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ame.Bovary.2014.LIMITED.1080p.BluRay.x264-DRONES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카미유, 엠마, 제자리로 가

 

부디 그 사람이
운명의 짝이기를

 

부디 그 사람이
운명의 짝이기를

 

부디 그 사람이
운명의 짝이기를

 

엠마

 

네 엄마가 죽었을 때
난 울었단다

 

어린 딸을 어찌 키울지

 

막막했지

 

정말 말 그대로
눈앞이 캄캄했단다

 

찰스, 자넨 좋은 남자일세

 

좋은 의사고

 

이제야 자네 장모도
편히 눈감을 게야

 

네 엄마가 아끼던
결혼 선물이다

 

맛난 걸 먹을 땐
우릴 생각해 주렴

 

건배!

 

건배!

 

이쪽은 앙리에트

 

마님

 

짐을 좀 옮겨 주겠나?

 

그럼요, 주세요, 마님

 

고마워

 

무슨 일 있소?

 

익숙해질 거요

 

저도 드레스를 벗어야겠어요

 

혼자선 못 벗어요

 

미안하오

 

더 주무시오, 괜히 깨웠구려

 

옆에 있어요

 

안식은 의사가 아니라
환자를 위한 거요

 

하지만 의사들도 남편이잖아요

 

저녁에나 그렇지

 

즐거운 하루 보내요

 

정말 예뻐요, 마님

 

고마워

 

지금 먹을 거요?

 

그럼요

 

오후 내내 만들었겠구려

 

괜한 고생을 했소

 

앙리에트에게 시키면
금세 과일 따올 것을

 

그게 좋으세요?

 

식습관이라

 

과일 부탁해

 

재밌는 환자 없었어요?

 

흥미로운 질병이라거나

 

흥미?

 

오전에 피를 뽑을
환자가 있어서

 

거머리를 썼다오

 

환자의 부인이 내 점심으로

 

버섯 오믈렛을 준비해 줬소

 

아, 병명을 모르는
환자도 있었지

 

요강을 검사해도
알 수가 없었소

 

마님?

 

뢰르 씨가 찾아오셨습니다

 

풍문대로 아름다우시군요

 

과찬이세요

 

머리를 단정히 해야 했는데
행색이 이래서 죄송해요

 

아닙니다, 제가 불쑥 왔죠

 

오늘이 가기 전에
뵈려고 왔답니다

 

고상한 취향을 가지신
분이라 들었습니다

 

전 그런 분들을
모시는 사람입죠

 

부탁하시는 물건은
뭐든 구해 드립니다

 

루앙을 주 2회 방문하니까

 

- 정말요?
- 그럼요

 

최고의 상점들은
모두 꿰고 있답니다

 

말씀만 하세요
연애 소설, 초콜릿, 사탕

 

보세요

 

정말 아름답죠?

 

그러게요

 

얼마나 필요하세요?

 

사진 못해요
여기 막 왔거든요

 

그리고 이건 진주로 만들었죠

 

서인도 제도에서
세공한 물건입니다

 

정말 예뻐요

 

그래도 너무 일러요

 

보여 드릴 게 있어요

 

아버지께서 주신
결혼 선물이에요

 

이렇게 예쁠 수가

 

우린 취향이 비슷하군요

 

그래도 이건 꼭 사셔야 해요

 

알제리에서 짠 직물인데

 

최상급 실크랍니다
한번 만져 보시죠

 

취향이 정말 훌륭하시군요!

 

감사해요

 

천사 같네요

 

장식을 보세요

 

금실로 짜서
밤하늘의 별빛 같죠

 

얼마예요?

 

거저나 다름없죠

 

예쁘긴 한데 너무 일러요

 

찰스에게 말도 못 했고요

 

저도 이해합니다
그럼 패션 잡지와

 

패브릭 책을 드리고 가죠

 

돈 걱정은 마세요
외상도 되니까요

 

부군께 부담되진 않을 겁니다

 

외상요?

 

사정이 되실 때 갚으시는 거죠

 

이것도 예쁘죠?

 

부티크를 운영하는
뢰르 씨 댁이오

 

"파리 최신 유행 숍
뢰르의 부티크"

 

여기가 마을 끝이오

 

갑시다

 

약제사 오메 씨를
소개해 드리겠소

 

왕래가 잦은 분이오

 

이번 달이랍니다

 

엠마!

