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Is Good

이 순간..

 

지금 바로 여기
이 순간에 내가 있다

 

테사?

 

미래는 모른다

 

- 테사?
- 왜?

 

내말 듣고 있어?

 

듣고 있어

 

뭐라 그랬는데?

 

안 듣고 있었어

 

리스트에 첫 번째로
적혀있는게 뭐냐고

 

리스트 없어

 

리스트 만든다며?

 

시작 안 했어

 

그럼 지금 해

 

둘 중 누구랑 할래?
난 상관없어

 

금발이랑

 

걔랑? 진짜?

 

- 네가 걔랑 하려고?
- 난 상관없다니까

 

네가 금발이랑 해

 

네가 원한다면

 

- 조이..
- 왜?

 

이거 하고나면..

 

나 쉬운 여자 되는 거야?

 

살아있다는 걸 느낄 거야

 

그 클럽에
자주 오는 편이야?

 

아니, 너네는?

 

가끔

 

그렇구나

 

우리 다른 데로 갈까?

 

커피나 차 마실래?

 

응, 아무거나

 

커피가 다 떨어졌네

 

괜찮아

 

차가 어디 갔지?

 

물 마실게

 

좋아하는 음악이..

 

키스하고 싶어?

 

 

- 깜짝이야!
- 괜찮아

 

- 완전 놀랐잖아!
- 괜찮아

 

무슨 일이야?

 

얘 머리가 벗겨졌어!

 

뭐가 웃겨?
놀라 뒈지는 줄 알았다고

 

오줌 지렸겠다

 

자주 가발 쓰고
다니나봐?

 

예전에 받은 거야
나 아팠을 때

 

다 나았어?

 

다 나았어

 

벌써 하는 거야?

 

난 준비 됐어

 

기다려
1초만이라도 날 좀 봐

 

나 처음이야

 

와 놀라운데?

 

넌 아닌가보네

 

얘기는 그만

 

이건 아니야

 

뭐?

 

미안, 못하겠어

 

장난해?
이제 와서 그러면

 

미안해, 정말

 

맘대로 해

 

알았어

 

알았어

 

- 다코타 패닝 -

 

* 나우 이즈 굿 *

 

고마워요

 

이해가 안 가

 

너 항상 나한테는
모든 걸 얘기했잖니?

 

그런 적 없는데

 

이제부턴 그렇게 해
어젯밤에 어디서 잤어?

 

계속 물어봐야
소용없어, 아빠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캐롤라인입니다

 

전화로 인사드렸었죠?

 

반갑습니다

 

네가 테사구나?

 

맞아요

 

승강기가 고장이네요

 

계단으로 가도
괜찮을까요?

 

괜찮아요

 

다행이네요

 

테사 스콧 양과
아버지에요

 

- 어서 오세요, 앉으시죠
- 안녕하세요

 

정말 반갑습니다

 

아저씨 팬이에요

 

고맙구나, 잠시 뒤에
간단한 대화를 나눌 건데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면 될 거야, 알았지?

 

컨셉이 뭔데요?

 

`죽어가는 소녀' 컨셉?

 

아니면 다른 걸로
갈까요?

 

뭐라고?

 

테사

 

무거운 얘기라는 건 알지만
밝게 가보자, 알았지?

 

지금 스튜디오에는
반가운 손님이 와 있습니다

 

매우 강인한 소녀
테사 스콧 양입니다

 

테사는 지난 4년간
백혈병과 싸워왔습니다

 

여기 함께 오신
아버지께 여쭤보겠습니다

 

테사가 아프다는 걸
언제 처음 알게 되셨나요?

 

4년 전에요

 

애 엄마와 전
독감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독감은 낫지 않았죠

 

혈액검사에서 가장 걱정했던
결과가 나왔어요

 

의사들은 별로 가망이
없다고 했어요

 

그리고 테사는 화학요법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겁니다

 

테사 양, 치료를 정말
포기했나요?

 

17살 소녀한테는
쉽지 않은 결정인데요

 

제가 말하죠

 

화학치료가 테사의 수명을
약간 연장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다른 방법들도 있어요

 

- 아빠..
- 좋은 영양섭취가 깨진 균형을

 

바로 잡는다는 연구가 있지요

 

저희가 여기 나온 이유도
사람들의 의식을..

 

- 아빠
- 왜?

 

저희 아빠는
가끔씩 말려야 해요

 

왜 그렇죠?

 

제가 죽을 거라는 걸 알면서
포기하지 못하거든요

 

화학요법을 지속하면
조금 더 오래 살겠죠

 

하지만 그건 너무
고통스러워요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것들이 있어요

 

그래요?

 

 

리스트를 만들었죠

 

아버지는 말씀 안하시던데

 

아빠는 모르니까요

 

거의 불법인 것들이에요

 

물어보기 겁나는데요?

 

어젯밤에 섹스를
할 뻔 했는데

 

불법은 아니지만 남자애가
붙잡혀갔으면 했어요

 

자, 시간이 다 됐군요

 

다음번엔 마약을 해볼 건데
하나 추천해 주실래요?

 

그만해, 테사

 

아주 즐겁군요

 

섹스와 마약
그리고 로큰롤

 

여러분들도 이해하실 겁니다

 

인생에 정면으로 맞서는
용감한 소녀를요

 

테사 양과 아버지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자 날씨를 전해드립니다

 

오전엔 흐리지만
오후에 차차 개어서..

 

- 엄마 없어
- 있어

 

아빠..

 

기다려

 

잠 못 잤어?

 

그런 거 아니야

 

들어와 얘들아

 

안녕, 엄마?

 

피곤한 얼굴인데?

 

얘 때문에, 4시에 올게

 

동전 사라지게
만드는 마술이야

 

보고 싶지?

 

커피 마시고 나서

 

나 커피 마시는 동안
누나한테 보여주렴

 

누나는 관심 없어
보기 싫댔어

 

보고 싶을거야

 

보기 싫어

 

가서 씨비비즈*나 보지 그러니?
(영국 BBC가 제작하는 6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채널)

 

나 9살 이거든

 

라디오 들었어

 

남자 만났다며?

