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

 

여보세요?

 

네?

 

난 오늘 비번이잖아요

 

2시에 하키 게임도
있다구요

 

랜들한테 전화해봐요

 

피곤해 죽겠다구요!

 

어젯밤에도 내가
문 닫았단 말이에요, 젠장

 

언제 올 건데요, 12시?

 

12시에 오겠다구요?
어디로?

 

12시까지 오겠다고
맹세하면 갈게요

 

12시 땡하면 나갈 거예요

 

'영업하고 있습니다'

 

'비방'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 여기서 마셔도 되나?
- 물론이죠, 드세요

 

- 장사해요?
- 네

 

- 담배 한 갑 줘요
- 진심이야?

 

- 진심이라뇨?
- 진심이냐구?

 

- 뭐가요?
- 정말로 그 담배를 사고 싶어?

 

- 진짜로 묻는 거예요?
- 담배 피운 지 얼마나 됐지?

 

- 설문 조사하는 거예요?
- 언제부터 흡연을 했냐구?

 

몰라요,
열세 살 때쯤부터?

 

열세 살...
자네 열아홉, 스무 살쯤 되나?

 

이게 뭐예요?

 

자네 폐야, 내 나이쯤 되면
폐가 이렇게 될 거야

 

- 괜히 겁주지 말아요
- 괜히 겁준다고?

 

- 자...
- 뭐죠?

 

후두암에 걸리게 되면
목에 그 링을 달아야 해

 

60살 먹은 노인 목에서
나온 거야

 

그는 죽는 날까지
담배를 피웠지

 

- 여기다 꽂고 피우곤 했어
- 손님, 죄송하지만...

 

자네도 그렇게 될 거야
폐는 딱딱하게 굳고

 

목에 난 구멍으로 담배를
피우겠지, 그걸 원해?

 

- 이미 늦었다면, 뭐...
- 아직 늦지 않았어

 

담배는 다시 놓고
대신 껌을 씹어봐

 

- 자, 츌리스 껌을 씹어봐
- 담배랑 차원이 다르잖아요

 

담배보다 쌀 뿐 아니라
이렇게 되는 걸 막아줘

 

끔찍해라!

 

암을 제거한 폐의 사진이지
가져!

 

- 그냥 껌 살래요
- 55센트요

 

현명한 선택이야
지금부터 그런 습관을 들여

 

커피를 드시려거든
밖에 나가서 드시죠?

 

난 여기서 마시고 싶어

 

여기서 계속 드시려거든
손님들 귀찮게 하지 마세요

 

좋아, 그 점은 사과할게

 

- 담배요, 이게 뭐예요?
- 이거?

 

담배 피운 지
얼마나 됐지?

 

엿 좀 먹이자!

 

'제이와 사일런트 밥'

 

오늘 기분 죽인다!
돈이 좀 들어올 거야

 

그 다음엔 파티에 가서
여자애들을 건지는 거야

 

재미를 실컷 봐야지
움직이는 건 다 오라고 해!

 

뭘 쳐다봐?
아작을 내줄까보다

 

저 자식, 나한테
10달러 빚지지 않았냐?

 

오늘밤에 오줌을 지릴 정도로
저 자식을 혼내줄까?

 

저 자식이 뭘 사려고 하면 말해
가방 속에 똥이나 싸주게

 

왜 그래, 자기?
이 창녀야!

 

밥, 넌 진짜 무뚝뚝해
귀여워 죽겠다니까

 

널 쓰러뜨려서
빨아줄까?

 

딴 놈들까지 불러서 널
서커스 물개처럼 만들 수도 있어

 

너, 호모라도 돼?
난 남자 싫어, 여자가 좋다구!

 

왜, 곰탱이 아담스?

 

모두들 일주일에 담뱃값으로
2.30달러는 쓰죠?

 

- 네
- 40달러

 

- 53달러
- 일주일에 53달러나?

 

자기를 죽여달라고
매주 그 거금을 써요?

 

흡연의 자유랍시고 여러분이
하는 일이 바로 그거예요!

 

어차피 언젠간 죽잖아요

 

그런 생각 때문에 암을 조장하는
기업들이 번창하는 거예요

 

물론 우린 언젠가는 죽죠
하지만 돈까지 내야 해요?

 

뼈빠지게 번 돈을 카운터에
내던지며 이래야겠소?

 

'이봐요,
죽음의 상인 양반'

 

'내 숨결과 옷을 악취로
찌들게 하고 내 폐를 썩게 할...'

 

- '물건 좀 팔아 주세요'
- 잠깐만요

 

자긴 주어진 일을
할 뿐이라고 변명을 하겠죠

 

주어진 명령에만 복종하는
그런 인간들이 또 있죠!

 

- 누군데요?
- 바로 나치예요!

 

- 맞아...
- 나쁜 자식들

 

나치는 지구상의 모든 나라들을
파괴했죠, 마치 담배처럼요!

 

- 그만 가주시죠
- 내가 가길 바라는군, 왜지?

 

누가 그러라고 시켰나?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자가 오면 내쫓으라고?

 

그러게...

 

당신이 여기 죽치고 있으면서
영업을 방해하고 있잖아요

 

방해라고?
방해가 되는 건 자네야!

 

받아! 이젠 나도 손님이야
츌리스 껌을 사겠어

 

나도 다른 손님들과
얘기를 나누는 어엿한 손님이야

 

- 옳소
- 엿이나 먹어라

 

저 친구는 겁먹은 거예요!

 

우리가 장난이 아니란 것과
변화의 기운을 감지한 거예요!

 

자넨 암적인 존재야
영원히 매장시켜 주겠어!

 

영원히!
이 암 상인아!

 

암 상인! 암 상인!

 

누가 주동자야?

 

저 남자요

 

꼼짝 마!

 

신분증 같은거 내놔봐
천천히!

 

- 츌리스 껌 대표?
- 츌리스?

 

반흡연 감정을 일으켜서
껌 하나 더 팔려는 속셈이었나?

 

당장 꺼져!

 

댁들은 할 일도 없어?
가서 볼일들이나 봐

 

인형처럼 끌려다니다니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죄없는 사람한테 담배 던지기 전에
자기부터 돌아보라구!

 

담배 한 갑 줘요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거 아냐?

 

담배 세례를 받다니
평생 이런 모욕은 처음이야

 

- 불붙인 담배는 아니었잖아
- 젠장, 여기가 정말 싫어!

 

그럼 관둬, 어차피
학교에 가야 하잖아

 

베로니카, 난 지금
설교 들을 기분 아니야

 

그렇게 싫으면
때려치우란 얘기야

 

- 더구나 난 비번이었다구!
- 알아

 

네 집에 들렀더니 6시쯤에
나갔다고 하시더라

 

딴 애가 병이 났다잖아

 

- 2시에 하키 게임이 있잖아?
- 응

 

잠을 설쳤으니
하키도 죽을 쓰게 생겼어

 

- 그럼 나오기 싫다고 하지?
- 12시까지만 있을 거야

 

그 뒤엔 몰라
사장이 그때까진 온대

 

- 햇빛 들어오게 셔터 좀 올려
- 누가 자물쇠에 껌을 붙여놨어

 

- 말도 안 돼
- 동네 건달들 짓일 거야

 

돈은 카운터에 놓아주세요

 

거스름돈은 양심적으로
가져가세요

 

- 감사합니다!
- 카운터에 얼마나 놔뒀어?

 

동전 3달러어치랑
1달러 지폐 2장

 

아침 시간대엔
커피나 신문만 사가거든

 

- 너무 믿는 거 아냐?
- 무슨 뜻이야?

 

사람들이 제대로 계산을
하고 갈지 어떻게 알아?

 

주위에 아무도 없는
카운터에서 돈을 보면

 

대부분 감시당한다고 생각해

 

정직에 대한
편집증이 있군

 

근데 웬 구두약 냄새야?

 

밖의 글씨를 구두약으로 썼거든
냄새가 없어지질 않네

 

- 우리가 여기 있는 게 보일까?
- 왜, 섹스라도 하려구?

 

- 그럴까?
- 진심이야?

 

- 농담이야
- 하긴 날 만족시킬 수도 없지

 

- 전형적인 남성 중심의 사고야
- 그걸 어떻게 알아?

 

성적으로 조금만 능숙해도
자기가 신인 줄 알지

 

- 여자의 역할은 뭔데?
- 여자?

 

여자의 역할은 다 똑같아
그냥 그 자리에 있을 뿐이지

 

그냥 있는다구?

 

남자에게 절정을 선사하는 건
대수로운 게 아냐

 

축축한 곳에 깊이 집어넣고
빼내기를 반복하면 끝이지

 

아주 우쭐하시네

 

여자를 절정에 이르게 하는 건
도전적인 임무지

 

그렇게 생각해?

 

어떤 여자든 남자를
절정으로 이끌 수 있어

 

하지만 여자를 그렇게
만드는 건 재능이지

 

- 나 너랑 연애하는 거 맞아?
- 왜?

 

모욕적이야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아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구

 

신경을 건드렸군

 

우리 성생활에서 내 역할이
겨우 그 정도인 줄 몰랐어

 

네 얘기가 아니라 보편적인
잣대에 비춰 말한 거야

 

그런 잣대도
만드나 보지?

 

그건 나랑 궁합이 잘 맞는
여자애들을 근거로 한 거야

 

- 몇 명인데?
- 뭐가?

 

같이 잔 여자가
몇 명이냐구

 

그 얘기는 전에
이미 했었잖아

 

어쨌든 기억 안 나
몇 명이야?

 

- 너도 포함해서?
- 그럼 숫자가 하나 늘겠지

 

- 12명
- 12명의 여자들과 잤어?

 

너까지 합치면 그래

 

- 왜 그래?
- 이 짐승!

 

- 왜 때려?
- 난 몇 명이랑 잤을 것 같아?

 

네 말 듣고
나도 널 때리라고?

 

- 3명이야
- 3명?

 

셋이야, 너도 포함해서

 

- 겨우 3명밖에 안 돼?
- 난 너 같은 짐승이 아냐

 

- 누구?
- 너!

 

- 나머지 남자애들이 누구냐고
- 존 프랜신이랑 롭 스탠슬릭

 

그러니까 넌
짐승같다는 거야

 

남자들은 정말 구역질나
좋다고만 하면 뭐든 안 가릴걸

 

- 동물, 광물, 아니면 식물?
- 식물은 식물인간이란 뜻이야

 

그들은 최소한의
몸부림은 쳐

 

어쨌든 날 놀라게 했으니
부탁 하나 들어줘

 

뭔데?

 

- 월요일에 나랑 갈 데가 있어
- 어딜?

 

학교에서 복학에 대한
설명회가 있어

 

그 얘기 좀
안 할 수 없어?

 

내겐 중요한 일이야

 

네 잠재력을
이런 구덩이에서 썩히지 마

 

- 난 네가 복학했으면 좋겠어
- 그만 해, 머리 깨지겠다

 

- 왜 일어나고 난리야?
- 너와 달리 난 곧 수업이 있어

 

- 윌리엄!
- 로니, 잘 지냈어?

 

여기서 일해?

 

아니, 남자 친구
만나러 왔어

 

단테, 여긴 윌리엄 블랙이야
여긴 내 남자 친구 단테 힉스

 

- 안녕, 소다만 살 거야?
- 담배도 한 갑 줘

 

지금은 어디서 지내?
여전히 시튼홀에 있니?

