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e.Kind.of.Different.as.Me.2017.1080p.BluRay.AVC.DTS-HD.MA.5.1-FGT

"실화를 바탕으로 함"

 

끝에서 시작되다

 

괜찮은 집이죠?

 

약 1,400㎡ 면적에
값비싼 미술품과 커다란 욕조까지

 

과한 건 알지만
전 마음에 들어요

 

텍사스 출신이라
뭐든 큰 걸 좋아하죠

 

여기가 우리 집입니다
형편없다고 할 정도는 아니죠?

 

이곳엔 사연이 있어요

 

데비 홀과의 결혼 생활을
시작하고 마친 곳이거든요

 

텍사스보다도 넓은
마음씨를 가진 여자죠

 

그래서 전부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설명하려고요

 

그런데 글을 써본 적이 없어
걱정이군요

 

저는 작가가 아니라
미술품 경매사거든요

 

계세요?

 

훌리오?

 

누구 없어요?

 

홀 씨군요

 

그냥 론이라고 부르세요

 

론, 전 훌리오의 조수
윌로우예요

 

오시는 길은 괜찮았나요?

 

- 네, 괜찮았어요
- 잘됐네요

 

훌리오가 그러는데
작가라면서요?

 

- 그렇게 말했어요?
- 네

 

어떤 책을 쓰세요?

 

그거 중요한 질문이네요

 

실화예요?

 

네, 그렇죠

 

받아야겠어요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죠

 

저기 길 보이세요?

 

고맙습니다

 

그럼 마음이 바뀌거든
종소리를 따라오세요

 

훌리오는 어디 있죠?

 

방금 훌리오 전화였어요
역시나 늦는대요

 

이런

 

완벽주의자의 눈이 어디 가나

 

늘 생각하지만 내가 본 그림 중
가장 슬픈 것 같아

 

나한테 공짜로 줬는데
지금은 100만 달러짜리가 됐지

 

100만 달러짜리는 아닌가?

 

맞긴 하지만

 

100만 달러도
휴지 조각 같은 시대니까

 

괜찮아?

 

여기 이렇게 왔잖아

 

그래, 맞아

 

이건 뭐야?

 

렘브란트는 아니야

 

네가 나한테 황소 불알을
먹이기 직전 사진이군

 

이름이 다리 튀김이었어
맛있다고 했잖아

 

그랬지

 

맞아

 

좋아, 아무 방이나
골라잡고 자

 

내가 자는 방 빼고

 

이제 혼자 놔둘 테니까
책이나 써

 

"2년 전"

 

끝났어?

 

혹시 비뚤어졌나?

 

됐네, 아니, 내려 봐, 응

 

아직도 굳이 복원을
해야 했나 싶지만...

 

뭐가 달라졌나?

 

전이 더 나았던 것 같아

 

시간의 흔적이 보기 좋았는데

 

역사 같은 게
담겨 있는 거잖아

 

원래 작품은 가끔씩
손보고 광택을 내줘야 해

 

노스 댈러스에 가볼게

 

그 괴팍한 할머니한테
레밍턴을 팔아야 하거든

 

- 밤에 행사에서 볼까?
- 그래

 

- 애들도 오지?
- 응

 

애들 두고 오면 안 돼, 데비
중요한 일이야

 

중요한 거 알아

 

진짜 중요해, 데비

 

나도 알아

 

제가 정의하는 현대 미술을
다들 아실 겁니다

 

캔버스에다

 

물감을 칠하고
걸레로 그걸 닦으면

 

캔버스는 내다 버리고
걸레를 파는 거죠

 

공감하잖아요

 

- 진짜 그렇죠?
- 맞아요

 

그래서 여러분은 고전만 취급하는
제 번호를 갖고 있는 거죠

 

어쨌든 오늘 밤
포트워스 공공 미술을

 

후원하는 자리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에게 중요한 일이죠

 

여러분의 품격과 친절함 덕에
해낼 수 있었습니다

 

아량도 빼놓을 수 없죠

 

더 기부해달라고
부탁드릴 거라는 얘기입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밤 되세요

 

- 어땠어?
- 좋았어요, 아빠

 

고맙다

 

- 왔군요
- 아플 때까지 베풀라고 했었지

 

제 말이 그 말이에요
고통스러울 때까지 베풀어야죠

 

잘 지냈어요?

 

내가 얼마나 잘했는지
사람들한테 말해줘

 

- 론
- 안녕하세요

 

기운 내

 

파티의 최고 미녀가
이러고 있으면 쓰나

 

왜 그러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왜 그래?

 

아빠, 이건 아빠 삶이지
제 삶이 아니에요

 

론, 잠깐 얘기 좀 할까요?

 

- 수지, 잘 지냈어요?
- 안녕하세요

 

반갑네요

 

마틴이 당신 친구 얘기
해줬어요

 

무슨 말이에요?

 

데비한테 직접 말 안 하면
내가 해요

 

- 19년이야!
- 결혼한 지 19년이나 됐어

 

- 그런데?
- 그런데 우리는 이 모양이야!

 

- 무슨 뜻이야?
- 우린 삶을 공유 안 하잖아

 

아무것도 나누질 않는다고!

 

- 당연히 나누지
- 아닌 거 알잖아

 

2년이나 관계 안 했어

 

2년이나 관계 안 했다고!

 

아니, 안 잔 지 2년 된 거지

 

관계는 10년 전에 끝났어!

 

우리는 10년이나 따로...

 

그래, 이 모양인데
나더러 어쩌라고?

 

그걸 나한테 묻는 거야?

 

이제는 어떡할 건데?

 

 

- 론
- 응

 

딱 한 번만 물을 테니까
거짓말하지 마

 

그래

 

나한테 안 한 얘기 또 있어?

 

그림은 가짜야

 

복원한 게 아니야

 

복제했지

 

원본은 팔았어

 

기념일 선물로
나한테 준 거잖아

 

중개상이 거액을 제시했거든

 

그래서...

 

내다 팔았어

 

떳떳하지는 않지만...

 

솔직해지고 싶어
미안해

 

그게 다야?

 

 

그래

 

그 여자 휴대폰 번호가 뭐야?

 

안녕하세요

 

론의 아내 데비예요

 

끊지 마세요, 듣고 있죠?

