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Le Demantelement/The Auction).2013

가브리엘 아르캉
(개비 가뇽 역)

 

해체
(The Auction)

 

나오렴

 

질 르노
(루이스 역)

 

루시 로리에
(마리 역)

 

소피 디스마레이스
(프레데릭 역)

 

요한-마리 트렘블레이
(프랑수아즈 역)

 

가뇽 아저씨
오늘은 뭐 할까요?

 

헛간에 가서
우리 청소하렴

 

잘 지내지?

 

레오 아저씨가
목장 내놨대요

 

관심 있으세요?

 

- 손님 오세요?
- 큰딸 부부랑 손자들

 

- 막내 딸도 와요?
- 프레데릭?

 

걔 소식 들은 지
오래됐어

 

갑자기 나타날지도
모르지만

 

그러진 않을 거야

 

이거, 후식으로 드세요

 

뭐 이런 걸
고마워

 

열려있길래 들어왔어!

 

21세기 문명을
보여 줄게!

 

가뇽 목장이
첨단화되는 거야!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지!

 

각종 고지서랑 비용을
바로 입력할 수 있어

 

감사추적도 할 수 있고

 

시간과 수고를
덜어줄 거야

 

난 네가 해주는 게
더 좋아

 

놓을 자리도 없고

 

개비, 걱정 마
되게 쉬워

 

- 얼마 주면 돼?
- 이 친구야, 재활용품이야

 

청소년 센터 애들이
재조립한 거야

 

자전거 도둑질이랑
게임에 환장한 놈들이지

 

이게 거기서
세 번째로 가져온 거야

 

한 놈이 그러더군

 

비영리단체를 위한
제품이라고

 

"목장에서 쓸 거다, 인마!"

 

"장사가 안되니까
비영리잖아!" 라고 했지

 

네 사업자번호를
달라지 뭐야

 

망할 놈
헛소리 하고 자빠졌어

 

난 도와주려고
물건 가져오는 건데

 

자원봉사고 뭐고
걔들과는 끝이야

 

불평하자면 끝도 없어

 

작동은 다음에 해보자고

 

- 큰딸이 주말에 온다고?
- 응

 

기특하네!
아빠가 신났겠어

 

도시인들이 온다니 말이야

 

- 컴퓨터 얼마야?
- 말했잖아, 공짜야

 

야동 볼 수 있게
인터넷도 연결해줄게

 

죽이겠지?

 

딸네한테 안부 전해줘

 

시내에서 필요한 거 있어?

 

아니, 이따가 나갈 거야

 

심심하면 연락하고

 

넌 어디 가니!

 

마리

 

안녕하세요!

 

남편은 안 왔니?

 

일이 바빠서 못 왔어요

 

아이고, 이게 누구야?

 

언제 이렇게 컸니?

 

안전띠 금방 끌러주마

 

잘 지냈니?

 

양 보러 갈까?

 

할아버지 오랜만에 보지?

 

- 나 사륜차 탈래요
- 그러자꾸나

 

가방은 제가 들여
놓을게요

 

안아볼래?

 

자꾸 막 씰룩거려요

 

물지는 않는단다

 

이렇게 먹이는 거야
잡아 보렴

 

그렇지

 

프레데릭은 안 온다니?

 

차비가 없나?
보내줄 수 있는데

 

차 태워준댔는데
전화가 없네요

 

보고 싶지 않나 보네

 

우린 중요하지 않나 봐

 

가끔 만나니?

 

못 본 지 꽤 됐어요

 

억지로라도 만나
조카들 얼굴은 알아야지

 

너희 둘 뿐이잖아

 

난 촌에 살지만
너흰 같은 도시에 살잖아

 

같은 세상을
사는 건 아니에요

 

맨날 극단 친구들과
바쁘더라고요

 

전 애들과 남편 식구들
챙겨야 하고요

 

아빠는 친척들 만나세요?
삼촌들은요?

 

그래도 노력해 봐

 

얼굴도 보고,
연락은 하고 지내

 

어렵지 않잖아

 

- 케잌 더 먹어도 돼요?
- 많이 먹었어

 

플레이트 주렴

 

아 유 던?

 

벌써 영어 쓰면
헷갈릴 텐데

 

애들 아빠가
영국인이잖아요

 

그래

 

새로운 소식 없어요?