 

올해 몽마우스로 옮겼어
남자 친구 자주 만나려구

 

정말 멋지다

 

아직도 실번이랑 만나?

 

월요일에 만났었어
우린 지금도 주말마다 만나

 

그거 잘됐다

 

두 잉꼬새들, 잘 있어

 

그래, 잘 가

 

- 쟤 별명이 '스노우볼'이야
- 왜 그렇게 부르는데?

 

실번이 지어낸 건데
오럴섹스의 일종이야

 

무슨 소리야?

 

쟨 오럴섹스 뒤 키스하면서
자기 입에 뱉어주는 걸 좋아해

 

그게 스노우볼이야

 

- 그런 걸 요구한다구?
- 그 애는 그러면서 사정해

 

- 실번은 못하는 말이 없다니까
- 그게 무슨 소리야?

 

실번이 윌리엄에게
스노우볼을 해줬다면서

 

- 실번이? 아냐, 내가 했어
- 어련하시겠어

 

진짜라니까

 

- 네가 저놈의 물건을 빨았어?
- 그래, 아니면 내가...

 

딱 3명하고만 섹스했댔잖아!
저놈은 들먹인 적 없어

 

- 쟤랑은 섹스 안 했어
- 저놈의 물건을 빨았다며!

 

섹스는 절대로 안 했어
장난을 좀 했을 뿐이지

 

맙소사, 왜 딱 3명하고만
섹스했다고 한 거야?

 

정말 3명하고만
섹스를 했으니까

 

- 그냥 데이트야 더 했지
- 이럴 수가, 구역질 나

 

미안해, 난 네가
이해한 줄 알았어

 

그래, 이해했어

 

네가 3명의 남자와
잤다는 걸 말이야!

 

- 제발 좀 진정해
- 몇 명이야?

 

- 단테, 그냥 넘어가자!
- 대체 몇 놈이랑 그랬어?

 

- 몇 놈이냐구!
- 얘기할 테니 조용히 좀 해!

 

네 얘기 들었을 때
난 이렇게 펄펄 뛰진 않았어!

 

이건 그것과 달라
더 중요해, 몇 명이야?

 

어서?

 

대강... 36명

 

- 뭐? 대강 36명?
- 목소리 낮춰

 

그게 무슨 소리야, 대강 36명?
날 포함한 숫자야?

 

- 그럼 37명...
- 내가 37번째라구?

 

- 수업 들어가야 해
- 말도 안 돼

 

37개래요! 내 여자 친구가
36개의 물건을 빨았대요

 

연달아서요?

 

- 어디 가?
- 잘 들어, 얼간아

 

넌 오늘까지 내가 몇 명이랑
잤든 전혀 관심도 없었잖아

 

게다가 난 누구처럼 12명이랑
놀아나거나 하진 않았어!

 

- 엄청나게 많은 물건을 빨았지
- 그래, 몇 명과 그런 짓을 했어

 

- 겨우 몇 명?
- 그 중 맨 마지막이 너지

 

그건 우리가 만난 뒤 내가
너에게 충실했단 증거야

 

다른 남자애들한테 비해서!
불만 있으면 말해

 

창녀 보듯 하지마, 나 만나기
전에 너도 무지 바빴을 테니까

 

왜 그랬어? 왜 보통 하듯이
잠만 자지 않았냐구!

 

섹스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니까!

 

난 누군가를 좋아하면
얼마 안 가서 같이 자

 

하지만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하고만 잤어

 

- 구역질이 나
- 난 널 사랑한다구!

 

너랑 키스할 때마다
36놈의 냄새가 날 것 같아

 

학교에 가야 해, 다시 볼 땐
이성을 되찾길 바래

 

- 내가 37번째야! 도저히...
- 잘 있어, 단테!

 

주차장 지나면서
다른 물건 빨 생각 하지마!

 

이봐, 당신!
이리 와요!

 

'랜들'

 

저 비디오점이 11시에
여는 줄 알고 있는데

 

벌써 11시 20분이야

 

두 번이나 전화해 봤어요
곧 올 거예요

 

그게 뭐 대단한 일도
아니잖아

 

난 의자에 앉아 TV를 보는 데
기꺼히 돈을 내

 

그런데 어느날 갔더니
그 개자식이 자고 있더군

 

- 절대 안 잤을 거예요
- 내가 거짓말 한다는 거야?

 

내가 거짓말쟁이냐구!

 

아뇨, 아마 눈의 피로를
풀고 있었겠죠

 

눈의 피로를 풀어?
웬 뚱딴지 같은 소리야?

 

항공 교통 정리요원이라도
된다는 거야?

 

그게 랜들의
야간 직업이에요

 

똑똑한 놈이 여기 또 있었군
계속 지껄여봐

 

그러니까 이런 편의점에서
돈이나 거슬러 주고 있지

 

난 여기서 서성거리면서
그 개자식 기다릴 시간 없어

 

그놈한테 확실히 얘기해

 

번호는 812번이고
내 이름은 위나스키야

 

밤에 영화 좀
보려고 했지

 

영화 제목을 말씀해 주시면
테이프를 챙겨놓을 거예요

 

헛수고야, '빅 초이스'
비디오점에 갈 테니까

 

열쇠를 놓고 가셨네!

 

- 직원이 아직 안 왔어요
- 11시 30분이 다 됐는데요?

 

난 11 시부터 기다렸어요

 

난 비디오 못 빌릴 때가
제일 싫더라!

 

'빅 초이스'에 갈 수도 있었지만
내가 찾는 영화가 여기 있거든요

 

- 뭔데요?
- '치과 학교'

 

당신도요?
나도 그 영화 빌리러 왔는데

 

- 내가 먼저예요
- 누가 그래요?

 

내가요, 30분이나 기다리고
있었으니 내가 먼저죠

 

그렇겐 안 될걸요
그 영화는 내 거예요

 

웃기지 말아요

 

당신이 그 비디오를
못 빌린다는 데 20달러 걸죠

 

- 20달러?
- 20달러!

 

좋아요

 

늦었다

 

- 네가 지금 웬일이야?
- 아더가 아파서 호출됐어

 

- 셔터는 왜 내렸어?
- 누가 자물쇠에 껌을 붙여놨어

 

- 동네 건달들 짓일 거야
- 나도 그렇게 생각해

 

네가 나온 줄 알았으면
좀 늦게 오는 건데

 

- 웬 구두약 냄새야?
- 가게 문이나 열어

 

- 혹시 열쇠꾸러미 못 봤나?
- 노닥거릴 시간 없는데요

 

망할 자식들

 

'구문'

 

방금 몇 놈이 와서
연체료를 안 내겠대

 

어제 가게가 2시간 동안
잠겨 있었다나?

 

- 내가 회원증을 찢어버렸어
- 권력남용이야

 

난 지배계급의 철학을 신봉해
특히 내가 권력자가 된 후론

 

- 뭐 마실래? 내가 살게
- 생각 없어

 

새벽에 누구랑 통화한 거야?
30분 동안이나 전화했었어

 

- 왜?
- 네 차 좀 쓰려고 했지

 

스낵 케이크!

 

- 알고 싶지 않을걸
- 요새도 케이틀린한테 전화해?

 

- 걔가 나한테 한 거야
- 베로니카한테는 말했어?

 

하루에 한 번
싸우는 걸로 족해

 

- 왜 싸웠는데?
- 우린 쓸데없는 일로 안 싸워

 

베로니카는 내가 복학해서
방향을 잡았으면 해

 

가장 주된 싸움의 원인은
'케이틀린 브리'일걸

 

- 맞아
- 충고 하나 하자

 

케이틀린은 과거야, 그만 잊어
베로니카와 얼마나 됐지?

 

- 7개월
- 걔가 너한테 뿅 갔구나

 

- 케이틀린과는 얼마 사귀었지?
- 5년

 

여자애들은 널 바보로 만들 뿐이야
걔가 몇 번이나 한눈을 팔았지?

 

- 여덟 번 반
- 여덟 번 반?

 

졸업반 때, 존의 집 파티에서
걔 침실에 뻗어버렸었거든

 

근데 케이틀린이 들어와
날 덮치더라구

 

- 그게 한눈 판 거라구?
- 도중에 날 브래드라고 불렀어

 

- 널 브래드라고 불렀다구?
- 그래, 브래드

 

그게 뭐? 사람들은 섹스 도중에
거지 같은 말을 잘한다구

 

나도 여자애를 '엄마'라고
불렀었어

 

불을 켜자 경악하더라구, 내가
브래드 마이클슨인 줄 안 거지

 

무슨 소리야?

 

브래드를 만나기로 했었는데
방을 잘못 찾은 거였어

 

- 걘 내가 파티에 온 줄도 몰랐어
- 저런

 

- 굉장한 얘기지?
- 너무 심했다

 

그 때 브래드랑 같이 있었던
애가 누군지 알아?

 

- 너희 엄마?
- 앨런 해리스야

 

체스팀의 앨런 해리스?

 

그 둘은 같이 아이다호로 가서
양을 키우고 있대

 

- 끔찍하다
- 세상은 늘 변하고 있어

 

그런 일을 겪은 후에
나 같으면 정 떨어졌을 거다

 

걘 네 생활방식까지
비정상적으로 몰고 갔다구

 

- 우리 관계엔 좋은 점도 많았어
- 그래?

 

그런 것 빼면 우린 멋진 짝이었지
고등학교란 게 그렇잖아

 

대수학, 형편없는 점심
그리고 배신행위

 

이번엔 다를 거란 말이야?

 

다르지, 케이틀린은
딴 사람이 되어 있었어

 

겁에 질려 있더라구

 

대학을 마치고 이제 진짜 세상에
들어간대, 당연히 두렵겠지

 

- 참, 비디오 주문해야지!
- 나 혼자 떠들었군

 

- 듣고 있어, 대학을 나와서...
- 도움을 청하고 있어

 

우리의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올라갈 거라고 봐

 

베로니카는 어쩌고?

 

자꾸 싸우는 게 끝내고 싶은
무의식적인 욕망의 표시 같아

 

난 케이틀린과 더 의미있는
관계를 가질 수 있어

 

- 케이틀린도 같은 생각이야?
- 아마 그럴걸

 

- 너희 넷이 한번 얘기 좀 해라
- 왜 넷이야?

 

너, 베로니카, 케이틀린...
그리고 케이틀린의 약혼자

 

- 테이프를 팔기도 해요?
- 네, 뭘 찾으시는데요?

 

- '우리 아빠는 영웅'
- 잠깐만요

 

비디오를 주문하려던 참이니까
그 테이프가 있나 확인해 볼게요

 

- 제목이 뭐라구요?
- '우리 아빠는 영웅'

 

- '우리 아빠는...'
- 애가 무척 좋아하죠

 

그런 것 같네요

 

'RST 비디오'인데요
고객 번호는 4352예요

 

비디오 주문하려구요

 

제목을 불러 드릴게요

 

'바람 속의 속삭임'
'뜨거운 정사'

 

'색다르게 해봐요'
'관계 후엔 깨끗이'

 

'유방과의 관계 8편'
'당신이 필요해'

 

'엉덩이를 찾아서'
'말뚝같은 남자'

 

'깨끗하게 해줘요 3편'
'벌거벗은 창녀들'

 

'양말신고 해주렴'
'아이린, 어서와'

 

'엄청난 검은 그것'
'진주빛 액체'

 

'그것을 기다리는 여자'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

 

'외로운 남자 2: KY 커넥션'
'분홍빛 삼각지대'

 

그리고... '모든 구멍이
딱딱한 XX로 채워져 있다'

 

네! 잠깐만요
영화 제목이 뭐라구요?

