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bange 3.0 - (C) Breadu Soft 2008

이 영화는 1962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2부문을 수상했다

 

심사위원 특별상과
마스크상(국제비평가상)이다

 

시벨의 일요일

 

좀 가자!

 

가기 싫어요!
할머니와 있는 게 좋은데

 

좀 조용히 해라,응?

 

거기 싫은데!

 

가자
어서 따라와

 

실례지만,상 마가리뜨 수녀원이
어느 쪽입니까?

 

상 마가리뜨 기숙학교가...
어딘지 아십니까?

 

아니요...
여긴 빌 다브레인데

 

나도 압니다
빌 다브레인 줄은

 

가자
딴 사람한테-

 

싫어,아빠
가기 싫어요!

 

말 들어
좋은 데라니까

 

친구도 생기고
다 잘해 줄 거다...

 

일요일에 보러 오마
말 잘 들으면...

 

크리스마스에 기막힌 선물도
사주고,인형 말이야...

 

- 왜 울죠?
- 별 거 아니에요

 

울리면 안되는데

 

이봐요,
내가 알아서 해요

 

가자,
이제 그만하고

 

울리면 안돼

 

보세요!

 

하나 가져라

 

하나 가져

 

운석이야

 

하늘에서 떨어진

 

고맙지만...

 

안돼요

 

그냥 장난 친 거야

 

물이야

 

물에서 난 거요

 

실례합시다
가자

 

새로 온 앤가요?
많이 늦으셨네요

 

- 죄송합니다,수녀님,그게-
- 얘와 어떻게 되시지요?

 

제가 아버집니다

 

가자,얘야
원장수녀님께 인사드리게

 

말 들었지?

 

가자,너무 늦었다

 

나 보러 올 거죠?

 

일요일에 올 거죠?

 

말 잘 듣고 있어라
이제 다 컸으니

 

계세요,수녀님

 

문 쾅 닿아요
아주 무거워요

 

저,보세요!

 

보세요!

 

이런,간 줄 알았는데

 

뛰어오던 남자 못 봤어요?

 

언제? 지금?
레인코트의?

 

기차가 막 떠날 참인데
표 달라고 설치잖아

 

다음 차를
타라고 했더니

 

"안돼요,안돼!
비행기 예약이 있어요

 

놓치면 안돼
큰일나요,큰일"

 

2번 홈에

 

표를 들이밀더군

 

"오늘은 봐주지만
다음엔 안돼요" 했더니

 

"염려 말아요,
아주 가는 거니까" 하더군

 

아주?

 

그래...
아는 사람이야?

 

가버렸어...
아주

 

망쳤다...
인생을 망쳤다는 게 뭐야?

 

망쳤다는 건...자기 뜻대로
안 됐다는거죠

 

...불운이 닥쳐서

 

나같은 인생이군

 

삐에르

 

왜 그런 소릴 해요?

 

나랑 행복하지 않아요?

 

내가 없어

 

나는 없는 사람이야

 

삐에르
괜한 소리 말아요

 

봐요...

 

일년 전만 해도
혼자 밖에도 못 나갔잖아요

 

여전히 그 심한
두통에 시달리긴 해도

 

이제 다시
돌아온 거에요

 

- 내 남자로!
- 자,거닐면서 기다렸어

 

산책하면서
기다렸다구

 

통 기억이 나질 않았어

 

다행히도
나무가 있었어

 

밤에는 역에 가...

 

...당신을 기다렸어

 

즐겁지가 않아,마들레느

 

아직도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

 

당신은...

 

아마 알겠지만...

 

- 말해주기 싫겠지
- 삐에르,이러지 좀 말아요

 

과거를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거 알잖아요

 

- 의사가 그랬잖아요
- 의사

 

- 의사는 내 마음을 몰라!
- 삐에르

 

오늘 무슨 일 있었어요?

 

없었어,아무 일도
역에 있었어...

 

그뿐이야

 

정말이죠?

 

역무원한테 물어봐
말 해줄 걸

 

당신을 믿어요

 

그만 옷 벗어요
당신

 

날 조금은 사랑하죠?

 

그래

 

까를로스한테 가려구요?

 

그래
새장 작업을 시작했어

 

돌아오는 일요일부터는
같이 있게 될 거에요

 

6주만 더 있으면

 

둘이 같이 다니던 거
생각나죠?

 

크리스마스 뒤에는
일요일마다 비번이에요

 

얼마나 좋아요?

 

좀 더 들래요?
약간 남았는데

 

아니 됐어,까멜라
이걸로

 

마들레느는 잘 있어요?

 

어째 요즘
통 못 보겠네

 

자,삐에르...

 

이 안에 좀 와보게

 

좀 까멜라!
소리 좀 듣게

 

- 귀 좀 기울여봐
- 뭐가 들린다구

 

들리지!
안 들리는 듯 들린다구

 

듣지만
이해를 못하는 거야

 

아무튼 상관 없어
마음으로 아니까

 

좀 가만 있어!

 

이게 의식의 끝이야

 

우주를 휘감는 거지

 

티벳의

 

어때?
'기'가 느껴지지

 

밤에 이 소리를
듣는다고 해봐

 

돌이켜 보면 전에 어디서
들은 소리 같을 거야

 

뭐가 안 떠오르나?

 

아니요,전혀

 

좋은데요

 

좀 도와주게

 

자,여기서 철사를 묶고
당겨

 

계속 위로

 

이렇게
아주 튼튼하게

 

거기 플라이어 좀 줘

 

그래,근사하군

 

자,삐에르
산책 좀 해

 

내일 다시 와서
일 계속하지

 

역에는 다시 가지 말고

 

과거가 기차 타고
돌아오진 않아

 

아니지,나무를 보게

 

사람들은 자신을 숨기지
가면을 쓴 채

 

그걸 자신이라 믿고

 

그러다가 자신을 잃어버려

 

잘 가요,삐에르

 

마들레느한테 전해요
좀 자주 들르라고

 

갈게요

 

나무는 다르지
시간이 가면 다 알게 될 걸세

 

나무...
네,도움이 돼요

 

그래도 너무 오래 보고 있으면
안 좋아요

 

- 그-
- 현기증

 

바로 그거야
그 현기증이 멎으면 자넨 나은 거야

 

차츰 그렇게 될 걸세

 

연못도 같아요

 

너무 오래 보고 있으면...

