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hapsody.in.August.1991.720p.HDTV.x264.AAC-DoA

구로사와 아키라 작품

 

8월의 광시곡 (1991년 作)

 

기요코 무라타 소설 원작

 

각본 및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

 

그것은 묘한 여름의 일이었다

 

방학동안 별거 아니지만 약간은
이상한 일이 벌어졌었던 것이다

 

소년도 장미를 보듯이...

 

그만둬! 오르간 말이야!
고치려다가 더 망가지겠다

 

분명히 고치고 말테야

 

난 대학에 들어갔지

 

결국엔 입시지옥을 탈출한 셈이지

 

맘을 정했다고

 

이번 여름방학 동안 "정말로"
아무 공부도 안 할 거야

 

난 이 오르간을 고칠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정말로"...

 

타테오의 "정말로" 시작됩니다...
벌써 3번이나 말했다고

 

하와이에서 편지왔어

 

사진도 있어

 

어디 한번 보자

 

"먼저 너에게 알리고 싶은 건 우리가..."

 

"호놀룰루 공항에서 수주지로가의
자손을 만났다는 거다 "

 

아빠가 화환을 했내요

 

"우리가 수주지로 외삼촌의
죽은 부인이 미국인인 건..."

 

"알았지만 보다 놀라운 건..."

 

"가족 구성원이 다 100%
미국인이란 사실이다 "

 

멋진걸!

 

캐딜락 리무진이야!

 

아들 클라크
그의 아내 나탈리...

 

자식들인 마이클과 에밀리

 

마이클과 에밀리는
우리 또래 같아 보인다

 

에밀리는...
정말 예쁘게 생겼네

 

- 타테오, 푹 빠졌나 보네?
- 바보!

 

"하지만 띄엄띄엄 이나마 모두
일본어를 할 줄 알아 마음이 놓였단다 "

 

엄마, 아빠 기분을 알겠어요
아빠가 영어실력이 좀 그렇지

 

"20분 정도의 편안한
차로의 이동 후에..."

 

"우린 수주지로 외삼촌의
집에 도착했다 "

 

"바로 외삼촌을 만났고,
그는 병으로 누워있었다 "

 

이게 할머니의 오빠예요?

 

"삼촌은 우리의
예상보다 좋아보였고,"

 

"그는 우리의 손을 꼭
붙드시며 매우 기뻐하셨고..."

 

"그렇게 몇 분 정도 놓지 않으셨다 "

 

"하지만 할머니가 안오신 것에는
매우 실망을 하셨단다 "

 

"삼촌은 계속 할머니의
건강이 안 좋으신지를 물으셨고..."

 

"우리는 뭐라고 답해
드려야 할지를 몰랐단다 "

 

"할머닌 아무 말씀도 없으셨고..."

 

"우린 할머닐 대신해
삼촌에게 왔지만..."

 

"이건 잘못된 판단이었다 "

 

"우리가 모두 혈육 간이긴 하지만..."

 

"우린 삼촌의 걱정처럼 이방인이나
다름없이 먼 친척들일 뿐이었단다 "

 

"그분이 진정으로 만나길
원하셨던 분은 단 한 분뿐인..."

 

"그의 여동생인 할머니셨다 "

 

"할머닐 대신할 순 없었단다 "

 

"한동안 눈을 감고 계시다가..."

 

"눈을 뜨며 말씀하시길..."

 

"할머니가 손주들과 함께 이번 여름방학에..."

 

"자기를 보러 와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하셨다 '

 

"말하시길, '그러면 모두 더
편하게 느낄 거야 '라고 "

 

"참 좋은 생각이다
그분의 말씀처럼 하거라 "

 

- 우리가 가는 거...
- 하와이에 가는 거

 

"내 생각에도 그러하단다 "

 

"할머니, 제발 다시 생각해 주세요 "

 

"나가사키에서 우리 집인 도쿄로 가는 거나..."

 

"하와이로 여행을 가는 거는
별반 다르지 않아요 "

 

그래, 맞아요!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리건데..."

 

"제발 네 명의 손주들과
하와이로 와주셔서..."

 

"수주지로 외삼촌을 만나요 "

 

"빨리 결정하세요, 타다오로부터 "

 

할머니, 정말 좋은 생각이에요!
할머닌 "정말로" 가셔야 해요

 

- 모두가 하와이에 가는 거예요!
- 너무 멋져요!

 

- 대단한 휴가가 될 거예요!
- 할머니 가요! 가요, 제발!

 

잠깐! 엄마도 쓰셨어...

 

"어머님께, 수주지로 삼촌이 우리보고
자기의 집에 머물라 말하셨어요 "

 

"호텔에 머무는 실수는 말라며..."

 

"우린 그분의 환대에
답하여 머물기로 했고..."

 

"집은 크고 격조 높은 휴식처입니다 "

 

"빈둥거리며 주위를 거닐죠..."

 

"정원은 아름답고, 특히 해안쪽은
뭐라 말할 수 없이 좋습니다 "

 

"어머님, 제발 오세요! 요시에"

 

봐! 정말 호화로운 집이야!

 

호텔 같아 보인다!

 

여기 편지가 또 있어
아들인 클라크 씨가 보냈어

 

가타가나로 적어 보냈어요

 

여기요, 보이시죠?

 

"고모님께..."

 

"저는 당신의...

 

"오빠의 아들인...

 

"수주지로 하루노입니다 "

 

"아버지가 일본에서..."

 

"하와이로 오신게..."

 

"1920년의 일입니다..."

 

"파인애플과 함께 평생을 보내셨고..."

 

"미국인으로 곧 생을
마감하시게 될 겁니다..."

 

"제게 광대한 농장을 남기시고 말이죠 "

 

"아버지가 제게 말씀하시길 죽기전에..."

 

"막내동생을 꼭 만나고 싶다셨습니다 "

 

"제발 여기로 오셔서
아버지를 만나주세요 "

 

"고대하며, 클라크가 "

 

감동적이야!

