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TFLIX 제공"

 

"NETFLIX 오리지널 영화"

 

딴 노래 틀어줘?

 

샘 노래가 싫다기보다
풍경 좀 즐기려고

 

이번 여행에서
우리 얻는 게 많을 거야

 

공동묘지 무단 침입 및
절도 사건을 조사 중이며...

 

- 제럴드
- 응?

 

- 제럴드!
- 젠장

 

몇몇 묘를 건드렸고...

 

굶주렸나 봐

 

최소 1 기는 파냈습니다

 

떠돌이 개들이 문제야

 

일부 시의회는...

 

목걸이 했나 본데
주인이 있을지도 몰라

 

어차피 얼마 못 살아

 

치여 죽은 놈을 먹다가
저놈도 치여 죽겠지

 

- 차 안 돌릴 거야
- 알아

 

- 안 돌려
- 알아

 

또?

 

- 딱 2분만
- 괜찮아

 

여보세요?

 

네, 이해합니다

 

경쟁 금지 조항에
그쪽 동의부터 받아야 해요

 

- 냉장고 채워놨네
- 응

 

주말은 충분히 버텨

 

여기!

 

배고파?

 

거기 있니?

 

왔구나

 

고기 좀 가져왔어

 

괜찮아

 

얼른 먹어, 가엾어라

 

뭐 해?

 

그게...

 

쟤 좀 먹이려고

 

그거 고베 립아이야
진짜 고베산

 

한 덩이에 200달러야

 

미안, 냉장고에
4개나 있길래...

 

당신 참 착해
내가 그래서 결혼했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아니야, 그냥 둬

 

저놈 먹을 복은 있네

 

들어가서 좀 쉬자

 

그래

 

한 덩이 더 줬을지도 몰라

 

너무 배고파 보여서

 

- 미안, 몰랐어
- 괜찮아

 

지금 샴페인 딸까?
아니면...

 

우리...

 

됐어

 

- 준비됐어?
- 응

 

- 세상에나
- 당신 눈부시다

 

고마워

 

미안, 립글로스 발랐어

 

솔직히 내가 생각했던 건

 

벨벳이나 실크 같은
색다른 경험이었는데

 

그럴 리가!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그런 건 쉽게 풀리거든

 

- 괜찮지?
- 응

 

안심해
당신도 좋아할 거야

 

괜찮아?

 

 

손 움직여봐

 

슬립 마음에 들어

 

다행이네, 특별히 샀어

 

벗으면 더 예쁘겠어

 

"비아그라"

 

이런

 

이게 웬 횡재야

 

- 뭐?
- 내가 안 반갑겠지?

 

곧 남편 올 시간이라
걱정도 될 거고

 

그런데 그쪽 남편 안 와

 

원하면 소리 질러도 돼

 

주변에 아무도 없으니까

 

- 제럴드
- 제럴드?

 

미안하지만
내 이름은 못 알려줘

 

도와달라고 소리쳐봐

 

- 진짜로?
- 어서

 

- 누가 좀 도와줘요
- 뭐야

 

실감 나게 하기로
약속했잖아

 

응, 그런데
도움까지 청하는 건 좀...

 

- 이게 무슨 상황인데?
- 일단 해봐

 

미안해
기분이 이상해서 그래

 

섹시한 분위기로
만들자더니...

 

- 곧 적응될 거야
- 알았어

 

도와줘요
누가 좀 도와줘요!

 

- 미안, 그냥...
- 아팠어

 

- 그래도 좋았지?
- 제럴드

 

여보

 

나 이거 싫어

 

- 진심이야, 그만해
- 좋아, 이제 실감 나네

 

그만해

 

- 반항해봐
- 그만!

 

그래 봤자
아빠 마음대로 할 거야

 

젠장, 그만하라고!

 

수갑 풀어, 당장!

 

뭐야, 연기야?

 

지금 웃음이 나와?

 

수갑 풀어
미친, 아빠 좋아하시네!

 

맙소사

 

이러려고 온 거 아니었어?

 

화끈하게
새로운 거 시도하려고?

 

- 시도해보겠다고 했지
- 그래

 

- 노력하겠다며
- 했는데 안 되겠어

 

요즘은
이렇게까지 해야 해?

 

제기랄, 제스

 

사과할까?

 

난 분위기
살리려던 것뿐이야

 

날 건드리지도 않았잖아
몇 달간이나!

 

전혀 관심 없었으면서

 

내가 섹스 게임에
동의하니까

 

갑자기 사람 당황스럽게
강간 판타지야?

 

제발
이거 좀 풀어줘

 

이런다고 관계 개선 안 돼

 

우리 착각이었어

 

우스워진 기분이야

 

얼씨구

 

- 이젠 내가 우스워?
- 아니

 

자기야, 내 기분이
그렇다는 거잖아

 

난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지?

 

- 아니야
- 노력도 안 하면서

 

내가 안 선다고
비난하는 건 좀 아니지

 

수갑 좀 풀어줘
우리 대화하자

 

싫다면?

 

무슨 소리야?

 

풀어주기 싫다면?

 

빨리 풀어

 

내가 살살 하면 어때?

 

화장실 세면대에서
열쇠 가져와

 

살살 할게

 

제럴드

 

- 그만둬
- 당신도 좋을 거야

 

씨발!

 

당신 문제가 뭐야?

 

나?

 

우리가 어쩌다
이 꼴이 됐지?

 

한때는 행복했잖아

 

물론이지

 

- 안 그래?
- 맞아

 

- 정말 그랬는데
- 맞아

 

왜 그래?

 

제럴드?

 

여보

 

재미없어

 

제럴드?

