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ongress.2013.Incl.Directors.Commentary.DVDRip.x264-NoRBiT-[Original]

sub2smi by  Michael Archangel

 

로빈 라이트

 

더 콩그레스

 

로빈

 

날 봐, 로빈

 

내가 사랑한다고 하면
믿어?

 

우리 몇 년이나
같이 일했지?

 

24년? 25년?

 

난 어떤 상황에서든
변함없이

 

당신 편이었어

 

당신이 뭘 선택하고
뭘 두려워하고

 

무엇의 노예가 되고
뭘 걱정하든 옆에 있었지

 

촬영 시작하기 직전에

 

갑자기 못한다고
내뺀 적도 많았잖아

 

"부탁해요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하니까

 

잘 둘러대 주세요

 

애런한테 가봐야 해요"

 

근데 애런은 핑계야

 

형편없는 선구안

 

당신 인생을
집약하는 말이지

 

형편없는 선구안

 

형편없는 영화들
형편없는 남자들

 

믿지 못할 친구들

 

거기서도
형편없는 선택을 했어

 

골고루 갖췄지

 

스물넷에
은막의 여왕이 됐고

 

거대 영화사들도
납작 엎드렸어

 

내가 당신한테
너무 물렁했나?

 

다들 그러더군

 

모르겠어

 

정말 그랬는지도

 

하지만...
당신은 어린애였는걸

 

겁먹고 있었고

 

어쨌든 스스로
선택한 것들이야

 

수많은 기회를 발로 차고

 

꿈도 깨 버렸지

 

그 결과...

 

이제...

 

이제 뭐요, 앨?

 

그쪽에서 뭘 제안해요?

 

그건 아직 몰라
나도 궁금하다고

 

아침부터 전화해선
소리소리 치더군

 

우리한테 질렸고

 

이게 마지막 제안이래

 

다시는 이런 제안
없을 거래

 

직접 한 얘기야
마지막 제안이라고

 

무슨 제안일까요?

 

난들 알겠어?

 

분명한 건 하나야
최후통첩이라는 거

 

그런 식으로 말한 건
이번이 처음이야

 

얘기 중에 죄송해요
엄마, 나가 봐

 

-무슨 일인데?
-공항 경비대

 

늘 있는 그 일이야

 

애런

 

또 담 너머로 연을 날리면
그냥 못 넘어갑니다

 

알아요, 죄송해요
이제 안 그럴게요

 

소스 그릇이
어디로 갔지?

 

로체스터발
유나이티드 435?

 

틀렸어

 

그럼 뭐였는데?

 

유나이티드는 맞는데
로체스터는 아냐

 

가만있자
수요일 저녁 6시니까

 

포트로더데일?

 

미니애폴리스구나

 

-그런 건 안 중요해
-그럼 뭐가 중요해?

 

바람이
서쪽에서 불어왔고

 

내 연이 활주로를
여왕처럼 날았고

 

그 모습이
천상의 조합 같았다는 거

 

당장이라도
하나가 될 거 같았는데

 

그 색깔들...
붉은색과 흰색

 

그리고 검은 구름들

 

-정말 강렬했어
-그런데 말이야

 

오늘로 끝인 거 알지?

 

-왜? 어때서?
-이젠 거기 안 갈 거니까

 

또 한 번 담 너머로
연을 날리면

 

우린 당장 짐 싸서

 

삭막한 도시로
돌아가야 돼

 

그럼 하늘도, 연도 없어

 

이 거지굴보단
삭막한 도시가 낫지

 

또 불평이야?

 

내가 오늘 엄마 구했어

 

-날 뭐에서 구해?
-앨 아저씨 제안

 

뭔데 그렇게 심각했어?

 

말해 줘, 엄마
뭔데?

 

나도 아직 몰라

 

SF? 그래픽 노블?
유대인 학살?

 

유대인 학살 영화는
왜 안 해?

 

B급 배우들도
찍었다 하면 상 받던데

 

엄만 양쪽 다 되잖아

 

-양쪽 다라니?
-엄마를 봐

 

나치도 되고
희생자도 되지

 

다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어

 

-그거 알아?
-뭐?

 

필요하면
부역자 역도 가능해

 

요새 그런 재능 가진
배우가 흔해?

 

프린세스 브라이드

 

당신이 처음 영화사에
왔을 때가 생각나요

 

나는 애송이
통계 분석가였죠

 

다들 난리가 났어요
여신이다, 섹시하다

 

지적이고 강인하고
귀족적이다

 

정숙하면서도
야성미가 있다

 

게다가 친근했어요

 

고향이 텍사스니까

 

호주 한복판에서 날아온
배우도 아니고

 

집이 외딴 시골이라

 

백 마일을 가야
영화관 하나 있는

 

오지 처녀도 아니었죠

 

복도에 서서 당신이
걸어오는 걸 봤어요

 

정말 눈이 부셨죠

 

프린세스 브라이드의
버터컵이니까

 

'이창' 포스터에
그레이스 켈리 대신

 

당신 얼굴을 붙이는
상상도 했죠

 

딱이지 않아요?

 

당신은 미래였어요
로빈

 

약속이고 해답이었죠

 

다 갖춘 배우였어요

 

그래서…

 

결단을 내렸어요

 

어떤 결단인데요
제프?

 

당신 일생의 마지막
계약을 제안하기로요

 

마지막?

 

마흔다섯도 안 됐는데
벌써요?

 

세상은 급변하고 있어요

 

곧 우리가 사랑하던

 

이 구조 전체가
사라질 거예요

 

구조라면...
미라마운트요?

 

미라마운트?
그건 아니죠

 

그럴 리가요

 

배우와 소속사, 매니저를
둘러싼 구조 말이에요

 

초호화 트레일러

 

마약, 코카인, 우울증

 

결별, 연인, 섹스광

 

계약 위반, 대본이
나빴다고 핑계 대기

 

실패 후의 우울감
홍보는 나 몰라라

 

용서해 달라고 빌기

 

그 모든 게
사라질 거예요

 

감이 잡혀요?

 

아뇨, 잘...

 

우리 미라마운트는
당신을 스캔하고 싶어요

 

당신의 모든 걸!
몸, 얼굴, 감정

 

웃음, 눈물, 절정

 

행복, 우울

 

공포, 갈망

 

그 모든 걸 채취하고
보존해서

 

소유하고 싶은 거예요

 

로빈 라이트란 존재를요

 

그럼... 로빈 라이트란 존재로

 

뭘 할 건데요?

 

진짜 로빈 라이트라면
안 할 일들을 해야죠

 

예를 들면?

 

형편없는 선택 때문에
놓쳐 버린 영화들이요

 

굴복하고 포기하고
도망가고 관두고...

 

전적이 화려하죠

 

꼭 막판에 엎어서

 

제작에 차질을 빚고
손해가 막대했어요!

 

몇 살이죠?

 

나이가 상관있나요?

 

컴퓨터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데

 

십 대든 육십 대든
무슨 상관이죠?