 

정말로

 

할머니, 말하세요
하와이에 가는 거죠?

 

편지에 써진 것 처럼
할머닌, 꼭 가셔야 한다고요

 

하지만 잠깐만, 뭔가
좀 이상하단 말이다

 

뭔가 실수가 있었을 수도 있어

 

그만 좀 하세요!
분명, 할머니가 백만장자였데도...

 

수주지로 씨가 그게 긴가민가
했을 게 분명하다고요

 

하지만 오빠가 몸져누운 체로...

 

가난한 동생에게 초대를 하는 게
뭐가 이상하다는 거예요

 

먼저 보세요
정말 대단한 부자라고요!

 

하루노 수주지로

 

분명, 내 처녀적 이름이 하루노이지...

 

하지만 수주지로란 이름은
기억이 나질 않아

 

어쨌건 난 자식 복만 많은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었지

 

열 명도 넘는 언니, 오빠가 있었지

 

10명 넘게요?

 

또, 이 사람은 미국인 아니냐?

 

- 어떻게 이 사람이 내 큰오빠란 게냐?
- 편지에 쓰여있잖아요

 

하와이로 이민을 가셔서
귀화하셨다고요

 

그분이 미국 시민이 되었어도...

 

할머니의 큰오빠는
그대로 큰오빠인 거죠

 

수주지로 이분은
분명 할머니의 큰오빠가 맞아요

 

맞아요, 아니면 왜 할머니를
그렇게 애타게 찾고 계시겠어요?

 

나도 알아...

 

네가 말하는 건, 하지만...

 

아마, 검은콩 먹기에
지금이 알맞겠군

 

정말 고집쎄셔 정말이지

 

"그런게 뭐 필요있냐!"
텔레비젼도 없잖아...

 

냉장고를 봐봐, 저걸 사는데
내가 얼마나 빌었는지 알아?

 

아직도 세탁기를 안 사신다며

 

"그런 거 없이도 빨래하는데
지장없다 " 그러시지

 

돌머리, 갈대 가림막을 걷으라고

 

맛있구나, 정말로 맛있어!

 

너희들과 같이 먹으니
음식이 더 맛있는 거 같구나

 

할머니

 

누나들이 내일부터 음식을
요리하게 하세요

 

모두를 위해서 그게
더 나을 거 같아요

 

할머니도 좀 더 편하시게
지내실 수 있을 거고요

 

내 걱정은 말아라

 

솔직히 말해서...

 

할머니의 요리는 우리를
절망으로 이끌어요

 

다른 말로...할머니의 요리가
우리의 입맛과 다르다는 거죠

 

제 의미는, 사실
속이 좀 거북해져요

 

죄송해요, 할머니
하지만...

 

이 호박과 검정콩
그리고 호박과 닭고기...

 

간장을 넣고 너무 끓여서 어느 부분이
어떤 것인지도 몰라볼 정도인 상태이죠

 

- 너무 검고, 흐물흐물하고, 짜요...
- 타테오!

 

내 생각엔 할머니의 요리가 흐물한 건
할머니의 이가 안 좋아 선거 같아요

 

모든 게 부드러울 때까지 끓였죠
할머니한텐 다 좋겠지만...

 

- 하지만 우린 이가 성해요
- 신지로!

 

신지로, 너 정말 대단했어!
정말 잘 해냈어

 

그래, 너 때문에...

 

우린 식탁에 편안히 앉아
즐길 수 있게 된 거야

 

너만 혼자 걱정한듯 얘기한다?

 

하지만 네가 그렇게 좋진 않을 거야
내일, 우린 나가사키로 쇼핑 갈 거야

 

- 신지로 너도 같이가자
- 나도 껴줘

 

내가 할머니를 설득해 하와이로
갈 큰 계획이 있단 말이야

 

이번 여름방학의 최대의
화제가 되겠습니다!

 

모두 하와이에 가는 거야! "정말로"!
모두 다같이 뭉치자!

 

문앞에서 운명의 노크를...

 

이 아름다워 보이는 나가사키가...

 

원자폭탄으로 사라져 버렸던
비극의 도시이기도 하지

 

할아버지가 원폭으로 돌아가셨지?

 

- 그래
- 그럼 할머닌 어떻게 피하셨지?

 

할머닌 원폭의 중심부에서 10Km나
떨어지고 산 너머의 집에 계셨지

 

하지만 머리가 그렇게 되신 게
원폭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건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찾으러
그날 나가사키로 오셔서 그래

 

할아버지가 교사로 있던 학교가
원폭 장소에서 가까이에 위치했어

 

그래서 할아버지를 찾으셨데?

 

학교 건물은 무너져 내려 다 타버렸고
숯처럼 타버린 시체로 넘쳐났었데

 

어떤 시체가 할아버지인지
알아보는 건 불가능한 상태였지

 

그 학교에 가볼래?

 

할머니도 이곳 선생님이었던 건
너도 알고 있을 거야

 

할아버지와 결혼한 후에
그만 두셨어

 

할머닌 확실히 운이 좋으셨어, 그지?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
우리 아버진 아직 애기였고...

 

미나코의 엄마를 임신한
상태였다고...

 

그렇게 홀로 남는 건...

 

분명 할머니에겐 매우
힘든 시기였을 게 틀림없어

 

아직...

 

할아버지를 못찾고 있다면...

 

그분은 여기에 계신 거야

 

그날, 우린 나가사키시
주변을 돌며...

 

원폭에 대해 더 많이
알아보려 하고 있었다

 

원자폭탄이 떨어졌어도
이 건물은 견딘 거야?

 

아니, 다시 지은 거야

 

하지만 그 당시 것들도
좀 남아 있을 거야

 

천사들이 다 울고 있는 것처럼 보여

 

원자폭탄이 바로 이자리에 떨어졌어

 

포르투갈

 

이 추모 조각물들은...