 

뭐... 제럴드?

 

자기야, 무슨...

 

맙소사

 

여보?

 

일어나

 

어떡해

 

나...

 

제럴드!

 

자기야, 나 좀 봐

 

일어나, 제럴드

 

제럴드?

 

여보?

 

제럴드

 

제럴드, 말 좀 해봐

 

제발

 

맙소사

 

일어나!

 

일어나라고!

 

도와줘요!

 

이젠 실감 나지?

 

우리 다시 해볼까?

 

침대로 올라와
원하는 거 다 해줄게

 

진짜야

 

전부 다

 

도와줘요!

 

도와줘요!

 

누구 없어요?

 

도와줘요!

 

누구 없어요?

 

도와줘요

 

일어나

 

좀 일어나 봐

 

일어날 시간이야, 여보

 

깰 시간이라고

 

저기요?

 

도와주세요

 

어두워질 텐데

 

한 시간 정도 있으면
엄청 어두워질 거야

 

저기요!

 

우리 여기 있어요
남편이 다쳤어요!

 

네이트? 켈리?
밑에 있어요?

 

젠장

 

안녕

 

스테이크 맛있었어?

 

한 덩이에 200달러짜리야

 

너 구조견은 아니겠지?

 

그럴 줄 알았어

 

 

 

가까이 가지 마

 

얘!

 

얘!

 

남편한테서 떨어져

 

뒤로 가!

 

안 돼!

 

안 돼!

 

얘!

 

안 돼, 저리 가!

 

꺼져!

 

저리 꺼지라고!

 

안 돼

 

안 돼

 

뭐야, 진짜

 

세상에, 이제 살았다

 

난 당신이...

 

내 팔!

 

- 진짜 미안해
- 저 개 짓이지?

 

- 당신 말 들을걸
- 고기 먹여준 놈이네

 

수갑 풀고 좀 안아줘
미안해, 자기야

 

저 개새끼

 

저 개새끼!

 

괜히 고기는 먹여서!

 

피비린내 맡고
본능을 따른 거야

 

꺼져, 로드킬!
체해서 죽어라

 

그 스테이크 다 줬으면
배가 찼으려나?

 

그래도 신선한 고기가
당겼겠지

 

작년 성탄절 때
내가 한 농담 기억나?

 

당신이 뒤에서 다가왔잖아

 

난 이미
너덧 잔 마신 상태였고

 

혀는 꼬이지 않았지

 

톰 레이놀즈한테
얘기하던 중이었어

 

낮은 목소리로
무슨 모의라도 하듯이

 

남자들끼리
수군대는 분위기였어

 

서로 비밀이라도
나누는 것처럼

 

당신은
농담 끝부분만 들었지

 

'여자라는 존재는
대체 뭘까?'

 

난 잠시 뜸을 들였어

 

농담하기 전에
건방 떨며 멈추거든

 

잘난 척하는 거지
톰이 뭐냐고 물었어

 

답을 아는 눈치더군
내가 뭐라고 했더라?

 

생명 유지...

 

말해봐

 

'여자라는 존재는
대체 뭘까?'

 

- 갈보의 생명 유지 장치
- 그래, 맞아

 

당신은 못 들은 척했어

 

반박도 한 번 안 했고

 

밤새 미소를 머금고
날 좀 미워했지만

 

- 그 얘긴 다시 안 꺼냈지
- 당신 그런 사람 아니니까

 

- 당신답지 않았어
- 내가 쇼한 걸까?

 

의뢰인 앞에서?

 

의뢰인 수준 맞춰주고
단물 빼내려고?

 

아니면 내 본모습이
원래 그랬던 걸까?

 

알고 싶지 않으면
질문도 안 해야겠지

 

아마도

 

멍청해 빠진 갈보를 위한
생명 유지 장치겠지

 

몇 시간 묶여있었어?

 

내 숨소리 못 들었잖아

 

잘 아는 소리면서!

 

11 년간 매일 밤 들었잖아

 

목에서 그르렁거리는
작은 코골이 소리

 

깊은 생각에 빠져도 나고

 

멍 때릴 때도 나는

 

그 망할 작은
제럴드만의 소리 말이야

 

그 소리를
몇 시간이나 못 듣다니

 

쥐 죽은 듯 조용했는데
뭘 몰라!

 

내가 바닥에 머리 박고
피 흘리면서

 

조용해졌을 때 알았잖아

 

그런데 당신은 누워서
귀한 시간을 낭비했지

 

목숨이 오가는데
이름이나 부르며

 

- 시체에 말을 걸었어
- 어떻게 된 거야?

 

당신이 실성한 거지, 뭐

 

남편이 개한테 먹혔으니

 

정신 잃는 데

 

- 변명거리로 딱이지
- 그래

 

당신 출혈이 멈췄어

 

한참 전에

 

당신은 힘들면 항상
그런 식이야, 도망치잖아

 

머릿속으로

 

여기 드러누워서는
내 이름만 불러대며

 

중요한 시간을
다 허비했지

 

- 멍청해 빠진...
- 그만해

 

생명 유지 장치를
떠올렸나 보네?

 

그래서 그 농담도
생각났겠지

 

모든 일은 이유가 있거든

 

왜일까?

 

- 시간!
- 그렇지

 

당신은 코드 뽑힌
생명 유지 장치야

 

아직은 배터리가 있지만
곧 바닥나겠지

 

수갑을 못 풀면
결국 방전될 거라고

 

우리가 언제 도착했지?

 

1시쯤인 것 같아

 

침대에는 언제 왔고?

