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bange 3.0 - (C) Breadu Soft 2003

spanish to english : Aeryanne@fileheaven

번역 : Grail (hufsda@hufs.ac.kr)

이건 영웅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단지 공통된 꿈과 열망으로 가득차 있던
두 사람의 이야기이다.
-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 1952년

 

계획 : 4개월동안 8,000Km 여행하기.

 

대비책 : 없음.

 

목적 : 책으로만 알고있던 라틴아메리카 탐험.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잘잤니, 그라나도.

 

장비 : 힘센 '포데로사'

 

기종 39년형 노턴500. 비록 좀 낡고 오래됐긴 하지만...

 

운전자 : 알베르토 그라나도.

 

나의 뚱보친구이자 29살의 생화학자.

 

자칭 방랑 과학자.

 

그의 꿈 : 그의 30세되는 생일에
위대한 여행을 마치는 것.

 

부조종사 : 그와 동행인 나.

 

에르네스토 게바라.

 

일명 '엘 푸세', 23살.

 

- 에르네스토, 너도 갈거니?
- 아니, 이 애는 안갈거야.

 

에르네스토, 그러지말고 나도 데려가주라, 응?

 

아버지 죄송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말씀하셔도
제가 여러차례 말씀드렸듯이 결심은 확고합니다.

 

에르네스토, 의사학위받으려면
이제 겨우 한학기 남겨놨잖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나병을 전공하는

 

의학도이자

 

아마추어 럭비선수이며,

 

이봐 푸세, 바로 그거야!

 

그리고 때때로 천식에 시달린다.

 

출발일자는 1월 4일이야.

 

경로 :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파다고니아를 지나 칠레해협을 타고

 

북쪽으로 안데스 산맥을 통해
6,000Km를 거슬러 올라가 마추피추를 거쳐

 

그곳에서 페루의 아마존강 유역으로 들어가
산 파블로의 나환자촌을 방문할것이다.

 

그리고 최종목적지인 라틴아메리카의 북극에
해당하는 구아지라의 반도인 페니실라에 갈것이다.

 

우리 목적지는 구아지라 반도의
페니실라 대륙이야.

 

근사한 와인에다 멋진 음악에 맞춰 춤도추고

 

맥주도 괜찮겠다.

 

- 푸세, 1월 4일까진 학교시험을 다 마쳐야돼, 알았지?
- 알았어.

 

- 네가 원한다면, 가는 도중에
미라마에 있는네 여자친구도 만나자구.
- 여자친구라...

 

2틀동안만이야.

 

- 푸세, 저쪽에 저 노인 좀 봐봐.
- 왜?

 

너도 저렇게 살다 끝나고 싶니?

 

설마 저 사람과 같은 삶을 살고 싶은건 아니겠지?

 

그래서 남미로 여행가서
모르는 여자와 잠이나 자자고?

 

이봐, 우리가 운만 있으면 그건 어느 곳이든 상관없어.
그건 단지 여행의 일부일 뿐이야.

 

우리의 공통점 : 끊임없는 활력과 열정적인 영혼,

 

그리고 여행을 좋아하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어서 출발해 에레네스토,
우리도 여기서 계속 죽치고 있을수만은 없어.

 

- 그정도면 좀 많지 않니, 그라나도?
- 아직도 거뜬해요. 이래뵈도 모터싸이클 노턴500 이라구요.

 

아드님은 또 얼마나 듬직한데요, 걱정마세요.

 

앞으로 힘든 고난과 부딪히겠구나.

 

하지만 나도 항상 이런 여행을 꿈꾸곤 했단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몇년만 젊었어도
저 오토바이를 타고 너와 함께 갔을 거야.

 

항상 아버지와 함께있다고 생각할께요.

 

- 삼촌, 제가 이 여행만 10년을 계획했어요.
- 헐~ 그렇게 어렸을적부터 말이냐...

 

난 항상 널 믿는단다, 알았지?

 

- 그때도 제가 얼마나 자립적인 아이였다구요, 삼촌.
- 어련하겠니.

 

 

 

- 이제 가는구나.
- 예, 잘 다녀 올께요.

 

약은 항상 제때 챙겨 먹어야 한다, 알겠니?

 

그리고 꼭 편지하고...

 

네, 어머니. 편지하난 끝내주게 쓸께요.

 

- 잘 다녀와라, 아들아.
- 걱정마세요, 어머니. 사랑해요.

 

몸조심하고.

 

우리 작은 공주님도 잘있어야돼.

 

다녀올께, 친구.

 

엽서라도 꼭 보내.

 

푸세, 그만 좀 해라. 어디 죽으러 가냐.

 

모두들 안녕히 계세요.

 

이거 돈키호테와 나귀도 안부러울 정돈데.

 

우리에겐 '포데로사'가 있잖아.

 

- 그래, 나귀 오줌싸는것처럼 기름도 새고말야.
- 그러고 보니 그렇네, 그래도 그건 좀 심했어.

 

아무튼 젊은 푸세와 난 인간의 영혼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곳으로 여행을 떠나,

 

거룩한 찬가가 울려퍼지는 새로운 땅을 찾아가
새로운 음식도 먹고...

 

그라나도, 만약 에르네스토에게 무슨일이라도 생기면
그땐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네 책임을 물을테니깐
각오 단단히 해야돼. 스카프 잘 묶으렴.

 

어머님, 걱정 붙들어매세요.
다음에 올땐 멋진 의사가 되있을테니까요.

 

그 말 들으니 좀 안심이 되는구만.

 

좋아, 이제 출발이다!

 

망할자식!

 

똑바로 보고다녀!

 

어머니께, 이제 제 처량한 인생과도 같은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지나갔어요.

 

나를 지치게 했던 교수님과 시험, 학위논문도 같이...

 

이제 우리 앞엔 라틴 아메리카가 펼쳐져 있어요.

 

우리가 의지할건 이 '포데로사' 밖에 없어요.

 

어머니께서 저희를 볼 수 있다면 좋겠어요.
저흰 모든 곳곳에서 감탄을 자아낼만큼
대 모험가 처럼 보여요.

 

여보슈. 내가 보기엔 그쪽이 좀 불리해보이는데.

 

- 따라와봐, 어디 꽁무니라도 쫓아와보시지.
- 이랴, 이랴.

 

이거 어떻게 된거야!

 

인간의 문명을 뒤로하고
이 땅을 누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뻐요.

 

잠깐, 앞에 뭐가 있는것 같은데. 뭐가 있어!

 

푸세, 괜찮아?

 

멍멍아 괜찮니?

 

괜찮은거야?

 

- 너 지금 뭐하고 자빠진거야?
- 지금 뭐하는 걸로 보이는데?

 

- 저 망할 개새끼한테나 신경쓰다니.
- 젠장, 형은 운전이나 잘해!

 

지금 저 개새끼가 문제야? 오토바이 꼴좀 보라구.

 

이건 치치나(푸세의 여자친구) 에게 갖다줄 강아지야.
그리고 개새끼가 아니고 캄바라구.

 

오토바이나 바로 세워.

 

아르헨티나, 밀라바.

 

젠장 여긴 또 어디야? 스위스인가?

 

- 안녕하세요.
- 어서와요.

 

- 치치나 있나요?
- 가족들이랑 잠깐 나들이갔어요.

 

저런, 오토바이에 문제가 생겼군요.

 

에스테반, 자네가 여행한 곳을 말해보게.

 

돈 호라시오라고 정말 멋진 곳이예요,
캠브리지에 세미나 참석차 방문했었죠.

 

런던에서 두 주 정도 머물렀는데 정말 멋진곳입니다.

 

- 대우가 정말 대단하군요.
- 네, 그렇죠.

 

- 에스테반은 곧 박사학위를 받는다네, 그렇지 않은가?
- 네, 그렇습니다.

 

- 의학인가요?
- 아니요, 법입니다.

 

아, 법.

 

실례했습니다.

 

탱고라구, 1, 2, 3, 4

 

자기 차례야, 이리와.

 

난 돼지가 춤추는건 본적이 없는데, 한번도.

 

얼지마.

 

저리가.

 

- 손은 뒤로하고 이 발부터...
- 뭐가 그리 우스워?
- 네가 웃기잖아.

 

이따 볼까?

 

아버지께서 록산나 고모에게 날 감시하라고 시키셨어.

 

어머니께선 우리 사랑이 변치 않도록
성모님께 기도까지 하셨어.

 

너희 부모님은 보석(치치나)을 땅에 숨겨놓을 줄만 알지,
누군가 그걸 훔쳐가리라곤 생각못하시나봐.

 

나만 믿어, 훔쳐도 상관없는 보석이니까.

