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mena.2013.1080p.BluRay.X264-AMIABLE

실화에 기초함

 

혈당 정상
간, 신장 기능 정상

 

혈소판, 헤모글로빈 정상

 

혈압은 131/92

 

혈압이 좀 높은데?

 

체중 정상
복부 비만 1~2cm

 

대변 상태는
말할 것도 없고

 

채변을 안 해서

 

그건 말로 할게

 

냄새에 이상 없지?

 

건강 상태 아주 양호해

 

왜 그렇게 우울증을
걱정하지?

 

직장에서 잘렸잖아

 

자네 잘못이 아니야

 

억울하게 잘렸으니
더 억울하지

 

기운 내라고

 

일을 너무 잘한 게
문제지

 

앞으로 계획은?

 

책이나 쓸까 해

 

좋군, 주제는?

 

러시아 역사

 

진짜 우울증 오겠군

 

교통부 공보관
사임을 놓고

 

장관과 공보관 불화설에
정계가 들썩입니다

 

식스미스는 해고의
부당함을 역설하지만

 

정부는 논평 가치가
없다고 일축합니다

 

식스미스가
칩거하면서 진행했던

 

일주일간의 물밑 작업이
보도되기 시작했습니다

 

'선데이 타임즈'는
고위관료의 말을 인용

 

식스미스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강압 사퇴에 유감을
표명했다고 전했습니다

 

공보관 사임에 대한
공식 입장입니다

 

블레어 총리가
언제까지 버텨줄지...

 

정부로서는
골치 아픈 사안인데

 

구차한 변명에
비난이 이어지면서

 

정국 긴장만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 공보관
마틴 식스미스는...

 

여기 있으면 어떡해?

 

신부님이
당신 찾으시던데

 

어차피...
난 하느님 안 믿잖아

 

신부님도 아실 거야

 

이러지 마

 

- 당신 걱정된다
- 나도 그래

 

어쨌든 다시 일하면 돼

 

러시아 역사책은?

 

하품 나는 책
누가 보겠어?

 

필로미나의 기적

 

처음 보는 얼굴이네
어디에서 왔니?

 

'리머릭' 출신이야?

 

- 필로미나!
- 신부님

 

어떻게 지내셨어요?
관절 수술은요?

 

티타늄을 넣어서
아주 편해요

 

- 한동안 안 오시더니
- 누구 생일이라서

 

특별한 사람인가 봐요?

 

맞아요

 

옷 예쁘다

 

직접 만들었어?

 

아니, 산 거야

 

참, 낯선 남자랑
말하면 안 되는데

 

남자가 네 몸을
만지도록 했느냐?

 

죄지을 정도로
그게 좋더냐?

 

속옷까지 벗었느냐?

 

힐더가드 수녀님께 대답해
네가 벗은 거냐?

 

 

수녀님!

 

이렇게 쉽게 임신이
되는 줄 몰랐습니다

 

엄마한테 뭘 배웠나?

 

10년 전 돌아가셨어요

 

편히 잠드시길

 

수녀님들 탓하지 마라

 

다 네 잘못이다

 

네가 죄인이야!

 

큰일 났습니다!

 

의사를 불러주세요
애가 거꾸로 나와요

 

주님께 맡기고
고통으로 속죄하게 해요

 

모후이시며
사랑이 넘친 어머니

 

우리의 생명, 기쁨
희망이시여

 

내 아기 죽이지 마요

 

무덤은 너무 추워!

 

30분 후에 불 끄시고요

 

꼭 이렇게 밤까지
일해야 하니?

 

일손 부족해서
돕는 거예요

 

자정 전에 올게요

 

엄마?

 

무슨 일 있으세요?

 

누구예요?

 

오늘이 얘 생일이야

 

50살이 된 거지

 

숨 들이쉬고!

 

아들입니다

 

마틴!

 

- 데이비드
- 잘 지냈어?

 

- 키스 알지?
- 반가워

 

여긴 샐리 미첼

 

여긴 마틴 식스미스
BBC 모스크바에 있었어

 

워싱턴도

 

- 반가워요
- 안녕하세요

 

높은 분 똥 닦아주다
뒤통수 맞았지

 

맞잖아?

 

비참한 최후도 설명해야지

 

똥이 내 신발에 튀니
기분 더럽다

 

똥통을 아예
뒤집어쓴 거잖아?

 

앞으로 뭐 할 거야?

 

러시아 역사책을
쓰려고는 하는데

 

아님 그냥 기자로
돌아갈까 생각 중이야

 

당신 기억나요!

 

문제의 보도자료
보낸 분이군!

 

'911을 덮을 뉴스'
어쩌고 저쩌고...

 

그건 아닌데

 

- 당신인 줄 알았는데...
- 내 보도자료는...

 

1년 후, 마가렛 공주
장례식 때 보낸 거고

 

"공주의 영혼만 가슴에
묻고 나머진 잊자"고 했죠

 

- 살짝 다르군
- 완전 달라

 

다시 기자 하려면
샐리한테 부탁해봐

 

난 눈물 짜는 드라마 쪽인데
딱 보니 당신은 아니네

 

기삿거리 있으면
연락이나 줘요

 

그러죠

 

저기요

 

'피노 그린' 와인 줄래요?

 

레드, 화이트?

 

화이트

 

기자시라던데
부탁할 게 있어서

 

10대 미혼모로
애 낳은 분이

 

50년간 그걸
비밀로 했는데

 

나도 오늘 알았어요!

 

수녀들이 애를 빼앗아가서

 

멋대로 입양시켰고

 

엄마는 평생
묻고 살았죠!

 

내 관심사는
러시아 역사인데

 

그건 휴먼드라마잖아요

 

그런 건 안 써요

 

왜요?

 

왜냐면
가식적이잖아요

 

멍청한 인간들
얘기를 미화해서

 

더 멍청한 인간한테
팔아먹는 거죠

 

당신 얘긴 아니고

 

50년 전 그분
찾으시길

 

내가 휴먼드라마 될까?

 

당신이 필로미나?
마틴입니다

 

반가워요, 마틴

 

- 또 뵙네요
- 반가워요

 

저쪽 테이블인데
들어가시죠

 

왼쪽으로

 

지난번은 미안했어요

 

그때 기분이 별로여서

 

찾아주셨으니 된 거죠

 

엄마가 좋아하셔서
여기로 정했는데

 

아주 좋은걸요

 

앉으시죠

 

필로미나,
건강은 어떠세요?

