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
(THE LAST WORD, 마크 펠링턴, 2017)

 

루이스, 아니, 아니

 

위에서 아래로가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전에 얘기 했잖아

 

알겠습니다, 라울러 부인...

 

지저분한 울타리 싫어

 

지저분한 울타리 싫어하시죠

 

얘기 했었잖아

 

했었죠, 여러 번

 

좋아, 내가 다듬을게

 

그거 주고

 

- 네
- 고마워

 

잔디나 깍아

 

어제 직접 깍으셨잖아요
마름모 모양으로

 

그랬지

 

그럼, 가도 되겠네

 

고마워

 

이런!
날이 너무 무디다

 

루이스
날을 갈아놨어야지

 

트럭에 있나 볼게요

 

음-흠

 

 

이게 훨씬 잘 어울리네

 

좋으네요

 

확인 고마워

 

우리도 바닥에 두는데

 

아주 잘하셨어요

 

고마워

 

안녕하세요, 라울러 부인
닥터 모간이에요

 

차트엔 "우연"이라고 돼있는데

 

거짓말이란 거유?
내가 글도 못 읽을까봐?

 

부인
제 일을 하는 것 뿐이에요

 

이 가운은?
이게 가운이라고?

 

그럼 저 휠체는

 

황금마차겠수?

 

- 아주머니...
- "아주머니"라고 말아요

 

여성한테 절대
아주머니라고 하는 거 아니에요

 

- 늙은이 같으니까
- 죄송합니다

 

그냥 죄송?
아, 엄청 죄송이겠죠

 

수면제 네 알에

 

와인 한 병을 다 마셨잖아요

 

그래요, 졸립고
목이 말랐으니까

 

제가 우연히 이런 일이나 하는

 

그런 사람인 줄 아세요, 네?

 

그렇게 보시는 것 같아서요

 

이러시는 걸 보면

 

몇 가지 검사를 할 거예요
아셨죠?

 

싫으셔도, 어쩔 수 없어요

 

사랑받던 교사 사망

 

사랑하는 이들에 둘러싸여

 

사려 깊은 여성

 

가족과 친구들

 

사랑스런 어머니

 

기억될 것임

 

유산

 

모든이의 사랑을 받았다

 

앤 셔먼입니다

 

내가 누군 줄 아슈?

 

 

- 아뇨
- 선임자께선 아셨는데

 

선임자께선 아주 잘 아셨지

 

- 제 아버지요?
- 난 헤리엇 라울러

 

지난 25년동안 이 신문이

 

흑자를 유지하는 데 일조했지

 

내가 매 달 사주는

 

미디어 구매량 덕분이었고

 

라울러 애드버타이싱

 

당연히 알죠
무얼 도와드릴까요, 부인?

 

정식으로 소개받고 싶어요

 

그러죠

 

저는 로날드 오돔이고
편집장이죠

 

언론학을 전공했죠

 

- 오하이오 대학에서요
- 오돔 씨

 

케이티 스패로우랑 결혼했는데
그 이름을 그냥 쓰고 있죠

 

오돔 씨, 당신 소개를

 

부탁한 게 아니었어요

 

- 저기, 저기
- 왜요...

 

- 함께 가지
- 왜요?

 

내가 상사니까

 

- 해고하시게요?
- 그 정도면 약과게

 

어서, 빨리

 

라울러 부인
앤 셔먼이에요

 

셔먼 양

 

자리 좀 비켜줘요

 

- 앉아요
- 괜찮은데요

 

괜찮아도 좀 앉아봐요

 

제안할 일이 있어서
상의 좀 해야겠어요

 

제 일은 있는데요

 

 

앉아요, 셔먼 양

 

로이스 센켄은
못된 여편네였어요

 

"로이스 센켄

 

"지칠 줄 모르는
동물권 옹호자였던 그녀가

 

"어젯밤 향년 78세로 사망했다"

 

네, 로이스 센켄
제가 썼어요

 

그래

 

로이스 센켄이 왜 그토록
동물을 사랑했는지 알아?

 

사람들이 자길 싫어했으니까

 

그 여자 파티도 싫어했고
그 여자 소문도 싫어했고

 

패션과 보석도 싫어했지

 

떠돌이 개들만이 로이스 곁에서

 

7분 이상 버틸 수 있었어

 

제가 취재한 사람들은

 

다들 칭찬만 하던데요

 

고인에 대한 예의였겠지

 

"유진 베이커
가슴 속 뿐 아니라

 

"입에서 노래가 떠나지 않았다

 

"유진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신이 만난 이들의
인생을 노래했다"

 

왜 그렇게 노래를
많이 불렀는지 알아?

 

주정뱅이였거든

 

좋아요
그건 그 기사의

 

요점이 아니잖아요

 

"오랜 투병 끝에

 

"마리 라모스가
오늘 아침 사망했다

 

"지워지지 않을 업적을 남기고..."

 

그래요
매독이었다는 거 알지만

 

그걸 기리자는 건
아니시잖아요

 

내가 아는 사람들이었어

 

유감이에요...
지인들을 잃으셔서

 

아니
다들 끔찍한 작자들이었어

 

그럼 뭐...
유감이랄 것도 없구요

 

근데 그쪽이 저들을
대단한 사람들로 포장했어

 

성공이 가득한 인생으로 포장했지

 

나한테도 그렇게 해줘야겠어

 

부인 부고 기사를
써달라는 건가요?

 

그렇지

 

좋아요
부고 담당이니까

 

그 때가 되면

 

부인 기사를 써드릴게요

 

지금 써주면 좋겠어

 

 

론은 돌아오나요?

 

질문이 틀렸네

 

"왜요?"라고 해야지

 

왜요?

 

- 좋은 질문이야
- 고마워요

 

셔먼 양
난 합리적인 사람이야

 

지금껏 어떤 일에도
놀라지 않았고

 

감당 못 할 상황에

 

날 버려둔 적이 없었지

 

그래서, 합리적인 사람이

 

자신의 부고 기사를
우연에 맡기는 건

 

너무 불합리한 것 같더군

 

하지만 다들 그러잖아요

 

수백년 동안 그래왔고요

 

내가 딴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휘둘렸다면

 

지금의 내가 못 됐겠지

 

엄청 성공한 사람 말야

 

난 당신이
얼마나 많은 성공담을

 

잘 표현해낼지
관심이 아주 많아

 

좋아요

 

이건 명단이야

 

철자순으로 정리하느라
많이 힘들었어

 

저들이 좋아하는
레스토랑 명단도 있어

 

내 얘길 나눌 때 말야

 

근데...

 

가족은요?

 

딸이 하나 있는데
연락 안 한지 오래됐어

 

알았어요

 

전 남편도 있는데
멍청이야

 

좋아요. 그럼...
언제까지 해야 되죠?

 

월요일

 

- 안 돼요
- 안 되기는

 

월요일까지 해줘
계획이 있어

 

그만 가봐
그렇게 해주고

 

부고 기사에
"못된 여편네"라고 쓰래요

 

- 무슨 말인지 알겠네
- 모르실걸요, 론.

 

- 자네가 해야돼
- 네? 왜요?

 

한때는 그 부인이

 

우리 신문의
진정한 친구였고

 

돌아가실 때
그 부인의 우정이

 

널리 확장된다면

 

우리한테
많은 도움이 될 테니까

 

- 무슨 말이에요?
- 좀 돌아보란 얘기야

 

뭐냐면...
요새 우리 힘들잖아

 

디지털 시대는 유행이 아니었어

 

- 그걸 누가 알았겠어, 응?
- 다 알았죠

 

왜 다들 그렇게 말하지?

 

내가 짤릴 수도 있단 거예요?

 

우리 모두 다
짤릴 수 있단 얘기야

 

좋아요, 어떻게 하면 되죠?

 

비위 좀 맞춰드려

 

저는 KOXA의 로빈 샌즈

 

안녕, 로빈 샌즈

 

인디 음악을 들려드립니다

 

- 독립적인 영혼들에게
- 독립적인 영혼들에게

 

해리엇과 결혼 기간은요?

