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and.Earl.and.the.Dying.Girl.2015.1080p.BluRay.x264-GECKOS Metrics {time:ms;} Spec {MSFT:1.0;} <-- Open play menu, choose Captions and Subtiles, On if available --> <-- Open tools menu, Security, Show local captions when present -->

어떻게 이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

 

시작도 못하겠고

 

흔하게 쓰는 진부한 표현으로
시작할 수도 있겠지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이 있었다"

 

그게 무슨 뜻이지?

 

물론, 누구에게나
최고의 순간이 있겠지

 

누군 공짜로
베트남 음식을 먹고

 

음식을
배달해준 여자는

 

광고에 나오는
여차처럼 섹시하고

 

그리고 구석에 앉아
하프로 멋진 연주를 하지

 

그동안 남자는 밥 먹고
그게 최고의 순간이지

 

그와 달리 누군가는
고문당해서 의지가 꺾인 채

 

악어들로 가득찬
산성 호수 위에 묶였고

 

호수가 산성이니
악어들은 잔뜩 화가 났지

 

그리고 환기구에서는

 

주차장에서 썩어가는
우유 냄새를 뿜어내고

 

죽지만 않을 정도로
얻어터지고 있어

 

최악의 순간: 확인!

 

내가 뭐 하는 건지 모르겠다

 

좋아
대충 시작할게

 

이건 내 인생을 망친
고등학교 3학년 때 얘기야

 

영화를 하도 못 만들어서
사람을 죽였거든

 

나와 얼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

 

고3 시작했을 때

 

난 이렇게 생각해

 

"섄리" 고교는
수많은 국가로 나뉘었고

 

3학년까지 여러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통달했어

 

조깅족한텐
고개 끄덕이기

 

약쟁이들한텐
주먹빵

 

연극부한텐
시시한 조크 날려주기

 

'그렉'
여름 어땠어?

 

여름이라
그게 무슨 뜻이지?

 

"여름여름"하다?

 

고딩들은 대개
한 국가 소속인데

 

하지만 안전이
보장되진 않아

 

그런데
난 비법을 찾았어

 

모든 국가에서
시민권 따고

 

여권도 구하고

 

모두랑
원만하게 지내고

 

가끔가다
한번 씩 인사해주면

 

투명인간처럼
지낼 수 있지

 

진지한 관계는
금물이고

 

오늘 검사 받았어?

 

으엑! 검사라니!
나도 해봤지

 

그건 그냥
자살행위야

 

가장 까다로운 국민과
관계 형성하고

 

예를 들어
'스콧 메이휴'

 

내 옆에 앉은
고스족이지

 

- 정말 좋은 카드야
- 아부 떠냐?

 

이 녀석 신뢰를 얻으려고
수년을 쏟았어

 

# 나의 네임은 '필'!
넌 나의 노예! #

 

아무도 안 거들떠보는
'필'도 마찬가지고

 

- 라임 쩐다
- # 내 약을 먹어봐! #

 

- 정말로 외로운 늑대지
- # 난 방금 죽었네! #

 

내가 절대로
못 가는 곳이 있는데

 

학교 식당이야

 

모든 구석구석이
분쟁 지역이었거든

 

크림 반도, 가자 지구가
하나로 뭉쳐진 곳이지

 

해적이 득실대는
인도양도 물론이고

 

캡틴 필립스 해적
캐리비안의 해적 말고

 

둘다 일 수도
모르겠어

 

그래서, 점심은 역사 선생님
사무실에서 먹어

 

'맥카시' 선생님

 

309호실에 20분만
있다 오마

 

이 학교에서 유일하게
멀쩡한 선생님이지

 

- 이교도들아
- 역사를 존중하라!

 

얘는 '얼'인데
아직은 누군지 설명 안할래

 

집단 살인의
하모니로...

 

한가지 더, 예쁜 여자는
네 인생을 망쳐

 

아무리 착해도 상관없어

 

여자는 순록
너는 다람쥐거든

 

걔는 숲 속을 거닐다가

 

널 짓밟아
죽인 것도 몰라

 

- 안녕, '매디슨'
- 여름 어땠어?

 

여름이라
무슨 뜻일까?

 

"여름여름"하다?

 

그럼 겨울은 뭘까?
"겨울겨울"하다?

 

- 선생님은 309호에 계셔
- 고마워

 

말로는 형언 못 할
압도적인 고통...

 

그리고 말 못할 간음과
무질서함이...

 

젖통~!

 

- 들어와도 되니?
- 깜짝아!

 

- 네, 뭔데요?
- 내가 있지...

 

네 물건을
좀 뒤져봤는데

 

대학 안내책자를
안 읽었더라

 

- 내 물건 그만 뒤져요
- 가족끼리 비밀은 없어

 

재밌으니까 읽어봐
메뉴판 같은 거야

 

어디 갈래?
펜실베니아 주립대?

 

페퍼다인? 퍼모나?
프린스턴?

 

- 난 프린스턴 못 가요
- 쟨 못 가

 

- 그게 다예요?
- 아니

 

엄마랑 아빠가
슬픈 얘길 해줄 거야

 

뭐요?

 

무슨 일이에요?

 

'드니스'랑 통화했단다

 

'레이첼' 엄마인데
너도 알지?

 

- 아뇨
- '레이첼'이랑 친구잖아?

 

얼굴만
아는 사인데요

 

이리 온

 

 

'레이첼'이 백혈병에 걸렸어

 

방금 알았대

 

오늘 검사 받았어?

 

으엑! 검사라니!
나도 해봤지

 

아이고야...

 

심각하대요?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있대

 

- 정말 슬프네요
- 맞아

 

완전 슬프지

 

진짜 슬퍼요

 

꽤 슬프지

 

'스티븐'이
나 할퀴어요

 

쟤도 슬퍼서 저래

 

'드니스'랑
의논해 봤는데

 

네가 가서 북돋아주면
정말 좋을 거 같대

 

네, 근데
우린 친구가 아니라...

 

전화 한 통화만 해

 

뭐라고 해요?

 

"안녕, 나 그렉인데
방금 네가"

 

"암에 걸렸다고 들었어
같이 놀자"

 

그건 안돼
빈정대는 거 같잖아

 

남한테 착한 일 하기가
싫다는 거니?

 

- 그게 정말 그렇게 힘들어?
- 네, 알았어요

 

그러니까
내 물건 그만 뒤져요

 

그럼 나도 엄마 물건
뒤져볼 거예요

 

생리대 많다

 

레이첼입니다

 

- 나 '그렉'이야
- 안녕

 

의사랑 상의해 보니까...

 

넌 '그렉-이가탄'을
복용해야 한대

 

- 그게 뭔데?
- 그건...

 

나야!

 

캡슐로도 나왔어

 

- 아...
- 그래

 

- 내가 아픈거 들었구나
- 응

 

내 엄마가 알려줬어?

 

아니, 내 엄마가
말해줬어

 

- 그래서 말인데
- 뭐가?

 

- 뭐?
- 할말이 뭔데?

 

- 그게...
- 뭔데?

 

나랑 같이
놀고 싶나 해서

 

지금 당장?

 

좋지

 

사양할게

 

놀기 싫어?

 

어쨋든 고마워

 

- 알았어, 끊어
- 안녕

 

엄마, 뭐 해요?

 

나 보기 싫대요

 

이런 말 하기 싫은데

 

- 넌 지금 선택권이 없어
- 제 말 끊지 마세요

 

네겐 사람의
인생을 바꿀

 

큰 기회가 주어졌는데

 

지금 하는 거라곤

 

- 농땡이만 피우고...
- 나 보기 싫다고 했어요!

