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적어 주세요.

224번째
7/4/2015

 

모든 아이들은 자기 전에
책 읽어주는 걸 좋아한다

 

난 예외였다

 

언니가
빨간 이야기책을 들고

 

내 방에 오는 게
제일 싫었다

 

언니는 아무 데나 펴서
읽기 시작했다

 

항상 무서운 이야기였다

 

사악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는

 

무서운 이야기

 

인간을 지켜보는
힘이 세고 거대한

 

괴물이 나왔다

 

나는 듣기 싫어서
잠든 척을 했었다

 

하지만 제일
무서웠던 건

 

매일 밤 굉장히 슬퍼하며
방을 나가던 모습이었다

 

내가 잠든 척 한 걸
언니는 알았던 걸까

 

난 죄책감이
많이 들었다

 

세월이 한참
흘러서야 알았다

 

방을 나간 언니는 직접
괴물을 마주했다는 걸

 

세월이 한참
흘러서야 알았다

 

밤마다 악몽을 꾸게 한
그 책이 뭐였는지를

 

성경

 

언니의 악몽은 엄마가
돌아가신 후 시작됐다

 

엄마가 왜 돌아가셨는지
난 알 수 없었다

 

언니한테 물어보면

 

날 낳다가
돌아가셨다고 했다

 

그뿐이었다

 

그래서 난 내가 가족에게
슬픔을 안겨줬다는

 

생각을 품고 자랐다

 

엄마가 결혼식날부터
걸고 있던 목걸이야

 

할머니가 물려주셨지

 

할머니는 증조할머니께
받았고

 

장녀의 결혼식날에
장녀에게 물려주는 건데

 

신은 엄마에게 그런
시간을 허락치 않으셨다

 

하지만 어차피 네 거야

 

운다고 엄마가
살아나지 않아

 

하지만 신께선
가능하시지

 

기도하자

 

열심히 기도합시다

 

'환희의 신비 2단'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 주소서, 아멘

 

말씀이 육신이 되어

 

여인들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

 

어째서?
우리가 여자들인데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이게 뭐야?

 

하나는 엄마 거

 

하나는 네 거

 

생일 축하해

 

꽃 준 적
없었잖아

 

오늘은 18세가 되는
특별한 생일이니까

 

엄마 기일과 생일이
같아서 힘들 거야

 

넌 네가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죄책감을 느끼지

 

하지만 하느님의 뜻이야

 

언니가 부러워

 

엄마랑 찍은
사진이 있잖아

 

출근하게?

 

응, 오늘 내가
가게 문 열어

 

잠깐만

 

이거 가져가

 

플로라 부인 옷이야
돈은 꼭 받아야 해

 

그리고 엄마 묘지에
꽃 가져가

 

- 점심 먹고 갈게
- 그래

 

점점 엄마를
닮아가는구나

 

엄마가 기뻐할 거야

 

- 다행이네
- 안녕하세요

 

너 보려고 조금
일찍 왔어

 

귀빠진 날 축하해

 

고맙습니다, 푸리 부인
챙겨주실 필요 없는데

 

자, 친구하고
영화 보러 가

 

아니에요
그러실 필요 없어요

 

내가 하고 싶으니까
하는 거야

 

고맙습니다

 

- 갈게
- 그래, 어서 가

 

나 때문에 늦어서
플로라한테 혼날라

 

걱정되지 않아?

 

네?

 

저 아이도 이제
여자가 다 됐어

 

저한테는 아니에요

 

자긴 실력이 정말 좋아

 

양장점 하나 내라니깐

 

제 꿈이기는 하지만...

 

돈도 없고 또...
아시잖아요

 

그렇지

 

돈은 내가
빌려줄 수도 있어

 

집을 나갈 필요도 없고

 

집이 크니까
여기서 해도 돼

 

그렇지만...

 

잘 모르겠어요
생각해 볼게요

 

항상 그렇게 말하잖아

 

벌써 결정한 것
같은데

 

안 할 테지
자기는 겁이 많으니까

 

- 이제 벗으셔도 돼요
- 아주 좋아

 

좋아

 

옷 값은 지금 줄까
나중에 줄까?

 

신경쓰지 마세요

 

동생이 며칠 전에
월급 받았어요

 

필요하면 말해
서로 신용이 있잖아

 

증상은 좀 어때?
잘 치료하고 있어?

 

괜찮아요
한동안 괜찮았어요

 

이게 도움이
되는 모양이네

 

네, 아주 많이요

 

그거 갖다주신 이후로
괜찮아졌어요

 

알려준 대로
잘 하고 있지?

 

물론이죠

 

물 반 컵에 두 방울,
공복엔 절대 안 되고

 

밤에 자기 전이나
낮잠 전에 사용한다

 

그래, 좋아

 

고맙습니다

 

몬세

 

약 말고도 우리 남편이
더 도와줄 수 있어

 

치료해줄 수 있어

 

한번 해 봐

 

모르겠어요

 

집에서 썩게 돼, 몬세

 

동생도 언젠간
떠나갈 거야

 

남자친구도
사귀게 되겠지

 

아직 너무 어려요

 

곧 그렇게 돼

 

결혼해서 가족을
꾸리고 싶어할 텐데

 

그럼 자기는
어떻게 되겠어

 

그래...