 

상관없죠

 

난 '프린세스 브라이드'의
버터컵과

 

'포레스트 검프'의 제니

 

또…

 

'헬스 키친'에선
뭐였더라…

 

난 당신 말고
그들이 필요해요

 

당신의 역사가
필요한 거예요

 

형편없는 선택으로
얼룩진 역사라면서요

 

지난 15년간은 그랬죠

 

하는 영화마다
쪽박을 차서

 

건진 게 없으니까

 

하지만 난 당신을
구해 줄 수 있어요

 

-뭐에서요?
-당신 스스로한테서!

 

알고 있었어요?

 

뭘 말이야?

 

이따위 제안이란 거요

 

앨이 알 리가 없죠

 

카메라를 벙커유로
돌리는 줄 아는데요

 

벙커 뭐요?

 

벙커유요
원유에서...

 

관둡시다
석기시대 사람이라

 

로빈

 

당신은 한물갔어요

 

정상에서 내려온 지
꽤 됐죠

 

스캔 배우들
기준으로 보면

 

당신 가치는 2달러쯤?

 

상황이 급박해요

 

6개월 내로 사인 안 하는
배우는 사장되죠

 

끝이에요

 

캐릭터가 스크린에서
영원히 지워지죠

 

그때 되면 스캔해 달라고
싹싹 빌게 될걸요

 

그걸 하려면
내가 할 일은 뭐죠?

 

없어요

 

사인하고
한나절 스캔만 해요

 

-그게 다예요?
-네

 

대신, 연기를
다시는 못해요

 

어디서든, 영원히

 

어디서든이라뇨?

 

영화든 TV든
학교 연극이든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의
실험극이든

 

어디서도
안 된다는 거죠

 

배우 로빈 라이트는
미라마운트 안에서

 

살아 숨 쉴 거예요

 

이 로빈 라이트는

 

돈이나 챙겨
태평양 어느 섬에 가서

 

자신의 참모습을
찾으면 되겠죠

 

어때요?

 

흥미롭네요

 

배역을 따려고

 

당신과 자는 게
고역이라고들 하죠

 

근데요
차라리 그걸 하겠어요

 

빌어먹을
컴퓨터 칩이 되느니

 

고맙지만...

 

사양할게요

 

제안은 30일간 유효해요
그 후엔 책임 못 져요

 

미라마운트

 

기분은 좀 어때?

 

왜 그래?

 

그냥 좀 피곤해

 

라이트 형제 글라이더
날릴래?

 

아직 준비 안 됐어

 

그럼 연을 날리든가

 

별로

 

2시 착륙을 놓쳤어

 

왜 그래?

 

좀 슬퍼 보여서

 

-그래?
-응

 

엄마가 연을 날려 봐

 

-내가?
-응

 

-내가 무슨...
-할 수 있어

 

-아냐...
-왜?

 

작은 걸로

 

해 봐

 

한번 혼자서 해 봐

 

그 기분을 느껴 봐

 

줄은 내가 봐 줄게

 

담 넘어가지 않게

 

여기서 쫓겨나는 건
싫잖아

 

-새라, 나가 봐
-내가?

 

나 보러
여기 오는 사람 봤어?

 

그럼 잡고 있어

 

괜찮아?

 

-전화를 하죠, 앨
-전화하면 뭐 해?

 

그날 이후로
내 전화는 안 받는데

 

이쪽은 스티브
계약서를 작성해 줄 거야

 

스캐닝 계약의 귀재지

 

키아누 리브스,
미셸 윌리엄스랑도 일했어

 

극비리에 진행했지

 

-반가워요
-반갑습니다

 

얘들아!

 

고마워요

 

-마실 거 줘요, 앨?
-좋지

 

-마실 거 드려요?
-됐습니다

 

멋져요

 

-진짜 글라이더야
-네

 

고마워요, 최고예요

 

안녕하세요

 

저분은요?

 

스티브라고
새로 고용한 변호사야

 

스캐닝 계약의 귀재지

 

이렇게 으리으리한
창고가 다 있네요

 

창고 아니에요

 

1973년에 지어진

 

DC9의 격납고죠

 

이렇게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거

 

요즘 같으면
절대 허가 안 날 텐데

 

스캐닝의 귀재라고요?

 

연예 채널에서
언뜻 봤는데

 

영화사가 배우들 샘플을 떠서
컴에 넣는다면서요

 

그럼 계약 방식도
달라지겠죠?

 

-정말 그래요...
-새라요

 

맞아요, 새라

 

단발 계약이라서
완전히 다르죠

 

세세한 부분까지
잘 살펴야 돼요

 

나중에 수정을
못하거든요

 

단발 계약이라뇨?

 

컴퓨터에 들어간 샘플은
되돌릴 수 없어요

 

사전에 동의했다면
그걸로 끝이죠

 

그 캐릭터는 고스란히
영화사 소유가 되니까요

 

무슨 캐릭터요?

 

-왕년의 배우란 캐릭터
-왕년의?

 

입금되고 스캔된 순간
그 배우는 배우가 아냐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거지

 

그 순간부터

 

컴퓨터 속 캐릭터가
그 자리를 대신해

 

영화사의 권한을
제한하려고

 

변호사가
금지 조항을 넣는데

 

그게 여간
까다롭지가 않아요

 

새로운 분야고
이제 시작이죠

 

-그 배우는 뭘 해요?
-어떤 배우?

 

왕년에 배우였다가
컴퓨터에 밀려난 배우요

 

어디 가서
골프나 치시겠지

 

골프를
안 좋아한다면요?

 

그럼 뭐 딴 걸 해야지

 

혹시 TV 있어?

 

너무 최첨단을
요구했나?

 

당신한테 말 못한 게
또 있어

 

-그래?
-응

 

말 못한 게 뭔데?

 

손님들 오기 전에 말해
뭐야?

 

맙소사

 

마리아랑도 잤구나?

 

말해, 더러운 놈아

 

그년이랑 잔 거지?

 

이럴 줄 알았다니까

 

그년이 꼬리 쳐서...

 

어떡할 거야
토할 것 같잖아

 

마리아랑 안 잤어

 

아니라고?

 

-그럼 누구야?
-누구랑도 안 잤어

 

근데...

 

나 부시 찍었어

 

뭐?

 

맥스...

 

부시를 찍었다고?

 

그뿐인 줄 알아?

 

부시 부자
두 사람 다 찍었어

 

네 번이나!

 

세상에, 맥스

 

맥스...
당신 누구야?

 

맙소사, 내 남편 맞아?
자기야...

 

미셸이 아니에요?

 

-미셸 맞아
-미셸 맞아요

 

아뇨
미셸인 건 아는데

 

직접 연기한 게
아니라고요?

 

정말 궁금해?

 

미셸은 파리에 있었고
저건 컴퓨터로 만든 거야

 

충격이에요
진짜 완벽한데요

 

완벽하진 않죠

 

혁명 초기치고는
준수한 편이지만

 

저거

 

알아챘어요?