 

다른 나라들이 보낸 것들이야

 

체코슬로바키아

 

이탈리아

 

폴란드

 

불가리아

 

소련 연방

 

중국

 

브라질

 

쿠바

 

네덜란드

 

미국은 없는 거 같아

 

뭘 생각하는 거야? 미국이
폭탄을 떨어트린 나란데 뭘 바라

 

"너무 목이 말라 "

 

"물, 물 "모두 그렇게 말하며 죽어갔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폭을 옛날에 일어났던
일로만 여기고 있는 거 같아

 

사람들은 쉽게 잊곤하지...

 

그렇게 무서운 일이었는데도...

 

지나간 일로 치부해버리지

 

그렇게 잊을 수 있을까?

 

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정말 불쌍해

 

아이스크림 먹을래?

 

할머니

 

할머니

 

너희들 늦었구나!

 

이제까지 뭘 하고 온 거야?

 

잘 왔으니 됐지, 잘 됐어

 

무슨 문제라도 있니?

 

할머닌 간이 심하지 않은 게
더 나을 거 같아요

 

잘 먹겠습니다

 

난 정말 당황했어, 할머니가 내가 한
요리 앞에서 간절한 기도를 드릴 줄이야

 

- 정말 맛이 있었어
- 진심이야!

 

앞으로 좋은 음식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이걸 봐

 

그게 뭔데?

 

할머닐 하와이로 가게 만들려고
오늘 수주지로 씨에 관해 얘기했어

 

할머니가 형제들의 이름을
기억해 내셨지

 

"테쯔타로 "
철(鐵)- 검은쇠철

 

"도자부로 "
동(銅)- 구리동

 

"주시로 "
총(銃)- 총총

 

"쇼고로 "
종(鐘)- 쇠북종

 

"쿠기노수케 "
정(釘)- 정

 

"나타키치 "
사(?)- 은창사

 

"구와타 "
초(?)- 삽초

 

"수주키치 "
령(鈴)- 방울령

 

"나베 "
과(鍋)- 노구과

 

"카네 "정(鉦)- 징정
"교코 "경(鏡)- 거울경

 

이름들이 다 중국식
한자 금속상징물들이야

 

할머니의 아버지, 증조할아버진
정말로 별난 사람이었던 거 같아

 

"카네 "
이게 우리 할머니다, 그지

 

- 열하나!
- 열한 명?

 

할머닌 두세 분이 더 있다는데
도저히 기억이 안 나신다고 하셨지

 

수주지로도 여기 중 하난데
기억을 못하시는 거지?

 

테쯔타로(鐵太郞), 도자부로(銅三郞)
사이에 2(二)이지

 

내 생각에 이 두 분 사이가
수주지로인 거 같아

 

결정적이야 "수주"도 금속을
나타내는 중국식 표기니까

 

할머니가 기억을 해내셔도
하와이엔 안 가실 거야, 분명해

 

왜지?

 

할머닌 미국을 안 좋아하셔
당연하신 거지

 

할아버지가 원폭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이야

 

나도 그럴 것 같아

 

우리나 우리 부모님들은
전쟁에 대해선 다를 아는 게 없어

 

원자폭탄에 대해서도...

 

단지 들어 알 뿐이지

 

단지 무서운 이야기
정도로만 느껴질 뿐이잖아

 

그 당시 자신들의 머리 위로
폭탄이 떨어져 내린 이들의...

 

감정을 우린 알 수가 없지
하지만 잊진 말아야 해

 

엄마만 봐도 그래

 

하와이에 부자인 친척이 있다는
것만으로 그렇게 좋아하던 거 봐봐

 

정말 싫지 않니?
우리 아빠도 똑같아

 

할머니완 제대로 지낸 적도 없으면서
부리나케 하와이로 달려가신 것 말이야

 

큰 누나!

 

자, 이걸 먹거라

 

정말 고맙구나...

 

날 그리도 생각해 주니 말이다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미국에 대해 그런 감정을
가졌던 건 아주 오래전이었단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지도
벌써 45년이 넘었지

 

지금은 특별히 미국이 좋거나...

 

싫거나 한마음은 없단다

 

다 전쟁 때문이었지

 

전쟁의 허물일 뿐이야

 

전쟁 동안 많은 일본인이 죽고...

 

또 많은 미국인도 죽었지

 

들어라...

 

수주지로인가 뭔가 하는 사람 때문에...

 

너희 부모를 나쁘게 말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단다

 

따지고 보면 그 둘을 하와이로
가게 한 사람 하나가...

 

바로 나이지 떠나 있는 동안
너희들과 여기서 지낼 기쁨을 위해서 말이다

 

어쨌든 너희들이 여름 방학 동안
여기에 같이 있게 되어 기쁘다

 

하와이의 그 부자는
내게 어떤 존재도 아니란다

 

이렇게 너희들과 같이 지내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한단다

 

다 그 사람 덕이지

 

자, 이제 먹도록 하자

 

기른 수박인데 참 맛있단다

 

잘 먹겠습니다!

 

할아버진 종종 오르간을 연주하셨지...

 

참 나도 늙은 거 같구나...

 

이 오르간도 그렇고

 

제가 고칠게요
분명히요, 정말로

 

또 "정말로"라고 말했어

 

참 많기도 하지

 

하지만 다들 죽었지

 

원폭으로 모두가 돌아가셨나요?

 

아니 몇몇은 그렇게 죽었지
하지만 몇은 어려서 죽었고...

 

그리고 몇은 먼 곳에서 죽었지

 

그래 여기, 나타키치...

 

내 기억으론 일곱 아니면 여덟 번째 오빠지

 

집을 떠나서 나가사키에서
신발 만드는 사람이 되었어

 

5년간의 도제 수업 후에...

 

자기 신발가게를 낼 수 있을 때쯤이었는데...

 

상스러운 실수를 저질렀지

 

뭔데요?

 

나타키치 오빠가...

 

신발 집 주인 마누라와
눈 맞아서 달아난 거야

 

어이, 졸리지, 자러 가라?

