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Thing.Will.Be.Fine.2015.1080p.BluRay.x264.YIFY

수입/배급/제공: 찬란
공동제공: 51k

 

감독: 빔 벤더스

 

에브리띵 윌 비 파인

 

- 나오셨어요?
- 안녕, 토마스

 

잘 돼가?

 

- 두 장 썼어요
- 많이 쓴 거야?

 

- 좀 잡으셨어요?
- 농어 두 마리

 

많이 잡은 거예요?

 

어젠 스물네 마리
잡았으니까

 

글 안 쓰면
낚시나 좀 해

 

- 괜찮아요
- 피워

 

잘 피울게요

 

또 봐요

 

- 안녕
- 안녕

 

자기 생각 중이었어
집에 금방 와?

 

아니
아직 못 끝냈어

 

알았어

 

어떻게 돼가?

 

글이 안 나와

 

토마스, 자신을 믿어
자긴 해낼 수 있어

 

그 말 좀 그만해

 

간단한 게 아니야

 

어제 했던 얘기
생각해 봤는데...

 

꼭 전화로
얘기해야 돼?

 

지금 하는 게
나을 거 같아

 

난 아직
준비가 안 됐어

 

계속 가세요

 

이쪽은 막혔어요

 

세인트 필로멘

 

발신자 '사라'

 

제발...

 

다행이네
꼬마야, 괜찮아?

 

천만다행이야
이리 오렴

 

이제 괜찮아
아저씨 놀랐잖아

 

자, 장갑 끼자

 

너 저기 사니?

 

가자, 가자

 

추워?

 

이름이 뭐야?

 

크리스토퍼

 

엄마 집에 계셔?

 

말하기 싫어?

 

알았어

 

- 사라?
- 토마스

 

- 응
- 자기 말이 맞아

 

일이 생겨서
통화 못 해

 

무슨 일 있어?

 

- 별일 아니야
- 그래

 

있잖아

 

요새 내가 예민했어

 

참아줘서 고마워

 

작품만 마치면
이런 일 없을 거야

 

그래, 알았어

 

돌아와서 봐

 

- 곧 돌아갈게
- 그래, 안녕

 

좋아

 

크리스토퍼

 

걱정할 거 없어

 

저 눈사람
네가 만들었니?

 

혼자?
아님 친구랑?

 

쟤는 좀 땅딸막하네

 

다 왔다
들어가자

 

어서

 

네가 초인종 누를래?

 

안녕하세요

 

좀 전에 길에서
사고가 날 뻔했어요

 

별일은 없었는데

 

크리스토퍼가
겁먹은 것 같아요

 

니콜라스는 어딨니?

 

니콜라스는 어딨어?

 

같이 들어가드려요?

 

정말 유감이에요
엘던 씨

 

자책하지 마세요

 

조사가 더 필요하면
연락드릴게요

 

기운 내세요

 

큰 산이 보이네

 

동굴이 보이네

 

안개로 덮인
산이 보이네

 

큰 산이 보이네

 

큰 산이 보이네

 

동굴이 보이네

 

- 토마스!
- 깨우지 마

 

무슨 일이야?

 

- 잘 거야
- 안 돼, 얼어 죽어

 

들어가자

 

무슨 일이야?
말 좀 해

 

차 사고가 있었는데

 

사람을 쳤어

 

저런...

 

자고 싶어

 

그 사람은
어떻게 됐어?

 

말하기 싫어

 

희망이 안 보여

 

뭐가?

 

자기와 나

 

괜찮은 척
그만하자

 

지금 이래야 돼?

 

- 더는 안 되겠어
- 자기는 충격 때문에...

 

이젠 안 되겠어

 

무슨 뜻이야?

 

이젠 그만하자고

 

둘 다 힘들잖아

 

- 우린 안 돼
- 지금 이러지 말자

 

우린 원하는 게
달라

 

난 글을 쓰고 싶어

 

자긴 아이를 원하고
난 아니야

 

간단한 얘기잖아

 

우린 원하는 게
다를 뿐이야

 

와줘서 고마워

 

자기 전화번호
말해줬어

 

부를 사람이 없어서

 

그날 저녁엔...