 

없어
다 그대로야

 

점점 게을러져

 

40년 만에 3일
쉬시는 거잖아요

 

땡잡았지
이틀이 될 수도 있었는데

 

오랜만에 왔는데
변한 게 없다고요?

 

글쎄...
아침에 양을 잃어버렸어

 

옆집 사람이
새 트랙터를 샀고

 

무슨 돈으로 샀는지
모르겠어, 비쌀 텐데

 

고물이라도 고쳐
쓰는 게 나을 텐데

 

남편은 어떠니?
사업은?

 

바빠요

 

출장도 자주 가고요

 

투자자들 만나러 다녀요...

 

맨날요

 

토론토로?

 

토론토, 밴쿠버, 뉴욕

 

길에서 살아요

 

- 쟨 누구예요?
- 부샤르네 집 꼬마

 

진-마리네 아들이야

 

주중에 일을 도와줘서
한결 수월해

 

- 오늘 토요일인데요
- 알아, 토요일이지

 

양들한테 부탁했는데
못 알아먹더라고

 

너희랑 식사하려고
와달라고 했어

 

너희랑 금방
친구가 되겠구나

 

나랑 살면 양 한
마리씩 주기로 했어

 

아빠도 참!

 

연못 보러 갈까?
보러 가자

 

가보렴
난 놀만큼 놀았어

 

자, 가자

 

할아버지가 잘 나갈 때
여자 꼬시던 곳이란다

 

벌써 가니?

 

먼 길 왔는데
내일 가지그래

 

6시간 거리라서
출발해야 해요

 

엄마한테 들렀다 가니?

 

얼마 전에 저희 집에서
일주일 놀다 가셨어요

 

- 몬트리올로 놀러 오세요
- 안 되는 거 알잖니

 

조만간 또 올게요

 

잘 가거라

 

양 보러 또 놀러오렴

 

스티브랑 헤어졌어요

 

이혼하기로 했어요

 

저번에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못 했어요

 

막내 임신하는 바람에
이혼을 미뤄야 했어요

 

집은 제가 갖고 싶어요

 

아이들을 위해서요

 

그이는 좋대요, 자긴
시내 아파트 가지겠대요

 

돈이 필요해요

 

그이 지분을 사야 해요

 

그냥 주면...

 

안 된다니?

 

빚이 있어서...

 

팔아야 한대요

 

저축해둔 건 없니?

 

저도 빚이 있어요

 

대출금 갚기도...

 

벅차요

 

집은 산 거 아니었었니?

 

차, 집...
저희 게 아니에요

 

아빠가 여기 땅을
담보로...

 

좀 도와주세요

 

20만 달러가 필요해요

 

많죠, 알아요

 

안정되면 갚아 드릴게요

 

아니면 길거리로
나앉아야 해요

 

아이들 때문에 그래요

 

뜻밖이구나

 

형편이 괜찮은 줄
알았는데

 

그럼, 여기로
들어오는 건 어떠니?

 

방도 있고, 아빠가
보살펴 줄게

 

아빠, 몇 번을
말씀드렸잖아요

 

저흰 여기서 못 살아요

 

대출이라...

 

목장 형편도 어려운데

 

한 번 알아보마

 

막내딸 월세도 내줬으니
너도 도와줘야지

 

걱정 말거라
집이라도 있어야지

 

아빠가 도와줄게

 

약속하마

 

아빠가 책임질게

 

고객님 서류를
검토해봤습니다

 

죄송하지만
힘들 것 같습니다

 

연 수입이
1만 달러인데다

 

퇴직하실 때도 돼서요

 

담보로 땅이 있는데요

 

이미 대출받으신 게
있으세요

 

농지도 있고 목장을
운영하시더라도

 

대출은 어렵습니다

 

예상은 하셨을 겁니다

 

이랴!
이랴!

 

여보세요?

 

잘 있었니, 마리?

 

아이들은?

 

그래, 은행에 다녀왔어

 

몇 가지 문제가 있지만...

 

돈은 구할 수 있어

 

걱정 말거라

 

고비만 넘기면 괜찮아져

 

그래

 

다시 연락하마

 

잘 지내거라

 

여러분, 300달러입니다!