 

잠 안 온다고

 

그래서 무슨일이 벌어졌죠?

 

아버지가 성이 머리끝까지 나서...

 

오빠가 집에 다시 못 오게 하셨어

 

그래서 오빠는 여기서
보이는 저 산 너머에서...

 

별수 없이 조그만 오두막을 짓고는...

 

신발을 만들면서 근근히 연명했단다

 

둘이 살던 장소가 그러니까...

 

둘이 도망갈 때 이용했던 길가에...

 

벼락을 맞아 숯같이 검은 삼목이...

 

나란히 두 그루 서 있는 저 너머 어딜 거야

 

그런데 왜 거기서 살았대요?

 

둘이서 도망가던 도중에...

 

나타키치의 손에 안긴 그 여자가...

 

그 두 그루의 나무를 보고는...

 

자신들이 저 나무들처럼 보인다고...

 

둘은 같이 자살을 실행했던 거지

 

그게 왜 그들이 거기
살았는지의 이유이고

 

- 정말 스산한 이야기네요
- 갑자기 기분이 이상해져

 

자러 가야겠어요

 

나도 너무 힘들었던 하루야

 

잘들 자거라

 

- 내일 우리 거기 한번 가보자
- 어디를 가서, 뭘 보자고?

 

벼락에 맞은 두 나무 말이야
둘을 자살하게 한 그곳에...

 

바보 같기는!
아주 오래전 일이잖아

 

그 나무가 아직도 있을리 없잖아

 

보이지 않네, 할머니가 분명
아직 여기에 있다고 했는데 말야

 

타버린 나무는 썩지 않기 때문에
영원히 서 있게 되는 거지

 

저기 있다! 저거야!
가서 자세히 보자

 

아무 데서나 보면 되지, 왜 그래?

 

왠지 잘은 모르겠지만
약간 무서워졌어

 

"두 삼나무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보인다 "

 

"우리는 두 명의 도망자 "

 

"저 두 나무 옆에서 살 수 없을까?"

 

무슨 짓을 하는 거야?

 

미안! 이런 분위기 때문에
정신이 나갔나봐

 

바보! 난 돌아 가겠어!

 

잠깐만!
어이, 잠깐만 기다려!

 

왜 그래?

 

뭔가 수상하다고
한 늙은 부인이 할머니를 찾아왔어

 

그래서 뭐가?
그게 뭐가 이상하단 거야?

 

보면 알겠지만 서로 마주
앉아서 보고만 있어

 

계속 그렇게 한마디도 않고 있다고

 

그게 벌써 한 시간도 넘었어

 

할머니, 이 편지를 하와이에
보낼 건데 한번 봐주세요

 

"잘 지내시죠, 할머닌
하와이로 가시려고 생각중이세요"

 

일단 일부러 이렇게 적었어

 

거기 사람들의 마음도
고려해 줘야 하니까 말야

 

"먼저 할머닌 수주지로 씨에 대해
확신을 가지길 원합니다 "

 

"보내주신 사진으론
기억해내시질 못합니다..."

 

"늙었고 병으로 수척한 상태여서죠 "

 

"만약 젊었을 적
사진을 구할 수 았다면..."

 

"최대한 빨리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

 

"그리고 수주지로 씨에게 형제들의
이름을 불러달라고 하세요 "

 

"그분이 테쯔타로, 도자부로
주시로등의 이름을 기억하시는지..."

 

"할머니가 기억하시는 것과
같은지 말이죠 "

 

"그게 맞다면 명백히 수주지로 씨는
할머니의 오빠가 되시는 거죠 "

 

"신속히 부탁드립니다..."

 

좋은 생각인데
타테오, 뭔가 보여주는군!

 

이렇게 하면되나요?

 

- 네게 성가시게 해서 미안하구나
- 그럼 내일 당장 보낼게요

 

하지만 아버지가 거기
계신 동안 도착할지 모르겠네

 

직장도 있으시고 돌아올 때가
되가는 거 같다고

 

아니, 돌아오지 않으실걸

 

해고되더라도 거기에
파인애플 농장이 있잖아

 

낮에 오신 부인은 왜
여기에 오신 거죠?

 

나와 이야길 나누러 왔지

 

하지만 아무 말도 안 했잖아요

 

두 분 다 가만히 앉아만 계셨죠

 

그런 다음 그 부인이 인사를 하시고
아무 말도 없이 돌아가셨죠

 

서로를 이해하는데 아무런
말도 필요없기 때문이지

 

그녀의 남편도 죽었지...

 

나가사키에서 할아버지처럼 말이야

 

그게 그녀가 여기에 와서...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다가
아무 말 없이 떠난 이유이지

 

그 침묵 속에서 이야기하는...

 

다른 이들이 있으니까

 

여기 이 수주키치...

 

남자 형제 중 가장 어렸지

 

약간 머리에 문제가 있었지

 

원폭으로 머리가 완전히
다 빠져버린 후론...

 

방에서 나오지 않고 지냈단다

 

하지만 한 여름에는...

 

견디기 힘들었던 게 분명해

 

달이 밝은 밤이 되면 산속
깊은 곳의 폭포수 연못으로...

 

수영하러 몰래 나가곤 했단다
분명히 그랬지

 

그 폭포는 아주 좋지
너희들도 한번 가보거라

 

하루종일 방에서 뭘했는데요?

 

- 계속 그림만 그렸단다
- 어떤 그림을요?

 

어떤 이유에선지
눈만 계속 그렸지

 

- 눈이요?
- 그래 이런 눈만

 

아주 오랬동안 종이에다...

 

걔는 눈만 그렸단다
지치지도 않고 말야

 

이상한 짓이네요!

 

난 그 눈의 의미가
강박관념에서 비롯됐다고 봐

 

머리카락 하나 없는 자신의
머리가 몹시 싫었던 거야

 

사람들의 시선이 그것을 향하는 게
몹시 괴로웠던 게 틀림없어

그 바라보는 눈들을 그린 거야

 

이렇게 그렸나요?

