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뉴욕

 

미국-소련 파견단

 

- 안녕하세요
- 반갑습니다

 

알렉산더!
다들 기다려

 

카티야가
늘 해주던 거라…

 

그러시겠지

 

화장실 좀 갔다 갈게

 

먼저 내려가

 

규칙 제12항

 

뭐?

 

미국령에서는
단독행동을 불허한다

 

화장실문은
닫아도 돼?

 

2년 내로 모스크바에서
만나 뵙길 바랍니다

 

드디어 나타났군

 

우리에게
뜻깊은 날이야

 

자네가 자랑스럽다네

 

물론 자네도

 

소련 파견단 여러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오늘 밤 이곳에는

 

희망찬 미래의 기운이
가득 넘치는군요

 

그럼

 

위대한 두 국가의
평화와 화합을 위하여

 

위하여!

 

외교부 소속
알렉산더 이바노프입니다

 

재키 헤이븐이에요
미 국무부 소속이죠

 

커피라도 한잔…

 

- 정말 죄송해요
- 갈아입고 와

 

이런 실수를 하다니

 

지시사항이 있습니다

 

첫 번째 요리가
끝나면

 

복도 끝
부엌으로 가요

 

침착해요

 

당신이 원하던
기회가 왔어요

 

아내 없인
거래도 없습니다

 

태연하게 굴어요

 

만나서 반가웠어요

 

카티야보다 못한데?

 

그야 당연하죠

 

건배!

 

사랑해, 카티야

 

사랑해, 사샤

 

영원히 기억해줘

 

화장실 찾으세요?

 

왼쪽에 있습니다

 

고마워요

 

사샤, 같이 가!

 

이봐!

 

- 안 돼!
- 차에 타

 

사샤!

 

다 끝났어요

 

이제 자유예요

 

카티야는요?

 

내 아내 어딨어요!

 

연락이 끊겼어요

 

안 돼…

 

돌아갈래요

 

- 돌아가게 차 세워!
- 알렉산더!

 

세우라니까!

 

다시는
돌아갈 수 없어요

 

폴링 스노우

 

원작 소설
"디스파이트 더 폴링 스노우"

 

1992년, 뉴욕

 

소련의 붕괴가
믿어지지 않습니다

 

한때는 어두운
냉전시대의 표상이었죠

 

잔혹한 공산주의 체제로
고통 받던 땅에

 

개혁의 문이
열렸습니다

 

모스크바 거리는
흥분의 물결이 가득하네요

 

러시아 여행도
한결 쉬워질 것으로…

 

가장 최근에
출시한 거야

 

- 맛있어요
- 다행이구나

 

그건 아니지

 

가끔은 사무실에도
나오고 그래

 

너 물려주려고 만든
회사인 건 알지?

 

전시준비는 어때?
다 끝냈니?

 

너 지금 파티 가려고
거짓말할 준비하는

 

15살 소녀 같구나

 

더는 15살이 아닌걸요

 

고모부

 

저 모스크바 가기로
마음먹었어요

 

이렇게 큰 전시회 여는 게
평생소원이었어요

 

러시아는
위험한 곳이야

 

고모부한테야
그렇겠죠

 

공산주의는
이제 끝났어요

 

난 허락 못 한다

 

왜죠?

 

우리 가족 모두
러시아 출신이에요

 

고모부도, 아버지도

 

카티야 고모도
마찬가지죠

 

왜 떠나왔는지
알고 싶어요

 

특별한 이유 없어

 

근데 왜
고모만 남겨졌죠?

 

네 엄마 아빠 죽고
어린 널 키우면서

 

난 현재에 충실하며
살아왔어, 로렌!

 

과거 얘기는
더 이상 하지 마

 

근데 왜 계속
집착하세요?

 

항상 생각하면서
아닌 척 마세요

 

그건… 회사랑
네 걱정 때문이지

 

저 볼 때마다
고모를 떠올리잖아요

 

고모는 어떻게
되신 거죠?

 

나도 모른단다

 

그냥 날 좀
헤아려줄 수 없니?

 

이제…

 

저녁 먹을까?

 

생각 없어요

 

1959년, 모스크바

 

- 고마워요
- 다녀오십시오

 

늦어서 미안해, 미샤

 

- 나랏일로 바쁘신가 봐?
- 애쓰고 있지

 

더 세게 닫아

 

거봐

 

소련에서는 뭐든
무력으로 해야 통해

 

죽이는데

 

사샤

 

회의실 아니니까
긴장 풀어

 

한잔 갖다 줄게

 

다치진
않은 것 같네요

 

한잔하실래요?