 

멍청한 놈들

 

저 버그를
3년째 못 잡고 있어

 

하나도 안 웃긴데

 

섹스신에서
저런다고 생각해 봐요

 

배꼽 빠져요
뒤집어지죠

 

엄마, 한다고 해
괜찮아 보여

 

깐깐하게 굴지 마

 

신기술에 적응해야
살아남지

 

-저쪽에 붙은 거야?
-변절자네?

 

그만해, 로빈
위선 떨지 마

 

변한 건 없어

 

그냥 시시껄렁한
로맨틱 코미디일 뿐이야

 

40년대부터 하던 거지

 

배우 입장에선
좋지 않겠어?

 

촬영장에 몇 주간
개처럼 붙들려 있거나

 

입 냄새 나는 배우랑
키스 안 해도 되고

 

본인 의사랑 상관없이
하는데도요?

 

언제는
의사를 존중했나?

 

원래도 꼭두각시였어

 

프로듀서나 감독이
시키는 대로 다 했지

 

행동거지, 연기, 웃는 법
사랑하는 법까지

 

심지어 대사의 의미까지

 

대본에 하나하나 써서
일러 줬다고

 

서른 중반이 되니
어려 보여야 했어

 

그쪽에서 시키는 대로

 

그 멋진 얼굴에서
두 살쯤 빼지 못하면

 

영화판에서 사라질
운명이었거든

 

대체 차이가 뭔데?

 

그깟 선택?

 

네, 그깟 선택이요
몰라서 물어요?

 

그 귀한 선택권을
뺏기는 거예요

 

내가 언제, 뭘 할지
남이 정하는 건 싫어요

 

내가 정해야죠
내 선택이니까

 

창녀 역할을 하건

 

오페라 가수가 되건
키스 리차드가 되건

 

내 선택이에요
저들이 아니라

 

착각하지 마

 

1년만 쉬어도
잊혀질 거라면서

 

압박받는 마당에
무슨 놈의 선택?

 

그게 선택이야?

 

여자들은
주름 제거 수술을 받고

 

표정이 굳어서
웃지도 울지도 못해

 

그게 선택이야?

 

계속 그들의 도구로
남겠다는 거지

 

이건 구원이야
기적이 일어났다고

 

우린 구원받았어

 

계약 안 하면 미친 거야

 

제정신이 아닌 거지

 

남들 말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그 개떡 같은 선구안!
정신 차려, 로빈

 

자유를 얻을 기회야

 

-로빈
-박사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애런?

 

애런, 잘 지냈니?

 

잘 지내요, 바커 박사님

 

어떻게 지내?

 

멋진 거 있어요
라이트 형제 거예요

 

그 글라이더니?

 

-1903년 12월 17일?
-네

 

모형도 만들었어요
모양은 같은데

 

폭이 15피트예요

 

-곧 첫 비행이에요
-잘됐구나

 

너도 라이트 형제의
일원이 아닐까?

 

-막내, 애런 라이트
-네

 

저도 꿀릴 건 없어요

 

실력은 더 좋죠

 

제트기나 우주선이
다니는 시대니까요

 

상황이 달라요

 

옛날엔 경쟁도
없었잖아요

 

그래

 

들어가자

 

좋아

 

경적

 

정적

 

사냥

 

사랑

 

 

 

공모

 

공포

 

 

 

내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거다

 

 

좋아

 

근력

 

능력

 

하늘

 

하늘

 

어려움

 

두려움

 

누락

 

추락

 

더 나빠진 걸까요?

 

단언하긴 이르지만

 

청력이 서서히 약해지고
있는 건 분명하네요

 

교통

 

고통

 

옥좌

 

혼자

 

공기

 

온기

 

안과 쪽 검진 결과를 봐도

 

그다지
낙관적이진 않아요

 

망막 색소 변성이
진행되고 있거든요

 

그 말씀은...

 

끔찍한 상황이란
뜻인가요?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시야 협착증이 오고

 

결국 야맹증마저
급격하게 악화되다가

 

밤엔 아예...
못 보게 될 거예요

 

그 다음엔요?

 

-바커 박사님?
-응?

 

화산 소리를
다시 틀어 주세요

 

화산 소리?

 

-고맙습니다
-천만에

 

환자 50%는
시력을 평생 유지해서

 

운동 능력 발달에도
크게 지장 받진 않아요

 

다른 50%는요?

 

애런은
그쪽에 속하나요?

 

그래서 이 증후군이
오묘하다는 거예요

 

서른 전까진
어떻게 될지 몰라요

 

실명이 될지 말지

 

하지만 애런은
머리가 정말 좋아요

 

받아들인 정보를 취합해
자기 의지대로 해석하죠

 

'옥좌'를 듣고
'혼자'라고 말하지만

 

완벽하게 자각하고
하는 행동이에요

 

50년 후의 영화는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 애런이 하는 것과
비슷할 것 같아요

 

-어떤 면에서요?
-이런 식이죠

 

영화사는
전기 자극만 주면 돼요

 

잠재의식에 따라 해석을
하는 건 우리의 뇌죠

 

사람들은
이야기 자료를 받아

 

자기 엄마나 애인을
캐스팅해서

 

마를레네 디트리히나
당신 역을 맡겨요

 

뭘 생각하고 있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애런이 하고 있는 게
그거예요

 

드문 사례이고

 

시대를 앞서 간 건데

 

몇십 년을 앞선 걸까요?

 

그나저나
당신은 잘 지내요?

 

-좋아요
-그럼…

 

새로운 배역이라도?

 

네… 아마도요

 

미라마운트

 

모든 발언은
변호사한테 맡겨

 

로빈 라이트,
제프 그린 방문이요

 

라이트 씨
미처 몰라뵀네요

 

한두 번 겪나요?

 

괜찮아?

 

 

아동 학대 불가
섹스 불가

 

사랑, 배신
로맨틱 코미디만 가능

 

지적장애 불가
신체장애 불가

 

포르노 불가?

 

유대인 학살과
나치 불가?

 

그쪽이 작성했어요?

 

그렇습니다만

 

나치 문양은
왜 그렸어요?

 

그건 애들 짓이에요

 

로빈의 애들이요

 

애들이 나치에
포르노 작가예요?

 

포르노라니...

 

당신 나이에 포르노?

 

어쨌거나

 

나치 영화는
상을 안겨 줘요

 

누가 받죠?
컴퓨터 예술가들?

 

잘 아네요
기술자가 아니라 예술가죠

 

로빈, 자잘한 사항들은
아무래도 좋아요

 

SF 조항만 빼고
다 수락할게요

 

SF는 안 해요

 

우리가 볼 땐
멍청한 장르거든

 

해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거예요

 

SF를 한 편만 했어도
몸값이 6배는 비쌌겠죠

 

SF 안 하면
계약도 없어요

 

그럼 하지 말죠

 

대체 왜요?
SF는 판타지예요

 

'반지의 제왕'을
몇 명이나 읽었게요?