 

어떤 일 있었는지
나도 알아

 

작은 마을이잖아

 

처음부터
말하지 그랬어

 

자기 잘못이 아니야
사고였잖아

 

어떻게 지냈어?

 

나도 피곤해

 

지난 네 달간
잠을 못 잤어

 

벌써 그렇게 됐나?

 

내가 돌아갔으면 해?

 

물어볼 게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걸
말해야지

 

그게 내가
원하는 거야

 

집으로 가고 싶어

 

난 모르겠어
모르겠어

 

우린 그대로잖아

 

난 자기가...

 

이럴 거라곤
생각도 못 했어

 

의사는 자살 의도가
없었던 것 같대

 

복용량이 너무 적다고

 

발견되길 바라고
그랬을 거라고

 

그걸 내가
어떻게 이해해?

 

문에 방해 말라고
푯말이라도 걸지

 

어떻게 끝까지
그렇게 허술해?

 

그래서
다시 죽으라고?

 

퇴원해도 될지
물어볼게

 

사라, 내가 또 그럴까봐
걱정할 필요 없어

 

이제 괜찮아

 

다시 집필을
시작할까 해

 

잘됐네

 

영감이 떠올라서

 

내 서재 써

 

다 먹었어?

 

산 사람들 세상으로
돌아온 거냐?

 

 

어떻게 지내세요?

 

목소리가 안 좋아요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 하고 지낸다

 

그걸 바라셨잖아요

 

내가 틀렸다

 

솔직히 말하면
우울해 죽겠다

 

그래도 이유는 있잖니
넌 대체 뭐냐?

 

정신 나갔니?

 

자살을 시도해?

 

비운의 예술가
흉내냐?

 

- 됐다
- 아버지

 

연구실에서
무슨 일 있었어요?

 

매번 우울해 하시면서
왜 자꾸 가세요?

 

옛 동료들과
커피나 하려고 가는 거지

 

새로 온 사람들은
자기들 방식이 있어요

 

그건 아셔야죠
뭘 기대하시는데요?

 

글쎄다, 존경심?

 

네 엄마 사진을
종종 보는데

 

아무리 애를 써도

 

둘이 어찌 살았는지
기억이 안 나

 

그만하세요

 

네가 없었다면
헤어졌을 게다

 

그래서 제 잘못이에요?

 

그런 말 안 했다

 

왜 그렇게
엄마 흉을 보세요?

 

흉을 봐?

 

엄마가 바람이라도
피운 거예요?

 

네 엄마가
바람을 피워?

 

그랬으면 좋았게

 

일탈과는 거리가 먼
따분한 여자였다

 

왜 엄마를
물고늘어지세요?

 

세상에도 없는 분을

 

난 인생을
잘못 살았다

 

네 엄마와의 시간

 

연구실에서의
무의미한 시간

 

시간만 허비한 거지

 

너무 늦을 때까지

 

- 늦었다고 생각 마세요
- 뭐?

 

어떻게 올 때마다
뻔한 소리만 하는구나

 

늦었다고 생각 마라?

 

기가 막혀서

 

의무감 때문에
오지 마라

 

할 일 많을 테니
오고 싶으면 와라

 

의무감 때문에
찾아오지 말고

 

비참하니까

 

기억해 둘게요

 

사라는 뭐 하니?

 

본 지 오래됐구나

 

- 집 구하고 있어요
- 이쪽으로?

 

시내로
이사 오려고?

 

생각 중이에요

 

자기야

 

잠이 안 와서

 

그건 언제부터
다시 피웠어?

 

금방 끊을 거야

 

이기적이네

 

그리고...
나 걱정돼

 

생각 정리하려고 그래
그건 괜찮지?

 

아니

 

그걸로 문제가
해결되진 않잖아

 

톰!

 

이게 누구야

 

들어와

 

앤, 잠깐만
비켜주겠어?

 

네, 나가자

 

앉아

 

어떻게 지내?

 

잘 지내요

 

소식은 들었어

 

얘기 좀 해봐

 

지금은 좀 그래요

 

나중에 얘기하죠

 

그땐 우울증이
좀 심했어요

 

지금은 괜찮아요

 

자네 같은 직업의
아이러니는

 

세상 모든 게

 

어떤 방식으로든

 

언젠가 자양분이
된다는 거야

 

무슨 뜻이에요?

