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bt (2010)

1966년 이스라엘
아타로트 군용 비행장

 

긴장 풀어

 

그들이 젊은이였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됩니다

 

제 부친인
스테판 골드는

 

모사드에서 가장 젊은
부대장이었죠

 

데이비드 페레츠는 임무 수행 중
29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제 모친은
소련이 점령 중이던

 

동베를린의
검문소를 지날 때

 

겨우 25세였습니다

 

이들에겐 상상도 할 수 없는
악에 맞설 용기가 있었죠

 

가학적인 실험으로

 

수천 명을 불구와
죽음으로 몰아넣은 남자

 

의학의 역사에
오점을 남긴

 

비르케나우의 외과의사

 

이들의 임무는 그를 체포해
이스라엘 법정에 세우는 것이었지만

 

동베를린 거리에서
그를 죽일 수밖에 없었죠

 

이들은 용감하게도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끔찍한 악몽인 대학살을

 

다시금 체험했고

 

간단히 그 괴물에
맞섬으로써

 

악몽과 대면했습니다

 

전 이 책을
제게 영감을 준

 

제 어머님 레이첼 싱거에게
바칩니다

 

엄마

 

엄마

 

엄마 딸인 게
너무나 자랑스러워요

 

1997년 텔아비브

 

- 데이비드 페레츠?
- 그래요

 

절 기다리셨죠?

 

그래요

 

같이 가시겠습니까?

 

갑시다

 

언피니시드

 

괜찮으세요?

 

미안한데 난

 

언제 끊을 거예요?

 

- 뭘?
- 담배요

 

술 끊었으면 됐지
또 뭘 바라?

 

알았어
곧 끊을게

 

그러셔야죠
손자를 봐서라도요

 

표시해 놨어요
11장부터 읽으시면 돼요

 

그래, 고마워

 

정말 뿌듯하시겠어요

 

그래, 책을 아무나
낼 수 있는 건 아니잖아

 

정말 뿌듯해

 

자료 조사에
큰 도움이 되셨겠어요

 

사실 엄마는
심문에도 끄떡없더라고

 

수다쟁이는 아빠였지

 

우리 엄만 기자 딸한테만
과묵하다니까

 

참석 못한댔잖아

 

앉으세요

 

그러게요

 

선거철이
다가왔나 보군요

 

아빠, 오셨네요

 

그래

 

- 레이첼
- 스테판

 

좋아, 전문가는 너니까
네가 말해봐

 

이 미남이
대체 누구냐?

 

- 연설은 잘 끝났어?
- 훌륭했어요

 

좋아, 아주 좋아

 

이 훌륭한 책의

 

출판 기념회에 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 중
두 분이

 

오늘 함께해 주셔서
저희로선 참으로 영광입니다

 

그 두 분 중 한 분이
직접 책을 읽어주시기로 했죠

 

레이첼 싱거 여사

 

12월 31일 밤

 

빗방울이 굵어졌다

 

바깥세상과
단절돼 있던 레이첼에게

 

새해임을 실감 나게
하는 것은

 

창밖의 풍경뿐이었다

 

하늘에서 터지는
폭죽을 보며

 

베를린 사람 모두가
새해를 축하했다

 

무슨 일인데요?
어디로 가는 거죠?

 

데이비드의 아파트

 

- 데이비드요?
- 어제 당신과 만난 거 알아

 

무슨 짓이에요? 전남편의 질투?
아니면 정보 장교의 임무?

 

그 친구가 뭐래?

 

이리저리 여행 다니며
교편을 잡았다고 하더군요

 

내가 약속이 있어
얘기도 얼마 못 했어요

 

못 믿겠으면
데이비드한테 물어봐요

 

왜 자살한 거죠?

 

밖에 차를 대기해놨어

 

이리 오세요!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여행은 어땠어?

 

좋았어
다들 안부 전해 달래

 

머리 잘랐네

 

예쁘다

 

고마워

 

- 난 데이비드예요
- 레이첼이에요

 

1965년 동독
베를린 소비에트 지구

 

스테판
이쪽은 레이첼이야

 

- 어디서 자죠?
- 내 방이오

 

난 이 친구랑 잘 겁니다
복도 끝에 있어요

 

새 부인 어때?

 

- 너무 젊어
- 아주 예쁘던데

 

넌 모르겠지만

 

넌 여자가 지나가든 말든
관심조차 없어

 

- 우리가 안 지 얼마나 됐지?
- 글쎄

 

2년이야, 넌 어딜 가든
여자는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한 침대에 들기 전에
고백할 거 없어?

