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bange 3.0 - (C) Breadu Soft 2008

이곳은 가족 별장이다

 

여름을 여기서
많이 보냈다

 

그동안 세월이 흘렀다

 

그런데 수제뜨 고모의 얼굴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늙지 않는
사진 속의 인물처럼

 

아이구,말도 마

 

수영 시합에서
맥없이 깨지고

 

그래,고맙구나

 

드세요,수제뜨

 

자,고모를 위해!

 

수제뜨를 위해

 

- 건배
- 수제뜨를 위해

 

포도주 주면 안되겠는데

 

하여간!

 

왜 그러는데?

 

벌겋잖아

 

너는 붉은 호박 같아

 

자우어크라우트(양배추 김치)와
쿠스쿠스가 이틀 치는 있어

 

아니,잠깐만

 

전에 헛간에 모여

 

쿠스쿠스를 먹었어

 

그 더운데

 

다음 날은 외식을 나갔어
줄도 있었고

 

고원까지 올라가선
또 쿠스쿠스를...

 

아냐,양배추 김치!

 

더워 죽겠는데

 

사진에서
본 거 같아

 

양배추 김치!

 

고모,그 양배추 김치
이야기 있잖아요

 

- 해보세요
- 그래,그거

 

옆 별장에
부부가 있었어

 

롤랑과 수잔

 

전화가 없어서
여기 와 전화를 쓰곤 했어

 

이야기도 나누고

 

가을에
식사 초대를 하더구나

 

우리 입맛에 맞춘다고...

 

세벤느에서
가열육을 사왔어

 

괜찮은 지
맛 좀 보라고 해서

 

그걸 먹었는데
장 기는 굴을 좋아했지

 

그래서 굴도
마련했더구나

 

남들 몇 점 먹을 때

 

세 배는 먹지

 

세 배 정도는 아니지만

 

굴만큼
생선도 좋아했는데

 

가자미 튀김이 나와
잘 먹었지

 

그 다음엔
잘 기억도 안 나

 

구운 고기와
야채 샐러드...

 

그런데 마지막에
쿠겔호프(빵)가 나왔어!

 

이미 남편은

 

이것저것 잔뜩 먹고

 

많이 마셨는데
쿠겔호프가 나온 거야!

 

- 뭐가 나왔어요?
- 쿠겔호프

 

발린 크림을 핣으면서...

 

디저트로는 과하군요

 

그래도
소화는 잘 돼

 

여주인한테
잘 먹었다고 하면서...

 

상에다 토했어요?

 

방귀를 날렸구나

 

한번 뀌어볼까

 

- 아니,내가
- 나도

 

- 또 누구?
- 가위바위보 해

 

고맙다고 하면서...

 

뭐라 그러셨지?

 

사람 감질나네

 

재미도 없을 거야
고모,눈물 닦아요

 

뭐가 그렇게 웃겨요

 

여주인한테 인사하면서...

 

"아주 잘 먹었습니다만

 

양배추 김치가 빠져
아쉽군요"!

 

- 뭐가 빠져?
- 양배추 김치

 

이제 빌레망으로 돌아가
조용히 겨울과 봄을 나고

 

다음해 가을에
다시 초대를 받았어

 

모자에다가...

 

한껏 멋부리고 갔단다

 

전처럼
배부르게 먹었어

 

쿠겔호프가 나오기 전에...

 

여주인이,"장 기,이번엔
양배추 김치 안 잊었어요"!

 

그러면서
남편한테 하는 말이

 

"오리기름에 좀 볶았어요"

 

아이고!

 

그리곤 나와서 차 몰고
친구 집에 가 잤어

 

남편은
소화가 될 턱이 있나

 

밤새도록
중탄산소다를 찾느라

 

복도며,거실이며
주방이며

 

뒤지고 다닌 거야

 

아주 깔끔한 친구라

 

뭐든 착착
정리해놨는데...

 

다 엉망으로 만들고

 

잠깐 쉬죠

 

기욤이 계속
마이크를 들고 있잖아

 

마음의 가시

 

부모님들이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셨지

 

장 기와의 결혼을
탐탁찮게 여기셨어

 

그러다 장 기와 우리 아이들을
받아들이셨지

 

우리가 곤란할 때
도와주셨고

 

너희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진
별 거 아닌 줄 여겼고

 

깨닫지를 못했어

 

젊었으니
세상이 좋아보였고

 

모든 게
잘 풀릴 줄 알았지

 

하지만 어머니는
앞날을 내다보셨어

 

혼자 남편과 시동생
아이들과

 

잘 지내기가
순탄치 않을 걸 말이야

 

그래서 가르군에

 

교원 공석이 생겨

 

교사를 채용하는 걸
아시고

 

응하도록 애쓰셨지

 

서류를 보내와
신청하게 하셨고

 

그러는 게
나을 것 같았어

 

나중에 결국엔
르살로 가게 됐지

 

11월에 도착했어

 

편암으로 이뤄진
산비탈을 타고 올라갔지

 

겨울엔 밤나무 숲이

 

짙은 흑회색 빛이었고

 

가지는 보라빛

 

아주 으시시 했단다

 

1954년

 

"공드리 선생은
르살에 발령 받았다

 

12월 10일
첫 대체교사 일을 했다

 

아주 불편한 곳이고
자녀가 있으면

 

더욱 그랬다

 

거기다 작은 단칸방에

 

학교 펌프는 고장났다"

 

펌프를 썼어요

 

배수 시설도 안됐고...

 

"공드리 선생은
강에서 물을 길어왔다"

 

지금이라면

 

상상이나 하겠어요!

 

"읍장에게 건의할 것이다"

 

- 도와주던가요?
- 아니요

 

대학입학자격 시험을 거친

 

젊은 교사들을
벽지의 열악한 학교에 보내

 

여러 학년을
가르치게 했어요

 

차도 안다니는 곳에

 

이게 주방 문이었어요

 

저기가 교실문이고

 

여기가...

 

운동장

 

아이고

 

이 땅에선
수국만 잘 자라요

 

저게 옥외화장실이었고

 

이 위가 도로에요

 

밤엔 화물차들이
산을 타고 내려가요

 

덜컹덜컹 대면서

 

언젠가는
빙판에 미끌어져

 

학교를 덮칠 걸로
생각했어요

 

기욤,저 위에 누가...

