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개 (野良犬: Stray Dog, 1949)

신토오호오, 영화예술협회
제휴작품

 

1949년 작품

 

들개

 

제작 / 모토키소우지로오
각본 / 쿠로사와 아키라
키쿠시마 류유조오

 

촬영 / 나카이 아사카즈
녹음 / 야노구치 후미오

 

미술 / 마츠야마 타카오
음악 / 하야사카 후시오

 

조감독 / 혼다이시로오

 

출연자

 

미후네 토시로오
시무라 타카시

 

감독 / 쿠로사와 아키라

 

이날은 지독하게 더웠다

 

뭐?
피스톨을 소매치기 당했다고?

 

네, 면목 없습니다

 

"경시청
조사 제1과실"

 

피스톨을 소매치기당한 건
경시청 조사1과의 신임형사 무라카미

 

그래서 그 권총에는
총알이 몇 발 있었나?

 

전부 합해 7발입니다

 

콜트였지?

 

소매치기 당한 건
콜트(자동회전연발식)형 소형권총

 

사격연습 후
귀가길에서 일어난 일이다

 

몇 점 나왔어?

 

영 아니야, 어젯밤 잠복근무에
불려가 전혀 못잤다구

 

모두 탄흔 불명인가?

 

아니, 한 발은 표적 위의
그루터기에 명중입니다

 

어이, 빨리 돌아가 자라구
눈이 새빨간 걸

 

그런데 보이는 건
전부 노란데요, 그럼 먼저...

 

아... 그럼

 

무라카미는 지쳐있었다
게다가 어쩜 이토록 뜨거운 더위인지

 

버스 속은 사람들의 후끈한
기운 때문에 정신을 잃을 듯 했다

 

아기는 경기라도
일으킬 듯이 울어댔다

 

그리고 옆 여자의
속이 메슥해질듯한 싸구려 향수 냄새

 

제 자신은 어떤 처분을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자신은...

 

"자신은, 자신은" 이라 말하는 건
그만 했으면 하군

 

여기는 군대가 아니야

 

계장님, 제 자신은...
저는 어떻게 해야...

 

어떻게라니...

 

처분이 정해질 때까지 그렇게
우두커니 서 있을 수도 없겠지

 

나라면 먼저 소매치기
담당계에 상담하겠네

 

떡은 떡집에서 찾아야지

 

"경시청
조사 제2과"

 

그거야 재난이었구만

 

음... 그래서 이건가?

 

네, 아마도

 

자네 쪽 계장이 아마도...

 

나카지마 경부입니다

 

아... 녀석, 무시무시한
얼굴을 했겠구만

 

하지만 말야

 

그런 물어 뜯을 것 같은
얼굴을 하지만

 

그거 꽤 멋있는 구석이 있다니깐

 

면직 같은 그런 어수룩한
처분은 안 할 거야

 

어쨌든 앉게

 

그런데 자네... 소매치기 얼굴은
기억한다고 했지?

 

 

그럼 말야, 감식과에 가서
범죄열람카드를 조사해 봐

 

전과범이라면 사진이 모아져 있어
연령을 말하고

 

그리고 수법은, 차량소매치기
차에서 벌어먹는 녀석이야

 

자네... 그 외에는?

 

하아... 연령, 성별, 수법 분류
뭐... 그 정도지요

 

어이, 있었는가?

 

녀석... 착한 구석이 있어

 

자네 계장말야

 

잘 부탁한다고 나한테 전화했다네

 

어, 왜 그래?

 

눈에 안 띄어요

 

근데 소매치기란 게
훔친 본인이 달아나리란 법은 없어

 

릴레이식으로 건네버리는
수도 있으니까

 

그... 뭐랄까... 버스에
달리 수상한 녀석은 없었나?

 

앗, 그리고 보니 이상한 양장의
중년여자가 있었습니다, 제 옆에

 

어... 어느 쪽?
그쪽? 이쪽?

 

그래요, 오른쪽이었어요

 

피스톨을 넣어둔
주머니 쪽이니까 이쪽이에요

 

아, 뭔가 냄새가 나는데...

 

여자라도 이름난 녀석이 꽤 있거든

 

아, 자네, 저기 여자카드

 

이 녀석이나 저 녀석이나
그리운 얼굴이군

 

앗, 이...
이 차량전문꾼은 이번에 죽었어

 

아, 그런가요?

 

앗, 있다, 이 녀석이에요

 

뭐야? 이건가?

 

확실히 이 여자에요

 

하지만 양장이라고 했지?
이상하네

 

긴이라면 세련된
기모노 차림으로 유명한 녀석이야

 

활동영역도 서민층이 사는 마을이지

 

틀림없습니다

 

파마를 하고 값싼 향수 냄새를
확 내뿜었습니다

 

긴이 파마를?
세상 참 변하는구만

 

저기... 이 여자에 관한 서류
전부 꺼내주세요

 

아니, 그럴 것까지 없네
긴이라면 점이 몇 개인지까지 알지

 

그렇지만 뭐랄까...
현금전문인 녀석이

 

권총에 손을 대다니...
음, 누님도 꽤 하락세구만

 

어디에 있습니까?

 

아지트는 알고 있지만

 

만나봤자 자백할 리도 없고

 

어떻게든 하겠습니다

 

어떻게든인가?

 

아무튼 만나게 해주십시요

 

아무튼인가?

 

영감님도 참...
더위를 먹어 자고 있고 말야

 

아, 어쨌든 아무래도 78세니까...

 

올까요?

 

긴 말인가?

 

응, 한 번씩은 얼굴을 보인다고 해

 

아, 녀석들은
별 것 아닌 거에는 의리파라

 

긴은 이 가게가
인기를 끌던 때부터 단골이야

 

자, 이거

 

왜 그래?

 

아뇨, 피스톨 강도 기사가
나와서요

 

살인사건 형사가 피스톨 강도에
떨리는 없겠지

 

아뇨, 그게 혹시 내 피스톨이라면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여어, 오랜만이군

 

뭐야, 시카와 씨야?
살아있었네

 

그거... 인사겠지?

 

한데 상상한 것보다 어울리는군

 

뭐가?

 

그 양장말야

 

이 친구한테 자네가
양장을 했다는 걸 듣고는

 

갑자기 만나고 싶어진 거야
자네, 이 남자 알고 있지?

 

글쎄...

 

이 나이가 되면 젊은 남자 얼굴따위엔
도통 흥미가 없어져서...

 

미꾸라지를 좋아하는 만큼
천연스레 잘도 빠져나가는구만

 

뭔 소리야?
도망칠 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정말인가? 버스에서 어처구니 없는
살생이라도 안 했나?