 

당신 탓이 아니고
용서하겠단 말을 하려고요

 

론과 제가 옛날에
그랬던 것처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을 찾았으면 해요

 

또 발각되면 다시는
남편과 연락 못 할 줄 알아요

 

네, 잘 있어요

 

떠나도 돼

 

그래도 괜찮아

 

아니면

 

선택해

 

당신을 택할래

 

누군가 이런 말을 했죠
'남자들은 실수를 하지만'

 

'유부남은 실수를
빨리 알아챈다'

 

그 후 몇 달간 데비와
관계를 회복하려고 애썼어요

 

아내를 배신하는
큰 잘못을 저질렀지만

 

데비는 넓은 마음으로
두 번째 기회를 줬죠

 

사과의 뜻으로 털 코트나
다이아몬드 반지를 바라지 않았어요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라

 

제 손으로 대가를
치르게 하려고 했죠

 

이것도 그런 일이었어요

 

어젯밤에 꿈을 꿨어

 

좋은 꿈이야
아니면 내 꿈이야?

 

아니야

 

도시를 바꾸려던
가엾고 현명한 남자였어

 

그러다 얼굴을 봤지

 

여기서 꺾어

 

여기? 어디로 가는 거야?

 

저쪽으로 가봤자
별거 없는데

 

꿈속에서는 사방에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있었어

 

여기서 그 변화가
보이지 않아?

 

화단도 생겼고
배수로에 쓰레기도 없잖아

 

터널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과
같은 가치를 느끼는

 

평화로운 동네가 된 거야

 

여보, 여기서 차 돌려야겠어

 

알았지?

 

- 저기 세워볼래?
- 돌아가자, 뭐?

 

저기 세워봐

 

- 여기서?
- 응, 저쪽

 

- 여기?
- 여기

 

"유니언 복음 선교회"

 

여기서 뭐 하게?

 

괜찮을 거야

 

- 지붕이라도 닫을까?
- 이리 와

 

이게 웬일입니까

 

- 데비
- 안녕하세요

 

- 다시 보니 반갑네요
- 저도요, 짐

 

데비가 늘 말하던
남편분이군요

 

- 요리사 짐이에요
- 로널드입니다

 

시간이 가네요, 따라오세요
곧 시작할 거예요

 

잘됐네요

 

안녕하세요

 

"사랑은 인내와 친절이며
질투나 자랑, 오만이 아니다"

 

고마워요

 

- 제가 치울게요
- 고마워요

 

- 전에도 왔었어?
- 응

 

몇 년간 안 쓰는 물건이나
옷을 가져다줬어

 

그렇군

 

왜 그런 꿈을 꿨는지
이제야 수수께끼가 풀렸네

 

내 꿈에선 훨씬 달라 보였어

 

와주셔서 좋네요

 

어떤 도움이든 간절하거든요

 

우리가 도울게요

 

데비

 

여보, 도울 시간 없어

 

사무실에서 6시 30분에
거래 전화도 해야 하고

 

북쪽에 있는 거래처에
계약서도 넘겨야 해

 

취소해

 

우리 아내도 고집불통이에요

 

실례 좀 할게요, 데비?

 

여보, 그냥 좀 들어와

 

여보

 

좋은 일 하는 건 알겠는데
난 할 일이 있어

 

오늘 밤 칼더의
'독수리'를 팔아야 해

 

그것만 있는지 알아?

 

수표를 써야 하는데...

 

- 이게 뭐야?
- 세제, 세제를 써

 

- 이거 필요할 거요
- 아뇨, 필요 없어요

 

저 밖에 일 없는 사람들이
왜 여긴 안 돕는지 모르겠네요

 

돕고 있어

 

여보, 기부하고 싶으면
내가 수표를 쓸게

 

고마워

 

저기 솔이 있어

 

알았어요, 지미

 

세균투성이라면 질색인데

 

이번만 할 거예요

 

여기 혹시
전염병 같은 거 있어요?

 

있다마다요

 

사람들을 사랑에
감염시키려고 하죠

 

알려줘서 고맙네요

 

알았어

 

전염병이라고?

 

- 뭐?
- 아니야

 

안녕하세요, 타이니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저도 반가워요

 

잠깐, 여기요

 

- 고마워요
- 네

 

안녕하세요

 

전 데비예요

 

이름이 뭐예요?

 

여기서 봉사나 한답시고 와서

 

우월감 느끼는 거 다 알아요

 

잘 알아둬요

 

봉급 몇 달 못 받거나
부인이 집에서 내쫓으면

 

당신도 노숙자 신세
못 면할 거요

 

이 동네는 고맙단 말을
이렇게 하나?

 

어떤 놈인지 죽었어!

 

내 신발 훔쳐 간 놈!

 

이봐요!

 

수어사이드, 그만해!

 

이봐요, 그만해요!

 

그만해요
여기 어린애도 있잖아요!

 

뭐 하는 거예요?

 

 

저 사람과 얘기해봐야 해

 

여보, 노력하고 있는데
뭘 하려는 건지 모르겠어

 

내 꿈에 나왔던 사람이야

 

저 사람이라고

 

집에 가자, 이리 와

 

어서

 

당신 왜 그래?

 

진심이야?

 

벤츠 아저씨

 

나 찾아왔어요?
전 아저씨 찾고 있었는데

 

수어사이드라는
사람 찾아왔어요

 

10달러만 주면 말해줄게요

 

알아요?

 

 

- 그래요?
- 네

 

알았어요

 

- 약은 안 돼요
- 약 안 사요

 

다 왔어요, 진짜 가까워요

 

등신

 

감히 누구를 털어먹으려고?

 

죽여 버릴 거야!
죽일 거라고!

 

내 신발 내놔!

 

뭐야?

 

뭘 봐?

 

뭐야?

 

너무 거칠어

 

당신 꿈에 나왔을 때는
90cm짜리 야구 방망이

 

안 들고 있었지?

 

알았어
길에서 쫓아왔다 이거지?

 

- 맞아
- 안녕하세요, 이름이 뭐예요?

 

- 킬러요
- 킬러, 반가워요

 

킬러가 말도 하다니
별일이네요

 

기가 차네, 저 사람은 킬러고
날 죽이려던 사람은 수어사이드?

 

네, 다양하죠

 

저 사람은 왜 저래요?

 

아시다시피 좀 위험한 친구죠

 

위험수당도 받습니까?

 

- 저요?
- 네

 

전 돈 안 받아요
이 사람들이랑 같은 처지였죠

 

저도 똑같아요, 여기 살거든요

 

커다란 호텔의
총주방장이었어요

 

아내도 있고
멋진 집도 있었는데

 

어느 날 아들이
음주 운전 사고를 당했죠

 

구급차가 오기도 전에
죽었어요

 

제 아내는...

 

버티질 못했어요
정신병원에 들어갔죠

 

그동안 저는 고통을
술과 약으로 달랬고요

 

속상했겠네요, 짐

 

괜찮아요
덕분에 여기 왔잖아요

 

안녕하세요

 

전 데비예요

 

이쪽은 남편 론이고
얘는 아들 카슨이에요

 

- 이름이 뭐예요?
- 클라라예요

 

이름이 예쁘네요

 

식사 마치고 저쪽에 있는
미용실에 오세요

 

여자분들을 꾸며드리거든요

 

- 고마워요, 갈게요
- 꼭 오세요

 

한 명당 하나예요

 

 

나 기억하죠?