 

드디어 뵙는군요
아름다우십니다

 

용빌에 잘 오셨어요

 

부인

 

저분은 오메 씨
세무사 비네 씨

 

그리고 법무 서기
레옹 뒤퓌 씨

 

먼 길 오셔서 피곤하시겠어요

 

집을 옮겨서 좋은걸요

 

한곳에만 있는 건 지루하잖아요

 

동감이에요

 

난 아니야

 

매일 같은 침대에서
편히 자는 게 좋지

 

찰스, 여행보다
좋은 것도 없어요

 

안장에 시달려 봐야
그런 말 못 하지

 

아뇨, 언제 가도 좋더라고요

 

작년엔 스위스에 있었어요

 

계곡이 웅장하고
호수도 얼마나 멋진지

 

제 열정을 자극하고...

 

엠마, 레옹의 직업에
속으면 안 돼요

 

직업이 서기일 뿐이지

 

프랑스가 알아주는
로맨티시스트니까

 

웃을 일이 아니에요
실로 걱정할 수준이라

 

요전엔 침실에서
'수호천사'를 부르더군요

 

어찌나 열정적으로 부르던지

 

음악처럼 제 영혼을
울리는 건 없죠

 

부인까지 이러시기예요?
합리적으로 사셔야죠

 

그리고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저한테요?

 

주방에 가서 보여 드리죠

 

잠깐 실례

 

비네 씨, 빵 좀
건네주시겠어요?

 

히폴리테는 이 술집에서
일하는 친구인데

 

장애가 있어서
고충이 심하답니다

 

안 그런가?

 

부인께 발을 보여 드리게

 

흉하지 않습니까?

 

딱하네요

 

엠마

 

우리도 진보의 은총을
받으며 살아야 해요

 

저 친구를 수술하도록
찰스를 설득해 주세요

 

저부터 납득해야
할 거 아닙니까?

 

자넬 위한 일이야!

 

괜찮으시겠습니까?

 

제가 나설 자리가 아니라서요

 

아뇨, 관습과 형식은
잊어버리세요

 

위험 부담도 없어요
유익한 일이죠

 

성공, 고통 경감
보기에도 한결 좋고

 

게다가 의사의 명성도
올라갈 테니까

 

관심은 가지만

 

제가 아니라
찰스가 결정할 일이에요

 

알겠습니다

 

그럼 설득이라도
도와주시겠어요?

 

상황을 보죠

 

나 원...

 

정원 손볼 시간이 없었소

 

꾸미면 예쁘겠어요

 

제가 신경 쓸게요

 

이쪽에 연못을
만드는 건 어때요?

 

시간 많으니까 천천히 생각하고

 

그만 들어갑시다

 

당신도 보면 재밌을 거예요

 

그렇겠지

 

그래도 추운 아침에
볼 필요 없잖소

 

끝나 갑니다

 

거의 다 했어요

 

됐습니다, 옷 입으시죠

 

아뇨, 그건 수술하고
조치하는 겁니다

 

다이어그램이 굉장히 자세하네요

 

네, 그런 것들은
처음 보실 겁니다

 

여긴 손을 썼군요

 

이 기계의 장래성을
보셔야 합니다

 

산업의 상징이자
공학의 위업이죠

 

바퀴가 말의 움직임을
일정하게 유지해 줍니다

 

보세요

 

말에게 아주 불편한
구조 같습니다만

 

말은 언제 쉽니까?

 

두 마리가 교대로
작업하든지 해야...

 

어디든 기분 전환할
거리는 있나 보군요

 

우리는 겨우 이건가요?

 

여기가 파리는 아니니까요

 

가 보셨어요?

 

 

상상하시는 것보다 훨씬 좋아요

 

오감을 자극하는 도시죠

 

용빌과는 정반대랄까

 

사과드릴게요, 말실수를 했네요

 

이제 막 오신 분인데

 

솔직히 영혼을 살찌게
할 수 없는 곳이죠

 

말하고 나니까 죄책감이 드네요

 

그러지 마세요

 

죄책감은 도움이 안 돼요

 

수녀원 학교에 보내지기 전엔

 

하얀 얼굴의 경건한 여인들과

 

예쁜 묵주 따위를 동경했어요

 

그렇게 되고 싶었지만
되질 않았어요

 

서약을 지키기가 어렵더라고요

 

고해성사 할 땐
죄도 지어냈는걸요

 

정말 창피했어요

 

전 절제가 아니라
감정만을 원했으니까요

 

수녀님들은 제가 자격이 없다며

 

연애 소설을 읽고
욕구만을 따른다고

 

학교에서 내보냈어요

 

그게 정말 아팠죠

 

후에 깨달았지만

 

내 행복을 방해한 건
죄책감이었어요

 

그럼 그 행복을
여기서 찾으셨어요?

 

죄송해요, 오신 줄 몰랐어요

 

찰스는 왕진 중이에요

 

찰스를 보러 온 게 아니에요

 

아니세요?