 

괜찮아요

 

작년에 고관절
인공뼈를 넣었더니

 

이제 살 만해요

 

티타늄이라
녹슬지도 않고

 

안 그럼 양철 나무꾼처럼
기름칠하게요?

 

끔찍해라!

 

'오즈의 마법사' 얘기예요

 

- 농담이에요, 엄마
- 농담입니다

 

우리 어머니도
무릎 관절염이 있어서

 

- 샐러드 먹을까요?
- 샐러드 좋지!

 

저 녀석 제인은
머리가 정말 좋아

 

늦은 나이에
대학도 가고

 

당신은 어느 대학?
옥스브리지?

 

뒷조사하셨네
옥스퍼드요

 

머리 좋을 줄 알았어

 

- 하베스트 식당 첨이네요
- 런던에 없어요?

 

있긴 한데
전 근처 식당만 가서요

 

- 집이 어딘데?
- 나이트브리지요

 

아주 비싼 동네잖아!

 

이거 다 먹을래

 

결혼은?

 

- 20년째 잘 살아요
- 정말 좋겠어!

 

난 아들을
정말 사랑했어

 

근데 비밀을 50년간
가슴에 묻어뒀지

 

아버지는 수녀원에
날 던져놓곤 창피하다고

 

날 죽은 걸로 하고는

 

인연을 완전히 끊었지

 

거기서 애를 낳으면
4년은 못 나와

 

먹고산 만큼
일해야 돼

 

난 가장 힘든
세탁실로 갔는데

 

일주일 내내
죽도록 일했지만

 

친구 캐틀린이 있어서
버틴 거지

 

아기 만날 시간은
하루에 딱 한 시간

 

그게 전부였어

 

정숙, 뛰지 말랬지!

 

엄마!

 

앤서니 단짝은
캐틀린 딸 매리였고

 

둘은 떨어지지 않았지

 

얘들 봐
눈을 안 뗀다

 

왜 그래?

 

원장 수녀님이
매리를 데려갔었대

 

매리를 빼앗아가는 거야?

 

별일 아닐 거야
금방 물어보고 올게

 

필로미나, 줄 게 있어

 

매리 빼앗아갈까 봐
캐틀린이 자꾸 울어요

 

정말 그렇게 되면
엄마한테 알려주겠죠?

 

받아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

 

- 아버지 잘생겼나 봐
- 맞아요

 

어떻게 찍었어요?

 

원장 수녀님 카메라로
몰래 찍었지

 

고마워요

 

앤서니 사진 볼 때마다
그분께 감사해요

 

앤서니도 그분이
살려주신 건데

 

오래전에 돌아가셨어

 

그분 아녔음
사진 한 장 없을 뻔했지

 

수녀원에 계속
갇혀 있었나요?

 

100파운드 내면
나올 수 있었지

 

무슨 수로
그 큰돈을 구해?

 

나와봤자
갈 데도 없고

 

그 날이
생생하게 기억나

 

비싼 차가 오기에
가슴이 철렁했지

 

캐틀린 위로할 일이
막막했어

 

딸을 빼앗기게 생겼잖아

 

안 돼, 안 돼

 

거기 비켜라!

 

뭐 하는 거니?

 

배가 아파요
힐더가드 수녀님

 

생리통인가 봐요

 

꼭 유난을 떨어

 

열심히 일해야
안 아프지!

 

필로미나!

 

합창 시간이야

 

안 가면 혼나잖아

 

난 원래 노래를 좋아해서

 

합창 시간만 기다렸는데...

 

그 날은 가여운 캐틀린
생각뿐이었지

 

필로미나!

 

오늘 앤서니까지
데려가나 봐

 

앤서니 어딨어요?

 

앤서니!

 

앤서니!

 

앤서니!

 

앤서니!

 

앤서니!

 

앤서니!

 

앤서니!

 

앤서니!

 

매리를 데려왔는데
앤서니가 안 떨어지니까

 

둘 다 데려간 거지

 

인간도 아니야

 

심한 말 하지 마라

 

잔인할수록 좋아요

 

드라마가 필요하니까

 

착한 수녀님도 있었어

 

애가 거꾸로 나왔는데
진통제도 안 줬잖아요

 

특종감이야!

 

극적인 게 좋다고요

 

그 수녀님들
만날 수 있나요?

 

만날 수는 있는데
도움이 될지는

 

애가 어디로 갔는지
몇 번 물었는데

 

열심히 도와주긴 해

 

예전보다 친절하게
도와주시긴 하지

 

- 소식은 없고요?
- 전혀

 

우리 애 찾는 거
도와줄래요?

 

흥미로운 소재군요

 

다음 주에 엄마랑
아일랜드 같이 갈래요?

 

그 수녀원에요

 

차에 자리도 있어

 

우리 차 넓은데

 

사양할래요

 

고맙지만
비행기 탈게요

 

- 늦어서 미안해요
- 오셨어요?

 

렌터카에 문제가 생겨서

 

- 차 진짜 크다
- 타세요

 

그래서 우리 차에
낑겨타기 싫어했구나

 

그게 아니고
할 일이 좀 있어서요

 

- 난 안 가도 돼요?
- 따님은 안 가요?

 

우리끼리 간다고
제인한테 말했어

 

- 괜찮지, 마틴?
- 그럼요

 

가방에 간식 넣었어요
이따 봐요

 

- 고마워요, 마틴
- 그래요

 

- 이 차 이름이?
- BMW요

 

- 독일 차구나
- 네

 

- 목캔디 좋아해?
- 목은 말고 캔디 줘요

 

- 목은 못 주는데!
- 농담한 건데

 

고마워요

 

맞다

 

행운을 줄 거야

 

성 크리스토퍼 목걸이
별 의미 없는데

 

꼬마 때
성당 복사였어요

 

하느님을 믿어, 마틴?

 

아주 골치 아픈 질문인데

 

묻기는 어렵지만...

 

답은 간단해요

 

- 당신은요?
- 난 믿어

 

'로스크레아 수녀원'

 

- 괜찮으세요?
- 그럼

 

난 정말 운이 좋았어

 

그땐 애 낳다가 엄마랑
아기 많이 죽었거든

 

세상에!

 

어떻게 오셨죠?

 

필로미나예요
약속했는데

 

네, 들어오세요

 

여긴 마틴 식스미스
'10시 뉴스' 기자시고

 

BBC 전직 기자죠

 

- 안녕하세요
- 반가워요

 

클레어 수녀님
곧 오실 겁니다

 

화장실 좀 써도?