 

춤춰.

 

저 여자좀 봐.

 

네 방 구경좀 하자.

 

- 잘자라.
- 잘자요, 아가씨들.

 

록산나 숙모님, 전 어디서 자죠?(^^;)

 

캄바, 저리가.

 

- 너 여기 얼마나 머무를 거라고 했지?
- 형이 더 잘알잖아.
- 이틀이지.

 

- 여기 얼마나 오래 머문지 알아?
- 형은 의사가 되고나서도 수술할 때 철사 쓸거야?
- 6일됐다구, 푸세.

 

우릴 죽일거야.

 

에레네스토, 네가 여기 있으면 우린 보다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어, 여기 남았을때 말야.

 

그런 말 따윈 안들어.

 

- 네가 뭐라고 말해줬음 좋겠어? 널 기다리겠다고?
- 돌아올 거라고 얘기 했잖아.

 

- 그래, 증거로 강아지도 맡겼지.
- 그럼 충분하지 않아?

 

뭘 원하는 거야. 에레네스토, 무슨 말을 듣고싶어?
영원히 기다리겠다는말?
네가 올때까지 몇 년, 몇 달이고 기다리겠다는?

 

- 갑자기 왜그래?
- 네가 원하는게 뭔데? 뭘 원해?

 

남아서 나와 영원히 함께있었으면 좋겠어. 그게 다야.

 

가만히 널 보고싶어.
앞으로 오랫동안 보지 못할거잖아.

 

당연히 널 기다릴거야,
하지만 영원히 기다리게 하지는 마.

 

- 영원히가 얼마동안인데?
- 땅에 살얼음 얼때까지.

 

함부로 널 손대지 않을거야.

 

맞았어? 아퍼? 많이 아퍼?
속임수야, 정말 나쁜 속임수.

 

자, 닭살커플들. 이제 갈시간입니다.
푸세.

 

페레이라,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요.

 

제가 배에 있을땐 쿵쿵거리는 발소리를 듣곤 했어요.
그리고 배고픔에 그늘진 얼굴들에 대한 동정심이 들었어요.

 

떠나는 길과 그녀사이에서 제 마음은 흔들렸어요.

 

과연 어떤 힘이 그녀의 눈을 뒤로한채
나를 떠나게끔 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저는 그녀곁에서 멀어져갔어요.

 

우리뒤에 내리던 빗줄기 뒤로
그녀는 슬픔의 눈물로 얼룩진채 남겨졌어요.

 

- 로르카?
- 아니.

 

- 네루다?
- 아냐.

 

- 누구야?
- 기억이 잘 안나.

 

- 잘있어.
- 안녕.

 

잠깐, 너 콧물흐른다.

 

그런데 치치나하고는... 아무일 없었어?

 

족보있는 독일산 셰퍼드 한마리 준 뒤로
아무일 없었던거야?

 

내말은, 적어도 가슴 한쪽은 봤을거 아니냐는...

 

아... 양쪽 다 본거구나, 그런거야? 에르네스토.

 

메스, 메스.

 

그거 미화 달러 아냐?

 

- 15달러야.
- 치치나가 줬구나?
- 응.

 

역시 여자친구 하난 잘 뒀다니깐. 내가 말했지,
너네 둘은 천생연분이라고. 이제 좀 배불리 먹을수 있겠다.

 

- 안돼.
- 오랫만에 영양보충 좀 하자.

 

안돼, 이건 내가 미국에 갔을때 치치나를 위해 쓸 돈이야.
근사한 수영복 하나 사오랬어.

 

약속도 단단히 했다구.

 

- 뭐?
- 이 돈은 잊어줘. 이건 우리 예산 밖이야.

 

- 어린애 같으니, 저놈이 날 시험하는군.
- 형, 오토바이 얘기나 다시하자.

 

잘들으라구 친구, 머리가 그렇게 안돌아가냐?
치치나가 준건 그냥 용돈이라구.

 

너무 열내지마, 뚱보.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아르헨티나, 아길라.

 

- 어때 잘 가지?
- 정말 잘 나가는데, 역시 난 천재야.

 

- 재수 옴 붙었네. 제길.

 

괜찮아, 푸세?

 

지랄같은 커브군.

 

으랏차.

 

이런 배기통 좀 봐.
젠장할!

 

막대기 좀 찾아봐, 내가 잡을께.

 

 

 

- 형이 여기 오자고 그랬지, 바보같이.
- 아냐, 네가 그랬잖아.

 

저쪽 잡아.

 

- 안돼. 제길.
- 이런 망할.

 

- 안돼, 떠내려간다.
- 붙잡아, 붙잡아.

 

놓쳤잖아.

 

- 형, 저 농장에 한 번 가볼까?
- 그래, 가서 도움을 청하자. 괜찮은 사람들일거야.

 

- 어느쪽으로 갈까? 저기 불빛 보이는데?
- 아니, 호프집으로 가자. 침착해야돼, 알았지?

 

안녕하세요.

 

무슨 일이오?

 

보시기엔 좀 허접해 보이지만 저희들은
부에노스 아이레스와 코르도바에서 온 명망있는 의사입니다.

 

저희들은 20세기의 위험한 질병들을 치료하기 위해
전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몸에 원기를 잃게 하는 돌림병같은거죠.

 

의학 소설 한두권쯤 보셨다면
우리가 무슨말 하는지 이해하기 쉬우실텐데...

 

서론은 집어치우고 느닷없이
나한테 찾아와서 원하는게 뭐요?

 

선생님, 다름이 아니라 강한 바람에 저희들 텐트가
날아가서 잘 곳이 없습니다. 하룻밤만 재워주십시오.

 

좋소, 저쪽 헛간이 있으니 그곳에서 일꾼들과 주무시오.

 

- 그래도 저흰 명세기 의사인데...
- 쳇, 이쪽 친구는 괜찮은것 같은데 당신은 나빠, 뚱보.

 

- 잘됐지?
- 그래, 잘됐네.
- 고맙습니다.

 

어머니께, 저희들의 여행을 계속되지만
솔직히 말씀드려서 오토바이의 힘이 갈수록 떨어지네요.

 

아르헨티나, 로스 안데스.

 

돈과 음식은 모자라지만 가는곳마다 행운이 따라줘서
공짜로 숙식을 해결하고 있어요.

 

저희들 비밀 무기때문이죠.
바로 알베르토 형의 완벽한 말발.

 

몸의 활력을 빼앗고 심지어는 근대 아르헨티나를
쓸어버릴만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 그러니까 당신네들이 의사란 얘기군요.
- 엄밀히 말씀드리자면 아닙니다.
알베르토는 생화학자이고 전 의대생이니까요.
- 얘는 거의 졸업한거나 다름없어요. 의사나 마찬가지죠.

 

- 그렇다면 여기 목에난 혹 좀 봐주겠소?
- 기꺼히 봐드리죠, 성함이?

 

본 푸카머요.

 

아프세요?

 

- 이건 종양이네요.
- 뭐라구요, 종양이요?
- 네.

 

- 그렇게 생각해?
- 응.
- 제가 보죠.

 

글쎄, 푸세. 내 생각엔 단순한 수포 발진같은데.

 

아냐. 이건 후두부에 난 종양이 맞아.

 

- 샤찌, 이 사람들이 내 목에 난게 종양이라는데.
- 종양이라구요?

 

사모님 안녕하세요, 제가 진심으로 말씀드리는데
이건 종양이 아니라 그냥 지방 낭종일 뿐입니다.

 

그건 그렇고 저희들에게 하루만이라도
먹을것과 잘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신다면
저희가 정성껏 치료해 드리겠습니다.

 

아냐, 우린 치료할 수 없어.
선생님, 제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있는 전문의를
소개시켜드릴테니 꼭 그곳에 가셔서 치료받으세요.

 

- 그래도 좋겠지만 우리가 도와드려도 되잖아, 그치?
- 도우긴 뭘? 잔디만 무성한 곳에서 기도라도 해드릴까?

 

- 잘 알겠소, 당신들이 도와줄수 있는문제가 아니군요.
- 아니요, 할 수 있습니다. 저희들 숙식만 해결해주신다면요.

 

- 근처에 오두막집도 있고 물고기도 많으니 찾아가보시오.
- 선생님, 그 증상은 단지...
- 더 이상 할 얘기 없소, 의사양반. 여보 들어갑시다.

 

- 넌 그런거 하나 딱딱 못맞춰주냐.
- 물론 형말대로 도울수도 있겠지만
사람의 목숨이 달릴수도 있는 문제로 흥정해선 안돼.

 

그래 너 잘났다. 네 말이 맞아서 노인네가 종양이라 치자.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렇게 대놓고 말하냐?