 

지난주에 보내준
세 챕터가

 

확실히 뭔가...

 

새로워

 

맘에 드셨어요?

 

아주 맘에 들어

 

이 단계에서
방해하긴 싫어

 

계속 써봐

 

시간은 얼마든
줄 테니까

 

걸작이 나오겠어

 

도와주세요

 

혼자선
못 견디겠어요

 

사라는 어때?

 

- 쉽지 않아요
- 그래

 

원래 결혼생활에
문제 있었잖아요

 

조금 회복되는
느낌은 있는데

 

포기하고 새출발할까
생각할 때도 있어요

 

다른 여자랑?

 

아뇨, 혼자서

 

그런데 힘들 때
있어준 여자라

 

얘기는 해봤어?

 

자네와 생각이
비슷할지도 몰라

 

아닐걸요

 

- 얘기는 해봐
- 알았어요

 

잠깐만요
잡아주세요

 

앤이라고 해요

 

지금은 프랑스어 책을
핸들링하고 있어요

 

- 전 토마스예요
- 알아요

 

쓰시는 책 첫 챕터
조지가 보여줬어요

 

그래요?

 

의욕이 넘쳐서
그러셨을 거예요

 

아주 마음에
들어하세요

 

저도 그렇고요

 

예전 작품들도 좋지만
이번 건 더 좋아요

 

아직 갈 길이
멀어요

 

먼저 내리세요

 

- 전 주차장으로 가요
- 그래요

 

이사 가게 돼서
너무 좋아

 

오카에서도 벗어나고

 

내가 찾은 집
맘에 들 거야

 

무슨 생각해?

 

말 좀 해

 

왜 그러는데?

 

2년 후

 

감사합니다
정말 즐거웠어요

 

감사합니다

 

반응이 좋아

 

자네 커리어에도
큰 도움 될 거야

 

- 톰
- 네

 

이런 얘기
꺼내기 싫지만

 

계약 갱신해야지

 

서명할게요

 

6주 전에 보냈잖아

 

걱정 마세요

 

가자

 

안녕하세요

 

여긴 왜 왔어요?

 

여길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워지질 않아서

 

근데 왜 오늘이에요?

 

할 수만 있다면

 

과거를
되돌리고 싶어요

 

정말로...

 

그 말 하러
온 거예요?

 

아마도요

 

잠깐 걸어요

 

신께서 뜻하신 바가
있다고 믿어야죠

 

당신을 위해서도
기도하고 있어요

 

우리도 당신을
탓하진 않아요

 

그게 어떻게
당신 잘못이에요?

 

저는...

 

당한 입장이었다면
그렇게 못 할 거예요

 

어떻게 지냈어요?

 

아주 안 좋았어요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저기...

 

괜히 와서 힘드시게
한 건 아닐지...

 

다만 뭐라도
도울 게 있다면

 

그게 뭐든
도와드리고 싶어요

 

그럴 수만 있다면
한결 나을 것 같아요

 

잠깐 기다려줄래요?
줄 게 있어요

 

도움이 될 거예요

 

크게 믿음이
없는 사람이라서

 

그래도 보세요

 

우릴 위해선
뭐든 하겠다면서요

 

들어오기 싫으시대?

 

바빠서 가셨어

 

다시 오신대?

 

오시겠지

 

잘 자렴

 

문 열어놓을게

 

잘 자, 엄마

 

여보세요?

 

이 시간에
전화해서 죄송해요

 

아뇨, 괜찮아요
깨 있었어요

 

당신도
잠이 안 와요?

 

원래 일 때문에
늦게 자요

 

무슨 일 해요?

 

글을 써요

 

작가였군요

 

네, 작가라고
생각하곤 있어요

 

나온 책도 있어요?

 

네, 소설 세 권

 

세 번째 책이
막 나왔어요

 

그래서 오늘
차려입었던 거예요?

 

네, 출간 행사에
다녀오느라

 

열심이시네요

 

무슨 뜻이에요?

 

벌써 다음 책을
시작했길래요

 

아뇨, 아이디어만
적는 단계예요

 

오늘 그래서
왔던 거예요?

 

무슨 말이에요?

 

- 아이디어 찾으러
- 아뇨, 오해 말아요

 

빨리 새 작품을
시작해야 좋거든요

 

리뷰들이 나오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기 전에

 

그럼 다음 책은
언제 나와요?