 

- 한 시간 좀 지나서
- 그럼 2시라 치고

 

내가 맛이 간 게...

 

10분쯤 지나서야

 

요즘 해가 언제 지지?

 

- 7시 15분 정도에
- 근접하네

 

최대 20분으로 잡고
그럼... 5시간쯤 됐네

 

도와달라 소리치며
5시간을 낭비했어

 

800미터 떨어진 이웃이

 

- 집에 있다면 모를까
- 집에 있다면 모를까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 보면

 

네이트와 켈리는...

 

6월 지나서 온댔잖아

 

가정부는 어제 들렀고

 

그래서 침대도 정리됐고
먼지도 없었지

 

거긴 가망 없단 얘기고
잔디는...

 

- 손질돼 있었어
- 정원사도 안 와

 

내가 오늘을 위해
미리 준비해놨거든

 

우리 섹스 게임을
방해받기 싫어서

 

적어도 주말 휴가는
줬을 거야

 

- 그럼 대체...
- 누가 비명을 듣느냐고?

 

저 쿠조 말고?

 

- 아까 해봤잖아
- 알아

 

손목 부러질 때까지
당겨봤자 손 못 꺼내

 

내가 뭐랬어?

 

이렇게 쉬운데

 

당신, 진짜 미쳐가는구나

 

손이 커서
수갑에서 안 빠져

 

침대 기둥도 강화 목재야

 

- 노력은 가상하네
- 닥쳐

 

그 인간 말 듣지 마

 

널 이 꼴 만들어 놓고
어떻게 됐나 봐

 

그냥 현실을 말해준 거야

 

넌 항상 그래
날 깔보고 무시하지

 

남자 거시기는
축복이 아니라 저주야

 

우리가 오늘 죽으면
저 물건 탓이잖아

 

우리 삶은
그보다는 가치 있어야지

 

손 못 빼겠어

 

뉴스에 나오잖아

 

엄마가 애 살리려고
차도 들어 올린 얘기

 

모성애는 쥐뿔!

 

무슨 뜻이야?

 

애한테 관심 없잖아

 

- 당신 일 때문이었어
- 말이야 그렇게 했지

 

진짜 믿었나 보네?

 

나한테
뭐 숨길 생각 하지 마

 

시간 낭비하지 말고

 

- 손 못 빼겠어
- 빼야 해

 

망할 침대에 묶여있잖아!

 

그건 다 아는 사실이야
정신 차려

 

머릿속 소리 주제에

 

역시 너다운 반응이야

 

문제가 터지면
허둥대고 거부하지

 

모른 척하면 마법처럼
사라지리라 믿어

 

정신 안 차리면
너 수갑 찬 채로 죽어

 

12살 때부터
몽유병이 있었잖아

 

- 지금은 안 돼
- 그럼 언제?

 

뭐가 안 된다는 거야?

 

이런 신세 된 거
그 사람한테도 책임 있어

 

그 사람이라니?

 

휴대폰에 닿을 것 같아

 

어차피 꺼질 거야
충전 안 했거든

 

오죽하겠어?
빨래도 안 하는데

 

운도 없지

 

됐어, 어차피
휴대폰 맛 갔을 수 있어

 

탈출 못 하겠으면

 

누가 올 때까지
버티기라도 해야지

 

왜 그래?

 

머리가 아파

 

왜인지 알아?

 

생명 유지 장치 때문에?

 

사람이
물 없이 얼마나 살까?

 

3일?

 

기껏해야?

 

그래, 어디선가
3일이라고 들은 것 같네

 

그 정도 될 거야

 

지금 얼마나 됐지?
5시간?

 

6, 7시간?

 

당신을 만족하게
해주고 싶었어

 

진짜 멍청한 생각이었지

 

"비아그라"

 

이거 처음 먹었을 때 기억나?

 

당신한테 숨겼잖아

 

한 6개월?

 

그러다 내가 처방전을 봤지

 

그런데 아무 말도 안 했어

 

하지만 난 눈치챘고
그때부터 대놓고 먹었어

 

- 서로 언급은 안 했지만
- 한 번 했잖아

 

그랬지

 

어느 날 밤
약 없이 시도했다가

 

- 안 섰잖아
- 흐물거렸지

 

- 그러다가...
- 그러다가...

 

내 손목을 잡고
머리 위로 올렸지

 

- 처음이었어
- 처음은 아니었어

 

- 그런데 이번엔...
- 목을 졸랐지

 

처음에는 부드럽게
그러다가 꽉 쥐었어

 

난 진짜 단단해졌지

 

그 어느 때보다도

 

당신은 그냥 누워있었어

 

난 절정을 느꼈고

 

당신은 신음했지

 

순종적인 아내처럼
반항도 안 했어

 

하지만 결혼 후
처음으로 의문을 가졌지

 

'이 남자는 어떤 사람일까?'

 

알 수가 없지, 안 그래?

 

누구나 마음속에
어두운 구석이 있잖아

 

아무도 누르지
말았으면 하는 버튼

 

그 오랜 세월 동안

 

난 당신한테
내 속을 숨겼어

 

하나는 확실했지

 

남편이 파란 약 먹어서
넌 기뻤어

 

기뻤잖아

 

모르겠더라고

 

내가 무슨
매력이 떨어져서...

 

딴소리하네

 

하나 먹어, 자기야

 

쟤도 하나 주고

 

잠깐, 난...

 

- 쟤도 하나 줘
- 왜...

 

필요한 거 줘야지

 

잘했어

 

비아그라 먹어서
얼마나 다행이야

 

파란 약만 먹으면
제럴드는 목말라했으니까

 

해보자

 

왜 실실 웃어?

