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명

1600년 9월 14일 세키가하라
전투 전날

 

이렇게 작은 지장상이라도
천 년 전 옛날

천무천왕이 이 땅에서 군사를 일으킨
기억이 깃들어 있을지 몰라

그렇지요

왕자는 이 세키가하라에서
군사를 일으켰나요, 아버님?

 

전투는 이 길의 봉쇄부터 시작됐지

그때 왕자가 복숭아를 나눠 줬다는
모모쿠바리산이 저거야

 

배꼽 밑에서부터
불이 타오르는 것 같아

정말 그러네
완전 탄내가 나네

그래, 탄내 난다
정말로 탄내 난다

우린 탄내 나

 

머나먼 사츠마에서 소수의 원군이
날마다 당도하고 있습니다

 

사츠마 병사는 1,000이 안 되지만
용맹 과감하지

 

적은 10만, 우리는 8만

하지만 그 절반은 산에 올라가서
강 건너 불 구경입니다

 

이건 정의와 불의의 싸움
질 수는 없어

 

세키가하라

 

지금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필자가 소년이었을 때
오우미국의 그 절에 간 기억이 있다

 

무더운 여름 무렵으로
긴 돌계단을 올랐다

 

무슨 절이었는지는 잊었다

내가 앉아 있는 여기
태합 전하가 걸터앉아 있었어

 

매사냥 복장을 하고 계셨지

 

할아버지, 그게 몇 년 전이에요?

대충 350년쯤 됐나?

 

그날도 한여름이었지

 

오늘처럼 눈에 땀이 스밀 듯한
한낮이었어

 

지금 세키가하라라고 하는
엄청난 인간 희극

혹은 비극을 씀에 있어서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멍하니 고심하고 있자니

내 소년 시절의 이런 정경이
한낮의 꿈처럼 떠올랐다

헨리 밀러는
'지금 넌 뭔가를 생각하고 있어'

 

'그 떠오른 생각부터
쓰기 시작하면 돼'

이렇게 말했다 한다

그런 느낌으로
얘기를 진행해 가자

 

1572년 히데요시는
오다 노부나가의 장수로서

오우미 나가하마
24만 석의 영주였다

미츠나리는 어릴 때는
사키치라 불렀다

학문을 위해
이 절에 다녔던 건지

절 심부름꾼이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히데요시는 이 근처까지
매사냥을 왔다가

목이 너무 말라서
불쑥 들어온 모양이다

 

역사서에 의하면
첫 번째 찻그릇은

 

커다란 찻그릇에 7,8부 정도
미지근하게 가져왔다는데

히데요시는 이걸 벌컥벌컥 마신 후
입맛을 다시며

 

기분 좋다며 한 그릇 더
가져오라고 했다 한다

 

이번엔 물을 뜨겁게 데워
양은 처음의 절반 정도였다

 

맛있다, 한 그릇 더

 

세 번째는 물의 양은 적고
혀가 델 정도로 뜨거웠다

 

너 이름이 뭐냐?
이름 말이다

 

이시다촌 이시다 마사츠구의 아들
사키치라고 합니다

사키치, 100석의 녹봉을
주겠다면 어쩌겠느냐?

 

비와 호수 호반에는
억새와 갈대가 자라 있습니다

녹봉을 받는 대신에
그것의 벌채에 드는 세금을...

- 얼마면 되느냐?
- 이놈 사키치

- 영주님께 영악한 말을...
- 주지

이놈 마음에 들어
성으로 데려가겠다

 

16년 후

 

1588년 오사카성

 

- 사키치
- 예

오사카성에 3중 해자가 완공되면
다음은 후시미에 성을 짓는다

축성과 파괴야말로
권력의 일이지

명심해, 후시미다
후시미에 성을...

허면 후시미성 다음은?

뻔한 걸 물어
명나라를 굴복시켜야지

명나라 입구에는 문화가 융성한
조선이 있습니다

66개 영지를 통일하면
조선은 당장 복종시킬 수 있어

 

언제까지고
전쟁이 끝이 없습니다

모조리 내 신하로 못 만들면
전쟁은 끝나지 않아

 

7년 후

 

사랑채는 어디냐

- 전하
- 몰라

(1595년 후시미, 도쿠가와 저택)

(1595년 후시미, 도쿠가와 저택)
옷을 갈아입으셔야

사랑채가 어디냐고

저도 모르옵니다

그 전에 옷을 갈아입으셔요

- 토시를 손에 쥐시고...
- 사랑채가 어디야

앞쪽부터 두지 마

 

마사노부 님

 

전하께선 여행 복장으로
등성하실 모양이군

 

이이 나오마사

 

전하, 그건...

 

(혼다 마사노리)
여행복이 아닙니까

영주들은 조선 침공 비용 때문에
신음하고 있어

각자 영지에서 달려오기도 버거운데
약식 복장이면 어때

시골 영주라 비웃을 겁니다

전하는 미츠나리 놈에게

밤낮 없이 에도에서
달려온 모습을 보이고 싶은 게지

나오마사, 닥치고 있어

마사노부, 갈아입고 싶어도
의상 상자를 못 찾겠어

이 짐수레부터 먼저 가져가

 

후시미성

 

(5대로 / 6봉행)

(5대로 / 6봉행)
태합과 관백 사이에서

언제 전쟁이 터져도 이상할 것 없다며
(마에다 토시이에)

세상이 과열돼 있소

그런 와중인 이번 7월 3일

 

관백 히데츠구 님은 조정에
금은 3천 닢을 헌상하셨소

 

참으로 중대한 사태이므로

(오오타니 교부)
간편 복장도 괜찮다지만 너무 소홀한

모든 제후가 조선 침공 비용 때문에
신음하고 있어

아무리 그래도
이에야스 공의 저 꼴은...

에도에서 달려온 거잖나
딴 뜻은 없겠지

있어

 

이거 보란 듯이
에도에서 달려왔다 이거지

결국 히데츠구 님은
관백직을 사임하고

고야산으로 출가하셨소

 

헌데도 모반의 징조가
사라지질 않기에

 

태합 전하는 마사노리에게 명하여
고야산을 포위했고

 

히데츠구 님은 자결하셨소

 

하여 히데츠구 님 처첩과 아들
시녀 20명의 처분 말인데

 

연좌제에 의해 내일
참수하기로 하겠소

 

관백 히데츠구 님의 모반이라 듣고
에도에서 부랴부랴 왔기에

 

자세한 경위는 모릅니다

허나 조선 전쟁은 3년이 됐고
전황도 일진일퇴

 

태합 전하의 위광을
반석처럼 굳히기 위해서도

히데요리 님의 앞길에
화근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도

모반자의 핏줄을 끊는 건
당연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잘하는구나, 히데요리

여기, 여기
그래 여기

 

히데요리, 히데요리

 

소신 전하께 청이 있습니다

말해 보거라
(요도 / 히데요리)

 

오슈 모가미 가의
코마 아씨가

히데츠구 님 측실로서
연좌제로 처형됩니다

그래서 뭐?

코마 아씨 일행이 먼 곳에서
상경했을 때는

히데츠구 님은
이미 할복한 이후였습니다

코마 아씨도 이케다 테루마사 공의
여동생과 마찬가지

목숨을 살려 줄 순 없는지요?

사키치

너 처음 만났을 때 찻그릇에
8부로 미지근한 물을 갖고 왔지

 

전하께서 단번에 마신 후
한 그릇 더 가져오라셨지요

다음은 절반
그 다음은 작은 찻종지에

혀가 델 정도로
엄청 뜨거운 차

 

그때 난 망설였어

 

이 얄미운 꼬맹이를 징벌할 건지
부하로 삼을 건지

 

사람의 운명은
종이 한 장의 차이야

코마는 단념해

 

그 아비는 히데츠구에게
딸을 바쳤어

아부하려는 근성이 비루해

벌받는 게 당연해

 

그래, 잘하는구나

 

길을 열어라
(코바야카와 히데아키)

 

교토, 산조가와라 처형장

 

나 오늘부로 봉행직에서
물러날 생각일세

병 때문인가?
아니면 부조리한 임무 때문인가

왼쪽 눈은 거의 안 보여
오른쪽도 엷은 막이 생겼고

 

왜 자네만 난치병을 앓는지

속상하구먼

봉행직에서는 물러나도
자네와는 한마음일세

 

누님으로 받들던 후처와

형제처럼 친했던 아들을
처형장으로 끌고 오는

잔인한 역할이구먼

 

- 전하의 평판은 땅에 떨어졌어
- 말조심 하게, 교부

자네 마음을 말했는데
뭐가 나빠?

 

서방 될 사람 얼굴도 못 본
14살 아씨가

 

어째서 연좌제로
처형당해야 하는 것인지

 

오래 산들 고통뿐인 속세인 것을

 

생각해 보면
남길 만한 말도 없구나

 

약조는 어떻게 된 게야
코마 아씨를 구해준다고...

노력은 해 보겠다고 했지요

- 우롱하는 게냐?
- 격노는 도움이 안 됩니다

 

토요토미 놈들은
이런 부조리를 밀어붙이는 게냐

 

소란 떨지 마
보기 흉하다

 

모가미 가의 시녀가
싸우고 있어

 

네놈들한테
자비심은 없는 것이냐?

이시다 무사들 꼬락서니 참 좋구나
여자들밖에 상대 못 하느냐

그냥 놔둬

 

저분은 시마 사콘 같아

 

멈춰

물러나
됐으니 물러나

물러나

 

멈춰, 물러나

 

손대지 마

 

됐어, 됐어

 

죽이게 하지 않으마

 

스케자, 겉옷

 

호인 님
이 여자들 치료를 부탁하오

 

교부, 나머진 맡김세

알겠네

 

무슨 볼일인지?

 

- 나는 토요토미 가...
- 볼일이 뭐냐고

 

츠츠이 가의 낭인
시마 사콘 님 같소만

몇 년간 사방에 수소문해서
사콘 님을 찾았습니다

 

고맙소이다

 

부하가 돼 주시오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아시는가?

시험 삼아 베는 것입니까?

복장이 터질 것만 같아서

죽림을 토요토미 관리라 생각하고
베고 있었어

헌데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부하가 돼라?

- 아닙니다
- 뭐가?

 

이 몸의 부하가 돼 주시오

 

그대가 나를
거두어 주시겠다?

곧 태합 전하께서
사와아먀성을 하사하실 게요

4만 석이 19만 석이 되지요

내 녹봉의 반을 드리지요

주군 녹봉 절반을 받는
가신이 어디 있어

인의예지를 숭상하는
당대 최고의 무사를 얻으려면

지극히 당연한 녹봉입니다

 

헛소리

 

부하가 되는 것이 무리라면

형님으로서
내 옆에 있어 주시오

 

형님도 싫다면 좋은 벗

 

나리

묘젠, 여전하구먼

 

불공을 드리는 덕분이지요

나도 그 회춘하는
불공을 배우고 싶구먼

 

동행이신가요?

이시다 미츠나리라는
묘한 사내야

 

태합 전하의 오른팔?

뜨거운 물에 밥 좀 말아 줘

 

배고파 죽겠어

 

나는 태합을 싫어하니
그대를 모실 생각 없어

어떻게 싫어하는지
듣고 싶군요

온갖 욕이 튀어나올 게야

그래도 듣겠습니다

태합 히데요시의 음란 추행은
역사에 전례가 없어

 

주군이었던 노부나가의
두 딸을 첩으로 삼고

 

노부나가가 거느렸던
아름다운 첩들

 

노부나가의 장남 노부타다의
아내까지 차지했어

그분은 비천한 출신인 탓에

고귀하게 자란 여자에게
강한 동경을 품고 있었지요

하지만 고귀한 신분이라도
귀족, 왕손의 딸은 싫어합니다

무가의 유족

그것도 주군 노부나가 공 일족이
최고의 귀족이라 생각하시지요

 

허나 정실은
키타노 만도코로 님이고

정실은 각별하고도 각별하다며
무척 아끼십니다

 

태합은 총애하는 요도가 낳은
히데요리가 후계를 물려받길 원해

그러니 관백 자릴 물려준
조카 히데츠구가 걸리적거리니

결국 모반자로 만들어
말살해 버렸어

아닌가?

