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xfire.2012.1080p.BluRay.x264-YIFY.mp4

sub2smi: Daaak
20150104 SUN

 

〈폭스파이어〉

 

절대 비밀이라고
그들은 경고했다

 

발설하면 끝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렀으니
말해보겠다

누가 막겠는가?

 

어쨌거나 폭스파이어의
창립 멤버이자

 

공식 기록원이었던 나다

 

우리의 행적을
제대로 기술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뜻이다

 

타자기로 정갈하게
날짜별로 적었다

이 비밀스러운 문서가
역사의 기록으로서

진실을 보존하길 빈다

 

그러니 왜곡과 오해와 거짓은
바로잡을 것이다

 

‘악을 위한 악’이라는 오명은

 

폭스파이어에 따라붙은
꼬리표 중 최악이었다

 

“폭스파이어”

 

매디

매디, 일어나

 

매디, 나야
렉스

 

열거야, 말거야?

 

엄마 잔단 말야
조심해

 

플래츠버그에서
걸어온 건 아니지?

맞아
그게 어때서?

말도 안 돼
백 마일도 넘을 텐데

할머니랑 사느니
천 마일을 걷고 말겠어

성격이 너무 요상해

자꾸 집안일을
가르치려는 거야

설거지, 욕실 청소

이불 개는 법까지
일일이 설명해

 

그러면서 늘 말하지

“얘, 마가렛 왜 옳은 길 놔두고
틀린 길로 가니?”

 

한번은 면전에서
웃으면서

수학 시간에 깨우친
개똥철학을 설파했지

“옳은 길은 하나고
틀린 길은 백만 개라서

세상이 뒤죽박죽인 거예요”

날 빤히 보더라고
한 대 얻어맞은 사람처럼

 

진짜 진짜 고맙다

 

필요하면
우리 집에 계속 있어

 

걱정 마, 매디

 

내일은 아빠 집에 가

자기 딸을
그렇게 버리는 게 어딨냐?

설마 신고는 안 하겠지

 

이불 덮어

 

나 받아 줘서 고마워

사실 이게 맞아

 

한 여자애가
곤경에 빠지면

다른 여자애들이
도와주는 거야

 

너처럼, 토 달지 않고
맞지?

맞아

 

늘 그랬듯
렉스는 말하고 난 들었다

 

넌 내 심장이야

 

아마도 그날 밤
1955년 3월 16일에

폭스파이어가
탄생한 것 같다

적어도 렉스의
마음속에선…

 

그렇지 않을까?

 

처음엔 이름도 없었다

그러다 조금 더 지나
렉스가 생각해낸 게

폭스파이어였다

 

꿈에서 들었다고 했다

 

폭스파이어는
자매애로 하나가 됐고

충성, 신뢰, 사랑으로
똘똘 뭉쳤다

물론 우리는
무법자였기에

 

범죄라 할 만한
일들도 저질렀다

 

대부분 처벌도 없이
묻혔던 건

피해자가 다 남자라서

체면상 덮고
넘어갔기 때문이다

“폭스파이어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제발 그만해

 

- 맘에 들어?
- 안 돼

 

싫어, 싫어

 

그만!

 

- 엄마한테 이를 거야
- 누나가 따라왔잖아

- 누가 오래?
- 웃기고 있어

 

하지 마

 

냄새 끝내준다

 

하지 마

 

- 적당히 좀 해
- 잘났다

- 괜찮아?
- 응

저 쪽으로 가자
안 다쳤어?

 

고마워

 

뭐? 싫어!

- 이거 놔
- 들어가

제발… 안 돼

 

안 돼

 

나오셨네

 

어이, 리타

 

- 어디 가?
- 다시 올 거야

 

이게 몇 개?

 

아빠 눈에 띄기 전에
당장 씻어

안 그래도
피곤하신 분이야

너랑 네 동생들 땜에
등이 휘어

 

여기 봐

 

리타

 

앞에 나와서
풀어 볼까

 

바로 지난주에 배운 거야
지난주 일은 기억하지?

 

네, 선생님

 

다들 조용히 해 줘

그래야
저 친구가 집중해서

칠판 위의 암호를
해독하지 않겠어?

 

혹시…

 

매일 아침 화장할 시간에
공부를 조금만 한다면

 

백치에선 탈출하지 않을까?

 

이건 못 풀면
안 되는 문제야

 

그만하자
더 볼 것도 없네

가서 앉아

 

리타, 우니까 귀엽다

 

끝나고 남는 건
알고 있지?

 

얘들아

 

끝나고 남으랬잖아?

 

그 얘긴 그만해

 

“그 불독 같은 인간
왜 나만 갖고 그래”

니들은 나한테
왜 그러는데?

“내 탓이 아니야”

내 탓이 아니야

아니, 리타
네 탓이기도 해

네가 울수록
버틴저만 신나

 

나도 모르게
울음이 터지는걸

 

마가렛
왜 역겨운 듯이 쳐다봐?

역겨우니까
왜 아무 말 못하고 당해?

- 질질 짜기나 하고
- 난…

난 그런 배짱이 없어

네 몸은
네 스스로 지켜야지

- 왜 이래?
- 어떡할래?

“으슥한 교실에서
나머지 공부나 할까?”

꺼지라고 해, 리타

꺼져

- 꺼지라고 말해
- 어떡할래?

꺼져!

 

잘 들어

 

약하게 보이면
남자들이 함부로 해

 

버틴저한테
뽀뽀나 당하겠지

 

- 비켜, 새끼야
- 왜 성질이야?

 

리타?

 

변태 새끼

 

지옥에나 떨어져

 

“폭스파이어의 복수”

 

“난 수학을 가르치고
여중생을 따먹어요”

 

“내 이름은 버틴저
여중생 맛있져”

 

무슨 짓이야
지우개 내놔

- 받아
- 받아

 

지우개 내놓으라고

 

- 받아
- 받았어

 

그만들 해

앉아, 앉아

 

앉아

 

포기했다

 

무슨 일이죠?

왜들 이래?

 

비니 로퍼, 앉아

 

이제 그만들 해

 

그 자식 얼굴 봤어?
완전 혼이 빠져나갔어

학교에 다시는
얼씬도 못할 거야

너희한테 뭐라고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어

호들갑 떨지 마

네가 안 걸렸음
딴 애가 걸렸을 거야

맞아
우리 모두의 일이야

- 우린 폭스파이어야
- 쉿!

- 왜?
- 작게 말해

- 뭘? 폭스파이어?
- 조용!

퇴학당하고 싶어?

걱정 마
우린 걸릴 일 없어

거들먹거리는
패거리하곤 달라

 

유치하게 떠벌리고
다니지 말고

현명하게
정체를 숨기자고

 

조용히 해

아빠랑 새 애인년이
거실에 있어

- 알았어
- 뒷문으로 가자

 

미안

 

빨리 가자

 

들어가

 

쟤 뭐 해?

촛불 켜잖아

 

예쁘다

 

꼭 교회에 온 것 같다

 

얘들아

 

오늘 여기서 일어난 일
영원히 비밀로 간직해

 

어기면 죽는 거야

 

폭스파이어 자매들에게
충성할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까?

네, 맹세합니다

 

폭스파이어 정신을
따르겠습니까?

 

네, 따르겠습니다

 

무산 계급의
혁명이 임박하고

세상의 종말이 닥치고

죽음의 골짜기 안에서

 

육신과 영혼이
고통을 받아도

배신하지 않겠다고
맹세합니까?

 

네, 맹세합니다

 

렉스

 

나 먼저 할게

 

별로 안 아파
가만히 있어

 

피 좀 그만 흘려

 

다 됐어

 

젠장, 골디
아프잖아

 

예쁘다, 매디

 

렉스, 내 차례야

잘해 봐

 

내가 할게

 

과감하게 해

머리 치워 봐

 

- 안 돼
- 괜찮아, 앉아

- 앉아
- 진짜로 못하겠어

- 내 손 붙잡아
- 알았어

나랑 골디도 했잖아
너도 할 수 있어

 

잘하네

 

- 잘하고 있어
- 피도 별로 안 나

- 다행이네, 봐도 돼?
- 돌아보지 마

알았어

 

다 됐어?