 

너무 앞선 얘길
했나보네

 

그만 갈게
옷은 언제 완성될까?

 

3일 후에 오세요

 

그래

 

치료받는 거
생각해 볼 거지?

 

언니!

 

괜찮아?

 

머리가 조금 아파

 

푸리 부인 일은
잘 했어?

 

 

부엌에 점심 있어

 

생일을 축하합니다

 

얘, 너니?

 

올해도 엄마 묘에
안 갔구나

 

부끄러운 줄 알아

 

얘!

 

언니!

 

언니?

 

어디 갔다 왔어?

 

아니, 켜지 마

 

어디 있었어?

 

- 묘지에
- 거짓말

 

이리 와

 

이리 와!

 

그 남자 누구야?

 

누구?

 

시치미 떼지 마

 

친구야

 

그런 식으로 행동하라고
가르치지 않았다

 

그럼 어째야 해?

 

집에 잘 들어가라고
바래다준 거야

 

무릎 꿇어

 

 

기도해

 

하늘에 계신 아버지

 

전능하신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고백하오니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를 많이

 

지었으며

 

계속해!

 

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저의 큰 탓이옵니다

 

다 널 위해서야

 

언닌 완전히 미쳤어

 

동생아

 

남자들은 본능적이야

 

우리에게서 원하는 건
딱 하나야

 

그건 남자들의 본능이고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남자들에게서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단 말야

 

난 널 보호하고
싶을 뿐이야

 

그래, 때려서 말이지

 

남자들이 언니보다 더
날 해칠 수 있을까?

 

이 배워먹지 못한
한심한 것!

 

카를로스
내 말 좀 들어

 

하이메
나 좀 냅둬

 

카를로스
정신 차려!

 

내 말 들어봐

 

너 지금 취했어

 

이러면 안 돼

 

너 지금 제정신이 아냐

 

이러면 안 된다고?

 

어디 두고 봐

 

봐!

 

봤지?

 

난 이런 사람을
원한다고

 

내가 너무 많이
바라는 거야?

 

너무 어리잖아?

 

넌 내 친구냐 엄마냐?

 

하이메

 

나 좀 내버려둬

 

멍청한 짓을
하려니까 그러지

 

멍청한 짓이라니

 

여행 떠나서 잠시
사라져 있으려는 거야

 

- 그게 뭐가 나빠?
- 그게 말이 돼?

 

그냥 겁나니까
내빼려는 거잖아

 

너 그러다가
큰일난다

 

네 인생이 망가져
난 그 꼴 못 봐

 

그럼 막아봐!

 

하이메

 

올라가자

 

가는 길에 얘한테
담요나 좀 덮어주고

 

가자

 

올라가자고

 

상처는 치료했어?

 

어디 봐

 

됐어

 

어젯밤엔 미안했어

 

용서해줘

 

고마워

 

하지만 사과로 해결되지
않는 것도 있어

 

- 돈 좀 주세요
- 뭐하게?

 

살 게 있어요

 

- 오늘 나가서...
- 어딜 나가

 

- 하지만 필요한 게...
- 넌 상중이야

 

넌 여자고
애 돌봐야지

 

뭔지 얘기해
내가 사다줄게

 

더 줘

 

뭘 봐?

 

엄마

 

엄마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주시옵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아멘

 

닫지 말아요

 

도와주겠소?

 

계단에서 굴렀어요
제발...

 

언니?

 

잠깐만!

 

왜 체인 걸었어?

 

그냥...

 

낮잠 자느라고

 

어젯밤에 잘 못 잤어

 

점심은 뭐야?

 

글쎄...
뭐 먹을래?

 

아직 점심
안 만들었어?

 

낮잠 잤다니까

 

- 그럼 먼저 씻을게
- 그래

 

그게 좋겠다

 

언니!

 

왜?

 

수건이 없어!

 

갖다줄게!

 

미안

 

빨려고 치웠어

 

고마워

 

언니

 

아직 빨래 안 했지?

 

그래

 

어떻게 된 거야?

 

떨어뜨렸어

 

그래, 그거
치우기 힘든데

 

- 무서워하지 마
- 문이나 열어

 

정신차릴 때까지만
여기 있을 거야

 

누구야?

 

몰라
위층에 사나봐

 

무슨 짓을 한 거야?

 

무슨 소리야?

 

저 사람이 문을...

 

난 치료해준 거야

 

네가 외출할 때마다

 

네가 밖에서 하는 일을
내가 어쩔 수 없지만

 

네가 집에 들어오는 건
막을 수 있어

 

그러니까 저 사람이
여깄는 거 알리려거든

 

다시 생각해 봐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에요

 

어떠세요?