 

왜?

 

그래서

 

- 멍청하긴
- 안 돼

 

절대 떨어뜨리지 마

 

- 안 되겠어
- 내려놔

 

- 어디에다?
- 아까 놓여 있던 데

 

- 손 닿는 데로
- 알았어

 

조심해

 

저리 가

 

- 꺼지라고!
- 날 봐

 

저 개는 본능을
따르고 있을 뿐이야

 

너도 그렇게 해야 해

 

- 집중해
- 못 하겠어

 

그래, 그냥 포기해

 

내일이면 제럴드와
다시 만날 테니까

 

저 개새끼 배 속에서!

 

다시 시도해볼까?

 

슬립 마음에 들어

 

슬립 마음에 들어

 

다행이네
특별히 샀어

 

새 옷이었잖아

 

좀 남겨 둬

 

왜 눈을 못 뜨겠지?

 

스트레스로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이 급증해서

 

졸도하는 거야

 

그래, 그냥 기절해버려

 

괜찮을 거라고 여기면서

 

- 정신 잃으면 안 되는데
- 차라리 좀 자

 

누가 와 봤자 내일이지
오늘 밤은 아니야

 

- 힘을 비축해야 해
- 그래

 

그래야지

 

내일

 

어디 갔어, 이놈?

 

저기요?

 

누구세요?

 

도와주세요

 

넌...

 

환영이야

 

넌 환영이야

 

환영이야

 

그럴지도

 

아니면 당신이 더는
안전하지 않은 건가?

 

사람들이 대낮에는
악귀나 유령

 

살아있는 시체로부터
안전하거든

 

밤에도 보통은
안전한 편이야

 

누군가와 같이 있다면

 

하지만 어둠 속에
혼자 있는 사람은

 

특히 그 사람이 여자라면
활짝 열린 문과 같아, 제시

 

도움을 청했을 때
누가 올지 어떻게 알아?

 

고독한 죽음의 순간에
뭘 볼지 어떻게 알겠어?

 

공포로 죽을 수도
있다는 게 믿기 어려워?

 

사망 증명서에 적힌
사망 원인은 무시해

 

공포심에 죽은 거야

 

왜냐하면 그들은
침대맡에서 봤거든

 

문라이트맨을 말이야

 

그게 사신의
모습일지도 모르지

 

환영이야

 

그럼 개는 왜 나갔는데?

 

다른 데 숨었을지도 몰라

 

침대 밑에

 

갑자기 당신 엉덩이에
손을 뻗을 수도 있어

 

그 차갑고 더러운 손을
부드러운 당신 육체에

 

올리려고 마음먹는다면

 

당신도 어쩔 수가 없어
마우스

 

방금 뭐라고 했어?

 

눈을 감아

 

침대 밑에 괴물이 있어도
잠들면 괜찮아

 

다들 아는 사실이란다
마우스

 

그렇게 부르지 마

 

꿈을 꿔

 

깊은 꿈을

 

괜찮니, 제시?

 

- 기억보다 훨씬 작네요
- 네가 커서 그래

 

- 가자, 마우스
- 잠깐만요

 

수영할래요

 

- 안 돼
- 안 돼, 뛰지 말고

 

잘했어

 

26년 만에

 

미국에서 개기일식이
관측될 예정입니다

 

일식을 볼 수 있는
운 좋은 도시에는

 

공식 관측대 설치가
결정됐고

 

도시마다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방문객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서죠

 

개기일식이
처음이신 분들은

 

진기하고 아름다운
자연 현상을...

 

- 아빠
- 아빠

 

보게 되실 겁니다

 

개기일식 궤적은...

 

- 해냈네?
- 드디어 끝냈어요

 

저도 필요해요

 

그래
이제 배에 타거라

 

- 네
- 조심하고

 

네, 아빠

 

개기일식을 같은 곳에서
한 번 이상 보긴 어렵습니다

 

같은 곳에서 또 보려면
375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개기일식 통과선을 통해
관측할 수 있으며

 

총 2분 20초 동안
이어질 예정입니다

 

오늘 오후 4시 17분에
시작합니다

 

배에서 먹게
샌드위치 만들까?

 

전 오늘 배 타기 싫어요

 

호수가 무서워서요

 

익사한 사람도 있잖아요

 

물 무섭다는데

 

억지로 태울 생각은 없어

 

호수에 가려고
가족 여행 온 거잖아

 

우리랑 같이 있으면
큰일 난대?

 

걘 아빠만 좋아해

 

- 딸은 다 그렇잖아
- 그래도...

 

왜?

 

당신도 성탄절에
우리랑 스키 안 탔지만

 

억지로 끌고 간 사람
없었어

 

오히려 별장에서 쉬게 뒀지

 

애랑 같이 남겠다고?

 

그러든가, 어차피
데려가 봤자 성가셔

 

동생들이랑 싸우고
날 노려보기나 하겠지

 

- 12살이잖아
- 아빠한테만 착한 딸이야

 

그 나이엔
다 그런 거 아니야?

 

그래

 

그냥...

 

아니야, 됐어

 

- 됐다고
- 알았어, 난...

 

일식을 맨눈으로
쳐다보시면 안 됩니다

 

이제 곧...

 

훨씬 낫네

 

아빠 구식 노래는
별로인가?

 

아뇨, 좋아요

 

원피스가 예쁘네

 

- 새로 샀어?
- 네

 

엄마는 너무 짧대요

 

아니야

 

잘 어울려

 

이제 다 큰 아가씨 같네

 

- 이거로 봐, 눈 다쳐
- 고마워요

 

아빠는요?