 

아니,위성수신기에요

 

그래,여기서 보니까
그러네

 

인사라도 할까 했지

 

안해도 되겠네요

 

손으로 쓴 건
내게 아니네

 

아니 그건...

 

타자로 했지

 

타자기가 있었어요

 

그때만 해도
최신식이었지...

 

제 첫 장학보고서에요

 

제가 쓴 걸 거에요

 

장학관이 보내와서...

 

- 베껴 썼군요
- 그럴 거에요

 

원본은 돌려보내고

 

20점 만점에 8.5
그리 후하지는 않네

 

네,8.5

 

낮게 주는 사람들이
있지...

 

"3월의 출석난이
비어 있었다"

 

이런,정말?

 

"출석 집계를
하지 않았다"

 

이게 웬일이야!

 

내가 아는
공드리가 아니네!

 

- 그렇게 안 봤는데
- 더 있어요

 

"도서실에는 목록도
출납 기록도 없다"

 

세상에!
"교실은 청결한 편이다"

 

빗자루만 일했네

 

"공드리 선생에게
이 점을 강조한다

 

초임교사는 수업준비의

 

중요성을 간과할 뿐더러

 

그 과정에서
애로사항도 겪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그냥 책장만 넘기면서

 

수업 메모나 연구에

 

힘 기울이지 않는 건
온당치 못하다"

 

그래도 용케
안 잘렸군요?

 

몽자뎅
1955년

 

- 여기가...
- 다시 해 보죠

 

자갈이 자꾸 걸려서

 

- 문신 할 때 아팠겠네?
- 아니요

 

- 안 아팠다구?
- 군에서는 후딱 해치웠어요

 

후딱 해치웠다구!
세상에!

 

하필 팬지는?
이건 그 상징이잖아?

 

어머니를 생각한 거에요

 

- 그랬나
- "어머니께"

 

- 안 보이는데
- "어머니께"

 

어머니는 뭐라고 하셨어?

 

고함 치시대요!

 

제라르와 아들애가
사투리로 이 노래를 불러댔어요

 

"꼰대 때문에 못 살아"

 

기가 막혀서!

 

네 어머니는,"조심해
선생한테 찍힌다"

 

네,빌레망 출신이시니까

 

넌 몰랐잖아

 

어머니가 선생님이라
어땠어요?

 

말해봐라

 

- 재미 없었어
- 그래요?

 

영 재미 없었지

 

왜요?

 

하루 종일
붙어 있잖아

 

처음부터 끝까지

 

그러니 재미 없지

 

한번은 학교 끝나고
함께 집에 왔다

 

가사 봐주는
오딜이라고 있었어

 

얘 공부를 봐주고

 

간식을 주고

 

암기를 시켰지

 

옆에서 보면
나무랄 데 없었어

 

썩 잘 했지

 

학교에서는...

 

장 이브,외어봐라

 

이러니
점수를 줄 수가 있어?

 

기껏 봐준 오딜은

 

"잘 아는데
왜 빵점을 줬어요?'

 

내 앞에선 왜 못 외웠어?
알면서

 

이제 와
왜 못 외웠냐 묻네

 

내가 아나?

 

또 큰소리다,참!

 

옛날 고릿적 일을
다 어떻게 기억해

 

하여간 고집은!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왜 못 외웠는 지
말이나 하란 건대

 

엄마랑 같은 학교에 있었던 게
문제야

 

맞다

 

저기가
연삭 작업장이었어

 

안에 그라인더와

 

수리 작업대가 있었고

 

큰 작업대였는데

 

아버지가 기계들을

 

수리 했어

 

그 옆이 사무실이고

 

다음 옆이 보관창고

 

맨 끝이 체인 수리하는
대장간

 

거기서 풀무를 돌렸어

 

몇 살 때죠?

 

제재소 일 시작한 게
15살 땐가...

 

- 18살
- 맞아,18살 들어

 

고모가
교도소 안 보내려고

 

15살 땐
방학 때

 

주말하고

 

그럼 어릴 적엔

 

교사인 엄마와
함께 지냈고

 

다음은 사장 아빠였네요

 

그렇지

 

그때
무슨 생각을 했어요?

 

뭐 그게...

 

반항심 같은 게
생겼지

 

아버지와 10년 있으면서
계속 말했어

 

제재소 안 할 거라고

 

그런데
안 놔주셨어

 

그래,어쩌면...

 

안다

 

어쩌면 더 나은...

 

엄마는
도와주지도 않고

 

- 어?
- 안 도와줬잖아

 

그래서
엄마 탓이라 이거냐?

 

이 집안엔 뭐 일 있으면
다 수제뜨 탓이지!

 

그 때가...

 

그래,한때는

 

요리학교 간다고 했지

 

어려웠고
시험을 쳐야했어

 

학교에서
공부를 하라고 했지

 

그 나이에
철자법도 잘 틀리고

 

당시 프랑스어 가르치는

 

로랑 선생이라고 있었어

 

하루는
나한테 와서...

 

아주 화가 나 있었지

 

"서로 돈 아끼고 시간 아낍시다
공부를 안 해요"

 

그러니 어쩌겠어
방도를 찾았지

 

다른 선생들한테
부탁을 했더니

 

사정이 정 그렇다면

 

뚤루즈의 학교에
넣어준다고 했어

 

그런데 난데없이

 

아버지 속 안 상하게
한다면서 이러잖아

 

"아니,그냥
제재소 일 할래"

 

- 생각 나?
- 아니

 

제 영화를
같이 보다가

 

조시길래
가서 그랬죠

 

"고모,피곤하면
가 주무세요"

 

좀 어리둥절한 얼굴로
"웬 상관이야" 하시대요

 

그래,아들앤 줄 알았어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는 건
처음이었어요

 

밤에 악몽을 꿨어요

 

정말?
아이고,악몽까지!

 

아니,그러니까...

 

네 어머니를
주방에서 울렸는데

 

너한테는 악몽을!

 

그때 생각나세요?

 

그래,하지만...

 

장 이브인 줄 알았다

 

걔 때문에
하도 속을 썩혀서

 

어미를
못난이 취급하다가도

 

어떨 땐 슈퍼우먼이고

 

하여간
이랬다 저랬다 했지

 

제 뜻대로...