 

- 내려가셔서...
- 어딘지 알아요

 

차 좀 드릴까요?

 

고마워요

 

'힐더가드 수녀
1957년 10월'

 

'바바라 원장 수녀와
힐더가드 수녀, 1962년'

 

'내 사랑을 모두에게 - 제인'

 

앤서니!

 

앤서니!

 

앤서니!

 

앤서니!

 

앤서니!

 

앤... 서니!

 

- 반갑습니다
- 안녕하세요

 

클레어 수녀입니다

 

제인 맨스필드 사진을
보던 중이었어요

 

그건 제인 러셀인데
맨스필드는 금발이죠

 

둘 다 유명하잖아요

 

두 사람 모두...

 

대단한 배우였죠

 

- 차 사고로 죽은 게?
- 제인 맨스필드

 

근데 왜 그 사진이?

 

- 그런데 누구신지?
- 마틴 식스미스

 

'10시 뉴스' 기자였어요

 

예전에 BBC에 있었어요

 

안녕하세요, 필로미나
만나서 반가워요

 

- 클레어 수녀입니다
- 반가워요

 

여기 마지막으로
오신 게 언제죠?

 

클레어 수녀님
오시기 전요

 

그때 힐더가드
수녀님을 만났는데

 

많이 편찮으셨어요

 

지금도 안 좋으세요

 

이 빵 먹어봐

 

고맙습니다

 

아주...

 

맛있는 게...
이탈리아 판돌체 같네

 

- 과일 빵이야
- 아주 맛있어요

 

다행이네요

 

화재로 기록이 거의
사라져서 잘 몰라요

 

- 화재요?
- 저 오기 전 일인데...

 

앤서니 기록이
거의 없네요

 

하느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누굴 원망하려는 게
아니라

 

우리 애가 잘 있는지만
알고 싶어요

 

가끔 앤서니 환상이
보이는데

 

노숙자 신세에
외로운 모습이었죠

 

필로미나...

 

그 고통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저희가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연로한 수녀님들은...
말씀 중에 죄송한데

 

이분들은
알고 있지 않을까요?

 

대부분 돌아가셨어요

 

살아계신 분도
있잖아요

 

얘기 알아듣기도
힘드실 텐데

 

만날 순 있잖아요?

 

안될 것 같아요

 

왜죠?

 

필로미나 질문은
제가 답할 수 있거든요

 

- 그럼 제 질문은요?
- 기자잖아요

 

그렇죠, 먼 옛날에

 

- 마틴도 천주교 신자예요
- 그것도 먼 옛날에

 

필로미나와 잠시
얘기 좀 할게요

 

누구세요?

 

도와드릴까요?

 

- 미안하지만...
- 뭘 찾으시나요?

 

여긴 뭐죠?

 

- 사택 공간입니다
- 그렇군요

 

밖에서 기다리죠

 

'분만 중에 사망한
엄마와 아이 잠들다'

 

'아이슬링 데블린
14세로 잠들다'

 

죄송요
근처 좀 둘러보느라

 

수녀님이 뭐라던가요?

 

기자들은 뻔하다고...

 

날 이용할 거라고

 

말조심하라면서

 

이것도 줬어

 

봐도 돼요?

 

1955년에
당신이 서명했네요

 

"본인은 앤서니 리의
생모로서"

 

"이후로"

 

"앤서니에 대한
면접권 등..."

 

"양육권 일체를
영원히 포기한다"

 

영원히 못 찾겠네

 

서명을 강요했다면
문제 삼을 수 있어요

 

아무도 강요 안 했어

 

나 스스로 서명한 거야

 

근데 참 흥미롭잖아요?

 

앤서니 입양서류는
싹 사라지고

 

앤서니 못 보게 할
서류는 멀쩡하시네

 

주님 은총으로
지옥 불을 이겨냈나 봐요

 

난 속죄하려고
애를 포기한 거야

 

더 큰 죄는
그걸 즐겼다는 거고

 

- 뭐를요?
- 섹스

 

얼마나 좋던지
하늘을 나는 것 같았어

 

그 멋진 남자의
짜릿한 손길이란!

 

몸이 저절로
뜨거워질 줄 몰랐다니까!

 

그랬겠네요

 

하지만 정신 차려 보니
그건 더러운 죄였지

 

또라이 가톨릭!

 

죄송해요

 

30년 간호사로 일하면서
더 심한 말도 들었지

 

왜 신은 인간에게
성욕을 주고 참으란 거죠?

 

인간들 괴롭히면서
희열을 느끼시나?

 

누가 잘 참나 보려고?

 

기자라 분석이 기막히죠?

 

기막혀 죽겠군

 

- 어떻게 됐어요?
- 기도해 주신대요

 

차만 마시고 오셨구나

 

거기서 해준 건
그게 전부죠?

 

수녀님 잘못이 아니야

 

서류가 타버렸대

 

그만요, 주무셔야 돼서

 

잔은 비워야지, 건배!

 

엄마!

 

이제 가요

 

- 주무세요
- 잘 자요, 제인

 

- 잘 자요, 마틴
- 편히 쉬세요

 

건배!

 

수녀원 다녀오셨나요?

 

그렇긴 한데...

 

너무 달라져서

 

예전 수녀님들도
안 계시고

 

돌아가셨겠죠!

 

입양아 찾으러
생모가 많이 오는데

 

알아낸 건 없더라고요

 

화재는 어쩌다 생긴 거죠?

 

사고가 아니라
태운 겁니다

 

- 누가요?
- 수녀들요

 

마당에서 태웠죠

 

사고로 불난 게 아니고요?

 

서류 수천 장을
마당에서 태웠어요

 

- 왜요?
- 수년 전 일이죠

 

돈 받고 애들을 미국에
보낸 게 부끄러워서

 

숨기고 싶었겠지!

 

우리 어머니세요

 

미국에 애들을
팔았다고요?

 

그땐 애들 입양하러
많이 왔는데

 

돈 많은 사람만요

 

1천 파운드였어

 

제인 러셀도 1952년
아기를 데려갔고

 

아이를 팔다니!