 

이제야 쳐다보네

 

알겠어?

 

이번엔 뒤에서

 

- 어디서 왔지?
- 아르헨티나

 

- 아르헨티나 어디?
- 코르도바

 

- 거기서 뭘 했지?
- 남편이 공업화학자예요

 

화학자 같이 생겼군

 

더 강하게 공격해, 데이비드
그전엔 뭘 했지?

 

아르헨티나에 가기 전
남편이 헝가리에서 공부했어요

 

모사드에서
어느 부서에 있었어?

 

- 연락부요
- 거기서 뭘 했는데?

 

통역이오

 

통역?

 

현장 투입은 처음이군?

 

좋아, 아주 좋아

 

환영해

 

여기서 기다릴게

 

오래 안 걸려

 

로제 부인

 

안녕하세요, 로제 부인?

 

닥터 베른하르트입니다

 

안녕하세요?

 

긴장 푸세요

 

아주 간단한 검진이죠

 

불편한 곳이 있으면
말씀하세요

 

 

좋아요

 

이건 제 손이고
이건 질경입니다

 

차가울 거예요

 

몇 살이시죠?

 

25살요

 

임신을

 

시도한 기간은요?

 

2년쯤 됐어요

 

난소는 건강한데

 

자궁경관이
약간 뒤로 향했군요

 

그래요?

 

네, 하지만 그렇다고
불임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행이네요

 

억양이 특이한데

 

어디서 오셨죠?

 

아르헨티나요

 

얼마 전에
이곳으로 왔죠

 

따끔할 겁니다

 

아르헨티나라
부에노스아이레스요?

 

 

아름다운 곳이죠

 

젊을 때
가본 적이 있습니다

 

오페라 하우스에요

 

그 극장
이름이 뭐더라?

 

콜론 극장이오

 

맞아요

 

좋아요

 

검사를 몇 가지
해봐야 할 것 같은데

 

괜찮겠어요?

 

좋아요

 

아주 좋아요

 

그래

 

어떻게 됐어?

 

수요일에
다시 가기로 했어요

 

실례합니다

 

서베를린 교통 체계야

 

베를린 장벽이 세워졌을 때
일부 역이 동베를린에

 

포함됐지

 

다 폐쇄됐고
현재 군인이 지키고 있어

 

탈출하는 자는
모두 죽이게 훈련받았지

 

여기로 빼낼 거야

 

무인역이야, 서베를린 기차는
이곳을 지나갈 뿐

 

- 멈춰선 안 돼
- 대개는

 

하나, 둘, 셋, 넷

 

기차당 14초

 

군인이 늘
역을 지키고 있어

 

승강장으로 가는
계단은 봉쇄됐고

 

기관사가 다리 밑에서
불시 정차할 거야

 

마지막 두 객차의 위치는 여기
안이 비어 있을 거야

 

기차가 멈추면
군인은 이 담장을 못 봐

 

담장 너머에서
일어나는 일도

 

담장 저쪽엔
우체국 창고가 있지

 

우편 트럭이
온종일 들락거려

 

우리도 우체국 직원으로 가장해
우편 트럭을 몰 거야

 

서베를린 땅을 밟는 즉시
템펠호프 공군 기지로 이송돼

 

전세기를 타고
이스라엘로 향할 거야

 

그럼 작전 끝이지
이제 가져갈 선물을 확보하자고

 

입어봐요

 

- 어때요?
- 딱 맞아

 

모사드 요원으로서
오랜 세월 동안

 

최고의 사격술과
특공무술을 익혔을 텐데

 

첫 임무가 바느질이군

 

양재 유단자거든요

 

난 무장한 여자와는
언쟁 안 해

 

미안해요

 

무슨 음식이죠?

 

- 이름이 없어
- 똥

 

이제 이름 생겼네

 

오늘 내 생일이야

 

미슈나를 공부하고
15살 땐 탈무드를 연구하고

 

- 18살 땐 결혼하죠
- 우린 그걸 모두 놓쳤군

 

29살이라고요?
20대엔 꿈을 좇아야 해요

 

자기 꿈은 뭔데?

 

글쎄요
이제 생각해봐야죠

 

젊어서 좋군

 

선배는요?
꿈이 있어요?