 

하려고 했지만
나는 휘둘리지 않았다

 

물린
1956년

 

여보세요

 

죄송합니다만

 

스띠셀 부인 집을
찾는데요

 

- 전에 학교였지요?
- 네,그래요

 

열쇠를 좀 부탁해서

 

안에
들어가 볼 수 있을까요?

 

여보세요

 

이게 잘 안들리네

 

좀 봐줘요

 

잠깐
볼륨을 높이죠

 

이제 들리세요?

 

- 여보세요?
- 목소리 들리세요?

 

네,이제 들리네요

 

수제뜨 공드리라고
물린의 교사였어요

 

이야기 들으셨어요?

 

이번에 조카가
고모의 학교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요

 

 

그런데 일이 어긋났어요

 

스띠셀 부인께서
며느님 집 이야긴 안하셨어요

 

예전 학교에
사신다고 하셨는데

 

와보니 아니네요

 

네,그래요

 

누가 열쇠를 가져오셔서

 

안에 좀 들어갔으면
하는데요

 

안됐지만
지금 갈 수가 없어서...

 

아니,이젠
근사한 별장일 뿐이야

 

학교가 아니고

 

62년 11월에

 

이상한 소리가 들렸어

 

사방이 조용한데

 

갑자기 덜컹덜컹

 

소리가 점점 커졌어

 

학생 셋하고
무슨 일인가 했지

 

발코니로 나가봤어

 

학생들한테는

 

"프랑스 역사가
또 다시 쓰여지나보다" 하면서

 

트럭들이었어

 

빌레망에서 오는데

 

알제리 군인들과
그 가족들이 타고 있었어

 

여자와 아이들...

 

군용트럭으로
여기 온 거야

 

어느 날

 

다리에 사람들이
나와 있었어

 

전부 남자들이었지

 

프랑스인들과 아랍인들이
섞여 있었어

 

영문을 몰랐지

 

장교 하나가 나오더니

 

이러대

 

이곳 학교에
다녔으면 한다고

 

그게 용건이었어

 

모두 다 섰는데

 

유령 같은 모습이었지

 

흰 셔츠 차림에

 

60명쯤 됐었지

 

얼마나 가슴이
찡해오던지

 

기꺼이 당신네 아이들을
떠맡겠다고 했는데

 

장교가 서명해야 된다며
서류를 내밀었어

 

와줘서 고마워

 

이 길로 올 때마다
여기 들러요

 

여기 도착하던 해 봄을
잊지 못해요

 

- 63년이었던가...
- 맞아

 

봄의 산을
돌아다녔어요

 

그 산딸기와 수선화들...

 

생전 처음 봤어요

 

수선화가 맞나...

 

나팔 수선화

 

나팔 수선화,그래

 

산 속의 봄은
정말로...

 

멋드러진 3년이었어요

 

수가 꽤 됐죠

 

한 30명쯤은...

 

이상한 건
사내애들 뿐이었지

 

마을에서
여자애들도 봤는데

 

여자애들은
학교에 안가도 된다는 거야

 

아버지들은
내 말을 달가워하지 않았어

 

장교한테 그랬지

 

여긴 프랑스다
모두 학교에 다녀야한다

 

그런데 30명 이상은
못 받았어

 

3학기 째에
선생님이 한 분 더 오시고

 

그래서 60명이 됐지

 

이듬 해에는 90명
야외수업도 했어

 

새로 가건물을 지었지

 

저희 세대에서는
학교에 모든 걸 걸었어요

 

- 배우고 싶어했고
- 그렇고 말고!

 

그때 애들은 그 길 밖에
없다는 걸 알았지

 

극에서 극이었어요
러시아 애들과 우리들

 

걱정하지 않았다

 

이웃이 러시아,스페인
이탈리아인들이었지

 

하나 더 늘었다고 해서
별로 달라질 건 없지

 

저희는 무슬림이었어요

 

알제리전쟁 직후라
사정도 그랬고

 

남교사들은
이리 안오려고 했지

 

알제리전에도 참전했고
와보곤 이랬지

 

"아랍인들이라면 신물납니다
됐습니다"

 

빌레망
1963년

 

자,가요,고모

 

이런,폐허네

 

여기서 알제리 애들을
가르치셨어요?

 

그래,세 학급이었지

 

이 건물이
뭐였는 지 알아?

 

영사실이었어

 

학교의 특별시설이었지

 

이동벽 식으로

 

토요일에

 

영화를 상영했어

 

고모가
학교에서 엄마거나

 

집에서
교사처럼 했어요?

 

힘들었지
양쪽 다

 

- 앙쪽 다?
- 그래

 

원래 좀...
쉽지 않잖아요

 

그래
성격이 좀 그렇지

 

서로를 이해 못했어

 

형도 영화 찍었잖아요?

 

아냐...
그래 지금 이거!

 

8밀리 영화 찍었잖아요

 

아,그래,그거

 

뭘 찍었어요?

 

주로 집에서
찍었어요

 

크리스마스 때나
사촌들이 오면

 

미셸의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8밀리 카메라를 줬어요

 

엄마가 학교 여행 때면

 

카메라 들고 와
찍어라 했고

 

그래서 소리를 넣고

 

필름을 이어 붙이고...

 

편집을 했어요

 

...깔라미네와 자두나무
아래서의 커피 시간

 

8월 15일 일요일

 

노엘 공드리가
깍지콩 요리를 마련했다

 

언제나 자두나무 아래의
탁자

 

프랑소와 공드리
올리비에 공드리

 

미셸 공드리
그리고 나

 

아버지가 일어나셨다

 

보와이에네의 도착

 

장 끌로드와 노엘 공드리가
보와이에네를 맞이했다

 

망치 없어?

 

고모,망치 없어요?

 

아이고!

 

됐다!

 

- 이젠 닫혔네
- 이런!

 

전처럼
다시 펴보자구

 

아이고!

 

못하겠다!

 

어디 좀 봐

 

근처에
의료기상회 없나?

 

됐네!

 

기름 좀 쳐야겠어

 

잘 되네!

 

왜 생고생 하면서

 

휠체어를
쓰려는 지 알아요?

 

- 뭐에 쓰려고?
- 뭐에 쓰냐구요?

 

걷는 거 찍으려구요

 

아직 잘 쓰세요?