 

사실을 말씀드려야지, 나중에 죽을때 되서는
어떻게 손도 못쓴다구.

 

- 그래봤자 넌 저자한테 아무런 도움도 못준다구.
- 형도 알듯이 심각한 병이야, 일찍 발견할수록
치료받는데도 도움이 되는건 알잖아.

 

내가 말씀드린게 그나마 나은 방법이었어.
약대에서 그런건 안가르치나보지?

 

학위 따고서나 나에게 가르치라구.

 

신참 간호사도 그쯤은 말해줄수 있어.
넌 언제나 말하는게 바보같냐.

 

난 먹을거나 찾아볼께.

 

오리다, 오리! 권총줘봐, 빨리빨리.

 

저런건 그냥 이렇게...

 

맞췄어.

 

내가 맞췄다!

 

- 어떻게 한거야?
- 글쎄, 나도 안믿어지는데.

 

여하튼 물속에 들어가서 가져오는 방법밖엔 없겠군.
저녁먹기 싫어? 푸세, 어서 가서 건져와야지.

 

저기 가서 건져오라니 형 제정신이야?
지금 물이 얼마나 차가운지 알아?

 

맞아, 그랬구나. 넌 찬물을 무서워하지. 뜨거운물도
그렇고 모든 물을 다 무서워하지. 하지만 이건 알아둬.
내가 너보다 연장자고, 영리하며, 오리도 맞췄다는 것을.
그러니 잔말말고 어서 건져와.

 

- 어쩌다 운좋아서 맞춘걸 가지고, 게다가 난 천식도 있잖아.
- 그래, 알았다. 그래서 못하시겠다? 그렇담 내가 하지.

 

- 못한다고 말한적은 없어.
- 넌 못하는거고 하기 싫은거야.
- 못한다고 말한게 아니야 그냥 안하는거지.

 

그게 그거지 뭐야.
이걸 못하겠다면 치치나의 15달러를 내놓던가...

 

그렇게해서 먹는것도 다 신의 뜻이라구.

 

- 잘봐둬, 그 망할 오리새끼 내가 가져올테니까. 다 내꺼야.
- 오, 그래? 잘갔다와, 그냥 오리처럼 헤엄치면돼.

 

- 으아~ 이거 내 거시기까지 다 얼어붙겠다.
- 어차피 써먹지도 않는건데 뭘그러냐, 푸세.

 

잘한다, 푸세. 잘해. 올 때 감자도 있으면 가져와.
거긴 좀 춥니, 푸세? 이봐, 춰? 여긴 하나도 안춥지롱.

 

어서 들어.

 

- 어디 좀 아프니?
- 아니, 거뜬해.

 

아르헨티나, 비릴로체 역.

 

편히 쉬어.

 

푸세.

 

푸세, 내말 들어. 치치나가 준 돈이면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어.

 

한번만 더 그 돈얘기 꺼내면 형한테 토해버릴거야.

 

어머니, 국경을 넘어오셨을때 어떠셨어요?
매순간이 둘 중의 하나예요.

 

뭔가를 뒤에 남기고 떠난듯한 우울함,
그리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흥분과 기대.

 

아르헨티나, 프리아스 호수.

 

- 형, 저기봐. 칠레야.
- 칠레! 칠레 만세!

 

- 형도 외국은 처음이야?
- 그래, 물론 처음이지.

 

형도 이제 진정한 남자가 됐네.

 

형, 우리 나중에 나이들고 여행도 할만큼 한 다음엔
이 호수 근처에 병원을 세우는게 어떨까.

 

나쁘지 않은데.

 

누구든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정성껏 지료해주는거야.

 

그래, 그건 앞으로 우리에게 달려있어.

 

- 이봐 푸세, 이제 좀 나아진거 같은데?
- 그래.

 

- 와, 이거 눈맞아?
- 아냐, 그냥 서리야.

 

- 좀 도와줘.
- 셋에 세우자, 1, 2, 3
- 됐다.

 

가자, 가자.

 

- 더럽게 춥네!
- 여름이 그립다. 그치?

 

형, 나중에 칠레에 들어갈땐 두 명의 정복자처럼
당당하게 입성할거라고 했지? 패배자가 아닌.

 

그러기 싫다면 너 혼자 뒈지라고 그랬었지.

 

칠레, 테무코.

 

형, 이 고철덩어리 따윈 버리는게 어떨까.
이것때문에 골치만 썩는데.

 

그럼 이 넓은 땅을 전부 걸어서 가겠다고?

 

맞아, 그럼 더 많은 사람들도 만나볼수 있고
형은 살도 뺄 수 있잖아.

 

어리석은 놈아, 그러지 말고 치치나가 준 돈에서
조금만 떼서 쓰자구.

 

저 뚱땡이 또 시작이네. 그 돈얘긴 꺼내지도마.

 

그래, 잘났다. 난 여기 남을테니 어디 네 맘대로
베네수엘라까지 잘 가나 보자.

 

있잖아, 난 가는 도중에 사람들 치료하면서
번 돈으로 끝까지 갈 수 있거든.

 

썩을놈!

 

그래, 에네스트로. 어디 돈 좀 남으면 나한테도
양키놈들 빤쓰나 좀 사다주지 그래.

 

사준 다음 벗겨볼것도 아닌데 왜사려는 거야?
그걸로 자위행위나 해라!

 

푸세.

 

넌 뭐가 문젠지 알아?

 

넌 너무 정직해서 탈이야.

 

때에 따라선 거짓말이 약이 될때도 있는거야.

 

잠깐만 기다려.

 

- 이봐, 이봐. 뭐하는거야?
- 이리와, 이리와봐.

 

고맙습니다.

 

- 이건 뭐죠? 마테차군요. 고맙습니다.
- 설탕도 좀 탔어요.

 

- 실례합니다만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 테레사에요.
- 테레사? 전 에르네스토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 이거 선물용으론 최고죠, 괜찮겠죠?
- 선물용으로요?
나중에 아르헨티나에 기념사진으로 보내야겠네요.

 

- 관광객이시군요.
- 네, 지금 여행중입니다. 오토바이로 각지를
돌아다니고 있죠. - 저쪽에 저거 말씀이시군요.

 

- 이건 뭐죠?
- 농어예요.

 

- 그리고 이건 뭐죠?
- 이건 대합이구요.

 

그럼 다음에 또 들를께요, 다음에 또 와도 돼죠?

 

남부신문이 단돈 3페소,
남부신문입니다. 3페소만 받아요.

 

칠레와 그외 나라밖에 소식을 단돈 3페소에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어젯 밤, 칠레 테무코 지방에 라틴 아메리카의
저명한 나병 전문의 두명이 도착했다.

 

- 코르도바 출신의 알베르토 그라나도스 박사는...
- '그라나도스'라니 무슨말이야.
- 여기 그렇게 써있어.

 

코르도바의 알베르도 그라나도스 박사와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에르네스토 게바라 박사는

 

그들의 고향으로부터 베네수엘라까지의 웅대한
여정을 시작한것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탐험가이자 과학자이며
해당분야의 전문가인 그들은 대륙에 널리 퍼진
3,000명의 환자들을 치료했다.

 

그들은 지금으로부터 약 5개월 후인 그라나도스 박사의
30번째 생일에 그 여행을 끝마칠 계획이다.

 

- 야~ 너보고 팔팔하대.
- 그래, 나도 봤어.

 

이 신문기사가 도움이 되겠지?

 

안녕하세요.

 

오토바이 좀 봐주세요. 조향장치가 고장 났어요,
브레이크하고 기어도 망가졌어요.

 

엉덩이도 아파 죽겠어요.

 

봅시다. 조향장치는 고칠 수 있고,
브레이크랑 기어도 손보면 되겠네요.

 

- 하지만 댁의 엉덩이는 제가 어쩔수 없군요.
- 하하.

 

게다가 저흰 돈도 없어요.

 

뭐요? 돈이 하나도 없다구요?

 

저희가 발파라이소에 도착하면 돈을 송금받게되는데
받는데로 돈은 부쳐드리겠습니다.

 

여보시오, 내 당신들을 무시하긴 싫지만
돈이 없다니 내가 해드릴 수 있는게 없겠네요.

 

말씀중에 실례지만 만약 지금 저희를 도와준다면
우리나라와 그쪽 양국간의 교류에 큰 공헌을 하는겁니다.

 

그러니까 결국 공짜로 고쳐달라는 말이군요.

 

이해를 잘 못하시는것 같은데요.

 

모든 사람이 라틴 아메리카 의학계에서
유명한 사람을 알거라고 기대할수는 없지만...