 

내 차를 부쉈잖아요

 

전 데비예요

 

이름이 뭐예요?

 

이름은 필요 없잖아

 

그러니까 닥치고
음식이나 담아

 

저는 이름이 궁금한데요

 

입 함부로 놀리지 마
나한테 신경 끄라고!

 

정말 아름다워요

 

마음에 들어요?

 

고마워요, 데비 씨

 

저도

 

전엔 노숙자가 아니었어요

 

남편이 있었죠

 

썩 좋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가고 없네요

 

아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양육할 능력이
안 된다고

 

애를 데려갔어요

 

가엾어라

 

부끄러운 일들을 많이 했어요

 

엄청나게 많이요

 

클라라, 다들 그래요

 

다 그렇게 살아요

 

화장이 지워지잖아요

 

열심히 해줬는데 미안해요

 

휴지가 어디 있더라?

 

정말 잘해주시네요, 데비 씨

 

재미있었잖아요, 그렇죠?

 

맞아요, 상상도 못 했는데

 

고마워요

 

고맙습니다

 

- 어서 와라
- 안녕하세요, 토미

 

냄새 좋은데요?

 

- 저 왔어요
- 우리 아들

 

아버지는 저 뒤에서
운전하신다

 

"포트워스 최고 소다 판매원"

 

"얼 F 홀
1994"

 

내가 너를 기다려야겠냐?
왜 이제 와?

 

시간 엄수 모르냐?

 

술 마시고 운전하면
안 되는 거 모르세요?

 

너는 술을 왜 안 마셔?

 

어떻게 나랑

 

술 한 번을
안 마시는 거냐?

 

아비랑 술 먹는 건
자존심이 허락 안 해?

 

혼자서도
잘만 드시네요 뭐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또 시작이구나

 

네가 날 지적하는 것도
지긋지긋하다

 

- 정말요?
- 그래

 

닭고기랑 만두 식기 전에
어서들 들어와

 

진절머리가 나
네가 굶기를 했냐

 

아니면 없이 살기를 했냐?

 

아니지, 왜냐하면 내가
지겹도록 일해서

 

벌어먹였으니까

 

- 얼, 그만하고 먹어
- 얘가 시작했어

 

그만해, 둘 다 입 다물고
자리에 앉아서 먹기나 해

 

그 전에 술부터 채워줘

 

위스키랑 콜라
콜라는 조금만

 

그리고 여기 론한테도
한 잔 만들어 주고

 

전 아이스티 마실게요

 

바지 좀 입을래?

 

됐어, 식구들밖에 없는데

 

- 왔니, 데비
- 안녕하세요, 얼

 

토미
만두가 맛있어 보여요

 

엔젤 케이크
먹을 배는 남겨둬라

 

그럴게요

 

론, 데비가 그러는데

 

선교회에서 봉사 활동 하면서

 

노숙자랑 친구가 됐다며?

 

- 사실 데비가 데려간...
- 뭐?

 

정신 나갔어?

 

정류소 화장실보다
더 세균이 득실대는 곳이야

 

부랑자들이
일할 생각은 않고

 

구걸이나 하고 있지

 

게으른 검둥이들 같으니라고

 

조심하세요!

 

그럼 검둥이를
뭐라고 부르냐?

 

난 항상 그렇게 불렀다

 

- 그러지 마세요
- 비하하려는 게 아니라

 

거기에 범죄자들이 산다는 거지
나쁜 놈들

 

더럽고

 

불결하고 병을 옮기고
가지가지 한다니까

 

이 주제는
그만 얘기해야겠다

 

콜라가 너무 많아

 

미안합니다

 

있잖아, 론

 

저 사람한테
음식 좀 가져다줘

 

- 누구?
- 저 사람

 

싫어, 난 안 할 거야
당신 꿈에나 나오지 난 싫어

 

- 그러지 말고 갖다 줘
- 싫어

 

- 날 싫어해
- 겁내지 말고

 

이름이 수어사이드인데

 

부탁할게

 

여보

 

싫어

 

안 할 거야

 

제 아내가 아무것도
안 먹는다고 걱정하길래

 

가져왔어요

 

인간적으로 부탁하는데
조금 들어주면

 

고맙겠네요

 

다 먹을 필요는 없어요

 

몇 입만요
싫어요?

 

이탈리아 음식 싫어합니까?

 

그냥 가버리는군요
가버렸어

 

난 시킨 대로 했어

 

당신 CIA야?

 

아뇨

 

마누라 단속 좀 해
나 좀 그만 괴롭히라고 하고

 

아뇨, 못 합니다

 

- 그럼 뭘 원해?
- 아무것도

 

원하는 건 없지만

 

내 차에다가 화풀이 마요

 

못 합니까?

 

우리한테 좀 더
친절해도 되잖아요

 

친하게 지내자고요

 

내 친구가 되고 싶다고?

 

 

그건 생각 좀 해봐야겠는데

 

해치지는 않을 거요

 

당신이랑 부인이
그간 잘해줬죠

 

난 피해 다녔고

 

이름이 뭡니까?

 

수어사이드가
아닌 건 알아요

 

덴버, 내 이름은 덴버요

 

배고파요?

 

여기 주방이 닫아서
아무것도 못 먹었잖아요

 

친구가 되자는 물음에
답하기 전에

 

묻고 싶은 게 있어요

 

뭔데요?

 

백인들이 하는 짓 중에
영 거슬리는 게 있어서

 

백인들이 낚시하러 가면

 

물고기를 잡았다가
풀어주던데

 

그렇죠

 

그건 그냥 스포츠예요

 

재미로 낚시하는 거죠

 

재미?

 

내가 자란
커다란 농장에서는

 

아침에 나가서

 

벌레를 캐고

 

낚싯대를 만들어서

 

강둑에 종일 앉아 있었죠

 

낚싯대에 뭐라도 걸리면

 

잡은 물고기 덕분에 우쭐해졌죠

 

집에 가져가서
자랑한 다음에

 

사람들이랑 나눠 먹었어요

 

내가 거슬리는 건
백인들이 그 고생을 하고도

 

마침내 물고기가 걸리면
풀어준다는 거요

 

그래서...

 

당신 같은 백인이
나한테 와서

 

친구 하자며 손 내밀어봤자

 

재미로 낚다가
버릴 거라는 거 알아요

 

그래서 그쪽이랑
친구 할 마음 없어요

 

내 말 이해해요?