 

19년이 조금 넘었지

 

결혼을 하고도 그녀는

 

내 성을 따르지 않았어

 

알고 있었나?

 

해리엇 라울러 말고
그 시절에 누가 그랬겠나?

 

네, 제가 뵌 인상은...

 

해이엇에겐 컨트롤이
아주 중요한 것 같았어요

 

부고 기사를 부탁한 모양이군

 

자기가 죽기 전에

 

맞아, 그 말이 맞을 거야

 

해리엇에겐 컨트롤이
아주 중요하지

 

항상 그러셨어요?

 

이걸 알아야 돼
그녀가 일을 시작했을 땐

 

다른 세상이었거든

 

해리엇을 부렸던 남자들 말야

 

남자 상사를 모시려면

 

남자보다 두 배 훌륭하고

 

두 배 똑똑하고
두 배 강해야만 했지

 

해리엇도 마찬가지였고

 

음... 항상
자기가 옳다고 생각했어

 

항상

 

하지만 그녀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게 있었는데

 

자신이 틀렸다는 걸
알아내는 거였어

 

그래...

 

해리엇과 손발을 맞추려면

 

자신이 옳고
그녀가 틀렸음을 증명해야 했지

 

그런 걸 좋아했어

 

그럼 크게 웃곤 했어

 

근데 절대
"내가 잘못했어"라곤 안 했어

 

하지만 그 웃음만으로도...

 

내겐 충분했어

 

따님은 어때요?

 

해리엇을 칭찬할 사람을

 

찾는 거라면

 

엘리자벳한텐 부탁하지 마

 

그거 하난 확실하니까

 

행운을 비네

 

그게 필요할걸

 

저는 앤 셔면이고요

 

브리스톨 가제트사예요

 

해리엇 라울러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요

 

"당신 의견이 필요하면
내가 알려줄게요"

 

나한테 그랬어요

 

해리엇과 어떻게 아시죠?

 

부인과 주치의였어요

 

어떻게 해리엇의
미용사가 되셨죠?

 

문으로 들어오더니
"커트 좀 해줘" 그랬어요

 

- 그랬군요...
- 그래서 내가...

 

"다른 손님 커트 중인데요" 했더니

 

그 손님더러 나가라고 하데요

 

브리스톨 가제트사인데요

 

해리엇 라울러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데요

 

여보세요?

 

아주 오래 전에 배운 건데

 

누군가에 대해
칭찬할 말이 없으면

 

아무 말도 하지 말라

 

자기가 직접
검사하겠다고 우겼어요

 

그녀의 진단은 항상 옳았고

 

진료비 일부를
환불해줘야만 했어요

 

그냥... 정말 밉상이었어요

 

그 여자를 미워했어요

 

정말 미워했어요

 

엄청

 

해리엇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 여자를 잊으려고
상담을 얼마나 받았는지 몰라

 

딱 하나만 말해보세요...

 

해리엇의 장점요

 

딱 하나만

 

죽어버렸음 좋았을 텐데
어때요?

 

먹구름 같은 사람이었어요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분노한 여자

 

"성체를 이렇게 줘요"
"포도주는 저렇게 줘요"

 

"그 포도주 끔찍하네요"

 

전혀... 없어요?

 

전혀

 

도저히...

 

이렇단 말이지

 

초고예요

 

아니, 첫 문단이겠지

 

간결하죠

 

한 문단이라고

 

명료하고 좋잖아요

 

아니, 이건
실패자의 인생이야

 

제가 보기엔 아닌데

 

이건 찌질이 인생이라고

 

제 생각엔 절대 아닌데요

 

그럼 뭔데?

 

전혀 잡아내질 못했잖아

 

나의 감동적이고
중요한 인생을

 

나름 최선을 다한 거예요

 

우리 둘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로군

 

알아볼 것도 없던데요 뭘

 

아니, 내 인생을 알아봤어야지

 

나름 최선을 다한 거라니까요

 

 

그쪽 재능을
과대평가했었던 것 같군

 

외람되지만...

 

외람이라...
전혀 아닌 것 같은데

 

제 글이 문제가 아니에요

 

그럼 뭐가 문제인데?

 

글의 대상요
부인이 문제라고요

 

뭐라고?

 

부인이 문제라니까요

 

뭐?
감히 어디서?

 

아뇨, 음... 죄송해요
감히요?

 

아무도
그러니까 단 한 사람도

 

부인을 칭찬하지 않았어요

 

동료도, 친구도
가족은 물론이고요

 

방금 뭐라고 했어?

 

가족은 물론이라고요

 

 

내 집에서 나가

 

전 그냥... 솔직하게
말했을 뿐이에요

 

저들이 부인에 대해
칭송할 줄 아셨어요?

 

완전히 틀리셨어요

 

나가란 말야!

 

당장!

 

썩을 할망구!

 

해리엇, 대체...
여긴 왜 오셨어요?

 

복도랍시고
겁탈당하게 생겼네

 

몇 시인 줄이나 아세요?

 

앉아

 

얘기 좀 하게

 

이건 뭐예요?

 

부고 기사

 

전국 모든 신문에 난 거야

 

저것들 좀 읽어보고

 

다른 부고 작가들은
어떻게 하는지 봐봐

 

와우, 제 글이
불만이신 건 유감이지만

 

저건 좀... 전 부인에 대해
그렇게밖에 못 써요

 

나 안 끝났어, 아직은

 

내가 알아낸 바로는

 

네 가지 필수 요소를 갖춰야

 

훌륭한 부고 기사랄 수 있어

 

- 그렇든가요?
- 그래

 

첫째, 고인은
가족의 사랑을 받아야만 한다

 

맞아요

 

둘째, 고인은
동료들의 존경을 받아야 한다

 

알아요

 

셋째, 고인은

 

의도치 않게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줘야만 한다

 

그게 소수자이거나 장애인이면

 

훨씬 더 효과적이지

 

좋아요, 네째는요?

 

네째는... 와일드 카드야

 

내 와일드 카드가 뭔지는
나도 몰라

 

와일드 카드요?

 

그래, 넓고도 경이로운

 

부고 기사의 시작 문장

 

예를 들면
"저명한 미술 애호가

 

"보니 리 존슨이
오늘 사망했다"

 

네, 네

 

"3 번이나 주 챔피언에 올랐던
볼룸 댄서

 

"루 멘도자가 오늘밤 사망했다"

 

- 좋아요, 질문
- 그래

 

네째가 정확히 뭐죠?

 

네째?

 

아, 네째라...
가족은?

 

애랑은 안 만난지

 

수십 년 됐고

 

동료들은 그쪽이 알아본 바대로

 

날 칭송하자고 창문을
두드리진 않을 테고

 

장애가 있는 흑인 아이도 모르고

 

네째라, 과연 내
와일드 카드가 뭘지 모르겠어

 

문제가 많네요

 

그래, 그 답을 찾도록
날 도와줘야만 해

 

말해주시는 게 아니고?

 

그래

 

내 유산을
형상화하란 거야

 

단지 글로 옮기는 거 말고

 

이런 부탁
별로 안 받아봤겠지만

 

끝나기도 전에
이야기를 쓰는 거죠

 

바로 그거야, 앤

 

인생을 바꾸시겠다?
지금 당장?

 

그렇지

 

개조가 필요한
어려운 아이를 찾아주기가

 

어려운 건 아니겠지?

 

조만간 대형 마트에

 

신상들이 들어온다네요

 

선반도 가득 찰 테구요

 

빈정댐은
위트 없는 자의 위트지

 

겸양이란
무례한 자의 재담이죠

 

죄송해요, 죄송

 

아니, 절대 자기 생각을
말했다고 사과하지 마

 

와주셔서 고마워요

 

B-2

 

통화한 사람을 찾을게요

 

완다? 헤이

 

뛰지 말고

 

해리엇
이분은... 완다 반즈

 

위험 아동 프로그램 진행자세요

 

안녕, 완다. 위험 방문객
프로그램은 누가 진행하누?