 

제가 계단에서 굴렀죠?

 

네, 머리를 부딪쳤어요

 

다리가 부러졌고요

 

제가 여기에
얼마나 있었죠?

 

하루요

 

의사가 다녀갔어요
침대에서 나오지 말래요

 

못 움직이게 해놨어요

 

의사하고 같이 했어요

 

그 선생님이...

 

제 이름 알아갔나요?

 

아니겠죠
당신도 모르니

 

카를로스예요

 

당신은?

 

몬세

 

절 돌봐주셨군요

 

고마워요

 

가방 여기 있어요

 

떨어지면서 열렸나본데
다 다시 담아놨어요

 

고맙습니다

 

그럼...

 

정리를 해야겠네요

 

- 뭘요?
- 올라가게 도와주세요

 

전 못해요

 

친구 부르면 돼요
전화 있어요?

 

아뇨, 없어요

 

미안해요

 

점심 가져올게요
나중에 얘기해요

 

그거 좋죠

 

당신을 돌봐줄
사람이 있나요?

 

뭐요?

 

위층 집에요

 

엄마나 부인 말이에요

 

혼자 살아요
그걸 묻는 건가요?

 

제 말은...

 

원하는 만큼 여기에
있어도 괜찮아요

 

전 항상 집에 있고

 

돌봐줄 수 있어요

 

정말 친절하시군요

 

특정 동물의
행동을 보고

 

사람에 대해 많이
알게 되기도 한다

 

그날 밤 뾰족뒤쥐라는
동물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친숙한 느낌이

 

들었던 걸 기억한다

 

문 열어줘

 

처음 듣는
동물인데도 말이다

 

이 자물쇠 보면
화가 나

 

주님을 숨겨놓은 건
더욱 그렇고

 

- 저거 난 싫어
- 그런 말 하지 마

 

어딜 가든 날
보고 있는 것 같아

 

그러라고 있는 거야

 

할 말이 있어

 

오늘 카를로스가
깨어났어

 

다리 빼면 괜찮아

 

아직은 못 움직여

 

혼자 살아서 돌봐줄
사람이 없어

 

여기 있으라고 했어

 

내가 다치게
만든 거 아냐

 

내일 봐

 

잘 자

 

새로운 입주자가
들어왔으니

 

그를 만나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언니가 십수년을
떠나지 않은 그 집에선

 

언니 모르게 행동하는 건
불가능했다

 

이 집에 살면
어쩔 수 없이

 

언니 몰래 움직여야한다

 

숨 쉴 틈을
얻기 위해,

 

언니에게 비밀을
들키지 않기 위해

 

누구지?

 

몰래 왔어요

 

아는 사람이네

 

지난 밤에
복도에서 봤어

 

내가 담요
덮어줬지

 

- 당신이었어요?
- 그래

 

그런 모습을 보고
뭐라 생각했을지...

 

오랜만에 본 아주 예쁜
모습이라고 생각했지

 

여기 사는구나

 

- 내 이름은...
- 카를로스

 

언니가 말해줬어요

 

언니라고?

 

동생이 있단 얘기
안 하던데

 

그래요?

 

언니 때문에
다쳤나요?

 

왜 그런 말을 해?

 

그 반대야

 

괜찮으세요?

 

 

불이 켜있고
말소리가 들려서

 

다리가 또
아픈가 해서요

 

아프죠
잠꼬대 했나보네요

 

깨워서 미안해요

 

괜찮아요
금방 잠들 거예요

 

잘 자요

 

잘 자요

 

가야겠어요

 

언니 자는 줄 알았는데
들키면 저 죽어요

 

뾰족뒤쥐 같네

 

그게 뭐예요?

 

쥐 종류야

 

아주 고맙네요

 

그게...
두더지에 가까워

 

숨어서 기다리길
좋아하지

 

너처럼

 

전 그렇지 않아요

 

- 언니가 그렇죠
- 너도

 

우리에 대해
뭘 아나요?

 

언니가 정상으로
보이겠지만

 

그렇지 않아요

 

조심하세요

 

내일도 올래?

 

여기 있을 거예요?

 

네가 온다면

 

나라면 빨리
떠날 거예요

 

하지만 계속 여기에
있어야 할 처지라면

 

또 올게요

 

또 성가시게 해서
미안해요

 

이거 가져왔어요

 

통증을 완화해줄
거예요

 

뭐죠?

 

뭐라고 하나...

 

기도가 담긴 물이에요

 

성수 같은 건가봐요

 

비슷해요

 

고마워요

 

- 잘 자요
- 잘 자요

 

푸리 부인

 

좋은 아침

 

잘 잤나요?

 

아주요

 

기적의 물 같던데요?

 

효과 있을 줄 알았어요

 

아주 좋네요

 

같이 사는 사람이
있단 얘기 안 했죠?

 

뭐라고요?

 

아침에 말소리가
들렸어요

 

여동생이에요

 

본 적 있어요

 

아마도

 

검은 머리에

 

눈이 크고...