 

내가 아는 한

히데츠구 님한테
역모는 없었소이다

 

이시다 공은 요도와 같은
오우미 출신이시지?

비와 호수 물에서
아기 때 목욕한 사이지요

세간에서는 이시다 미츠나리가
전부 획책했다고 해

 

요도가 설계를 하고 홀린 태합이
넘어갔다는 소문도 있고

훨씬 추악한 소문도 있지요

어떤?

 

히데요리 님 아버지는

 

바로 이 몸이라고

 

태합과 키타노 만도코로는
같이 있으면 농담을 주고받거나

큰소리로 언쟁하기도 하고

미천한 부부와
조금도 다를 게 없었다

 

둘 다 심한
오와리 사투리를 쓴다

자연히 '오네네'라 불리는
키타노 만도코로는

토요토미 가 최대의 정치 세력으로서
두려움의 대상이 됐디

 

세키가하라 전날 밤 만일 그녀가
이에야스를 치라고

자신이 키운 영주들에게
몰래 명령했다면

일본 역사는 변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반대였는데 왜일까

 

히데요시의 측실 중
필두인 요도는

부모가 히데요시에 의해
멸망당한 오우미 사람이고

미츠나리, 교부 등도
오우미 사람이었다

 

오우미 년이 뭘 뻐겨

 

나는 오와리 촌년이라서

재기와 기지가 넘치는
오우미 것들은 맘에 안 들어

왜 여자들을 구했나?

의를 관철하는 이에게
이끌리기 때문에

처형 자체가 불의고
부조리라 생각 않는지?

 

어째서 폭군 히데요시에게
충절을 다하시나?

 

폭군이 나를 만들었으니까

- 무너뜨리고 싶진 않나?
- 무너뜨리는 것보다

전하께서 한때 품었던
정의심을 계승하고 싶소

 

누군가가 계승하지 않는다면

 

일본의 정의는 영원히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태합께서 돌아가시면
천하는 어지러워집니다

후계자 싸움이 벌어지겠지요

 

그때는 기필코 중원에
정의의 깃발을 세워야 합니다

세상이 정의로 움직이지 않아

그게 태합 전하가 만든
악인 것이오

각 제후들을 항복시키는 데도
이에야스와 화평을 맺는 데도

옳고 그름이 아니라
이해 득실만 따졌을 뿐

 

태합께서 천하를 호령한 지 13년

세상에 질서가 생기긴 했지만
이해 득실로 굳어진 질서외다

 

나는 정의냐 불의냐를 판단해서
군사를 일으킬 겁니다

 

천하가 모조리 이득을 좇을 때
혼자서 거꾸로 가다니

사나이로서 흥미롭구먼

 

내 일생 따위는 결국 두보, 두목의
한 편의 시에도 못 미치지만

1만5천 석 받아 볼까나

2만 석의 좋은 벗

 

아무 데서나 내려서
버리시게

내려서 버리다니?

 

탈 사람이 없어지면
말은 자연히 주인에게 돌아오는 법

 

늙은 말의 지혜인 것이지

 

후시미, 이시다 미츠나리의 저택

 

- 노리개로 삼을 셈이오?
- 생각 없어

그럼 왜 자비를 베풀...

너의 용기에 감복했다

 

나 말고 살아남은 사람은
있는지요?

네 동료는 부상이 심해서
타케다 호인 님께 맡겼다

목숨에 지장은 없어

비탄한 끝에
자살하지 않는 한

저도 언니도
자살 따위 안 합니다

 

모가미 가로 돌아가겠다면
그리 배려하마

- 뭘 위해서?
- 고향에 가족은 없나?

언니만 남게 됐네요

코마 아씨의 복수를 하겠다면
곤란한데

세상은 본시 부조리한 법
복수 따위 우스을 뿐

 

태어난 곳은?

이가

 

이가 사람이었구나

아버지는 이가의
나바리 촌에서 태어나서

카이의 타케다 가도
섬겼습니다

 

모시던 가문은 모두 멸망하고

아버지가 죽은 뒤엔
사당패에 들어가 세상을 떠돌았고

염불춤 흉내를 내며
주린 배를 채우기도 했고

언니와 둘이서?

엄마까지 셋이서

 

엄마는 처형장에서
죽었습니다

 

모자 셋이서
모가미 가를 섬겼군

 

개로서 거두어 준 것일 뿐

- 개?
- 엄마가 그러더군요

 

닌자짓, 방화, 감시
미인계, 소문 퍼뜨리기

뭐든 가능합니다

개로 취급하십시오

나를 섬겨 보겠는가?

모시던 가문은
전부 멸망했습니다

부조리가 횡행하는
세상을 바꾸고

'대일 대만 대길'의
깃발을 세우고 싶다

대일 대만?

내게 부족한 모든 걸 갖춘
훌륭한 무사도 얻었으니

깃발을 구상 중이었어

 

'1인이 만민을 위해 헌신하면
천하는 번영한다'

 

그런 뜻이야

 

너희 모자 셋이
목숨 걸고 쌓은 연

 

꼭 쓰고 싶다

 

하오면 개라고 여기십시오

 

인간이라고도
여자라고도 생각 마소서

 

풀어서 키워 주시면
상응하는 보답은 하겠습니다

 

야마토 야규의 마을

 

건강 장수의 길이란 무언가?

야규 일족과 시마 일족이
일본 땅에서 자라

서로 도운 모습

검술과 의술의 합체로군
(야규 세키슈사이)

이윽고 천하는 둘로 나뉘어

토쿠가와 님과 이시다 님이
싸울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양생할 건가?

양생이라 함은
어느 한 쪽이 멸해도

살아남은 쪽이 양쪽의 가족을
키워 가는 것이지요

저는 이시다 님을
선택했습니다

 

허면 토쿠가와 님께
아들들을 맡겨야겠군

 

아버님

 

벼슬자리가 정해졌다

여보, 조만간 후시미의
이시다 저택으로 들어가

교토에서 여자와
노닥거리기만 한 줄 알았는데

2만 석의 가로일세

 

영주급이로군요

 

당신 의술도 살릴 수 있어

 

다음번에 우리가 만나는 건
전쟁터가 되는 겁니까?

칼을 섞게 될 수도 있지

 

3년 후 1598년, 후시미

 

교토 호코지에
현장 답사를 가셨다지요?

갔지

이 대지팡이로 지휘를 하셨고

했어

지팡이를 떨어뜨리셨고

 

뒤에서 온 이에야스 님이
휙 주워서 주군께 건넸고

 

주군은 어찌 하셨는지요?

그냥...

딴청을 하며 퉁명스런 얼굴로
성큼성큼 자리를 뜨셨다...

이에야스 공도
아무 말 없었어

그야말로 어린애로군요

 

그 대지팡이는 어떻게 된 거지?

 

이에야스 공의 사신이...

사콘

 

나는 싫은 사람에게
웃음을 보이는 재주는 없어

 

사람들은 주군의 천진한 성격 탓에
퉁명스런 표정을 지었다고 보지 않아요

 

토요토미 가 최고의 세도가이니

오만해서 그랬다고밖에
보지 않을 겁니다

- 손해 보는 성격...
- 내게도 할 말이 있어

 

들어 봅시다

 

태합 전하 건강이
갑자기 쇠약해졌다고 보고

그 간적이 조정에 백조 두 개와
황금 열 닢을 헌상했어

천하를 쥐기 위한
사전 포석이지

키타노 만도코로 님께도
접근하고 있어

 

그렇군요

 

허나 소신이 아뢴 건
지극히 단순한 것입니다

 

하다못해 지팡이를
주워 줬을 때 정도는

웃음을 보이며
충분히 인사를 하십시오

 

상대가 이에야스라면
더더욱 말입니다

나한테는 무리일세

 

그날 밤 혼다 마사노부는
이에야스의 침소에 와서

대지팡이 사건의
진위를 물었다

참고로 이에야스가
마사노부와 모의할 때는

어떤 이유인지
늘 침소를 썼다

 

미츠나리를 쳐야 한다고
젊은 가신들이 술렁거리고 있습니다

뭐라고 하며 제지했나?

치려면 칠 만한 명분이 필요하다

친다 하더라도 토쿠가와 가에게
유익하게끔 쳐야 한다 했습니다

무엇보다 대지팡이 사건이
진짜인지 아닌지

진짜라면
그대는 어찌 생각하는고?

그야말로 미츠나리를
쳐야 하겠지요

- 언제 치지?
- 태합이 죽은 뒤에

죽은 뒤 언제?

그자가 히데요리 님과
요도 님을 내세워 군사를 일으킬 때

그것만으론 아직 못 쳐

그 말씀은?

그자와 그 일당에게
모반의 명목을 씌운 뒤 친다

이 바둑 졌습니다

 

마사노부, 온 김에 부탁함세

마사노부는 늘 마지막 한 수는
이에야스에게 양보하기로 한 것이다

두 사람은 주종 관계보다는
계략을 꾀하는 벗이라 할 수 있다

그후 만일 사건이 일어나면
누가 미츠나리 편을 들고

토쿠가와 쪽에는 누가 달려올 것인지
서로의 예상을 주고받았다

 

천하를 쥐려면
어릴 때부터 태합이 키운

토요토미 직계 가신 중의 가신을
얼마나 포섭하느냐에 달렸어

 

토요토미 가를 둘로 가른다

어디부터 손을 댈까요?

 

위문부 차관
코바야카와 히데아키

내일 판결이 내려지지요?

 

형세가 움직여

 

다양한 역을 맡을
사람이 필요해

 

바보는 바보대로 쓰고
광인은 광인대로 역할을 주고

 

승리 중인 전투에서
달아나는 적군에게 혼자 돌격함은

총대장으로 있을 수 없는 일

 

포로라도 됐다면 우리 군의 패배는
결정적이 됐겠지요

 

이거 참 희한하군

울산에서 우리 군은
괴멸 상태에 있었소

히데아키 공의 용맹함은
칭찬받아 마땅하오

전선은 일진일퇴

어떤 상항에서도
토요토미의 피를 이은 자가

일개 졸병처럼 행동해서는
아니 되지요

위문부 차관 히데아키 공은
홀로 적진에 돌격해서

13명의 수급을 거두었소
그것도 전부 병사!

우러러볼 일이 아니오

전부 도망가는 적의 목을
벤 것이오

달아나는 적을
뒤에서 친 것이오

진정한 장수라면
있을 수 없는 행위

히데아키 이놈

 

장수로서 마음가짐이 글렀어

 

치쿠젠 52만 석은 당치도 않아

저런 빙신한테는
에치젠 15만 석이 딱이야

 

울산에서의 귀공의
무용담을 듣고

키타노 만도코로 님은
뭐라고 하던가요?

 

만도코로 님은...

 

숙모님은 장하다고...

 

전하께서도
대단히 기뻐하셨어요

하지만 귀공을 띄워 주는 건
히데요리 님한테 좋지 않다며

 

참언을 한 사람이 있어

요도 님인가요?

 

요도 님한테 접근하는 그...

 

미츠나리?

 

영지 변경은
일단 받아들이시오

귀공을 위한 일이오

 

바로 옮기지는 말고
또 중신도 옮기지 말고

방계 가신만 약간...