 

영화를 본 사람이
10만 명이라면

 

그 중 한 명만
책을 읽었어요

 

왠지 알아요?

 

내용이 무지막지하게
복잡하니까

 

끝까지 읽으려면
고문이 따로 없죠

 

당신은 읽고
만든 거예요?

 

장난해요?

 

하지만 영화는 봤죠
그게 영화의 강점이에요

 

-요지는 이게 아니라...
-하려는 말이 뭐죠?

 

영원한 젊음을
주고 싶어요

 

그게 핵심이죠

 

로빈, 나이가?

 

마흔다섯?
마흔여덟? 쉰?

 

마흔넷이요

 

SF에만 동의하면
내가 책임지고

 

서른셋, 서른넷으로
만들어 줄게요

 

영원한 젊음을 약속하죠

 

영원한 젊음

 

서른셋? 서른넷?

 

-뭐가 나아요?
-서른둘이요

 

욕심이 과하네

 

서른넷으로
종신 계약 갑시다

 

어떤 나라들에선
종신형이 20년인데요

 

어떤 나라가?

 

-중동이요
-중동?

 

짐승들 같으니라고!

 

살인에 20년형?
20년?

 

20년 후면

 

이 기술은 부메랑만큼
낡은 발명품이 되겠죠

 

-20년 계약!
-좋습니다

 

-지금 할 수 있나요?
-뭘요?

 

나한테 하려는 거요
지금 바로 돼요?

 

지금 바로 안 하면
하기 싫어질 것 같아서요

 

로빈 라이트

 

-혹시...
-네, 저예요

 

-크리스토퍼 라인
-네

 

여기서 뭐 해요?

 

스캔 기사예요

 

전 잘 풀린 거예요

 

딴 친구들은
집에서 노는걸요

 

수많은 명작을 만든
촬영감독인데

 

고마워요

 

그래도 아직 배우들과
조명 아래서 일하잖아요

 

운 좋은 거죠
이렇게 당신도 만나고

 

옛날 생각 나네요

 

게다가

 

그 멋진 옷을 벗으라고
말할 수 있는 영광까지

 

탈의실은
오른쪽에 있어요

 

-반가워요
-반가워요

 

크리스?

 

아무도 없어요?

 

여기 있어요, 로빈

 

곧 시작할 거니까
편히 있어요

 

당신의 어떤 표정도
놓치고 싶지 않아요

 

프린세스

 

미소 지어요

 

환하게

 

당신은 행복해요

 

행복해요

 

웃어 봐요

 

활짝 웃어요

 

소리도 내 볼래요?

 

 

활짝 웃어 봐요

 

활짝 웃어요, 네

 

좋아요

 

이제 그 웃음을

 

천천히

 

천천히

 

거두고

 

공허하게

 

멍하게

 

슬프게

 

못하겠어요
그만해요

 

그만!
불 꺼요

 

내가 해 볼게

 

-잠깐이면 돼
-네

 

내가 이 바닥에 들어온
사연을 얘기했나?

 

매니저가 된
진짜 사연 말이야

 

얘기했을 리가 없지
너무 화끈거려서

 

이 일을 열 살 때
시작했다면 믿어져?

 

5학년 때야

 

5학년짜리 매니저

 

우리 동네 브롱크스에
한 녀석이 살았는데

 

별명이 '요정 꼬리'였어

 

그 녀석은...
뭐라고 해야 하나?

 

날 때부터
꼬리가 있었어

 

진짜 꼬리 말야

 

꼬리 길이는
1에서 2인치쯤?

 

복서 개랑 비슷했지

 

이게 알려지자
체육 시간마다

 

말도 못하게
괴롭힘을 당했어

 

입에 담기도
민망할 정도야

 

8살 꼬마한테 말이지

 

길바닥에서 벗겨 놓고
꼬리에 대고 노래하거나

 

밤엔 창가에 가서
소리쳤어

 

"조이!
꼬리 좀 타고 놀자"

 

"초코 우유 좀 젓자"

 

그러던 어느 날

 

난 그 녀석한테 가서
내 아이디어를 말했어

 

이랬지 "야, 조이"

 

"이제부터 꼬리를
한 번 보여 줄 때마다 1달러씩이다"

 

녀석이 날 보며 묻더군
"정말, 앨?"

 

"걔네들한텐 앨이
그랬다고만 하면 돼?"

 

난 비쩍 마르고

 

구부정한 약골이었어

 

누구랑 맞짱 뜰
주제가 못됐지

 

그래서 그날 밤
'트윈 타워'를 찾아갔어

 

브롱크스의 '트윈 타워'
퍼델스키 형제 말이야

 

유명했잖아

 

열 살 때 수염이 났고

 

열세 살 땐
마흔 살 이혼녀랑 연애한 놈들

 

'요정 꼬리' 얘기를
해 줬어

 

구경꾼 한 명당 50센트씩
떼어 주겠다고 했지

 

걔들은 교대로
구경꾼을 관리했고

 

난 예약과 수금을
담당했어

 

그달에 내가 번 돈이

 

구두장이 아버지
연봉보다 많더군

 

열 살 꼬마였는데

 

그때부터 시작된 거지

 

열세 살 땐 동네 기인을
다 관리했어

 

브롱크스의 절름발이
난쟁이, 꼽추들 전부

 

2년 만에 그 일대
최고 부자가 됐지

 

근데 열다섯 살 때

 

아동보호과에서
장애아 학대로 나를 고발했고

 

3개월 징역을 살았어

 

그리고 여러 해 지나
이 동네로 흘러왔지

 

호화찬란하더군

 

내 과거가 창피했어

 

하지만 내심

 

나만의 강점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

 

남의 약점과 결함을

 

알아보는 능력 말이야

 

매니저한텐
꽤 유용한 기술이거든

 

그렇게...

 

당신을 만난 거야

 

나한텐 완벽했어

 

천사처럼 사랑스럽지만

 

배우로선 최악의 결함도
갖고 있었지

 

두려움이야

 

극심한 두려움

 

지독한 공포

 

당신의 모든 욕망을
가로막는 공포

 

중요한 회의 전엔
공황 상태가 됐고

 

비중이 큰 역을 맡으면
굳어 버렸어

 

그때마다 내가 도왔지

 

난 당신의 두려움과
약점을 뜯어먹고 산

 

내면의 악마였어

 

근데 애들이 태어나자
그 두려움도 사라지더군

 

정말 행복해 보였고

 

일도 그만두고
애들과 있고 싶어 했어

 

난 버려진 것 같았어

 

그때 깨달았지

 

난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던 거야

 

날 떠날까 봐 겁났어

 

그러다 갑자기
몇 주 사이에

 

애런의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어

 

난 그 틈에
다시 힘을 얻었지

 

애런은 점점 더
멀어져 갔고

 

우리만 남겨졌어

 

지금 떠날 순 없어

 

그 괴물 안에 갇혔잖아

 

당신의 마지막 연기야

 

당신을 구원해 주겠지

 

모든 두려움과

 

모든 악마로부터

 

그만 고통받아

 

그럴 이유 없어

 

20년 후

 

아브라하마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이번이 처음이신가요?