 

맞아! 똑같구나

 

완전히 똑같은 그림이야

 

생각을 더 해보니...

 

네가 수주키치를 많이 닮았구나

 

콩깍지 속에 든 콩알 두 개처럼...

 

기분 참 좋겠다!

 

- 그 문 그냥 열어두고 자자
- 왜?

 

그냥 왠지 좀 무서워

 

눈을 감고 자려 하면
그 눈들이 날 노려보는 거 같아

 

그만 좀 해! 너 때문에 나도
악몽을 꾸게 되겠다!

 

겁쟁이!

 

할머니의 얘기가 정말로 사실일까?

 

수지키치가 머리도 나쁜데
밤에 여기로 와서...

 

수영을 했다니깐 안 믿겨

 

머리가 모자라니 그럴 수도 있는 거지

 

이렇게 찬데도 말아야?

 

할머니 말로는 폭포 웅덩이에
물 도깨비가 살고 있데

 

그만! 그런 얘긴 이제 그만좀 해

 

자, 도시락이나 먹자

 

그런데 하와이에 가면
뭘 할 생각이야?

 

가자마자 파인애플부터 먹을 거야

 

생각하는 거 하고는...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지
수주키치와 판박이니까 말야

 

쌍둥이처럼 말아야, 아마
머리 나쁜것도 똑같을 거야

 

그냥 농담하는 거야

 

타테오, 넌 뭐 할 거야?

 

다른 거 있겠어? 껄떡거리며
클라크 씨의 딸을 꼬시느라 바쁘겠지

 

프로포즈도 하고 말이야?

 

바보같기는!
에밀리는 우리 친척이라고

 

할머니와 한 핏줄이라고
결혼 얘기는 할 필요도 없어

 

그런것도 모르고 있는 거야?

 

멘델의 법칙에 따르면
혈족간에 생긴 자손은...

 

열성, 저능아가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우생학이란 거야, "정말로"

 

뱀의 눈이... 수주키치가
그린 그 눈이야 봤어?

 

바로 그 눈...

 

할머니도 저기 계시네
뭘 하고 계시는 거지?

 

불교경전을 읊으시는 거야

 

예전부터 늙은 부인들은 함께
모여 종교 의식으로...

 

망자의 영혼을 달래오고 있어

 

그래서 집에는 제단이
따로 없는 거야

 

벌써 8월이구나

 

원폭투하 일이 다 되어가

 

8월 9일

 

할아버지의 기일이지

 

할머니와 같은 처지의
다른 사람들도 보여

 

- 이 근처도 노인분들 조금 밖에 없어
- 수주키치도 전엔 함께였을 거야

 

원폭장소에서 그렇게 먼데도 말이야

 

뱀의 눈?

 

수주키치가 그린 눈들은...

 

뱀의 눈이 아니란다

 

그건 섬광의 눈이었어

 

맞아, 이 근처야...

 

그 날, 하늘을 가르는
사이렌 소리가 들릴 때...

 

수주키치와 난 여기에서...

 

저 산 너머 나가사키를 바라봤지

 

갑자기 하늘이 둘로
갈리고 섬광이 일었지

 

큰 눈이...

 

갈라진 틈으로
우릴 바라보는 거야

 

그 큰 눈이...

 

우리 둘을...

 

매섭게 바라봤어

 

얼은 상태로 우린
하늘만 바라봤어

 

엄청난 굉음과 함께...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어

 

수주키치는 겁에 질려 움직이지 못했어

 

하늘에 있는...

 

그 눈을 바라보았지

 

그 후로 걔는 그 눈에 홀려버린 거야

 

다른 건 더 볼 수 없었지

 

그리곤 계속 눈을 그렸어

 

나도 그 눈을 잊을 수 없어

 

그 눈만큼 무서운 눈도 없을 거야

 

달도 빛나지만
무섭지 않아요

 

달빛은 참 좋지

 

그래, 그때도 오늘밤과 같았지...

 

이상한 일이 일어났단다

 

그만 하세요!

 

무서운 얘기 더 듣기 싫어요

 

난 아직 무서운...

 

얘긴 하나도 안 했다

 

그때 난 부엌에 있었는데
약하게 어떤 목소릴 들었지

 

"여보세요, 여기요 "

 

아주 약한 소리였지

 

난 한 아이가...

 

머리를 쑥 들이미는 걸 봤지

 

걔가 말하길
"당신네 수주키치가"

 

또 수주키치에요?

 

"수주키치가 연못에 빠졌어요..."

 

"그래서 내가 꺼내서..."

 

"이리로 데려왔어요 "

 

"저기 풀밭 위에 뉘어 놨어요 "

 

그 소년이 이렇게 얘기했단다

 

걘 바싹 여윈 소년이었지

 

거기다 머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만 봐도...

 

흠뻑 젖어 있단 걸 알 수 있었어

 

난 너무 놀랐고
밖으로 뛰쳐나갔지

 

수주키치가 거기에...

 

누워있는 거야

 

기절한 듯 보였어

 

그 소년은 어떻게 되었죠?

 

내가 물어 봤을땐...

 

이미 가버렸더구나

 

뼈밖에 없는 애가 어떻게 수주키치를
여기까지 데리고 왔다는 거죠?

 

그건 물 도깨비였던 거야

 

물 도깨비?

 

그 일후 마을 사람들과 아버지가
그것에 대해 얘기 했었지

 

하지만 결국엔 물 도깨비라고
결론을 내리고 말았단다

 

말라가지곤 오이 같은 팔과 다릴 하고

 

얼굴은 잎처럼 녹색이었지

 

물 도깨비 말곤 생각해
낼 수 있는 게 없더라고

 

할머니가 하는 얘긴 다
사실같이 들린다니까

 

우리 잘못일 수도 있지
너무 진지하게 얘길 들어서...