 

항상 콘돔 사용해야
하는 거 알고 있지?

 

고무 냄새가 역하지만

 

성병 걸리는 게 훨씬 괴로워

 

그만해
엄마랑 그런 얘기하기 싫어

 

그리고 섹스를
쉽게 생각해선 안돼

 

진짜?

 

그래, 매번 최선을
다해서 해야 돼

 

문신을 해야겠어

 

나도 할거야

 

가슴이 더 커진 내 모습을
그려 넣을 거야

 

뭔 일 있어?

 

그 자식 뻥쟁이야

 

- 누구?
- 스콧

 

여기서 알바한댔어

 

그래서 오자고 한거야?

 

날 버리다니..

 

내가 뿅 가게 해줬는데

 

- 조이
- 찌질이

 

- 조
- 왜?

 

저기 있어

 

안녕, 훈남오빠?

 

웬일이야?

 

글쎄 무슨 일일까
알아맞혀봐

 

안녕?

 

안녕

 

잘 지내?

 

응, 잘 지내

 

그날 밤에 있었던 일은
미안해..

 

아니야 내 잘못이야

 

뭐?

 

그냥..

 

내가 좀 더 신중하게..

 

들었구나?

 

뭘?

 

네가 그랬지?
나에 대해서 다 말했지?

 

비밀로 하기로 해놓고

 

테사, 잠깐만

 

테사!

 

점심 안 먹었지?

 

아빠나 드세요

 

뭐하려고?

 

옆집에 모닥불이 있어

 

그러지마
제발 그러지마

 

넌 필요 없을지 몰라도
나한텐 소중한 것들이야

 

그건 스페인으로
휴가 갔을 때잖아

 

어떤 남자애가 나한테
휘파람 불었는데

 

처음으로 휘파람 받은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할거라고 말했어

 

그랬지

 

그런데 지금은 잊고 싶어

 

뭐하는 거야?

 

이럼 안 돼?

 

괜찮아

 

난 아담이야

 

너 테사지?

 

이사 오고 너 몇 번 봤어
인사하려고 했었는데..

 

이거 연애편지 아니야

 

내 알 바 아니야

 

남자한테
차인 거 아니야

 

그렇게 생각 안 했어

 

어쨌든,
아직 태울게 더 있어

 

좋아,
뭐든지 집어넣어

 

이거 넣고

 

좋은 거네
위험한 드레스인데?

 

괜찮니?

 

테사?

 

움직이지 마
너 기절했었어

 

너 당뇨 있니?

 

설탕 필요해?

 

이거 마셔

 

김이 빠졌어

 

까다롭구나

 

까다로운 건
나쁜게 아니야

 

좋아, 당황하지 말자
당황하지 말자

 

괜찮은 거지?

 

나 때문에 기절한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

 

맘에 드는데

 

정원 예쁘다

 

고마워, 우리 엄마도
엄청 좋아하셔

 

네 아빠는?

 

엄마랑 나 둘 뿐이야

 

- 집에 갈래
- 부축해 줄까?

 

괜찮아

 

또 태울게 있다거나..

 

누구 앞에서 기절할 일이
있다거나..

 

그러면 언제든 와도 돼

 

알았어

 

누나 죽으면
휴가 가는 거야?

 

그런 말 하면 안 돼

 

스페인 갔던 거
이제 기억도 안 나

 

너무 오래 돼서
안 가본 곳 같아

 

칼, 그만하고
네 방으로 가

 

- 아빠..
- 왜?

 

어서 가!

 

내가 뭘 잘못했는데?

 

뭐가 뭔지 모르겠다

 

왜 몰라

 

오늘 주인공은 너야

 

주인공 되면
뭐해 줄 건데?

 

네가 원하는 거
다 해줄게

 

그럼 더 사도 돼?

 

물론이지

 

돈이 어디서 났는데?

 

신용카드가 있잖아

 

일단 사고, 나중에 갚는거

 

못 갚기도 하지만

 

조심해서 조종해
저 사람 다칠 뻔 했잖아

 

진짜 날았으면 좋겠다

 

그래?

 

끝내준다!

 

내가 해본 것 중에
최고야!

 

한 번 더 해도 돼?

 

누나 차례 아니니?

 

전 괜찮아요,
구경만 할거에요

 

- 정말이니?
- 네

 

누나는 아파서
이런 거 못해요

 

좋아, 그럼 다시 한 번
날아볼까?

 

근데..

 

저기..
저 한 번 해볼래요

 

- 준비 됐니?
- 됐어요!

 

누나 나중에 아빠한테
혼날 거야

 

누나 괜찮은 거니?

 

괜찮아요

 

그냥 이대로 끝내기
싫은 것뿐이에요

 

그게 네 돈이냐?

 

엄마가 늦네

 

내 말 듣고 있니?

 

오기로 약속해놓고

 

테사!

 

칼이 다 반품했으면
좋겠어?

 

동생이 무슨 죄니?

 

대체 뭐하는 거야?

 

이것도 리스트에
있는 거니?

 

리스트 없어

 

그 라디오 DJ한테
리스트 있다고 했잖아

 

그 사람 찌질이야

 

그래, 찌질이야

 

그래도 그 찌질이 앞에서는
솔직하게 말하던데

 

그 때 내 기분이
어땠을 것 같니?

 

아빠 기분이 어떻던
관심 없어

 

엄마 안 오나봐
들어갈래

 

살짝 따금거릴 거야

 

마취하는 거니까
조금만 참으렴

 

좋아

 

다음은 조직을 허물기 위해
위아래로 움직여 줍니다

 

환자가 흉부 통증을
느낄 수도 있지만

 

라인이 떨어지면
사라질 겁니다

 

이제 도관을 다시
삽입할 수도 있단다

 

생각이 바뀌어서
치료를 재개하고 싶다면

 

바뀌지 않았어요

 

아버님?

 

바뀌지 않았습니다

 

알았습니다

 

잡아줄래?

 

착하구나

 

내 엉덩이를
토닥거리고 싶죠?