 

거기 빠진 것처럼
기분 나빠요

 

겁내지 말고
자 기운을 내!

 

뭘 그러고 섰나?
들어가,무거워 죽겠는데!

 

- 이 시간에 배달을!
- 도리가 있어얍죠.수녀님

 

기사는 아프고
나라도 해야지

 

57살에 베르됭 뒤론
심장도 안 좋은데

 

- 그쪽은 무슨 일이에요?
- 저 애를 데리러 왔는데요

 

네?

 

저기 있는 애를
데리러 왔다구요

 

- 내가 무슨 죄를 졌다고
- 고해하세요,나올테니까

 

새로 온 애 아버지세요?
그런 줄 몰랐네

 

다음엔 좀 일찍 오세요

 

프랑소와즈,와봐라!
너 보러 오셨다

 

나 만나러 오셨어요?

 

나 알겠니?

 

우리 아빠는요?

 

만나러 갈 거에요?

 

그래,날 보냈다

 

오후 7시까지에요
늦으면 외출금지

 

규정이에요

 

아빠가 아저씨를 보낸 것도
놀랄 일은 아니네요

 

할머니 댁에서도
그랬어요...

 

늘 핑계대고

 

할머니는
날 떼놓으려고만 하고

 

생각해 보면
난 정말 재수덩이에요

 

엄마는 마술사랑
달아났어요

 

아빠가 결혼 안 해줄 것
같으니깐

 

여태 아빠 얼굴
세 번 봤어요

 

정말루 재미 없죠?

 

원장 수녀님이 날 프랑소와즈라고 해서
놀랐어요?

 

아니
왜?

 

내 진짜 이름이 프랑소와즈가
아니 거 아시잖아요?

 

아빠가
말 안해줬어요?

 

그래

 

수녀님들이 내 이름 갖고
난리였어요

 

기독교 식이 아니라구

 

그래서
프랑소와즈가 된 거에요

 

뭐 그래두
상관 없어요

 

- 어디 말해봐
- 맞춰봐요

 

고대 식이에요
할머니의 그리스 이름에서...

 

딴 것에요

 

뭐,암만해도
못 맞출 걸

 

- 왜?
- 모를 걸요?

 

- 아주 예쁜데
- 말해 봐,궁금한데

 

아니! 너무 일러요
봐요!

 

저 탑의 수탉 가져다 주면
말할게요

 

멋지잖아요?

 

저번 일요일에
꼭 어디서 널 본 것 같았어

 

프랑소와즈,네가 나한테...
도움이 될 지 몰라

 

아빠가 날 버렸어요
느낌으로 알아요

 

그날 기차에서
슬퍼했거든요

 

여행 가야한다고 했어요

 

언제냐고 물으니까
대답 안 했어요

 

속으로 그랬어요

 

이제 또
혼자가 되는구나

 

늘 겁내던 일인데

 

아저씨가
아빠 심부름 왔다 해서...

 

기뻤어요

 

그러구 나서

 

아저씨 눈을 보고
나쁜 일이 생긴 걸 알았어요

 

그래요
혼자 남은 거에요

 

어디로 간댔어요?

 

나도 모른다

 

편지에 썼더구나...

 

할머니가 이제
널 못 맡는다고

 

또 떠나야 한다고

 

인생을 망쳤다고

 

편지 여기 있다

 

근데 날 데려올 때
원장 수녀님한테는 뭐라 그랬어요?

 

아무 말도

 

네 아버진 줄 알았나봐

 

아저씨를 내 아빠로?

 

그러면서 날 속이다니
아주 나빠요

 

다 알면서
2시간 동안...

 

아무 이야기 안 해주고!

 

아냐,알려주고 싶었어
그래서 너도 날 돕게

 

하지만...

 

이젠 소용 없지

 

너무 안됐구나

 

수녀님들한테는
뭐라 그래요?

 

너 좋을대로
이젠 상관 없으니

 

데려다 주마

 

난 어떻게 되는 거죠?

 

할머니도 더는 안 바라고

 

엄마는 이미
날 버렸고

 

앞으로 어떻게 되지

 

여기 있게 해줘요!
자선기관에 가기 싫어

 

- 그렇게는 안돼
- 같이 있음 좋은데!

 

고아원에 가게 되면
정말 아무도 없어요!

 

있게 해줘요

 

왜 안 되죠,왜?

 

할머니가 그랬어요
아빠가 귀찮아서...

 

날 자선 고아원에
보낼 거라구!

 

조용히 해라

 

조용히

 

있어도 돼요?

 

사정이 이렇다

 

나는 이제 힘이 못 돼

 

오늘 오후엔
날 데려 나왔잖아요!

 

그렇긴 하지만 마들레느가 알면
다시는 못 그런다

 

마들레느?
여기 살아요?

 

근데 왜 안 돼요?
샘 낼까봐?

 

그렇겠지

 

아저씨를 사랑해요?

 

그래

 

아저씨는요?

 

결혼도 안 했는데
샘낼 게 뭐에요

 

아무 말 안 하면요?

 

이럼 되겠네...

 

여기 있는 대신
일요일에 날 데려 나오기로

 

일요일에?

 

그 여자와 일요일에
함께 지내요?