그것도 한 명씩 두 명씩
에치젠으로 보내세요

 

재촉을 하면 조금씩
봉토를 돌려주는 겁니다

 

요컨대 시간을 벌라는 것이오

그 뒤엔 내가 때를 봐서...

알겠소이까?

 

히데아키 님은
예자의 피를 갖고 계시구려

예자?

오로지 무예의 길을
걷는 사람이외다

 

야마토 야규 가
세키슈사이 무네요시의 넷째 아들

고로에몬 무네아키와

다섯째 아들
마타에몬 무네노리입니다

자...

 

야마토 야규 가는 노부나가 공과
태합 전하의 천하에서 몰락했지요

일족의 존망은
이 둘의 무훈에 달렸소

 

고로에몬, 마타에몬
훌륭하다

 

나도 이런 무예가를
갖고 싶어지는구려

맘에 드는 쪽을 드리지요
어느 쪽이 괜찮겠소?

왠지 물건을 사는 듯하구려

'예자'는 사는 것입니다

 

- 고로에몬
- 예

너는 방금
히데아키 님의 가신이 됐다

잘 모시거라

 

 

후시미
정무장관 마에다 토시이에 저택

 

아사노 공, 아사노 공

 

왜 줄을 안 서시오?

 

빨리 앉혀

 

겐이 공, 겐이 공

왜 이렇게 된 거요?

 

축하 소면은 나중에!

 

설명을 한 뒤에!
먹는 건 나중에

살짝 허기만 달래는 것이외다

 

허기만 달래는 것이외다

 

허기만 달래는 것이외다

 

허기만 달래는 것이외다

 

없어

서약서가 없어

 

서약서

미츠나리 공
나요, 나

 

소면이 모자라

 

더 가져와

잘 들으시오
다시 말합니다

지금까지 태합 전하가 정하신
법도 금지 조항을 위배하지 않는다

동지끼리 싸우지 않는다
사적인 도당은 만들지 않는다

사적 이유로
영지로 돌아가지 않는다

히데요리 님을 받들어 모심에 있어서
태합 전하를 대하듯 하며

결코 소홀히 하지 말라는 것

이 다섯 가지요

 

웃었소?

(안코쿠지 에케이)
잘못 들은 거겠지요

웃었어?
(후쿠시마 마사노리)

당치도 않소이다

- 웃었어?
- 각자 서약서 들고 서원으로 가서

말미에 서명과 수결을 하고

수신인 란에는 내대신님과
정무장관님이라고 쓰시오

- 서명은 자필이오?
- 서명은 당연히 자필입니다

곱표라도 괜찮소

 

수고 많았소

 

수고 많았소

 

우리는 내대신님께
서약서를 제출했으나

 

내대신님은?

 

나는 태합 님께
제출하기로 돼 있소

허나 태합 님은...

그렇지요

언제 천수를 다할지 모르지요

그러기에 정무장관님과
나의 서약서는

태합 님께
만일의 일이 생기면

관 속에 넣기로 하겠소

그 서약서를 검사하는 건 누가?

미츠나리, 말을 삼가게

 

삼가고 있습니다만

안 삼가잖아

토쿠가와 공이기에
참고 있는 것이야

옆에서 듣고 있는
내가 다 화가 나는데

그만 됐어, 물러가

 

수고가 많소이다

 

며칠 후, 교토 히가시야마

 

- 언니
- 하츠메

 

오늘밤 닌자 시장은 어디야?

히가시야마 조운지 불탄 터

 

언니는?

안 가
임무가 있거든

 

그래?

 

아파라

그만 됐어
봐줘, 봐줘

닌자 시장은
실력 시험장이 아냐

자라 같은 놈

나바리의 하츠메 맞지?

- 그쪽은?
- 우에다의 아카미미(붉은 귀)다

모르겠네

내 귀는 특별해서 듣고자 하면
10리 밖의 소리도 들려

 

너와 타타 목소리도
또렷이 들었어

 

아버지랑 일했던 미미스케?

그렇게 불린 적도 있지

난 북쪽의 다테 우에스기와
떠돌아 다녔는데

추위가 사무치게 돼서 말이지

추워지면 귀가 도움이 안 돼

농지거리는 딴데서 해

- 누굴 모시고 있지?
- 맞혀 보든지

 

어젯밤 후시미성 아래서
전투 소동이 있었지?

미친 말 2마리를
이에야스가 풀어놔서

잡으려 뛰어다니는
사람들 소리와

 

말발굽 소리가 밤을 깨웠다

토도 타카도라 저택에선
토쿠가와 님을 지켜야 한다며

이에야스 저택으로 달려갔지

토도뿐만이 아냐

이케다, 호소카와, 후쿠시마도 같이
이에야스 집으로 달려갔어

그자들 마음속이 똑똑히 들렸어

실은 태합이
죽은 게 아닌가 하는...

태합은 아직 죽지 않았어

이에야스가 겁먹은 제후들을
시험했다는 건가

말을 풀어 놓은 건
이에야스가 아냐

뭐가 맞는 거야, 헤비시로

이에야스는 승부는 이미
끝난 거라고 말해

상당히 오랫동안 격이 아래인
히데요시를 모셨으니까

잘들 들어

닌자 시장은
오늘부로 문을 닫는다

주인은 달라도 이렇게 모이는 게
이가 닌자 관례잖아

이에야스는 태합과 달라서
닌자의 동향에 민감해

딴데서 일하는 이가 닌자는
발견하는 대로 처치할 생각이야

 

이제 곧

 

이건?

전투 식량이야

 

토란 줄기를 짚으로 엮어서
된장 넣고 삶는 거야

그걸 썰어서 물에 넣고 섞으면
국 건더기도 되고

 

사콘 님 추측 대로군요

야밤에 이에야스 집에 달려간
영주는 50을 넘었어요

 

명부는 여기

 

주군은 이미 주무신다
내일 아침 내가 전하마

 

어전 안에서
술판이 벌어지는 거 아십니까?

 

술판?

 

비젠 오사후네
여자 몸으로 버겁지 않나?

여자라고 생각 말아 주세요

 

개인가

 

요도가 참 길군요

 

야마토의 타이마 아리토시는
잘 베어지거든

 

누구를 베는데요?

 

경우에 따라서는
이에야스를 벨지도 모르지

 

어허!

 

조용히 해 주세요
다들 조용히 해 주세요

 

전하의 뜻이십니다

조용히 해 주세요

우리 모두가 사이좋게...

이게 토요토미의 실태

 

말 좀 들으시오

이 중놈, 죽여 버리겠다

목을 이리 내

억지십니다, 후쿠시마 공

 

그만하십시오

자리에 앉으세요

 

일단 자리에 앉으세요

사콘 공

 

내대신님 납시오

 

내대신님 납신다

 

모두들 잘도 나를 기망했구먼

 

싸움과 언쟁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나에게 제출한 건 잊었소!

 

나는 어떤 낯짝으로
전하를 뵐 수가 있겠소

 

이런 식으로 나오면
여러분 모두 나의 적이오

시중 드는 자들은 문을 닫으라

 

단 한 사람도
돌려보내지 않겠어

 

내대신님
제가 잘못했소이다

 

내대신님, 제가...
제가 잘못했소이다

용서해 주십시오

 

- 용서해 주십시오
- 용서해 주십시오

 

알았으면 됐어

 

알았으면 된 거요

이 몸도 여러분들 심정
잘 이해하오

 

사키치

 

들었느냐?

 

토쿠가와 공이
저 정도로 의리가 두터웠다니

 

이제 히데요리도 안심이야

 

이봐, 사키치

 

이 몸 미츠나리가 있는 한

 

토쿠가와에게 대권을 뺏기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입니다

 

심려 놓으십시오

 

1598년 8월 18일
태합 히데요시 사망

 

모두들 잘 들으시오

 

태합 전하가 서거하신 사실은
일절 발설해선 안 될 것이오

 

허나 제후들한테는 알려 줘야

만일 조선에
이 사실이 알려지면

카토 기요마사 공
코니시 유키나카 공을 사령관으로 한

조선에 있는 장병들이
궁지에 몰리게 되오

전군이 철수할 때까지
여기 있는 사람만

각자의 가슴속에
묻어 두는 것이 중요하오

토쿠가와 공에게도?

모두 유언을 따라야 하오

 

토쿠가와 공은 수석 대로이자
히데요리 님을 대리하는 분인데

바로 알리지 않으면
나중에 화근이 될...

아사노 공, 못 들었소?

 

유언이 모든 것이오

 

시신은 어찌 하고?

전부터 말한 대로

지금부터 우리 손으로
밀장을 치릅니다

 

교토 아미다가미네로 옮깁니다

 

채비는 다 됐소?

 

혼마루 아래에...

그대와 고야의 코잔 대사가
짊어지고 가시오

 

알겠습니다

 

허면

 

독경을 하시오

 

불행한 사람이라고
미츠나리는 생각했다

히데요시는 난세를 진압하고
사상 유례 없는 통일국가를 이뤘다

하지만 아들 히데요리의 장래는
더없이 불안했고

그 장례는 쓸쓸하면서
우스꽝스럽기도 했고

비통하기도 했다

 

모두 이에야스 놈 때문이야

장례를 숨긴 건
원정군에 대한 배려도 있었지만

미츠나리로서는
그렇게 생각지 않을 수 없었다

 

그해 말 조선에서 돌아온
카토 키요마사는

교토 아미다가미네에 있는
히데요시의 묘소를 찾았다

어머니로 모시는
키타노 만도코로를 만나기 위해서다

 

토쿠가와 공도 알겠지만

토라는 5살 나이에
부모와 사별해서 우리가 길렀어요

전하를 부모로 모신다는
마음으로

공식 서찰에도 그만
토요토미 키요마사라고 썼지요

 

잘 압니다

전하도 저도
그 부분은 잘 알고 있었지요

 

그걸 미츠나리 놈이...

미츠나리 놈

침소봉대해서
토라를 깍아내렸지

이번에 개선해서
부산까지 왔을 때

 

바다 건너 하카타에 상륙하면
당장 미츠나리 놈을 찾아내서

단칼에 베어 죽이겠다고
작정했습니다만

 

- 쿠로다 나가마사...
- 나가마사가 뜯어말렸는가?

전하의 상을 숨기고 있는데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면

토라 네가
배은망덕한 자가 되는 거야

 

용케 잘 참았어

 

그건 그렇고 이렇게
흉흉한 말만 하지 말고

토쿠가와 님이
단단히 혼을 내 주세요

무사란 원래
포한이 많은 법이지요

 

하물며 카토 키요마사 하면
일본 최고의 무사

 

사적 원한으로 변란을 일으키면
미츠나리는 몰라도

나 이에야스가
몸소 상대해 줄 것이야

 

토라, 내대신님 말씀 들었지?

이미 어쩔 수 없어요

 

도쿠가와 님이 화내니까 물러났다면
사나이 체면이 뭐가 돼요

키요마사, 키요마사...

 

총칼 싸움이 아니라
소송을 걸어야지

 

소장을 내 앞으로 제출하시게

 

- 미츠나리 탄핵 소장 말이외까?
- 그렇지

허나 상대는 조선 전쟁에서
서로 대립했던

선봉 사령관
코니시 유키나가로 하는 게 좋겠지

 

과연 내대신, 묘안이구려

 

이봐, 토라

 

만사 내대신에게 맡기면 돼

 

후시미, 카토 키요마사의 저택

 

나가마사!
마사노리가 왔어

조선에서 사이가 틀어진 뒤
서로 말도 안 건다면서?

먼저 귀국을 명령받은 건
마사노리야

앙금이 있다면 그쪽에 있겠지

 

네 투구와 교환하자

 

진심이야?

 

- 진짜로 하는 말이야?
- 화해의 징표다

농담은 하지 마

 

그 정도 명품을...