 

좋아요

 

그래요

 

왜 두 잔이야?

 

넣어두시지

 

마음에 들어?

 

크렘린 궁 도련님과는
거리가 먼 여자야

 

부모가
반체제 인사였어

 

시대가 변했어, 미샤

 

왜 그래?

 

여기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 기다리는데

 

정치논쟁은 이쯤 할까?

 

이 음악에 무슨
추억이라도 있나요?

 

엄마가 자주 피아노로
연주하셨던 곡이에요

 

알렉산더 이바노프입니다

 

카티야 그린코바예요

 

무슨 일 하세요?

 

학교 행정실에서
일해요

 

당신은요?

 

외교부 제3차관
수석보좌관입니다

 

일은 재밌어요?

 

- 네
- 열정을 느끼나요?

 

영향력을 끼치려고
노력합니다

 

누구에게요?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요

 

제가 정치를
선택한 이유죠

 

사실 아버지의
영향도 있어요

 

정치가가 되길
바라셨거든요

 

아버지의 꿈을 좇는 게
당신의 열정인가요?

 

자!

 

춤추실래요?

 

고맙지만
전 이만 가볼게요

 

바래다 드릴게요

 

룸메이트랑
같이 갈 거라서요

 

고마워요

 

알렉산더…

 

모스크바 항공연구소

 

뭘 먹었길래?

 

네가 구내식당에서
가져온 음식

 

나도 같은 거
먹었는데 이상하네

 

피곤해 보이네

 

여자들한테
인기 많더라?

 

나 어제
너무 많이 마셨어

 

알렉산더한테 푹 빠졌던데?
그런 모습 처음이야

 

그런 적 없어
멋대로 상상하지 마

 

과연 그럴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조심해

 

서둘러

 

어서!

 

무슨 일이야?

 

놈들이 다녀갔어

 

놓고 간 담배 가지러
다시 왔더라

 

접선 장소를
새로 만들게

 

그동안…

 

알렉산더한테
작업 좀 해둬

 

쓸모가 많은 놈이야

 

네가 하면…

 

눈치챌 거야

 

하지만 너라면

 

얘기가 다르지

 

언제까지
운반책 노릇만 하게?

 

다른 걸
시도할 때야

 

진짜 미국을 위해
일하고 싶어?

 

좋아

 

어떤 사람인지
천천히 알아가 봐

 

널 신뢰하게 만들어

 

1992년, 모스크바

 

오늘 내로 준비가
끝날까요?

 

그래야죠

 

어떤 분이 작가님
인터뷰하고 싶대요

 

정말요? 누가요?

 

마리나 린스카야라는
유명한 정치부 기자요

 

부정부패 담당이죠

 

근데 왜 저를
만나겠대요

 

걱정 마요

 

정치가들보단
살살 다룰 테니까

 

정치부 기자가
왜 예술에 관심 있죠?

 

작가님하고
같은 이유일 걸요?

 

어째서요?

 

예술은 언어가
담아내지 못하는 걸

 

표현해내죠

 

작가님 작품은
어떤 거예요?

 

안녕하세요

 

압도적이네요

 

얼핏 보고…

 

왜요?

 

작가님인 줄
알았어요

 

근데 카티야군요

 

어떻게 알았어요?

 

고모부님 사연에 대해
좀 알고 있죠

 

같이 안 오셨나요?

 

취재하고 싶은 게
제 작품이에요?

 

제 가족이에요?

 

둘 다요

 

저녁 먹으면서
얘기할래요?

 

혹시 데이트 있어요?

 

아뇨, 없어요

 

그동안 마음에 드는
여자가 없었거든요

 

좋은 아침

 

무슨 일 있어?

 

아무리 스탈린을
찬양하는 내용이래도

 

이 좋은 책을
버리라는 게 말이 돼?

 

그러게

 

말도 안 되지

 

- 무릎이 까졌어요
- 안녕하세요

 

앞으로 아이들 교육이
걱정이에요

 

- 많이 아파?
- 네

 

조금 따가울 거야

 

미안

 

교사할 생각
정말 없어요?

