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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 : snakehead

 

메릴 스트립, 글렌 크로스
제레미 아이언스
위노나 라이더, 안토니오 반데라스

 

영혼의 집

 

음악/ 한스 짐머

 

돌아오니 좋구나

 

아버지, 들어가세요

 

각본, 감독/ 빌 어거스트

 

1973년 칠레, 산 루카스

1973년 칠레, 산 루카스
좋구나

 

인간의 기억은 덧없고
인생은 너무도 짧다

 

미처 사건들 사이의 연관성을
이해하지도 못할 만큼

 

그렇게 순식간에 일어난다고
엄마의 일기에 쓰여 있다

 

왜 그러세요, 아빠?

 

누우시겠어요?

 

클라라가 그립구나

 

엄마는 지금 우리 곁에
계실 거예요

 

가서 좀 누우세요

 

엄마는 사랑이 기적이라고
항상 말씀하셨다

 

모든 일의 진정한 의미를
알기 위해서

어렸을 때부터 줄곧
일기를 쓰셨다

 

엄마는 그때 처음으로
아버지를 보게 되었다

 

아버지는 큰 이모 로자에게
청혼하러 온 것이었지만

 

엄마 또한 사랑에
빠졌다는 걸 알았다

 

클라라
음악이 너무 크구나

 

그럼, 에스테반
로자도 원하고 하니까

로자의 행복이 중요한 건
물론이겠지만 또...

전 열심히 일할 겁니다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으게 되면...

 

그러면 안돼, 클라라

 

돈을 모으게 되면
로자와 결혼식을 올리겠습니다

 

클라라,
그러지 말라니까

 

2년 후 아버지는
금광을 발견했다

 

사랑을 위해
광산 일도 기꺼이 하셨지만

고된 일과 기다림으로
그리움은 더욱 커져 갔다

 

마침내 아버지는 성공하셨고
결혼하러 오겠다고 했다

 

할아버지의 자유당 입후보를
축하하는 모임이 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엄마의
능력을 감추려 했지만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엄마의 조언을 듣기 위해
몰래 찾아오곤 했었다

 

너만이 도울 수 있을 거야
난 엄청난 빚을 졌어

 

그럼 정치가로서도 끝장이지

  어떻게 할지 모르겠구나
게다가 식구들은...

  일요일에 블랙 데빌이
이길 거예요

 

- 뭐라구
- 3차 경주에서요

 

정말 고맙구나

 

다시는 부탁하지 않으마
고맙다, 클라라

 

고마워

 

내 약혼자 때문에
난 정말 고민이야

 

클라라가 혹시 도와줄 수
있을까 해서 왔어

 

그가 다시 날 사랑하게 할
방법이 있을까?

 

당신 약혼자는
라벤다 향기를 싫어해요

 

라벤다 오일을 바르지 않으면
돌아오게 될 거예요

 

클라라, 왜 그러니?

 

클라라!

 

어린애한테 이게
무슨 짓이에요

부끄럽지도 않나요?

 

뭐라고 하니?

 

곧 우리 가족 중에 누군가
사고로 죽게 된대요

 

우리나라는 늘 보수당이
집권해 왔습니다

탐욕과 부패와 편협한
구시대적인 정당이었습니다

우리 자유당이 그들과
싸워야 합니다

여러분의 지지에
감사드립니다

 

아냐
네가 이 잔을 마셔야지

 

돼지고기를 자른 사람이
마시는 게 전통이란다

 

클라라?

 

클라라?

 

오 성모 마리아님
성모 마리아여

 

그 브랜디에는 황소라도
죽일 만한 독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하기 위해서
부검을 해봐야겠습니다

 

꼭 조사를 해야겠어요

 

그 애의 시신에
칼을 대야 한다고?

 

클라라, 네 잘못이
아니란다

 

네가 불행을 일으키는 게
아니야

 

넌 단지 미리
아는 것뿐이란다

 

로자가 내 대신 죽다니...

 

복수도 필요없어
아무 소용없어

 

복수를 한다고
로자가 살아나는 것도 아니고

 

이놈의 나라에서 내가
왜 정치에 손을 댔을까?