 

믿게 만드는 게 아니라, 망령이야
할머니 나이도 생각해야지

 

무슨 일이야?

 

물 도깨비가 창문에서 쳐다봤어!

 

헛소리 좀 그만해!

 

신지로! 너 정말...

 

거기서!

 

"수주지로 외삼촌이 형제들의
이름을 기억해 냈어요 "

 

"마음을 빨리 정하시고
하와이로 오세요, 타다오 "

 

할머니, 어떻게 할 거예요?

 

가자

 

며칠 있으면 할아버지의
기일이란다

 

제사를 치른 후에
가도록 하마

 

그게 정말이냐?
할머니가 가시기로 했다고?

 

네, 저희가 보낸 전보를
보시지 못하셨어요?

 

그래, 우리가 돌아오는 동안
전보가 도착했나 보구나

 

이렇게 서둘러서 돌아올
필요가 없었네요

 

그렇더라도 어머님께 아이들을
더는 맡기는 건 아니지

 

할아버지의 제사를 치르시고
가시겠다고 하셨어요

 

전보에다 그렇게 적었니?

 

네, 그래요

 

8월 9일이 원폭으로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이어서...

 

그 날 제사를 지내고
할머니가 가실 거라고요

 

현명치 못했구나

 

클라크가 전보를 읽게 되면
불편해질 게 뻔하지, 안 그래?

 

왜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죠?

 

왜?

 

클라크가 미국인 아니니

 

할아버지가 원폭으로
죽게 된 걸 알게 되면...

 

불편하게 느끼게 될 게 분명하잖아

 

곤란하게 되었군

 

아버지, 그 말씀은 가셔서...

 

수주지로 씨와 클라크 가족들에게
할아버지 얘기를 아무 말도 안 하셨어요?

 

물론 안 했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거 같아서

 

아버지네!

 

우리 엄마도!

 

고맙습니다...

 

수고하셨고요

 

여행겸 다녀왔다고 생각하세요

 

마치노가 바로 여기로들
온다고 했어요

 

장모님을 본지도 좀됐고
여기로 오기로 했죠

 

저도요, 어머님이 이번 여름 동안
아이들을 돌봐주신다셔서...

 

이렇게 찾아뵙고 감사도 드리려고요

 

그런데 하와이는 어떻던가요?
좀 찾아봐서 알게 됐는데...

 

파인애플 농장도 꽤 넓고...

 

통조림 공장도 같이
한다면서요

 

수주지로 삼촌댁이 정말로
성처럼 크다는데 사실인가요?

 

엄마...

 

할머니를 뵈러 오셨다면서요
할머니에 관해선 안물어보세요?

 

오늘 저녁 식사는 참 대단했는데
별로 맛있지는 않았어, 그지?

 

어른들의 얘기란 거
거북함 그 자체지

 

기념품을 먹어봅시다

 

타테오...

 

좀 이상한 거 같지 않니?

 

왜 두 분은 할아버지에 대한 건
다 비밀로 하셨을까?

 

좋게 생각하면 수주지로 씨와
클라크를 생각해서 그러신 거고

 

나쁘게 생각하면 고도의
계산과 전략전술인 거지

 

정확히 본다면 갑자기
찾아온 부자 친척과의...

 

관계가 나빠지는걸
두려워했던 거지

 

잠깐, 할머니가 단지
중간의 고리였단 거야?

 

심하다

 

그런 게 어른들의 현실이지

 

난 아직도 그런 게 싫어

 

너도 그렇게 생각해?

 

나? 알아 맞춰봐
난 이거에나 집중하련다

 

파인애플 농장이
무서울 정도로 넓더라고

 

8천몇백 에이커는 된다더군

 

통조림 공장에선 여섯 개의
큰 굴뚝이 서 있지

 

스페인식 정원에 거대한
수영장이 있더라고

 

클라크의 부인이 입으라고
수영복을 가져다 주더라고

 

하지만 알다시피
난 수영을 못하잖아

 

그러곤 클라크가 공장
구경도 시켜줬지

 

그 공장의 지사가
도쿄에도 있는 거 알고 있어요?

 

알지, 세계의 웬만한 대도시엔
다 지사가 있을 거야

 

말해줘요, 클라크의
부인은 어떻던가요?

 

정말 좋은 사람이야, 일본의
잘사는 집 여자들하곤 거리가 있지

 

겉치레는 다 버리고
우릴 친가족처럼 대해줬지

 

왜 아니겠어?
한 핏줄이 맞지 뭐

 

뭐 그렇지 머

 

또 통조림 회사의
지사에 관해선...

 

클라크가 내가 거기서 일해줬으면
하는데 큰 감명을 받았지

 

물론이지
그만큼 탄탄한 회사도 없지

 

나도 고려하는 중이야

 

사무원으로 영원히 지낸다고
생각하면 끔찍하지

 

사실이야

 

어쨌건 그 때가 되면 나를
잊지는 말아요, 알았죠?

 

그래, 한잔하자고

 

고마워요

 

초라하기 짝이 없군

 

머리 속이 뭘로 차있는 거야?

 

완전히 거지 같군

 

내가 가는 이유는 단지...

 

수주지로가 내 오빠이기 때문이야

 

그가 부자여서 가는 게
아니란 말이다

 

모두들 이리로 오거라!

 

뭔데요?

 

달빛이 참 아름답구나
밖에서 느껴보자꾸나!

 

할아버진 종종 달을
바라보곤 하셨지

 

달을 바라볼 때면 항상 마음이
깨끗해 지는 거 같다고 말했지

 

마당에 서서 달을
바라보곤 하셨다

 

장모님은 곧은 성품을
가진 분이셔, 그죠?

 

아니, 외골수이시지

 

다시말해, 구시대적 사고를 가졌어

 

하지만 교육자로서
훌륭한 성품의 말씀입니다

 

전에 선생님이셨죠?

 

두 분 다 학교 선생님이셨죠
두 분 다 곧은 양심을 가지셨고요

 

그래서...