- 렉스

- 됐어

- 정말?
- 응, 됐어

잘 어울려

 

- 안 돼, 안 돼
- 이리 와

 

- 얘들아, 이건 좀…
- 그만해

 

네 차례야, 렉스

안 돼

 

이름이 뭐니?

 

매디…
매들린이요

 

예쁜 이름이구나

 

착한 아이처럼 보인다

 

신부님

 

매디한테
그 얘기 해주세요

 

또 얘기하라고?

해주세요

 

1909년이었어

 

24살의 젊은
신학대생이었던 나는

 

뉴욕에서 열린
사회당 회의에 참석했지

 

수천 명의
남녀가 모였단다

 

내 형제들
내 자매들, 내 동지들

 

난 그들과 함께
인터내셔널가를 불렀어

 

그러자 신께서
모습을 드러내셨다

 

그래, 바로 그 순간
신께서 모습을 보이셨고

난 신으로부터의 해방이
참된 행복임을 깨달았지

 

인류가 다 함께
신께로 승천했다가

 

그 후엔

 

신을 망각하는 거야

 

미안해
자물쇠 바꿔야 하는데

 

몇 년째 못했네

 

월트

 

- 매디
- 큰아빠

 

타자기 버리실 거면
저한테 주실래요?

 

5달러 주면 팔지

큰아빠한텐
쓰레기 아니에요?

쓰레기를 왜 갖겠대?

- 타자 치려고요
- 그럼 5달러 내

버리는 거잖아요

 

5달러에 팔 수 있는데
왜 그냥 버리겠니

 

5달러까진 없는데요

엄마한테 달래

- 안 돼요
- 왜?

아, 맞다

네 엄마는
직장만 다녔다하면

얼마 못가 잘리지?
자신감도 없고…

집에 3달러 있어요
나머진 내일 드릴게요

알았다, 얼른 가서 가져와
깜둥이들이 실어 갈라

너한테 팔게

- 정말요?
- 횡재한 줄 알아

- 알아요, 고맙습니다
- 천만에

 

왔니, 매디

걱정 마
큰아빠가 챙겨 뒀다

안에 갖다 놨어

 

- 가봉 한 번 더 하죠
- 고맙습니다

 

- 타자기 갖고 노니?
- 네

그렇게 좋아?

 

8달러라고 했잖아

 

5달러랬는데요

오해가 있었구나
타자기 가질래, 말래?

 

- 됐어요
- 왜 이래

8달러가 아니라
5달러만 줘도

 

가질 수 있어

 

네가…

 

내 말만 들으면…

 

토요일까지만
보관할 테니까

탐나면 다시 와
8달러야

 

- 큰아빠
- 왔구나

- 돈 가져왔어요
- 그래, 들어가자

 

- 안쪽에서 기다려
- 네

 

내가 말 안 했던가?

공짜로 줄 수도 있어

 

8달러라면서요

그 말도 했지만
다른 말도 했었지

 

- 몇 살이나 먹었냐?
- 먹을 만큼요

그래?
그럼 잘 알겠네?

타자는 잘 치죠

 

자…

 

변죽은 그만 울리자

 

네가 여기 온 이유
피차 잘 알잖아

 

과연 그럴까요?

 

- 들어와
- 들어가

 

더러운 변태 새끼

- 벌써 쫄았냐?
- 무슨 짓이야?

- 닥쳐
- 왜 이래?

자기 조카한테
그게 할 짓이야?

넌 인간도 아냐

무사할 줄 알았어?

 

나가 죽어

 

다신 건들지 마

 

미안하다, 미안해

죽어, 개새끼야

 

- 잘못했어
- 추잡한 돼지

역겨워

 

나 건들지 마

 

이제 그만해
그러다 죽겠어

그만해

 

쓰러진 사람은
치는 거 아니야

 

먹고 떨어져

 

“1955년 7월 20일

 

폭스파이어의
두 번째 승리

 

적, 월트 워츠
메인가 26번지 양복점 주인

 

자신의…

 

조카에게…

 

몇 차례에 걸쳐…

 

부적절한 제안을 함”

뭐 하러 전부 적어?

중요하니까

 

왜 중요해?
누구한테?

우선은 우리한테지

 

우린 다 아는 거잖아

 

잊어버릴지 모르니까
결국 잊게 되겠지

 

모두 적어야 했다

날짜, 장소, 적의 이름
공격하는 이유

예전과 똑같이
전부 기록했다

세심하게 하지 않으면

폭스파이어는
사라질 테니까

얘들아, 경찰 떴다
빨리 튀어

 

“타올라라, 폭스파이어”

 

“폭스파이어의 복수”

 

올드윅 놈들 짓이야

걔들은 그럴 깡도 없어

우리만 보면 이를 갈잖아

- 한판 떠줄 때가 됐군
- 그래

찍소리 못하게 해주자

그 학교 유리창을
아작 내자

저런 거 본적 있는데
종교적인 상징이야

어떤 종교?

그야 나도 모르지

 

저건 그냥 불꽃이야

 

- 경고 아닐까?
- 맞아, 경고야

뭘 경고하는데?

모르지 위험?

불꽃이 타오르잖아

종말을 예고하나?

 

뭐가 됐든 참 예뻐

 

마가렛 사도프스키

 

그린 선생님이
네 등의 문신을 보셨대

 

벽에 있던 낙서의 모양과
아주 흡사하다고 하던데

어떻게 보신 건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안심해
우연히 보신 거야

여자 탈의실 기웃거리세요?

마가렛 사도프스키
학교에서 비밀 조직을

엄격히 단속한다는 건 아니?

그런 규정 알고 있어?

 

저와는 관계없는
규정이에요

 

처음엔 두려움

다음은 존경이지

 

억압된 인간들이 일어나
자신들만의 법을 만든다

모든 혁명은
늘 그런 식이었어

1776년 혁명
1789년 혁명

1848년 혁명
1917년 혁명

그리고 앞으로 있을
모든 혁명이 그럴 거야

 

고맙다

 

저게 보여야
맘이 편해

 

너흰 모를 거야
우리가 1917년에

얼마나 희망에 부풀었는지

 

상상도 못하겠지

 

그 집회와 토론들

 

그 기쁨을…

 

다 옛날 일이야

 

얼마 전만 해도

 

이런 얘기들을
주고받을 수 있었어

만나서
대화할 수 있었다고

 

하지만
요즘 사람들의 관심사는

행복뿐이지

 

오직 행복에
대해서만 떠들어대

 

미국은 행복의 홍수에
빠져 있어

 

행복

 

불행

 

그 의미가 뭘까?

 

단언컨대

행복은 직관적인
삶에서 온다

 

뜨겁게 행동하고
간절히 추구해라

 

팀, 그 애들 또 왔어

 

너희 같은 손님은
필요 없다고 했잖아

보기만 할게요

보는 건 죄가 아니죠

- 이 개 얼마예요?
- 20달러

전부 다 산다면요?

- 너희가 무슨 돈으로…
- 얼마예요?

됐어, 골디
다 사봤자 소용없어

어차피 더 많이 사와서
또 팔 텐데 뭐

당장 안 나가면
경찰 부른다

- 무단 침입으로…
- 이해가 안 되세요?

아저씨 바보예요?

원칙부터 틀렸다는
얘기잖아요

 

나가

 

어서

 

경찰에 신고해?

나가

 

조용 조용
,

나치 같은 인간이야

다들 피켓 들자

 

래나

 

리타, 렉스 얼른 써

 

- 준비됐어?

-

동물들에게 정의를!

행복은 과정이지
목적이 아니야

비록 당시에는
깨닫지 못해도

 

언젠가 마지막
주사위를 던진 후

모든 것이 끝나면

우리는 꿈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이렇게 말할 거야

“그래, 그때는 행복했지”

 

“그래, 다 끝나고 나니
그땐 행복했구나 싶어”

 

난 그때 행복했다

 

손대지 말고
눈으로만 봐, 고맙다

 

얘들아, 시험에 낼 거니까
놀지만 말고 잘 봐 둬

- 됐어요
- 귀찮아요

 

하품만 난다

 

- 매디
- 응?

 

어깨에 그거 뭐야?

- 뭐?
- 문신?