 

뭐? 아니

 

그럼 저를 조랑말 다루듯
하지 마세요

 

알겠다

 

죄송합니다

 

다 끝났어, 고생했다

 

주의사항 알죠?

 

그럼요, 오한, 발열,
목 결림 또는 두통

 

탈수, 출혈, 무기력증..

 

다 외우셨네요

 

감사합니다

 

저 언니가 아빠 좋아해

 

아닐걸

 

맛다니까
눈이 하트모양이었어

 

밥이나 한 번 먹자고 해봐

 

테사, 기다려
갈 테니까 거기 있어

 

내가 늦다니? 제 시간에
떠났는데 차가 막혀서..

 

분명 제 시간에
떠났는데..

 

상관없어

 

테사!

 

상관없다고

 

그러지 마

 

얘가 어쩌길 바래?

 

무슨 상관이세요?

 

진심으로 묻는 거야?

 

그만!

 

둘 다 짜증나

 

한 사람은 암 치료에
강박증이 있고

 

상관없지만 또 한 명은
제 시간에 와 줄 수 없고

 

다 이해해

 

하지만 둘 다 도움이 안 돼

 

내 남은 시간만
낭비시키고 있어

 

- 엄마 말은..
- 다 알아들었어요

 

- 엄마 말은..
- 도대체 몇 번째에요

 

엄마 때문에 집 안에만
있지 말라고

 

나가서 친구들이랑도
어울리고 그래

 

- 엄마 말 들리니?
- 알았어요

 

나 방금 마약 했다

 

그랬구나
우리 엄마한테 인사할래?

 

안녕

 

안녕하세요

 

환각버섯 한 거예요
자연산이죠

 

불법이지만..

 

친구가 케타민을 사러갔는데

 

마약업자가
너무 더럽게 굴길래

 

대신 환각버섯을
샀어요

 

안에서 보자꾸나

 

잘했어

 

알아

 

약 얼마나 했어?

 

조금

 

사실 약에 대해 잘 몰라

 

나도 그래

 

위험하니까 깰 때까지
나랑 드라이브하자

 

언제 취하기 시작하는지
잘 몰라

 

벌써 취했는데?

 

겁내지 마

 

- 뭐라고?
- 뭐?

 

뭐라고 했어?

 

여기면 되겠다

 

아무도 없으니까
맘껏 미쳐도 돼

 

난 미친 짓 안 해

 

절대 안 해

 

그냥 이 위에 있을래

 

뭐하는 거야?

 

내려와

 

- 거기서 내려와, 어서
- 싫어

 

제발

 

왜, 날 어쩌려고?

 

아니, 그냥 말하는 거야
내려와

 

- 알았어, 됐냐?
- 고마워

 

확 깨네

 

테사 어디 있지?

 

뭐?

 

테사를 찾아야 돼

 

어디로 간 지 모르잖아

 

당장 찾아야 돼

 

괜찮아, 돌아오겠지

 

위험한 곳도 아닌데

 

위험해

 

왜? 조이?..

 

정말 말하면
안 되는데

 

뭘 말하면 안 되는데?

 

테사!

 

테사!

 

테사!

 

테사!

 

굉장한 걸 발견했어

 

괜찮니?
내려올 수 있어?

 

내려가기 싫은데

 

잠깐만

 

기다려, 내가 갈게

 

그대로 있어

 

테사..

 

이제 내려가자

 

내가 널 업고 내려갈게

 

할 말이 있어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

 

난 아프지 않아

 

더 이상 아프지 않아

 

이 숲 속에
머물러 있으면 돼

 

도시 생활이나 문명과
떨어져 있기만 하면

 

난 아프지 않을 거야

 

원한다면 나랑 여기
남아도 돼

 

그러면 좋겠어

 

집고 짓고
길도 만들고

 

채소도 키우자

 

평화로울거야

 

- 테사..
- 안 돼

 

제발..
아무 말 하지 마

 

누나?

 

왜?

 

누나가 죽어도
난 누나 동생이지?

 

네 곁에 있을 거야

 

나 쫓아다닐 거야?

 

네가 싫어하지만 않으면

 

조금 무서울 것 같은데

 

간호사 아줌마 왔어
아빠가 내려오래

 

케이크 맛있어요?

 

맛있구나
고마워, 테사

 

내 이름은 필리파란다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구나

 

좋겠어요?

 

신경쓰지 마세요
예전 간호사한테도 무례했어요

 

션 간호사였나?

 

이름 잊어버린 척
하지 마, 아빠

 

저녁 먹고 가라고
꼬셨었잖아

 

퇴짜 맞았지만

 

방에 있을게

 

아빤 모든 일을
망쳐놔요

 

그래서 화나니?

 

웃겨요

 

모임이 있다는 거 아니?

 

너랑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단다

 

모임에 나간 적 있어요

 

안젤라라는 착한 친구도
만났어요

 

안젤라랑 서로 고민을
얘기해 보지 그래?

 

걘 죽었어요

 

그래서 모임엔
더 이상 안 나가요

 

끝났죠?

 

안녕

 

안녕

 

그렇게 보지 마

 

그냥 죽어갈 뿐이야
안 옮아

 

오늘은 좀 어때?

 

오토바이 태워줄래?

 

항상 대답 대신 질문을
하는구나?

 

짜증나?

 

지금 이걸 타긴
힘들겠는걸

 

엔진 청소하려고
다 분해해놨거든

 

다시 조립할 줄
모르는구나?

 

무슨 소리야?
당연히 할 줄 알지

 

지금은 이것보다 중요한
할 일이 있어서 그래

 

지금 어디 가는 거야?

 

몰라

 

이러다 걸어서
전국일주 하겠어, 훌륭해

 

체력이 남아도는 게
내 문제점이거든

 

다 왔어

 

걸어온 보람이 있지?

 

 

왜 엄마랑 둘이 살아?

 

아버지가 작년에
차 사고로 돌아가셨어

 

그래서 대학에 붙었는데
입학을 연기했어

 

그래도 입학해야지

 

글쎄..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된 것 같아

 

무섭니?