 

살인자와 강도들 뿐이야

 

엄마는 로자 이모의 죽음이
자기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또 말을 하면 다른 사고가
생길 거라고 믿었다

 

슬픔과 죄책감에 싸여
굳게 입을 다물었다

 

다시는 누구에게도 한마디도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게 사실이니, 클라라?

 

날 기다려줄 순 없었소

 

왜 날 기다리지 않은 거요

 

당신이 이렇게 일찍
세상을 떠날 줄 알았다면

 

돈을 훔치기라도 해서
당신과 결혼할걸 그랬소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었는데...

 

엄마는 말을 안 하고부터
자기만의 세계에서 살았다

 

스스로 만든 환상의 세계와

 

논리나 물리학의 법칙이
적용될 수 없는 세계에서

 

대기와 물과 땅의
영혼들에 둘러싸여서...

 

그래서 엄마는 아주 오랫동안
말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광산으로 돌아가지 않겠어요

 

뭔가 일을 해야지
엄마 약값이 많이 들어

 

다 눴다

 

다 눴어

 

엄마를 돌보느라 얼마나 많은
세월을 바쳤는지 아니?

 

헌신과 고통을 통해서
천국에 가는 거라고

 

내가 어렸을 때
누님이 얘기했잖아요

 

난 떠나겠어요
이 도시가 싫어요

 

이 집이 싫어서가 아니고

 

집도 싫어요

 

나도 남자로 태어났더라면
좋았을 걸

 

떠날 수 있게 말이야

 

난 여자로 태어나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광산에서 번 돈으로
오래된 농장을 하나 샀어요

 

보고싶을 거다

 

더 나빠지시면 연락하세요

 

트레스 마리아까지
좀 태워다 주시오

 

이름이 뭔가?

 

세군도요

 

이제부터 내가
여기 주인이다

 

싫은 사람은
당장 떠나도 좋다

 

남는 사람은 배불리 먹여
주겠지만 열심히 일해야 한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주인님
우린 갈 곳이 없습니다

 

밀어!

 

조심해
바퀴 부러지겠다

셋을 세면 밀어
하나, 둘, 셋!

 

그후 20년 동안 아버지는
트레스 마리아를 제일 가는

  농장으로 키워놓으셨다

 

아침 일찍부터 밤늦도록
충돌은 끊임 없었다

 

임금을 달라는 말이야?
그게 감사의 표시인가?

 

난 항상 공정하게 나눠줬어

 

고된 일과 싸움에도 불구하고
아버진 자신이 가진 모든 게

스스로의 노고의 결실임에
만족해 하셨다

 

얼마지?

 

돈을 좀 빌려주시면
좋겠어요, 주인님

 

- 대담하구먼
- 50페소면 돼요

 

주인님은 마을에서 가장
힘있고 부자시잖아요

 

다른 사람에겐
부탁도 안 해요

 

그 많은 돈이
왜 필요하지?

 

도시로 가는 기차표랑
빨간 드레스

 

하이힐 한 켤레와 향수
그리고 머리도 해야죠

돈도 벌고
유명해지고 싶어요

 

내가 널 다시 보게 된다고
어떻게 믿지?

 

우린 다시 만나게 될 거예요

 

난 알아요

 

절 믿으세요

 

- 이름이 뭐지
- 트랜시토

 

좋아, 트랜시토
난 야망있는 사람이 좋아

 

전보가 왔습니다

 

어렸을 때 생각나니?

 

내가 널 위해 음식을 만들고
학교에 데려다준 거 말이야

 

널 다시 돌봐줄 수 있단다

 

어머니가 원하시던대로
해야겠어요

 

저분들은 날 사위로
삼으려 했으니까 될 거예요

 

- 저 애는 안 된다
- 될 겁니다

언니 로자는 괜찮았었지
최소한 건강하고 정상이었어

하지만 클라라는 이상해
저 애와는 행복할 수 없다

 

누님은 질투하는 거예요
한번도 사랑한 적이 없으니까

 

노처녀 요양소에 갈 일밖에
남은 게 없으니까 말이야

 

클라라는 네게 필요한
사랑을 줄 수가 없어

저 애는 너무 이상해

너한테는 널 보살펴줄
여자가 필요해

널 존경하고 순종하는
그런 여자가 말이야

그만해요

 

로자가 죽은 뒤로 이 애는
다른 세계에서 사는 것 같네

 

압니다

말을 못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지가 않은 걸세

 

압니다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만
있다면 그걸로 족합니다

 

우리가 그 애를 너무
감싸 키웠는지도 모르지

과잉 애정이란 건 없어요

 

지금 좀 만나볼 수
있을까요?