 

제인은 버번을 달래더군

 

아일랜드 위스키를
대신 줬어요

 

1천 파운드 내고
천주교 신자면 다 됐죠

 

제인 러셀도
그렇게 입양한 거고

 

괜히 험담하긴 싫지만

 

알겠습니다

 

건배

 

그래요, 건배

 

샐리, 확실한 걸
낚은 것 같아요

 

- 얘기해 봐요
- 꽤 흥미진진해요

 

입양아를 찾으려는
애절한 모성애

 

'아일랜드 디아스포라'

 

그렇게 어려운 말
쓰지 말고

 

제목부터 어려우면
완전 꽝이에요

 

아일랜드 기근 후에...

 

시사다큐 쓸 일 있어요?

 

알았어요

 

착한 사람, 나쁜 놈 확실해요?

 

은퇴한 아일랜드
간호사가...

 

오래전 헤어진
아들을 찾고 있죠

 

못된 수녀들이
강제 입양시킨 애라고요

 

폭풍 해피엔딩이거나
쥐어짜는 비극일 것

 

아들이 IBM 회장이든
노숙자이든...

 

50년의 침묵을 깨는
한마디가 있다

 

'보고 싶었어요, 엄마'
이걸로 갑시다

 

글 장사 꽤 하시네

 

앤서니는 미국으로
입양됐을 거예요

 

미국 양부모들이
그 수녀원에 많이 갔어요

 

애들을 팔아먹다니!

 

좋은 부모 찾아준 거야!

 

돈 받고요!

 

서로 쉬쉬하네요
수녀원 입양 담당은...

 

아일랜드 입양위원회에
연락하라고 하고

 

거기선 수녀원으로
가라고 하고

 

책임지기 싫은 거지

 

근데 워싱턴 쪽하고
얘기했더니

 

미국 내에서는
알아볼 수 있답니다

 

저 혼자 가면
크게 건질 수 없는데

 

친어머니에겐
정보제공 의무가 있죠

 

엄마가 미국에
가야 한다고요?

 

원하신다면

 

비용은 신문사에서
대준대요

 

마틴과 미국 가는 거
괜찮으세요?

 

글쎄다...

 

내가 같이 갈까요?

 

아니, 넌 일해야지

 

나처럼 답답한 늙은이
챙기려면 힘들 텐데

 

- 답답하진 않죠
- 짐만 되진 않을까?

 

할 수 있어요!

 

그럼 갈게

 

앤서니도 내 생각 했는지
알고 싶어

 

난 매일 그 애를
생각했거든

 

워싱턴 가시네요

 

짐은 잘 싸셨어요?

 

딸애가 도와줬어요

 

교황님도 못 받을
대접을 받는 것 같네

 

엉덩이도 편하실 거고

 

그 책 재밌어?
난 다 읽었는데

 

내 책은 지겨웠죠

 

러시아 10월 혁명
정치 얘기라서

 

내 책엔 마구간이 나와

 

공작 딸과 약혼한
이 남자...

 

의사 아들이라
집은 부자였지

 

근데 이 공작 딸이
별로인 거야

 

허세나 떠는 귀족일 뿐

 

약혼자 수준 낮다고
무시하고

 

이 남자도 상류층 되겠다고
말을 탔는데

 

마구간에서
어떤 여자를 만났어

 

그 여자 아버지는
의사보다도 못했지

 

농장 일꾼에다
다리도 하나뿐이었어

 

둘이 사랑에 빠지면서
남자는 괴로워했어

 

약혼자랑 결혼하면
귀족이 되지만

 

이 마구간 여자는
하층민이니 말이야

 

결혼식이 다가오자

 

이 사랑스러운 여자는...

 

남자에게 약속대로
결혼하라고 하지

 

하지만 정작
결혼 당일도 이 남자는

 

마구간 아가씨
생각뿐이었어

 

교회에서는
신랑 기다리고 있는데

 

공작 딸도 솔직히
애정이 없었고

 

마구간 아가씨랑
남자가 좋아한 걸 알았지

 

마구간 아가씨
아버지는 죽으면서

 

유언을 했어
"진심을 따라 살아라"

 

마구간 아가씨는
공작 딸한테 쫓겨나고

 

기다리던 마차를 타고
물었지

 

"어디로 가는 거죠?"

 

근데 사랑하는 그 남자가
기다렸던 거야!

 

"아무도 우리 모르는
곳으로 갑시다"

 

백만 년 만에 한 번
나올 법한 사랑이지

 

반전이 있어야 재밌죠

 

- 빌려서 읽어봐
- 됐습니다

 

- 다 읽었다니까!
- 됐어요

 

줄줄 외울 것 같아요

 

'신발과 말굽'

 

시리즈군요

 

기류가 불안정해서
약간 흔들릴 겁니다

 

오렌지 주스 칵테일입니다

 

- 난 됐어요
- 나도 됐어요

 

공짜인데

 

아, 저기요!

 

한잔 주세요

 

고마워요

 

진짜 좋다

 

- 저가 항공이랑 달라
- 거긴 일등석도 없죠

 

건배

 

마틴!

 

알렉스, 잘 지냈나?

 

BBC 떠난 후 처음이지?
연락하려고 했는데

 

- 우리 친구잖나
- 물론

 

이번 일
내 탓 안 하지?

 

걱정 마

 

- 그럴 수도 있지
- 어쩔 수 없었어

 

미국 예비선거 취재?

 

- 맞아
- 우리 아들 찾으러...

 

그게 말이야
휴먼 스토리를 써보려고

 

기사 잘 쓰게
내 자린 저쪽이라

 

가보게

 

내가 주책없이
끼어들었나?

 

아뇨, 예전에 같이
일했던 친구예요

 

정부에 아부 떠는 인간
내 스타일 아니지만

 

- 저긴 일등석이야?
- 돈줄이 든든하니

 

일등석 탔다고
일등하는 거 아니다

 

저 친구 잘나가요

 

거드름 피워봤자
어차피 짤리는 거지?

 

그럴 겁니다

 

승객 여러분
워싱턴 공항입니다

 

현지 시각 오후 3시 55분
기온은 섭씨 18도입니다

 

마틴, 이 방 진짜 좋다!

 

정말 좋네요

 

- 돈 많으면 좋구나
- 그럼요

 

- 전망 좀 봐!
- 끝내주네요

 

내 창문 밖엔
수도관이던데

 

공문서 보관서
캐롤린이군

 

여보세요

 

내 생각대로였군

 

리스트 보내면
내가 알아서...

 

마틴 로렌스가
잠복할 겁니다

 

수고했어요
아침에 얘기합시다

 

시차 적응도 할 겸
링컨 박물관 갈까요?