 

한 20살?

 

- 18살
- 동생 맞군요

 

아주 예쁘더라고요

 

좋은 사람 같고

 

맞아요

 

왜 말 안 했어요?

 

글쎄요

 

제가 가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해요

 

보호하고 싶었나봐요

 

- 저한테서요?
- 네

 

그렇다고 봐야죠

 

절 꿰뚫어봤군요
사람 잘 보시네요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에요

 

어려운 시기도 보냈고요

 

엄마가 동생을
낳다가 돌아가셔서

 

동생은 죄책감을
갖고 있어요

 

죄책감을 없애줄
방법을 모르겠어요

 

힘드시겠군요

 

아버지는?

 

아마 돌아가셨을
거예요

 

14년 동안 못 봤어요

 

- 전쟁?
- 네

 

집을 떠나셔서
안 돌아오셨어요

 

정말 안 됐네요

 

당신은요?

 

- 당신 얘기 해봐요
- 제 얘기요?

 

저는...
할 얘기가 없네요

 

어렸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적당한 나이가 됐을 때

 

재산을 물려받았어요

 

그후로 그냥 살아왔어요

 

잘 살았죠

 

- 운이 좋으시네요
- 네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가끔은...

 

저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해요

 

다 됐어요

 

좀 나아지셨나요?

 

네, 많이요

 

정말 고맙습니다, 몬세

 

정말 좋은 사람이군요

 

제 바지 좀 주겠어요?

 

여기

 

부탁이 있어요

 

우리 집에 가서

 

책 좀 갖다주세요
같이 읽어요

 

마음에 들면
가져도 돼요

 

아주 좋아

 

정말 예뻐

 

잘 어울리세요

 

물론이지

 

다 자기와 자기의
재능 덕이지

 

있잖아

 

조카가 봄에 결혼하는데

 

이 옷이 좋은 선물이 되겠어

 

웨딩드레스
만들어본 적 있어?

 

몬세

 

몬세!

 

죄송해요
웨딩드레스요?

 

그래

 

왜 그래?
정신이 나갔네

 

남편분께서 절
도와주실 수 있댔죠?

 

물론이야

 

한번 해보고 싶어요

 

밖에 나가고 싶어요

 

남편이 수술 마치고
집에 오면

 

전화올 거라고
말해둘게

 

- 정말 기뻐
-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몬세예요

 

안녕하세요
전화 기다리고 있었어요

 

부인께 들으셨나요?

 

그렇긴 한데
직접 말해봐요

 

치료하고 싶어요
해보겠어요

 

좋아요, 몬세
나도 기뻐요

 

고맙습니다

 

뭘 해야하죠?

 

지금은 연습을
해 볼 거예요

 

현관문을 열고 앞쪽의
벽을 만지려고 해봐요

 

힘들 거예요

 

그러니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해요

 

하나씩 해요

 

오늘은 한발짝 나가서
최대한 오래 밖에 있어요

 

전화로 결과를
알려주겠어요?

 

 

잘 해냈으면 좋겠군요

 

저도요

 

오늘 푸리 부인 남편과
통화했어

 

의사?

 

- 카를로스 얘기했어?
- 아니, 내 얘기

 

어디 아파?

 

집을 나가보기로
결심했어

 

정말 노력할 거야
연습하고 있어

 

무슨 연습?

 

- 나가는 거
- 설마

 

딱 한 걸음만
밖에 나갔었어

 

정말?

 

느낌이 어땠어?

 

죽고 싶었어

 

하지만...

 

계속 노력할 거야

 

기분 좋아

 

이렇게 기분 좋은 건
정말 오랜만이야

 

정말 기뻐, 언니

 

무슨 바람이 불었어?
왜 지금이야?

 

카를로스구나

 

책을 갖다달라고
부탁하더라

 

그 사람 집 열쇠야?

 

너무 쉽지?

 

그냥 계단을
올라가면 돼

 

바로 위층,
몇 미터인데

 

하지만 나한테는 하늘에
올라가려는 것과 같아

 

움직이기가
불가능한 거리야

 

세상과 진짜 인생과
나와의 거리지

 

그렇게 형편없는 나야

 

이 집은 내게
탈출이 불가능한

 

거대한 관이 돼버렸어

 

그런데 카를로스가
여기 온 후

 

진짜 인생을 아주 조금
맛본 것 같아

 

그 느낌을 최대한
느끼고 싶어

 

그거지?

 

카를로스를 좋아하지?

 

카를로스와 있으면
보통 여자가 된 것 같아

 

신께서 내게 조금 힘든
인생을 주셨지만

 

내게 힘을 주시려고
널 세상에 보내셨고

 

너로 시작된 인생을

 

카를로스로 마무리하려
하시는 거야

 

도와주겠니?

 

고마워

 

광대 같다

 

그놈 때문에
화장하는 거냐?

 

왜, 겁주려고?