 

너무 서둘지 말고
그 애를 먼저 만나보게

 

또 클라라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아야 하니까

 

여보, 이리와요!

 

내게 청혼하러
오신 거 맞죠?

 

클라라, 그런 말이 어딨니?

 

엄마, 난 알고 싶어요
시간 낭비하긴 싫다고요

 

나도 솔직한 게 좋아요

 

- 그렇소, 클라라
- 말을 해요!

 

그래서 왔소

 

말을 했어!
말을 하는구나!

 

말을 하는군요

 

고맙소, 클라라
난 무척 행복하오

 

잘 있어요

 

필요한 거 없으세요?

 

안녕하세요

 

늦어서 죄송해요
갑자기...

갑자기 기억이 안 났어요
약속이 오늘이었는지 말이죠

 

왜 만나자고 했는지
궁금하겠죠?

 

오래 기다리게 해서
정말 미안해요

  아니에요
와줘서 고마워요

 

이런 곳에 자주 와보지
않아서...

 

사실은 처음이죠

 

얘기할 게 있는데...

 

걱정마세요

 

에스테반과 제가 결혼하면
저희와 같이 사실 거니까요

우린 자매처럼 지낼 거예요

 

그리고 우리의 우정은
평생 계속될 거라구요

 

괜찮아요

 

에스테반에 대해선 염려마세요
제가 얘기할게요

 

우리가 만난 것도
말 안 하면 되잖아요

 

안 그래요?

 

미안해요
잘 우는 편이 아닌데...

누가 날 만져주는데
익숙하지가 않아서...

미안해요, 나한테 상냥하게
대해줬던 사람이 없었어요

아무도 날 사랑해준 적이
없었어요

 

용서해요, 난...

 

난 너무나 혼란스럽고
또 마음이 놓여서요

 

고마워요

 

사랑하는 언니 페룰라

 

신랑 에스테반 트루에바는
신부 클라라 드바예를

 

합법적인 아내로 맞이하여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부자일 때나 가난할 때나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믿고 사랑하겠는가?

 

 

신부 클라라 드바예는
신랑 에스테반 트루에바를

 

합법적인 아내로 맞이하여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부자일 때나 가난할 때나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믿고 사랑하겠는가?

 

 

네, 그러겠습니다

 

너무 아름다워요

 

너무 멋진 곳이에요

트레스 마리아스에 잘왔어요
축하해요

페롤라를 기억하겠지?

 

피곤하죠? 안으로 가서
핫초코 한잔 마셔요

피곤하지 않아요

 

여행은 어땠어요?

 

클라라는 어린애가 아니니
그렇게 대하지 마세요

 

죄인에게 은혜를 베푸소서
일주일만에 고해를 하나이다

 

신부님, 저는 끔찍한
죄를 지었습니다

 

육신의 죄입니까?

제 육신은 시들었으나
제 영혼은 그렇지 않습니다

 

악마가 저를 괴롭힙니다

 

신의 자비는 무한합니다

외로운 여자의 마음 속에
무슨 생각이 있는지 모릅니다

 

한번도 남자의 품에 안긴
적이 없는 처녀의...

 

기회가 없었음이 아니라...

 

신께서 어머니를 오랜 병중에
있게 하여 어머니를 돌봐야했죠

그 희생은 천국의 문을
열어줄 겁니다

 

생각으로 죄를 지었는데도
말인가요, 신부님?