 

네, 그래요

 

미라마운트 아브라하마
호텔에서 열리는

 

미래학 회의에
귀빈으로 가시죠?

 

옛날 차인데도
아주 멋지군요

 

몇 년형이죠?

 

2013년이요

 

명심하세요, 라이트 씨

 

아브라하마는 제한된
애니메이션 구역입니다

 

이 길을
다시 지나지 않고는

 

애니메이션 구역에서

 

나올 수 없어요

 

앰풀입니다

 

영혼을 가진
기계들의 시대

 

이름 없는 거리들

 

분노와 굴욕으로
뒤덮인 지구에

 

로빈 요원이 돌아왔다

 

트리플 R

 

반역 로봇 로빈
거리의 전사!

 

직접 만나 보세요

 

어서 오세요, 라이트 씨

 

미라마운트 호텔
아브라하마입니다

 

아브라하마 시티와
미라마운트 나가사키는

 

미래학 회의 내빈들을
환영합니다

 

아브라하마는
엄격히 제한된

 

애니메이션 구역임을
잊지 마세요

 

로빈 요원이 돌아왔다

 

트리플 R

 

반역 로봇 로빈
거리의 전사!

 

직접 만나 보세요

 

안녕, 애런

 

밖에 나갔나 보네
컨디션 좋아졌니?

 

아니
비도 그쳤겠다

 

길이 안 미끄러우니까
나와 봤어

 

엄마 모습은 어때?

 

지금 내 꼴을 봐야 하는데
정말 메스꺼워

 

끔찍한 환각 체험을
하는 것 같아

 

-무슨 뜻이야?
-지금 내 모습은…

 

헤로인 맞은 신데렐라와

 

잔뜩 뿔난 이집트 여왕을
합친 것 같아

 

-엄마?
-왜?

 

사람들이 알아봐?

 

새 영화 나와서
떠들썩하잖아

 

아니
거들떠도 안 봐

 

난 그저
할머니일 뿐인걸

 

애니메이션이라서
그런가

 

아니
딴 데 가도 마찬가지야

 

내 심정 알겠네?

 

난 30년째
그렇게 살고 있어

 

너무 시끄러워서
잘 안 들린다

 

방에 올라가야겠어

 

나중에 연락할게
사랑해

 

로빈 라이트, 미라마운트
클래식에서 초대했어요

 

로빈 라이트...
6번째시군요

 

뭐가 6번째죠?

 

6번째 로빈 라이트요

 

다들 당신만큼
로빈스럽진 않았죠

 

랠프가 객실로 안내할
겁니다, 라이트 씨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애니메이션 구역...

 

라이트 씨
새 영화 '거리의 전사'가

 

우리 삶을
반영한다고 보세요?

 

네, 그래요

 

이 캐릭터는
뭔가 새로워요

 

로빈 요원 역을
매번 하지만

 

이번 '거리의 전사'에
나오는...

 

빈민굴 로봇들은
우리 삶의 일부이고

 

가까운 존재예요

 

사람들은
가정용 로봇을 사서

 

속된 말로
뽕을 뽑아요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쓴 다음

 

수명이 다하면 버리죠

 

예전엔 갱생시설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저 폐품이에요
슬픈 일이죠

 

'트리플 R'을 SF라고들
하지만 제가 볼 땐…

 

다큐멘터리 같아요

 

-고맙습니다
-고마워요

 

룸서비스?

 

룸서비스 돼요?

 

네, 라이트 씨
뭘 도와드릴까요?

 

불이 꺼졌어요
전기도 다 나갔고요

 

이치에 맞는 일인지
아님 내 마음 탓인지...

 

근본적으로
모든 건 이치에 맞고

 

모든 건 마음 탓이죠

 

뭘 주문하실 겁니까
라이트 씨?

 

아침을 주세요
달걀 세 개...

 

해시 브라운즈랑
토스트도요

 

-음료는요, 라이트 씨?
-음료는 됐어요

 

-어떤 종류의 음료도?
-네, 얼마나 걸리죠?

 

2초면 됩니다, 달걀은
어떻게 해 드릴까요?

 

한 번 뒤집되 노른자가
단단한 건 싫은데

 

100층까지 오면서
안 익을까요?

 

걱정 마세요, 라이트 씨

 

그래서 저희 미라마운트
호텔 아브라하마에선

 

초음속 엘리베이터를
운행합니다

 

랠프, 정말 어두워요?
내 마음 탓이에요?

 

모든 건
마음의 작용입니다

 

어둠이 보인다면
어둠을 택한 것이죠

 

세상에

 

물에 뭘 탔나?

 

수돗물에 뭘 탄 거야

 

이럴 수가!

 

제프!

 

제프 그린
내 말 들려요?

 

내 말 들리냐고!

 

그만, 그만!

 

사인할게, 사인할게

 

사인할게

 

내 머리에 장난 그만 쳐

 

제발 그만

 

사인할게

 

내가 예전처럼

 

입을 꾹 다물고

 

침묵을 지키는 게

 

당신의 뜻이라면

 

말하지 않겠어요

 

계속 그렇게 할게요

 

허락될 때까지는

 

당신의 뜻이라면

 

로빈 라이트인가?

 

네, 전엔 그랬죠

 

미라마운트 경찰이다

 

당신은 도를 넘었어

 

기껏 스타로
만들어 줬더니

 

다음엔 총살이야
더러운 년!

 

-연행해
-네

 

라이트 씨, 그린 씨가
사무실로 오시랍니다

 

제프 그린

 

안녕하세요

 

당신도 여기 왔군요

 

당신과 나만
살아남았어요

 

나머지 사람들은
누구죠?

 

새로 만든 캐릭터들이죠

 

지금껏
뭐 하며 지냈어요?

 

유니세프에서

 

굶주린 아프리카 애들을
도왔죠

 

당신은?

 

아들을 돌봤어요

 

로빈!
로빈, 로빈, 로빈, 와!

 

정말 근사하네요
애니메이션으로 말이죠

 

누가 남았는지 봐요

 

당신과
밖의... 이름이 뭐더라?

 

그 친구는 비싸기라도
했지만, 당신은?

 

푼돈에 계약했는데
여전히 살아남았어요

 

20년이 지나도록!

 

그동안
뭐 하며 지냈어요?

 

굶주린 아프리카 애들을
도왔어요

 

걔들은 아직도 굶나?

 

덕분에 많이 줄었죠

 

회의 얘길 해 줘요
왜들 그렇게 긴장했죠?

 

-곧 알게 됩니다
-뭔데 그래요?