그냥 점이야

 

- 전엔 없었잖아
- 원래부터 있었어

 

나만 의심하는 거 아냐

- 뭐?
- 비밀인 줄 알지?

- 무슨 소린지…
- 다들 알아

- 나도 받아 줘
- 난 모르는 일이야

- 매디, 제발
- 모른다고

그냥 가면 어떡해?

 

쟤가 뭐래?

쓸데없이 남의 일에
관심 갖더라고

 

우리 모임에 받아 달래

 

저런 애는 피곤해

우리보다 예쁘니까
샘내는 거지?

장난해?
쟤 주변엔 남자가 들끓는다고

 

래나, 어때?
너랑 친하잖아

그런 건 왜 물어봐?

 

착한 애야

 

고분고분해서
문제는 안 될 거야

진짜로 받아줄 건 아니지?

 

렉스, 진심이야?

 

래나

 

너네 할머니다

사실은 우리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야
고맙다

- 저 구멍 봐
- 징그러워

너무 섬뜩하게 생겼어

- 내 말이!
- 눈알도 없고

 

얘들아
걜 돕는 건 우리 의무야

딴 애들도 그렇고

나도 너희가 도와줘서
살 수 있었어

몇 명까지 받게?
50명?

출석부도 필요하겠네

빈정대지 마

 

여기선
그 얘기 그만해

 

다 우리 자매잖아
그뿐이야

 

폭스파이어에
충성할 것을 맹세합니까?

네, 맹세합니다

 

폭스파이어 정신을
따르겠습니까?

 

네, 따르겠습니다

목숨도 걸겠습니까?

네, 그러겠습니다

 

얘들아, 정말 고마워

렉스, 래나

 

목숨도 바칠 수 있어

 

마녀 복장이네
멋지다, 맘에 들어

 

현관으로 오렴

 

얘들아
마녀 만나러 가자

 

이게 누구야
무서운 마녀들이네

 

자, 받아

 

이쪽도

 

이쪽도

 

잠깐만

 

들어가자

 

- 아줌마 표정 봤어?
- 파랗게 질렸어

 

이 동네 지긋지긋해

 

동감이야
너무 따분해

떠나고 싶어

 

그럼 좋겠다

얘들아
여기 좀 와 봐

 

진짜 웃겨

 

딱 내 취향이야
정말 예뻐

- 이딴 걸 돈 주고 사?
- 입는 사람이 있다니

신발 좀 봐

 

내 취향은 절대 아냐

 

그만 꿈들 깨
구경하러 왔어?

 

“$$ = 똥 = 죽음”

- 폭스파이어년들아
- 그만 깝쳐라

뒈지기 싫으면
아가리 닥쳐

 

저기 좀 봐라

 

- 어디들 가시나?
- 안녕, 예쁜이?

좋은 아침

바이올렛
잭이랑 놀았다며?

아주 끈적끈적하게

그런 적 없어

- 무슨 말 하는 거야?
- 시침 떼기는

꿈과 현실은
구분하며 사시지

그러지 말고…

싫어, 좀 비켜

그냥 가면 안 되지
보여 줄 거 있다고

이리 와 봐

- 꺼져
- 선수끼리 왜 이래

하나같이 등신 같아

누구더러 등신이래?

이거 놔

놔줘

꺼져, 꺼져

 

꺼져, 꺼져

개자식들

 

비니 로퍼?
너 맞지?

여자 따위한테
칼 맞게 생겼네?

 

골디 말 들었지?
꺼져

전부 다 꺼져

 

마가렛 사도프스키
무슨 짓이야?

당장 칼 내려놔

와서 가져가시죠

붙잡혀 가고 싶어?

잘못은 누가 했는데요

내가 다 봤어

- 경찰에 신고해요
- 저 때문이에요

쟤들이 괴롭혀서
도와준 거예요

이건 중범죄야

 

넌 퇴학이야
너희 다 퇴학이야

 

뛰어, 도망쳐야 돼

 

- 도망쳐야 돼
- 무슨 일인데?

빨리 가
경찰 부른대

비니 로퍼랑 학교에서…

 

잘 보고 다녀

미안해요

- 렉스, 너 짤렸어?
- 우리도 몽땅?

 

- 매디, 빨리 와
- 뛰고 있어

 

뭘 꼬나봐?

 

뭐가 불만인데?

 

- 골디가 사고 쳤다
- 튀어

 

골디, 뛰어

 

- 그 여자 표정 봤어?
- 봤지

 

나랑 같은 생각?

 

뭔데?

 

- 말도 안 돼
- 누가 보면?

 

진심은 아니지?

주인 오잖아

 

미쳤어?

 

- 좋아, 출발해
- 엄마야

달려, 달려

 

안녕

 

신고하면 어쩌려고?

 

꼴좋다

조심해, 렉스

 

미쳤어?
같이 죽자는 거야?

리타, 닥쳐
안 죽일 테니까 걱정 마

 

괜찮아

 

젠장

 

너 미친 거지?

 

- 따라잡히겠어
- 맘대론 안 될걸?

시궁창아, 잘 있거라

- 총만 있으면 딱인데
- 타이어를 쏘는 거지

렉스, 다 따라붙었어

 

젠장

 

렉스, 조심해

 

아무도 안 죽었지?

 

다친 사람 없니?

 

에이블 사도프스키 씨를
증인석에 모시겠습니다

 

따님과의 관계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솔직히 말해서

 

더는 자신 없습니다

 

통제가 안 돼서요

 

요즘 애들 아시잖아요
엄마 없이 키웠거든요

 

애 엄마 죽고 나서
제가 재혼을 했더라면

지금 같진 않을 겁니다

 

덜 비뚤어졌겠죠

 

비뚤어져?

 

무슨 소리야?

 

우리 사이가 안 좋은 건
맞지만, 비뚤어졌다니

 

사실이 아니잖아

 

나에 대해 알긴 해?

 

차려입고 와서
뭐 하는 거야?

술꾼인 거 다 아는데

날 배신하러 왔어
낯선 사람들 앞에서…

사도프스키 양

 

사도프스키 씨
따님은…

 

성적으로 문란합니까?

 

그러니까 남자애들과
어울리나요?

 

약물에 손대지는 않는지
아시는 거 있으세요?

 

충분한 대답입니다

 

고맙습니다

 

래나 맥과이어,
바이올렛 칸

리타 오헤이건,
매들린 워츠는

보호관찰
5개월에 처한다

 

바버라 사이프리드는

중절도 행위에
직접 가담했지만

보호관찰
12개월만 선고한다

 

마가렛 사도프스키의
기소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절도, 무면허운전
경찰 명령에 불응

고의적 기물파손
풍기문란 행위

불법무기 소지

흉기를 이용한 중범죄 시도
상습적 무단결석

 

이상의 내용을 근거로
사도프스키 양을

레드 뱅크 주립 교도소에
최하 5개월 수감시킨다

 

최하 5개월이면
최고는요?

 

너 하기에 달렸지

부정기형은 18살까지
있을 수도 있단 얘기죠

 

그럼 3년이에요

성인 무장 강도도
이것보단 형량이 약해요

헌법에 위배되는 것
아닌가요?

미성년자는
인간도 아닌가 보죠?

너랑 법을 논하자는
자리가 아니야

 

제 관할 법원도
아닐 텐데요

 

그래?
그랬던가?

다음 사건

 

“폭스파이어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천하무적인 줄 알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우리가 경멸하고
깔봤던 이들이

우리에게서
렉스를 빼앗아가며

 

복수를 해왔다

 

지금까지도 궁금한 게 있다

사회는 소녀 하나를
왜 그리 겁냈을까?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죄밖에 없는데

 

뭐가 그리 위협적이었을까?

 

물론 렉스가 없으니
우리도 맥이 풀렸다

활력이 바닥난 듯 했다

 

보호관찰과
미성년자란 이유로

면회도 못 갔다

그게 가장 잔인했다

 

307호 다 끝냈어?

- 응, 다 했어
- 그래

 

- 내일 보자
- 잘 가

너도

 

렉스가 없던
몇 개월간

폭스파이어의 활동도
중단됐기 때문에

내 타자기도 작동을 멈췄다

 

안녕, 엄마

 

매디

 

미안한데 공과금 내게
15달러만 줄래?