 

아니 당분간은
일요일에 근무다

 

그럼 어렵지 않잖아요

 

수녀원에 돌아갈 게요

 

안 그렇고 싶지만
하는 수 없죠

 

이 일은 수녀원이나 마들레느한테
비밀로 해요

 

다 아저씨가
내 아빠인 줄 알거에요

 

두고 봐요
아주 재미 있을 걸

 

그렇게 하면
아저씨를 아주 사랑하겠어요

 

날 떠나지 말아요!

 

내가 데리러 가마

 

날 안 버릴거죠?

 

내 머리에 맹세해요

 

어떻게?

 

손을 내 머리에 얹고
"맹세한다"고 해요

 

그게 거짓말이면
난 죽어요

 

맹세한다

 

아빠!

 

- 안녕,아빠
- 선생님

 

보세요!
7시 전에 데려오세요

 

문은 열어둘테니

 

수녀님들 앞이라
아빠라고 한 거에요

 

그래,잘 안다

 

삐에르,봐요!

 

저 동그라미!

 

저기가 우리 집이에요

 

원 안에 들어왔어요

 

가요!

 

오,마법사님
저 나무를 나한테 주실래요?

 

삐에르!
왜 그래요?

 

현기증

 

현기증?

 

물을 보면

 

그럴 때가 있어...

 

아주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것처럼

 

집을 수리 안 해서
좋겠네요

 

생각나면 지워버리고!

 

그렇게 빠져들면
다 사라져버려

 

생각 나름이죠
비행기 속이면 더 좋구!

 

아빠는 죽었어요

 

- 뭐?
- 아빠가 죽었다구요

 

아니지-

 

맞아요! 그래요
죽었어요

 

다신 안 돌아오잖아요?
그렇죠?

 

그러니...

 

어디 묻힌 걸루 하겠어요

 

이제 아빠의 무덤으로
안내해 줘요

 

어서
어디 묻힌 거죠?

 

어디?
여기?

 

어디에요?

 

저기?

 

그래

 

감사해요,주님

 

아빠 대신에...

 

훨씬 좋은
삐에르를 보내주셔서

 

삐에르
몇 살이에요?

 

서른 살쯤

 

서른?
난 12살 다 됐고

 

그럼...12과 30
13...31

 

14...32
15...33

 

16,17...

 

36살 되면
난 18살이네

 

36살이면
나이 많지 않아요

 

내가 18살 되면
우리 결혼해요

 

그렇게 할 거야!
내가 요리도 하구

 

살림도 하구

 

할머니 수정공을 닦는 게
내 일이었어요

 

할머니가 천리안이라는
이야기 했던가?

 

마술 칼도 닦구

 

아주 별난 것들이었죠

 

상아 손잡이의
멋진 칼도 있고

 

그 칼로 아프리카 마술사들이
뭘 하는 지 알아요?

 

나무에 꽂고는 혼령의 소리를
듣는대요,참!

 

할머니가 잘 안 대해주셨어?

 

뭐 그렇진 않아요

 

늘 나를 군식구라고 했지만
엄마보다야 낫죠

 

아저씨 엄마는요?
참 기억이 하나도 없다고 했죠

 

정말 안 됐어요
길 잃은 아이 같잖아

 

혹시 엄마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 있으면...

 

나한테만 말해줘요
응?

 

아저씨를
너무 사랑해요!

 

아주 멋있네!

 

- 말?
- 네,탄 사람도

 

나 태우고 가면
참 좋겠는데

 

겁도 안 날거야

 

삐에르,같이 가요!

 

- 삐에르! 왜 가버려요?
- 난 말 탄 사람이 싫어

 

사람마다 다르니까

 

이젠 내가 싫어졌어요?

 

나와 있고 싶어
하지 않잖아

 

돌았어요?

 

좋다면
학교에 안 돌아가고...

 

곁에만 있을텐데!

 

약혼자잖아요

 

그만 마을 쪽으로
가서...

 

마실 것 좀 사줘요

 

돈이 없어

 

그건 참 문젠데

 

돈 없이는
못 산다구요

 

내가 돈 벌긴
아직 어리고

 

아,삐에르,잠깐

 

저번 날 아버지 때문에
하나 못 골랐잖아요

 

다 가져!

 

아니요,고맙지만

 

하나만
아주 예쁘네!

 

이게 운석 아니죠?

 

- 아냐
- 어디서 났어요?

 

까를로스의
작업장에서

 

아름답다니까
나한테 준 거야

 

까를로스는
조각가야

 

우리 일을 말해줘도
괜찮아,진짜로

 

삐에르,봐요!

 

- 삐에르,왜 그래요?
- 모르겠어

 

아니야

 

아니에요?

 

- 더 악화 되나봐
- 머리가 아파요?

 

아니,좀 달라

 

기분이 이상해

 

밖에서 한 일을
잊은 적이 있어...전에

 

무슨 뜻이죠?

 

갑자기 머리가 텅 비는 거야...
내가 누구지?

 

어디서 왔지?

 

뭘 하고 있지?

 

우리 일도
잊을 수 있다는 거야

 

그게 겁이 나

 

내가 크면 약을 발명해서
낫게 해줄 게요

 

- 안녕,마들레느
- 안녕

 

- 삐에르는 잘 있어?
- 그래

 

친구 하나가 결혼하는데

 

일요일에 파티가 있어
삐에르와 같이 올래?

 

그러고 싶지만
일요일 근무야

 

펠리시에나 마그레뜨한테
맡기면 되지

 

그럴까
그럼 그렇게 해주겠어?

 

그래,나만 믿어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아멘

 

세월 같은 그대여...

 

*후쿠사이
*일본 화가

 

잘 됐군!

 

아주 잘 했어!

 

여기
생각해서 받아

 

- 저한테요?
- 그럼

 

내가 부탁했으니
사례를 해야지

 

요즘은 훨씬
나아진 것 같군

 

이젠 그래야지

 

...그 일요일에 묘지 앞에서
만난 건 우연이 아니었다....