 

로빈

 

조만간 이 구조 전체가
소멸될 거예요

 

미라마운트 클래식과
호텔은 건재하잖아요

 

호텔 얘기가 아니라
전체 구조 말입니다

 

시나리오 작가들은
항우울제가 필요하고

 

러시아 출신 스토리보드 작가는
알코올 중독

 

애니메이터들은
늘 마감에 쫓겨요

 

컴퓨터 캐릭터와
사랑에 빠지는 바보들

 

특수효과팀은
깡통 찰 일만 남았죠

 

영화의 시대는 끝났어요

 

지난 세기의 유물이죠

 

잠시 후 미래학 회의에서
똑똑히 보게 될 거예요

 

미라마운트 나가사키는
새 시대로 들어섰어요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한 시대!

 

계약을 연장하자는 건
무슨 의미죠?

 

별건 아니에요

 

20년 연장하는 대신

 

작은 조항이 추가돼요

 

작은 조항의
내용이 뭔데요?

 

이제 사람들은
당신을 마실 수 있어요

 

오믈렛이나 크렘브릴레처럼
먹을 수도 있죠

 

이제 당신은
물질이 되는 거예요

 

그뿐이에요

 

당신의 화학식을

 

미라마운트 나가사키의

 

뛰어난 의약 사업부가
분석해냈죠

 

그래서
마실 수 있게 했어요

 

각자 원하는 방식으로
당신을 상상하는 거죠

 

모든 걸?

 

네, 아무런 제한 없이

 

드라마
빨간 망토 소녀

 

극단적인 예술영화
포르노, 코미디

 

조잡한 SF, 좀비

 

뭔들 어때요?

 

말해 봐요, 로빈

 

어두운 침대에 누워
혼자 공상을 할 때

 

그 대상한테
사용료를 지불합니까?

 

사인하게 될 겁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죠?

 

배우로서의 이미지는
팔아넘겼지만

 

그 정체성은
남아 있거든요

 

순간의 명성을 맛보려고
여기까지 온 거잖아요

 

옛 영광이 그리워서

 

같은 이유로
사인을 하겠죠

 

미라마운트

 

신사 숙녀 여러분

 

우리를 보세요!

 

우리를 한번 보십시오!

 

믿어지십니까?
작은 앰풀 하나로

 

저희 미라마운트
나가사키 연구소는

 

천지창조에 버금가는
성과를 이룩했습니다

 

뭐, 아마도

 

여기 오셨다면
믿는 분들이겠죠

 

동지 여러분

 

이 자리에서
발표하겠습니다

 

저희 미라마운트
나가사키 연구소의

 

위대한 과학자들이

 

최근에 분석해 낸

 

자유로운 선택을 위한
화학식!

 

저, 리브 밥스는

 

미라마운트 나가사키의
회장으로서

 

그 천재적인 약품을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내일부터 바로 시중에서
판매할 것을 선포합니다

 

좌절이 없는 삶을
상상해 보십시오

 

시샘도 없고

 

자아도 없죠

 

꿈이 있습니까?

 

그럼 그 꿈이 되십시오!

 

신사 숙녀 여러분

 

이분을 모시게 돼서
무한한 영광입니다

 

미라마운트 나가사키
혁명의 변치 않는 상징

 

정상급 배우였다가

 

최고의 디지털 배우로
거듭난 분이죠

 

로빈 요원

 

여러분은 내일부터

 

그녀가 될 수도 있고

 

그녀와 함께할 수도
있습니다

 

로빈 라이트!

 

저를 보세요

 

저를 상징이라고
하는데요

 

전 한때 배우였다가

 

다음엔
컴퓨터 코드가 됐고

 

내일부터는
음료가 될 거예요

 

밀크셰이크를 마시면
제가 되실 수 있어요

 

깨어나세요, 여러분
깨어나세요

 

당신들이 만들고
사용하는 화합물 뒤엔

 

당신들과 똑같은
재료로 만들어진

 

똑같은 사람이 있죠

 

똑같이 사랑하고
똑같이 꿈을 꿔요

 

깨어나세요

 

제 아들인데요

 

귀가 거의 안 들립니다

 

여러분은 저 애의 희망이
될 수 있었어요

 

당신들의 연구를
저 애의 병을 치료하는 데

 

할애할 순 없었나요?

 

수많은 아이들을
구할 수 있게요

 

꺼져라!

 

그럴 순 없었어요?

 

한 가지만 명심하세요

 

당신들의 약물을
세상에 풀어놓으면

 

사람들의 욕망을

 

지배할 수 있을 것
같은가요?

 

아마 그렇게 했다가는

 

양심도 함께 풀려나와서

 

당신들을
집어삼키고 말걸요?

 

그럼 죄책감에 죽겠죠

 

죄책감에 죽을 거예요

 

저를 보세요

 

파멸이 보이지 않나요?

 

저를 봐요!

 

동지 여러분

 

이젠 돌이킬 수 없어요

 

모르겠어요?

 

내일을 상상해 보세요

 

아브라하마를 떠나도
이제 달라지는 건 없어요

 

왜냐하면 내일부터

 

아브라하마는 더 이상
루니 툰의 놀이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삶이 될 테니까요

 

미라마운트 호텔

 

다시 들어가야 해요

 

로빈, 로빈 맞죠?

 

자, 갑시다
어서요

 

숨을 쉬어요

 

깊이 호흡해요

 

최대한 길게 마셔요

 

가요

 

지하로 내려가죠
가스가 퍼져요

 

그들 말을 믿어요?

 

당연히 믿죠

 

우린 애니메이션
캐릭터 속에 갇혔어요

 

새라?

 

새라, 새라!

 

-새라를 본 것 같아요
-맞을 겁니다

 

반란군이라니
새라답지 않나요?

 

새라가 어떤 앤지
어떻게 알죠?

 

난 당신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요

 

비켜 주세요

 

부상이 아주 심해요

 

머리를 심하게
다쳤단 말입니다

 

환각제에 중독됐어요
누가 비켜 줄래요?

 

제비뽑기 어떤가?

 

-당신은 누구죠?
-난 경영진이야

 

-어떤 경영진?
-호텔 경영진

 

다들 호텔 경영진이지

 

힘 있고 중요한
인사들이야

 

비켜

 

여기서 쉬어요

 

로빈, 정신 차려요

 

절대로 정신을
잃으면 안 돼요

 

잘 들어요

 

쓰러지거나
포기하지 말아요

 

잠들면 안 돼요

 

아들을 만나고 싶어요

 

아들을...

 

집에 혼자 둔 게
처음이라

 

최대한 빨리
연락해 볼게요

 

잠들지 말라고요

 

애런 얘길 해 줘요

 

로빈 라이트인가?

 

-네, 왜요?
-미라마운트 경찰이다

 

따라 와

 

가지

 

산소 공급해
살려내야 해

 

뭐 하러 살려요?

 

이런 더러운 할망구쯤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데

 

이 망할 할망구

 

얼마나 곱게
늙고 있습니까

 

수술도 안 받았고
단정하고 우아해요

 

이런 건 못 만들죠

 

필요하니까 살려둬요

 

-병원까진 멀었나?
-다 왔습니다

 

애런!