 

링컨 만나는 것도 좋고

 

그냥 '빅 마마 하우스'
TV로 봐도 되는데

 

흑인 뚱보 아저씨가
여자인 척하는 거야

 

방금 TV에서
예고편 나왔다

 

다들 이 남자 쫓아다녀

 

정말 재밌겠지!

 

이분 멋지지?

 

큰 의자에 앉은 링컨
정말 보고 싶었어

 

원래 컸을걸요!

 

193cm, 미 대통령 중
최장신이죠

 

딱 봐도 알겠다!
앉은키도 크잖아

 

친구가 플로리다
여행 갔다가 기절했대

 

미국 사람들
너무 먹더래

 

우리 빨리
사진 좀 찍고...

 

- 기사로 내려고?
- 뒤로 약간

 

근데 나 걱정돼

 

앤서니가 신문에 나는 거
싫어할 수도 있고

 

- 사생활이잖아
- 뒤로

 

쓴 돈이 얼만데,
그럴 수 없어요

 

'투자금 환수법칙'이죠

 

- 무슨 소리야?
- '공짜는 없다'

 

진실만을 쓸 거니까
걱정은 붙들어 매시죠

 

다 알리고 싶지 않아

 

웃을까?
아님 심각한 표정?

 

한 번은 행복한 표정

 

한 번은 약간 어둡게

 

근데 가까워질수록
더 겁나

 

애가 힘든 일은 없는지
감옥 간 건 아닌지

 

불안해 미치겠어

 

소식을 모를 땐
좋은 것만 상상하고...

 

잘 살고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베트남에서 죽은 건
아닐까?

 

다리를 잃었나?
노숙자 된 건 아닐까?

 

너무 앞서가지 마세요

 

만나고 나서
걱정하시라고요

 

마약 중독은 아닐까?

 

비만이면 어쩌지?

 

비만요?

 

미국에 뚱보 많다고
다큐에서 그러던데

 

앤서니도 그럼 어떡해?

 

왜 하필 비만이에요?

 

엄청 먹어대잖아!

 

여보세요?

 

가운 있어요, 필로미나

 

방에 두 개씩 있죠

 

슬리퍼도 있고요

 

시차 때문에 피곤할 텐데
편히 쉬세요

 

주무세요

 

- 집에 별일 없지?
- 다 잘 지내

 

대니는 럭비 시합 이겼어

 

- 기특하네
- 필로미나는?

 

다이어트 광고에
세뇌당하신 데다...

 

로맨스 소설 후유증
너무 심각해

 

호텔 직원들
친절하다고 난리야

 

자원봉사인 줄 아시나?

 

백만 명 중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사람이래

 

할머니가 오죽하시겠어

 

- 무슨 일 있어요?
- 마틴!

 

낮엔 자꾸 까먹어서
얘기 못 했고

 

전화하려고 하면
번호가 생각 안 나서

 

괜찮아요

 

아들 찾는 거
도와줘서 고마워

 

이렇게 착한 사람 내쫓은
그 회사 망할 거야

 

덕분에 나는
진짜 복 받았지만

 

고마워요

 

- 잘 자, 마틴
- 주무세요

 

'생일 축하해'

 

캐롤린, 마틴 식스미스요

 

출입국 관련 파일
부탁한 거

 

보내줄래요?

 

잉글랜드엔
멕시코인 없는데

 

인도 사람은 있어서
카레는 많이 먹지!

 

마틴!

 

오믈렛 정말 맛있다

 

팬케이크, 와플
가지가지 없는 게 없어

 

- 시리얼, 베이컨, 소시지
- 알아요, 다 봤어요

 

공짜니까 먹어!

 

이른 시간이라
입맛이 아직 없어서

 

난 눈만 뜨면 배고파
햄, 치즈, 오믈렛...

 

- 아침 좀 먹어야지!
- 괜찮아요

 

- 블루베리는 어때?
- 커피 드려요?

 

됐습니다

 

식사 맛있게 하세요
뜨거운 거, 찬 거 다 있죠

 

- 신선한 과일, 시리얼
- 방금 들었어요

 

오믈렛 맛도 선택하시고

 

알아서 먹을게요

 

- 신선한 팬케이크도...
- 지금 얘기 중이라

 

실례했습니다

 

착한 사람 무안하게
그렇게 말하나?

 

이번엔 10만 명 중 한 명
나올까 말까죠?

 

- 무슨 소리야?
- 10명째니 계산해봐요

 

사람은 잘나갈수록
겸손해야 돼

 

글 쓰는 양반이면
더 맘을 곱게 써야지

 

화나면 차라리
나한테 화를 내

 

아드님 찾게만
해드리면 되잖아요

 

여기 온 이유도 그거고...

 

나 좀 혼자 내버려둬요

 

- 멕시코 출신이에요?
- 치와와 출신요

 

나초 좋아하겠네?
손녀딸이 좋아하는데

 

멕시코 가본 적은 없지만
좋을 것 같아

 

납치범 얘긴 빼고

 

'앤서니 리 출입국 자료'

 

'헤스 부부 새 가족
매리와 마이클'

 

'아일랜드 입양 아이들'

 

'마이클 헤스
1952년 7월 5일생'

 

'마이클 헤스 - 공화당'

 

'1952년 아일랜드 출생
1955년 미국으로 입양'

 

'조지 부시 대통령
법무 보좌관'

 

'레이건 행정부
공화당 전국위원회 자문'

 

'1995년 8월 15일
마이클 헤스 사망'

 

'마이클 헤스
1952.7.5 ~ 1995.8.15'

 

- 여기요
- 고마워요

 

블루베리 떨어져서
라즈베리 갖고 왔어

 

이런, 내가 또 방해했네

 

우리 앤서니 맞지?

 

죽었구나

 

유감이에요

 

어쩜 좋아

 

유감입니다

 

맘 아프시겠어요

 

- 죽었어요
- 누가 죽어요?

 

그분 아들,
8년 전에

 

저런

 

왜 죽었는데요?

 

그건 아직 몰라요

 

- 공항이에요
- 공항?

 

돌아가서
딸과 있고 싶대요

 

- 그럼 기사는요?
- 죽었는데 뭘 써요?

 

죽은 귀신 얘기라도
만들어 와요

 

파면 나올 거 아니에요

 

나 혼자는
자료 찾기 어려울 텐데

 

할머니를 잡아둬요

 

뭐요?