 

- 의사선생님, 들어와보세요.
- 자, 여기 오늘 신문에 난 기사인데요.

 

- 어디 좀 봐도 되겠소?
- 되다마다요.

 

- 여보, 이것봐.
- 툴리오, 저거.

 

- 사진이 그리 깨끗하진 않죠?
- 맞아, 사진빨이 좀 안받았어.

 

- 봐, 저사람들이야.

 

선생님들, 저희가게에 맡겨주셔서 영광입니다.
아내랑 하던 포커좀 마저 하고서 해드리겠습니다.

 

괜찮습니다. 그렇게하세요.

 

제일 먼저 해드리겠습니다.

 

혹시 오늘저녁에 댄스파티가 있다는거 아세요?
시내에 웬만한 아가씨들은 다 올거예요.

 

아, 이거 고민되네요.

 

- 실례지만 그 신문좀 돌려주시겠어요?
- 감사합니다, 참 친절하시군요.

 

- 오토바이를 들여놓을께요.
- 여기에 두세요, 저희가 고쳐놓을께요.

 

같이 춤추실까요?

 

건배!

 

그거 아세요, 아까부터 당신 생각을 했어요.

 

왜요?

 

당신을 처음 본 인상이 강해서요.

 

고마워요.

 

- 춤출까요?
- 아뇨.

 

춤을 잘 못춰요.

 

제 남편이 술에 취해서 잠들었어요.
그래서 지금 같이 춤을출 파트너가 없어요.

 

그럼 당신이 가르쳐 줄래요?

 

야, 이제야 네가 진정한 남자라는걸 깨달았구나.

 

잊었었나보죠?

 

한동안 춤을 추지 않아서요,
근데 이제 좀 감이 돌아오는거같네요.

 

길이 막혔네요.

 

계속 출거예요?

 

같이 나갈까요?

 

좋죠.

 

그럼 나가요.

 

- 왜그래요?
- 안되겠어요.

 

놔요!

 

아르헨티나 놈이 자네 부인에게 추근대는데.

 

놔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더러운 아르헨티나놈!!

 

피곤해?

 

아니.

 

- 교대할까?
- 괜찮아.

 

정말?

 

으아, 소떼다!

 

멈춰지지 않아, 멈춰지지가 않아!

 

브레이크가 말을 안들어.

 

그 썩을 놈.

 

- 괜찮아?
- 괜찮아서 죽을지경이다.

 

망할 정비사 놈.

 

아버지세요?

 

네.

 

저 소는 눈이 멀었네요.

 

볼 것도 없는데요, 뭐.

 

칠레, 로스 앙 헬레스.

 

25일이나 늦었어.

 

잠깐, 잠깐, 잠깐.

 

안녕하세요.

 

칠레여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대담하데.

 

형, 그런 미신은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없는 얘기야.
그러니 조사나 시작하자고.

 

둘 다 싫은거야, 정말?

 

저기 온다.

 

안녕하세요.

 

- 실례지만 자리가 다 차서...

 

- 합석해도 될까요?
- 네, 물론이죠.
- 고맙습니다.

 

- 반갑습니다. 전 에레네스토,
- 이쪽을 알베르토 라고 합니다.

 

- 성함이?
- 가민이요.

 

다닐라라고 해요.

 

- 만나서 반갑습니다.
- 반가워요.

 

- 두 분다 아르헨티나 분이시죠?
- 어떻게 그걸 아셨죠?

 

글쎄요, 잘은 모르지만 말끝에 항상 '체'를 붙이잖아요.

 

- 정말 그런가, '체'?
- 몰라 '체'.

 

- 혹시 오늘 몇 일인지 아세요?
- 2월 26일이요.

 

2월 26일이라... 벌써 1년이나 됐다니.

 

1년이요? 뭐가 일년 됐다는거죠?

 

- 저희가 여행을 떠나온지 1년이 다됐어요.
- 멋지네요.

 

- 젠장, 지난 1년동안의 여행을 축하할 돈도 없다니.
- 저희가 기념주로 와인이라도 사드릴까요?

 

- 와인이요?
- 좋죠.

 

루초, 여기 아르헨티나 손님들의 노고와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와인한병 부탁할께요.

 

하지만 그러실 필요는 없을것 같네요.
제가 술을 못마시거든요.

 

- 그래도 기념주로 마시는 건데 조금이라도 들으셔야죠.
- 사실...

 

- 예전부터 아르헨티나에서 전해 내려오는 풍습인데...
- 그냥 말하지 마.
- 왜?

 

- 숙녀분들도 이유는 아셔야지.
- 그러긴해.

 

고맙소, 루초
옛부터 저희 아르헨티나에서는
빈 속에 술을 마시면 안된다는 풍습이 있는데

 

보시다시피 저흰 돈이 다 떨어져서 음식을 살수도 없고
그렇다고 숙녀님들이 건내주는 술을 거절할수도 없고
참 난감하네요.

 

기운내세요.
루초, 여기 엠파나다 파이 갖다주세요.

 

- 두 분 칠레 엠파나다 파이 좋아하세요?
- 그건 한번도 안먹어봐서 모르겠는데요.

 

- 넷, 여덟?
- 이분들이 몹시 시장하시니까 12개 주세요.

 

난 언제나 그 숫자가 좋더라.

 

- 난 이 곳에 계속 있고 싶어.
- 안됐지만 이런곳에서 잘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저기요, 저희 아버지께서 아르헨티나 사람들을
좋아하셔서 두 분을 도와드릴수 있을것 같네요.

 

아버지께서 소방대장이시거든요,
그래서 사람들과도 많이 알고 지내세요.

 

그렇다면 두 분 자매지간인가요?

 

네, 두 분 모르셨어요? 한 번 잘 보세요.

 

모르셨나봐.

 

- 기술자가 내일까지 올지 모르겠네요,
오토바이는 여기 맡겨두세요.

 

- 고맙습니다.

 

여러분, 여기 두 아르헨티나 여행객들을 소개합니다.

 

- 여기 홀쭉이 박사와, 뚱보 박사를 소개합니다. - 반갑습니다.

 

- 저기, 괜찮으시다면 시내구경 좀 더 시켜드릴까요?
- 좋죠.

 

- 하지만...
- 저흰 괜찮습니다.

 

- 실례합니다.
- 네?

 

성가시게 해서 죄송하지만 두 분 의사신가요?

 

- 아니요.
- 네.
- 아니요!

 

전 생화학자입니다.

 

- 환자가 있어서 그런데 왕진도 하시나요?
- 네, 언제 갈까요?

 

지금 가주셔야 되거든요. 상대가 아주 안좋아서요.
병원에서 치료받은지도 꽤 지났어요.

 

알겠습니다. 약품하고 장비들 좀 챙기고 바고 갑시다.

 

역시 자낸 의사다워, 푸세.

 

실례합니다.

 

제 눈을 보세요.

 

목 좀 만져볼께요.

 

식사는 하셨나요?

 

잘 모르겠어요.

 

할머니, 제가 약을 좀 두고갈께요.

 

식사 후 주무시기전에

 

한 알씩 드세요.

 

좀 아나지실거예요.

 

어머니께, 전 가엾은 한 여성에게 무력했어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젊은이들처럼 식당일이나 막노동 등을 닥치는대로 하셨데요.

 

점점 희미해져 가는 눈속에는
용서와 위로에 대한 간청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공허함속으로 자취를 감추겠죠.

 

그녀의 생명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수수께끼들 속으로 빠르게 꺼져 가듯이 말이예요.

 

푸세, 나하고 칠레 자매랑 썸씽없었는지 안궁금하냐?

 

난 이러다 형이 국가대표 바람둥이가 되는게아닌지 걱정돼.

 

두 분이 그 똥차같은 오토바이 주인들이오?

 

'라 포데로사' 말씀인가요?

 

네, 근데 이거 완전히 맛이 갔어요.

 

왜요?

 

기술자인 제가 척보니 그렇네요.

 

만약 당신이 그것을 무게로 달아서 팔면
약간의 돈은 떨어질 거예요.
어쨌든 저 똥차는 여기 왔을때부터 구제불능이었어요.

 

네가 몹시 그리울거야.

 

이건 내가 들께, 가자.

 

이제 어떡하지? 계속 가야하나?

 

당연히 가야지.
인생에 단 한 번 뿐인 기회라구.

 

넌 정말 특이한 놈이야, 에르네스토.

 

- 그러니까 그 돈 바꿔서...
- 안돼, 그 돈얘기라면 꿈도 꾸지마.

 

발파라이소에 다 왔습니다.