 

라울러 부인, 걱정 마세요
여긴 안전한 곳이에요

 

안심이네요
고마워요

 

아이들이...
특히 여자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할 거예요

 

여기 오셔서
자기들이랑 얘길 나누시면

 

해리엇이 위험 아동들이랑

 

얘기 하기를 바라세요?

 

애들이 무척 좋아할 거예요

 

아니면
제 생각을 말하자면

 

부인께서 써주실
빵빵한 수표가 낫지 않을까요?

 

사장한데 이르겠단 말을
또 해야 되겠어?

 

제 말은... 돈이 있어야
뭐든 할 거 아니냔 거예요

 

맞죠, 완다?

 

거야 그렇죠...

 

작은 지역 센터에
거금을 후원한 한 여성이

 

어젯밤 사망했다
해리엇 라울러는

 

이루지 못한 목표들과

 

허접한 해결책들을
유산으로 남기고 떠났다

 

그 수표 얘기
다시 하면 안 될까요?

 

너희가 위기의 아동들이라지?

 

모든 아이들은
다 위기에 있단다

 

어디 위기가 없는
아이가 있으면 말해봐

 

그럼 시시한 사람이
될 아이를 보여주지

 

인생이란 온통
위험을 감수하는 거란다

 

난 위험을 감수했어
대학에 갔거든

 

내 시대엔

 

공부한 여자랑
결혼하려는 남자가 없었단다

 

일하는 여자랑
결혼하려는 남자도 없었지

 

자기 밑에서 일하는 여자를
아무도 원하지 않았어

 

근데 최고로 내 맘에 드는 건

 

아무도 사업하는 여자랑
결혼하려고 하지 않았단 거야

 

하지만 난 그런 위험들을
기꺼이 받아들였단다

 

왜요?
왜 위험들을 받아들였는데요?

 

달리 방법이 없었으니까

 

내 잠재력을 버리고
살 수 없었거든

 

그럼 너희도
스스로에게 물어봐봐

 

어리석은 일을 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훌륭한 일을 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

 

와우

 

아이들한테
생각할 거리를 주셨네요

 

장사 수완이 좋다 생각했겠지

 

불량 소녀들한데 이유식을 파는

 

멋지네요, 이유식이라

 

이걸로는 충분하지 않아

 

다시 와서

 

우리 말썽쟁이를 찾아야 해

 

내 지혜 덕을
제일 많이 볼 아이 말야

 

예기치 않게 영향을 받게될

 

바로 그 아이를 말야

 

- 안녕, 딸램
- 안녕, 아빠

 

오늘 올 줄 몰랐는데

 

리 앤 집에 없죠?

 

응, 수업이 있어서
마주칠 일 없어

 

- 쨘!
- 이런

 

내가 항상 원하던 거네
빨랫감

 

고마워요

 

- 빨래 중?
- 넵

 

좋았어

 

배고프니?

 

- 아니, 괜찮아요
- 좀 먹지

 

샌드위치 만들어줄게

 

됐어요
진짜 배 안 고파요

 

네가 좋아하는 차야

 

음... 고마워요

 

요즘도 수필 쓰니?

 

 

잘 돼가니?

 

느리지만 꾸준해요

 

언제부터 거기다 쓰기 시작했지?

 

기억이 안 나네

 

그냥 제자리걸음
중이에요, 아셨죠?

 

부담 갖진 말고
난 그냥... 알잖아

 

이럴 지도 모르지
언젠간 연필을 내려놓고

 

누군가에게 읽히고 싶다고

 

아빠 같은 사람?

 

좋지
분명 멋진 글일 거야

 

아닌데

 

말야...

 

넌 네 자신을
너무 혹사시키는 것 같아

 

아빠는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이야?

 

아니

 

아니야

 

그건 네 엄마지...

 

인정할 건 해야지
엄마가 더 그런 타입이었어

 

그게 그런 거라고요?

 

오래 전 일이야

 

아닐 건 뭐야?

 

그렇게 말하면, 엄마가...

 

우리한테 한 일이
고결해 뵈잖아요

 

전혀 아닌데

 

엄마가 한 일을
좋아할 필요 없어, 응?

 

나도 안 좋아했으니까

 

하지만 엄마는
다른 삶을 원했어

 

그래서 그걸 따라간 거고

 

엄마가 꿈꾸며 살았으니

 

그걸로 됐다는 거예요?

 

앤... 나 행복해

 

- 좋아요
- 알겠지? 드디어

 

하루도 빠짐 없이

 

해리엇 라울러, 광고 천재

 

실례합니다

 

사무엘 씨랑
잠시 얘기할 수 있을까요?

 

누구신데요?

 

전 앤 셔먼이고요

 

브리스톨 가제트사 작가예요

 

그렇군요
무슨 얘길 하시게요?

 

해리엇 라울러에 대해서요

 

오늘 안 계시는데요

 

- 안 계세요?
- 왜 누구시냐 물었지?

 

계시지도 않은데

 

안 계신다고요?
좋아요

 

그럼 슈미츠 씨는요?

 

음, 미안합니다

 

아무도 없군요

 

좋아요

 

브렌다! 브렌다!

 

네가 저지른 걸 되돌리려면

 

몇 주 걸리는 거 알지?

 

되돌릴 필요 없어요
그게 더 좋은니까

 

넌 그렇겠지만
도서관은 안 그래

 

지금껏 쭉 그래왔다고 해서

 

따라야 하는 거 아니잖아요

 

듀우이 십진 분류법은
아무 문제 없어

 

책을 찾는데
무슨 여섯자리 숫자를

 

적어야만 되냐고요

 

당연하다는 말 마셈!

 

대체 나한테 십진 분류가
왜 필요하고?

 

그냥 책 좀 읽자는데

 

비행 청소년이네
재로 찜했다

 

책을 전부 철자 순으로
배열해버렸잖아

 

되려 고맙다고 해야죠

 

안녕

 

완다

 

사람들 앞에서 그런
모독적인 말을 내뱉으면

 

못 배워서
적당한 말을 모른다는

 

평가를 감수해야 해

 

할매는 누구신데?

 

"죄송하지만, 만난 적
있든가요?"는 어때?"

 

안 죄송하거든요

 

내 일에 껴드는 할매가
누군지 알고 싶을 뿐

 

나로 말하자면
세상에서 최고로

 

형편없는 할매란 거 알지만

 

네 일에 안 껴들 수가
없는 사람이지

 

뭐래?

 

이녀석...
"뭐래?" 대신

 

이건 어떨까?
"뭐라고요?"

 

나한테 왜 이래요?

 

넌 왜 이러는데?

 

아... 알았다
사회봉사 명령을 받으셨네

 

음주운전 하다가 사고냈죠?

 

어찌 그런 생각을 했을까나?

 

백인이 여기 왔음 뻔하죠

 

그 말은 맞지만

 

내가 오고 싶어 온 거야

 

억지로 온 게 아니고

 

너랑 친해지고

 

넓디넓은 내 지식을
전수하고 싶어서지

 

"고딴 걸" 가르치시겠다?

 

"그런 걸" 가르치시려고요?

 

이미 시작된 것 같구나

 

아, 썩을
죄송해요

 

 

이것 좀 치울게요

 

쓰레기

 

뭐 하세요?

 

에세이 컬렉션이잖아

 

네, 제 꺼예요

 

세상에 관심이 많다고
이해해도 되겠지? 세상에

 

부고 기사 쓰는 거 말고도?

 

맘대로 생각하세요

 

난 원래 맘대로 생각해

 

그래요
왜 신경쓰세요?

 

신경쓴다곤 안 했는데

 

좋아요, 저도 제 생활로
돌아가야 되니까

 

대체...
부인의 와일드 카드는

 

뭐가 될 거 같으세요?

 

이건 어떨까?

 

"해리엇 라울러, 청결한 차를
몹시도 사랑했던 그녀는

 

"볼보 스테이션 왜건 안에서
포도상구균 감염으로

 

"오늘 오후 사망했다"

 

좋아요

 

모르시는 걸로 알게요

 

- 어서 타세요!
- 싫어!