 

무슨 생각인가에 달려있겠죠

 

가끔 밤이 되면...
잠을 이룰 수가 없어요

 

숨이 막히는 것 같아서요

 

일어나서 집을 한바퀴
돌아봅니다

 

올케의 방으로 가서
문에다 귀를 대보죠

 

가끔은 몰래 들어가서
자는 걸 지켜봐요

 

난 그녀가 어리석고
무능하다고 생각했었지만

 

그녀가 다른 세상의
사람인 걸 이젠 알아요

 

이 땅의 인생은 어쩌면 그녀의
작은 부분에 불과할 거예요

 

그녀는 우리보다도 더욱
신과 가까워요, 신부님

 

그녀는 마치
빛의 천사 같아요

 

난 그녀의 침대로 올라가서

 

그 따뜻한 피부와
조용한 숨결을 느끼고 싶어요

 

기도하십시오
기도가 도와줄 겁니다

 

잠깐만요
더 들어주세요

 

제 동생이 그녀와 잘 때면
더 끔찍해요

 

기도도 소용없고
잠도 잘 수가 없어요

 

땀이 나고 몸이 떨리죠

 

결국엔 일어나서
캄캄한 집안을 걸어다닙니다

 

마루가 삐걱거리지 않게
조심해서 복도를 지나

 

그들의 침실 밖에서
소리를 듣습니다

 

그러다가 한번은 열린
문틈으로 그들을 봤어요

 

제가 본 것을 말할 수는 없어요
너무 큰 죄예요

 

그건 클라라의 잘못이 아니에요
그녀는 아이처럼 순결해요

 

그녀를 악으로 이끄는 건
제 동생입니다

그녀의 가장 깊은 비밀까지
말이죠, 저주받아야 해요

 

오직 신께서만 심판하고
단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뭘하고 있었나요?

 

당신은 이야기 하는데
천부적인 소질이 있으니까

 

그건...

 

잘 보이진 않았어도
그건 믿지 못할 것이었어요

 

격렬한 움직임
무슨 액체 같은 것...

 

귀에 속삭이는 말들

 

비밀스러운 묘한 냄새
진짜 기적 같았어요

 

딸일 거예요
이름은 블랑카로 하겠어요

 

아름답지?

 

엄마가 여기 계셨다면
널 자랑스러워 하셨을 거야

 

그리고 아기 말이야
정말 빨리 보고 싶구나

 

하지만 저렇게 많이
걸어다니면 안 되는데

 

많이 쉬어야 한다고
의사가 분명히 얘기했는데

 

이젠 너랑 자는 것도
안 된다고 했어

 

뭐라구요?

 

출산 때까지 잠자리를 같이 하면
클라라한테 좋지 않대

 

- 나한테는 안 했는데
- 지금 내가 얘기했잖니?

 

아기한테나 클라라의 상태에
네가 너무 무겁다는 얘기겠지

 

어쨋든 너무 흥분시키는 건
좋을 게 없잖니

 

누님이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는 것 같군요

잘잤어, 클라라

 

- 꼭 그렇게 해야 하나
- 그럼요

 

발로 차는 거 봐요

 

어서 나와 할머니 할아버지께
인사하고 싶은가봐요

조부님이라고?

 

오늘 오시잖아요
기억나요?

 

- 그럼 목욕하러 올라가야지
- 그래요

 

의사선생님이 배에 바르라고
아몬드 오일을 주셨거든

 

살이 트지않게 맛사지 하래

 

정말 안되셨습니다

 

기차를 타시라고 했는데도

아빠가 그 낡은 차를 타고
오시겠다고 고집을 부리신 거야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끔찍한 일입니다만

얘기하세요

 

충돌시 충격으로 두 분이
차 밖으로 튕겨져 나갔는데

 

어머니의 머리가 그만
절단 돼서 어디로...

 

난 어딨는지 알아요

 

- 이러지 말아요
- 내가 안다니까요

벌써 경찰이
다 찾아봤단 말이오

 

미안합니다
제 아내가 좀...

임신 중이라서요

좀 도와줄래요?
같이 가요

 

여기예요

하지만 여긴 사고지점에서
너무 떨어졌는데?

아니에요, 여기예요
여기가 맞아요

 

경관님, 미안하지만
이 밑으로 들어가 보세요

여자 머리가 있을 테니
그걸 찾아주세요, 빨리요

 

빨리!