 

계획대로 된다면
이삼 년 걸리겠죠

 

보통 계획대로
되는 편인가요?

 

상황에 따라서요

 

직업이 뭐예요?

 

일러스트 그려요
잡지나 카탈로그

 

- 그럼 화가네요
- 아뇨

 

내 그림들은
상품이에요

 

주문받고
그리는 거니까

 

그럼 집에서
일하겠네요

 

애들 때문에
집에서 일해야 해요

 

크리스토퍼 소리예요?

 

잠깐 기다리실래요?
가서 보고 올게요

 

그러세요

 

여보세요?

 

듣고 있어요?

 

 

아이 없으시죠?

 

티가 나요?

 

그래 보여요

 

안 낳는 거예요?

 

아뇨

 

가질 수가 없어요

 

안타깝네요

 

팔자가 그런 거니까

 

받아들여야죠

 

와줘서 고마워요

 

같이 할 게 있어요

 

의식 같은 거예요

 

포크너 좋아해요?

 

딱히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아요

 

다른 작가들에겐
관심이 없어서요

 

그럴 줄 알았어요

 

이미 당신을
조금 아는 기분이에요

 

원래 애들을 늦게까지
밖에서 놀게 두지 않아요

 

데리고 들어와야 했는데

 

책을 덮을 수 없었어요
너무 잘 써서

 

그 전날 아이 옷에
이름을 박아줬어요

 

그러지 말걸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요

 

관계없는 일이잖아요

 

그걸 어떻게 알아요?

 

그냥 알아요

 

당신만 그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그러지 말걸

 

그날을 이렇게
기억한대요?

 

깨기 전에
가야겠어요

 

우리 다신
못 보나요?

 

와달라고 해줘서
고마웠어요

 

금방 깰 거예요
그만 가세요

 

4년 후

 

여기!

 

- 안녕
- 엄마는 안 와요?

 

만나러 갈 거야

 

미나, 이쪽이야

 

집에 안 가요?

 

그럼 어디 가요?

 

궁금한 것도 많네

 

영화 보러 가요?

 

깜짝선물 받기 싫어?

 

- 뭐로 시작하는데요?
- 무슨 소리야?

 

내 깜짝선물
첫 글자요

 

- 놀
- 하나만 더요

 

- 그럼 너무 쉽지
- 딱 하나만요

 

그럼 중간 글자
하나만 줄게

 

 

- 동
- 뭔지 알았다

 

그래? 뭔데?

 

그게 맞나 보자

 

선생님이 아저씨를
신문에서 봤대요

 

그래?
또 뭐라던?

 

자랑스러운 아빠를 둬서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뭐라고 했어?

 

우리 아빠 아니라고

 

저 아줌마
뭐 읽고 있게?

 

아저씨 책이잖아요
사인 받고 싶겠다

 

설마

 

잠깐, 안 돼!
미나!

 

안녕하세요
그 책 좋아하세요?

 

저분이 작가인데
사인 받으실래요?

 

응, 그럼 좋지!

 

사인 받고 싶으시대요!

 

- 죄송해요
- 사인해달래요

 

사인해주시면 좋죠

 

그러죠
해드릴게요

 

타다!

 

아저씨가 공원에서
새 책 사인해줬어

 

- 처음이야
- 그래?

 

사인은 해봤는데
거리에선 처음이야

 

유명인이야

 

아니, 사인 받으라고
떠민 건 무효지

 

움직이지 마!
그대로, 그대로

 

그렇지, 그렇지

 

잘했어

 

우와, 예쁘네

 

겨울

 

슬퍼지셨어?

 

그냥 비잖아

 

그래도 비 그치면
관람차 타는 거지?

 

앉아서 먹기만 하려고
온 건 아니잖아

 

금방 그치길
비는 수밖에

 

일단 시간도
남는 김에...

 

- 할 말이 있어
- 뭔데?

 

우리 앞으로
같이 살기로 했어

 

- 어디서?
- 아저씨 집에서

 

평소에도
자주 가잖아

 

이번엔 짐 싸서
아예 들어가는 거야

 

내 방도 생겨?