에이, 받으라니까

 

됐어, 이로써
7인방은 하나야

 

이의는 없겠지, 나가마사?

 

고맙다, 마사노리

 

좋았어

 

좋아, 사정은 들었어
이제 어쩔래?

내대신이 우리한테
호의를 가진 건 분명해

 

허면 야습이나 새벽 습격으로
성내를 소란스럽게 하는 것보다

7명이 서명을 해서
소장을 제출하면 어떨까?

- 문안은 엣추 담당이지?
- 소장 말이지?

알겠어

우리가 열거하는
미츠나리 일파의 악행을

그럴싸하게 정리해서
소장에 써 주면 돼

- 안 그래, 토라노스케?
- 그럼 우선 코니시 유키나가다

미츠나리 놈이 거짓말을 늘어놔서
영감들한테 알려서 이리 된 것이야

- 옳소
- 옳소

미츠나리의 참언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고생했어

 

그런 거였어?

 

- 어디 가십니까?
- 선수를 치겠어

 

키요마사를 고소하겠어

 

이런 시각에 대로회의라니
큰일이라도 났소이까?

 

코니시 유키나가가
소장을 제출했소이다

 

소장?

 

무슨?

조선에서 저지른 카토 키요마사와
쿠로다 나가마사의 태만과 실책

 

코니시 유키나가가
키요마사를 고소했다?

그렇습니다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나한테도 소장이 왔는데 말이지

 

카토 키요마사가
코니시 유키나가를 고소했어요

 

예?

 

조선의 진에서 서로 대립했던
선봉 사령관 둘이 그러면...

진흙탕 싸움이 되겠지요

 

이거, 이거, 이거

 

소장을 찾고 계시오?

 

이런!

 

정무장관님을 문병하는 김에
상의를 하려고

 

집에 두고 온 건가?

 

당장 확인할 테니
잠시 기다려 주시오

 

우선 키요마사의 소장부터
심사하기로 합시다

 

속히 호소카와 타다오키 집에 가서
소장을 가져와

- 소장?
- 그래

내일 하면 된다시길래

그들은 음주가무 끝에
곤드레만드레입니다

 

백지든 뭐든 상관없어

 

키요마사 이하의 자들에게
수결을 시켜서 가져와

그 뒤는 내가
어떻게든 할 테니

 

미츠나리가 선수를 쳤단 말이다

 

- 나오마사
- 예

뛰어, 뛰어

이 소송은 실질적으로는
미츠나리의 승리였다

코가 납작해진
이에야스는 침묵했지만

 

키요마사 등 7인방은 격분했다

 

정벌이다

미츠나리 놈 저택에
불 지르고 문을 부숴서

그 망치 머리 놈을
꼬치로 만들어 주겠어

 

계속들 해

창을 들어

 

철포대

 

키요마사는 허풍을 치는 것뿐
나를 칠 수 없어

- 사콘
- 아룁니다

아룁니다

전투예요, 전투예요
전투가 벌어집니다

 

뭐?

 

이 멍청한 것들

 

정무장관 토시이에 님은
도리를 중시하는 분

노인장이 건강한 한
7인방은 주군께 손 못 댑니다

- 이에야스는 계속 침묵인가?
- 차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다도는 싫어했잖나?

이가 사람한테 다도를 배워서

진수성찬을 차려서 영주들을
차례차례 저택에 초대하고 있습니다

이가 사람은 차를 즐기는가?

원하시면 저도 가르쳐 드리지요

누굴 처음으로 불렀지?

사츠마의 시마즈 이신뉴도

시마즈가 이에야스한테
붙을 리가 없어

조선 전쟁에서의
시마즈 님 활약을 칭찬했습니다

다실의 대화는
네가 숨어들어 들었느냐?

이에야스 님 경호를 많은
이가 사람 한 명을 매수했습니다

 

만일 시마즈 가가 없었다면

우리 군은 부산 근처에서
수습 불가능한 패전을 했을 테고

 

수만의 명사가 희생됐을 테지
(시마즈 이신뉴도)

 

이 몸 이에야스
돌아가신 전하를 대신하여

 

감사를 드리오

 

온도는?

 

좋소이다

 

이 몸이 힘을 써서
녹봉을 올리드리지요

- 녹봉을 올려 줘?
- 녹봉을 올려 줘?

틀림없습니다

조선 전쟁의 논공행상은
태합 전하의 유언에 의해

히데요리 님이 성인이 된 뒤
행하기로 했거늘

지놈이 태합이 된 줄 아는군

미쳤어

 

어쩔 건지요?

 

선수를 쳐야지

조선으로부터 철수를 완수한
시마즈 가의 활약은 예외 중의 예외

정무장관님께서 제후들을 설득해서
상을 내릴 수는 없을지요?

그 생각은 나도 했어

사츠마 영내에는 토요토미 가의
직할 영지가 섞여 있습니다

시마즈로서는 눈엣가시겠지요

이걸 상으로서 줌은 어떨지요?

 

자네 시마즈와는
관계가 오래됐지?

10년 전 태합 전하가
시마즈를 정벌한 이후부터입니다

시마즈 가가 항복했을 때

이신뉴도의 조카를
인질로 오사카로 보냈는데

자네가 태합 전하를 설득해서
속히 사츠마로 돌려보냈지

 

일단 마음 주면
홀랑 바치는 게 자네지

그건 결점이기도 해

홀랑 바치는 게
나쁜 것입니까?

자기도 이만큼 좋아하니
상대도 그래야 당연하다고 여기지

 

장수 위의 장수가 되기엔
너무 순수한지도 몰라

 

노인장이 그것까지
간파하고 계셨군요

늘 자네한테 듣는 말이지

 

너도 홀랑 바치는 쪽이지?

 

거둬 준 개인데
보답은 안 바랍니다

 

이에야스 공은 방문객에게
보답을 원하고 있지?

후시미성 아래 제후 저택가를
매일같이 왕래하며

마치 방문귀로 변했습니다

이에야스는 명백히 '낭심'이 있어

- 낭심?
- 낭심구폐(狼心狗肺)란 건데

늑대의 마음
개의 폐라고 쓰지

사람의 마음은 한없이 비루하고
잔인하다는 뜻이야

 

계책은 없나, 사콘?

 

이에야스를 볼 게 아니라
제후를 떼어내면 됩니다

어떻게?

 

태합 전하 유언에
자신의 사후 50일이 지나면

히데요리 님을
오사카로 옮기라 하셨습니다

각의에서는 전하의 공식 죽음을
내년 2월 29일로 하기로 했어

거기서 50일이면 4월 중순

그때까지 기다리면 이에야스는
모든 제후를 방문하겠지요

 

전하가 돌아가신
8월부터 헤아리면

이미 50일은 지났습니다

밀어붙여 볼까

오사카로 옮기는 게 왜 이에야스 님과
제후들을 떼내는 게 되는지요?

히데요리 님이 옮기면 가신인 제후는
후시미를 떠나서 오사카로 가야 해

전하의 유언이 있기에
이에야스는 그럴 수가 없어

이에야스는
후시미성에 남아서

히데요리를 대신해서
정사를 돌볼 것

정무장관 토시이에는 오사카에서
히데요리의 후견인이 될 것

 

1599년 1월

 

이후 본거지는 오사카가 된다

 

허면 옮기는 날은 언제인지요?

10일에 뜬다

사, 사흘 뒤에 오사카로?

 

그건 너무 빠릅니다
준비할 시간도 없어요

 

허면 오늘 전쟁을 알리는
북이 울려도

 

마시타 나가모리 자넨
준비가 안 됐다고 투정을 부릴 텐가?

 

주군, 왜 그러십니까?

 

일단은

 

후시미성은 내 것이 됐어

 

호화로운 성이로세

 

언젠가 붙타 없어지겠지

 

또 살이 찌셨군요

 

헤비시로

 

잠자리 시중은 누구냐?

 

오늘밤은 자제하십시오

 

안 돼?

심장 박동 흔들림이
심상치 않습니다

 

토요토미 측과의 줄다리기로
생각 이상으로 기력을 쓰신 듯합니다

그러니 더 필요해

 

잠자리를 하면
수명이 단축됩니다

다실의 대화가 미츠나리한테
새어나가는 거 아닌가?

 

허점은 없을 거라 보지만
보다 철저히 하겠습니다

너는 경호를 맡겨도
후궁 단속을 시켜도 빈틈이 없어

 

다도에도 통달해 있고

 

정치에도 가끔은
네 생각을 듣고 싶어져

 

허나

 

헤비시로란 이름은 그렇지

 

허면 걸맞은 이름을 주십시오

 

좋은 이름 없어, 미츠?

 

헤비시로 님은 어딘지 모르게
아챠 님을 닮았습니다

 

아챠?

 

내 아이를 배고 있었는데
코마키 나가쿠테 전투에 출진했다가

 

모자가 같이 죽었어

 

아챠로 하지

 

아카미미

뭔데, 헤비시로?

그 이름은 버렸으니
아챠 님이라고 불러

그럽지요, 아챠 님

 

다실의 대화를
하츠메한테 흘렸지?

아니, 당치도 않습니다

 

효고 님과 마이 님은
늘 함께시군요

 

죽을 때는 서로
검을 휘두르고 죽자고 했지

 

하츠메

 

내대신님이 어쩌던가?

 

오사카로 가는 행렬을
배웅조차 안 했습니다

역시 그렇군

 

사실을 소상하게
교부한테 전하라

 

교부의 건강도 잘 확인하고

 

언제 돌아오느냐?

 

닷새 후에 오사카의 저택에서
뵙겠습니다

 

반드시 돌아오거라

 

뭐가 우습느냐?

 

염려하는 말씀처럼 들려서요

 

개한테는 안 어울립니다

 

무슨 일이신지요?

 

괜찮다

 

'개, 개' 하지 마

 

하츠메는 하츠메야

 

나한테는 둘도 없는 여인이다

 

내겐 정실도 있고
다섯 명의 자식도 있어

 

측실을 들이는 건
의리를 저버리는 것이기에 못 해

 

허나

 

네가 그 누구보다 어여쁘니라

 

어여쁘다는 말의 정의가 뭔지
많이 생각해 봤어

 

생각할수록 성가신 성품이지만
어쩔 수가 없느니라

 

대일 대만 대길

 

1인이 만민을 위해 헌신해서

천하가 태평해지면 모두가
풍요로운 마음으로 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됐을 때

 

집도 이름도 버리고
여행을 떠날 것이야

 

다른 나라들을 보고
이국의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하츠메

 

같이 가 주겠느냐?

언제까지고 모실 생각입니다

아니야

 

너는 내 사랑이니라

 

오사카에서 기다리마

 

에치젠, 오타니 교부의 영지

 

불법 잔류자가 몇 명이지?

 

이에야스 님에 대한 충성을
보이기 위해 후시미에 남은 영주는

카토 키요마사 이하 7인방과

다테 마사무네를 더해서
17명입니다

조금 많구나

 

이에야스 님은 오사카에서
전쟁 준비를 한다는 말을 퍼뜨려

에도에 사신을 보내서

서둘러 군사를 거느리고
올라오라고 명령했습니다

 

양측은 언제 전쟁을 벌여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입니다

줄다리기야

그렇게 쉽게
전쟁은 일어나지 않아

주군께선 교부 님의 병이
악화돼 있지 않다면

하루 빨리 오사카로
오시기를 원합니다

눈은 그럭저럭 보여

 

허나 다리는 완전히
쇠약해졌어

통증도 있는 듯합니다

 

아느냐?

 

이가 여자는
남의 아픔에 민감하고

자신의 아픔엔 둔감하지요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문을 닫을까요?

 

추위가 통증을 누그러뜨려 줘

 

조속히 에치젠에서
출발하겠다고 전하거라

 

주군도 기뻐하실 겁니다

 

너 미츠나리의
연인이 된 것이냐?