 

325달러! 350달러!

 

400달러!

 

400달러!
425달러 계십니까?

 

500달러!
525달러 계십니까?

 

525달러!
550달러 계십니까?

 

550달러!
575달러 계십니까?

 

575달러! 600달러?

 

600달러! 625달러?

 

650달러? 650달러!
675달러?

 

675달러!

 

700달러!
700달러 나왔습니다!

 

700달러!
저쪽 분께 낙찰됐습니다

 

여러분, 헐값입니다

 

200달러 계십니까?
150달러?

 

125달러, 감사합니다
150달러 계십니까?

 

150달러! 175달러?

 

175달러!
200달러 계십니까?

 

200달러 나왔습니다
225달러 계십니까?

 

225달러! 250달러?

 

250달러!
275달러 계십니까?

 

275달러!
300달러 계십니까?

 

300달러!
325달러 계십니까?

 

325달러! 350달러?
350달러!

 

사람들이 많이 왔어

 

그러게

 

살다 보면 그런 때가 와

 

장례식에서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 때

 

얼굴 보니 좋다, 개비

 

오늘 친구들 보니까
참 좋아

 

찜 해놓은 거 있어?

 

어떻게 지내?

 

솔직히 며칠 동안
잠을 설쳤어

 

이제 괜찮아지겠지

 

이제 뭐 할 거야?

 

쉴 거야

 

쉴 때도 있어야잖아?

 

기다리고 기다리셨던
암송아지입니다!

 

스타벅의 혈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농업 박람회에서
많이 보셨을 겁니다

 

박람회에 나가도
손색이 없는 놈이죠

 

겨우 한 살입니다

 

1500달러부터 할까요?
1400달러?

 

1200달러 나왔군요!

 

1225 달러!

 

1250달러 계십니까?

 

1275달러! 멋진
암송아지가 1300달러!

 

1400달러!
아니, 1425달러!

 

1450달러 계십니까?

 

이 잘 빠진 다리를
좀 보세요!

 

1450달러!
1475달러 계십니까?

 

1600달러!
1625달러 계십니까?

 

1625달러! 1650달러!
1675달러!

 

1700달러 계십니까?
1700달러!

 

개비!

 

안에 들어가 있을게!

 

- 야동은 취미 없나 봐?
- 도로 가져가

 

먼지만 쌓이잖아

 

요번 달 전기세
고지서가 안 보이네

 

녹색 폴더 옆
서류뭉치 위에 있어

 

궁금한 게 있는데...

 

팔면 얼마쯤 받을까?

 

팔아?

 

뭘 팔아?

 

목장을 팔면

 

넌 안 돼, 개비

 

그냥 대략 말이야

 

너도 알잖아
똥값이야

 

목장을 통째로 팔면,
통째란 말은...

 

양 떼와 농지,
집까지 하면...

 

농지는 돈이 좀 되겠지만

 

평지가 아니라
농사도 못 짓잖아

 

대출금이랑 이자
갚고 나면

 

노후자금 건지기도 어려워

 

힘들 거야
농부들은 연금도 없잖아

 

내 생각엔
퇴직하면 빠듯할 거야

 

젊고 운도 좋다면 모를까

 

어디서 살 거야?

 

근처엔 마땅한데도 없잖아

 

도시로 갈 거야?
말도 안 돼!

 

팔면 안 돼

 

남들처럼 죽을 때까지
끼고 있어야 해

 

내 형제들은 때맞춰
잘 나갔는데

 

애지중지 하면서
뭔 소리야?

 

양도 있고, 일 도와주는
꼬마도 있고

 

딸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마리가 또 돈
빌려 달래?

 

이혼한대

 

잘 찾아오지도 않잖아

 

아빠가 필요할
나이가 아니야

 

공주님들도 다 컸어

 

널 이용해 먹는 거라고

 

아직 애들이야

 

해줄 건 다 해줬어

 

뒷바라지 다 했잖아

 

학비, 생활비...

 

그래도 찬밥 신세잖아

 

줄 만큼 줬잖아

 

네 마음은 알겠지만

 

무리하지 말고
합리적으로 생각해

 

합리적으로?