 

지금 쓰는 방
쓰면 돼

 

그럼 똑같은 거네

 

아니야

 

어쩌다 이렇게
똑부러진 딸을 낳았을까?

 

앞으론 같이 살고
가족이 되는 거야

 

그럼 결혼하는 거야?
꽃 뿌리기 싫은데

 

쟤도 맘속으론
좋을 거야

 

티를 안 내는 거지

 

가끔은 나도
속을 모르겠다니까

 

무슨 생각해?
너무 조용한데

 

아니야

 

조금 피곤해서

 

미안

 

인형 쏘기
하러 가도 돼?

 

어디로 갔지?

 

미나!

 

미나!

 

미나, 괜찮니?

 

미나!

 

잠깐, 잠깐

 

같이 들어요
둘, 셋

 

이제 빼내요
끌어내요!

 

- 잘 자렴
- 잘 자, 엄마

 

- 좋은 꿈꿔
- 좋은 꿈꿔

 

- 사랑해
- 사랑해

 

- 누웠어?
- 괜찮을 거야

 

이해가 안 돼

 

오늘 같은 날에도
책이 읽혀?

 

이게 내 나름의
대처 방식이야

 

정말 아무 느낌이
없는 거야?

 

어땠으면 좋겠는데?

 

이게 좋은 건지
모르겠어

 

뭐가?

 

다친 여자
돕는 걸 봤어

 

정말 침착하고
과감하더라

 

그게 잘못된 거야?

 

매일 겪는 일처럼
행동하니까

 

원래 긴급 상황엔
냉철하게 행동해야 돼

 

긴급 상황 끝났잖아

 

충격이라도
받았으면 해?

 

날 봐, 토마스

 

떨고 있잖아

 

날 보라고

 

손 보여줘

 

손 보여달라고!

 

보여주기 싫어

 

정확히 뭐가
불만인지 모르겠어

 

충격을 대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른 거야

 

당신은 당신 방식
나는 내 방식

 

가르치려고 들지 마

 

자기 예전 일
겪었을 때는

 

그래도 감정적으로
힘들어 했잖아

 

문제도 조금 있었고

 

언젠가는 그 일로
문제 삼을 줄 알았어

 

그런 말이 아니었어
미안해, 토마스

 

당신은 같이 살기
쉬운 남자는 아니야

 

그 단어 얘기는
아저씨 말대로였어요

 

무슨 단어?

 

'완전'이란 단어요

 

내 친구들이
다 쓴댔잖아요

 

그래, 요즘 애들이
많이 쓰지

 

거의 전염병이에요
나도 완전 몰랐는데

 

그 단어 안 쓰고는
완전 한마디도 못 해요

 

그건 완전 의미도
없는 거잖아요

 

대화에 빈 공간만
완전 잔뜩 생겨요

 

말만 그렇게
완전 복잡해지고

 

네가 깨달았다니
완전 다행이네

 

모르고 있으면
완전 실수하거든

 

완전 멋진데!

 

4년 후

 

고마워

 

- 나 안 같은데
- 완성 아니야

 

다시 앉아

 

널 그리기가
점점 어려워져

 

이유를 모르겠네

 

아버지

 

어떤 남자가 정류장에서
자기 개랑 있었는데

 

바람이 심했어

 

바람이 갑자기 부니까
그 사람이 넘어졌거든

 

너무 웃겨서
웃음이 터져나왔어

 

다른 사람들도
같이 웃었어

 

그 아저씨 개도
웃었을걸

 

그런데 일어나면서
개 목줄을 당기더라

 

개가 잘못한 것처럼

 

불쌍하네

 

응, 개가 안됐더라

 

지어낸 얘기지?

 

그 아이는
어디 있니?

 

누구요?

 

그만둔 거냐?

 

이리 오세요

 

- 어때 보이냐?
- 좋아 보여요

 

늙어 보이는구나
늙은이, 늙은이

 

멋진데 왜 그러세요

 

이 늙은이는
참 늙어빠졌네

 

여기요

 

아무래도 그 사람은
힘들 것 같아

 

아버지
괜찮을 거예요

 

그만 가세요

 

이쪽으로

 

타세요

 

봐라

 

강이구나

 

저 강에 가련다

 

네?

 

아버지!