 

- 듣고 있어요?
- 네

 

알았어요

 

어디 출신이에요?

 

루이지애나

 

가족은 없어요?

 

엄마는 누군지 몰라요

 

날 돌보기엔
너무 어렸다는군요

 

할머니가 날 키웠죠

 

할머니를
'빅마마'라고 불렀어요

 

할머니는 좌우로
몸집이 거대했어요

 

넉넉한 분이셨죠

 

내 절친한 친구였고

 

덴버, 덴버!

 

할머니는 아주 아팠어요

 

내가 할머니랑 사촌 축을 돌봤죠

 

덴버! 좀 낫게 해다오

 

그 약이 뭔지는
잘 모르겠어요

 

할머니는
'붉은 악마'라고 불렀죠

 

덴버

 

날 좀 도와다오

 

할머니는 아빠의 엄마였는데

 

아빠는 거의 못 봤고
아빠라고 부르지도 않았죠

 

빅마마가 주무실 때가
좋았어요

 

그땐 아프지 않았으니까

 

침대 옆에 창이 있었는데

 

별들이 내게 눈을
깜빡이는 걸 올려다봤죠

 

전깃불 한 점 없었어요

 

달만이 어둠을
뚫고 나왔죠

 

밤은 당밀처럼 까맸어요

 

별은 부서진 유리가
햇빛을 받은 것처럼 반짝였죠

 

빅마마

 

빅마마!

 

빅마마가 죽고 나서

 

제임스 삼촌이
나랑 축을 데려갔어요

 

삼촌이 일하던 농장에서
소작했어요

 

그렇게 일을 하고서도

 

제임스 삼촌과 거기 일꾼들은

 

일요일마다 교회에 가더군요

 

가장 좋은 옷을 차려입고요

 

제임스 삼촌은
좋은 분이었어요

 

삼촌은 기도했고

 

혹시라도 흑마술에 내가
나쁜 영향을 받을까 걱정했죠

 

들어와 봐

 

날 강으로 데려가
세례를 해줬어요

 

그때 물에 빠진 건
평생 못 잊죠

 

옷을 다 차려입고
물에 들어가는 게 이상했어요

 

내 발에 진흙이 뭉개졌고
눈은 악어한테서 떼질 못했죠

 

예수께서 네 죄로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시고

 

땅에 묻힌 지 사흘 만에
부활하신 것을 믿느냐?

 

네, 믿습니다

 

이제 너에게 세례를 내리노라

 

성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내가 마음을 바꾸기라도 할 것처럼
순식간이었어요

 

내 코를 잡고
뒤로 밀어 물에 빠트렸죠

 

그러다 코를 놓쳐
밑바닥까지 드러누웠지만

 

다시 일어서야
하는지도 몰랐어요

 

숨이 막힐 때쯤에야
수면에 올라왔다 내려갔죠

 

좀 더 창백해지긴 했지만

 

성령이 충만했어요

 

당신은요?

 

아버지를 본 적 있어요?

 

아직도 있어요?

 

안 보느니만 못해요

 

오늘 한 일 섹시하더라

 

그래?

 

- 노숙자랑 밥 먹은 거?
- 맞아, 어땠어?

 

사실 좀 괜찮았어

 

당신처럼?

 

당신을 잃는 줄 알았어

 

8시 30분에 톰슨스 건으로
피사로를 감정하고

 

정오 전에 아트 페어에 넘길
선적 목록도 주세요

 

그리고 1시에
정장도 맞춰야 해요

 

론, 듣고 있어요?

 

그래, 전부 취소해

 

전부 취소하라고요?

 

톰슨스 건은
세 번이나 미뤘잖아요

 

이제 네 번째네
나중에 전화할게

 

화랑 가본 적 있어요?

 

화산에 대해선
아무것도 몰라요

 

화산이 아니라 화랑요

 

그렇게 입고 갑니까?

 

 

어때요?

 

- 마음에 들어요?
- 네

 

좋아요

 

- 당신이 파는 거요?
- 비슷해요

 

마음에 들어요?
파블로 피카소 작품이에요

 

누군데요?

 

20세기에
가장 유명한 화가죠

 

맞아요

 

내가 보기엔
저 여자를 산산조각 내서

 

다시 붙이려다
엉망진창이 된 것 같군요

 

피카소가 한 게
바로 그거예요

 

그래서 이 여자를
실제로 볼 때랑

 

달리 보이는 거요

 

외면이 아니라
내면을 볼 수 있지

 

이건 얼마요?

 

그거요?
1,200만 달러 정도 해요

 

- 어이구!
- 네

 

난 그 정도로 좋은지
모르겠네요

 

- 그래요?
- 그래도 걸어줘서 기뻐요

 

나 같은 놈도 1,200만 달러
그림이 어떤지 볼 수 있으니까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 왜 그래요?
- 1,200만 달러라니

 

엄청나긴 하죠

 

충격적인 작품이죠

 

안드레 세라노의 작품이에요

 

도발하려는 거죠

 

분노하게 하려고요

 

어렸을 때

 

다시는 백인들이랑
말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죠

 

특히 백인 여자들한테요

 

당신이 내 두 번째
백인 친구요

 

첫 번째는 농장주 아들
바비였어요

 

내가 일을 안 할 때
같이 일을 꾸몄죠

 

우리는 공범이었어요

 

항상 사고 칠 거리를
찾아다녔죠

 

우리 아빠 헛간 볼래?
따라와

 

그때만 해도 백인들은
옛날 방식을 고수하길 원했죠

 

특히 보안관이나
농장주들이 더 그랬어요

 

내 농장주 같은 사람들요

 

이리 와서 이거 써봐

 

난 몰랐죠

 

그때가 바비랑 마지막으로
놀던 날이에요

 

덴버, 이거 받아
KKK 놀이 할래?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칼싸움하며 놀았어요

 

농장주의 아내가 집에 왔죠

 

바비, 어디 있니?

 

그때 백인 여자랑
처음으로 말해봤어요

 

이 헛간에는 오지 말랬잖아

 

아빠 오시면
엉덩이 맞을 줄 알아

 

우리 헛간에서
뭘 했는지 몰라도

 

흠씬 두들겨주마!

 

그 시꺼먼 입으로
한마디라도 나불대면

 

너랑 식구들 다 잘릴 줄 알아!

 

난 바보가 아니었죠

 

입을 꾹 다물고
목화를 계속 땄어요

 

몇 년이 지나고
바비 엄마를 다시 봤는데

 

길가에 세워 둔 자기 차 옆에
서 있더군요

 

바퀴를 고쳐야 하냐고
물으려던 것뿐이었어요

 

검둥이
귀찮게 하지 말고 가

 

바비를 몇 년 만에 봤어요

 

- 덴버
- 거기 있었죠

 

가라니까

 

- 어서
- 엄마

 

가!