 

그럼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도와주실 건 없고

 

산책이라도 같이 했으면 해서요

 

산책요?

 

날씨가 좋아요

 

선물이 있어요

 

받을 수 없어요

 

별거 아니에요
파리에서 산 건데

 

받으세요

 

어릴 때 이런 지도가
하나 있었어요

 

밤마다 눈을 감고
거리를 상상했죠

 

바쁜 사람들 사이를
마차로 지나가는 상상

 

다들 어딘가 갈 곳이 있었어요

 

다 걸어야겠군

 

내가 또 이겼네요

 

난 자야겠소

 

- 더 해도 돼요?
- 안 될 거 없지

 

- 들어가네
- 주무세요

 

같이 가요

 

부탁이에요, 할 말이 있어요

 

미쳐버릴까 두려워요
온통 당신 생각뿐이에요

 

내 목소리도 들리질 않고

 

당신 목소리만 들려요

 

난 결혼했어요

 

당신 마음도 나와 같잖아요

 

이제 가서 앉아라
장난 그만 치고

 

샬럿, 똑바로 앉아
모두 주목해라

 

말썽꾸러기들

 

철이 없어요

 

좋아 보이시는군요
보바리 부인

 

기분이 좋진 않아요

 

저도 그렇습니다

 

뭘 잘못 먹었는지
계절 탓인지

 

날이 쌀쌀해지면
약해지지 않습니까

 

- 그런가 봐요
- 네

 

우린 고통받기 위해
태어났다고도 하죠

 

젊디젊은 어머니들이나

 

성자들이나

 

식사가 부실하면 고생이랍니다

 

그렇다면 신부님

 

배는 채웠는데
채우지 못한...

 

겨울에 불을 안 때십니까?

 

그것도 상관있나요?

 

상관있냐고요?

 

따듯하게 지내고
배부르게 먹고

 

좋은 남편이 있으면

 

부데!

 

귀를 잡아당겨야 정신을 차리지

 

말이 나와서 말인데
보바리 씨는 어떠십니까?

 

실은 그 문제로
찾아온 거라...

 

격무에 시달려서 편찮으시군요

 

이곳에선 두 명이
유난히 바쁘죠

 

영혼의 의사인 저
육신의 의사인 부군

 

많이 편찮아 보이세요
그만 돌아가시죠

 

첫 성찬식이 곧 있으니까

 

이 악마들을 물리쳐 드리죠

 

얌전히 있으라고 그리 말했거늘

 

모두 집중해라

 

레옹이 루앙으로
가는 건 아시오?

 

오늘 오메 씨에게 들었소

 

갑자기 간다 해서
오메 씨도 화가 났소

 

다른 세입자를 찾게 생겼다고

 

언제 가신대요?

 

내일 아니면 모레요

 

그리 충동적인
사람인지 몰랐는데

 

주인님께 말씀드릴까요?

 

그러지 마

 

걱정하실 거야

 

신경을 많이 써서 그래

 

다 지나갈 거예요

 

여기가 좋아지실 거예요

 

드디어 행복을 찾겠구나 했는데

 

이곳의 평온함은
내가 꿈꾸던 게 아냐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와도

 

늘 똑같이 달라진 게 없어

 

이게 주님의 뜻일까?

 

캄캄한 복도 끝에
잠긴 문이 기다리는 거야?

 

늘 책만 보는구려
눈이 피로하겠소

 

책이 재밌어서요
동양에 대한 책이에요

 

의복이나 의식
의술 얘기도 있어요

 

읽어 드릴까요?
유용할지 모르는데

 

흥밋거리는 되겠지만
용빌에선 필요 없잖소

 

그래도 평생 여기서만
살 건 아니잖아요

 

실망시켜 미안하지만
동양에 갈 일은 없소

 

그건 알지만 파리나
루앙엔 갈 수 있잖아요

 

시골 의사가 루앙에
의원을 열기 쉽겠소?

 

당신은 시골 의사가 아니에요!

 

조금 더 세게 해 드릴까요?

 

감사합니다

 

우리 의사가 루앙에
의원을 여는 바람에

 

우리 성에 의사가 없답니다

 

그렇군요

 

보바리 부인 되시죠?

 

선생님께선 복 받으셨군요

 

팔이 부러졌군요

 

엠마, 앙리에트에게
더운물 부탁해 주시오

 

괜찮습니다

 

혹시 일요일에도 근무하십니까?

 

아뇨, 후작님

 

일요일은 아내와 보냅니다

 

그럼 괜찮겠군요
부인과 함께 오시죠

 

일요일에 사냥을 주최해서
의사가 필요합니다

 

와 주시겠습니까?