 

네, 오늘 판에 오타가
있는 게 아닌가 해서요

 

오늘 거요

 

'브리, 동양인 디자이너와
결혼하다' 라고 써 있거든요

 

아니, 철자는 다 괜찮아요

 

인쇄가 잘못 된 건
아닌가 해서요

 

글쎄요, 그러니까 인쇄상의
오작동이나 뭐 그런 거요

 

이름이 '케이틀린 브래이'거나
e가 하나 뿐인 '브리'일 수 있죠

 

전 그냥 호기심
많은 독자예요

 

케이틀린의
옛 남자 친구예요

 

자주 얘길 했었는데
약혼 얘기는 금시초문이거든요

 

그래서 잘못 인쇄된 게
아닌가 하구요

 

정말입니까? 거기 프린터가
나쁠 수도 있죠

 

그러니까 그녀와 딱 한번
데이트 했다가 차인 남자가

 

복수하려고 가짜 기사를
신문에 흘렸을 수도 있다구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그 계집애가 사촌이라도
오늘 밤 다시 끝장을 내주겠어

 

- 이게 누구야! 진공 청소기!
- 여기서 뭐 해?

 

- 밥과 밥의 친척이랑 얘기 중이야
- 친척이라구?

 

- 저 친구도 러시아에서 왔대
- 설마, 러시아 어디?

 

몰라, 내가 쟤 자서전이라도
본 줄 알아?

 

오르프,
러시아 어디서 왔어?

 

- 모스크바
- 러시아어밖에 못 해?

 

영어를 좀 하긴 하는데
유창하진 않아

 

- 여기 산대?
- 이번 주에 큰 도시로 이사 가

 

- 헤비메탈 가수가 꿈이래
- 그럴 리가

 

정말이야, 오르프 메탈

 

저게 내세울 얼굴 표정이야
오르프, 여자 괜찮아?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 뭐래?
- 나도 몰라, 정말 물건인 친구야

 

정말 메탈을 연주하고 싶대?

 

응, 자기 밴드도 있대
이름이 '엿먹어, 양키 청바지'래

 

메탈그룹 같지 않아

 

쟤가 부르는 노래를 들어봐야 해
오르프, '전사' 좀 불러봐

 

- 빨리 불러봐!
- 노래는 어디 말로 불러?

 

영어로, 어서 불러보라니까
여자들이 좋아할 거야

 

잘 봐, 이제 부를 거야
되게 웃겨

 

'내 사랑은 트럭처럼
저돌적이야'

 

'우리 뜨겁게 섹스를 하자'

 

- 진짜 웃긴다
- '섹스를 하자'고 했어?

 

'내 사랑은 시계처럼
똑딱거려'

 

'나를 세게 빨아줘요'

 

정말 죽여준다

 

잡아당길 테니
카운터를 잡아요

 

평소엔 그냥 쏟아서
먹었었는데...

 

비누칠을 해서 빼야겠어요

 

이런 통에는 경고문을
써놔야 한다니까요, 담배처럼

 

빠질 것 같아요

 

병원에 가야 할 줄 알았는데
고마워요

 

예방 차원에서
이건 제가 버리죠

 

조금 따금거리네

 

충고하는데 손 안 닿는 곳의
감자칩은 그냥 포기하세요

 

고마워요

 

아까 그 기사 정말인가봐
케이틀린이 진짜 결혼한다구

 

- 내가 방금 뭘 봤는지 알아?
- 멍청이의 주먹을 빼내는 거?

 

'제다이의 귀환'을 봤어

 

내 말 못 들었어?
케이틀린이 정말로 결혼한다구

 

넌 '제다이의 귀환'과
'제국의 역습' 중 뭐가 좋아?

 

- '제국의 역습'
- 말도 안 돼

 

'제국의 역습'의
엔딩이 더 나아

 

루크는 손이 잘린 뒤 베이더가
자기 아버지란 걸 알게 되지

 

한 솔로는 얼어붙어 버려
음울하게 끝난단 말이지

 

그러니까 내 말은
인생이 곧 그런 거라구

 

제다이는 모두
인형들 같았어

 

'제다이의 귀환'을 보다가
오늘에서야 깨달은 게 있어

 

그들이 또 다른 죽음의 별을
세우고 있었지?

 

첫 번째 별은 반역자들이
부수기 전엔 완벽하게 돌아갔지

 

루크가 날려버린 거잖아

 

두 번째 별은 건설 도중에
날아가버렸지

 

랜도 커리시안이
대활약했지

 

두 번째 볼 때부터 뭔가가
찜찜하더라구

 

딱 꼬집어 말할 순 없었지만
뭔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게 뭔지 알아냈구나?

 

첫 번째 죽음의 별은
제국군이 지키고 있었어

 

별에 있던 자들은 제국군
성직자들, 제국주의자였지

 

그렇지

 

그러니까 별을 날려버림으로써
악이 응징을 당했지

 

- 두 번째는?
- 완성되지 않은 별이었어

 

- 건설 도중이었다구
- 근데?

 

그런 일을 제국군의 힘만으로
감당하기란 불가능했을 거야

 

난 그런 일을 도급업자들이
맡았을 거 같아

 

배관공, 알루미늄 업자,
기와쟁이...

 

- 제국주의자들 뿐만 아니라?
- 바로 그거야

 

별을 빨리 완성하기 위해
필요하면 누구든 고용했을 거야

 

제국군들이 화장실 만드는
법을 알 거라고 생각해?

 

살인밖에 할 줄 모르지

 

그래서 도급업자들을
끌어들였잖아

 

- 그런데 그게 왜 불만이야?
- 무고한 사람들이 죽게 되잖아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된 거라구

 

네가 기와쟁이인데 조건좋은
정부측 일이 있다고 해봐

 

너한텐 처자식이 딸려 있고
2층짜리 집도 있어

 

조건 좋은 정부 일을
마다하긴 힘들 거야

 

반란군이 모든 걸 초토화시키며
다가오고 있는 데도 말이야

 

넌 이런 걸 원하지 않았어
특별한 정치 성향도 없지

 

그냥 근근이 살아가기에
바쁠 뿐이야

 

방해하고 싶진 않지만
대체 무슨 얘기지?

 

'제다이의 귀환' 끝장면에
대해서요

 

반란군이 죽음의 별을
날려버렸을 때 희생당한 건

 

거기서 일하던 무고한
도급업자들이었을 거래요

 

나도 도급업자야
기와쟁이지

 

'빨리빨리 보수공사'

 

우린 일을 고를 때
정치 성향이 뚜렷이 나타나지

 

- 예를 들면요?
- 3주 전, 보수 의뢰를 받았는데

 

언덕 위의 멋진 집이었어
지붕만 까는 간단한 일이었지

 

하루만에 일을 끝내면
돈을 두 배로 준다더군

 

- 그때 집 주인을 알았어
- 누구 집이었는데요?

 

- 도미니크 밤비노
- 베이비 페이스 밤비노? 그 갱스터?

 

그래! 돈은 좋았지만
너무 위험하더군

 

그래서 친구에게
그 일을 넘겨버렸지

 

- 정치적 성향 때문에 그랬군요
- 맞아!

 

다음 주에는 포시 가족이
그 집을 맡는다더군

 

내 친구는 지붕도 다 깔지
못한 채 총맞아 죽었어

 

그럴 수가

 

난 그런 고객에 대한 위험성을
미리 안 덕분에 살아 남았지

 

그 친구는 운이 없었어

 

죽음의 별에서 일했던 업자들은
위험성을 이미 알고 있었어

 

그들의 죽음은
당사자들 책임이지

 

자고로 여기에 귀기울여야 해
돈지갑이 아니라

 

'변덕'

 

쓸데없는 말만 잔뜩 늘어 놓고
정작 중요한 얘긴 빼놓는다니까

 

이 중에 뭐가 더 괜찮죠?

 

- 이봐요!
- 네?

 

- 둘 중 뭐가 더 낫냐구요?
- 난 영화 안 봐요

 

그럼 이 영화들에 대해
들은 얘기도 없어요?

 

딴 사람들 일엔
관여 안 하는 게 상책이에요

 

이 영화에 대해서 아무 얘기도
못 들었단 말이에요?

 

네!

 

- 그럼 이 두 개는요?
- 둘 다 거지 같아요

 

아까 거랑 똑같은 영화예요
내 말을 전혀 안 듣고 있군요

 

네, 그런 적 없어요

 

- 가게 주인이 이 사실을 알면...
- 난 당신 계략이 맘에 안 들어요

 

- 뭐라구요?
- 날 속이려고 했잖아요

 

내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 걸
지적해 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 기분이 좋길 바래요
- 무슨 기분 말이에요?

 

남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이 없는 법이거든요

 

다신 여기서 비디오를
빌리나 봐라!

 

- 안타까워서 어쩌나
- 엿먹어!

 

이봐! 나야말로
비디오 안 빌려줘!

 

엿먹으라고?

 

웬 여자가 엄청난 말을
하고 갔어

 

- 가만있어 봐
- 여기 있어?

 

저 남자, 달걀들을 전부
헤집고 있어, 벌써 20분째야

 

- 뭘 찾는데?
- 완벽한 달걀 12개를 찾는대

 

- 완벽한 12개?
- 하나하나가 다 완벽해야 한대

 

잘 안 되나본데?

 

바로 봤어
성에 안 차는 상자가 저렇게 많다구

 

서로 섞어보지?

 

- 그 말을 했더니 막 소릴 질렀어
- 뭐라고?

 

기준을 갖는 게 중요하대
요새 사람들은 자존심이 없다나

 

저러는 게 자존심의
표출은 아닐 텐데

 

딱 5분만 더 기다렸다가
경찰을 부를 거야

 

이게 웬 고생이야?
난 오늘 비번이었다구

 

담배 두 갑요

 

- 정말 벙찐다
- 난 전에도 본 적 있어요

 

- 저 남자를 아세요?
- 아뇨, 저 행동을 알아요

 

- 완벽한 달걀을 찾고 있죠?
- 어떻게 알았어요?

 

- 직업이 틀림없이 상담원이에요
- 왜 그렇게 생각하죠?

 

작년에 똑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을 봤거든요

 

그 남자도 30분 동안 앉아서
모든 종류의 검사를 해댔죠

 

왜 관리인을
안 부르느냐니까

 

자주 있는 일이래요
한 주에 두세 번 이상요

 

- 설마요
- 농담 아녜요

 

일명 '쉘 쇼크'라고 하죠
상담원한테만 일어나나 봐요

 

처음엔 호들갑을 떨다가
나중엔 그냥 내버려둔대요

 

법을 어기면 처벌을 받을 거고
사람들한테 피해도 안 주잖아요

 

왜 하필 상담원이죠?

 

당신도 그렇게 의미없는 일을
하면 미쳐버릴걸요?

 

그러고 보니 내 상담원도
도무지 쓸모없어요

 

그렇죠?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해요

 

난 동물들의 인공수정을 위해
손으로 마스터베이션을 해주죠

 

'정화'

 

모든 가격이
'9' 로 끝나는 거 알아?

 

아주 섬뜩하네

 

'지즈마퍼'의 시급이
얼만지 알아?

 

'지즈마퍼'가 뭔데?