 

좋아요, 좋아

 

가방만 태워서 가죠 뭐

 

이 쓰레기는 뒤로

 

안녕

 

아!

 

제 생각도 같아요

 

세상에

 

들어가서 차 한잔 할래?

 

- 네?
- 차, 차 마실 거냐고?

 

- 좋아요
- 좋아, 가자

 

 

세상에나, 해리엇

 

그 레코드 잊고 있었네

 

잊고 있었다고요?

 

이렇게 많은 걸렉션을?

 

- 응
- 뭐예요?

 

- 잊고 있었다고요?
- 그래

 

세상에
50년대, 60년대, 70년대

 

나머지는요?
CD 수집으로 바꿨어요?

 

아니
난 엘리베이터 뮤직이 더 좋아

 

왜요?
음질이 찡찡거리고

 

믹싱의 뉘앙스가
풍부하지 않아서?

 

잘 아네, 앤

 

네, 고마워요
아날로그가 낫죠

 

저도 완전 아날로그파예요

 

CD 컬렉션이 없으면

 

나머지 레코드는 어디 있죠?

 

나머지는 없어
그게 다야

 

왜요?

 

웬 레코드에 관심이
그리 많아? 정말?

 

그럼요
알고 싶어요

 

꼬맹이 때 난

 

라디오 듣는 걸 좋아했어

 

디스크 자키들을 좋아했지

 

DJ들이 고른 음악이 좋았지

 

아주 탐구적인 노래를 틀면

 

이렇게 생각했지

 

"그래, 저기 가고 싶다"

 

그리곤 음악을 들었지

 

그러다 정말 안 좋은
음악을 틀면

 

폭력적인 거 말야

 

내 생각을 돌아보게 되더라

 

뭔지 알겠지?
저들이 컨트롤하는 거야...

 

내 상상력의 싹을

 

잠깐요. 그럼...
제일 좋아했던 DJ는요?

 

바비 데일

 

다양한 취향에
최소한의 멘트

 

눈부신 곡의 배열

 

근데, 모든 게 다 그렇듯이

 

음악도 장삿속이 돼버렸어

 

음악을 한 상자에 넣어버렸고

 

내 디스크 자키는
컴퓨터가 돼버렸지

 

음악도 안 듣게 됐지

 

네, 하지만 아직 있어요

 

제가 듣는
KOXA라는 라디오 방송

 

부인 말씀이랑
똑같은 방송이에요

 

DJ들이 틀고 싶어하는
노래도 없는 게 없고요

 

트는 음악을
완벽하게 컨트롤해요

 

대단해요, 해리엇
그 방송 좋아하실 거예요

 

"KOXA
독립적인 영혼을 위한 독립 음악

 

"107.2 메가헤르츠
여러분 가슴 속 넘버 원"

 

 

알았어

 

고마워요

 

 

조 뮬러예요

 

해리엇 라울러 일로 왔어요

 

더 나은 광고를 위해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왜 사람들이 만화죠?

 

어린이 광고예요?

 

아뇨,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진짜 광고에선

 

진짜 사람을 쓸 거예요

 

유명 연예인을 써야 돼요

 

난 셜리 롱이 좋은데

 

다들 닥치지 못해?

 

난 해리엇 라울러야

 

이 회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이 회사의 창의적인 결정을

 

내릴 권한이 있어!

 

딴 사람이 아니고
이렇게 둘러 앉아서

 

피자랑 돈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 말고

 

안돼, 이거 알아?
난 안 할 거야

 

그건 도둑질이니까

 

나한테 돈을 준 댓가로

 

이딴 걸 바랐던 거야?

 

말도 안 돼. 그딴 돈
앞으론 안 받을 거야

 

줏대없는 것들 같으니

 

해리엇, 당장 나가요

 

그 손 치우지 못해!

 

부인을 내쳤군요?

 

그래요

 

부인 회사잖아요
부인이 창업했고

 

어떻게 저럴 수 있죠?

 

저들을 무섭게 했거든

 

부인을 좋아하지 않았어

 

컨트롤할 수 없었으니까

 

세상에

 

그러게나

 

하지만 당신은...
부인을 좋아했죠?

 

존경했어요
무서워하기도 했고요

 

왜 이걸 보여주시죠?

 

죄책감 때문이겠죠

 

아마도

 

부인은 당한 거예요

 

난 침묵했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위대한 음악은

 

혼자서는 절대로

 

가보지 못했을 곳으로
데려다 준다고

 

음...

 

제겐 이 곡이 그렇더군요

 

여러분의 여정이 무엇이든
이 곡이 어디로 데려갈지 보시죠

 

저는 로빈 샌즈, KOXA

 

로빈 샌즈 씨랑
얘기하고 싶은데요

 

 

안녕하세요
로빈 샌즈예요

 

네, 디스크 자키를
해보려고 왔는데요

 

아, 네. 음...

 

적임자 같진 않지만...

 

당신 프로 음악 소리는

 

압축 사운드가 아니더군요

 

맞아요

 

지금 쓰는
텔레트로닉스 튜브 때문이죠?

 

네, 정확이 맞히셨어요

 

큰 디지털 기기를
살 형편도 안 되고

 

필요했다고 해도
그러기 싫었어요

 

- 아, 당연 그러셨어야죠
- 내 말이요

 

근데... 누구시죠?

 

해리엇 라울러

 

전임 "라울러 광고"를 경영자

 

난 늙은 여자예요
그 쪽이 생각대로죠

 

근데 나이가 들면
나이 든 티를 내는데

 

내 경우엔
새벽잠이 사라져버렸다우

 

기꺼이 맡고 싶어요

 

출근 시간대에 하는
"돈 실버" 프로그램

 

- 제가... 돈 담당이에요
- 아니, 당신은 빠져요

 

목소리도 가늘고
취향도 유치해요

 

어떤 음악을 트실 건데요?

 

- 로빈, 지금 장난해?
- 잠깐만...

 

부적절한 질문 같은데

 

- 그래요?
- 흠

 

적절한 질문이 뭔데요?

 

적절한 질문은
어떤 곡을 틀 거냐지...

 

니나 사몬스의
"진 하우스 블루스" 다음으로

 

"진 하우스 블루스" 다음에
어떤 곡을 트실 건데요?

 

- 좋은 질문이에요
- 고마워요

 

아주 특별한 음악을 틀 거유
듀크 앨링턴

 

좋아요

 

그 다음엔 밴 모리슨의
"로 로 로지"를 틀 거예요

 

- 좋아요
- 마침곡은 "킹크스" 노래로

 

킹크스 좋아하세요?

 

지금껏 가장 과소평가된

 

- 밴드
- 밴드

 

내가 항상 하던 말인데
내가 항상 그랬잖아

 

내가 항상 그랬지?

 

거 봐요, 로빈. 좋은 곡은
누구나 선곡할 수 있어요

 

하지만 진정한 DJ라면
흐름에 관심을 가져야 해요

 

곡의 순서나, 구간 같은

 

난 구간에 관심이 많죠

 

게다가 아주 부자라서

 

월급도 필요 없고

 

아, 끝내주네요

 

- 얜 누구예요?
- 내 인턴

 

- 안뇽?
- 안뇽?

 

좋아요, 해리엇 라울러
얘기 좀 해요

 

와, 어디 해보자

 

방금 백살 할매한테
내 프로를 빼앗긴 거야?

 

대개는 말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멍청이야

 

맞아요

 

멍청이를 만났을 땐

 

자기가 멍청이란 걸
일깨우려고 말고

 

그냥 어리석은
바보 취급을 해버려

 

더 나은 게 뭔지
모르는 바보, 알았지?

 

멍청이들과는
인내가 필요하단 거죠?

 

- 그렇지
- 알았어요

 

저는 KOXA의 해리엇 라울러

 

독립적인 영혼을 위한 독립 음악

 

다음으로, 와일드 카드
주말을 출발하겠습니다

 

해리엇

 

디스크 자키가 누구게?