 

아닙니다
당치도 않습니다

 

도와드리지요

 

- 움직이면 목 달아나
- 안 움직여도 목은 달아나지

돌계단 세 노파를 도와줬지?
그걸로 승부는 끝났어

용케 눈을 속였군

헤비시로가 꾸민 거야?

널 안 죽이면
내 목이 달아나니 이해해

빨리 처치해

 

1599년 3월 3일
정무장관 마에다 토시이에 사망

 

철포대

 

비켜라

 

오사카 나카스의 이시다 저택

풀어 놓은 밀정의
보고에 의하면

7인방의 야습은 4일 후인
13일 인시(3~5시)라 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정무장관이
죽자마자 이런 소동이라니

키요마사 놈 멋대로군

키요마사한테
내 도끼질 맛을 보여주겠어

허나 저택에는
200명밖에 없습니다

제후들과 연대하면 돼

지금은 도망가실 수밖에 없겠군요

주군이 봉행직을 내던지면
이에야스는 오사카성에 와서

행정부를 수중에 넣을 것이오

이에야스가 노리는 건
천하 패권이오

그러기 위해선
난을 일으켜야만 하지

토요토미 행정부를 차지하면
제후들도 그의 정체를 알게 될 거요

지금은 한 발 빼고
사와야마로 들어가야 합니다

우리 상대는
키요마사 따위가 아니오

 

왜 그러십니까?

 

하츠메가 오지 않는 게
맘에 걸려

 

- 개 한 마리 객사했다고...
- 사콘

그런 말투 어떻게 좀 안 되나?

일개 졸개의 죽음을
한탄하는 건 자유지만

겉으로 떠들 것이 못 됩니다

 

사콘 말이 맞아

 

도망간다

 

- 하오면
- 잠깐

 

도망가기 전에
한 명만 만나야겠어

누구를?

 

이에야스를 늙은 도적이라며
마음속 깊이 혐오하는 사람이야

 

호소카와 타다오키의 군대가
후시미에서 남하

오사카성 동북쪽 모리구치 근처에
진을 쳤습니다

주군, 하룻밤의 여유도
없을지 모릅니다

 

미츠나리가 도망갔다

 

사야야마로는 못 빠져나가

나는 이대로 후시미로 간다

이치마츠

 

엣추와 함께 아사노 군과 합류해서
나중에 오도록 해

혼자 앞서 가는 건
용납 못 해, 토라노스케

 

'협객을 보고 싶으면
아이즈로 오라'

그런 노래가 우에스기 영지인
아이즈에서 유행했다 한다

 

협객이란 누구를 가리키는 걸까?

선대 켄신이 남긴
우에스기 군단인가?

아니면 가로 나오에 카네츠구인가
(나오에 카네츠구)

 

어찌 됐건 태합의 죽음 후

200 제후들이 이에야스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게 꼴불견이다

가풍상 아이즈의 우에스기만큼은
다를 거란 기대가 사람들에게 있었고

이 사내 나오에 카네츠구는
그 기대를 알고 있다

오사카성, 후시미
비와 호수가 있고 사와야마성

 

그렇다면

 

후지산

 

에도

 

용은 다테

그리고 여기가
우리 아이즈 땅

 

- 결심이 서셨소?
- 섰소

 

놈들이 어떻게 나올지

그 7인방은 13일 인시에
내 저택을 습격하오

지금은 도망갈 게 아니라
성이 있는 사와야마에

동감하오

허면 얘기가 쉽겠군요

그 다음 계책도
같은 의견이시오?

 

우에스기 가는 아이즈에
봉쇄된 지 얼마 안 됐고

영지 내 정돈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걸 이유로 카네츠구 공이
우에스기 공을 모시기 위해 돌아온다

그때 히타치 미토 54만 석의
사타케 공도 설득해 같이 온다

아이즈로 돌아오면
많은 성을 건설해서

널리 사방의 호걸을 불러서
만반의 준비 후 군사를 일으킨다

이에야스는 자기 영토를
동에서 위협받으면

서둘러 히데요리 님의
하명을 얻어 내서

우에스기 토벌을 위해
제후들을 거느리고 동쪽으로 온다

 

그때 나는 사와야마에서
오사카로 다시 가서

토요토미의 은혜를 입은 제후를 모아
동서에서 이에야스를 협공한다

동의하오

이 전투 구상은
건국 이래 최대 규모겠지요

 

사나이에게
이보다 통쾌한 일은 없지

 

시오노

 

더 있을지도 몰라

 

가라

 

나리, 나리
아카미미이옵니다

한때 신세 졌던
아카미미이옵니다

부디 자비를...

 

우에다의 아카미미로군
상당히 늙었구먼

이가 사람은
남들 두 배로 나이를 먹지요

자비를

 

내가 널 죽일 리가 없지

이제 토쿠가와 개 노릇은
넌더리가 납니다

다시 우에스기에서
일하게 해 주십시오

-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
- 나오에 공

 

무사하시오?

 

나를 경호해 줬던
이가 닌자외다

만일의 경우엔
이자를 사자로 보낼 것이오

 

후시미 성내의 모든 말을 모아
가도를 폭주하게 만든다

 

그 틈을 타서 너희 이가 사람들은
주군을 모시고 동쪽으로 빠져

사콘, 효고
다들 들어 주게

 

지금 내가 죽으면
제일 곤란한 게 누구지?

 

이에야스겠지요

어떻게 생각해?

 

이야, 흥미롭군요

허면 자네는 승락인가?

승락도 승락이지만
정말 감복했습니다

 

후시미, 토쿠가와 저택

 

주군은 주무시니까
대신 저에게 말씀하시지요

혼다 마사노부라고 했지?
처음으로 그대를 보는군

인사 말씀 황공하군요

귀공은 처음 보시겠지만
소인은 잘 알고 있지요

전하를 모시고 어전에 올랐을 때
자주 뵈었습니다

마사노부

- 말을 조심하시게
- 말을

그 '전하'는 누구를 칭함인가?

 

우리 가문의 주인이신
토쿠가와 이에야스 공을...

말이 화근이 되어 세상을
어지럽히는 법이니 분명히 말하지

 

전하란 오다 노부나가 공 이래
천하를 쥔 분을 가리켜

태합 전하가 없는 지금

오사카성 혼마루에 계시는
히데요리 님이 전하인 것이야

 

그대는 미카와 시골 사람이기에
모르고 쓰고 있는 것인가?

관동에선 이에야스 공을
전하라고 부르...

재밌는 소리를 하는군

허면 관동에선 여우를 너구리
너구리를 여우라고 하나?

오사카 상인들은 이에야스 공을
너구리 영감이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관동에선
여우 영감이라고 하나?

뭐, 뭐, 뭐라고요?

실언을 했군

미츠나리 공

 

용건을 들어 봅시다

 

나는 카토 키요마사 등
멍청한 7인방에게 쫓겨서

몸을 둘 곳이 없어져서
그만 이곳으로 숨어든 것이오

머리를 조아리고
부탁해야 할 터인데도

쓸데없는 비아냥을
늘어놓고 말았소

 

곧 키요마사 등이
직접 담판하러 올 것입니다

소신은 뭘 고민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당장 목을 치면 그만일 것을

그래선 천하가
굴러들어오지 않아, 나오마사

미츠나리를 풀어 놓고
깃발을 올리게 하는 건 좋지만

그 깃발에 예상 밖의
제후가 모이면 어찌 하오?

나오마사, 그게 도박인 게야

 

도박을 하지 않고
천하를 차지한 자가 있는가

 

아챠, 네 생각은 어떠냐?

이기기 위해 머리를 짜내서
사기 도박을 하는 건 좋...

그건 사기 도박이지
도박이 아니야

그게 진짜 도박이야, 마사노부

나의 일생, 나의 지위
나의 영지와 백성

모든 걸 건 도박이야

 

지면 모든 걸 잃고 말아

 

온갖 수단을 써서 내가 원하는 눈이
반드시 나오게 될 때

 

비로소 주사위를 던지는 게야

그 상대가 미츠나리

그래

 

내가 미츠나리를 골랐어

 

내 상대가 될 수 있게
자극하고, 꾹 참고

 

내가 키웠어

 

대지팡이 사건만 해도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복장이 터질 것 같아

 

내일 아침

 

호위를 붙여서
사와야마로 데려가

 

미츠나리를 숨기고 있지?

 

여러분도 알고 있듯이
이 몸의 머릿속엔

 

오사카에 계신 히데요리 님이
평안하시길 비는 마음 외에

 

딴생각은 없어

 

키요마사 공한테도

 

어떻게 답을 할지 생각했어

 

미츠나리를 건네는 게 좋을지

 

그러지 않는 게 좋을지
혼신을 다해 생각했어

 

여러분은 그 부분을
생각해 봤는가?

 

생각한 연후에 미츠나리를
쫓아다니고들 있는가?

 

키요마사 공은

 

조만간 큐슈로
내려가게 할 생각일세

 

이몸 카토 키요마사

 

제 영토뿐만 아니라
큐슈 전토를 모조리

이에야스 님의 색으로
물들이겠습니다

 

미츠나리는 패배했다...

이 사내의 생각은 다르다

이에야스가 키요마사 등을
쫓아 보냈다는 말을 듣고

'예상한 대로다'

'독룡의 독을 써서
독사의 독을 제압했다'

내심 이런 생각으로 만족했다

그놈과 같은 지붕 아래서 잔다

 

참으로 엄청난 밤이로세

 

유쾌하다, 유쾌해

 

하츠메

 

빨리 와

 

1600년 봄, 비와 호수 북쪽

 

늙은이까지 5마리
한꺼번에 사면 싸게 쳐 줄게

 

한꺼번에 사 주길 바라면
좀 나은 물건을 가져와

나은 것도 데려왔잖아
전에 비해서

아이는 필요 없어

 

암컷 세 마리

 

포승줄 풀어

풀면 되잖아

구두쇠 같은 년

빨리빨리 해

 

비와 호수 남쪽, 사와야마성

 

어제 이에야스가
우에스기 토벌령을 내렸답니다

4,5일 뒤면 이에야스는
동쪽으로 내려갑니다

 

너희 이가 사람들은
이에야스를 따라 동쪽으로 가

 

천하 변란의 불씨를 끄려면

이에야스가 영내를
통과할 때가 제일

결단을 내리십시오

나는 정의냐 불의냐를 판단해서
군사를 일으킨다고 했다

 

천하가 모조리 이득을 좇을 때
혼자서 거꾸로 가다니

사나이로서 흥미롭다고
자네도 말했잖은가

그저 혼자 거꾸로 가는 건
기인이나 괴짜일 뿐

 

거꾸로 가서 이기려 하는 게
사나이의 일...

그래선 우리의 정의가 서지 않아

 

전쟁에 지면
정의 따위 산산조각...

사콘

 

천하를 둘로 가르는
대전투를 벌이자고

 

수고 많으시오

 

이에야스를 따라서
원정을 간 제후도

 

동태를 살피는 제후도

 

오사카의 처자식을 확보하면
전의를 상실하겠지

 

북쪽의 우에스기와
서쪽의 우리가 협공하면

 

아무리 이에야스라도
궁지에 몰리겠지

남은 건 동맹 제후의 단결과
시운이 승패를 가릅니다

안코구지 님
성공할지 아닐지는

모리 가의 가맹과
분전 여하에 달려 있소이다

모리 가를 움직이는 건
당주 테루모토가 아니외다

 

당주 보좌 킷카와 히로이에와

고문격인 이 몸 에케이입니다

모리 가는 소승에게 맡기세요

 

다만 아무리 천진한
모리 테루모토 님이라도

무상으론 움직이지 않습니다

 

설득한 거리를
소승에게 주신다면

 

전투에 이긴 뒤 종2품
수석 대로의 지위에...