 

글쎄, 모르겠네

 

네 엄마가 가져갔나 봐

 

- 가까이 와서 같이 보자
- 네

 

시작하네

 

왜요?

 

아니다

 

옛날 생각 나서 그래

 

그때도 여기 앉았거든

 

어릴 땐 네가
내 무릎에 앉았지

 

넌 별을 가리키며
얼마나 멀리 있는지 물었어

 

창피하네요

 

아니

 

얼마나 행복했는데

 

여기서 우린
좋은 추억 많이 만들었어

 

아빠랑 마우스랑

 

아니다, 바보같이

 

왜요?

 

아니, 그냥...

 

뭔데요?

 

해볼까?

 

추억도 떠올릴 겸?

 

아니다, 주책없이

 

유치한 아빠가
유치한 생각 해봤어

 

난 그저...

 

그때 참 행복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도 이제
다 큰 아가씨잖아

 

아빠 무릎에 앉기엔
너무 컸지

 

가끔은 우리 꼬마가 그립네

 

너무 크진 않았어요

 

괜찮겠어?

 

그럼요

 

- 마우스, 사랑한다
- 저도 사랑해요, 아빠

 

정말 멋있어요

 

아빠도 보셔야죠

 

그래, 그냥 계속 보고 있어

 

아빠?

 

그래, 그냥 계속 봐

 

- 아빠
- 그냥 계속 보라고

 

어떡해!

 

밤새 매달려 있었잖아
혈액 순환 해야지

 

아파

 

경련이야, 어차피...

 

지나가

 

경련은 지나가

 

다리를 계속 움직여
피가 통해야 해

 

난...

 

맙소사

 

세상에, 너무 아파

 

악몽 꿨어?

 

말한 적 없잖아

 

개기일식 얘기

 

아무한테도 안 했어

 

부부가 뭐야?

 

- 힘든 일은 털어놔야지
- 그 얘긴 안 돼

 

이러니 우리가 안 풀렸지

 

우리랑 상관없는 얘기야

 

과연?

 

너 연상남과 결혼했어

 

아빠도 변호사
제럴드도 변호사야

 

아빠는 널 깔보며
물건 취급했고

 

내 술 문제도 있잖아

 

자기야, 그 문제는
골로 가면서 해결됐어

 

아무튼, 제시

 

넌 익숙한 상대와 결혼했어

 

넌 소녀였고
아빠는 남자였지

 

넌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어

 

그 오후에 머물러 있지

 

지금 이 상황으로도
부족해서

 

그 상황까지
떠올리라는 거야? 또?

 

말해봐

 

그 일 터진 게
네가 초경 시작하고

 

한 달 후였지?

 

그래서 발정 났나 보네

 

피비린내 맡고
개처럼 군 거지

 

복도의 저 친구나
남자들이나 똑같아

 

- 고베 립아이에서...
- 진짜 고베산이야

 

제럴드로 갈아탔잖아

 

아빠도 네가 익으니까
엄마에서 갈아탔지

 

- 그런 거 아니야
- 제럴드도 마찬가지고

 

수많은 야근, 수상한 전화

 

주말여행...
뭐 하고 돌아다녔지?

 

넌 눈감으려 했지만

 

마음 떠난 거 알았잖아
개는 먹어야 사는데

 

내가 알아서 했어

 

그랬겠지

 

아빠 무릎에 앉아있던
그때처럼

 

강간은 아니었어

 

날 만지지도 않으셨지

 

그냥 자위만 하셨어

 

누구 탓인지 굳이 따지자면

 

엄마가 문제였어
그 배도 문제였고

 

원피스도 너무 짧았어

 

그네에서 아빠가
내게 한 짓이

 

최악의 일은 아니었어

 

그래, 최악의 일은
그다음에 일어났지

 

침실에서

 

어떻게 했는데?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대화만 했어

 

아무것도 아니다?

 

그네에서도, 침실에서도

 

아무 일 없었으면
그냥 악몽을 꾼 거 아닌가?

 

꿈을 꿨어

 

그날 별장에서 잘 때

 

어떤 여자가 나왔는데

 

깊은 우물 위에 서서
어둠을 바라보고 있었어

 

난 우물 안에서
그 여자를 올려다봤고

 

뒤에 보이는 하늘이
어찌나 어둡던지

 

머리 위로는
개기일식이 타들어 갔어

 

그 냄새!
우물 안 냄새는

 

동전이랑 굴 냄새 같았어

 

여자는 빨간 원피스를 입고
거기 서서

 

날 내려다봤어

 

우물에 뭐가 있었는데?

 

비밀

 

수많은 비밀이 있었겠네

 

네 비밀도
거기 묻고 싶었겠지

 

어두운 우물 속으로
던져버리고 싶었을 거야

 

그 여자는 누구였어?

 

미래의 내 모습 같다는
생각을 했어

 

입이 무거운 사람이었거든

 

딱 보고 알았어

 

죽을 때까지 비밀을 지킬
여자라는 걸

 

나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어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어

 

그냥 꿈이었는데

 

구석의 그 남자처럼?

 

그 남자는
분명히 악몽이었어

 

글쎄, 공주님

 

그렇게 위안하든가

 

잠시 헛것이 보인 거야

 

당신처럼
여기 두 사람처럼

 

그런데 왜 저쪽을 못 봐?

 

뭐가 무서워서?