 

어제 훔친 피스톨, 내놔

 

그러면 그 이상 추궁하지 않겠어

 

그게 뭔 소리람?
이상한 거 갖다대지 말아줘

 

부탁이야, 돌려주기만 하면 돼

 

어디에 가면 찾을 수 있는지
힌트만이라도 좋아

 

도와주지, 그래?
이 사내는 신참이라구

 

응? 출세를 앞둔 남자한테
나쁜 짓을 하면 뒤가 안 좋아

 

모른다니까... 집요하네
인권유린으로 고소한다

 

오, 멋진 말 알고 있네

 

더 멋진 말도 알고 있지

 

오, 어떤?

 

바이바이...

 

으음...

 

안 되겠는데... 자네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하지만 자네...

 

녀석이 뭐든 내뱉기 전까지
붙어 안 떨어지겠어요

 

정말 고마웠습니다

 

출입문이 2개인 건물 조심하게

 

끈질긴 사내구만
정도껏 좀 해

 

자네가 말해줄 때까지
안 떨어져

 

인권유린으로 고소하겠어

 

자네가 가는 쪽으로
가는 건 내 자유야

 

흥... 맘대로 해

 

부탁이야, 힌트만이라도

 

지금 몇 시야?

 

지금 11시 반 넘었지

 

그 애송이, 아직도 있어?

 

있네

 

그런 곳에 있으면
모기에 물리니까

 

가게 안에 들어오라고
했는데 말야...

 

술 마실 것도 아니니까
괜찮다고

 

요즘 젊은이치고는 참 흔하지 않네

 

무슨 연유인진 모르지만
뭐라도 말해주는 게 어때?

 

맥주 줘

 

이제 그만 좀 하지 그래?

 

내가 마실 게 아니야

 

이거 받아 배고프지?

 

자, 마셔. 자...
받으라니까...

 

자네한텐 졌어

 

자, 먹어. 맥주도 차가워

 

그보다...

 

알고 있어

 

그러니까 졌다는 거 아냐?

 

하지만 "난 누굴까요?"는 아니지만
정말 힌트뿐야

 

 

피스톨 장사꾼을 찾아 보셔

 

피스톨 장사꾼?

 

불법이지

 

피스톨 매물이
유출되는 곳이 있어

 

그곳에서 사고 팔고, 돈을 내고
빌리고... 위험한 얘기야

 

어디지?

 

모르지

 

단, 변두리의 번화가 주변을
헐벗은 꼴로 어슬렁거리면

 

피스톨 가게 삐끼가 팔을 잡아
끈다는 둥 하는 얘길 듣긴 했지

 

자, 이 정도에서 참아 줘

 

정말 오늘은
뭐 이런 날이 다 있는지

 

살인사건 형사한테 종일
쫓겨다닌 건 처음이야

 

기진맥진했다

 

오호, 예쁘네

 

나한텐 별님이라는
좋은 게 있는 걸

 

요 20년간 완전히 잊고 있었지

 

신세 좀 졌으면 하는데

 

돈은 있어?

 

비싸... 알은 갖추어져 있으니까

 

몇 알 들어있어?

 

앙?

 

얼마야?

 

숏트타임이

 

 

오락거리잖아?

 

내가 말하는 건 이거야

 

당신 크게 착각하고 있어

 

거짓말 마
동료한테 다 듣고 왔어

 

도... 돌아가 줘
안 그러면 경찰을 부르겠어

 

어이

 

화낼 기운도 없는 거냐?

 

그런 좋은 몸을 해서는

 

가난뱅이 찌들은 얼굴을 하고
있을 순 없지

 

총 필요하지 않아?

 

무슨 그런 얼빠진 쌍판을 해?

 

권총 필요없냐고 묻잖아

 

얼마야?

 

애송이 주제에 무리하지 마

 

쌀 통장을 가지고 와

 

쌀 통장?
배급말야?

 

그것도 없으면 얘기가 안 풀리지

 

있어

 

아홉 시에 스즈란길에 있는
콘가라는 찻집으로 와

 

하얀 꽃을 머리에 꽂은
심부름꾼이 기다린다

 

통장

 

 

뭔 짓이야?

 

경찰이다

 

여자들의 비명

 

본청에서 왔습니다

 

이 여자를 조사하고 싶습니다만
안을 좀...

 

이야... 더울 걸요
어쨌든 함석바닥이라...

 

밤이 되어도
오븐 속에 있는 것 같아요

 

네가 취급하는 피스톨은
이 타입뿐인가?

 

피스톨은 무엇이든 돈이 돼

 

최근에 콜트를 취급한 적은 없나?

 

콜트가 뭐야?

 

이 정도 크기의

 

이런 모양이다

 

그거라면 알고 있어
어제 빌려준 놈이야

 

이봐, 그거
언제 어디에서 돌려받기로 했나?

 

시끄러워라...
오늘 밤 아까 그 곳에서

 

당신이랑 거래가 끝난 뒤
받을 거였어

 

입구에서 스쳐지나쳤다구

 

너한테 끌려 나올 때말야

 

깜짝 놀라서 보더라

 

어이, 그러면 너
그 남자의 통장을 갖고 있을터이군?

 

꺼내

 

당신 풋내기네

 

피스톨을 돌려주러 올 때는
남은 반을 받는 거야

 

그때 죽도록 두둘겨서
좀이라도 많이 뱉어내게 하는 게

 

이게 남는 장사가 되는 방법이라구

 

어쨌든 도둑을 두둘기는 거니까 말야

 

그냥은 보낼 수 없지
당신 따위가 나올 장면이 아니었어

 

그러면...

 

그곳에서 당신이랑 등을 마주대고
신문을 읽던 사내가 있었지?

 

그게 감시역...
그 녀석이 통장을 쥐고 있는 거야

 

허둥거려봤자 끝났어
벌써 다들 냅다 튀었어

 

뭘 멍하니 있는 거야?

 

빨리 어디라도 쳐넣어 줘

 

뭐 이렇게 더워?
여기 완전 한증막이군

 

흥... 어차피 별 것도 없어

 

하지만 어찌 그렇게 자네는...

 

자기 총에만 집착하나

 

좀 빠른 이야기지만
한 자루의 자네 총보다

 

피스톨 장사치의 많은 권총을
잡는데 주안을 뒀어야 했네

 

여자를 갑자기 체포한 건
좋지 않구만

 

그렇지만

 

자네 기분은 알아

 

하지만 그 여자가 빌려준 것이
꼭 자네 것이란 보장도 없고

 

콜트는 자네 콜트 외에도
아주 많이 있네

 

어제 요도바시에서
강도상해사건이 있어서

 

그때 다친 처녀 팔뚝에서
나온 총알이

 

감식과에 가 있는데
그것도 콜트야

 

그만하지 않겠나?
바보 같은 상상마

 

첫째로, 형사가 그런 작은 것에
연연하는 성격이어선 못 해먹어

 

꽤나 살이 빠졌군
많이 걸어다녔지?

 

 

하지만 고생도 젊어서 하는 거야

 

지령이야

 

네?