 

난 거기에 끼어들
권한이 있어

 

이런 태도는
절대 용납 못해

 

자꾸 말 끊으니까
짜증나요!

 

지금 네가 하는
구차한 변명들은

 

암에 걸린 아이의
행복과 비교하면

 

-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 나 병신 됐어요!

 

너 지금 큰 실수
하는 거야!

 

너 지금 전화기 들고

 

'레이첼'한테
다시 전화해

 

지금 해
해야 돼!

 

죽어가는 소녀를 만났을 때

 

'그렉'...

 

유감이에요, 부인

 

'드니스'로 불러

 

넌 편하게
불러도 돼

 

좋아요

 

넌 정말 착한 아이야

 

넌 정말이지
맘씨도 곱고

 

친절하고
착하지...

 

정말 고맙구나

 

착하고, 착하고, 착하고...

 

- 착한 아이야
- 알았어요

 

넌 정말 맘씨도 곱고
맛있는

 

달콤하고도 귀여운
아이야

 

잘생기기도 했고

 

잘 못생겼는데
고마워요

 

- 겸손하기까지!
- 전 '겸손한 쥐'라서요

 

어쩜 그렇게
말장난을 잘 하니?

 

밴드 이름이에요

 

'레이첼'!

 

겸손한 쥐가
너 만나러 왔어

 

- '레이첼'
- 여긴 왜 왔어?

 

의사가 '그렉-활명수'를
빨리 복용해야 된대

 

- 전에 쓴 농담이잖아
- 아닌데

 

지난번엔
'그렉-이가탄'이었고

 

캡슐형으로 나왔지

 

난 너랑 놀기 싫고

 

네 동정심 필요 없으니까
그냥 가버려

 

아냐, 네가 가엾어서
온 게 아니라

 

엄마가 억지로
시켜서 왔어

 

그게 더 심하다

 

동감이야

 

나 진짜 괜찮으니까
그냥 가

 

내 말 좀 들어봐

 

내가 너랑 안 놀면

 

엄마가 내 삶을
지옥으로 만들 거야

 

얼마나 짜증나는지
넌 몰라

 

잔소리계의
'레브론 제임스'야

 

- 농구선수 이름이야
- 누군지 알아!

 

나 도움 안되는 거
아는데

 

대신 네가
좀 도와줬으면 해

 

- 네가 내 도움이?
- 응

 

하루만 지내게 해 줘

 

엄마한테 놀았다고
얘기하고 나면

 

다신 안만나도 돼

 

좋아?

 

좋아

 

약속

 

흑인 인권운동가
흉내야?

 

- 주먹빵 하려고
- 너무 멀잖아

 

네 말이 맞다

 

책이네...

 

좋아

 

그리고...

 

나무 벽지네

 

- 멋지다
- 그게 왜?

 

몰라

 

불운한 관계: 1일째

 

베개가 많다

 

저거 다 세면
몇 개나 돼?

 

몰라

 

나도 저렇게
많았음 좋겠다

 

부모님한테
사 달라고 해

 

그러면
날 의심할 거야

 

- 하루종일 잠만 잘까봐?
- 아니

 

베개에 자위 할 거라고
의심할 걸

 

내가 변태인 줄 아시는데
다 부모님 생각이야

 

섹시한 베개는
부모님 차지거든

 

이거 좋다

 

이 베개 보니가
'프란체스카'가 기억나

 

색깔이 비슷했지

 

어쨋든 '프란체스카'랑
나는 헤어졌어

 

베개에 사정한 걸
들통났거든

 

완전 더러웠지

 

그 베개와
나 사이엔

 

거부할 수 없는
끌림이 있었어

 

다들 내가
미친놈 같겠지만

 

내 생각은
완전히 달라

 

우리의 관계는...

 

한 베개가
소년을...

 

남자로 만든 거지

 

어쨌든
난 그냥...

 

너 재밌으라고...

 

재밌는 얘기였어
고마워

 

네 오징어 내가 먹는다

 

나 가봐야 돼

 

누군데 그래?

 

- 미안, '얼'이야
- 그게 누구야?

 

너희들은
기억하고 있을 거야

 

젖통~!

 

내 친구 같아 보이지만
그게 아니야

 

동업자에 더 가까워
어릴적부터 같이 지냈고

 

내 집이랑 가깝지만
험한 동네에 살아

 

아빤 시골 출신에
엄마는 조용하고

 

형이 키우는
개 '두피'는

 

날 잡아먹고 싶어
안달이지

 

'두피'야 진정해!

 

그래서 우린
내 집에서 놀아

 

특히, 사회학자신
내 아빠랑

 

너 나랑
맞짱 깔 거냐?

 

걍 짜져 있어!

 

- 얘들아!
- 직업상 맨날 집에 계셔

 

이거 한번 봐라

 

이 실성한 '아귀레'라는
정복자가

 

정글 속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황금 도시를 찾고 있어

 

- 신의 분노로다
- 훌륭한 외국영화야

 

나와 함께할 자?

 

명작에 더불어서...

 

- 이건 오징어야
- 이상한 음식도 주셔

 

문어랑 비슷한 건데

 

동양에서 유행하는
간식이란다

 

우린 아빠랑
180도 달랐는데

 

어떤 이유에선지
취향은 똑같아

 

우리 같은 서양인한텐
맛이 이상하지

 

우린 다른 애들과 달리
외국영화를 좋아했어

 

외국 명작들을 말야

 

왜 좋았냐구?
그건 몰라

 

우리처럼 폭력적이고
별나서 그랬나봐

 

아니면 인생처럼
복잡하고 무의미했으니까

 

이런 *같은
캠프를 왜 못 떠나냐면

 

전화가 올 때까지
몰라서 그렇기도 하고

 

돈 받고
계약서도 썼으니까

 

어쨌거나

 

우리도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어

 

액션!

 

우린 어떻게 만들었나면

 

좋아하는 영화를 가져다
제목을 병신같이 만들고

 

병신같은 제목에 걸맞게
영화를 만드는 거였지

 

나쁜 영화만
제작되는 공식이지만

 

왠진 몰라도
계속 이렇게 만들어

 

거인 앙드레와의
저녁식사

 

참을 수 없는
(그녀는 플라스틱)

 

숨 덜 쉬기

 

늙고, 털난
그리고
모드

 

보지 마
졸라 무서운 난쟁이가
널 죽이려고 해!!!
옘병.

 

일곱 물개

 

*까! 이거나 먹어라!

 

똥싸배기 톰

 

까다로운
골-목-길

 

테니스장에서의
죽음

 

42개를 만들었는데

 

지금쯤이면
그만 만들었겠지만

 

아니야

 

솔직히
아무데도 못 가요

 

언제 전화올지도 몰라서
맘대로 떠날 수도 없고

 

계약했으니까요
*나 말도 안 되죠

 

예, 그러니까...

 

너희 작품 중 최고야

 

폭력의 본질에 대한
성숙한 탐구가 돋보여

 

아빠

 

우리 영화 보지
말라고 했잖아요

 

맘에 들잖니

 

그 여자애
또 보러 갈 거야?

 

아마도
갈 거 같아

 

걔랑 썸 타게?

 

- 그건 아냐
- 그럼 안 되지

 

걔가 남자랑 사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잖아

 

- 널 위해서 말고
- '얼'!

 

상황이 그렇게
심각해선

 

거시기도 안 서겠다

 

내가 지금
거시기 얘기했냐?

 

아니

 

급형골수성 백혈병은
또 무슨 암인데?

 

그거 있잖아
암이...