 

앤, 저기...
가고는 있는데

 

아무래도 콘서트엔
못 가시겠어

 

피곤하신 것 같고
좀 오락가락하셔

 

우린 가야지

 

응, 금방 갈게

 

- 괜찮아요, 아버지
- 토마스

 

걱정하실 거 없어요

 

공연이 별로야?

 

사라

 

따분했어?

 

아니, 아니야
안에서 날 본 거야?

 

발코니에 있었는데
나가는 게 보여서

 

아직도 출구
근처에 앉나봐

 

신문에서도 봤어

 

잘하고 있더라

 

응, 잘하고 있어

 

- 자긴 어때?
- 잘 지내

 

요샌 무슨 일 해?

 

아직 학교에서 일해

 

- 오카에서?
- 응

 

자기는 똑같네

 

좋은 거야?
아님 나쁜 거야?

 

칭찬이야

 

그거라면 고마워

 

혼자 왔어?

 

아니
누구랑 같이 왔어

 

결혼했어?

 

남편 있어

 

애들은?

 

두 명
아들 하나, 딸 하나

 

자기가
원하던 대로네

 

당신은
쉽게 도망쳤잖아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는데

 

당신처럼 큰 상처를
준 사람은 없었어

 

내가 잘못했지

 

내 생각만 했었어

 

이겨내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어

 

지금은 예전과 달라

 

많이 달라졌어

 

화내는 건 이해하지만
품위까지 떨어뜨리진 마

 

엘던 씨에게,
놀라지 않으셨으면 해요

 

기억 못 하시겠지만
11년 전에

 

제 동생 니콜라스가
죽었을 때 뵀었어요

 

자책하지 마세요
그건 사고였어요

 

저는 16살이 됐고
아직 엄마와 살아요

 

글 쓰는 걸 좋아해서
작가님 책도 좋아해요

 

언젠가 작가님 같은
작가가 되고 싶어요

 

왜 편지를 보냈는지
궁금하실 거예요

 

전 크면서
문제가 많았어요

 

소위 말하는
문제 아동이었는데

 

학교 상담사가 작가님을
만나보면 좋을 거래서요

 

제 생각 정리에
도움이 될 거래요

 

괜찮으시면 만나서
얘기해보고 싶어요

 

언제 어디서 만날지
답장 부탁드릴게요

 

추신, 엄마는
편지 보낸 걸 몰라요

 

- 얘가 제일 좋더라
- 왜?

 

제일 친한 친구잖아

 

그래도 맨날
싸우긴 해

 

크리스토퍼에게,
편지 고맙다

 

상상했겠지만
나도 많이 놀랐어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아직 그날을 못 잊었어

 

넌 만나고 싶겠지만
솔직히 말하면

 

어떤 감정이 튀어나올지
두려운 심정이야

 

새 책 마무리 중이니
조금 기다려주겠니?

 

감정이 흔들리면
안 되는 시기야

 

내 책을 좋아한다니
기분 좋구나

 

네 또래가 읽게끔
쓰인 책이 아닌데

 

잘 지내길 빈다
토마스가

 

지금 몇 시야?

 

- 여보세요?
- 왜 크리스토퍼를 피해요?

 

지금 한밤중이에요

 

걔도 용기 내서
연락한 건데

 

정리할 것들이
있는 모양이에요

 

나중에 만나자고
했을 뿐이에요

 

"감정이 흔들리면
안 되는 시기다"

 

걔는 겨우 16살이에요

 

당신이 아니라
걔한테 보낸 편지예요

 

우연히 봤어요
딱히 숨기지도 않길래

 

좋아요
내가 말실수했어요

 

우릴 위해선
뭐든 하겠다면서요

 

- 벌써 잊었어요?
- 안 잊었어요

 

다시 연락해서
만나볼게요

 

누구야?

 

그냥 독자야

 

- 이 시간에?
- 응

 

저번 책 내용 중에
궁금한 게 있대

 

조금 이상한
사람 같더라고

 

궁금한 게 있어요

 

'겨울' 챕터에서
그 사람이

 

아이를 목마 태우고
가잖아요

 

그게 저예요?

 

그게 너라고?

 

그게 저라고
느껴졌어요

 

아이 다리를 잡고
목마 태워주잖아요

 

난 딸이 있어

 

목마 태우는 건
흔한 일이야

 

친딸 아니잖아요

 

어떻게 알아?

