯으려고···

 

우린 돈이 필요하고
얜 많아

 

'디에고'에게 월급도 줘야지

 

클럽 안 나가게···

 

바보 짓 말아요

 

'레나'의 죽음은
이 놈 탓이야

 

맙소사!

 

잠깐만요
할 말 있어요

 

어제 다 말했잖아

 

좀 들어봐요!

 

난 그 영화 제작 매니저라

 

모든 자료에
접근할수 있었죠

 

'어네스토'가 없애랬던
필름을 가로채

 

집에 보관해 뒀어요

 

거짓말이지?

 

편집을 원할줄 몰라서
말 안했어요

 

다 있어요

 

더블 컷, 인터메가
음향 테이프!

 

다 드릴게요

 

그럼 다 달라져

 

빨리 거길 나와요

 

걘 그 일과
아무 상관 없어요

 

란자로테에 왔던
이유는 들어야지

 

끊어
나중에 걸게

 

'어네스토'와 카메라···

 

넌 엿보는게 취미지

 

네, 하지만
죽일 생각 없었어요

 

못 믿겠어

 

이 메이킹 필름이
증거예요

 

필요 없어
난 못 봐

 

믿을만한 사람에게
봐달라고 해요

 

이건 '마테오 블랑코'의
마지막 영상입니다

 

일명 '해리 케인'

 

그 걸작 다큐,
어때?

 

흥미롭네요

 

어떤 장면이야?

 

식당에서
돌아오는 중이에요

 

깜깜했는데
어떻게 찍었지?

 

헤드라이트와
조명 장치 덕에

 

시야는 꽤 밝아요

 

디지털 보정도 했네요

 

그는 사고 낸
범인이 아니에요

 

되려 최초로
도와준 사람이죠

 

운전하면서 어떻게 찍었지?

 

모르죠

 

또 말해줄거 없어?

 

지금 장면은?

 

교차로에서 딴 차가
지나가길 기다려요

 

'레나'와 키스해요

 

키스?
기억이 안 나

 

평범한 키스예요
연인끼리 습관처럼 하는···

 

마지막 키스군

 

 

아저씨 품에 안겨
죽진 않았어요

 

살아서 느낀
마지막 감각은

 

입술 맛이었네요

 

여기야?

 

 

한 프레임씩 틀어
오래 나오게···

 

촬영 14년 만에

 

'여인들과 가방'을
편집할수 있었다

 

- 웬일이에요?
- 메시지 못들었어?

 

'이반'은 소식도 없어요

 

이 가방 뭐야?

 

'이반' 거예요
떠난대요

 

목발은?

 

그의 전처가 날
계단에서 밀었어요

 

나도 남편과 이혼했어

 

안됐네요

 

커피 좀
따라다 줄래요?

 

밤새 '이반'을 찾다가

 

아침 촬영까지 하느라
꼴딱 샜어요

 

나도 못 잤어

 

- 언제 이혼했어요?
- 나흘 전에···

 

- 설탕 줘?
- 아뇨

 

각오한 일이야

 

남편과 끝낸후 길을 걷는데
웬 남자가 날 보더군

 

가즈파초네
먹어도 돼?

 

안돼요!

 

수면제 한 통을 넣었어요

 

왜?

 

'이반' 먹이려고···
가즈파초를 좋아해요

 

미쳤어, '피나'?

 

전화 안 해서
전화도 박살냈어요

 

발에 걸려 넘어질뻔했지만
안 물어봤어

 

침대 위의 저거···

 

연기 아냐?

 

성냥불이 떨어졌는데
안 껐어요

 

깨끗이 다 타라고···

커피 안 마셔요?

 

무슨 말 했었죠?

 

그래, 참!

 

나도 집에...

 

여행 가방이 있다구

 

남편 거?

 

아니

 

최상급 코카인이
30파운드 든 가방

 

마약 거래해요?

 

아니!
나 시의원이야

 

옷장 속에 있더군
뜬금 없이···

 

빨리 그걸 치워야 돼

 

정치판에 약쟁이 많아

 

5파운드 쯤은
처분할수 있지만 나머진···

 

버려요

 

멍청한 소리 마

 

경찰이 찾아내면 난 끝나

 

- 무슨 말이에요?
- 몰라서 물어?

 

코카인이 발견되면
난 당장 체포된다구

 

내 말은 그 가방이
왜 옷장에 있냐구요

 

아까 말했듯이
남편과 끝낸 뒤

 

길을 걷는데 웬
남자가 날 보더군

 

멋졌어

 

엉덩이도

 

발도···

 

집에 데려와 섹스를 했지

 

섹스는 흥미로운
사회적 이슈야

 

어땠어요?

 

침대에서?
끝내줬지

 

황홀한 경험이었어

 

발가락도 크더라

 

봐, 솜털이 곤두섰어

 

그리고는요?

 

섹스 후
며칠 묵어도 되냐고 묻더군

 

- 머핀 있어?
- 네, 선반에···

 

- 카라멜도 있어요
- 그건 이따 먹자

 

일단 알았다곤 했지만
확답은 안줬어

 

쉬운 여자로 볼까봐···

 

그래도 가방 싸들고
들어왔는데

 

어젯밤 TV에

 

그 인간이 체포되는
장면이 나오잖아

 

스페인 최고의
큰손 마약 딜러래

 

맙소사

 

뭔가 이상하다 싶어,
가방을 열어봤더니

 

코카인 봉지가
잔뜩 들었더군

 

한 봉지 꺼내서

 

집을 나온후
안 들어갔어

 

놀라운 얘기네!

 

섹스는 엄청 잘하더라

 

스트레스 많이
받고 살텐데

 

매번 마지막인듯
서비스가 죽여줘

 

소름 돋는거 봐

 

아무튼 재주 좋으셔

 

가방은 어쩔거예요?

 

가방?

 

안 그래도

 

가져와도 되는지
물어볼 참이었어

 

- 듣고 있어?
- 네

 

이리 가져올게

 

내 집에서 발견되면
일이 커져

 

시의원이 마약에 연루되면

 

시장도 당도 곤란해져

 

안 그래도 말들 많은데···

 

왜 소릴 쳐요?

 

경찰이야!

 

여기 온거 아무도
모르잖아요

 

난 어릴때부터
남들 눈에 띄었어

 

커피 마시러 온 척 해요

 

여기까지 재 편집했어요

 

계속 할 만한 가치가 있어?

 

바보 짓일까?

 

웃겨 죽을뻔 했어요
결말이 너무 궁금해요

 

훌륭해요 '마테오'

 

재밌어요
재 개봉하세요

 

중요한건 작품을
완성하는거야

 

비록 눈이 안보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