 

'누디부스'에서 남자들이
흘린 분비물을 치우는 사람

 

- 누디부스?
- 그래, 누디부스

 

- 한 번도 안 가봤어?
- 안 가봤어

 

굉장한 곳이야

 

부스 안에 들어가면
유리 저편에 여자가 있고

 

- 10달러어치 쇼를 보여주지
- 어떤 종류의 쇼를?

 

네가 상상했던 온갖 괴상한
포즈들을 생각하면 돼

 

이 여자들은 뭐든지 다 해

 

자기 몸의 모든 구멍에 삽입을
해줘, 뚫린 곳은 다!

 

좀 있다가
얘기하면 안 되냐?

 

남자들의 분비물을 깨끗이
치우는 게 '지즈마퍼'의 일이야

 

거의 100% 유리벽에 대고
사정을 한대

 

그런 건 즉시 닦아내지 않으면
흔적이 남지

 

- 이 집엔 다시 안 올 거야
- 뭐라구요?

 

손님 앞에서 그런 더러운 말을
하다니 둘 다 해고감이야!

 

죄송해요, 저희가 너무
얘기에 몰입했어요

 

정말 큰 실수를 했어요
정말 너무 모욕적인 말이었어

 

그게 그렇게 싫었다면
한번 보시지

 

- 그 정도 가지고 왜 난리야?
- 왜 그랬어?

 

저자가 사장한테
다 불어버리면 어쩔 거야?

 

알 게 뭐야?
저 자식은 등신이야

 

여기 오는 사람들은
다 앞뒤가 꽉 막혔어

 

염병할 손님만 없다면
정말 좋은 직장인데

 

- 사장한테 아작나게 생겼네
- 그만 좀 해

 

뜨내기 손님에게만 신경 안 써도
훨씬 편해질 거야

 

왜? 서로 건드리지 않고
잘 지나가는데

 

웃기지 마, 매일같이
열받게 하는 손님들이 있잖아

 

없어

 

입에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 해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봐

 

어서!
누가 널 열받게 해?

 

글쎄, 딱 꼬집어 누구라고
할 순 없어

 

일련의 사람들이 있긴 해

 

- 어디 한번 들어보자
- 우유 아줌마

 

우유 아줌마?

 

가장 최근 날짜를 고르려고
우유통들을 전부 들쑤셔

 

10년이 되도록 상하지 않을
우유통이 있다고 생각하나봐

 

진짜 참을 수 없는 건
비디오 빌리러 오는 인간들이야

 

- 누구?
- 전부 다

 

상습적으로 이불에 오줌을 싸는
6살짜리에게 뭘 보여줘야 할까?

 

신프로 있어요?

 

'신프로'

 

작년에 나온 영화에 나왔던
남자가 나오는 영화 있어요?

 

하나같이 지적인 맛이라곤
전혀 없는 영화들만 골라내지

 

'네이비 실'이다!

 

자기 신발 사이즈보다
IQ가 낮은 사람들만 보는 것 같아

 

그 정도면 양반이야
여기 손님들은 어떤지 들어봐

 

얼음이 없다구? 그럼 이 커피를
뜨거운 채로 먹으란 말이야?

 

그러니까 이게
얼마라구요?

 

'99센트'

 

72년형 핀토 헤치백에
맞는 휠 캡 있어요?

 

미니 트럭커 매거진이다!

 

감정을 드러내니까
기분이 훨씬 낫지?

 

- 아니
- 어째서?

 

케이틀린이 결혼을
하기 때문이지

 

너 정말 일편단심이구나
오직 케이틀린, 케이틀린...

 

베로니카!

 

12시에 집에 간다더니?

 

사장이 아직 안 왔어
수업은 어쩌고?

 

강의가 취소됐어
그래서 네 점심을 챙겨왔어

 

뭔데?

 

잘게 썬 빵과 땅콩 버터
젤리, 그리고 뭘까?

 

- '라자냐'야
- 진짜야?

 

너 정말 멋진 애야

 

진정된 것 같아 보여 기뻐
안녕, 랜들

 

- 37명?
- 그만 해!

 

그래, 진정됐어
행복하진 않지만 견뎌내겠지

 

넌 가게 안 볼 거야?

 

- 랜들한테 말해야 했어?
- 난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했어

 

- 뭐래?
- 자기는 그 명단에 없대

 

그래서 기분이
좀 나아졌어?

 

또 그들 대부분이 내가 모르는
대학놈들일 거라고 하더군

 

그게 바로 '타조 증후군'이야
'보지 못한 건...'

 

- '없는 걸로 생각한다' 맞아
- 이성을 되찾아줘서 고마워

 

- '라자냐' 고마워
- 셔터는 못 올려?

 

응, 열쇠 수리공을 불렀더니
빨라야 내일 아침에나 온대

 

느림보들! 난 1시 30분
수업 들으러 가야 해

 

수업 몇 시에 끝나?

 

8시인데 9시까지
클럽모임이 있어

 

퇴근 시간 맞춰서 올게
커피 마시러 갈 수 있을까?

 

- 물론이지
- 좋아

 

퇴근할 때 봐
'라자냐' 맛있게 먹고

 

'불쾌감'

 

버몬트요?

 

그럴 리가요, 아침에
사장님과 통화했어요

 

몇 시에 떠났다구요?

 

정말 버몬트에 갔어요?
나한테는 누가 말해주고요?

 

정오에 온다고 했다구요!

 

젠장, 언제 돌아오죠?

 

화요일? 지금 나 놀려요?
2시에 하키 게임이 있다구요!

 

셔터는 껌 때문에 안 열리는데
지금 버몬트에 가 있어요?

 

난 오늘 비번이라구요!

 

폐점 때까지
처박혀 있으라구요?

 

정말 대단하군
진짜 말도 안 돼

 

아뇨, 죄송해요
당신에게 그런 게 아녜요

 

네, 알아요

 

아뇨, 괜찮을 거예요

 

달리 방법이 없잖아요?

 

고맙습니다,
끊을게요

 

- 버몬트라고?
- 대체 이게 말이나 돼냐?

 

- 아침에 아무 말 없었어?
- 한마디도! 정말 거지 같네!

 

- 그래서 하루 종일 있어야 해?
- 젠장!

 

- 너 왜 사과했어?
- 뭐?

 

아까 왜 사과했냐구?
널 보면 진짜 열받는다니까

 

나도 알아

 

그게 네 삶의 태도인가보다
언제나 한 발 물러서는 거

 

- 난 물러선 적 없어!
- 언제나 그래

 

오늘처럼 항상 남의 잘못을
떠맡지, 넌 너무 소심해

 

- 진짜 열받는 게 뭔지 알아?
- 네 소심함?

 

- 경기를 놓치게 되는 거야!
- 네가 소심하기 때문이야

 

- 닥쳐! 전혀 도움이 안 되잖아!
- 왜 나한테 난리야?

 

- 미안해
- 봤지? 또 시작이다

 

경기를 놓치다니
믿을 수가 없어

 

그나마 나랑 같이 있잖아

 

손님 오셨다

 

뭘 드릴까요?

 

기가 막히네

 

샌포드? 나 단테야

 

나 오늘 경기 못 하겠어
일 때문에

 

나도 알아, 오늘 비번...
관두자

 

어쨌든 오늘 못 뛰어
랜들도 마찬가지야, 일해야 해

 

잠깐만, 우리 꼭
공원에서 경기해야 돼?

 

기다려봐
감이 잡혀?

 

- 좀더 꽉 매
- 솔직히 말할까?

 

나조차도 이렇게 강심장인
행동은 처음이야

 

네가 이런 뻔뻔한 일을
저지르리라곤 꿈도 못 꿨어

 

난 사장한테 분명히
게임이 있다고 했어

 

- 이건 사장 잘못이야
- 반항의 법칙이로다!

 

난 계획대로 하키 게임을
하고 싶을 뿐이야

 

게토레이 하나 가져간다

 

네가 마시면 딴 애들도
다 마시려고 할 거야

 

- 그래서?
- 그럼 돈은 누가 낼 건데?

 

뭔 상관이야?
구두약 냄새나는 얼간아

 

난 여기 책임자야, 모두에게
공짜 음료수를 돌릴 순 없다구

 

갑자기 웬 책임감?
하키 하려고 문 닫은 놈이

 

거칠긴 해도 예리한 지적이야

 

책임자로서 체면 좀 세우게
해주면 안 돼?

 

이왕 반항하는 거
만땅으로 튕겨 보셔

 

음료수 하나 가지고
쩨쩨하게 굴지 말고

 

그래, 꼭 우리가 게토레이에
환장한 것 같잖아

 

- 맞아!
- 알았어! 배짱 두둑해서 좋다!

 

케이틀린이 아시아 드러머랑
결혼한다던데

 

- 디자이너야
- 그 얘긴 하지마

 

자식, 분노를 억압하고
부정하며 사는구나?

 

- 가게 문 잠글 거야?
- 글쎄, 넌 잠글 거냐?

 

나한테 물어보면 어떡해?
거리에서 게임할 거야?

 

- 거리에선 안 해
- 그럼 어디서?

 

'임시휴업, 1피어리드 후 개점'

 

잘 쳐봐
빨리 빨리

 

내 거야, 내 거!

 

때려!

 

좋아, 간다!

 

- 이 피리어드 언제 끝나?
- 8분 후예요

 

난 담배 한 갑만 사면 된다구

 

- 잠깐만 기다리세요
- 사다리 타다 목 부러지겠어

 

망할 스케이트 벗고
빨리 가게 문이나 열어!

 

- 단테, 뭐 해?
- 지금 바빠!

 

- 기다려요
- 뭐, 기다리라고?

 

패스 하나
제대로 못하네

 

- 난 패스할 줄 알아!
- 점수는 잘 지키고? 머저리!

 

- 누가 댁더러 평가해 달래?
- 난 내가 하고 싶을 때 해!

 

- 단테, 할 거야? 말 거야?
- 이 머저리한테 패스하지 마

 

- 댁은 더 잘할 수 있어?
- 네 엉덩짝을 갈겨줄 수도 있어

 

- 말로는 뭘 못해?
- 스틱 내놔봐, 애송아!

 

네 이빨을 모조리 아작내고
엉덩이를 시뻘겋게 만들어주마!

 

- 문 연 거예요?
- 문 열었어요?

 

닫았어요!

 

좋아, 스틱은 저기 있고
이 반대쪽 골문을 공략해

 

레딩, 와서 이 자식
데리고 가!

 

이 봐!

 

자, 빨리 움직여!
어서 붙잡아!

 

어서!

 

- 다른 볼 줘봐
- 이제 없어

 

웬 헛소리야?
볼을 몇 개나 가져왔는데?

 

오렌지색 하고...
그거 하나 뿐이야

 

거기 볼 떨어진 것 없어?

 

큼지막한 쌍방울이 있는데

 

- 볼을 겨우 하나만 가져왔어?
- 난 레딩이 챙겨올 줄 알았지

 

단테한테도 볼이 있잖아

 

- 볼 있는 사람 아무도 없어?
- 젠장!

 

12분 경기하고 끝이란 말이야?
염병할!

 

젠장, 젠장, 젠장!
난 오늘 비번이었다구!

 

공짜 게토레이는
아직 유효하지?

 

'선구자'

 

- 조심하게
- 노력 중이에요

 

그런 거 속에는 암을 유발하는
발암물질이 들어 있어

 

- 저도 들었어요
- 그래

 

유리를 씹으면서
생계를 꾸려가던 친구가 있었지

 

서커스 단원이었어

 

그 친구분은 형광등 전구를
씹어서 암에 걸렸나요?