 

정말... 놀랍네요

 

아냐
이걸 해보고 싶었어

 

이렇게 하게 됐고

 

- 그냥 그렇게요?
- 그럼, 당연하지

 

여기서 좀... 지켜봐도 돼요?

 

저기 밖으로
난 일해야 되니까

 

저 밖에서 구경해

 

알았어요

 

에디 코크란은
탁월한 선택이었어요

 

록 블록에 더 많은 경의를

 

와일드 카드

 

더 많은 경의를

 

어디로 데려가겠다든?

 

설마!

 

오!

 

내가 다 계획한 거야

 

왜 그러셨는데요?

 

그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니까

 

안 돼요. 저를
컨트롤하지 말아요, 해리엇

 

어디 좋은 데 가자든?

 

주말에 "케이브"에 가재요

 

"케이브"! 안돼, 안돼
절대 안돼

 

거긴 아니야

 

로빈한테 말해

 

"카페 부숑"에 가자고

 

- 방금 제가 뭐랬죠?
- 뭐랬는지야 들었지

 

하지만 멋진 데이트엔

 

훌륭한 식사가 필수지

 

멋진 데이트가 아니라
친구로 사귈 거예요

 

제가 그러쟀어요

 

그런 말을 왜 했어?

 

우리가 가진 걸
망치기 싫으니까요

 

이제 겨우 만났고
가진 거 없잖아

 

로빈 방송 있잖아요

 

 

그런 거구만

 

그런 게 뭔데요?

 

아직 네가 얼마나
어린 아이인지 알겠다

 

"앤 셔먼이...

 

"약물 중독으로 어젯밤 사망했다

 

"살인자 해리엇 라울러 때문이었다

 

"그녀의 마지막 말은
'그럴 가치가 있었다'"였다

 

훌륭해, 앤

 

아주 탁월해

 

헤이, 한참 찾았어

 

우리가 좋아하는 할머니는?

 

맞춰드리기 힘드네요

 

아버지께서 해주시던
이야기가 생각나네

 

아주 아주 무서운 이야기

 

부인을 떠넘겨줘서 고마워요

 

내 선택이 아니었어

 

부인이 선택하신 거야
그러니 당연히...

 

아니
자부심을 가지라곤 마요

 

좋아, 이건 어때?
고마워

 

적어도 나한테 기회를 줬잖아

 

가문의 유산을 말아먹은

 

첫 오돔이
안 되게 해줘서 고마워

 

흠.

 

"천만에요"라곤 안 할게요

 

그런 말은 안 할래요

 

해리엇 라울러가
아침 인사 드립니다

 

아!

 

안녕하세요, 사장님

 

그 말 얼마나 듣고 싶었는데

 

들어와

 

낮술 한잔 어때요?

 

- 내가 좋아하는 거네
- 안 잊었죠

 

오...

 

테라스로 가

 

조, 왜 왔는지나 말해봐

 

원본이에요

 

세상에

 

나쁜놈들

 

지금도 여전해요

 

내게 꽃시절은
아니었지, 안 그래?

 

회사를 보호하려고 그러신
거였어요. 사장님 회사를

 

빌어먹을 영웅이셨죠

 

 

해리엇 라울러, 빌어먹을 영웅

 

맘에드네

 

이게 원본이고
복사본도 있어?

 

네, 친구인 앤한테
복사해줬어요

 

앤이 봤다고?

 

이 회사에서!

 

딴 사람이 아니고
이렇게 둘러 앉아서

 

피자랑 돈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 말고

 

안돼, 이거 알아?
난 안 할 거야

 

그건 도둑질이니까
도둑질이라고

 

나한테 돈을 준 댓가로

 

이딴 걸 바랐어?

 

말도 안 돼. 그딴 돈
앞으론 안 받을 거야

 

줏대없는 것들 같으니

 

해리엇, 당장 나가요

 

그 손 치우지 못해!

 

난 큐레이터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아티스트랑 노래를
애청자들에게 소개하죠

 

그게 사람들 기준과
다를지도 모르지만

 

예전의 탐험가들과 비슷하달까요

 

이국적인 향신료를
세상에 소개한 이들 말예요

 

멍청한 소리만 하네요

 

로빈 샌즈
로큰롤 향신료 거래상

 

약간은 탁월한...

 

본인이 재미있다는 거 알죠?

 

왜 그렇게 놀라요?

 

왜 다들 내 농담에
그렇게들 놀랄까요?

 

음... 부고 기사 작가니까

 

나 그렇게... 괴롭지 않아요

 

돈 받고 고용됐을 뿐이에요

 

말하자면 엿보기 같은 거예요

 

정말 흥미롭더라고요

 

타인의 인생에...
백스테이지 패스를 가진 거니까

 

좋아요, 그럼
부고 기사 작가로서

 

직업적 궤도는 뭐죠?

 

유명한 사람이 사망하면

 

부고를 쓰고 싶어져요?
아니면...

 

아니, 아니에요

 

난 지금의 내가 정말 좋아요

 

- 아니
- 뭐예요?

 

아니, 아니지

 

이럴 때 거짓말 하는 건
건강하지 않은 거야...

 

데이트가 아닌 건 알지만

 

관계 초반에 거짓말은 안 되지

 

해리엇, 대체...
여긴 왜 오셨어요?

 

여기서 뭐 하세요?

 

나야 뭐...

 

작가가 되고 싶단 말 하든가?

 

네, 작가잖아요

 

아니, 진짜 작가 말야
에세이 작가가 되고 싶어해

 

해리엇, 그만 하세요

 

에세이 작가에겐

 

통일적인 관점이 있지
세계관 말야

 

말해봐, 앤
그게 뭐지...

 

네 에세이 컬렉션이
말하려는 바가 뭐야?

 

몰라요

 

못 믿겠는데
얘를 믿어?

 

앤, 여기서 나가죠

 

이나, 아니, 셔먼 양

 

난 대답을 듣잔 것 뿐이야

 

에세이에 쓰고 싶은 게 뭐야?

 

없어요
하고 싶은 말 없요

 

말하는 거에 관심도 없고

 

그런 헛소리가 어딨어

 

- 해리엇, 그만 하세요
- 아니

 

다친 동물 보호하듯 감싸지 마

 

안 되지
작가가 되고 싶으면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법을 배워야지

 

이런 말 들을 필요 없어요, 앤

 

그래, 듣지 마
로빈 말이 옳아

 

듣지 말고, 쬐끄만 비누 방을
속으로 들어가, 괜찮아

 

대체 왜 이러세요?

 

자기 회의로 거세된 야망

 

욕망이에요

 

내 에세이는 욕망에 대한 거예요

 

그건...

 

음... 희생에 대한 거예요
욕망을 이루기 위해

 

우리가 감내하는 희생

 

물어봐서 미안

 

아, 관둬요. 됐어요

 

오, 인생!
인생이 보여!

 

하기 싫은 말을 하도록

 

미끼를 던져놓고

 

기껏 말했더니
조롱했잖아요!

 

대체 왜 이래요?

 

좀 진정해볼래?

 

네 에세이에 뭐가 있고
뭘 하려는 건지

 

알고 싶었을 뿐이야

 

그것들이 너무
소중해 보여서고

 

정말요?
그렇단 말이죠?

 

난... 필요해. 난 동경해
간절히 바라. 그럴 자격이 있어

 

아... 그런데 세상은

 

네가 꿈꿨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렵지

 

근데 내 트로피는...
내겐 트로피가 없어

 

트로피를 땄어야 하는데

 

지나고 보니
이게 다 이해가 된다

 

정말요? 말해보세요
그럴듯해야 할걸요

 

넌 자기 얘길
쓰고 싶어하는 건데

 

빌어먹게도 아직
주제를 모르는 것 같아

 

꺼져요, 해리엇

 

근데...

 

에세이 컬렉션에
제목은 있어요?

 

- 어...
- 제목이 뭐예요?