 

고맙습니다

 

철모르는
아이들에게

 

국민의 의무를
가르쳐야죠

 

전 사무직이 좋아요

 

잘 오셨어요

 

여기서
몇 명이 살아요?

 

저 혼자요

 

지난번에 해준 얘기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꿈에 대해서요

 

세상엔 수많은
선택지가 있더군요

 

그래서 생각해봤죠

 

정치가 아니면
뭘 선택했을까

 

분명 요리사가
됐을 거예요

 

새로운 맛과 식감을
개발하는 거죠

 

그게 뭐 대수예요?

 

단순한…

 

즐거움일 뿐인데

 

그런 음식은
처음 먹어봤어요

 

저한테 음식은 그저…

 

연료 같은
의미거든요

 

- 어디서 자랐어요?
- 여기…

 

모스크바에서요

 

이곳저곳
옮겨 다니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살았어요

 

부모님은 안 계세요?

 

다른 수백만 사람들처럼
끔찍한 일을 당하셨죠

 

스탈린 정권에
반대하셨거든요

 

처형당하셨나요?

 

그때는 그런
시대였으니까요

 

지금 당신 생각은요?

 

지금은 공산주의에
자부심을 느껴요

 

한 사람이 잘못했다고
이념까지 부정할 순 없죠

 

그때 몇 살이었어요?

 

11살이요

 

- 정말 힘들었겠군요
- 아니에요

 

- 카티야
- 늦었어요

 

- 데려다줄게요
- 아니에요

 

고마워요

 

일어나, 오빠

 

엄마!

 

유리!

 

유리!

 

- 카티야!
- 엄마!

 

안 돼!

 

엄마!

 

당신 작품 마리나가
소개해준 거 알아요?

 

저 사람 덕분에
전시하게 된 거예요

 

또 보고 싶어졌어요

 

갤러리에 날 소개한 게
당신이었어요?

 

그게 중요해요?

 

작품을 인정받아
온 줄 알았어요

 

최종결정은
갤러리에서 했어요

 

난 신문에서 보고
추천한 것뿐이에요

 

미국신문까지
찾아보나 봐요?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니까요

 

러시아에 온다니까
고모부 반응은 어땠어요?

 

물론 반대하셨죠

 

그래도 고모에 대해
더 알아보려고요

 

왜요?

 

스파이셨거든요

 

제가 도와드릴까요?

 

1959년, 모스크바 크렘린 궁전

 

무리하시면
건강에 안 좋습니다

 

미국 놈들 군비경쟁을
그냥 보고만 있을까?

 

주치의는 뭐라십니까?

 

딱히 해줄 게
없다는군

 

게다가…

 

검토할 문서가 쌓였어

 

혼자서 읽으려면
5년은 족히 걸릴걸세

 

자네가
도와줘야겠어

 

오늘 밤에 읽고
내일 아침 설명해줘

 

제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지…

 

내가 자네 말고
누구한테 부탁해

 

요즘 만나는 여자는
어떤 사람이야?

 

카티야 말씀이세요?

 

두어 번 만난 게
다예요

 

네 번이지

 

부모는 반체제 인사로
처형당했고

 

오빠는 무용단이랑
미국에 간 후

 

돌아오지 않았지

 

그것과는 별개로
좋은 사람입니다

 

아주 선구적인
발언인데?

 

다행히 학창시절
공산당단체 대표였고

 

아버지를 비난하는
글도 썼더군

 

아직까진
괜찮아 보여

 

이상입니까?

 

응, 그래

 

모스크바, 기록보관소

 

똑바로
보고 다녀요!

 

괜찮겠어요?

 

문 닫았소

 

추가시간
허가받았어요

 

실물로 봤다고
딸애한테 자랑해야겠네

 

기자님 기사는
빠짐없이 읽는다우

 

1961년 KGB 자료가
필요해요

 

30분만이오

 

고모에 대한 자료가
정말 남아있을까요?

 

모르겠어요

 

아는 이름인지
들어봐요

 

안드레이 고르도프스키
1961년 사망

 

몰라요

 

안나 페트로바
사망

 

아뇨

 

미하일 아르도노프

 

아르도노프요?

 

고모부 친구분 성함이
미샤 아르도노프였어요

 

미샤는 미하일의
애칭이에요

 

카티야가 속한
스파이조직 리더였고

 

아직 살아있네요

 

빨리 둬요, 미샤

 

천재는
서두르지 않는 법이죠

 

체크메이트

 

당신 앞이라
체면 세워준 거예요

 

어쩜, 친절도 하셔라

 

배 안 고파요?