 

"그댈 사랑하리, 발파라이소. 네가 품은 모든 것,
"그리고 네가 대양에 발산하는 모든것,

 

"비록 너의 무심한 빛으로 부터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 페드리고 가르시아 맞지?
- 아냐.
- 아니에요, 네루다란 시인이죠.

 

칠레, 발파라이소.

 

고맙습니다.

 

- 치치나가 보냈구나.
- 돈도 같이 보냈네.

 

- 얼만지 세어봐도 되지?
- 그래 열어봐.

 

천천히 읽으라구.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를거다.

 

왜그래?

 

푸세.

 

- 형, 준비됐어?
- 나?
- 그럼 형이지 누구야.

 

- 물론.
- 그래, 가자.

 

갑시다요.

 

칠레, 아따까마 사막.

 

내 계획대로 했으면 이런 고생은 안하잖아.

 

잘났어 정말. 나쁜놈, 이젠 대답도 안하네.

 

돌아가고 싶어?

 

그럼 가.
나 혼자 도착해서 그 곳 얘기도 전해줄께.

 

내 혼자 힘으론 못갈줄 알아?

 

천식환자도 해내는데 내가 못할거 같애?

 

썩을놈.

 

오, 날 한 번 이겨보시겠다?

 

서! 제길!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누구시죠?

 

- 에르네스토라고 합니다.
- 안녕하세요.

 

보세요, 저흰 여기서 살았었어요.

 

거친 땅 말고는 가진거라곤 없었죠.

 

조부에게서 물려받은 거였어요.

 

땅 투자업자가 쫓아내기 전까지는요.

 

- 땅을 개발한다는 구실로요.
- 저희는 아들을 포함한 가족을 남겨두고
일거리를 찾아 떠돌아다니는 중입니다.

 

- 경찰에게 쫓기는 신세이기도 하구요.
- 왜요?

 

우린 공산당원 이거든요.

 

광산에 가는 중입니다.
일거리라도 생기면 그나마 다행이죠.

 

딱 봐서는 그사람들 너무 험악한 사람들 같아서
우리가 뭐하는 사람인지는 신경도 안쓸겁니다.

 

두 분도 일자릴 찾고 계신가요?

 

아니요, 그런 목적이 아닙니다.

 

아니라구요? 그럼 여행하는 목적이 따로 있나요?

 

그냥 여행중이예요.

 

신의 은총이 함께하길 빌께요.

 

여기요.

 

고맙습니다.

 

- 마태차예요.
- 고맙습니다.

 

그들 눈에 어둡게 드리워진 비참함이 잊혀지지 않네요.

 

그들은 저희들에게 실종된 그들의 친구에 대해서도
얘기해 주었어요.

 

그들이 바다 어딘가에 있다는 소문만 들었다고 합니다.

 

그날 밤은 내 생에 있어서 가장 추운 밤이었어요.

 

하지만 이전에는 낯설고 멀게만 느껴졌던 또 다른
인류에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이었어요.

 

너, 너도.
옆에 너도.

 

빨이 움직여, 빨리.

 

칠레 추쿠이카마타 광산.

 

빨리 움직이라구, 어서.

 

빨리타, 쉬고싶으면 집에가서 쉬라구.
꺼져.

 

거기 둘, 여기서 뭐하는 거야?

 

아무것도 아니예요, 그냥 구경하는것 뿐입니다.

 

보긴 뭘봐, 여긴 관광지가 아냐. 나가.

 

사람들 힘들어 하는거 안보여요?
물은 마시게 해주고 데려가야되는거 아닙니까?

 

당신들 여기서 계속 훼방놓으면 신고할거야.

 

무슨 근거루요?

 

불법침입죄로. 이곳은 아나콘다 채광회사 소유지야.

 

가자.

 

개새끼!

 

우리가 그 탄광을 떠날때
우리는 마치 다른세상에 가는것 같았어요.

 

그게아니라면 우리가 다른 세상 사람인것처럼 느껴졌어요.

 

산 깊숙히 들어가니 그 곳에 사는 토착민들을 볼 수 있었어요.

 

그 사람들이 살던 그 곳의 집들에는 지붕조차 없었어요.

 

마침내 우린 페루에 왔어요.

 

트럭 운전사 펠릭스의 도움으로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어요.

 

참, 깜빡할뻔 했네요. 알베르토 형은 이곳에서 30번째 생일을
맞았어요. 고향이 아니라 그런지 그런 생각할 겨를도 없는것 같았어요.

 

둘 다 너무 힘들고 지쳐서 제대로 축하도 못했구요.

 

푸세.

 

이건 도저히 인간이 할짓이 아니야.

 

마침내 아메리카 대륙의 심장부에 도착했어요.

 

 

 

페루, 꾸스꼬.

 

이 곳의 도시에 와서 우린 총명한 안내인인

 

돈 네스토라는 친구를 만났어요.

 

궁금해서 그러는데,
이것들중 어느것이 잉카제국이 쌓은 벽인지 아니?

 

이쪽 것은 잉카인들이 쌓은 벽이고, 저쪽건 스페인
놈들이 쌓은 벽이예요.

 

저희들끼리는 이 벽은 그냥 잉카벽이라고 부르고
저기 스페인놈들이 쌓은것은 병신벽이라고 불러요.

 

꾸스꼬가 잉카제국의 수도였지만 스페인이 이곳을 완전히
파괴한다음 리마라는 새 수도 이름을 붙였어요.

 

- 리마?
- 네.

 

- 여기가 광장인가 보구나.
- 네.

 

이 분은 여지껏 한번도 학교를 다닌적이 없데요.
성곽내에서만 생활하느라 이 곳 언어인
카스티아어도 못하고 케추아어밖에 할 줄 모르세요.

 

예전에는 물질적으로 아주 풍요로웠다고 하는데
이제는 돈도 일자리도 없어요.

 

그런게 갈수록 더해지는것 같아요.

 

제가 어렸을적에 배운 수공예 기술이 있는데
그나마 그 기술로 이렇게 살아오고 있어요.

 

두 손으로, 두 손으로.

 

두 손으로 하는거야, 네스토.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제가 어느 날 일하고 있는데 땅 소유주가 와서는
저를 그 땅에서 내쫓았어요.

 

제가 농사지은 것까지 포함에서 전부 빼았아갔어요.

 

빼았겼다구요? 어떻게요? 혹시 경찰을 동원했나요?

 

네, 경찰을 데리고 왔어요.
부자에다 영향력도 있었으니까요.

 

- 그는 절 땅에서 내쫓았고
- 농작물도 빼았았다구요?
- 네, 경작한것들 모두다요.

 

밀, 옥수수, 감자, 콩 등 모조리 싹쓸어갔어요.

 

그렇다고 이곳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요.
정착해서 아이도 가르쳐야하기 때문에...

 

- 자녀는 얼마나 되세요?
- 다섯입니다.

 

- 다른 곳의 농민들과의 모임같은건 없나요?
- 네, 서로간에 협조를 위해
노동자 조직연대를 만들어서 서로 돕고있어요.

 

어려울때 서로 돕자는 거죠.

 

페루, 마추피추.

 

어디 자세좀 나오나 볼까, 푸세.
좋아, 괜찮은데. 찍는다.

 

잉카의 후예들을 위해.

 

잉카제국은 천문학, 의학, 수학등의 학문에서
두각을 나타냈어요.

 

하지만 스페인의 침략으로 모든게 바뀌었죠.

 

만약 그 당시 상황이 달랐다면 어떻게 변해있을까요?

 

푸세, 방금 떠오른 생각인데 나말야 이곳 사람하고
결혼해서 토착당을 하나 만들어볼까.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투표권을 주고말야.

 

투팩 아마루스 혁명이나, 아메리카 인디오 혁명같은것을
일으키는 거야.
네 생각은 어때, 푸세.

 

형 지금 제정신으로 하는소리야?
총없는 혁명은 성공못해.

 

한 번도 본 적 없는 세상이 이렇게 그리울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한 문명이 다른 문명을
이토록 무참히도 짓밟아버릴 수 있을까요?

 

자기 자신들의 문명을 위해...

 

이렇게 까지...

 

페루, 리마.

 

- 여기가 아냐.
- 잘못 온거야?

 

메르카데레스 52번지 인데 한 번 물어보자.

 

메르카데레스가가 어디있습니까?

 

메르카데레스요? 두 블럭 앞 우측길로
6,7블럭 정도 더 가시면 나옵니다.

 

- 여기가 메르카데레스가인거 같애.
- 저쪽도 그렇게 나와있는데.

 

- 저기요, 여기가 메르카데레스가 맞습니까? / 네.
- 그럼 저쪽두요? / 네.

 

뒤부터 세야돼. 2블럭, 4블럭...
뭐해?