 

아니, 버스에 치여 죽었어

 

- 뭐 도와드려요?
- 여기 화장실이 있겠지?

 

네, 하지만
직원 전용이에요

 

그래, 자네라면 허락해 줄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난 더 이상 젊지도 않고 말이야...
어떻게 생각하나?

 

- 좋아요, 냉장고 뒤로 나가세요
- 고맙네, 젊은이

 

저기 말이지...
화장지는 어떤 걸 쓰나?

 

- 흰색일 걸요
- 색깔 얘기가 아니야

 

휴지가 거친가?
부드러운가?

 

- 솔직히 좀 거칠어요
- 저런!난 치질이 있거든

 

자네라면 부드러운 화장지를
쓰게 해줄 것 같은데

 

저쪽에 부드러운
화장지를 팔더군

 

- 네, 하지만...
- 젊은이, 뭐가 다른가?

 

자네 입으로 화장실엔
거친 휴지만 있댔잖아

 

좋아요, 쓰세요

 

고맙네, 자넨 내
생명의 은인이야

 

젊은이, 또 방해해서
미안하네만

 

볼일 보며 읽을 만한 거 없나?
신문이나 뭐 그런 거 말이야

 

가끔 오래 걸릴 때가 있거든
끝까지 읽을 게 있으면 좋겠어

 

알았어요, 가져가세요

 

카운터 뒤에 숨겨 놓은
책들 중 하나만 줘

 

- 포르노 잡지요?
- 그래!

 

난 만화가 좋아, 웃기거든!
엄청나게 큰 가슴을 그려놨더군

 

이거 말고
이 밑에 있는 건가봐

 

진짜 빵빵한 가슴이었어

 

자요,
이젠 방해하지 마세요

 

고맙네, 젊은이
정말 감사하네

 

- 대단한 경기였어
- 볼 하나로?

 

가게 닫고 친구들까지 불렀는데
겨우 볼이 하나였다구!

 

하키는 하키야
그래도 게임은 했잖아

 

12분은 게임도 아냐
준비운동 할 시간도 안 된다구

 

투덜 투덜 투덜
뭐 하나 마실래?

 

그래, 게토레이!

 

- 게토레이가 다 어디로 갔어?
- 애들이 다 마셔버렸어

 

- 샌포드가 뭐랬는지 알아?
- 케이틀린이 결혼하다니...

 

- 줄리 도어가 죽었대
- 그러냐?

 

- 농담 아냐
- 세상에!

 

샌포드의 형이 줄리의 사촌과
사귄대, 오늘 아침에 알았대

 

- 언제, 왜?
- 색전증 때문에, 어제 죽었대

 

맙소사!

 

YMCA의 풀장에서
배영을 하다가 죽었다나봐

 

거의 2년간 못 봤는데

 

내 기억이 맞나? 줄리가
그 12명에 들어가지 않냐?

 

- 맞아, 6번째지
- 죽은 사람과 섹스해봤네

 

- 장례식에 가봐야겠군
- 안 돼

 

- 왜?
- 오늘이거든

 

- 뭐?
- 포스튼 장례식장, 오늘 오후 4시

 

- 젠장, 내일은 안 하구?
- 하룻밤만 하고 아침에 묻힌대

 

가게 좀 봐줘
좀 다녀올게

 

잠깐만, 나 역시 조문하고
싶을 거란 생각은 안 하냐?

 

줄리를 잘 모르잖아!

 

맞아, 하지만 장례식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오겠어?

 

- 초등학교 친구들까지 올걸
- 거긴 네가 갈 데가 아냐

 

난 공식적인 행사를
놓치고 싶지 않아

 

- 넌 사람들 싫어하잖아!
- 모임은 좋아해, 웃기지 않냐?

 

그만 좀 해라
누군가는 가게를 봐야 해

 

- 네가 가면 나도 갈 거야
- 네게 아무 의미도 없는 애잖아!

 

내가 알려 주기 전까진
너도 걔와 아무 관계없었어

 

- 절대 널 안 데려갈 거야
- 난 너랑 같이 갈 거야

 

- 가게 문을 닫을 순 없어
- 아까도 하키 한다고 닫았잖아

 

그거야! 둘 다 장례식에
가겠다고 또 문을 닫을 순 없어!

 

뭐라고?

 

날 이 지경까지 몰고 와줘서
고마워, 넌 좋은 친구야

 

- 죽기엔 너무 젊잖아?
- 22살, 우리랑 동갑이야

 

- 수영장에서 색전증이라
- 황당하게도 죽었군

 

내 사촌 월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냐

 

- 어떻게 죽었는데?
- 목이 부러져 죽었어

 

- 그게 황당하냐?
- 자기 물건 빨려다 그랬거든

 

- 웃기지 마
- 진짜야

 

- 관둬
- 정말이야

 

말도 안 돼!

 

너도 네 거 빨려고
해본 적 있어?

 

없어

 

그러시겠지
넌 너무 억눌려 있다니까

 

내 물건을 빨려는 시도를
안 해봤단 이유로?

 

아니, 넌 그걸
받아들이지 않잖아

 

스스로 절정에 이르려고 했다고
변태 취급을 하잖아

 

너도 다른 애들처럼 궁금할걸
분명 해봤을 거야

 

- 누가 발견했는데?
- 월터? 엄마가 발견했어

 

엉망이었지, 월터는 다리를
위로 젖힌 채 누워 있었어

 

엄마는 완전히 뻑 갔지

 

해냈구나?
그 애 입에 물건이 있었어?

 

그래, 고환이 입술 위에
놓여 있었지

 

- 정말로 해냈구나!
- 대신 엄청난 대가가 따랐잖아

 

- 난 한번도 다다른 적 없어
- 어디에?

 

- 있잖아
- 뭐, 네 물건?

 

그래, 다들 호기심에
시도해 보는 것 같아

 

난 한번도 해본 적 없어

 

망할 변태!

 

- 가게 문을 닫는 게 아니었어
- 바보 소리 마

 

옥상에선 그나마 손님들이
오는지 확인할 수라도 있었지

 

올 사람 없어
토요일 오후 4시라구

 

토요일 오후 4시에
몇 명이나 가게에 오겠냐?

 

들여보내 줘요!

 

'5분 뒤'

 

'통찰력'

 

- 정말 말도 안 돼!
- 내 잘못이 아니야

 

- 넌 관을 넘어뜨렸어!
- 그냥 기댔을 뿐이야, 사고였어

 

- 누군 관을 일부러 넘어뜨려?
- 그럼 또 어때, 그게 대수야?

 

- 시체가 나동그라졌잖아!
- 도로 집어넣었잖아

 

어디가 부러졌거나 하면
문제지만...

 

비디오 가게나 열어

 

- 비디오 가게를 열어라!
- 닥쳐, 마약중독자야

 

- 가서 가게 문이나 여셔
- 그래, 네 그거나 빨아라!

 

가게 앞에서 마약거래 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어?

 

거래 같은 거 안 했어
생사람 잡지마

 

- 물건 있어?
- 뭘 찾는데?

 

차 좀 빌려줘

 

- 너랑 말하기 싫어
- 알았어, 그냥 차만 빌려줘

 

- 내가 왜 차를 빌려줘?
- 비디오를 빌리러 가려고

 

- 비디오를 빌리러 간다고?
- 그렇다니까, 무슨 표정이야?

 

- 넌 비디오 가게에서 일하잖아!
- 거지 같은 비디오 가게지

 

좋은 비디오를 고르기 위해선
좋은 비디오 가게에 가야 돼

 

담배 한 갑요

 

- 귀여운 고양이네, 이름이 뭐죠?
- 짜증나는 손님

 

엿먹어라, 자식아

 

단 한번이라도 손님에게
친절하자는 생각 해봤어?

 

차나 빌려줘

 

- 솔직하게 말할까?
- 그래야만 한다면

 

우린 각각 편의점과 비디오점에
고용된 직원일 뿐이야

 

좀 가혹하고 괴상하긴 해도
우리에겐 책임이란 게 따라

 

문 닫을 때까지 가게를
지키는 것도 그 중 하나지

 

하키를 하고 장례식에 가는 게
운영절차를 지키는 거냐?

 

그건 달라, 그건 꼭
오늘이어야만 했다구

 

비디오 빌리는 건 불필요해
비논리적인 건 말할 것도 없고

 

- 문 열었나?
- 네!

 

- 네 논리 따위엔 관심 없어
- 네가 빌리려는 건 내 차야

 

- 뭘 드릴까요?
- 담배 한 갑 주게

 

요점이 뭐야?

 

점원이면 점원답게 굴라고
네가 원하는 걸 모두 할 순 없어

 

타임워너의 사장이 외계인?

 

이 신문엔 순 이런
쓰레기 기사들 뿐이지

 

정말 그래요
3달러입니다

 

- 직업이 행동을 결정한단 거군
- 뭐?

 

내가 직업상 지켜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차를 안 빌려준다?

 

맞아

 

저번에 어느 신문에선

 

'다음 주에 세상이 종말을
맞을 것이다' 이러더니

 

그 다음엔 이런
기사를 실었지

 

'우린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코알라-피쉬
돌연변이 새에 의해'

 

미친 소리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으니

 

보스니아에 파병된 암살대
병사나 똑같네

 

확대해석 마
넌 살인청부 받은 적 없어

 

- 아직은 그렇지
- 또 한번은 이런...

 

머리통을 날려버리겠어
이 자식!

 

원래 저한테 쏘려던 건데
빗나갔어요

 

- 그래?
- 돈 돌려 드릴게요

 

다신 여기 오나봐라

 

널 다시 만나는 날에는
머리통을 날려주겠어!

 

- 왜 그랬어?
- 두 가지 이유가 있어

 

첫째, 난 헤드라인을 보고
궁시렁대는 인간을 보면 못 참아

 

- 세상에!
- 둘째, 내 주장을 증명한 거야

 

- 직업이 행동을 규정하진 않아
- 뭐?

 

서비스업 종사원이란 내 위치가
내 행동을 규정한다면

 

난 저자를 향해 물을
뱉지 못할 텐데, 난 뱉었어

 

고로 개인의 행동은
고유한 자신이 규정하는 거야

 

난 '빅 초이스'에서 비디오를
빌릴 거야, 내 직장에 상관없이

 

동의해?

 

넌 죽은 자나 산 자
모두에게 위험해

 

난 내가 내 운명의
주인인 게 기뻐

 

- 빨리 꺼져
- 내가 네 영웅인 거 알아

 

'모범'

 

- 운동을 하셔야겠는데요
- 네?

 

우유통 들 때 숨소리를
들었어요, 겨우 3Kg짜린데

 

그냥 한숨 쉰 거예요

 

그건 신음소리였어요, 심호흡은
근육의 이완을 도와주죠

 

난 트레이너예요

 

숨소리를 들어보니
몸의 균형이 안 맞아요

 

무슨 소리예요? 내 몸에
군살은 하나도 없다구요

 

살찐 데가 없다니
당신은 운동이 필요해요

 

- 문 연 거예요?
- 네

 

- 신문 하나요
- 35센트입니다

 

질문 하나 할게요

 

이 친구, 몸의 균형이
좀 안 맞죠?

 

글쎄요, 면전에서
말 못 하죠

 

- 그렇죠?
- 아니라니까요!

 

얼마나 들 수 있죠?