응, 준다고 했잖아

 

- 여기 있어
- 정말 고맙다

 

고마워

 

“난 잘 지내
친구도 사귀었고

작문 수업도 듣고
미용 기술 같은 것도 배워

지낼 만해
음식도 괜찮은데

하도 할 일이 많아서
늘 배고파

너희들 모두 보고 싶다
렉스가”

 

그게 다야?

 

이게 무슨 편지야?

이건… 헛소리야
렉스답지 않아

검열 때문에
쓰고 싶은 말 못쓴 거야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기다려요

- 감사합니다
- 가시죠

 

예수 품에 안기어서

참된 위로 받겠네

 

죄 짐 맡은 우리 구주

어찌 좋은 친군지

 

걱정 근심 무거운 짐

우리 주께 맡기세

 

주께 고함 없는 고로

복을 얻지 못하네

 

사람들이 어찌하여

아뢸 줄을 모를까

 

실례

 

난 메리앤 켈로그야
네 후견인이 되고 싶어

응, 그래

 

이름이 뭐야?

 

마가렛

 

마가렛, 반갑다

 

- 앉을까?
- 응

 

조금 어색하겠지만

 

우린 그냥
얘기 나누러 왔어

 

고마워
핫초콜릿 줄까?

 

그럼 고맙지

 

냄새 좋다

 

책 좋아하니?

 

- 응
- 어떤 거 읽어?

 

만화나 잡지 같은 거

아니, 책 말야

 

책도 보지
여기 도서관 있어

잘됐다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가져왔어

 

고마워
정말 친절하네

 

아끼는 책이야
‘작은 아씨들’이라고

네 자매의 이야기지
엄마 랑만 사는데

아빠는 남북전쟁에
나가셨거든

성탄절에서 다음 성탄절까지
1년간을 그렸어

 

그들이 겪는
희로애락을 담았지

 

걱정 마
꼭 읽을게

 

네 얘기를 해 보자

 

나?

그래, 너

 

여기서 나가면
뭘 할 생각이야?

 

글쎄, 생각은
많이 하는데

 

아직 모르겠어

 

분명한 건

남한테 휘둘리진
않겠다는 거야

 

훌륭한 결심이네

 

그놈이 한 짓은…

 

쓰레기 짓이야
인간 말종 짓이지

 

임신 7개월인 나를
버리고 가다니

 

그게 할 짓이니?

근데 떠난 이유는 알아

 

자기를 믿었던 두 사람한테
몹쓸 짓한 게

부끄러웠던 거야

 

자기 딸하고 나지

오늘처럼 기쁜 날에
청승맞게 왜 저래?

봐, 렉스 말대로
정말 돼지코야

 

저기 나온다

드디어 보네

 

렉스, 세상에

 

춤추자

 

들어와

 

- 렉스, 같이 춰
- 그래

- 같이 추자
- 이리 와

얼른 와

 

몸 좀 풀까?

 

렉스, 손님이 왔네

 

- 메리골드, 정말 잘 왔어
- 반가워

얘들아

 

뎀프스터 자매야
얘는 메리골드고…

- 이름이?
- 태마

태마, 얘들도
로어타운 출신이야

 

메리골드랑은
교도소에서 만났어

지옥 같았어, 그치?

 

넌 언제 출소했어?

 

한 달 전쯤

 

홀가분하겠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아

 

매일매일 신께 감사해

 

너희도 춤춰야지?

 

가자
보여 줄 거 있어

 

야경 멋지다

 

두려움에 떤 적도 있어

 

폭스파이어도
한때의 꿈같았지

 

누가 이랬어?

 

별거 아냐
가끔 눈물만 좀 나와

 

어떤 여자가 이랬어
엄지손가락으로 찔렀지

 

테리오 신부님은
우리가 분열하는 게

사회 탓이라고 했어

 

자신을 팔아야 하는
자본주의 사회니까

 

근데 그게 다가 아냐

내 눈을 찌른
여자만 해도 그래

 

남자는 우리의 적이야

근데 여자도
적이 될 수 있어

 

자매가 돼야 하는데
오히려 피를 빨아먹어

 

이유도 없이
서로를 증오하지

그냥 싫어하는 거야

 

실망스러워

 

네가 없는
5개월 동안 우린…

사는 게 아니었어

 

만나지도 못했어
만나면 네 생각만 나고

네가 겪고 있을
끔찍한 일들만 떠올랐으니까

그래도 나는
꿈쩍도 안 했어

 

내가 몇 수 위거든

 

때가 되자
탈출해서

 

매가 됐지

 

“집 팝니다”

 

세워주세요

 

어디 가는데?

 

렉스

안 기다려 줄 거야

 

“집 팝니다”

 

잡초 조심하세요

맙소사

청소할 건 좀 많겠지만

 

다른 하자는 없습니다

 

- 저것 봐
- 언제 다 치워?

같이 하면 돼

 

엄청 크네

 

우리 집 되는 거야?

냄새가…

- 청소만 하면…
- 해 주시나요?

 

진짜 예쁘다

 

여기 정말 예뻐

맘에 든다

 

돼지우리 같아

전 세입자가
집세 밀리고 야반도주해서

이렇게 방치된 겁니다

대신 조건이 좋죠
월 45달러예요

사려면 얼마죠?

 

3200달러
흥정도 가능해

 

세상에, 계약하자

 

2층도 보실까요?
이쪽입니다

 

너무 성급하게
결정하지는 마

 

느낌이 와요
이 집이구나 싶어요

충동적으로 하면 안 돼
너무 조급해

그만해요, 아줌마

서명할 사람이 난데
의견도 말 못해?

 

집을 관리해 본
경험은 있어?

매달 월세는 내 봤고?

수도, 배관, 전기
쓰레기 처리는?

겨울엔 어쩔래?
춥고 눈보라라도 치면?

우리가 알아서 해요
같이 하면 된다고요

 

쥐뿔도 모르면서

 

집은 말야…

월세 집이라도
결혼이랑 똑같아

 

좋아서 들어가도
갑자기 나오고 싶어지지

 

걱정해 주는 건
고마운데요

오랫동안
생각했던 거예요

 

그러셔?
언제부터 생각했는데?

평생이요, 됐어요?

 

3개월 선불이에요

 

- 집이 생겼어
- 신난다

 

아저씨 놀란 거 봐

 

고마워

 

내가 아주 어린
소녀였을 때

엄마한테 물었어요
난 커서 뭐가 될까요

예뻐질 순 있을까요
부자가 될까요

엄마는 내게 이렇게 말했죠

케 세라 세라

무엇이든
될 대로 되는 거란다

미래는 눈으로
볼 수 있는 게 아니란다

케 세라 세라

 

무엇이든
될 대로 되는 거란다

 

어디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됐을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도

 

정확한 지점은 찾기 어렵다

“그래, 바로 여기야”
이러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해 봄

어느 해보다
태양이 찬란하던 그때

 

폭스파이어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 건 분명하다

여기 해먼드 남쪽 3마일
올드윅 로드의 농가에서

 

낡은 지붕널은 기울었고
판자벽은 너덜너덜했다

 

하지만
우리에게 이 집은

파도를 헤쳐 나가는
장엄한 난파선 같았다

 

무엇보다, 렉스가
마련해 준 집이었다

이 집은, 렉스에 따르면
모든 여자들의 쉼터였다

 

고통 받는 모든
자매들의 안식처

 

얘들아

 

우리 이달 말까지
12달러로 버텨야 돼

말일까지
쫄쫄 굶겠네

오버하지 마, 리타

이거면 아침 정도는
먹을 수 있어

 

이게 뭔데?

 

- 렉스

- 세상에

어디서 난거야?

알 거 없어

일일이 설명하지 말고
여유 되면 내놓자고

난 얼마 못 내
집안일 많이 할게

돈 못 내놔도 상관없어

이런 거금은 처음 본다

래나, 얼마야?

 

120달러 56센트

 

대단하다

- 파티나 하자
- 그래

굶을 필요 없겠네

 

그만해
내일 해도 되잖아

쓸 게 너무 많아
지금 안 하면 밀릴 거야

 

뭐라고 했어?