 

서른살이라도
아빠는 필요해

 

난 아빠잖아

 

알았어
들을 만큼 들었어

 

팔면 안 돼
미친 짓이야

 

넌 안 돼, 개비

 

딴 사람은 몰라도
넌 안 돼

 

이 근방에 이만한
목장은 없어

 

소문내지 말아줘

 

누구한테?

 

그만 됐어
술이나 마셔야지

 

개비의 목장을 위하여!

 

다 왔습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주인장이자 제 친구
개비입니다

 

안녕하세요
잘 오셨어요

 

개비에게 직접 지불하시고

 

들어가서 원하는 놈으로
고르시면 됩니다

 

요금은 선불이고요

 

제가 얼마라고 했죠?
좋아요

 

자, 그럼 개비 씨를
따라 들어가시죠

 

안내해 줄 겁니다

 

이쪽입니다
쭉 가세요

 

저 놈이요?

 

맘에 드세요?

 

수십 가족이
시내로 이주해왔어

 

수풀 제거작업에
고용된 사람들인데

 

꺼리는 일이 없어

 

현금장사, 좋잖아!

 

진-마리네 도축장에도
데리고 갔었어

 

그 친구, 칼을 든
저 흑인 목사랑

 

25명쯤 되는
무리들을 보더니

 

어찌나 당황하던지!

 

암양을 야구 방망이로
잡으려 했다니까!

 

손님들 얼굴은 노래지고!

 

너도 봤어야 해!

 

베이브 루스와
이슬람교도들 이라니!

 

내가 정기적으로
데려올 게

 

도움이 되고 싶어

 

고맙긴 한데

 

한 번이면 됐어

 

법적으로... 개인이
직접 도축할 경우

 

중매인 없이
목장 직거래도 가능해

 

법적으로 아무 문제 없어

 

현금장사고

 

이 걸론 턱도 없어

 

잘 돼가니?

 

시내에 가서
일 좀 보고오마

 

가뇽 씨?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침 메뉴는 끝났나요?
그게 먹고 싶은데

 

제 명함부터 드릴게요

 

오늘 모신 이유는

 

사업장에 관한
감정평가를 통해서

 

자산 가치를 뽑아보고

 

세금 관련 문제를
상담하기 위해서입니다

 

저희 팀에게 맡기시면

 

목장과 장비들에서
최대 수익이 나도록

 

준비해 드릴 겁니다

 

경매 공고와

 

온-오프라인 광고도
저희가 진행하고

 

물품 목록과 관리도
다 해 드릴 거고요

 

평생 일궈오신 사업인데

 

저희 같은 전문가에게
맡기셔야죠

 

프레데릭

 

개비!

 

개비!

 

이거 뭐야?

 

한마디 상의도 없이?

 

경매?

 

가뇽 목장 경매
농지, 집, 장비 일체

 

구경 오세요
1214번지

 

전부 다 팔겠다고?

 

미쳤어?

 

네 집!
네 아버지의 땅!

 

네 양들이라고!

 

갈 데나 있어?

 

갈 데나 있냐고!

 

망할 소식지 여깄어!

 

진정해

 

나 아파트 알아봐야 해

 

복도에 물건
두지 말랬잖아!

 

빨리 치워!
마지막 경고야!

 

여기입니다

 

여기가 침실이고요

 

청소랑... 칠도
새로 할 겁니다

 

세입자가 어제 나가서
시간이 없었어요

 

북부지방에서 온 애들
8명이 살았는데

 

야반도주했어요

 

늘 이런 식이죠

 

도망치든지, 쫓겨나든지
아님 죽든지

 

뭐, 그게 그거지만

 

다시 찾아와서
돈 갚는 놈은 없더군요

 

보세요!
쓰레기만 버리고 갔네

 

그나마 보증금이라도
받아뒀으니 다행이죠

 

뭐 이렇습니다

 

맘에 드시면...

 

증빙서류들 보내주시고요

 

아파트 때문에
전화 드렸습니다

 

월세인가요,
주 단위인가요?

 

말이 됩니까?

 

그만한 매물은
아닌 것 같은데

 

참나, 수영장이라도
숨겨놓은 거요?

 

이래도 됩니까?
이름이 뭐요?

 

협박이라니,
이름 물어봤잖아요

 

붙어 볼까?
집이 어디야!