 

3개월간 반액 감봉이야

 

그리고 오늘은 쉬는 게 어때?

 

"감식과
총기 연구실"

 

네?

 

저기 요도바시 사건의
총알을 조사했던 분이...?

 

아, 전데요

 

이 콜트의 총알은
지금까지 기록에는 없어요

 

총알은 기록에 맞는 게 없는 한
별로 조사에 도움이 안 되죠

 

지문이 같고 이 총알 표면에
새겨진 줄...

 

무슨 일입니까?

 

저번에 여기로 잘못 쐈어요

 

그래서?

 

같은 타입의 총알이네요

 

조사해 주십시요

 

그런데 어디서 이걸?

 

부탁드립니다

 

축하합니다

 

같은 콜트 총알이에요

 

이야, 한 건 올렸는데요
들여다봐요

 

고마워요

 

사직서

 

책임을 지겠다는 건가?

 

면목없습니다

 

불운은 사람을 성장시키든가
무너뜨리든가 둘 중 하나다

 

자네는 무너질 생각인가?

 

마음가짐에 따라
자네의 불운은 곧 자네의 찬스야

 

왜 이 사건을 담당하게
해달라고 말하지 않는가?

 

이쪽에서 아베 경부가
담당주임으로 가 있네

 

가 볼 마음 있는가?

 

요도바시에는 사토오라는
제1과 출신의 이름난 형사장이 있네

 

너를 합류시키도록 전화해두지

 

그리고 가기 전에 자네가 잡은
피스톨상 여자 끄나풀 말야

 

한 번 더 캐보는 게 어떤가?

 

뜻밖의 선물이 될지도 몰라

 

갔다 오겠습니다

 

18번 부탁합니다

 

18번은 나가 있는데요

 

나가 있다구?

 

아베 경부의 조회로
요도바시 쪽이 조사하고 있는데요

 

요도바시...

 

네, 4번 취재실이요

 

아, 고마워요

 

실례합니다

 

제1과의 무라카미입니다

 

나... 이 사람한테 잡혔어

 

요도바시의 사토오입니다

 

네?
사토오 씨?

 

뭐가 이상한가요?

 

아뇨, 어젯밤 사건의
담당을 명령받아

 

그것도 당신과 조를 짜라고
지금 막 듣고 오는 길입니다

 

아...

 

아무쪼록 잘 지도해 주십시요

 

잘 부탁해

 

저기... 이 여자가 빌려준
콜트 때문에...

 

뭐 그렇지
아베 씨한테 들은 거니까

 

게다가 콜트를 가진
도둑이란 것도 흔치 않고

 

그런데 네가 콜트를 빌려줬다는
녀석은 어떤 남자지?

 

어떤 이라니... 글쎄

 

이렇게 더운데 겨울 양복을
입고 있었어

 

까만색이지?

 

어머, 잘도 알고 있네

 

왼손잡이라는 것도 알고 있지

 

아, 그랬던가?

 

하여튼 담배 한 대 피면서
천천히 생각해내달라구

 

아아...

 

아, 맞아

 

그 남자 왼손으로 성냥을 켰어

 

그 손이 부들부들 떨고 있던 거...
생각났다

 

너말야, 설마 그 총으로
네 머리를 쏘지는 않겠지? 하고

 

말해 줬었거든

 

그 남자 이름은 뭐라고 하지?

 

그런 건 몰라

 

거짓말 하지 마
통장 봤을 텐데

 

봤어

 

하지만 이상하게
어려운 한자여서 못 읽었어

 

대학교가 너무 싫어서 말야

 

통장을 갖고 있는 건 누구지?
이름은?

 

몰라

 

키무라지?

 

아냐

 

그럼 누구야?

 

흥, 말 안 하는 걸 보니
네 애인이구만

 

그런 거 아냐

 

거짓말 하네

 

거짓말 따위 아냐

 

이런 경우엔 말야

 

남자 이름을 숨기는 녀석은
정부임에 틀림없다구

 

혼다라고 해

 

자, 이 김에
전부 실토해버리는 거야

 

하나 더 피울게

 

아아

 

혼다 숙소는?

 

몰라

 

정말로 모른단 말야

 

나 같은 끄나풀한테
숙소 같은 걸 알려줄 턱이 있어?

 

잘 가는 곳은?

 

몰라

 

맞아! 맞아!

 

야구광이라는 소문이 있으니
야구장에는 잘 가겠네

 

전과자인가?

 

 

여잘 반 죽여놔서 2년 반 정도
살았다고 으름장을 놓았어

 

언제쯤?

 

모르지

 

좋아

 

이 담배 다 필 때까지 기다려 줘

 

쳇, 볼일 다 봤다고
너무 이해타산적이야

 

자네... 미안하네만, 혼다라는 녀석
카드 좀 찾아주겠나?

 

혼다라는 건 가명일지도 모르지만
색인자료로는 충분하지?

 

네, 그래서 당신은 어디로...?

 

아아...

 

여기에서 가장 시원한 게
어디였더라?

 

사토오 씨, 사토오 씨, 있었습니다

 

녀석의 본명은
타치바나라고 합니다

 

이 사진 잔뜩 복사해줘야겠군

 

그리고나서 체포장

 

저... 저는 현장 형편도 조사방침도
아무것도 모릅니다만

 

자네가 저 여자를
잡아두어 살았네

 

이제 끝난 거나 마찬가지야

 

혼다를 잡아 통장만 뺏으면
범인은 지명수배지

 

아마 틀림없을 걸세

 

까만 겨울 양복, 콜트

 

그것을 왼손으로 쥐었다

 

그 손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음에 분명해

 

필요도 없는데 겁먹고
냅다 쏘아댄 녀석이니...

 

풋내기가 무턱대고 남의 집을 턴
뻔하고 뻔한 사건이야

 

하긴 피해자에게 있어선
엄청난 사건인 듯하지만

 

아가씨라고 하더군요

 

 

훔쳐간 건 4만엔이지만

 

결혼하기 위해 3년 걸려
모은 돈이라서

 

또 3~4년 일해야만 하네

 

그때쯤이면
여자의 한창 때도 지나버리고

 

신랑은 전쟁 때부터 계속
10년이나 기다리다 지쳐서 말야

 

돌려달라며 아픔도 잊고
울고 있어서

 

정말로 사람 죽이는 콜트야

 

왜 그래?

 

어이, 왜 그래?

 

그거, 제 콜트입니다

 

도난당했어요

 

저만 그런 얼간이 짓을 안 했으면

 

콜트가 없었으면
브라우닝으로 했겠지

 

왠지 좀 더 나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저는...

 

수배, 전부 끝났습니다

 

오늘은 혼다 사진을

 

아이스캔디 장수한테도 돌렸습니다

 

수고했네

 

이야, 대단하구만. 그치?

 

자네 또인가?

 

아뇨,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습니다

 

뭐?

 

뭐야?