 

이것 좀 봐.

 

젊은이들, 도움이 필요하오?

 

이 책은 마리아테귀에서 구입한건데
여기 세자르 발리호도 같이 읽어보게.

 

이 곳 리마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은

 

페루의 나환자 연구센터 원장이신
휴고 박사님을 만나뵌것입니다.

 

알베르토 형은 이전 여행중에
뵌적이 있어 안면이 있었구요.

 

저희들에게 숙식은 물론이고 약간의 돈과
좋은 생각들을 심어주셨어요.

 

마리아테귀는 라틴 아메리카의 토착민과 농부들의
혁명적 잠재력에 대해 역설하고 있어.

 

이곳 토착민들의 주요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지.

 

또한 그런 혁명정신은 모방되어선 안되고
독창적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네.

 

"페루인들의 진실성에 대한 7가지 에세이"

 

그는 "분열되기엔 너무 적다"고 말하고 있어.

 

모든것은 우리를 하나로 만들고

 

그 어떤것도 우리를 갈라놓을수 없다고.

 

여기가 주요 환자들의 병동일세.

 

페스박사는 우리에게 병원을 안내해 줬는데,
거기서 의사들은 비교적 초기 단계의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었어요.

 

증세가 더 심각한 환자들은 아마존에 산파블로에 있는
레퍼 센터로 보내진다고 해요.

 

- 조라이아, 이분은 알베르토와 에르네스토 라고 하네.
- 안녕하세요?
- 만나서 반가워요.

 

내 생각엔 우리가 서로에 대해 많이 알게됐다고 생각하네.
그래서 이쯤에서 내가 중요한 얘기를 해주고 싶네.

 

난 자네들의 눈을 통해 위대한
이상주의와 비판주의를 읽을수 있었어.

 

그것이 내가 이 곳 산 파블로에서
자내들을 만난것을 기뻐하는 이유일세.

 

자네들이 가고자하는 그곳에서
뭔가 중요한 것을 찾아낼 수 있을거야.

 

스스로를 위해.

 

고맙습니다.

 

- 좋아, 그렇다면 내가 깜짝놀랄만한 것을 보여주겠네.
- 놀라운거요? 정말 궁금해지는데요.

 

- 뭘 가지고 올 것 같니? 꼬마들아.
- 책이요.

 

- 책이라구?
- 티토, 정말 잘먹는구나.

 

이건 내가 가장 아끼는 것이라네.

 

내 경험을 토대로 쓴 것이지.

 

아, 그렇군요.

 

내가 직접 쓴 소설이야.

 

제목은 "침묵의 땅"이야.

 

이 책을 꼭 읽어주길 바라내.

 

- 물론이죠, 꼭 읽을께요.
- 정말 영광입니다.

 

그리고 읽고난 뒤 독후감 잊지말게.

 

- 네, 그래야죠. 지금 봐도 될까요?
- 물론이지.

 

- 누가 먼저 읽겠나?

 

- 같이 읽을께요.
- 저보다 얘가 훨씬 빨리 읽어요, 정말루요.

 

좋아, 젊은이들.

 

- 저게 "라 세네파"라는 배라네.
페루, 푸칼파.

 

5일정도면 산 파블로에 도착할 수 있을걸세.

 

그 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반나뵈서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그래, 부담갖지 말고 잘 다녀오게.

 

정말 고마웠습니다. 정말루요.

 

그런데 자네들 뭐 잊은건 없나?
내가 권한 책의 독후감말야.

 

- 그 소설책 말야, 푸세.
- 자낸 다 읽었나?
- 저요? 물론이죠.
- 어땠는가?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박사님처럼 글을 잘쓰시는 분은
여지껏 보지 못한거 같아요.

 

최선을 다해서 쓴 작품이라네.

 

- 에르네스토, 자낸 어땠나?
- 이 녀석 박사님 작품에 왕팬이 다 됐어요!

 

정말 그런지 직접 이 친구의 입으로 듣고 싶네.

 

박사님, 솔직히 박사님의 글을 읽고 조금 실망했습니다.

 

제 생각엔 내용이 좀 진부한 것 같아요.

 

- 음, 그래도 괜찮아.
- 그 뿐만이 아니예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문장이 엉망이어서
쉽게 읽히지가 않았구요.

 

취미로 하시는건 괜찮겠지만, 제 생각엔 박사님이
맡으신 분야에 좀 더 매진하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박사님. 박사님께서 제 소감을 정말로
알고 싶어하시는것 같아서 솔직히 말씀드렸습니다.

 

와우~ 이렇게 솔직한 평가는 자네가 처음이야.
처음이었다구.

 

- 그래, 더 이상 붙잡지 않겠네, 잘들가게.
- 고마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몸조심하고.

 

- 저쪽에 있던 가장 못보셨나요?
- 못봤는데요.

 

- 갈색에 작은 가방인데요.
- 나중에 찾게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괜찮으세요?

 

사람을 불러와요.

 

베개 좀 받쳐줘요.

 

진정해, 푸세.

 

조금만 참아, 내가 주사 놔 줄께.

 

됐다, 곧 괜찮아질거야.

 

푸세, 이제 다 됐어.

 

아가씨.

 

아까 제 친구를 도와준 것에 대해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었어요. 정말 고마웠습니다.

 

친구분 때문에 너무 상심해하지 마세요.

 

- 이젠 괜찮습니다.
- 아깐 친구분이 잘못되는건 아닌지 겁이났어요.

 

걱정해 주셔서 고맙네요.

 

- 아까 몇 분전에 '부피오'를 봤어요.
- 부피오라구요?

 

강에사는 돌고래예요. 이곳에선 그걸 '부피오'라고 부르죠.

 

본 적 있으세요?

 

아니요, 들어 본 적은 있는데 아직까지 보진 못했어요.

 

- 제가 비밀 하나 말씀드릴까요?
- 저에게요?

 

부피오의 생식기가 여성의것과 구조가 비슷해서
이 곳 주민들은 그걸로 성적인 욕구를 푼데요.

 

하지만 문제가 좀 있는데 일을 마치고 나자마자
그 돌고래를 죽인데요. 왜냐하면 관계를 가지면
그것이 수축해서 안빠져서 그렇다는군요.

 

아가씨, 실례가 안된다면 질문 좀 해도될까요?

 

그러세요.

 

그 보석 목걸이는 어디서 난건가요?

 

이 보트에서 접대를 해요 푸칼파와 레티시아를
오가면서 말이죠, 전 푸칼파 출신인데 혹시 아세요?

 

- 푸칼페니안이요?
- 푸칼피안.

 

- 아세요?
- 미인 천국이죠, 그 중에서도 당신이 제일일 거예요.

 

- 고마워요.
- 천만해요.

 

이 배는 어떻게 타셨어요?

 

이 곳 선장하고 은밀한 거래를 주고받아요.

 

그럼... 돈은 어떻게 버세요?
아가씨...

 

방으로 초대해 주시면 가르쳐 드릴께요.

 

혹시 궁금해 하실지 몰라서 알려드릴께요,
제 이름은 루스예요. know who you make business with

 

루스, 당신과의 하룻밤을 위해서라면
팔뚝만한 금덩어리라도 하나 드리고 싶지만

 

지금 수중에 돈이 없네요.

 

제 친구말이 맞군요, 당신이 그럴 형편이 안될거랬는데.

 

- 그럼 전 이만 가봐야 겠네요.
- 가기 전에 작별키스 쯤은 할 수 있겠죠?

 

푸세, 15달러가 필요해.

 

루스란 여자인데 키스도 같이 하고 날 죽여놓잖아.

 

벌써 다 썼어.

 

푸세, 이러지마. 우리 사막도 같이 횡단하고
추위와 배고픔도 같이 이겨냈잖아.

 

- 내 아랫놈 욕구가 치치나 수영복 따위보단 우선이라구.
- 지금은 가지고 있지 않아.

 

전에 광산부부에게 다 줬어.

 

- 그냥 봐달라 그래.

 

- 나가 죽어.

 

하우스 원입니다.

 

로이드씨는 그만 두시는군요.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자 배팅들 하세요.

 

- 8솔.
- 10솔.

 

- 1솔.
- 1솔이요? 그게 뭐야?

 

손님, 이건 성인용게임 입니다. 애들 장난이 아니예요.

 

- 이곳에선 남자물건을 솔로 잽니까?
- 웁스!

 

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Cards gentlemen

 

- 카드 드릴까요?
- 한장.

 

- 손님은?
- 됐소.

 

- 손님?
- 한장이요.

 

됐어요.

 

- 손님은요?
- 1장.

 

그럼, 확인해보겠습니다.