 

안달루시아는 지금

 

안달루시아는 지금

 

특별한 의미라도 있어요?

 

아니면 그냥
떠오른 제목인가?

 

내가 세 살 때
엄마가 지구본을 사줬는데

 

매일 밤 엄마랑 게임을 했어요

 

눈을 감고

 

지구본을 돌리죠

 

지구본을 짚었을 때
손가락이 닿은 곳에서

 

언젠가 살게 될 거라는
놀이였어요

 

그러던 어느날
내 손가락이 닿은 곳이

 

스페인 남부 해안이었고

 

엄만 거기가 안달루시아라고
알려줬어요

 

그리고 난 거기가 세상에서
제일 멋진 곳이라고 생각했죠

 

그게 마지막 놀이였어요
엄마가...

 

떠나기 전

 

말해줘서 고마워요

 

어디로 가세요?
이쪽?

 

저쪽

 

훌륭한 부고 기사엔
4 가지가 필수라고 상정했는데

 

제 생각엔 3 가지 요소에
필요한 건

 

차고 넘치는 것 같아요

 

남은 건 가족인데

 

따님을 만나셔야해요
관계도 바로잡으시고

 

남은 건 그거 하나니까

 

그걸 해야 나도 다시는

 

부인을 안 만나도 될 테고요

 

알았어

 

전남편분과 얘기했었는데

 

엘리자베스가 이곳 북쪽으로
몇 시간 거리에 산다셨어요

 

거기 갈 거예요
운전은 내가 하고

 

- 네 차로?
- 네, 내 차로

 

브렌다도 함께 가요
완충지대가 필요하니까

 

브렌다 엄마한텐 말해뒀어요

 

오늘 아침엔 두 분 어떠세요?

 

샌즈 씨
믹스 CD 좀 만들어 줄래요?

 

앤이랑 브렌다랑
여행을 갈 거예요

 

좋아요

 

상황에 딱 들어맞는

 

노래 모음으로 부탁해요

 

어떤 상황에요?

 

딸을 만나러 갈 건데
걔가 날 미워해

 

좋아요
잘 이해했나 보시죠

 

컨트롤광 어르신이
멀어진 딸한테 가는데

 

운전은 부고 작가가 하고

 

쉼터 아홉살 인턴을

 

뒤에 태우고 가겠다

 

네, 바로 37곡 나오네요

 

아주 좋아

 

완벽하네요

 

- 동의
- 저도요

 

해리엇, 당일치기예요
하룻여행

 

알아, 네 지저분한 차로

 

갈아입을 옷가지랑

 

훈제연어 타르틴 좀 쌌어

 

딜 케이퍼도 넣고

 

염소 치즈도 조금 넣었지
아!

 

타르틴이 뭔데요?

 

샌드위치 예쁜 별명

 

맥도날드 갈 거니까
걱정 마, 브렌다

 

- 난 싫어
- 알았어

 

- 맥도날드 먹을 사람?
- 나

 

여기요

 

해리엇?

 

난 먹기 싫어, 진짜로

 

세상에

 

오! 예

 

여행 음식

 

타르틴보다 훨 맛있다

 

- 허!
- 아멘, 자매님

 

"다섯 살 때, 동네에
서커스가 왔었다

 

"여섯 살 때, 떠났고

 

"일곱 살 때,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걸 알았다

 

"우두머리는 접시를 돌리며
불의 고리를 통과했고

 

"마법과 미스터리의
세계를 창조했다

 

"그리곤, 한 줄기
기름 연기 속에서

 

"그 우두머리는 사라졌다

 

"3 개의 고리, 2 개의 고리
한 개의 고리, 그리고 무

 

"세상에 서커스 만큼
멋진 것은 없다"

 

굉장히 연상적이고
서정적이네. 맘에 들어

 

누가 썼니?

 

제가요

 

난 뭔지 모르겠는데

 

괜찮아

 

엄마랑 딸에 관한 거야

 

그럼 언니는 시인이네

 

난 내가 뭔지 모르겠어, 브렌다

 

뭐... 뭔가 되겠지

 

신이 사람은 세상에 냈으면
뭔가는 될 수 있는 거야

 

뭔가 되어야지

 

오줌 마려워

 

거기다 싸

 

이 차에선 싸도 돼

 

제발 그러지 마라

 

여기 저기다 다 싸야지!

 

자, 이제 눈다!
오줌 눴다

 

하나도 안 웃겨요 해리엇!
다 들린다고요!

 

꼬맹이 댄서가 저기 있네요

 

전에 반복해서 꿨던
악몽이 있었는데

 

내가 엘리자베스를
베개랑 담요에

 

감싸 안고서

 

단단히 감싸고
사랑해주고

 

보호해줬는데

 

그러다 아기를 내려다보고
깨닫는 거야...

 

너무 과보호하는바람에
숨이 막혀 죽었다는 것을

 

세상에

 

음...

 

걔가 지금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

 

날 어떻게 생각할지

 

그걸 알아낼 거니까
대단하잖아요

 

고맙다

 

천만에요

 

여기서 만나자고 하든?

 

전남편분 말로는
여기서 점심을 드신대요

 

매주 목요일, 12:35에

 

35 분?

 

그건 좀 이상하지 않아?

 

따님에 집중하기로 해요

 

세상에

 

안녕, 어머니

 

안녕

 

관객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아냐, 이 아가씨는 앤이고

 

얜 브렌다야

 

시간이 별로 없는데
샐러드 정도는 먹겠네요

 

방금 왔잖니

 

진정하시고 한잔 하세요

 

주문할까요?
여기요

 

좋아, 브렌다

 

랍스터 맛있어요?

 

아니, 랍스터 말고

 

- 치킨 팜 주세요
- 같은 걸로

 

어머니

 

난 니수아즈 샐러드
겉만 익히고

 

콩 조금, 빨강콩 말고 노랑콩
케이퍼 약간

 

난 판자넬라 샐러드
올리브 대신 케이퍼로

 

붉은 양파 대신 흰 양파

 

에어룸 토마토는 꼭
잘 익은 걸로

 

바질도 조금 줘요
싱싱한 걸로

 

나도 바질 추가

 

접시 한쪽에

 

접시 한쪽에

 

그런데...

 

어떻게 지내니?

 

아주 잘요

 

잘됐구나
말해봐

 

마지막으로
어디까지 얘기했었죠?

 

아, 기억나요

 

어머니께서 내 남친이
내겐 부족하다셨어요

 

걔가 내가 틀렸단 걸
증명하길 바랐었겠지

 

약혼 파티였어요

 

타이밍이 안 좋았던 건 사실이지

 

데려온 적이 없었잖니

 

그날 만날 때까지

 

세상에,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아세요?

 

글쎄다
무슨 생각을 했었는데?

 

관두죠

 

참 아이러니하네요

 

아이러니하다니?

 

그간 어머니를
얼마나 미워했었는데

 

나도 어머니랑
똑같다는 걸 알았거든요

 

말 한번 아리송하구나
엘리자베스

 

- 음
- 진단을 받았는데

 

강박성 인격장애래요

 

상태가 그렇대요
불행히도 우리 둘 다

 

뭐라고?

 

딴 사람들이 문제라는
굳건한 믿음 말예요

 

하지만 대부분
그게 사실이잖니

 

완벽주의 강박증

 

조금도 양보할 생각이 없구나

 

그게 뭐가 잘못인지 모르겠는데

 

지금도 안 늦었어요

 

거기서 벗어나세요

 

짐을 내려놓고
행복하고 평화롭게 사세요

 

엘리자베스, 난 그냥 나야

 

할머니세요

 

- 정말?
- 네

 

아들이 둘 있어요
아들 둘

 

- 스펜서랑, 세이지
- 잠깐, 잠깐

 

결혼했다는 거니?

 

결혼했죠, 맞아요
그이 이름은 조쉬...

 

넌 뭐 하니?
직업이 뭐야?

 

- 신경과 의사예요
- 음-흠

 

절 최고의 의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좀...