 

그 범행이 있던 저녁에 범인은 한 번
그 총을 돌려주러 왔습니다

 

 

근데 그곳에서 범인은 제가 그 여자를
잡는 걸 목격한 것입니다

 

당연히 통장도 걸렸다고
생각했음에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자포자기가 되어
그날 밤 범행이 일어났다고 하면

 

이봐, 자넨 피해자뿐 아니라
범인한테까지 책임을 느끼기 시작했나?

 

하지만... 조사해봤습니다만

 

그 전날 밤 피스톨 강도의
피해보고는 없습니다

 

즉, 그 남자는 피스톨을
빌리기는 빌렸지만

 

사용하는 건 주저했던 겁니다
그래서 돌려주러 온 거야

 

그런데...

 

소용없어. 그런 걸 캐들기 보다
다음 일을 막아야 할 것이야

 

범인은 4만엔을 훔쳤어

 

착실하게 쓸 수 있는 돈이 아니야
금방 없어지지

 

그 돈을 다 써버렸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은가?

 

또 집을 터는 거지

 

한 번은 어쩌다가라고 하지만
두 번째는 얘기가 틀려져

 

들개가 미친 개가 되는 거지
내가 말하는 게 틀렸는가?

 

아닙니다

 

그럼 먼저 혼다를 잡는 것에
전력을 다하는 거네

 

오늘은 분명 왔을 거야

 

야구팬이라면 이 시합을
놓칠 리가 없지

 

대단히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자이언츠 대 폭스
제9회전의 라인업을...

 

대체 이곳은 얼마나 들어갈 수 있을까?

 

5만이라고 얘기합니다만

 

5만명 중 한 명인가?

 

에... 캔디 어떠신가요?

 

달고 단 캔디 어떠신가요?

 

에... 아이스캔디

 

어이, 2개 줘

 

네 2개에 20엔

 

2번 센터에 카와니시

 

플레이볼

 

3회 말 자이언츠 공격은
3번 센터 아오다

 

3회 말 자이언츠 공격은
3번 센터 아오다

 

어이, 캔디 좀 줘

 

에?

 

이봐, 이봐

 

죄송합니다, 다 팔렸어요

 

쳇, 다 팔렸는데
외치고 다니는 녀석이 있어?

 

기다려 어려운 건 지금부터야

 

제가 잡겠습니다

 

자네한텐 혼다밖에 안 보이나?

 

이 관중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순 없어

 

혼다는 흉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야 해

 

피스톨의 탄알은 파울 볼
같을 순 없네

 

아무튼 녀석을 관중한테
떼어놓고 잡는 거야

 

하지만 어떻게...

 

음... 생각해야지
시합은 아직 5회 남아있어

 

다음 타자 4번 퍼스트 카와카미
등번호 16번

 

자, 여러분
럭키세븐입니다

 

어떻게 하죠?
앞으로 3회 남았습니다

 

 

미아를 알려드립니다
미아를 알려드립니다

 

야먀모토 히로시 군의 아버지

 

아드님이 방송실 지붕 위에
있습니다

 

황급히 와주십시요

 

어이, 우리들도 해보세

 

네?

 

확성기로 혼다를 불러내보는 거야

 

 

우에노의 혼다 씨
우에노의 혼다 씨

 

지금 빨리 정문 앞으로 와 주십시요

 

친구분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아, 실패인가?

 

한 번 더 불러내 봅시다

 

아... 이번엔 본명으로
해보는 거야

 

우에노의 타치바나 씨
우에노의 타치바나 씨

 

지금 빨리 정문 앞으로
친구분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손 들어

 

근데 혼다가 잘도 이걸
안 찢고 있었군

 

뭐... 콜트를 갖고 도망친 게
용서할 수 없었답니다

 

언젠가 이것을 미끼로
뭔가 할 생각이었겠죠

 

세살 적 버릇 여든까지인가?

 

수고했다만, 이 유우사라는 남자를
철저히 조사해 주겠나?

 

지금부터 조금씩 조금씩 파헤쳐서
그래, 며칠만에 몰아붙이게 되려나?

 

그건 그렇고, 한바탕
비나 왔으면 좋겠군

 

이렇게 더워버리면
감도 무뎌져서 말이지

 

그럼 윤곽을 잡는 건
사토오 씨랑 무라카미 군

 

그러면 이 유우사라는 사람은
댁의 남동생이군요

 

네... 남동생이 뭐라도?

 

벌써 1주일째 집에
안 돌아오고 있는데요

 

뭐...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그애는 군대에서 돌아온 후부터
완전 사람이 변해버려

 

불쌍하게도 돌아오는 기차에서
전재산인 배낭을 도둑맞아...

 

그때부터 빗나가기 시작했어요

 

네가 너무 봐주니깐 안 되는 거야

 

당신처럼 그렇게
딱딱한 말만 해봤자...

 

언제나 말 끝마다 세상이 글렀어
전쟁이 나빠

 

일본의 고생을 지 혼자 진 듯한
얼굴을 해서는

 

대나무 한 토막 자르려고도
안 하니, 원

 

아니에요, 친구가 나쁜 거예요

 

친구?

 

아니...

 

불량배가 한 명 가끔 찾아와서요

 

그... 리젠트 스타일이라고 하나요?

 

괴상망측한 머리를 해서는
그 녀석이 나쁜 거예요

 

뭐라고 하는 남자입니까?

 

세이 씨, 세이 씨라고 했는데요

 

군대에서 같이 있었다고 하네요

 

어디에 있는지 아시나요?

 

글쎄...

 

남동생의 짐 좀 보여 주실 수 없을까?

 

아유... 짐이라니... 그런

 

저기 귤 상자에 있는
잡동사니뿐이에요

 

좀 실례

 

걔는 자상하고 좋은 아이인데요
기가 너무 약해서

 

밖에서 놀거라

 

동생분도 이 방에서 자는 건가?

 

아뇨, 저 안의

 

안에도 방이 있소?

 

아뇨, 그애가 스스로 지었어요
오래된 나무를 사와서...

 

그 방 좀 보여주실 수 있으신가?

 

앗, 방이라니...
그런 너무 지저분해서...

 

뭐라도 해주고 싶어도
애들이 너무 많아서

 

집을 나가기 전 모습은?

 

글쎄요

 

맞아, 맞아 그게
집 나간 날이었나?

 

밥 먹으라고 불러도 안 나와서

 

들여다 봤더니

 

그애도 참... 어둑한 방에서
머리를 감싸안고 우는 거예요

 

왠지 무서운 듯 하여...

 

음...

 

오늘도 잠이 안 온다

 

빗소리에서 그 버려진 고양이의
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빗속에서 매달려 온 녀석

 

어차피 괴로워하다 죽는 것이다

 

단김에 죽여 주지라고 생각해

 

짓밟은 그 발의 감촉이
아직도 남아 있다

 

난 겁쟁이다

 

그 흠뻑 젖은 고양이랑 똑같다

 

어차피

 

이 글씨, 남동생의 글씨인가?