 

뭐시기

 

안티탬 전투는 역사상 가장
끔찍한 날이었다

 

얘들아, 이제
뭐라고 해야 되지?

 

역사를 존중하라!

 

바로 그거야!

 

다 도망쳐라!

 

집으로 가
가, 가

 

모두들 잘했어

 

- 잘 했어
- 얘기 좀 해도 돼요?

 

- 질문 좀?
- 그래, 해봐

 

백혈병에 대해서
아는 거 있으세요?

 

백혈병?
그건...

 

피나 골수에
암이 생기는 거지

 

- 그런데?
- 몸 전체로 퍼지죠?

 

맞았어

 

걸리면 얼마나
빨리 죽나요?

 

치료가 쉽다고 들었는데
그건 왜?

 

'레이첼'이 백혈병
걸린 거 아시죠?

 

'레이첼'이 뭐에 걸려?

 

난 정말 멍청해

 

언젠간
다 알려졌을 사실인데

 

직접 얘기하긴 싫었어

 

나도 마찬가지야

 

아무하고도
얘기하기 싫을 땐

 

병신처럼
변하면 돼

 

네가 싫은
사람 흉내내봐

 

"암에 걸렸다니
정말 유감이다"

 

효과 있는 거야?

 

당근이지
효과 만점이야

 

"소극적 저항"이라고
'간디'가 실천한 거야

 

'간디'는 병신 흉내
안 냈어

 

아냐, 했어

 

그렇게 인도가
자주권을 얻었지

 

- 싫어
- 되게 쉬워

 

좋아 다른 방법은

 

죽은척 하는 거야

 

짜증나는
말 해봐

 

"네가 암에 걸린 건
하나님 계획의 일부야!"

 

야, 짜샤

 

그래, 이쪽이야

 

이것만 말해두는데
넌 암으로 죽어가는 애한테

 

죽은 척 하라고 했어

 

이게 무슨 짓인지
생각해봐, 병신아

 

난 이 소녀의 벽에서
울버린 표정을

 

5년동안 해왔는데

 

이제 와서 떼어 버리면
죄책감 느낄가봐

 

아직도 걸려있는 건데

 

너 같은 애송이가
여길 함부로 들어와서

 

이 방을
망치고 있잖아!

 

- 난 용납 못해!
- 왜 그래?

 

미안해

 

죽은 척을 하라니
정말 무례했어

 

- 아픈 거지 죽는게 아냐
- 나도 아는데...

 

괜시리 어색하잖아

 

분위기도 깨고

 

내 머릿속에서도 네가
"죽는다, 죽는다..."

 

바로 그거라니까!

 

이게 로맨틱한
얘기였다면

 

시간이 멈추고
서로 눈이 서로 마주친 후

 

태양보다 뜨거운
키스를 나눴겠지만

 

근데 이건 로맨틱한
얘기가 아니다

 

- 어쨋거나
- 그래...

 

그래도
우린 친구가 됐다

 

레이첼과 내가
진짜 친구가 됐을 때

 

즉, 귀환 불능 지점

 

'다니엘 크레이그'는
억양 때문에

 

입을 이상하게 열고
말을 해

 

그래서 여자처럼
입술이 퉁퉁 부었지

 

샌드위치를
문자로 보내는 기술이

 

곧 개발될 거야

 

우리 아들 목덜미엔
전원 버튼이 있는데

 

시끄러우면
눌러라

 

동물들이 집에
들어와 사는데

 

아무도 신경
안 쓰는 거 알아?

 

어쨋거나
너도 얘기해

 

암 얘기 하자고?

 

네가 원하면

 

제일 힘든건
엄마를 지켜보는 거야

 

정말 가끔씩

 

엄마가 집에
혼자 남을까 걱정돼

 

아빠랑 사이가 나쁘시고
형제자매도 없거든

 

울지마

 

나 안 우는데

 

알았어, 그럼
울고 싶으면 울어

 

울지 말라고
그랬잖아

 

아빠랑 나는 다람쥐
숫자를 세고 다녔어

 

아빠가
다람쥐 인구조사원?

 

같이 취미로 한 일이야

 

서로 얘기는 커녕
그냥 숫자만 셌어

 

"다람쥐, 일곱
두마리 더, 아홉!"

 

네 아빠
당장 환불받아라

 

- 난 무슨 집단이야?
- 뭐?

 

학교 전체를 집단으로
나눴다고 했잖아

 

내 소속은?

 

- 알고 싶어?
- 응

 

지루한 고3 유대인 집단
2-A

 

- 내 솔직함에 감사나 해
- 나쁜 놈

 

넌 어디 소속이야?

 

난 딱히 없어

 

난 원래 좋은 집단엔
못 들어가

 

워낙 어색한데다

 

얼굴은 두더지 닮았거든

 

그런 생각 하지 마

 

난 그런 생각 안해

 

사실이거든

 

난 있지
나같은 애는

 

고등학교에서
최선의 경우는

 

살아남는 거야

 

적을 안만들고

 

창피한 짓도
되도록이면 피하고

 

대학까지만 버텨라?

 

- 대학은 더 끔찍할 거야
- 뭐?

 

고등학교야
오후 3시에 끝나고

 

애들이야
대충 아는데

 

대학은 이방인들로 가득하고
방도 같이 쓰잖아

 

안심할 수가 없지

 

2주도 못 가서
죽게 될 거야

 

지원 안할래

 

네가 한 얘기 중에
제일 멍청하다

 

더 멍청한
얘기도 있어

 

너도 알다시피
고교나 대학이나

 

우린 억지로 수많은 시간을
무작위로 선정된 사람들과

 

공통점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과 지내잖아

 

그게 아니라는 사람은
거짓말쟁이야

 

축하해, 그렉

 

넌 지루한 고3 유대인들과
내일 점심 먹을 거야

 

넌 원래
어디서 먹어?

 

전쟁터에서
밥 먹는 꼴이잖아

 

이번 무도회
주제를 정했어

 

"기사"들의 밤!

 

- 중세 기사들
- 중세식 무도회!

 

무도회는
6개월 후 아냐?

 

얜 '그렉'인데
같이 밥 먹을 거야

 

숟가락 필요한 사람?

 

안녕

 

왜 오늘은
우리랑 밥 먹어?

 

점심이잖아

 

서서 먹긴 그렇고

 

너랑 '레이첼' 갑자기
친해진 거 같다

 

암 걸렸으니까
만나주는 거잖아

 

뭐?

 

'레이첼'을 이용해
자존심 세우려는 거잖아

 

아니야!
그딴 짓을 누가 해?

 

- 같이 앉아도 돼?
- 물론이지

 

미안, 이건...

 

베개를 아기처럼
돌보는 과제야

 

- 여긴 안전할까?
- 베개가?

 

- '그렉', 네 생각은?
- 모르겠어

 

조심해

 

내가 자위할지도
모르니까!

 

그냥 이상하고
징그러!

 

완전 어색해서 멘붕왔을 때

 

얘들아

 

'스콧'의 티라노식
걸음걸이 봐봐!

 

A 지점에서 B로
가기 쉬운 방법이지

 

- 너 정말 못됐다
- 다 들었나봐

 

그냥 그렇게

 

8년동안 조심스레 쌓아온
투명 능력이

 

사라졌다

 

끝!

 

네 엄마가
만든 쿠키야?

 

'필'이랑 통크 쳐서
딴 거야

 

네가 맨날 지는 꼴
보기 싫어서

 

포커를 왜 괜시리
통크라고 부를까?