 

애가 나오려나 봐요

 

그래, 그거야

 

힘주세요

 

괜찮아

나옵니다

 

세상에 나온 걸 축하한다
블랑카

 

이걸 똑바로 잡아라
블랑카

잘해봐라

- 챔피언이란 걸 보여줘야지
- 고모한테 쳐봐라

 

더 세게 쳐봐요

 

모자를 쓰고도 덥지않나보다

 

경기장 밖으로 나가게
치지 말아요

이 안에서만 쳐요
누님 공은 밖으로 나갔잖아요

 

누님, 장난 그만쳐요

 

어서요

 

거의 잡았었는데...

클라라한테 경기를
가르쳐 주기로 했잖아요

 

우리가 이긴 것 같구나
아가야!

 

블랑카가 챔피언이다

 

가끔은 엄마가 살아계셔서
누님을 돌려보내고 싶어요

 

시원한것 좀 마시러 가지
우리 둘이서

 

고모, 나하고 칠래요?

 

고모, 나랑 쳐요

 

그러자꾸나
물러서봐라

 

저건 대체 누구야?

 

여기서 뭐하는 거야
어서 나가

 

그 애예요
먹고 살 돈이 필요하다구요

그럼 가서 벌란 말이야!
어서 나가!

 

날 기억 못하시나?
그 강가에서...

 

당신 아들이에요

 

잘 보라구, 이름도 당신
이름을 따서 지었어요

 

무슨 얘길 하는지 모르겠군

 

이거 갖고 어서 나가!
어서 받아!

 

다시 내 집에 나타나면
개를 풀어서 혼내주겠다

 

우리한테서 벗어날 수는
없을 거다, 에스테반!

 

당신 아들한테서
절대로 못 벗어난다구!

 

배드민턴은 다 쳤니?
네가 이겼어?

 

- 누구세요?
- 에스테반 가르시아다

 

- 엄마 아빠는 안 계신대요
- 알아

 

뭘 원해요?

 

- 집을 좀 보려고
- 여기 있으면 안돼요

 

낯선 사람은 집에
들어오지 못하거든요

 

알아

 

그런데 왜 안 가요?

 

곧 갈게

 

이리 와

 

- 이리 와
- 왜요?

 

그냥 너의 냄새를 맡아보려구

 

냄새가 좋구나

 

월계수 향이에요, 엄마가
아침마다 목욕시켜 주거든요

 

정말 좋은 옷이구나

 

내가 느낄 수 있게
여기와서 좀 앉아볼래?

 

페롤라 고모가 만든
옷이에요

 

우리가 같은 피를
나눴다고 생각해봐

 

무슨 얘긴지 모르겠어요

 

블랑카, 코코아 마셔라

 

블랑카!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페드로가 일어나서
닭과 여우얘기 좀 해주겠니?

 

옛날에 닭장이 있었는데
매일밤 여우가 들어와서

계란과 병아리들을
훔쳐가려고 했어요

그래서 닭들이 화가 나서...

 

부인께서 애들을 가르쳐주셔셔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블랑카!

 

블랑카!

 

당신의 그 잘난 초능력을
이런 때 좀 써봐

애들이 어딨는지
얘기해보란 말이오!

찾아지길 원치 않는
사람들과는 교신을 못 해요

그 망할놈의 학교를 안 했으면
이런 일은 안 생겼어!

 

블랑카!

애들을 찾았대

 

세군도가 강가에 있는
애들을 찾았대

 

- 무사하대요
- 그래

 

당신 잘못이야, 세군도

다시는 당신 아들이
블랑카와 놀게 하지마

- 알겠나
- 알겠습니다, 주인님

 

페드로

내일 그 학교를 없애고
블랑카를 기숙학교에 보내겠소

안돼요, 여보
그럴 수는 없어요

그럴 수 있고 말고

내 딸이 원주민처럼
되가는 걸 보고 있진 않겠소

 

이 애는 나의 분신이오

신분에 맞는 사람들과 올바른
인생을 설계하게 해줘야 하오

- 하지만, 그럴 필요가...
- 닥쳐요

 

다신 내 가정 문제에
끼어들지 말아요!