 

당연하지
우리 가문 남자들은

 

한다면 해

 

아버진 50세에
수집 책임자가 됐어

 

선배 꿈은 뭔데요?

 

40세에
수집 책임자가 되는 거

 

선배는요?
꿈이 뭐예요?

 

이거야

 

이거요?
이게 다예요?

 

그러지 말고
말해봐요

 

보겔을 잡아서

 

심판대에 세워
전 세계가 보게 할 거야

 

그자가 한 짓을
모두가 알게 하는 거지

 

모두에게 진실을
알리고 싶어

 

한 잔 더 마셔야겠어

 

꿈도 꾸지 마

 

뭘요?

 

2년을 같이했지만 통 모르겠어
저 친구 속은 미로 같지

 

- 늘 혼자야
- 가족은 없나요?

 

전부 다요?

 

전부 다

 

살아남는 게
늘 좋은 것만은 아니야

 

절 어떻게 아셨죠?

 

네?

 

누가 소개했나요?

 

누가요?

 

의사가 소개했나요?

 

아이젠버그 선생님요

 

그 늙은 유대인은
잘 지냅니까?

 

 

로제 부인

 

가족 중에 불임이었던
사람이 있습니까?

 

아뇨

 

생리가 불규칙한가요?

 

아뇨

 

문제점을 찾았습니다

 

부인의 난포는
아직 성숙하지 않아서

 

도움이 필요해요

 

주사 한 대면
될 겁니다

 

놔 드릴까요?

 

형제가 있으세요?

 

아뇨

 

잠시만요

 

누르고 계세요

 

로제 부인

 

무남독녀군요

 

가족 중 불임인
사람이 없었다는 게

 

확실합니까?

 

전쟁통에
어머니를 잃었어요

 

안됐군요

 

괜찮아?

 

보겔인게 확인됐어
계획대로 시행해

 

모레야

 

당신은
용감한 여자야

 

그렇지 않아요

 

두려워요

 

두려워도 하잖아
중요한 일인 걸 아니까

 

데이비드

 

위스키야

 

당신은 정말 아름다워

 

이건 제 손

 

이건 질경입니다

 

어젯밤 남편과
관계를 했나요?

 

 

잘했어요

 

타이밍이 완벽합니다

 

잘하면 임신이
됐을 수도 있겠어요

 

믿음을 가지세요

 

전 제 환자들한테
늘 그렇게 말하죠

 

비르케나우에서도
그렇게 말했나요?

 

도와주세요!

 

간호사!

 

선생님이

 

빨리요
쓰러지셨어요

 

어떻게 된 거죠?

 

모르겠어요

 

가슴을 움켜쥐더니
쓰러지셨어요

 

아직 살아 계세요

 

응급 구조대입니다

 

구스타프 아돌프 가로
구급차를 보내줘요

 

- 어디요? 무슨 일이죠?
- 병원이오

 

남편이 심장마비를
일으켰어요

 

- 숨을 쉬나요?
- 네

 

지금 가죠

 

내 말 들려요?
죽으면 안 돼요

 

뭐라고 말 좀 해봐요

 

구급차가 왔어요
여기 계세요

 

제가 데려올게요

 

이쪽이에요

 

병원으로
모셔가야겠습니다

 

이리 오세요
괜찮을 거예요

 

잘 부탁해요

 

괜찮을 겁니다

 

죄송하지만
같이 못 가십니다

 

갈 거예요
난 부인이라고요

 

죄송합니다

 

규정이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무사하실 거예요

 

필요한 물품을 챙겨
병원으로 가세요

 

고마워요

 

불 있어요?

 

새로 왔어요?

 

출근 첫날이죠

 

사람들 말이

 

휴식 시간도 있다던데

 

맞아요

 

자정에 퇴근이에요?

 

 

밤 근무가 끝나면
술집에서 한잔한다는 얘기

 

들었어요?

 

바로 저긴데

 

출발해

 

여기서 정차하는 건
불법이야

 

전방 선로에
문제가 있어요!

 

30분 있으면
근무 끝나요

 

맥주 한잔 사줘요

 

30분 있다 봐요

 

어느 트럭이죠?

 

저쪽에서
소리 나지 않았어요?

 

아뇨, 저쪽이에요

 

살펴봐야겠어요

 

놈을 기차로 옮겨야 해
도와줘

 

정지!

 

거기 서!

 

무슨 일이지?

 

여기 직원인데
쉬는 중이에요

 

신분증!