 

그게...

 

부인도 같이 오시죠

 

사냥이라고 하셨나요?

 

일요일이면...

 

뭐, 안 될 이유는 없죠

 

다행이군요, 기대하겠습니다

 

"파리 최신 유행 숍
뢰르의 부티크"

 

보바리 부인, 어서 오세요

 

오늘도 아름다우십니다

 

찰스와 멋진 행사에
초대를 받았어요

 

당데르빌리에 후작님이
사냥에 초대하셨어요

 

마땅한 승마복이
없단 말씀이시겠죠?

 

이건 굉장히 비쌀 텐데요

 

외상도 된다고 하셨잖아요

 

돈은 문제가 아니죠
해결책일 뿐

 

선생님

 

부인을 모셔가는
무례를 용서하시죠

 

적적하실까 봐 준비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사냥 되시오
엠마도 즐거울 겁니다

 

저는 안장이라면 질색이라서

 

여기 있는 게 더 좋습니다

 

내빈 여러분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이 들뜬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군요

 

사냥은 제 삶과
영혼의 일부랍니다

 

그 누가 말을 타는 사냥꾼보다

 

충실하게 살며
깊이 사랑하겠습니까?

 

자, 여러분

 

말에 오릅시다

 

들어와

 

좋은 아침입니다

 

그래

 

마님

 

왜 그러세요?

 

하녀복을 안 입는구나

 

원래 안 입었는데요

 

내 잘못이지
사 준 적이 없으니

 

제 옷으로도 괜찮은데요

 

그래도 복장은 제대로 갖춰야지

 

뢰르 씨에게 가 봐

 

괜찮은 옷을 골라 줄 거야

 

알겠습니다, 마님

 

그건 뭐예요?

 

뭐 말이오?

 

저 상자요

 

담배 상자요

 

후작님에게 돌려줄
기회가 없어서

 

히폴리테를 수술하고
하나 피우셔야죠

 

상자는 제가 돌려드릴게요

 

생각해 봤소만...

 

생각할 게 뭐 있어요?

 

우리도 진보해야죠

 

오메 씨는 걱정 말라던데

 

아니, 위험 부담이 있소

 

후작님의 의사도 루앙에
의원을 열었다잖아요

 

위험을 감수한 거죠

 

커튼을 전부 바꾸고 싶어요

 

금실로 수놓은
커튼을 찾아 주세요

 

찾으시는 게 뭔지 알겠군요

 

식탁보 두 개와

 

은촛대 두 개도 부탁드려요

 

은요?

 

금은 가격이 두 배잖아요

 

그래도 큰 금촛대를
하나 놓으면 근사하죠

 

은촛대 두 개보다
값도 덜할 겁니다

 

또 있나요?

 

하나 있긴 한데

 

편히 말씀하세요

 

양탄자를 본 게 있어서

 

양탄자 하나가
얼마나 하겠습니까?

 

그럼 드레스들은 어떡해요?

 

망설이지 마시고 그냥 사세요!

 

사랑하는 것들을
소유하지 못하면

 

사랑 안에서 사는 게 아닙니다

 

사랑 없는 가슴은
벙어리 가슴이에요

 

노래 없인 인생도 없죠

 

축제에 가는데 괜찮을까?

 

너무 수수하지 않나?

 

아름다우세요, 마님

 

몸매도 좋으세요

 

끼니마다 식초를
한 스푼씩 먹거든

 

한 주만 참으면 먹을 만해

 

선생님

 

부인

 

기분 좋은 아침이군요

 

네, 사람도 많고
너무 춥지도 않고

 

세상에, 엄청난 짐승이군요

 

대단하군요

 

수상 시간이군요

 

그럼 나중에 뵙죠
반가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먼저 집에 가서
쉬어도 될까요?

 

저녁 축제 보려면
쉬는 게 좋겠어요

 

몸이 안 좋소?

 

좀 피곤해서요

 

- 그럼 같이 갑시다
- 아뇨, 보고 오세요

 

걱정돼서 왔어요
많이 편찮으세요?

 

실은...

 

우울의 늪을 헤매고 있습니다

 

후작님이요?

 

내 사랑을 찾았더라면
그런 떠들썩한 놀이나

 

한심한 유흥 따위에
빠지지 않았겠죠

 

전 여자라 그런 위안도
허락되질 않아요

 

슬픈 위안이죠

 

그 안에 행복은 없답니다

 

첫 축사를 맡게 되어
영광스럽기 그지없습니다

 

국가에 대한 봉사만이
저의 의무이며...