 

엿이나 먹으쇼!

 

그 가격엔 매물이 없어

 

마땅한 게 없어

 

왜 이런 데만 봐?
거지도 아니고

 

고속도로 변에
봐둔 곳이 있어

 

거긴 양로원이잖아!

 

아니야, 공공지원주택이야

 

늙은이들만 사니까
양로원 맞잖아

 

딱 좋네, 나 늙었잖아

 

좋은데 구할 때까지만이야

 

봐, 평범한 아파트잖아?

 

50세 이상만 받으니까
깨끗할 테고

 

시내에서 일 구할
때까지만이야

 

아예 묫자리도
예약해 놓으시지?

 

난 안 들어가
집사람 눈치 보여

 

바람난 줄 알 거야

 

63살 먹은 늙다리랑
붙어 다니고 있으니!

 

도망 못 가게 좀 봐줘

 

공용 휴게실이 있었는데
사용자가 없어서

 

폐쇄했어요

 

휴게실은 없고요

 

독립세대만 있어요

 

여기예요

 

방들은 이렇게 생겼어요

 

가족은 계세요?

 

딸이 둘 있어요

 

안 찾아올 거예요

 

처음에 한 번 왔다가

 

갑자기 발길이 끊기죠

 

솔직히 말해 어르신도
예외는 아닐 거예요

 

여기선 차 한 대만
들어와도 큰일이죠

 

여기 오시기엔
건강해 보이시는데요

 

일이 풀릴 때까지
잠시만 있을 겁니다

 

옆집 사람들은
조용한가요?

 

이보다 더
조용할 순 없죠

 

이 쾨쾨한 냄새가 뭔지...

 

궁금하실 거예요

 

전에 할머니는 절대
문을 열지 않았어요

 

전 이 냄새가
너무 싫어요

 

- 무슨 일 하셨어요?
- 양 길렀어요

 

그럼 이런 악취는
익숙하시겠네요

 

- 양을 키우셨다고요?
- 네

 

뭐, 다른 방도 보여
드릴 순 있지만

 

다 똑같이 생겼어요

 

괜찮아요
맘 정했어요

 

이걸로 하죠
발코니 있는 걸로

 

구했어

 

축하해

 

매매한다는 광고 봤어

 

집을 판다는 거야,
아님 목장이야?

 

전부 다

 

왜?

 

관심있어?

 

물론 관심은 있지

 

살 거야, 그냥
둘러보는 거야?

 

멋대로 팔면 안 되지!

 

먼저 우리랑
상의했어야지!

 

이 녀석 갈 곳이 없어

 

맡아줄 수 있겠어?

 

죄송해요

 

몇 놈 키우고 있는데
맨날 싸워대서요

 

죽일 수가 없어

 

그럴 순 없잖아?

 

여러 번 해 봤지만
이번엔 못 하겠어

 

그이가 죽기 전날
아저씨 얘길 했었어요

 

사고 나기 전에요

 

아저씨는 아직도
매일 목장을 걷는다고요

 

거르는 법이 없다고요

 

아름다운 목장을
팔고 나가신다니...

 

그이가 알았다면
슬퍼했을 거예요

 

아저씨 목장을 좋아했어요
질투도 했고요

 

혼자서 어떻게
꾸려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우리 집 꼬마를
고용해 봐

 

일도 잘하고, 착실하고

 

외롭진 않을 거야

 

녀석 일자리 챙겨줬으니
나도 좋고

 

네, 전화해 볼게요

 

동물 보호소

 

나오렴!

 

네?

 

- 이 개예요?
- 네

 

- 병들었나요?
- 아니요

 

- 다른 문제는 없고요?
- 네

 

몇 살이죠?

 

10살입니다

 

- 안락사시키시게요?
- 네

 

25달러예요

 

어떻게 하는 거죠?

 

가스 주입이요
15초면 끝나요

 

뒤편으로 데려가서
3시에 할 거예요

 

25달러예요

 

이리 주세요

 

우리 셋에게
물려주신 땅이야

 

물려주신 건 이게 다야

 

우리가 받은 건
엄마의 식기류뿐이고

 

아버지가 물려준 땅에서
40년간 잘 해먹었잖아

 

좋다 이거야

 

근데, 땅을 판다면...