 

 

이 사쿠라 호텔이란 것은?

 

그래, 그건 그 불량배가

 

뭐라더라... 그 호텔 지배인
이라는 듯한 말을 했는데

 

어차피 거짓말인 게 뻔하지요

 

그럼, 고마웠소

 

 

어서 오십시요

 

지배인 좀...

 

접니다만...

 

세이 씨라는 분 모르시나요?

 

아, 보이로 있습니다만
그 녀석... 또 뭔가?

 

오, 그렇게 가끔씩
뭔가 저지르나?

 

좌우간 여자문제가 많고

 

응, 어쨌든 그 색남을
만나뵙고 싶은데

 

네, 그럼

 

아니, 이쪽으로 가지

 

어이, 경찰분들이야

 

응?

 

저... 미도리 녀석이
울며 매달린 거죠?

 

나리님 앞입니다만...
그건 다 납득하고 한 일이니까...

 

상대가 멋대로 돈을 쏟아부어서...

 

미도리 씨 일이 아니야

 

네? 그럼 카마 일인가요?

 

그건... 나리

 

자네의 미도리와 카마 얘기는
어떻든 상관 없어

 

유우사에 대해 묻고 싶어
자네의 전우이자 통장수 남동생말야

 

자네도 군대에선
꽤나 맞았을 듯 하군

 

안심해, 우린 때리지 않을 테니

 

그런데 이 꼭지도
이제 슬슬 잠그는 게 어때?

 

그런데

 

유우사를 마지막으로 만난 게 언제지?

 

토요일 11일 밤입니다요

 

저...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여기에 왔습니다

 

주머니 사정이 좋았지?

 

네, 새 양복을 입고 왔어요

 

어떤 양복?

 

하얀 삼베 양복이요

 

하얀 삼베... 혼자 왔는가?

 

에 그 녀석은 여자한텐 겁쟁이라

 

자네 같은 남자만 있는 건 아니야

 

자고 갔지?

 

어떤 모습이었어?

 

글쎄요

 

빈털털이가 기세 좋은 모습이었지?
이상하다고 생각 안 했나?

 

어떻게 된 건지 물었을 터인데
뭐라고 말했지?

 

뭘 물어도 아무 말 안했어요

 

새파란 얼굴로 눈을
한 곳에 고정해서는

 

녀석 무슨 짓을 저질렀나요?

 

그 남자를 비뚤어지게 만든 게
자네라는데... 정말인가?

 

그... 그런... 누... 누가
그런 말을 하던가요?

 

저는 단지...

 

저는 단지... 뭐?

 

저는 단지 가끔 녀석과
어울렸을 뿐이에요

 

그런 빈털터리를 친구로 둬서
무슨 득이 있지?

 

저는 단지 친구니까

 

거짓말 마

 

자네 같은 사내에게 팁 없는
우정 같은 건 생각할 수 없는데

 

그 녀석과 같이 있어서
득되는 게 뭐지? 응?

 

녀석이 블루버드관의 분장실에서
좀 통하는 얼굴이에요

 

그러니까

 

흥... 또 여자?

 

그러면 그거군...

 

자네는 쇼걸에게 다가가기 위해

 

녀석을 무료입장권처럼
이용했다는 것이로군

 

 

그치만 그 빈털터리가 어떻게

 

녀석 소꿉친구가 있어서요

 

나미키 하루미라고
라인댄스의 댄서에요

 

저기... 더 이상 오실 일은
없으신가요?

 

조만간 불량소년계가
얘기를 들으러 올 거야

 

나미키 하루미라가 어느 애인가요?

 

왼쪽에서 2번째야

 

나미키 양

 

어제 왜 쉬었어?

 

몸이 좀

 

이 더위엔 말야
누구라도 조금은 상태가 안 좋아

 

그리고 면회야, 경찰이야

 

흥! 아직 철부지 같은 말을 하면서
뭘 하는지 알 수 없다니까

 

나미키 양이지?

 

유우사라는 남자 알고 있지?

 

 

소꿉친구라고 하는데

 

수꿉친구라니?

 

어렸을 때 친구였지?

 

친구라니?

 

반 년 정도 이웃 사이로
얘기한 적이 있을 뿐이에요

 

솔직히 말해주지 않으면 곤란한데

 

거짓말따위 하지 않았어요

 

어쨌든 좋아

 

그래서 최근엔 어떤 관계였지?

 

어떤 관계라니?

 

예를 들면, 연인이라든가

 

그런 것 아니에요

 

그럼 단순한 팬인가?

 

그렇지도 않아요

 

그럼 뭐야?

 

매일같이 왔다고 하잖아

 

하지만 되돌려보낼 수도 없잖아요
아는 건 아는 것인 걸

 

그런 건 안 물어봤어

 

마지막에 만난 게 언제지?

 

자네

 

생각 중이에요

 

생각하다니... 자네

 

왜 그래? 자네...

 

자네

 

나... 아무런 나쁜 짓도 안 했는데

 

서에는 보고해 두었네

 

아아...

 

지쳤지?

 

다음은 내일이다

 

그럼 저는 이만

 

아니, 한 집 더 같이
가줬으면 하는데

 

그 여자 왜 울고 그랬을까요?

 

지쳤겠지

 

그애도, 우리도...
곤란한 짓을 해버렸어

 

지치면 참을성이 없어져서 말이지

 

아아... 이야기를 듣는 건 힘들어

 

위압적으로 나가면 이쪽이 지는 거야
스모랑 같아

 

내일 한 번 더 그 여자에게
부딪쳐보고 싶은 기분이 드는데요

 

아, 그것도 괜찮지만

 

그 여자한테 무언가 끌어내는 것은
어려울 걸세

 

그런 민감한 여자아이처럼
완고한 게 없어

 

수틀리면 완전히 돌이야

 

그런데 어디에 가는 겁니까?

 

어이

 

어서 오세요

 

덥다 더워, 너네들

 

아저씨한테 어서 오시라고 안 해?

 

어서 오세요

 

저는 아직 일의 연장인 줄 알았는데

 

자, 들어오지 않겠나?

 

어서 와요

 

본청의 무라카미 군이야

 

신세지고 있습니다

 

아니에요, 이쪽이야말로

 

자, 무더운 곳이지만
올라오세요

 

너네들은 저쪽에 가거라

 

자, 들어와요

 

배급받은 맥주가 있는 게 생각나서

 

아...

 

그럼... 편히 쉬세요

 

와, 대단하네요

 

응? 뭐가?
조금씩 여기저기 다닌 것뿐이야

 

25년 전에 13엔 50전의
첫 월급을 받고부터

 

대체 얼마나 많은
구두를 신고 찌부러뜨렸는지...