 

아무것도 없어

 

어서 출발해

 

지금 가야 해!
서둘러!

 

레이첼 없이는
안 가

 

철조망을

 

누가 끊었

 

어서 가!

 

뛰어!

 

엎드려!

 

- 죽었어?
- 누구요?

 

당신 얼굴을 본 보초
죽었어?

 

아뇨

 

보겔이 왜 깨어났지?
어떻게 된 거야?

 

제대로 주사했어?

 

- 정해진 양을 다 주사했느냐고?
- 몰라요, 그런 줄 알았어요!

 

임무에 실패했어

 

아직 안 끝났어

 

조국과 가족에
실망을 안겨 줬다고!

 

놈은 수중에 있어!
아직 끝난 게 아니라고!

 

놈이 수중에 있잖아!

 

연락됐어요?

 

계획이 뭐래요?

 

- 뭐라고 해요?
- 시간이 걸릴 거야

 

도주로를 새로 열자면
정치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미국에 청원할 거래

 

그때까진 교대로 놈을 감시해
교대가 끝날 때 놈을 먹여

 

산 채로
데려가야 하니까

 

보초가 당신 얼굴을 봤으니
집에서 꼼짝 마

 

우린 할 수 있어

 

놈을 이스라엘로
데려가서

 

놈이 한 짓을
세상에 알릴 거야

 

젠장

 

집사람은?

 

다쳤나?

 

무사해?

 

무사한지 말해줘

 

- 놈과 대화해선 안 돼
- 대화 안 했어요

 

- 놈의 얘길 듣지 마
- 알아요

 

화난 게 아니야, 놈과 얘기해서도
놈의 얘길 들어서도 안 돼

 

놈은 저기 없어
인간이 아니라고 여겨

 

날짜가 정해졌어

 

열흘 후야
미국이 도울 거야

 

잘됐네요

 

안 돼요

 

왜 여기서 날
죽이지 않는 거지?

 

어떻게 내게
이런 고통을 줄 수 있어?

 

속셈을 알아

 

다른 사람들한테 넘겨

 

재판받게 한 다음

 

그들 손으로
날 죽이게 하려는 거지

 

그럼 자기 손에

 

피를 안 묻혀도
되니 말이야

 

그건 착각이야

 

당신 손에도
피가 묻을 거야

 

날 죽인 건
당신이 될 테니까

 

그래

 

죽여

 

날 죽이고 싶잖아

 

죽여

 

맞아

 

내가 깜박했군

 

유대인은
죽이는 법을 모르더군

 

죽는 법만 알지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건

 

아이를
낳지 못한 거야

 

집사람은 훌륭한 엄마가
됐을 텐데 말이야

 

입덧이 심할 땐
레몬을 먹어 봐

 

도움이 된다더군

 

이름이 뭐지?

 

한나? 사라
레이첼? 에스더?

 

유대인은 전통을 중시하지
좋은 일이야

 

바람직하지

 

당신을 모두 이해해

 

병원에서 어머니에 대해 한 말
거짓말이 아니었지?

 

어머니의 죽음 말이야

 

애도를 표해

 

- 왜 그래?
- 아무것도 아녜요

 

무슨 일이야?

 

- 놈이 영어를 해요
- 뭐?

 

방금 들었어요

 

우리 말과 생각을
모두 알고 있다고요

 

괜찮아, 진정해
곧 끝날 거야

 

왜 안 갔어요? 기차역에서
그냥 갈 수 있었는데 왜 안 갔어요?

 

뭐래요?

 

스테판?

 

취소됐어

 

- 무슨 소리야?
- 미국이 말을 바꿨다고

 

저놈 먹였어?

 

- 세상에
- 저놈 먹였어?

 

- 그럼 이제 어떡해?
- 공군 기지까지만 가면 돼요

 

- 대답해봐, 이제
- 대답해!

 

보초 설 시간에

 

여기서 데이비드와
뭘 하는 거야?

 

대답해봐!
저놈 먹였어?

 

먹였어요

 

계획은 없어
계획 같은 건 없다고!

 

사방에 경찰이야
가택수색을 벌이고 있어

 

사람을 죽였다고
미국이 모른 척하겠대

 

발뺌하려 한다고

 

이제 미국까지 놓쳤으니
우린 끝장이야

 

- 우릴 버릴 순 없어요
- 아니, 있어

 

우리가 망쳤거든

 

다 망쳤다고
우리끼리 해결해야 해!