아냐

 

무슨 소리 들렸는데

아무 말 안 했어
얼른 잠이나 자

얘들아, 그만 자자

 

알았어

 

옆방은 너무 외로워

 

어이가 없다

이 집에 방이 몇 갠데
굳이 이 방이야?

매디, 첫날이잖아
같이 자자

리타, 제발…

 

안녕, 매디

 

비켜주세요

 

내 자리는 없잖아

- 옆으로 가
- 훨씬 낫다

여기서 자야지

 

- 잘 자, 얘들아
- 잘 자

잘 자, 리타

 

- 헤드라이트 좀 봐
- 멋지다

시트도 진짜 좋아

 

이런 식으론
장사 안 해

시간 낭비 안 시킬게요

- 아저씨
- 응?

이 차 좋네요
얼마예요?

나도 좋아하는 차야
너희는 비싸서 못 사

얘들아
이 차는 어때?

 

- 예쁘지 않아?
- 이거 사게?

렉스…

 

어제 4백이라고 했죠?

4백? 그런 헛소리한
기억은 없는데

취하셨었나?

취했어도
그런 헛소린 안 해

이건 8백짜리야
4백이 아니라

왜들 저러지?

리타, 왜 저래?

- 흥정 중이야
- 정말?

승부는 결정 났네

 

그럼 5백은요?

 

뭐…

널 봐서
특별히 주마

- 네가 이겼어
- 고마워요

 

- 5백에 낙찰
- 내 말대로 됐죠?

 

이제 우리 차야
신나지?

리타, 래나?

 

얘들아
그 원수 같은 놈들이야

 

뜨뜻해서 맛대가리 없어
냉장고가 필요해

필요한 거야 많지

새 커튼도 필요하고
카펫, 깔개…

음식도 필요해

- 엄청 많이
- 응

- 스테이크 땡겨
- 감자도

 

우리 애마에
기름도 넣어야지

 

내가 훔쳐 올까?

 

- 역겨워
- 토 나와

제일 중요한 걸
빼먹었잖아?

그게 뭔데?

맥주랑 담배

- 대마초는?
- 그것도 추가해

 

맞아, 대마초

다 좋은데
예산에 맞추려면 엄청 빠듯해

- 제발 좀…
- 또 시작이네

내 말은
여기서 버티려면

좀 더 계획적으로…

우리가 버티려고 왔어?
살려고 온 거잖아

폭스파이어가
그 정도도 못 누려?

내 말이!

 

이리 줘

 

- 빨리 좀 줘
- 알았어

 

- 옆으로 돌려
- 시끄러워

그쪽으로 끼우면
안 맞는다고

거봐

 

맞지?

 

폭스파이어에
충성할 것을 맹세합니까?

네, 맹세합니다

폭스파이어 정신을
따르겠습니까?

네, 따르겠습니다

목숨도 걸겠습니까?

네, 그러겠습니다

 

애그네스
너도 폭스파이어야

 

집안일은 돕는 게
좋을 거야

빨리 친해지는
길이기도 하고

걱정 마
집안일엔 전문가야

결혼 후에 빨래
요리, 청소 다 했어

밉상 남편뿐 아니라
시동생들 것까지

 

래나한테 여기 운영비
얘기는 들었지?

그것도 문제없어

많이는 못 벌지만
공유할게

 

창문은 어떻게 됐어?

나무로 대충 때웠지
더 좋은 방법 있어?

신입 회원 환영식에서
툴툴거려야겠어?

네가 물어봤잖아

근데 우리 때는

 

환영식도 훨씬
그럴듯했어

 

일찍 일 나가는 사람
배려 좀 하지

 

엄마 배고파요
엄마 배고파요

배고파 죽겠어요

젖 좀 주세요
젖 좀 주세요

 

그래야 아기가 안 울죠

 

이게 첫 3달?

겨우 적자만 면했어

집에 들어가는 돈은
거의 없는데도

 

간신히 버티고 있어

 

집세 제외하면
가장 큰 지출이 식대야

 

젠장

 

미안해

 

신입이 들어오는데도
적자란 말이야?

수입이 너무 적으니까

두 명만 직장에 다녀
애그네스까지 셋이고

그렇다고 돈 버는 애들만
받을 순 없어

누가 그러래?

 

말만 안 했지

애그네스가 돈 번다니까
태도가 바뀌던걸?

못 느꼈나 봐?

 

그만 자고 일어나

- 일어나, 매디
- 알았어

 

바이올렛, 일어나

모두들 일어나

 

돈, 돈, 돈

 

하도 ‘돈 돈’ 거려서
머리에 종이 울려

땡땡땡!

 

다들 일어나

골디

 

머리에 쥐나겠다고

마샤, 일어나

 

못 들었어?
래나, 일어나

 

이러려고 모인 거야?

 

다 함께 머리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야지

둘러앉아 버터가 없네
창문이 깨졌네…

 

불평만 하면
저절로 답이 나와?

 

렉스, 진정하고…

네 성화 땜에
나까지 불안해

 

걱정만 하면 뭐 해?
숨이 막혀 미칠 것 같아

 

너희도 발언을 해

 

자기 의견을 가지라고

 

우리 더 이상
혼날까 봐 벌벌 떠는

불쌍한 여자들은
되지 말자

 

우린 뭐든 할 수 있어

폭스파이어는
타오를 거야

 

돈 있는 곳을
공략해야 돼

남자들의 주머니지

 

그 돈은 우리 거야

 

너무 진한가?
색깔 어때?

가장자리에
조금 더 발라 봐

 

보자…
약간 짝짝이야

이쪽에 더 칠할게

그래

 

완벽해

 

- 앉아도 될까?
- 그러세요

 

고마워

 

- 제리라고 해
- 에밀리예요

 

정말 친절하세요

별말씀을, 아가씨가
밤에 혼자 다니면 쓰나

- 내 차는 저기 있어
- 잘됐다

 

전혀 귀찮지 않아

폐 끼치긴 싫은데

- 어차피 가는 길이야
- 네

 

- 저 차야
- 네

 

아저씨, 무슨 짓이야?

 

잠깐만, 왜들 이래?

웃을 때가 아닐 텐데?

아무 짓도 안 하고
얘기만 했어

직접 물어봐

얘기를 손으로 해요?

젊은 여자랑 노는 거
부인도 알아?

지갑 가져가
가진 거 전부야

시계도 줘

 

- 반지도
- 그래

 

- 고마워요
- 받아

 

부인께나
잘 둘러대시지

 

안녕

 

얼른 타

 

대단하다, 리타

 

대성공이야

식당에 앉아 있는데
그 아저씨가 들어왔어

눈이 마주치니까
다가오더라고

 

어찌나 벌벌 떨던지
바지에 싸겠더라

나도 따라갈걸

나중에 같이 가

겁 안 났어?

착한 아저씨였는걸
생긴 것도 괜찮았고

 

한심한 년
남자라면 환장하지

난 누가 껄떡대면
아구창 날릴 건데

사서 걱정한다
널 보면 남자가 도망가

그러라지
남자 필요 없어

 

넌 미끼로 쓰일 일
절대 없어

미끼보단
바늘을 택하겠어

그만 좀 싸워라

축하 파티 해야지

리타를 위하여

 

리타를 위하여

 

“반대”

 

“반대”

 

찬성 3표

 

반대 8표

 

다들 위선자들이었어

 

메리골드가
흑인이라 그러지?

 

렉스, 그런 거 아냐

 

흑인인 건
문제가 안 돼

그럼 뭐가 문젠데?

네 친구란 이유만으로
우리가 뽑아 줘야 돼?

폭스파이어
정신에 어긋나

너 웃긴다, 비비

한 달 된 신입이
뭘 안다고 큰소리야?

폭스파이어의 불꽃을
지키고 싶어?

- 하얗고 순결하게?
- 닥쳐, 렉스

깜둥이랑 가족처럼
지내는 게 말이 돼?

적당히 해라, 골디

 

정말 역겨워

 

네가 고매한
백인인 것 같지?

그래서 유색인종보다
우월한 것 같지?