 

바로 그때 말을 타고 온
3명이 화근이었죠

 

상황이 나한테
불리하게 돌아갔어요

 

'이 검둥이가
괴롭혔습니까?'

 

아무도 안 괴롭혔어요

 

'이건 또 뭐야?'

 

'검둥이를 싸고도는군'

 

'뭘 보냐, 검둥이?'

 

바비, 어서 차에 들어가

 

백인 여자를 괴롭히면
어떻게 되는지 가르쳐준다면서

 

그런 짓을 했어요

 

세상에는
흉흉한 일이 참 많죠

 

대부분 불합리한 일들이에요

 

좋은 사람에게 나쁜 일이
일어날 때도 많죠

 

데비는 신의 섭리가 얼마나
신비로운지 늘 설명했어요

 

내가 신을
더 좋아하게 하려고요

 

하지만 전 쉽사리
안 넘어갔어요

 

도와드릴까요?

 

들어오면
더 잘 들릴 겁니다

 

괜찮습니다
고마워요

 

- 이 상자도 넣을 수 있어?
- 응

 

시간이 지나니까
나처럼 냉소적인 사람도

 

데비가 조용히 뿌린 씨가
뿌리내리는 게 보이더군요

 

데비가 온정을 나눈 덕분에

 

주사기와 깨진 맥주병으로
넘쳐나던 곳이 사라졌어요

 

그리고 인생이 달라졌죠

 

선교회가 커지면서
덴버의 영향도 커졌어요

 

희망이 없는 곳에서
노숙자의 삶을

 

시작했더라도
끝은 다를 수 있단 걸

 

우리에게 가르쳐줬죠

 

대단하죠? 사랑을 담아
보살피면 이렇게 된답니다

 

그러게요

 

- 음식 좀 남았어요?
- 네, 서둘러요

 

음식 좀 가져왔어요

 

항상 두 개씩 받아 가죠?

 

고마워요

 

누구예요?

 

뇌졸중이 일어나기 전까진
열심히 일하는 벽돌공이었죠

 

지금은 인도 끝에 앉은

 

다들 시선을 피하는
사람이 됐지만

 

뭐 하나 물읍시다

 

노숙자한테 돈이나
음식을 주면서

 

뭘 한다고 생각해요?

 

글쎄요, 돕는 거죠

 

아뇨, 음식을 준다고
변하는 건 없어요

 

노숙자 신세는 못 면하죠

 

당신은 내가 투명 인간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거예요

 

그게 다죠

 

고마워요

 

데비가 오늘 밤에
영화를 틀어요

 

신은 쓰레기를 보물로 바꾸는
재활용 사업을 하죠

 

데비 씨만큼
성실한 직원도 없을 거요

 

난 일하러 가요
한번 들러요

 

그림 파는 거요?

 

- 네
- 한 번도 못 봤어요

 

그럼 놀러 와요

 

내가 그랬잖아

 

너는 결국 못 했지

 

이 근처에서
자살하는 건 불법이야

 

우리 동네에서도 그랬어

 

- 어디 출신인데?
- 천국

 

재빨리 들어가야 해서
뛰어들었지

 

내가 물에 빠지면
구할 줄 알았어

 

글쎄요, 두고 봐요

 

이게 뭐지?

 

모르겠네

 

애들 데리고 집에 갈까?

 

- 응
- 그래

 

애들 태워
나도 곧 따라갈게

 

그래

 

자기, 왜 혼자
나와 있어요?

 

남편 없어요?
남편한테 쫓겨났나?

 

여기 잘 데 있으니까
이리 와요

 

그래요, 아가씨
됐어요

 

덴버!

 

덴버!

 

덴버!

 

- 덴버!
- 데비 씨?

 

데비 씨예요?

 

괜찮아요?

 

여기서 뭐 해요?

 

영화 보러 안 오길래
걱정했어요

 

이쪽이에요

 

욕실에 새 수건 있어요

 

서랍에 필요한 게
없으면 불러요

 

저쪽 방에 있으니까요

 

- 알겠습니다
- 그래요

 

- 좋아요
- 고맙습니다

 

잘 자요, 덴버

 

나한테 말도 없이?

 

정신이 온전한지 아닌지도
잘 모르잖아

 

- 그런데 상의도 안 하기야?
- 론, 날 믿어줘

 

집에는 애들도 있다고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네

 

어쩌려고?
전부 구제해줄 거야?

 

그러면 좋지

 

하지만 덴버가
특별한 거 알잖아

 

여보, 돕고 싶은 거 알아
나도 그러고 싶지만

 

이런 일 하기 전에
나한테 말한다고 약속해줘

 

약속할게

 

약속한다니까

 

그래

 

어느 방에 있어?

 

덴버?

 

덴버?

 

어제 눈 좀 붙였어요?

 

들어와서 커피 한잔해요

 

좋은 아침

 

배고프죠?

 

커피 마실래요?

 

주스가 마시고 싶으면
여기 있어요

 

토스트 만들었거든요

 

여기요

 

설탕 좋아해요?

 

 

정말 잘해주시네요

 

집에까지 데려오다니
절 정말 믿어주는군요

 

저에 대해 알아둘 게 있어요

 

뭔데요?

 

전 나쁜 짓을 했어요
데비 씨

 

말은 안 했지만

 

안 하고 싶었는데

 

지울 수 없는 일들이 있네요

 

괜찮아요

 

좀 앉아요

 

우리 가족이 죽고

 

농장주가 저를
작은 판잣집에 재워줬어요

 

몇 년간 밭에서
매일 일했죠

 

돈은 받은 적 없어요

 

농장주 가게에서
물건이나 좀 샀죠

 

제가 갈 수 있는
학교가 있다고 말 안 해줬어요

 

2차 대전이나
한국 전쟁 같은 것도 몰랐죠

 

흑인들이
들고일어난 것도요

 

입대할 수 있다는
말도 안 해줬어요

 

일해서 지위가 올라가고
돈을 벌 수 있고

 

존중받을 수 있다는 것도
몰랐어요

 

믿기 힘들겠지만 지금도
레드 리버 패리시에 가면

 

아직도 글을 못 읽고
라디오도 없고

 

전화나 전기도 없이
시대의 틈에 갇혀서

 

살아가는 흑인들이 많아요

 

그러다 다른 곳이
있다는 걸 알았죠

 

어느 날 기차를 향해 달려서
뛰어들었어요

 

기차에서 뛰어내리자

 

슈리브포트였죠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었어요

 

기찻길의 화물 열차처럼
건물이 나란히 서 있었죠

 

심지어 흑인도
자기 차를 몰았어요

 

고물 차가 아니라

 