 

그냥 무시해

 

- 개 발자국일 거야
- 훨씬 크잖아

 

다시 잘 봐

 

발자국 같은데

 

- 사람 발자국이면...
- 닥쳐

 

당신이 본 그 사신이야

 

오늘 밤 또 찾아오겠지

 

당신이 죽으면

 

사신은 결혼반지를
담아갈 거야

 

자신의 예쁜 물건들과 함께

 

기념품으로 가져가는 거야

 

- 눈 감을래
- 안 돼

 

- 열까지 셀 거야
- 잠들지 마

 

다시 눈을 뜨면

 

너희 둘은 없을 거야

 

- 10, 9, 8...
- 내 말 들려?

 

- 잠들지 마
- 잠 안 들어

 

7, 6, 5

 

4, 3

 

2

 

1

 

괜찮아, 마우스?

 

정말 미안하다

 

네 앞에서 내가 그러다니...

 

널 건드린 건 아니야, 제시

 

하지만 어쨌든...

 

엄마한테 말해야겠다

 

우리 그래야겠지?

 

안타깝구나

 

최근에 엄마랑 너
워낙 팽팽했잖아

 

네 엄마랑 나도 그랬지

 

임신도 했고 여러모로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훨씬
나빠질 것 같구나

 

엄마가
널 탓하진 않을 거다

 

그건 확실해

 

확신하지만
널 탓할 수도 있어

 

하지만 네 잘못 아닌 거
우린 알잖니

 

엄마한테 말하지 마세요

 

난 말해야 해

 

우린 말해야 해

 

왜요?

 

왜냐하면

 

- 넌 비밀 못 지키잖아
- 넌 비밀 못 지키잖아

 

어차피 밝혀질 일이라면

 

우리를 생각해서라도
지금 말하는 게 나아

 

1주일, 1 년, 10년 후보다는
지금이 나아

 

부탁이에요
말 안 할게요

 

그럼...

 

오늘 엄마한테 말 안 하면

 

아무한테도 말 안 하는 거다

 

안 할게요, 절대

 

절대로

 

절대로

 

네 엄마뿐 아니라

 

그 누구한테도

 

어린 소녀에게는
책임감이 큰 일이구나

 

아, 아니지

 

이젠 아가씨잖아

 

유혹도 느낄 거야

 

친구들과 있을 때

 

누가 비밀을 털어놓으면
너도 입이 근질거리겠지

 

- 절대로요
- 남동생이나

 

여동생한테도 마찬가지야

 

털어놓고 싶은
순간이 올 수도...

 

아뇨

 

아니에요

 

약속해요

 

모르겠구나, 제스

 

그냥 다 밝히는 편이
우리가 편할 것 같은데

 

벌도 받고

 

설마 엄마가 우리를
죽이기까지야 하겠니?

 

제발

 

제발 부탁이에요
엄마한테 말하지 마세요

 

비밀 지킬게요

 

영원히

 

영원히 지킬게요
부탁이에요

 

내가 언제
네가 하는 부탁을

 

거절한 적 있었니?

 

알았다, 제스

 

네가 원하는 대로 하자

 

고마워요, 아빠

 

그럼 우리 약속한 거다

 

나도 입 다물고
너도 입 다물고

 

다신 얘기 꺼내지 말자
우리끼리도 마찬가지야

 

이 방을 나가면

 

없었던 일인 거다

 

 

내가 부끄러운 짓을 했다

 

그 말 할 때
고개를 돌리셨죠

 

거짓말할 때는
절 똑바로 보셔 놓고

 

진실을 말할 땐
고개를 돌리셨어요

 

내가 왜 그랬나 모르겠다

 

일식 때문이었나?

 

다행히 또 개기일식을
볼 일은 없겠구나

 

아무 일 없었어

 

아무 일도

 

가자, 불 올려야지

 

다들 돌아올 시간이다

 

이따 또 저럴걸

 

더 신선한 고기니까

 

나중엔 발로 찰
힘도 없을 테고

 

쟤는 기똥차게 알아챌 거야

 

벌써 오후네

 

해가 지고 있어

 

아침에 아무도 안 왔지

 

어차피 당신은
자고 있었지만

 

한참 후일 수 있지만
발견되긴 할 거야

 

다들 처음엔 우리가
여행 갔다고 여기겠지

 

가능하잖아?

 

어차피 우리만 아니까

 

당신한테 수갑을 채워야
내가 선다는 거

 

세상 사람들 눈에
우린 완벽한 부부야

 

곧 내 주변 사람들이
궁금해하겠지

 

당신 동네 친구들은
허울만 친구지

 

당신이 마음 연 적
없잖아, 안 그래?

 

당신이 1주 넘게 사라져도
관심 없을걸?

 

열흘이 넘어도 모르겠지

 

하지만 난 약속이 있어

 

금요일까지 안 나타나면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그렇게 시작되겠지

 

결국 관리인이
우리 시체를 발견할 거야

 

창문 너머로 당신을 보고
경찰에 신고하거나

 

아니면 우리 냄새를
맡게 되겠지

 

옷장에서 담요를 꺼내
당신을 덮으며

 

관리인은 고개를 돌릴 거야

 

수갑 위로 튀어나온
당신 손가락이 흉해서

 

연필처럼 꼿꼿하고
양초처럼 허옇겠지

 

그리고 무엇보다

 

공포에 질린 당신 표정이
보기 싫을 거야

 

도대체 왜 이래?

 

과학 수사팀은
검시관과 함께 도착하겠지

 

담요를 들어 올릴 때

 

움찔 놀라며 얘기할 거야
이 여자 험하게 죽었다고

 

그 사람들이 뭘 알겠어?