그래
그게 솔직한 심정이야

꺼져, 사도프스키

 

너나 꺼져

 

가자
데려다 줄게

 

“윈드워드 저택”

 

내가 나갈게요

 

와줘서 기뻐

 

‘윈드워드’가 무슨 뜻이야?

 

오래된 얘기야
들어와

 

‘윈드워드’는
아빠네 가족이 소유했던

스코틀랜드의
옛 성 이름인데…

 

들어가

 

들어가

 

이 집과 어울리는
이름 같더라고

겨울 되면
바람이 얼음처럼 차갑거든

 

들어가자

 

거실로 가자

 

앉아

 

마가렛

- 켈로그 부인
- 반갑다

편하게 앉으려무나

 

장래 계획이
뚜렷하다며?

방금 왔는데
숨 좀 돌리고요

 

비서 학교에 갈까 해요

돈 모이면 바로요

 

지금은 뭘 하니?

 

‘크레스기’ 점원이에요

‘크레스기’ 좋지
우리도 단골이야

안 그러니?

 

전 메인가가 아니라
로어타운 지점에 있어요

 

마가렛, 너만 좋다면
위트니와 내가…

위트니는 아빠야

 

남편과 내가
네 학비를 대고 싶구나

 

비서 학교라니
잘 생각했다

이 근처에
좋은 학교도 있어

남편이 거기 출신들
많이 고용했지

비서, 문서 정리원 속기사
또 뭐더라…

부기?

 

네 장래를 위해서
좋은 기회가 될 거야

 

그냥 받는 건 그렇고…

 

빌려 주세요

 

미안해

스위치가 어딨지?

 

들어가

 

예뻐요

 

맘에 들어?

 

베로니카
넌 여신이야

 

- 누구예요?
- 샴페인 주문했어

미쳤어요?
이미 취했는데

여기 있을 거야?

- 안 돼요?
- 안 되지

아무래도…
화장실에 숨어

 

구두

 

지금 나갑니다

 

- 안녕하세요
- 네

 

뭘 하고 있는 거야?

 

기다려 봐
서로 믿어 줄 수 없어?

바이올렛이니까 그러지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자칭 영화배우잖아

닥쳐
때 되면 나오겠지

 

베로니카

 

괜찮은 거야?

 

저 겨우 15살이에요
그냥 보내 주세요

그래, 이해해
안 건드릴게

아침에 가출했어요

아빠는 육군 대령인데
절 찾고 있을 거예요

그냥 보내 주세요

건드릴 생각
없었던 거 알지?

털끝 하나
건드릴 마음 없었어

제발…
나도 딸이 있어

너만 한 딸이 있어

 

보내 주세요

 

나왔네

 

얼마야?

 

정확히 136달러

 

안에서 뭐 한 거야?
1시간 넘게 기다렸어

 

수법을 살짝 바꿨지

- 그러셔?
- 응

 

잘했어, 바이올렛

 

- 피스타치오
- 고마워요

고마워요

 

조심해

 

맛있다

- 초콜릿
- 고마워요, 잔돈이요

- 감사합니다
- 고마워요

좋은 하루요

잘 가요

 

- 쟤 귀엽지?
- 나쁘지 않네

 

가서 앉자

 

초콜릿 너무 좋아

 

이런 게 사는 맛이지

 

안 그래?

 

렉스

 

뛰어, 렉스, 빨리

 

잘했어

 

터치다운

 

매디는 괜찮긴 한데…
우리끼리 얘기지만

겁이 많아 보여

걔도 마음만 먹으면
뭐든 다 해

안 예쁜 게
문제 아닐까?

- 누가 누구더러?
- 무슨 소리야?

매디나 나나 비슷한데
난 잘만 하고 있잖아

 

생긴 건 그렇지만

매력이 좀 떨어진 달까

 

네가 남자한테
인기 없는 걸

매디한테 풀면 어떡해

아냐, 모르겠어?
걘 좀 미심쩍다고

쓸데없는 소리 그만둬

 

난 골디 말에 동의해

 

사실…
매디는 못 믿겠어

나도 걔 안 믿어
우리 과가 아니거든

 

처음이라 힘들 거야

- 겁먹지 마 -
겁 안 먹는다니까

 

패기 맘에 든다

잘 들어

목표를 잘 골라
얼빵한 놈 피하고

어떤 옷 입었는지
말투가 어떤지…

 

쟤 어디 가?

멍청한 년
뭔 사고를 치려고

 

놔둬 봐
괜찮을 거야

 

죄송해요

 

고마워요

뭔 짓이야?

 

뭐 하는 거야?

 

과감한데?

 

밤새도록 버스만 쫓아?

그만 좀 투덜거려

 

어디서 내려?

 

콜튼이요
아저씨는요?

강 반대편
단골 식당에 가

그래요?

스테이크가 최고지
생각 있어?

 

마침 배가 고프고
스테이크도 좋아해요

잘됐네

 

난 칙이야
이름이?

- 마그렛
- 마그렛

 

이런 미녀와
저녁을 먹게 돼서 영광이야

 

친절하시네요

 

마음에 들 거야

어머니랑도 오는데
좋아하셔

- 효자시네요
- 응

- 이쪽이 빨라
- 네

지름길이야

 

내가 장담할게, 마그렛

 

몇 년 후면
정말 예뻐질 거야

왜 몇 년 후죠?

 

지금은 좀 어리잖아?

 

부모님은 아시니?

 

괜찮아
거의 다 왔어

 

겁내지 마

 

내숭 떨 거 없지 않나?

 

- 가출한 거잖아?
- 아뇨

남자 꼬시러 나온
가출 소녀잖아

아니에요

 

울지 마

 

괜찮아

 

불장난이
위험한 거 몰랐어?

 

이 걸레…

 

위험한 거 알았잖아?

 

안 돼, 안 돼!

 

원하는 게 이거야?
아프게 해 줘?

 

제발…

 

목을 그어 줄까?

 

- 엄마…
- 목보다는…

아래쪽이 좋겠지

엄마!

 

걸레 같은 게

안 돼, 안 돼!

 

매디

 

괜찮아

 

머리가 그렇게 안 돌아?

이런 델 왜 끌려와?

우리 안 왔으면
어쩔 뻔했어?

이게 무슨 민폐냐고

- 골디, 그만해
- 이래서 네가 싫어

 

얼마나 무서웠는데

 

죽을 수도 있었어

응, 알아

 

우리 왜 이렇게 됐지?

 

뭔가 변했어

 

메이슨, 에단 삼촌

마틸다 고모 부부

고모랑 할머니

 

위트니 켈로그 2세
우리 아빠

 

미남이지?

 

 

엄마는 이 사진에서
아빠 영혼이 보인대

 

너희 아빠는?
들은 적이 없어?

 

전사하신 거지?

 

아마도
시신은 못 찾았어

 

힘들겠다

 

예수님이 믿음을
시험하시는 거야

힘들지 않아

그분이 계시는 한
견딜 수 있어

 

예쁘다

 

일요일에 우리랑 같이
교회 안 갈래?

아빠도 반기실 거야

이번 일요일?

 

플래츠버그의
할머니 댁에 가야 돼

- 다음 주 일요일은?
- 생각해 볼게

 

거긴 아빠 서재야
잠겨 있어

 

잠겼어

 

부모님 침실이야
사적인 공간이지

자기 부모님 침실에도
못 들어간다고?

우린 서로
사생활 존중해 줘

- 지금 안 계시잖아
- 그렇긴 한데…

뭐 하는 거야?

 

마가렛
손대지 않는 게…

엄마가…
아마 굉장히 비싼 거라서…

엄마가 뭐?
안 계시잖아

 

마가렛, 마가렛
정말로…

 

이제 그만…
정말 비싼 거야

 

어때?

 

- 들고 있어
- 뭐?

 

아빠가 잡으러 간다

 

조심해

 

아빠가 잡으러 간다

 

어딜 도망가려고?

 

어딜 가려고?