 

그래,줄 따라 가는데
쓴 게 안보여

 

손으로 짚어가는데

 

쓸 데를 놓쳐

 

"토요일"의
"토" 다음에

 

"요일"이 딴데 가있어

 

애쓰고 있어

 

그래,다 합쳐졌네

 

"토요일 오후 6시
장 그레미용 영화 상영"

 

이 영화는 1963년

 

빌레망의
알제리 마을에서

 

상영되었던 것임

 

토요일 6시라
가봐야죠

 

의자 가져오세요
엉망이니까!

 

요망 사항으로
적어놨어요

 

빌레망 영화관에
의자 지참!

 

요망 사항이 많네요

 

뭐 필요하니까
그렇겠지만

 

- 감사해요
- 갈게요

 

왜 그 영화를 보고
뭐라고들 했어요?

 

부모들의 문화의식이...

 

우리와 달라서겠지

 

벗은 여자가 나오고
키스를 하고...

 

아이들은
"창피해요,선생님"

 

뭐가 창피하다는 건지

 

수준 있는 영환데

 

그래도 그 애들은

 

키스 장면이
좀 그랬겠지

 

됐어?
잘 들었어?

 

조심해!

 

칼리드 말로는
그러다 다친대

 

그렇지!

 

조심해!

 

- 올라 와
- 잡아

 

이따 봐요

 

이러면 됐나?

 

550미터
더 감아야 해요

 

안녕

 

- 여기 다 있나?
- 네,대기 중

 

대기 중...
근사하네

 

손님들 오라고 하세요

 

이제 와요

 

준비 됐대요

 

여기가
빌레망 영화관이군

 

자 이제
영화 시작합니다

 

"폭풍우"

 

브라보
수고했어요!

 

브라보,영사기사!

 

왜 이혼했는 지
말해줄 수 있어요?

 

서로 썩 잘 지내지
못했고...

 

여자보다 남자에게
끌리는 걸 알았어

 

자신만 행복하면
문제 없죠

 

그런데 남들한테 말하기가
쉽지 않았어

 

특히 세벤느에서는

 

- 고모부는 알았어요?
- 아니

 

의심은 했겠지만
직접 말은 안했어

 

속상하게 할까봐요?

 

그래

 

또 병석에 계셔서...

 

괜히 악화될까봐

 

그래서
병원이나 집에서도

 

잘 대면을 안했어

 

그럼 회복되시고 나서
이야기 했어요?

 

어쨌거나
대화가 안 통했어

 

이미 이야기한대로...

 

제재소 일 안한다고
할때도 그랬고...

 

좀 어려웠어...

 

부모님들과는
대화가 안 통했어

 

장 이브가 남자를
좋아하는 걸 아셨어요?

 

늘 그런 느낌이 있었지

 

처음부터 알았다

 

느낌으로 알았달까...

 

아마 장 기도...

 

알았을테지만
입 밖에 안냈지

 

그런 생각이...

 

든다 해도
설마 설마 하는 거야

 

뭔가가...

 

감이 오는데

 

부인하는 거지

 

그래서 벽을 쌓아

 

사실과 대면하고
싶지 않은

 

무의식의 벽이지

 

그랬어...

 

그런 식이었어

 

무엇보다...

 

장 이브가 이 문제를
거론하는 걸

 

달가워하지 않았어...

 

그래서...

 

쉽지 않았어

 

고모부하고는
이야기 해봤어요?

 

아니,손사래 치더라

 

거기 대해...

 

동성애라도 상관없다

 

강하기만 하면

 

그런데 장 이브는
약했고...

 

그 때문에...

 

좀 서글펐지

 

장 기한테
이야기를 못해서

 

입원 중인데
와보지도 않고

 

약하고 겁내는 걸
싫어하는 게

 

공드리 기질이잖아?

 

장 기도 싫어했다

 

약한 사람들을
안 좋아하지만

 

가서 봐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그게 시어머니와
내 차이였지

 

그 분의 자식들이...
야생의 덤불 같았다면

 

나는...
잘 가꾼 관목 같았지

 

할 일들이 있어

 

꼭 바라서 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할 일이니까

 

어머니 말씀이
"할 일이면 핑계대지 말고

 

해야한다"

 

그게 물려받은 기질이야

 

하기 싫은 일이더라도
하는 거야

 

할일이니까

 

어떤 일들이요?

 

어떤 거냐 하면...

 

이제는 버릇이 되어...

 

별로 힘들지도 않다

 

그러니까...

 

아들을 돌보는 것
같은 일

 

어제 장 이브가
욕실에

 

갇혔어요

 

앞에 빨래 건조대가
가로막고 있어서요

 

그 장면을 재연할 겁니다

 

사실감을 더하려고
어제의 경우처럼

 

건조대에 빨래들을
걸어 놨어요

 

고모
대사 좀 해보세요

 

지금 문이 닫겨 있어요...

 

주방에 있는데

 

고래고래
고함 소리가 들려왔어요

 

어디서 저러지 하면서

 

"간다"하고
나가봤는데

 

모습은 안 보이고
애는 더 화가 났어요

 

자,장면 재연합니다

 

장 이브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마쳤습니다

 

나오려고 하는데...

 

- 나가야겠는데
- 액션!

 

- 액션?
- 네

 

- 엄마 해보세요
- 엄마!

 

간다
어디 있어?

 

수제뜨는 찾아다닙니다

 

어디서 이러지?

 

엄마!

 

정신나간 사람 같구나

 

올 때까지
좀 기다리지 못하고

 

나 어떻게 나가?

 

소리가 크던데요

 

오늘 목 컨디션이 좋아

 

집안이 떠나가게

 

좋았어요

 

목 쉬었겠다

 

빨래 건조대의 비극의
재연이었습니다

 

어제 갓난애처럼
소리를 질렀군요

 

잘하네

 

르벤스
1966년

 

아이고 세상에!

 

전화를 해줘서 망정이지
깜짝 놀랐네

 

그래

 

이게 얼마만이야
4,5년 됐지?

 

네,아직 알아보시겠어요?

 

그럼
하나도 안 변했는데

 

보와이에 부인에 대해
말씀 좀 해주세요

 

- 뭐라고?
- 고모가 말씀 좀 하시라구요

 

귀가 좀 먹었어

 

- 뭐라구?
- 보와이에 부인께서 선임 교사셨나요?

 

아,그래
읍장 부인이기도 하셨고

 

그리고
이곳에 발령이 나 왔지

 

그랬어

 

또 애들한테
교리문답도 가르치셨고

 

그리고 여행 갈 때는...