그래선 토쿠가와가
모리로 바뀌는 것뿐이잖소

그렇게 하도록 해

우두머리는 모리 테루모토 님

전후 토요토미 가의
대주석도 대모리

자네는 그 아래서
일을 도모함이 좋아

 

에케이 님

 

모든 걸 맡기리다

 

노부카츠

 

앉으시오

 

간적 이에야스를 친다

 

그래서 토요토미 가의
태평을 도모한다

 

제군들, 내게 목숨을 맡겨라

 

의는 다했다

이젠 신속한 실행만 남았을 뿐

 

효고, 마이

 

에치고에 봉기를 일으킨다

분부 받들겠습니다

스케자

히로시마의 모리 가
오사카의 우키타 가

기후의 오다 가로 가는 사신은
각자 출발하도록

오사카성으로 가는 자는
사콘의 지시를 기다려

무장 부대는 당장
오우미 에치가와로 출발

이에야스를 따라 참전하기 위해
동쪽으로 내려가는

서쪽 제후들을 막을
관문을 설치한다

카토 키요마사는
큐슈에서 움직일 수 없고

후쿠시마 마사노리 이하 6인은
이미 이에야스와 함께 있다

힘으로 통과를 시도할
제후는 없을 터

설득해서 오사카성으로
되돌아가게 한다

 

허면 사콘

 

오늘밤 오사카로 먼저 가서
봉행직들을 독려해 주게

 

이에야스에 대한 선전포고장은?

새벽까지 작성해 뒀어

 

이 선전포고장을 오사카에 가져가서
대로, 봉행의 연서를 받아서

바로 이에야스에게
보낼 수 있도록 처리하시게

오사카에 있는 제후들 저택은
성 주변에 모여 있어서

제후들의 처자식은
인질이라 볼 수 있다

미츠나리의 거병은
이들 제후 저택을 전율케 했다

 

오사카 호소카와 저택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미츠나리가 본 건

배 위에서였다

 

이날 밤 미츠나리와 수병들은
요도 강을 남하해서

오사카에 들어오려던 참이었다

사콘, 나는 집무실로 간다

나중에 보세

비켜

서둘러

 

7월 16일

뛰어

 

봉행 둘은 어디 있느냐

이미 퇴청했다 합니다

이런 중차대한 밤에?

당장 불러 오겠습니다

와타베, 따라와

 

카토 키요마사의 안사람은
배에 숨어서 탈출했습니다

쿠로다 나가마사의 정실과
어미 테루도 안 보입니다

 

달아난 편이 마음이 편해

주군은 아군에는 엄하고
적에게는 관대하시군요

 

도리를 내세워 남을 비난하면
적을 만들 뿐이니

 

부디 정도껏...

 

알고 있어

 

거기 있어 주게

 

호소카와 가 가로들이
저택에 불을 질렀다

 

호소카와 가라샤는 자결을 거부해서
가로에게 살해당했다고 해

 

이런 전말은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야

 

행정 처리는 봉행인 귀공들 없이는
불가능하니 오라고 한 것이야

 

영내 순찰을 강화하겠습니다

 

반대다

반대?

강제적인 인질책을 취하면
제2, 제3의 호소카와 가라샤가 나와

우에스기 토벌에 가담한
제후들의 전의를 되레 부추기는 셈

당장 그만두시게

이건 또...

 

뭘 이제 와서...

애초에 귀공이 사와야마에서
볼모를 확보하라고...

어리석었음을 깨달았어

 

깨달은 이상 고쳐야지

 

그래서 두 사람에게 부탁함세

 

경계를 풀라면 그리 하겠지만

당장

 

천하의 갈림길인 전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8월 20일

 

이놈이나 저놈이나
형세만 살피고 있어

 

서쪽 제후들도 멀리 관동에서
대군을 이끄는 이에야스를 지켜보고

유사시엔 동군에
가담하려고...

알고 싶은 건 언제 어디서
전투가 벌어질까야

 

미츠나리는 사와야마를 움직여서
오가키성을 차지했어

여길 지휘소로 삼고
키소 강 건너편에 있는

오와리 키요스성과
대치하는 거지

후쿠시마 마사노리의 성이
동군의 최전선인 셈인가

이에야스는 오가키성을
공략할 거야

이에야스는 야전엔 강하지만
공성전은 싫어해

 

공격에는 수비보다
3배의 병력이 필요하니까

네가 어떻게 그걸 알아?

이가 여자의 지략이지

 

그럼 이에야스는
어디서 싸울 생각인데?

두 개의 가도가 만나는 여기

 

세키가하라겠네

 

교토, 아미다가미네 히데요시의 묘지

 

뭘 고민하는 게야

미츠나리와 함께
후시미성을 함락시켰잖습니까

그런 건 상관없어

서군에 남아 있는 이상
서군으로서 움직일 수밖에

이에야스 공이 화가 났는지
서찰을 보내도 답신이 없어요

그야 그렇겠지
미츠나리를 속여야만 하니까

하지만 사신도
만나려 하지 않아요

가로가 있잖느냐

그것들 며느리와 자식을
볼모로 주면 돼

 

담판 짓기 쉬운 건
역시 쿠로다의 나가마사일까

 

결정했어
나가마사에게 서한을 보내 두마

 

나가마사가 이에야스한테
부탁해 줄 것이야

걱정할 거 없어

 

계속 서군인 척하면 돼

알겠지?

 

얘는 양녀다

인사 올리거라

 

타츠라고 하옵니다

 

미츠나리의 막내딸이지

 

미츠나리의 자식들은
키타노 만도코로 님이 지키십니다

장래를 생각하면
미츠나리가 지는 게 좋아

하지만 미츠나리의 핏줄은
남겨 놓는 게 좋지

 

오가키, 9월 7일

 

이세지에서 온 모리 히데모토
킷카와 히로이에 병력 2만

거기다 안코구지 에케이의 1,800
토사의 초소카베 6,600

나츠카 마사이에 1,500이 가세해서
대량 3만의 군사들이

오가키에 집결해 있어요

이미 진을 치고 있는
우키타 히데이에, 오타니 교부

이시다 미츠나리의 군사를
합하면 6만

아카사카의 우리는 4만

 

히데타다 공의 3만5천은
우에다에서 발이 묶였다

지금 전투를 시작하면 지겠군

미츠나리의 목표는
이에야스 님이니

전하께서 오지 않으면
싸움을 걸지 않습니다

오사카성의 움직임은?

마시타 나가모리가
요도 님의 공포심을 부추겨서

모리 정무차관을
성 안에 머물게 했답니다

모리 군의 선봉은
오가키성에 들어가지 않고

난구산에 오르고 있습니다

 

킷카와 공, 킷카와 공

 

오가키성에서 군사회의를 엽니다
돌아와 주시오

 

킷카와 공

 

길을 열라

 

안코쿠지 공

 

킷카와 공은
난구산으로 향하고 있소이다

긴키츠네는
중이 전쟁을 아냐고 지껄이며...

오가키성으로 들어가 주시오

산에 오르겠다면 가라 하시오

 

멋대로 쉬라고 할 수밖에 없지

허면 오늘 군사회의는
어쩔 생각이시오?

 

서군 총사가 오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몇 번이나 오사카를
재촉하고 있소이다

 

아카사카 오카야마와 오가키
양군은 계속 진을 치고 있다

 

이에야스는 오지 않으니
화약 연기가 피어오르지 않고

하루에 몇 번이나 가을비가 내리고
밤에는 유난히 싸늘했다

 

동군은 이에야스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어

 

미츠나리도 오사카성에 있는
서군의 총사인

모리 테루모토의 도착을
계속 기다렸다

물론 몇 번이나
오사카에 재촉을 했는데

 

도중에 파발꾼이
적에게 죽임을 당하기도 했는데

무사히 당도한 자도 있었다

 

총사인 테루모토는
한 번은 출발하려 했지만

'관두시는 게 좋을 겁니다'

'모리 님이 오사카성을 비운 뒤'

'성내에서 이에야스와 내통하는 자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며

충고하는 자가 있어서
출발하려다가 주저앉은 것이다

 

오사카에 재촉 서찰을 적고 있어

 

이제 모리는 포기하십시오

중요한 건 사람의 마음이야

장수들의 마음이 일치하면

모리 님은 서군 총사라곤 해도

 

동서 어느 쪽이 이기든
가문과 영토의 보존만 생각해서

그리 행동하는 것입니다

 

난구산에 올라간 아들
히데모토 긴키츠네도 마찬가지

그렇다면 멍청한 얘기야

 

일본의 모든 토지를
계산해 보면 알 터

만일 우리가 패하면 이에야스는
모리의 대영토를 몰수할 것이야

공을 세운 동군 장수들에게 줄 땅은
그것 말고는 없어

 

그 서찰도 오사카에
도착하지 못했다

 

얼른 걸어

 

빨리

 

웬 놈이냐

용서해 주세요

전쟁터 털이냐

 

9월 14일, 전투 전날

 

오가키성은 저기야

그럼 저쪽이...

- 이쪽이야
- 어느 쪽이야?

- 저쪽이야
- 글쎄 어느 쪽이야?

머나먼 사츠마에서 소수의 원군이
날마다 당도하고 있습니다

적은 10만, 우리는 8만

허나 그 절반은 산에 올라서
강 건너 불 구경입니다

 

이건 정의와 불의의 싸움

 

질 수는 없어

 

교부

 

오가키성엔 안 들어갈 생각인가?

이에야스는
오가키성을 공략 안 해

이에야스는 그리 쉽게
에도를 못 떠나

 

뜨면 북쪽의 우에스기가
에도로 쳐들어가

이미 출발했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지 않은가

그건 이치에 맞지 않아

 

변함이 없군

 

드디어 전하께서 오셨군

히데타다 공의 3만5천은
시간을 못 맞출 것 같군

그런 말 말게, 나오마사

장인어른, 저는 이 3만으로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말 잘 했다

 

아카사카의 전선으로부터
혼다 타다카츠 공, 이이 나오마사 공

마츠다이라 타다요시 공이
도착했습니다

내리마

괜찮으니 계속 가

 

아버님

 

좋아하시는 외국 감입니다

 

사돈 덕택에 타다요시가
바람직하게 크고 있는 듯해

 

한 살 위인 형
히데타다를 보시게

 

신슈 우에다에서

 

사나다 군과 싸워서
발이 묶여서

3만5천의 군사가
대결전에 맞추지 못했어

 

미츠나리는 어떤가?

아직 전하의 움직임을
감지 못 했습니다

 

그 얼마나 멍청한 일인고

 

세키가하라 남쪽 마츠오산

 

(아카사마 오카야마, 동군 전선 진지)
이건 실전엔 안 맞아

내대신님이 하사한
투구만 받고 포기해

이놈은 전에도
말에서 떨어졌다니까

나는 ???를 덮어쓰고
말에서 떨어진 적은 없어

 

내대신님 도착이시다

장수 표식 깃발을 올려라

느려, 느려

빨리 빨리 빨리

 

오가키성이
손에 잡힐 듯 보이는군

 

이에야스야?

아카사카 요코야마에 진을 쳤소

틀림없는 것이오?

뒤의 우에스기가 두려워서
에도를 못 뜰 거라 하지 않았소

 

어디 가?
군사회의를 연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아군의 사기를 회복시키겠습니다

노부카츠, 병사 500

병졸들, 낫을 들고 집합

강 건너의 벼를 베라

 

이시다 철포대

 

어이, 서둘러

 

가, 가

 

히데아키가
마츠오산에 진을 쳤어

 

어떻게 보느냐, 나가마사?