 

원장수녀님이 거기 있었으면
들통 났을 걸!

 

얼마나 무서운데!
의심도 많구

 

뭐든 캐물어요

 

뭘 또 잘못했냐,
아주 속 썩이는구나!

 

아무튼 조심해서
안 부딪히도록 해요

 

마리 데 장쥐 수녀님은
전혀 달라요.착해요

 

아저씨 보구
얼굴을 붉혔어요

 

미남이라고
생각했나봐

 

- 내가?
- 아,보면 알아요

 

눈을 보면요

 

내 주소를 묻던데

 

뭐 그럴 수 있죠
내 아빤 줄 아니까

 

이제,삐에르
우리 집으로 가요

 

우리가 한 일
안 잊어버렸나

 

아니,너랑 있으면
하나도 안 잊어

 

안녕

 

- 삐에르잖아,마들레느의 친구
- 저 애가 딸인가?

 

뭐 좀 잡혀요?

 

아,삐에르,봐요

 

저 사람 뭐하는 거죠?

 

자기 마음대로네!
내 나문데

 

그럼 안 되는데!

 

내 그림이
마음에 안 드니?

 

근사하지 않아?

 

그래도 꽤 공들여
그린 건데

 

그게 아니에요
내 나무라구요

 

사랑하는 누가
준 거요

 

내 걸
뺏는 거잖아요!

 

뺐는 게 아냐
그리는 거지

 

그게 그거지 뭐!
내 건데,내 거!

 

예쁜 애가
심술을 부리네

 

이렇습니다,아름다운 걸 보면
그리고 싶어요

 

애타게

 

딱하게도 일요일 밖에는
시간이 없어요

 

거기다가 아내도
찬성하지 않아요...

 

괜한 짓 한다고

 

- 이름이 뭐니?
- 같이 놀자

 

- 그래,그래!
- 삐에르!

 

찬성 안한다고 곱게 말했지만
그보다 더 하죠

 

그래요,
몹시 심하게...

 

삐에르!
술래잡기 해도 되죠?

 

한 번만
괜찮죠?

 

- 자,시작해
- 빨리 와

 

자,술래 정해

 

니가 술래야!

 

이리 와
숨어!

 

누구냐,샤를?
저 어른이 널 때렸니?

 

 

애한테 무슨 짓이에요
남부끄럽지도 않나?

 

있어 봐요,남편이 올테니
페르낭! 페르낭!

 

이 못난이!

 

- 왜 그래,무슨 일이야?
- 무슨 일이냐구?

 

지금 무슨 일이냐고
물어요?

 

애가 맞고
나한테도 덤벼들려는데

 

까딱 않고 있다가...

 

지금 하는 소리야!

 

삐에르,나빠요

 

어린아이를 때리구!

 

울지 말아
그만 울어

 

널 괴롭혀서 그랬어

 

아니야!

 

알 지도 못하면서
같이 논 건데

 

또,또...

 

할머니가 성미를 부려도
때리진 않았어요

 

다신 안 그럴 게
약속해!

 

그래야죠

 

안 그러면 내가 사랑 안하고
결혼도 안 할 거고...

 

혼자 살아야 할 걸!

 

뭘 쳐다보니?

 

저 사람 같으면
애들 안 때릴 걸

 

너하고 알기나 해

 

삐에르
질투하는 거에요?

 

나한테 잘 해줄 거죠?
나 안아줘봐요

 

막 꿈을 꿨어요
크리스마스였어요...

 

별과 꽃이 달린
전나무가 있고

 

아주 특별한
선물을 받았어요

 

그 첨탑 위의
수탉 말이에요

 

지금처럼 날 안고
나무 주위를 돌았어요

 

세상도 빙빙 돌았어요

 

사람이 죽을 때처럼

 

너무나 멋지잖아요,삐에르

 

공중에 떠있는
기분이었어요

 

아니,멈추지 말고
가요,계속

 

다음에 우린 반짝이는
샴페인을 마셔요

 

난 삐에르 곁의
큰 침대에서 잠들어요

 

서로 손을 꼭 쥔 채

 

삐에르
계속 해봐요!

 

마들레느...

 

오,삐에르,노래 했잖아요
즐겁게!

 

봐요...

 

노래 소릴
다 들었어요

 

오,삐에르

 

왜 날 밀어내요?

 

이젠 내가 싫어요?

 

마들레느...

 

당신

 

알아요,알아

 

사랑해요,삐에르

 

사랑해요
나머진 상관 없어요

 

나만 좋아해주면...

 

노예라도 되겠어요

 

잠깐만요
예쁘게 꾸며야지

 

아직 말 안 했는데
놀랄 일이 있어요

 

당신은 흰 셔츠에 넥타이
정장하는 거에요...

 

나는 그 밤프 드레스
차려입고...

 

결혼식 점심 식사에
초대 받았어요!

 

베르나르 생각나죠?

 

덕분에 일요일 쉬어요

 

레스토랑에서 점심 들 거에요
결혼식에 온

 

친구들 하고

 

차로 데리러 온댔어요

 

좋지 않나?

 

당신과 일요일을 함께 지내게
되어 얼마나 기쁜데!

 

멋 좀 낼 거에요

 

당신을 위해

 

베르나르가
질투할 걸

 

먼저 나한테
접근 했었어요

 

뭐 친하자고 한 거죠

 

내가 응했으면...

 

병원에서는 제법
매력남으로 통해요

 

하지만 나한테는
삐에르가 있으니까...

 

삐에르?

 

세워 봐
삐에르가 어딜 가지?

 

헤이,삐에르!

 

헤이

 

- 마들레느와 같이 사는 친구야
- 안녕,여기서 뭐 해요?

 

해외에서 비행기 사고를 당해
빈사 상태로 발견됐어

 

갑시다
데려다 줄테니

 

그렇게 해서 마들레느가 근무하는
지역병원으로 온 거야

 

마들레느
무슨 일이야?