 

- 함께 다녔어요
- 늘 나를 챙겼어

 

- 함께 한 추억이 많아
- 그럼요,많지요

 

종종 사람들 불러모아...

 

- 파티!
- 그래요,파티

 

친구들끼리의 파티...

 

크리스마스 때는 애들을 위한
파티도 열었잖아

 

들어오세요,고모

 

미셸이 어렸을 적에

 

여기서 한 달
학교 다닌 거 알아요?

 

- 그랬나!
- 베르사유에서 왔어요

 

잊어버린 줄 알았는데

 

기억하고 있대요

 

비행기를 싫어했어요

 

남편이 공항까지
태워줬는데

 

프랑수와는 비행기 탄다고
좋아라 하고

 

미셸이 남편한테 그랬대요

 

"싫어요
고모 같은 스튜디어스 없으면

 

고모 같은
금발 스튜디어스"

 

휴가 끝나고 꼬마 미셸을
학교에 데려왔어요

 

카메라 올리고

 

옛날이 더 나았던 것 같네
여기가 교실이고

 

여기가 교탁

 

여기 있던 석유난로 때문에
아주 애를 먹었어요!

 

학생들은 여기

 

저학년들이 저기

 

미셸이 왔을 때
저기 였지

 

2학년과 3학년이 있고

 

저기가

 

졸업하게 될
5학년생들인데

 

레지스도 있었지

 

레지스니?

 

레지스구나
안 오려고 했는데

 

조카가 꼭 찍겠다고 해서

 

어머니한테 물어
찾아왔다

 

아리가스
1971년

 

이제 아리가스에 왔군요

 

아주 마음에 든
곳이에요

 

비로소
생활의 틀이 잡혔어요

 

듬직한 지방 공무원

 

잘 안되는 일은
그쪽에서 처리해줬어요

 

호사스런 기분이었어요

 

르벤스와의 차이가
보이잖아요?

 

황량했지만
사람들이 인정 있고

 

외딴 곳에서는
식품을 미리

 

사둬야 했어요

 

식료품점들이
여기저기 있었어요

 

도회인들한테는
이상해 보일 지 몰라도

 

늘 가게 먼 곳에
살아서

 

읍내에서
챙겨야만 했어요

 

그러니 호사지!

 

고모,웬 사람들이죠?

 

복권 때문에 왔을 거다

 

안녕하세요

 

복권 사러 오셨네!

 

- 암 말 말아야지
- 네?

 

- 행운을 빌어요
- 고마워요

 

단골이에요
저 멀리서 왔어요

 

정말요?
참!

 

각자의 종이에
질문 세 개를 적어라

 

맨 위에
대답할 사람을 적고

 

수제뜨 공드리나
미셸 공드리

 

그리고 대답하시면
다 옮겨 적어

 

잘 생각해서

 

시작해볼까

 

맞춤법과 암산 중에
어떤 게 더 어려워요?

 

그래

 

내 생각엔 학생들이

 

맞춤법을 어려워하지

 

하지만 그건
타고난 게 아니야

 

꾸준히 노력해야 해

 

암산은 달라

 

산수에 재능있는
학생들이 있지

 

2 더하기 2하면 4는
누구나 금새 알지

 

하지만 더 어려운 문제는

 

아무나
금새 못 풀어

 

암산에 머리가 발달한

 

학생들이 있어

 

그렇다고 암산이

 

맞춤법보다
어려운 건 아니다

 

다시 한번이요

 

- 응?
- 천천히 해달래요

 

이제 옷을 나눠줄 거야

 

투명 옷이야

 

움직이지 마시고
다 볼 수 있게

 

누가 한가운데지?

 

- 건드렸나?
- 아니

 

고마웠어요

 

와주셔서 감사해요
애들이 즐거웠을 거에요

 

앞으로도
오늘 일을 기억할 거에요

 

투명 옷 입은
모습을 보게 되면...

 

- 아,네!
- 좋아하겠지

 

장 기...

 

그 때는...

 

날짜도 모르고서...

 

6월 24일
성 요한 축일이었지

 

생각했어
"몰라볼 정도야

 

오래 못가겠어"

 

지켜보노라면
점점 쇠약 해져갔어

 

그날 저녁에...

 

"식사 안해요? 저녁 땐데'
하니까

 

눈을 뜨고
아무 말 않더니

 

다시 눈을 감았어

 

그리고 끝이야

 

그나마 곁에 있었지

 

그럼 그때...

 

...그냥 마음대로
놀게 해주지 그래

 

곧장 장 이브한테
안 알리셨죠?

 

장 이브가
쓰러질까봐 그랬지

 

소니야는
대학자격시험 날이었고

 

소니야의 시험날이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이었어

 

그렇게 생각했어

 

"장 이브가
아버지의 죽음을 알면

 

쓰러질 거고

 

소니야는
시험에 떨어질 거다"

 

또 세벤느의
풍속이 그렇잖아

 

입을 다물었어

 

마침 장 이브한테서
전화 연락도 없었고

 

소니야는 수요일에...

 

시험 기간 동안
학교에 있었고

 

그러다가 수요일 아침에
장 이브가 일하는 데로 갔지

 

목재 공장이요?

 

그래,거기 가서

 

소식을 알렸지

 

그 뒤의 일들은...

 

그애가 거들었고...

 

집에 와서
그 애가 소니야한테 연락했어

 

소니야는 집에 와서

 

아버지가 돌아가신 걸
알았지

 

수제뜨 고모는
아주 강인한 성격이죠

 

집에 계시면서
종일 셔터도 안 올렸어요

 

누가 물어볼까봐

 

이웃들도
집에 안 들렀고

 

소니야의 시험 때문에
고모부의 죽음을

 

알리지 않았어요

 

장 이브가 의기소침 했을 때
이야기 좀 해보세요

 

9월이었고
우린 님에 있었지

 

일요일 점심 때 온다고
전화해서 마중 나갔지

 

고속도로로 갈테니

 

입구에서
기다리라고 하더라

 

거기서 만났는데

 

아주 맥이 빠져서는

 

생기가 하나도 없었어

 

집에 왔는데
식사 안한다는 걸 먹였어

 

자고 가라고 했지
계속 울었어

 

네,아니요
대답만 하면서

 

말을 붙일 수가
없었어

 

사흘 째 되던 날
생쇼베에 가고 싶다고 했어

 

야생버섯을 딴다면서

 

거기 가서야

 

입을 열더라

 

오후 내내
제 아버지 이야기를 했어

 

숲에서
함께 일하다면서

 

거기서
벌목 작업을 한다고

 

"아버지와
나무를 베요..."