 

난 맨얼굴이 좋다

 

네 엄마처럼

 

네 엄마는 화장을
한 적이 없었어

 

아직 계시네요

 

예쁘다

 

날 위해 입은 거니?

 

이리 와서 앉아

 

목소리 낮춰주세요

 

무서워 마

 

그런 식으로
살면 안 돼

 

누구도 두려워 마

 

몬세도

 

말이 쉽죠

 

괜찮으세요?

 

통증이 종종 있어

 

네가 오면 사라져

 

상태가 나빠보이지?

 

몬세가 관리해주고 있어

 

- 의사 말로는...
- 의사요?

 

의사가 왔었다고 하던데

 

의사 안 왔었어요

 

왜 몬세가
거짓말을 해?

 

그런 사람이니까

 

왜 아직도 여기에
있는 거예요?

 

널 또 보고 싶어서

 

농담 아니에요

 

갈 수가 없어

 

난 여기를 떠나는
중이었어

 

- 여행요?
- 뭐...

 

'여행'이라고
할 수도 있고

 

'도망'이라고
할 수도 있지

 

일부러 계단에서
구른 것도 아니고

 

숨겨달라고 하려던 것도
아니지만 지금 딱 좋아

 

무서워할 거
전혀 없어

 

위험하지 않아

 

너에게나 몬세에게

 

하지만 더 자세하게는
얘기 못 해

 

뭣 때문에 도망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언니에게서 달아나야해요

 

몬세가 날
돌봐주고 있어

 

당신이 정신을
차렸을 때

 

당신에게 전화를 쓰게
해주던가요?

 

전화가 없다고 했어

 

바로 그거예요

 

그거라니 무슨 소리야?

 

집에 전화 있어요

 

내가 같이 산다는
얘기도 안 하고

 

모르겠어요?

 

저기...

 

네?

 

부탁이 있어

 

- 네?
- 몬세 불러줘

 

뭐라고요?

 

물에 뭔가를 타서 주는데
통증이 없어져

 

제발 언니를 불러줘

 

세상에
당신에게 몰핀을 줬군요

 

몰핀? 정말?

 

모르겠어요?
당신 납치당한 거예요

 

괜찮아

 

카를로스, 날 봐요

 

언니는 당신을 좋아해요
안 놔줄 거예요

 

- 당신 여기서 죽어요
- 용서해줘

 

엘리사, 날 용서해

 

- 무슨 소리예요?
- 용서해줘, 엘리사

 

- 무슨 소리예요?
- 용서해줘

 

- 카를로스, 제발
- 용서해줘

 

용서해줘, 엘리사
제발

 

용서해줘!

 

용서해줘!

 

용서해줘!

 

카를로스!

 

카를로스!
나 몬세예요!

 

몬세예요!

 

어떡하지?
카를로스!

 

용서해줘
달아나지 않을게

 

용서해줘

 

여기 있을 거예요, 아빠

 

정말 그렇게
생각하니?

 

집뿐만 아니나 아예
스페인을 떠났을걸

 

안녕하세요, 푸리 부인

 

몬세!
목소리 들으니 반갑네

 

연습은 잘 하고 있어?

 

 

그런데 요즘 증상이
더 심해지고 있어요

 

- 편두통이 심해요
- 정상적인 거야

 

하지만 너무 심해서
참기 힘들어요

 

약이 필요해요

 

그래, 약이 필요하겠지

 

다음 번에 가져갈게

 

평소 보다 많은 양이
필요해요

 

더 많이?

 

그 작은 병 구하는데
우리 부부가

 

어떤 위험을 감수하는지
알기나 해?

 

보상해드릴게요

 

조카 웨딩드레스
말씀하셨잖아요?

 

무료로 해드릴게요
이번이 처음이에요

 

실망했어, 몬세
유감스러워

 

하지만 좋아
원하는 대로 해줄게

 

고맙습니다, 부인

 

- 언제 갈까?
- 원하시는 날에요

 

웨딩드레스 제안은
받아들일게

 

치수 재러
조카 데려갈게

 

네, 좋은 생각이에요
고맙습니다

 

끊을게, 몬세

 

안녕하세요

 

위층에 사는
카를로스 쿠엔카의

 

실종 사건을
조사 중입니다

 

그 남자 아세요?

 

아뇨

 

최근에 무슨
소리가 났거나

 

뭘 보신 적 없나요?

 

아뇨

 

잠시 들어가도 될까요?

 

- 거실로 가실까요?
- 괜찮습니다

 

이웃사람을 잘
모르시나요?

 

 

여기 얼마나 사셨죠?

 

태어나서부터요

 

그 사람은 여기서
꽤 오래 살았는데요

 

정말 못 보셨나요?

 

문 밖으로 못 나가는
병이 있어요

 

원래 살던 사람들 빼고
다 몰라요

 

- 혼자 사세요?
- 여동생이 있어요

 

- 동생도 못 나가나요?
- 아뇨, 동생은 나가요

 

- 동생분 계신가요?
- 출근했어요

 

가자

 

알겠습니다

 

동생에게도 물어보세요

 

뭔가 안다고 하면
전화 주세요

 

고맙습니다

 

- 안녕히 계세요
- 안녕히 가세요

 

잠깐 얘기 좀 할까요?