 

오락가락해

 

사람들은 병에 걸리면

 

용감해질 거라 생각해

 

하지만 그렇지 않아

 

늘 살인마한테 쫓기고
있는 기분이야

 

당장이라도 잡혀서
죽을 것 같은

 

어떨 땐 몇 시간이고
생각 안 날 때도 있고

 

어떨 때 생각 안 나는데?

 

너랑 그 숲 속에
있었을때..

 

하루 종일 아프다는
생각 안 났어

 

날 봐

 

지금도 생각 안 나

 

왜 가기 싫은데?

 

괜히 말했다

 

내 소원은 무조건
들어줘야지

 

누구 파티인데?

 

몰라

 

초대 받은 거 아니야?

 

그런 파티가 아니야

 

친구들은 다 와?

 

다 올걸?

 

파티에 가본지
너무 오래됐어

 

나도

 

여기 있을래?

 

마실 거 가져올게

 

그래

 

나랑 같이 가도 되고

 

같이 갈게

 

드디어 나타났네

 

잘 있었어?

 

실례지만 일행 분이
낯이 익네요

 

전 테사라고 해요
반가워요

 

아담을 집 밖으로
나오게 한 분이시군요

 

만나서 반가워요

 

대학생활은 어때?

 

공부하는 척
안 해도 되고

 

- 아주 좋아
- 그렇구나

 

이거 마실 거에요?

 

그럼요

 

파티는 원래 그렇게
잠깐만 들르는 거야

 

오래 머무는 손님은
환영받지 못하거든

 

환영 많이 해주던데
앞으로 더 많이 쫓겨나야겠네

 

원래 옆에 없으면
더 애틋해지는 법이야

 

다쳤니?

 

그쪽이 더 다쳤을걸

 

내가 걔 주먹을
턱으로 잡아서

 

내 코로 걔 무릎을
후려쳤잖아

 

조심해

 

싫어

 

어차피 늘 아프거든

 

다 왔어

 

무슨 말이야?

 

네 집이잖아?

 

아냐 너희 집 먼저 가야지

 

- 정말?
- 당연하지

 

여기 맞지?

 

고마워

 

법 어기기

 

안녕하세요?

 

안녕?

 

돈 흘리셨어요

 

뭐?

 

5파운드짜리
떨어뜨리셨잖아요

 

내꺼 아닌데

 

아저씨 주머니에서
떨어졌어요

 

- 정말이니?
- 네

 

아저씰 보고 있었거든요

 

그래, 고맙구나

 

- 죽인다
- 죽이지?

 

소질 있나봐
유혹의 눈빛연기 죽이던데

 

너도 완벽한
타이밍에 들어왔어

 

이제 뭐하지?

 

돈 뽑아서 놀아야지

 

- 이 카드로?
- 그래

 

비밀번호 뭔데?

 

무슨 소리야?

 

번호 못 봤어?

 

눈빛연기하고
있었잖아

 

난 들어갈 타이밍
보고 있었는데

 

우린 소질 없나보다

 

차라리 잘 됐다
그 아저씨 착해 보이던데

 

카드 다시 돌려주자

 

어떻게?

 

잠깐 실례해도 될까?

 

- 테사
- 왜?

 

- 카드
- 카드 왜?

 

돌려줘

 

스콧은 냉정한 척 해도
나한테 미쳐 있어

 

어떻게 알아?

 

걘 남자니까

 

그렇다고 치자

 

어젯밤에
왜 전화 안 했어?

 

조이, 너한테
할 말이 있어

 

할 일부터 하고

 

도둑질은 자신감이야

 

자신 있게 들어가서
주머니에 넣으면 돼

 

따로따로 들어갈 거야

 

같이 안 들어가?

 

의심 받아, 출발!

 

잘 났어

 

테사? 테사 스콧?

 

아닌데요

 

맞잖아

 

기억 안 나니?
같은 학교였는데

 

아 맞다

 

너 11학년 때,
그만 뒀지?

 

10학년 때

 

어떻게 지내니?

 

아직도 치료받고 있어?

 

아니

 

다 나았구나?

 

아니

 

원하는 게 뭔데?

 

- 안녕 조이?
- 둘이 왔구나?

 

- 갈래?
- 응

 

너 스콧 레드몬드
만난다며?

 

무슨 상관?
너 걔 알아?

 

그냥 가자

 

걔 모르면 간첩이지

 

걔 우리 언니랑도 만났는데
엄청 바람둥이래

 

그래?

 

빨리 가서
내 장례식 준비해야 돼

 

- 진짜?
- 응

 

내 추모사에 쓸 시도
골라줘야 하고

 

이거 놔

 

쟤네들 바보야
아무것도 몰라

 

알아

 

만나러 가야겠어

 

지금?

 

미안, 가봐야겠어

 

이봐!

 

한 명 더 있어!
잡아!

 

잡았다

 

앉아

 

주머니에 있는 거 꺼내

 

이런 걸 증거라고
하는 거란다

 

이름, 주소,
부모님 전화번호

 

아빠한테
전화하지 마세요

 

아버지한테 할래?
아니면 경찰에 할래?

 

경찰에 해요, 제발

 

난 밖의 신사분에게
내가 직접 처리하겠다고..

 

잠깐만요

 

이거 포타캐스에요

 

병 치료 하는데 필요한
작은 구멍이죠

 

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에요

 

셔츠 입어라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이
뭔지 아세요?

 

잘 모르는데

 

암이에요

 

그래도 아버지께
전화는 해야한다

 

그리고 너,
네 핑계는 뭐니?

 

쟤는 뭘 훔쳤지?

 

임신 테스트기
한 개요

 

도둑질도 네 리스트에
있는 거니?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뭐하는 거니?

 

죽기 전에 다 해보려고

 

이제 그만 좀 해라

 

아빤 내가 남은 시간을

 

담요나 푹 뒤집어쓰고

 

아빠 어깨에 기대서
누워있었으면 좋겠지?

 

그랬으면 좋겠어
그게 잘못된 거니?