 

엄청 고파요

 

한 게임 더?

 

좋은 수라도
생각난 거야?

 

체스 잘하더라

 

다른 것도 잘해?

 

조심해, 카티야

 

어느 순간 연기가
진심이 될지 몰라

 

착한 사람이야

 

덕분에
수월할 것 같아

 

조금은…

 

이제 정보 좀
빼 와야지 않겠어?

 

너무 일러

 

검토할 문서를
매일 밤 갖고 온다며

 

- 가끔
- 됐네

 

다음번엔 뭐가 됐든
하나 가져와

 

사진을 찍건, 외우건
아무튼 가져와

 

- 배고파요?
- 죽을 지경이에요

 

오늘 셰프님의
메뉴는 뭔가요?

 

닭요리예요

 

닭 한 마리를
통째로 구했어요?

 

꼭 맛보게 해주고
싶었어요

 

당신한테 해주는 거에
죄책감 느끼게 하지 마요

 

오늘 하루는
어땠어요?

 

당신이 내 관점을
바꿨어요

 

내가 하는 일이라곤
서류작성이 다고

 

누굴 도운 적은
막상 없더군요

 

이해해요

 

잠깐 실례할게요

 

떠나신다면
보내드려야죠

 

카티야

 

가요

 

괜찮겠어요?

 

사랑해요, 카티야

 

주소는요?

 

완벽하네요
고맙습니다

 

미샤 씨는 2년 전까지
북부 쪽에 살았고

 

지금은 모스크바에
거주한대요

 

돌아왔군요

 

시끄러워요

 

누가 껴안아도
가만히 있네?

 

기적인데

 

전화 좀
써도 될까요?

 

호텔은 줄이
너무 길어서요

 

말씀드려야죠

 

- 고모부께요?
- 네

 

번호 주시면
걸어드릴게요

 

고마워요

 

안 받으시네요

 

메모 남길래요?

 

밤에 팩스 보내라고
부탁해두면 돼요

 

그러죠

 

오늘 도와줘서
고마워요

 

누군가와 하루를 보낸 게
오랜만이네요

 

일 외적으로요

 

친구 없어요?

 

혼자가 익숙해요

 

마음에 들어요?

 

그런 의미는…

 

선물이에요

 

고마워요

 

가볼게요

 

늦었네요

 

자고 갈래요?

 

혼자인 게
싫증 났으면…

 

미샤 아저씨 만나러
내일 같이 갈래요?

 

- 그래요
- 알겠어요

 

고마워요, 마리나

 

신세 졌어요

 

정말 고마워요

 

과거를 마주할
용기도 없어서

 

조카를 대신 보내나요?
 - 마리나 - 

 

괜찮아요, 카티야?

 

슬퍼 보여요

 

15년 전
오늘이었어요

 

부모님 일이요?

 

스탈린은 왜
처벌받지 않았을까요?

 

다시는 그런 일
겪지 않게 해줄게요

 

나의 카티야

 

다들 신부만
쳐다볼걸?

 

안녕하십니까, 동무?

 

결혼식 어디서 하죠?

 

먼저 서로에 대해
알아볼래요?

 

그럴까요?

 

올라가서
오른쪽이에요

 

고마워요

 

고마워
우리 공주님

 

삼촌, 신부 곧 올 테니
걱정 말래요

 

못하겠어, 미샤

 

더는 그 사람
속이기 싫어

 

너 왜 이래?

 

네 엄마 아빠 머리를
총으로 날려버렸다고!

 

덕분에 너 혼자
남겨진 거 잊었어?

 

난 당신 같은 사람과
함께할 줄 알았어

 

그쪽 사람들 말고
우리 편 사람이랑

 

네가 선택했잖아

 

그럼 그만 놔줄래?

 

제발 나 좀
내버려둬, 미샤

 

다른 사람 찾아봐
난 그이 지켜줄 거야

 

마음 바뀌었어요?

 

그럴 리가요

 

우리 정말
행복하게 살아요

 

쉽진 않겠지만…

 

어려울 거 없어요

 

자중하세요
순서가 남았습니다

 

바람맞혔네요

 

미샤 아저씨
주소나 알려줘요

 

그거면 돼요

 

도대체 왜 그래요?