 

오후가 다 가도록

 

그 이야기 뿐이었어

 

그러면서 빌레망에
가보자고 했어

 

그래서 좋다고 했지

 

저녁에 집에 와서는
한결 나아진 모습이었어

 

맥이 빠져 있었어

 

기진맥진해 있었지

 

어머니한테로
돌아갔으면 했어

 

그런데 안 받아줄까봐
걱정했어

 

그랬지,"안 받아주긴
왜 안 받아줘

 

좋다고 하실 거야"

 

뭘 찍어요?

 

왜 우릴 찍어요?

 

지금 수제뜨의
영화를 찍는 거야

 

어제 네가 어떤 장면에
나오냐고 물었지?

 

뉴욕 장면에 나오는 게
더 재미있는데

 

왜냐하면...

 

수제뜨 할머니가 어떠시니?

 

공부하는 거 도와주고

 

네,딴 것들도요

 

전에 아파트에 있을 때가
좋았는데

 

아,와벌리에서?

 

수업 마치면 거기 갔지?

 

네,재미 있었어요

 

이제 퇴장해야지

 

그 해
뉴욕에선 어땠어요?

 

- 누구,나?
- 네

 

뭐 종종 이를
악물어야 했지

 

참,나가지도 못하게 하고

 

유니언 스퀘어에 스케이드보드
타러 가는 것도 안된다

 

- 고작 12살이었잖아!
- 그래서요?

 

거리가 얼마나 험한
곳인지도 모르고

 

폴 공부 시키느라
싸우셨죠?

 

그런 편이었지...

 

의례히 늦으니까
화를 내곤 했지

 

걔는 투덜대고

 

한번은 폴과 로망과

 

할머니 방을
몰래 뒤져봤어요

 

작은 공책이 있었는데
뭔가 펴봤죠

 

첫 페이지에...

 

"폴이 6시 반에 왔다

 

7시에 씻으러
욕실에 갔다

 

8시 10분에
욕실에서 나왔다"

 

그 다음에...

 

"수학 문제만 내면
폴은 욕실로 내뺀다"

 

웃겼어요

 

폴과 돌아가신 고모부가
비교 되었겠네요

 

폴은 개스밸브 같았어

 

계속 잠궈줘야 했어!

 

폴을 보면
그이 생각이 났지

 

그래서 가슴이
찡하곤 했어

 

그래도 뉴욕에서
좋았잖아요?

 

그래

 

10년만 젊었더라면
더 좋았지

 

그래도 괜찮았어

 

더 못되게 굴었으면
놔두고 왔을 거야

 

서로 싸웠나?

 

많이 싸웠어요

 

그래

 

나 때문에
번번히 우시고

 

자주

 

우셨다구요?

 

- 뭐 그 정도로
- 그랬어요

 

폴...

 

성가셨겠네

 

아니야
그때 12살짜리 애였는 걸

 

아직도 내 눈엔
12살이지만

 

전에 이 길로 해서

 

생쇼베 성당에 다녔지

 

아주 오래 전이지

 

일요일이면
이리로 해서 미사엘 갔어

 

죽은 사람들도
이 길로 묘지로 운반하고

 

그래서
저승길이라고 불렀지

 

그래서 이 길을 가며
생각을 했지...

 

참 사람 살기가
고달프구나 하는

 

그 땐 힘든 시절이었어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해요?

 

안 해
내 묘는 생각하지

 

나 자신의 죽음은
생각 않는다는 거야

 

묘하게도
별도로 생각해

 

죽음 자체는 생각하지

 

이 나이면
인생의 황혼기니까

 

신은 믿으세요?

 

글쎄,뭐라고 할까...

 

내세나 영생을
믿지는 않아

 

다시 못 돌아오는
길이지

 

그래도
죽음이 끝은 아냐

 

내가 너무 낙관적인가

 

깜삐유
1972년

 

이 학교에서는
혼자 지냈어

 

주위에선
전화가 필요하다고 했지

 

생활 필수품이 됐는데

 

왜 안 놓느냐고 했어

 

무슨 일이 생기면요?

 

이웃들이 있잖아

 

시골에선
서로 돕고 사니까

 

문만 두드리면
아무 문제 없었어

 

여긴 이자벨이고
처음 만난 게...

 

아주 젊을 때지
지금도 젊지만

 

- 첫 직장이었지
- 그랬어요

 

첫 직장

 

- 갓 대학 나와서
- 맞아요

 

여기 와선
혼성반을 맡았어

 

마구 뒤섞인!

 

뒤죽박죽!

 

학교에선
뭐라고 부르니?

 

선생님

 

언제 엄마라고 불러?

 

집에서요

 

그래

 

여러가지 필요한 일들을
말씀해 주셨어요

 

애들을 어떻게
가르칠까 하는

 

자신감을 심어주시면서
이러셨어요

 

자녀가 있으면
사정이 다르다

 

해나가기가 만만치 않다

 

저 혼잔데

 

도와주세요!

 

힘들었지

 

힘들었어요

 

여러 모로 도움이 됐어요
말씀이,

 

"염려 말고
1년만 버텨라

 

애들한테 유익한 일은
뭐든 하고

 

다 요령이 있다"

 

요령을 일러주셔서
한결 수월했어요

 

수제뜨는
아주 앞서나갔어요

 

교육부에서 나중에
시행한 일들을

 

미리 했어요

 

위에서
이걸 하라,저걸 하라

 

공문이 내려와요

 

수제뜨처럼
먼저 알아서 한 선생님들은

 

거의 없었어요

 

수영 수업만 해도
어림없었어요

 

더구나 르 비강에선
풀장 근처에도 안 가봤어요

 

학생들에게

 

새로운 것들을 보게 해서

 

고향 밖의 세상이

 

어떤 건지 알게 했어요

 

네,그랬지요

 

이런 일들이

 

뒤로 이어져
계속 발전했어요

 

학생들의 시야를

 

크게 트여준 거지요

 

어떤 사회에 살고

 

주변 사회는 어떤지

 

수제뜨 선생님한테
깜삐유의 학교에서 배웠어요

 

5살에서 11살까지가
한 반이었어요

 

교사가 하나라
서운하지 않았니?