 

포커로 부르면
그냥 쉬울 텐데

 

종이 축구로
부르던가

 

이교도들아

 

- 방가방가요
- 반갑습니다

 

맙소사

 

'얼', 저런 음식은
쓰레기야

 

독약 먹는 거랑
똑같은 거지

 

그래도 전 악취 쩌는
촉수 따윈 안 먹어요

 

이거야말로
진국이야

 

베트남 쌀국수

 

억수로 맛있어!

 

나도 먹어볼래요!

 

- 이젠 먹고 싶냐?
- 네

 

어림없어

 

학생한테 밥 주는건
교칙에 어긋나

 

하지만

 

로렌스빌에 위치한
"투옌의 쌀국수집"에 가면

 

'투옌' 불러서

 

내가 보내서
왔다고 하면 돼

 

나 로렌스빌 안가요!

 

좋아

 

자릴 좀 비우마

 

- 얘들아
- 역사를 존중하라

 

존중!

 

다들 내가 '레이첼'이랑
사귀는 줄 알아

 

완전 끔찍해

 

가짜 아기도
성추행했고

 

게다가 '스콧'이랑
적이 됐어

 

둘 다
'레이첼' 잘못이지

 

사실이 그래

 

불평하는 나도
개자식이고

 

나 개자식 맞다

 

내가 한 말 다 잊어

 

걔랑 썸 타라

 

맛이 좀 이상하지 않아?

 

수프에 마약이 들었어

 

실수로 약 빨았을 때

 

국수에 대마초 넣었나봐
내 뇌가 녹는 거 같아!

 

지금 당장
'레이첼'을 만나야 돼

 

그래 넌 그거 하고

 

난 네 집 가서
간식 다 뺐어먹을래

 

안돼!
나 좀 도와줘

 

뭘 도와?

 

도와줘!

 

선생님이 맨날
약에 절어 계셨을까?

 

나도 몰라
아마도

 

가끔 그러셨겠지

 

아니, 가끔 아니라
너도 알잖아

 

맙소사!

 

너 말도 제대로 못해!

 

'맥카시' 선생님이 국수에
마약 넣어서 그래!

 

얌마, 목소리 낮춰!

 

약에 절은 거
말하지 마

 

왜 안돼?

 

알면 안되잖아

 

겸손한 쥐가 왔네

 

이 친구는 누굴까?

 

'얼 잭슨'이요

 

'얼'은 제 동업자고
좋은 녀석이에요

 

우린 근처에서
돌아다니다가

 

별로 할 것도
없고 그래서

 

그냥 잘 지내나
보러 왔어요

 

곧 머리 빠지잖아요

 

머리카락이랑
작별인사해야죠

 

머리 없어도
예쁠 거예요

 

잘 지내나 볼게요

 

레이첼!

 

귀여운 쥐 두 마리가
너 만나러 왔대

 

너희 둘...

 

치즈 맛 좀 볼래?

 

좋아요

 

네 방 멋지다

 

고마워, '그렉' 생각엔
너무 소녀 티 난대

 

소녀 티 나면
좋은 거야

 

별로 티 안나
어떤 방은 이래

 

방은 온통
핑크색에

 

헬로 키티 포스터랑

 

웃통 깐 남자들로
가득한 방도 있어

 

그딴 거 보면
완전 토 쏠려

 

토할 거면
이 방에서 하지 마

 

어쨋거나

 

너 잘 지내나
궁금해서 왔어

 

고마워

 

그래, 항암치료라니
끔찍하다

 

 

너 바보냐?
그딴 소리 하지 마, 등신아

 

끔찍한 건 맞아

 

해야 할 일이니까
해야지

 

그런가보다

 

- 싫으면 가도 돼
- 우리 약 빨았어

 

- 아나, 미친!
- 왜 약을 했어?

 

- 실수로 했어
- "실수로"?

 

'맥카시' 쌤이
국수 줬어

 

선생님이 준 국수는
그냥 멀쩡한 국순데

 

더 먹고 싶어서 식당에
직접 찾아갔지

 

그리고 그 건물에 있는
자메이카 대사관에서

 

레게머리 한 아프리카
사람이랑 같이 같혔는데

 

승강기를 대마초 연기로
가뜩 채워서

 

거기서 25분 내내

 

대마초 연기를 들이마셨고
내 말 맞지?

 

말한 대로야!

 

파란만장한 하루였네

 

약에 절은 것도
끔찍하고

 

약에 절은
사람들도 끔찍하고

 

그냥 이 상황 자체가
끔찍해

 

야, 넌 대체
문제가 뭐야?

 

미안해하고
징징대기만 하잖아

 

그러려고 온 게 아냐

 

나아지고 싶음
얘랑 아이스크림 사먹어

 

나도 사주고
그거 좋아하니까

 

- 너 아이스크림 좋아해?
- 응

 

학교에서
만난 사이야?

 

난 '그렉'이랑
어릴적부터 같이 지냈어

 

너희랑 같은
유치원도 다녔고

 

- 진짜?
- 너 기억나

 

'저스틴'
변태라고 불렀잖아

 

애들한테 엉덩이에
있는 점 보여줘서

 

그래! 기억난다!

 

그 놈이 네 눈 앞에서
궁디를 까도 침착하게

 

네가 말했어
"궁둥이 자랑하면 변태다"

 

- 나도 거기 있었어
- 그걸 아직도 기억하다니

 

네 덕에 그 후로
걔 변태짓 그만뒀잖아

 

못 잊지

 

너 '그렉'이랑
동업자라고?

 

우리 친구 맞는데
친구라고 부르기 싫대

 

그건 맞는데
왜 그럴까?

 

부모님 탓일지도 몰라

 

쟤 엄마는 지가 못생겼는데
잘생겼다고 말해주니까

 

그래서 가까운 사람들을
못 믿는 거고

 

괴짜같은 아빠는

 

고양이 말곤
친한 사람이 없고

 

부모가 애초에
친구가 없지

 

요약하자면

 

저 녀석은
남이랑 친구 했다가

 

헤어져서 상처받기
무서운 거야

 

- 그 후엔 자살하겠지
- 넌 어떻게 동업자야?

 

우린
같이 영화 만들어

 

영화?

 

몇년째
만들어오고 있어

 

다 합해서
42편

 

나한테
말 안 했잖아

 

아무한테도 안보여줬어
완전 조잡하거든!

 

그럴 리 없어

 

네가 원하면
봐도 돼

 

진짜?

 

봐도 되는데
비밀로 하고

 

걱정 마

 

좋아, 일어나

 

좋은 생각이야

 

우리 어디 가지?

 

브류 벨벳

 

얼이 아무것도 신성하게
안 여기는 걸 알았을 때

 

집에 바래다줄게

 

네가 돌봐주는 게
좋겠다

 

빠이빠이

 

- 고마워
- 잘 가

 

너 왜 보여줬어?

 

찍소리 하지도 마

 

족발이다

 

이 멍청한 이야기가
많이 진행됐는데...

 

이렇게 혼잣말하겠지
"나 '레이첼' 맘에 든다"

 

"마지막에 가서
죽으면 정말 화가 날 거야"

 

미리 말해두는데, 걱정 마
살아남으니까

 

그러니 안심했음
좋겠어

 

근데 안심이
될 턱이 없지?

 

수업에 대한 열의가
하나도 안 보이는군

 

그러니 옛날 방식으로
수업해야겠다

 

너희 중 한 명이
떠오르는데

 

그 이름은...

 

'스콧 메이휴'

 

그렉이 선생님 국수에
마약이 들었대요!

 

그런 말 안 했어요!

 

- 버스에서 다 들었어!
- 사실이냐?

 

어제 얼이랑 제가
선생님 국수를 먹고 난 후

 

약에 절었어요

 

전 대마초 피워본
적도 없구요

 

약이 든게 분명해요

 

그 외에 먹은 건 '필'한테서
얻은 과자 뿐이고

 

약 파는...