 

그렇지 않아요

 

미행당했어?

 

그런 자네는?

 

스테판

 

- 스테판
- 스테판

 

경찰이면
놈을 죽일 거야

 

- 비켜!
- 안 돼

 

그럴 순 없어
총 치워

 

- 임무와 다르잖아
- 비켜!

 

- 죽이면 안 돼
- 비키란 말이야

 

- 임무는 이게 아니야
- 그건 내가 정해

 

- 임무 완료할 수 있어
- 당장 비켜!

 

지하층에 사는 부인인데

 

신년 파티에 오래요

 

우린 탈출할 수 있어

 

방법이 있을 거야

 

무슨 짓이야?

 

자네 차례잖아

 

- 알고 있었어?
- 뭘요?

 

입을 테이프로 붙여 놨잖아
질식시키고 싶어?

 

얼굴 보기 싫어서 그랬어
가서 보초나 서

 

다신 이러지 마

 

명령하지 마

 

자네 차례야
보초나 서라고, 어서

 

그만해요!

 

우린 짐승이 아니야

 

우리가 뭔지 기억해

 

우리가 무엇이 아닌지
기억하라고

 

- 뭐 하는 거야?
- 나갈래요

 

- 안 돼
- 비켜요, 나갈 거예요

 

- 나가려고 해
- 금방 올게요, 조심할게요!

 

- 좀 걷고 싶어서 그래요
- 레이첼

 

- 안 돼
- 숨이 막혀서 죽을 것 같아요!

 

- 레이첼
- 손대지 마요!

 

고맙네, 데이비드

 

내게 선택권이 있다면
레이첼이 먹여주는 게 좋아

 

친절하거든

 

간호사가 됐으면
참 잘했을 텐데 말이야

 

레이첼은 어때?

 

좀 더 쉬라고 해

 

조심해야 할 시기거든
임신 초기잖아

 

몰랐군

 

애 아버진
자네가 아니었어

 

난 자넨 줄 알았는데
뭐랄까

 

서로

 

바라보는 시선이 특별했거든
자네도 참 힘들겠군

 

스테판은
아버지 감은 아니야

 

야망이 너무 커
잘은 모르지만 말이야

 

반면 자네는
영락없는 아버지 감이지

 

닥쳐

 

자네의 고통을
함께 나누려고 그러는 거야

 

너 같은 괴물이
고통이 뭔지나 알아?

 

나도 의사야

 

그래서 눈 색깔을 바꾸려고
아이들을 실명시키고

 

사람들 몸에
휘발유를 주사하고

 

손과 발을 바꿔
관찰이랍시고 사람들이

 

그건 의학이 아니라
미친 짓이야

 

정신병이라고

 

그래서 우리가 모두 미쳤다는 건가?
그게 해답이야?

 

해답은 없어
난 해답을 구하지도

 

생각지도 않

 

떨고 있군

 

두려운가 봐

 

괴물이 말이야

 

왁!

 

유대인을 말살하는 게
왜 그렇게 쉬웠다고 생각해?

 

너희에겐 약점이 있어

 

난 그걸
매일 목격했지

 

다들 어떡하면
안 맞고 안 죽을까만

 

생각했거든

 

자신만 생각했다고

 

1천 명을
가스실로 데려가는데

 

왜 병사 4명으로
충분했을까?

 

수천 명 중 단 한 명도
저항할 용기를 내지 못했거든

 

단 한 명도 자신을
희생하지 않았다고

 

자기 아이들을
데려가는데도 말이야

 

그때 깨달았지
너희는 살 자격이 없어

 

그럴 권리가

 

- 혼자 괜찮겠어?
- 네

 

나가!

 

나가!

 

틀렸어, 흔적이 없어
완전히 놓쳤다고

 

집으로 갔을 거야
메시지를

 

집엔 안 갔어!

 

달아난 거야!

 

15년 걸려 찾았는데

 

놈을 놓쳤어
다신 못 찾을 거야

 

이제 어떡해?
자네가 전화할 거야?

 

놈이 어떻게 달아났는지
자네가 설명할 거야?

 

멋지군, 난 끌고 들어가지 마
난 잘못한 게 없거든!

 

명심해, 기가 막히는군!
내 이력에 길이 남을 오점이 생겼어!