 

손님? 17. 죄송합니다.
손님은?
고맙습니다.

 

젊은 손님?

 

제가 딴거 같군요.

 

- 얼마 거시겠습니까?
- 1솔이요.

 

이걸로 할께요.

 

- 좋습니다, 배팅하세요.
- 2솔이요.

 

- 계속 배팅합니다. 손님 얼마 하시겠습니까?
- 30솔로 하죠.

 

여러분, 또 다시 블랙잭이네요!

 

- 얼마 받으시죠?
- 30솔이요.

 

- 여기있습니다.
- 고맙습니다. 여러분, 전 이만 피곤해서 가보겠습니다.
이제 누구 물건이 큰지 잘 아셨죠?

 

도박사 나으리. 돈 좀 생겼으니 뭐 좀 사먹지.

 

난 그 전에 볼일이 좀 있거든.

 

- 대단하시네요, 오늘 운이 좋으세요.
- 안녕하세요? 에르네스토, 루스라는 아가씨야.
- 안녕하세요.

 

- 루스.
- 반가워요.

 

당신의 화려한 불빛이 나를 눈멀게 했어요.
자, 당신에게 찾아온 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 기회? 여기 이곳 말이야?
- 아니, 여기 있잖아. 나, 그라나도.

 

페루, 산 파블로.

 

베르시아니씨 맞으시죠?

 

어서들오게나, 젊은이들. 여행은 재밌었나?

 

- 지루했지만 재미도 있었어요.
- 전 지루했어요.

 

아니요, 제가 알베르코고 이쪽이 베르네스토 입니다.

 

- 반갑습니다. 브레시아니씨.
- 반가워.

 

페스 박사로부터 얘기 많이 들었어.
산 파블로에 온 것을 정말 환영하네.

 

제가 페스 박사님의 편지를 가지고 왔는데
지금 보여드릴까요?

 

그건 그리 급하지 않으니 나중에 주게.

 

그럼, 잠깐 여기서 이곳 주위에 대해 설명해주지.

 

아마존 강을 끼고 두 개의 마을로 나뉘어 있어.

 

남쪽은 환자들이 있는곳이고,
북쪽에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살고 있네.
유능한 수녀님 두 분도 거기 계시지.

 

자네방일세.

 

침대가 좀 딱딱하지만 척추엔 좋아.

 

여기서 병원이 보이고,

 

저쪽은 연구소라네.

 

박사, 여기 아르헨티나에서 자원해서 온 두 청년들이오.

 

알베르토, 내가 알기로는 자네가
세균학에 대해서 공부했다고 들었는데,

 

- 네, 맞습니다.
- 내 생각엔 알베르토가 이곳 연구실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연구소 내부 좀 안내해주시오.

 

에르네스토, 자넨 나를 도와 병원해서 일해주게.

 

이곳은 증세가 심각한 환자들이 오는 곳인데,
더 악화되면 남쪽에 그곳에 옮겨지게 되지.

 

- 조르지나.
- 안녕하세요, 선생님.

 

- 이곳에서 수술도 같이 하나요?
- 그래, 저곳에 수술실도 따로 마련해 놓았어.

 

실비아라고 하네, 이 곳 환자의 딸인데,
일도 아주 열심이라네.

 

- 좀 어떤가?
- 많이 좋아졌습니다.

 

- 환자 하나하나 잘 돌봐주게.
- 네, 알겠습니다.

 

- 선생님, 남쪽엔 환자들이 몇 명쯤 되나요?
- 한 600명 쯤 될거야.

 

- 전부 페루인 인가요?
- 아니, 대부분은 페루인이지만 그 외에도
인근의 콜롬비아나 베네수엘라, 그밖의 남미쪽의
환자들도 있지.

 

이 장갑을 끼게, 물론 나병이 단순한 피부 접촉으로는
감염이 되지 않네만.

 

수녀님들이 무척 꼼꼼하시거든.

 

- 감염되지 않는다면 굳이 이럴필요까진 없을텐데요.
- 맞네, 그래도 저분들이 여간 까탈스러운게 아니라서.

 

- 그렇다면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희는 이런 장갑 필요없어요.
-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나중에 수녀님한테 걸리더라도 난 모르는걸세.

 

상자 챙겨오게.
이쪽일세.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산 파블로에 잘 오셨어요.
- 고맙습니다.
- 이 곳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 파파 카릴리토라고 합니다, 뭐든 말씀만 하세요
- 네미시오 레이나 입니다.

 

- 에르네스토 게바라 입니다.
- 전 알베르토 그라나도 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선생님, 혹시 이곳의 규칙 말씀안하셨어요?

 

반갑습니다.

 

- 돈 네미시오씨, 만나서 반갑습니다.

 

파파 카릴리토씨가 이곳의 대표라네.
여긴 아르헨티나에서 온 의사분들이고.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다음에 또 뵙죠.

 

정말 좋은분들 이야.

 

베르시아니 박사님, 이제 막 오신 분들인데
규칙을 어기고 본인들이 하고싶은대로 하는것 같군요.

 

알베르토 수녀님, 이 분들은 각각 코르도바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많은 경력을 쌓았습니다.

 

그런 분들이 이곳에 와서 함부로 규율을 어기고
행동해도 되는지 묻고싶네요.

 

이 얘긴 나중에 따로 하면 어떨까요?

 

고맙습니다, 수녀님. 참 이해심이 많으세요.

 

저 분이 원장 수녀님이세요.

 

이곳이 식당이네.

 

수녀님들이 일요일마다 점심식사 준비를 해주시지,
하지만 반드시 미사에 참석을 해야만 해.

 

안타깝게도 이 곳 환자들의 대부분은
가족에 의지할 수 없거나 직장에서 해고된 사람들이라는 거야.

 

그래서 그들은 집도 짓고, 농사도 짓고 가축도 돌보며
새 삶에 적응하려고 노력하지.

 

- 선생님, 안녕하세요?
- 실비아는 어떤가?

 

- 수술을 안받겠다고 하네요.
- 그래? 그럼 내가 한번 가보지.

 

실비아는 꽤 다루기 힘든 환자라네.
만약에 팔꿈치 수술을 안받으면 팔을 잃게될지도 몰라.

 

잘있었나, 실비아?

 

아직 어리군요.

 

제가 들어가서 얘기 좀 해봐도 될까요?

 

그러게나.

 

좀 앉을께요.

 

팔이 아프다구요?

 

어디 안좋으세요?

 

폐가 좀 안좋아요.

 

안됐네요.

 

그렇지도 않아요. 덕분에 군 면제도 받아서

 

남들보다 시간을 아낄 수 있었죠.

 

그래서 의사가 되신거군요?
몸이 아파서.

 

그런셈이죠.
태어나서 처음 배운 단어도 주사였데요.

 

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시간낭비하지 마세요.
- 네?

 

삶은 고통이니까요.

 

네 아주 엿같죠, 매순간 숨쉬기 위해 싸워야하니까요.
매순간 숨쉬기 위해.

 

푸세, 박사님께서 카라카스에 있는 카보 블랑코스 병원에
추천서를 써주시겠데. 어떻게 생각해?

 

잘됐네.

 

그렇지?
그런데 왜그래, 푸세?

 

- 저기 강물 본 적 있어?
- 물론이지.

 

저 강물이 건강한 사람들과 병자를 갈라놓고 있어.

 

그래.

 

그래, 그렇게요.
조금만 참으세요.

 

괜찮죠?

 

메스.

 

괞찮아요, 내 눈을 봐요.

 

됐어. 신경이 튀어 나왔어.

 

꽤나 굵어.

 

집에 동생들이 있어요, 셀라, 안나 마리아,
로베르토, 그리고 후안 마르틴.

 

내가 제일 보고싶어하는 사람들이예요, 우리 어머니도요.

 

제때에 이야기 하셨어야죠.

 

- 최근에 축구좀 하셨어요?
- 아니, 최근에는 안했어.

 

다음번에 하실때는 꼭 신을 신으세요.
저도 꼭 부르시고요.

 

그렇게 할께.

 

이겨라, 이겨라.

 

북팀 이겨라!
저기 저쪽을 막아.

 

나가, 나가!

 

거기 몰리지 말고!

 

쟤 막아!
앞쪽으로.

 

골인이다!

 

이봐 뚱보, 우리가 이겼어. 어떡하냐?

 

젠장할.

 

저기요, 수녀님.

 

왜 우리는 밥 안주세요?

 

샌 알베르토 수녀님은 매우 철저하셔서
미사에 참석 안하시면 식사를 하실수가 없어요.

 

- 뭐라고?
- 미사에 안갔다고 밥을 안주겠대.