 

아빠가 잡으러 간댔지

 

이 시기부터는
기억이 뒤죽박죽이다

 

메모는 낙서 수준이고

자포자기 상태로 쓴
단상들만 나열돼 있다

 

렉스가 호신용이라며
권총을 구해 왔다

제2의 버스남 사건을
막자는 명목이었지만

 

다른 속셈이 있는 게
느껴졌다

 

이때의 렉스는
밤하늘의 유성 같았고

우린 혜성에서 떨어진
티끌 같았다

 

목적지는 그 애만 알았고
우린 따랐다

 

그 애가 뭘 궁리하는진
아무도 몰랐다

 

못하겠어
총은 너무 무서워

너 먼저 해
난 다음에 할래

 

별로 안 어려워

 

몇몇은 이 무모한
여정을 즐겼지만

 

난 관여하지 않았다

자의에 의해서든
애들의 눈총 때문이든

 

사실 왠지 모를
두려움이 컸다

 

우린 미술관에
가고 싶었는데

남편이 고집 부려서

스타인웨이 박물관이랑
역사박물관만 다녔어요

 

3일간 피아노
구경만 했다니까요

- 제가 받을게요
- 고맙구나

 

메리앤입니다

 

전화해줘서 기뻐

사실 겁났어
연락 안 할까봐

 

아냐, 괜찮아
다 잊었어

 

그건 걱정 마

내가 다 치워서
눈치 못 채셨어

 

끝난 일이야

 

초대는 안 잊었지?

 

응, 교회

 

아빠가 좋아하실 거야

 

메리앤
나도 영광이야

 

여러모로 고마워

 

근데, 부탁 하나
해도 될까?

 

친구 한 명 데려갈게

 

슬프고 외로운 애야

작년에 암으로
엄마를 잃었어

 

좋은 애니까
실망 안 할 거야

 

다음 일요일에 봐

안녕

 

메리앤은
저 끝자리에 앉으렴

- 좀 길지 않던가요?
- 아닙니다

친절하시군요

베로니카는
내 옆자리에 앉거라

 

데이비스는 끝자리에
클레어는 그 옆에 앉고

신부님은
맞게 찾아가셨네요

감사합니다

다들 앉으시죠

 

감사합니다

 

데이비스, 클레어, 수잔

메리앤의 친구들인
멋진 두 아가씨를 소개하죠

이쪽은 베로니카
이쪽은 마가렛

- 반가워요
- 반갑습니다

 

누구는 최고가 되고
누구는…

남겨도 상관없어

 

나도 반만 먹었잖아

누구는 최고가 될 때
왜 누구는 못 하거나

안 하는지
이해가 안 돼요

 

안 그러니?

 

그러게 말이에요

 

너희는 장래 계획이
어떻게 되니?

 

저는 부기 공부 마치면

미용실을 열고 싶어요

 

독립을 하는 게
성공의 열쇠 같아서요

 

베로니카는
뭘 하고 싶지?

 

마가렛이랑 일할래요

미용실 직원이 되면
광고 효과는 최고겠구나

 

그때까진
일할 곳이 필요해요

점원, 사무원
다 좋아요

그치, 마가렛?

네, 어떤 일이든요

 

간절히 원하고

 

자신과 신을 믿는 사람은
목적을 이루게 마련이지

- 하늘은 스스로…
- 돕는 자를 돕는다

 

너희 맘에 든다

 

불평을 안 해
품격이 있어

우리 사회엔
품격이 실종됐거든

징징거림만 있어
다들 권리만 주장해

‘복지’라는
거지병 때문이지

빨갱이의 사주를 받은
노조들이

병가를 요구한다고

 

아프다고 돈을 달래
말이 됩니까?

 

술 취해 다쳐 놓고
돈을 달래

우리 피를 빨아먹으려는
수작이지

문제의 근원은
빨갱이 놈들이야

어느 샌가 빨갱이병이
세상에 퍼져서

사회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고

암적인 존재지

 

또 시작하셨네

아니라곤 말 못하죠

 

- 케이크 자를까?
- 응

- 알겠어
- 좋은 생각이야

 

베로니카

- 네?
- 타자 치니?

그럼요
그치, 마가렛?

내 사무실에 속기사가
한두 명 필요해서 말야

 

켈로그 씨
정말 감사해요

다 메리앤 덕분이지
우릴 연결해 줬으니까

아직 확정된 건 없지만
되도록 빨리 연락하마

 

- 초대 감사합니다
- 천만에

만나서 반가웠다

 

착한 애들이야

 

좋은 분이네

 

오늘 즐거웠어
안 그래?

 

다들 좋은 분들 같고

 

메리앤이랑
켈로그 부인도

되게 잘해 주더라

닥쳐

 

백만 달러야, 매디

그거면 빚도 다 갚고
평생 먹고 살 수 있어

마지막 한탕이고
준비도 끝났다고

지금 너만 반대해

- 렉스…
- 투표로 결정했어

영 찜찜해서 그래

총은 왜 가져와서…

 

누가 너한테 총 쏘래?

 

넌 작전만 같이 짜면 돼

 

그럴싸한 협박장부터
한 장 써줘

미리 몇 장
더 써두는 게 낫겠다

막판에 당황해서
개판 치지 않게

 

협박장을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야

 

거짓말하지 마

 

이제 나 필요 없잖아

 

아니라니까

잡아떼도 소용없어
둘이 극장 갔잖아

극장 뒤 모퉁이에
있는 것도 봤어

얼굴을 파묻고
키스하더군

 

무슨 소리야?

콜리스
콜리스 코너스

학교 앞
아이스크림 가게 점원

그 귀여운 검정 머리?

아, 목소리도
감미로운 그 남자?

그만해, 얘들아
아무 사이도 아니야

아무 사이 아닌데

몇 번이나
극장에 같이 가?

야, 비비
너 되게 치사하다?

꺼져

 

사실이야, 리타?

 

뭐?

 

사실이냐고

 

그래
데이트 세 번 했는데

별일 없었어
착한 남자야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닐 텐데?

 

미안해
다시는 안 그럴게

진짜 맹세해, 렉스

앞으로 조심해
쫓겨나는 수가 있으니까

 

그만해, 비비

누가 누굴 가르쳐?

말이 이상하다?

비비도 우리랑 똑같이
발언권 있어

동등한 거 아니었어?

애그네스, 패티, 지니
토이, 우린 신입이지만

똑같이 맹세했어

 

고참이면 다야?

규칙을 만들고
설명만 하면 끝나?

 

훨씬 열심히 지키는 건
신입들이야

그래서 새로운 피가
필요한 거라고

 

난 너희를 위해서
목숨도 바칠 수 있어

 

지금은 더 철저히
규칙을 지켜야 돼

 

아주 위험한 일을
앞두고 있으니까

 

신뢰가 생명이야

 

서로 믿지 못하면
엉망진창이 돼 버릴 거야

 

그러니까
이제부턴 거짓말도

비밀도
규칙위반도 안 돼

 

예외는 없어

 

여기 모인 이상
똑같은 폭스파이어니까

 

그뿐이야

 

알았어

 

정 폭스파이어를
떠나고 싶다면

 

그렇게 해

 

난 딴 애들이랑
하면 되니까

 

근데…

 

난 어디로 가지?

 

“1956년 9월 13일”

“오늘 아침
그 집에서 나왔다”

 

끝이 다가오니
계속하기가 힘들다

끝이라서가 아니다

렉스를 잃기
직전이라서도 아니다

폭스파이어에 대한
신성한 맹세를 어겨서다

난 협조를 거부했다

 

충성심과 신의가
가장 필요한 순간에

약속을 깼던 것이다

그 집을 떠나야 했다

 

딴 애들은
해명을 원했지만

렉스가 미리 손을 써
그 절차는 면했다

그랬으면, 재판 받는
분위기로 흘렀겠지

 

얼마나 비참했을까?

 

침울함과 후회 속에서
렉스는 날 보내 줬고

계획을 발설하지 말란
당부를 했다

 

내 기억 속에서
리타는 나보다 먼저 나갔는데

 

메모를 보니
날 배웅한 걸로 돼 있다

 

기억에 없다니 재밌다

보고 싶을 거야

 

리타는 1주일 후
거의 만장일치로 쫓겨났다

콜리스 코너스와
헤어지지 않아서다

 

둘은 진지한 관계였다

 

내 메모는 여기까지다

이후의 이야기는
수년 뒤에나 알게 됐다

 

“현지 여성조직
국제 적색테러단과 연계”

 

스캇은 고졸이고
경리부장이야

출구, 금고

미안하게 됐다
시간이 너무 늦었지?