 

제 잘못이에요

 

- 제가 감시하다 놓쳤잖아요
- 내 잘못이야

 

내가 놓친 거야

 

다신 놈을
못 찾을 거야

 

아무도 놈을
찾지 못할 거야

 

놈은 탈출에
성공한 게 아니니까

 

무슨 소리예요?

 

여기서 있었던 일은
네 사람만 알아

 

우리랑 보겔
보겔은 입 다물 거야

 

아무한테도
연락하지 않을 거라고

 

- 그래요
-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하지만
놈을 놓쳤잖아요

 

그래, 하지만
조국은 그걸 알 필요가 없어

 

우리 뜻대로
진실을 바꾸면 돼

 

보겔은 탈출하려 했고
그걸 막으려다 당신은 다쳤지

 

놈이 빠져나가는 순간

 

레이첼이
총으로 놈을 쏜 거야

 

그래서 놈은 죽고
우린 시체를 폐기했어

 

비르케나우의 외과의사를
완전히 제거했다고

 

거짓말은 못해요

 

해야 해
해야 한다고!

 

우리 때문이 아니야
조국에 치욕을 안겨줄 순 없잖아!

 

실패를 알릴 순 없다고!

 

그냥 보겔이
밀림 같은 데 숨어서

 

평생 맘 졸이며
살 거로 생각해봐

 

그보다 더한
복수가 어딨겠어?

 

중요한 건 정의야

 

정의는
실현돼야 한다고

 

놈은 사라졌어

 

중요한 건 그거지
다른 건 상관없어

 

데이비드 말이 맞아
거짓말한다고 달라질 게 없어!

 

그러니 아무 말 안 한다고
모두 맹세해

 

어떤 일이 있어도
비밀 지킨다고 말이야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야
동의해?

 

말해
직접 말하라고

 

말해

 

동의해

 

데이비드

 

레이첼, 말해

 

맹세해

 

말하라고

 

말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죠?
보겔이 영원히

 

- 잠적할 거랬잖아요
- 정말 보겔인지 아직 몰라!

 

- 맙소사
- 잘 읽어보면

 

우크라이나에 살아 있다잖아요!
뭘 더 읽어야 하죠?

 

인터넷 괴담일 뿐이야

 

웬 정신병자가 자신이 비르케나우의
외과의사라고 떠드는 거라고!

 

미친 영감이 분명해

 

어떻게 알게 됐죠?

 

데이비드가 갑자기
이스라엘로 돌아온 이유가 궁금해서

 

아파트를 뒤졌더니
컴퓨터에 그게 있더군

 

어젯밤 만났을 때
얘기 없었어?

 

레이첼, 없었어?

 

왜죠?
왜 자살한 거죠?

 

감당하질 못했거든

 

우리가 처리해야 한다고 하니까
감당을 못하더군

 

사실이 밝혀질 거라면서
겁을 냈어

 

'처리' 해요?

 

'처리한다' 는 게
무슨 뜻이죠?

 

내가 데이비드한테
보겔을 찾아서

 

죽이라고 했어

 

데이비드가 아픈 거
알았어요?

 

알고 있었군요
알고 있었어요

 

- 망할 자식
- 정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요!

 

놈이 자살한 건
비겁하기 때문이야

 

그냥 내버려두죠!
병원에 입원한 늙은이가

 

뭐라고 떠들어댄들
누가 듣는다고요

 

키예프에 사는
신문 기자가 한 명 있어

 

유리 티토프

 

그 친구가
보겔을 취재하려고 해

 

그럼 모든 게 끝이야

 

어느 병원에 있는지
우린 모르지만 기자는 알아

 

- 당신이 알아내
- 무슨 소리예요?

 

데이비드는 자살했고
난 휠체어 신세야

 

- 당신밖에 없어
- 미쳤어요?

 

- 우린
- 난 못해요!

 

날 봐요
그럴 능력이 없다고요

 

30년 전에
요원을 그만뒀잖아요

 

미쳤군요
난 절대 못해요!

 

해야 해

 

30년간 보겔을 죽인 행세를
하고 다녔잖아

 

사라도 생각해야지

 

난 안 해요!

 

젠장!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요

 

벌 받을 날이 올 줄
알았다고요

 

난 이미
벌 받은 줄 알았어

 

차를 폭파한 건
신이 아녜요

 

휠체어 얘길 한 게
아니야

 

그때 일은
나도 모두 후회돼

 

한 가지만 빼고

 

사라한텐 비밀이에요

 

죽는 날까지요

 

이리 오세요!