 

그랬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내 말은
난 강한 여자가 좋아

 

너 적극적인 여자
좋아하잖아

 

당연히 좋아하지

 

그래도 난 네가 그런
싸움꾼 같은 애를

 

파티에 데리고
나타날 줄은 몰랐어

 

그 앤 싸움꾼 아니야

 

근데 사방에 싸움을 걸어
전쟁터로 만들어?

 

오른쪽을 봐

 

그러게

 

여기서 뭐해?

 

스토커처럼
따라다니다가

 

지금 막 용기를 내서
내 존재를 드러내는 거야

 

정말?

 

아니

 

아빠랑 약국 들렸어
잠시 후에 떠날 거야

 

네 친구들
또 보니까 반갑다

 

쟤들도 그럴 거야

 

그럼, 또 보자

 

그래

 

보고 있는 거
다 알아

 

아닌데

 

거짓말쟁이

 

학교에 다시 다니는 게
좋겠다

 

좀 정상적으로 살자

 

학교 안 다닐거야

 

불치병 걸리고
유일하게 좋은 점인데

 

나 때문에 죽겠지?

 

매일 매일

 

조심해 임마!

 

멍청한 놈!

 

뭐하자는 거야?

 

테사 어디가니?

 

테사!

 

완전 좋아

 

오토바이 타기

 

내 리스트에 적어둘걸

 

리스트에 어떤 게
있는데?

 

유명해지는 거

 

얼마나 유명해져야
하는데?

 

내 임종 때 모든 사람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날 찾아와 작별 인사를
하고 싶을만큼

 

나름 소박한 소원인데?

 

그냥 내 이름이 어딘가에
남아있었으면 좋겠어

 

잊혀질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돼

 

또 있니?

 

 

뭐하는 거야?

 

새로운 게 생각났어

 

누드로 수영하는 거?

 

아니, 내가 미쳤니?

 

누드는 아니야

 

테사!

 

셋에 뛰는 거야

 

뭐?

 

주저하지 말고
한 번에 가는 거야

 

- 좋아
- 좋아

 

- 환장 하겠네
- 간다

 

하나, 둘, 셋!

 

못됐어!
정말 못됐어!

 

어때?

 

사실 너무 따뜻하고 좋아

 

정말?

 

아니!
그래도 들어와바

 

어서, 뭐가 무서워?

 

안 무서워

 

좋아, 좋아

 

항상 궁금했었어

 

젖은 양말을 신은 채
말리면 정말 마르는지

 

같이 해줘서 고마워

 

안 해봤으면
후회할 뻔했어

 

별 많다

 

그래

 

저기 다섯 개 보여?

 

곡선 모양으로 된 별자리

 

보여?

 

 

저 별자리 이름..
나도 몰라

 

계속 해줘

 

안 돼

 

왜?

 

미안

 

나 안 좋아해?

 

그런 게 아냐

 

감당할 자신이 없어

 

또 보자

 

테사 기다려

 

내 실수야

 

무슨 실수?

 

넌 날 구할 수 없어

 

네가 아기였을때

 

아빠 엄마는 밤새 네가
숨쉬는 모습을 지켜보곤 했어

 

그래야 네가 숨쉬는 법을
잊지 않을거라 믿었지

 

애들이 자라도 그 걱정이
다른 걱정으로 채워질 뿐

 

걱정을 안 하게
되는 건 아니야

 

그걸 알아줬음 좋겠구나

 

아빠는 버럭 할 때가
차라리 나아

 

테사?

 

테사?

 

간호사!

 

괜찮니?

 

괜찮아, 괜찮아

 

금방 치워드릴게요

 

죄송해요

 

괜찮아

 

테사, 좀 어떠니?

 

괜찮아요

 

너무 팔팔해서
탈이었으니까

 

어제 검사를 좀 해봤단다

 

암세포가 척수액까지
퍼졌더구나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구나

 

얼마나 남았죠?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

 

노력하고 있어요

 

마법의 정원이다!

 

우!

 

예쁘다

 

재미없어, 딴 거 해

 

이번엔 로켓 쏴볼까?

 

응! 로켓 좋아!

 

좋아

 

갑자기 왜 온 거야?

 

네 아빠가 안 오면
다리를 잘라버리겠다고 해서

 

모두 준비 됐어?

 

소리 엄청 크니까 귀 막아

 

오!

 

난 괜찮아

 

괜찮아?

 

 

멋진데?
또 어떤 거 있어?

 

21연발 폭죽
좋아?

 

폭죽 좋지
내가 셀게

 

준비, 발사!

 

하나, 둘

 

 

- 넷
-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테사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이 뭔데?

 

아플 거야

 

이미 아파

 

조이 말이 맞았어
살아있다는 걸 느껴

 

난 살아있어

 

좋은 아침!
잘 잤어요 아빠?

 

누구냐 넌? 내 딸에게
무슨 짓을 한 거지?

 

앉으세요

 

식사하시고
커피도 드세요

 

소개해줄 사람이 있어요

 

오, 하느님

 

이쪽은 아담이고요
이 분은 우리 아빠

 

처음 뵙겠습니다
어르신

 

어르신은 좀 아닌데

 

어르신 좋아

 

좋아요
토스트 먹을 사람?

 

넌 가도 돼

 

이렇게 즐거운데?

 

괜찮아 테사

 

- 앉으렴
- 네

 

모든 아버지에게 딸이 남친을
데려오는 날은 괴로울 거야

 

첫 번째 놈을 죽여 버리면
두 번 다시 안 데려오겠지?

 

대학생이니?

 

입학예정이었는데
일이 좀 생겼습니다

 

뭔지 안단다
유감스럼 일이지

 

어머니는 어떠시니?

 

요즘 괜찮으세요

 

테사를 잃게 되면
어떨까 생각해봤어

 

상태가 어떤지 아니?

 

전부 말해줬어요

 

그렇지 않아

 

너에게 잘 보이려면
절대 말할 수 없는 게 있지

 

몇 살이니?

 

왜요?

 

네 나이에 병 수발은
안 어울리니까

 

테사는 병 수발
필요 없어요

 

필요해

 

점점 더 많이

 

그리고 그 일은 단지
네가 할 일이 아닌 거야

 

그러니 테사의 남은 인생에서
꺼져줬으면 한다

 

어떻게 아빠 차 빌렸어?