 

넌 쿠키에 든 줄도
몰랐냐?

 

버스에서 떠든 네가
바보지!

 

야, '그렉'!
네가 나 일러바쳤냐?

 

쟤가 일렀어!

 

내가 다 봤지

 

네가 애들 앞에서
내 욕하는 것도 들었고

 

우린 이제
적이 됐으니

 

끝까지
괴롭혀주겠어

 

넌 적이 이제 둘이야
나 사람도 찔러봤어

 

맙소사!

 

# 스무가지 방법으로
널 죽인다 #

 

# 칼로 쑤시고 #

 

# 죽음의 광선을 쏘고
미로 속에 처넣고 #

 

# 마요네즈로 질식시키고... #

 

항암치료 받은지 몇주 지났을 때

 

무슨 말을 해주지?

 

나한텐 아무 짓도
안했어

 

한달이 지났는데도 말야

 

날 끝까지
괴롭힐거라 했으니

 

조만간, 있지...

 

된통 당할 거야

 

다음번엔 꽃 가져올게

 

마땅히 둘 곳은 없네

 

유일한 공간은
토할 때 쓰는 양동이고

 

토하는 곳에
꽃이라...

 

모자 멋지다

 

꽤 귀여워

 

난 원래
안 예뻤어

 

그건 중요치 않으니까
괜찮아

 

그런데...

 

이렇게 생기면
더 쉬울 줄 알았는데

 

근데 아냐

 

모두 들어와서
내 모습을 보면

 

날 역겨워 해!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힘들어

 

야, 왜 그래
넌 예쁘잖아

 

난 흉측해!
흉측하다고!

 

다들 나한테
거짓말하는데

 

그래서
더 모욕적이야!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받아

 

"성병몽"이라고
"라쇼몽"이 원작이야

 

'얼'이 성병에 걸려서
사람들 죽이는 내용이지

 

이제 "지옥의 묵시록"
오마쥬하러 갈 거야

 

"상자의 묵시록"이라고

 

"발진몽"보다
더 나쁘지

 

내용은 두 남자가
잔인한 전쟁 속에서

 

튤립이 든
상자를 발견하고

 

그걸 보고 너무 감탄한 탓에
싸움을 멈추지

 

"튤립이다, 와우!"

 

진짜 튤립은
비싸서 못 구해

 

- 그거 못 보게 막아야겠다
- 아니야!

 

난 괜찮으니까
가서 찍어

 

알았어

 

그 싸구려 영화
재밌게 봐

 

다음 영화도
재밌게 만들어

 

아따, 흰둥아!
나도 튤립 만들어달라!

 

안그럼 내 개가
니 물어뜯을끼다!

 

장난 아니고
나도 하나 만들어줄랴?

 

지금 촬영하는 거야?

 

- 섹시허네~
- 멋져라!

 

재밌다!
액션! 컷!

 

'매디슨'
너 왜 왔어?

 

전화하려고 했는데
음성사서함으로 갔거든

 

신호가 쓰레기라
그러췌!

 

직접 알려주고
싶어서 왔어

 

'레이첼' 집에
병문안하러 갔는데

 

네가 만든
영화를 보고 있더라

 

맙소사!
너 그거 봤어?

 

바로 꺼 버렸어
근데 좋더라!

 

일본이 배경인데
'얼'이 네 머릴 잘라서

 

꺼 버렸어

 

그걸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그건 바로...

 

'레이첼'한테
영화 만들어주는거야

 

어때?

 

세상에서 제일
맘에 들어 할 거야

 

꼭 해야 돼

 

약속

 

진짜 진짜
해주는 거 맞지?

 

- 그래
- 끝내준다!

 

나도 빨리 보고 싶다!

 

나 이제 가볼게

 

컷!

 

수고했어요!

 

다시 가요!

 

젖통~!

 

옘병!

 

난 영화 제작을
시작하지 않았어

 

난 동의한 적
없거든

 

"약속"이라고만 했지

 

"약속"은 약속한게 아냐

 

앞으로 2개월 동안

 

보여줄 영화가
남아있기도 했고

 

그 중 하나가
"양말태엽 오렌지"야

 

양말태엽 오렌지

 

"드루글"이 뭐야?

 

갱단이 쓰는 구글

 

그건 뭐야?

 

내 골칫거리에
불과한 물건

 

대학 지원할 때까지
엄마가 갖고 있으래

 

내 미래를 위한
메뉴판이라지만

 

날 4년동안
굴욕시킬 음식 뿐이야

 

대학에 대한
편견은 버려

 

다들 널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거 아는데

 

대학에선
사람 덜 만나

 

고등학교는 수업시간이
40시간인데 비해

 

대학은 15에서
20시간 정도야

 

기숙사에서 살기 싫다면

 

피츠버그 주립대 가서
집에서 학교 다녀

 

솔직히 넌 비이성적으로
너 자신을 싫어하잖아

 

나 꽤 이성적인데

 

피츠버그 주립대로 가

 

지금 당장
지원해

 

내가 보는 데서
지원해

 

싫다면?

 

나 암 말기 환자야

 

거절하면
완전 개자식인 거지

 

좋아

 

"내가 왜 대학에
가고 싶은 이유"

 

"베르너 헤어조크 지음"

 

"대학의 까다로운
입학 과정은"

 

"바보 멍청이들을
걸러내기 위함이요"

 

"대학은
고등학교가 지닌"

 

"무차별적인 혼란과
극악무도함이 없노라"

 

"고등학교는
대악마의 입이요!"

 

"사람을 씹고 듣고 맛보고
즐기는 놈이로다!"

 

"말로 형언할 수가 없소!"

 

"솔직히 말해"

 

"전 원래 고등학교
체질이 아닙니다"

 

- "얼굴은 설치류 닮았고"
- 안돼

 

- "내뱉는 말 전부가 멍청하고"
- 아니야!

 

"끔찍한 제 몰골은"

 

"보는 이로 하여금
토가 쏠리게 합니다"

 

"전 고등학교에서
제 모습에 대해 그다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나 자신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요"

 

"제 생각에 그건
제가 미성숙한 탓이고"

 

"대학에서 그걸
바꾸고 싶습니다"

 

너무 개인적이야

 

자기소개서니까

 

내 머리
또 보여준다

 

알았어!
알았다고!

 

암 때문에 하는 거야

 

어차피
너도 이거 해야 돼

 

이 엿같은 책을 보고
대학 좀 찾아봐

 

네 미래를 위한
메뉴판이지

 

영화부터 봐도 돼?

 

불운한 관계: 64일째

 

불운한 관계: 71일째

 

불운한 관계: 85일째

 

'그렉'
입학을 환영합니다!

 

우리가
이 영화를 만들면

 

사람들은

 

"그 영화 만드는
별종들이다"

 

"쟤네 완전 변태야"

 

"네 집에 침입해서
널 촬영 할지도 몰라"

 

다 네가 '레이첼'한테
영화 보여줘서 그래

 

졸라 맛없어

 

이제 애들한테 완전
눈엣가시가 됐어

 

다들 날 보면서
영화 덕후다

 

- 이게 뭐야?
- 암환자 남친이다...

 

개 후장 맛 나

 

게다가 영화가
무슨 내용이어야 할지

 

어떻게 찍을지
아무것도 모르겠어

 

대체 무슨
영화를 만들란 말야?!

 

나 무슨 생각이지?

 

'매디슨'이 귀엽다는
생각 뿐이지

 

나도 걔 좋은데
문제가 있어

 

약속은 내가 아니라
네가 했거든

 

만드는 거
안 도와줄 거야?