 

아들 죽은 거 알고
힘들어하시는데

 

그걸 쓰면 되겠네요

 

우리 계약 잊지 마시고!

 

- 진심이오?
- 빈손으로 오면 안 돼요!

 

미안해요
편집자 전화라

 

'어두운 얼굴' 사진을
쓰게 생겼네

 

그래야 할 것 같군요

 

앤서니 아빠를 만난
그 날이 기억나

 

그이는 노인 흉내로
나를 웃겼지

 

나도 할머니
흉내를 냈고

 

지금은 진짜
할머니지만

 

앤서니가 내 생각 했는지
알 방법이 없군

 

미안하다고
꼭 말하고 싶었는데

 

한 시간 후 떠나요

 

혹시 비행기 표
바꿀 수 있어?

 

그럴걸요

 

시간 바꿀 수 있지?

 

그렇긴 한데...

 

오늘 안 가도 되지?

 

돌아가는 게
주님 뜻인가 했는데

 

당장 떠나란 말씀이
없으셔서

 

굳이 원하시면 그러세요

 

그럴까 해

 

앤서니 친구들도
만나고 싶고

 

그럼 더 있어 보죠

 

앤서니 사진 받았는데
한번 보실래요?

 

- 보고 싶다
- 레이건과 찍은 건데

 

이거 보내준 사람
내일 만날 거예요

 

마르시아 웰러

 

- 앤서니 동료였대요
- 똑똑하게 생겼어

 

한잔하실래요?
브랜디 어때요?

 

싹 다 드셨네!

 

마틴!

 

이 남자 당신 닮았다

 

저 맞네요

 

마이클 헤스...

 

- 만난 적 있어요
- 어디서?

 

- 백악관에서
- 세상에나!

 

- BBC에 있던 10년 전
- 어땠어?

 

- 너무 오래돼서
- 뭐든 기억해봐

 

문간에서
악수를 한 것 같은데...

 

악수할 때
느낌 어땠어?

 

손힘이 셌어요

 

손힘이 약했으면
기억도 안 났을 거예요

 

그렇게 셌구나, 또?

 

- 머리도 좋았고
- 어릴 때도 똘똘했지

 

앤서니 말 중에서
기억나는 건?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난 반갑다고 했고
- "안녕하세요"

 

예의 바르고

 

똑똑하고 손힘이 셌구나

 

- 인사 잘하고
- 인사도 잘했고

 

- 예의 바르고
- 마틴!

 

아드님을 10년 정도
알고 지냈죠

 

레이건, 부시 대통령
법률 자문을 했죠

 

아주 멋있게 살았네요

 

내가 키웠다면
이렇게 못 됐을 거야

 

기껏해야
'맥 에벌리'에 다녔겠지

 

법무사 사무실이죠

 

아일랜드 얘기는?

 

전혀요

 

같이 입양 온 동생
매리는 알겠죠

 

- 연결해 드릴게요
- 정말 고마워요

 

이 사진 행복해 보인다

 

이건 누구지?

 

친구 피터예요

 

당신이
앤서니 애인이었나요?

 

아뇨

 

아시는지 모르지만
앤서니는 게이였고

 

공식 석상에만
제가 동석했죠

 

공화당에서
게이는 힘들거든요

 

그래도 매력 있고
카리스마 넘쳤죠

 

그럼 애는 없나요?

 

방금 게이라고 했잖아요

 

근데 양쪽 다
했을 수도 있잖아

 

동료 간호사 중에
게이가 많았는데

 

여자, 남자 다 좋아하는
게이도 있었어

 

한쪽만으론
만족이 안 됐나 봐

 

마이클한테 애는 없었어요
안타깝네요

 

피터가 앤서니를
사랑했나요?

 

네, 그랬어요

 

게이란 거 알고도
안 놀라시네?

 

어릴 때부터 예민했거든

 

크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했는데

 

멜빵 바지 입은 걸
본 순간

 

정말 그렇게 됐구나 했지

 

피터, 봤어?

 

이 녀석 기분 별로야

 

근데 너는 좋은가 봐

 

어떻게 50년이나
비밀로 했죠?

 

죄라고 생각해서
꽁꽁 숨겼는데

 

감추는 게
더 죄가 아닐까 싶더라고

 

그건 거짓말이니까

 

나중에 헷갈렸지

 

애 낳은 것, 거짓말 중
뭐가 더 나쁠까?

 

도통 알 수가 없는 거야

 

가명으로 쓸 수는 없을까?

 

기사 쓸 때 말이야

 

낸시라고 해줘
내가 좋아하는 이름인데

 

내 조카가 낸시거든

 

그럼 오해 생기겠다

 

앤은 어때?

 

앤 볼린

 

전혀 다른 사람인 척하고

 

이런 기사는
실명으로 해야 돼요

 

- 매리?
- 네

 

안녕하세요
전 마틴입니다

 

이분은 필로미나,
앤서니 엄마죠

 

마이클 엄마예요

 

그렇군요

 

엄마 사진이에요

 

우릴 키워준 분요

 

인상 정말 좋으시네

 

솔직히 어린 시절이
행복하진 않았어요

 

엄마는 좋았는데
아버지가 너무 엄해서

 

동생 좀 그만 괴롭혀!

 

피터 올슨이에요

 

마이크랑 피터는...

 

괜찮아, 매리
앤서니가 게이란 거 알아

 

마르시아가
가짜 애인 역을 해줬고

 

- 맞지?
- 그렇죠

 

그걸 감추고 살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 에이즈로 죽었니?
- 맞아요

 

마지막 몇 년
레이건 정부에서 일할 때

 

정말 힘들어했어요

 

공화당은 동성애를 비난하며
에이즈 연구지원도 끊었죠

 

그러게 좀 참고
콘돔이라도 하지

 

앤서니는 어디
잠들어 있니?

 

아버지는 가족 묘지를
원했지만

 

피터 생각은 달라서
엄청 싸웠고

 

결국 난 빠졌어요

 

난 모르니까
그건 피터랑 얘기하세요

 

피터 연락처 있으니
만나러 가보죠

 

저기...

 

정말 궁금한 게
하나 더 있는데

 

앤서니가 아일랜드
얘기한 적 있니?

 

전혀요

 

서로 입밖에 안 냈어요

 

하긴 왜 했겠어?

 

- 설탕 드릴까요?
- 그럼 좋죠

 

- 밀크도요?
- 여러 가지로 고마워요

 

매리는 친엄마
친구를 만났는데

 

엄마 얘긴
전혀 안 하네요

 

이상할 것도 없지

 

기억에도 없는데
물어볼 게 뭐 있겠어?