 

우리 지분은 챙겨 줘야지

 

혼자 다 챙기는 건
불공평해

 

나 혼자 40년을
꾸려왔어

 

목장 일에는 관심 없다고

 

내게 떠넘기고
떠났잖아

 

내가 떠맡아서 좋아했잖아

 

노동과 희생이 뭔지...

 

알 턱이 없지

 

찾아온 적도 없었고

 

목장 걱정에 밤잠
설친 적도 없잖아

 

그러니까
내 일에 상관 마!

 

- 돌아가
- 이러는 거 아냐, 개비

 

돌아가라니까!

 

고맙습니다

 

- 어떻게 지내?
- 잘 지내

 

당신은?

 

찾는 거 있어?

 

프레데릭 줄건데

 

잘 모르겠네

 

걘 장신구 안 해

 

시계는 어떨까...

 

여성용은 이쪽이야

 

이거?
당신은 어때?

 

이게 차분해 보이네
걔 스타일이야

 

시계 있지 않아?

 

모르겠어

 

이게 예뻐

 

이걸로 줘, 예쁘네

 

- 포장해 줄까?
- 괜찮아

 

당신이 하려고?

 

금방 해

 

그렇다면

 

이거 사러 30분을
온 거야?

 

얘기 좀 하고 싶어

 

얘기?

 

조용한 곳으로
옮길 수 있을까?

 

지금?

 

괜찮으면

 

안드레가 바빠서
여기 봐줘야 해

 

전화할게
그게 좋겠다

 

시계!

 

참, 시계

 

목장 내놨어

 

그 스웨터가 아직도 있네?

 

입지를 않아서
거의 새 거야

 

내 옷은 낡지를 않아

 

애들은 자주 봐?

 

최근에 마리가 다녀갔어
당신은?

 

난 몬트리올
갈 때마다 봐

 

꽤 자주

 

전화 통화도 하고

 

프레데릭 공연도 봤어

 

참 잘하더라

 

어쩔 셈이야?

 

애들이랑 의논해봤어?

 

애들?

 

할 말 있었으면
벌써 했겠지

 

애들은 몰라
당신도 비밀로 해줘

 

애들은 목장에 관심 없어

 

저희 인생 살기도
바쁘잖아

 

프레데릭은
고민해 줄 거야

 

프레데릭?
연락도 없는데!

 

마크 조카는 어때?

 

마크?
걘 관심도 없어!

 

얘기해 봤는데
제 아빠랑 똑같아

 

꼭 내 형제들 처럼...

 

목장은 파는 게 아니라
물려줘야 한댔잖아

 

아무도 원하질 않잖아
프랑수아즈!

 

아무도 원하질 않아

 

당신이 얘기해 보든가
난 할 만큼 했어

 

살 집은 있으니
다행이네

 

집도 내놨어
어쩔 수 없어

 

아파트 빌릴 거야

 

- 아파트?
- 방 한 칸짜리

 

여기서 일자리
알아볼 참이야

 

왜 찾아왔어?

 

당신과 다시 합치고 싶어

 

제정신이야?

 

당신 아파트에서?

 

안드레와 재혼했어

 

안드레 기억해?
내 남편?

 

당신 남편은 나야

 

다시 합치자고?

 

나 때문에 파는 게
아니길 빌어!

 

우리 이혼한 게
벌써 20년이야!

 

다 끝난 일이라고

 

참나!

 

가볼게

 

목장 없이 어떻게
살겠단 건지

 

이해가 안 돼

 

아내분 돌아오시나요?

 

아빠?

 

아빠?

 

루이스 아저씨가
전화 주셨었어요

 

아빠 보러 오라고요

 

경매는 왜 하세요?

 

언니가 돈 필요하대요?

 

언니도 알아요?

 

얘기 안 했어

 

알리고 싶지 않아

 

상처받을 거야

 

너희 엄마와
결혼했을 때,

 

살다가 고비가 닥치면
물려받은 이 목장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거라는...

 

얘기를 나눴었어

 

그땐 행복했었지

 

너희에게도 도움이
되어줄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돌아보면
내 인생의 고비는

 

바로 이 목장 때문이었어

 

이해 하겠니?