히데아키 공의 마음은
이미 이에야스 님께 있다고 봅니다

가로들은 처자식과 형제를 볼모로서
제공했고 서약서도 썼습니다

또한 저희의 최고의 검객을
감시역으로 붙여서

미츠나리에게 가담할 낌새가 보이면
즉각 베어 버리라 했습니다

 

그래, 그래, 그래
시작했군

 

쿠이세 강에서 전투가 시작됐어

밥을 이리 가져오너라

 

덫에 걸리면 안 돼

 

이거 전멸이네

 

명패 달고 나면 분칠을 해

 

우에스기의 나오에 님이 보낸
닌자가 도착했습니다

 

아카미미냐?

 

망루 위에서 듣겠다

 

우리 이가 닌자가
연락이 끊긴 지 오래다

뭐 들은 것 없나?

이에야스가 회의를 연 오야마에서
이가 닌자들은 모조리...

죽었나?

타타도 테구로도 참수를...

 

하츠메에 관해선 모르나?

 

전혀...

 

'우리 우에스기 군은
세 방향이 막혀서'

'이에야스 추격을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부터 북쪽으로 가서
모가미와 결전을 벌이겠다'

'너는 이에야스를 추월해서
이 사실을 미츠나리 공에게 전하라'

나오에 님이 그리 말씀했습니다

 

아카미미가 오는 길에
이에야스 진에서 모은 정보다

이에야스는 자기 편에 붙은
제후들의 서찰을 베껴 적어서

전 군에 회람시키고 있어

 

주군의 동료 이름도
적혀 있군요

이 정도 사람이
이에야스에게 가담할 줄은

 

동군의 포진은
예상 외로 적습니다

 

이에야스가 에도를 뜰때 별동대를
나카센도로 보낸 게 아닐까요?

재상인 혼다 마사노부를
히데타다에게 붙이고

3만5천의 군대를
나카센도로 보냈습니다

신슈 우에다성에는
사나다 마사유키 공이 있어

히데타다 군은 우에다성을
함락시키지 못해서 흥분돼 있습니다

사콘, 낭보로군

 

이에야스에겐 큰 타격이겠지요

 

아카미미

 

이후 우리 군의
눈과 귀가 되어 주게

 

왜 주저하시는 겁니까

이참에 단번에
오가키성을 뭉개 버리고

이시다 미츠나리, 우키타 히데이에의
목을 치는 게 당연한 작전 아닙니까

공성전은 무모하다고 했잖아

쿠로다 가 케야 몬도
정탐하고 돌아왔습니다

몬도, 괜찮다

 

- 아뢰거라
- 아뢰겠습니다

 

아뢰거라

아뢰겠습니다

 

서군 병력은 대략
18,000 정도 될 듯합니다

14~15만이라는 척후병도 있어

허둥대지 마

우키타의 진영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듯한데 봤나?

봤습니다

그걸 어떻게 보나?

단순히 진을 바꾸는 것입니다

전투 준비가 아니란 겐가?

진이 움직이는 건 미시(13~15시)

해가 떠 있을 때 싸우기엔
너무 늦습니다

야습 준비인지도 모르지

움직이는 진이 광범위하므로
야습은 아닙니다

 

몬도, 큰소리쳤네

서군은 산 위에 진을 치고

물을 푸러 내려오는 것조차
겁먹고 있는 모양

그건 무사가 아니라
인형이라 봅니다

그걸 빼고 평지에 진을 친 건
대략 1만8천

말 잘 했다
무공을 세운 것이야

 

몬도

 

먹어

황공하옵니다

 

좋아, 결정했다

 

내일이라도 아카사카의 진을
철수하고 서쪽으로 간다

 

제후들 배치는 알았소

 

이에야스 쪽의 진을
보고 온 사람은 있는지?

울타리 한 겹을
막 설치한 상태입니다

- 수로를 파는 낌새는
- 없습니다

 

좋아

 

하룻밤 진이군

서쪽으로 간다고 보는 게
틀림없을 듯합니다

 

출발 전에 오가키성을 묶어 둘
군사를 남겨 둘 테지요

그 채비가 끝나기 전에
일찌감치 성을 비우고

 

세키가하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이에야스의
교란 전법 같소만

 

이신 뉴도 공은
병사를 어쩌라는 것이오?

 

본진에 야습을 감행

시마즈 군이
선봉을 맡겠소이다

야습은 시골 제후나 하는
쪼잔한 하책이외다

눈치나 보는 장수를
떠안은 우리로선

어둠을 틈타 싸우는 게
최선의 전략이외다

상황 파악이 안 되면
난구산 부대도 히데아키 부대도...

이런 대결전에 야습이라니
후세의 비웃음거리외다

 

세키가하라로 갑니다

허면 이 성을 버리겠단 것이오?

야전이 되면
이에야스가 바라는 대로...

미츠나리 말을 들어보세

하지만 우린 성벽에서 투망, 투석
끓는 기름, 로마 불...

진 구성도 생각해 뒀소

우선 우리 부대가 선봉으로
사사오산에 진을 칩니다

시마즈 공은 이시다 부대 뒤쪽
코니시 공은 그 뒤

정무차관님은 대군이니
최후미를 맡아 주시오

진은 남 텐만산 기슭

마츠오산의 코바야카와
야마나카무라의 오타니 부대

이러면 난구산이
움직이지 않아도 이깁니다

이에야스는 어디 진을 칠지

온리에도콘구조도의
깃발 표식이 전부

천년 전 옛날

 

천무천황이 전투 전에
복숭아를 돌린

모모쿠바리산에 진을 칠 것이오

 

갑옷과 투구 자락은 끈으로 묶고
등화를 끄고

말에는 나무를 물려서
울지 않도록 하시오

 

흥분돼서 잠이 안 와

포대 바구니입니까?

18년 만에 짜는군

 

미야는 '포대'의 유래를 알아?

어째서 무사가 포대를 지고
전쟁터에 나가는가

남자다움을 과시하는 거겠지요

'하학집'에 이르기를
아기가 엄마 태 속에 있을 때

 

머리에 태반을 붙이고

 

독을 예방하는 데서
배운 것이라고 해

 

그래서

 

엄마의 옷(母依)이라고 쓰고
'호로'라고 읽게 했지

엄마 태 속과 전쟁터는 모두
생사의 갈림길인 게지

18년 전에 만들었을 땐
무슨 일이 있었는지요?

노부나가 공이
혼노지에서 피습당했어

 

나는 소수의 측근과
사카이에 있었지

 

이가의 산속으로 달아난 뒤

 

나는 할복을 하려 했어

 

할복하기 전에
이 바구니를 짰지

 

야마나카무라
오타니 교부의 본진

 

- 먹을 텐가?
- 고맙네

 

어제 저녁부터
아무것도 못 먹었어

 

맷돌죽이야?

기억하고 있나?

태합 전하가 좋아하던 거지
어떻게 잊겠어

 

그때도 자네가 날 구했지

 

그건 전하의 무리한 요구였지

 

들놀이 하다가
맷돌죽이 먹고 싶다니

맷돌까지 가져갈 사람이
어디 있겠나

하지만 시중 드는 몸으로서
거역할 수가 있나

그러자 자네가 쌀 3홉 정도는
잘게 쫄 수가 있다며

시중 드는 자들 모두가
요도를 꺼내서

쌀을 잘게 쪼았지

 

우리 군은 이동을 개시했어

내가 진을 바꾸지

마츠오산까지 전진하겠어

히데아키가 배반했을 경우의
대처는 해 두고 싶어

이제 와서 배반할 순 없겠지

 

하츠메 일은 유감일세

 

닌자 하나가
못 돌아온 것뿐이야

그렇긴 해도 슬프군

하츠메는 살아 있어

 

그렇게 쉽게 죽어 버리면
내가 곤란해

 

마츠오산으로 가게

 

자네라는 인물을 맘껏 드러내게

성가신 소릴 하는군

 

배웅은 안 할 테니 이해하게

 

이 맷돌 죽 맛

 

잊지 못할 걸세

 

시마즈 부대는
야습이 특기다

야간 경계를 엄중히 하시오

천하를 호령하기까지

 

이제 한 걸음 남았어

 

이것도 다

 

이 포대 덕이야

 

자, 다 됐다

 

주군

 

1각 정도 전에 적의 후미부대가
오가키성을 떴습니다

 

나왔어?

전 군의 출발을 명한다

내 직할군 3만은
모모쿠바리산에 배치

 

결전의 장은

 

세키가하라

 

모모쿠바리산기슭
후쿠시마 마사노리 부대

 

선봉대 앞으로 가지 마

 

너희는 어디 누구냐?

 

비젠 정무차관 사람들이오

적군인가?

 

그런 듯합니다

 

천천히 오거라

 

천천히 간다

 

(마츠오산 코바야카와 히데아키의 본진)
승리한 뒤에는 조정에 청해서

히데아키 님을 관백으로 모시고

 

히데요리 님의
후견인이 돼 주십사 합니다

돈으로 산
관백 태합 자리를 주시겠다

힘으로 자리를 뺏는 것이
무문의 고집

토요토미의 경우는
농꾼의 의지겠지

그렇소이다

 

비천한 신분에서 출세는
시대가 만드는 기술

 

저의 부모는 토착인

 

걸식 승려가 거둬 준 몸이오

 

그렇기에

 

그렇기에!

 

무가 귀족인 요도 님에 대한
태합 전하의 동경을 잘 압니다

내가 관백이면
그대는 뭔가?

아무것도 필요 없습니다
가문을 물려주고 여행을 떠날 겁니다

- 여행?
- 마음 준 여인을 찾을 것입니다

그대를 알 수 없게 됐어

히데츠구 님의 처첩 등
20명을 구하진 못했지만

주군을 잃고 길바닥에 나앉은
가신 30명을 거뒀습니다

모두가 관백 가문에
걸맞은 무인들

음으로 양으로 히데아키 님을
떠받들고 있는 자들입니다

 

공자는 인을 설파하고

 

맹자 때는 말세인 연유로
의를 설파했습니다

 

의만이 세상을 구하고
난을 막을 길입니다

이 나라의 질서를 지키는 길은
맹자의 의에 있소이다

불의가 정의를
이겨서는 아니 됩니다

 

빨간 봉화를 신호로

 

떨쳐 나서 주십시오

 

모모쿠바리산으로 간다

 

창 부대와 철포 부대가
모이지 않았습니다

- 상관없어
- 출진이다

전하께선 모모쿠바리산에
본영을 설치한다

허둥대지 마

 

허둥대지 마

 

사사오산
이시다 미츠나리의 본진

 

1600년 9월 15일

 

주군께서 도착하셨다

 

떨어지지 마

 

안 떨어졌어

 

세키가하라에는 굴로 된 길이 있어
전투가 끝날 때까지 거기 숨자

 

엄청나게 온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어째서...

양쪽 군대 한가운데잖아

 

긴큐, 긴큐!

 

너도 달아나

 

이자는 조선의 포로였지?

 

그러하옵니다

프랑키를 너무 좋아해서
일본 군함에 숨어 들어서

포로가 된 용감한 자입니다

프랑키라는 건
청동포를 말하는가?

대포를 쓰게 하면
이놈은 천하 제일입니다

(맡겨 주십시오)

 

부탁함세

 

시작해

 

토모카츠

 

남 텐마 산에
우키타군 1만7천이 진을 쳐서

서군의 포진이 완료됐습니다

적진의 배치는 봤나?

여기

 

수고 많았다

 

아카미미

 

뭘 할 수 있나?
뭘 하고 싶나?

 

소인은 이에야스의
목을 노려 보고 싶습니다

 

시마즈의 폭죽이군

 

아무거나 집어넣지 마

진짜 겁쟁이라니까

이건 저쪽이야

넣지 말라고

 

집합

 

진형을 짠다

 

일단 전투가 시작되면
미츠나리의 지시는 안 따라도 돼

시마즈는 독립해서 행동한다

적이 쳐들어오면?