 

또 의무, 늘 의무지

 

저 말은 신물이 납니다

 

사람의 의무는
훌륭한 것들을 느끼고

 

아름다운 것들을 아끼는 것이지

 

관습만을 따르는 게 아닙니다

 

어느 선까진
세상에 고개도 숙이고

 

사회의 윤리 기준도
받아들여야죠

 

하지만 두 개의
기준이 있답니다

 

영원하고 시적인 우리의 기준

 

다른 하나는?

 

한심한 관습

 

외람된 말씀이지만
여기까지 하시죠

 

그럼 우리 사이는
이제 뭡니까?

 

우정밖에는 드릴 수가 없어요

 

어찌 감히 여기까지 와서

 

우정을 논합니까?

 

보바리 부인

 

찰스가 돌려드리는 걸
깜빡해서요

 

험한 숲길을 뚫고
여기까지 온 게

 

고작 담배 상자
때문은 아니겠죠?

 

앉으시죠

 

저...

 

생각을 해 봤어요

 

그렇습니까? 뭘 생각하셨죠?

 

곰곰이 생각해 보니

 

결혼 전엔

 

극장에 앉은 아이처럼
미래를 기대했어요

 

기대감에 들떠서
시작하기만을 기다리는

 

현실을 몰랐던 게 축복이었죠

 

지금 돌아보니
무고한 죄수 같아요

 

죽지 말고 살아야 하는
형벌을 받았지만

 

형벌의 의미를 모르는 죄수

 

오래 살수록 확연히 느껴져요

 

인생은 실망 그 자체예요

 

부인은 수다 친구가
필요한 것 같군요

 

그런 여자들의 문제는
여자 친구들이...

 

당신이 필요해서 온 거예요

 

이런 절망 속에
살진 않을 거예요

 

엠마, 당신은 사과나무 아래서

 

오렌지 향을 기대하며
서 있는 겁니다

 

그러니 절망감을 느낄 수밖에

 

망상의 세계에서 길을 잃은 채

 

듣고 싶은 말들은 있지만

 

감정을 따라갈 용기는
없는 분이니

 

있어요!

 

저도 용기가 있어요
제발 밀어내지 마세요

 

그래요

 

진심이군요

 

여기까지 오기에도
큰 용기가 필요했겠죠?

 

마님, 오메 씨가 오셨어요

 

엠마

 

역시 아름답고
현명한 분이십니다

 

어떻게 하신 겁니까?

 

뢰르 씨가 도와주셨어요

 

뢰르 씨?

 

죄송하지만 집 얘기가 아닙니다

 

물론 취향은 훌륭하십니다만

 

찰스가 히폴리테의 발을
수술하기로 했답니다

 

그래요!

 

수술에 필요한 것들은
이 책에 다 있습니다

 

다 익힐 때까지 달달 볶으세요

 

- 네
- 좋습니다

 

머지않아 유명 의사의
부인이 되실 겁니다

 

왜 그러세요?

 

원하시던 일 아닙니까?

 

아니긴요

 

그렇죠

 

열심히 공부하세요, 찰스

 

절 사랑하세요?

 

물론 사랑하죠

 

많이?

 

그럼요

 

다른 사람들은
사랑한 적 없어요?

 

설마 동정일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겠죠?

 

당연하죠

 

당신 없인 못 살 만큼
사랑해서 그래요

 

신사 숙녀 여러분

 

찰스 보바리 선생님을
소개하겠습니다

 

오늘 절름발이로
평생을 고생하던

 

히폴리테의 발을
치료하실 겁니다

 

앞으로 나오시되
놀라지 마십시오

 

명심하세요

 

브랜디 더 마시게

 

자, 크게 한 모금 들이켜게나

 

- 그렇지
- 뒤빅 씨

 

상자를 잡아 주시죠

 

움직이면 안 됩니다

 

시작하겠습니다

 

알아

 

2차 절개

 

거의 다 됐어

 

다 됐어

 

여전히 유럽에 존재하는
편견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빛이 우리 조국을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목요일
작은 마을 용빌에서

 

위대한 수술과 인류애를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훌륭한 외과의 보바리 씨께서

 

만곡족 장애인을 수술하였습니다

 

마치 마법 같은 수술이었습니다

 

피 몇 방울 보이지 않은 채

 

반대 방향이던 힘줄을 바로잡아

 

의학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웠습니다

 

진보를 위해!

 

진보를 위해!

 

도와주세요!

 

미칠 것 같아요

 

비명을 그치질 않아요
죽는 줄 아나 봐요

 

진정하고 말해 보시오
환자가 어찌 됐는지

 

경련을 일으키면서

 

장치를 끼운 발로
벽을 차고 있어요

 

알았소

 

여보, 가서 잠깐
확인하고 오세요

 

금방 오실 겁니다

 

어때요?