 

처음엔 형제들이 떠났지

 

그리고 너희 엄마

 

너무 힘들어했어

 

숨 막혀 했었지

 

그 다음엔
너희 둘이 떠났어

 

이 목장 때문에
편히 잠든 적이 없었어

 

이 놈은 내게
죄책감을 주려고

 

열심히 날 괴롭혔댔지

 

하지만 내 목장인 걸
어쩌겠어

 

꼼짝할 수 없었지

 

평생을 끌려다녀야 했어

 

이제 내가 놓친 것들을
보상받을 거야

 

일을 도와줄
아들은 없지만

 

사랑하는 두 딸이 있어

 

사람들은 목장이
내 삶의 전부라고 하지만

 

다들 잘못 짚었어

 

내 삶의 전부는
너희 둘이야

 

아빠들은 그저 자녀들이
행복하길 바라지

 

아빤 너희가 원하는
삶을 살길 바랄 뿐이야

 

마리가 돈이 필요하다는데

 

이게 최선이었어

 

언니는 아빠
이용하는 거예요

 

나도 알아

 

마리는 늘 그랬었지

 

날 이용해도 괜찮아

 

아빠는
너희가 자랑스러워

 

이 촌구석에서 나가
뭔가를 이뤘잖니

 

연기나 도시생활을
포기하지 않길 바라

 

- 제 공연 보신 적 없잖아요
- 보기 싫어서가 아니었어

 

이젠 보러 갈 수 있어

 

내일이 경매 날이야

 

양 떼와 건물들
장비들과 집까지

 

다 팔아버릴 거야

 

이제 공연 볼 수 있어

 

바로 돌아갈 거니?

 

안 바빠요

 

하루 이틀 여유 있어요

 

일주일도 괜찮고요

 

여기 보시는 3살짜리
텍셀종 암양은

 

9월에 임신을 한
녀석입니다

 

암양 8마리가 있습니다

 

한 마리씩
경매 들어갑니다

 

얼마면 되겠습니까?
200달러 계십니까?

 

100달러부터 시작합니다
125달러 계십니까?

 

125달러!
150달러 계십니까?

 

150달러!
175달러 계십니까?

 

150달러라니, 어림없는
가격입니다!

 

175달러!
200달러 계십니까?

 

200달러! 225달러?
그럼 210달러 계십니까?

 

210달러! 220달러?

 

220달러!
230달러...

 

260달러라니, 순종치곤
가격이 너무 낮군요!

 

260달러!
260달러 계십니까?

 

270달러!
280달러 계십니까?

 

300달러, 감사합니다!

 

암양이 300달러입니다
310달러 계십니까?

 

300달러 이상 없으면
종료하겠습니다!

 

암양이 300달러에
낙찰됐습니다!

 

자, 다음 물건 봅시다!

 

루이스 아저씨도 사셨어요

 

아빠 도와주시려는 거겠죠

 

내 파란색 압축기

 

오랫동안 탐내던 거였어

 

양들도 팔렸어요

 

이것들은 어디다
두실 거예요?

 

시내에 창고를 빌렸어

 

가구는 거기다 둘 거야

 

내 아파트가 꽤 좁거든

 

아빠의 아파트...

 

컴퓨터도 있으시네요?

 

루이스가 줬는데
애물단지야

 

- 작동은 돼요?
- 모르겠어

 

몬트리올로 보러 갈 게

 

약속하마

 

너 주려고...

 

산 거야

 

시계야
기차 안에서 열어봐

 

시계요?

 

경매는 어땠어요?

 

생각보다 별로야

 

내 압축기 가지러 왔어

 

그동안 일감 줘서
고마웠어

 

심심하면 연락하고

 

나오렴

 

고객님의 부동산
중개인으로부터

 

매매 관련 서류를
받았습니다

 

대출서류에 서명만
해주시면 됩니다

 

제 딸이 곧 올 겁니다

 

따님께서 일이 생기셔서

 

못 오신다고
전화 주셨습니다

 

따님의 서명은
팩스로 받겠습니다

 

굳이 먼 길
오실 필요 없습니다

 

그럼 여기에
서명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여기

 

여기도 부탁드립니다

 

감독/각본
세바스티앙 필로트

 

번역: 3-2

 

2014.09.01
3dasi2.blogsp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