 

우리가 어머님을 화나게 했죠

 

정말 잘못한 거 같아요

 

당신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걱정할 거 없어

 

금방 풀어지실 테니

 

하지만 또 하와이에 안 가시겠다고
하시면 어떻해요?

 

얼마나 고집이 쎄신지 잘 알면서

 

좋은 생각이 있어요

 

타다오, 요시에 두 명 다 장인어른의
기일까지 여기 있어도 되죠?

 

두 명 다 극진히 제사를 함께하고...

 

기분 좋게 하와이로 모시는겁니다

 

그건 좀 힘든데
사무실에서 할 일도 있고...

 

왜요? 아직 여름 휴가가
좀 남은 거로 아는데...

 

그렇지만...

 

통조림 공장을 생각해서라도
그러는 게 좋지 않을까요?

 

하지만 어머니와 애들의
여권도 준비해야 하는데...

 

걱정마세요
내가 다 처리할테니

 

우리의 우선 과제는 장모님의
기분을 돌리는 겁니다

 

또 안 가시겠다 말하시면
그게 정말 심각한 문제일 테니까요

 

"전보 잘 받았습니다 "

 

"클라크가 곧 떠날 거요, 수주지로 "

 

보낸 전보 때문에
모든 게 엉망이 됐군

 

미국인들은 원자폭탄의 기억으로
불쾌감을 느낀다고

 

일본계 미국인에겐 특히나
민감한 문제지

 

미국인이기에 난처하게
여겼을 거라 생각되는군요

 

궁금해요, 왜 클라크가
여기로 오는 거죠?

 

그러니까...

 

여기로 오는 이유는...

 

아마 모든 걸 결론지으려고

 

알겠어요

 

그런 건 다 잊자고 말하려 하겠죠

 

그건 그렇고
전 이만 가야할 거 같네요

 

저도 같이 가는 게 낫겠네요

 

여기 온 게 헛수고였네요

 

걱정하지 말아요, 알았죠?

 

말했어야 했는데, 후회스럽군

 

그래봤자 소용 없어요

 

다 네 잘못이야
왜 그런 전보는 보내가지고

 

그만들 하거라!

 

타테오를 원망할 거 없다

 

내가 그렇게 쓰라고 했다

 

하지만...

 

사실대로 쓴 게 뭐가
잘못인지 모르겠구나

 

바보같이!

 

미국이 원자폭탄을 떨어트려
그걸 상기시키는 데 불편스러워한다고?

 

기억하기 싫을면
다 잊어도 되는 거냐

 

난 비밀로 할 수는 없었다

 

전쟁을 끝내려고 불기둥을
떨어트린 거지

 

그리고 벌써 45년이나 지났다

 

하지만 그 섬광이
전쟁을 멈추진 못했지

 

그들은 아직도 사람들을 죽이고 있으니!

 

너희도 알다시피...

 

전쟁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사람들은 전쟁에 이기려고...

 

무슨 짓이든 해대니 말이다

 

언제가 되었건 모두가
종말에 이를 게 분명하다

 

자, 도착 게이트로 가자

 

수속을 마치려면 시간이 있다고요

 

하지만...

 

기분이 우울해 지는데

 

만약 엄마가 거짓말 한 것
때문에 온 거라면...

 

클라크를 만나지 않겠어

 

그냥 도망갈까?

 

클라크를 어머니께 소개하는 게
처지가 난처하게 됐어요

 

나도 말아야
어쩔 도리가 없잖아

 

타테오, 우리가 클라크에게
잘못하고 있는 거 아닐까?

 

무슨 걱정이야?

 

그는 단지 할머니와의 관계를
청산하러 온 건데 어때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에게...

 

고모부에 관해 얘기하지 않았나요?

 

알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고모부의...

 

소식을 듣고...

 

모두 울었어요

 

여기 나가사키를 봐, 원폭이
투하됐던 곳이라곤 믿기지 않아

 

사람들은 모든 걸 잊었지
아주 빨리

 

하지만 난 결코 잊지 않겠어!

 

우리 거기에 한번 더가자

 

그 학교 말이니?

 

어 할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나가사키가 어디죠?

 

아직 보이지 않아요

 

저 산 반대편에 있어요

 

애들은 어떻게 된 거예요?

 

클라크를 만나기 싫은 것이지
틀림없어

 

다 우리 잘못이야

 

우리는...

 

정말 어리석었어

 

하지만 클라크에 대해...

 

아깐 안 그랬잖아요

 

클라크, 혹시 나가사키에서
가보고 싶은 곳이 있어요?

 

네, 있습니다

 

그럼 호텔에 먼저 간 다음에...

 

호텔은 필요 없습니다

 

고모님 댁에서 묵겠습니다

 

그전에 가보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고모부가 돌아가신 곳에요

 

뭐야? 다 여기 있었니?

 

클라크가 할머니께 사과하러
오셨다고 한단다

 

전보를 읽고서 할아버지에
대해서 알게 됐다는구나

 

하지만 아버지 말하시길...

 

미안하구나
다 내가 바보같이 굴어서 그래

 

안녕

 

내 아들, 타테오와
내 딸, 미나코입니다

 

클라크입니다, 잘 지냈어요?

 

내 아들인 신지로고요

 

내 딸이에요

 

다 귀엽네요

 

모두 만나게 되어 반가워요

 

8월 9일이 지나고...

 

모두 다 같이...

 

고모님을 모시고 하와이게 갑시다

 

고모부가...

 

바로 여깁니까?

 

그리고 이게...

 

그날 죽은 아이들을 위한
추모비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고모부도 돌아가셨군요

 

돌아가신 곳이 정확히 어디죠?

 

우리도 알 수 없었습니다

 

못 찾으셨다고요?

 

그날...