 

상자를 제거했는데
부기가 생각보다 심하오

 

실수였나 보오

 

네?

 

엉뚱한 힘줄을 자른 모양이오

 

제대로 낫지 않으면

 

괴저가 시작돼서
절단해야 할 거요

 

- 부인
- 만지지 마세요!

 

왜 그러시오?

 

이렇게 될 일이 아니었잖아요

 

- 내 얼마나 사랑하는지...
- 그만하세요!

 

당신답지 않게 왜 이러시오?

 

혼자 좀 두세요!

 

어떻게 그이는 자기만 알까?

 

내 괴로움은 알지도 못하고

 

날 이해하려고 했던 적이 없어

 

날 불행하게만 해

 

날 때리기라도 하면
미워할 수나 있겠는데

 

왔군요

 

날 데려가 줘요, 부탁이에요

 

이러면 안 돼요

 

경솔하게 굴었다간
다칠 수도 있어요

 

당신은 결혼했잖아요

 

그럼 우리 결혼해서
다른 데서 살아요

 

파리에서!

 

제정신이 아니군요
그게 가능하겠어요?

 

의사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어요

 

백정이에요, 날 괴롭힌다고요

 

농부들이 기침하는 데서
식사하는 것도 싫고

 

역겨운 의학 얘기도
이제 못 참겠어요

 

용기를 가져요, 인내심을 갖고

 

내내 참았어요
충분히 괴로웠다고요

 

날 이렇게 두실 거예요?

 

알았어요

 

일 처리할 시간을 줘요

 

오늘 아름답구려

 

앙리에트, 그만 좀 울어

 

찰스를 잘 보살펴 줘

 

약속해 줘, 좋은 사람이야

 

감사합니다

 

누구야?

 

후작님이 보내신 선물이에요

 

- 오메 씨
- 죄송합니다

 

저도 호기심이 일어서

 

자두를 드시고?

 

설마 그러려고요

 

희한한 일일세

 

신경계라는 게
워낙 복잡하니까요

 

내 친구 브리도가 키우는 개는

 

코담뱃갑을 들이대면
늘 경련을 한답디다

 

신기하지 않습니까?

 

안 신기합니다

 

엠마가 깨겠어요

 

쉬시오, 편히 쉬어

 

이 의족이면 도움이 되시겠죠

 

소켓은 코르크로 안을 댔고

 

기능도 기능이지만
모양도 근사하답니다

 

주문한 적 없습니다만

 

부인께서 주문하셨죠

 

그리고 비싸진 않습니다
겨우 3백 프랑이죠

 

한 달이 됐습니다만
아직 미지불 상태라

 

지금 바로 주셔야겠습니다

 

그럼 환불하죠

 

주문 제작이라 불가능합니다

 

돈을 낼 순 없어요

 

찰스, 그래도 내셔야죠

 

아니면 법대로 할 수밖에요

 

봄까지 말미를 드리죠

 

그 후엔 5백 프랑이
추가로 붙습니다

 

부인의 병으로 발생한...

 

- 대출금까지
- 대출금 말이죠

 

알겠습니다

 

그리고 부인의 치료 약은
이게 아닐까 싶습니다만

 

엠마, 로메오 피단자라는
유명 바리톤 아시죠?

 

그럼요

 

그 사람이 왜요?

 

극장 소유주인
제 절친한 고객이

 

독주회를 여시는데

 

초대장이 몇 장 있습니다

 

귀한 고객들께만 드리는 겁니다

 

부인께서 필요한 건
이런 겁니다

 

예쁜 옷을 입고
풍류를 즐기는 삶

 

그 예쁜 실크 드레스를
입고 가면 완벽하겠죠

 

뒤에 매듭이 있는
드레스 말입니다

 

엠마

 

누가 왔는지 보시오

 

레옹, 이런 우연이!

 

루앙은 처음이세요?

 

난 여기서 의대를 다녔지만

 

엠마는 처음일세

 

실내 독주회도 처음이세요?

 

- 네
- 감상은요?

 

정말 아름다웠어요

 

기억에 남으실 거예요

 

어디 말해 보게
이곳에선 잘 지내나?

 

더 큰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어요

 

일하면서 공부를
마칠 생각이에요

 

루앙에서도 문화생활은
하고 계세요?

 

네, 오페라를 자주 보죠

 

훌륭한 테너들을 많이도 봤어요

 

루비니, 그리시, 페리아니

 

상상이 안 되네요

 

루비니는 내일 공연해요
이참에 보고 가세요

 

안타깝지만 아침에 돌아간다네

 

사실 4년을 머물면서도
오페라는 안 봤지

 

그 의미를 잘 모르겠더군

 

음악 때문에 대사가
들리지도 않고...