 

뭘 만들 건데?

 

영감을 원한단 말이군

 

내가 제일 많은
영감을 얻었던 때는

 

아마존 밀림에
갇혔을 때야

 

함께 같힌 12명이서
할 수 있는 거라곤

 

거대한 타란튤라를
지켜보는 것이었지

 

썩어가는 지붕
한 군데 뭉쳐선

 

2m 정도 위에
매달렸지

 

주먹만한
거미가 말야

 

송곳니는
독에 젖어 반짝이고

 

수많은 검은색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 빛나고

 

어둠 속에선

 

거미가 말벌에게 물려서
쉭쉭대는 소리가 들리지

 

그러다가 거미들이
침대로 떨어지고

 

사람들을
물고, 쏘아댔지...

 

말벌을 연기로
질식시킬 수 있는거 알아?

 

질문에 답하실 땐
저를 보고 하세요

 

카메라는
의식하지 마시고요

 

좋아요, '드니스'

 

'레이첼' 출산했을 때를
얘기해주세요

 

출산이라...
정말 힘들었지

 

너한테 한가지만
말해둘게

 

난 정말로 좋은
엄마였단다

 

싱글 엄마랑 살면
애들이 너무 빨리 크는데

 

난 최선을 다해
지켰단다

 

순수함을
지켜주려고 말야

 

- 네
- 늦게 알아차렸지만

 

아이를 못 지켜줄 때도
있는 거란다

 

아무리 노력해도...

 

레이첼이 좋아하는
장난감은요?

 

대답하기 전에
할 얘기가 있는데

 

귀 쫑긋 세우고
내말 잘 들어

 

나한테 약속해주렴

 

아내를 영원히
사랑할 자신 없으면

 

아기를 가져선 안돼

 

이런 충고는
아무나 안해줘

 

밀당이 심한
여자도 사귀지 말고

 

널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여자를 만나

 

널 잊지 않고
또...

 

혼자 썩게
안 내버려두는 여자

 

좋아하는
장난감이 없군요?

 

좋아하는 장난감 있다
가위야

 

레이첼은 아빠가 떠나자
아빠가 좋아했던

 

낡은 책들을 한데 모아서
다 오려냈어

 

내가 말한거
비밀로 해주렴

 

우리 딸은 그냥...

 

난 그래서
칭찬을 날렸고!

 

싹둑, 싹둑
화가 잔뜩 났지

 

이만하고
술 한잔 할래?

 

너희도 마셔도 되지?

 

좀만 쉬고
술 마시자

 

그래, 착하지

 

'그렉'
너도 마실래?

 

전 괜찮아요

 

흥이 다 깨잖니!

 

알았어요

 

다시 인터뷰 하자

 

이 구성 방식은

 

서로 보고 얘기할 수 있게
만든 거야

 

폰 화면에 뜬 거라
이상하겠지만

 

괜찮아

 

그러니 무시하고
렌즈만 봐

 

그리고...

 

동영상이니까
너무 무리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해

 

준비되면 시작해

 

안녕, '레이첼'
넌 날 잘 모르겠지만

 

난 널 믿어
넌 해낼 거야

 

정말 좋다

 

네 남친이 이거 해준다니
정말 다정하다

 

널 진짜 사랑하나봐

 

얘 남친 아니거든?

 

네가 유태인일지라도
이건 다 하나님의 뜻이야

 

우리 별로 얘기하는
사이 아닌데

 

넌 친구도 많이 있고

 

학교에서
널 싫어하진 않아

 

넌 해낼 수 있어

 

넌 할 수 있어

 

널 믿어

 

넌 할 수 있어

 

옘병...

 

오후 2시 48분
카우보이

 

또다시

 

이게 로맨틱한
얘기였다면

 

우린 사랑에 빠지고

 

'레이첼'이 나한테 아름답고
현명한 말들을 해주고

 

내 품 속에서
죽었겠지

 

역시나 그런게 아니고

 

'레이첼'은 더 조용하고
불행해졌어

 

너 괜찮아?

 

진짜로

 

진짜로?

 

네 말이 맞았나봐

 

무슨 말?

 

예전에 해준 말

 

내가 죽는 줄
알았댔잖아

 

나도 그 말 후회해

 

후회하지 마

 

- 무슨 소리야?
- 후회막심한 북극곰

 

북극곰은 가장 순수한 형태의
후회를 표출해

 

얼마나 구슬픈지
한번 들어봐

 

웃기지 마
아프다

 

알았어

 

완전 조용하다

 

그러게

 

잠시만 조용히 있자

 

이봐

 

너도 이 착한 소녀가
안 죽기를 바라겠지만

 

조금만 참아줘
안 죽고, 나아져

 

약속해

 

겨울 내내
기억나는 거라곤

 

멍청한 영화를
만들었던 거야

 

이해가 되는
영화를 만들려 했지

 

못 만들거라고
되뇌이면서

 

혹여나 가능할 것
같기도 했지만

 

불가능했어

 

그렇게 겨울을 보냈지

 

당연히 '레이첼'을
방문한 것도 기억나지

 

어쩔 땐 얘기하고
어쩔 땐 얘기 안했어

 

그럴 땐
내가 얘기를 했고

 

영화를 봤지

 

어떨 땐 웃고

 

어떨 땐 웃지 않았어

 

기억 안 나는건
숙제하는 거야

 

겨울 내내
숙제를 전혀 안했어

 

비유가 아니라

 

말 그대로
한번도 안했어

 

그것도 정말 힘들어

 

학교는 어때?

 

학교 전체가
성처럼 변했어

 

다들 중세식 무도회
준비에 바쁘거든

 

다들 고민 중이야

 

어떻게
중세처럼 춤추나

 

- 갈 거야?
- 당연히 안가지

 

- 너도 가
- 절대 안돼!

 

나 정장
입은 꼴 봤어?

 

개가 사람 옷 입는거랑
마찬가지야

 

보기 진짜 슬퍼

 

게다가 같이 갈
파트너도 없지

 

만약...

 

네가 원하면...

 

난 무도회 안가

 

솔직히
갈 수도 있잖아

 

깜짝 발표처럼

 

참, 너...

 

언제 그 영화
완성할 거야?

 

나 지금 영화
안 만드는데

 

안 둘러대도 돼

 

'얼'이 나한테
다 말해줬어

 

그래, 맞아...

 

- 말해줬구나...
- 난 그저...

 

염병할! '얼'!

 

깜짝 선물로
준비했단 말야

 

제대로 만들려고 해서
오래 걸리고 있어

 

나 좀 있으면
치료 그만둘거야

 

뭐라고?

 

아무 도움이 안돼
더 아프기만 하고

 

그런데,
네가 그만두면...

 

어떻게 되나 봐야지

 

결과야 뻔하잖아

 

무도회에 걔 데려가

 

누구?

 

- 이 섹시한 베개
- 맙소사, 너 정말...

 

이 베개 이름은
'프란체스카'인데

 

- 장난 치지 마
- 색기가 넘치는...

 

그만!

 

소리치지 마

 

네 인생도, 대학도
다 포기할 거야?!

 

- 그러지 마
- 너 대체 왜 그래?

 

네 인생이잖아!

 

그래
내 인생 맞지

 

난 종일 대머리로
침대에 누워

 

날이 갈수록
약해지고 불행해져서

 

희망도 안 남았어

 

고통받는 사람은
바로 나니까

 

소리치지 마!

 

미안한데
난 여기 편히 앉아서

 

네가 죽는 거
볼 생각 없거든!