 

베르나르!
삐에르가 가버렸어

 

삐에르!

 

어디 갔었어요?

 

미칠뻔 했잖아

 

어떻게 된 거야?

 

길에서 만났는데
조각가 친구한테 간대잖아

 

까를로스한테
초대 받은 걸 알려주려고

 

그렇다고 한마디
말도 없이 나가요?

 

얼마나 놀랐는데

 

남 생각은
통 안하네

 

마들레느
너무 위해주는군

 

빨리 옷 입고 나와
다들 기다리는데

 

준비 다 된 줄
알았지

 

당신,꿈 꿔요?

 

삐에르?

 

아냐,구경하는 거야

 

뭐 더 안 들어요?

 

가까이 좀 와요

 

- 몇 시지?
- 왜,피곤해요?

 

자,프랑소와즈,잔 좀
아,다 안 마셨네

 

행복을 위해
삐에르 씨!

 

꼬로 그림이
대개 그렇지

 

시적인 묘사에
명암의 질감

 

모든 그림에서
그게 드러나

 

참,약사 하긴 아깝네

 

미술평론가 같아요

 

그럴 거 없어
간 밤에 소개서 읽었어

 

소개서가 어때서
엄연히 문화의 지침선데

 

실례지만 몇 십니까?

 

당신 샴페인을
물 마시듯 하네

 

자 이젠 침술과
계류기구 이야기 해볼까

 

참,입 좀 다물어

 

실수하는 거야
대놓고!

 

프랑소와즈,하나만 더 할게
이야기 말고

 

스푼 큰 거랑
작은 게 필요해

 

따라해 봐
손 끝으로 잔 가를 문질러

 

그래,잘 하는데

 

그래요,삐에르
우리 집이에요

 

나한테 푸른 돌 줬죠?
여기 있어요

 

기숙사 베게 위에 놨는데
빛을 내요...

 

그걸 들여다봐요

 

할머니의 수정공처럼
보면서 말해요

 

삐에르,삐에르

 

모습이 보일 때까지

 

그렇게 불러요

 

어느 날 밤엔
나한테 키스했어요

 

어떻게 됐는 지 알아요?

 

그 푸른 돌이
베게 위를 굴러서...

 

어깨를 스쳤어요
입맞추듯

 

꿈결일 수도 있고

 

정말 그런 건 지
잘 모르겠어요

 

키스도 안 해주고

 

사랑해요,삐에르
사랑해요

 

날 데려가줘요
삐에르

 

- 삐에르!
- 프랑소와즈!

 

삐에르
왜 그래요?

 

무슨 일이에요?

 

프랑소와즈

 

몇 시죠?

 

왜요?
약속 있어요?

 

시계를 사주지,마들레느
시간 관념이 없나봐

 

아주 철저하죠!

 

안 늦었어요
4시야

 

피곤하면
그만 가요

 

키스도 안 해주고

 

아가씨!

 

아가씨!

 

계산서요

 

삐에르,가요
나가요

 

이런,얼굴이
땀 투성이네

 

이러다 감기 걸리면
또 머리 아플텐데

 

왜 그래요?
어디 가?

 

집에 가고 싶어

 

- 좀 있다가요
- 지금 당장!

 

삐에르,유원지에 놀러 왔잖아요
지금 어떻게 가요

 

- 둘러보면 재밌을 거에요
- 아냐,너무 시끄러워

 

좀...날 봐서라도
예의는 지켜야죠

 

점심 식사 내내
못마땅하게 있어놓구

 

조금이라도
잘 해봐요

 

두분이 낮잠 주무시게?

 

여러분 중에
현자가 계시면...

 

인생의 운세란 걸
아실 거에요!

 

주저하지 마세요

 

속임수 없이
다 알려드립니다

 

진실을...
밝혀드립니다!

 

여보,오늘 같은 날
해볼까

 

아니,아니,관둬!

 

난 저런 게 겁나!

 

거기,젊은 분!

 

얼굴에 미래가
씌어 있군요

 

아니지
과거라면 모를까

 

과거도 미래처럼
볼 수 있어요

 

가봐요,삐에르
다 안다잖아!

 

아무렴,투시력으로
기억상실증을 고치겠지!

 

아주 재밌군요
현자 분들!

 

- 그만 가요,응?
- 아니,해보고 싶어

 

참,피에르 어리석게
그냥 가요

 

마들레느,왜 그래
하고 싶다는데...

 

여기 즐기러 온 거잖아

 

아니,안돼요,부인!

 

진실은 당사자만
볼 수 있어요

 

차례를 기다려요

 

아시다시피
환하면 비술이 안 통해요

 

앉아요

 

복채가 1,500인데
괜찮아요?

 

후한 분이시네!

 

손을 줘봐요

 

사고를 당했군요

 

심한 사고

 

그래,보여,아주 심해

 

날 봐요
눈을 돌리면 볼 수가 없지

 

그래,좋아요

 

잠시만

 

보이네...
해와 숲,바다

 

여행을 했군요

 

구름...잠깐

 

날고 있군요
불이 보여요...화염

 

무슨 말인지 알겠지요?

 

힌두 여사제의
가발이에요

 

장식용이죠

 

- 이건?
- 그건...

 

마법의 칼이에요

 

아프리카에서 쓰는

 

나무에 꽂고
자루에 귀를 갖다대면

 

혼령과
소통할 수 있어요

 

아주 거침없이 말이에요!

 

연애운을 봐드릴까?

 

손 줘봐요

 

아니,그쪽 말고
왼손

 

어디 보자
아주 사랑 받고 있군요!

 

잠깐
어디 보자...

 

그래...

 

뭐라 그래요?

 

아주 사랑 받고 있대

 

베르나르
제대로 탔어?

 

똑바로 몰아!
사고뭉치!