 

하나 하나 여러가지 추억이 있겠군요

 

그래, 요컨데
꽤 많은 일이 있었다는 거지

 

당신... 잠깐

 

 

자네... 갑자기 와서 아무것도 없네
호박으로 참아 주겠나?

 

아아

 

우리 집도 보다시피
다 쓰러져가는 집이지만

 

유우사라는 사람 집도 심하더군

 

그건 인간이 사는 게 아니야

 

더러운 것에는
구더기가 솟아난다는 건가

 

"세상에는 악인은 없다"

 

"나쁜 환경이 있을 뿐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유우사라는 남자도 생각해보면
불쌍하네요

 

안 되지, 안 돼. 그런 생각은
우리에겐 금물이야

 

범인만 쫓아다니다 보면
자주 그런 착각을 일으키지만

 

한 마리의 승냥이 때문에 상처입은
많은 양을 잊어선 안 되지

 

저 액자의 반은 사형수인데

 

많은 행복을 지켰다는
확신이 없다면

 

형사따윈 절대 구원받을 수 없어

 

범인의 심리분석 같은 건
소설가에게 맡겨두는 거야

 

난 단순히 녀석들을 미워해
나쁜 놈은 나쁜 거야

 

전 아직 도저히 그렇게는
생각이 안 됩니다

 

오랫동안 전쟁에 가 있으면서
인간이란 것이

 

극히 간단한 이유로 짐승이 되는 걸
몇 번이나 봤거든요

 

응, 자네와 나의 연령 차인가?
아니면 시대의 차이일까?

 

그 뭐라고 했지?
아프... 아프레...

 

아프레게르말인가요?

 

아, 그거, 그거...
그 전후파라는 것일세. 자네는

 

유우사도 그럴지도 모르지

 

자네는 유우사의 기분을
지나치게 잘 아는 거야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저도 군대에서 돌아오다 열차에서
가방을 도둑맞았어요

 

호오...

 

심하게 엉망진창으로
독이 올라선말이죠

 

그때였다면 강도 정도
아무렇지도 않게 했겠죠

 

그렇지만 여기가 갈림길이란 생각에

 

저는 반대 코스를 골라
지금 일에 지원했습니다

 

응, 역시 그렇군

 

결국 그... 아프... 아프...

 

아프레게르

 

그 아프레게르에도 두 종류가 있군

 

자네 같은 쪽과 유우사 같은 쪽

 

자네 쪽이 진짜야

 

유우사 같은 쪽은 그...

 

아프... 아프... 아프레가...
아니 아프레게르다

 

그런데 내일은 어떻게 할까요?

 

자자, 그렇게 조바심내지 말게

 

하지만 유우사가 그 돈을
다 써버리면... 하는 생각에

 

진정되지가 않습니다

 

응, 복장을 바꾼 것만으로
반은 날라갔겠군

 

범행 날로부터 벌써 일주일이니까요

 

응, 하루에 육천엔 정도인가?

 

우리라면 한 달은 살 수 있겠군

 

 

 

그럼 가보겠습니다

 

응, 그러겠나?

 

토미, 토미

 

어이, 돌아간다구

 

토미

 

지금 막 잠들어 버려서요

 

응, 잤는가?

 

자네... 좀 보게나

 

마치 호박밭 같군

 

피스톨 강도라 하네요

 

그러게요

 

예뻐서 이웃에서도 소문난 부인이었죠

 

부부 사이가 너무 좋아
식모가 붙어있질 못했지

 

남편이 출장갔었대
그게 오늘 아침 돌아와보니...

 

흠...

 

인간이란 한치 앞도 알 수 없다니깐

 

저기 백일홍이 핀 집이에요

 

백일홍이란 녀석은
재수가 없다구

 

난처하네요, 당신인가요?
시체를 옮긴 게

 

주치의인 저한테조차

 

살을 보이는 걸 싫어했던 사람이라

 

이런 모습을 보이면
필시 괴로우리라 생각해서요

 

이랬을 때부터 아는 사이라...

 

사토오 씨, 또 제 콜트가 아닐까요?

 

자네 콜트라면 어쨌다는 건가?

 

왜 그래요?

 

집사람이, 집사람이 이 토마토를
만들었어요

 

제가 출장간 날
파란 것뿐이었는데

 

그게 돌아와보니 토마토는
이렇게 빨갛게 되어 있어

 

그런데 집사람은 살아 있지 않아

 

형사님, 이게 대체
어찌된 일입니까?

 

단지... 단지 5만엔의 돈을
얻기 위해

 

아침 저녁으로 이걸 볼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사토오 씨, 제 상상으론

 

상상은 수사를 혼란시킬 뿐이다
사실밖에 의지할 게 없어

 

네, 여보세요
음... 나카지마다

 

감식과?

 

응, 응
고마워

 

계장님 역시 제 총알이죠?

 

아니, 유우사의 총알이야

 

가세

 

생각에 잠길 때가 아니야

 

유우사를 못잡는 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

 

유우사의 피스톨에는
아직 다섯 발이 남아있어

 

뭔가 정보가 있었습니까?

 

어디 가십니까?

 

어디라니... 집에 가서
실컷 잘 거야

 

사토오상 그러고선 약삭빠르니까

 

집에 가는 거라면
둘이서 나가진 않겠죠

 

이봐, 좀 비켜줘
더워서 죽겠군

 

저기요, 용의자는?

 

오늘 밤은 날씨가 흐려서 안 나가

 

그거다

 

정말 올 것 같군. 오늘 밤쯤

 

네? 누가 오나요?

 

누구?

 

난 소나기를 말한 건데

 

안 돼, 신경만 곤두세우는
형사따윈 처치곤란이라구

 

전 신경쇠약에 걸릴 것 같아요
사토오 씨

 

그런 말하는 걸 보니
벌써 신경쇠약이 되었군

 

나는 지금이 승부를
낼 때라고 생각하네

 

녀석은 사람을 죽였어

 

사람을 죽인 인간은
말하자면 미친 개야

 

자네, 미친 개가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아나?

 

옛 시 중에 이런 것이 있네

 

기분 나쁠 정도로 푹 파여 있지만

 

미친 개 눈엔 쭉 뻗은 길만
유우사에겐 이제 쭉 뻗은 길밖에 안 보여

 

유우사는 하루미에게 반했어
녀석에겐 이제 하루미밖에 안 보여

 

녀석은 분명 하루미한테 올 거야

 

오늘 지배인이 없어서...
전 문예부 쪽입니다만

 

나미키 양을 만나고 싶은데요

 

오늘 하루는 쉬는데요

 

그애 말이죠
정말 처치곤란이에요

 

좀 잔소리를 하면
바로 쉬어 버려요

 

얌전하지만

 

얌전한 아이일수록
고집이 센 법이죠

 

게다가 지금 마침 아프고...

 

어디가 안 좋은가요?

 

매달 있는 그거요

 

언제나 그때는 속을 썩이죠

 

주소 알고 있습니까?