농장주가 타던
차 같은 거요

 

믿을 수가 없었죠

 

첫날 밤에
강도를 당할 뻔했어요

 

강도는 총이 있었고

 

"슈리브포트 야채 가게"

 

제 신발을 뺏으려고 했죠

 

저는 싸웠어요

 

"유색 인종 - 백인 전용"

 

결국 신발을 지켰고
총도 손에 넣었어요

 

떳떳한 일은 아니지만

 

버스를 털기로 했어요

 

통 열고 돈을 내놔

 

통 열고 돈 내놓으라고

 

그 총 내려놔라

 

저는 못된 놈이었죠

 

하지만 그 운전사가
거기 있었다고

 

쏠 정도로
나쁜 놈은 아니었어요

 

앙골라 교도소에서
10년 형을 받았어요

 

미국에서
제일 악랄한 감옥이죠

 

저는 다시 밭으로 갔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진짜 노예였죠

 

그런 식으로 교도소를
운영했으니까요

 

간수가 부족해서
몇몇 재소자한테 총을 줬어요

 

나랑 같이 일하던 친구가
다음 날 안 보이는 일도

 

수없이 봤죠

 

그 후로는 아무도
그 사람을 못 봐요

 

악어 밥으로 준다더군요

 

앙골라 교도소에서
칼이 없으면

 

죽거나
더 심한 일을 당하죠

 

어느 날 밤에

 

내 감방으로 눈이 노란 남자와
친구 셋이 들어왔어요

 

저한테는 칼이 있었고

 

그 칼을 썼죠

 

소년일 때
앙골라에 들어갔는데

 

다 자라서 나왔어요

 

그러려면 죽일 수밖에 없었죠

 

말 안 해서 미안합니다

 

내가 전과자인 게 들통나

 

앙골라 교도소에
있던 걸 알게 되면

 

나를 피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당신은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누구보다
굳센 마음이 있잖아요

 

우리가 친구라 다행이에요

 

애들을 깨우러 가봐야겠네요

 

다녀올게

 

괜찮아요

 

괜찮아요

 

이 말도 해야겠네요, 론 씨

 

데비 씨가 하는 일은

 

정말 중요해요

 

신에게 소중한 존재가
될 겁니다

 

신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면

 

악마도 눈여겨보는
존재가 되죠

 

그런가요?

 

- 아빠
- 오늘 잘 치던데

 

- 괜찮았죠
- 아니야, 정말 잘했어

 

자랑스럽다
정말 잘 치죠?

 

- 정말이에요
- 네

 

갈아입어야겠어요
반가워요, 덴버

 

뭐 좀 먹자

 

- 알았어요
- 그래

 

이것도 부자들이 하는
게임 같은 거요?

 

테니스요? 아뇨
아무나 할 수 있어요

 

예약만 하면 돼요
해보고 싶으면 합시다

 

- 뭐요?
- 예약, 약속한다고요

 

여기 와서 치겠다고
약속을 하는 거죠

 

론 씨

 

예약해야 하는 건
다 부자들 놀이예요

 

그럴 수도 있죠, 와 봐요

 

- 내 말 들었어요?
- 네, 갑시다

 

- 론
- 행크, 잘 있었나?

 

잘 지냈지

 

자네 부부가 선교회에서
하는 일 정말 대단해

 

하지만 너무 과한 게
아닌가 싶어

 

무슨 소리야?
이해가 안 되는데

 

나도 자선 활동이라면
할 만큼 하는 거 알지?

 

행사를 열고 싶으면
기금을 마련해

 

내가 제일 먼저 낼 테니까

 

하지만 여기는 잠시
쉬려고 오는 곳 아닌가

 

점심 먹으면서까지 우리가 얼마나
운 좋은지 곱씹어야 하나 싶어

 

그래, 내 친구 덴버 얘기군
그렇지?

 

론, 난 진심으로
자네 부부를 좋아해

 

하지만 다른 회원들과
마찬가지로

 

검은 친구를
여기 데려오는 건 사양이야

 

그래, 직접 얘기해

 

바로 뒤에 있어
덴버라고 해

 

내 '검은 친구'야

 

내 편을 들어줬군요, 론 씨

 

우리는 친구예요

 

물 내릴 거죠?

 

맞다, 항상 까먹어요

 

- 그 아래나 닦으세요
- 그 아래라니

 

내가 그렇게 작진 않아요

 

알아요

 

당신 내면은 훨씬 크죠

 

좋아요
길을 향하게 놓으세요

 

조금 뒤로 보내는 게
낫겠어요

 

뒤로 보낼 수 있어요?

 

론 홀입니다

 

신장이 위쪽에 있고
이건 방광입니다

 

우리가 걱정스러운 부분은
바로 여기예요

 

검사를 더 해봐야 해요
아직은 뭔지 모릅니다

 

- 여보
- 그래

 

안녕

 

나 몇 시간이나 잤어?

 

두어 시간

 

- 그 정도 됐어
- 애들은?

 

아래층에 뭐 먹으러 갔어

 

애들도 계속 있었어

 

암이래

 

이겨낼 수 있어

 

알았지?

 

어젯밤 내내 기도했어요

 

데비 씨를
낫게 해달라고 빌었죠

 

왜냐고도 물었어요

 

신을 충실하게 섬기고

 

아무 잘못도 없는 여인을
왜 데려가느냐고요

 

신이 말한 대로
사람들을 도왔는데

 

이해가 안 되네요

 

그런데 가끔

 

별똥별이 컴컴한 하늘을
가로지르는 걸 봐요

 

짧게 빛을 내다

 

사라지죠

 

그 별이 향하는 곳에
왜 관심을 안 뒀을까요?

 

신이 데비 씨에 대해
가르침을 준 건가 봐요

 

성경에 신은
천국의 별도 만드셨다죠

 

하나하나 이름까지 붙였대요

 

별 하나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신한테 달린 거고요

 

우리는 그 별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지만

 

신은 아시겠죠

 

덴버

 

아침에 뭐 해요?

 

노숙자가
달리 어딜 가겠어요?

 

던져

 

던져

 

이것만 할 줄 알면 돼요

 

백인들 낚시만
이상한 줄 알았네요

 

이게 사냥이에요?

 

아뇨, 좋아할걸요
일어나서 이리 와 봐요

 

총은 장난감이 아니에요
론 씨

 

내가 총을 쏠 땐
그럴 만한 일이 있는 거죠

 

주방에 가서 데비 씨를
도와줘야겠어요

 

그래요

 

진짜 저 사람한테
총을 주려던 건 아니지?

 

지금 꼭 이래야겠어요?

 

난 술이나 마셔야겠다

 

왜 덴버를 그렇게
못마땅해해요?