 

찰스

 

보고 가고 싶소?

 

성당에서 뵙죠

 

꼭 보셔야 해요

 

생각해 보시오

 

자고 나면
생각이 바뀔지 모르지

 

히폴리테, 내 손 잡게나

 

발은 좀 어때?

 

몇 푼 주시면
짐 들어 드릴게요

 

저거예요

 

- 여깄습니다
- 고마워요

 

무슨 편지예요?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소

 

부고를 듣고 달려왔습니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실까 해서

 

감사하지만
저희끼리도 괜찮아요

 

괜찮으시겠습니까?

 

 

죄송하지만
조용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 일에 대한 얘기입니다

 

그동안 부인께 잘해 드렸습니다

 

루앙에서 옛 친구를 보니
반갑지 않던가요?

 

이러시기엔 시기가
부적절하지 않나요?

 

부군께선 좋은 분입니다

 

다정하고, 명예를 중시하고

 

그래서요?

 

감당 못 할 빚이란 건
부인도 아실 테니

 

루앙에서의 일을
얘기하려는 겁니다

 

장례도 치르기 전인데
절 협박하는 거예요?

 

찰스가 5만 6천 제곱미터나
되는 땅을 상속한다고 하니

 

외상을 드리는 건
무리가 없습니다만

 

상태가 저러시니...

 

차라리 위임장을 달라고 하시죠

 

그렇게만 되면 부인과 저는

 

우리만의 거래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이거

 

이거

 

이건 아니고

 

너무 성급해서 자꾸 틀리는구려

 

이상하게 손가락이 뻣뻣해요

 

다시 해 보시오

 

강습도 안 받고서
늘 수가 없어요

 

그런 말 마시오

 

사실이에요

 

루앙에나 가야 배울 수 있는데

 

정 그렇다면 강습을 받읍시다

 

잘 다녀왔소?

 

 

새 양탄자가
참 멋지군요, 엠마

 

감사해요

 

앙리에트가 저녁
안 차려 드렸어요?

 

그렇소

 

시장하시겠어요
저녁 준비할게요

 

무슨 일이에요?

 

아까 무슨 말을
들어서 그러세요?

 

오메 씨 말이오? 별거 없었소

 

뢰르 씨가 부인을 찾아왔었소

 

청구서를 가져왔길래 열어 봤소

 

왜 열어 봤어요?

 

내가 버는 돈으론

 

당신이 사는 것들을
감당할 수가 없소

 

괜한 일로 신경 쓰지 마세요

 

우리 살림을 보세요

 

양탄자, 새 커튼, 의자까지

 

한번 둘러보세요

 

정말 좋은 물건을
싸게 산 거예요

 

전부 사치잖소!

 

이런 것 없이도 살 수 있소

 

그래도 좋아했잖아요

 

매일 그 의자에
앉지 않으세요?

 

겉 천까지 싼 의자는
필요 없었소

 

재킷의 실크 안감도

 

굴도, 피스타치오 크림도
필요 없단 말이오

 

모두 부자가 될 순 없는 거요

 

9월 2일 200프랑

 

10월 5일 375프랑
11월 20일 450프랑

 

끝이 없군요

 

빚이 10,000프랑입니다
이젠 갚으셔야 해요

 

그 큰돈을 어떻게 갚아요?

 

갚을 수 있죠

 

찰스의 유산으로

 

갑자기 어쩐 일이에요?

 

찰스와 심하게 싸웠어요

 

일하고 있어서 지금은 안 돼요

 

오후 시간만 잠깐 같이 있어요

 

안 돼요, 자리 비웠다고
벌써 쳐다보잖아요

 

오늘은 달라요

 

급히 상의할
일이 있단 말이에요

 

제발요, 법적인 일이에요

 

알았어요, 밖에서 기다려요

 

노르망디 공작처럼
뾰족한 수염을 길러 봐요

 

법적인 일이 뭔데요?

 

슈트 사러 가요, 검은색으로

 

살 생각 없어요, 돈도 없고

 

원래 그렇게 돈에 깐깐해요?

 

당연히 그래야죠

 

법적인 문제가 뭔데 그래요?

 

결혼요

 

결혼?

 

 

이미 결혼했잖아요

 

그러니까요

 

당신도 날 떠나려는 거죠?

 

다른 사람들처럼
딴 여자와 결혼하겠지

 

다른 사람들처럼?
무슨 사람들요?

 

- 모든 남자들처럼요
- 어떤 남자들?

 

당신들은 전부 악마야

 

지금은 같이 못 가요

 

레옹, 제발

 

오늘 밤에 그 호텔에서 봐요

 

그만 가요

 

레옹!