 

놔줘요,놔줘요!

 

장내에서 나가요,어서 나가요!
경찰을 부를 거요!

 

그래,봤지

 

친구가 대단하더군
완력가야!

 

잘못한 거에요
취하게 해놓고

 

그만 두시지
누가 잘못했다고!

 

아무튼 이래선 안되겠어
미친 짓이지...

 

맞아,너무 했어

 

입원 시켜야 해

 

집에 두면 안 좋아

 

고맙지만
딴 사람한테 맡길 수 없어요

 

당신...

 

용서해요
내 잘못이야

 

내가 바보야

 

실례지만
프랑소와즈 일인데요

 

들어오세요

 

오,아니에요
대단한 건 아네요

 

혼자도 아니고

 

다른 수녀님이
약국에서 기다리세요

 

오래 못 있어요

 

무슨 일이죠?

 

큰 일은 아니니 걱정 마세요
그게...

 

프랑소와즈가 아파요-
대단치는 않고

 

아주 예민한 아이라
일요일에 안 오셨다고

 

오신다고 했다면서요?

 

약속 하셨다던데?

 

그래서 탈이 났어요

 

더는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아버지한테
버림 받았다고

 

너무 민감해요
심할 정도로!

 

아픈 아이들은
면회가 돼서...

 

모셔오도록
허락 받았어요

 

프랑소와즈
아빠 오셨다

 

자리 비켜 드릴게요

 

일요일에 오려 했는데
결혼식 초대를 받았어

 

내 잘못이 아니잖아

 

나중엔 4시라 늦었어

 

저번 일요일
기억나지?

 

크리스마스 꿈

 

나무와 별과 장식들

 

내가 다 해주마

 

날 안 볼 거면
그만 간다

 

안돼요,가면!

 

삐에르
날 버렸어요

 

- 그 여자 누구에요?
- 마들레느

 

- 마들레느가 아내에요?
- 아니

 

거짓말.왜 그럼 키스하게 했어요?
예의로!

 

맞을 짓을 했지만...

 

너무 했어요

 

정말로,삐에르

 

겁이 났어요

 

그럼 이제 날
사랑하지 않니?

 

그야 사랑하죠!

 

참 웬일이람!

 

크리스마스에
어떻게 한다구요?

 

네 꿈처럼

 

돌았군요!

 

애인이 뭐라겠어요?

 

마들레느는 몰라

 

내 생각이고
그렇게 할 거야

 

삐에르 보셨어요?

 

삐에르?
기숙학교에 갔을 걸

 

자전거 탄 수녀가
집에 들렀던데

 

오렌지 1킬로 좀

 

샤를
어디 걸로 해요?

 

- 말떼즈 거로 드려
- 그래요,그 걸로

 

좀 있다가
막 달려나가더군

 

그 여자애가 아프다나

 

- 여자애요?
- 비스킷을 깜빡 했네

 

- 외상에 추가 해줘요
- 네,부인,가세요

 

걱정 말아요
대단치는 않나봐

 

아니,좀 피곤해서 그래요

 

그 아이를
보러 갔군요

 

쪽지라도 남겨두지

 

감사해요

 

뭐라 그랬수?

 

일요일에 연못에서 본
예쁜 여자애 이야기를 했지

 

속상해 뵈는데
무슨 일이지?

 

그럴 순 없어요
오 까를로스...

 

기숙학교의 여자애와
친하게 지내고 있나봐요

 

일요일마다
만나러 가고

 

나한테는
여기 간다고 하면서

 

아니면 역에 기차 구경하러
간다고 하고.거짓말이에요

 

이웃에서는
딸로 믿어요

 

나도 아는 줄 알고

 

뭐 썩 잘 된 일이지

 

아니에요

 

나한테 숨긴다는 게
문제에요

 

겁이 나요

 

오로지 할 일은...

 

내가 아주 자신 있게
나가야 하는데

 

진짜 생활을 시작하도록

 

정상적인

 

- 그 이야기를 않던가요?
- 그래

 

흥분할 건 없어
대단한 건 아냐

 

- 삐에르가 사랑하잖아?
- 아니요

 

아니,모든 게 변했어요

 

요즈음 나아진 걸로
생각했죠

 

노래까지 부르더군요

 

이제야 알겠어요
까를로스!

 

어제 유원지에 갔어요

 

그 전에 아침에 말도 없이
나가버렸어요

 

그애한테 못 만난다고
알려주려 한 거에요

 

그래,맞아요!

 

지금 똑똑히 기억나요

 

차 놀이기구에 있을 때...

 

기숙학교에서 온 여자애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어요

 

오,까를로스
그 얼굴을 알겠어요

 

흘겨보는 표정이었어요

 

그때 삐에르가
미친 듯 굴었어요

 

날 사정없이 때렸어요

 

싸움이 벌어지고

 

집에 올 때까지
정신이 없었어요

 

병원에 실려올 때
했던 말을 되풀이 했어요

 

축 늘어져서

 

영어로 그랬어요
"그 애 죽었어?

 

내가 죽인 거야?"

 

아니,뭘 혼동하는 거야

 

사랑에 빠진 거야!

 

아주 미묘하지

 

누구나 사랑에 빠지면
비밀이 생겨

 

그걸 거짓말이라고
할 순 없어

 

관둬요!어린애와 사랑에 빠진 게
정상이유?

 

- 뭐? 대단한 거지!
- 돌았구려

 

어때서?
그애를 어떻게 해코지 할까봐?

 

'푸른수염'이 아니라구!

 

자,들어봐
삐에르 자신이 어린애야

 

그 애와 있으면서
줄어든 세계를 찾은 거고...

 

행복한 거야

 

나도 그래 봤으면
좋겠군

 

아이고,그런 소리 말아요!

 

현실과 꿈을
분간 못 하나!