 

 

아마 코오엔지일 텐데요

 

어머니 혼자 있는 애죠

 

따님 좀...

 

들어오세요

 

실례합니다

 

아뇨, 여기에서

 

 

신경쓰시지 않아도 됩니다

 

성냥개비 좀 빌리겠습니다

 

아무래도 한바탕
비가 올 것 같군요

 

나미키 양, 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유우사라는 사람 일 따윈
난 아무것도 몰라

 

경찰이라는 사람들
끈질겨서 너무 싫어

 

얘!

 

얘는 정말로...

 

엄마는 가만히 있어

 

우리들 말하고 싶지 않은 건
말하지 않을 권리 정돈 있어

 

자네... 상대가 강도살인 용의자라도
감쌀 권리가 있다는 건가?

 

하지만 모르는 건 모르는 거야

 

거짓말 말아라
지금까지 있지 않았어?

 

이 성냥은 유우사가 갖고 온 거죠?

 

그렇습니다

 

그렇게 따라다녀서
싫다, 싫다 그런 주제에...

 

유우사는 지금 어디
있는지 모르는가?

 

자, 말해 말하라구

 

하루미, 알고 있는 건
전부 말씀드리는 거야

 

모르는 건 모르는 거지

 

정말로 모르는 거지?
정말로

 

모른다니까

 

거짓말하면 용서 안 해, 하루미

 

하루미, 하루미

 

왜 말이 없니?
말해, 말하라니까

 

하루미, 하루미

 

그럭저럭 몰아칠 단계인가?

 

저애의 변덕에
놀아줄 시간은 없네

 

난 이 성냥 상자의 호텔부터
더듬어 가겠네

 

저는 어떻게 할까요?

 

자네는 좀 더 저 방에
들러붙어 있어봐

 

어머니란 딸에 관해서는
멋진 검사지

 

아... 아래에 전화가 있었지?

 

그걸로 연락하지

 

아, 그리고 자네
피스톨 가지고 있나?

 

네, 갖고 있습니다

 

하필이면 두고 와서말야
아니, 케이스는 됐네

 

유우사는 막 돌아와 있을 거야
아마도 오늘 밤은 여기엔 안 나타나겠지

 

그럼

 

더 이상 안 듣겠다

 

엄마에게조차 솔직하게
말 못하는 아이는

 

자기 멋대로 하면 돼

 

내가 나빴어

 

아버지가 없다고
응석을 받아준 게 잘못이었어

 

좋아, 엄마를 얼마든지
바보로 만들어 봐

 

하얀 삼베옷을 입은
27, 28살 정도 남자네

 

글쎄

 

본명을 쓸 녀석은 없으니 말야

 

나미키 하루오인가? 과연...

 

이 놈이야, 마담

 

아, 그 분인가요?

 

이틀 밤을 묵었는데 술기운이
떨어진 적이 없었어요

 

상대를 데려오는 일 없고
심하게 음침한 술취한 분이었지요

 

어젯밤이었어요, 갑자기 떠난다고
말씀하셔서 차를 불러서

 

어디 차인지 아나?

 

전차거리의 헤이와 택시요
아마 마츠 씨라는 운전수였죠

 

아, 고맙소

 

뭐에요? 그분

 

미친 개야

 

형사님, 언제까지 그렇게 있으면서
우릴 괴롭힐 생각이지?

 

괴롭히는 건 자네 쪽이야

 

아냐

 

그 유우사라는 사람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지만

 

나한텐 아무것도
나쁜 짓은 안 했어

 

가끔 분장실에 와서 슬픈 듯한
눈으로 나를 봤을 뿐이야

 

난 그런 사람을 내 손으로
잡히게 하는 짓은 못해

 

그럼 그쪽은 유우사가 있는 곳은
알지만 말할 수 없다는 거군

 

그럴지도 몰라

 

당신들이 잡는 것은
당신들 자유야

 

하지만 내가 잡게 하는 건 싫어

 

자, 이거 돌려줄 테니
돌아가 줘

 

에... 강도살인...

 

어쩐지 팁이 짭짤하다 했죠

 

어디로 안내했지?

 

후지미쵸오의 코오츠키라는
요릿집으로요

 

실례했네

 

너 어느 새 이런 걸...

 

그 사람이 줬어요

 

둘이서 걷다가 쇼윈도에서 봤어

 

나... 이런 예쁜 옷
한 번 입어보고 싶다고 했어

 

그때 그 사람, 너무나 서글픈 듯
내 얼굴을 봤어

 

그리고나서 일주일 정도 지나
분장실에 이걸 갖고 왔어

 

하루미... 그럼... 너

 

그래

 

그 사람... 날 위해
나쁜 짓을 한 거야

 

하지만 나라도 용기가 있었다면
스스로 훔쳤을지도 몰라

 

쇼윈도에 이런 걸
내보여둔 게 잘못된 거야

 

우리들... 이런 걸 사기 위해선

 

훔치는 것보다
더 나쁜 짓을 하지 않으면 안 돼

 

하루미

 

전부 세상이 나쁜 거야

 

군대에서 돌아오는 사람의 배낭을
훔치는 세상이

 

그건 유우사가 말한 거지?

 

그래

 

하지만 군대에서 돌아오며 배낭을
도둑맞은 건 유우사뿐이 아니야

 

나도 도둑맞았어

 

난 이렇게 생각해

 

세상도 나빠

 

하지만 모든 걸 세상 탓하며
나쁜 짓을 하는 녀석은 더 나빠

 

그치만 나쁜 녀석은

 

엄청 으스대며 맛난 것을 먹고
예쁜 옷을 입고 있어

 

나쁜 짓을 하는 놈이 이기는 거야

 

정말로 넌 그렇게 생각해?
그럼 왜 그대로 안 하는 거지?

 

이 옷만 해도
입으면 되잖아?

 

자, 입어봐

 

왜 안 입는 거야?

 

더운데 큰일이네요

 

그래, 고맙소

 

자, 드세요

 

아니...

 

술 아닌가?

 

더위 쫓으시라고요

 

미안하군

 

그래서 남자는 그 뒤에 어떻게 됐나?

 

하아... 저기 밤 늦게 와서요

 

아침 일찍 돌아갔으니까요

 

그 뒤는... 좀

 

상대한 게이샤는?

 

하아... 저기 그래, 그래

 

그... 그애가요
한길까지 데려다 주고 왔어요

 

뭐라고 하지?

 

저... 킨타로오...
와케히사마츠의... 저기, 그랬지?

 

네, 근데 아까 걸었더니
나가셨네요

 

호오... 잘 팔리는 애구만

 

관리청에 행선지를
물어봐 주겠나?

 

킨타로오 언니라면
오늘 연회에요

 

호오... 어디?

 

무사시야 씨의

 

아이고

 

즐거워...

 

너무나 즐거워

 

마치 꿈같아

 

바보! 바보! 바보!