 

이러지 말아요

 

어제 안 왔잖아요
얘기 좀 해요

 

내가 무슨 꼴을
당하는지 알아요?

 

매일같이 동료들이 날 놀려대요

 

이 나쁜 놈!

 

겨우 놀림 따위
걱정하고 있어요?

 

날 사랑하지 않아요?

 

날 사랑하지 않아요?

 

레옹!

 

도저히 못 봐주겠군

 

유부녀 때문에
인생 망칠 셈인가?

 

당장 보내지 않으면
자넨 해고일세

 

알겠습니다, 지금 갈 겁니다

 

방금 누구였어요?

 

무슨 짓을 한 거요?

 

누구였어요?

 

집이 차압됐소

 

이럴 리가 없어

 

이럴 리가 없어요

 

뢰르 씨, 뭔가 잘못됐어요

 

14일 내로 퇴거하라는
차압 명령이 나왔어요

 

안 들리세요?

 

법이니 어쩔 수 없죠

 

어떻게 좀 해 주세요

 

방법이 없습니다
저도 사정이 힘들어서

 

루앙의 뱅카르 씨에게
빚을 다 넘겼습니다

 

약속하셨잖아요

 

저도 출혈이 큰데
어떻게 가만있습니까?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지

 

그럼 뱅카르 씨를
말리기라도 해 주세요

 

뱅카르를 말려요?

 

돈에 있어서는
곰보다 흉포한 작자예요

 

- 후작님에게 가 보시죠?
- 후작님요?

 

네, 돌아오셨다던데

 

말씀 끝나셨으면
전 이만 바빠서

 

보바리 부인
구호금 내러 오셨나요?

 

아뇨

 

그럼 고해성사?

 

아뇨

 

상의할 게 있나요?

 

아뇨

 

조용히 있고 싶어서요

 

혹시 숲에서 걸어 보셨나요?

 

완벽하게 조용하진 않습니다만

 

자연의 소리 가운데

 

훌륭한 침묵을
찾을 수 있답니다

 

안녕하십니까

 

방이 참 근사하군요

 

서신들이군요

 

먼저 보겠습니다

 

숨긴 동전이 있는지
확인해야 해서요

 

보바리 부인께서 오셨습니다

 

하나도 안 변했군요
여전히 매력적이시고

 

당신이 거부한 후론
하찮은 매력이에요

 

무슨 용건으로?

 

파산했어요

 

10,000프랑이 필요해요

 

10,000프랑?

 

남편이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렸어요

 

곧 돈이 들어오지만
오늘 못 내면 넘어가요

 

당신을 도와줄 돈은 없어요

 

없으세요?

 

나도 사정이 궁해서

 

참 딱하시네요

 

이 물건들만 팔아도
돈이 되겠는데

 

돈이 없어요?

 

당신을 도와줄 돈은 없어요

 

날 사랑하는 척 믿게 해 놓고

 

몇 달이나 단꿈을
꾸게 했잖아요

 

내게 보낸 서신은 기억해요?

 

내 가슴을 찢어 놨는데도
애원하러 왔잖아요

 

그런데 빤히 쳐다보면서
날 또 모욕해요?

 

당신을 도와줄 돈이 없어요

 

뭘 하는 거요?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요?

 

다시 넣어 두시오
당신 물건이 아니오

 

엠마

 

엠마!

 

말도 안 돼요

 

그게 답니다

 

이 정도면 연장되겠죠?

 

안 됩니다

 

피아노를 드리면요?

 

이제 너무 늦었습니다
법원 판결이 끝났어요

 

내가 그동안의 정만으로

 

세상 끝 날까지 부인 편을
들 줄 알았습니까?

 

그래도 금액이 너무 많잖아요

 

그게 누구 잘못인데!

 

내가 여기서 개고생하는 동안

 

당신은 호의호식했으면서

 

그런데도 내가 나쁜 놈이오?

 

설교는 그만하세요!

 

그러게 말을 들어야지

 

당신은 비열한 놈이야!

 

주제에 다혈질이군

 

유쾌한 일이 아닌 건 알아

 

나도 잘 알지

 

하지만 누굴
죽인 것도 아니잖아

 

빌려준 돈을 받으려면
그 방법뿐이고

 

그래도 조금만 빌려줄 수...

 

어림도 없는 소리

 

당신은 아주 든든한 돈줄이었지

 

나도 당신 덕분에 많이 벌었어

 

허나 이런 상태에선

 

이런 제의도 아무 가치가 없지

 

마님?

 

마님?

 

엠마!

 

엠마!

 

엠마!

 

엠마!

 

엠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