 

어쨌든 까를로스
삐에르는 애가 아니고-

 

까멜라 말 듣지 마!

 

사람은 좋아도 연애라면
신문 기사감인 줄로만 알아

 

내 말 들어
마들레는...

 

다 잘 되라고
하는 소리야

 

삐에르한테도 그렇고

 

그래
삐에르의 눈을 봤나?

 

난 똑똑히 봤수
정상적이 아니지

 

기억상실이라
그런 건 아니우

 

자신은 모르지만
위험해 질 수도 있수!

 

보름달이 떴구만!

 

만월이면 여자들은
이상해지지

 

까멜라처럼 말이야!

 

그래,삐에르가
변태는 아니고?

 

왜 숨겨요,정상이면?
생각없이-

 

어릴 적에 부모님한테
있는대로 다 말했어?

 

알 품은 암탉처럼 굴지 말고
좀 이해를 해줘야지

 

참,까를로스
그런 게 아니잖아요

 

어쨌든 마들레느
수녀들한테 알려

 

그래서
소동을 벌이자고!

 

장담하는데
그 애를 아주 순수하게 사랑하는 거야

 

어린 시절을
다시 사는 거야!

 

가급적이면
스스로 털어놓도록 하는 거야

 

까를로스
물어보면-

 

다구치진 말아
빗나가서 뜻대로 안 되지

 

먼저 자신감을
찾게 해줘야지

 

당신한테 그 친구가
필요한게 아니라 그 친구한테...

 

당신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해야 해

 

진심으로 대하다 보면
이야기를 할 거야

 

그 말을 믿고 싶어요
까를로스

 

하지만 이 일은
정리해야겠어요

 

아주 조심스럽게
그 친구를 존중해서,마들레느

 

아름다운 걸
망치지 말고

 

일요일에 말이야...

 

당신을 때렸지
그러려던 게 아냐

 

무슨 일인지도 몰랐어

 

시끄러워서 그랬을 거야

 

너무 시끄러웠어...

 

시끄러워서

 

네,그랬겠죠

 

괜히 거기
데려갔어요

 

다음 주 월요일이 크리스마스고
교대로 쉬는데

 

일요일과 화요일 사이에요
언제가 좋겠어요?

 

화요일이 낫겠어

 

오랫만에
빠리에 가보겠네

 

자 그만 가요

 

까를로스가 기다릴텐데

 

자...
우리 집이에요

 

들어봐요

 

뭘로 드릴까요?

 

따뜻한 석류시럽
두 잔이요

 

따뜻한 석류시럽 두 잔?

 


아니,아니

 

그로그
네,그로그 하나,두 잔

 

네,그로그 두 잔이요

 

원래 여기 이런가?

 

뭐 별로지만
연못이 보이잖아

 

애인한테 우리 둘 이야기
정말 안 했어요?

 

잘 됐네
손 아직 차요?

 

꽁꽁 얼었네!

 

진짜 이름
언제 말해줄 거야?

 

있잖아요,언제 그 탑의
수탉 갖다 줄래요?

 

여기 진짜 카펜가?

 

왜?

 

아무도 없잖아요

 

아주 비싸서 그런가

 

돈 충분해요?

 

그럴 걸

 

있잖아요,언젠가
날 안 찾아주면...

 

난 죽을 거에요

 

- 죽어?
- 응

 

눈 꼭 감고

 

차디차게 되죠

 

관에 들어가

 

못질을 할 거에요

 

무덤엔
이름이 없어요

 

아무도 내 이름을
모르니까

 

"프랑소와즈"라고
써놔도...

 

아무 뜻 없는 거에요

 

난 없게 되겠죠...
어디도

 

내가 매일 갈 거야

 

내가 죽으면
같이 죽을 거에요?

 

애인이랑
살겠지 뭐

 

날 잊을 거죠?

 

그렇죠?

 

같이 죽을 거에요?

 

그래

 

내일은 월요일인데

 

상관 없어요
크리스마스니까

 

나하고 약속한 날

 

안돼,베르트랑
사람들이 못 보잖아

 

높이,더 높이!

 

참 딱한 친굴세
베르트랑!

 

이렇게 해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잘 보이겠나?

 

수탉!

 

수탉이!

 

아빠!

 

아빠,아빠!

 

날 때렸던 사람이에요!

 

그이인지
어떻게 알죠?

 

그럴만한 사람이
또 있나?

 

트리 가져가는 걸
이웃들이 봤대

 

내 조카가 질겁을 했지

 

참 이 문은 또!

 

이럴 것까진
없는데

 

겁이 나요

 

그래,뒤에서
지켜봤다면서

 

왜 그래?

 

어디 가는 거야?

 

어디 가냐구?

 

모르겠어요
찾아야지!

 

조카애 말 듣고...

 

저녁 내내
전화 했는데...!

 

전화 돼요?

 

- 빠리에?
- 네

 

전화박스 없어요?

 

아니요,여기 사람들이
비밀이란 게 있어야지

 

...자,어린이 여러분

 

...애 어른 할 것 없이
1년 중 가장 즐거운 크리스마스입니다

 

...크리스마스 명절-

 

백포도주요

 

드라이로?

 

드라이요

 

여보세요,베르나르?

 

베르나르
일이 생겼어

 

삐에르가 안 들어와
그애랑 있나봐

 

까를로스 네서
큰 크리스마스 트리를 가져갔대

 

- 여보세요?
...선물을 받을 때의 기쁨은...

 

아니,모르겠어

 

그애를 데려나갔을 거야

 

어디로 전화를?
학교?

 

아니,거긴 없을 거야
아마-

 

좀 와줘,기다릴게
빨리 좀!

 

여보세요?

 

세브 거리

 

아,그래,잠깐
여기 전화번호가 몇 번이죠?

 

22번
경찰서 번호지요

 

22번
얼마나 걸리겠어?