 

아빠랑 말도
안 하는 줄 알았는데

 

나한테 말해야 할
변명거리가 있을 텐데

 

같이 와줘서 고마워

 

비참해 보이는 여자애들이
우글거릴 줄 알았거든

 

스콧이 돈은 냈어

 

걘 금방 잊을 거야

 

아니야, 절대

 

절대 안 잊을거야
날 증오한다고

 

너도 나 증오해?

 

오늘 날짜 잡을 거야

 

수술 날짜?

 

그래
지울 거야

 

조이 워커 양?
들어오세요

 

지워버릴 거야

 

인도에 올라갔잖아

 

도로를 똑바로
안 만들어놔서 그래

 

내려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거 알잖아

 

넌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몰라

 

그렇게 못마땅한데
왜 따라왔어?

 

나 그럴 거 알고
데리고 온거잖아

 

안녕

 

안녕?

 

내 첫 드라이브였어

 

완전 처음?

 

그럼 아주 잘한 거야

 

정말?

 

정말이야

 

특히 기어 바꿀 때
소리가 좋았어

 

아빠 차야
고장나도 돼

 

아버진 널 지켜주려고
하는 거야

 

버스는 이미 떠났어
안 그래?

 

나랑 데이트할래?

 

방금 생각났는데
데이트한 적이 없더라고

 

정식 데이트 말이야

 

지금 당장일 필요는 없어
난 아무 때나 좋으니까

 

너 괜찮을 때 알려줘

 

지금이 좋아

 

전화 왜 안 했니?

 

여기서 뭐해?

 

아빠랑 칼이랑
밖에서 너 찾고 있어

 

나중에 얘기해

 

왜?

 

나 데이트 있어

 

테사 들어왔어

 

오늘밤은 안돼
제발

 

아빠한텐 전화했다
걱정하지 말라고..

 

- 오, 하느님
- 그냥 코피 나는 거야

 

피가 철철 나는데

 

뭘 해야 되는지
모르겠네..

 

수건 여기 있다

 

앉아서
일단 코를 막아봐

 

병원에 가야겠다

 

- 금방 멈출 거야
- 아빠한테 전화해야겠다

 

아빠한테 전화하면 되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 어떻게 해야 되니!
- 얼음 좀 가져와

 

- 뭐?
- 얼음!

 

얼린 콩이면 더 좋고

 

그래, 얼린 콩

 

여기 옥수수 있어
옥수수는 괜찮니?

 

오, 이런

 

병원 데려다줘

 

네 아빠 불러야겠다

 

시간 없어

 

알았어

 

- 앰뷸런스 좀 불러주세요
- 빨리!

 

- 누구니?
- 안돼

 

- 도움이 필요해
- 들여보내면 안 돼

 

도움이 필요하다고

 

이런 모습 보면 안 돼!

 

혼자서 널 옮길 수 없어
누구라도 도와야해

 

오고 있어

 

같이 부축하자

 

안 도와줄거니?

 

제발 그냥 가라고 해

 

그래 그냥 가거라
괜찮으니까 그냥 가

 

좀 잡아주시겠어요?

 

고맙습니다

 

아담..

 

피를 많이 흘렸어요
물 마셔야 하지 않아요?

 

이제 오는구나

 

혈소판감소 징후가
있었나요?

 

어머니? 어머니?

 

네, 저요?

 

두통이나 작은 타박상이
있었나요?

 

안 살펴봤어요

 

최근 혈소판수혈이 언제죠?

 

몰라요, 알아볼게요

 

최근에 아스피린
먹었나요?

 

몰라요

 

죄송해요,
대답할 수 있는 게 없네요

 

최근 혈소판수혈은
5월 18일이에요

 

고맙구나
말 안 해도 돼

 

어머니 이쪽으로 와서
딸 손을 잡으세요

 

`예'면 한번 `아니오'면
두번 엄마 손을 눌러

 

알았니?
말하지 말고

 

 

혈소판 감소 징후가 있었니?
두통은? 타박상은?

 

아니오

 

이스피린? 본젤라?
티젤? 소염제?

 

모두 아니오

 

좋아

 

콧속 상처를
지져야 할 것 같구나

 

- 전에도 해봤지?
- 네

 

혈소판 검사를 하고
수혈할거야

 

힘들겠지만 내일은
집에 갈 수 있어

 

결국엔 해냈네요

 

뒤쪽으로 피가 터졌대
심각한 거라는데

 

의사가 상처에 혈관..

 

혈관수축제

 

응, 혈관수축제로 치료하고

 

혈소판수 검사해서
두 개 수혈했어

 

그리고?

 

안정됐어

 

잘했어

 

내가 있을 거니까
들어가도 돼

 

여기 있어도 돼?

 

그럼

 

기분은 좀 어때?

 

졸려

 

같이 있어줘서 고마워

 

솔직히 좀 충격이었어
네 남친도 놀랐을걸?

 

그럴만도 하지

 

갓 구운 과자처럼
맛있게 생겼던데

 

맞아,
정확한 표현이야

 

걔한테 뭐라고 할 거니?

 

내가 너무 많은 걸
기대하는 것 같아

 

아담이 전화하거나
따라오지 않았어?

 

아니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랬나봐

 

이럴 수가

 

왜?

 

저 위에 다리를 봐

 

신기하네

 

온통 네 이름이야

 

아담이 한 거야

 

내 이름을 남겨준거야

 

저글링 클럽이다
저글링 클럽 사왔어!

 

생일 축하해

 

이거 할 줄 알아?

 

조금

 

있다가 가르쳐줄게

 

아빠, 형도 같이 저녁
먹는 거지?

 

아니

 

엄마?

 

난 여기 안 사는데?

 

고마워

 

그래도 같이 먹고 싶은데?

 

이건 음모야

 

마술 보여줄게

 

카드 뽑아봐

 

하트 5

 

아닌데

 

언젠가 내가 맞추고 나면
`졸라' 후회할걸?