 

아니요,전혀

 

아주 좋았어요

 

딴 애들은?
안 그랬나?

 

안 그랬을 거에요

 

아주 앞서가는
선생님이셨어요

 

늘 놀라운 일들이었고

 

파리 여행도 갔어요

 

당시로선 특별했죠

 

여행비 모으느라
이일 저일 하고

 

정말 들떴었죠

 

판지를 수집해
팔아서

 

경비에 보탰죠

 

크리스마스엔
공연을 했죠

 

- 아,그래,그 공연
- 대단했어요

 

"백설공주" 한 거
기억나?

 

네,기억나요

 

그때의 8밀리 필름이
아직 있어

 

한번 보고 싶네요

 

딸애가
수영을 배웠어요

 

친척들이
어디서 배웠냐고 물었어요

 

르 비강의 학교라고 하니까
다들 놀랐어요

 

기억나요

 

택시로 갔는데

 

차멀미 때문에
비닐봉지를 들고 갔어요

 

수제뜨 선생님 덕에
수영을 배웠어요

 

내 생각엔

 

수영도 못하는
바보 소리 들을까봐

 

학생들에게
수영을 가르친 거지

 

오가면서
구구단을 외우고

 

원래는 그 시간이

 

수업할 시간이라
택시 안에서 외우게 했지

 

2시간을 건너 뛴 거야

 

대신 수영을 배웠잖아요

 

수영은 꼭 배워둬야 한다고
하면서!

 

- 친구가 없어 좀 그렇겠네요?
- 아니

 

술도 잘 안 마시고...

 

좀 혼자 있는 편이지

 

사실 그 시작은...

 

주말에
집에 있는 기차였어

 

주말 동안
밤새도록 매달렸지

 

내 전부였어

 

모형을 만들었지

 

집과 교회,학교

 

한 마을

 

부모님들도 같이 했어요?

 

아버지는 가끔
윗층에 올라 오셨지

 

저녁 먹으러 내려오라고
종을 울리곤 했어

 

시간 가는 줄 몰랐거던

 

종이 울려야
내려가 저녁을 먹었지

 

수제뜨하고는
그때 어땠어요?

 

아,좋았어

 

다 좋았어
가끔씩...

 

각을 세웠지만
그래도...

 

2004년에 비하면야

 

아주 충격적인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사실인지는 몰라도
이 말을 했어요

 

고모가 세무서에
고발을 했다고

 

기억 안나는데

 

안나요?
그럼 사실이 아니군요

 

기억에 없어

 

장 이브가
처음 신경쇠약증에 걸렸을 때

 

울면서 전화했었어요

 

그 짓 잘해!

 

"엄마가 세무서에
나를 고발했어

 

서면으로 보냈어"
하대요

 

딱한 녀석이 돌았지

 

어젠가 그젠가
인터뷰를 하면서

 

그 일을 물었더니
기억 안 난대요

 

그런 일이 없었다는 거죠

 

- 하지만 그땐...
- 믿었겠지

 

"자기 아들한테
이럴 수가 있나?" 생각했어요

 

서로에게
맺힌 게 있다는 거에요

 

그러고 보니
고모부 돌아가셨을 때

 

고모가 일찍
말 안해준 게 생각나네요

 

그래,그 일 때문에...

 

그 일도 신경쇠약에
영향을 미쳤어

 

월요일 밤에
돌아가셨는데

 

수요일 점심 때나 되서
그 말을 전했잖아

 

아주 안 좋은 일이었어

 

내가 다 잘했다고
하는 건 아냐

 

그 일은 후회하고

 

너무 지나쳤지

 

그 일 때문에

 

핑계 좋게 속으로
날 언짢아하는 거야

 

그런 저는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까지 뭘 했는데

 

"장 이브,아버지가 위독하시다"
전화를 하고

 

계속 메시지를 남겼는데
오지 않았어

 

내 탓을 하지만
저도 마찬가지야

 

고모 탓 하는 게
아니에요

 

당시의 심정이
그랬다는 거죠...

 

그렇게 위중하다는데도
전화를 안 했어

 

전화만 했으면
울음을 터뜨렸을 거야

 

다 알면서도
그런 말은 않고...

 

이젠 엄마 탓을 하는구나!

 

장 이브는 정말
내 마음 속의 가시야

 

오보르
1980년

 

엄하면서도
아주 활기있는 분이셨어요

 

- 안녕
- 안녕하세요,공드리 선생님

 

- 그래,누구더라?
- 이자벨이요

 

- 다 컸네!
- 좀이요!

 

제가 커서 그런가
작아지셨어요!

 

- 안녕
- 까롤린이요

 

- 까롤린?
- 까롤린 메장이요

 

정말?
머리 때문에 못 알아봤다

 

아,그래!

 

- 어머니신가?
- 네

 

안녕하세요,부인

 

전과 똑같으시네요

 

- 머리를 짧게 했어요
- 네,보기 좋으시네요

 

- 만나니 반갑네요
- 오랫만이에요

 

20년 전에
정년퇴직 했어요

 

한번은 수업시간에
마르조에 르봐이에가...

 

저기 가네!

 

선생님 등에
지우개를 던졌는데

 

앞에 앉은 저를
지목하셨어요

 

아니라고 했지만

 

안 믿으시고
벌 세우셨어요

 

저런!

 

네,또 한 번은

 

깜삐유에
여행 갔을 때요

 

몇 명이서 패가 되어

 

몰래 나가려고 했어요

 

이걸 보시곤
머리 끄댕이를 잡곤

 

방으로 몰아넣으셨어요

 

샤워 한 뒤였을 걸

 

맞아요
밤이었을 거에요

 

심술장이 소리를
들어도 좋아

 

그 심술은 다

 

잘 되라고
그런 거니까

 

"다 너희 잘 되라고
하는 거다" 그랬지

 

"까마귀가 부리에 치즈를 물고
나무 가지에 앉아 있었네

 

냄새를 맡은 여우가
슬그머니 다가왔네

 

까마귀 선생
안녕하세요

 

정말 아름다운
자태로군요

 

그 깃털만큼이나
목소리가 곱다면

 

이 숲의
불사조가 될 거에요"

 

- 나머지는 기억 안 나!
- 나도

 

"이 말을 들은
까마귀는 아주 기뻐서

 

아름다운 목소리를
뽐내려고

 

입을 활짝 벌렸다가

 

먹이를 떨구고 말았네

 

여우가 집으면서 하는 말

 

까마귀 선생
아첨에 귀기울이면

 

이런 꼴을 당하는 거에요

 

덕분에 치즈는
잘 먹겠어요"

 

끝을 까먹었어요

 

좀 봐요
둘이서 이렇게,참!