 

내가 못마땅할 게
뭐 있겠냐?

 

장전한 엽총을 쓰레기장에 사는
남자한테 쥐여 주는 건

 

아주 옳은 일이고말고

 

내가 있을 때
그러지만 마라

 

그리고 하나 더

 

가족 모임마다
저 남자를 초대해야 하냐?

 

내 말뜻 알지?

 

던져

 

이 사람은 왜 이래?
키 큰 사람

 

잔잔한 물이 깊은 법이지

 

- 됐어요
- 대단하네

 

- 됐어요, 여기요
- 이런

 

- 잘했어
- 다 먹음직스럽네요

 

- 별것도 아니에요
- 대단해

 

맞아요

 

- 고마워요
- 정말 좋아요

 

그래

 

우리 다 같이
모여서 정말 좋네요

 

엄마, 감사 기도 하실래요?

 

물론이지

 

덴버가 하는 건 어떠냐?

 

그러죠

 

이런, 정말요?

 

 

주님, 우리가 당신의 생일을
축하하러 모였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한자리에
모일 수 있어 감사합니다

 

대부분 저마다 신에게
바라는 게 많을 테니

 

오늘 우리는 많은 걸
바라지 않겠습니다

 

다만 혼란을 바로잡아주소서

 

데비 씨가 오늘 이 식사를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주님의 소중한 이름으로
아멘

 

아멘

 

고마워요
이제 먹죠

 

- 네
- 배고프니까 그거 빨리 들어라

 

그거 옮길 수 있지?

 

그럼요

 

내가 소스 좀 드리죠

 

덴버한테 햄 좀
넘겨주시겠어요?

 

- 롤 먹어요?
- 당연하죠

 

왜들 그렇게

 

암 가지고
난리들인지 모르겠구나

 

4년 전에 전립선암에 걸렸지만
이젠 아무렇지도 않아

 

걱정할 거 없다, 데비

 

다들 별것도 아닌 걸로
호들갑이지

 

그런 말은 뭐 하러 하세요?

 

잘 돌아간다, 완벽하네

 

내가 나쁜 놈이지?

 

이제 손주마저
등을 돌리는구나

 

- 입 좀 다물면 안 돼?
- 내가 뭘 어쨌다고!

 

집에 가자, 토미

 

운전 조심하세요

 

알았다

 

괜찮아요

 

- 사랑한다
- 사랑해요

 

아버지 선물은 필요 없어요

 

가져가세요

 

다시는 오지 마세요

 

축복이 있길

 

누구한테요?

 

괴팍한 당신 아버지도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이에요

 

내가 봤을 땐

 

그런 사람이 아니었으면
당신도 없었어요

 

그러면 나도 아직
덤불 속에 있었을 겁니다

 

덴버, 당신은
좋은 사람인데

 

우리 아버진 아니에요

 

방금 마지막 믿음마저
날려버렸고요

 

- 뭐 해?
- 여보

 

보험 서류를 살펴보고 있어

 

오늘 근사하네

 

- 고마워
- 어디 가?

 

내가 나을 거라고 믿으려면

 

평소처럼
지내야 할 것 같아서

 

쇼핑하러 갈 거야

 

그래, 알았어
내가 운전할게

 

아니야

 

- 아니야, 내가 해야지
- 평소처럼 하자니까

 

괜찮겠어?

 

 

좋아, 나중에 보자

 

저기요, 데비 맞죠?

 

죄송해요
절 모르시겠지만

 

데비가 선교회에서 한 일을
정말 많이 들었거든요

 

하워드 박사가 제 남편이에요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가워요

 

정말 안됐어요

 

왜요?

 

시한부란 얘기를 듣고
귀를 의심했어요

 

그렇게 부르는 사람 없어요

 

죄송합니다

 

실례할게요

 

오늘 밤 추울 거예요

 

난 론 레이를 사랑한다!

 

아름답네

 

여기가 좋겠어

 

여기야, 알았지?

 

사랑해, 론 레이

 

언제나 그랬어

 

나도 사랑해

 

알아

 

- 오래전이네
- 그래

 

네 첫 번째 공연이구나

 

누구 따라 한 거지?

 

셰릴 크로요

 

맞다

 

너 좀 보렴

 

카슨

 

정말 작았어, 봐

 

네가 이렇게 됐네

 

너도 다 컸고

 

- 사랑해, 엄마
- 나도 사랑해

 

들어봐

 

너희 아빠는
훌륭한 아버지이자 남편이야

 

그리고 나중에라도 네 아빠가

 

누구를 만나거나 결혼하든

 

상관 안 할 거야

 

그러니까 아빠 의사를
존중해주고

 

행복하게 해줘

 

엄마

 

행복하게 해줘

 

그리고 분명히 말하는데

 

너희 둘도

 

결혼하고 싶은
사람과 결혼해

 

내가 지켜볼 거야

 

자리 좀 비켜줄래?

 

아빠한테 할 말이 있어

 

가서 할 일들 해

 

그 여자도 괜찮아

 

그런 말 마

 

그런 말 하지 마

 

아니야

 

잘된 거지

 

덕분에 잘됐잖아

 

그 일 덕분에 우리 삶이
이렇게 아름다워졌어

 

당신이 행복했으면 해

 

하지만 당신뿐이야

 

나한테는 늘 당신이었어

 

하나만 더 부탁할게

 

뭐든지 말해

 

덴버를 저버리지 마
알았지?

 

그래

 

- 약속해?
- 응

 

좋아

 

고마워

 

바텐더, 맥주 하나 줘요

 

여기는 한 가지밖에 없어요

 

빨대도요

 

루트 비어 한 잔 나갑니다

 

짐, 내 노래도 틀어줄래요?

 

분부만 하세요

 

이리 와

 

이리 와

 

여보

 

괜찮아?