 

얘 그런 말 쓰면
안 되지 않아?

 

`졸라' 쯤이야

 

리스트에서
또 하나 지웠다

 

아직 많이 남았니?

 

중요하다고 여겼던 일들이
이젠 그렇지 않게 느껴져

 

넌?
해보고 싶은 거 없어?

 

난 괜찮아

 

난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있는데

 

모르겠어
하지만..

 

난 없어
너랑 처지가 다르잖아

 

아담

 

 

삶은 계속되는 거야

 

그러니까 생각해봐

 

하고 싶은 게 뭐야?
꿈은?

 

지금 당장?

 

그래

 

이제 내 손 놔

 

넘어질 거야

 

괜찮아,
내가 보고 있을게

 

저 끝까지 가봐
숙이고 발을 구르면 돼

 

할 수 있어

 

숙이고 발을 구르라고?
알았어

 

잘한다!
테사 스콧 죽인다!

 

어떻게 멈추는데?

 

벽을 잡아

 

- 칼!
- 벽을 잡아!

 

안녕?

 

안녕

 

잘 타더라

 

계속 넘어져서
엉덩이 아파

 

얼음 위에 앉아있으면
괜찮아 질거야

 

아기 낳기로 했어

 

정말?

 

응, 정말

 

딸이래,
난 딸을 낳을 거야

 

그리고 이름은
로렌으로 지을 거야

 

그게 내 계획이야

 

나도 같이 갈래

 

분만실에 못 들어가면
밖에서라고 기다릴래

 

네 아길 안아보는
첫 번째 사람이 되고 싶어

 

다섯 달 남았어

 

그때까지 살도록
노력할거야

 

사람들은 눈이
아름답다고들 하잖아

 

근데 난 내 채소밭이
망가져서 눈이 싫어

 

갑자기 왜 그래, 테사?

 

시간이 많지 않아, 우린

 

무슨 뜻이야?

 

나랑 있어줘, 밤에도

 

내가 뭘 해주면 되니?

 

함께 잠자고, 일어나서
아침 식사하고..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어둠 속에서도
너랑 있는 거

 

날 안아주고

 

날 사랑해주고

 

내가 무서울 때
달래주고

 

끝이 왔을 때,
내 곁에 있어줘

 

내가 잘 못하면 어쩌지?

 

잘 못하는 건
불가능해

 

선물이야

 

눈 천사야

 

안 돼, 안 돼, 안 돼

 

- 아빠
- 리스트에 있니?

 

동거하기?
절대 안 돼

 

물어보기까지
쉽지 않았어

 

내 대답은 아주 쉽단다

 

- 대화를 원하는 줄 알았는데
- 이런 대화는 사절이다

 

절대 안돼, 대화 끝

 

강요하지 마

 

해도 돼, 네 아빠니까

 

그럴 날도
얼마 안 남았어

 

준비 됐어?

 

너무 멀어

 

그냥 뛰어

 

너무 멀다고

 

그럼 잘 자

 

기다려

 

뭐하는데?

 

기합 넣는거야

 

오래 걸려?

 

나 차 한 잔 하고 오게..

 

오, 맙소사

 

- 괜찮아?
- 아니

 

팔 부러졌어

 

양쪽 다

 

성한 데가 없어

 

- 안녕?
- 안녕?

 

잘 왔어

 

걔 안에 있지?

 

 

안된다고 했잖아

 

알아

 

왜 안된다고
했는지 아니?

 

알 것 같아

 

아담은 좋은 애야

 

하지만 아직 애야,
걔한테 의지하면 안 돼

 

널 실망시킬 수도 있어

 

안 그럴 거야

 

만약 그러면?

 

그래도 나한텐
아빠가 있잖아

 

언제나처럼

 

이거 되게 맛있다

 

화장품 냄새 나는데

 

우린 소중하니까

 

잘하는데?

 

넌 이거 못해?

 

두 번까진 튀기는데,
그리고 가라앉더라고

 

가르쳐줄게

 

새 리스트에 적어둬야지

 

또 뭐 있는데?

 

너무 많아

 

봄, 수선화랑 튤립

 

긴 기차여행

 

공작새

 

침대에서 아침 먹기

 

공동계좌 만들기

 

너 코고는 소리
평생 듣기

 

나 코골아?

 

나이 먹으면 골걸?

 

학부모 참관 수업에 갔는데
우리 애가 천재인 거

 

사실 세 명 다
천재였던 거야

 

우리 애가 셋이야?

 

체스터, 멀린, 데이지

 

가엾어라

 

너랑 있기
너랑 있기

 

너랑 있기

 

그냥 너랑 있기

 

아직 사랑의 치료법이
효과가 있니?

 

어떤 것 같아요?

 

다른 환자들한테도
추천해야겠는걸?

 

야호! 문자 왔다

 

칼한테 핸드폰이
생겼어요

 

다 컸구나

 

5학년이 이겼어

 

공원에서 7학년들이랑

 

물싸움했는데
우리가 이겼어

 

칼, 최근에 뭐했는지
간호사님께 말씀드려봐

 

요즘 죽음을 물리치는
마법을 걸고 있어요

 

방문 위랑 누나 침대랑

 

네 귀퉁이에
마늘을 놓았죠

 

정말 냄새나 죽겠어요
그런데..

 

왜요?

 

왜 그래요?

 

테사?

 

아버지는 어디 계시니?

 

엄마랑 얘기하고 있어요

 

무슨 얘기 하는 거죠?

 

두 분이 들어오시면
얘기하자꾸나

 

아픈 건 저예요

 

부모님이 아니라

 

많이 나쁜가요?

 

혈구 수치가 너무
낮게 나왔어

 

네 면역 체계가
무너지고 있단다

 

암이 온 몸에 퍼졌어

 

얼마나 남았어요?

 

구체적인 기간은
중요한 게 아니야

 

틀려도 고소하지
않을게요

 

제일 친한 친구가
4월에 출산해요

 

제가 아기를
만나볼 수 있나요?

 

아니

 

아담?

 

아담 있어요?

 

어쩌니?
밤에나 돌아올텐데

 

늦게 오네요
어디 갔어요?