 

페드로

블랑카

 

페드로

 

학교는 끝났다

 

기숙학교에서의 생활을
견딜 수 있게 해준 것은

멋진 여름방학이 곧 온다는
단 한가지 사실이었다

 

엄마

 

시험 잘본 거 축하한다

너무 오랜만이구나

 

- 이제 학교는 끝이구나
- 하나님, 감사합니다

 

네가 돌아오니
정말 기쁘구나

  엄마와 난 네가
보고 싶었단다

 

매년 강가에서 페드로와
나는 몰래 만나곤 했다

 

이젠 졸업을 했으니 우린
늘 함께 있을 수 있었다

 

너무나 보고 싶어서
그 학교에서 죽나보다 했어

 

다신 안 돌아가
이제부터 너와 나뿐이야

 

페드로, 왜 그래?

 

하지만...

 

너와 나만 있는 게 아냐

 

아냐
집에서 뭐라든 상관없어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게
더 중요한 거야

 

너 정치 연설을 하기
시작했다면서?

 

여기 소작인들은
네 아버지한테 당하고 있어

 

그들은 그 분을 두려워하면서도
모두 증오하고 있어

 

조심하겠다고 약속해줘
네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안돼

 

- 사랑해
- 나도 널 사랑해

 

보수당이 당신께 입당을
제안했습니다

- 난 정치가가 아니오
- 당신은 힘이 있잖소

명예를 가진 당신같은 사람이
우리 당에 필요합니다

 

세상이 바뀌고 있어요

 

불행히 모든 게
옛날같지 않단 말입니다

 

사람들이 미친 생각들을
하고 있소

 

당신 지역의 소작인들과
도시 노동자들이 힘을 합친다는데

 

지금 막지 않으면...

 

생각해 보겠소

그러셔야지
당신도 가정이 있잖소

  행복한 가정은
지킬 가치가 있는 거요

저기 저건 누구죠?

쟝 드 쌔티니 백작입니다
여기 온지 얼마 안 됐죠

 

굉장한 부자라던데
아직 미혼이랍니다

 

어쩌면 따님한테
근사한 상대가 되겠군요

 

당신의 결정만을
기다리겠소, 에스테반

 

실례합니다

 

함께 앉아도 되겠습니까?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멋진 농장을 갖고 계시다고
하더군요

 

또 가장 생산성도
좋다고 들었는데

언제 한번 볼 수 있을까요?

경영방법도 연구해 보고 싶고
사실 제가 감탄하는...

언제든 좋소

 

지진이군

 

클라라!

 

여긴 괜찮은가?
아무 일 없었나?

아무 일 없었습니다
주인님

 

클라라?

 

클라라

 

클라라

 

클라라가 잠들 때까지
자기 옆에 있어 달랬어

 

지진이 났을 때 너무나
겁에 질려 있었거든

 

그래서 그런 거야

 

이젠 끝났어요

 

누님은 내 가정을
오랫동안 망쳐왔어요

 

이 집에서 당장 나가주세요

 

다신 보고 싶지 않아요

 

내 아내나 내 딸에게
절대 연락하지 마세요

 

안토니오 신부님을 통해서
매달 돈을 보내겠어요

 

내가 살아있는 한은
걱정없이 살게 해드리죠

 

하지만 내 가족 앞에
다시 얼씬거리기만 하면

 

죽여버리겠어요

 

어머니 영혼을 걸고
맹세컨대 죽여버리겠어요

 

널 저주한다, 에스테반

 

넌 늘 고독할 거야

 

몸과 영혼이 쪼그라들고
두려움 속에 죽게 될 거야

 

죄책감에 휩싸여서 말이야

나가요

 

클라라를 위해 말해두겠다

 

우리 사이에 네가 생각하는
그런 일은 절대 없었다

 

절대로!

 

클라라!

 

클라라!

 

클라라!

 

당신과 얘기하고 싶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어떻게 누님을 그렇게
쫓아내죠?

이제 우리 사이를
방해할 사람은 없소

그 분은 한번도
방해한 적이 없었어요

 

당신을 사랑하오, 클라라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소

 

우리가 행복한 가정을
갖기를 바라오

 

하지만 그 분도 우리 가족이죠
당신 누님이잖아요

그건 관심없소
난 당신을 염려하오

당신과 나
우리의 사랑을

 

날 사랑한다는 걸
보여주오

 

내가 당신의 남편이란 걸
보여달라고

 

사랑해줘, 사랑해줘

 

안 들려?
사랑해 달란 말이야

 

도와줘, 클라라

 

우리가 부부로서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해주오

 

시간을 좀 줘요, 에스테반

 

시간을 줘요

 

오랜만이군, 트랜시토

 

좋아 보이는군

 

어떻게 절 찾아냈죠?