 

너무 길었어요

 

뭐가 제일 만족스러우세요
고모?

 

글쎄다
질문이 이상하네

 

모르겠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그 기분이란 게...

 

1학년이 제일 좋고

 

학년이 끝나면
어떤 성취감을 맛보지

 

애들이 읽는 법을 배우고
근사해

 

진도에 어려움을 겪던
아이들이

 

헤쳐나가는 걸 보면
마음이 뿌듯해

 

연세에 비하시면
모든 세대와 잘 통하세요

 

그 나이 분들은

 

선생님 같지 않아요!

 

아이들과 학부모들과
함께 지내서겠지

 

젊은 세대를
상대했으니까

 

퇴직해서 또래들과 있으려니
어리벙벙 했어

 

첫해가 어려웠지

 

노인들과 있어봤어야지

 

학부모들도 젊었고

 

사실 내 세대들을

 

잘 알지 못해

 

피에르 지로의
아내에요

 

가까이 보니 알겠네

 

목소리 듣고
시누인가 했어요

 

죄송해요
바빠서...

 

아니,전화로는
그럴 수 있지

 

- 잠시 계실 거죠?
- 그래요

 

시력이 형편 없어요

 

자끌린이 말했겠지?

 

한동안 못 만났던
사람들을

 

다시 보게 되면...

 

그래,맞아

 

다른 사람으로
생각하시는군요

 

그 부인을
못 알아봤어

 

"수면의 과학"에서
일을 봐주셨잖아요

 

죄책감이 들어요

 

그때 너무 무리하셨어요

 

그래서 시력이...

 

아냐,나이 탓이야

 

주위에서 그러지

 

그렇게 열심히만 안 했어도
이렇진 않을 거다

 

그렇지 않아

 

설령 그렇더라도
아주 즐거웠어

 

전혀 모르던
세계와 만났잖아

 

근사한 세계였고

 

도발적이네

 

자끌린은 아주 도발적이야
참!

 

레지스보다 더

 

수가 많지 않아
다행이었어요

 

잘 모르면
물으면 되고

 

학급이 40명이 안됐죠

 

음향 좋은데

 

아주 잔잔해

 

- 보통이지
- 잘난 척은

 

간혹 마이크가 보여

 

그냥 지나쳤나봐요...

 

모자가 함께 우시네!

 

울고 싶을 때가 있지

 

살다가 보면

 

이 장면...

 

수제뜨 고모
대단하신데요

 

멋지세요

 

제 몫 하셨어요

 

...당첨 된 적 없잖아요

 

그 복권방이 최고라면서...

 

계속해서 꽝이었지...

 

인터뷰를 잘하세요

 

어머니가 어때요?

 

잘 하시죠?

 

어떻세요,수제뜨 고모?

 

완벽하다
진작 이 길로 나갈 걸!

 

탁월해!

 

우린 쏙 빼놓고!

 

아니
너무 감격해서 그래

 

정말 잘 해주셨어요

 

아니,이건
조명과 음향

 

촬영 덕이야...
또 없나?

 

홍보까지 해주시네

 

좋았어!

 

조명 덕이라 하셨어

 

세자르상
예행연습 하셔

 

정말 영광입니다

 

최고 스탭들!

 

이번에 찍으면서
나쁘지 않으셨죠?

 

그래,널 믿었지

 

늘 나한테
잘해줬잖아

 

어릴 적부터
살갑게 대했지...

 

남들보다 훨씬...

 

너하고 있던 일들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단다

 

장 기도 그렇고
이런저런 일들

 

굳이 길게
말로 할 것도 없지

 

그래,말이 필요없지

 

장 이브를
출연시켜 달라고 하신 건

 

저를 위하신 건죠
그 이야기가 중요하니까요

 

조화라고 할까

 

고모와 장소들
내 작업이 이뤄낸...

 

- 그 전체가...
- 스탭들하고

 

보면 늘 즐겁죠...

 

특별한 일 없으면
다시 돌아오고

 

칼리드가 돌아왔어요

 

아,칼리드!
가엾은 칼리드!

 

이젠 식탁 치우라고
안할거다,진짜로

 

파자마 씬에 등장!

 

왜 이러세요?

 

칼리드
시트 한 장이 사라졌어

 

찾아보니...

 

그 뭐지?
헛간에 있더라

 

콜라 한 병과
시트 들고 거기 갔지?

 

저 아니에요

 

- 그럼 누구야?
- 모르죠

 

파비안일걸요

 

칼리드 밖에 없어

 

자,파비안?

 

칼리드가 콜라병 들고...
걱정되네!

 

겁나서
거기서 못 자요

 

엉뚱한 짓 했구나!

 

다 궁금해 하잖아

 

- 헛간에서 누구랑 잤네
- 아니에요

 

- 누구야?
- 아니에요!

 

- 누구야?
- 아니라는데

 

뻥이야

 

어디 도망가

 

이실직고해

 

DNA 테스트 해보자

 

파비안한테 물어봐요

 

- 뭐?
- 파비안이었어요

 

파비안하고 그 영계!

 

아니야!

 

거기 영계가 어디 있어

 

난 그때 없었어

 

왜 사람을 모함해
누구야?

 

누구긴요
헛간에선 그 짓 안해요

 

안하죠
파리에는 있지도 않고

 

아 그래!

 

하지만 여긴 시골인데

 

네,그럼 마르코겠죠

 

또 뻥치네!

 

장 루이거나

 

- 난 여기 없었어
- 그래

 

내가 했으면
뻐기고 다닐 거야

 

자,됐어요

 

- 컷!
- 페르낭 부인 집으로

 

이제 장 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요?

 

뭘 해?

 

고모부 이야기요

 

아니,그렇지 않아
뭐 이제는...

 

전에 한 건
장 기를 모독한 셈이지

 

고인이잖아
뭐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어

 

죄책감

 

아무려나...

 

그렇다니까

 

입만 떼면
그 이야기구나

 

나도 그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