 

기차타고
오리엔테이션에 갔어

 

- 오리엔테이션이요?
- 그래, 대학교

 

아담이 9월에
입학하겠다고 했을때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단다

 

일 년을 또 기다려야
하는 줄 알았거든

 

누가 과에서 제일
늙은 학생이고 싶겠니?

 

맞아요..

 

누구라도 그건 싫겠죠

 

테사?

 

집에 있니?

 

얘야?

 

안 돼

 

넌 악마야

 

나한텐 아무 것도
남겨놓고 싶지 않지?

 

이거야?

 

네 리스트

 

여기 있었구나

 

아빠한테도 보여주지
그랬니?

 

보여줬으면
좋았을 텐데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들도 있는데

 

네게 힘이
되어주고 싶었어

 

도와주지 못했어

 

난 할 수 있는 게 없어

 

제발 떠나지 마

 

떠나지 마

 

너 없이 살 수 없어

 

아빠도 같이 데려가

 

제발..

 

제발 죽지 마

 

떠나지 마

 

넌 내 딸이야..

 

테사 엄청 찾았잖아

 

언제부터 여기 있었어?

 

왜 말 안했어?

 

이렇게 많이
걸으면 안되잖아

 

나랑 돌아가자

 

왜 말 안했냐고?

 

왜냐면 홀로 남겨질
사람은 나니까

 

어떻게 내 앞에서
혼자 남는다고 한탄할 수가 있어

 

어떻게 내 앞에서!

 

네가 원했잖아

 

네가 나한테
삶은 계속된다고 하고..

 

제발 너만은 알아줘야 해

 

네가 아니었으면
난 아무것도 못하고

 

지긋지긋한 정원 밖으로
한 걸음도 못 나왔을 거야

 

난 떠나야 돼

 

알아

 

머지않아

 

알았지?

 

학교는 어땠어?

 

빌딩들이 엄청 많아
길 잃어버릴 뻔 했어

 

우린 적응할거야

 

- 우리?
- 그래

 

난 다시 돌아올거야

 

웬 산발머리 여자애가

 

길 물으면
그게 난 줄 알아

 

그러면 난 너한테
첫눈에 반하겠지

 

또다시

 

이제 전 어떻게 되죠?

 

이제부터 많이 먹지
못할 거야

 

갈증이 있을 거고

 

가끔 열이 나기도 하고

 

잠을 많이 자게 되고

 

기력이 없을 거야

 

아픈가요?

 

아니

 

모르핀 주사가 고통을
잊게 해줄거야

 

또 아름다운 꿈도
꾸게 해주고

 

안녕?

 

꿈에서 계속
네 딸을 만나

 

어떤데?

 

너무 예뻐

 

네가 엄청 좋아할 거야

 

이거 현실이야?

 

 

뭐가 현실인지
모르겠어

 

내가 알아

 

많이 무서울까요?

 

넌 불행히도
슬픈 운을 가졌어

 

내가 만약 너라면
많이 무서울 거야

 

하지만 네가 이 마지막
며칠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

 

정말 잘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단다

 

며칠이라고 하는 거
싫어요

 

이제 곧 의식이 나갔다
들어왔다를 반복할거야

 

종종 누가 불러도
대답하지 못하고

 

하지만 거기 있다는 건 알아
말하는 것도 들리고

 

테사랑 있어줘서 고맙다

 

테사를 사랑해요

 

그리고 결국엔 의식이
사라지게 될 거야

 

또 궁금한 게 있니?

 

아니요

 

깼구나

 

아이스크림 가지러 왔어

 

벨 울리지 그랬니?

 

아직도 치료법 찾아?

 

진통제 보는거야

 

컴퓨터 잠깐 써도 돼?

 

물론이지

 

앉아있어도 돼

 

머리가 다시 자란다

 

엄청 느리게 자라

 

뭘 보여주려고
하는 거니?

 

아빠한테 필요한 사이트

 

일자리?

 

알아봐야지

 

아직은 필요 없어

 

다시 삶이 시작될 거야

 

나한테 삶은
원래 없었어

 

나 회계사였잖니

 

다른 거 하면 되지

 

엄마가 선생님 좋아한대요

 

그렇게 말한 적 없어

 

그랬대요

 

엄마가 선생님 좋아한대요

 

너희 선생님은
모든 엄마들이 좋아해

 

아빠 몇 명이랑

 

기분은 좀 어때?

 

어디 갔었어?

 

학부모 회의에
갔다왔어

 

거길 갔어?

 

- 정말이야
- 그래

 

지루해서 죽을 뻔 했지

 

선생님만 빼고?

 

선생님이 내 칭찬해서
엄마가 이거 사줬다

 

돌리면 노래 소리가 나

 

밖에서만 하기로 했지?

 

왜 일어났어?

 

땀 많이 났어?

 

내가 시트 갈아놓을게

 

내가 할게

 

나도 할 줄 알아

 

병원에선 시트 각잡는 법이
따로 있다고

 

거짓말 마

 

좋아, 나 밖에서 할게

 

나와서 들어봐 누나
노래 소리가 나

 

먼저 하고 있어
금방 나갈게

 

괜찮을 거야

 

아담!

 

그래

 

- 나 떨어뜨리지 마
- 미안

 

나 자꾸 떨어져

 

괜찮을 거야

 

이 순간..

 

삶은 이런
순간의 연속이다

 

모든 순간이 끝을 향한
여정이다

 

내버려두면 된다

 

그냥 놔두면 된다

 

작별인사 해야지, 칼

 

싫어

 

어서 해,
중요한 거야

 

하면 누나가
죽을 것 같아

 

작별인사 한다고
누나가 죽진 않아

 

모두 여기 있단다, 테사

 

우린 널 많이 사랑해

 

넌 정말 좋은
딸이었어

 

이제 가도 돼
가도 돼..

 

잘 가, 누나

 

귀신돼서 쫓아다녀도 돼
나 안 무서워

 

삶은 순간의 연속이다

 

놔두면 된다

 

순간들이..

 

모두 모여
생명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