 

술 마시긴 너무
이른 시간 아닌가요?

 

무슨 상관이에요?

 

마음에 든다니
기쁘네요

 

그만 가요

 

나 봐요

 

오늘 왜
안 온 거예요?

 

미하일 아르도노프 씨?

 

잠깐 여쭤볼 게
있습니다

 

어디서 왔지?

 

미국에서요

 

자유의 땅이라

 

뭘 물어보게?

 

제 이름은
로렌 그린코바고

 

카티야에 대해
알고 싶어 왔어요

 

제 고모시고

 

전 그분 친오빠의
딸이죠

 

기억 안 나는데

 

스파이로 키운
장본인이시잖아요

 

기억하시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고모부가 궁금해하세요

 

카티야를 남겨두고
혼자 튄 주제에

 

이제 기억나세요?

 

사샤는 어떻게 됐어?

 

돈도 많이 벌고
잘 지내신대요

 

고모부 심정을
헤아려주세요

 

끔찍이 사랑했던
여자는 죽고

 

평생 자책하며 사는
인생이 어떨지…

 

손대지 마요!

 

진실을 말해주세요

 

더 이상 아무도
헤치지 않아요

 

진실?

 

10년 동안 매일
목숨 걸고

 

비밀정보를 빼 왔는데

 

그걸 알렉산더가
미국에 넘겨버렸지

 

몽땅 다!

 

덕분에 그놈은
기회의 땅에서

 

잘 먹고 잘사는군

 

난 빈털터린데!

 

생각이 바뀌시면

 

여기 갤러리로
연락주세요

 

나가!
꺼지라고!

 

좀 더 기다리자

 

아직 안 질렸어?

 

이제 진심으로 사랑할
여자를 만나야지

 

네가 사랑에 빠져
행복해 죽겠다고

 

온 세상도 너처럼
그래야 되냐?

 

사샤 승진했더라
너도 다시 복귀해

 

배신하지 않을 거야

 

이미 배신했잖아

 

결혼 전
얘기긴 하지만

 

걔가 사실을 알면
어떻게 나올까?

 

물건 넣어둘 테니

 

내일 일 끝나고 넘겨

 

아직도 세상을
바꾸고 싶어?

 

사샤 왔다

 

결혼기념일 축하해

 

어디 갔다 왔어?

 

학교에…
끝낼 일이 있어서

 

오페라
보러 가기로 했잖아

 

왜 그래?

 

옷 갈아입고 올게

 

저기 오셨네

 

사샤 삼촌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애가 자네 오길
눈 빠지게 기다렸어

 

왜 늦었어?

 

퇴근이
늦어지는 바람에…

 

죄송합니다

 

미국 파견단으로
뽑힌 거 축하하네

 

내가 추천했지

 

감사합니다

 

우리 뉴욕 가면
방 같이 쓰겠군

 

설마 코 고는 건
아니지?

 

이리 오렴

 

아빠는
가면 안 돼요

 

아빤 우리 공주님이
원하는 대로 할게

 

무슨 일 있어?

 

하루 종일
열 마디도 안 하네

 

사샤…

 

말해봐, 여보

 

내일 늦게까지
일할 거야

 

좋은 아침이에요

 

무슨 일이래?

 

정보가 샜나 봐

 

그것도
꽤 오랫동안

 

내부에 첩자가
있는 것 같아

 

차관님께도 말했어?

 

모두한테 얘기했어

 

누군지 알아내면
죽일 거 아냐

 

이건 반역죄야

 

우리가 평화사절단이나
꾸리는 사이에

 

그놈들은 우리 정보를
빼내고 있었어

 

얼마나 비웃었겠나!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범인을 잡겠습니다

 

그리고…

 

저희도 조사하십시오
가족까지 전부 다

 

숨길 게 없습니다

 

그러겠네, 사샤

 

무슨 일 있어?

 

눈 온다

 

카티야?

 

사샤…

 

그동안 당신 속였어

 

뭘?

 

우리 부모님
처형당했을 때

 

난 공산주의자라고
열심히 증명했었어

 

그랬구나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어

 

엄마 아빠를 죽이고
나를 외톨이로 만든

 

그 체제가 정말이지
너무 싫었거든

 

체제에 맞서
싸우고 싶었어

 

난 요원이야

 

미국을 위해 일해

 

꽤 오래됐어

 

스파이라고?

 

농담이지?