 

- 행복하니?
- 있는 편이죠

 

행복해요

 

오!

 

멋지게 살고 있어요

 

어머니도 함께하셔야 해요

 

나도 그러면 좋겠다

 

음!

 

좋아요

 

그럼 상담을 받으실 거죠?

 

이대로 제 집에
들일 수는 없으니까요

 

아이들을 만나셔야죠

 

멋진 애들이란 걸
아시게 될 거예요

 

사랑하시게 될 거고요

 

웃기세요?
그게 뭐가 웃겨요?

 

이해가 안 되네요

 

장난 아니에요...
왜 이러시는지

 

어머니가 웃는 거
진짜 처음봐요

 

왜 그렇게 웃어요?

 

어머니, 왜 그래요?

 

왜 웃으세요?

 

당신이 틀렸다는 걸
아시면 그냥 웃으세요

 

틀려요?
뭐가 틀렸는데요?

 

거야 많겠지만

 

나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었어

 

- 어머니에 대해서?
- 내가 날 잘못 알고 있었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네가 훌륭한 남편을 만났고

 

훌륭한 자식이 둘이나 있고

 

행복하게 살잖니
행복하다고 했지?

 

네, 맞아요

 

그럼 내가
훌륭한 엄마였단 거잖아

 

네?

 

그런 어머니에도 불구하고
성공했단 거예요

 

아니, 내 덕분이야

 

제가 왜 보고 싶었어요?

 

재고 조사를 해보려고

 

흠... 그리 완벽하진 않네요

 

안녕히가세요, 어머니

 

잘있어라

 

난 좋은 엄마였어

 

음, 와우

 

해리엇, 참 대단하시네요

 

그게 바로 나야

 

그만 가자. 어서

 

차가 좀 이상해요

 

이런
누군들 이럴 줄 몰랐을까

 

내일 아침까진
확실하게 고칠 수 있죠?

 

이리로 쭉

 

어서 오세요!

 

자고 간다네! 자고 간다네!

 

우리 여기서 자고 갈 거다

 

아빠가 와서 맛있는 거

 

먹으러 갈 날이 올까?

 

글쎄
그러면 좋겠니?

 

알겠다. 그러길 바라지만
그걸 바라는 게 싫구나

 

그래, 그런 거 같아

 

뭔지 알겠어

 

난 너보다도 어릴 때
엄마가 집을 나갔어

 

그 뒤로 본 적 있어?

 

아니

 

나도 아빠 못 봤어

 

거지같다, 그치?

 

- 자기 손해지 뭐
- 맞아

 

- 자기 손해라고
- 그렇네

 

나 짱이잖아

 

그럼, 완전 짱이지

 

- 완전 짱이라고
- 아무렴

 

맞아
언니도 쬠 짱인듯

 

그렇게 생각해?
내가 짱이라고?

 

- 내 생각 말해줘?
- 뭔데?

 

엄만 엿먹으라고 해

 

어디 가요?

 

정말 따뜻하다

 

조심

 

정말 예쁘다

 

어때?

 

좋지, 응?

 

물에 들어갈까?

 

 

가자

 

젖지 않게

 

한쪽에 두자

 

하나

 

둘, 셋!

 

오, 예

 

오늘 최고로 멋진 날이었어요

 

살다보면 멋진 날이 많을 거야

 

진짜로

 

과자 드실래요?

 

싫어
이 시간에 당 먹으면 안 돼

 

저기 새 보여?

 

봐, 저기 새가 살잖아...

 

정말 고마워요
감사드려요

 

수리비 고마워요

 

브렌다

 

다함께...
사진 한 장 찍을까요?

 

- 한 장 찍죠
- 좋아

 

- 기념으로 셀카 한 장
- 좋아

 

됐지?

 

긴 팔을 뻣어서

 

됐다, 출발

 

앗싸!

 

저는 닥터 모건, 해리엇
라울러 부인께 용건이 있어서요

 

가능하면 조속히 연락주세요

 

검사 결과에 대해
상의하고 싶습니다

 

울혈성 심부전
간단히 말하자면

 

심장이 뿜어낸 피의 양이

 

몸의 요구량보다 적다는 거예요

 

나 심장 안 약한데

 

안 약하세요
근데, 심장이 과로했어요

 

치료는?

 

음...

 

장기 공여 후보자가
못 되실 것 같아요

 

얼마나 남았는데요?

 

예후를 평가하기 힘들어요

 

이런 경우엔 특히 더 그렇죠

 

어떻게 될 거 같아요?

 

다시 말하지만...

 

예상하기 힘들다. 그래요

 

나한텐 효과가 없겠군요

 

더 좋은 얘길
해드렸으면 좋겠지만

 

정말 유감입니다

 

이번엔 "유감"이란 단어랑

 

용법이 잘 맞는 것 같군요

 

나름 환자 응대를
잘하고 있습니다만

 

관심 없수다

 

무슨 일이에요?

 

괜찮으세요?
무슨 일이에요?

 

전화할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

 

심장이 약하시단 거예요?

 

아니, 심장이 과로했대

 

언제든 나빠질 수 있고요?

 

그렇대

 

샤워를 하다가도?

 

 

화장실에 가다가도?

 

그래

 

이렇게 저랑 얘기하다가도?

 

그래, 뭐하러 그렇게
자세히 알려고 해?

 

그게 아니라, 그냥...

 

그걸로 돌아가실 거예요
무슨 말인지 아시잖아요

 

그래

 

그냥 기다리는 거네요?

 

우리 모두 기다리지

 

앤, 그 부고 말야

 

다시 쓸 자료 충분하지?

 

- 네
- 좋아

 

알았어요, 시작할게요

 

그래, 고맙다

 

살아있으니 이런 일도 있네

 

살아았는 몰골 같지 않은데

 

그놈에 까칠한 성격은

 

아직도 여전하구만

 

꼬꾸라져 죽으라고 하고 싶지만

 

내 말을 들을까봐 겁나서

 

차나 끓이러 가야겠어

 

왜 헤어졌는지
얘기하고 싶다는 거야?

 

그래서 왔어?

 

22년이나 지난 일이야

 

이제야 겨우
변호사비 다 냈어

 

- 내 돈으로
- 맞아

 

고마워

 

에드워드
나 좀 도와줘

 

난 한 번도 동의한 적 없어...

 

결혼이란 타협을
배우는 것이라는 말에

 

타협이란
한 사람이면 될 걸

 

둘 다 비참해지는 걸
뜻할 뿐이야

 

당신 참 고집불통이었어

 

당신은 엉뚱하게
알파카 농장을 샀었지

 

당신은 그 비싼 돈을 주고

 

세상에서 제일 불편한
소파를 사기도 했지!

 

소파가 아니라
안락 의자였어!

 

그거 불어로 허리 디스크야

 

누우라고 만든 게 아니야

 

그건 소파야!
소파는 눕는 곳이고

 

좋아

 

너무 지쳤어, 에드워드

 

당신과 결혼할 때
어찌될지 알고 있었어

 

내 선택이었어

 

후회한 적 없어

 

단 한 번도

 

엘리자벳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

 

나한테 잡혀서

 

- 당신은 최선을 다햇어
- 아니, 그렇지 않아

 

당신이 잘했지
나보다 나았어

 

그래
당신은 보호자였고

 

정말 좋은 아버지였어

 

엘리자베스를 만난 걸로 아는데

 

만났지

 

엘리자베스는 당신 정신에

 

문제가 있다고 설득당했어

 

흠?

 

예!

 

사실인지도 모르지

 

고마워

 

해리엇 라울러가
아침 인사 드리는 것

 

과연 무슨 뜻일까요?

 

멋진 하루을 고집하지 마세요
하루를 사는 게 중요한 겁니다

 

하루를 사는 게 진실이고
하루를 사는 게 연출이고

 

하루를 사는 게 정직입니다

 

멋진 날을 계획했다면
비참해질 겁니다

 

여튼, 제 생각은 그래요
여러분은 실행하셔야 해요

 

여러분의 집안일과
여러분의 과제를

 

운전과 놀이를

 

여러분의 회삿일을

 

하루를 산다는 것엔
중요한 의미가 있답니다

 

좋아요, 이 음악을 듣고

 

이 시간을 의미 있는
순간으로 만들어보기로 해요

 

준비됐니?