 

전혀 모르지

 

당신이 왜
허공을 바라보고

 

소리를 지르고 있는지
그들은 몰라

 

사실 당신이
마지막 순간에 본 건

 

어둠 속의 사신이었으니까

 

검시관이
당신 시체를 옮겨서

 

배를 가르고
내용물을 확인할 거야

 

마지막 식사의
찌꺼기를 보게 되겠지

 

뇌도 잘라내서
현미경으로 볼 거고

 

하지만 결국

 

검시관은 과실치사를
선언할 거야

 

- 악의 없는 게임이었다고
- 악의 없는...

 

남편이 중요한 순간에
심장마비를 겪었고

 

여자는 혼자 남겨져서...

 

너무 자세히
얘기하진 말자고

 

아무튼 여자는
험하게 죽었어

 

시체만 봐도 짐작할 수 있지

 

누군가는 결혼반지가
사라진 걸 눈치채겠지만

 

결국에는 반짝
수색 좀 하다가 말겠지

 

그리고 그들은 모르겠지만
눈에 띄지 않는

 

당신 뼈의 일부인

 

이를테면 오른발
3번 발가락뼈도

 

사라졌을 거야

 

하지만 우린 알잖아, 제시

 

그자가 가져갔다는 거

 

사신이 왔었으니까

 

당신 그를 봤잖아

 

고독사 하는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사신이었어

 

오늘도 해가 지면
다시 찾아오겠지

 

쉿, 아가야
아무 말도 하지 마

 

엄마가 사줄게...

 

- 난 죽겠지
- 누구나 죽어

 

운명대로 흘러가는 거지

 

그 흉내지빠귀가
노래하지 않으면...

 

- 난 죽겠지
- 그래, 맞아

 

-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줄게
- 빨리 죽을지도 몰라

 

그 반지가 황동이 되면...

 

그럼 문라이트맨을
기다리지 않아도 돼

 

- 난...
- 자

 

이제 자는 거야

 

엄마가 거울을 사줄게

 

미안해

 

미안해하지 마세요

 

내가 어떻게 할까?

 

기억해주세요

 

내가 잊었을 것 같아?

 

빠짐없이 기억해

 

아빠의 수치심 어린
눈빛 하나하나

 

그리고 엄마도 기억나

 

- 그 공허한 눈빛
- 그 얘기가 아니에요

 

왜 그랬는지 알아?

 

내 여동생도 당해서
그 새끼한테

 

유년 시절을
빼앗길 수 있었으니까

 

그걸 알면 엄만
죽고 말았을 거야

 

그래서 내가 매디를
보호해야만 했어

 

이후로 다시는
가족처럼 못 느꼈지만

 

사실 내 할 일도 아니었지

 

난 아이답게
지내기만 하면 됐는데

 

갑자기 그걸 박탈당했어

 

생존에 필요한 건
처음부터 있었어요

 

기억해 내기만 하면 돼요

 

태양도, 일식도 아니고

 

그 후에 일어난 일요

 

배에서 재미있었지?
하나 장만할까?

 

- 네, 엄마
- 그래?

 

별장에서 봐도
일식 예뻤어?

 

- 멋있었어요
- 재미있었죠

 

맞아

 

아까 아름다웠지, 마우스?
재미있었잖아

 

그래, 아빠랑
좋은 시간 보냈니?

 

맙소사!
제스, 괜찮아?

 

전... 죄송해요
실수로 그랬어요

 

가자, 피부터 닦아야지

 

심각하진 않구나

 

죽진 않겠어

 

- 아프니?
- 괜찮아요

 

너...

 

조심해야겠다

 

큰일 나겠어

 

널 응급실에 데려가서

 

손가락 접합할 일은
없어야지

 

욕 나오게 아플 거야

 

- 그런데 피는...
- 그런데 피는...

 

응고될 때까지
기름처럼 미끄러워

 

그 방법 안 통할 거야

 

어쩌면

 

손목은 다른 부위보다
신경이 적어

 

그래서 다들
손목을 긋는 거지

 

나도 잘 알아

 

너무 깊이 그으면
출혈 과다로 죽어

 

어차피 발작이나 탈수나
개 때문에 죽을 판이야

 

뼈를 잔뜩 든 손님한테
죽을 수도 있지

 

해가 지기 시작했어
사신이 곧 올 거야

 

서둘러야겠어

 

힘이 없지?

 

- 이 정도면 돼
- 다리가 후들거릴걸

 

하루하고 반나절이나
안 걸었잖아

 

손 빼면 망할 다리는
알아서 움직여야지

 

좋아

 

일단 떠올려봐
처음부터 끝까지

 

됐어

 

일단 시작하면 멈출 수 없어

 

재빨리 해치워야 해
넌 이미 탈수 상태거든

 

제시, 그러다
혹시 잘못되면...

 

상관없어

 

안녕

 

해보자

 

너 거기서 딱 기다려

 

하나, 둘...

 

할 수 있다

 

좋아

 

조금만 더

 

됐어

 

좋아

 

저리 가!

 

넌 그냥 달빛이야

 

알았어?

 

달빛

 

맙소사

 

제발, 조금만 더

 

조금만...

 

마우스

 

여기요

 

오른손을 편하게 올려놓고
편지 쓰는 중이야

 

압박 장갑도 꼈어

 

피부 이식을 3번 했는데
아직 많이 불편해

 

글 쓰면 아프고

 

그래도 괜찮아

 

어차피 아픈 편지니까

 

의사, 경찰
심지어 기자들도

 

내 기억 상실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었어

 

안 믿을 이유가 없지

 

심각한 트라우마는
기억을 차단하니까

 

그건 변호사보다
경찰이 잘 알았고

 

그 누구보다
내가 잘 알았어

 

제럴드의 로펌은
세부 사항을 공개 안 했어

 

날 배려해줬지

 

제럴드의 사망 원인은
심장마비였어

 

심장이 원래 안 좋았대

 

보험금이 나왔고
사건도 잊혔지

 

삶은 계속됐어

 

평범한 삶이었어

 

뭐, 평범하진 않았지

 

그랬던 적은 없어

 

매일 밤 잠들기 직전...