 

그래서 나랑
결혼했어?

 

아니

 

아니야, 사샤
맹세해

 

아니야…

 

사샤, 제발…

 

왜 그래요?

 

로렌…
할 말 있어요

 

나 차버리는 건
아니죠?

 

고모부!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

 

와야만 했으니까

 

이쪽은 마리나예요

 

아주 훌륭한 기자죠

 

당신 정체는
모르겠지만

 

내 조카한테서
떨어져

 

- 고모부…
- 말리지 마라

 

저 기억 안 나세요?

 

사샤 삼촌

 

드미트리는 기억하죠?

 

제 아버지셨어요

 

네가 차관님
딸이라고?

 

당신 배신 때문에

 

아버지가 대신
교수형에 처해졌죠

 

전 7살 꼬마였어요

 

맙소사…

 

난…

 

난 몰랐단다

 

당신은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니까!

 

카티야를
구해내고 싶었어

 

미안하구나

 

진심으로…
미안하다

 

그 말을 오랫동안
기다렸어요

 

마리나…

 

할 말 있단 게
이거였어요

 

나가요

 

로렌…

 

나가라고

 

정말 죄송해요

 

이런…

 

누군지
전혀 몰랐어요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날 미행했어요?

 

- 설명하게 해줘요
- 뭘요?

 

날 이용한
이유라도 대게요?

 

로렌

 

난 아버지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다

 

한순간에 버려진
고아가 됐어요

 

그게 다 알렉산더가
배신한 탓이라고요

 

체제가 잔혹했던 거죠

 

죄 없는 사람들을
처벌했으니까

 

당신은 처음부터
계획적이였어요

 

그게 얼마나
치욕적인지 알아요?

 

로렌

 

사실을
말하려고 했어요

 

상처 주고 싶지
않았다고요

 

근데 줬잖아

 

그것도
아주 심하게…

 

아버지 일은
정말 유감이에요

 

사랑해, 사샤

 

자기한테
솔직해지고 싶었어

 

잠깐 걸을래?

 

얘기해

 

자기를 사랑해서
결혼한 거야

 

그래서…

 

요원 일도 그만뒀고

 

그랬구나

 

근데 다시
일하고 싶어졌어?

 

협박을 받았어

 

일을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당신한테 다
말해버리겠다고

 

자기를
잃을 순 없었어

 

더는 거짓말하기 싫어

 

나 때문에 당신을
필요로 하는 거군

 

미국 파견 취소할게

 

그러지 마

 

뭔가 잘못됐다고
눈치챌 거야

 

무자비한 놈들이야
당신 반드시 잡혀

 

자기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럼 진작 나한테
선택권을 줬어야지

 

난 내 조국이 옳다고
믿는 사람이야

 

뉴욕으로 가면
아직 기회는 있어

 

먼저 나가 있으면
곧 뒤따라갈게

 

미국 측에서
탈출을 도와줄 거야

 

대신 당신 정보를
넘겨줘야 돼

 

제발 여길 떠나자

 

조국을 저버리라고?

 

떠나지 않으면
곧 발각될 거야

 

당신도 추궁하겠지

 

그럼 우리 둘 다
처형당해

 

카티야

 

제발…

 

사랑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네

 

KGB랑
얘기 좀 하느라

 

첩자를 잡았다는군

 

증거가 나왔나 봐

 

누굽니까?

 

얘기하긴 아직 일러

 

자백했대요?

 

조사 끝나기 전에
받아내겠지

 

엉뚱한 사람을
잡은 건 아니겠죠?

 

우린 전쟁 중이야

 

꼭 이겨야만 돼

 

딸아이를 핵이나
식민지의 위협 속에

 

살게 할 순 없어

 

꼭 행복한 삶을
누리게 만들 거네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지

 

다들 그렇겠지만

 

사샤?

 

첩자를 잡았대서

 

당신인 줄 알고

 

당신일까 봐…

 

거봐
우린 떠나야 돼

 

다 잘 될 거야

 

빵 드세요, 어머니

 

고맙다

 

빵 더 드실래요?

 

우리 아들
참 대견하구나

 

파견단으로도
뽑히고

 

사샤를 위하여

 

사샤를 위하여!

 

여보, 접시 주세요

 

제가 치울 테니
앉아 계세요

 

고맙다

 

누가 잡혔어?