 

말씀하세요

 

넌 휼륭한 작가야

 

그래요? 와우

 

훌륭한 부고 작가지

 

그래요. 나야 뭐...

 

그럴 줄 알았어요
괜찮아요

 

아니, 아니. 그만
이 글들 아주 좋았어

 

아주 훌륭해

 

하지만 판타지야
한 소녀의 판타지

 

넌 여성이야

 

현실을 쓰면 좋을 텐데

 

전...

 

실수할까봐 두려워요

 

아니. 네가 실수를 하는 게
아니라, 실수가 널 만드는 거야

 

실수로 더 현명해지고

 

더 강해지고

 

더 자립적인 사람이 돼

 

전 부인과 달라요, 해리엇

 

부인 같은 대담무쌍함이 없어요

 

말해줄 게 있는데

 

딸에게 이 말을 할 수가 없었어

 

넘어지고 엎어져라!

 

- 네?
- 실패

 

끝내주게 실패하라

 

그게...

 

그게 부인의 충고예요?

 

그래
실패를 해야 배울 수 있고

 

실패를 해야 살아 있는 거야

 

부인 부고를
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아니, 그냥 단어들일 뿐이야

 

맞아요, 하지만...

 

저도 알아요
다만...

 

제 인생의 이번 챕터를
끝낼 준비가 안 됐어요

 

내 인생을 끝내는 거지
네 인생이 아니잖아

 

그래요, 하지만 부인의 삶이
훨씬 흥미진진해요

 

이런, 이리 와

 

네 인생은 아직 시작도 안 했어

 

그럼

 

이렇게 하고 싶었어

 

고마워

 

- 그럼, 안녕
- 알았어

 

아니, 장난이었어

 

자기 냄새 좋다

 

레코드랑...
침체된 90년대의 냉담 냄새야

 

커피 고마워

 

이거... 가지고 싶다

 

여보세요

 

해리엇?

 

바로 갈게요

 

적어도 F-워드를 쓸 때는...

 

방금 기가막힌 말을 배웠어

 

- 네?
- 퍽크-밤

 

- 뭐라고요?
- 퍽크-밤

 

그니까 그게 뭐냐고요

 

설명해줘

 

좋아

 

우선 F-워드가 있잖아

 

그걸 더 세게 말하면
F-밤이 되는 거야

 

더 세게 말하면 "퍽크"고

 

일을 완전히 망쳐버렸을 때

 

그걸 "퍽크-밤"이라고 해

 

그 얘기... 하려고 불렀어요?

 

미안, 네 도움이 필요해서

 

내가 공개적인
공격 행위를 계획했는데

 

우리 감옥에 가게될 거야

 

저는요?

 

넌 소년원

 

저도 낄래요

 

감옥에서 쟤 엄마한테
전화해야 되겠지

 

범죄 주모자인
해리엇 라울러가

 

영광의 불꽃 속에서 사살되었다

 

이게 와일드 카드네요

 

그래, 아주 딱이다

 

계획이 뭐냐면...

 

헤이, 이쪽으로

 

와 줘서 고마워요

 

저 체인을 가져와서

 

저기 간판에 감고 뜯어내요

 

서둘러요

 

어디; 해봅시다

 

알겠죠?

 

어서 묶어요

 

좋아, 어서, 더 빨리

 

어서, 서둘러요
한 번 더

 

어서 해요!

 

2 인치 쯤 왼쪽으로

 

이제 됐어
트럭으로, 헤이!

 

어서들 타
고마워요

 

해리엇!

 

대체 이게 무슨 짓이야?

 

진작에 했어야 하는데
이제야 하는 거야

 

이젠 끝이야!
내가 꼭 지워버리고 말겠어

 

당신이 여기서 일했었다는

 

티끌만한 흔적까지 모조리!

 

좋아
그런다고 겁낼까봐

 

어서요, 해리엇!

 

한방 먹여요!

 

퍽크-밤! 예!

 

- 퍼크-밤!
- 퍼크-밤!

 

어서오세요
앤과 브렌다 쇼입니다!

 

그냥 주무시는 거야

 

해리엇 라울러 부인께선

 

사려깊게도 제게
장례식에 대한 모든 걸

 

지시해주셨어요

 

빈틈없는 지시 목록을 주셨죠

 

꽃과 음악, 낭송

 

자리 배치까지

 

해리엇이 선택한 겁니다

 

또한 여러분께
공표할 것을 부탁하셨어요

 

자신의 집을
브리스톨시에 기증하시고

 

공공 도서관으로
사용하도록 하셨습니다

 

그 도서관에선 모든 책을

 

알파벳 순서로
진열하게 될 겁니다

 

이유는, 어....
이러셨네요

 

"듀우이 십진 분류법은
실패자들을 위한 것이다"

 

가제트사에겐 상당한
금액을 기부하셨습니다

 

이렇게 말하셨네요
"이제 긴장 풀어, 로날드"

 

마지막으로 KOXA의
로빈 샌즈에게

 

전문가적으로 큐레이트된
레코드 컬렉션을 남기셨는데

 

킹크스의 모든 레코드가
포함돼어 있습니다

 

지금껏 가장 과소평가된 밴드

 

해리엇의 또 한가지 요청은
당신의 친구인

 

앤 셔먼양의 연설입니다

 

3분 30초를 넘기지 말라셨네요

 

"평생 로큰롤을 사랑하셨고

 

"81세에 디스크 자키가 되셨던

 

"해리엇 라울러가
목요일 저녁에 운명하셨습니다

 

"라울러 광고 설립자로서

 

"수 년동안 국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광고사를

 

"이끄셨습니다

 

"예전 동료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셨고

 

"최근엔 지역 센터에
자주 모습을 나타내셔서

 

"사우스 브리스톨에서 온
브랜다 윌슨의

 

"멘토가 되어주셨습니다

 

"유족으로는 따님이신

 

"닥터 엘리자베스 오말리와

 

"두 명의 손자, 스펜서와
세이지를 두셨습니다"

 

부인의 부고 기사인데
형편없네요

 

제가 썼죠

 

사실 저는 몇 주...
한 달 전만해도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이자리에 서서

 

제가 진정으로 사랑했던
한 여성 이야기를 할 줄 몰랐죠

 

그분은 제가
일을 그만두고 싶게 만드셨고

 

제 자신이
형편없었다고 느끼게 만드셨어요

 

음...

 

하지만 당신께선 저를
그렇게 보지 않으셨어요

 

여기 계신 그 누구도
그렇게 보지 않으셨답니다

 

다만 우리가 최선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길 바라셨어요

 

우리가 가진 게 뭔지 아셨고

 

최선이 아님을 아셨으니까요

 

그분의 가장 놀라운 면모였죠

 

음...

 

그래서...

 

정말 좋은 일 같아요

 

우리가 해리엇을 알았다는 게

 

돌아가셔서 정말 싫어요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제가 정말로 해야 할 말은

 

해리엇은
잊혀지지 않을 거란 거예요

 

우리가 제일 바라는 게
바로 그것 아닐까요?

 

잊혀지지 않을 거라는 거

 

해리엇은 자신의 인생을 살았고

 

저도 그렇게 살면서
그녀를 기리고자 합니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네가 앞장서면
사람들이 따를 거야

 

이것은 사직서가 아니라

 

나의 부고입니다

 

지난 7년, 사장님 직원으로
일했던 어린 소녀는

 

죽어서 묻혔습니다

 

그녀는 그간의
망설임과, 주저함

 

두려움을 두고 떠났습니다

 

그녀는 그리워지거나
애도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녀의 진정한 삶은
시작되지도 않았기에

 

하지만 이젠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일생이
그녀 앞에 있답니다

 

채워지길 기다리는
그녀의 일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