 

문라이트맨이
떠오르지 않는 날이면

 

작은 의문이 날 괴롭혔어

 

보고에 따르면

 

경찰이 그 집을
샅샅이 뒤졌지만

 

내 결혼반지는
결국 못 찾았대

 

그 괴로운 밤들을
네 덕분에 견뎠어

 

네 생각을 했거든

 

그날 넌
왜 날 찾아왔을까?

 

넌 태양 없는 세상에서
그네 타는 아이잖아

 

넌 나한테
말해주고 싶었던 거지

 

아빠의 수갑은
침묵이었고

 

남편의 수갑은
편안함이었다는 걸

 

내 삶은 좀 나아졌어

 

보험금을 받아서

 

우리 같은 아이들을 위해
재단을 설립했어

 

오래 감춰왔던 얘기라
더더욱 널리 알렸지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매일 그 얘기를 해줘

 

12살 때 가족들과
호수 별장에 갔어

 

낮에는 버틸 만한데
밤엔 여전히 깨

 

달빛 아래 그 창백한 얼굴이

 

달아난 신부를
잡으러 오길 기다리지

 

사건이 일어나고
과부가 된 지 6개월 후

 

산송장으로 지낸 지도
6개월이 지나

 

레이먼드 앤드루 주베르
사진이 신문에 떴어

 

"지하 묘지 도둑
앨라배마 페어호프에서 검거"

 

2년 전
앨라배마 시골 지역에서

 

묘지 훼손 사건이
언론을 탔었어

 

난 뉴올리언스에 살아서
몰랐지

 

그냥 작은 사건이었고
그렇게 묻혔어

 

"지역 묘지 훼손"

 

누군가 시골 마을
지하 묘지와 묘에

 

무단으로 침입해
드릴과 커터, 쇠톱을 썼고

 

시체의 보석을 훔쳐 갔지

 

"콜리어 가족묘, 도난"

 

시간이 흐를수록
심각해졌어

 

루이지애나에서도
사건이 발생했지

 

범인은 눈을 파내고
시체의 목을 잘랐어

 

"시체 도둑, 신체 절단"

 

지난 2월, 코 없는
시체 2구가 발견됐고

 

그 뒤로 손이나 귀가 없는
시체도 나왔어

 

난 개일 거로 생각했는데

 

생식기가 없어지고
시체 간음까지 벌어졌어

 

"지하 묘지 도둑
시체와 관계"

 

범인은 남자만 건드렸어

 

정말이지
나에겐 다행인 일이지

 

난 신문 1 면에서 보고
처음 알았어

 

범인은 한동안
멈춘 듯했는데

 

"지하 묘지 도둑
또 등장"

 

한 남자가 침실에서
잠결에 주베르를 본 거야

 

발가벗은 채
남자의 귀를 자르려고 했지

 

주베르는
말단 비대증에 걸렸는데

 

손, 발, 얼굴이
계속 커지는 증상이야

 

뇌하수체에
이상이 생기면서

 

이마가 튀어나오고

 

팔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져
무릎까지 내려와

 

경찰은 범인의 주소지인
킹스턴 가의 농가로 갔지만

 

범인은 집에 없었어

 

하지만 범인의
누나 내외를 발견했지

 

범인은 그들을
엄마, 아빠라고 불렀어

 

둘 다 가죽이 벗겨졌고
아빠는 거의 먹힌 상태였어

 

50개의 유리병에는
귀, 입술, 손가락이 있었고

 

지난 5년간
최대 12명은 죽였을 거래

 

범인은 웬일인지
난 살려줬어

 

"지하 묘지 도둑 검거"

 

이 괴물은 진짜였어
실감 나는 괴물이었지

 

그 수갑처럼
그 개처럼

 

그 일식처럼 진짜였어

 

그래서 편지 쓰는 거야
마우스

 

이걸 이해할 사람은
너뿐이거든

 

그리고 넌
제일 중요한 사람이니까

 

내일 범인이 법정에 소환돼
만나러 가려고

 

괴물로부터
널 지켜줘야 할 사람이

 

- 알고 보니 괴물이었잖아
- 알고 보니 괴물이었잖아

 

- 넌 죽을 뻔했지
- 넌 죽을 뻔했지

 

태양이 다시 나와야 해

 

오랜 시간 기다렸으니까

 

우린 태양을 볼 자격이 있어

 

아침에 발표된 바로는
피고 소환 시

 

법정 내 촬영은
금지라고 합니다

 

드문 일이죠
정말 놀라운 사건입니다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앨라배마 경찰에 따르면

 

레이먼드 앤드루 주베르는
변호사한테조차

 

입을 안 열었다고 합니다

 

무단 침입 및
공공 기물 파손죄 16건

 

훼손죄 18건

 

1급 살인죄 8건

 

신체 절단죄 21건

 

유해 훼손죄 28건

 

주거 침입죄 16건

 

이봐요

 

- 공갈 폭행죄 4건
- 이봐요!

 

무슨 일이시죠?

 

넌 환영이야

 

넌 환영이야!

 

경비!

 

넌 그냥 달빛이야

 

당신, 내 기억보다
훨씬 작네요

 

"스티븐 킹 소설 원작"

 

"미국 인도주의 협회
동물 촬영 인증"

 

"촬영 중
동물 학대는 없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