 

우크라이나, 키예프

 

'우크라이나 석간신문' 이
몇 층에 있죠?

 

1층입니다

 

고마워요

 

담배 주세요

 

네, 고마워요

 

그때 전
바닥에 누워 있었는데

 

제 생각은
전혀 안 했어요

 

어머니를 떠올렸죠

 

전쟁 중 유럽에서
얼마나 고통 받으셨는지를 말입니다

 

페레츠 씨에게
같은 질문 드립니다

 

망할 자식

 

망할 놈

 

서둘러

 

가서 자, 사라

 

어서 와

 

두 사람 다 아름다워서
선택을 못 하겠어

 

일요일 계획은
여전히 유효한 거지?

 

내 파티인데
아는 얼굴은 당신뿐이네요

 

모두 스테판의 친구죠

 

스테판의 여자 친구요

 

저 여자들한테 관심도 없으면서
날 벌 주려고 저래요

 

뭘 잘못했는데?

 

한둘이 아니죠, 임신한 죄
그일 사랑 안 하는 죄

 

당신을 사랑하는 죄

 

나한테까지
침묵할 줄 몰랐어요

 

- 데이비드, 얘기 좀 해요
- 나 떠나

 

뭐라고요?
모사드를 떠나려고요?

 

그래, 모사드도
이스라엘도

 

어디로 갈 건데요?

 

나도 몰라

 

당분간은 그리스
다음은 모르겠어

 

- 언제요?
- 오늘 밤

 

- 말도 안 돼요
- 레이첼

 

- 말도 안 돼, 오늘 밤? 왜요?
- 레이첼 레이첼

 

- 이렇게 떠날 순 없어요
- 떠나야 해

 

- 왜요?
- 더는 못하겠어

 

아무것도

 

여기 있다간

 

- 모르겠어
- 오늘 강연 때문에 그래요?

 

- 더는 안 하면 되잖아요
- 같이 떠나자

 

네?

 

나랑 같이 가

 

안 돼요

 

떠날 수 있어

 

떠날 수 있어

 

사진이 근사하네요

 

아름다워요
천사 모녀 같아요

 

정말 예뻐요, 스테판

 

맘에 들어요?
내가 찍었죠

 

모사드에서 해고돼도
사진작가 하면 되겠군

 

그런 날이
일찍 올지도 몰라

 

레이첼, 마이클한테
인사해야지

 

당신을 찾아

 

알겠어요

 

실례합니다

 

늦은 건 아는데

 

광고 좀
실을 수 있을까요?

 

20글자까지는
30그리브나고

 

그다음부터는
글자당 1그리브나예요

 

고마워요

 

맙소사

 

이상하네

 

알람 작동시켰는데

 

돈이다!

 

그냥 둬!

 

좀 빌리자!

 

안드레이가
카치아를

 

옥시전 클럽에
데려가야 하는 관계로

 

이 돈을 빌립니다

 

해고되려고

 

널 위해서라면
뭐든 해

 

그러다 나까지 잘려!

 

나 그럴 가치 있어

 

말씀드리죠
그때 바닥에 누워

 

제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유럽에서 고초당하신
제 어머니를 떠올렸어요

 

그 순간 어떻게든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했죠

 

당신이 온 거
스테판도 알아요?

 

그럴 거야

 

결혼 생활은 실패였어요
여긴 왜 온 거죠, 데이비드?

 

뭐 해?

 

치워야지

 

지금 근무 시간이야?

 

아니

 

그럼 놔둬!

 

바벵코 병원에 있어요

 

비니치아 외곽이군

 

그곳에서 남서쪽으로
250km쯤 가야 해

 

사용 중인 가명은?

 

이반 셰프추크요
나이가 보겔과 같아요

 

티토프와는
언제 만나기로 했대?

 

내일요, 놈은
내 얼굴을 알아요

 

곧 끝날 거야
그럼

 

여긴 왜 온 거죠
데이비드?

 

달리 사랑한 사람
없었어?

 

있었는데 달아났죠
그 후론 소식이 끊겼어요

 

- 당신한테 편지 썼어
- 보내진 않았죠

 

- 레이첼...
- 25년 만인가요?

 

- 보고 싶었어
- 소식 한 장 없었잖아요

 

오랫동안 아팠어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고

 

- 어디서요?
- 멕시코

 

거긴 왜 갔어요?