 

- 몰라요
- 25~30Kg 정도?

 

그보다는 더 들 수 있어요

 

- 160~180Kg!
- 설마요!

 

한번 만져봐요

 

정말 딱딱한데요

 

한번 만져봐요
소매를 올려봐요

 

맙소사!

 

봐요, 창피해 하잖아요
자기가 살찐 걸 아는 거죠

 

내 명함이에요

 

에어로빅과 체중 관리
프로그램에 넣어줄게요

 

- 문 열었나요?
- 네, 난 살 안쪘어요

 

여기 하루 종일 있었나요?

 

- 네, 오늘 아침 6시부터
- 아랫배에도 군살이 붙었네

 

난 그런 거 없어요!

 

- 4시쯤에도 일하고 있었소?
- 네

 

주변에 잔뜩 쌓인
먹거리들 때문이죠

 

맞아요, 이런 데서 일하면
나도 곧 살찌고 말 거예요

 

- 난 살 안 쪘어요
- 이름 좀...

 

단테 힉스예요
무슨 일이시죠?

 

댁이 단테 힉스?
세상에, 전혀 못 알아보겠네!

 

- 살이 쪄서 그렇다니까요!
- 날 알아요?

 

알리사 존스 기억나?
친했던 친구가...

 

- 케이틀린 브리?
- 나 알리사의 동생이에요

 

- 알리사의 동생 헤더?
- 그래요

 

- 케이틀린 브리라구요?
- 그래요

 

예쁘고, 이분보다 좀 크고
몸매가 죽여주는?

 

그래요

 

댁은 단테 힉스? 같은 학교를
다녔고, 하키 선수였죠?

 

- 어떻게 그렇게 잘 알죠?
- 아직도 그녀와 사귀어요?

 

- 아뇨, 곧 결혼해요
- 댁하고?

 

- 아뇨, 동양계 디자이너랑요
- 저런!

 

오해하진 말아요
그녀와 몇 번 잤었거든요

 

- 뭐요?
- 한 2~3년 전이죠

 

둘이 사귈 때, 난 검정색
트랜스앰을 몰았지

 

- 그럼 릭 다레스?
- 맞아요

 

- 알아요?
- 네

 

케이틀린이 굉장히 자주
얘기했었거든요

 

- 정말요?
- 잠깐만!

 

케이틀린이 나랑 사귈 때
당신이랑 잤단 얘기잖아!

 

못 들은 걸로 해요
옛날 얘기니까

 

그걸 모르고 있었다니
놀랍네

 

학교에 모르는 애들이
없었는데

 

젠장!

 

- 이거 받아요
- 이게 뭐죠?

 

- 500달러 벌금이오
- 뭐라구요?

 

벌금 500달러라니
뭣 때문에요?

 

뉴저지 주법 섹션 2A의
170조 51항을 살펴보면

 

담배나 그 유사품을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

 

판매하는 것이 위법이라고
명시돼 있소

 

그게 무슨 소리예요?

 

한 어머니가 세무과에 전화해
'퀵 스탑' 편의점 직원이

 

4시경에 4살짜리 딸에게
담배를 팔았다고 신고했어요

 

세무과에서 위생국에 연락했고
이렇게 벌금을 부과하러 왔죠

 

하루 종일 일했다고 시인했으니
당신이 벌금을 내야 합니다

 

또 판매대상이 어린아이일
경우 벌금은 2배가 되죠

 

난 아이에게 담배
판 적 없어요!

 

4살짜리 애한테 담배를 팔아?
인간 쓰레기!

 

구역질 나, 단테!

 

난 정말 애한테
담배 안 팔았어요!

 

납기일은 맨 밑에 써 있소

 

이 소환장은 어떤 법정에서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납기일 내에 벌금을 내지 않으면
형사상의 태만 행위로 간주해

 

체포 영장이 발부됩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시오

 

난 애한테 담배 판 적 없단
말이에요, 기다려 봐요!

 

난 4살짜리한테 담배 파는
인간과는 상종하고 싶지 않아

 

태워다 줄까?

 

좋지, 해변은 어때?

 

맘에 드는데

 

젠장, 다음엔 또 뭘까?

 

- 단테?
- 뭐!

 

케이틀린?

 

- 언제 온 거야?
- 방금

 

믿을 수가 없어
정말 오랜만이다!

 

단테, 손님 왔어

 

오면서 헤더를 봤는데

 

- 릭과 함께 있더라
- 걔 얘긴 하지 말자

 

- 집까지는 어떻게 왔어?
- 기차 타고, 8시간 걸리더라

 

- 네가 오다니 믿을 수가 없어
- 실례해요, 저기...

 

네, 오일 뒤에 있어요
얼마나 있을 건데?

 

월요일까지 있다가
기차로 돌아갈 거야

 

담배 한 갑요

 

축하해요! 신문에
난 기사 읽었어요

 

동양인 디자이너와
결혼한대요

 

나도 알아요

 

가게 문을 이렇게
잠궈도 돼?

 

너와 얘기할 때
방해받기 싫어

 

나도 신문기사 읽었어

 

- 너도 봤구나
- 아주 드라마틱하던데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냐

 

뭐야, 더 안 좋은 거야?
그 아시아 놈 애라도 뱄어?

 

- 대체 어떻게 된 거야?
- 임신 안 했어

 

말할 생각은 있었어?
초대장만 보내려고 했어?

 

우리가 너무 잘 지냈기 때문에
입이 떨어지질 않았어

 

친절도 하시군

 

내가 여자친구 얘길 했듯이
너도 남자친구 얘길 했으면 됐어

 

알아, 잘못했어

 

하지만 너와 얘기하면서 애인이
있다는 걸 까맣게 잊어버렸어

 

- 그러던 중 그가 청혼을 했지
- 넌 좋다고 했고

 

뭐 그런 거지

 

너희 학교에선 그딴 식으로
대답하라고 가르치냐?

 

나만 모르고 다 알고 있더라
얼마나 창피했는 줄 알아?

 

내가 말했으면 넌 애처럼
전화 연락을 끊어버렸을걸

 

- 네가 어떻게 알아?
- 난 너란 애를 잘 알아

 

넌 이성적이기보단
감성적이지

 

- 그래서 정말 결혼하려고?
- 아니

 

- 그럼 결혼 안 하는 거야?
- 얘기는 이렇게 된 거야

 

그가 프로포즈하고
난 생각해 보겠다고 했는데

 

엄마가 덜컥 발표해
버리신 거야

 

여전하시네

 

오늘 아침에 전화하셔서
신문에 기사가 날 거라잖아

 

그래서 부랴부랴 기차를 탔지
네가 비참해 할 것 같아서

 

- 솔직히 말해줘서 고마워
- 내 짐작이 맞아?

 

비참하단 말은 지나쳐
조금 비참하다가 더 정확하지

 

난 남자답게 허세부리는 게
좋더라, 자극적이야

 

- 이 구두약 냄새는 뭐야?
- 여긴 왜 왔어, 날 위로하려고?

 

내가 뭔가 숨기고 있다고
네가 생각하는 게 싫었어

 

- 사실이잖아!
- 아냐, 그렇지 않아!

 

다른 사람들을 만났던 건
다 말했잖아

 

심각하진 않았지, 이번은 달라
결혼 얘기까지 나왔으니까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 반지를 돌려줬어
- 뭐?

 

난 그와 결혼하기 싫어
지금은 결혼하기 싫다구

 

곧 졸업하면 대학원도 가고
내 경력을 쌓고 싶어

 

누구의 아내가 돼서
복잡하게 살긴 싫어

 

지금까지 힘겹게 공부했는데
그냥 집에 눌러앉아 버릴 순 없어

 

결혼하면 틀림없이
그렇게 될 거야

 

생은 대기업에 취직돼서
어마어마한 봉급을 받게 됐거든

 

사고방식이 고루해서
일을 못 하게 할 거야

 

그 작자 이름이 '생'이야?
희한한 이름도 다 있네

 

- 그만 해, 괜찮은 사람이야
- 그런데 왜 결혼 안 하지?

 

- 방금 말했잖아
- 분명 다른 이유가 더 있을 거야

 

이런, 힉스 군!
그건 또 무슨 말이야?

 

- 나랑 관련된 걸 얘기해봐
- 너랑은 상관 없어

 

- 거짓말 마!
- 괜히 헛물켜지 마셔!

 

난 충분히 근거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만 믿어

 

네가 결혼을 거부한 절대적
요인은 바로 나일걸

 

내가 너한테 그렇게 빠졌다면
어떻게 생과 잘 수 있었을까?

 

넌 너무 신랄해

 

뜬구름 붙잡고 있는 널
제압하려면 그 수밖에!

 

그냥 결혼하기 싫다는 거야
몇 년 간은 누구와도 하기 싫어

 

- 나도 너랑 결혼하기 싫어
- 잘됐다, 그 마음 계속 유지해

 

우리 데이트 하자

 

생과 베로니카가 들으면
좋아하겠다

 

두 사람을 소개해 줄까?
뻑 갈지도 몰라

 

너 진심이야?
다시 사귀고 싶어?

 

너의 남자친구가
되고 싶어

 

날 3년만에 만난 충격 때문일 거야
곧 극복할 거야

 

내 말 들어, 난 지금이
우리가 다시 합칠 때라고 봐

 

우리 둘 다 성숙해졌고
넌 곧 졸업을 할 거야

 

난 이미 생활전선에
뛰어들었고

 

그래, 편의점에서 일하지

 

그렇게 얘길 나눠놓고
설마 날 거절하려는 거야?

 

지금의 초점은 '얘기'야

 

만난다는 생각 그 자체가 실제
사귀는 것보다 더 낭만적이야

 

그럼 어쩌자고?
전화로 연애하자고?

 

나도 모르겠어
그냥 흘러가는대로 두자

 

- 오늘밤에 놀러가자
- 데이트야?

 

그래, 진짜 데이트!
저녁 먹고 영화 보고

 

단테 힉스와
저녁식사, 영화 관람...

 

- 이미 해본 건데
- 더 나은 제안 있어?

 

이건 어때? 케이틀린과
해변을 걷다가

 

옷을 벗어던지는
은밀한 데이트는?

 

- 그런 데이트가 유행이라며?
- 바보!

 

자존심 다 버리고 제안하는데
넌 날 은근히 창녀 취급해?

 

- 싱은 어쩌고?
- 생이야!

 

그래, 생

 

- 그는 초대 안 했어
- 네 약혼자잖아

 

내 몸을 바치려는데
넌 말꼬리나 잡고 늘어져?

 

그는 그냥 남자 친구야

 

내가 오하이오에서 여기까지
달려온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어?

 

다시 싱글로 돌아가야
하나보다

 

좋아, 네 자존심을
충족시켜 줄게

 

넌 내가 학교와 집 양쪽에서
쫓겨날 수 있는

 

대담하고 중대한 결정을
하게 만든 원천이야

 

누굴 택할 거냐고 물으면
당연히 너야!

 

- 그게 어쨌다구?
- 이 얼간이!

 

농담이야

 

안 봐도 뻔해
우린 잘될 리가 없어

 

랜들이 돌아오면
문 닫아 달라고 부탁할게

 

걘 어디 간 거야?
네 충직한 개 아니었니?