 

고해성사해야겠다
아까 성당 봤는데

 

고해성사는 왜요?

 

죄를 고해야지

 

무슨 죄요?

 

죄지은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어린 미혼모들을
짐승 취급했습니다"

 

"노예처럼 부려먹고
애들도 팔아먹었습니다"

 

그런 기도 안 들으셔

 

어차피 안 믿어요
계시도 없네!

 

뭘 어쩌라고?

 

종교가 인간한테
해주는 게 뭐죠?

 

그런 당신은 행복한가?

 

기자는 원래
보이는 진실도 의심해요

 

근데 성경에선
안 보고 믿어야 행복하다죠?

 

그렇게 생각이 없어요?

 

그런 당신 꼴은!

 

늘 남의 탓만 하고
다 자기 맘대로 하고!

 

사진 찍을 때
딱 알아봤어

 

터키 지진 참사를 놓고
신문에서 이러더군요

 

"테러리스트보다 더한
신의 테러"

 

왜 신은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죠?

 

꼭 물어보고 오세요

 

그놈의 신의 섭리
우리도 좀 알고 삽시다!

 

자네처럼 꽉 막힌
인간은 절대 몰라

 

오셨나요?

 

말씀하세요

 

여보세요?

 

- 샐리
- 건진 거 있어요?

 

그 친구 레이건, 부시 때
법률자문이었어요

 

정말요?
판이 커지는걸!

 

커밍아웃 안 한 게이,
에이즈로 죽었고

 

주말 섹션으로 최고다

 

전에 내가 만났더군요

 

- 앤서니를요?
-

 

기억나는 거 없어요?

 

그것보단 앤서니
개인사를 파야죠

 

완전 소설 감입니다

 

사악한 수녀들 얘기?

 

늙으면서 성질이
더 고약해졌죠

 

대단하네요

 

잠시 후 전화할게요

 

염려를 내려놓고
크게 말씀하세요

 

믿음을 가지세요

 

주님께서
용서하실 겁니다

 

필로미나...

 

당신 말대로
내가 멍청했어요

 

생각해 봤는데...

 

영국 돌아가면
융자를 좀 받으려고

 

신용이 괜찮은 편이라

 

1만 파운드는
받을 수 있어

 

내 친구는 융자받아서
온실 만들었는데

 

난 온실 생각은 없고
그 돈 당신한테 줄게

 

그럼 그걸로...

 

미국에서 내가 먹고
쓴 돈은 될 거야

 

기사 얘긴
없던 걸로 하자

 

세상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엄마가 자식을 찾는 건
당연한 겁니다!

 

친엄마 얘기는
평생 한 적 없다잖아

 

걔는 앤서니가 아니라
미국인 마이클이야

 

- 친엄마가 싫었던 거지
- 그건 모르죠

 

애초에 내 잘못이었어

 

피터 올슨을 만나봐요

 

여보세요?

 

피터 올슨 때문에
계속 전화했는데

 

- 전화한 기록은 있네요
- 감감무소식이라

 

기다리다 지쳐서
기절하겠소!

 

올슨 씨께서 바쁘시다고
말씀드린 걸로 아는데

 

네, 압니다

 

휴대폰 번호만 주면
간단할 것을!

 

- 그건 안 됩니다
- 하지만...

 

그러니까 한 시간만
만나면 됩니다

 

- 이만 끊겠습니다
- 제발...

 

필로미나?

 

괜찮아요?

 

이런, 안 받으시네요

 

혼자 외출하진
않으셨을 텐데

 

별일 아니겠지만
고집 센 노인네라서

 

가족 아니면
열어드릴 수 없습니다

 

우리 어머니요

 

경비입니다!

 

필로미나?
엄마!

 

여기 계세요?

 

엄마

 

- 여기 계셨네
- 무슨 일이지?

 

- 한참 찾았잖아요
- 어머님 괜찮으세요?

 

- 네, 고마워요
- 가보겠습니다

 

문 열어달라고
거짓말까지 했어요

 

발코니 문을 닫으니
벨소리가 안 들리죠!

 

난 혼자 울지도 못해?

 

알았어요

 

들어오실 거죠?

 

내가 죽기라도 할까 봐?

 

아뇨

 

피터 올슨과 연락됐어?

 

사무실에 연락했는데...

 

나를 피하는군

 

과거의 아픔을 마주할
용기가 없는 겁니다

 

그래도 희망을 가지세요

 

차량 대기 완료!

 

노란색 어때?

 

'아일랜드 기네스'

 

내 마음 완전히
정했으니까...

 

행여 내 결심
뒤흔들려고 하지 마

 

지금까지
도와준 것도 고맙고

 

좋은 호텔, 맛난 음식
다 좋지만 이건 아니야

 

내일 곧장
잉글랜드로 돌아갈래

 

해볼 만큼 해봤잖아

 

유식한 말로
늙은이 헷갈리게 하지 말고

 

옥스브리지 나온 양반
청산유수잖아

 

'샐리'

 

'옥스퍼드'라니까요

 

'옥스브리지'는
옥스퍼드, 캠브리지 합한 거고

 

또 유식한 얘기,
나한텐 그게 그거야

 

피터를 만나야 해요

 

애걸복걸해서 만나봤자
난 상처만 받을 거야

 

난 애를 버린
나쁜 엄마였다는 거지

 

이게 뭐죠?

 

- 뭐?
- 컵 이쪽요

 

- 뭐가?
- 이거요

 

아일랜드 하프!

 

전처럼 살면 되는 거야

 

아무 일 없었던 듯
TV나 보면서

 

이건 뭐죠?

 

아일랜드 하프!

 

자기 고향에 대해
관심도 없다면

 

왜 아일랜드 악기를
좋아했겠어요?

 

하프 연주를 했나 보지
게이들 그렇잖아

 

하프 연주 안 했어요

 

다 왔습니다

 

내가 키웠으면
이렇게 못 살았을 거야

 

저기 봐
빨간색 마쓰다 오픈카!

 

갈게

 

저 친구네요

 

피터 올슨

 

잘 가

 

이젠 어떡하지?

 

- 거머리 작전
- 그게 뭐야?

 

기자 피하는 인간들
다루는 법이 있죠

 

금방 해결할게요

 

- 피터 올슨?
- 그런데요

 

난 마틴 식스미스,
필로미나 모시고 왔어요

 

당신 파트너 마이클의
친어머니죠

 

잠깐

 

딱 하나만 물어볼게요

 

그 발 당장 치워요

 

미친다!