낮에는 도저히
짬이 안 났어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해요

- 감사해요, 켈로그 씨
- 그런 소리 마

 

쭈그렁 할망구들하고만
일했는데, 내가 고맙지

 

제발 부탁인데

너희는
그 여자들 닮지 마라

 

전염병만 아니라면
그럴 일은 없어요

 

놀라운 아이들이야

 

너희를 만난 건
축복이구나

 

웃음을 되찾아 줬어

잘 안 웃으세요?

아니, 오해는 마라
난 일도 가족도 사랑해

천사 같은
우리 딸도 알잖니

하지만
너희는 좀 달라

 

과찬이십니다

베로니카한텐 말했는데
식사나 하면서 얘기하지

모건스타운 강가의
식당 어때?

전 좋아요

그럼 가지

 

얘들아

 

왼쪽으로 가면 돼

 

30분 안에 가야 하는데

 

- 꼼짝 마
- 안 돼…

제발 쏘지 마

지갑 가져가
돈이랑 차 키도 줄게

전부 가져가

- 쏘지 마세요
- 닥쳐

- 좋은 분이에요
- 지갑이랑 차도 가져

지갑은 필요 없어
원하는 건 너야

 

모르겠어, 아저씨?
협조 잘하면 안 다쳐

- 빨리빨리 움직여
- 이봐

쟤들은 아무 죄 없어

- 안 닥치면 쏜다
- 알았어

지금 몸값 뜯어내려고
납치하는 거야

 

- 일어나
- 제발, 제발…

난 처자식이 있어

 

쟤들은 보내 줘
아무 죄 없어

모르는 애들이야
제발 부탁이야

 

제발…
신고 안 할게

 

부탁이야

 

일어나

 

- 들어가
- 쟤들은 보내 줘

- 얼른 들어가
- 발 집어넣어

살려 줘

 

들어와

 

젠장

 

얼른 내려가

- 빨리 내려가
- 어서

 

네?

아줌마 남편은
우리랑 있어

 

뭐라고요?

 

남편은 무사해
신고하면 끝인 거 알지?

 

얌전히 시키는 대로 해

 

누구세요?

 

누구냐고요
여보세요?

 

빨리 써
“나는 무사해”

“요구대로 하면
집에 보내 준대”

 

빨리 쓰라니까

 

젠장

 

쓰라고

 

좋아, 대가리에
구멍 내 줘?

 

댁한테 백만 달러쯤은
아무것도 아니잖아

 

그깟 돈 아끼려고
목숨을 내놔?

 

얘들아
아무 문제없어

 

걱정 마
계획대로 진행 중이야

 

약속대로
이틀 후면 끝나

 

눈 좀 붙일게

 

누가 감시 좀 해

 

아저씨, 밥 좀 먹어

 

맛있는 저녁밥이야

 

굶어 죽고 싶어?

 

알아서 해
뒈질 거면 빨리 뒈져

 

네 건 뭐야?

 

똥오줌 치우기도 지겹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빠를 어떻게 한 거야?

 

어디 계셔?

 

이 짐승들!

 

뭐라고 말 좀 해

 

말을 해

 

여보세요, 여보세요?

 

생사가 확인돼야
돈을 드리죠

 

죽인 건 아니죠?
제발 살려 주세요

- 무슨…
- 살려 주세요

원하는 게 뭔데
아줌마?

목소리를 들려줘요

본인이 싫다는데
날더러 어쩌라고?

아줌마랑
얘기 안 하겠대

 

집 떠나 있는 거
외롭지 않아?

 

아내는 어떻겠어?

 

자식들은?

 

당신 해칠 생각 없어

 

그러니까 좀 도와줘

 

혹시 집에 전화하면
아내랑 통화할 거야?

 

제발 통화해 줘

 

널 위해 기도한다
마가렛

 

네 영혼이 구원받도록

 

이렇게는 안 되겠어

 

아내랑 통화시키자

 

저 몰골을
공중전화로 데려간다고?

다른 방법 있어?

아예 시내 한복판에서
광고를 해

미쳤어

 

똑똑히 들어

전화 걸 테니까
아내랑 통화해

 

꼭 해야 돼

자, 일어나

일어나

 

- 일어나
- 이거 놔

 

이 손 치우라고
저리 비켜

가까이 오지 마

비비, 안 돼

 

쏘려고 했던 건 아니야

 

렉스

 

나도 모르게…

 

당신 죽는 거 아니지?

 

예수님

 

예수님, 예수님
제발 도와주세요

 

도와줄 사람은
예수가 아니라 우리야

 

구급차 불러야 돼

 

잘 들어
당신 안 죽어

 

우리가 도와줄게
조금만 버텨

 

망했어

 

다들 당장 떠나

 

얼른 떠나, 모두들

 

죄책감 느끼지 마
내가 꾸민 짓이야

 

너희가 납치한 게
아니니까, 가도 돼

빨리들 가

- 렉스…
- 빨리 가래도

- 렉스

- 가!

넌 어쩌게?

내 걱정은 말고
빨리 가기나 해

 

끝난 거 모르겠어?

 

도망쳐

 

도망쳐

 

도망쳐

 

안 가고 뭐 해?

 

렉스, 그놈이 죽는 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

 

계획대로 할 거야

 

도움 필요 없어
그냥 가

- 너만 두고는 못 가
- 나도

같이 마무리하자

 

말했잖아요

총에 맞아 출혈이 심하니
구급차 보내라고요

 

올드윅 로드, 해먼드와
페어그라운드 근처예요

 

낡은 농가요

 

이름 없는
녹슨 우편함이 있어요

난 알 거 없고
구급차나 보내요

그만 가자

 

음주 추정 차량이
북쪽 다리로 이동 중

지원 바란다

 

응, 갈게

 

당분간 뉴멕시코 퀸시로
파견 나가

맨날 이래
남들 좋은 데 갈 때

난 처박혀서
일만 해

6개월 후에
알래스카에 지원하든가

 

매디?

 

- 매디 워츠?
- 리타?

 

여긴 어쩐 일이야?

별다른 일은 없고

휴가 때는
가끔 한 번씩 와

 

- 네 딸이야?
- 응

 

안녕, 아가야
참 예쁘다

안녕, 공주님

 

세상에

 

예뻐진 거 봐

 

우리 그때
제정신 아니었어

 

- 어떻게 그랬는지
- 맞아

 

딴 애들은?

그게…

 

래나랑 골디는
체포됐던 건 알지?

 

출소하고 나서
동네 떠났어

그것만 알아

 

렉스 소식 들었어?

 

아니

 

아니, 못 들었어

 

- 넌 들었어?
- 전혀 못 들었지

 

근데 골디랑
래나 말로는

비비랑 북부로 갔대

나도 그 얘긴 들었어

 

차도 못 찾았다잖아

 

국경 넘어서
캐나다로 갔을 것 같아

정말?

 

매디, 보여 줄 게 있어

 

아직 몇 명밖에 몰라

 

깜짝 놀랄걸

 

어느 날 신문에서
본 건데

1년쯤 전이야
신기한 우연이지

원래 정치 쪽은
읽지도 않는데

1면에 이게 있더라고

 

봐, 걔 맞지?

 

“카스트로, 동맹들과 함께
시에라 마에스트라 정글에”

 

매디?

 

걔 맞는 거 같지?

 

토니도 그랬어
토니 기억해?

걔도 그 사진 봤는데
단박에 렉스라고 하더라

 

매디?

 

왜 말이 없어?

 

렉스가 맞지?

 

리타, 난…

 

잘 모르겠어

 

확실한데
뭘 몰라?

 

매디, 나야 렉스

 

매디, 일어나

 

열거야, 말거야?

 

엄마 잔단 말야

 

있잖아…

 

난 신이니 뭐니
안 믿어

 

영혼 불멸 같은 것도

 

그럼 사람은 영혼을
가졌단 말도 안 믿어?

 

영혼이야 있겠지

근데 영원하다고
생각하진 않아

 

불꽃처럼 타는 동안에만…

 

진실하면 돼

 

때가 되면
꺼진다 해도

 

감독: 로랑 캉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