 

어디서 읽었겠죠

 

너도 글을 쓴댔지?

 

가끔요

 

그럼 알겠지만
글을 쓸 때는

 

아이디어들이
여러 곳에서 흘러들어와

 

경험에서도 오고

 

상상에서도 오고

 

그걸 분리하기가
쉽지만은 않아

 

상담사는 제가
작가님한테 집착한대요

 

그날 너와 내가
겪었던 일은

 

평범한 일이 아니었어

 

상처를 남긴
경험이었으니까

 

지워지지 않는 상처

 

시간이 흐르면서
기억도 변했겠지

 

기억이란 건
조작되기도 하고

 

- 그래서 자신을...
- 불공평하잖아요

 

뭐가 불공평해?

 

작가님은 성공했는데
우리 엄마를 보세요

 

그건 이 일과
관련이 없어

 

나도...

 

그 사고 잊기까지
오래 걸렸어

 

인생의 바닥에서
정말 괴로웠지만

 

그래도 이겨냈어

 

사고 이전의 책들은
지금보다 별로였어요

 

난 작가야

 

그게 내 직업이야

 

책을 쓰지

 

새 책을 낼 때마다
발전하려고 노력해

 

그뿐이야

 

다시 끄집어내서
좋을 게 없어

 

오래 전 일이야

 

저기요

 

사인 좀 해주실래요?

 

어디에도 없는 사람

 

행운

 

- 됐다
- 안녕히 가세요

 

또 보자

 

- 창고에서 뵐게요
- 알겠습니다

 

상 어디 둘까요?

 

아무 데나

 

관심 없는 척
하지 마세요

 

어디 두고 싶어요?

 

- 벽난로 위에
- 딱 좋네요

 

누가 창문
열어놓고 나갔어?

 

- 진짜 무의미한 질문이네
- 왜?

 

혼자서 열렸나보지

 

난 진지해

 

난 안 열었어

 

마지막 나가는 사람이
닫고 나가야지

 

내가 그랬나보지
내가 죄인입니다

 

죄는 아니야

 

그럼 유령 짓이겠지

 

창문이 열려있으면
괜히 섬뜩하잖아

 

드디어 엔딩이
나온 것 같아

 

어쩌기로 했어요?

 

그 사람 돌아와요?

 

응, 다른 결말은
앞뒤가 안 맞아서

 

- 맘에 안 들지?
- 들어요

 

아니
맘에 안 들잖아

 

솔직히 말하면
조금 후져요

 

후져?

 

편집자도 그러더라

 

말을 돌리긴 했지만

 

네 말이
맞을지도 모르지

 

무슨 냄새지?

 

- 앤, 일어나봐
- 뭔데?

 

오줌이야, 토마스

 

누가 침대에
오줌을 쌌어

 

의심 가는 사람
없으십니까?

 

이웃과 다툰 적이
있으시다거나

 

그런 사람 없어요

 

불량배 녀석들과
부딪힌 적은요?

 

없어요

 

사건 당시엔
어디 계셨죠?

 

낭독회가 있어서
토론토에 있었어요

 

딸과 아내도
함께 갔다가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왔죠

 

낭독회요?

 

소설 작가세요
길러상도 받으셨어요?

 

죄송합니다
제가 몰라뵀군요

 

괜찮습니다

 

범인 잡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체포할 확률은
크지 않습니다

 

생각나신 게 있거든
연락 주십시오

 

앙심을 품을 만한
사람도 생각해보시고요

 

별 도움이 안 되네

 

여기선 못 자

 

처가에 가 있어
난 여기 있을게

 

청소업체 불러서
다 청소해야겠어

 

자주 이러니?

 

사람들 집에 소변보고?

 

침대에만 그래요

 

원칙 있는 남자네

 

대단하구나

 

- 대단해요?
- 그래

 

네 배짱이

 

엄마는 어떠시니?

 

잘 있어요

 

집을 팔았어요

 

제가 대학에 들어가서
다시 여행을 시작한대요

 

지금은 할머니 보러
영국에 갔어요

 

이쪽으로

 

위로, 위로

 

좋아, 됐다

 

- 학교 안 늦겠니?
- 네

 

잠깐

 

번역 황석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