 

몰라

 

한동안 연락 끊는 게
낫겠어

 

잡힌 요원은
미국이 빼내 준대?

 

일단 잡히면…

 

아무도 안 도와줘

 

탈출은 불가능해

 

- 잘 있으렴
- 일주일 후에 보자

 

- 저녁 잘 먹었다
- 와주셔서 감사해요

 

엄마 갈게, 사샤

 

우리 아들
몸조심해

 

고맙다

 

벌써 엄마 보고 싶어?

 

일주일 있다
만날 건데 뭐

 

잘 가, 미샤

 

안녕, 친구
조심히 다녀와

 

- 갈게요
- 잘 가요

 

마음 아프지?

 

당신은 익숙해도
난 아냐

 

나 못 가겠어

 

부모님 때문에?

 

- 자기 때문에!
- 안 돼

 

사샤…

 

당신을 돕는 사람들이
누군지 알아야겠어

 

그 사람들 신변을
노출시킬 순 없어

 

좋아

 

안전가옥이 있댔지?
내가 데려다줄게

 

그건 안 돼

 

그럼 나 안 가

 

당신 온 거 들키면
모든 게 물거품 돼

 

그럼 난 끝이야

 

어느 집이야?

 

두 집 아래

 

그 사람들도
다 준비됐대?

 

내가 오길
기다리고 있어

 

준비는 완벽해

 

사샤

 

미안해

 

거짓말해서
미안해…

 

어서 가

 

비행기 놓치겠다

 

사랑해, 카티야

 

사랑해, 사샤

 

영원히 기억해줘

 

전시장에
데려가 줄래?

 

아르도노프 씨?

 

미샤?

 

미샤 맞아?

 

어떻게 지냈어?

 

- 받아
- 이게 뭐야?

 

난 곧 죽어

 

마지막 할 일을
이제야 끝냈군

 

저를 보니 카티야가
떠올랐나요?

 

날 봐요!

 

곧 죽는다면서요

 

당신이 좀 전에
그랬잖아요

 

양심의 가책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아요?

 

사샤

 

할 말이 있네

 

왜 이제 와?

 

집에 있는 줄 알고
거기 갔다 왔어

 

이젠 집에 못 가

 

사샤 망명하기로 했어
곧 그럴 거야

 

넌 내버려두고?

 

내가 미국에서 만날
방법이 있다고 했거든

 

무슨 방법?

 

안전가옥이
있는 줄 알아

 

그걸 믿어?

 

그래

 

이제 나보고
해결해달라고?

 

너 때문에
이 길에 들어섰어

 

도와줄 거야?
말 거야?

 

제발…

 

나가자

 

서둘러

 

무슨 일 생기면
사샤한테 전해줘

 

도망친 놈은 잊어

 

KGB가 원하니
그 녀석 넘기자

 

잡힌 사람이
바로 나야

 

뭐?

 

지금 나처럼
하면 돼

 

별 생각 없이 하면
그렇게 최악은 아냐

 

KGB라니…

 

어떻게 그런…

 

신념의 결과가
겨우 그거야?

 

너도 이렇게
되고 싶어?

 

넌 관련 없다고
진술했어

 

나 혼자 사샤를
감시해왔다 그랬는데

 

왜 하필 나한테
도와달래

 

널 믿었으니까

 

어쩔 수 없었어

 

나랑 함께 가자

 

내가 잡히면
사샤가 돌아올 거야

 

그만

 

분명히 그래
그럼 사샤가 죽는단…

 

그만해!

 

넌 사샤만 걱정돼?

 

이봐, 거기 서!

 

멈춰!

 

저년 잡아!

 

카티야! 카티야!

 

카티야…

 

어떻게
그런 짓을 해!

 

고모부, 관둬요!

 

네가 사람이야?

 

그냥 가요

 

사랑하는 사샤에게

 

이 편질 읽는다면
난 곁에 없을 거야

 

잘못된 선택을 한 걸까
후회하지 마

 

우린 옳았으니까

 

정말 간절히
당신과 함께하길 원해

 

두려움과
분노에서 벗어나

 

오직 충만한
사랑으로

 

당신을 정말 사랑해

 

곧 함께하게 되겠지만

 

혹여 다시
못 보게 되더라도

 

우리가 꿈꿨던 삶을
살아내 주길 바래

 

나를 대신해서…

 

영원한 당신의 사랑

 

카티야

 

감독/각본
샤밈 샤리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