 

도시 전체가 불바다였죠

 

그리고 이 운동장은 불바다를
피해 나온 사람들로 가득했죠

 

학교도 다 타버렸고

 

사람들도 그랬습니다

 

철까지 모든 것이요

 

이분들은 그날 여기서 죽은
분들들과 같이 학교를 다녔답니다

 

이분들이...

 

여하튼, 날 무섭게 해

 

그건 아마...

 

그 거대한 공포를 목격한
분들이여서 일 거야

 

이분들을 보고 있으면...

 

나가사키의...
그 날이...

 

느껴지는 거 같군요

 

오케이

 

너한텐 충분한지 몰라도
클라크에겐 아직도 모자라

 

그의 발이 삐져나올걸

 

존 웨인과 같은 치수야

 

이걸 더 붙여보면 어떨까?

 

우리는 스스로 바보가 된 거야

 

넌 그렇게 생각지 않아?

 

그런 거 같아요

 

너무 부끄러워요

 

클라크는 어디있어요?

 

바깥뜰로 할머니와 나갔단다

 

괜찮을지 모르겠네
서로 대화가 될지 모르겠어

 

괜찮은 거 같아요
두 분 잘 얘기하는 거 같아요

 

고모부가 돌아가신걸
모르고 있던 거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여기서 나고 계속 사셨는데...

 

그러고도...

 

우린 그것을 깨닫지 못했어요

 

우리의 불찰입니다

 

우리 잘못이에요

 

다 괜찮아요

 

아버지가 말하시길...

 

"클라크, 가거라..."

 

"가서 고모께 뭐든지 해드리거라 "

 

그렇게 말씀하셨죠

 

이제 다 괜찮아요

 

좋기만 한걸

 

정말 고마워요

 

아니에요, 제가 더 고맙습니다

 

행복하게 해줘서 고마워요

 

정말 행복해요

 

클라크는 어디있니?

 

벤치에 앉아서 할머니와
얘기 중이셔

 

두 분이 손을 맞잡는 걸 봤어

 

뭔가 좋은걸 본것 마냥
기분이 좋았어

 

대단한데!

 

소년은 장미를 보았고

 

음이... 다 고쳤구나!

 

내가 말하지 않았던가
"정말로" 고치겠다고?

 

어떤 거 같아?

 

노래 부르자!

 

소년은 장미를 보았고

 

장미는 들판에 선체로

 

맑은 꽃망울을 피우니

 

그 뿜어내는 색 정말 아름답다

 

그 황홀함은 끝이없고

 

새빨간 색을 뽐내는

 

장미 만발한 들판이어라

 

브라보!

 

천사들 같구나
정말 대단한데

 

여기가 고모부의 방인가?

 

주무실 곳이에요

 

놀라운데...!

 

오케이?

 

오케이, 오케이, 오케이

 

정말 좋은데...!

 

시험해 봐야지, 그래야겠지?

 

침대가 정말 좋네

 

저기 있는 사진은 뭐야?

 

- 이게 고모부의 사진이니?
- 여기 계세요

 

여기도 계세요

 

할아버지 사진요

 

아주 어려 보이네

 

45년 전 사진이에요

 

이사진은 같은 해에 찍은 거예요...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어요

 

저 큰 편지들에는...

 

뭐라고 적혀있죠?

 

"우리 모두 다음 생에서
다시 만납시다 "

 

바다 고기가 폭포를 오르는 거 같아

 

틀렸어요, 붕어, 잉어예요

 

잉어가 폭포를 오르는 거 같아

 

아이고! 실수를 했네

 

클라크 상!

 

뭡니까?

 

클라크의 아버지가...

 

수주지라 외삼촌이 돌아가셨다

 

클라크예요

 

클라크는 다른 비행기로
벌써 갔다고

 

다녀왔습니다

 

클라크는 정말로 안타까워했어

 

만나기 직전에 돌아가시다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며...

 

오빠...

 

미안해요

 

저도 곧 뒤따라 만나 뵐게요

 

오빠!

 

절 보러 이렇게 오셨나요?

 

빨리 서둘러요, 비행기 놓치겠어요

 

아니, 가지 않기로 했어

 

일은 어떻게 하시고요?

 

신지로 가서 할머니
어떠신지 보고 오너라

 

어머니께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예요?

 

뭔가 이상해!

 

할머닌 주무세요
크게 코도 고시며!

 

어떠셔?

 

죽을 좀 드시긴 했는데
또 잠에 드셨어요

 

우리도 이제 잘까?

 

비가 좀 내릴 거 같네요
문을 다 닫을까요?

 

할머니!

 

폭탄이야!

 

할머니, 왜 그러세요?

 

어머니!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폭탄이야!
너도 빨리! 이걸 빨리 덮거라

 

폭탄에는 이게 최고야!

 

흰옷을 걸친 이들이
많이 살았었다고!

 

빨리 가는 게 좋겠어

 

빨리 병원으로 어머닐 모시자고!

 

지금 잘 주무시고 계신다고요

 

저대로 좀 더 계시게
하는 게 나을 거예요

 

오빠

 

할머니가 없어졌어요!

 

이것들은...

 

할아버지의 옷들인데요

 

그런데 왜 이렇게 나 펼쳐두셨지?

 

할머니의 기억이 점점
옛날로 향하고 있어요

 

지금은 할아버지가
계실 적으로 가 계신 거죠

 

계세요!

 

네?

 

조금 전 일인데
어머님이 우리 집에 왔었네

 

그때...

 

구름을 쳐다 보더니 서둘러
일어나셔서 나가사키로 향하셨네

 

오늘 구름이...

 

그날과 쏙 빼닮았거든

 

아마 그날의 일이
기억에 나셨는 거 같아

 

아니, 내 말은 마치 그날
인 거처럼 행동하셨네

 

할머니!

 

할머니!

 

소년은 장미를 보았고

 

장미는 들판에 선체로

 

맑은 꽃망울을 피우니

 

그 뿜어내는 색 정말 아름답다

 

그 황홀함은 끝이없고

 

새빨간 색을 뽐내는

 

장미 만발한 들판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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