 

엄마!

 

킨타로오 씨인가?

 

아하, 제가 킨타로오인데요

 

호오 큰 도끼를 들면
어울리겠는데

 

흠뻑 젖었네
고맙다는 말이라도 해야겠는데...

 

응, 그저께 밤 코오미츠에서 묵은
손님에 대해 묻고 싶은데

 

그저께 밤, 코오미츠?

 

아, 그런 손님
난 정말 싫어

 

어째서?

 

이상하게 침울해선 말야

 

어떻게 됐어? 그 사람?

 

응, 전차거리까지 배웅했다면서?

 

하... 나리님 잘도 알고 있네

 

남자는 그 뒤에 어디로 갔지?

 

어디라니?

 

호텔이라든가 뭐 안 물어봤는가?

 

어머, 나리 봤어?

 

어디야?

 

칸다의 야요이 호텔
나 이제 안 말해

 

바보야... 넌

 

지금 바로 말하게 할 테니까...

 

말을 심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여하튼 이번 사건은

 

유우사가 갖고 있는 피스톨은

 

제 부주의 때문에
도둑맞은 피스톨입니다

 

그러니까

 

제 피스톨로 2명이나
총에 맞았습니다

 

게다가 1명은 죽었어

 

게다가 오늘 밤은
이상하게 가슴이 뜁니다

 

뭔가가 일어날 듯한 기분이

 

어서 오십시요
꽤나 젖으셨네요

 

경찰이다, 나미키 하루오라는
남자가 머물고 있지?

 

네, 6호실이에요. 2층입니다

 

응, 전화는?

 

네, 이쪽에요

 

여기요

 

경찰이 왔다는 건
말하지 않도록 하게

 

출입구는 여기뿐인가?

 

에... 안쪽에도 하나 더 있습니다

 

열쇠는?

 

오늘은 아직 잠그지 않았습니다

 

아, 잠그고 와 주게

 

어이 언제까지 울게할 거야?
정신이 이상해지겠어

 

그런 말 해봤자

 

젠장, 씀씀이 좋은 손님이다 하면
경찰이 찾는 놈이야

 

이제 그만 좀 해라, 남자 주제에

 

봐, 저기 좀 뚱뚱한
아저씨 있지?

 

경찰 아저씨야

 

말 안 들으면
감옥에 넣을 테니까

 

엉? 엉? 엉?

 

급히 비상수배해 주세요
네, 그럼 부탁해요

 

네?

 

네, 그런데요

 

네?

 

무라카미야, 엉?

 

무라카미

 

모르겠나? 무라카미

 

나미키의, 나미키하루미 방이야

 

아, 나미키 하루미 씨요?

 

네, 네

 

여보세요! 여보세요!
나미키 하루미가 아니야! 무라카미야!

 

여보세요! 나미키가 아니야!
무라카미야!

 

하루미 씨, 전화야

 

자네... 혹시 유우사가 걸었다면

 

너... 그 사람이면

 

그 사람이면 뭐라고 해야 되지?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루미인데요

 

에? 사토오 씨?

 

에? 사토오?

 

여보세요? 무라카미 군은?

 

사토오 씨! 사토오 씨!

 

여보세요!
사토오 사토오 씨!

 

유우사 있는 곳은?

 

좀 쉬지 않으시면

 

놔 줘

 

몇 그램 뺐나?

 

모르겠습니다

 

계장님, 말씀해 주십시요

 

또... 또 제 콜트의 총알이
나간 건가요?

 

아베 씨, 말씀해 주세요

 

히로세 씨

 

사토오 씨! 죽지 말아줘!
부탁이야!

 

사토오 씨! 사토오 씨!
죽지 말아줘!

 

사토오 씨! 부탁이야!
살아 있어줘!

 

사토오 씨! 살아 있어줘!

 

죽지 말아줘! 사토오 씨!

 

사토오 씨!

 

살아줘!
사토오 씨! 부탁이야!

 

죽지 말아줘! 사토오 씨!

 

또 오셨나요?
이제 위험한 상태는 지났어요

 

형사님

 

형사님

 

유우사가... 유우사가 6시에
오오하라역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아까 전화로

 

저도 가겠어요

 

안 돼, 아직 세 발이 남아있어

 

아뿔사, 누가 유우사지?

 

누가 유우사지?

 

당황하지 마
당황하지 마

 

진정해

 

진정하는 거야

 

진정해, 진정하는 거야

 

28살 하얀 삼베 양복

 

28살 하얀 삼베 양복

 

하지만 양복이 바뀌었을지도 몰라

 

그러면 28살 정도의 남자

 

28살 정도의 남자

 

28살 정도의 남자

 

28

 

진정해, 허둥대지 마

 

아, 맞다

 

어젯밤 유우사는 억수 같은
빗 속으로 뛰쳐나갔다

 

진흙투성이 신발
진흙투성이 신발

 

진흙투성이 신발

 

진흙투성이 바지
진흙투성이 바지

 

진흙투성이...

 

앗... 왼손

 

앗... 피스톨은 사토오 씨한테

 

♪ 나비야 나비야 유채잎에 앉거라 ♪

 

♪ 유채잎에 싫증나면 ♪

 

♪ 벚꽃에 앉거라 ♪

 

♪ 벚꽃의 ♪

 

♪ 꽃에서 꽃으로 ♪

 

♪ 앉거라 놀거라 ♪

 

♪ 놀거라 앉거라 ♪

 

축하하네

 

표창장을 받았다며

 

나카지마 씨로부터 들었어

 

아뇨, 전부 사토오 씨 덕분이에요

 

아냐, 아냐...

 

표창장 제1호의 감상은 어떤가?

 

아무래도... 제 실책에서
시작된 사건이고

 

아직도 콜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나?

 

하지만 말이야, 사물은
생각하기 나름이야

 

자네 콜트 덕분에

 

혼다의 피스톨을
열 몇개나 잡아낼 수 있었어

 

네, 하지만 왠지
그 유우사라는 남자가...

 

그래

 

그 기분은 나도 그랬네

 

제일 처음에 잡은 범인이란
묘하게도 잊을 수 없는 법이지

 

하지만 말이야
자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런 녀석들은 잔뜩 있어

 

몇 명이나 잡아들이다보면

 

그런 감상따위 없어져

 

그 춤추던 아이 뭐라고 했더라?

 

나미키 하루미말인가요?

 

그래, 그래

 

그애 같은 감성만 해도
모를 것도 아냐

 

하지만... 창문으로 밖을 보게

 

오늘도 그 지붕 아래에서
여러 사건이 일어나겠지

 

그리고 몇 명인가
선량한 인간이

 

유우사 같은 녀석의
먹이가 되는 거야

 

유우사의 일따윈 잊어버리는 걸세

 

아니, 그 팔이 나으면
다시 바빠지겠지

 

유우사따윈 자연스레 잊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