 

어디서부터
말해야 좋을까...

 

저기...

 

당신이 나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아요

 

나쁜 부분요

 

하지만 알아도
상관없어요

 

당신을 알고부터
무섭지 않아요

 

무서운 걸 잊었어요

 

날 그렇게 대해준
남자는 없었어요

 

존중과 따스함으로요

 

사실 이런 건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는데

 

아마도

 

그냥 느끼는 대로
말하면 되겠죠

 

난 당신이 좋은데...

 

난...

 

당신도 같은 느낌인지
알고 싶어요

 

일을 어렵게
만드는군요

 

날 봐요

 

어떻게 해야 의사를
불러줄 거죠?

 

의사 왔다 갔어요

 

거짓말

 

내가 죽길 바라나요?

 

아니에요

 

아니면

 

불구가 되길 바래요?

 

당신처럼 아프라고?

 

아뇨, 난 그저...

 

왜 그래요?

 

이 집을
나가게 된다면

 

다리 하나가 없이
나가겠죠

 

하지만 살아서
나가고 싶어요

 

성수는 왜 안 마셨어요?
필요한 건데

 

병원엘 가야지

 

몰핀에 중독되긴 싫어요

 

어떻게 알았어요?

 

당신에 대해
알게 됐어요, 몬세

 

당신은 나처럼

 

거짓말쟁이니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못하죠

 

동생에게도 그러나요?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그건 거짓말이죠

 

동생을 학대하고
감시하죠

 

그게 당신이
사랑하는 방식이에요

 

그게 사랑인가요?
날 봐요!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하느님의 아들이
그렇게 말했잖아요?

 

그것부터 시작해요

 

진실을 말하는 것

 

그렇게 하면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사랑받게
될 겁니다

 

당신 누구야?

 

아래층 사람이에요

 

어떻게 들어왔지?

 

카를로스 열쇠로요

 

카를로스 어딨는지 알아?

 

우리 집에요
여자친구세요?

 

부인될 사람이야

 

사라진 날이
결혼식 날이었어

 

- 가자
- 안 돼요

 

같이 내려갔다간
언니한테 죽어요

 

열쇠 줘

 

하지만...

 

잠깐만요

 

어쩌려고요?

 

잘했다

 

쓸모없는 것

 

불구한테도 사랑을
못 받다니

 

모르겠니, 딸아?

 

당신 딸이라고 하지 마

 

난 당신 게 아냐

 

내 거 맞지

 

넌 나에게서
못 벗어나

 

벗어날 수 있어

 

그래? 어떻게?

 

자살해서?

 

카를로스 말이 맞아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하느님 말씀이야

 

그게 무슨 뜻인데?

 

애한테 전부
사실대로 말 할 거야?

 

- 못 할 거면서
- 두고 봐

 

아니, 넌 겁쟁이잖아

 

언제나 그랬어

 

항상 말로만 뭔가를
하겠다고 하지만 못해

 

꺼져버려!

 

카를로스 어딨죠?

 

뭐요?

 

내 집에서 나가!

 

내 남편 데리고
기꺼이 나가드리지

 

카를로스!

 

안 돼요
제발 그러지 마요

 

막아보시지

 

- 안 돼
- 카를로스!

 

카를로스!

 

카를로스, 숨지 마
집에 가자

 

카를로스!

 

카를로스?

 

파티 끝났어
집에 가자

 

카를로스?

 

엘리사

 

엘리사

 

- 나 좀 데려가줘
- 무슨 일을 당한 거야

 

나 좀...

 

안 돼!

 

살인자! 살인자!

 

- 미쳤어!
- 조용! 조용히!

 

미쳤어!

 

닥치라고!

 

닥쳐!

 

생각을 해야해

 

그래야 몬세답지

 

이제 어쩔래?

 

닥쳐

 

이것도 애한테
다 말할래?

 

안 되겠지?

 

폭풍 전야의 네 모습이
난 정말 좋더라

 

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거든

 

저 여자는 어디에
숨길래?

 

이제 빈 공간도 없어

 

잘 봐

 

제발, 안 돼

 

카를로스와 엘리사의
결혼에 초대합니다

 

엘리사?

 

엘리사?

 

엘리사

 

엘리사

 

엘리사?

 

언니

 

어디 갔다와?

 

가게에

 

물건 들어오는 날이야

 

얘기 좀 할까?

 

좋아보이지 않니?

 

빛이 나

 

오늘 어땠어?

 

바빴어

 

일이 생겨서

 

생각을 좀 했어

 

너도 이제 18살이야

 

넌 내게 언제나
아이 같지만

 

이제 너도 다 컸다는 걸
받아들여야겠지

 

나도 알아

 

더는 참고 싶지 않는
그 느낌...