 

알았지?
난 그렇게 못해!

 

그러니까
부탁하지 마!

 

내가 날 위해 하고 싶은걸
인정 못 할거면

 

넌 정말
나쁜 친구야

 

내가 나쁘다고?
좋아

 

적어도 난 사는 걸 포기해서
친구 인생을 망치친 않아!

 

넌 기뻐해야지
이제 다시

 

투명인간처럼 남들을 무시하며
살아갈 수 있잖아

 

그래

 

넌 가만히
죽기나 해

 

고맙다
아주 고마워

 

네 엄마가
슬퍼할 거야

 

그래도 안 찔려?

 

그래도 신경 안 쓰여?
안 쓰이냐고?

 

나같은 애랑 더이상
놀지 마

 

어떻게
그런 소릴 해?

 

네 엄마가
억지로 시켰잖아!

 

'얼'이 강제로
네 영화도 보여줬고

 

'매디슨'이
영화 만들라고 시켰는데!

 

네가 원해서 한 게
하나도 없잖아!

 

날 위해서 한번만
봐주는 셈 치고

 

나가

 

'얼'!

 

우린 끝났어!
넌 선을 넘었다고!

 

신성한 비밀을 누설했잖아!
넌 병신이니까!

 

모든 동업 관계엔
신뢰가 중요한데

 

더는 널 믿을 수 없어!
다 불어버리잖아!

 

'줄리안 어샌지'처럼!

 

누구였던 간에!
옘병!

 

태어나서 처음으로 싸웠을 때

 

니 왜 왔노?

 

- '얼' 만나러요
- 좋아, 좋아

 

웬일이야?
들어올래?

 

'레이첼' 말이 네가...

 

- 우리 영화 만든다고 얘기했더라
- 그런데?

 

넌 '줄리안 어샌지'야!
맨날 이런 식이잖아

 

걔랑 더 친해지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날 팔아넘겼는데
어떻게 같이 일해?

 

좋아, 좋아
비켜봐

 

너 입 싸다물어!

 

넌 모든 애들한테
돌아다니면서

 

발 맞춰주면서
친구인 척 하는데

 

너 아끼는 사람
아무도 없어!

 

- 아무도 없다고!
- 혼내줘!

 

널 진정으로 아끼는
애가 있는데

 

감히 여기 와서
영화 때문에 질질 짜?!

 

누군가 널 아끼는데?

 

걔를 짐짝처럼 여기는 거
진절머리나!

 

걘 곧 죽는단 말야!

 

그런데 여기 와서
사소한 일에 질질 짜?!

 

나한테 안 처맞은게
다행인 줄 알아!

 

- 때려봐!
- 이제 처맞고 싶냐?!

 

- 그래, 때려봐!
- 맞고 싶냐?

 

그래! 때려봐!

 

옳지!
그 새끼 아작내랑께!

 

그게 '얼'이 아니라
나였으메

 

길바닥에
질질 끌고 다녔을끼라!

 

얼굴을 떡으로
만들었을 거랑께!

 

닉슨 대통령에 대한
에세이는?

 

시간이 더 필요해요

 

그건 힘들거 같다

 

학기말이기도 하고
그래서...

 

네, 좀 바빠서요

 

나도 들었다

 

'레이첼' 소식

 

괜찮니?

 

솔직히...

 

안 좋아요

 

내 아버진
15살때 돌아가셨어

 

너보다 조금
어렸을 때지

 

있잖아
내가 어렸을 적엔...

 

정말...

 

아버지에 대해
기억나는 거라곤

 

덩치 큰 개자식이란 거
뿐이야

 

장례식에서 아버지
친구들이 내게 다가와

 

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해줬어

 

얘기를 들어보니까
완전히 딴 사람인 줄 알았지

 

예를 들자면

 

아버진 70년대 유럽 팝송을
다 알고 계셨어

 

빠짐없이!

 

그 노래들을
외워가지고

 

술집에서 독일 여자들에게
불러줬던 거야

 

아버지가
맨날 부르셨던 노래는

 

"딩어동"이라는
네덜란드 노래였대

 

그걸 술집에서
여자들에게 불러줬고

 

사실이야

 

무슨 뜻이죠?

 

내 생각에
그 뜻은...

 

사람이 죽은 후에도

 

더 알아갈 수
있다는 거야

 

그 사람의
인생이...

 

계속 펼쳐지는 거야
네가 계속...

 

집중만 한다면

 

감상에 찌든 교훈을
가르치시려고요?

 

- 넌 착한 애야
- 아뇨, 저 집에 가요!

 

눈 앞에서
수업 땡땡이 치네요

 

저 안 착하다고요
안 착해요

 

좋아...

 

'얼'이 와서
뭘 주고 갔는데

 

근데 이 맛있는
토끼 소시지를 거절했더라

 

걔답지 않던데

 

괜찮은 거니?

 

아들?

 

나 그만둘래

 

안녕, '레이첼'

 

영화를 만들려고
많은 방법을 썼는데

 

다 시답잖고 얼빠져서
원하던 대로 안 되더라

 

그러니
직접 말해줄게

 

좋아
솔직하게 말할게

 

백인 여자애들은
대개 멍청해

 

다들 멍청한데
백인 여자애들은 있지...

 

늘 잘난 줄 알고
이기적이야

 

하지만...

 

너만큼은 달라

 

넌 정말 끈기있게
버텨줬어

 

만약, 내가
암에 걸렸으면...

 

늘 화만 잔뜩 내고

 

다른 애들을
쥐어패고 다녔을 거야

 

네가 지금까지
버텨준 게 놀랍고...

 

네 덕에
축복받은 기분이야

 

너 아직도
여기서 먹냐?

 

- 네가 있으면 안먹지
- 나도 마찬가지야

 

잘됐네
난 여기가 좋아

 

내가 나가거나
네가 나가던가

 

난 싫어
냉방이 잘 됐거든

 

의자도 편안하고

 

나도 그게 좋아

 

내 알 바 아니지

 

졸업반 무도회 2014
"기사"들의 밤

 

입학 승인 변경

 

안녕
영화 얘기 좀 해도 돼?

 

아직 완성 안 됐어

 

4개월이나 됐잖아

 

그래...

 

별의별 시도를
다 해봤는데

 

- 안 좋아, 쓰레기야
- 그렉!

 

지금은 자기 비하 발언
할 때가 아니야

 

분명히 멋질 테니까

 

그냥 끝내서
빨리 줬으면 좋겠어

 

치료 그만뒀대

 

포기했어

 

그만뒀지

 

그러니까
존나 빨리 완성해서

 

주란 말야

 

알 바 아니지

 

아들?

 

왜요?

 

'레이첼'이
다시 병원에 갔대

 

다시 치료 시작한대요?

 

치료하러 간 게
아니야

 

엄마, 왜요?

 

우리가 같이 가서...

 

또 억지로 같이
놀게 하려고요?

 

그러지 말고...

 

'레이첼' 죽으면 암 걸린 애
또 찾으면 되잖아요

 

그리고
걔가 죽기로 결심했죠

 

죽는걸 선택했으니

 

나도 안 만나는 걸
선택할래요

 

다시 안 만나면
정말 후회할 거야

 

- 평생동안 말이다
- 당연히 그러겠죠!

 

근데 솔직히 나 지금
후회할 것 천지예요!

 

내일 무도회
데이트도 못 구했고

 

괴짜라서
친구도 못 사귀고

 

'얼'이랑 같이 만든
영화도 후회해요!

 

그리고 대학에서 보낸
이메일도 보셨죠?

 

내 물건 맨날 뒤져보는데
못 봤어요?