 

제일 좋은 곳이 어딘가
물어봤지

 

이제 그 50페소를
갚을 수 있어요

 

이자까지 붙여서 말이에요

 

나한테 빚진 채로
있어주는 게 더 좋겠어

 

잠깐 기다려봐, 트랜시토

 

그냥 좀
다정하게 대해줘

 

날 좋아하는 척해봐
필요한 건 그거야

하지만 난 정말로
당신을 좋아하는걸요

 

아주 많이요

 

이리와요

 

이리와요

 

당신과 있으니 기분이 좋군

 

집에 돌아온 것처럼

 

당신은 최고예요

 

당신은 강한 남자죠
아주 아주 힘센...

 

땅의 남자...

 

여러분의 건강을 위하여

 

한가지 모를 일이 있어요
무슈 타씨니

쌔티니예요, 엄마

 

이런 낯선 나라에서
뭘 하시는 거죠

운이 좋은 덕택에
먹고 살려고 일하진 않지만

 

그저 시간을 보내려는 거죠

하지만 부자의 생활은
따분하고 지겨운데가 있죠

리히텐슈타인과 리비에라에
포도밭이 있습니다만

 

이 나라는 저에겐 하나의
도전이죠

- 네, 하지만 무슈 타씨니
- 쌔티니

 

그래도 참 이상하거든요
방금 다시 한번 봤는데도

제 카드에서 당신을
찾을 수가 없어요

 

당신의 가족이나 가문도
어디 태생이신지도

아마 당신 카드들이
대서양을 못 건너는가 보군요

 

- 제게 주시는 건가요?
- 네

고마워요

 

예쁘군요, 고마워요

 

1년에 두 번 수확해서
5백톤을 거두네

 

북반구에 비해 따뜻해서
그쪽에선 생산할 수 없을 때

 

우린 익은 과일을 딸 수
있으니 굉장한 거요

신의 말씀을 따르면 우리는
정의를 쟁취할 권리가 있어요

그냥 앉아서
천국의 보상만 기다리는 건

신의 뜻이 아닙니다

예수님 자신도 혁명가였어요

일한 만큼 임금을 요구할
권리가 있단 말입니다

개혁이라구요?
그렇구 말구요

일요일에 쉴 권리도 있고
투표할 권리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권리가...

 

그만하고 돌아가서 일해라

 

가서 일하라고 했잖아

 

가서 일하라고 하게

 

자, 일들 하러 가게

 

이리 와라

 

아들한테 가르치지 않았나?

  주인을 똑바로 보는 게
아니라고

 

웃옷을 벗어라

 

뭐라더라... 태씨니 씨는
저녁 같이 안 들어요?

쌔티니 백작이야

 

아직 밖에서 옥수수 수확을
살펴보고 있어

 

농사에 관심이 많더군

그리고 당신 재산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도요

 

오늘 페드로 세군도를
쫓아버렸소

 

다시는 트레스 마리아스에
얼씬거리지 못하게 했소

왜요?

농장 일꾼들을 꼬드기더군
개혁이니 뭐니 해서 말이야

아버지만 아니라면
그 자리에서 쏴 죽였을 거야

 

세상에

 

난 내 인생 전부를
자기들 돕는데 썼는데

 

모든 걸 다 줬는데 말이야

 

그 페드로란 나쁜놈이
권리니 뭐니 떠들어대다니

 

난 그들을 알아
돌봐줘야 사는 자들이지

그들에겐 동정이 아니라
정의가 필요해요

블랑카, 그들은 어린애란다
엄하게 다뤄야 알아듣지

세상이 변하는 걸
당신이 막을 수는 없어요

아니, 하지만 노력해
볼 수는 있지

보수당 당원으로 뛰기로
결심했어, 어떻소?

정치가들은 죄다 강도고
범죄자들이에요

 

창문 좀 닫아주세요

 

페룰라 고모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