 

- 누가 그래?
- 알베르토 수녀님이.

 

- 수녀님.
- 네?

 

- 밥좀 주세요.
- 저희도 배고파요.

 

- 두 분 미사에 참석 안하셨죠?
- 네.

 

영혼은 굶으면서 육체만 살찌우겠다고요?

 

- 밥을 굶는것은 비성서적이라 생각해요.
- 맞아요, 예수님이라면 이렇게 하시진 않았을 거예요.

 

이 곳에는 정해진 규칙이 있어요.
그리고 여기에는 누구도 예외가 없어요.

 

- 난 그런 규칙 본적도 없는데.
- 누가아니래. 다른데 가서 찾아보자.

 

드세요.

 

훔쳤어요?

 

- 네.
- 고마워요.

 

- 알베르토씨도 훔쳐오셨어요?
- 네.

 

정말 고맙습니다.

 

- 이 강 수심이 깊은가요?
- 네.

 

- 마테차 좀 줄까?
- 됐어, 괜찮아.

 

뭐야?

 

카라카스에서 온 거 같은데?

 

잘됐다!
정말 잘됐어, 그치?

 

- 받아들여야 되나?
- 내가 뭐라고 말할거같애?

 

이젠 정착할때가 됐나봐.

 

그래, 안정된 직업도 생기고, 여자친구도 만들고...

 

배짱도 생기고.

 

넌? 학교로 돌아가서 졸업할거니?

 

잘 모르겠어.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가게된다면
그렇게 해야지.

 

다음주면 너도 이제 24살이야, 푸세.

 

이제 나도 앞날을 좀 생각해야겠지?

 

페루, 산 파블로.

 

저 수녀님 춤솜씨가 대단한데요?
저도 저렇게 추고 싶어요.

 

아뇨, 전 춤 잘 못춰요.

 

수고하셨어요.

 

- 잘하네.
- 진짜 신난다.

 

잘 들어봐, 이 탱고는 치치나의 삼촌이
미라바에서 연주하던거야.

 

- 아, 맞네. 이거 괜찮은데.
- 기억나?
- 응, 그래.

 

- 춤은 어떻게 추는지 알아?
- 이번 건 좀 빨라.

 

- 어쨌든 춤 출줄 아는거 맞네.
- 저기 너랑 춤추고 싶어하는 아가씨가 있어.

 

- 한 번 물어볼까?
- 기회는 지나가면 쉽게 돌아오지 않는거야.

 

가봐, 가봐.

 

저랑 춤 한 번 추시겠어요?

 

- 춤 출줄 아세요?
- 네.

 

이번것은 좀 빠르답니다.

 

땡겨봐, 에르네스토!

 

탱고인줄 아셨어요?

 

맘보, 맘보, 맘보.

 

생일축하 합니다, 생일축하 합니다.

 

사랑하는 에르네소, 생일축하 합니다.

 

자, 푸세. 소원을 빌어.

 

여러분, 잠시만 주목해 주세요.

 

내 생각엔 이번이 에르네스토와 알베르토에게
우리가 얼마나 고마워 하는지 말해줄 좋은 기회 같군요.

 

이곳에 와서 지난 3주간 보여준 산 파블로의
환자들을 항햔 헌신과 열정에 한 없이 감사를 표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가 작은 깜짝파티를 준비했습니다.

 

내일 자네들의 여행에 도움을 줄 뗏목을 하나 증정할걸세.

 

그리고 그것의 이름도 지었다네.
오늘 밤에 추었던 춤의 이름을 따서 "맘보 탱고"호 라고.

 

감사합니다.

 

한마디, 한마디!

 

틀에 박힌 말보단 더 특별한 뭔가로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만,

 

여행자로써 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건 말뿐이군요.

 

하지만 감사의 모든 말로 제 마음을 표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은 저를 잘 모르는데도 형제, 가족처럼 제 생일을
축하해주셨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페루를 떠나니 작별의 인사를 고해야겠군요.

 

저희를 돌봐주신 이 나라 모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몇 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는데,

 

춤은 아니니까 걱정마세요.

 

비록 우리가 이런말을 하기에는
한없이 부족한 사람들일 테지만

 

이번 여행에서 아메리카 대륙의
실체없는 분열과 불확실한 국가 정체성은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자리를 빌어 우리가 단일한 민족으로써

 

편협한 지역주의를 탈피하는 한편,

 

아메리카 대륙과 페루의 연합을 위해 다같이 건배합니다.

 

건배!

 

왜그래?

 

배가 어디있지?

 

몰라.

 

저쪽에 생일파티 하러 갈거야.

 

그래, 내일 날 밝으면 배찾아서 건너가자.

 

- 싫어, 지금.
- 지금은 안돼.

 

- 내일은 내 생일이 아니잖아.
- 그렇지만 지금 가는건 정신나간 짓이야.

 

한밤중에 어딜 가겠다는거야.
강물속에 악어가 통째로 삼키면 어쩌려구.

 

형, 여행하는동안 우리가 몇 번이나 그렇게 신중했었어?
막막해 보였지만 봐, 여기까지 왔잖아?

 

- 그렇지만 이번 건 달라, 푸세.
- 뭐가?

 

이번엔 내가 널 구하지 못할테니까.
내가 강물에서 도무지 널 구할 방법이 없잖아.

 

형은 언제나 나와 함께였잖아, 가자.

 

에라이 천하의 무대뽀 자식아.
생각해봐, 니네 엄마가 날 가만 안놔둘거야.

 

푸세, 돌아와!.
에르네스토, 말 들어!

 

개자식아!

 

돌아오라니까, 이 망할자식아!

 

말 좀 들어라 자식아!

 

- 대체 무슨 일인가?
- 저 망할 자식이 글쎄 강을 건너겠데요.

 

- 뭐?
- 여긴 건넌사람이 있나요?

 

아니, 한명도 없네.

 

에르네스토, 돌아와! 염병할!

 

- 이보게, 자네 친구말 듣게!
- 소용 없어요.

 

- 돌아오지 못해!
- 말좀 들어 에르네스토!

 

- 왜그래요?
- 저게 뭐지?

 

물살이 점점 세지고 있어요.

 

- 왜들 호들갑이야?
- 저 미친놈이 강을 건너고 있어요, 돌아와 임마!

 

- 에르네스토 잖아.
- 이리로 헤엄쳐 오고 있네요.

 

저기 와요.

 

- 꽤 힘들어 보여요.
- 넌 할수 있어, 에르네스토!

 

거의 다 왔어요.

 

힘내요, 힘내, 에르네스토.

 

건넜네.
저 미친놈이 해내고 말았어요!

 

해냈어요, 해냈다구요!

 

내가 그럴줄 알았어요.

 

망할 자식!

 

보고싶을거예요, 건강하셔야 돼요.

 

- 카를리토 아저씨가 무척 아쉬워 하셔.
- 건강하세요.

 

- 행운을 비네.
- 보고싶을 거예요.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요.

 

- 건강하세요.
- 여러분도요.

 

잘가게.

 

- 안녕히 계세요, 마우로씨.
- 평생 잊지못할걸세.

 

콜롬비아, 레티시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있잖아, 네가 그때 한마디 했던거 떠올려 봤는데
그 빌어먹을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안나.

 

- 그럴 수 있지 뭐.
- 그래.

 

아직 기회는 있어, 이다음에
카보 블랑코에서 나하고 같이 일하자, 응?

 

졸업하고 와, 기다리고 있을께.

 

글쎄.

 

잘 모르겠어.

 

형, 지난 여행기간동안 생각을 좀 했어.

 

시간도 걸리고 쉽지도 않은 어떤 일에 대해서.

 

무모한 일이겠지?

 

서둘러요, 출발시간 다 됐어요!

 

자, 여기, 이거 받아.

 

네꺼야.

 

아냐, 형꺼야.

 

나 갈께.

 

편지할께, 알았지?

 

푸세...

 

할말이 있는데.

 

사실 내 생일은 4월 2일이 아니라, 8월 8일이야.
그냥 여행 때문에 거짓말 했어.

 

- 알고 있었어.
- 뭐? 이런 망할자식.

 

또봐.

 

그래, 또 보자.

 

이건 영웅적인 인간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단지 공통된 꿈과 열망으로 가득차 있던
두 사람의 이야기이다.

 

꿈이 지극히 편협되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경솔하게 끝나는 것은 아닌지.

 

{\i1}Were our conclusions too rigid?{\i}

 

그럴지도.

 

이 번 여행은 내 생각 이상으로 많은것을 변화시켰다. has changed me more than i thought{\i}

 

난...

 

더 이상 내가 아니다.

 

적어도 이전의 내 모습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