 

봐요

 

숙제를 전혀 안한것도
후회하고 있죠!

 

- 이걸 어쩌니...
- 알아요

 

성적의 급격한 하락으로
취소됐대요

 

대학 못 가겠네!
집에나 있어야지

 

엄마는 이제 내 물건
뒤지느라 졸라 바쁘겠네!

 

그러니
부탁 좀 해도 돼요?

 

나 좀 내버려 둬요!
여기 앉아서 후회나 하게!

 

내가 지금까지 했던 일들
내가 지금까지 못했던 일들

 

땅을 치며 후회할테니까!
알았어요?

 

접수 기간이
다 지났어요

 

다음 해엔
대체 뭘 하죠?

 

애가 슬퍼하잖아
슬퍼하게 둬

 

저렇게 인생 망치게
둘 순 없어요

 

- 그런 말이 아냐
- 망치고 있잖아요

 

세상살이는
맘대로 되는 게 아냐!

 

졸업반 무도회 2014
오늘밤!! 오늘밤!!!

 

부탁 좀 해도 돼?

 

아니!

 

그런게 아니라
오늘이 무도회고...

 

나도 질문 좀 하자
이게 뭐야?

 

팔은 왜 건드려?
친한 척 하게?

 

아니면 뭐든지 시키려는
네 꼼수야?

 

특히, 너 같이
예쁘고, 섹시하고

 

착한 여자애가

 

삐쩍 마른 두더쥐 닮은
남자애 팔을 건드리잖아

 

- 잔인해 죽겠어!
- 말 다 끝났어?

 

그래, 다 끝났어
너랑도 끝

 

이 멍청한 영화도 끝

 

알았지?
다 끝났어!

 

넌 나랑 안 끝났어!

 

# 복수를 위해 귀환했다 #

 

# 거시기를 칼로 쑤시고
욕해서 미안하군 #

 

내 거시기를 칼로 쑤신다고?
어서 해봐

 

거시기 찔러 봐!
랩은 그만 하고

 

# 꽉 쥔 주먹으로
죽빵을 날리고 #

 

- # 죽여서 벤치 밑에 넣고! #
- 랩 그만해!

 

# 꽉 쥔 주먹으로
강냉이를 털고 #

 

자꾸 랩하면
못 싸우잖아!

 

- 그만 해!
- '얼'!

 

그만 해!
다들 그만!

 

선생님 사무실에서
밥 먹고 있었잖아?

 

주구장창 슬픈 얘기만
늘어놓고 계시잖아

 

완전 지루했어

 

너희들이 싸우다니
정말로 실망했다!

 

'필', 너도 여기 돌아오다니
간이 부었구나!

 

- 그것도 퇴학당한 후에!
- 그만하세요

 

교실로 돌아가!
지금 당장!

 

'맥스웰', '라이언'
그만 보고 얼른 가!

 

'그렉'!

 

내가 이 새끼
때려잡는 거 봤냐?

 

닥치고 꺼져
줘터지기 싫으면

 

'매디슨', 왜?

 

같이 무도회 가자

 

영화 만드는 게
힘들었던 거 알아

 

다 내 잘못 같고
그래서...

 

그래서 조금이나마
보답해주고 싶었어

 

동정해서
이러는 거야?

 

아니
그런 거 아냐

 

나랑 같이 가서
좋은 시간 보내자

 

데이트
생길 줄 알았어!

 

 

턱시도 외에
리무진도 준비했어

 

고마워요

 

대학 일은
아직도 화났어

 

하지만 그건 나중에
아빠랑 얘기하자

 

그것도 고마워요

 

꽃 다는 거
잊지 마

 

우리 잘생긴 아들...

 

무도회를 다 가네!

 

사진 많이 찍어와
알았지?

 

- 302 홀켓 거리요
- 뭐라구?

 

302 홀켓 거리요

 

- 어?
-302 홀켓 거리!

 

홀켓? 알았어
걱정 마

 

너 그 여자애
사랑하냐?

 

그런 사이는
아니에요

 

- 뭐?
- 아뇨, 됐어요

 

새 가죽시트에서
재미 좀 보게?

 

- 아뇨, 전...
- 뭐?

 

아뇨, 그런 거
안해요

 

그냥 떠본 거야
근데 꼭 재미 봐라!

 

다 여자
마음에 달렸죠

 

진짜로 좋아하면
할 수 있어

 

알아줄 테니까

 

걔 쭉빵하지?

 

응?

 

병원

 

불운한 관계: 209일째

 

안녕

 

알아, 나 존잘임!

 

꽃 붙여줘도 되지?

 

이렇게...

 

종아

 

이거 보기 전에...

 

너무 오래
걸려서 미안해

 

왜냐면

 

좀 괜찮은 걸
만들어볼려고 했거든

 

근데 잘 안 되더라

 

아직도 별로야

 

그리고...

 

내 원래 구상과는
딴판이지만

 

그치만...

 

알 거 없지
그냥 보기나 하자

 

간호사 부를까?

 

'드니스'!
'드니스'!

 

그 날 마지막으로
'레이첼'을 봤다

 

그 후에
혼수상태에 빠졌고

 

10시간 뒤 사망했다

 

안 죽을 거라고
말해준 거 아는데

 

미안해

 

내 맘 속 어딘가에
살아 있는 것 같은데

 

그런데 죽었어

 

모든 순간이 다 지난 후

 

사랑하는 '그렉'
너 수업 낙제했다고 들었어

 

대학도 떨어지고

 

그래서 내가
편지를 썼어

 

널 다시
입학시켜 달라고

 

여기 복사본이 있으니
읽어봐

 

네가 읽게 됐다면

 

난 죽음을
초월한 거겠지

 

너도 편지 써서
보내는 게 좋을 거야

 

잘 있어
넌 정말 좋은 친구야

 

그리고 너 대학
안 가면 바보다

 

알고 있었겠지만

 

사랑하는
'레이첼'이

 

추신: 내 베개 가져 가

 

걔네도 사랑이
필요할 거야

 

추추신: 그걸로 자위하지 말고
더러워

 

피츠버그 주립대
입학 사정관에게:

 

반년동안 제게 헌신한 사람을
대신해서 씁니다

 

내가 힘들어 할 때
곁에 있어줬죠

 

자신을 매우
과소평가해서

 

제가 그 친구에
대해 얘기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친절하고 남을 먼저 배려하는
착한 친구예요

 

아무리 인정하지
않으려 해도요

 

수업 실적이
급격하게 하락한 이유는

 

저와 함께 보낸
시간 때문입니다

 

그리고
절 위해 영화도 만들고

 

그게 힘들어서
그랬기도 했죠

 

직접 물어보셔도
좋지만

 

지나치게
겸손한 성격 때문에

 

조금 힘들겠지만요

 

저를 그 누구보다
웃게 한 친구예요

 

온 세상에서요

 

'레이첼'의 재는
집 뒤의 공원에 뿌려졌어

 

어릴 적에 가출해서
거기서 살려고 했대

 

'레이첼' 고모 말이

 

'레이첼'은 다람쥐가
되고 싶었고

 

숲속에 들어가 소원을 빌면
다람쥐가 될 거라고 믿었대...

 

그게 선생님께서
하시려던 말 같아

 

사람의 인생은
계속 펼쳐진다는 거

 

'레이첼'에 대해
더 알아가는 게 이상하면서

 

동시에 안심이 돼

 

피츠버그 주립대
입학 사무실

 

경고: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본 사람은
혼수상태에 빠져 죽었습니다

 

내 아버지 '훌리오 고메즈 레욘'을 위해

 

감독: 알폰소 고메즈-레욘

 

"번역: B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