 

비디오 빌리러 갔는데
안 오네

 

그냥 문 닫고 메모나
남겨둬야겠어

 

넌 너무 책임감이 강해
어쨌든 집부터 들러야 해

 

식구들은 내가
온 줄도 몰라

 

파혼 사실도
엄마에게 얘기해야지

 

생을 좋아하셨으니까
좀 시끄러울 거야

 

- 누군 아니고?
- 아마 나겠지

 

이제 가봐야겠어

 

하지만 곧 돌아올 테니
같이 저녁 먹고 영화 보자

 

산책하고 벌거벗는 건?

 

난 그 정도로 만만하지 않아
이따 봐, 미남

 

좋았어!

 

- 갔다 왔어
- 뭐 빌렸어?

 

'양성 세계의 최선'?

 

양성 포르노래, 양쪽 성을
다 가진 배우가 나와

 

표지에 끝내주는 물건을 단
아가씨가 나와 있었어

 

- 이걸 빌려왔다구?
- 내 시야를 넓히고 싶거든

 

미성년자에게 담배 팔았다고
벌금 물게 생겼어

 

말도 안 돼

 

- 500달러야
- 농담이지?

 

진짜야

 

젠장! 정부에서 이런 일을
하는지도 몰랐어

 

살아 있단 증거지

 

넌 애들한테 담배 팔
애가 아니잖아

 

- 내가 아냐, 너지
- 정말?

 

- 4살짜리 꼬마 여자애래
- 젠장!그 애?

 

그래, 일 좀 거들면서
하필 애한테 담배를 팔았지

 

- 근데 왜 벌금을 네가 물어?
- 내가 여기 있었으니까

 

- 거짓말 마
- 진짜야

 

- 왜 나한테 소리 안 질러?
- 지금 무지 행복하니까

 

- 행복해?
- 난 행복해

 

벌금 물게 생겼는데
행복하다구?

 

- 케이틀린이 왔었거든
- 진짜 거짓말하는구나

 

- 아냐, 방금 떠났어
- 뭐래?

 

그 남자랑 결혼하기 싫다고
엄마에게 말하러 갔어

 

- 설마
- 정말이라니까

 

굉장한 저녁을 보냈구나

 

케이틀린이 준비하고 오면
데이트하러 갈 거야

 

내가 무력하게 느껴져
뭐 도와줄 일은 없냐?

 

옷 갈아입고 올 동안
가게 좀 봐줄래?

 

점원의 책임의식은 어쩌고?

 

이게 인생을 엿먹이는
내 방식이야

 

알았어, VCR 가져와서
이 영화 같이 볼래?

 

안 돼, 일찍 나가서
케이틀린 만날래

 

어쨌든 오늘은 네가
가게 문을 닫아줘

 

물건 달린 아가씨
못 보면 후회할걸

 

'거시기를 먹다!'

 

'변덕'

 

랜들 그레이브스!
비디오 업계의 골칫덩이

 

신사 숙녀 여러분

 

아시아 디자인 업계의 큰별
케이틀린 브리 양입니다

 

너도 그 끔찍한 기사 봤어?
우리 엄마가 제보한 거야

 

- 무지 맘에 드셨나보다
- 꼭 엄마가 결혼하려는 것 같지?

 

- 뭐 보고 있어?
- 어린이 프로

 

파혼했다니까
엄마가 뭐라고 하셔?

 

졸업할 때까지
집에 오지 말래

 

너 단테 때문에
집에서 쫓겨났구나?

 

어쩌겠어? 걘 내게
특별한 존재인걸

 

- 나 봐도 돼?
- 넌 날 진정시킬 수 있을 거야

 

- 나도 껴도 돼?
- 실망할걸

 

- 난 양성이 아니거든
- 양성은 워낙 희귀해

 

어쩌다가 단테와의 관계를
재개할 생각을 했어?

 

여자만의 직감이지

 

문득 단테에게 진정한 기회를
줘보란 소리가 들렸어

 

이런! 우린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 둘 다 중국음식을 먹지
- 얼간이!

 

- 정답이야
- 어디 갔어?

 

데이트를 위해 옷 갈아입으러

 

- 정말 멋진 애 아니니?
- 아니, 이게 더 멋져

 

- 세상에, 화장실 좀 쓰자
- 불이 안 켜져

 

왜 불이 안 켜져?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오후
5시 14분이 되면 작동이 안 돼

 

- 말도 안 돼
- 해결의 기미가 안 보여

 

전기기사가 비디오 가게에
갚을 돈이 있다고

 

사장이 수리비를 안 내놔

 

- 비참한 얘기네
- 난 중간에 껴서

 

사장에 대한 의리와 밝은 데서
볼일을 보고픈 욕망에 미치지

 

그래도 갔다올래

 

케이틀린?

 

이번에도 단테한테 상처주면
널 죽여버리겠어

 

개인적인 감정은 없어

 

단테를 꽤나 아끼는구나
넌 항상 그랬지

 

영토로 따지면
걘 원래 내 거였어

 

정말 깜찍하다!

 

'곤경'

 

누가 거시길 먹는데?

 

동네 건달들이겠지

 

케이틀린은 화장실에 갔어
간 지 꽤 됐는데 확인해봐

 

- 불도 안 켜지잖아
- 나도 그렇게 말했어

 

근데 상관없대

 

가서 합류하지 그래?
화장실에서 '우-우'

 

네가 그런 말 하면 좋더라
완전히 유치원 수준이네

 

엿먹어

 

엄청 빨리 왔네

 

1시간 전에 떠났어

 

여자를 가진 뒤에
항상 이런 식으로 말해?

 

그 동양인 디자이너가
쟤한테 아편을 먹였나봐

 

그런가?

 

- 이런 적은 처음이야
- 이런 적이라니?

 

넌 가만히 있고
내게 모든 걸 맡긴 거 말이야

 

- 내가 뭘 잘못 들었나?
- 그러게

 

화장실에 갔더니
단테가 날 기다리고 있더라구

 

- 그랬어?
- 정말 죽여줬지

 

단테는 한마디도 안 했어
말이 필요 없었지

 

단테는 이미...
준비돼 있었어

 

우린 키스도 얘기도
하지 않고...

 

단테는 그냥 모든 걸
내게 맡겼어

 

이 짐승! 난 네가 그리
가는 것도 못 봤는데

 

사실 불 없이 깜깜하니까...
세상에, 정말 죽이더라!

 

다리가 아직도 후들거려

 

그건 내가 아니야

 

그렇겠지
그럼 누구야? 랜들?

 

- 너야?
- 난 내내 여기 있었어

 

- 둘 다 그만 해
- 정말이야

 

우리가 방금 화장실에서
섹스를 안 했다고?

 

안 했어

 

그만 해, 재미없어

 

장난하는 게 아냐
난 방금 들어왔다구

 

하나도 안 웃겨, 단테

 

농담 아니라니까
누가 저기에 갔어?

 

아무도 안 갔어, 진짜야

 

- 토할 것 같아
- 누가 있었던 게 확실해?

 

난 혼자 섹스한 게 아니라구
빌어먹을! 돌겠네!

 

- 생판 남이랑 섹스를...
- 닥쳐!

 

- 경찰 불러
- 안 돼! 부르지마!

 

화장실에 있는 수상한 놈이
케이틀린을 강간했다구!

 

- 저 혼자 다 했다잖아
- 입 닥치랬지!

 

대체 화장실에
누가 있는 거야?

 

이 사람은 누구죠?

 

몰라요, 그냥 들어와서
화장실 좀 쓰겠다고 했어요

 

그때가 몇 시였죠?

 

기억 안 나요
하키가 몇 시에 끝났지?

 

3시나 3시 반쯤

 

- 장례식에서 돌아온 건?
- 4시쯤일걸?

 

- 잠깐, 여기 직원이 누구죠?
- 전데요

 

방금 하키 게임을 한 뒤
장례식에 갔다고 했죠?

 

- 네, 그랬죠
- 그럼 가게는 누가 봤죠?

 

- 그냥 문을 잠그고 갔어요
- 이 사람을 남겨둔 채요?

 

모든 일이 갑작스럽게 일어나
이 사람이 있단 걸 깜빡했어요

 

- 나가도 될까요?
- 그러세요

 

그럼 아까는 살아 있었던...

 

아뇨, 사망 추정시간은
3시 20분이에요

 

그럼 어떻게...

 

사망한 뒤에도 발기 상태가
꽤 유지돼요, 몇 시간도요

 

들어올 때 성인잡지를
갖고 있었나요?

 

아뇨, 제가 줬어요

 

그 사람이 달라고 했어요

 

확실히 확인을
해봐야 하지만

 

아마도 자위행위 중에
심장마비로 죽은 것 같아요

 

여자분은 그런 그를
발견한 거구요

 

어디서 구두약 냄새가 나네

 

지금까지 겪은 것 중
최고로 희한한 사건이죠?

 

자기 물건을 입에 넣으려다
목이 부러져 죽은 애도 있었어요

 

케이틀린은 어떻게 되죠?

 

충격이 커서 앞으로 몇 년간은
치료를 받아야 할 거예요

 

내가 궁금한 건 어떻게 죽은
남자와 섹스를 했냐는 거예요

 

그 남자가 전 줄 알았대요

 

도대체 무슨 편의점이
이래요?

 

'애가'

 

살사 상어!

 

'더 큰 배가 필요하다!'

 

사람은 새장 속으로
새장은 살사로 간다

 

살사 속의 상어
우리의 상어

 

도대체 왜 그래?
20분 동안 한마디도 안 했어

 

대체 뭐가 문젠데?

 

- 이 생활
- 이 생활?

 

내 인생은 왜 이 모양이지?

 

감자칩 먹어
기분이 나아질 거야

 

여기 갇혀서 노예보다 못한
임금을 받고

 

비번인 날 일을 해

 

개같은 셔터는
안 올라가고

 

온갖 얼간이들을 상대하고
몸에선 구두약 냄새가 나

 

옛 여자 친구는 시체랑 섹스한 뒤
넋이 나가버리고

 

지금 여자 친구는
물건을 36개나 빨았고

 

- 37개야
- 내 인생은 정말 개같아

 

너만 괜찮다면
고민 좀 더 할래

 

- 문 연 거예요?
- 네

 

다 헛소리야
네 진짜 문제가 뭔지 알아?

 

내가 태어난 거?

 

- 넌 우물에서 벗어나야 돼
- 우물에서 벗어나?

 

- 그래, 말 그대로야
- 무슨 소리야?

 

네 발전을 막는 무력함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거야

 

- 엿먹어라
- 사실이야

 

그냥 누워서 삶에 대한
비난만 하고

 

네가 처한 상황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지

 

무슨 책임?

 

이 일과 사람들, 그리고 비번 날
일하는 게 그렇게 싫다면

 

- 왜 그만두지 않지?
- 그게 말처럼 쉽냐?

 

그냥 그만두고 나가면 끝이야
벌이 좋은 일들이 잔뜩 깔렸어

 

적어도 네게 맞는 일이 하나는
있을 거야, 왜 그만두지 않지?

 

- 날 내버려둬
- 현실에 안주하고 있구나?

 

행여나 네 소중한 소우주가
부숴질까봐 겁을 내는 거야

 

- 네 인생은 나은가 보지?
- 난 내 생활에 만족해

 

내가 불평하는 거 봤어?
넌 하루 종일 불평만 해대잖아

 

고마워, 그만 비디오 가게에
가시지?

 

- 베로니카 일도 마찬가지야
- 걔는 상관 없어!

 

넌 그냥 편하고 돈도 별로
안 드니까 베로니카를 만나지

 

그 와중에도 넌 케이틀린
얘기만 했어

 

고등학교 때 여자 친구한테
빠져서 허우적거렸다구, 젠장!