 

- 언니, 나...
- 들어봐

 

나도 얘기하기 힘들어

 

일단 다 듣고
네 할 말 해

 

- 아빠 기억나니?
- 조금

 

키 크고 힘 세고

 

얼굴과 손이
거칠었어

 

슬프고

 

항상 그렇진 않았어

 

하지만 엄마가 돌아가시고
모든 게 변했어

 

아빠도 변했어
사랑 때문에 병이 났지

 

시적이고 로맨틱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전혀 아냐

 

상사병은 정말
끔찍한 거야

 

넌 내가 엄마를 알고
사진도 같이 찍어서

 

부럽다고 했었지?

 

이해해

 

하지만 난
네가 부러워

 

넌 아빠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니까

 

아빠는 일도 안 하고
말도 안 하고

 

먹지도 않았어

 

집과 자기 자신에
갇혀버렸어

 

아빠는 엄마만 생각했어

 

엄마의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해내려고 했어

 

모든 물건에서,

 

모든 사람에게서...

 

특히 자신의
장녀에게서 말야

 

점점 엄마를 닮아가는
큰딸에게서...

 

어쩌면

 

아빠는 정신이
이상해져서

 

딸에 대한 사랑과

 

아내에 대한 사랑이
뒤섞여서

 

날 엄마와
혼동했는지도 몰라

 

모르겠어

 

모르겠어

 

아빠는 수년 동안
매일 밤 날 학대했어

 

성경 읽어주러 네 방에
갔었던 거 기억하지?

 

널 빨리 재워서

 

내 방에서 나는 소리를
못 듣게 하려는 거였어

 

난 그것만 바랬어

 

아빠는...

 

아빠가 아니었어

 

왜 진작 말 안 했어?

 

이 얘길 하려면

 

그 다음 얘기도
해야했기 때문이야

 

아빠가 우릴
버린 게 아냐

 

어느 날 네게 성경을
읽어주러 갔는데

 

네 방에 아빠와 네가
함께 있는 걸 봤어

 

아빠는 이미
도를 넘었기 때문에

 

끔직한 생각이
떠오른 거야

 

'아빠가 널 건드리면
어떡하지?'

 

갈수록 예뻐지는구나

 

이 집에서 아름다운 건
너뿐이야

 

저녁 드세요

 

그 순간에 난
분노가 차올랐어

 

순간적으로 든
생각이었어

 

뭐야?
니들은 안 먹어?

 

먹기 싫겠지
맛 드럽게 없으니

 

뭘 넋놓고 쳐다봐?

 

거기 뭐 숨겼어?

 

아무것도 아녜요

 

뭐 숨겼어?

 

쥐들의 공포

 

이거 놔요!

 

놔줘요! 놔요!

 

난 아빠를
침대에 눕혔어

 

살아있는 사람처럼
돌봐드렸지

 

곧 전쟁이 발발했고

 

아빠의 실종에
핑계를 댈 수 있었어

 

몇 주 동안 아빠를
여기에 뒀어

 

아빠 시체가
부패하기 시작해서

 

숨기기로 한 거야

 

내게 무슨 짓을 한지
알기는 해?

 

알고 있고
그걸 바꾸고 싶어

 

부탁이야

 

아빠 어딨어?
어디에 숨겼어?

 

 

- 화나는 건 이해하지만
- 하지만 뭐!

 

내 인생은 언니의
거짓말로 가득찼어!

 

이 집에 못 있겠어

 

어딜 가려고?

 

아무것도 못하면서!

 

경찰에 가서
아빠 얘길 할 거야

 

경찰이 아빠를
찾아내겠지

 

세상에

 

- 그녀는 어딨지?
- 엘리사요?

 

언니가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어요

 

집에는 아무런
흔적이 없어요

 

엘리사는 임신 중이었어

 

내 아이를 임신했어

 

엘리사와 결혼하라고 해서
달아나려던 거였어

 

- 많이 아파요?
- 그래

 

이럴 수가
안 돼!

 

안 돼!

 

- 안 돼!
- 카를로스!

 

카를로스, 제발
날 봐요

 

우린 무사할 거예요

 

당신 때문에
이렇게 됐잖아요

 

그렇게 말을
안 듣다니

 

정말 실망스러웠어요

 

이러는 거
나도 힘들었어요

 

손님이 왔네요

 

한 마디라도 했다간
입을 꿰매버리겠어!

 

어떤 스타일로 할지
생각한 게 있나요?

 

글쎄요

 

모르겠어요
믿고 맡길게요

 

이모 옷 만들어주신 거
아주 마음에 들거든요

 

몬세는 손재주가 좋아
믿어도 돼

 

고맙습니다

 

의견을 얘기하기 전에

 

- 치수부터 재죠
- 좋아요

 

정말 고마워, 몬세

 

아니에요

 

서로 교환하기로
한 거잖아요

 

맞아, 가져왔어

 

그런데 나한테 없어

 

계단에서 동생을 만나서
동생한테 줬어

 

동생한테요? 왜요?