 

대신 같이 출래요?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각자 이 훌륭한 여인에 대한
따뜻한 기억이 있습니다

 

데비가 장례를 부탁하며
딱 하나를 청했습니다

 

덴버한테 추도사를
하게 해달라는 거였죠

 

덴버를 모르는 분들께
간단히 소개해드리죠

 

데비의 꿈에 등장하던 남자
덴버 무어입니다

 

난 데비 씨를 만난 적 없습니다

 

데비 씨가 날 만났죠

 

데비 씨를 비롯한 백인 여자는
알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데비 씨를
알게 됐고

 

데비 씨는
친구가 되고 싶어 했죠

 

여기 있는 모든 영혼의
친구였을 겁니다

 

나 같은 사람과 왜
사귀려 했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내세울 거 하나 없는
사람이거든요

 

저는 끔찍한 감옥에서
일생의 대부분을 보냈어요

 

갇혀 있는 저를 보고
다들 그냥 지나쳤죠

 

야속하진 않아요

 

저는 좋은 사람이 아니었고

 

위험했으니까요

 

감옥에 쭉 남아야 한다고들
여겼을 겁니다

 

하지만 데비는 달랐어요

 

편견 없이 저를 바라보고
주머니 깊숙이 손을 넣어

 

신이 주신 열쇠를 꺼내
절 자유롭게 해줬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절 사랑해준 유일한 사람입니다

 

이제 다른 사람이 되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자유로워졌죠

 

전 사람들과 다른 걸
걱정하며 보냈습니다

 

다른 노숙자들과도요

 

데비 씨와 론 씨를
만나고도

 

저는 두 분과 너무나도 달라

 

앞으로 엮이게 될 일은
없을 줄 알았죠

 

하지만 제가 알아낸 건

 

모두가 다르다는 겁니다

 

저처럼 다 달랐어요

 

평범한 우리는

 

신이 우리 앞에 놓아준
길을 따라 걷습니다

 

데비 씨는

 

완전히 달랐어요

 

데비 씨는 노숙자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꿈꿨습니다

 

천국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이 살고 있는
바로 이곳에서요

 

이제 데비 씨가 밝힌
횃불을 들고

 

제가 주변을 밝히겠습니다

 

데비 씨는 꿈을 이룬다면

 

행복해할 겁니다

 

같이 횃불을 들고
주변을 밝혀주세요

 

이제 악마라면 절대
하지 않을 일을 해드리죠

 

당신을 자유롭게 해줄게요

 

하지만 그 전에
이 얘기를 하고 싶네요

 

우리가 부유하든 가난하든

 

그 중간쯤이든 간에

 

우리는 모두
집 없는 이들입니다

 

우리 모두요

 

집을 향해 가는 중이죠

 

집에 잘 돌아왔어요, 데비 씨

 

잘 돌아왔어요

 

데비가 하지 말라던 걸
그대로 따랐습니다

 

횃불을 놓고
덴버를 포기했어요

 

분노와 공포가 뒤섞이니
사람이 뒤바뀌더군요

 

하지만 중요한 건

 

덴버가 말한 대로

 

신은 쓰레기를 보물로 바꾸는
재활용 사업을 하고

 

실제로 그걸
행했다는 겁니다

 

훌리오, 나 집에 갈게

 

네가 자랑스러워

 

보고 싶을 거야

 

책이 기대되는군

 

로키 톱으로 놀러 와

 

그동안 어디 있었어요?

 

데비 씨가 천국에 간 후로

 

소식이 끊길 줄 알았어요

 

네, 잡고 놓아주는 거죠

 

그런데 돌아와서
뭐 하는 거죠?

 

당신한테 남은
할 일이 있어요

 

- 그래요?
- 네

 

- 무슨 일이야, 토미?
- 누가 왔나 봐

 

안녕하세요, 아버지

 

- 뭐 좀 줄까?
- 아뇨, 괜찮아요

 

잘됐구나

 

잘됐어

 

이리 와라

 

얼굴 보니 좋구나

 

잘 지내셨어요?

 

그래, 술 끊었다

 

보이지?

 

손도 안 댔어

 

덕분에 네 엄마가 마음을 놨지

 

몇 년간 나 때문에
괴로웠을 거야

 

저는요?

 

너 때문에도 괴로워했지

 

뭐 읽으세요?

 

그냥 이야기야, 시지
어렸을 때 너한테 읽어줬다

 

- 별로 안 좋아했지
- 아니에요

 

멋진 시인이야

 

윌리엄...

 

블레이크요

 

윌리엄 블레이크, 그래

 

 

둥지

 

거미, 거미줄

 

사람

 

우정

 

네 친구는 어떠냐?

 

덴버였나?

 

덴버는 잘 지내요

 

같이 데비를 보러
로키 톱에 갈 거예요

 

그렇구나

 

난 항상 데비를 좋아했어

 

데보라 말이야

 

늘 좋아했다

 

너한테 다행이었지

 

데비와 같이
살았던 거 말이다

 

좋은 여자였어

 

너희 엄마도 그렇고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야

 

우리는 행운아야

 

우리 둘 다 행운아지

 

아버지랑 생각이
같을 때도 있네요

 

그렇다마다

 

아버지
바람이나 쐬실래요?

 

- 여기 있네요
- 내 오랜 말이지

 

- 타실 수 있어요?
- 그래

 

- 카우보이가 올라탔다
- 네

 

조심하세요

 

날 기억하나 보자

 

기억하네

 

조심해요

 

못 말리는 분이에요

 

어떻게 지내니?

 

잘 지내요

 

- 다행이다
- 날이 좋네요

 

"데보라 루이즈 홀"

 

덴버가 아버지에 대해
한 말이 맞았어요

 

"많은 이의 친구였던
아름답고 다정한 아내이자 엄마"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이에요

 

그게 꽁꽁 감춰져 있어
한참을 두고 봐야 할 뿐이죠

 

그저 꾹 참고 신의 가호를
빌어줘야 할 때가 있는데

 

당신 아버지를 두고는
속깨나 터졌겠네요

 

맞아요

 

그냥 궁금해서 그러는데
뭐라고 적은 거예요?

 

'신의 품 안에서'라고요

 

좋네요

 

이 중에 데비라는
별도 있을까요?

 

신은 별한테 전부 이름을
지어준다고 누가 그러던데

 

어떤 정신 나간 놈이
그래요?

 

알았어요

 

- 저기 있네요
- 그러게요, 데비예요

 

맞아요

 

저기 있네요

 

아름다워요

 

"론은 집필을 마쳤고
덴버가 곁을 지켰다"

 

"그 책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됐다"

 

"횃불 이야기를 해보자면"

 

"지금은 더 밝게
타오르고 있다"

 

"이후 9년간 론과 덴버는
전국을 돌며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금까지 노숙자를 위한 기금
8,500만 달러를 모았다"

 

"작은 사랑이 일으킨
엄청난 일이다"

 

우리가 영원히 지켜야 할
단 하나는

 

"데보라 L 홀 기념 예배당"

 

베푸는 것입니다

 

많이 베풀수록
많은 걸 얻습니다

 

"데비, 론, 카슨, 리건"

 

저 밖에는 혼란스럽고

 

탈선하거나 내쳐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약속이 깨지고
꿈이 산산조각 나죠

 

부서진 꿈이
인생을 파괴합니다

 

"보살피는 용기"

 

그러니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신이 어떤 눈을 통해
당신을 들여다볼지 모르며

 

누구의 눈인지
섣불리 판단할 수 없을 것입니다

 

"덴버는 2012년 3월 31일
집으로 돌아갔다"

 

자막 번역: 조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