 

- 넌 22살이야
- 날 좀 내버려둬!

 

진정 케이틀린을 원한다면
베로니카와는 끝내야 해

 

베로니카를 원하면
걔랑만 사귀고

 

어중간하게 양다리를
걸치진 마

 

- 겁쟁이가 아니라면...
- 내가 겁쟁이가 아니라면

 

너처럼 모든 일을 간단하게
만드는 재주가 생길 테니 좋겠지

 

- 내가 옳다는 거야, 뭐야?
- 넌 틀렸어!

 

오늘 일을 봐! 케이틀린과
잘될 기회를 망쳐버렸어

 

죽은 남자? 걘 그런 시체 따윈
금방 극복할 거야

 

우리 엄마는 죽은 남자와
30년 동안 그 짓을 했어

 

내 아빠란 작자!

 

케이틀린과 난 안돼
불가능해

 

갈수록 태산이네
아예 신파극을 써라

 

무슨 대답을 원해?

 

'그래, 네 말이 맞아'라고
대답해줘?

 

-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아
- 변하게 해봐

 

난 못해! 알겠어?
젠장, 날 좀 내버려둬!

 

나도 내 인생을 바꿀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겠어

 

하지만 난 지금의 상태를 바꿀
만한 도박을 할 능력이 없어!

 

- 농담해? 넌 할 수 있어
- 제기랄, 난 안돼!

 

그래서, 변화에 직면할 깡이
없다고 한탄만 하고 있을 거야?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내가 3살 때, 변기 뚜껑이
닫혀 있는 걸 보고

 

그걸 젖힐 생각은 안 하고
그냥 바지에 싸버렸대

 

깜찍한 얘기네

 

요점은, 난 깨부수기보다
편하게 싸고 마는 타입이라구

 

'병렬'

 

술 마시고 마리화나를
피울 시간이 왔도다!

 

그렇게 젊음을
탕진하고 있군!

 

맞아, 뭔 소린지
모르겠지만

 

이제 맥주 좀 마시다가
그냥 나가 뻗어버려야지

 

- 1달러 79센트야
- 돈 내, 친구

 

- 곧 문 닫을 거야?
- 30분 뒤에

 

우리도 내내 죽치고 있다가
항상 그 시간에 떠나지

 

- 약 안 할래?
- 해 볼까봐

 

오늘 밤 파티에 갈래?
계집애들도 있어

 

너랑? 됐어

 

아, 마약상 하곤
놀지 않는다 이거야?

 

- 개인적인 감정은 없어
- 노친네는 어떻게 된 거야?

 

- 화장실에서 죽었어
- 자위하고 있었다면서?

 

난 몰라, 못 봤으니까

 

케이틀린을 본 게 분명해
나도 걜 보면 가슴이 뛰었었지

 

이리 와봐
이거 맘에 들어?

 

- 이걸 원해?
- 그만 해, 내 여자 친구였어

 

걔랑 사귀었었어?

 

다시 시작할지
고민 중이야

 

- 여자 친구 있잖아?
- 그래, 베로니카

 

케이틀린 때문에
베로니카를 버리려고?

 

그렇게 되겠지

 

걔가 멋지긴 하지만 베로니카가
너한테 정말 잘하던데

 

네 등도 쓰다듬어 주고
음식도 날라오고 말이야

 

걔가 타이어도
갈아주지 않았냐?

 

차체는 내가 들어올렸어
나사 풀고 타이어를 바꾼 것뿐야

 

- 어쨌든 너한테 헌신적이었어
- 내 여자 친구니까

 

내가 사귀었던 애들은
다 마리화나만 원했어

 

할머니께선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어

 

'음식이 없는데
그릇만 좋으면 뭘 해?'

 

헷갈렸다, '음식이 없는
좋은 그릇이 뭔 소용이야?'

 

무슨 뜻이야?

 

알 게 뭐야, 노망기가 있으셔서
똥오줌도 못 가리셨어

 

가자, 사일런트 밥
이 거지 같은 곳에서 나가자구

 

개같은 호모자식, 단테

 

그거나 빠는 자식

 

예쁜 애들은 널렸지만 직장으로
점심 나르는 애는 드물어

 

대부분 바람이나 피우지

 

빨리 와, 얼간아!

 

밥 얘기가 옳아

 

난 베로니카를 사랑해

 

그게 다야, 단테는 네가 아니라
케이틀린을 사랑해

 

- 단테가 다 얘기해줬어?
- 거의 다

 

잠재된 동성애 기질만 빼곤
물론 내 이론일 뿐이야

 

아무 생각도 안 나

 

미워하진 마, 도저히
케이틀린을 잊지 못해서 그래

 

넌 잘못한 것 없어
다 단테 잘못이야

 

난 여자에 대해선 잘 몰라

 

울고 싶거나 그러면
자릴 비켜줄게...

 

- 나 슬프지 않아
- 안 슬퍼?

 

왜 이래?

 

나랑 데이트하기 싫으면
그렇다고 말하면 되잖아!

 

그 창녀 년을 내 뒤에서
어슬렁거리게 하는 대신에!

 

- 무슨 소리야?
- 걔랑 한 주 넘게 통화했잖아!

 

겨우 몇 번이야

 

그래 놓곤 다른 남자들 몇이랑
놀아났다고 나한테 난리를 쳐?

 

겨우 몇?

 

난 적어도 옛 애인과 몰래
만나면서 널 속이진 않았어!

 

37명이 많다고 생각되면
어디 두고 보시지!

 

나랑 놀았던 남자들을 몽땅
데리고 나타나 창피를 줄 테니까

 

- 내 얘기 좀 들어봐!
- 무슨 얘기?

 

내가 얼마나 참아왔는데
이제 와서 그년 때문에 날 차?

 

그런 게 아냐!

 

당연히 안 그렇겠지, 내가 그냥
내버려두지 않을 테니까

 

그 창녀를 원해?
좋아, 둘이 잘해봐

 

- 난 케이틀린을 원하지 않아
- 넌 네가 뭘 바라는지도 몰라!

 

이젠 옆에 앉아서 네 손이나
만지작거리고 있진 않을 거야!

 

난 노력했어, 단테

 

네가 이 거지같은 데서 나와
복학하도록 용기를 줬고

 

바른 방향을 잡도록
도와줬어

 

가까이 있으면 복학할 마음이
더 생길까 해서 이사까지 했어

 

모두들 말렸지만 난 신경
안 썼어, 널 사랑했으니까

 

걔한테 차인 뒤 숨어든 이곳을
벗어나는 걸 보고 싶었으니까

 

근데 다시 그 계집애한테
휘둘리기를 바라다니!

 

- 아냐, 난 돌아가기...
- 그럼, 지금은 아니시겠지!

 

꼬리가 잡히니까 슬그머니
빠져 나가려는 거잖아!

 

어림없어, 네가 얼마나 멍청한지
스스로 깨닫게 해주겠어!

 

그년이 널 다시 찰 때...
장담하지만 또 널 버릴 거야

 

네가 뭘 놓쳤는지 깨닫도록
네 면전에서 비웃어 줄 거야!

 

정말이지 남자답게 말해준
랜들에게 감사해

 

랜들?

 

랜들을 시켜 말을 전하다니
넌 남자도 아냐, 쪼다야!

 

- 베로니카, 사랑해!
- 웃기지 마!

 

'카타르시스'

 

단테?

 

눈은 좀 어때?

 

부은 건 괜찮은데
좀 따끔거려

 

- 목은 어때?
- 침 삼키기가 힘들어

 

목을 조를 필요는 없었잖아

 

왜 베로니카에게 내가 걜 차고
케이틀린한테 갈 거라고 했어?

 

- 널 도와주려고 한 거야
- 맙소사

 

넌 스스로 바꿀 수 없다면서?
그래서 내가 도와준 거지

 

- 고맙군
- 그래도 목 조른 건 너무 했어

 

그만 해, 죽이지 않은 게
다행인 줄 알아

 

- 왜 그렇게 말해?
- 왜냐구? 랜들...

 

- 관두자
-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어?

 

뭘 잘못했냐구?

 

가끔 네가 내 삶을 비참하게
하려고 여기 온다는 생각이 들어

 

그걸 어떻게 알아?

 

- 오늘 몇 시에 나왔지?
- 글쎄, 10시 전후?

 

30분 이상 늦게 나왔어
그리고 곧장 이리 왔지

 

그래, 너랑 얘기하려고

 

결국 비디오 가게는
내내 닫혀 있었지!

 

바로 옆인데 어때?

 

비디오 빌리려고
멀리 가기도 했잖아

 

그 덕분에 같이 보고
좋지 뭐

 

네 벌금 막아주고 손님이랑
싸우면 뒷수습은 다 내가 하고

 

시체를 흔들어대서
장례식장에서 쫓겨나고

 

가장 기막힌 건 내 연애사업을
망쳐놨단 거야, 다음은 뭐야?

 

우리 집 가스탱크에 설탕을 붓고
우리 엄마를 강간할래?

 

정말 비극이
뭔지 알아?

 

난 오늘 비번이었다는 거야!

 

엿먹어라!
엿먹으라구!

 

또 책임을 전가하지, 그래!
네 모든 비참함의 근원은 나다!

 

하키 하려고, 장례식 가려고
가게 문 닫은 게 누군데?

 

자기 감정을 정리하지도 않고
옛 애인한테 껄떡거린 게 누군데?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어?
너 자신을 원망해!

 

난 오늘 비번이었다구!

 

머저리 같은 소리!

 

누가 억지로
널 끌고 왔어?

 

넌 네 의지대로
여기 온 거야

 

넌 네가 없으면 이 지구가
무너지기라도 할 것처럼 구는데

 

네 일은 근본적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야

 

여기서 하는 일쯤은
누구나 간단히 할 수 있다구

 

넌 모든 걸 실제보다 중요하게
보려는 강박관념이 있어

 

넌 고작 편의점 직원이야
나도 나을 게 없고!

 

나도 거지 같은
비디오점에서 일하지

 

저기 제이란 녀석은
자기 일에 어떤 망상도 없어

 

우리는 여기에 종이나 담배를
사러 오는 사람들보다

 

훨씬 중요한 사람인 양
생각하지

 

우리가 훨씬 앞선 것처럼
그들을 깔봐

 

하지만 진짜 우리가 앞서 있다면
대체 여기서 뭘 하는 건데?

 

'대단원'

 

바닥이 반질반질 하네
고양이는 문 옆에 뒀어

 

- 태워다 줄까?
- 아냐, 나도 차 있어

 

- 내일도 일 하냐?
- 같은 시간에, 넌?

 

난 병원에 가서
케이틀린을 만날 거야

 

그리고 베로니카와
얘길 해봐야지

 

네가 일을 다 처리했을
무렵이면, 난 퇴근한 뒤겠다

 

- 전화해서 상황을 알려줄게
- 알았어

 

베로니카와 잘해봐

 

원한다면 내가 베로니카를
만나서 설명을...

 

됐어, 내가 할 수 있을 거야
할 말이 많겠지

 

- 정말 힘든 하루였어
- 말해서 뭐 하냐

 

내가 더 도와줄 일 없어?

 

- 이젠 더 싸울 일 없어?
- 됐어

 

- 밖에 나가서 해보자
- 싫어

 

- 해보자니까
- 싫어...

 

용감한 전사 랜들이
나가신다!

 

폐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