 

이봐요, 이봐요

 

당장 꺼지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소

 

큰소리쳤는데
민망하네요

 

괜찮아
노력했으니 됐어

 

어쩌시려고요?

 

기다려봐

 

당장 꺼지지 않으면...

 

난 아들을 빼앗겼어!

 

평생 속 끓이다
가슴이 숯덩이 됐다고!

 

'마이클 헤스
1952.7.5 ~ 1995.8.15'

 

우리 아들 좀 봐, 마틴

 

- 잠깐
- 왜?

 

왜 그래요?

 

로스크레아 수녀원에 갔나요?

 

내가 데려갔죠

 

친엄마를 찾고 싶대서

 

그때 만난 수녀잖아!

 

힐더가드

 

좀 젊었을 때 모습이네

 

앤서니 소식은
전혀 모른다더니!

 

물어봤지만...

 

생모는 찾을 수 없다고
말했어요

 

어머니가...

 

애를 영원히 버렸다고

 

평생 찾으셨다고요!

 

난 절대 버리지 않았어

 

마이클은 거기 있어요

 

무슨 소리요?

 

마이클 아버지랑
엄청 싸웠죠

 

그쪽은 마이클을
미국에 묻길 원했지만

 

마이클은 늘 그랬죠

 

'고향'에 잠들고 싶다고

 

그래서 로스크레아에
묻었어요

 

'로스크레아 수녀원'

 

시작한 곳으로 돌아왔군

 

그러네요

 

'긴 여행을 끝내려고
출발점으로 돌아오니'

 

'세상이 새롭게 다가온다'

 

멋지다!
기자는 시도 잘 쓰나 봐

 

T.S. 엘리엇 시예요

 

누가 썼으면 어때?
좋으면 그만이지

 

들어갈까요?

 

수녀님들한테
성질 부릴 거 아니지?

 

질문만 한다니까요

 

차는 절대 안 마셔요!

 

- 들어오세요
- 고마워요

 

클레어 수녀님은
곧 오실 겁니다

 

이분들 잘못이 아니야

 

미국 이름이 달라서
몰랐겠지

 

모른 척한 거죠

 

마틴!

 

그럼 미사 때 봐요

 

여긴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막무가내세요

 

여기가 어디라고!

 

힐더가드 수녀님
저 나쁜 놈 아닙니다

 

하나만 묻죠
전 필로미나 친구예요

 

앤서니와 필로미나
다 알았으면서

 

왜 양쪽에 거짓말한 거죠?

 

안 나가면
경비를 부르겠소

 

대답은 듣고 가야죠

 

배워먹지 못한 인간
예의도 없군

 

죽어가는 사람을
기만한 건 예의고요?

 

마지막 순간을
엄마와 보낼 수도 있었는데

 

당신들이 그 상처에
못만 더 박았잖소

 

신경 쓰지 마세요
이런 얘기 들을 필요 없어요

 

- 주님 뜻은 아닐 텐데!
- 뭐라고?

 

한 가지만 말하지

 

난 정결과 순결을
서원했고

 

그걸 평생 지켰소

 

육체의 욕정을
이기고 수행해서

 

주님 가까이 간 겁니다

 

그 여자애들은
다 죄인이었어

 

육체를 더럽혔잖아

 

수녀님, 그만하세요

 

섹스가 더럽나요?

 

다 지난 일
이제 와서 어쩌겠소?

 

맞아요!

 

이젠 되돌릴 수 없죠

 

난 애가 잠든 곳을
찾아온 것뿐입니다

 

- 마틴
- 아직 안 끝났어요

 

위선의 가면부터 벗고
사과하시죠

 

죽어가는 엄마와
애들을 방치했잖아요!

 

고통으로
속죄한 겁니다

 

14살 미혼모도 있었어요!

 

마틴, 그만해!

 

심판은 주님의 몫이니
떠들지 마시오!

 

정말 예수가 있다면
벌떡 일어나 보시죠!

 

그만해!
죄송합니다

 

이렇게 난리 칠 줄
알았으면 혼자 올걸

 

앤서니가 죽어갈 때도
위선을 떨었다고요!

 

다 내가 감당할 일이야

 

뭘 하든
내가 결정해!

 

이렇게 당하고
가만있게요?

 

그냥 덮자고

 

힐더가드 수녀님

 

난 수녀님을...

 

용서합니다

 

그렇게 쉽게!

 

찢긴 가슴 추스르기
쉽지 않았지만

 

누굴 미워하며
살긴 싫거든

 

당신처럼 되기 싫다고

 

당신을 봐

 

화나서 돌겠어요

 

미워하면
나만 망가져

 

수녀님, 내 아들 무덤에
데려가 주실래요?

 

나였다면...

 

절대 용서 못 해요

 

걱정 마요
깽판 안 칩니다

 

뭐 하나 사려고요

 

'두 나라의 아들로 살다가
여기 잠들다'

 

앤서니는 내가 올 줄
알았던 거야

 

이 기사는 안 쓸게요

 

두 분만의 얘기니까요

 

드릴 게 있어요

 

오, 마틴!

 

고마워라

 

나 마음을 정했는데

 

우리 얘기
글로 써줘

 

세상에 알리고 싶어

 

그 책 다 읽었다
'옷감 짜는 아가씨'

 

읽어볼래?

 

무슨 얘긴데요?

 

옷감 짜는 이 아가씨...

 

얼마나 순수하고
예쁜지 몰라

 

순수한 여자 최고죠

 

밤새 옷감을 짜서
옷을 만들었어

 

정말 아름다운
실크 옷이었지

 

주인님 결혼식에
선물하려고 말이야

 

드디어 그 옷을
남자에게 주며 물었지

 

"맘에 드시나요?"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은
내 평생 처음 본다"

 

옷은 쳐다도 안 봤어
아가씨를 보고 한 말이야!

 

백만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사랑이지

 

2009년 마틴은
'잃어버린 아이'를 출판했다

 

아일랜드 입양아 수천 명과
미혼모는 서로를 찾고 있다

 

필로미나는
자녀, 손자들과 살면서

 

아들의 묘지를 늘 찾는다

 

마틴은 작가,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러시아 역사책을 저술했다

 

감독: 스티븐 프리어스

 

원작: 필로미나의 잃어버린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