 

치료 중인데 약해지면
안 되잖아

 

- 이 옷 예쁘네요
- 고마워요

 

우리 남편이 알려준
연습 하고 있지?

 

그럼요
몇 번 건너뛰었지만요

 

그것 봐
내 말이 그거야

 

그 약은 중독되기 쉬워

 

동생이 조절해줄 거야

 

동생에게 주지
마셨어야 되는데

 

- 무슨 소리야?
- 뭐가 떨어졌나봐요

 

- 도와줘요!
- 누가 있어?

 

- 잠시만요
- 여기서 나가게 해줘!

 

살려줘!

 

일을 힘들게 만드네

 

빨리 나가자

 

몬세, 무슨 짓을
한 거야?

 

이게 뭐야?

 

전 그저...

 

우리 집을
보호하는 거예요

 

이해를 못하시네요

 

이걸 어떻게 이해해?

 

어쩌려는 거야?

 

마찬가지예요
집을 지키는 거죠

 

잠깐만, 몬세
우리 남편에게 말해줄게

 

정말 낫고 싶다면
치료받게 해줄게

 

남편이 경찰에
아는 사람도 많아

 

죄를 다 없애줄 수 있어

 

죄송해요, 푸리 부인

 

너무 늦었어요

 

이제 저는
구원받지 못해요

 

몰핀은 어쩌고!
나를 해치고 나면

 

어떻게 구할 거야?

 

신께서 주실 거예요

 

기다리고 있었어

 

푸리 부인이 준 거
이리 줘

 

맙소사

 

부인한테 받은 거
내놔

 

카를로스를
어떻게 한 거야?

 

제발 여기서
나가게 해줘

 

- 이리 줘!
- 안 돼!

 

- 이리 줘!
- 몬세, 안 돼!

 

- 알았어
- 내버려두라고!

 

여기 있어

 

기다려!

 

제발 이리 줘

 

무슨 짓이야?

 

하나 남아있어

 

받고 싶으면
움직이지 마

 

깨뜨렸다가는

 

카를로스를 죽일 거야

 

왜 피투성이야?

 

푸리 부인이 카를로스와
그 아내에 대해

 

알게 됐어

 

전부 작업실에 있어

 

카를로스의 아내는
임신 중이었어

 

몰랐지?

 

그게 언니야

 

언닌 무고한 여자와
아이를 죽였어

 

아빠도 죽이고

 

날 안 죽인다는
보장 있어?

 

하지만 있잖아

 

이젠 무섭지도 않아

 

오히려 반대로

 

힘이 생겨

 

이게 무슨 짓이야?

 

언니가 사람들에게
한 짓과 같은 짓

 

신이 누굴 용서할까?

 

언니일까?

 

나일까?

 

이제 공평해졌네

 

여기서 나가요

 

카를로스
좀 도와줘요

 

이리 당겨요

 

그렇게

 

됐어요

 

일어설 수 있겠어요?

 

그럼 가요

 

일어나요

 

봤지?

 

너 때문에 애가
어떻게 됐나 봐

 

힘내요

 

- 안 되겠어
- 조금만 더

 

- 못하겠어
- 카를로스

 

카를로스, 제발

 

내 딸 같지가
않다니까

 

내가 키우지도
않았지만서도

 

그럼 다른 방법으로
해봐요

 

일어나요

 

이렇게

 

카를로스

 

카를로스
제발 도와줘요

 

네 남친이랑
도망가잖아

 

어떻게 좀 해 봐

 

제발 나 좀 내버려둬!

 

됐어요

 

힘 좀 내
애가 달아나잖아

 

안 돼!

 

나 죽이지 마

 

날 죽이지 마

 

나도 이렇기 싫었어

 

왜?

 

너 태어났을 때
아빠가 사진 찍었어

 

뭐?

 

엄마랑 찍은 사진

 

거짓말

 

말이 안 되잖아

 

아빠랑 같이 숨겨놨어

 

어딘지 알려줄까?

 

너한테 얘기할 수가
없었어

 

수치스러웠어

 

잘 자라, 우리 아가

 

밖엔 달이
밝게 빛나네

 

아가는 담요를 덮고

 

나는 요람을 보호하네

 

이제 우리 아가는
잠들고

 

아가의 울음도
잦아들었네

 

재봉사의 별이

 

아가의 잠과
내 노래를 보듬어주네

 

이제 우리 아가는
잠들고

 

민트는 휴식을 취하네

 

봄이 오고

 

얼음이 녹아내리네

 

문득 생각해보니
네 이름을 못 들었어

 

예쁜 이름이야

 

진정해요

 

우리 해냈어요

 

뾰족뒤쥐는 다른 동물들과
멀리 떨어져서 땅 속에

 

긴 굴을 판다

 

홀로 지내는
습성이 있고

 

어떤 것들은 큰 적을
못 움직이게 만드는

 

독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Korean Subtitle by
urmasunshine, aka plu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