 

그래,빨리 좀 와

 

베르나르,찾아야지
나 미쳐버릴 거야!

 

...크리스마스용
전기기차놀이

 

...눈 꼭감은 인형도
좋겠죠

 

...어린이 여러분
크리스마스는 또...

 

- 여기 얼마죠?
- 95상띰,전화까지

 

혹시 크리스마스 트리
들고가는 남자 못 보셨어요?

 

뭐 오늘은
행인들이 뜸해서

 

형형색색인...
큰 트리인데

 

어떻게 생겼어요?

 

키 크고
금발이에요

 

짧은 머리에
눈빛이 엷고

 

*사티로스 말이요?
*숲의 신(색마)

 

- 네?
- 농담이요

 

아내가 그렇게 불렀소

 

일요일마다
연못에서 봤거든

 

낚시 가서요

 

그게,늘 아이랑 있더군
애인들처럼

 

알고보니 부녀 사이였소
남자가 좀 이상하긴 해도...

 

사티로스라고 부른 거지
별명으로

 

...어린이 친구들,
나중에 자라더라도 잊지 마세요

 

...산타클로즈와의 약속을!

 

저 큰 초들이
다 어디서 났어요?

 

교회에서

 

- 거기서 줬어요?
- 그래

 

참,거짓말엔
소질 없네!

 

아무도 안 봤으면
좋은데

 

잠깐,이리 와 봐

 

 

있잖아요,나한테는
진짜 첫 크리스마스 같아요

 

다른 때는 평소처럼
9시에 자러 갔거든요

 

왜요?
오,삐에르,베었어요?

 

- 부숴졌어
- 괜찮아요,하나면 됐지

 

어디 손가락 좀 봐요

 

딱해라,삐에르
이럴 땐 피를 멈춰야 하는데

 

이제 됐어요

 

이젠 생각 다 알아요
피를 먹었으니까

 

샴페인 딸 거에요?

 

좋아요,따는 동안
저기 좀 갔다가

 

돌아보면 안돼요!

 

이럴 땐
소원을 비는 거래요

 

둘이 함께 있게 해주세요
언제라도

 

또 다음 휴가 때
바다에 보내주세요

 

바다에 한번도
못 가봤어요

 

물고기가 날아 다닌대요

 

웃지 말아요
정말이에요

 

날개 달린
믈고기들이

 

책에서 봤어요

 

얼마나 멋질까?

 

아주 맛있어요

 

다음 차례

 

오,그만

 

난 아직 어린데!

 

있잖아요
아주 멋져 보여요...

 

- 거품 이는 게
- 난 목이 말라서

 

삐에르,봐요

 

펴봐요

 

시벨

 

좋아요?

 

시벨

 

이름이구나
진짜 이름

 

예뻐

 

"아주 예쁜(si belle)처럼 들려

 

내 이름이에요
본명

 

여신의 이름이죠

 

숲과 대지의 여신이라고
들었어요

 

아주 옛날 이름이래요

 

- 왜 그래요?
- 아냐...

 

나중에...

 

더 놀랄 일이 있어

 

- 안 오는 줄 알았어
- 차가 막혀서

 

아무튼
경찰에 신고했어

 

연락처를
당신 집으로 했어

 

- 무슨 소리야?
- 별 수 없었어

 

학교에 전화했더니
벌써 데려나갔대

 

그래서 신고했지

 

괜히 전화했어
내 실수야.잘못 알고 있어

 

일요일 날 둘을 봤어
행복한 애들 같았어

 

그런데 범죄자처럼
삐에르를 신고해

 

그렇긴 해도
위험할 수 있어

 

무슨 위험!

 

애를 죽이고
강간한다구?

 

삐에르는 병자야
괜히-

 

당신이나 까를로스의 아내가
병자야

 

멀쩡한 척 하면서!

 

자기들과 다른 식으로
행복하다고 해서...

 

비정상으로 몰아 부치잖아
왜?

 

솔직한 게 못 마땅해?

 

나도 그랬지만

 

봐,감상적으로
나오지 마

 

단순하게 삐에르한테는
폭력 성향이 있어

 

무의식 속에서 이전에
여자애를 죽였다고 믿고 있어-

 

나한테 그랬잖아

 

그 가책감에서
벗어나려다가...

 

다른 애를 죽여
처벌 받으려 할 수 있어

 

강박관념에서
해방 되려고

 

인간의 뇌는
복잡해서-

 

그래,그렇겠지
베르나르

 

상식만 있지
감정이 없어

 

왜 이 일에
경찰을 개입시켜!

 

삐에르는 회복 못 할 거야
전화를 걸어

 

아무 것도 아닌데
실수 했다고-

 

너무 늦었어
수녀원에서도 나섰어

 

현기증

 

이젠 현기증 안 나!

 

- 여보세요
- 여보세요,삐에르?

 

아니요
누구시죠?

 

까를로스요

 

마들레느는?

 

- 여보세요,까를로스?
- 무슨 일이야?

 

베르나르가
받은 거에요

 

기다리는 중이에요

 

베르나르가
경찰에 신고했대요

 

경찰!
왜? 돌았어!

 

무슨 짓 했는 지
알기나 해!

 

마들레느
당신을 위해서야

 

이럴 때가 아냐

 

오래 통화 하면
연락을 못 받잖아

 

여보세요?

 

마들레느?
끊겼어

 

네,나 모르게 한 거에요

 

이게 무슨 일인지
이러면 안 되는데

 

기다려
그리 갈게

 

여보세요?
네,접니다

 

아,찾았어요?

 

네?
사살했다-

 

이게 기적이란 거지

 

2분만 늦었어도
무슨 일 났소

 

칼을 들고
자고 있는 애한테...

 

다가갔소

 

네가 누구지?

 

이름이 뭐지?

 

이름이 없어요

 

이젠 이름이 없어요
난 아무도 아니에요!

 

그 무엇도!