 

먼저 공격하진 마

하지만 가까이 오면 쏴

알겠습니다

 

봉시진을 쳐라

 

대형을 갖춰

모리아츠 님
기도를 시작해 주시오

당장

 

오전 7시 모모쿠바리산

 

이 안개 어떻게 좀 안 되나?

 

이 대결전의 포문을 열 선봉은
토쿠가와 직속 가신이어야 합니다

마사노리는 미츠나리 타도에
집녑을 불태울 뿐

전하께 충성을 맹세한 게 아닙니다

나중에 서군 제후들에게
선봉이었다고 자랑하고 다니면

토쿠가와 직속 가신의
체면이 안 섭니다

 

나오마사, 첫 출진인
사위 타다요시에게

 

최전선 척후부대를
맡기고 싶지 않나?

 

알겠습니다

 

드디어!

 

왔구나

 

선수를 뺏겼어
투구, 말!

북을 울려라

전 군 돌격

 

서군, 우키타 부대

 

돌격

 

동군, 쿠로다 부대

 

쏴라

 

창 부대 앞으로!

 

좌익을 튼튼히 해

 

시마 사콘 부대, 가모 부대가
쿠로다 나가마사 군에 돌입!

 

우익을 튼튼히 해

 

저게 시마 사콘인가

 

 

짓뭉개 버려라

 

준비 완료

프론트

- 프론트
- 프론트

 

알보

 

발사각 수정 끝

 

파고

 

모모쿠바라 산, 이에야스 본진

 

모모쿠바리산의 이에야스 직할군은
전황을 살피고 있습니다

승기는 우리에게 있다

이길 수 있어

우키타 부대를 향해
총공격 봉화를 올려라

시카노스케
넌 사콘한테로 가

정성을 다해 격려를 해 줘

히데아키 부대 쪽에
빨간 봉화는?

- 아까 한 번
- 다시 올려

토사, 전선을 끌어올려

창 부대 앞으로!

 

시마 사콘을 겨냥한다

조준!

 

쏴라

 

조준

 

쏴라

 

사콘 님

 

창자가 빠진 사람은
덥힌 뒤에 천천히 집어넣어요

골절에는 껍질 붙은
버드나무를 부목으로 대요

 

사콘 상태는?

지혈만 되면
전장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시마즈가 측면을 치면
쿠로다는 무너집니다

 

- 시마즈는 아직 안 움직여?
- 낌새가 안 보입니다

시마즈 진에 가서
출격을 재촉해

아니다

내가 가마

말을 가져와

무모한 짓 마십시오

 

돌격

 

마츠오산은 왜 안 움직여

 

코바야카와가 움직이면
오타니, 우키타는 괴멸 가능해

 

쿠로다 나가마사한테서
보고는 없나?

나가마사는 가만있는 거야?
사신을 보내

코슈 님을 재촉하고 오겠습니다

 

앞으로 간다

 

- 쏘지 마
- 쏘지 마

 

이시다군이다

 

쏘지 마

아군이다

 

쏘지 마

 

쏘지 말라고 하잖아

겁먹은 거야?

 

됐다, 혼자 가겠다

 

왜 병사를 안 보내는 거요

 

시마즈가 움직이면
눈앞의 쿠로다는 패주할 거요

승리가 눈앞에 있소

서군은 못 이겨

 

똑똑히 보시오

 

우리 군은 오타니, 우키타
코니시, 이시다 부대만 싸우고 있소

 

후방의 대군은 아무도 안 움직여

 

헌데도 호각세로
싸우고 있소이다

승기를 잡으려면
야습을 했어야지

세키가하라에서 싸우는 건
반대한 걸 잊었소?

지금은 한창 전투 중이잖소

 

시마즈는 겨우 천도 안 되니까
대세와는 관계없소

안 움직이는 대군을 움직이게 하는 게
대장의 수완이지

뒤쪽의 이신 뉴도 님도
같은 의견이오?

그렇소

그러니 오늘 전투는 각자가
알아서 전력을 다하면 그만

귀공도 그렇게 알고 계시오

 

무운을 비오

 

주군

토쿠가와 님께 가담을!

 

주군

 

코슈, 코바야카와 부대는
안 움직이냐고...

너 따위가 함부로 이름을 불러?

그건 대답이 안 됩니다

히데아키 공이 배신하든 말든
내 알 바 아냐

이제 와서 재촉하러 와 봐야
방법이 없어

코슈는 책략이 아니라
창끝으로 판단해

전하께 그대로 전해도 좋소?

 

이시다를 무찌른 다음에
생각하겠어

 

마츠오산은 아직도 안 움직여?

안 움직입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사콘은?

 

벼랑 아래를 방비 중입니다

만나고 가

아니, ????

됐으니 가

 

시오노, 노부카츠에게 말을

 

가자

 

쳐라!

 

펼쳐라!

 

쳐라

 

마키노 부대 앞으로!

앞으로

 

창 부대 앞으로

 

아버님

 

지금 마츠오산으로 갑니다

 

너한테 충분히 해 준 게 없구나

무슨 말씀입니까

이 이상 바라는 건 없습니다

 

시마즈군의 전방을 훑고 지나가서
마츠오산 뒤쪽으로 가

 

오로지 달려

 

방패 부대 앞으로

 

쏴라

 

창 부대 앞으로

 

코슈는 뭐라던가?

코슈는 책략이 아니라
창끝으로 판단할 뿐이라고

 

맞는 말이네

 

아챠, 이 도구 아느냐?

 

말로만 듣던 망원경입니까?

 

난파된 네덜란드 배의
선장이 갖고 왔어

 

뭐든지 두 배로 보여

 

한번 보겠느냐?

 

떨어뜨리지 마

 

무서워

주군

 

주저 말고 나랑 같이 찔러

 

찔러

 

물러나지 마
물러나면 내가 응징하겠다

 

이에야스의 본진으로 진격
오타니 부대를 넘어서 가

 

쏴라

 

주군, 무익한 살생은
그만두십시오

 

미츠나리 본진
전투 개시 3시간 후

 

잠깐, 후퇴

후퇴, 후퇴

 

길을 열어라

 

진격

 

코바야카와 히데아키의 본진 뒤편

 

주군, 결단을

 

히데아키 님께 직소하겠소

코바야카와 히데아키 님은
어디 계신가?

 

기다려, 기다려

 

비켜

 

오타니를 치지 않으면
우리가 치겠소이다

 

그만두십시오

용서 안 해
용서 안 하겠어

 

이시다 미츠나리 가신
시마 노부카츠

 

저의 주군 미츠나리의 청을
부디, 부디...

 

부디

 

미츠나리 편에 가담한다

 

노부카츠

미츠나리 편에 가담한다

칼을 거두어라

이에야스를 쳐라

 

고로우에몬

어째서냐

 

주군, 미련 두지 말고
토요토미를 치십시오

토요토미를 쳐라

- 아니야, 아니야
- 토요토미를 쳐라

아니야

 

아니야

 

오타니를 쳐라

부탁이다

만도코로 님은
미츠나리의 핏줄을 남기신다

난 미츠나리를 남기겠다

- 주군
- 이에야스를 쳐야 해

이에야스를 쳐야 해

 

쏴라

 

코바야카와 부대가
오타니 부대를 삼켰습니다

 

주군

 

히데아키 부대의 병사들이...

슬슬 끝이 나는가

 

고스케, 내 목을
적에게 넘기지 마라

 

스케자

 

하나노 님을 부탁한다

 

살아 남도록 해

 

주군

 

이곳이 제가 목숨을 버릴 곳

 

용서해 주십시오

 

여긴 의료소예요
다쳤으면 치료해 드리지요

 

하나노 님

 

토모카츠를 데리고 달아나시오

 

부탁하오

 

애송이 놈이 해냈구나

 

타다노부, 함성을 올려라

 

함성은 전투 시작 때
약속한 것입니다만

상관없어
지금이 바로 그때야

 

전 군 출격

 

오후 1시
전투 개시 5시간 후

 

주군, 무사하시군요

 

자네 집사람과
토모카츠는 피신시켰어

 

고맙습니다

 

자넨?

 

오타니, 우키타 부대와 함께
괴멸됐습니다

 

왜지?

 

왜라니요?

 

왜 지금 함성을 올리지?

 

이제 각자가 어떻게 질지를
생각하는 것만 남았습니다

 

적에게 죽는 건 시시해

사람 마음과 승패의 귀추는
아무도 모르는 법

 

달아나십시오

 

자넨 어쩔 텐가?

 

인생의 추억으로

 

정의를 산산조각 낼 겁니다

 

시마즈 진지 뒷산

 

그럼 이만

 

어떻게 됐어?

 

미츠나리는 어떻게 됐어?

본진은 포위했다

항복 권고를 위해
사신을 보냈습니다

- 그러나...
- 단번에 뭉개 버려

밀고, 밀고 밀어붙여

 

우리 동지들이여!

 

토모카츠, 에이고로를

 

하나노 님이십니까?

 

이시다 가 사람인가?

 

전에 모셨던 사람입니다

 

미츠나리 님은?

 

아마도...

 

패잔 무사 사냥이 시작되기 전에

 

같이 갑시다

 

자...

 

적진을 둘로 가르고 퇴각한다

 

오후 3시

 

난구산에 올랐던 겁쟁이 놈들은
이미 달아났구나

 

마을 여자인가...

불쌍하게 됐구먼

 

미츠나리는 예전 영지로
숨어들어서

아는 농민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죽음과 집안의 멸망을 걸고
미츠나리를 숨겨 줬고

며칠 후
미츠나리의 부상은 나았다

 

추격대가 다가오자 이 남자는
도망가라며 미츠나리를 재촉했다

 

미츠나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지금 달아나면
이 남자는 처형된다...

그건 이 남자의 의리에 대한
보답이 아니다

 

내 명예를 지키는 거라 생각하고
신고해 주시게

 

미츠나리는 그 운명을 기다렸다

기다리면서도 자결하는 것은
한순간도 생각지 않았다

 

오오츠성 알현실

만날 방식이 결정이 안 돼

 

일단은

 

대문에 다다미 1장을 깔고

 

거기 앉혀 두도록 해

 

이런, 이놈이 미츠나리인가?

 

네놈은 명분 없는
전쟁을 일으켜서

일본 제일의 무사이신
토쿠가와 님께 대들었으니

이 꼴이 된 것이야

네놈처럼 머리 나쁜 놈이
내 마음을 어떻게 알겠느냐

 

거슬리니까 거기서 비키거라

 

승패는 천운에 달렸다지만

이런 꼴은 아무리 생각해도
원통하실 테지

고맙소이다

 

잠시 둘이 있게 해 주겠나?

 

그대의 진심을
받쳐 주질 못했어

오랜 세월에 걸쳐서

 

난 이에야스에게
사로잡히고 말았어

 

불의에 졌어

 

용서해 주시게

 

어젯밤 이에야스의 측근이

 

왜 자결하지 않았냐고
힐책하더군요

 

내 심중은 거사를 일으킨 자만이
알 수 있다고 답했는데

 

본심을 말하자면

 

조금만 더 오래 살아서

 

살아 있는 걸
확인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요

 

귀공도 그중 한 사람

 

 

눈물을 훔치고
이 몸에게 욕을 퍼부으시오

 

이에야스도 기뻐할 테니

 

이에야스는 이 모든 일을
보고받고는

마지막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접견할 테니 정중히 데려오라 했다

 

접견은 말없이 끝났다

 

대일 대만 대길

 

대일 대만 대길

 

이것이 바로 나의 정의

 

1600년 10월 1일
이시다 미츠나리 사망, 항년 41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