 

당신 누구예요?

 

딜런

 

딜런 트루라이너

 

-그들 밑에서 일해요?
-그랬죠

 

오늘 아침 그들이

 

미래학 회의 혁명을
선포하기 전까진

 

난 애니메이터예요

 

당신의 캐릭터와
20년간 함께했죠

 

미라마운트의
로빈 라이트부 부장

 

당신의 몸

 

얼굴, 미소

 

슬픔

 

지 난 20년간
내 삶의 전부였어요

 

더 말해줘요

 

실직자였던 나는

 

로빈부의 첫 영화에
투입됐어요

 

'트리플 R, 파업'

 

-무척 헤맸죠
-왜요?

 

당신이란 사람을
몰랐으니까요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조사를 했어요

 

강박적으로

 

조사할 게 뭐가 있죠?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갔는지

 

청바지와 부츠를 즐기는
텍사스 아가씨

 

그걸 알고 나니까

 

올가미 밧줄을 써 보면
재밌겠다 싶어서

 

연필로 그려 봤죠

 

반란군이
경영진을 장악했어요

 

-어떤 경영진?
-미라마운트 나가사키요

 

경영진 층을 차지하고
약물 유출도 막고 있죠

 

다시 실사가
될 수 있어요

 

꿈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죠?

 

내 꿈이 뭔지 알아요?

 

로빈?

 

로빈
내 꿈이 보여요?

 

포커를 치는 바퀴벌레
네 마리, 이게 꿈이에요?

 


내 꿈은 아니지만

 

내가 스스로를
팔아넘긴 뒤에도

 

날 생각한 사람이
있었다고요?

 

난 수년간
당신 생각만 했는걸요

 

-내가 아니라 캐릭터죠
-나한텐 똑같아요

 

어느 순간
아이디어가 고갈됐어요

 

당신을 뺏길까 봐
겁이 났죠

 

떠오르는 젊은 천재들이
많았으니까

 

당신을 찾아
캘리포니아를 다 뒤졌죠

 

새로운 몸짓이
필요했어요

 

연륜에서 배어나는
색다른 관능미 같은 거요

 

목표물이 0.3마일
근방에 있다, 오버

 

발사장치 고장, 오버

 

발사장치 고장, 오버

 

이봐들

 

내가 내려가서
상황 정리할게

 

다들 어디 갔죠?

 

스스로 환각에 빠져서
자유를 얻었어

 

딜런은요?

 

물살을 따라갔지

 

왜 나만 남은 거죠?

 

또 깽판을 쳤으니까

 

무대에선
무슨 생각이었던 거야?

 

무슨 뜻이에요?

 

내가 상징이라며
불러 놓고

 

상징?
무슨 상징?

 

약물 혁명의
상징이라면서요

 

당신은 상징도
뭣도 아니야

 

당신이 팔아넘긴
캐릭터면 몰라도

 

당신 모습을 봐
이게 상징 같아?

 

아까 한 짓은
자살행위였어

 

우리도 어쩔 수가 없어

 

어떻게 해 줄까?

 

머리에 쏴요

 

한 번에 빨리

 

빨리 이 환각에서
빠져나가고 싶어요

 

이 정도 세월이면

 

환각이 아니란 걸
알 때도 됐잖아

 

이건 우리 삶이야
로빈

 

이 경우는
특별히 흥미로워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환자는 배우였지

 

이름은 모르겠군

 

아브라하마 폭동 때
환각 유발제에

 

심하게 오염됐어

 

4개월째 자기가 경험한
모든 일들이 환각이라고

 

확신하고 있어

 

어찌나 심각했는지

 

구조대가 아브라하마에
도착했을 때

 

소방대장한테 머리를
쏴 달라고 애원했대

 

가망이 없다고 봐

 

그래서
냉동시키기로 했어

 

현재의 냉동보존술로는
70년간 보존이 가능하지

 

데리고 가

 

애런?

 

애런?

 

내가 부르는 소리를
들은 거야?

 

응, 엄마
당연히 들었지

 

그게 뭐 이상해?

 

날씨 소식입니다

 

지난 이틀간 무지개의
대칭이 불완전했다고

 

기상청이 사과했군요

 

하지만 대칭은
예술과 모순되죠

 

로빈

 

마음속에서
상념을 비워내세요

 

이해가 안 돼요

 

뭐가요?

 

먼 미래에서 깨어나야
하는 거잖아요

 

잠수부도 급히 올라오면
탈이 나죠

 

어릴 때부터 알던
친근한 것들과 함께

 

천천히 다가가는 게
좋아요

 

당신을 위해
선택한 설정이에요

 

1980년대 초죠

 

하지만 지금은

 

손님부터 만나세요

 

만날 준비 됐나요?

 

여긴 어떻게 왔어요?

 

당신을 기다렸어요

 

-나를?
-네

 

당신이 해동될 날만
기다렸죠

 

치료법이 개발되길
얼마나 빌었는데요

 

그 긴 세월을
기다렸어요?

 

 

당신을 마지막에 봤으니
책임감도 느꼈고요

 

새라는 잘 있대요

 

아브라하마 반란 때
구출됐다고 하네요

 

근데 애런 소식은...

 

아직이에요

 

이건 애런의
DNA 자료예요

 

한참 전부터
수소문했어요

 

-당신이 해동된다길래...
-그런데요?

 

흔적도 없어요

 

전혀요

 

우리 곁에 없는 것 같아요

 

이 세계에 있지 않다는
뜻인가요?

 

아님 살아 있지
않다는 거예요?

 

설마 죽었다고요?

 

훨씬 복잡한 문제예요

 

당신이 살던 세계와
이 세계는 달라요

 

애런을 찾으려면
생사와 관계없이

 

아주 긴 여행을
해야 돼요

 

어디로 갈지
단서는 있어요?

 

찾아봐야죠

 

찾다 보면
가닥이 잡히겠죠

 

나랑 대도시로 가 봐요

 

내가 얼마나
냉동돼 있었던 걸까?

 

1년 정도?
아니면 20년?

 

시간은 이제
주관적인 개념이다

 

동이 트거나
달이 지는 시간도

 

마음이 결정한다

 

우리가 알던 숫자 적힌 달력은
곧 사라질 것이다

 

뉴욕은 천상 세계의
정원 같다

 

하늘에 닿는 오색찬란한
광채는 아찔하고

 

사람들은 아름답고
젊고 활기차며

 

평온, 아름다움, 관능을
발산한다

 

자아는 사라졌어요

 

약물 덕분에
구원받은 거죠

 

이제 자아도 경쟁도
폭력도 전쟁도 없고

 

강자나 약자도...

 

비밀도 없죠

 

모든 사람이...