 

여행을 많이 다녔어
남미, 북아프리카, 계속 돌아다녔지

 

놈을 찾으려고

 

왜요?

 

놈을 찾으면
뭘 어떻게 하려고요?

 

사실을 말하려고

 

신문사에 가서 '이자가 비르케나우의
외과의사' 라고 말할 생각이었어

 

그러곤 심판대에
세울 작정이었지

 

우린 어쩌고요?

 

그래야 자유로워져

 

그동안 우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든
그래야 자유로울 수 있다고

 

안 그래?

 

거짓말하는 거
지겹지 않아?

 

만약 놈을 찾으면
당신도 그러지 않겠어?

 

어쩌면요

 

20년 전에 찾았다면
그러겠죠

 

그런데
지금에 와서?

 

더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녜요
사라를 생각해야 해요

 

걘 아무 잘못 없잖아요

 

- 책까지 썼는데, 그거 알아요?
- 그래

 

지금 진실이 밝혀지면
걘 끝이에요

 

그러니 안 돼요
진실이 밝혀져선 안 된다고요

 

어쨌든 그자를
못 찾았잖아요

 

그래, 못 찾았어

 

내일 책이 출판돼요

 

출판 기념식에 올래요?
스테판은 올지...

 

그때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그때 당신과 함께
이스라엘을 떠났다면

 

상황이 달라졌을까?

 

그때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해요

 

셰프추크 씨를
만나러 왔어요

 

잠시만요

 

기자세요?

 

아뇨

 

셰프추크 씨의 조카인
안나 바라노바예요

 

전에도 다녀갔는데
기억 안 나세요?

 

죄송하지만
면회 시간이 변경됐어요

 

11시부터 1시까지입니다

 

앉아 계세요

 

유리 티토프라고 합니다
셰프추크 씨를 만나러 왔는데요

 

셰프추크 씨는
414호실에 계세요

 

앉아 계세요

 

잠시만요!

 

문 좀 잡아주세요

 

기자신가?

 

내가 누군지 아나?

 

아뇨

 

몰라요

 

난 디터 보겔이야

 

비르케나우의
외과의사 말이야

 

내 얘기 알지?

 

네, 알아요

 

수천 명을 죽였지

 

사진 찍어도 돼

 

비르케나우 외과의사의

 

마지막 사진이 되겠군

 

그건 인종 정책의
일환이었어

 

나치가 두려워서
그렇게 했던 건 아니야

 

그저 우리 운명이었지

 

- 네?
- 보겔이 아녜요

 

잠깐만

 

개인적인 일이라서
잠시만 나가 있게, 고마워

 

- 확실해?
- 보겔이 아녜요

 

어디서 얘길 주워들은
노인이에요

 

다행이군
정말 잘 됐어

 

당신은 괜찮아?

 

- 당신이 틀렸어요
- 천만다행...

 

데이비드 말이에요

 

당신은 데이비드를
오해했어요

 

데이비드?

 

그인 진실이 밝혀지는 게 두려워서
자살한 게 아녜요

 

날 만나러 왔을 때
내게 구한 게 있어요

 

뭘?

 

내 허락요

 

난 거절했죠

 

진실을 밝혀선
안 된다고 했어요

 

그인 거짓 인생에
지친 거예요

 

진실은 사치품이야

 

진실보단 조국과 국민과
자신의 자식을 보호해야 한다고

 

사라는 당신을
무척 자랑스러워해

 

- 나도 바라는 바예요
- 내 말 믿어

 

그래서 이번엔
용기를 내려고 해요

 

보겔이 이곳에
있었던 건 분명해요

 

- 레이첼...
- 사람들은 진실을 알아야 해요

 

- 레이첼, 내 말 들어
- 잘 있어요

 

각료 회의가 시작됐습니다

 

알았어

 

실례합니다

 

왜 왔어?

 

왜 온 거야?

 

셰프추크한테 들었나?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어

 

놈을 막아야겠어
놈한테 더는 말 안 할 거야

 

유리 티토프

 

제 이름은
레이첼 싱거입니다

 

이곳에 적힌 글을
세상에 공표하세요

 

1965년

 

전 디터 보겔을
납치하라는 임무를 맡았죠

 

비르케나우의 외과의사를

 

이스라엘로 데려와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서였습니다

 

저희는 지금까지 보겔이
탈출하려다 죽었다고 얘기했지만

 

그건 거짓말입니다

 

전 30년 동안
거짓 속에서 살았죠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걸
이제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