 

있는 그대로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요

 

그들은 새로운 인물을
마실 때

 

페로몬을 퍼뜨려서
사람들 마음속에서

 

특정 이미지로
보이게 하죠

 

애런이 어떤 모습일지
알 도리가 없겠군요

 

이 거리는
천년의 지혜를 품고 있죠

 

1년 전 그리스 신화를
마셨을 때

 

난 반인반신이 됐어요

 

난 제우스의 딸을
수태시키고

 

도시 전체를 일으킨 후

 

그걸 망치고 불태우고
벌줬어요

 

어디까지나 느낌이죠

 

선택만 하면 돼요

 

원하는 대로
느낄 수 있어요

 

뭘 선택할래요
로빈?

 

어셔 증후군

 

어셔 증후군 정도는요?

 

타입2 정도요

 

이건 왜요?
연구 목적이에요?

 

아뇨
누가 그리워서요

 

♪ 신이 늘 지켜 주시리라 ♪

 

♪ 소원 모두 이루어지리라 ♪

 

♪ 먼저 남을 위해 일하면 ♪

 

♪ 남도 널 위해 일하리라 ♪

 

♪ 별까지 닿는
사다리 만들어 ♪

 

♪ 한 단씩 오르리라 ♪

 

♪ 너에게 영원한... ♪

 

♪ 젊음 있으리라 ♪

 

저기 어딘가
새라가 있어요

 

자연주의자죠

 

찾아봐야
좋을 거 없어요

 

알아보지도 못할 거고
새라는...

 

당신이 누군지도
모를걸요

 

하지만 새라는
지금 행복해요

 

이 세계에 아이들을
데려온 건 저들뿐이에요

 

♪ 별까지 닿는
사다리 만들어 ♪

 

♪ 한 단씩 오르리라 ♪

 

♪ 너에게 영원한... ♪

 

♪ 젊음 있으리라 ♪

 

♪ 영원한 젊음 ♪

 

♪ 영원한 젊음 ♪

 

♪ 너에게 영원한 ♪

 

♪ 젊음 있으리라 ♪

 

♪ 영원한 젊음 ♪

 

♪ 영원한 젊음 ♪

 

♪ 너에게 영원한 ♪

 

♪ 젊음 있으리라 ♪

 

약물을 거부한다면
어떻게 되죠?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이 세계에
속할 수 없으니까

 

그럼 어디로 가죠?

 

건너편에 가야죠

 

그쪽엔 뭐가 있는데요?

 

진실

 

건너편엔 누가 있죠?

 

건너오지 않은 사람들

 

약물을 거부한 사람들

 

물론 이 세계를 조종하는
사람들도 있죠

 

가 봤어요?

 

-아뇨
-왜요?

 

못 돌아올 수도
있으니까요

 

죽었다 살아나는
셈이에요

 

돌아오는 사람도 있지만
장담 못해요

 

날 보내주면 건너편이
어떤지 말해줄게요

 

보내줄 방법 있어요?

 

 

집에 가면 있나요?

 

그런 혼합제가 아니에요

 

일종의... 지우개랄까

 

순식간에 약 기운을
싹 지워 버리죠

 

그럼 진실이
눈앞에 펼쳐져요

 

어디 있어요?

 

네?

 

나치의 청산가리 캡슐
같은 거죠

 

-항복을 피하기 위한
-네?

 

옛 세계를 떠나며
하나 가져왔어요

 

미라마운트 나가사키에서
받은 보상이죠

 

20년간 일해 준 대가로
요구했어요

 

이 작은 캡슐을요

 

주세요

 

당신이 간 동안
아들이 오면요?

 

그쪽에 있다면요?
그럴 확률이 더 높아요

 

이 한 알이 전부예요
이걸 가져가면

 

날 떠난다는 건데
너무하잖아요

 

-지금은 안 돼요
-그럼 같이 가요

 

둘이 갈 만큼
약효가 강하진 않아요

 

당신이 선택해요
원하는 대로 할게요

 

사랑해요, 로빈

 

늘 사랑했어요
당신을 만나기 전에도

 

20년 동안
내 삶의 전부였어요

 

그리고 또 20년 동안

 

당신이 돌아오기만
기다리며 사랑했죠

 

내 진짜 모습은
보지 말아요

 

날 이 모습으로
기억해 줘요

 

그럴게요

 

사랑해요

 

이 세계엔
남은 의사도 없나요?

 

있어요

 

어디 있죠?

 

저 위에요

 

실례합니다

 

이비인후과 의사
바커 박사님은 어디 계시죠?

 

그분 방은
복도 끝에 있습니다

 

바커 박사

 

네?

 

남아 계실 줄 알았어요

 

그걸로 너무
감동받진 말아요

 

진실의 세계에
남아 있다고

 

용감한 건 아니니까

 

로빈

 

사실 변한 건 없어요

 

예전엔 진실을 덮으려고

 

항우울제나 마약으로
눈가림했다면

 

지금은 진실을
새로 만든 거죠

 

큰 차이는 없어요

 

약이 훨씬
좋아진 것뿐이죠

 

선택할 순 없나요?

 

둘 중 하나죠
이 추악한 진실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거나

 

환각의 세계로 가는 것

 

거기서 꿈꾸며 사는 게
나을지도 몰라요

 

애런은요?

 

애런은 당신이
돌아오기만 기다렸어요

 

19년 동안이나 기다렸죠

 

상태는 점점 나빠졌고

 

마지막엔
거의 눈이 멀었어요

 

그래도 건너가지 않았죠

 

가라고 애원을 해도
안 갔어요

 

나 죽고 나면
돌봐 줄 사람도 없는데

 

그러다
6개월 전에 건너갔어요

 

이제 딴사람이 됐죠

 

건너편 환상의 세계로
넘어간 거예요

 

-6개월이요?
-네

 

딱 6개월 전이죠

 

지쳤던 모양이에요

 

나도 죽을 날이
머지않았고

 

당신도 돌아올 기미가
안 보였잖아요

 

애런을 찾을 방법은
없어요

 

여기엔 존재하지 않고

 

저쪽에선 어떤 모습으로
살지 모르니까

 

그래도 당신은 돌아갈 수
있어요, 그게 어디예요

 

죽음을 기다리는
것보단 낫죠

 

그럼 돌아갈 때...

 

네, 왜요?

 

떠나온 자리로
갈 수 있나요?

 

'떠나온 자리'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요

 

당신이 만든 거죠

 

마음과 약물이
데려다 주는 곳으로 갈 거예요

 

같은 곳에 간다 하더라도
여기서의 경험 때문에

 

거긴 이미 다른 곳이
돼 있겠죠

 

과거는 지나갔어요
로빈

 

앰풀 가져오죠

 

'연'도 대기시킬게요

 

어디로 갈지 정했어요?

 

네, 정했어요

 

애런?

 

애런!

 

더 콩그레스

 

원작/스타니스와프 렘의
'미래학 회의'

 

로빈 라이트

 

하비 케이틀

 

존 햄

 

감독
아리 폴먼

 

Origin by  Michael Archang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